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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내한 연주

    가벼운 마음으로 찾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객석에 앉아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연주회의 팸플릿을 펼쳐드는 순간 신음이 터져나왔다. 텔레만에서 헨델, 바흐, 하이니헨으로 이어지는 레퍼토리가 지나치다 싶을 만큼 진지했기 때문이다. 아이쿠, 오늘 공부하러 극장에 온 것이 아닌데…. 하지만 이들이 만들어낸 음식은 전혀 기대하지 않은 포만감을 안겨주었다. 기본적으로 요리의 재료인 오케스트라가 뛰어났던 데다, 소프라노 캐롤린 샘슨이라는 양념이 감탄스러울 만큼 맛깔스러웠고, 같이 요리를 나누는 청중들의 매너 또한 훌륭했기 때문이다.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지난 26일 서울 예술의전당,27일에는 경기 고양아람누리에서 연주회를 가졌다. 이들을 만나 보니,‘독일을 대표하는 시대악기 연주단체’라는 초청자의 안내문구가 결코 허풍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20명 남짓한 단원 모두가 어느 세계적인 교향악단의 연주회에 협연자로 세워놓아도 하나같이 제 몫을 할 수 있을 만큼 탄탄한 실력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부러웠다. 바흐의 ‘2개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에 독주자로 나선 카트린 트뢰거는 제2바이올린의 수석도 아닌 뒷줄에 있는 젊은 여성이었다. 하지만 그는 또 한 사람의 독주자로, 악장을 맡고 있는 고트프리트 폰 데어 골츠와 겨루어 손색없는 연주를 들려주었다. 이지적인 폰 데어 골츠의 바이올린과 비교되는 감성적이고 화려한 음색의 트뢰거를 독주자로 선택하여 조화를 이루겠다는 뜻은 아니었을까. 헨델의 작품 4곡을 부른 캐롤린 샘슨은 바로크시대 노래는 어떻게 불러야 호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를 알려주려는 듯했다. 그녀의 화려한 기교와 가수보다 배우에 가까울 만큼 섬세한 감정표현은 바로크 음악의 매력에 새롭게 눈뜨게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캐롤린 샘슨은 앙코르로 유명한 헨델의 ‘울게 하소서’,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연주하여 학구적으로만 흐를 것 같았던 연주회를 말미에 즐거운 연주회로 탈바꿈시켰는데, 이 장면 또한 용의주도한 이들의 면밀한 연출의 결과였을 것으로 짐작됐다. 연주회를 성공으로 이끈 요소의 하나는 수준 높은 청중이었다. 감정의 끈이 이어져야 할 대목에서는 반응을 최대한 자제하고,‘때’가 되면 록음악 공연장의 젊은이들만큼이나 환호할 줄 아는 청중이 있다는 것은 우리 음악계의 큰 재산이라는 점에서 뿌듯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가난 없는 세상을 위하여/무함마드 유누스 지음

    사회적 기업(social business)은 자선단체가 아니다. 불법·탈법으로 신뢰를 잃은 대기업의 이미지 개선용 사업도 아니다. 이 시대 가장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가 무함마드 유누스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 총재는 “사회적 기업은 어느 모로 보나 기업이므로 사회적 목표 달성과 함께 운영비용 회수도 필수적”이라며 자선활동과는 다른 사고로 접근할 것을 요구한다. ‘가난 없는 세상을 위하여’(김태훈 옮김, 물푸레 펴냄)는 유누스가 2006년 노벨평화상 수상 이후 처음 내놓은 책이다. 그가 마이크로크레디트(빈곤층 대상 소액 무담보대출 사업)를 구상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시킨 경험과 이후 다양한 사회적 기업을 탄생시킨 과정, 사회적 기업의 이념과 구체적 실현방식 등을 풀어냈다. 유누스에게 사회적 기업은 단순한 저소득층 지원 사업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가장 자본주의적인 방식으로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하는 지름길이다. 빈곤층의 가난 해결로부터 시작해 보건위생과 영양, 주택, 의료, 금융, 에너지, 정보기술, 교육 등 광범위한 분야의 난제를 열정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유누스가 강조하는 사회적 기업의 가장 큰 성공비결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신뢰다. 사회에서 무능력자로 따돌림 당하고 배제된 사람들에게 잠자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힌 사람들을 신용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가 믿는 가장 소박하면서도 가장 튼튼한 성공 노하우이자 자본주의 개혁의 주춧돌이다.1만7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뇌와 비슷한 컴퓨터 만들수 있을까

    뇌와 비슷한 컴퓨터 만들수 있을까

    “만약 누군가가 인간의 뇌에 존재하는 뉴런 수만큼의 진공관을 탑재한 컴퓨터를 만든다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만큼의 공간이 필요하고, 나이애가라 폭포를 움직일 만큼의 전력이 있어야 하며, 역시 나이애가라 폭포만큼의 냉각수가 필요하다.” ●뉴런수 만큼 진공관 만들기 사실상 불가능 1950년대 신경학자이자 수학자로 이름을 날린 미국의 워런 매컬로크는 뇌와 비슷한 컴퓨터를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그 후 50년이 넘게 지나 진공관을 대신할 수 있는 반도체가 용량과 집적도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뤘고, 전력 문제도 개선됐지만 뇌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뇌는 ‘인류 최후의 과학’으로 불린다. 뇌가 창출할 수 있는 막대한 부가가치에 비해 가장 발전이 더딘 분야이기 때문이다. 우주과학이 50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지구 밖으로 나가 달에 깃발을 꽂고 돌아올 정도로 발전한 것에 비해, 뇌는 아직까지 전체 작용원리의 1%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인간의 뇌는 어떤 기계나 시스템과도 다르다. 사람의 뇌는 3만개의 유전자가 성장 시기별로 발현해 부분을 이루고 전체를 만든 구성체로,10의 12제곱수의 신경세포가 10의 15제곱차례의 연접(서로 맞닿은 곳)을 통해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청난 숫자인 것처럼 보이지만, 초보적인 수준의 컴퓨터도 단순 연산으로는 이 규모를 뛰어넘는다. 그러나 뇌의 신경세포가 어떻게 학습을 하고, 경험을 축적하며,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지 알아 내는 것은 풀리지 않은 숙제다. 뇌의 전모가 밝혀진다면 공상과학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안드로이드나 인간보다 뛰어난 로봇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또, 수많은 정신 관련 질환을 조절하거나 인간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방법도 밝혀질 수 있다. 아인슈타인이 일반인에 비해 1%가량 더 뇌의 기능을 사용한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뇌과학의 발전은 곧 인류 역사의 전면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포스텍 생명과학과 박상기 교수는 “뇌의 특정 부분이 성격을 좌우한다든가, 운동 신경을 조절한다는 점은 대략적으로 밝혀져 있지만 그 이상의 진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밝혀진 뇌의 신경망을 모방한 컴퓨터를 로봇에 적용하고 있지만, 이 역시 다양성을 가진 프로그램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열린 국내 로봇 행사에서는 4세 수준의 지능을 가졌다던 로봇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장소를 이동해 사람을 찾는 과정을 재연하는데 실패,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복도에서 로봇의 적응능력 한계가 결정적인 이유였다. ●정부 10년간 1조 5000억 투자 밝혀 수많은 시행착오와 한계에도 불구하고 21세기 들어 뇌연구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아주 더디게 조금씩 밝혀지는 뇌기능의 일부분들이 획기적인 결과물들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일본 등 세계 각국도 뇌의 신비를 밝히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은 1950년부터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산하에 뇌연구센터를 설립했고, 연구개발 예산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일본이 급부상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은 국가 차원에서 21세기를 ‘뇌의 세기’로 규정했다. 일본내 최고 엘리트 집단인 이화학연구소(RIKEN)는 뇌 연구에 사실상 전념하다시피 하고 있다.RIKEN 전체 예산 중에 50∼60%가 뇌 연구에 사용된다. 뇌 연구를 진행하는 국가들의 고민은 ‘당장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투자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는 것이 뇌연구의 가장 큰 장애물이다.1992년 미국에서 시작된 ‘뇌주간’이 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져나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반인에게 뇌의 중요성을 쉽게 알리기 위해 마련된 이 행사는 현재 57개국에서 매년 3월 셋째주에 동시에 진행되는 과학계 최대의 프로젝트다. 한국도 2002년부터 뇌주간에 동참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서울, 포항 등 전국 10개 도시에서 강연회가 개최됐다. 우리 정부는 뇌를 전담하는 정부출연기관을 설립해 10년간 1조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국가과학자 1호 신희섭 박사는 뇌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6년간 15억원씩을 지원받고 있다. 그러나 늘 연구비에 쪼들린다. 소속기관인 KIST가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그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투자비 총량을 늘리는 것보다는 뇌와 관련된 각종 학문을 모아 총괄 관리하고, 결과물을 도출해 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지속적인 노하우 축적이 결국 국가간 뇌연구 경쟁의 주도권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도시를 바꾸는 디자인] (상) 스페인 빌바오·발렌시아

