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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 학살국’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민낯…선진국의 ‘동물권’은?

    ‘동물 학살국’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민낯…선진국의 ‘동물권’은?

    한 해 8만마리 이상의 반려동물이 버려지고, 유기동물 관리에 130억원 가량의 예산을 쓰는 나라. 바로 2016년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경제 규모로는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자부하는 나라이지만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폭넓게 인정하고 있는 ‘동물권’(animal rights)의 개념조차 생소한 게 한국의 현실이다.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번식 기계’로 전락한 암컷 개와 번식 능력이 없으면 바로 생매장되는 강아지 등 ‘강아지 번식 공장’의 실태가 고발된 가운데 부산에서는 새끼 고양이 3마리 모두 두개골이 산산조각난 채 발견되면서 빈약하기만 한 현 동물보호법 개정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동물 복지 선진국들의 정책을 통해 우리의 열악한 동물권 실태를 짚어봤다.   1. [독일] 애완동물 매매를 법적으로 금지 독일에는 애견샵이 없다. 국가의 허가를 받은 전문 브리더(breeder·동물 사육자)만이 강아지 번식을 시킬 수 있고, 분양 절차 역시 까다롭다. 출생한 강아지는 곧바로 관리시스템에 등록된다.   반면 우리는 홈플러스나 이마트와 같은 대부분의 대형마트에 애견샵이 입점해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대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애견산업에 뛰어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직접 애완견을 분양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전에는 충무로의 ‘애견거리’가 애견 쇼핑 구역으로 유명했다. 2. [독일] ‘테마파크형 동물보호소’가 있다. 독일 전역에는 버려진 동물에게 새로운 가족을 찾아 주는 동물보호소 ‘티어하임’이 500곳 이상 존재한다. 이 동물 보호소는 후원자들의 기부와 자원 봉사를 중심으로 대부분 민간 단체가 운영한다.   동물보호소에 있는 유기 동물은 대부분 새 가정에 입양되고 있어 안락사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락사 결정 과정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동물 보호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정당한 근거를 제시해야 동물보호소 수의사가 최종적으로 안락사를 결정한다. 따라서 독일은 도살 처분장이 전국에 단 한 곳이다.   한국에는 유기동물 보호소가 368개 정도 있다. 이중 사설 유기동물 보호소의 상당수는 비전문적으로 운영돼 질병·개체 관리에 취약하다. 심지어 식용 거래를 위한 ‘개 농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의혹도 심심찮게 나온다. 이러한 사설 보호소는 전국에 100개 정도가 있다고 추정만 될 뿐 정확한 개수 파악조차 힘들다.   한국은 한 해 8만 마리 이상이 유기되고 버려진 반려 동물의 80% 이상이 안락사되고 있다. 유기동물 입양과 안락사 등으로만 한해 100억원 이상이 든다.   3. [독일]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독일은 1990년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문을 민법에 명시했다. 동물에게 사람과 물건 사이의 ‘제3의 지위’를 부여한 것이다. 2002년에는 동물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헌법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남의 동물을 다치게 하면 ‘재물손괴’로 처벌한다. 동물을 단순한 ‘물건’으로 취급하거나 소유자의 ‘재산’ 정도로 인식한다.   4. [미국] 동물 학대자의 신원을 공개한다.   미국은 동물 학대를 살인사건과 마찬가지로 주요 범죄로 간주하고 관련 자료 취합에 들어간다. 특히 테네시 주는 올해부터 주 법을 위반한 동물학대자의 신원을 온라인에 공개하기로 했다. 5. [미국] ‘28시간법’이 있다. 미국은 동물 수송 시 최소 28시간에 한 번씩 물, 휴식, 사료를 제공해야 하는 ‘28시간’ 동물보호법을 시행한다. 비록 사람의 식용으로 희생되는 동물일지라도 수송과정에서 동물에게 고통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6. [공통] ‘동물법 전문 변호사’가 있다.   상당수 선진국에서는 동물법 전문 변호사가 고수익 직업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로스쿨에서도 동물법을 정규 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다.   한국은 반려동물을 비롯한 각종 동물 권리와 관련한 소송이 거의 없어 관련 전문가를 찾아보기 어렵다.   7. [공통] 어린이 승객 요금을 내면 반려동물도 ‘대중교통 탑승’이 가능하다.   독일, 영국 등 일부 유럽 국가들과 미국의 매사추세츠 주에서는 반려동물을 대동한 대중교통 탑승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상태다. 국가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개 무료이거나 어린이 승객 요금에 해당하는 ‘할인운임’을 내면, 목줄을 착용한 반려동물은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하다.   한국에서는 대중교통 탑승에 있어 동물을 ‘휴대 금지 물품’으로 지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이를 운송에 관한 약관 등에 이런 내용을 명문화하고 있다. 다만 이동장에 넣은 소형동물의 탑승은 제한적으로 된다.   이지연 인턴기자 julie31080@seoul.co.kr
  • 영남대 출신 로스쿨 100% 합격

    제5회 변호사시험에서 영남대 로스쿨 출신 응시자 64명 전원이 합격했다. 영남대는 올해 졸업하는 5기생 중 62명과 졸업을 한해 미룬 4기생 2명이 이번 변호사시험에 응시해 100% 합격했다고 16일 밝혔다. 영남대 로스쿨은 한 해 정원이 70명으로 나머지 학생들은 개인 사정으로 응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제4회 시험에서는 첫 응시생 64명 중 63명이 합격했다. 전국에서 2864명이 응시한 이번 시험 평균 합격률은 55.2%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사설] ‘셀프 개혁’으로 로스쿨 바로 설 수 있겠나

