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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 대통령 TGV 리베이트 거절/재불,로비스트 강귀희씨 밝혀

    【파리=박정현 특파원】 김영삼 대통령은 지난 93년초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프랑스의 초고속전철 TGV제작회사인 영·불합작회사 GEC알스톰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제공하겠다는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한바 있다고 재불 한국인 로비스트 강귀희(61·여)씨가 20일 주장했다. 강씨는 이날 하오 파리 주재 한국특파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대통령이 대통령당선자로 있을 당시 경부고속전철 차종이 TGV로 낙찰될 경우 정치자금을 제공하겠다는 제의를 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지난 90년 GEC알스톰사와 「자문계약」을 체결했다는 강씨는 『김대통령이 신임하는 분을 통해 그같은 제의를 했으나 거부당해 정치자금의 액수 조차 제시할 수 없었다』고 말하고 그후 자신은 TGV측과의 자문계약을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또 GEC알스톰사가 노태우 전 대통령 집권 말기 경부고속전철의 차종이 TGV로 낙찰될 경우 총공사비용 21억달러의 3%인 약6천만달러(약4백80억원)의 리베이트를 정치자금으로 제공할 생각이었으나 고속전철의 차종결정권이 김대통령정부로 넘어가면서 무산됐다고 말했다.
  • 두진카항 유빙(시베리아 대 탐방:50)

    ◎“이조트 례도혼”… 굉음속 축제 4∼5일/거대한 빙산 깨지자 쇄빙선 고동 울리며 출항/올핸 예년보다 5일 빨라… 강둑에 구경꾼 몰려 북위 70도 선상의 두진카는 시베리아 북극 해상루트의 전초기지다.시베리아에서 캐내거나 생산한 많은 자원은 바로 이곳 항구에서 유럽으로,아시아로 혹은 러시아 남부지방으로 옮겨진다.두진카 다운타운에서 자동차로 약 10분정도가면 길이가 수십㎞ 되는 높은 강둑이 나타난다. 강둑과 함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수백개의 대형크레인이다.수출입화물을 배에 옮겨 싣기 위해 타이미르자치주 당국이 오래전부터 설치해놓은 것이다. 취재팀은 유명한 두진카의 유빙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두진카의 유빙이 유명한 것은 알래스카의 그것처럼 날씨가 풀리면서 단순히 커다란 얼음이 녹아 떨어져 나가는 것과는 다르다.우선 유빙이 시작되기전 시베리안 특유의 「세레모니」가 있다.당국은 3∼4일전 포구가까이 내려가 있던 대형크레인들을 모두 강둑으로 올려놓는다.유빙이 시작되면서 수면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매년 6월6∼8일께 시작 주민들은 매년 6월 6∼8일을 전후해 서로 입에서 입으로 유빙의 시작을 알려준다.지난 수십년간 6,7,8일 가운데 반드시 어느 한 날에 유빙은 시작된다.유빙이 시작되면 두진카 사람들은 하던 일들을 팽개치고 모두 강둑으로 모여든다.근로자들이나 공무원 주부 어린아이 할 것없이 『이조트 례도혼(유빙이 시작된다)』이라고 외치며 모여든다.남자들의 손에는 대개 보드카와 안주류들이 쥐어져 있다.다른 가족들은 깨져나가는 얼음사이로 고기를 잡기 위해 낚시대를 갖고 온다.넨슈족등 일부 소수민족들은 마을단위로 몰려와 가무와 함께 그들만의 제사를 지낸다. 유빙은 「탁­탁­탁」하는 얼음 쪼개지는 굉장한 소리와 함께 시작된다.순간 거대한 동산만한 얼음이 북극 바다를 향해 서서히 떠내려가기 시작한다.얼음이 깨져나감과 동시에 대기중이던 작은 쇄빙선을 앞세운 화물선들이 커다란 뱃고동을 울리며 북극으로 향하기 시작한다.예니세이강 남쪽에서 올라와 대기하고 있던 배들이다.배들은 강위에서 줄서 대기하고 있다 일렬로 빠져나간다.