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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세지는 사시존치 요구] 법조인들이 말하는 로스쿨 ‘빛과 그림자’ 6가지

    [거세지는 사시존치 요구] 법조인들이 말하는 로스쿨 ‘빛과 그림자’ 6가지

    2017년 폐지가 확정된 사법시험을 유지하기 위해 정치권과 기성 변호사회가 움직이면서 논란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법조인이 되겠다는 사법시험 수험생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은 서로를 로퀴벌레(로스쿨+바퀴벌레)와 연변거지(사법연수원 변호사 거지) 등 수준 이하의 혐오 용어까지 만들어 대립하고 있고, 사시 출신 중심의 변호사업계도 별도의 로스쿨 출신 변호사협회가 출범하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3회에 걸쳐 실태를 진단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해 본다. ■이래서 긍정적… 회계·의사 출신 늘어 전문분야 변호 탁월  ‘예정대로 2017년 사시를 폐지하자.’(한국법학전문대학원법조인협의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등)  ‘지금처럼 사시와 로스쿨을 병행하자.’(대한변호사협회 등)  사법시험 존치를 둘러싸고 찬반 대립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20명의 현직 판사와 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들이 바라보는 로스쿨 7년의 ‘빛과 그림자’를 6개의 키워드로 정리했다.  ●빛1: 백화제방(百花齊放)  로스쿨 제도를 통해 ‘법전’이라는 한 우물만 판 게 아닌, 다양한 전공과 경험을 가진 변호사들이 양성됐다. 로스쿨 진영이든 반(反)로스쿨 진영이든 대부분 법조인들이 로스쿨 제도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 부분이다. 대학에서 다양한 학과를 전공한 법조인들이 로스쿨을 통해 양성되고 있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2013년 치러진 55회 사시 합격자들의 전공 비중은 법학이 81.1%, 비법학이 18.9%였다. 반면 2014년 로스쿨 합격자의 전공 비중은 법학 49.4%, 비법학 50.6%였다. 일선 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의사나 약사, 회계사 등 전문 자격을 가진 로스쿨 출신 검사들이 검찰에 보강되면서 그만큼 전문 분야에 대한 검찰 수사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평검사도 “로스쿨에 들어오기 전 회계나 지적재산권, 의료 등에서 경력을 쌓은 검사들은 해당 분야에서 기존 검사들보다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면서 “검사 개인의 특성에 맞춰 연관 부서에 보내 관련 사건을 맡도록 하는 게 당연시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는 “로스쿨 제도의 당초 도입 취지에 맞게 다양한 경력을 쌓은 법조인이 배출되고, 결과적으로 국민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로스쿨 제도의 긍정적인 효과”라고 말했다.  ●빛2: 영토확장(領土擴張)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늘면서 전통적인 변호사의 영역을 뛰어넘어 변호사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다양한 분야와 배경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로스쿨을 통해 변호사 업계로 진출하고 일반 형사·민사 등 기존 변호사들이 장악한 영역을 넘어서 새로운 영역의 발굴에 나선 결과다.  법조인들이 뽑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다음카카오 등의 법률자문을 맡았던 테크앤로 법률사무소다. 서울중앙지검 컴퓨터수사부와 첨단범죄수사부 등을 거친 구태언 변호사가 2012년 설립한 로펌으로, 국내 정보기술(IT) 법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로펌의 주축은 IT를 전공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다.  한 서울지역 중견 변호사는 “변호사 숫자 자체가 늘어나다 보니 변호사들 스스로 생존을 위해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다”면서 “테크앤로와 유사하게 기존 로펌이나 변호사들의 관심이 덜했던 전문 분야에 뛰어드는 변호사들이 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했다. 수도권의 한 판사도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검사나 판사가 생각지도 못한 근거를 제시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면서 “로스쿨 제도가 기존의 법조 분야의 틀을 깨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빛3: 고객우선(顧客于先)  법률 서비스가 기존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되는 기틀이 로스쿨 제도를 통해 마련된 것도 분명하다. 변호사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일반 서민들에게 법조계는 여전히 문턱이 높은 영역인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로스쿨 변호사들이 대거 시장에 진출하면서 사정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변호사 공급 자체가 많아지면서 법률 서비스 소외 계층 역시 상당 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동네 변호사, 마을 변호사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도 로스쿨의 영향”이라면서 “변호사들이 일반 시민들에게 점차 가까워지면 앞으로는 법을 몰라서 당하는 사람은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비수도권 지역 한 중견 판사는 “로스쿨을 통한 변호사 확대로 법치의 생활화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커피숍 하는 변호사, 피자 만드는 변호사,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변호사가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말했다. ■이래서 부정적… 법 마인드·실무 부족 뽑아도 또 가르쳐야  ●그림자1: 실무부족(實務不足)  로스쿨의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대표적인 게 기존 사시 출신 법조인들에 비해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의 실무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로스쿨 제도 자체가 지니고 있는 한계이기도 하다. 기존 사시 출신들은 대부분 법대 학부와 고시 공부, 사법연수원 수료 등 10년 이상 법조인이 되기 위해 준비한다. 반면 로스쿨 출신의 경우 비법학 전공자는 상당수가 로스쿨 기간 3년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기존 법조인들이 “로스쿨 출신들은 법을 공부하고 수련하는 사람들에게 형성되는 ‘리걸 마인드’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아무리 로스쿨에서 열심히 공부해도 연수원에서 다양한 사건을 대상으로 공소장과 준비서면 등을 쓰며 경험을 쌓는 것에 비할 수는 없다”면서 “로펌에서 2~3년은 추가로 가르쳐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부담이 크다”고 털어놨다.  한 중견 로펌 변호사는 “일부 로펌의 경우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자문을 잘못해 아예 망하기 일보 직전까지 간 경우도 있다”면서 “실무 수습 변호사를 뽑을 때에도 사시 1차 합격 경험이 있거나 법대를 졸업한 로스쿨 변호사를 선호한다”고 귀띔했다.  법원이나 검찰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한 부장검사는 “아무것도 못하는 ‘혹’만 붙는 수준은 아니지만 객관적으로 사시 출신들보다 능력은 떨어진다”면서 “연수원 수료생은 바로 현장에 투입하지만 로스쿨 출신은 먼저 법무연수원에서 1년간 실무 연수를 실시하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말했다.    ●그림자2: 천양지차(天壤之差)  대한변호사협회 등에 따르면 2005년 6997명이었던 개업 변호사 수는 2014년 1만 5954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에 반비례해 변호사 1인당 월평균 수임 사건 수는 2011년 2.8건에서 2014년 1.9건으로 줄었다. 변호사 업계의 경쟁 격화는 변호사들의 ‘빈부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테면 홍만표 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은 변호사로 개업한 뒤 2013년 한 해에만 월 7억 60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반면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변호사들이 부지기수다.  대형 로펌 변호사는 “얼마 전까지 사시 출신 변호사들은 로펌이나 기업 등에 채용되면 월급으로 500만원 이상은 받을 수 있었지만 최근엔 대기업 대졸 사원 급여 수준의 일자리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사시 존치를 두고 사시 출신들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온갖 논리를 내세워 대립하고 있지만 ‘내 밥그릇을 뺏기지 않겠다’는 속내가 깔려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개업 10년차인 한 변호사는 “사무실 운영 비용을 벌기 위해 착수금으로 200만원 정도만 받고 사건을 수임하는 경우도 상당하다”면서 “사무실 대신 집에서 근무하는 ‘재택 변호사’나 아예 지방으로 내려가는 ‘귀농 변호사’까지 주변에 등장할 정도”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림자3: 계층고정(階層固定)  사시가 없어지면 빈농 자녀의 출신 검사나 고졸 출신 변호사 등 ‘인생역전’ 사례가 지금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조계 안팎에서 나오는 목소리다. 사시 폐지가 자칫 ‘계층 간 사다리’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이 부분에 대해 로스쿨 진영에서는 “로스쿨은 다양한 장학금 제도를 운용하기 때문에 ‘개천에서 용’이 오히려 활성화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상반된 논리를 편다.  서울 한 지검의 부장검사는 “사시는 소외 계층도 상류층으로 올라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으로 인식됐던 제도”라면서 “신분 상승의 관문을 열어 사회통합 의식을 높인다는 목적에서라도 사시 제도를 남겨두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한 중견 변호사는 “로스쿨에 갈 형편은 못 되지만 법조인의 꿈이 있는 사람들은 사시를 선택하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로스쿨에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수도권 지역의 한 검사는 “면접 비중이 큰 현재 로스쿨 입학생 및 판·검사 선발 시스템에서는 어려서부터 고급 교육을 받고 풍족한 환경에서 자란 고소득층 출신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면서 “성적으로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사시를 없애면 가뜩이나 낮은 사법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두걸 기자·법조팀 종합 douzirl@seoul.co.kr
  • [단독] 법사위 의원 16명 중 9명 “사법시험 존치 입장 유보”