    로스쿨협의회가 지난 13일 입시 공정성 확보 방안을 내놨다. 학생 신상 정보를 알 수 없도록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하고 자기소개서에 집안 배경을 쓰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 요지다. 최근 교육부의 로스쿨 입시 실태조사 결과 불공정 사례들이 드러난 데 따른 조치다.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이후 음서제 특혜 의혹은 끊일 새가 없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 그 와중에도 로스쿨협의회는 내부 개혁에 꿈쩍 않고 버텼다. 그런 사정을 감안한다면 로스쿨 스스로가 모처럼 환부에 칼을 들이댄 자구책이다. 로스쿨 운영 방식에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는 국민들 눈에는 그래도 한참 멀었다. 공정성 시비를 근본적으로 없애겠다는 의지를 읽기 어렵다. 블라인드 면접 금지와 자기소개서 단속 정도는 일반 기업체와 대학 입시에서조차 뿌리내린 장치다. 여론의 화살이 집중적으로 쏠린 상처만 마지못해 봉합하고 넘어가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사법시험 존치 논의와 별개로 로스쿨 폐지론이 고개 든 마당이다. 그런데도 심각한 구멍으로 드러난 부분만 손질하고 넘어가겠다는 발상은 안이하기 짝이 없다. 불공정 특혜의 여지가 많은 정성평가 비중을 대폭 줄이라는 요구가 거센데도 기존의 선발 방식을 고수하려는 뜻을 이해할 수 없다. 정량평가에서의 변별력이 지금처럼 계속 낮으면 면접 등 정성평가로 합격을 가려야 하니 특혜 시비가 줄지 않을 것은 뻔하다. 대학과 법조계에는 “로스쿨 제도의 최대 수혜자는 로스쿨 교수”라는 말이 돈다. 교수들의 정성평가 재량이 과도한 탓이다. 로스쿨 교수진은 예전의 법학과 교수들과 전직 법조인들이다. 법조 인맥을 타고 실력자 자녀의 로스쿨 입학 청탁이 기승을 부린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굳어져 있다. 의심과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지켜야 할 기득권이 있지 않다면 로스쿨협의회는 국민 기대치보다 더 큰 폭의 체질 개혁에 스스로 앞장서야 한다. 로스쿨의 입시제도 개혁이 흐지부지 넘어가면 교육부도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등 떠밀려 간신히 로스쿨 3년치 입시만 조사한 데다 그나마 적발된 부정 사례들조차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이 거세다. “교육부가 현대판 음서제를 당당히 커밍아웃시켰다”는 비난마저 연일 높다. 엄중한 국민 시선을 안다면 교육부는 로스쿨의 셀프 개혁에 결코 팔짱만 끼고 있어서는 안 된다.
  • 로스쿨, 무자료 면접 도입… ‘현대판 음서제’ 오명 벗는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들이 올해 입시부터 입학생의 성적을 공개한다.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신상정보를 기재한 학생이 합격해 불공정 논란이 촉발된 데 따른 보완 조치다. 25개 로스쿨로 구성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13일 전북대에서 총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포함한 입학전형 개선안을 확정했다. 개선안은 입학생들의 출신 대학과 학부, 전공 등을 공개하도록 했다. 입학생의 법학적성시험(LEET) 점수는 물론 영어와 논술 점수, 대학 시절 성적 등 정량평가 결과도 공개한다. 협의회 관계자는 “입학생들의 성적을 공개하면 로스쿨에 서열이 매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깜깜이 입시’의 오명을 벗기 위해 이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면접위원이 응시자의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 없이 면접을 진행하는 ‘무자료’ 면접도 도입된다. 면접위원에는 외부 위원을 반드시 포함하게 했다. 자교 출신 수험생에 대한 특혜라는 비판을 받았던 ‘우선선발’ 제도는 폐지된다. 문제가 됐던 자기소개서의 ‘부모 스펙’ 기재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감점이나 탈락 처리된다는 내용도 입시요강에 명시한다. 교육부는 지난 2일 2014~16년 로스쿨 합격자 약 6000명의 자기소개서를 분석한 ‘로스쿨 입학전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부모의 이름이나 신상 관련 내용의 기재를 금지할 것을 로스쿨에 요구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박한철 헌재소장 “로스쿨과 사법시험, 양자 택일의 문제 아냐”

    박한철 헌재소장 “로스쿨과 사법시험, 양자 택일의 문제 아냐”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13일 사법시험 존치 논란에 대해 “로스쿨과 사법시험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법조인 양성 시스템이 국가발전과 합치할 수 있도록 고민하면서 답을 구해가겠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이날 오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가진 특강에서 “로스쿨이 적응 단계에서 문제가 부각됐다고 하더라도 로스쿨 제도가 올바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같은 의견은 로스쿨 재학생이 사법시험 존치와 관련된 헌법소원에 대해 박 소장의 개인적인 견해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들이 지난해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며 ‘사시 폐지’를 규정한 법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박 소장은 이어 “로스쿨 도입 당시 논란이 충분한 것이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으나 여하튼 시행됐고 빨리 자리잡아서 사법 시스템을 뒷받침해야 한다”면서 “모든 제도가 하루 아침에 정착할 수는 없고 20~30년은 걸린다”고 말했다. 또 “사법시험을 통해 로스쿨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은 복잡한 문제”라면서 법조인 양성 시스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소장은 이날 ‘꿈꾸는 모든 것이 미래가 된다-헌법과 헌법재판’을 주제로 특강을 갖고 이어진 질의응답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사회통합 기능을 강조했다. 박 소장은 “헌법재판은 적극적인 행정 영역이 아니라서 사회통합이나 정치통합에 한계가 있다”면서 “주어진 여건 아래에서, (사회구성원 간) 존재하는 갭을 메워 기회의 균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재판관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헌법재판관들의 고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통합진보당 해산 관련 사건 기록의 분량이 총 17만 5000쪽이어서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일하느라 눈병이 걸릴 지경이었다면서 사건이 끝나자 안경을 새로 맞추고 입원하기도 했다는 일화를 털어놨다. 박 소장은 “헌법재판관끼리 대화를 하다 보면 언쟁 수준까지 가고 때에 따라서는 얼굴을 붉혀 싸움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도 부지기수”라며 “평의가 있을 때는 반드시 저녁식사를 같이 해 개인 감정을 풀고, 별도 접촉을 통해 의견을 줄여나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법률시장 공익성 확보하고 경쟁 활성화해야/이성엽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법률시장 공익성 확보하고 경쟁 활성화해야/이성엽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때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검사가 되거나 변호사가 되는 것은 가문의 자랑임과 동시에 개인의 화려한 장래를 약속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변호사가 2만명이 넘어서면서 변호사 1인당 수입은 급감하고 있고 판검사의 영향력도 예전 같지 않다. 연일 고액 수임료를 받은 변호사, 전관 출신 변호사의 로비 문제, 로스쿨 부정 입학이 사회 이슈가 되고 있다. 사실 한국의 법률제도는 근대 사법제도 도입 100년이 지난 2000년대 중반 이후 가히 혁신적인 세 가지 변화를 겪게 된다. 첫째, 2009년 도입된 로스쿨 제도다. 다양한 전공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실무 위주의 법률 공부를 한 후 대부분이 변호사가 될 수 있도록 하여 고시 낭인을 없애자는 취지로 미국식 로스쿨이 도입됐다. 둘째, 변호사나 검사 등 경력이 있는 법조인 중에서만 법관을 선발하는 법조 일원화가 2013년부터 시행됐다. 그동안 법관은 사법연수원 수료생중 선발되었으나, 다양한 경험을 한 변호사들이 법관이 되는 것이 새로운 시대적인 요구에 부응하는 일이 된 것이다. 셋째, 법률시장 개방이다. 2011년 한·유럽연합(EU),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라 국내 법률시장은 단계적으로 개방되고 있다. FTA 발효 5년 뒤 올 7월과 내년 3월에 이루어지는 3단계 개방에서는 외국 로펌과 국내 로펌이 합작 사업체를 설립해 국내 변호사를 고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변화, 즉 결국 경기 침체로 법률시장의 매출은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지만 로스쿨 도입으로 변호사 수는 급증하고 있는 데다 법률시장 개방으로 외국 거대 로펌이 몰려오고 있는 것이 법률시장 위기의 원인이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법조인들의 공공성·공익성을 강조하는 입장이 있다. 변호사법 제1조는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 제2조는 “변호사는 공공성을 지닌 법률전문직으로서 독립하여 자유롭게 그 직무를 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그러나 2만명이 넘어선 변호사 간 생존경쟁과 변호사와 변리사, 세무사 등 법조 유사 직역 간 무한경쟁을 고려할 때 과연 변호사에게 공공성·공익성만을 요구하는 것이 현실적인지 의문이다. 변호사 공급을 엄청나게 늘리면서 새로이 시장에 진입하는 신입 변호사들에게 법 준수와 공공성만을 강조하는 것은 손발을 묶고 경주에서 살아남으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경쟁의 현실을 인정하고 변호사 광고규제 완화, 유사 직역 간 업무 획정의 명확화 등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변호사에게 공공성·공익성은 고차원적이 것이 아니라 위임받은 업무 처리에서 최선을 다해 고객이 원하는 결과를 얻도록 법적인 조언을 포함한 법률 사무를 잘 처리하는 것이다. 이러한 고객제일주의를 실천하려면 먼저 법조인으로서 특권의식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법률적인 조력이 필요한 고객들은 절박한 상황에서 변호사를 찾는다. 진정 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최대의 만족을 줄 수 있을 것인지 그들의 눈높이에서 충분히 이야기를 듣고 문제 해결을 위해 같이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경쟁과 공익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합법적이고 공정한 규칙을 준수하는 가운데서 이루어지는 고객지향적 법률서비스 경쟁의 활성화는 결국 공익 증진에도 기여한다. 다음 법률시장 개방에 따른 국내외 경쟁에 대비해 법조인들의 능력 향상이 필수적이다. 외국어 능력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법조인들이 고객들이 원하는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법만 아는 변호사가 아니라 해당 산업 분야의 기술, 시장에 대한 전문성은 물론 정부의 정책, 해외 판례와 이론에도 능통해야 한다. 변호사는 변호사다워야 한다. 변호사답다는 것은 비록 영리행위를 하기는 하지만 공익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법률 전문가답게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규제완화를 통한 법률시장의 경쟁 활성화, 고객제일주의를 근간으로 한 공익성 추구, 국내외 경쟁에 대비한 전문성 향상 등이 격동의 법률시장을 헤쳐 나가는 핵심 동인이다.
  • [서울광장] 차라리 사시를 존치하라/박홍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차라리 사시를 존치하라/박홍기 논설위원