    [도시를 바꾸는 디자인] (상) 스페인 빌바오·발렌시아

    세계는 지금 초고층 건물을 지어올리는 ‘마천루 경쟁’ 중이다. 세계 최고 높이의 건물을 갖겠다는 자존심, 바람과 중력 등에도 끄떡없는 첨단 공법의 과시, 제한된 토지의 효율성 극대화 등은 경쟁을 부추긴다. 세계 중심도시로 성장하고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경제성과 상징성을 과연 마천루 경쟁에서만 찾을 것인가.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스페인의 빌바오와 발렌시아, 프랑스 파리,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현대 도시가 추구해야 하는 경제성과 상징성을 들여다본다. |빌바오·발렌시아 최여경특파원|#1. 스페인 북부 빌바오 공항 안내소. 시내 지도를 달라고 하자 친절한 미소를 띤 직원은 묻지도 않았는데 지도를 펼치며 “이곳이 구겐하임 미술관이고, 시청사에서 강을 따라 가면 나온다.”고 설명한다.‘빌바오 방문=구겐하임 미술관’이라는 등식이 당연하다는 표정이다. #2. 발렌시아 동부의 해안도시. 하얀색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놀던 10대들은 “안에서는 다양한 문화를 즐기고 밖에서는 밤낮이 다른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라면서 “이곳에서는 미래 도시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재잘거렸다. 무엇이 도시를 바꿀 수 있을까. 스페인 빌바오와 발렌시아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빌바오는 1997년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Museum)을 개관해 공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 성공적인 변신을 했고, 발렌시아는 ‘예술과 과학의 도시’(Ciudad de las Artes y de las Ciencias)로 수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지위를 넘보고 있다. ●하나의 건물, 도시 전체를 변화시켜 스페인 바스크주 중심도시였던 빌바오는 1959년부터 격화된 바스크 독립운동으로 도시 속 위험 요소가 높아지고,1980년대 중반 실업률은 35%까지 솟구쳤다. 도시를 가로지르던 네르비온강은 공업화의 후유증을 겪으며 환경이 악화됐다. 과감한 선택이 필요했고, 빌바오 시정부는 그 방향을 광산·철강·조선업 대신 문화·서비스 분야로 잡았다. 중앙정부에 협력을 요청해 모든 제조설비를 강 뒤편으로 옮기고, 운송수단용 철로를 땅 아래에 묻었다. 이같은 변화는 ‘구겐하임 미술관’ 건립에서 절정을 맞았다.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1억 9000만달러를 투자해 강행한 미술관 건립 사업은 착공 5년 만인 1997년에 마무리됐다. 활짝 핀 꽃 모양에 3만 3000여개의 티타늄 조각을 붙여 ‘금속꽃’(메탈 플라워)이라고 불리는 건물은 낮과 밤, 날씨에 따라 다른 빛깔로 번쩍인다. 입구에 놓인 미국 전위 예술가 제프 쿤스의 대형 강아지 모형과 조각가 루이스 부르주아의 거미 형상의 조형물 ‘엄마’가 어우러진다. 스페인 국왕 후안 카를로스가 “인류가 만든 20세기 최고의 건물”이라는 찬사를 했고, 세계적인 건축가들도 “쇠퇴하는 빌바오를 되살리는 데 ‘절대적인 공헌’을 한 괴물”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스페인 제1도시를 넘본다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는 남북을 관통하는 투리아강에 의존하며 어업과 농업, 공업지대로 성장한 도시이다.1957년 도시의 75%가 침수되는 대홍수를 겪으면서 도시개발의 전기를 맞았다. 대홍수 이후 강의 물줄기가 약해지고 일부는 강바닥이 드러나자 시는 이곳을 공원, 열린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문화 벨트’ 사업을 시작했다. 리카르도 마르티네즈 발렌시아 시정부 도시계획국장은 “‘균형잡힌 도시’와 ‘강의 재발견’으로 목표를 정하고 1991년부터 강을 따라 현대와 전통을 맛볼 수 있도록 도시 조성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발렌시아 중심가는 연갈색의 바로크 건물이 펼쳐지며 오래된 도시의 느낌이 강하다. 북쪽 컨벤션센터부터 시작해 투리아강을 따라 공원, 박물관, 식물원 등을 거쳐 남쪽으로 가면 세련된 하얀색과 푸른색으로 돌변한다. 천재적인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의 역량이 집중된 ‘예술과 과학 도시’는 세련된 미래도시의 극치를 이룬다.1.8㎞,35만㎡ 규모의 공간에 음악당인 ‘레이나 소피아 예술궁전’, 국제회의장 ‘레미스페릭’, 과학박물관 ‘프린시페 펠리페’, 야외공원 등을 조성했다. 칼라트라바는 지중해 해안도시인 발렌시아의 지역 특성을 살려 건물 주변에 얕은 호수를 조성했다. 낮에는 건물 디자인 자체의 매력으로, 조명이 켜진 밤에는 장대하고 호화로운 야경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빼앗는다. 특히 공사기간 14년, 사업비 3억 300만달러가 들어간 음악당은 보는 사람에 따라 거대한 전사의 투구나 우주선, 뛰어오르는 돌고래 등으로 변해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한다. 주빈 메타 등 쟁쟁한 지휘자가 예술감독과 정기 축제를 담당하며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의 명성을 뛰어넘었다. 발렌시아는 예술과 건축 분야에서 수도인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를 뛰어넘는 여행지로 부상하며 연 400만명의 방문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kid@seoul.co.kr ■’엘 구그 경제효과’ 年 3억 2027만 달러 |빌바오 최여경특파원|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건물 하나가 도시의 역사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세계 건축사에 한 획을 그었다. 세계 각국 도시에서 ‘우리도 구겐하임 미술관과 같은 건물을 가져야 한다.’고 부르짖을 정도다. 전 세계에서 100만명 이상을 끌어모으는 구겐하임 미술관은 실제로 어떤 파생효과를 가져다 줬을까. 빌바오 시정부에 따르면 구겐하임 미술관 건립(1997년) 이후 해외 관광객은 1994년 142만 5822명에서 1998년 212만 3305명으로,1.5배가 늘었다. 이후 구겐하임 미술관의 명성에 힘입어 2002년 246만여명,2004년 339만여명,2006년 387만여명으로 한 해 평균 172%의 안정적인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빌바오가 관광지로 각광 받게 되면서 호텔은 1994년 29개에서 2006년 50개로 1.7배 늘었고, 이에 따른 호텔 이용객은 44만 2012명에서 112만 4649명으로 2.5배 증가했다. 미술관과 콘퍼런스홀에서 열리는 행사는 1996년 100여개에서 2006년 978개로, 행사 참가자 수는 같은 기간에 각각 2만명에서 18만 4581명으로 무려 9배 이상 급증했다. 빌바오 시정부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3억 2027만달러의 파생 효과를 낳았다. 잘 지은 미술관 하나가 도시의 명성을 높이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게 하는 것은 ‘엘 구그(El Gugg·구겐하임의 애칭) 효과’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kid@seoul.co.kr ■스페인 빌바오 제1부시장 인터뷰 |빌바오 최여경특파원|“경제위기 상황에서 왜 천문학적인 재원을 들여 구겐하임 미술관을 지어야 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반대를 무릅쓰고 과감하게 투자한 결과 지금의 빌바오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스페인 빌바오의 이본 아레소 멘디고렌 제1부시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실업률이 날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빌바오는 고용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지만, 제조업이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았다.”면서 “제조업의 부담을 줄이고 레저, 주거, 관광 등의 분야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당시 우리의 관심사는 환경문제가 아니라 실업률을 낮추는 것이었고, 문화·서비스업이 장기적인 고용 창출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강을 등진 도시’에서 ‘강을 바라보는 도시’로 방향을 잡고, 네르비온 강변의 공장, 제조설비 등을 강 뒤쪽과 바닷가쪽으로 옮겼다.14년간의 노력 결과 한 세기 동안 공업활동으로 환경이 파괴된 네르비온 강의 생태환경이 다시 살아났다. 강을 따라 구겐하임 미술관을 비롯해 박물관·콘퍼런스홀·도서관 등을 지었다. 몇몇 주거빌딩과 호텔은 유명한 건축가에게 디자인을 맡겨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퇴색한 공업도시가 꼭 가봐야 하는 문화도시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 빌바오는 현대 산업도시의 미래를 제시하는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kid@seoul.co.kr
  • 통영에서 선율과 함께 봄마중을