    [단독] 법사위 의원 16명 중 9명 “사법시험 존치 입장 유보”

    법조계의 최대 이슈인 ‘사법시험 존치’에 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 16명 중 12명이 ‘유보’ 또는 ‘반대’ 의사를 나타냈고 4명만 찬성했다. ●찬성 4명·반대 3명으로 팽팽 현재 국회에는 ‘2017년 사법시험 폐지’라는 기존 일정을 번복, 이후에도 존속시키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6건 제출돼 있다. 서울신문이 6일 국회 법사위 소속 의원 16명 전원에게 직접 물어본 결과 사시 존치 법안에 대해 절반이 넘는 9명이 ‘입장을 유보한다’고 답했다. 3명은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4명은 찬성 의사를 밝혔다. 법 개정에 확실히 찬성하는 의원은 전체의 25%에 불과한 것으로, ‘사시 존치’ 쪽 의견이 우세한 새누리당 위원들도 상당수가 입장을 유보했고 1명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답변을 유보한 한 의원은 “현행 로스쿨 제도가 문제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사시 존치 역시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아닌 건 분명하다”며 판단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의원은 “지금 법조계가 사시 찬반을 놓고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것 같다”면서 “로스쿨 제도의 장단점을 좀더 지켜보고 (사시 존치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로스쿨·사시 모두 대안 아니다” 사시 존치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은 “사시는 합격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워 ‘고시 낭인’을 양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른 의원은 “일단 사시를 없애고 로스쿨만으로 운용해 본 뒤 이후에도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사시 부활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사시 존치에 찬성한다고 밝힌 여당 의원은 “사시를 통해 능력이 있으면 판검사가 될 수 있는 기회균등이 보장돼야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거세지는 司試존치 요구] 법조인들이 말하는 로스쿨 ‘빛과 그림자’ 6가지

    [거세지는 司試존치 요구] 법조인들이 말하는 로스쿨 ‘빛과 그림자’ 6가지

    2017년 폐지가 확정된 사법시험을 유지하기 위해 정치권과 기성 변호사회가 움직이면서 논란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법조인이 되겠다는 사법시험 수험생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은 서로를 로퀴벌레(로스쿨+바퀴벌레)와 연변거지(사법연수원 변호사 거지) 등 수준 이하의 혐오 용어까지 만들어 대립하고 있고, 사시 출신 중심의 변호사업계도 별도의 로스쿨 출신 변호사협회가 출범하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3회에 걸쳐 실태를 진단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해 본다. ‘예정대로 2017년 사시를 폐지하자.’(한국법학전문대학원법조인협의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등) ‘지금처럼 사시와 로스쿨을 병행하자.’(대한변호사협회 등) 사법시험 존치를 둘러싸고 찬반 대립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20명의 현직 판사와 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들이 바라보는 로스쿨 7년의 ‘빛과 그림자’를 6개의 키워드로 정리했다. ■이래서 긍정적… 회계·의사 출신 늘어 전문분야 변호 탁월 ●빛1: 백화제방 로스쿨 제도를 통해 ‘법전’이라는 한 우물만 판 게 아닌, 다양한 전공과 경험을 가진 변호사들이 양성됐다. 로스쿨 진영이든 반(反)로스쿨 진영이든 대부분 법조인들이 로스쿨 제도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 부분이다. 대학에서 다양한 학과를 전공한 법조인들이 로스쿨을 통해 양성되고 있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2013년 치러진 55회 사시 합격자들의 전공 비중은 법학이 81.1%, 비법학이 18.9%였다. 반면 2014년 로스쿨 합격자의 전공 비중은 법학 49.4%, 비법학 50.6%였다. 일선 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의사나 약사, 회계사 등 전문 자격을 가진 로스쿨 출신 검사들이 검찰에 보강되면서 그만큼 전문 분야에 대한 검찰 수사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평검사도 “로스쿨에 들어오기 전 회계나 지적재산권, 의료 등에서 경력을 쌓은 검사들은 해당 분야에서 기존 검사들보다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면서 “검사 개인의 특성에 맞춰 연관 부서에 보내 관련 사건을 맡도록 하는 게 당연시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빛2: 영토확장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늘면서 전통적인 변호사의 영역을 뛰어넘어 변호사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다양한 분야와 배경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로스쿨을 통해 변호사 업계로 진출하고 일반 형사·민사 등 기존 변호사들이 장악한 영역을 넘어서 새로운 영역의 발굴에 나선 결과다. 법조인들이 뽑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다음카카오 등의 법률자문을 맡았던 테크앤로 법률사무소다. 서울중앙지검 컴퓨터수사부와 첨단범죄수사부 등을 거친 구태언 변호사가 2012년 설립한 로펌으로, 국내 정보기술(IT) 법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로펌의 주축은 IT를 전공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다. 한 서울지역 중견 변호사는 “변호사 숫자 자체가 늘어나다 보니 변호사들 스스로 생존을 위해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다”면서 “테크앤로와 유사하게 기존 로펌이나 변호사들의 관심이 덜했던 전문 분야에 뛰어드는 변호사들이 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했다. 수도권의 한 판사도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검사나 판사가 생각지도 못한 근거를 제시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면서 “로스쿨 제도가 기존의 법조 분야의 틀을 깨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빛3: 고객우선 법률 서비스가 기존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되는 기틀이 로스쿨 제도를 통해 마련된 것도 분명하다. 변호사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일반 서민들에게 법조계는 여전히 문턱이 높은 영역인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로스쿨 변호사들이 대거 시장에 진출하면서 사정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변호사 공급 자체가 많아지면서 법률 서비스 소외 계층 역시 상당 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동네 변호사, 마을 변호사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도 로스쿨의 영향”이라면서 “변호사들이 일반 시민들에게 점차 가까워지면 앞으로는 법을 몰라서 당하는 사람은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비수도권 지역 한 중견 판사는 “로스쿨을 통한 변호사 확대로 법치의 생활화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커피숍 하는 변호사, 피자 만드는 변호사,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변호사가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말했다. ■이래서 부정적… 법 마인드·실무 부족, 뽑아도 또 가르쳐야 ●그림자1:실무부족 로스쿨의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대표적인 게 기존 사시 출신 법조인들에 비해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의 실무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로스쿨 제도 자체가 지니고 있는 한계이기도 하다. 기존 사시 출신들은 대부분 법대 학부와 고시 공부, 사법연수원 수료 등 10년 이상 법조인이 되기 위해 준비한다. 반면 로스쿨 출신의 경우 비법학 전공자는 상당수가 로스쿨 기간 3년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기존 법조인들이 “로스쿨 출신들은 법을 공부하고 수련하는 사람들에게 형성되는 ‘리걸 마인드’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아무리 로스쿨에서 열심히 공부해도 연수원에서 다양한 사건을 대상으로 공소장과 준비서면 등을 쓰며 경험을 쌓는 것에 비할 수는 없다”면서 “로펌에서 2~3년은 추가로 가르쳐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부담이 크다”고 털어놨다. 한 중견 로펌 변호사는 “일부 로펌의 경우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자문을 잘못해 아예 망하기 일보 직전까지 간 경우도 있다”면서 “실무 수습 변호사를 뽑을 때에도 사시 1차 합격 경험이 있거나 법대를 졸업한 로스쿨 변호사를 선호한다”고 귀띔했다. ●그림자2: 천양지차 대한변호사협회 등에 따르면 2005년 6997명이었던 개업 변호사 수는 2014년 1만 5954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에 반비례해 변호사 1인당 월평균 수임 사건 수는 2011년 2.8건에서 2014년 1.9건으로 줄었다. 변호사 업계의 경쟁 격화는 변호사들의 ‘빈부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테면 홍만표 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은 변호사로 개업한 뒤 2013년 한 해에만 월 7억 60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전관 변호사는 수임료로 건당 1억원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변호사들이 부지기수다. 대형 로펌 변호사는 “얼마 전까지 사시 출신 변호사들은 로펌이나 기업 등에 채용되면 월급으로 500만원 이상은 받을 수 있었지만 최근엔 대기업 대졸 사원 급여 수준의 일자리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사시 존치를 두고 사시 출신들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온갖 논리를 내세워 대립하고 있지만 ‘내 밥그릇을 뺏기지 않겠다’는 속내가 깔려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개업 10년차인 한 변호사는 “사무실 운영 비용을 벌기 위해 착수금으로 200만원 정도만 받고 사건을 수임하는 경우도 상당하다”면서 “사무실 대신 집에서 근무하는 ‘재택 변호사’나 아예 지방으로 내려가는 ‘귀농 변호사’까지 주변에 등장할 정도”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림자3: 계층고정 사시가 없어지면 빈농 자녀의 출신 검사나 고졸 출신 변호사 등 ‘인생역전’ 사례가 지금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조계 안팎에서 나오는 목소리다. 사시 폐지가 자칫 ‘계층 간 사다리’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이 부분에 대해 로스쿨 진영에서는 “로스쿨은 다양한 장학금 제도를 운용하기 때문에 ‘개천에서 용’이 오히려 활성화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상반된 논리를 편다. 서울 한 지검의 부장검사는 “사시는 소외 계층도 상류층으로 올라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으로 인식됐던 제도”라면서 “신분 상승의 관문을 열어 사회통합 의식을 높인다는 목적에서라도 사시 제도를 남겨두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한 중견 변호사는 “로스쿨에 갈 형편은 못 되지만 법조인의 꿈이 있는 사람들은 사시를 선택하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로스쿨에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수도권 지역의 한 검사는 “면접 비중이 큰 현재 로스쿨 입학생 및 판·검사 선발 시스템에서는 어려서부터 고급 교육을 받고 풍족한 환경에서 자란 고소득층 출신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두걸 기자·법조팀 종합 douzirl@seoul.co.kr
  • [단독]내년부터 변호사시험 성적 모든 응시자에 공개한다

