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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도 ‘사법시험 존폐’ 범정부협의체 구성 힘 보태

    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4년 유예’ 방침을 둘러싸고 ‘로스쿨’ 진영과 ‘사시’ 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가 정부와 이해 당사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추진키로 했다. 앞서 대법원도 이와 비슷한 해법을 제시했기 때문에 협의체 구성이 곧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상민 국회법제사법위원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측과 간담회를 가졌다. 조만간 ‘사시 존치’ 진영과도 만나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국회 내에 정부 부처와 이해 당사자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오수근 로스쿨협의회 이사장(이화여대 로스쿨원장)과 이철희 로스쿨학생협의회장, 김정욱 한국법조인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전날 변호사시험 문제 출제에 협조하겠다며 강경 입장을 누그러뜨린 로스쿨 원장단은 범정부협의체 설치를 환영했다. 오 이사장은 “범정부협의체에서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최소한의 방책이라고 (로스쿨) 원장들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도 지난 10일 국회와 정부 부처, 대법원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하자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재학생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범정부협의체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 회장은 “범정부협의체의 어젠다는 사시 존치나 사시·로스쿨 병행이 아니라 법조인 양성제도의 개선이어야 한다”며 “법무부가 포함되는 것은 인정하지만 졸속 여론조사를 가지고 온다면 협의 과정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도 “예정된 시험이 보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변시 일자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법무부의 방침에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만 피해를 떠안게 된다”며 “변시를 적어도 한 달은 연기하도록 법무부에 요청해 달라”고 말했다. 로스쿨 도입 법안의 국회 통과 당시 법사위 간사를 맡았다고 소개한 이 위원장은 “로스쿨을 할 거면 사시를 빨리 폐지해야 로스쿨이 정착된다는 말에 입법이 됐다”면서도 “로스쿨 입학부터 변호사가 될 때까지 특혜만 받고 있다”며 로스쿨 제도에 대해 곱지 않은 인식도 내비쳤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사설] 로스쿨 입시 의혹 조사, 감사원도 나서라

    교육부가 전국 25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의 입시 과정 전반을 전수조사하겠다고 한다. 이런 조사는 2009년 로스쿨 개원 이후 처음이다. 지금껏 로스쿨 입시 의혹은 대학가와 법조계 안팎에서 꼬리를 물었다. 어느 고위층 인사와 로스쿨 교수의 자녀가 어떤 특혜를 받았다더라는 ‘카더라 의혹’이 끊일 새 없었다. 잡음과 의심 때문에 로스쿨이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교육부의 조사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로스쿨 특혜 시비가 곳곳에서 불거지다 사법시험 존치 논란이 극에 이른 상황이다. 교육부는 로스쿨들의 면접 평가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고 한다. 로스쿨 입학 전형에서 면접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나 된다. 법학적성시험(LEET), 학부 성적 등은 객관적 수치로 평가되지만 면접은 면접관들의 재량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면접관은 로스쿨 교수들이 주로 맡는다. 비밀주의인 현행 면접에서는 재량권 행사가 불가능하지 않은 구조다. 일부 로스쿨들이 청탁 학생을 서로 뽑아 주는 품앗이 짬짜미를 한다는 뒷말까지 도는 모양이다. 해괴한 소문이 싹틀 여지가 있다면 그 자체가 문제다. 어렵게 칼을 뺐으니 전수조사는 철저하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특혜 의혹의 온상이 되는 부분들은 낱낱이 들여다봐서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 입학 원서의 자기소개서에 부모 직업이 기재되는지, 그런 사례가 있다면 유력 인사의 자녀가 주요 평가항목의 점수를 어떻게 받았는지 세세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국민이 원한다면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소모적인 음서제 의혹을 잠재우고 로스쿨 정책의 신뢰를 얻는 길은 그것뿐이다. 6주 만에 조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로스쿨들이 얼마나 협조할지도 의문이다. 로스쿨 교수 자녀 특채 의혹에 국감에서 현역 국회의원이 자료를 요구했는데도 대학이 거부한 마당이다. 공정성을 확보하려면 감사원이 나서야 한다. 여론을 반영해 국공립은 물론 사립대까지 등록금 실태를 파악한 적 있지 않은가. 로스쿨은 계층 논란과 사회 갈등을 키우는 엄중한 사안이다. 교육부 스스로 감사원의 협조를 요청한다면 크게 신뢰받을 일이다. 차제에 로스쿨 부정신고센터를 상시 기구로 운영하자는 여론도 들린다. 오죽했으면 이런 제언까지 나오겠는지 살피고 또 살피길 바란다.
  • [단독] 20대 ‘욱 고소’ 30%만 형사재판 간다

    [단독] 20대 ‘욱 고소’ 30%만 형사재판 간다

    지난해 5월 충남 논산의 한 애완견 카페에서 손님 A(28·여)씨와 주인 B(39)씨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자신의 애완견이 다른 손님의 애완견에게 물려 다치자 A씨가 치료비를 요구했지만, B씨가 이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A씨는 이후 집에 돌아와 “카페가 생각보다 작더라. 중국산 간식을 갖다 놨다”는 글을 인터넷 애완견 커뮤니티에 올렸다. B씨 역시 “A씨가 사납더라. 아이(애완견) 치료는 안 하고 자꾸 배상만 요구한다”는 글로 맞대응했다. 결국 이들의 다툼은 올 2월 맞고소에 따른 형사사건(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비화했다. 검찰 조사결과 이들의 게시글은 모두 허위로 밝혀졌다. 자칫 둘 다 ‘전과자’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형사조정을 통해 ‘공소권 없음’으로 끝났다. 60대의 경험 많은 형사조정위원이 “애완견에 대한 사랑은 똑같지 않으냐”는 설득으로 양쪽의 갈등을 풀어준 덕분이었다.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시글을 지우고, B씨가 A씨의 애완견을 치료해 주기로 하면서 조정이 성립됐다. 2010년 본격 도입(2006년부터 시범실시)된 형사조정 제도는 형사조정위원들이 가해자와 피해자를 만나 재판 전에 합의로 사건을 해결하는 제도다. 14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형사조정으로 처리된 사건은 2010년 1만 5395건에서 올해(1~11월) 6만 4969건으로 5년 새 4배 이상으로 늘었다. 조정 성립률 역시 2010년 50.1%(7713건)에서 올해에는 역대 최고치인 58.2%(3만 7839건)로 뛰었다. 형사조정 사건이 늘고 있는 것은 피해회복의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대검의 ‘형사조정의 실효성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58개 지검·지청에서 이뤄진 형사조정 사건 1160건을 분석한 결과, 조정이 성립됐을 때 조정에서 검찰 처분까지 평균 29.9일이 걸렸다. 하지만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재판까지 간 사건의 경우 조정 성립 때의 4배가 넘는 132.6일이 소요됐다. 재산범죄의 경우 이 차이가 5.9배, 신체피해 범죄에서는 9.8배로 벌어졌다. 연령에 따른 조정 성립률 차이도 컸다. 성립률이 가장 높은 피해자 연령층은 20대 이하로 73.2%에 달했다. 60대 이상은 61.0%로 낮았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이동원 원광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20대가 피해자인 경우 양측의 갈등의 골이 깊지 않고, 조정위원들의 설득이 잘 먹히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가 ‘이전부터 알던 사이’일 경우 조정 성립률은 56.5%였지만 ‘아예 모르는 사이’였을 경우엔 75.7%로 높아졌다. 성별로는 남성 간의 성립률은 64.6%인데 비해, 여성 간의 성립률은 57.0%에 머물렀다. 한 조정위원은 “여성간 사건의 경우 심리적인 상처가 회복이 안 돼 조정이 실패하는 사례가 상당했다”고 귀띔했다. 검찰은 이 보고서를 토대로 현행 형사조정위원회를 상설기구인 ‘형사조정센터’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균석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는 “형사조정 제도가 형사사건 처리의 정식 절차로 인정되도록 관련 법 규정을 보완하고, 경찰이나 법원 단계에서도 형사조정 활성화를 위한 상설기구 마련 등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전국 로스쿨 변시 취소 위임장 접수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소속 학생회가 14일 로스쿨 3학년 학생들로부터 내년도 변호사시험 접수 취소를 위한 위임장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유예 방침에 ‘벼랑 끝’ 반발에 나선 셈이다. 내년도 변호사시험이 실제로 파행으로 이어지면 변호사뿐 아니라 신규 판검사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로스쿨 학생 모임인 전국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회장 이철희)는 전국 로스쿨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5회 변시 취소 위임장을 받기로 의결하고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내 일부 대학에서는 이미 위임장 접수를 시작했다. 변호사시험 문제 출제가 제대로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출제를 위해서는 오는 23일부터 출제위원들이 합숙에 들어가야 하지만 위원들이 참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에는 로스쿨 학생 1000여명이 검찰실무시험을 집단 거부했다. 검찰실무시험은 검사 임용 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는 시험이다. 정작 혼란을 야기시킨 법무부는 지난 3일 발표 이후 열흘이 넘게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내년도 변호사시험도 절차에 따라 예정대로 치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교육부는 내년 1월 28일까지 전국 25개 모든 로스쿨의 입학과정 관련 실태를 처음으로 점검한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내란음모, 정당해산 이어 소요죄까지…법조계 “헌법 파괴적 법 적용” 비판