    로스쿨이 개원한 지 7년 만에 민낯을 드러냈다. 입학 전형에 대한 교육부의 전수조사를 통해서다. 지금껏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러나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나마 공식적으로 ‘생얼’을 내보이긴 처음이다. 교육부는 자율이라는 명목으로 로스쿨을 관리·감독하지 않았다. 뒷짐만 졌다. 국회의 지적에도, 시민단체들의 요구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한 국회의원이 로스쿨 졸업시험에 떨어진 아들을 구제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교육부가 결국 25개 로스쿨 전체를 대상으로 마지못해 전수조사에 나선 이유다. 세간의 의혹은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 합격자 중 24명이 대법관, 검사장, 법원장, 법무법인 대표, 단체장 등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지위 등을 자기소개서에 보란 듯이 적었다. “입학만 하면 그 이후는”이라는 복안 아래 ‘금수저’를 내세웠다. 뻔뻔했다. 면접이 공정했을까. 면접관은 내로라하는 법조인 등 사회지도층의 자녀를 다른 지원자와 차별 없이, 선입견 없이 평가했을까. “최대 피해자는 ‘흙수저’ 학생”이라는 게 한 로스쿨 교수의 고백이다. 문제의 합격자들은 부모의 배경을 통해 특혜를 받은 것과 다름없다. 법조계는 다른 직역에 비해 한두 다리만 걸치면 알 수 있는 좁은 사회인 까닭에서다. 이들은 위법이 아니라고 강변할지 모르겠지만 부정행위를 했고 편법을 썼다. 로스쿨의 당락을 좌우하는 학벌과 스펙, 가정환경 등을 십분 활용한 셈이다. 시작부터 출발선이 달랐다. 부모의 신상 기재와 합격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법적 제재가 불가능하다는 교육부의 결론에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석연찮다. 로스쿨은 노무현 정권에서 추진한 사법개혁이다. 고시 낭인(人)을 줄이고 다양한 소양과 경험을 가진 법조인을 선발·양성해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그렇지만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다. 2007년 7월 3일 임시국회 마지막날 사립학교법 재개정안과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 법률이 한꺼번에 통과됐다. 이른바 사학법과 로스쿨법이다. 종료 3분 전이었다. 당시 한나라당은 사학법 재개정안을, 열린우리당은 로스쿨법을 처리하는 데만 급급했다. 로스쿨은 교육위와 법사위 심의도 생략됐을 만큼 제대로 논의조차 거치지 않았다. 정치적 야합의 결과물이다. 로스쿨은 2009년 문을 열었고, 사법시험은 2017년 폐지되는 수순을 밟는 배경이다. 로스쿨 출신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매우 높은 편이다. 2012년 1회 땐 전체 합격률이 87%, 2013년엔 75%를 기록했다. 대학에 따라 100%도 나왔다. 로스쿨에 ‘입학만 하면’ 법조인의 길이 열린 격이다. 도입 취지대로 ‘고시 낭인’도 사실상 거의 없다. 일본의 변호사시험 첫해인 2006년 합격률 48%, 2013년 26%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다. 로스쿨 논란은 입학을 넘어 취업 과정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대형 로펌도 자기 능력이 아닌 부모의 후광에 좌지우지되는 경향마저 나타나서다. 한때 서초동 법조타운에서는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사회지도층 로스쿨 출신 자녀들의 취업 명단이 나돌았다. 채용 과정이 불투명한 탓에 “시험에 통과만 하면 이제부터” 부모의 몫이 된 셈이다. 오죽하면 ‘현대판 음서제’라는 말이 입길에 오르내리겠는가. 최근 ‘학벌 없는 사회’라는 시민단체가 해산했다. 18년 만이다. 학벌 위력이 여전하지만 학벌을 통한 권력 이동보다 부와 권력의 대물림이 더 공고화된 까닭이다. 자본이 학벌을 넘어선 것이다. 출신 계층에 따른 삶이 대를 이어 지속되는 사회의 도래다. 로스쿨의 일각에서 비쳐지는 사회다. 더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회가 아니라는 얘기다. 사시는 따져 보면 사회적 낭비는 많았을지언정 객관적인 스펙을 넘어설 수 있는 도전이었다. 계층의 사다리였다. 인간 승리의 감동도 줬다. 로스쿨은 대수술이 불가피하다. 입학과 교육을 총괄하는 교육부, 변호사시험을 총괄하는 법무부는 로스쿨의 대대적인 정비에 나설 수밖에 없다. 로스쿨도 학사 행정 전반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법조계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쇄신하지 않으면 로스쿨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로스쿨 폐지 여론마저 막기 어렵다.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목소리가 퍼져 나가고 있다. hkpark@seoul.co.kr
  • 美법원 “지문 이용해 풀게 하라” 다시 불붙은 아이폰 잠금해제