     내년부터 모든 변호사 시험 응시자에게 성적이 공개된다. 법무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변호사시험법 일부개정안을 4일 입법예고했다. 지난 6월 헌법재판소의 ‘변호사시험 성적 비공개 위헌’ 결정에 따른 것이다.  개정안은 시험성적 ‘비공개’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 제18조를 ‘공개’로 변경하고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합격자 발표일로부터 1년 이내에 법무부 장관에게 자신의 성적 공개를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시험 응시자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응시자 모두에게 성적을 공개하기로 했다”면서 “시험 합격자는 6개월 이상 법률사무 종사기관에서 실무수습을 한 후 법조 직역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성적 공개 청구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현행 변호사시험법 제18조는 ‘시험 성적은 시험에 응시한 사람을 포함해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는다’고 규정하면서, 불합격자에 한해 합격자 발표일로부터 6개월 내에 법무부에 성적 공개를 청구할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25일 헌재는 변호사시험법의 해당 규정이 합격자들의 정보공개 청구권을 제한한다며 재판관 7(위헌)대 2(합헌)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당시 헌재는 ‘시험 성적 비공개를 통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간의 과당경쟁 및 서열화를 방지한다’는 입법 목적은 정당하다고 봤지만 “시험 성적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합격자의 능력을 평가할 자료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대학 서열에 따라 합격자를 평가해 서열화가 고착화되므로 적절한 수단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씨줄날줄] ‘국회의원답게’ 살기/황수정 논설위원

    국어사전에는 나오지 않는데 이심전심으로 세를 불리는 시중의 말이 있다. ‘국회의원스럽다’가 그 하나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이면의 뜻을 잘 안다. 유머집에서 클래식 반열에 오른 오래된 우스개도 있다. 국회의사당을 점령해 인질극을 벌이는 테러 집단. 협상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자 마지막 초강수 카드를 던진다. “지금부터 한 시간에 인질 한 명씩 밖으로 풀어놓겠다”고. 물론 인질은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이다. 현실보다 리얼리티가 더 강한 유머는 유머의 본래 기능을 잃는다. 정치 혐오의 정도가 갈수록 심해져 가슴 체증을 유발하는 이런 유머가 부담스럽다. 더는 웃을 수 없는 와중에 등장한 최신 유머가 있다. ‘국회의원답게 살기’다. 그제 국회의원들이 7대 종단의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에 참여했다. 여야 의원들이 “국회의원답게 살겠습니다”라는 결의문을 함께 낭독했다. 어지간하면 박수를 받아야 정상이다. 그런데 벌써 그 장면이 시중의 유머로 추가되는 분위기다. 이런 비정상의 상황은 배경이 간단하다.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의원 특권’이 한쪽에서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코미디 탓이다.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는 시작부터 헛발질이다. 특수활동비를 둘러싸고 여야가 빤히 속 보이는 기싸움을 하고 있다. 갑질 특권을 서로 눈치껏 봐주는 꼴불견 행태도 국민 인내심을 시험하는 단계다. 자녀 취업 청탁 의혹으로 온 나라를 들쑤셔 놓고 어물쩍 구렁이 담 넘어가는 배짱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하다. 새정치연합은 로스쿨 출신의 딸을 특혜 취직시킨 윤후덕 의원을 징계 시효가 소멸했다며 그냥 넘어간다. 그래 놓고 문재인 대표는 “국회의원답게 살기의 기본은 선공후사(先公後私)”라는 말을 한다. 국민은 눈도, 귀도, 이치를 따질 머리도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새누리당도 도긴개긴, 한 푼 나을 게 없다. 로스쿨 출신 아들의 정부법무공단 특혜 채용 의혹을 산 김태원 의원에 대해 자체 진상조사하겠다더니 보름 넘게 꿩 구워 먹은 소식이다. 대국민 섹스 스캔들의 주인공 심학봉 의원도 징계될 기미가 안 보인다. 제 식구 감싸기가 이쯤이니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고서도 상임위원장을 내놓지 않고 버티는 박기춘 의원을 이해할 만하다.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인 국민영화 ‘베테랑’에 나오는 대사. 재벌 3세의 갑질을 응징하는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가 자신에 차서 말한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얼굴, 체면이란 뜻의 일본어)가 없어?” 국회 버전이라면 이쯤 될까. “우리가 권력이 있지, 가오가 있어?” 국정감사가 10일부터 시작된다. 제 몸에 오물을 잔뜩 뒤집어쓴 국회가 ‘겨’ 묻었다며 피감기관에 호통을 칠 것이다. 이치에 맞지 않는 풍경은 상상만 해도 속을 울렁거리게 한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씨줄날줄] 이민계(移民契)/오일만 논설위원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지 20대는 꿈을 잃어 가고 30대는 좌절의 아픔을 겪고 있다. ‘연애· 결혼·출산’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3포 시대’에서 내 집 마련과 인간 관계가 더해진 ‘5포 시대’를 거쳐 ‘꿈과 희망’마저 포기해야 하는 ‘7포 시대’가 된 지도 오래다. 비정한 현실을 접하면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최근에는 ‘n포 시대’라는 유행어가 나왔다. n은 부정수(不定數), 즉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의미인데 거의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흙수저’라는 말도 유행하고 있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으로 회자됐던 ‘금수저’(부잣집에 태어난 사람)에 빗대 가난한 서민층의 의미인 ‘흙수저’라는 말이 탄생한 것이다. 현실의 높은 벽을 자신의 노력으로 뛰어넘을 수 없을 때 청년들은 좌절한다. 이런 좌절이 공정하지도 못하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 구조에서 비롯됐다고 생각이 들게 되면 좌절은 분노로 변하기 마련이다. 최근 사회문제가 됐던 윤후덕(새정치민주연합)·김태원(새누리당) 의원 자녀들의 변호사 특채 의혹이 불거지면서 부와 권력을 대물림하려는 일부 최상계층들의 민낯이 드러났다. 대학 졸업 후 3년의 세월과 억대의 학비가 필요한 로스쿨 제도가 우리 사회의 기득 권력층 자녀들에게 부와 권력의 대물림 통로로 변하고 있음이 증명된 것이다. 고려나 조선시대에나 가능했던 음서(蔭敍) 제도가 21세기 대한민국 사회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젊은 층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것이다. 좌절하고 분노하는 우리 청춘들은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를 ‘헬(hell) 조선’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고용 절벽 앞에서 꿈과 희망을 접어야 하는 판에 고관대작 자녀들의 ‘뒷구멍 취업’을 지켜보면서 억장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현실이 곧 지옥(hell)이나 다름없다는 이들의 절규가 가슴에 와 닿는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요즘 20대 젊은 층들 사이에서 이민계(移民契)가 유행한다는 보도다. 한국 사회에서 더는 희망을 찾을 수 없는 이들은 삶의 질이 높은 북유럽이나 호주, 뉴질랜드를 주요 대상국으로 삼고 이민에 필요한 목돈을 만들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탈(脫)한국’을 꿈꾸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전국 20대 이상 8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계층 상승 사다리에 대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81%가 ‘열심히 노력해도 계층 상승 가능성이 작다’고 응답했다. 20대의 경우 2년 전보다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답변이 10.4% 포인트나 늘어 청년층의 좌절감이 심각함을 반영한다. 국민 10명 중 8명은 열심히 노력해도 계층 상승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있고 10명 중 9명은 ‘부와 가난의 대물림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고’,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다’고 믿는 사회는 미래가 암울하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서울광장] ‘맥도리아 청춘’과 로스쿨 엘리베이터/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맥도리아 청춘’과 로스쿨 엘리베이터/황수정 논설위원

