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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임스 본드’ 영국 배우 로저 무어 별세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던 영국 배우 로저 무어가 암 투병을 하다 세상을 떠났다. 89세. 2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로저 무어의 세 자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아버지 로저 무어 경이 오늘 스위스에서 암과 싸우던 중 세상을 떠났다는 슬픈 소식을 전한다. 깊은 슬픔을 감출 수 없다”고 알렸다. 런던 외곽에서 경찰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50년대 왕립드라마아카데미에서 수학한 뒤 1960년대 TV드라마 시리즈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그를 세계적인 스타로 이끈 작품은 단연 ‘007 시리즈’다. 그는 1973년 ‘007 시리즈’의 ‘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의 주인공을 맡은 후 1985년 ‘뷰 투 어 킬’(A View to a kill)까지 7편의 본드 시리즈에 출연하면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숀 코네리, 조지 라젠비의 뒤를 이어 45세의 나이에 3대 제임스 본드가 된 그는 57세까지 12년에 걸쳐 본드 역할을 소화하며 역대 최다 제임스 본드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생전에 “내 연기의 범주는 왼쪽 눈썹을 치켜올리는 것과 오른쪽 눈썹을 치켜올리는 것, 양쪽 눈썹을 움직이지 않는 것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한 것에서 드러나듯 눈썹을 치켜올리는 특유의 표정을 전매 특허 삼아 ‘바람둥이 스파이’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구축하며 인기를 누렸다. 그는 2007년 할리우드 명예의 전당에 가입할 때 “슬프게도 제임스 본드 영화에서 은퇴할 수밖에 없었다”며 “본드 걸들은 계속 어려졌고 나는 너무 나이가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007 시리즈’에 더 많이 출연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 커맨더 훈장(CBE)을 받았고, 1991년부터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기금 모금 활동을 한 것을 인정받아 기사 작위를 받았다. 말년에는 거위 간의 식용에 반대하는 등 동물 보호에도 앞장섰다. 평생 네 차례 결혼한 그는 세번째 부인인 이탈리아 배우 루이사 마티올리 사이에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뒀다. 연합뉴스
  • [퍼블릭 詩IN] 아리다

    [퍼블릭 詩IN] 아리다

    지친 몸을 침대에 뉘며 Back to Black을 듣는다 스물 일곱에 약물과다로 죽은 그녀가 사랑한 남자는 로저 무어를 닮았다 하지만 그는 나쁜 남자 그녀를 나락에 빠뜨린 쓰레기 아름다운 천재가 쓰레기통에 빠져 죽음으로 들어갔다 아름다운 노래가 제일 가슴 아린 순간에 잉태되었다 마음이 시리다 신은 왜 이렇게 어수룩한 걸까! 신이 또 실수한 걸까? 신도 사람이 창조한 존재일 뿐 가장 큰 저항은 죽음이다 그래서 두렵지 않다 사는 게 죽지 마라 너는, 재능 많은 그녀가 그토록 원했던 건 너의 평범한 삶 일것이니.진옥현 서울시 관광사업과 ■서울글사랑 동호회 회원
  • -PGA- 존디어 클래식 일몰로 중단…김민휘 중위권

    김민휘(24)가 일몰로 중단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존디어 클래식에서 중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휘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실비스의 디어런 TPC(파71·7천257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에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쳤다. 악천후로 경기가 일시 중단된 이날 김민휘는 공동 37위로 18홀을 마쳤다. 1라운드를 마친 선수 중에는 패트릭 로저스, 라이언 무어, 잭 존슨(이상 미국) 등이 6언더파 65타를 쳐 가장 성적이 좋았다. 앤드루 루프(미국)는 4홀을 남긴 상황에서 8언더파를 적어냈다. 연합뉴스
  • 세리나 윌리엄스, “남자와 똑같이 상금을 받아야겠느냐”는 질문에

    세리나 윌리엄스, “남자와 똑같이 상금을 받아야겠느냐”는 질문에

    세리나 윌리엄스(34·미국)가 결승에 진출한 뒤 기자회견 도중 참으로 듣기 거북한 질문을 받았다. 윌리엄스는 8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이어진 엘레나 베스니나(러시아)와의 윔블던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준결승을 48분 만에 2-0(6-2 6-0)으로 이겨 결승에 진출, 언니 비너스를 72분 만에 2-0(6-4 6-4)으로 물리친 호주오픈 챔피언 안젤리크 케르버(독일)와 10일 우승을 다툰다. 그런데 세리나는 남자 단식 8강전에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앤디 머리(영국)가 각각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와 조 윌프레드 총가(프랑스)를 상대로 5세트까지 접전을 치르느라 힘들었는데 한 시간도 안 걸린 경기를 끝내고도 남자와 똑같은 상금을 챙겨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들었다. 세리나는 “성별 때문에 상금을 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사람들이 특히 언론, 일반적으로는 다른 선수들도 여성이 어떤 사람들인지, 어떤 존재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만으로 평가하고 존중해 줬으면 좋겠다“고 대꾸했다. 이어 “(테니스는) 기본적으로 일생을 걸쳐 해온 일이다. 평생 동안 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BBC는 기자회견 내용을 전한 뒤 지난 3월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더 많은 이들이 경기를 지켜보기 때문에 남자 선수들이 더 많은 상금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가 곧바로 ”성에 따라 어떤 차별이 있어야 한다고 얘기한 건 아니다. 난 스포츠에서의 기회 균등에 찬동한다“라고 해명하며 사과한 일이 있다고 전했다. 레이먼드 무어 인디언웰스 대회 조직위원장은 여자 골퍼들은 “(남자들에) 묻어간다. 남자 선수들에 감사하며 무릎을 꿇어야 한다”고 호기롭게 말했다가 나중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윔블던 대회는 2007년에 남녀에게 동등한 상금을 지급하기로 해 그랜드슬램 대회 가운데 가장 늦었다. US오픈은 1973년으로 가장 빨랐고, 프랑스오픈은 2006년, 호주오픈은 2001년부터 시행했다. 세리나와 결승에서 맞붙는 케르버는 “누구나 코트 위에서 갖가지 일들과 마주치게 된다. (경기에) 2시간이 걸릴지 아니면 8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목소리 연금술사… 성우 양지운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목소리 연금술사… 성우 양지운