    내란음모, 정당해산 이어 소요죄까지…법조계 “헌법 파괴적 법 적용” 비판

    경찰이 ‘11·14 민중총궐기 대회’를 주최한 한상균(53) 민주노총 위원장 등 집회 관계자 3~4명에게 형법상 소요죄 적용을 적극 검토 중인 가운데 수사당국이 사실상 사문화된 법률을 과도하게 휘두른다는 법조계 비판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소요죄 적용 논란 외에도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적용됐다가 무죄가 확정된 내란음모죄와 헌정 사상 처음으로 내려진 통진당 해산 사건 등을 거론하며 “정권의 필요에 따라 사문화된 법률을 호출해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4일 “지난달 집회는 소요죄가 적용됐던 1986년 5월 3일 인천 집회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며 “이 사건의 판례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자유청년연합 등 6개 보수단체가 한 위원장 등 58명을 고발하면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과 함께 소요죄 적용까지 요구하자 지난 13일 한 위원장을 구속하고서 본격적으로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경찰은 1986년 5월 3일 ‘인천 사태’와 지난달 14일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 버스가 파손되고 경찰관들이 폭행당하는 등 폭력 양상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1986년 5월 전두환 정권 당시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추진하던 신한민주당과 이에 반대한 재야운동권이 인천 지역에서 충돌하면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고 관련자들에게 소요죄가 적용됐다. 소요죄는 ‘다중이 집합해 폭행, 협박 또는 손괴의 행위를 한 자’에게 적용되는 조항이다. 유죄가 인정되면 1년 이상~10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법 제정 이래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때에도 이 법이 적용됐지만, 1986년 이후로는 사실상 사문화됐다. 경찰이 한 위원장 등에게 소요죄를 적용하면 29년 만에 부활하는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당선되고서 1년간 폭력시위를 준비한 정황이 있다”며 “한 위원장을 포함해 장기간 조직적으로 시위를 준비한 것으로 드러난 민노총 간부와 다른 단체 대표 등 서너 명에 대해 소요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소요죄 적용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소요죄가 성립되려면 애초 집회 자체의 목적이 ‘다중에 의한 폭행, 협박, 손괴’여야 하는데 지난달 집회는 경찰의 차벽 차단에 반발하는 과정에서 나왔기 때문에 집시법 위반이나 특수공무집행방해죄 적용은 가능해도 소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예를 들어 과거 미국의 인종 폭동 등은 실제로 무리지어 돌아다니며 무엇인가 파괴하고 약탈하는 것을 목표로 한 범죄로 소요죄를 적용할 수 있는 범죄”라면서 “하지만 지난달 집회는 (위헌 결정된)경찰의 차벽 설치가 불법이라 생각해 차벽을 치우기 위한 목적으로 일어난 충돌로, 소요죄를 적용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무죄가 확정된 이 전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와 통진당 해산 결정 등을 언급하며 “이번 정권은 헌법적 가치와 상관없이 정권의 필요에 따라 사문화된 법률까지 호출해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법무부 “사시·로스쿨 상생 위한 국가협의체 구성 찬성”

    법무부가 ‘사법시험 폐지 4년 유예’ 방침을 공식화한 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진영’과 ‘사시 진영’ 간 고발과 집회가 계속되는 등 갈등이 심화되면서 대법원, 교육부 등 관계 기관이 진화에 나섰다. 대법원은 10일 “국가기관 협의체를 구성해 사시 존치, 로스쿨 제도 개선 등 현안을 논의하자”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 3일 법무부 발표 이후 “사전에 논의한 적이 없다”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최근 사법시험 존치 여부를 놓고 이해관계인의 대립이 심화되는 등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우려된다”며 “법조인 양성 일정이 조속히 정상화돼 차질 없이 진행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국가기관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하자 법무부도 즉각 호응에 나섰다. 법무부는 입장자료를 내고 대법원의 의견을 존중하며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인 국회에 협의체가 구성되면 법무부도 참여해 바람직한 결론이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소속 로스쿨 원장들과 만나 “로스쿨 학생들이 학업으로 복귀하고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대안 모색을 시사했다. 황 부총리는 “입학제도 개선, 등록금 인하, 교육과정 내실화 등 차제에 로스쿨 개선 방안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안도 함께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양측이 사법시험 폐지를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어 진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5개 로스쿨 원장들의 협의체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오수근(이화여대 교수) 이사장은 “범정부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이 사태 해결의 출발점”이라며 교육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로스쿨학생협의회 학생들은 서울 서초동 법원행정처를 방문해 법원의 결단을 호소하는 공문을 전달하고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6000여명의 재학생이 참석해 사시 폐지를 요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반면 사시 존치를 주장하는 대한법학교수회, 전국법과대학교수회, 청년변호사협회, 사법시험 존치를 바라는 고시생 모임, 사시 폐지 반대 전국대학생연합 등의 단체들은 ‘사시 존치를 촉구하는 총 국민연대’를 결성했다. 이들은 로스쿨 측에 맞서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사법시험 존치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과 시민단체 ‘바른기회연구소’는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삭발식을 한 뒤 사시 존치를 지지하는 7250명의 국민 서명을 법무부에 제출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현장 블로그] “로스쿨 집회 참가 안 했다고 독서실 자리 빼래요”