    국가 안보와 사생활 보호 간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아이폰의 비밀번호 잠금장치 해제가 이번에는 지문 제공과 관련한 위헌 논란으로 커지고 있다. 앞으로 홍채 및 목소리 인식 등 바이오 잠금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런 논쟁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 등에 따르면 미 법원은 지난 2월 로스앤젤레스 출신인 한 갱단 두목의 여자친구(29)의 지문을 이용해 그녀의 아이폰 잠금을 풀도록 강제해 달라는 수사 당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영장을 발부했다. 이를 두고 ‘지문은 머릿속 생각과 달리 수정헌법 5조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라는 논리와 ‘지문 제공 역시 결과적으로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없게 만들어 수정헌법에 어긋난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증거를 수집하는 전통적 의미의 지문이 아니라 아이폰에서의 지문은 비밀번호와 마찬가지라는 게 취지다. 미국 수정헌법 5조는 형사사건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도록 ‘자기부죄(自己負罪) 금지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영국법에서 유래한 것으로 중세시대 마녀사냥 등에서 고문에 의해 허위 자백을 받아 내던 악습을 뿌리 뽑아 권력기관이 머릿속 지식들까지 들여다보지는 못하게 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졌다. 2013년 애플이 ‘아이폰5S’에 지문 인식 기능을 도입했을 때부터 “지문 인식 기능이 수정헌법 5조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4~6자리의 ‘패스워드’는 무형의 지식으로 진술 거부권에 포함될 수 있지만 지문이나 DNA 등은 단순한 물리적인 정보일 뿐 머릿속 지식이 아니어서 수정헌법 5조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경찰이 범죄 증거가 담긴 금고를 열기 위해 피의자에게 비밀번호를 말할 것을 강요한다면 이는 수정헌법 제5조 위반에 해당하지만 단순히 금고 열쇠를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수정헌법 5조와 무관하다는 것과 같은 논리다. 미 스탠퍼드 로스쿨 ‘인터넷과 사회센터’의 알버트 지다리 교수는 “지문 인식은 증거나 자기부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비밀번호를 푸는 것과 달리 사법 당국에 마음속에 있는 것을 말하도록 강요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아이폰 해제를 위한 지문 제공이 결과적으로 헌법을 위배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지문 등 생체 인식 제공도 범죄와 관련해 형벌을 받을 수도 있는 증거를 제공하는 자기부죄로 폭넓게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수사기관이 비밀번호를 요구할 수 없다면 비밀번호와 같은 역할을 하는 지문 등 생체정보도 요구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최근 미 데이턴대의 수전 브레너 교수는 LA타임스에 “지문 제공도 수정헌법 5조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브레너 교수는 지문 인식으로 제공한 아이폰 안의 내용물 가운데 많은 부분은 소유자와 관련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내용들이 더해져) 그를 유죄로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공정성 보장하도록 로스쿨 선발 방식 고쳐야

    교육부가 최근 3년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시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일부 합격자들이 전형 과정에서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을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자기소개서에 ‘아버지가 ○○지방법원장’, ‘법무법인○○ 대표’, ‘○○시장’ 등 로스쿨 전형에 영향을 미칠 만한 부모의 스펙을 내세운 것이다. 어떤 합격자들은 이름은 특정하지 않았지만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대법관, ○○법원 판사 등을 지냈다고 기재하기도 했다. 그동안 고위층 자녀들이 로스쿨 입시에서 부모의 후광을 노골적으로 내세운다는 세간의 의혹이 일부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그러나 애초 우려했던 만큼의 대규모 입시 부정은 발견되지 않았다. 교육부는 자소서에 부모 스펙을 밝혔다는 것만으로 입학 취소 조치는 사실상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고 한다. 합격 여부와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었고, 상당수 대학들이 자소서 기재금지 규정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은 기재금지 규정을 두었지만, 어길 경우에 대한 조치를 명시하지 않아 역시 합격을 되돌리기엔 법적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교육부는 기관경고나 주의, 관계자 문책 등 행정처분으로 이번 사태를 마무리 짓기로 했다. 하지만 로스쿨 특혜 입학 의혹에 대한 따가운 시선을 고려한다면 정부의 조사와 조치가 소극적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3년 동안 6000여건을 전수조사했다고 하지만, 발표를 보면 단순히 지원자의 부모나 친인척 신상 기재 여부만 파악한 것으로 판단된다. 교육부가 발표한 24건의 신상은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누구든 쉽게 알 수 있는 것들이다. ‘밤늦게까지 소송 서류를 검토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유의, 로스쿨측이 마음만 먹으면 면접에서 신상을 알아낼 수 있는 내용까지 모두 잡아냈다면 이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다. 자소서 관련 질문이 오가는 면접 과정에 대한 조사도 빠졌다. 부모 스펙을 쓰지 말라는 규정이 있음에도 이를 어긴 지원자와 해당 로스쿨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로스쿨들이 공정한 입시를 위해 금지 규정을 두고도 위반자들을 합격시킨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교육부는 이제야 시정 조치를 내린다며 로스쿨들을 감쌀 게 아니라 엄정하게 책임을 묻는 게 옳다. 차제에 입시의 공정성을 확보하도록 제도를 고쳐야 한다.
  • 새내기 검사 임관식

    새내기 검사 임관식

    2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앞마당에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제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39명의 신규 검사 임관식이 열렸다. 김현웅(왼쪽) 법무부 장관이 새내기 검사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부모 신상 기재 땐 로스쿨 불합격 명문화”

    “부모 신상 기재 땐 로스쿨 불합격 명문화”