    학원가 근처에 살고 있어 주변의 밤 풍경을 자주 본다. 밤 10시 언저리면 학원에서 쏟아져 나온 학생들로 일대가 한낮처럼 북적인다. 그중에서도 가장 붐비는 곳은 패스트푸드점. 출출해진 학생들이 삼삼오오 몰려 야식을 찾는다. 또래의 아이를 두고 있어서인지 패스트푸드점의 아르바이트 청소년들을 유심히 보게 된다. 주문을 받고, 패티를 굽고, 감자를 튀기고, 포장을 하고. 능숙한 손놀림도 있고 딱 봐도 초보티가 나는 친구도 있다. 늦은 밤 학원 공부를 하고 나온 또래에게 (어떤 이유에서건)공부 대신 알바를 선택한 또래들이 서비스를 해 주고 있다. 턱걸이 최저임금, 시급 5580원. 이 대목에서 “노동은 신성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여당의 거물 정치인이 일자리를 걱정하는 청년들에게 위로라고 했다는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란 말은 더더구나 하고 싶지 않다. 교육의 기회균등 차원에서 따지면 한밤의 알바 청년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우스개가 있다. “어서 오세요, 맥도리아입니다!” 패스트푸드점을 전전하는 알바생이 지금 일하는 곳이 맥도날드인지 롯데리아인지 헷갈려 둘을 섞어 외쳤다. 유머일 수 없는 유머다. 시간을 쪼개 알바로 학비를 벌어도 결국 빚쟁이로 전락하는 청년들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취업 스펙을 하나라도 더 쌓겠다고 허드레 알바를 견디는 청춘이 얼마나 많은지 우리는 잘 안다. 여야 국회의원들의 아들 딸이 아버지 후광으로 누렸다는 취업 특혜에 국민적 분노가 걷잡을 수 없는 까닭이다. 아버지의 권세로 좋은 자리에 취업했다는 아들 딸은 모두 로스쿨 출신이다. 로스쿨이 현대판 음서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그동안 귀에 못이 박히도록 있었다. 이번 문제들은 우연히 겹쳐 터진 일이 아니라고 본다. 입학, 변호사 시험, 채용 과정까지 모두 깜깜이로 이뤄지는 로스쿨 제도의 한계가 동시다발로 드러났을 뿐이다. 깜깜이 장치의 뇌관이 터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는 것이다. 그 주장들이 어느 때보다 지금 설득력이 커졌다. 몇년 전 출입처의 차관급 공직자는 문학을 전공한 아들이 유명 대학의 로스쿨에 진학했노라며 자부심이 그득했다. 순수문학 전공자가, 3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로스쿨 제도가 요구하는 다양한 스펙까지 쌓아가며, 그 방대한 법리를 터득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도 수수께끼다. 3년을 매달려도 민법 한 과목조차 제대로 섭렵하기 벅차다는 법조계 안팎의 회의론은 여전히 높다. 성적과 등수를 일절 공개하지 않은 변호사 시험은 어떤가. 기초 과목인 민법 시험을 직접 채점한 중견 법조인에게서 “100점 만점으로 치면 10점이 안 되는 답안이 수두룩했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그 해 합격률은 90%에 육박했다. 법무부는 대체 실력 아닌 무엇을 따져 법조인을 뽑아 양성하는지, 근원적 불신을 떨칠 수 없다. 등수가 노출될 걱정이 없으니 실력자 아버지는 얼마든 자식을 위해 ‘기획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다. 특혜 취업은 물론이고 판검사 임용에까지 입김을 미치지 못할 게 없다. 사법시험 제도에서는 시험 합격 점수와 등수, 사법연수원 졸업 성적과 등수가 환히 공개돼 꼬리표처럼 붙어다닌다. 그런 상황에서는 짬짜미 취업, 깜깜이 임용은 원천적으로 힘들다. 감사원마저 특혜 채용 잡음을 빚고 있다. 원내 변호사를 전직 국회의원과 간부의 로스쿨 출신 자식들로 계속 채우자 청년 변호사들이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자기검열을 해야 하는 처지다. 이런 코미디를 지켜보면서 그 고위 공직자의 아들은 지금쯤 어디서 일하고 있을지 왜 궁금해질까. “실력 앞에 부모 있다.” “취업하는 것보다 금수저 물고 환생하는 게 더 빠르다.” 인터넷 공간을 달구는 청년들의 분노와 자조는 안쓰럽다. 금배지 음서제 논란에 서울지방변호사회가 국회의원과 고위 공직자 자녀의 취업 현황을 공개하도록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입법청원하겠다고 한다. 낯부끄럽고 졸렬한, 궁여지책이다. 자율로 이뤄질 수 없는 정의는 타율로 강제될 수밖에 없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성난 청년들은 기다렸다는 듯 답하고 있다. “억울하면 금수저 내려놓고 환생하라”고. sjh@seoul.co.kr
  • [씨줄날줄] 현대판 음서제 논란/서동철 수석논설위원