    지난 3일 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2021년까지 유예’ 방안 발표 직후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회가 총회를 열어 학사 일정을 거부하고 자퇴서를 내기로 하는 등 단결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10일 로스쿨학생회협의회에 따르면 97% 이상의 로스쿨 재학생이 실제 자퇴서를 제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홀로 시험 본 학생 이름 공개… 사실상 ‘왕따’ 하지만 한목소리를 내기 위한 일부 방법이 예비 법조인으로서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서울지역 A로스쿨 학생회의 경우 학사 일정을 거부하지 않거나 집회·시위 등에 특별한 사유 없이 참석하지 않으면 자체적으로 제재하기로 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학생의 이름을 공개하고 학교 독서실 지정좌석을 없애는 등이 주요 내용입니다. 특히 B로스쿨 학생회는 홀로 시험을 본 학생에 대해 지난 8일 실제로 불이익을 줬습니다. 이 학생의 이름을 공개하고 학생이 쓰던 독서실 지정좌석을 빼버리기로 한 겁니다. 사실상 해당 학생을 ‘왕따’시킨 것으로 이 학교 학생 사이에서도 너무 과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학교 학생회 제재 내용에는 ‘학교에 건의해 기숙사 배정 시 배제되도록 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지난 9일 해당 로스쿨 교수들이 모여서 대책 회의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교수들은 ‘해당 학생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학생회의 집단행동이 도를 넘지 않도록 설득한다’고 의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예비 법조인들이 실력행사부터 하느냐” 서울지역 한 변호사는 “참담한 심경”이라면서 “앞으로 상대를 존중하면서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할 예비 법조인들이 실력행사부터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변호사는 “지금 로스쿨생이나 고시생이 하고 있는 집단행동이 공익을 위한 것인지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면서 “학생 이름을 공개한 건 명예훼손 등 법 위반 소지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집단행동 수위를 점차 높이면서 실력행사에 돌입한 건 사법시험 준비생도 마찬가집니다. 이들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사시 존치를 주장하며 삭발식을 진행했습니다. 일종의 맞불 작전인 셈입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시론] 제3의 동력, 공익재단/이동식 경북대 로스쿨 교수

    [시론] 제3의 동력, 공익재단/이동식 경북대 로스쿨 교수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정책과제는 소득 재분배여야 한다.” 한 여론조사 결과다. 외환위기 후 심화되어 온 양극화 현상을 생각하면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딱한 것은 정부 주도형 소득 재분배에 분명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은 가진 자로부터 더 걷어 없는 자를 위한 복지에 충당하는 것이나, 조세 저항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업에 마냥 손을 벌리기도 어렵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의 본질적 속성과 양립되기 어렵다. 외국에서는 기부로 설립된 공익재단이 양극화 해소의 일익을 맡는다. 기부는 자발성을 전제로 하므로 저항이 없고, 기부 재원은 기부자의 뜻대로 사용되므로 그 전부가 양극화 해소 등 공익적 사업에 사용될 수 있다. 정부가 징수된 세금을 복지 재원으로 풀 때보다 효과가 크다. 공익재단의 존재 이유이자 공익재단을 ‘제3의 동력’이나 ‘제3섹터’로 부르는 이유다. 그럼에도 공익재단을 보는 우리의 시선은 곱지 않다. 냉소적이기까지 하다. 상당수 대형 공익재단은 재벌 오너에게 사회적 물의가 생긴 뒤 설립됐다. 가뜩이나 반기업 정서가 강한 터에 여론 무마용 공익재단을 곱게 볼 턱이 없다. 거기에 주식을 출연받아 설립된 공익재단들도 많다. 세금 혜택을 누리면서 공익재단을 통해 경영권을 계속 행사한다는 비난이 항상 따른다. 그러나 이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노벨재단은 노벨이 죽음의 상인이라는, 록펠러재단은 록펠러가 정경유착과 무자비한 인수합병, 환경오염을 일삼는 냉혈한이라는, 사회적 비난을 각각 받은 후 설립됐다. 카네기도 홈스테드제철소 파업 시 무자비한 노동 탄압으로 코너에 몰렸다. 그런 후 설립된 것이 카네기재단이다. 카네기와 록펠러에게는 절세설계용으로 재단을 설립한 것 아니냐는 비난도 따랐다.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발렌베리그룹의 대주주는 발렌베리 가문이 설립한 4개 공익재단이다. 이들 재단이 보유한 그룹주식은 26.4%이다. 이 중 85%가 크노트&앨리스발렌베리재단 소유다. 부인 앨리스와의 사이에 자식이 없었던 크노트 발렌베리가 후계구도를 고민한 끝에, “그룹을 지배하되 소유하지는 않는다”는 모토하에 설립한 것이 이들 공익재단이다. 이 모토는 5대째 그대로 지켜지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 공익재단들도 설립 배경이나 목적이 순수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세계인들이 이들을 신뢰하는 것은 설립자나 그 가문이 재단운영의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했기 때문이다. 어떤 계기로 무슨 재산을 출연받아 설립됐는가와 설립 후에 쌓게 될 양극화 해소 등 공익적 업적이 전혀 별개의 이슈임을 웅변하는 대목이다. 우리 공익재단 활성화는 제도적으로 막혀 있다. 공익재단에 특정기업 주식의 5% 또는 10%(성실공익재단)를 넘어 출연하면 공익재단이 증여세를 내야 한다. 증여세를 면제받으면서 공익재단을 통해 경영권을 계속 행사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그러나 공익재단에 주식이 출연되는 순간 그것은 재벌 오너가 아니라 제3섹터의 것이 되고 공익재단이 청산되면 잔여 재산은 국고로 귀속된다. 그런 터에 굳이 한도를 낮게 잡아 주식 출연을 막을 이유는 없다. 그런 만큼 이제는 주식 출연 한도를 대폭 인상하되 공익재단이 출연자를 위해 활동하는 것을 엄히 금지하는 제도의 도입이 공론화되어야 한다. 의결권주의 50%까지 출연할 수 있게 하되, 공익재단이 특정 기업을 위해 활동할 수 없도록 못 박은 일본의 입법례는 참고할 만하다. 미국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동시대 기업인 카네기와 록펠러에게 이렇게 쏘아붙였다. “부의 축적과정에서 저지른 악행은 그 부로 어떤 자선을 하더라도 정당화되지 않는다” 저주에 가까운 비난이다. 이들이 설립한 재단이 미국의 공기(公器)가 되어 쌓은 위대한 업적과 재단을 향한 미국인들의 절대적 사랑을 보면서 무덤 속 루스벨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마 자신의 단견을 뼈저리게 뉘우치고 있을 것이다. 평생 일궈놓은 기업의 주식을 공익법인에 출연한 공로는 제쳐 둔 채 이를 경영권 보존 수단으로만 백안시해 온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 [세종로의 아침] 양자령의 스무살 꿈은/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양자령의 스무살 꿈은/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양자령(20). 골프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었을 만한 이름이다. 한때 ‘골프 신동’으로 세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고, 2009년 초 서울신문(1월 6일자 24면)은 그해 유망주로 양자령을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경기 양주의 광동중학교에서 잠시 한국 생활을 몸에 익혔던 그는 이후 다시 영국 스코틀랜드로 유학길에 오른 뒤 이른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간간이 공부와 골프 소식만 전해 왔다. 양자령은 골프로 길을 닦았지만 공부의 뜻을 버리지 못했다. 아버지 양길수(54)씨는 어릴 때부터 네 살 위의 언니는 공부로, 동생은 골프로 두 자매의 장래를 그려 줬다. 언니 자경(24)씨는 영국 옥스퍼드대 법대와 로스쿨을 나와 현재 국제변호사로 뛰고 있을 만큼 ‘재원’으로 올곧게 성장했다. 양자령도 아버지 양씨가 리조트 사업을 하던 태국에서 일곱 살 때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4년 동안 무려 31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태국 선수로는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정상을 두드리고 있는 아리야, 모리야 주타누깐 자매가 당시 동반 플레이를 펼치던 이들이다. US키즈월드챔피언십에서 지금은 최연소 LPGA 멤버가 된 알렉시스 톰슨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역대 최연소 우승(12세 1개월13일)을 일궈 내는 등 크고 작은 대회 리더보드에는 그의 이름 ‘줄리 양’이 올랐다. 골프에만 올인하는 운동선수는 아니었다. 2009년 스코틀랜드의 한 사립학교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편입했고 낮에는 공부, 밤에는 스윙 연습으로 고단하고 지루한 ‘나홀로’ 유학 생활을 견뎌 냈다. 이후 대부분의 국내 선수들이 학교 수업을 뒤로한 채 ‘스윙기계’가 되는 동안 그는 형설지공을 쌓았다. 2년 반 만에 고교 과정을 모두 마치고 조기 졸업한 뒤 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SAT)에도 합격,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 금융학과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지난 7일 양자령은 LPGA 퀄리파잉(Q)스쿨에서 5라운드 합계 7언더파 공동 10위로 상위 20명에게 주는 내년 전 경기 출전권(풀시드)을 받았다. 지난해 연장전 끝에 21위로 밀려 ‘조건부 시드’를 받은 아쉬움을 ‘재수’ 끝에 달랬다. 이날 받은 풀시드는 심장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아버지 양씨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명약’이었다. 그는 “조건부 시드로 정규 투어의 3분의1밖에 안 되는 11개 대회를 혼자 다니는 동안 아버지를 걱정하느라 골프에 집중하기도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원하는 만큼 안 되면 조급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뭐든지 빠르다고 좋은 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어려운 시기를 겪어 내면서 나름대로 내공이 쌓였다”고 제법 프로다운 소감을 전해 왔다. 그는 이제 내년 35개 안팎의 투어 대회에 꼬박꼬박 나가 컷만 통과하면 성적에 걸맞은 상금을 벌게 된다. 물론 굵직한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LPGA에 Q스쿨을 거치지 않고 무혈입성해 억대의 상금을 챙긴 또래들에 비하면 걸음마에 지나지 않겠지만 크고 작은 고난들을 모두 겪고 난 뒤 내딛는 발걸음이기에 다른 어느 것보다 힘차고 크다. 골프 경기 18개홀은 곧잘 인생과 비교되지 않던가. cbk91065@seoul.co.kr
  • [손성진 칼럼] 공동선을 위한 마지막 보루, 양보와 타협