    그의 평소 목소리는 ‘인디아나 존스’의 해리슨 포드와 비슷할까, ‘보디가드’의 케빈 코스트너와 닮았을까. 아니면 ‘체험 삶의 현장’ 같은 TV 프로그램에서의 코믹 내레이션에 더 가까울까.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 카페에서 만난 성우 양지운의 목소리는 그가 연기했던 무수한 인물 중 누구와도 닮아 있지 않았다. 50년 가까운 성우 인생의 대부분을 주인공으로만 살아온 그가 실제 인생의 주연으로서 달려온 68년을 들어봤다. -“이봐, 손님한테 그렇게 따지듯이 말하는 웨이터가 어딨나? 그 짧은 대사 하나 제대로 못해서 어떻게 성우를 해.” 1970년 서울 서소문 TBC 사옥의 라디오 녹음실에 성난 PD의 호통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차갑게 나를 보는 선배들의 시선. 성우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대사 한마디를 얻었던 그날, 나는 얼굴이 벌게져 당장이라도 녹음실을 뛰쳐나가고 싶은 심정이 돼 있었다. 라디오 드라마 속 내 역할은 레스토랑 웨이터. 대사는 딱 한 줄 “뭘 드시겠습니까?”였다. 주인공에게 정중히 물어야 하는데, 긴장한 탓에 “당신 뭐 먹을 거야. 빨리 말해!”라는 식으로 따지는 것처럼 딱딱한 연기가 되고 말았다. 무수한 NG 끝에 넋이 완전히 나간 상태로 녹음을 마쳤다. ‘기회만 주어지면 신성일이나 찰턴 헤스턴(영화 ‘벤허’의 주연배우) 역할이라고 못 하겠나.’ 평소 가졌던 그 생각은 얼마나 만용이었나. 어쨌든 나의 단독 대사 데뷔전은 그렇게 엉망으로 끝이 났다. 이후로도 녹음실의 ‘고문관’ 노릇은 상당 기간 이어졌는데, 그 와중에 위안거리는 하나 있었다. “신참이 목소리 하나는 괜찮구먼”이라는 선배들의 평가였다. -나는 고등어와 고구마를 아주 싫어한다. 절대로 안 먹는다. 고등어 머리만 모아 끓인 국과 고구마를 먹으며 비린내와 복통에 잠 못 들었던 어릴 적 기억 때문이다. 1948년 내가 태어난 곳은 경남 통영의 두메산골이었다. 바닷가 쪽 어촌이라면 차라리 좀 나았을까. 논도 밭도 제대로 없는 곳에서 할 거라곤 고구마 농사뿐이었다. 어머니는 며칠에 한 번씩 부두에 나가 손질하고 버려지는 고등어 머리들을 받아와 가마솥에 넣고 끓여 주셨다. 방안을 가득 채운 고등어 비린내는 이불에 스며 들고 옷에 배어 나를 어디든 따라다녔다. -고향이 싫었다. 분명히는 가난이 싫었던 것이지만, 나에게 고향은 곧 가난이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형님 세 분은 일찌감치 생계를 위해 고향을 떴기 때문에 어릴 적 우리 집은 부모님과 나, 이렇게 세 식구였다. 부모님은 무학(無學)이시기도 했지만, 끼니도 제대로 못 잇는 상황에서 막내아들의 미래를 생각할 여유가 없으셨다. 때가 됐는데도 학교에 보내지 않으셨다. 친구들이 국민학교(초등학교)에 가고 나면 혼자 남은 나는 산으로 바닷가로 마냥 쏘다녔다. 그러기를 2년. 울며불며 아버지를 졸라 열 살에 처음 학교에 들어갔다. -내 학력은 국졸로 끝날 뻔했다. 친구들이 중학교에 등교할 때 나는 농사를 지으러 갔다. 국민학교 때 나보다 공부를 못했던 아이들이 통영중 교복을 입고 다니는 걸 보면 어린 마음에 속이 뒤집어졌다. “사범학교 학생들이 가르치는 고등공민학교라는 곳이 있다던데 거기라도 가 볼래?” 마흔둘에 나은 늦둥이가 실의에 빠져 있는 걸 어머니 스스로 견디질 못하셨다. 그때 어머니의 배려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머니, 막내 데리고 같이 올라갈게요.” 어떻게 하면 이 지긋지긋한 집을 탈출할 수 있을까 궁리하던 차에 서울에 살던 둘째 형님이 같이 올라가자고 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고향에서 내 표정을 보곤 ‘저 놈을 여기에 계속 두면 안 되겠다’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그게 또래들은 고1이던 만 16세, 1964년이었다. -손잡고 올라온 건 작은형이었는데, 어쩌다가 자리를 잡게 된 건 경기도 의정부 큰형님 댁이었다. 형과 함께 의정부중학교에 갔다. “저 통영에서 고등공민학교 1학년 다녔으니까, 여기서는 2학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고등공민학교는 정규과정이 아니니 1학년으로 입학하라고 했다. ‘안 그래도 친구들보다 3년이나 늦었는데….’ 내 한숨이 너무도 깊었던지 교무주임 선생님이 그 전해에 봤던 1학년 기말고사 시험문제지를 갖고 오셨다. “여기 문제들 풀어봐. 잘 보면 2학년으로 해주마.” 다음날 나는 2학년 교실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아니 세 살 어린 동생들을 만났다. -큰형님은 아이가 셋이었다. 가뜩이나 작은 단칸방에 다섯 식구가 사는데 내가 끼니까 여섯이었다. 신문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밥만 형님 댁에서 먹고 잠은 보급소에서 잤다. 공부는 쉬웠다. 경상도 말씨 심한 시골 형이 순식간에 공부에서 자기들을 따라잡자 아이들은 놀라는 눈치였다. 공부 좀 한다는 게 알려져 우연히 큰형님이 셋방 사는 주인집 국민학생 아이를 가르치게 됐다. 나한테 배우고 그 아이가 성적이 확 올랐는데, 그 덕에 과외 학생을 많이 소개받았다. 국민학교 5~6학년 15명을 가르친 적도 있었다. 한 달에 최고 5000원도 벌었는데 대졸 직장인 월급 수준이었다. 절반 정도를 떼어 형님 생활에 보탰다. -당시 내 유일한 취미는 라디오를 듣는 것이었다. 집안에 TV가 거의 없던 당시에 라디오 드라마는 최고의 인기였다. 저녁이면 동네 아낙들이 밥상 치우고 삼삼오오 라디오 있는 집으로 몰려들었다. 구민, 고은정, 이창환 같은 성우들은 톱스타였다. 우리 집에는 라디오가 없었지만, 과외 선생의 지위를 이용해 제자의 집에 가서 듣곤 했다. -중3 때에는 유도를 했다. 전국대회에서 우승도 했다. 그때 함께 운동했던 친구가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던 장은경(1996년 별세)이었다. 그런데 운동만 하기엔 학업 성적이 너무 좋았다. 은경이는 유도를 위해 인천 선인고에 갔고 나는 일반고인 의정부고에 진학했다. 의정부고는 학력이 꽤 좋은 편이었는데, 나는 전교 10등 밖으로 나가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서울대에 대한 꿈 같은 건 없었다. 연기자가 되기로 마음을 굳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업이 끝나면 의정부에서 서울까지 차를 타고 와서 명동국립극장과 영화관에 살다시피 했다. 배우들의 대사를 따라했고, 라디오 드라마 대사도 받아 적은 뒤 연습을 했다. 영화배우나 TV 탤런트도 생각해 봤지만 내 외모에 목소리만큼의 강점은 없다는 걸 알곤 빠르게 포기했다. -한양대 토목학과에 들어갔는데 얼마 다니지는 못했다. 대학 1학년 때인 1969년 10월 TBC에 입사(성우 공채 5기)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성우로서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경상도 사투리였다. 나는 ‘경제’라고 말하는데 사람들은 ‘갱제’로 알아들었다. ‘쌀’이라고 하는데 사람들 귀에는 ‘살’로 들렸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희화화 유머에도 등장하는 이런 상황은 당시 나에게는 심각한 핸디캡이었다. 그때 방송사에서는 표준어만 써야 한다는 인식이 유난히 강했다. ‘서울말’, 그러니까 표준어를 외국어 배우듯이 익혔다. 퇴근을 하면 매일 서울 사람들만 만났다. 경상도 사람은 의도적으로 피했다. 서울말을 듣고 통으로 외웠다. 그야말로 사투리와의 사투였다. -그러는 중에도 나의 사투리 억양에 대한 지적은 계속됐다. 당시 TBC의 인사 평가 시스템은 매우 가혹했는데, 어느 날 불쑥 해고 통지를 하는 식이었다. “고생 고생해서 성우가 됐는데 결국 사투리 때문에 잘리는 건가.” 불안한 날들이 이어지는데 뜻밖의 기회를 얻게됐다. 당시 ‘광복 20년’이라는 정치 드라마의 ‘이승만 시해미수 사건’ 편에 김시현이라는 분이 나왔다. PD가 경상도 말을 써야 하는 그 역할을 나에게 주었다. 방송이 나간 뒤 반응이 아주 좋았다. “저렇게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성우가 누구냐”는 격려 전화가 빗발쳤다. ‘퇴출’ 후보에서 갑자기 ‘TBC의 보물’이 됐다. -그러다 1976년 인생의 전기가 찾아왔다. ‘600만불의 사나이’의 주인공 스티브 오스틴(리 메이저스) 역을 맡게 됐다. 입사한 지 6년을 갓 넘겼을 때였다. 원래 ‘600만불의 사나이’는 길게 방영할 게 아니었다. 단발 편성이었다. 그래서인지 PD가 주인공을 나에게 맡겼다. 공군 조종사 출신 대령이 사고로 양쪽 다리와 한쪽 팔, 한쪽 눈을 잃었지만 최첨단 기술로 다시 태어나 차도 한 손으로 번쩍 들고 시속 100㎞로 달린다는 설정은 당시로선 충격이었다. 방송이 나가자 전국에서 난리가 났다. 드라마 자체도 그렇지만 주인공 목소리 성우가 너무 잘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결국 ‘600만불의 사나이’는 장기 편성으로 바뀌었고 나의 역할도 계속됐다. 선후배 기수 개념이 강한 방송국에서 고참들을 제치고 고작 입사 6년에 주인공이라니. -드라마가 인기를 얻자 광고가 어마어마하게 들어왔다. 점심 먹을 시간도 없어서 별명이 ‘김밥맨’일 정도였다. 아침에 방송국으로 출근하면 밤 10시는 넘어야 퇴근할 수 있었다. 어린이들이 600만불의 사나이 흉내를 내면서 사고도 많이 났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다 사망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 아주머니는 방송국으로 찾아와 ‘주인공 흉내를 내다가 크게 다쳤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600만불의 사나이’가 인기를 모으면서 ‘두 얼굴의 사나이’, ‘소머즈’, ‘원더우먼’ 등 비슷한 장르의 미국 드라마가 속속 국내에 들어왔다. -과거 ‘주말의 명화’, ‘명화극장’ 등 주말 외화들이 방송사를 먹여살리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는 더빙이 시원찮으면 “성우 때문에 영화를 망쳤다”고, 반대로 괜찮으면 “성우가 영화를 살렸다”는 편지와 전화가 방송국에 쇄도했다. 로버트 드니로, 멜 깁슨, 해리슨 포드 등의 목소리가 내 단골이었다. TBC 전속에서 풀린 뒤 방송국마다 나를 붙잡기 위해 경쟁이 벌어졌고 내 인기는 그야말로 상한가였다. “극장에서 볼 때보다 더 낫다”는 것만큼 기분 좋은 말은 내게 없었다. -‘맥가이버’, ‘형사 가제트’를 맡았던 배한성 선배는 외부에서 필생의 라이벌로 꼽지만, 우리 둘 사이는 별로 그렇지는 않다. 배 선배는 나이는 두 살 위, 방송국 기수로는 3기 위(TBC 2기)다. 사실 서로 경쟁할 부분도 없었다. 배 선배는 부드러운 콧소리 음성이지만 난 쇳소리에 가깝다. 서로가 서로를 빛나게 해준다. 형사물인 ‘스타스키와 허치’도 함께 했다. 난 냉정한 독일계 형사인 허치를, 배 선배는 다혈질의 유태계 형사 스타스키를 맡았다. -나에게 목소리 관리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목을 잘 관리하려면 잘 자고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 피곤하면 목소리부터 변한다. 감기도 조심해야 한다. 목소리는 지문처럼 타고나는 것이지만, 과음을 하거나 흡연을 하면 망가지기 마련이다. 목소리 관리를 위해 물병을 갖고 다니며 하루에 2ℓ 이상을 마신다. -언제부턴가 ‘성우’보다는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가’로 더 많이 활동한 것 같다. 큰아들이 스무 살이 되던 2000년 입대영장이 나오자 종교적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했다. 군사법원에서는 징역 3년형을 선고했다. 그 전까지는 내 종교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아들이 그렇게 되니 양심적 병역 거부 문제에 앞장설 수밖에 없었다. 내가 ‘여호와의 증인’ 신자가 된 건 1987년부터다. 주변에서 “왜 하필…”이라는 반응도 나왔지만 “난 그저 내 길을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종교를 강요한 적은 없었지만 자연스레 부모를 따라왔다. ‘양심적 병역거부자 가족협의회’ 공동대표를 맡아 청와대나 법무부 등을 쫓아다녔다. 세상이 날 싸움꾼으로 만든 셈이었다. 그 이후 광고 출연 요청 등도 완전히 끊겼지만 개의치 않는다. 사정은 다른 아이들도 비슷한데 둘째도 2011년부터 감옥살이를 했고 지금 스물네 살인 셋째는 재판을 받고 있다. 요즘 많이들 물어보는 게 ‘걸그룹 며느리’(‘카라’ 출신 김성희) 얘기다. 그 아이는 나에게 막내딸과 같다. 결혼한 지 5년이 다 돼가는데 아직도 그렇게 예쁠 수 없다. 김태균 사회부장 windsea@seoul.co.kr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성우 양지운 1970년대 이후 중후하고 담백한 목소리로 늘 최고의 자리를 유지해 온 우리나라의 대표 성우다. ‘600만불의 사나이’의 리 메이저스(왼쪽·스티브 오스틴)를 비롯해 해리슨 포드(인디아나 존스, 도망자, 스타워즈), 로버트 드니로(오른쪽·히트, 대부2, 미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알 파치노(애니 기븐 선데이), 리엄 니슨(테이큰, 쉰들러 리스트), 멜 깁슨(가운데·리썰 웨폰, 브레이브 하트), 케빈 코스트너(보디가드, 워터월드), 러셀 크로(글래디에이터), 숀 코너리·로저 무어(007 시리즈), 크리스토퍼 리브(슈퍼맨) 등이 그의 목소리를 통해 한국 시청자들을 만났다. 2000년대 이후에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 가족협의회 공동대표로 활동해 왔다. ▲1948년 경남 통영 출생 ▲경기 의정부중·고 ▲한양대 토목공학과 중퇴 ▲TBC 성우 5기 입사(1969년) ▲MBC 라디오 연기대상(1984년), KBS 최우수 외화 연기상(1999년), 한국방송대상 성우상(2010년) ▲한국성우협회 부이사장(2004년),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 겸임교수(2005년)
  • 과거에 사로잡힌 스파이, 한국서도 통할까