    지배계층의 신분 세습이야 삼국시대 이전이 훨씬 철저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고려가 신분 세습의 천국이었던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역설적으로 과거라는, 당시로서는 선진적인 관료 임용 제도를 채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려 신분 세습의 중심에 음서제도가 있다. 한마디로 아버지의 신분이 높다는 이유로 자식에게도 관직을 주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고려가 과거제도를 도입한 것은 제4대 왕인 광종 8년(958)이다. 고려를 창건한 태조 왕건부터가 송도의 호족이었다. 하지만 지방 곳곳에 각자의 군사력을 가진 호족이 존재한다는 것은 요즘식 표현으로 왕조의 지속 가능성에 위협을 가하는 요인이었다. 과거제도는 결국 호족의 자제를 중앙 권력의 휘하로 편입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는 측면이 강하다. 과거가 실력으로 관직에 오르는 제도였던 반면 음서는 글자 그대로 조상의 음덕에 기대어 벼슬길에 나서는 길이었다. 하지만 지나쳐서 안 될 것이 있다. 고려의 과거제도 역시 음서만큼은 아니라 해도 아무나 응시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초기에는 지방 세력인 부호장 이상의 손자, 부호정 이상의 아들에게 응시를 허락한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일반 양인에게 개방되지 않고 지방 세력만 과거를 거쳐 관직에 올랐다는 뜻이다. ‘고려사’ 열전에는 모두 650명의 인물이 실려 있다. 이 가운데 과거에 합격해서 관료가 된 사람이 340명, 음서 출신이 40명이고 나머지 270명은 자세한 경로를 알 수 없다고 한다. 과거가 관료로 임용되는 가장 중요한 통로였음을 보여 준다. 흥미로운 것은 음서로 벼슬길에 오른 뒤 다시 과거에 합격한 사람도 상당수라는 사실이다. 권력의 핵심까지 입신하려면 조상의 음덕에 더하여 실력으로 우위를 가리는 과거에도 통과해야 유리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과거 출신이나, 음서 출신이나 올라갈 수 있는 품계에는 제한이 없었지만, 음서 출신은 문한직(文翰職)에는 제수되지 않았다. 국왕이나 왕세자 앞에서 경서를 강론하는 서연, 사서의 편찬, 과거시험 관리 같은 자리다. 음서제도는 조선으로도 이어졌지만, 범위는 매우 좁아졌다. 고려가 5품 이상 폭넓게 음서를 허용했다면 조선은 2품 이상으로 제한했다. 그것도 초기에만 드물게 등용이 이루어졌다. 역성혁명으로 새로운 나라를 일으킨 직후 이른바 개국공신들을 달래려는 조치였을 뿐이다. ‘현대판 음서제도’ 논란이 한창이다. 국회의원 자녀 두 사람이 로스쿨이라고 불리는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변호사 자격을 딴 다음 아버지의 ‘후광’에 힘입어 원하는 자리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도화선이 됐다. 돌이켜보면 고려시대의 음서제도는 적어도 권력자의 시각에서는 ‘왕조 안보’라는 큰 틀의 당위성이 없지 않았다. 지금의 ‘사이비 음서’는 그저 개인적인 ‘갑질’의 연장선상에 불과하다.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사설] 권력층 자녀 취업특혜 뿌리 뽑아야

    가관이다. 잇따라 불거지는 국회의원 자녀들의 취업 특혜 의혹에 이런 말이 절로 나온다. 청년 실업이 단군 이래 최악이라는데 일부 의원들이 전화 한 통화나 안면을 동원해 ‘갑질’을 했다고 한다. 이러라고 금배지를 달아 주고 세비를 갖다 바치는 것인지 성토가 쏟아진다.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로스쿨 출신 변호사인 딸을 자신의 지역구에 입주한 대기업 법무팀에 취업시켰다. 윤 의원은 파주 LG디스플레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딸이 지원했으니 잘봐 달라는 청탁을 했다고 시인했다. 문제가 불거진 뒤 딸이 자진해 회사를 그만뒀다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여론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이를 국회윤리위원회에 회부하라고 촉구하자 문재인 대표는 뒤늦게 당 윤리심판원에 직권조사를 요청했다.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 않으니까 등 떠밀려 움직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연일 이런 야당을 공격하던 새누리당 역시 입이 열 개라도 말할 자격이 없다. 김태원 의원의 아들도 정부법무공단 변호사로 취업한 과정에 특혜 의혹이 짙다니 사실 여부에 앞서 국민 눈에는 그 나물에 그 밥, 도긴개긴으로 비친다. 2013년 법무공단은 ‘법조 경력 5년 이상’으로 공고했던 변호사 지원 자격을 무슨 영문인지 두 달 만에 ‘사법연수원 수료자나 로스쿨 졸업자’로 바꿔 재판연구원 근무가 끝나지도 않은 로스쿨 출신의 김 의원 아들을 채용해 100일이 지나서야 업무에 투입했다고 한다.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 572명은 손범규 당시 공단 이사장과 김 의원의 남다른 친분이 특혜 채용으로 이어졌다면서 법무공단에 취업 평가자료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의원들의 로스쿨 출신 자녀 채용 시비는 이뿐만이 아니다. 감사원도 전직 국회의원과 간부의 자녀들이 원내 변호사를 꿰차는 과정이 석연찮아 법조인들이 국민감사를 청구해 놓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고위 공직자 자녀 특혜 관리법이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다. 116만여명의 청년 실업자가 ‘5포·7포 세대’라며 자조하고 있는 현실이다. 스펙 하나 더 쌓겠다고 온갖 허드레 알바를 견디는 청년 구직자들이 넘쳐난다. 부모 권력의 후광이 대물림되는 현대판 음서제가 이들을 더 좌절시켜서는 안 된다. 제 식구 감싸기로 국민 불신을 키우지 말고 지금이라도 국회는 땅에 떨어진 윤리의식을 수습해야 한다. 문제 의원들의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준의 징계 조치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 수임료 가격 비교… ‘변호사 쇼핑’ 시대

    수임료 가격 비교… ‘변호사 쇼핑’ 시대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박모씨는 최근 로펌이 몰려 있는 서초동 법조타운을 찾아 4곳에서 법률 상담을 받았다. 유산 상속 관련 소송을 진행하려는데 수임료가 싸면서도 믿을 만한 변호사를 찾기 위해서였다. 로펌 사무실 앞에 ‘법률 상담은 유료’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기는 했지만 대개 상담료를 받지 않았다. 상담에 나서기 전에는 먼저 인터넷을 통해 마음에 드는 법인과 변호사를 검색하고 전화 상담을 미리 받아 보기도 했다. 박씨는 여러 로펌을 비교, 분석하고 검토를 거듭한 끝에 소송에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수임료가 가장 낮은 변호사를 선택할 수 있었다. ‘변호사 2만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발품 팔아 쇼핑을 하듯 여러 로펌에서 상담을 받고 수임료를 비교해 선택하는 ‘실속파’가 늘고 있다. 변호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건 수임을 위해 사실상 돈을 받지 않고 법률 상담을 해 주는 곳이 많아진 게 이를 가능하게 한 주된 요인이다. 변호사들이 개설한 인터넷 블로그나 홈페이지, 광고 등이 늘면서 소비자가 법무법인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영향도 크다. 서초동 A법무법인의 김모 변호사는 “요즘 전화를 통해 법률 상담을 하고 수임료가 얼마가 되는지 사전에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면서 “최근에 상담한 40대 남성은 다른 법인에서는 ‘착수금이 얼마라는데 여기는 왜 이렇게 비싸냐’며 흥정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법인 사무실에 직접 찾아와 조목조목 상담을 받고 “가족들과 상의한 후 내일 와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겠다”고 말한 뒤 연락 두절인 사람도 흔하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사람들이 백화점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하면 인터넷에서 똑같은 옷을 검색해 가격 비교를 하는 것처럼 쇼핑을 하는 것”이라며 “자기가 소송해야 할 사건을 가장 싸게 처리해 줄 수 있는 변호사를 찾아 전화를 하거나 돌아다니면서 방문 상담을 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이런 실속파들은 얼마나 능력 있는 변호사인지 가늠해 보거나 가격 흥정을 위해 이른바 ‘간’을 보기도 한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비슷한 사례의 소송들을 미리 찾아 사전 학습을 한 뒤 전화를 걸어 믿을 만한 변호사인지 시험해 본다는 것이다. 서초동 B법무법인 정모 변호사는 “예를 들어 다른 법무법인에서는 소송에서 50%까지는 돈을 받아 줄 수 있다고 하는데 당신들은 왜 40%밖에 안 된다고 하느냐고 따져 묻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C법무법인에서 일하는 박모 변호사는 “상담받는 사람이 진행할 소송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어 물어보니 ‘여기 오기 전에 4~5군데에서 상담을 받았다’며 너스레를 떨더라”면서 “수임료를 이야기할 때 다른 법무법인에서 제시했을 가격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어 고민”이라고 밝혔다. 이런 현상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으로 변호사 숫자가 늘어나면서 변호사들 간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이달 1일 기준으로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변호사는 1만 9835명에 이른다. 이 중 1만 6481명이 개업 변호사고 3354명은 휴업 또는 미개업 상태에 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변호사 한 명이 맡는 사건도 줄고 있다. 서울변호사회에 따르면 변호사 1인당 월평균 수임 사건 수는 2011년 2.8건, 2012년 2.3건, 2013년 2.0건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에는 1.9건으로 2건 미만으로 떨어졌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아들 특혜취업 의혹 김태원, 무슨 일?