    [손성진 칼럼] 공동선을 위한 마지막 보루, 양보와 타협

    온통 투쟁이다. 여야가 싸우고 야당은 내분으로 붕괴 직전이다. 과격 노조는 폭력을 써서라도 뜻을 관철하려 한다. 로스쿨 학생들과 사시생들은 사생결단의 태도로 맞붙고 있다. “인간은 자유롭고 평등하여 생존을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지만 각자 그 권리를 무한히 추구하면 결과적으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라는 상태가 된다.” 절대군주제를 옹호하기 위한 토머스 홉스의 이 이론이 시대착오적으로 들리지 않는 시국이다. 따지고 보면 현시점의 혼돈은 공통의 목표, 구심점이 없는 데서 비롯된 듯하다. 일제강점기에는 독립, 1970년대까지는 가난 탈출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2015년 현재의 목표는 무엇인가. 선진국 진입일까, 통일일까. 이제 우리 사회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세상은 뻗어 나가는 나무뿌리처럼 다원화됐다. 천 갈래 만 갈래다. 하나의 주의(主義), 하나의 깃발 아래 모이지 않는다. 또한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됐다고 끝이 아니다. 부(富)는 균등하게 분배되지 않고 경기는 코사인 곡선처럼 출렁거린다. 자본주의의 속성이기도 하다. 목하 목숨을 걸고 대결하는 중이다. 여와 야, 노()와 사(使), 노()와 소(少), 동과 서, 남과 북, 좌와 우, 부와 빈, 도(都)와 농(農)…. 모두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고 조금의 손해도 보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다툰다. 이대로는 공멸이다. 서로 공격하다 같이 치명상을 입고 다시 일어서지 못할 수도 있다. 공멸하지 않으려면 당장 대결을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외환위기라는 절체절명의 순간 공멸의 위험에서 용케 빠져나온 경험이 있다. 반발이 없지 않았지만 공생 의식은 충만했기에 가능했다. 공생은 양보와 타협 없이는 불가능하다. 양보와 타협이란 일방의 고집이 있는 한 달성할 수 없다. 노동계는 막무가내로 정부의 정책에 반기만 들어서는 안 되고 정부는 노동자들의 힘겨운 현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외환위기는 노동계가 그토록 반대했던 구조조정을 하지 못했다면 극복하기 어려웠다. 구조조정이 없었으면 결과는 공멸이었을 것이다. 각자의 사익 추구는 사회의 와해, 국가의 패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공동선(共同善·common good)을 위해 한발씩 물러설 줄 알아야 한다. 공동선은 공동체 전체의 이익이란 뜻이다. 다원화된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적인 원리다. 일찍 고령화를 접한 스웨덴은 노년 세대가 양보해 ‘낸 만큼 받는다’는 모범적인 연금 개혁을 완수했다. 영국·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노동개혁에 성공해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은 노사정(使政)이 조금씩 물러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언뜻 케케묵은 듯한 양보와 타협의 가치는 현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양보와 타협은 정치의 원리, 또는 원점이라고들 한다. 양보의 결과물이 타협이기도 하다. 각자의 이익을 좇았던 주(州)들의 양보와 타협이 없었으면 연방국가 미국은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알린스키에 따르면 타협은 전체주의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 주는 보루와 같다. 목표가 모호한 사회는 필연적으로 분열된다. 국가는 새 지향점을 만들어야 한다. 통합은 말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대결의 주체들이 일심동체가 되도록 국가적 어젠다를 만들어야 한다. 공동선을 위해 정부가 할 일도 적지 않다. 이기적인 구성원들을 윽박지를 것만이 아니라 한마음이 되도록 이끌어야 한다. 양보와 타협의 선봉에 서야 하는 게 정치, 정치인들이다. 사회 전반의 갈등을 의회 내로 끌어들여 해소할 책임이 그들에게 있다. 그러나 도리어 갈등의 도화선이 되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다. 양보와 타협은 비굴한 게 아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여 함께 살아가자는 말이다. 패배가 아니라 승리다. 다 함께 죽는 길을 피해 같이 사는 길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작금에 투쟁하고 있는 대결의 주체들이 자기중심적인 이기심에서 벗어나 공생의 길을 모색할 때다.
  • [이슈&논쟁] 사법시험 폐지 유예