    통영에서 선율과 함께 봄마중을

    경상남도 통영이 낳은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1917∼95)을 기리는 일곱 번째 통영국제음악제의 봄 시즌이 21일부터 6일동안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올해 봄시즌의 주제는 ‘자유(Freiheit)’.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독일에서 타계한 윤이상이 소망을 담아 작곡한 실내교향곡 제2번 ‘자유에의 헌정(Den Opfern der Freiheit)에서 따왔다. 봄 시즌과 가을 시즌으로 나뉘어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는 그동안 가을 시즌에 좀 더 중요한 프로그램을 배치했던 것이 사실. 올해는 봄 시즌부터 고음악에서 현대음악, 재즈에 이르기까지 볼 만한 음악회가 줄을 잇는다. 21일 오후 7시30분 대극장에서 열리는 개막 연주회의 주인공은 영국의 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태어나 러시아의 발레리 게르기예프에게 배운 신예 자난드레아 노세다의 지휘로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여성 바이올리니스트로 떠오른 힐러리 한이 협연한다. 윤이상의 1961년 작품인 ‘교착적 음향(Colloides sonores)과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베토벤의 교향곡 7번으로 프로그램도 매력적이다. 이날 소극장에서는 오후 10시에 플루티스트 클로드 드페브르와 나상아가 윤이상과 메시앙의 작품으로 듀오 콘서트를 갖는다. 22일은 파커 스트링 콰르텟과 서울 윤이상 앙상블, 자크 루시에 트리오가 연주회를 갖는다. 파커 콰르텟과 윤이상 앙상블은 현대 음악 전문 연주단체이며, 자크 루시에 트리오는 클래식을 재즈 스타일로 연주하여 화제를 모았다.23일은 강준일과 윤혜진, 백태종의 작품을 집중 소개하는 ‘한국의 작곡가들’과 헤이그 타악기 앙상블, 첼리스트 송영훈이 나서는 파커 스트링 콰르텟의 연주회가 잇따라 열린다. 24일은 기욤 부르고뉴가 지휘하고 피아니스트 백혜선이 협연하는 TIMF(통영국제음악제)앙상블과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존 홀로웨이가 독주회를 갖는다.25일은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공연과 피아니스트 백혜선 독주회가 각각 대극장에서 열린다. 26일은 음악제의 자매행사라고 할 수 있는 ‘경남국제음악콩쿠르’의 2006년 첼로 부문 2위 입상자인 나렉 하크나자리안의 첼로 독주회에 이어 7시30분 ‘KNUA 스트링 앙상블’ 연주로 봄 시즌의 막을 내린다. 통영음악제는 BBC 필하모닉이 최고 10만원,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최고 7만원에 이르지만 다른 모든 공연은 크게 부담이 없는 1만∼5만원에 티켓값이 매겨졌다. 하지만 대극장도 880석에 불과한 만큼 일찍 예매하는 것이 필수이다. 한편 통영국제음악제 사무국은 봄 시즌에 수도권 음악애호가들을 위하여 공연을 보고 문화관광 명소도 둘러보는 1박2일의 패키지 프로그램도 운영한다.(055)642-8662.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HSBC위민스챔피언스] 기다려, 커리어 그랜드슬램