    과거에 사로잡힌 스파이, 한국서도 통할까

    5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007 시리즈의 스물네 번째 작품인 ‘스펙터’(11일 개봉)가 영화 비수기인 11월 국내 극장가에서 최강자로 군림할 수 있을까. 지난달 말, 007의 고향 영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차례차례 개봉하고 있는 ‘스펙터’는 지금까지 모두 71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영국에선 개봉 첫 주에 4100만 파운드(약 718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역대 최대다. 전작인 ‘스카이폴’(2010만 파운드)은 물론, 기존 1위였던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2380만 파운드)도 가뿐히 뛰어넘었다. 지난 주말에는 북미에서 개봉해 하루 만에 2800만 달러(약 324억원)를 벌어들이며 1위를 차지했다. 007 시리즈는 6대 본드인 다니엘 크레이그가 처음 제임스 본드 역할을 맡은 ‘카지노 로얄’(2006)을 기점으로 과거 내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리부트)하는, 사실상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하며 부활했다. 원작자인 이안 플레밍이 1953년 처음 내놓은 007 소설의 첫 작품 제목이 바로 카지노 로얄. 때문에 영화 팬, 특히 007 팬들이 흥미롭게 지켜보는 대목은 과거와 현재의 절묘한 조화다. 본드의 상관인 M은 리부트 시리즈에서 여배우인 주디 덴치가 맡아 여성 캐릭터가 됐다가 전작부터 랄프 파인즈가 바통을 이어받으며 다시 남성 캐릭터가 됐다. 머니페니도 백인 여성에서 흑인 여성으로 바뀌었고, 현장 요원이었다가 사무직을 지원해 M의 비서를 맡는 식으로 재해석된다. 첨단 무기를 제공하는 Q도 본드를 구박하는 신세대 캐릭터로 변화한다. 이번 ‘스펙터’는 한발 더 나아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007의 과거로 승부수를 띄운다. 전작에서 어린 시절을 맛보기로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과거 시리즈 중 가장 악명 높은 조직으로 꼽히는 스펙터를 무려 44년 만에 다시 등장시키고 이를 본드의 과거와 얽히고설키게 만든다. 스펙터는 ‘살인번호’(1962)를 시작으로 ‘위기일발’(1963),‘썬더볼 작전’(1965), ‘두 번 산다’(1967), ‘여왕 폐하 대작전’(1969), ‘다이아몬드는 영원히’(1971)에 나온다. 007 하면 떠오르는 설원 추격 장면이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게 더욱 스펙터클 하게 재현되고, 향수를 자극하는 무기가 장착된 본드카와 과거 로저 무어 시절 중간 보스급 악당인 조스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캐릭터가 나오기도 한다. 24대 본드걸은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에서 열연한 레아 세이두가 맡았다. 하지만 ‘스펙터’가 국내에서도 잭팟을 터뜨릴지는 미지수. 국내 시장에선 이름값에 견줘 이른바 ‘대박’ 시리즈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최근 성적을 살펴보면 ‘카지노 로얄’이 101만명, ‘퀀텀 오브 솔러스’가 220만명이었고, 역대 최고 흥행작이라는 ‘스카이폴’도 237만명에 그쳤다. 맷 데이먼의 본 시리즈,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등으로 한껏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를 만족시키기에는 아쉬운 대목도 있다. 무엇보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맞서온 악당들의 ‘끝판왕’ 격으로 크리스토프 왈츠가 등장하지만 오히려 전작에 나온 하비에르 바르뎀의 존재감보다 못하다. 영미권 5개국 정보협력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를 연상케 하는 ‘나인 아이즈’를 등장시켜 무분별한 개인 정보 감시 문제도 곁들이지만 기시감이 짙다. 영화 팬들에게 여신으로 군림했던 모니카 벨루치도 잠깐 등장하는데 시간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월드경매+] 4억 넘는 거액에 낙찰된 ‘007 시계’의 흥미로운 이력