한행렬은 유럽쪽으로 향하는 화물선으로 무르만스크를 경유해 나아가고 다른 행렬은 북극으로 향한 다음 동쪽으로 기수를 틀어 베링해로 나아간다.9월 말까지 약 3개월동안만 배들은 활동한다.이후는 다시 얼기 때문이다. ○“유빙 못보면 재앙” 믿어 유빙은 4∼5일동안 진행되고 이 기간동안 마을 사람들은 틈날 때마다 이곳으로 와 「한마당」을 펼친다.이곳에서 만난 니콜라이 페트로파블로비치씨(29)는 『유빙이 계속되고 있는 동안 마을 사람들은 유빙을 쳐다보며 마음속의 기도를 한다』면서 『유빙을 보지못하고 지내면 반드시 재산이나 건강상의 재앙이 뒤따른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올해 유빙은 지난 50여년만에 처음으로 일찍 시작됐다.예년 같으면 6월 6∼8일안에 유빙이 시작됐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5일이나 빠른 2일부터 시작된 것이다.이 때문에 마을 주민들의 상당수가 올해 유빙을 목격하지 못해 안타까워했다.첫 유빙이 빨리 시작되리라고 누구도 생각지 않았었다.타이미르 주청사에서 만난 야코비프 부주지사는 『유빙이처음으로 일찍 시작된 것은 한국기자가 이곳에 처음 유빙취재를 온 것처럼 내가 이곳에 정착한 22년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그는 『예상을 뛰어넘어 유빙이 빨리 시작돼 사진도 찍어두지 못했다』며 『유빙으로 강밑바닥에서 잠자던 물고기가 올라오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낚시나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두진카의 봄이 보통 5월에 시작되는데 올해는 3월말부터 봄기운이 돌기 시작했다』면서 시베리아의 「이상기온」을 지적했다.유빙이 시작돼 녹은 얼음은 두진카 항구 수면을 16m나 높인다.이곳 유빙이 과학적으로 관측을 시작한지 50여년만에 처음으로 조기에 시작된 것은 「북극의 만년빙이 녹는 속도가 빨라지고있다」는 것으로 장기간에 걸친 지구온난화현상의 하나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곳 기상관측소의 알렉산드르 페트로브소장은 『이제 지구상에 영구툰드라지대는 사라지고 있다』면서『10년전부터 과거에는 녹지 않았던 빙산들이 서서히 녹고 있는 것이 최근 현상이며 녹는 속도도 빨라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능력 높이 평가 취재진은 포구의 배를 빌려 빙산 「카바츠코예」 주위를 돌았다.아직 산더미 같은 빙산이 무너져 흐르고 있었고 떠다니는 빙산에 이름모를 새들이 앉았다 날아가곤 했다.선장 카르카비 블라디미르 예브게네비치씨(32)는 『두진카의 유일한 관광자원이 유빙』이라면서 『그러나 몇해전부터 언제 시작됐는지 모르게 싱겁게 끝나곤 한다』고 말했다. 두진카지역 취재를 마치고 노릴스크로 나오기 위해 기차를 탔다.금속광산이 즐비한 노릴스크와 해상운송의 출발점인 두진카는 약 70㎞ 거리로 기차길로 연결돼 있다.30대 초반의 여차장은 한 사람당 9백루블(2백원정도)하는 기차삯을 받지 않으려 했다.오랜만에 그녀가 외국인을 본 탓이기도 했지만 동양인에 대한 각별한 관심 때문이기도 했다.그녀는 두진카항구주식회사의 사장이 한씨성을 가진 한국인이라는 것과 한국인의 능력을 이곳에서 높이 평가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주었다.자신의 남편가족들은 독일계로 2차대전전까지 볼가강 이웃에서 살고 있었는데 대전이 시작되면서 스탈린이강제로 이곳에 정착시켰다는 역사적 사실도 진지하게 얘기해주었다.혹한과 혹서의 날씨가 교차하는 지역개발을 위해 자생력과 독립심이 강한 독일계 민족을 스탈린은 많이 이용했다는 것이 그녀의 주된 얘기였다.이 때문에 지금도 관광철만 되면 독일과 불가리아 폴란드에 살고 있는 친척들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고 그녀는 말했다. 『이곳 주민들은 휴일을 어떻게 보냅니까』 『집에서 하루종일 TV만 보지요.영화관도 없고… 정말 따분해요』 지난 70여년을 공산주의 그늘아래 갇혀 산 두진카의 주민들.개방은 됐어도 아직까지 그들의 가장 큰 오락은 1년에 한번 「유빙구경」이 전부였다.