    “저, 여전히 배가 고파요.”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코리아 시스터스’의 맏언니 박세리(31)가 1개 모자란 ‘커리어 그랜드슬램(시기에 관계없이 4대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것)’에 대한 갈증을 또 드러냈다.●“부상 많이 회복… 싱가포르서 희소식 전할 것”박세리는 26일 싱가포르에서 가진 LPGA 투어 HSBC위민스챔피언스 조직위와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올해 목표는 오는 4월초 열리는 크래프트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반드시 우승,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998년 맥도널드L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을 잇따라 석권한 박세리는 2001년 브리티시여자오픈 정상에 올랐지만 이후 지금까지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 정복에 번번이 실패했던 터. 박세리는 “2002년 이후 올해까지 매년 목표는 같았지만 2008년은 지난해와 다를 것”이라면서 “이제까지의 박세리와는 다른 사람으로, 그리고 골프 선수로 변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주 자신의 개막전으로 택한 필즈오픈에서 컷오프된 박세리는 그러나 “필즈오픈은 단지 ‘웜업’에 불과한 대회였다.”면서 “HSBC에서는 반드시 나비스코챔피언십 우승을 위한 전환점을 마련해 보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당한 어깨 부상에 대해선 “올해 첫 대회 때보다는 많이 나았다.”면서 “아직 100%는 아니지만 곧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고, 반드시 싱가포르에서 우승컵을 안고 돌아가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공식 일정 탓에 26일 오전까지 코스를 살피지 못한 박세리는 “마지막 경기가 2년 전이라 가물가물하지만 오늘부터 코스에서 연습을 해보면 금방 감이 잡힐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당시 렉서스컵을 치른 코스라 기억이 금방 새록새록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소렌스탐 등 78명 출전… 장정·신지애 우승후보 한편 싱가포르 타나메라 골프장(파72·6547야드)에서 개막하는 LPGA 투어 올해 세 번째 정규대회인 HSBC위민스챔피언스는 지난해까지 3년간 치른 매치플레이에서 72홀 스트로크플레이로 포맷을 바꾼 대회. 시즌 개막전 우승으로 ‘부활’을 알린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 78명이 출전한다.‘한국 자매’들의 마수걸이승 성사 여부가 가장 큰 관심. 나비스코챔피언십 우승 행보의 첫 걸음으로 삼고 있는 박세리를 비롯해 필즈오픈에서 아쉬운 준우승에 그친 장정(28·기업은행), 타나메라 코스와의 궁합을 자랑하는 장타자 이지영(23·하이마트) 등이 우승 후보. 여기에 여자월드컵과 호주 대회를 통해 국제 무대 감각을 조율해 온 신지애(20·하이마트)도 “우승할 준비가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셸모자이크페인팅, 세계에 뿌리내려요”

    “셸모자이크페인팅, 세계에 뿌리내려요”

    윤병석(73) 창원대 명예교수의 ‘셸 모자이크 페인팅(Shell Mosaic Painting)’이 세계속에 뿌리를 내린다. 조개 껍데기를 이용한 모자이크 회화기법을 창시한 윤 화백이 오는 28일 미국 뉴저지주립대학에서 열리는 ‘윤병석 교수의 셸 모자이크 페인팅에 관한 세미나’에 강사로 참석, 주제 발표를 한다. 윤 화백은 1995년부터 3년간 이 대학에서 초빙교수로 재직했다. 이 대학을 떠난 지 10년 만에 다시 강의하는 셈이다. 뉴저지대학에 재직한 인연으로 윤 화백의 작품 ‘만남Ⅰ’(가로 122㎝ 세로 232㎝)은 1997년 유엔 환경계획 본부에 한국 정부 이름으로 소장돼 있다.‘만남Ⅱ’는 뉴저지대학에 소장돼 미술학도와 제자들의 교범이 되고 있다. 윤 화백이 이 기법을 연구하기 시작한 때는 서울대 미대 2학년에 재학중이던 1955년. 자신의 고향인 경남 마산의 바닷가에 지천으로 널린 조개 껍데기를 보고, 이를 회화기법으로 발전시킨 것. 셸 모자이크 페인팅은 모자이크와 콜라주, 페인팅이 어우러진 회화기법. 조개 껍데기로 모자이크를 하고, 여기에 전혀 다른 이물질을 첨가해 그림을 그려 넣는 것이다. 이 기법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69년 ‘USIS NEWS’에 소개되면서부터. 같은 해 이상욱 교수가 펴낸 중등미술 교과서 ‘새로운 조형’에 등재돼 국내에도 소개됐지만 윤 화백은 유럽이나 미국에 더 잘 알려져 있다. 이어 74년에는 오스트리아 그라츠의 요한 베버 대주교의 초청으로 그라츠국립대학교 바로크홀에서 3개월간 전시회를 가졌다. 이를 계기로 빈대학과 잘츠부르크대학, 그라츠대학, 성 폴턴대학 등에서 강의하면서 연구에 매진, 그의 독특한 작품세계는 유럽 전역으로 퍼져 호평을 받았다. 86년 미국으로 건너간 윤 화백은 사우스웨스턴대학과 조지타운 텍사스대학에서 강의와 예술활동을 하다 95년 뉴저지주립대학에 초빙돼 강의와 연구활동을 했다. 그의 작품 54점은 예술의 전당과 유엔환경계획 본부 및 유네스코, 빈국립박물관 등에 영구소장돼 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바흐로 봄을 열다

    바흐로 봄을 열다

    2월의 마지막 주일은 그야말로 ‘바흐 주간’이 될 것 같다.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1685∼1750)의 작품으로만 프로그램을 구성한 무게 있는 연주회가 잇따라 열리기 때문이다. 스타 피아니스트로 확고하게 자리잡은 임동혁의 독주회와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교향악단인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영국 최고의 옛악기 연주자들로 이루어진 계몽시대 오케스트라(Orchestra of the Age of Enlightenment)가 주인공이다.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알려졌던 임동혁은 2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바흐에 새롭게 도전한다.‘시칠리아노’와 ‘샤콘느’ BWV1004, 부조니가 편곡한 ‘코랄 프렐류드’ 가운데 ‘이방인의 구주로 오심’과 함께 대곡인 ‘골드베르크 변주곡’으로 팬들의 평가를 기다린다. 임동혁은 이번 연주회를 앞두고 “나의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세를 가다듬고 있을 만큼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임동혁은 서울 연주회에 앞서 22일에는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같은 프로그램으로 리사이틀을 갖는다.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계몽시대 오케스트라는 바흐의 작품으로는 가장 유명하고 규모도 큰 것으로 꼽히는 종교음악인 ‘b단조 미사’와 ‘마태 수난곡’,‘요한 수난곡’을 들고올 예정이어서 음악팬들뿐 아니라 기독교 신자들까지 흥분시키고 있다.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성 토마스 합창단은 27일에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바흐의 ‘b단조 미사’를,28일에는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마태 수난곡’을 들려준다.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1743년 라이프치히의 상인 12명이 12명의 음악가를 초청해 연주회를 연 것이 시초가 됐다고 한다. 성 토마스 합창단은 바흐가 1723년부터 27년 동안 칸토르(음악감독)를 역임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합창단은 고양아람누리에서 연주하는 ‘마태 수난곡’을 비롯해 바흐의 오라토리오와 칸타타 대부분을 초연한 유서 깊은 단체이다. 성 토마스 합창단의 제16대 칸토르인 게오르크 크리스토프 빌러가 지휘한다. 1986년 20명 남짓한 단원으로 창단된 계몽시대 오케스트라의 ‘요한 수난곡’ 연주회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다. 이 악단의 특징은 상임 지휘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객원 지휘자가 참여하거나 악장이나 건반악기 연주가가 공연 내용에 따라 그 역할을 맡는다는 점이다. 한국 공연의 음악감독은 바로크 음악 전문 테너인 마크 패드모어. 그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복음사가(Evangelist) 역을 맡는다. 함께 출연하는 소프라노 캐롤린 샘슨은 영국의 ‘그라모폰’지에서 ‘내일의 클래식 슈퍼스타’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어 자막으로 관객의 이해를 돕고, 음악감독인 패드모어는 시도 낭송한다. 연주회가 시작되는 시간은 모두 오후 8시. 티켓값은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임동혁 리사이틀(02-318-4302)과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연주회(02-599-5743)는 각각 3만∼8만원과 4만∼15만원이지만, 아람누리(1577-7766)는 각각 1만∼6만원과 2만∼12만원으로 부담이 적다. 계몽시대 오케스트라(02-586-2722)는 4만∼15만원이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책꽂이]