    [월드경매+] 4억 넘는 거액에 낙찰된 ‘007 시계’의 흥미로운 이력

    며칠 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필립스 경매에서 세계 최고급 시계 브랜드인 파텍 필립의 손목시계 1점이 우리 돈으로 83억7000만 원이 넘는 거액에 낙찰됐다는 소식이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사실 이날 경매에는 또 다른 관심사가 있었다. 바로 영국 배우 로저 무어가 1973년 개봉한 영화 ‘007 죽느냐 사느냐’에서 착용했던 제임스 본드 시계가 우리 돈으로 약 4억2000만 원에 낙찰됐던 것. 로저 무어의 제임스 본드 시계는 롤렉스 사의 다이버용 시계인 서브마리너의 한 종류((Ref. 5513)로, 지난 2011년 크리스티 경매에 나와 당시 약 2억 7000만원에 낙찰됐었다. 경매 단골손님이 된 이 제임스 본드 시계는 몇 가지 흥미로운 이력이 있다. 영화 속 제임스 본드는 이 시계 테두리에 있는 회전 톱날로 밧줄을 끊어 상어로부터 여주인공을 구해냈다. 또 그는 시계에 내장된 강력한 자기장으로 총알을 막아냈고 전자석 역할을 하는 이 시계의 자기력으로 여성의 드레스 지퍼를 내리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경매에서 이 시계가 낙찰된 정확한 가격은 36만 5000스위스프랑(약 4억 2100만원). 예상가인 10만 5000~20만 5000스위스프랑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으로, 낙찰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진=필립스, 영화 스틸컷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영화프리뷰] ‘마진 콜 : 24시간, 조작된 진실’

    [영화프리뷰] ‘마진 콜 : 24시간, 조작된 진실’

    107년 역사를 뽐내는 월스트리트의 투자 은행에 대규모 정리해고가 시작된다. 위기 관리부서 책임자 에릭 데일(스탠리 투치) 역시 등 떠밀리듯 쫓겨나면서 “조심하게”라는 말과 함께 USB 하나를 부하직원 피터 설리반(재커리 퀸토)에게 건넨다. 그날 밤, 설리반은 호기심으로 데일의 파일을 검토하다가 놀란다. 회사의 돈줄인 주택저당증권(MBS)에 대규모 부실이 발생했고, 부동산 가격이 25%가 하락하면 손실이 시가 총액을 넘어설 것이란 경고였다. 몇 시간 만에 존 털드(제레미 아이언스) 회장 등 수뇌부가 모여든다. 위기는 코앞에 닥쳤고 선택의 여지는 별로 없다. MBS의 부실을 먼저 감지했을 뿐, 어차피 시장도 알게 될 터. 털드 회장은 시장의 몰락 따윈 안중에도 없다. 오로지 회사의 손실을 줄이려고만 한다. 영화 ‘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1월 3일 개봉)은 세계 경제를 수렁에 빠뜨린 2008년 9월 14일(미국시간)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 파산을 모티브로 삼았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파산으로 기록된 리먼 브러더스는 당시 자산 규모만 6390억 달러에 이르렀다. 영화는 금융 위기 하루 전 위기를 감지한 8명의 증권맨들이 보낸 24시간을 쫓아간다. 파생 상품 용어들을 몰라도 영화를 보는 데 어려움은 없다. 다만 간단히 짚고 넘어 가자면 MBS는 주택을 담보로 10년 이상의 장기 대출을 해준 저당채권 중 우량한 자산을 묶어 발행한 증권이다. MBS가 창출하는 돈의 흐름은 간단하다. 금융 기관은 주택 저당채권을 자산유동화중개회사(SPC)에 매도한다. SPC는 몇 개의 채권과 묶어 MBS를 발행해 금융기관에 되판다. 금융기관은 MBS를 이 기관 저 기관에 돌린다. 금융 회사는 수십년에 걸쳐 돌려받을 대출금을 일시에 받을 수 있다. 단, 주택 가격이 꾸준히 상승해야 부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파생 금융상품이 실물경기 하락 시점에서 휴지 조각에 불과하다는 걸 월스트리트는 2008년에 깨닫는다. 원작 소설을 쓰고 이 작품으로 데뷔한 J C 챈더의 각본과 연출은 발군이다. 월스트리트의 생리와 그 안에 기생하는 금융 기관 종사자의 탐욕과 위선을 발가벗긴다.시장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MBS의 폭탄세일을 반대하던 샘 로저스(케빈 스페이시)에게 털드 회장은 말한다. “위기는 반복되지만, 목적은 똑같다. 우리는 어쩔 수가 없다. 조절하고 멈추고 느려지게 하고 때론 슬그머니 바꾸는 것 뿐. 성공하면 돈을 벌고 잘못 짚으면 길 한쪽에 버려질 수도 있다.”고. 로저스는 대꾸한다. “납득하는 건 결코 아니다. 다만 난 돈이 필요할 뿐”이라고 말한다. 영화의 결정적 장면이다. 촘촘한 각본에 어울리는 캐스팅이다. 제레미 아이언스와 케빈 스페이시의 존재감은 묵직하다. 데미 무어와 스탠리 투치 등 중견 배우들과 폴 베타니, 재커리 퀸토(미드 ‘히어로즈’의 사이코패스 살인마 사일러), 사이먼 베이커(‘멘털리스트’의 패트릭 제인)의 조합도 나쁘지 않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미주통신] 美 공화당 정치인 ‘강간은 쉽다’ 발언 파문

    [미주통신] 美 공화당 정치인 ‘강간은 쉽다’ 발언 파문

    미국 공화당 소속 토드 아킨 연방의원의 ‘합법적 강간’ 발언이 물의를 빚은 데 이어 또다시 공화당 소속 정치인이 ‘강간은 쉽다. (some girls, they rape so easy)’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여 파문이 일고 있다고 12일(이하 현지시각)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로저 리바드(60) 미국 위스콘신주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은 지난 10일 현지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몇몇 소녀들은 강간하기가 쉽다. 나의 아버지는 그녀들이 후회하는 성접촉을 강간이라고 부를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충고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연거푸 쏟아 냈다. 그는 지난 12월에도 “어린 소녀가 성관계하여 임신을 하게 되면 화를 내는 부모님에게는 강간을 당했다고 핑계 댈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여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하지만 혼전 성관계의 위험성을 강조하고자 한 그의 이러한 발언은 즉각적으로 공화당 내에서도 큰 파문을 불려 왔다. 폴 라이언 공화당 부통령 후보 등은 “그의 발언은 무어라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매우 무도하며 공격적”이라며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정적인 민주당 또한 “우리의 딸이나 자매들이 그렇게 다루어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로저는 유권자 대다수와는 동떨어진 극단주의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로저 의원은 뒤늦게 “강간은 무서운 폭력이다.”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파문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연방의원은 물론 주 하원의원까지 미국 공화당 소속 정치인들의 거듭된 ‘강간 발언’ 실언에 공화당 지도부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배포자료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미리 본 할리우드 시리즈물 세가지 빛깔