    “아버지가 OO시장·OO법원장” 합격자 5명 구체적 신상 기술 19명은 직위·직장명 단순 기재 로스쿨 13곳 경고·주의 조치 교육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진행한 2014~2016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합격자 전수조사는 부모나 친인척의 뒷배경이 로스쿨 합격에 동원됐는지 여부를 가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조사는 고위 공직자 부모나 친인척을 명시 또는 암시한 합격자가 전체 6000명가량 중 24명 포함돼 있음을 밝히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합격 취소’ 등의 조치는 없었다. 교육부는 기존 입학전형 문제를 파헤치기보다는 앞으로 입시 부정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둔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된 24명 중 자기소개서에서 부모나 친인척이 누군지 알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기술한 사람은 5명이었다. ‘아버지가 ○○시장’, ‘외삼촌이 ○○변호사협회 부협회장’, ‘아버지가 ○○법무법인 대표’, ‘아버지가 ○○공단 이사장’, ‘아버지가 ○○지방법원장’ 등이었다. 교육부는 “이 중에서도 아버지가 ○○시장이라고 밝힌 1명은 해당 학교가 입시요강에서 부모 신상기술 금지를 규정하고 있어 부정행위 소지가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5명 외에 나머지 19명은 부모나 친인척의 직위나 직장명을 단순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직업은 법조인 13명, 공무원 4명, 로스쿨 원장 1명, 시의회 의원 1명이었다. 이들은 할아버지나 아버지 등의 성명을 기재하거나 재직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대법관, ○○시의회 의원, ○○청 공무원, 검사장, ○○법원 판사 등으로 서술했다. 교육부는 19명 중 12명에 대해서는 사전에 기재 금지가 고지되지 않아 입시전형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교육부는 지원자가 부모나 친인척의 신분을 드러냈지만 입학 과정에 불이익을 주지 않은 경북대, 부산대, 인하대, 제주대, 충남대, 한양대 등 6곳에 기관 및 학생 선발 책임자 경고조치를 하기로 했다. 입학전형 요강에 부모 신상 기재 금지를 명시하지 않은 경희대, 고려대, 동아대, 서울대, 연세대, 원광대, 이화여대 등 7곳은 기관 경고조치와 로스쿨 원장 주의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교육부는 부모의 이름이나 신상 관련 사항의 기재를 앞으로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불합격 처리 등 불이익을 명문화할 것을 25개 전체 로스쿨에 요구했다. 로스쿨 협의체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이날 “이른 시일 안에 구체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교육부의 발표에 대해 로스쿨에 찬성하는 진영과 반대하는 진영은 각각 ‘아전인수’식의 논평을 냈다. 나승철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교육부 발표는 로스쿨 제도의 근본적인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며 “현 제도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없다면 로스쿨은 폐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법조인협회는 “이번 조사 결과로 로스쿨에는 입시 비리 등 심각한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 다시 한번 밝혀졌다”고 말했다. 세종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아버지가 법원장” 로스쿨 합격 24명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시에서 지난 3년간 24명의 수험생이 대법관이나 검사장, 판사 등 자신의 부모와 친인척의 신상을 입학서류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8명은 부모 등의 직업 등을 적지 못하도록 한 입시 요강을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2014~2016년 로스쿨 합격자 약 6000명의 자기소개서를 분석한 ‘로스쿨 입학전형 실태조사 결과’를 2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24명이 부모와 친인척의 신상을 자기소개서에 기재했으며 이 중 5명은 해당 인물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수준으로 기재했다. 이들은 각각 지방자치단체장·법무법인 대표·공공기관 이사장·지방법원장의 자녀, 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의 조카였다. 특히 8명은 로스쿨이 모집요강을 통해 ‘부모·친인척 신상 기술 금지’를 고지했는데도 이를 어기고 관련 내용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법무법인 자문 결과 입학 취소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부모 신상 기재 금지 조항을 어긴 경북대 등 6개 대학에 기관 경고와 함께 관계자 문책을 요구했다. 또 기재 금지를 고지하지 않은 경희대 등 7개 대학에 대해서는 기관 경고 및 주의 조치 처분을 내렸다. 세종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우리 아버지는 OO시장” 로스쿨 입시서 부모 신상 기재…로스쿨 “입학 취소는 불가”

    “우리 아버지는 OO시장” 로스쿨 입시서 부모 신상 기재…로스쿨 “입학 취소는 불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전형 과정에서 대법관이나 검사장, 판사 등의 자녀와 친인척 24명이 부모와 친인척의 신상을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가운데 8명은 부모 스펙 기재를 금지한 입학요강을 어겨 부정행위 소지가 있지만 해당 학교들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는 이들 학교에 대해 경고와 관게자 문책 등을 하기로 했지만 해당 합격자에 대해서는 법적문제 등으로 합격 취소가 어렵다는 입장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2일 전국 25개 로스쿨의 최근 3년간 6000여건의 입학전형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합격자 24명이 부모와 친인척의 신상을 자기소개서에 기재했고, 이 가운데 5명은 부모나 친인척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수준으로 적어냈다. 시장, 법무법인 대표, 공단 이사장, 지방법원장의 자녀와 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의 조카였다. 특히 시장 자녀는 해당 로스쿨의 입시 요강에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을 기재하는 것이 금지됐는데도 신상을 적었다. 부정행위 소지가 있지만 합격했다. 나머지 4명의 경우 해당 로스쿨 입시요강에 신상 기재 금지 조항이 없었다. 또 19명은 대법관이나 시의회 의원, 공무원, 검사장, 판사 등이라고 기재했지만 이름이나 재직 시기를 특정하지 않아 당사자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중 법조인과 시의회 의원, 공무원의 자녀·친인척 7명은 인적사항의 기재를 금지한 입시 요강을 어긴 것으로 확인돼 시장 자녀 1명을 포함해 총 8명이 입시요강을 어기고 신상을 기재했다. 교육부는 학교 측이 신상 기재를 금지했다고 해도 자기소개서에 부모나 친인척의 내용을 기재한 점과 합격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외부 법무법인 등에 자문한 결과, 지원자의 부정행위 소지가 있다고 해도 합격 취소는 대학의 과실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등의 문제점이 있는 만큼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지원자가 입시 요강을 어겼지만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경북대와 부산대, 인하대, 제주대, 충남대, 한양대 등 6개 대학 로스쿨에 입학전형의 공정성을 소홀히 한 점을 들어 기관 경고하기로 했다. 학생 선발 책임자에게도 경고하고 로스쿨 원장에게는 주의 조치를 한다. 입시요강에 부모나 친인척 신상 기재금지 조항이 없는 경희대와 고려대, 동아대, 서울대, 연세대, 원광대, 이화여대 등 7개 로스쿨에도 기관 경고와 함께 원장에게 주의 조치를 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역시 기재금지 조항이 없는 건국대와 영남대, 전북대에는 시정 조치를 하기로 했다. 응시원서에 보호자의 근무처와 성명을 적도록 한 영남대와 전남대에는 경고와 함께 해당란을 삭제하도록 했다. 또 25개 모든 로스쿨에는 자기소개서에서 부모 등의 이름과 신상 등의 기재를 금지하고 기재시 불합격 처리하도록 입시 요강에 명문화하도록 했다. 부모나 친인척의 이름이나 직장명 등 신상 관련 내용 기재를 금지하고 이를 고지한 학교는 2016년 기준 18개 학교였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에 드러난 문제점을 바탕으로 로스쿨 학생 선발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개선안에는 자기소개서 개선, 정량 및 정성평가 요소의 실질 반영비율 공개, 서류와 면접 심사의 공정성 강화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화자산운용 대표에 김용현씨