    ●렘브란트 반 라인(사라 에밀리 미아노 지음, 권경희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 미국의 신예 작가인 저자가 17세기 바로크 시대에 활동한 렘브란트 생애를 동시대인들의 눈을 통해 재구성한 작품. 당대 최고의 화가였으나 사생활은 베일에 가려져 있던 렘브란트의 모습을 생생히 복원해냈다.1만 3000원. ●은밀한 유산(이명인 지음, 대교베텔스만 펴냄) 4대에 걸쳐 얽힌 두 집안간의 숙명적인 인연을 통해 가문과 혈통이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하는 소설. 뿌리를 지키고 계승하기 위함이 아니라 특별한 목적을 위해 ‘족보’를 가공하는 세태를 통렬히 풍자한다.9000원.●목숨(김상렬 지음, 나남 펴냄) 당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사도세자에 초점을 맞춘 장편.1762년 음력 윤 5월13일 사도세자는 아버지인 영조의 명령으로 뒤주에 갇힌 지 아흐레만에 죽음을 맞는다. 이 기간을 7일로 줄여 날짜 별로 사도세자의 관점에서 처절한 고통과 번뇌를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9500원.●쉬 러브스 유(쇼지 유키야 지음, 서혜영 옮김, 작가정신 펴냄) 도쿄 변두리에서 90여년간 대대로 헌책방을 운영하는 훗타 가족의 봄·여름·가을·겨울 1년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도쿄밴드왜건’의 속편. 별난 훗타 가족 외에도 고민을 들고 헌책방을 찾는 다양한 인물 군상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려냈다.9800원.●베네치아와 시인들(클라우스 탈레-도르만 지음, 정서웅 옮김, 열림원 펴냄) 바이런이 ‘내 푸른 환상의 섬’이라고 찬양한 곳, 헤밍웨이가 사냥하고 글을 썼던 곳, 베네치아. 베네치아에 매혹됐던 서양의 문학 거장들이 이곳에 머물던 생의 한 시절을 추적하며 그들의 삶과 문학, 그리고 베네치아에 대한 찬가를 담았다.1만 2000원.●책도둑(전2권,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문학동네 펴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소설가’라는 평을 듣는 작가의 장편소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을 배경으로 전쟁의 비극과 공포 속에서도 말(言)과 책에 대한 사랑으로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있었던 한 소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각권 1만 1000원.
  • ‘古음악’이 몰려온다

    ‘古음악’이 몰려온다

    올해 음악계의 최대 화두는 고(古)음악이다. 작곡된 당시의 이른바 원전악기로, 당시의 연주법을 구사하는 음악가와 단체가 대거 내한한다. 세계적 명성을 지닌 대표급이 망라되어 있어 음악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2008년 고음악 붐을 선도하는 단체는 영국의 계몽시대 오케스트라(Orchestra of the Age of Enlightenment). 클레어 칼리지 합창단과 내한해 마크 패드모어의 지휘로 27일 예술의전당에서 바흐의 ‘요한수난곡’을 들려준다. 바로크 바이올린의 선주주자인 영국의 존 홀러웨이는 새달 21일 서울 호암아트홀에 이어 24일에는 통영국제음악제에 참여하여 통영시민문화회관 소강당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바흐의 파르티타 2번 등을 연주한다.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새달 25일 통영시민문화회관과 26일 서울 예술의전당이다. 리더인 고트프리트 폰 데어 골츠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면서 지휘한다. 모든 프로그램이 바흐로,‘오보에와 바이올린, 현악오케스트라, 바소 콘티누오를 위한 협주곡’ 등이 들어있다. 솔로이스트의 한 사람인 소프라노 캐롤린 샘슨은 이달 계몽시대 오케스트라 연주회에도 출연한다. 영국의 헨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5월4일 예술의전당이다. 헨델이 태어난 할레에서 헨델 페스티벌을 주관하는 단체로, 단원들은 모두 슈타츠카펠레 할레 소속. 슈테츠카펠레에서는 현대악기, 헨델 페스티벌에서는 고악기로 연주한다. 소프라노 신영옥이 협연한다. 원전연주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벨기에 바이올리니스트 지기스발트 쿠이켄이 이끄는 라 프티트 방드는 같은 달 21일 같은 장소이다. 최근에 녹음한 비발디의 ‘사계’와 ‘라 폴리아’ 등을 들려준다. 영국의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앤드루 맨지와 하프시코디스트 리처드 이가는 6월14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1984년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만난 뒤 악보와 연주기법을 함께 연구하며 아무나 넘볼 수 없는 파트너십을 이루었다. 맨지는 트레버 피노크에 이어 잉글리시 콘소트(English Consort)를 이끌고, 이가는 크리스토퍼 호그우드의 후임으로 고음악 아카데미(Academy of Ancient Music)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10월에는 바로 리처드 이가가 고음악 아카데미를 이끌고 다시 내한하여 23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29일에는 이탈리아 바이올리니스트 줄리아노 카르미뇰라와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같은 장소에서 비발디의 ‘사계’ 등을 연주한다. 11월 2일엔 ‘사계’의 혁신적인 해석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끈 이탈리아 바이올리니스트 파비오 비온디와 에우로파 갈란테가 2004년에 이어 다시 찾아온다.LG아트센터.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으로 첼로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비올라 다 감바 연주의 거장인 호르디 사발과 르 콩세르 나시옹은 12월 21일 예술의전당에서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 퍼셀의 ‘요정의 여왕’,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등 연말 분위기에 어울리는 바로크 음악의 진수를 마련한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호주오픈테니스] ‘조코비치 시대’ 열렸다

    지난해부터 남자프로테니스(ATP) 코트를 강타한 ‘세르비아발 태풍’이 결국 로드레이버 코트를 집어삼켰다.27일 호주오픈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전이 열린 호주 멜버른파크의 로드레이버 아레나.‘세르비아 특급’ 노박 조코비치(21·세계 3위)가 조 윌프레드 총가(23·38위)의 ‘태풍’을 3-1로 잠재우고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세르비아 국적의 선수가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건 조코비치가 처음이다. 상금은 137만달러. 지난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 내리 4강에 진출했던 조코비치는 US오픈에서는 결승까지 올랐지만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1위)에게 막혀 정상을 밟지 못했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지난 25일 준결승에서 페더러를 완벽하게 제압하며 우승길을 닦았고, 마침내 13번째 정상을 두드린 메이저 정상의 문을 활짝 열었다. 올해 21세의 조코비치는 지난 1985년 정상에 올랐던 스테판 에드버그(스웨덴·당시 19세) 이후 두 번째 대회 역대 최연소 챔피언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특히 조코비치는 이날 우승으로 한동안 남자 코트를 양분해 온 페더러-라파엘 나달(스페인·2위)의 양강 구도를 깨뜨릴 강력한 라이벌로 급성장, 올해 ATP 투어 판도를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반면 준결승에서 나달을 농락한 끝에 참패를 안기는 등 ’톱 10’ 랭커 3명을 줄줄이 집으로 돌려보낸 뒤 결승까지 승승장구했던 총가는 조코비치의 노련미에 밀려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프랑스 선수로는 오픈시대 이전인 1928년 장 보로트라 이후 80년 만에 우승 계보를 이으려던 야망도 물거품이 됐다. 초반 리드를 잡은 건 총가. 강서브에 이은 강력한 포핸드로 1세트 주도권을 잡은 뒤 포핸드와 슬라이스가 말을 듣지 않던 조코비치를 공략, 세트를 가져왔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2세트 들어 안정감을 되찾았다.3-3이던 일곱 번째 총가의 서브게임을 번개 같은 ‘다운 더 라인’으로 브레이크한 뒤 주도권을 빼앗아 세트 스코어 1-1로 균형을 맞췄다. 이제 코너에 몰린 건 총가였다. 자신감에다 관중석에서 부모, 형제가 보낸 열광적인 응원까지 한껏 받은 조코비치는 3세트에서 날카로운 백핸드와 포핸드를 번갈아가며 상대 코트에 작렬시켰고, 총가는 범실을 남발하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또 한 세트를 번 조코비치는 4세트 타이브레이크의 고비에서도 엔드라인 끝쪽에 떨어지는 효과적인 스트로크와 드롭 발리, 서브 리턴 등 촘촘한 기량과 경기 운영 능력을 뽐내며 186분간의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호주오픈테니스] 조코비치, 황제 페더러 잡았다