    [이슈&논쟁] 사법시험 폐지 유예

    법무부가 지난 3일 사법시험의 폐지 시점을 기존 2017년에서 2021년으로 4년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이후 ‘사시 존치’를 둘러싼 법조계의 대립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가뜩이나 격하게 대립해 온 ‘사시 진영’과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진영’은 법무부의 발표 이후 다양한 집단행동과 함께 거센 자기주장을 분출하고 있다. 전국 25개 로스쿨 학생들은 집단 사퇴서를 제출하면서 내년 1월 5회 변호사시험 거부 의사를 밝혔다. 또 청와대나 국회 등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법무부 장관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로스쿨 교수들 역시 사시 출제 거부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반면 사시 준비생들은 “떼쓰는 로스쿨 학생들의 자퇴서를 즉각 수리하라”며 집단 자퇴를 주도한 로스쿨학생협의회를 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대한법학교수회 역시 성명을 내고 법무부에 변호사시험과 사법시험 출제를 거부하기로 한 로스쿨협의회의 결정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양측의 견해를 들어봤다. [贊] 이호선 국민대 법대 교수 사시 합격이 비용·시간 덜 들어 필자는 지난 10월 2009~15년 사법시험 합격자 4621명 중 1286명을 상대로 사법시험 준비에 들어간 비용, 기간, 가구당 소득, 자산, 부모의 직업 등에 관해 조사했다. 법학 전공 유무를 설문 대상에 넣고 법무부의 전수 통계자료를 고려해 법학 전공자 비율은 81.4%(법무부는 81.8%)로 맞췄다. 이는 유사한 선행연구를 했던 서울대 로스쿨 이재협 교수의 79.7%보다 법무부 통계에 더 가깝다. 이 조사를 바탕으로 사법시험을 통해 법조인이 되는 가구의 평균적인 모습을 분석하면 합격자의 79%가 사법시험을 준비해 최종합격하기까지 ‘5년 이내’의 시간이 걸렸다고 답했다. 또 합격자의 77%가 월 39만원 이하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답변을 거부한 4.8%를 뺀 나머지 95.2%의 가구 월평균 소득은 380만원 정도였는데 이는 이 교수가 밝혔던 가구당 월평균 1089만원의 약 30%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응답자 1286명 중 68.6%에 해당하는 882명은 로스쿨만 있었다면 경제적 이유로 법조인이 되는 길을 포기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들의 응답은 장학금 제도가 잘 돼 있다는 로스쿨의 실상을 잘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로스쿨협의회에서 펴낸 ‘사법시험 폐지, 국민과의 엄중한 약속입니다’라는 자료를 보면 2014년 기준 로스쿨 재학생 6021명 중에서 기초생활 수급자와 소득 1분위 저소득층의 장학금 수혜율은 15.5%이다. 확실히 최저소득층에게 장학금이 많이 돌아가는 것같이 보인다. 하지만 그다음으로 많이 가져가는 소득계층은 누굴까. 가장 잘사는 10분위(월 734만원 초과) 그룹이 7.3%로 가장 큰 수혜자였다. 장학금 수혜 분포가 가장 적은 그룹은 5~7분위 그룹이다. 6분위(월 434만원) 2.1%, 7분위(월 497만원) 2.4%, 5분위(월 380만원) 2.8%로 나타났다. 이 세 그룹을 모두 합해야 10분위 수혜자와 규모가 엇비슷해진다. 그러나 이는 전체적인 모습일 뿐 건국대, 고려대, 동아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 8개교를 따로 평균을 내면 10분위 수혜자가 26.8%, 9분위가 12.0%로 최상위 두 개 소득구간의 수혜자가 39%에 이른다. 반면 1분위와 기초생활 수급자는 15.4%에 그친다. 가장 낮은 장학금 수혜층은 소득 5~6 분위를 중심으로 바닥을 형성하고 있다. 일반 중산층 분포도와 정반대로 가운데가 잘록한 개미허리형 분포도를 보이는 것은 로스쿨이 중산층의 법조인 진입에 심각한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무엇보다 최상위 소득계층 가구에서 로스쿨에 지원되는 세금과 타 대학의 자원을 가장 많이 가져가는 현실이 과연 타당한지 심각한 의문을 갖게 한다. 경제적 이유로 로스쿨을 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응답한 882명의 사법시험 합격자들 중 94.3%는 가구의 월 소득이 500만원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로스쿨협의회 자료가 제시하는 장학금 지급 현황과 너무나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또한 전 국민의 50%인 소득 3~7분위에게는 로스쿨이 법조계 진입의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지적이 기우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준다. 하나만 더 짚어 보자. 2009~15년 사법시험 합격자 1286명 중 부모가 국회의원인 사람은 3명에 불과했다. 사회지도층, 전문직업과 전혀 무관한 집안 출신이 97%였다. 로스쿨이 100% 투명하고 공정하더라도 결코 중산층의 경제적 부담까지 완화할 수는 없다. 여기에 로스쿨제도의 불투명과 불공정 시비가 제도적으로 여전한 상황에서 사시 폐지는 어떤 집단과 계층을 위한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시 존치는 고시생의 문제도, 법조인만의 문제도 아니다. 전 계층, 앞으로 올 모든 세대의 정의에 관한 문제다.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법무부 여론조사 등 그간의 여론조사를 못 믿는다면 즉시 별도로 여론조사를 해 보기 바란다. [反] 이형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장 ‘돈스쿨’ 아니다…70%가 장학금 지난 3일 법무부는 변호사시험법에 의해 2017년 사법시험이 폐지되는 것을 2021년까지 4년간 유예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믿음의 법치’를 강조하던 법무부가 “국민의 80% 이상이 로스쿨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 아래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한다”고 배경을 설명했으나 그 여론이라는 것이 고작 1000명에게 한 전화 설문조사였다. 여론조사의 핵심 문항도 사법시험의 긍정적인 측면만을 부각시킨 편파적인 질문이었다. 이런 전화 설문조사의 결과를 근거로 정부의 정책을 결정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렇게 되면 4년 뒤에 똑같은 논란이 재연될 것이다. 다만 사법시험 폐지를 주장하는 측의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법무부는 하루 만에 사법시험 폐지 유예 결정이 최종 입장은 아니라고 번복했다. 로스쿨제도는 1995년에 논의가 시작돼 2009년에 도입됐다. 오랜 기간 사법시험 준비로 인한 고시낭인의 발생, 전공에 관계없이 사법시험 준비로 인한 타 전공 학부 교육의 파행화, 다양한 경력을 가진 전문가들이 법조인으로 선발되기 어려운 구조, 국제 경쟁력을 갖춘 역량 있는 법조인 배출의 한계 등 사법시험제도의 문제점 때문이었다. 2009년 제정된 변호사시험법은 로스쿨제도의 도입과 함께 2017년 사법시험을 폐지하는 것으로 정했다. 사법시험을 폐지하기로 한 법률을 신뢰했던 수많은 학생이 준비하던 사법시험을 포기하고 사회에 진출했거나 아예 사법시험 준비를 시작하지 않았다. 또한 사법시험 폐지를 전제로 로스쿨생이 사법시험에 응시하는 것도 금지됐다. 로스쿨이 설치된 대학에서는 법과대학을 폐지했고 이에 따라 해당 대학을 진학하는 학부생은 법학을 전공으로 선택할 수 없다. 그런데 이제 와서 사법시험 존치 여부를 다시 논의하는 것은 법률을 믿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로스쿨과 사법시험은 성격을 달리하는 제도이다. 로스쿨은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제도이고 사법시험은 전공 교육과 관계없이 시험을 통한 법조인 선발제도다. 사법시험이 존치된다면 전공에 관계없이 사법시험 준비에 몰려드는 학생이 증가할 것이고 심지어 로스쿨 학생마저도 사법시험을 보려는 유혹에 빠질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로스쿨 교육의 황폐화는 물론 과거의 ‘고시망국론’에서 제기됐던 폐해가 또다시 발생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로스쿨에 대해 ‘돈스쿨’이라는 부정적인 여론을 조장하지만 이는 왜곡된 주장에 불과하다. 우선 등록금에 대해서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 전체 로스쿨의 연평균 등록금은 1500만원인데 장학금이 평균 630만원이므로 실질 등록금은 연평균 890만원이고 한 학기에 500만원이 채 안 된다. 이는 일반 대학의 학부 등록금과 비교해도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다. 2014년도에 전체 학생의 15.8%가 전액 장학금을 받았으며 전체 학생의 70% 이상이 장학금을 받았다. ‘현대판 음서제’라는 주장 역시 실제 사실로 확인된 것이 전혀 없다. 오히려 로스쿨은 입시에서 특별전형을 통해 사회적·경제적 취약계층을 일정한 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선발해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로스쿨에는 소위 ‘금수저’들만 입학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미 로스쿨에는 연 소득 2600만원 이하인 가구의 학생들이 전체 학생의 20%에 이르고 있다. 또한 로스쿨의 장학금은 원칙적으로 경제적 사정만을 기준으로 지급되고 있다. 사법시험이 많은 문제를 야기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로스쿨이다. 로스쿨제도에 다소 문제점이 있다면 그 문제점을 보완해야지 그런 문제점이 사법시험 존치로 해결될 수는 없다. 이제는 고시망국론을 불러일으켰던 사법시험은 법률에 정해진 대로 당연히 폐지하고 로스쿨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여 법조인 양성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 신기남 장남, 대학시절 국회 선발 국비연수 특혜 의혹