    미리 본 할리우드 시리즈물 세가지 빛깔

    캐시카우(cash cow). 확실한 돈벌이가 되는 상품이나 사업을 뜻하는 경제용어다. 알려진 상품명 덕에 마케팅 비용을 덜 쓰고도 거듭 구매를 끌어낼 수 있다. 영화 산업에서는 시리즈물이 이에 해당한다. 때문에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는 웬만해선 시리즈를 끝내지 않는다. ‘프리퀄’(1편 이전 이야기를 다룬 속편·‘스타워즈 에피소드 1~3’)이나 ‘스핀오프’(특정 캐릭터를 뽑아 만든 새 작품·‘슈렉’에서 파생된 ‘장화 신은 고양이’)가 생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올해에는 그동안 천문학적인 성공을 거둔 시리즈물이 줄지어 개봉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그동안 즐거웠어… 아름답게 떠나줄게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단연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다. ‘배트맨’(1989)과 ‘배트맨 리턴스’(1992)를 연출했던 팀 버튼 감독이 손을 떼고 조엘 슈마허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은 뒤로 뇌사상태에 빠진 배트맨을 되살린 건 오롯이 놀란의 공이다. 지지부진한 시리즈의 심폐소생 해법으로 놀란은 프리퀄을 택했다. 억만장자 브루스 웨인(크리스천 베일)이 왜 배트맨이 됐는지에서 영화를 시작한 것. 제작비 1억 5000만 달러를 들인 ‘배트맨 비긴즈’(2005)는 흥행 수익 3억 7271만 달러를, 1억 8500만 달러를 투입한 ‘다크나이트’(2009)는 10억 달러를 돌파(10억 19만 달러)했다. 워너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한 셈. 놀런이 워너와 계약한 프리퀄 3부작의 마지막 편이 7월 개봉하는 ‘다크나이트 라이즈’다. 전편에서 조커 역을 맡아 영화 역사상 가장 매혹적인 악역을 소화한 고(故) 히스 레저의 빈자리가 관건이다. 악당 베인 역을 맡은 톰 하디의 어깨가 무겁다. 2008년 이후 한 편씩 꼬박꼬박 나왔다. 그때마다 전 세계 소녀팬의 마음은 두근거렸다. 1~4편을 통틀어 24억 달러 이상을 빨아들인 ‘트와일라잇’ 시리즈 얘기다. 판타지 로맨스 장르의 막을 연 위대한 시리즈의 마지막 편 ‘브레이킹 던 파트2’가 12월에 개봉한다. 열혈 팬은 이미 원작소설을 읽어 다 아는 결말이다. 그래도 티켓을 사도록 만드는 게 시리즈의 마력이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시리즈의 4편 ‘브레이킹 던 파트1’은 최종편을 향한 징검다리 역할에 그친 탓에 흥행이 부진했다. 시사 주간지 타임이 뽑은 최악의 영화 10위에 뽑히기도 했다. 원작소설 마지막 권을 2편의 영화로 나눠 개봉했던 해리포터 시리즈가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로 자존심을 회복했던 전례를 ‘브레이킹 던 파트2’도 이을지 궁금하다. ◆쫄지마… 이번에도 뜰 거야 전 세계 흥행수익 25억 달러를 넘어선 ‘스파이더맨’ 1~3편을 이끌어온 샘 레이미 감독도, 주인공 토비 맥과이어도 떠났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시험대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다. ‘500일의 썸머’로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른 마크 웹이 메가폰을 잡았다. ‘소셜 네트워크‘에서 마크 저커버크의 친구로 나온 유망주 앤드루 가필드가 쫄쫄이 옷을 입은 영웅으로 변신한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3차원(3D)으로 제작된다. 거미줄을 타고 마천루 사이를 활강하고, 악당을 제압하는 스파이더맨만큼 3D에 적합한 소재도 없을 터. 코믹북(만화책) 회사 마블코믹스의 간판 캐릭터인 스파이더맨은 공교롭게도 경쟁사인 DC코믹스의 자존심 배트맨(‘다크나이트 라이즈’)과 7월에 정면 격돌한다. 액션영화의 문법을 바꿔놓은 맷 데이먼 주연의 ‘본 시리즈’는 1~3편으로 9억 달러 이상을 벌었다. 그런데 2~3편을 연출한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물론, 제이슨 본의 현신이나 다름없던 데이먼은 시리즈를 떠났다. 또 다른 문제는 로버트 러들럼의 베스트셀러 원작소설 역시 1~3편이 전부라는 것. 2001년 러들럼이 심장마비로 숨지고서 반 러스트베이더가 ‘본 레거시’ ‘본 비트레이얼’을 집필했지만, 러들럼의 원작만큼 좋은 평가를 얻지는 못했다. ‘본 레거시’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까닭이다. 하지만 본 시리즈 1~3편 각본을 맡은 토니 길로이가 메가폰을 잡으면서 위험 요인은 상당 부분 사라졌다. ‘미션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로 액션 본능을 드러낸 제러미 러너가 주인공을 맡았다. 8월 개봉. ◆갈 때까지 가볼 거야 1962년 첫 영화 ‘살인번호’가 만들어진 이후 어느새 50년. 영국 첩보기관 MI 6의 요원 제임스 본드는 첩보원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007 시리즈의 23번째 영화 ‘007 스카이폴’이 11월에 개봉한다. 숀 코너리(1~5, 7편)와 조지 라젠비(6편), 로저 무어(8~14편), 티머시 달턴(15~16편), 피어스 브로스넌(17~20편)에 이어 6대 제임스 본드로 기용된 대니얼 크레이그가 이번에도 주인공을 맡았다. 2006년 ‘카지노 로얄’에 이어 3번째다. 영화 데뷔작 ‘아메리칸 뷰티’(1999)로 2000년 아카데미상 작품상과 감독상 등 5개 부문을 휩쓸었던 샘 멘데스가 연출을 맡아 더 기대된다. 베니스·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휩쓴 스페인의 명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이 블록버스터 영화 악역으로 등장하는 것도 흥미롭다. 시리즈 최고의 캐스팅이다. 검은색 슈트와 선글라스를 끼고 묘하게 생긴 외계생명체와 사투를 벌이는 두 사내를 앞세운 ‘맨 인 블랙 3’도 5월에 개봉한다. 10년 만에 시리즈가 재개됐다. 1편이 나온 지 어느덧 16년째. 이합집산이 심한 다른 시리즈와 달리 배리 소넨필드 감독과 두 주연배우 윌 스미스, 토미 리 존스까지 그대로다.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 톱날 달린 ‘제임스본스 시계’ 낙찰가는 얼마?

    톱날 달린 ‘제임스본스 시계’ 낙찰가는 얼마?

    제임스본드 시계가 스위스 경매에서 우리 돈으로 2억여원에 낙찰돼 화제다. 주요외신에 따르면 지난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 영화 007 시리즈 제8탄 ‘죽느냐 사느냐’에서 제임스 본드 역의 로저 무어가 착용했던 롤렉스 시계가 21만 9000스위스프랑(약 2억 7000만원)에 낙찰됐다. ‘죽느냐 사느냐’ 미술담당 시드 케인이 1972년 채택한 이 제임스본드 시계는 롤렉스 사의 다이버용 시계인 서브마리너의 한 종류(Ref. 5513)로 알려졌다. 영화 속 제임스 본드는 이 시계 테두리에 있는 회전 톱날로 밧줄을 끊어 상어로부터 여주인공을 구해낸다. 당시 경매는 39개국에서 모인 222명의 구매자가 모인 가운데 9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이 제임스본드 시계는 오전 출품되자마자 거의 바로 낙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경매의 하이라이트는 제임스본드 시계만이 아니었다. 세계 최고가 시계로 잘 알려진 스위스 시계 장인 파텍 플립이 1968년 제작한 한 종류(Ref. 3448)가 애초 예상 낙찰 가격을 두 배 이상 넘긴 209만9000 스위스 프랑(약 26억원)에 낙찰돼 주목을 받았다. 이 시계는 희귀한 핑크골드 색상에 캘린더와 낮과 밤을 알 수 있는 달 문양이 그려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크리스티닷컴(제임스본드 롤렉스 Ref. 5513, 파텍플립 Ref. 3448)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인도정부 “007, 영화 장면 좀 바꿔주세요”