    [호주오픈테니스] 조코비치, 황제 페더러 잡았다

    ‘황제’가 이 정도로 무너질 줄은 몰랐다.‘세르비아 특급’ 노박 조코비치(21·세계랭킹 3위)가 1위 로저 페더러(27·스위스)를 꺾을 수는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페더러가 한 세트도 못 얻고 무릎을 꿇으리라고 내다본 이는 아무도 없었다. 조코비치가 25일 호주 멜버른파크 로드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테니스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2시간27분 만에 세트스코어 3-0(7-5 6-3 7-6)으로 페더러를 제압했다. 조코비치는 전날 랭킹 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꺾고 결승에 먼저 오른 조 윌프레드 총가(23·프랑스·38위)와 27일 맞붙는다. 메이저대회 타이틀과 인연이 없던 둘의 대결은 생애 처음. 대회 통산 네 번째이자 3년 연속 우승을 겨냥했던 페더러는 메이저대회 15회 연속 4강에 오른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가 준결승에서 짐을 싼 것은 2005년 프랑스오픈 이후 3년 만의 일. 더욱이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채 무릎을 꿇은 것은 2004년 프랑스오픈 3라운드 탈락 이후 무려 4년 만의 일. 특히 2005년 윔블던 우승 이후 지난해 US오픈까지 10회 연속 메이저대회 결승에 올라 프랑스오픈에서만 두 차례 나달에게 졌을 뿐 우승컵을 8개나 모았던 페더러로선 대회 내내 자신을 괴롭힌 복부 통증보다 훨씬 쓰라린 패배의 고통을 맛봤다. 경기 전까지 페더러가 조코비치에게 5승1패로 단연 앞서 있어 그의 압도가 점쳐졌다. 지난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로저스컵 결승에서 페더러를 2-1로 누르고 우승했지만 그뿐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완전히 달랐다. 조코비치는 서브 에이스(13-10), 첫 서브 성공률(68%-61%), 첫 서브 성공시 득점 확률(78%-72%), 네트 플레이 성공률(79%-71%) 등 모든 면에서 페더러에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그는 페더러의 반박자 빠른 스트로크를 모두 받아내는 촘촘한 수비로 황제의 기를 질리게 만들며 실수를 유도했다. 조코비치는 페더러와 포핸드 스트로크에서 대등한 싸움을 벌였고 쥐어짜듯 때려낸 양손 백핸드 스트로크는 한 손 백핸드로 맞선 페더러를 압도했다. 특히 조코비치의 양손 백핸드가 엔드라인까지 힘차고 길게 뻗은 반면 페더러의 백핸드는 특유의 날카로움을 잃고 짧게 떨어져 반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1세트 3-5로 뒤진 상황에서 내리 4게임을 따내 상승세를 탄 조코비치는 2세트도 여유있게 가져 왔고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팽팽한 접전을 강력한 서브에이스로 공략해 거함을 침몰시켰다. 지난해 US오픈 결승에서 무릎을 꿇은 빚을 제대로 갚았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해동 육룡이 날으샤’ ‘정조대왕 이산’/로크미디어 펴냄

    팩션(faction)은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 인물의 이야기에 소설가의 상상력을 가미한 새로운 문학예술 갈래다. 작가의 상상력이 보태지는 만큼 자칫 그릇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출간된 추리작가 이상우(70)씨의 ‘해동 육룡이 날으샤’와 ‘정조대왕 이산’(로크미디어 펴냄)은 ‘조선왕조실록’을 토대로 한 팩션 작품. 추리작가 특유의 상상력으로 다양한 복선을 깔아 마치 퍼즐을 짜맞추는 것처럼 짜릿한 전율감을 안겨준다. 세밀한 심리 묘사와 속도감 있는 전개, 그리고 뒤통수를 강타하는 복선이 곳곳에 숨어 있어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듯 생동감과 긴박감이 넘친다. ‘해동육룡이 날으샤’는 조선 개국 후 일어난 골육상쟁의 참극인 이방원과 방석간의 ‘왕자의 난’이 배경이다. 비취 불상이라는 천축국 보물에 얽힌 미스터리와 태평방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지관의 뜨거운 사랑과 모험이 박진감 있게 펼쳐진다. 여기에다 지관 김용세와 여진족 출신 상궁 신홍아 사이에 얽힌 러브 로망이 당대 주요 사건들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팩션이다. ‘정조대왕 이산’은 조선을 개혁하기 위해 수원에 화성을 쌓고 ‘정치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신념을 천명한 정조가 개혁을 펼치는 시대에 정조를 위해 목숨을 건 친위대 하급군관 장용영의 이야기가 씨줄날줄로 촘촘하게 짜여졌다. 주인공 장용영의 정조에 대한 충성과 천주교도 여성과의 사랑은 보는 이의 마음에 울림을 준다. 특히 정조 암살이 진행되던 당대의 시대상과 막 들어온 천주교의 움직임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각권 95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호주오픈테니스]총가, 나달 잡고 결승진출