     최근 ‘로스쿨 아들 구제 의혹’으로 구설에 올랐던 새정치민주연합 신기남 의원의 장남이 대학생 시절 국회가 선발하는 국비 지원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을 다녀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발과정에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8일 국회에 따르면 신 의원의 장남 신모씨는 대학생 시절인 2006년 7월 9일부터 30일까지 22일간 국회가 비용을 지원하는 단기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을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프로그램은 국회 외교통상위원회(당시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공무원 인솔로 대학생들이 미국 의회와 국무부 등을 견학하고 현지 정계 인사들과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제도이다.  지원요건 중에는 국회 외통위의 추천이 필수로, 신 의원의 장남을 포함해 모두 8명이 선발됐다. 신 의원은 당시 외통위 소속이었다. 앞서 신 의원은 장남이 로스쿨 졸업시험에 떨어지자 구제를 위해 로스쿨 원장을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 당무감사원으로부터 징계요구 처분을 받기도 했다. 서울신문은 신 의원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전국 24개 로스쿨 재학생들 ‘사시유예 반대’ 일괄 자퇴서

    전국 24개 로스쿨 학생들이 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유예 방침에 반발해 8일 오후 2시 동시에 일괄 자퇴서를 제출했다. 이로써 지난 4일에 자퇴서를 낸 서울대 로스쿨을 포함해 25개 전체 로스쿨 학생들이 자퇴서를 내게 됐다. 또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사시 존치를 추진해온 대한변호사협회 하창우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전국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는 이날 25개 로스쿨 전체 재적인원 6242명 중 6052명(97%)이 자퇴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로스쿨 1~4기 졸업생 법조인들도 이날 사시 폐지 유예 결정을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1995년 처음 도입 논의가 시작된 이래 로스쿨은 사법개혁추진위원회와 사법개혁위원회를 거쳐 2007년 7월 국회를 통과해 국민적 합의를 토대로 도입된 제도”라며 법무부를 비판했다. 또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모임인 한국법조인협회(회장 김정욱)는 대한변협 하 회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한법협은 하 회장이 대한변협의 사시 존치 입법로비 관련 정보를 요청한 변협 감사의 요구를 묵살하고 압력을 가했다며 형사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9일 낮 12시 30분 대한변협 앞에서 변호사·로스쿨 재학생 등 100여명이 모여 하 회장 불신임을 공표하고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기로 했다. 또 10일에는 로스쿨 학생 6000여명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앞에서 사시 폐지 유예 반대집회를 갖는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기회 균등·약자 배려” “포장만 바꾼 사시”

    “기회 균등·약자 배려” “포장만 바꾼 사시”