    한화자산운용 대표에 김용현씨

    한화자산운용의 새 대표에 김용현(48) 한화생명 전무가 내정됐다. 한화자산운용은 29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어 김 전무를 새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김 신임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으로 미국 사모투자펀드(PEF) 칼라일 한국지사 대표를 지냈다. 2012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에 영입돼 한화생명의 PEF 투자를 이끌었다.
  • [수요 에세이] 직장 내 성희롱예방정책 20년 전과 지금, 그리고 20년 후/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

    [수요 에세이] 직장 내 성희롱예방정책 20년 전과 지금, 그리고 20년 후/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

    지난해 말 어느 중앙부처 사내 게시판에 간부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글이 올랐다. 엘리베이터 보수 공사를 했는데 최신식으로 한다고 내부를 모두 유리로 교체했다. 거울처럼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생각지도 않은 반응이 있었다. 어느 여직원이 유리 엘리베이터 내에서 남성들의 쳐다보는 눈길이 불편하다고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이다. 한 간부가 내게 묻는다. “이게 성희롱이냐, 아니냐.” 지금 인권위원회 성희롱 기준에 따르면 ‘이상한 눈빛’은 성희롱에 해당되지 않는다. 성희롱의 기준은 보통 사람이 상식적인 수준에서 느끼는 성적인 불쾌감이나 굴욕감이다. 하지만 게시판 글로 인해 그 기관은 성희롱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됐다. 게시판이면 어떠랴. 이렇게라도 직원들의 의견이 언제든 존중받고 소통할 수 있으면 건강한 조직이다. 1980년대만 해도 성희롱은 그냥 가벼운 농담으로 받아들여졌다. 말단 직원부터 직장 생활을 시작한 대학교 선배 언니 얘기를 들어 보면 당시엔 내색도 못 하고 참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도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으니 어디에 호소할 곳도 없었다. 선배 언니들은 말했다. “음담패설은 아무것도 아니야. 너희들은 좋은 세상에 사는 줄 알아.” 성희롱이 문제가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은 불과 20년 전이니 선배들의 말에도 수긍이 간다. 1995년 우리나라 법령에 성희롱이라는 용어가 처음 도입되고 1999년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이 제정되면서 그해 7월부터 여성가족부의 전신이었던 여성특별위원회에서 성희롱 사건을 접수받기 시작했다. 성희롱이 남녀 차별이라는 인식은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 모든 변화가 불과 20년 전에 시작됐다. 직장 내 성희롱 문제는 여성의 사회 참여가 증가하면서 나타난 세계적인 공통 현상이다. 우리보다 먼저 여성의 사회 참여를 경험한 미국은 1980년부터 고용평등기회위원회에서 성희롱을 남녀 차별의 한 형태로 보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 미시간대 캐서린 매키넌 로스쿨 교수의 ‘성희롱금지제도의 모델 이론’을 제도화한 것이다. 그녀는 미국의 저명한 페미니스트 법률가로 1979년에 성차별의 한 형태로 성희롱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처음 만들었다. 최근 모 기관에 근무하는 남자 후배를 모처럼 만났다. 이런저런 대화 끝에 후배가 숨은 고충을 토로했다. “우리 상관이 여자인데 회식 자리에서 엉덩이도 툭툭 치고 성희롱 발언도 무지하게 해요.” 내가 한마디했다. “운영지원과에 고충 신청해요. 아니면 하지 말라고 본인에게 얘기하든지.”, “둘 다 못 하겠어요. 그런 일로 신고한다고 할까 봐요. 제가 참든지 피해야죠, 뭐.” 성희롱 사건의 가해자는 평소에 ‘성희롱은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내가 하면 성희롱도 여성이 다 좋아한다’는 착각에 사로잡혀 있었을 수도 있다. 아니면 남자답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착각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데서 생기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지난해 공기업 여직원들과 멘토링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공기업은 직원이 1만명 정도 된다. 여성은 10%다. 직장 내 어려움에 대한 얘기들이 자연스레 나왔다. 어느 여성 부장이 최근에 놀란 경험담을 말했다. 회식 도중에 젊은 남자 직원에게 덕담을 건넸단다. “이 대리, 요즘 왜 이리 이뻐졌어?” “무슨 일 있었어요?” 그랬더니 주위에서 놀리더란다. “성희롱이야, 성희롱.” 아무 생각 없이, 특별한 의도 없이 얘기했는데 주위의 반응이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나도 여성이지만 상사니까 말조심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과 ‘아니 이뻐졌다는 말이 어때서?’라는 생각이 교차했지만 어쨌든 그 일을 계기로 남자 직원을 대할 때 더 조심한다고 했다. 본인 스스로 남성화돼 가 걱정이라는 다른 여자 부장들도 좋은 교훈이라고 한마디씩 던졌다. 제도 도입 초창기에는 ‘단순한 농담 가지고 왜 그러는지?’, ‘여성들이 너무 예민하고 까탈스러워서’, ‘여성 직원들과는 얘기도 하지 말아야지’, ‘왜 이런 제도는 쓸데없이 만들어 가지고’라는 반응이 대다수였지만 요즘은 확실히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 여러 고위 정치인, 학교, 군대 내에서의 성희롱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디기는 하지만 조금씩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넘어서서 우리 사회의 인권감수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성희롱 예방을 위한 정책과 법적 장치는 점점 견고해지고 있는 만큼 사회의 의식도 같이 따라가야 하는데 사건이 자꾸 일어나는 걸 보면 변화는 여전히 더딘 것도 같다. 불과 20년 전에는 성희롱 개념에 무지했던 우리 사회가 20년 후에는 우리의 아들과 딸들이 안심하고 살아가는 세상이 되길 꿈꿔 본다.
  • [여기는 남미] 아르헨 젊은이들, 콘써트 참석 뒤 잇딴 의문사…왜?

    [여기는 남미] 아르헨 젊은이들, 콘써트 참석 뒤 잇딴 의문사…왜?