    아들 특혜취업 의혹 김태원, 무슨 일?

    ‘아들 특혜취업 의혹 김태원’ 18일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들의 정부법무공단 소속 변호사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공단에 정보공개 요청을 했으니까 그 결과가 나오면 분명히 밝혀지리라 생각한다”면서 “만약에 책임질 일이 있으면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공단에서 충분히 취업 전형 제도를 바꿔야 할 사유가 있었을 것이고 그 부분은 공단에서 충분히 밝혀질 것”이라며 “저는 전혀 모르는 사안”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앞서 김태원 의원의 아들은 로스쿨을 수료해 변호사 자격증을 딴 뒤 지방 고등법원 재판연구원으로 근무하다 지난 2013년 11월 정부법무공단에 채용됐지만, 일각에서 김 의원과 공단 이사장인 손범규 전 의원의 친분으로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아들 특혜취업 의혹 김태원, “정부법무공단 채용은 아들 실력..정치 생명 걸겠다”

    아들 특혜취업 의혹 김태원, “정부법무공단 채용은 아들 실력..정치 생명 걸겠다”

    ‘아들 특혜취업 의혹 김태원’ 18일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들의 정부법무공단 소속 변호사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공단에 정보공개 요청을 했으니까 그 결과가 나오면 분명히 밝혀지리라 생각한다”면서 “만약에 책임질 일이 있으면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공단에서 충분히 취업 전형 제도를 바꿔야 할 사유가 있었을 것이고 그 부분은 공단에서 충분히 밝혀질 것”이라며 “저는 전혀 모르는 사안”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김태원 의원은 또 “본인(아들)의 실력에 의해 이뤄진 사항으로 알고 있다”며 “어쨌든 의혹이 제기된 상태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매우 송구스럽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앞서 김태원 의원의 아들은 로스쿨을 수료해 변호사 자격증을 딴 뒤 지방 고등법원 재판연구원으로 근무하다 지난 2013년 11월 정부법무공단에 채용됐지만, 일각에서 김 의원과 공단 이사장인 손범규 전 의원의 친분으로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아들 특혜취업 의혹 김태원, 아들 특혜취업 의혹 김태원, 아들 특혜취업 의혹 김태원, 아들 특혜취업 의혹 김태원, 아들 특혜취업 의혹 김태원 사진 = 서울신문DB (아들 특혜취업 의혹 김태원)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아들 특혜취업 의혹 김태원 “진상 밝혀달라” 요구…원유철 “당 차원 논의하겠다”

    아들 특혜취업 의혹 김태원 “진상 밝혀달라” 요구…원유철 “당 차원 논의하겠다”

    아들 특혜취업 의혹 김태원 “진상 밝혀달라” 요구…원유철 “당 차원 논의하겠다” 아들 특혜취업 의혹 김태원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8일 아들의 법무공단 특혜 취업 의혹이 불거진 김태원 의원에 대해 “당 지도부와 상의해 어떻게 국민들에게 알릴 것인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김 의원이 “당 지도부와 상의해서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을 좀 밝혀 달라”고 건의하자 “당 지도부와 상의해 어떻게 진상을 정확히 밝히고 국민들에게 알릴건지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원 원내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윤리위원회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논을 하겠다”면서 “김 의원이 저렇게 본인 문제를 당당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요청했으니 하루 빨리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당 지도부에서 해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본인이 억울해 하는 측면도 많고 율사 출신 의원들도 관련해서 여러 말이 있었는데 김 의원의 경우는 다른 경우”라며 “당 지도부에서 오해가 해소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아들의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 “제 자식은 로스쿨을 졸업하고 재판연구관으로 시험에 응시해서 2년 동안 대전법원에서 재판연구관을 했다”며 “본디 아들은 로스쿨을 졸업하고 판사를 하길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판사를 응시하기 위해서는 3년 변호사 경력이 필요해 2년은 재판 연구관으로 마쳤고 1년 변호사 경력이 필요했다”며 “그래서 본인이 법무공단에 응시해 합격해서 응모하고 이번 판사 임용 시험에 합격해서 판사 임용이 돼서 연수를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일부 언론에서는 그 부분에 대한 법무공단의 취업이 특혜 아니냐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데 저는 그 부분에 대해 취업을 청탁하거나 그런 경우는 일체 없었다”며 “법무공단에서 자격심사 기준을 바꿔서 제 자식을 채용했다 이렇게 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법무공단에서 충분한 설명이 있을 거라 예상하고 있지만 아무리 제가 이 부분에 대해 진실을 얘기해도 그게 밝혀지지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 의원은 또 “지금 이 부분은 사법고시를 계속 존치하자는 변호사 모임과 로스쿨 제도를 추진하는 그런 부분에 대한 갈등으로 휘말려 있기 때문에 제 입장으로서는 어려움이 있다”며 “당 지도부에게 이 부분에 대해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사실 확인을 건의 드린다”고 요청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변호사 vs 법·변·세 연합군 ‘밥그릇 쟁탈전’

    변호사 vs 법·변·세 연합군 ‘밥그릇 쟁탈전’