    ‘검은 페더러’,‘코트의 무하마드 알리’, 그리고 ‘테니스의 지단’까지. 다섯 번째 나선 메이저대회에서 그가 얻은 별명이 이 정도다. 결승전이 끝나는 날, 그 개수는 몇 개까지 더 늘어날지도 모를 일. 조 윌프레드 총가(23·프랑스)의 ‘태풍’이 결국 호주오픈테니스 결승 코트에 상륙했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세계 랭킹 38위의 총가가 24일 호주 멜버른파크 로드레이버아레나에서 벌어진 대회 남자 단식 4강전에서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스페인·2위)을 1시간57분 만에 3-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선착했다. 지난 2005년 메이저대회 코트에 첫발을 디딘 뒤 이번 출전이 겨우 다섯 번째. 총가는 최고 시속 221㎞짜리 광서브를 앞세워 서브 에이스에서 17-2의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며 초반부터 리드를 잡았다. 오른쪽 어깨에서 뿜어내는 스트로크의 힘과 방향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나달의 다리를 무력화시킨 뒤 드롭 발리로 베이스라인에 붙어 있던 나달을 농락했다. 백인인 프랑스인 어머니와 콩고 출신의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 앤디 머레이(영국·9위), 리처드 가스케(프랑스·8위)에 이어 이번엔 나달까지 ‘톱10’ 랭커 세 명을 내리 무너뜨리고 결승에 올라 르네 라코스테 이후 최고의 프랑스 선수로 이름을 올린 기회를 잡았다. 총가는 27일 ‘황제’ 페더러와 결승에서 격돌한다. 둘은 이제까지 한 차례도 코트에서 만난 적이 없다. 여자 단식에서는 러시아와 세르비아의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세계 5위), 아나 이바노비치(3위)가 각각 대회 첫 패권을 놓고 만나게 됐다. 샤라포바는 옐레나 얀코비치(4위·세르비아)를 2-0으로 일축,2년 연속 결승에 진출했다. 서브에이스 8-0의 절대 우세를 앞세워 상대를 압도, 생애 처음 4강에 올라온 얀코비치의 결승행 기회를 무산시켰다. 이바노비치도 다니엘라 한투코바(9위·슬로바키아)에 2-1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지난해 프랑스오픈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결승에 올랐다. 이바노비치는 단 한 게임도 따내지 못하고 25분 만에 0-6으로 1세트를 내줬지만 2세트 포핸드가 살아나면서 어렵게 균형을 맞춘 뒤 3세트 4-4의 승부처에서 아홉 번째로 한투코바의 서브게임을 따내 전세를 뒤집었고,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을 지켜 2시간10분 동안의 혈투를 마무리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부고] ‘브로크백 마운틴’ 히스 레저 28세로 사망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2005)에서 동성애를 나누는 카우보이로 열연한 배우 히스 레저(28)가 22일 미국 뉴욕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시신은 이날 오후 3시26분쯤 맨해튼 남부 소호지구에 있는 그의 아파트에서 발견됐으며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타살 혐의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약물과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 레저는 호주 출신으로,19세에 미국 LA로 이주해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몬스터 볼’‘기사 윌리엄’ 등의 영화에 출연해왔다. 레저는 곧 개봉할 ‘배트맨 비긴즈2’에서 조커 역과 가수 밥 딜런의 전기영화 ‘나는 거기 없다’에서 딜런의 분신 역으로 출연할 예정이었다.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테니스] ‘요정’ 샤라포바, 에냉 꺾고 4강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세계 5위)가 톱랭커 쥐스틴 에냉(벨기에)을 완벽하게 제압하고 호주오픈테니스 4강에 올랐다. 샤라포바는 22일 밤 호주 멜버른 로드레이버코트에서 벌어진 대회 여자 단식 8강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에냉을 2-0으로 완파했다. 세계 랭킹은 물론 상대 전적의 열세(2승6패)는 숫자에 불과했다. 샤라포바는 4년 전 윔블던에서 우승할 당시처럼 파워풀하고 정교한 플레이로 시종일관 경기를 리드하며 현역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불리는 에냉을 쥐잡 듯 이리저리 몰고 다닌 끝에 완승을 이끌어냈다.2세트에서 6-0으로 끝낼 만큼 서비스와 스트로크에서 에냉을 압도했고, 반면 에냉은 생전 처음 당해보는 ‘베이글 스코어’에 치를 떨었다. 승부처는 첫 세트 5-4. 초반 기선을 제압한 샤라포바는 에냉의 착실한 반격에 턱밑까지 추격당했지만 8차례의 듀스 끝에 6-4로 1세트를 마무리했고, 사실상 그걸로 경기는 끝났다.샤라포바는 ‘디펜딩 챔피언’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를 꺾은 옐레나 얀코비치(세르비아)와 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스페인·2위)도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야르코 니미넨(핀란드·26위)을 3-0으로 완파하고 남자 단식 4강에 선착했다. 나달이 호주오픈 준결승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브로크백 마운틴’의 히스레저 자택서 숨진채 발견

    ‘브로크백 마운틴’의 히스레저 자택서 숨진채 발견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 히스 레저(28)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요절했다고 AP, AF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경찰은 “히스 레저(28)는 뉴욕 맨해튼 남부 소호지구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가정부에 의해 발견됐으며 사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레저의 마사지사가 아파트에 도착한 사실을 알리려 가정부가 갔을 때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현장에서 타살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그의 사인은 약물과다복용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부검은 23일 진행될 예정이다. 호주 퍼스 출신의 레저는 10살 때 아마추어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했으며 16살 때 시드니로 건너가 TV 영화 등에 출연하며 본격적인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19살 때 로스앤젤레스로 거처를 옮겨 영화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에 출연했다. 레저는 ‘몬스터 볼’ ‘패트리어트-늪속의 여우’ ‘기사 윌리엄’ 등을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리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제이크 질렌할과 공동 주연으로 열연하며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는 이 영화에서 아내로 출연한 배우 미셸 윌리엄스와 실제로도 사랑에 빠져 함께 살다 지난해 9월 헤어졌다. 또 린제이 로한, 나오미 와츠 등 유명 할리우드 스타들과 열애설이 나기도 했다. 생의 마지막까지 열정적인 배우였던 그는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는 밥 딜런의 전기 영화 ‘나는 거기 없다’에서 딜런의 분신 역을 연기했으며 ‘배트맨 비긴즈 2 :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 역을 맡아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었다. 나우뉴스팀@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금융소외 없애자] (하) 추가 대책과 재원마련 방안