  • TGV판매 관련 5백억원 제의설/불 알스톰사

    【파리=박정현 특파원】 프랑스의 GEC 알스톰사는 고속전철(TGV)판매와 관련,6공정부에 5백억원의 정치자금 제공을 제의했었다고 알스톰사의 국제 로비스트 강귀희씨가 19일 주장했다. 초대 미스코리아 출신의 재불 여성교포사업가인 강씨는 이날 『그러나 6공정부는 독일 지멘스사가 미국의 조지 슐츠 전국무장관과 김종인씨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로비를 벌여 ICE쪽으로 상당히 기울어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독일의 한경제신문은 최근 ICE측이 6공에 4백억원의 수수료를 제공하려 했었다고 보도한바 있다. 강씨는 『알스톰사는 문민정부 출범이후 서울의 모목사를 통해 다시 5백억원 제공을 제의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 유럽 여행 미 기업인 랩탑 “수난”

    ◎돈지갑 아닌 첨단 산업기밀 빼내기 극성/호텔에 FBI·KGB 출신 산업스파이 상주/1건당 1만달러에 거래… 미 기업들 대책 부심 최근들어 모스크바는 물론 유럽의 주요 호텔에서는 특이한 도난 사고가 잦다.도난 품목은 단순히 돈지갑이 아니라 미국 유수 기업인들의 컴퓨터 랩탑이나 디스켓들이 대부분이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친 다음 자신의 방에 올라가보면 다른 물건들은 그대로 있는데 고급정보가 담긴 컴퓨터가 도난당하기도 하고 랩탑이나 파일을 복사한 흔적이 있어 낭패를 당하기 일쑤다.또 라이벌 기업이 호텔 복도에 고성능 소형 도청기를 설치,「비즈니스 전략」을 눈치채고 상대방의 제품판매망을 엉망으로 만들기도 한다. 미국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산업정보 빼내기 경쟁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산림이 주요 산업자원인 북유럽의 스톡홀름·헬싱키등에 출장을 온 미국 제지회사 간부들이 도청을 당하는 것은 흔히 겪는 일이며 파리행 비행기 좌석에서 세계 유수의 기업기밀이 누출되기도 한다.캐나다당국은 프랑스 정보기관원이나 산업첩자들이 기내에서 도청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올해초 미국의 유수한 생명공학회사의 한 간부는 호주 시드니 공항로비에서 자신의 여행가방속에 들어있던 컴퓨터 랩탑과 디스켓들만 도난당했다. 이처럼 주로 미국 기업인들이 첩보전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미국의 첨단산업이 다른 선진국들보다 한발 앞서는 분야가 많기 때문이다.영국·프랑스·독일·일본등은 국경을 넘나들며 첩보전을 벌일 뿐아니라 국내 경쟁업체들간의 정보쟁탈전도 치열하다. 기업의 고급기밀을 빼내는 산업정보 요원들은 대부분 냉전체제 붕괴이후 실직한 국가기간원출신이다.이들은 첨단장비를 휴대하고 있어 돈만 주면 얼마든지 일을 성사시킨다.일부 유럽기업체들은 세계 5백대 기업에 속하는 경쟁기업체 간부들의 랩탑을 훔치거나 파일을 복사해오는 산업첩자에게 1만달러상당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보안관계자들은 특히 모스크바의 고급호텔인 메트로폴에서 팩시밀리를 사용하지 말라고 강조한다.도청장치의 45%가량이 팩시밀리에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이 호텔에는 전직 미국 FBI나 소련 KGB출신들이 상주하며 투숙 기업인들의 정보를 빼내 세계 각국의 주요 기업체들에 팔아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기업보안협회(ASIS)에 의하면 지난 2년동안 해외에 누출된 미국산업체의 고급정보는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관계당국에 접수된 고급정보만 해도 지난 92년 한달평균 9.9건에서 올해에는 32건으로 증가했다. 이때문에 많은 미국기업에서는 요즘 정보보안 전문가들을 초빙,사업관계로 외국에 출장갈 때의 컴퓨터관리 및 서류보관 요령등에 대한 세미나를 갖고 있다.보안관계자들은 호텔1층 객실을 피하고 프런트 직원이 객실 번호를 큰 소리로 말하면 조용히 다른 객실로 옮겨달라고 강조한다.또한 극비사항을 유지하고 싶으면 회사이름으로 호텔예약을 하지말며 고급기밀을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크게 떠벌이지 말라고 지적하고 있다.