    지난 3일 법무부가 ‘사법시험 폐지 4년 유예’ 방안을 내놓으면서 변호사 예비시험제도 도입 여부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법무부가 2021년 사시 완전 폐지 뒤 유력한 대안으로 ‘사시 1~2차와 유사한 별도 시험’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반대파 “단기 합격하려 사교육 꼼수 쓸 것” 변호사 예비시험은 2009년 사시 폐지 등을 뼈대로 한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될 당시에도 ‘뜨거운 감자’였다. 고액 학비가 필요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마쳐야 법조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취약계층에 대한 차별’이라는 지적 때문에 변호사법 개정안은 본회의에서 한 차례 부결되기도 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그해 2월 법안 부결 당시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은 “로스쿨을 나오지 않으면 시험 자체를 보지 못하게 하는 건 (취약계층의 법조인) 진입 자체를 제한하는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진입장벽 차단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국민대 법대 이호선 교수가 최근 사시 50~56기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시가 없었을 경우 로스쿨에 들어갔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8.6%(882명)가 ‘경제적 이유로 포기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강 전 의원은 같은 해 4월 의원 78명과 함께 변호사 선발인원의 10%를 별도 예비시험을 통과한 사람으로 선발하자는 수정안을 발의했다. 법안 부결 이후 4월에 다시 꾸려진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서도 예비시험을 놓고 팽팽한 논쟁이 벌어진다. 찬반엔 여야가 따로 없었다. 결국 법안 심사보고서 부대 의견에 ‘예비시험 제도 도입 여부를 2013년 다시 논의한다’는 문구를 넣기로 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예비시험은 로스쿨을 망하게 하려는 게 아니라 기회균등과 약자 배려 차원에서 주장하는 것”이라면서 “로스쿨로 변호사 자격을 갖추기 위해 최소 1억~2억원이 소요된다. 동료 의원님이라도 자녀를 로스쿨에 입학시킬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은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헌법 11조 2항을 인용하며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으면 법조인이 될 기회가 원천 봉쇄돼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은 “예비시험 제도는 3년간의 로스쿨 장기 교육을 피해 단기에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고자 하는 부자들이 사교육을 통해 주로 이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찬성파 “돈 없어 못 간다는 주장, 근거 없다” 검사 출신인 장윤석 한나라당 의원 역시 “(계층 상승의 다리라는) 예비시험제도를 도입하면 취약계층만 다리를 건너라고 막을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최근 서울대 이재협 로스쿨 교수 연구를 보면 2009년 이후 법조인이 된 이들의 가계 월 평균소득은 로스쿨 출신(1063만원)과 사시 출신(1089만원)이 거의 비슷했다. ‘사시 존치=개천용’은 아니라는 뜻이다. 같은 해 4월 본회의 때도 장 의원은 “가난해서 로스쿨에 가지 못해 법조인이 되지 못한다는 말은 근거 없는 포퓰리즘”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내 한 법과대학의 교수는 “그동안 법무부는 변호사시험 운영에, 교육부는 커리큘럼에만 집착하다 정작 다시 논의하기로 했던 변호사 예비시험이라는 대안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열린세상] 로스쿨과 사법시험의 상생/홍복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로스쿨과 사법시험의 상생/홍복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며칠 전 법무부는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2017년 12월 31일 폐지 예정인 사법시험을 4년간 더 존치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하루도 못 가 사법시험 폐지를 주장하는 로스쿨 측의 반대 여론에 밀려 사법시험 존치 연장 결정은 최종 입장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공신력을 생명으로 하는 국가기관이 여론에 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대법원, 교육부, 법학계 등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법무부 단독으로 결정해 절차적 정당성마저도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그동안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의 발전을 위한 제안이나 지원도 없었던 법무부가 불쑥 사법시험 존치안에 힘을 실어 줘 로스쿨과 재학생들의 집단 반발을 사게 된 것이다. 사법시험은 누구나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고시낭인’ ‘사법시험 망국론’으로 대표되는 바와 같이 폐해가 너무 크다. 대학 캠퍼스에 사법시험 광풍이 다시 불어닥칠 것은 뻔한 이치다. 또한 전공을 불문하고 주요 대학들의 수재들이 합격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돼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황금사다리’는 존재하지 않게 된다. 사법시험 존치가 정녕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법조 인력 배출 창구가 이원화되는 것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시스템이며 국력 낭비다. 사법시험과 로스쿨 출신 간 법조인의 반목과 파벌을 조장하는 매우 무책임한 발상인 것이다. 사법시험 존치 문제는 대한변호사협회 등 변호사단체의 회장 선거에서 로스쿨 총정원과 변호사 수를 줄이자고 주장하는 후보들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여기에 법과대학 또는 법학부로서의 위상을 갖고 있던 로스쿨 설립 비인가 대학들이 학생 수 감축, 학과명 변경 등 구조조정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해 현재는 로스쿨(변호사시험)과 법과대학(사법시험) 간 대립의 양상으로 변모되고 있다. 양측은 극단적인 비판을 제기하며 평행선을 달릴 뿐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대립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접점을 찾고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다행히 양측의 주장 모두 로스쿨 폐지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법과대학과 법조계의 입장에서도 교육에 의한 법조인 선발을 부정하지 않는다. 현재 사법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35학점 이상의 법학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그렇다면 법학 교육을 통해 법조인을 배출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법과대학(법학과)의 우수한 인재들을 로스쿨로 입학시키는 방안을 강구하자는 것이다. 원래 로스쿨제도 도입 당시 로스쿨로 인가받지 못한 대학은 로스쿨 진학 준비 등 프리 로스쿨의 기능을 하도록 설계됐으나 개별 로스쿨의 이기적 무관심과 제도의 미비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 이제 로스쿨과 사법시험(법과대학)의 상생 방안으로 ‘법학 전공 우수학생 할당제’ 등과 같은 제도를 도입해야 할 때다. 이는 각 로스쿨의 개별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법학계 전체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하고 대승적 차원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법학 전공 우수학생 할당제’는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로스쿨 소재 지역 대학 출신 할당제와 결합해 응용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이다. 결국 상생 방안을 통해 로스쿨은 지역 인재를 포함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문호를 과거보다 더 넓혀 놓는 역할을 하게 된다. 로스쿨은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은 제도다. 고시학원화됐던 대학 교육을 정상화시켰으며 안정적인 미래 전망으로 학생들의 수업 준비와 몰입도가 매우 높아졌다. 또한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특별전형과 전액 장학금 지급으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사법시험이 달성할 수 없었던 희망의 사다리를 제공하고 있다. 입학전형, 학사관리, 고액의 등록금 등 보완해야 할 점도 많지만 이는 개선되고 있다. 로스쿨 출범 당시 ‘교육을 통하여 다양한 특성을 가진 법조인 양성’을 목표로 했지만 점점 낮아지는 변호사 시험의 합격률 때문에 로스쿨 교육이 파행적으로 흐르고 있는 것은 상생을 위해 반드시 시정해야 할 문제다.
  • 여학생 삭발식… 무기한 1인 시위… 정점 치닫는 사시생·로스쿨 대립

    여학생 삭발식… 무기한 1인 시위… 정점 치닫는 사시생·로스쿨 대립

    법무부가 사법시험 폐지 유예 방침을 밝히면서 기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과 사시 준비생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대 로스쿨 재학생 30여명은 7일부터 무기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지난 4일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한 이들은 청와대를 포함해 법무부, 헌법재판소, 대법원, 국회 등에서도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한 2학년 장시원(26)씨는 “정부 방침만 믿고 로스쿨에 의지했던 학생들이 길을 잃었다”면서 “법무부의 주장은 국민적 합의의 산물인 로스쿨의 근간을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스쿨 재학생의 1인 시위는 8일부터 전국으로 확산될 예정이다. 강은혜 로스쿨 학생협의회 부회장은 “지역에 있는 지방검찰청에 인접한 학교별로 나눠 1인 시위를 이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의 권민식 대표 등 사시 준비생들은 서울 법원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시 존치를 촉구했다. 이들은 서울대 로스쿨 행정실을 방문해 로스쿨 학생들의 자퇴서 수리를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또 박원호(31·여)씨 등 사법시험 준비생 3명은 서울대 정문 앞에서 삭발식을 했다. 박씨는 “로스쿨보다 사시가 더 공정할 뿐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회적 약자에게는 기회의 사다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승철 변호사와 사시 준비생 106명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사시존치 법안 처리를 지연시킨 것은 직업 선택의 자유 등을 위반한 것이라며 헌법소원 의사를 밝혔다. 한편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성명을 내고 “법무부 주관 시험 출제를 거부하며 법무부를 압박하겠다는 발상은 우월감의 표출일 뿐”이라며 “로스쿨 협의회는 지금까지 지적된 로스쿨의 문제점을 인정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野 신기남 “국회의원은 아버지가 아닙니까”