    변호사 업계와 법무사·변리사·세무사 등 비(非)변호사 업계 간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로스쿨 도입으로 변호사가 2만명에 가까워지면서 변호사 업계의 내부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업무가 겹치는 관련 전문 업계와의 영역 싸움이 치열해진 결과다. 특히 변호사 증가로 시장을 잠식당할 위기에 놓인 변리사와 세무사 업계가 전면전을 선포한 양상이다. 이들은 최근 변호사에게 변리사와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변리사법과 세무사법을 개정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동안 변호사 업계는 업무 영역 확대를 위해 전방위 노력을 기울여 왔다. 변호사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던 하창우(61·사법연수원 7기) 변호사가 올 1월 제48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에 당선되면서 업계의 변화가 예견됐지만 당초 전망 이상의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반발과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당장 변협은 법리 관련 실무를 다루는 법무사와 변리사, 세무사회와 이권을 둘러싸고 다투고 있다. 법무사 단체와는 국회가 추진하고 있는 법안을, 변리사·세무사 단체와는 현행 법 조항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모두 변호사와 해당 직무 종사자의 ‘밥그릇’이 걸려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변협과 대한법무사협회는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이 발의한 ‘민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두고 설전을 이어 오고 있다. 이 법률안은 ‘대법원의 민사소송 사건은 소송 대리인으로 변호사를 필수적으로 선임하도록 하고,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하는 사람은 국선변호사를 선임한다’는 게 뼈대다. 민사소송은 변호사에 비해 선임 비용이 저렴한 법무사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변호사들은 이 법안을 반기는 반면 법무사협회는 국민의 소송 비용 증가 등을 주요 내용으로 공청회와 거리 홍보전을 진행하는 등 집단 반발하고 있다. 변리사와 세무사들은 법무사들보다 다급한 처지다. 현행 변리사법과 세무사법의 각각 제3조는 변호사가 등록만 하면 해당 자격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변리사회는 지난 6일부터 변리사법 제3조를 폐지하는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국회에서는 한국세무사회의 청원에 따른 세무사법 제3조 폐지를 골자로 한 세무사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변협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변리사나 세무사 등은 원래 변호사의 고유 영역이지만 과거 변호사가 부족했던 시절 특정 영역의 문턱을 낮춰 줬던 것에 불과하다”면서 “지금은 로스쿨에서 특성화 교육을 받은 변호사들이 배출되고 있어 별도 제도가 불필요하고, 대법원 상고심에 변호사 선임을 강제하더라도 법무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사 업계는 가장 버거운 상대인 대법원과도 대립하고 있다. 포문은 변협이 열었다. 변협은 지난 3월 퇴임한 차한성 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 신고서를 반려한 데 이어 박상옥 당시 대법관 후보자에게 대법관 재직 뒤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다. 법조계의 고질적인 폐단으로 꼽히는 전관예우를 막겠다는 취지였다. 사법부에서는 “법적 근거도 없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4개월 뒤 대법원의 반격이 나왔다. 지난달 23일 대법원은 대법관 13명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를 열고 형사사건에서 변호사들이 의뢰인과 맺는 성공 보수를 무효화했다. 대법원 역시 전관예우 근절과 연고주의 타파 등을 판결 배경으로 꼽았지만 변협에 대한 ‘괘씸죄’가 반영된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서울 지역의 한 판사는 “당초 해당 사건은 사회적으로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전원합의체에 회부될 정도의 사안이 아니었지만 변협의 최근 행보에 부정적이었던 대법원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귀띔했다. 변협은 대법원 판결에 불복, 해당 재판 결과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했지만 헌재는 법률이 아닌 재판 결과는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오영근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변협 등 각종 단체의 찬반 논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정작 법률 서비스 소비자인 국민의 입장이 빠져 있다”면서 “법조계 단체라도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서는 입법 청원을 통할 수밖에 없는 만큼 국회에서 특정 단체가 아닌 국민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잘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아들 특혜취업 의혹 김태원 “진상 밝혀달라” 요구…무슨 일?

    아들 특혜취업 의혹 김태원 “진상 밝혀달라” 요구…무슨 일?

    아들 특혜취업 의혹 김태원 “진상 밝혀달라” 요구…무슨 일? 아들 특혜취업 의혹 김태원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8일 아들의 법무공단 특혜 취업 의혹이 불거진 김태원 의원에 대해 “당 지도부와 상의해 어떻게 국민들에게 알릴 것인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김 의원이 “당 지도부와 상의해서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을 좀 밝혀 달라”고 건의하자 “당 지도부와 상의해 어떻게 진상을 정확히 밝히고 국민들에게 알릴건지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원 원내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윤리위원회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논을 하겠다”면서 “김 의원이 저렇게 본인 문제를 당당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요청했으니 하루 빨리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당 지도부에서 해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본인이 억울해 하는 측면도 많고 율사 출신 의원들도 관련해서 여러 말이 있었는데 김 의원의 경우는 다른 경우”라며 “당 지도부에서 오해가 해소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아들의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 “제 자식은 로스쿨을 졸업하고 재판연구관으로 시험에 응시해서 2년 동안 대전법원에서 재판연구관을 했다”며 “본디 아들은 로스쿨을 졸업하고 판사를 하길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판사를 응시하기 위해서는 3년 변호사 경력이 필요해 2년은 재판 연구관으로 마쳤고 1년 변호사 경력이 필요했다”며 “그래서 본인이 법무공단에 응시해 합격해서 응모하고 이번 판사 임용 시험에 합격해서 판사 임용이 돼서 연수를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일부 언론에서는 그 부분에 대한 법무공단의 취업이 특혜 아니냐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데 저는 그 부분에 대해 취업을 청탁하거나 그런 경우는 일체 없었다”며 “법무공단에서 자격심사 기준을 바꿔서 제 자식을 채용했다 이렇게 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법무공단에서 충분한 설명이 있을 거라 예상하고 있지만 아무리 제가 이 부분에 대해 진실을 얘기해도 그게 밝혀지지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 의원은 또 “지금 이 부분은 사법고시를 계속 존치하자는 변호사 모임과 로스쿨 제도를 추진하는 그런 부분에 대한 갈등으로 휘말려 있기 때문에 제 입장으로서는 어려움이 있다”며 “당 지도부에게 이 부분에 대해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사실 확인을 건의 드린다”고 요청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후덕 딸 로스쿨 출신 변호사 특채, 하태경 “국회 윤리위 회부+징계 받아야”

    윤후덕 딸 로스쿨 출신 변호사 특채, 하태경 “국회 윤리위 회부+징계 받아야”

    윤후덕 딸 로스쿨 출신 변호사 특채, 하태경 “국회 윤리위 회부+징계 받아야” 윤후덕 딸 로스쿨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로스쿨 출신 딸의 취업을 대기업에 청탁한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대해 “국회 윤리위에 회부해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17일 오전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모임 ‘아침소리’ 회의에 참석해 “새정치연합 문희상 의원 취업 청탁 건에 이어 두 번째 사건”이라면서 “새정치연합이 앞에서는 재벌 개혁을 부르짖고 뒤로는 취업 청탁을 하는 일종의 패키지 딜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로 취업 청탁에 있어서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부적절한 행동들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노근 의원도 “서울지방변호사회가 국회 징계위원회(윤리특위)에 상정할 것을 촉구했는데, 저도 같은 마음”이라면서 “누구는 친인척 없나. 극복해야 하는 것이 공인의 자세다. 그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할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시사저널에 따르면 윤 의원은 지난 2013년 LG디스플레이에 딸의 취업을 청탁해 경력 변호사로 특혜 채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LG디스플레이는 1명을 채용하겠다는 공고를 냈는데 최종 합격자는 2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와 관련 윤 의원은 지난 15일 “저의 딸 채용 의혹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제 딸은 회사를 정리하기로 했다. 모두 저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후덕 ‘딸 취업 특혜’ 與 초재선 의원들 “국회 윤리위 회부+징계 받아야”

    윤후덕 ‘딸 취업 특혜’ 與 초재선 의원들 “국회 윤리위 회부+징계 받아야”

    윤후덕 ‘딸 취업 특혜’ 與 초재선 의원들 “국회 윤리위 회부+징계 받아야” 윤후덕 딸 로스쿨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로스쿨 출신 딸의 취업을 대기업에 청탁한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대해 “국회 윤리위에 회부해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17일 오전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모임 ‘아침소리’ 회의에 참석해 “새정치연합 문희상 의원 취업 청탁 건에 이어 두 번째 사건”이라면서 “새정치연합이 앞에서는 재벌 개혁을 부르짖고 뒤로는 취업 청탁을 하는 일종의 패키지 딜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로 취업 청탁에 있어서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부적절한 행동들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노근 의원도 “서울지방변호사회가 국회 징계위원회(윤리특위)에 상정할 것을 촉구했는데, 저도 같은 마음”이라면서 “누구는 친인척 없나. 극복해야 하는 것이 공인의 자세다. 그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할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시사저널에 따르면 윤 의원은 지난 2013년 LG디스플레이에 딸의 취업을 청탁해 경력 변호사로 특혜 채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LG디스플레이는 1명을 채용하겠다는 공고를 냈는데 최종 합격자는 2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와 관련 윤 의원은 지난 15일 “저의 딸 채용 의혹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제 딸은 회사를 정리하기로 했다. 모두 저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후덕 딸 로스쿨 출신 변호사 특채, 與 하태경 “국회 윤리위 회부, 징계 받아야”

    윤후덕 딸 로스쿨 출신 변호사 특채, 與 하태경 “국회 윤리위 회부, 징계 받아야”