    마이크로크레디트(소액서민신용대출) 신청자는 늘어나는데 주요 대안금융기관의 대출 승인율은 10% 안팎이다. 심사자격이 엄격한 까닭도 있지만 종자돈이 적기 때문이다. 기금이 확보돼야 사업(창업자금지원대출)공고가 나갈 수 있다. 개별 기관들이 지원신청이나 상담을 받다 보면 자격이 안 되는 경우들도 많다.‘안 된다.’고 하기보다 ‘이런 경우는 어디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라는 조언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처방이 가능한 종합창구가 없다. 대안금융기관의 임직원은 20∼30명 수준이다. 박봉에 자체 사업만으로도 일거리가 쌓인다. ●안정적 재원 확보 가능할까 지난해 휴면예금관리재단을 위한 법적 절차가 완성됐다. 휴면예금·보험금이 지난해 4월말 현재 1조원을 넘었지만 현재 원권리자 찾아주기 사업이 진행중이라 얼마가 출연될지는 미지수다.1·4분기 출범할 이 재단은 창업·취업·신용회복지원 등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사업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대안금융기관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들이 더 관심을 갖는 돈은 자산관리공사(캠코)의 부실채권정리기금 잉여금이다. 부실채권정리기금이란 외환위기 당시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효율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캠코에 설치된 공적자금이다. 당시 금융기관이 5734억원을 내고,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금 3조 5057억원, 재정융자특별회계 융자금잔액 3조 6515억원 등으로 꾸려졌다. 대우건설 등 보유자산의 성공적 매각으로 기금을 다 상환하고도 수조원의 잉여금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연말 출연비율에 맞춰 잉여금을 나눠 갖도록 하는 캠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법 제정 당시 잉여금을 금융기관이 모두 가져가도록 한 불합리성을 고친 것이다. 국고에 추가로 환수될 금액은 미정이나 이를 신용회복기금에 쓴다는 것이 새 정부의 구상이다. 신용회복기금의 구체적 방안이 나와봐야겠지만 대안금융기관들은 잉여금 일부도 휴면예금과 마찬가지로 창업지원에 쓰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기관이 가져가는 잉여금에 대해서도 논란이 붙을 전망이다. 잉여금이 혹독한 구조조정의 산물로 얻어졌고, 그 결과 신용불량자 등 경제적 약자가 대거 만들어졌으며, 금융기관들이 국내 시장에서만 수익을 얻어온 만큼 공공성을 띠어야 한다는 점 등을 들어 금융기관이 받는 잉여금 일부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복지가 아닌 금융정책적 접근을” 금융소외자를 돕기 위한 논의가 다양해지면 통합기구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인천대 양준호 경제학과 교수는 “선진각국에서 금융양극화 해소 방안이 전담기구에 의해 전방위적이면서 집중적으로 단행돼야 한다는 논의가 일고 있다.”고 전했다. 양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도 금융 관련 전문성과 노하우가 있는 전담기구가 전방위성과 일사불란한 조직성을 발휘해 금융정책 차원에서 전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통합기구의 필요성은 금융소외자의 다양성에서 기인한다. 취업자도 있고 일자리가 필요한 실업자도 있다. 고용이 불안정한 경우도 있고 고용 자체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창업으로 재기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 사회연대은행 관계자는 “종합 창구와 개별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들이 유기적 관계를 맺고, 이를 통해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그들에게 더 필요한 건 위로·지식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사회연대은행 광주사무소. 류재팔 소장 1명이 근무하는 1인 사무소다. 하루에 문의 전화가 10통 정도 오고 사무실로 찾아오는 사람도 제법 많다. 문의자의 30%가 사회연대은행이 사채업자나 대부업자가 아니냐고 묻는다. 저소득층의 창업을 지원하는 마이크로크레디트(소액 서민신용대출)가 수도권 지역에 집중 배치돼 지방에서는 개념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수도권과 지방의 또 다른 양극화다. 류 소장은 “내가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아서 주고 싶을 정도로 딱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점에 너무 놀랐다.”고 밝혔다. 류 소장은 푸르덴셜·미래에셋생명 등에 근무한 보험설계사 출신이다. 재정적으로 안정적 궤도에 올라서자 대학 전공인 사회복지로 되돌아간 경우다. 그는 “신용불량자(금융채무불이행자)에게 돈을 빌려주면 떼먹는다고들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들의 상환율은 생각보다 훨씬 높다.”고 전했다. 대안금융기관들은 금융채무 불이행자들에게는 돈도 중요하지만 지지해주는 마음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신나는조합은 이같은 관점에서 시민단체나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모인 공동체를 적극 지원한다. 신나는조합 관계자는 “돈은 재기를 위한 도구이며 서로 위로해주고 위안받는 마음을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을 위한 지식 기부도 필요하다. 사회연대은행은 창업을 지원받은 업체를 도와주는 사후관리전문요원(RM·Relationship Manager)을 양성하는 마이크로크레디트개발센터(KMDC)를 지난해 7월 개설했다.2개월의 교육과정인데 현재 2기가 교육중이다. 임은의 홍보팀장은 “홍보가 덜 돼서 그런지 매기에 10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용 가능한 교육인원의 절반을 조금 웃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금융소외 없애자] (중) 앞서가는 대안금융기관 4곳

    [금융소외 없애자] (중) 앞서가는 대안금융기관 4곳

    국내에는 사회적인 무관심 속에서도 꿋꿋이 저소득층을 위한 금융지원활동을 펴는 몇개의 대안금융기관들이 있다. 대부분 기업이나 일반인들의 기부를 받아서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신용회복위원회에서 무담보·무보증소액대출을 실시, 서민들을 지원하고 있다. ‘신복위’의 합류에도 제도권 금융기관의 이용이 힘든 800만명을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2006년 마이크로크레디트(소액서민신용대출)의 원조격인 그라민은행과 이를 만든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가 노벨평화상을 받으면서 대안금융기관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대출신청자 수는 그전의 두배를 웃돌고 있다. 대안금융기관들은 신청자들의 자활의지, 사업계획의 타당성 등을 엄격하게 심사한다. 심사는 어렵지만 통과한 뒤에는 컨설팅 등을 통해 사업의 성공을 돕는다. 돈을 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득과 자산을 늘릴 수 있는 능력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야 대출금도 안정적으로 상환돼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다. 대출상환율은 90%를 넘는다. ●사회연대은행 2003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8월말까지 525명에게 104억원의 자금을 지원, 국내 대안금융기관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 그동안 지원이 수도권에 편중됐었다. 지난해 8월 부산사무소,11월 광주사무소 등을 개설, 지방 네트워크도 활성화하고 있다. 성매매피해여성, 여성가장, 영세자영업자 등 저소득층의 창업을 주로 지원한다. 올해는 유엔개발계획(UNDP)의 지원으로 결혼 이민자 가정의 창업도 지원할 계획이다.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서류심사, 현장실사, 인터뷰 등 엄격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창업한 이후에도 사업의 문제점을 조기 발견해 이를 보완해주는 주기적 사업진단을 해준다. 체계적 관리 덕분에 창업 성공 확률이 90%에 이른다. ●신나는조합 1990년대 다양한 사회봉사활동을 펼친 부스러기나눔선교회의 대안금융전담기관으로 2000년 출범했다.3인 이상의 공동체, 특히 농어촌 지역의 빈곤층을 주로 지원한다. 지난해까지 총 20억원이 110개의 저소득 공동체 창업에 지원됐다. 월 평균 250건의 대출상담이 진행되지만 대출 승인율은 10%를 밑돈다. 단, 사후관리는 매우 엄격하다. 창업자금이 지원되기 하루 전 1박2일에 걸쳐 마케팅, 계약서 작성법, 고객 응대요령 등에 대한 교육이 실시된다. 창업 이후에는 고려대와 한신대 산학팀과 연계, 업종별로 사후관리를 해준다. ●아름다운세상기금 아름다운 재단의 80여개 기금 중 하나다.2003년 6월 저소득 모자 가정의 창업지원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고(故) 서성환 태평양 명예회장 유가족들이 주식 지분 50억원을 기부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주가가 올라 현재 지분가치는 130억원 수준이다. 서울지역이 주요 대상이며 지난해까지 26명에게 10억원이 지원됐다. 창업 이후 3명의 사후관리 전문요원이 3개월간 컨설팅을 실시하며 매월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다. 사후관리 과정에서 운전자금 등 추가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사업비를 추가로 지원하기도 한다. ●신용회복위원회 소액금융지원 2006년 11월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기업은행, 농협 등 7개 은행들로부터 각각 20억원씩 총 140억원을 지원받아 무보증·무담보대출을 진행하고 있다. 고금리차환자금, 시설개선자금 등 5가지 종류의 대출이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생활안정자금 지원이 전체 지원실적의 78%를 차지한다. 정순호 마이크로크레디트팀장은 “다른 자금은 용도가 제한된 것에 비해 생활안정자금은 의료비, 결혼비용, 임차보증금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기관들과 달리 수도권외 지방에 11개 사무소가 있어 지방 저소득층의 접근성이 높다.2007년 말까지 1217명에게 36억원이 지원됐다. 상담을 받은 사람수는 1만 4000명 수준으로 10배를 넘는다. 지원자격이 엄격하고, 지원금액도 소액이라는 점에서 상담이 실제 지원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낮은 편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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