    인도정부 “007, 영화 장면 좀 바꿔주세요”

    ”영화 장면 좀 바꿔 주세요” 최근 인도에서 촬영 중인 영화 007 시리즈의 일부 장면이 인도정부의 요청으로 바뀐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1983년 로저 무어가 주연했던 ‘옥토퍼시’(Octopussy)이후 30년 만에 인도땅을 다시 밟은 007은 전작에 이어 다니엘 크레이크가 비밀 첩보 요원으로 재등장한다. 인도정부에 의해 문제시 된 장면은 운행 중인 열차 지붕으로 제임스 본드가 오토바이를 이용해 뛰어오르는 신. 원래 안은 이 열차 지붕 위에 많은 승객들이 타고 있는 설정이었다. 현재 인도에서 열차는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교통수단으로 열차 지붕 위 승차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지붕 위 열차 승차가 불법이라는 점. 인도 철도부 장관 디너스 트리베리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에서 열차 지붕 위 승차는 불법으로 모든 열차가 지붕 승차를 하는 것이 아니다.” 며 “사람들에게 잘못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정부의 요청으로 007제작사 측은 영화 속 열차 위 승객들을 뺐다. 철도부 장관은 “007같은 대작에 인도가 등장하는 것은 큰 홍보 효과가 있다.” 며 “‘인도의 철도가 제임스 본드처럼 강력하다’는 대사도 넣어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007시리즈의 23번 째가 될 이번 영화의 제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샘 멘데스가 연출을 맡았다. 사진=영화 007 옥토퍼시의 한 장면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27세에 숨진 팝스타 와인하우스… ‘27세 클럽’엔 누가?

    27세에 숨진 팝스타 와인하우스… ‘27세 클럽’엔 누가?

     커트 코베인,지미 헨드릭스,제니스 조플린의 공통점은?  이들은 젊은 나이로 한창 주가를 올릴 때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공교롭게도 사망 당시 나이가 27세다.  미국 CBS 방송은 ”27세로 숨진 대중 음악인들을 칭하는 이른바 ‘27세 클럽’에 영국 출신 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새로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2006년 그래미상 5관왕에 오른 와인하우스는 23일(현지시각) 북런던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영미권 유명 뮤지션 가운데 와인하우스처럼 27세에 세상을 뜬 스타가 많았다.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은 1994년 약물 중독에서 회복된 직후 미국 시애틀 자택에서 권총으로 자살했다. 전설적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는 1970년 런던의 호텔방에서 자신의 토사물 때문에 질식해 숨졌다.  여성 록커 제니스 조플린도 같은 해 로스앤젤레스의 모텔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사인은 헤로인 과용으로 알려졌다. 록밴드 도어스의 리더 짐 모리슨은 1971년 파리에 있는 아파트의 욕실에서 숨졌다.부검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모리슨은 알코올과 약물 중독으로 인한 심장 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롤링스톤스의 창설자로 약물과 알콜 중독이 심했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존스는 1969년 영국의 한 농장 수영장에서 익사했으며 그레이트풀데드의 키보디스트 로저 맥커넌은 1973년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자택에서 위장출혈로 사망했다.  커트 코베인이 죽은 뒤 그의 어머니 웬디 오코너가 남긴 말은 유명하다.오코너는 그의 아들이 죽기 전 “멍청한 클럽에 가입하지 말라고 했다.”며 한탄했다.  뮤지션들이 일찍 사망한다는 것은 연구 결과로도 입증됐다.리버풀존무어스대학의 2007년 연구에 따르면 북미와 영국의 뮤지션들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요절할 확률이 두배로 높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국왕의 혼외정사 아이 또 있다”

    세계인의 주목 속에 성대한 결혼식을 막 치른 모나코 공국 국왕 알베르 2세 대공(52)이 친자 확인 검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의 아기를 낳았다고 주장하는 전 연인이 친자 확인을 왕실에 요구한 것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일(현지시간) 알베르 국왕이 이미 알려진 자녀 2명 외에 아이가 1명 더 있다는 주장이 나와 친자 확인 검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모나코 왕실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알베르 국왕은 미국인 부동산 중개인과 전직 에어프랑스 스튜어디스와의 사이에서 혼외정사로 각각 19세 된 딸 재스민과 6세 아들 알렉산더를 두고 있다. 프랑스 잡지 퍼블릭은 알베르 국왕에게 사생아 2명이 더 있다면서 그중 한 명은 이탈리아 여성 작가가 낳은 18개월짜리 아들이라고 보도했다. 알베르 국왕은 과거에도 2명의 자녀가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고 부인했으나 유전자(DNA) 검사 결과 친자임이 드러나자 양육비를 지급해오고 있다. 그러나 왕위는 이번에 결혼한 샤를렌 위트스톡(33·남아공)이 낳게 될 자녀에게 계승된다. 한편 알베르 2세와 샤를렌 위트스톡의 결혼식은 지난 2일 모나코 왕궁 안의 생트 데보트 성당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영국 배우 로저 무어, 이탈리아 디자이너 로베르토 카발리 등 세계 유명 인사와 왕족 등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결혼식은 지난 1956년 부왕 레니에 3세와 그레이스 켈리 왕비의 결혼식 이후 모나코 왕궁에서 55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수천명의 모나코 국민은 왕궁 밖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예식을 지켜보며 환호하고 박수갈채를 보냈다. 결혼식 이틀 전 도주설 논란을 낳기도 했던 위트스톡은 이날 가벼운 화장에 머리를 프랑스식으로 뒤로 올려 묶고 조르조 아르마니의 화려한 보트 넥 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에 등장했다. 아버지의 팔짱을 끼고 왕궁으로 들어선 위트스톡은 식이 진행된 1시간 반 동안 비교적 차분한 표정을 지어 보였으나 결혼식 후반 부케를 내려놓을 때에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 하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세기의 결혼식 치룬 모나코 대공 친자확인 검사 직면

     세계인의 주목 속에 성대한 결혼식을 막 치른 모나코 공국 국왕 알베르 2세 대공(52)이 친자 확인 검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의 아기를 낳았다고 주장하는 전 연인이 친자 확인을 왕실에 요구한 것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일(현지시간) 알베르 국왕이 이미 알려진 자녀 2명 외에 아이가 1명 더 있다는 주장이 나와 친자 확인 검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모나코 왕실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알베르 국왕은 미국인 부동산 중개인과 전직 에어프랑스 스튜어디스와의 사이에서 혼외정사로 각각 19세 된 딸 재스민과 6세 아들 알렉산더를 두고 있다. 프랑스 잡지 퍼블릭은 알베르 국왕에게 사생아 2명이 더 있다면서 그중 한 명은 이탈리아 여성 작가가 낳은 18개월짜리 아들이라고 보도했다.  알베르 대공은 과거에도 2명의 자녀가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고 부인했으나 유전자(DNA) 검사 결과 친자임이 드러나자 양육비를 지급해오고 있다. 그러나 왕위는 이번에 결혼한 샤를렌 위트스톡(33·남아공)이 낳게 될 자녀에게 계승된다.  한편 알베르 2세와 샤를렌 위트스톡의 결혼식은 지난 2일 모나코 왕궁 안의 생트 데보트 성당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영국 배우 로저 무어, 이탈리아 디자이너 로베르토 카발리 등 세계 유명 인사와 왕족 등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결혼식은 지난 1956년 부왕 레니에 3세와 그레이스 켈리 왕비의 결혼식 이후 모나코 왕궁에서 55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수천명의 모나코 국민은 왕궁 밖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예식을 지켜보며 환호하고 박수갈채를 보냈다.  결혼식 이틀 전 도주설 논란을 낳기도 했던 위트스톡은 이날 가벼운 화장에 머리를 프랑스식으로 뒤로 올려 묶고 조르조 아르마니의 화려한 보트 넥 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에 등장했다. 아버지의 팔짱을 끼고 왕궁으로 들어선 위트스톡은 식이 진행된 1시간 반 동안 비교적 차분한 표정을 지어 보였으나 결혼식 후반 부케를 내려놓을 때에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 하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날 위트스톡이 입은 웨딩 드레스는 130m에 이르는 여러 종류의 실크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4만개, 진주모 구슬 2만개로 만들어졌다. 완성하는 데 2500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알베르 국왕은 카르티에의 18캐럿 다이아몬드가 박힌 화이트골드 반지를 그녀에게 끼워 주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한가위 영화] 3D 애니 슈퍼배드 VS 캣츠 앤 독스2