    아르헨티나 젊은이들이 잇딴 의문사를 당하고 있다. 의문사의 양상은 비슷하다. 콘써트에서 열광하며 음악을 즐기고 춤을 추다가 끝난 뒤 이내 의문사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20대 대학생이 콘써트를 다녀온 뒤 새벽 공동묘지에서 '의문의 추락'을 겪은 뒤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특별한 타살의 흔적이 없어 사고사로 처리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최근에도 젊은이들 10명이 함께 그룹 콘써트에 다녀온 뒤 이중 5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몇년째 지속되는 경제위기와 전력난 등과 함께 얼마전 지카바이러스 첫 감염자가 나오는 등 전반적으로 흉흉해진 사회 분위기와 불안감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20대 대학생이 의문의 추락사는 아르헨티나의 지방도시 산미겔데투쿠만에서 최근 벌어진 사건이다. 소방대는 오전 9시30분경 오에스테 공동묘지에서 죽은 남자가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시신이 발견됐다는 곳은 공동묘지 내의 한 건물식 묘지였다. 아르헨티나 공동묘지에는 대리석 등으로 호화롭게 지은 건물식 가족묘가 많다. 소방대는 남자가 살아 있는지 확인했지만 이미 사망한 지 꽤 시간이 지난 듯 몸은 뻐뻣하게 굳어 있었다. 사망한 남자는 투쿠만대학 로스쿨에 재학 중인 조엘 라고스(20)로 신원이 확인됐다. 하지만 청년이 죽음에 이른 과정은 미스테리다. 친구들에 따르면 청년은 시신으로 발견되기 전 디비디도스라는 그룹의 콘서트에 갔었다. 대형 스타디움에서 열린 콘서트는 새벽 2시에 끝났다. 대부분은 콘서트가 끝난 뒤 귀가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렸지만 청년은 오에스테 공동묘지를 찾아갔다. 묘지에 들어선 청년은 건물식 묘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목숨을 잃었다. 가장 먼저 현장을 목격했다는 묘지관리인은 "건물식 묘의 문을 열고 들어선 청년이 바닥에 깔려 있던 낡은 철판을 밝으면서 4m 아래 지하실로 추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이 왜 그 시간에 공동묘지를 찾았는지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새벽시간에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의 건물식 묘의 문을 열고 들어간 것도 상식적으론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현장에서 타살의 흔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청년이 담력을 시험하려고 했다면 모를까 상식적으로 의문이 많은 사건"이라면서도 "타살의 흔적이 없다며 경찰은 부검하지도 않기로 해 그냥 사고사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사진=호세이네스타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월드피플+] 판사vs범죄자…엇갈린 소꼽친구, 그 다음 이야기

    [월드피플+] 판사vs범죄자…엇갈린 소꼽친구, 그 다음 이야기

    지난해 6월 3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주 데이드 카운티 법정. 사건의 심리를 맡은 민디 글레이저 판사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아서 부스(49)에게 이렇게 물었다. “혹시 노틸러스 중학교에 다녔습니까?” 이에 부스는 “세상에… ”(Oh my goodness. Oh my goodness. Oh my goodness)라는 말을 반복하고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국내에서도 보도돼 큰 화제가 된 30여년 후 판사와 범죄자로 만나게 된 중학교 동창의 사연이었다. 그로부터 10개월이 흐른 지난 19일 마이애미 형무소의 철장이 열리고 부스가 출소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피고'가 아닌 '동창'을 기다리던 글레이저 판사는 막 출소한 부스를 안고는 "이제는 직업도 갖고 가족을 돌보라"며 따뜻한 충고를 전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3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글레이저와 부스는 한 중학교, 그것도 같은 반 친구였다. 현재 부스는 전과자 신분으로 어두운 인생을 살았지만 과거는 그렇지 않았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부스는 공부 잘하는 총명한 학생으로 부모의 자랑이었다. 특히 수학과 과학에 소질이 있어 당시 부스는 신경외과 의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진 꿈많는 학생이었다. 이에 반해 글레이저는 장차 수의사가 되고 싶었던 역시 똑똑하고 성실한 소녀였다. 부스의 친척은 “당시 아이의 초등학교 성적이 매우 우수해 마이애미에서 최고의 중학교로 진학시켰다” 면서 “스페인어를 독학할 정도로 머리가 좋은 것은 물론 성격도 착해 당연히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업을 가질 것으로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잘나가던 두 동창생의 인생 행로가 정반대로 흘러간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글레이저가 대학과 로스쿨을 착실히 밟으며 판사가 된 것과는 달리 부스는 범죄의 세계에 발을 디뎠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 도박에 빠진 부스는 돈이 모자르자 곧 남의 물건을 훔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마약에도 손을 댔다. 이에 고등학교는 자퇴했고 이때부터 교도소를 들락거리는 인생으로 추락했다. 강도 등 다양한 범죄로 인생 절반을 교도소에서 보낼 정도로 허송세월한 그는 이렇게 동창 글레이저와 얄궂은 만남을 한 것이었다. 부스는 "판사가 된 동창과의 만남은 내게 큰 충격을 줬다"면서 "정신차리고 똑바로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게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앞으로는 성실히 약물치료도 받고 자포자기의 삶이 아닌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서울광장] 자소서와 등골 브레이커 ‘새끼’들/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자소서와 등골 브레이커 ‘새끼’들/황수정 논설위원