    윤후덕 딸 로스쿨 출신 변호사 특채, 與 하태경 ”국회 윤리위 회부, 징계 받아야” 윤후덕 딸 로스쿨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로스쿨 출신 딸의 취업을 대기업에 청탁한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대해 “국회 윤리위에 회부해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17일 오전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모임 ‘아침소리’ 회의에 참석해 “새정치연합 문희상 의원 취업 청탁 건에 이어 두 번째 사건”이라면서 “새정치연합이 앞에서는 재벌 개혁을 부르짖고 뒤로는 취업 청탁을 하는 일종의 패키지 딜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로 취업 청탁에 있어서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부적절한 행동들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노근 의원도 “서울지방변호사회가 국회 징계위원회(윤리특위)에 상정할 것을 촉구했는데, 저도 같은 마음”이라면서 “누구는 친인척 없나. 극복해야 하는 것이 공인의 자세다. 그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할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시사저널에 따르면 윤 의원은 지난 2013년 LG디스플레이에 딸의 취업을 청탁해 경력 변호사로 특혜 채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LG디스플레이는 1명을 채용하겠다는 공고를 냈는데 최종 합격자는 2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와 관련 윤 의원은 지난 15일 “저의 딸 채용 의혹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제 딸은 회사를 정리하기로 했다. 모두 저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추행인 듯 아닌 듯 교묘한 못된 손… 익명 설문으로 동료 증언 확보해야”

    “추행인 듯 아닌 듯 교묘한 못된 손… 익명 설문으로 동료 증언 확보해야”

     “직장 상사가 부하 여직원에게 ‘나랑 잘래?’라고 대놓고 말하는 건 누가 봐도 성추행이지요. 하지만 요즘은 이런 사람들 별로 없어요. 그보다는 사적 만남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아졌지요. 늦은 저녁 시간에 같이 와인을 마시자거나 공연을 보러 가자고 하는 거죠. 신체 접촉도 비슷해요. 누가 봐도 성추행이라고 할 수 있는 가슴, 엉덩이보다는 목 뒤나 머리카락 같은 부위를 만지는 거죠.”  성추행·성희롱 전문으로 통하는 이은의(사진·41·여) 변호사는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직장 내 성추행이 지능적으로 바뀌면서 피해 여성들이 항변하기 어렵도록 교묘하게 변하고 있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스스로가 성추행 피해자 출신임을 당당히 ‘커밍아웃’했다. 1998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2010년 10월 삼성전기에서 퇴직할 때까지 직장 생활의 절반을 회사와 다퉜다. 2005년 6월 당시 부서장의 성추행 사실을 회사 인사팀에 공개적으로 알렸지만 합당한 조치는커녕 피해자인 자신만 부서 전환 배치가 되고 직장 내 ‘왕따’가 돼야 했다.  이 변호사는 삼성전기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천신만고 끝에 승소했다. 2010년 4월 4000만원 배상 판결을 얻어 냈다. 그는 성추행 피해자의 인생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진학으로 전환시켜 지난해 변호사가 됐다.  이 변호사는 “성추행 가해자들이 지능적으로 상황을 악용하고 있다”며 “가해자들이 어떻게 대응했을 때 성추행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대응 방식도 학습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 가해자들은 1단계로는 ‘내가 안 했다’고 하지요. 2단계로는 ‘기억이 안 난다’, 그리고 3단계에 가면 ‘여자가 먼저 유혹했다’의 순으로 단계를 바꿔 가며 항변합니다.”  그는 “직장 내 40대 이상의 간부급 직원들이 20대 부하 여직원과 연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접근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피해 여성이 뽀뽀를 해 달라고 장난처럼 말하는 가해자의 요구를 한두 번 받아들이다 보면 피해를 키울 수 있어 선제적인 대응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직장 내 성추행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 변호사는 법적 소송을 고려한다면 최우선적으로 증거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직장 내 이해관계로 얽혀 있어 주변 동료의 진술을 받기 어려운 경우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성추행 피해 진술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적은 ‘설문지 방식’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직장 내 메일로 설문지를 돌리고 “피해자가 성추행당한 사실을 보고 들은 적이 있다”는 문구를 갈무리(캡처)한다면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이 변호사는 “성추행을 당했다면 피해 사실을 주변 동료에게 반드시 알려야 훗날 진술을 확보할 때 도움이 된다”며 “가해자의 진술을 녹음하는 것은 물론 피해 사실을 자신의 메일로 보내 당시 정황과 시간 등도 구체적 증거로 남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가해자에 대한 정면 대응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황이 심각해지기 전에 가해자의 행위에 대해 부담스럽다고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피해가 발생한 즉시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민간 기관에서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추행인 듯 아닌 듯 교묘한 못된 손… 익명 설문으로 동료 증언 확보해야”

    “추행인 듯 아닌 듯 교묘한 못된 손… 익명 설문으로 동료 증언 확보해야”

    “직장 상사가 부하 여직원에게 ‘나랑 잘래?’라고 대놓고 말하는 건 누가 봐도 성추행이지요. 하지만 요즘은 이런 사람들 별로 없어요. 그보다는 사적 만남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아졌지요. 늦은 저녁 시간에 같이 와인을 마시자거나 공연을 보러 가자고 하는 거죠. 신체 접촉도 비슷해요. 누가 봐도 성추행이라고 할 수 있는 가슴, 엉덩이를 직접적으로 만지기보다는 피해 여성의 마우스를 잡는 척 하며 팔로 가슴을 반복적으로 접촉하거나 귓속말로 입김을 부는 형태로 교묘해지고 있죠.” 성추행·성희롱 전문으로 통하는 이은의(41·여) 변호사는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직장 내 성추행이 지능적으로 바뀌면서 피해 여성들이 항변하기 어렵도록 교묘하게 변하고 있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과거 직장에 다닐 때 성추행 피해자였다. 1998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2010년 10월 삼성전기에서 퇴직할 때까지 직장 생활의 30% 정도를 회사와 다퉜다. 2005년 6월 당시 부서장의 성추행 사실을 회사 인사팀에 공개적으로 알렸지만 합당한 조치는커녕 피해자인 자신만 부서 전환 배치가 되고 직장 내 ‘왕따’가 돼야 했다. 이 변호사는 삼성전기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천신만고 끝에 승소했다. 2010년 4월 4000만원 배상 판결을 얻어 냈다. 그는 성추행 피해자의 인생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진학으로 전환시켜 지난해 변호사가 됐다. 이 변호사는 “성추행 가해자들이 지능적으로 상황을 악용하고 있다”며 “가해자들이 어떻게 대응했을 때 성추행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대응 방식도 학습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 가해자들은 1단계로는 ‘내가 안 했다’고 하지요. 2단계로는 ‘기억이 안 난다’, 그리고 3단계에 가면 ‘여자가 먼저 유혹했다’의 순으로 단계를 바꿔 가며 항변합니다.” 그는 “직장 내 40대 이상의 간부급 직원들이 20대 부하 여직원과 연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접근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피해 여성이 가벼운 신체 접촉을 집요하게 요구하는 것에 대해 순간을 모면하고자 이를 받아들이면 피해를 키울 수 있고 나중엔 가해자가 연애 관계였다고 주장할 수 있는 변명으로 악용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직장 내 성추행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 변호사는 법적 소송을 고려한다면 최우선적으로 증거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직장 내 이해관계로 얽혀 있어 주변 동료의 진술을 받기 어려운 경우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성추행 피해 진술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적은 ‘설문지 방식’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직장 내 메일로 설문지를 돌리고 “피해자가 성추행당한 사실을 보고 들은 적이 있다”는 문구를 갈무리(캡처)한다면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이 변호사는 “성추행을 당했다면 피해 사실을 주변 동료에게 반드시 알려야 훗날 진술을 확보할 때 도움이 된다”며 “가해자의 진술을 녹음하는 것은 물론 피해 사실을 자신의 메일로 보내 당시 정황과 시간 등도 구체적 증거로 남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가해자에 대한 정면 대응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황이 심각해지기 전에 가해자의 행위에 대해 부담스럽다고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피해가 발생한 즉시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민간 기관에서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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