     최근 ‘로스쿨 아들 구제 의혹’과 관련 당무감사원에서 징계요구 처분을 받은 새정치민주연합 신기남 의원은 7일 “심히 부당한 것”이라며 불복 입장을 밝혔다.  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국회의원은 아들 일을 알아보러 학교를 찾아가선 안된다는 말입니까, 국회의원은 아버지가 아닙니까”라고 반문한 뒤 “아버지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달라”며 억울하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그는 로스쿨에 다니는 아들 문제로 로스쿨 원장을 만난 것에 대해 “원장 대답은 무척 냉정했다”며 “거기에는 국회의원의 권위 따위가 행세할 틈이 없었고, 한 학부모의 간곡한 호소만 남을 뿐이었다”고 압력 의혹을 부인했다. 또 “로스쿨생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교수들의 권위는 대단했다”며 “그곳에 국회의원의 권한남용 여지는 있을 리가 없었고, 오히려 체통을 잃어버린 저의 간곡한 호소가 국회의원 품위를 손상했다고 하는 편이 옳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아들이 낙제라는 불행을 당했는데 그보다 더한 불명예가 저 자신에게 씌워졌다”며 “한낱 청탁이나 하고 압력이나 넣는 사람으로 규정짓는다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나. 당당하게 국민과 당원의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당무감사원이 로스쿨 원장을 면담해 ‘변호사 시험 80% 합격률을 보장하겠다’는 언급을 한 사실이 없고, 원장 등이 압력을 느끼지 않았다고 해명한 점 등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당무감사원은 로스쿨 졸업시험에 떨어진 아들을 구제하기 위해 원장을 만나 아들의 낙제를 막을 방법을 묻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 사실 조사 및 법리 검토를 진행해 윤리심판원에 엄중 징계를 요구하기로 의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로스쿨 교수들 사시 출제 거부 결의

    로스쿨 교수들 사시 출제 거부 결의

    “법무부로부터 사전에 설명을 들은 사실이 전혀 없다.”(대법원) “우리와 협의한 사안이 아니다.”(교육부) “법무부 입장일 뿐이다.”(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4일 법무부가 하루 만에 ‘사법시험 폐지 4년 연기’ 방안을 사실상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들과 로스쿨 교수 등 이해 당사자들이 격하게 반발하고 있는 데다 관계 기관들도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법무부의 긴급 진화에도 서울대 로스쿨 학생들은 실제로 자퇴서를 제출하는 등 집단행동을 현실화했다. 교수들도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로스쿨학생협의회는 전국 25개 로스쿨 재학생 전원이 사시 폐지 유예 결정에 맞서 집단 자퇴하고 남은 학사 일정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음달 4일 치러지는 변호사시험 응시를 거부하고 다음 학기 등록을 하지 않는 방안도 추가로 논의할 예정이다. 박준성 서울대 로스쿨 학생회장은 “학생들이 제대로 의견을 내기 어려운 기말고사 기간에 법무부가 일방적으로 입장을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전국로스쿨협의회도 이날 전국 대부분의 로스쿨 원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와 이사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교수들은 사시 등 법무부 주관 시험의 문제 출제를 거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수도권의 한 로스쿨 교수는 “당초 계획대로 사시를 폐지하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정책의 일관성이 무너진 상황에서 학생과 교수들이 격앙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로스쿨 반발에 물러선 법무부

    로스쿨 반발에 물러선 법무부

    2017년 폐지 예정인 사법시험을 2021년까지 4년 더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3일 발표했던 법무부가 하루 만에 “최종 입장이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섰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대법원 등이 “협의한 바 없다”고 불쾌감을 표시하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 로스쿨 재학생 480명 중 464명이 4일 법무부 방침에 반발해 집단으로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이날 춘천지검을 방문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사시 폐지를 4년간 유예한다는 것이 좋겠다´는 법무부 의견을 낸 것이지 최종 입장이라고 할 순 없다”면서 “앞으로 관계부처와 단체, 기관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검토한 후 최종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봉욱 법무부 법무실장도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간담회를 갖고 “법무부의 기존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양한 의견이 추가로 나온 만큼 열린 마음으로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4년이라는 유예기간 역시) 여러 단체와 기관들의 의견을 검토해서 결정하겠다”고 방침이 번복될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서울대 로스쿨 학생회는 이날 오후 교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시험 폐지 4년 유예 방침을 철회할 것을 법무부에 요청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사설] ‘금수저 논란’이 부른 사시 폐지 유예

    법무부가 2017년 폐지될 예정이던 사법시험을 4년간 유예하기로 발표했다가 어제 각계 여론을 좀 더 수렴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서도 유예 결정에 대한 기존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했다. 폐지 초읽기에 들어갔던 사시가 힘겹게 수명을 연장한 결정적 배경은 국민 여론이다. 법무부는 “국민의 80% 이상이 사시 존치를 주장한다”고 유예 결정의 근거를 설명했다.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85.4%가 사시 존치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사시 제도 자체의 승리가 아니다. 음서제의 위험성을 끊임없이 노출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제도가 중간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이다. 고시 낭인을 없애고 다양한 전공의 법률인을 배출해 누구나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누리게 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 로스쿨이다. 그런 큰 뜻에도 2009년 출범 이후 고관대작 자녀들이 특혜를 본다는 잡음을 벗지 못했다. 변호사 시험의 성적과 등수도 공개되지 않아 누가 왜 판검사로 임용되는지조차 안갯속이었다. 그런 마당에 국회의원들이 로스쿨 출신 자녀의 취업과 졸업에 실력 행사한 사실이 줄줄이 드러나 비판 여론에 기름이 부어졌다. 사시 폐지 유예는 금수저 논란에 대한 국민적 경고라 해도 틀리지 않다. 법무부는 4년의 유예기간에 대책을 고민해 보겠다고 한다. 별도 시험을 통과하면 로스쿨 졸업생과 함께 누구나 변호사 시험을 볼 수 있는 예비시험제도가 현재로선 유력한 대안이다. 뒤늦게 여론을 방패막이로 땜질 처방하려는 법무부의 태도에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차기 정부로 논란의 불씨를 던져 놓고 발을 빼겠다는 계산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지금 같은 여론이 이어진다면 4년 뒤에도 로스쿨 체제가 법조인 양성 장치로 대접받을지 의문이다. 입지를 좁히지 않으려면 로스쿨 내부에서도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 신뢰를 얻는 방법이 무엇인지 스스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변호사 시험의 등수를 공개하기로 하고 서민에게 진입 문턱도 낮춰야 한다. 변호사 수가 늘어 수임료가 낮아지는 등 로스쿨 효과도 없지는 않다. 일부 금수저의 반칙과 특권 논란에 정책의 근본이 흔들리는 일은 국가적 낭비다. 4년 뒤에도 해묵은 시비와 논쟁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에 힘을 쏟아야만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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