    “너거 아부지 머 하시노?” 영화 ‘친구’에서는 “건달입니더”가 대답이다. 이 설정이 로스쿨로 옮겨 가면 딴판이 됐다. 질문의 의도가 다르고, 답변의 기대치가 달라졌다. 실력자 아버지의 이름만으로 입학 보증수표를 받을 수 있었다는 그간의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는 분위기다. 또래의 청년들은 거품 물어 성토할 힘도 없어 보인다. 인터넷에는 맥 빠진 한숨의 댓글이 수북하다. 삼류 영화를 왜 로스쿨 면접장에서 찍고들 있느냐고. 교육부가 전국 로스쿨의 입학 과정을 전수조사했다. 그 내용이 미리 새어나온 통에 벌집 쑤셔진 모양새다. 안 그럴 수가 없다. 자기소개서(자소서) 대신 아버지 소개서를 쓰다시피 해 입학한 사례가 무더기로 걸려 나온 모양이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법관 등 법조인 자녀들이 수십 명 포함됐다고 한다. 당사자들은 며칠째 오금이 저릴 것이다. 요지경 벌집 사정을 구경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썩 재미있지만은 않다. 법조인을 양성하는 대학 공간에서 아버지 소개서로 불공정 입학을 거래할 여지가 있다니. 입맛이 쓰다. 로스쿨 입시 공정성 논란이 거세지자 교육부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바쁘다. 2018년도부터 정량평가 비중을 대폭 올리겠다는 요지다. 자소서에 부모나 친인척 신상 정보를 적으면 불이익을 받게 하겠다고 벼른다. 그런 규정은 대입 전형에도 진작에 못 박혀 있다. 로스쿨 관리가 대학 입시만도 못 했다는 얘기다. 2009년 로스쿨 도입 이후 고관대작 자녀들의 특혜 시비는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이어졌다. 그런 북새통에도 로스쿨협의회가 부모 신상을 자소서에 쓰지 못하게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은 기껏 재작년이다. 이마저도 권고 사항이어서 위반한들 제재할 도리가 없다. ‘아버지 자소서’를 요구한 쪽은 사실상 로스쿨이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빤한 이유를 넘겨짚고 있다. 졸업생 취업 성적표 등에서 유력 인사의 아들딸은 이래저래 학교 위상을 세워 줄 잠재인력군이다. 야바위 자소서에 맙소사 소리가 절로 나온다. 불공정 자소서의 위험성은 로스쿨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입, 고입 현장의 사정도 아찔하다. 부모 신상을 밝히지 말라는 규정쯤 얼마든 기술껏 비켜 갈 수 있다. “아버지가 밤새 법률 서적을 뒤지고…” 식의 로스쿨 자소서가 도마에 올라 있다. 학생의 신변 환경을 암시하는 이런 정도의 자소서는 놀랄 것이 못 된다. 지금에서야 교육부가 놀라고 있으니, 그게 더 놀랍다.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아이를 특목고나 유명 대학에 보내 본 부모라면 너무 잘 안다. 그쯤의 요령은 기본이다. 혹독한 내신 경쟁을 걱정하면서도 특목고, 자사고에 기를 쓰고 아이를 밀어 넣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학의 학생부 전형에 절대적인 비교과 활동 계획을 학교가 알아서 관리해 주기 때문이다. 동아리, 독서활동 같은 학생부 관리에 손 놓고 앉은 일반고가 속수무책 죽어 가는 이유다. 좋은 학원의 기준도 마찬가지다. 한정된 글자 수의 자소서를 잘 쓰는 요령, 그 안에 엮을 스토리텔링의 소재까지 기획해 준다면 줄을 설 수밖에 없다. 자소서, 학생부 대비를 핑계로 학원들은 불안한 엄마들을 사흘들이 불러 모은다. 이것이 현실이다. 다양한 소양을 갖춘 부모는 아이에게 그 자체로 천부의 특혜다. 많이 가진 부모의 금수저 특혜는 로스쿨에만 있지 않은 것이다. 답답한 것은 이런데도 앞뒤 돌아보지 않고 학생부 전형에만 열 올리는 정책이다. 고 2가 대학에 가는 2018년도에 서울대는 입학 정원의 78.4%를 학생부 전형으로 뽑는다. 부모 노릇 하기 어려운 시대다. 흙수저 아버지야 말할 것도 없다. 금수저 아버지에게도 자식이 ‘등골 브레이커’가 되기 십상이다. 잘난 아버지의 이름이 해결사가 돼도 좋도록 한눈 질끈 감아 주는 정책은 그 자체로 함정이다. 조만간 교육부가 공개할 로스쿨 실태 조사 결과에 이목이 쏠려 있다. 자식을 불공정 입학시킨 대법관이 누구인지 여론은 멍석말이라도 할 기세다. 이 지경이 되도록 수수방관한 교육부도 크게 반성해야 한다. “금수저 아들을 키우는 것은 팔 할이 아버지의 이름.” 서정주의 명시를 패러디한 인터넷 우스개다. 아무리 접어 줘도 ‘아버지 입김’ 팔 할은 모른 척 참아 넘기기에는 너무 많다. 시인이 지하에서 벌떡 일어날 소리다. sjh@seoul.co.kr
  • 5회 변호사시험 합격률 1581명… “여성 합격자 비율 낮아져”

    5회 변호사시험 합격률 1581명… “여성 합격자 비율 낮아져”

    2016년도 제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1581명으로 확정됐다고 법무부가 21일 발표했다. 이번 시험에는 총 2864명이 응시했고, 합격률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정원(2000명) 대비 79.05%, 응시자 대비 55.2%다. 응시자 대비 합격률은 지난 4회 시험(61.1%)에 비해 다소 낮아졌다. 합격기준 점수는 만점 1660점 가운데 862.37점으로 집계됐다. 법무부는 “원칙적으로 입학정원 대비 75%(1500명) 이상으로 하되 과거 변호사시험의 합격자 수와 합격률을 고려해 올해 합격자 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합격자는 남자 939명(59.39%), 여자 642명(40.61%)로, 4회 시험 대비 여성 합격자 비율이 2.33%p 낮아졌다. 전공별로는 법학 전공이 926명(58.57%), 법학 비전공이 655명(41.43%)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법무부는 내년에 치러질 6회 시험도 입학정원 대비 75% 이상의 합격률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판사와 범죄자로 만난 중학교 동창의 ‘인생극장’ 그후…

    판사와 범죄자로 만난 중학교 동창의 ‘인생극장’ 그후…

    지난해 6월 3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주 데이드 카운티 법정. 사건의 심리를 맡은 민디 글레이저 판사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아서 부스(49)에게 이렇게 물었다. “혹시 노틸러스 중학교에 다녔습니까?” 이에 부스는 “세상에… ”(Oh my goodness. Oh my goodness. Oh my goodness)라는 말을 반복하고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국내에서도 보도돼 큰 화제가 된 30여년 후 판사와 범죄자로 만나게 된 중학교 동창의 사연이었다. 그로부터 10개월이 흐른 지난 19일 마이애미 형무소의 철장이 열리고 부스가 출소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피고'가 아닌 '동창'을 기다리던 글레이저 판사는 막 출소한 부스를 안고는 "이제는 직업도 갖고 가족을 돌보라"며 따뜻한 충고를 전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3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글레이저와 부스는 한 중학교, 그것도 같은 반 친구였다. 현재 부스는 전과자 신분으로 어두운 인생을 살았지만 과거는 그렇지 않았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부스는 공부 잘하는 총명한 학생으로 부모의 자랑이었다. 특히 수학과 과학에 소질이 있어 당시 부스는 신경외과 의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진 꿈많는 학생이었다. 이에 반해 글레이저는 장차 수의사가 되고 싶었던 역시 똑똑하고 성실한 소녀였다. 부스의 친척은 “당시 아이의 초등학교 성적이 매우 우수해 마이애미에서 최고의 중학교로 진학시켰다” 면서 “스페인어를 독학할 정도로 머리가 좋은 것은 물론 성격도 착해 당연히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업을 가질 것으로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잘나가던 두 동창생의 인생 행로가 정반대로 흘러간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글레이저가 대학과 로스쿨을 착실히 밟으며 판사가 된 것과는 달리 부스는 범죄의 세계에 발을 디뎠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 도박에 빠진 부스는 돈이 모자르자 곧 남의 물건을 훔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마약에도 손을 댔다. 이에 고등학교는 자퇴했고 이때부터 교도소를 들락거리는 인생으로 추락했다. 강도 등 다양한 범죄로 인생 절반을 교도소에서 보낼 정도로 허송세월한 그는 이렇게 동창 글레이저와 얄궂은 만남을 한 것이었다. 부스는 "판사가 된 동창과의 만남은 내게 큰 충격을 줬다"면서 "정신차리고 똑바로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게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앞으로는 성실히 약물치료도 받고 자포자기의 삶이 아닌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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