    추석 영화가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들의 전유물만은 아닐 터. 아침에 조상님께 차례 드리고, 오후에는 아이들 데리고 영화 한 편 보는 것도 꽤나 솔깃한 추석 연휴 패키지(!)다. 이렇게 센스 있는 가족들을 위한 할리우드 가족 애니메이션 두 편이 준비돼 있다. ‘슈퍼배드’와 ‘캣츠 앤 독스2’다. 슈퍼배드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제작의 양대 산맥인 픽사와 드림웍스의 아성에 도전하는 ‘아이스에이지’ 제작팀과 미국의 대형 영화사 유니버설픽쳐스가 손을 잡고 만든 작품이다. 스펙터클한 모험과 웃음 그리고 가슴 찡한 감동을 3차원(3D)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냈다. 미국에서만 2억 3000만달러(약 2711억원)를 벌어들이며 올 상반기 개봉한 드림웍스의 ‘드래곤 길들이기’(2억 1000만달러)를 따돌렸다. 세계 최고의 슈퍼 악당이 되고 싶은 그루. 하지만 여기 저기서 나타나는 젊은 악당들에게 밀려 퇴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다. 그루는 모든 사물을 작게 만들 수 있는 ‘축소 광선’으로 달을 훔치려는 야심에 찬 계획에 도전하지만 축소 광선은 또 다른 악당 벡터의 손에 있다. 벡터가 쿠키 마니아라는 사실을 안 그루. 쿠키를 팔러 다니는 세 자매인 마고와 에디트, 아그네스를 입양하고 벡터에게 세 자매를 접근시켜 축소 광선을 탈취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내 역공을 당하고 아이들은 위험에 처한다. 사실 슈퍼배드는 픽사나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처럼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눈높이를 조금 낮춰 보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할만한 소재가 많다. 특히 짧은 팔다리에 통통한 몸을 한 ‘미니언’들의 캐릭터는 귀여울 뿐 아니라 막판 대활약을 펼치면서 흐뭇함을 자아낸다. 세 소녀 가운데 첫째 마고와 둘째 에디트의 목소리를 걸그룹 소녀시대의 태연과 서현이 맡았다. 이에 맞서는 ‘캣츠 앤 독스2’도 3D 애니메이션이다. 전편보다 업그레이드된 기상천외한 하이테크 첩보전이 재미를 더한다. 이야기는 전편의 개·고양이 전쟁이 끝나고 휴전으로 찾아온 평화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광기 어린 고양이 ‘키티’가 복수의 발톱을 갈고 있다. 한때 고양이 정보국에 몸 담았던 키티는 숙적인 개 종족은 물론 동료였던 고양이와 인간들까지 제거하고 자신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운다. 키티 때문에 세상이 멸망할 위기에 직면하자 개와 고양이 종족은 동맹을 결심하고 역사상 전례 없는 연합작전을 펼친다. 인간을 능가하는 조직력과 기발한 발상, 촌철살인 유머를 구사하는 동물들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007’을 비롯해 ‘본 아이덴티티’, ‘양들의 침묵’, ‘미션 임파서블’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패러디는 놓칠 수 없는 볼거리. 동물 캐릭터 외에 크리스 오도넬이 개의 주인인 인간 형사로 등장하며 베트 미들러와 닉 놀테, 로저 무어 등 할리우드 최고의 명배우들이 목소리로 출연한다. 특히 영화의 3D 버전은 한국의 3D 컨버팅 회사인 스테레오픽처스코리아가 맡아 화제를 모았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추석영화大戰:외화③]‘캣츠앤독스2’, 개+고양이 3D 모험

    [추석영화大戰:외화③]‘캣츠앤독스2’, 개+고양이 3D 모험

    미국 3D 애니메이션 ‘캣츠 앤 독스2’가 16일 개봉했다. 전편의 개와 고양이 전쟁이 끝나고 휴전으로 평화가 찾아오지만 광기 어린 고양이 키티가 복수의 날을 갈며 새로운 모험이 시작된다. 키티 때문에 세상이 멸망할 위기에 직면하자 개와 고양이 종족은 동맹을 결심하고 역사상 전례 없는 연합작전을 펼친다. 특히 ‘캣츠 앤 독스2’는 영화 ‘007’ 시리즈를 비롯, ‘본 아이덴티티’, ‘미션 임파서블’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패러디로 웃음을 자아낸다. 배우 크리스 오도넬이 개의 주인이자 인간 형사로 등장하며, 베트 미들러, 로저 무어 등 유명 배우들이 동물들의 능청스러운 연기에 맞춰 목소리 연기를 담당했다. 사진 = 영화 ‘캣츠 앤 독스2’ 스틸이미지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추석영화大戰:외화①]‘레지던트이블4’, 여전사를 맞이하라▶ [추석영화大戰:외화②]‘슈퍼배드’, 3D+소녀시대 목소리 출연▶ [추석영화大戰:외화④]‘마루밑아리에티’, 토토로 잇는 日애니▶ [추석영화大戰:한국④] ‘퀴즈왕’ 장진+김수로…시너지 빛볼까?▶ [추석영화大戰:한국③] ‘그랑프리’, 말 위의 김태희 아크로바틱키스▶ [추석영화大戰:한국②] ‘시라노; 연애조작단’, 로맨틱 코미디▶ [추석영화大戰:한국①] ‘무적자’, 송승헌+주진모…시작이 좋다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자본주의: 러브 스토리’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자본주의: 러브 스토리’

    마이클 무어의 데뷔작 ‘로저와 나’(1989년)는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였던 GM의 노동자 해고와 공장 폐쇄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GM의 본거지인 미국 미시간 주 플린트 시는 무어가 나고 자란 도시이기도 한데, GM이 철수하자 플린트 시와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운명 또한 변했다. 인구는 반으로 줄었고, 주택 가운데 현재 40%가 버려진 상태다. 20년 동안 GM 회장과 만나기를 시도했으나 한 번도 뜻을 이루지 못한 무어는, 플린트 시에서 벌어진 비극이 미국 전역의 문제라는 걸 깨닫는다. ‘자본주의: 러브 스토리’는 무어가 바라본 미국식 자본주의의 현실이다. 무어는 딱딱하거나 지루한 다큐멘터리의 단점을 특유의 발랄한 전개 방식으로 극복하곤 한다. 로마 제국을 배경으로 한 짤막한 페이크 다큐를 ‘자본주의: 러브 스토리’의 도입부에 배치한 것도 한 예다. 무어는 불건전한 경제 운영 방식, 빈부의 심각한 격차, 향락 문화의 발흥, 법제도를 무시한 인권 침해, 권력자들의 무책임한 행동 등을 로마 제국 멸망의 원인으로 꼽는다. 그렇다면 미래의 문명은 미국을 어떻게 평가할까? 무어의 눈에 몰락 전의 로마 제국과 작금의 미국은 같은 처지다. 미국에선 7.5초마다 주택 압류가 행해진다고 한다. 금융 빚에 몰린 사람들이 집에서 쫓겨나 노숙자 신세로 전락하는 것이다. 노동 현장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아 살 길이 막막해진 노동자가 널렸으니,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이나마 감수하며 일해야 한다. 소름끼치는 미국의 이면에 우리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낼 수밖에 없다. 여기가 과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란 말인가? 죽은 직원을 이용해 보험금을 타내는 회사, 청소년 감금을 돈벌이로 삼는 회사가 소개될 때는 감상주의도 불사하는 무어 때문에 눈시울이 뜨거울 지경이다. 국민들이 직장·집·교육·의료보험·연금 같은 기본적인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도록 방치하는 걸 두고, 무어는 ‘범죄’로 규정한다. 그리고 다수의 희생으로 소수를 배불리는 제도가 있는 한 현실이 바뀌는 건 불가능하다고 분노한다. 이어 ‘자본주의는 제거해야 할 악이다.’라고 주장하지만, 무어가 혁명적인 노선을 취하는 건 아니다. 그는 미국의 자본주의가 좀더 인간적인 모습으로 바뀌기를 원할 뿐이다. 의로운 미국인인 그가 희망하는 얼굴은 다름 아닌 ‘민주주의’다. 영화에선 ‘나는 진심으로 은행이 적군보다 위험하다고 믿는다.’라는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의 말을 인용했다. 무어는 월스트리트를 범죄현장으로 고발하면서 영화를 끝맺는다. 악의 핵은 돈을 주무르는 회사 및 그것들과 결탁한 권력이다. ‘자본주의: 러브 스토리’는 한국식 자본주의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카드회사, 보험회사, 고금리 대출회사의 광고가 하루 종일 텔레비전을 차지해 소비와 불안과 파산을 조장하는 나라, 그리고 그런 회사가 활개 치는 나라가 어찌 좋은 세상이겠나. ‘자본주의: 러브 스토리’는 개봉의 기회를 잡지 못한 대신 DVD로 출시됐다. 놓치면 안 될 작품이다. 영화평론가
  • [열린세상] 국민은 ‘통제의 객체’가 아니다/김현식 한양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국민은 ‘통제의 객체’가 아니다/김현식 한양대 사학과 교수

    자연과 마주한 인간의 첫 느낌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공포’였다. 거대한 외부가 가하는 소멸과 질식의 공포였다.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 음울한 책 ‘계몽의 변증법’에 따르면 인간의 본래적인 욕구는 오직 하나, ‘자기 유지’이다. 살아 있고 살아 남아야 한다는 것이 인간의 가장 자연스럽고 강렬한 욕망이다. 그런데 문제는 왜소함이다. 생존이라는 원초의 본능을 충족시키기에도 너무나 모자란 인간의 힘이다. 생각해 보라. 생명을 걸고서야 품에 안는 노획물, 그럼에도 언제나 부족한 양식. 폭풍과 벼락과 풍랑 한가운데서의 삶, 기근과 추위와 질병 속에 스며드는 죽음. 삶의 매 순간, 자기유지의 인간이 절감한 것은 역설적으로 자기소멸의 숨 막히는 공포였다. 그래서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분(二分)을 배웠다. 대립적인 두 개의 항(項)으로 세계를 양분하였다. 해갈과 기갈, 포식과 기근, 인간과 자연, 친구와 적. 이 두 개의 항목은 정녕 상보(相補)적일 수 있다. ‘낮과 밤’처럼 서로 연결되어 순환을 계속하는 상사체(相似體)일 수 있다. 그러나 공포를 맛본 인간에게 이 둘은 상반의 맞섬말일 뿐이다. 한 쪽이 삶을 떠올린다면, 다른 한 쪽은 죽음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분적 사고가 태생적으로 가치편향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본디 원초적이고 생존과 연관된 것이기에 이분법은 가운데를 남겨두지 않는다. 오히려 양극(兩極)으로 그 칼날을 벼리는데, 자기 유지에 유익한 것은 밝은 것, 긍정적인 것, 선한 것으로 간주되며 유해한 것은 어두운 것, 부정적인 것, 악한 것으로 치부된다. 그렇기에 이분의 실제 도식은 ‘과’가 아니라 ‘대(對)’이다. 인간 대 자연, 친구 대 적, 우리 대 그들. “왜 날 죽이려 하는가, 난 비무장인데.” “넌 강 건너편에 살고 있지 않은가! 친구여, 만약 그대가 강 이쪽에 나와 같이 있다면, 그대를 죽임으로 난 살인자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대는 강 건너편에 살고 있기에, 그대를 살해하는 것은 정의이며 난 용사가 될 것이다.” 파스칼의 ‘팡세’ 한 구절. 자기 유지를 위해 인간은 ‘아(我)’ 이외의 것들을 강 건너의 ‘비아(非我)’로 못 박고, 타자절멸의 성스러운 전쟁에 뛰어드는 것이다. 결과는 무엇인가. 제노사이드(geno cide)로서의 역사, 곧 진보와 문명의 이름 하에 우리를 번성시키고 타자를 소멸시키는 역사. 오리엔탈리즘(oriental ism)으로서의 역사, 곧 “인간을 인간이 되게 하자.”는 미명 하에 이른바 “합리적이고 정상적이며 성숙하고 도덕적인” 자들이 “비합리적이고 이상하며 유치하고 타락한” 자들을 짓밟는 역사. 제국주의와 전체주의, 나치즘과 파시즘이야말로 이러한 환멸의 디스토피아가 아니었던가. 지금 이 순간 바로 여기에서의 상황이 극히 우려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용산 참사’로 대변되는 작금의 모든 상황에서, 이분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흑 대 백, 선 대 악, 아군 대 적군의 저 서슬 퍼런 양분법이 펄펄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암울한 공멸(共滅)의 미래가 머리와 몸에 척척 감기기 때문이다. “리브 앤드 렛 다이(Live and let die)!” 이언 플레밍이 쓴 007 시리즈의 한 제목. 로저 무어가 동명의 영화에서 제임스 본드로 열연했고, 폴 매카트니는 똑같은 제목의 주제가를 열창하였다. 그러나 “살아라, 그리고 죽여라.”라는 말, 나아가 제임스 본드 자체야말로 이분의 냉전시대, 그 싸늘한 시대의 산물이 아니던가. 서글픔이, 두려움이, 분노가 치솟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대착오적인 ‘아와 비아’의 발상 하에, 제임스 본드 뺨치는 진압극이 여전히 활개 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험할 뿐이다. 국민을 계몽의 대상으로, 통제의 객체로, 지배의 타자로, 억압의 사물로 간주하는 위정자들의 행태가 위태로울 따름이다. 무엇보다 허구의 007영화와는 달리, 실제의 붉은 피가 실제로 흘러내렸기 때문이다. 살기 위해 권력을 위임했으나 거꾸로 죽음을 맛본 ‘진정한 권력 주체’의 피가. 김현식 한양대 사학과 교수
  • ‘원로 007’ 로저 무어 “요즘 본드는 너무 폭력적”

    ‘원로 007’ 로저 무어 “요즘 본드는 너무 폭력적”

    ‘원로 007’ 로저 무어(81)가 ‘현역’ 다니엘 크레이그의 캐릭터에 애정 어린 비판을 전했다. 3대 제임스 본드인 무어는 영국 로이터 통신과의 11일 인터뷰에서 007시리즈의 최근작들이 예전과 달리 과도하게 폭력적인 본드를 그리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본드를 연기했다는 사실이 행복하다.”고 시리즈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그는 “그러나 본드가 폭력적인 캐릭터로 변해간 것은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007 시리즈는 시대를 따라갔다. 영화 팬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줬고, 박스오피스 성적을 유지해왔다.”며 ‘폭력성’은 관객의 요구에 의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무어는 007시리즈의 본드가 폭력성을 보이기 시작한 시점을 자신의 시리즈 마지막 출연작인 ‘007-뷰 투 어 킬’(A View To A Kill, 1985)로 지적하면서 “당시 그 캐릭터는 본드가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무어는 ‘007-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 1973), ‘007-황금총을 가진 사나이’(The Man With The Golden Gun, 1974), ‘007-나를 사랑한 스파이’(The Spy Who Loved Me, 1978), ‘007-유어 아이스 온리’(For Your Eyes Only, 1981), ‘007-문레이커’(Moonraker, 1981), ‘007-옥토퍼시’(Octopussy, 1984), ‘007-뷰 투 어 킬’ 등 총 7편에서 제임스 본드를 연기했다. 이 영화들에서 무어는 여성을 유혹해 정보를 얻어내는 매력적인 본드 캐릭터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본드를 연기한 배우로서의 자서전 ‘My Word is My Bond’를 쓰기도 했다. 한편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한 007시리즈 신작 ‘퀀텀 오브 솔러스’는 지난달 31일 북미와 영국에서 개봉한 뒤 세계 각국에서 흥행가도를 달리며 현재까지 1억6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사진=텔레그래프 인터넷 (UNITED ARTISTS)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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