  • “노씨 대선자금 안밝혀 수사난항”­검찰/노씨 비리­검찰수사 안팎

    ◎이현우씨 구속영장 2시간여만에 발부/안 중수부장 브리핑 취소해 궁금증 증폭 17일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구속이라는 「큰 일」을 일단 마무리지었다는 홀가분함속에서도 대선자금 등 비자금 사용처와 그 조성경위 등에 대한 수사를 위한 「정중동」의 숨가쁜 움직임이 이어졌다. 특히 검찰이 이날 이현우 전 청와대 경호실장도 전격구속하자 법조주변에서는 노씨의 친인척·측근은 물론 기업인들에 대한 대규모 사법처리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지난 15일 상오10시 검찰에 5번째로 소환됐던 이전경호실장이 출두 53시간여만에 서울 구치소에 구속수감. 서울지검 특수3부장으로 이번 수사팀에 보강됐던 김성호 부장검사가 상오 9시쯤 청구한 구속영장은 영장당직 판사인 서울지법 항소6부 이흥구 판사에 의해 2시간20분만에 발부. 10층 조사실에 머물다 영장발부 3시간40여분만인 하오 3시3분쯤 일반용 엘리베이터를 이용,대검청사 로비에 나타난 이전실장은 느린 걸음으로 현관 회전문을 나서 대기중인 서울3푸3476호 캐피탈 호송차에 탑승. 그는 시종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으며 『사법처리될 줄 예상했느냐』『처음 자진출두했던 동기는 뭔가』『소감을 말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뭔가 말하려는 듯 입술을 움직이다 끝내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 승차. ○…노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지법 형사항소6부 김정호 판사가 이원조·김종인씨의 비자금조성 개입부분등 검찰수사기록에 있던 내용을 기자들에게 공개한 것과 관련,한 검찰인사는 『검찰과 법원의 「사인」이 맞지 않은 것 같다』고 서운한 표정. 이씨의 비자금조성 관련여부등은 그동안 검찰이 『수사기밀이라서 말할 수 없다』고 일관하던 부분인데다 한창 수사중인 내용을 검사도 아닌 판사가 공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 특히 그동안 각종 예금계좌와 동호빌딩·미락냉장 등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면서 『검찰의 소관이므로 보여줄 수 없다』고 쉽게 공개하지 않는등 뻣뻣하게 나왔던 법원이 이번에 「친절히」 기자들에게 알려준데는 무슨 사연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문도 제기. ○…안강민대검 중수부장은 그동안 빠짐없이 해오던 정례 기자브리핑을 돌연 취소,그 배경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 검찰은 이에 대해 『노씨와 이전경호실장의 구속수감으로 「큰 일」이 일단 마무리된데다 더 이상의 수사진척사항이 없어 브리핑이 불필요하다』고 설명했으나 검찰주변에서는 이원조씨의 비자금 개입등 미묘한 문제가 법원을 통해 공개된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표출한 게 아니냐는 분석. 이와 함께 노씨의 친인척 및 기업인 재소환등 앞으로 있게 될 대규모 사법처리를 앞두고 시기와 대상등에 대한 내부의견을 정리하는등 호흡조절을 위해 한 템포 쉬어가려는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 ○…이날 이씨에 대해 발부된 영장에는 뇌물을 준 기업인의 이름과 액수,시기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 30개 기업체로부터 모두 2천3백58억9천6백만원을 받았다고 포괄적으로 기재된 노씨의 구속영장과 크게 대조. 특히 이씨의 구속영장에는 국방부등 정부기관이 발주한 공사는 물론 그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지 않았던 골프장 건설과정에서의 뇌물수수 사실,대전 영진건설대표 이종완씨 등도 새롭게 등장해 노씨가 구속된 이후에도 이 사건에 대한 수사가 각종 특혜사업 관련 비리로 확대될 것임을 반영. 한편 동아 최원석회장이 노씨에게 뇌물을 전달했다는 혐의에 이어 이씨에게도 뇌물을 전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검찰 주변에서는 최회장이 대우 김우중 회장과 함께 기업인 사법처리 1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 ○…검찰은 노씨 구속 이틀전 대선자금 등 비자금 사용처도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으나 노씨가 검찰조사에서 비자금의 주요 사용처로 보이는 ▲88년과 92년의 13·14대 총선지원금 ▲14대 대선자금 ▲민자당 조직관리비 ▲3당 합당및 중간평가 유보등과 관련한 정치자금 부분 등에 대해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수사에 난항을 예고. 한 수사관계자는 『대선자금 등 비자금의 사용처를 밝히는 것은 노씨 자신의 입을 통해서만 가능한데 노씨가 수감직전 「지금의 갈등과 불신을 혼자 안고 가겠다」며 입을 열지않을 뜻을 비쳐 이래저래 수사는 어려울 것』이라고 한숨. ◎노씨 구속후 연희동 표정/“1심 결과 본뒤 항소여부 결정”­측근/김옥숙씨 충격으로 신경쇠약증세 연희동 노태우 전대통령의 자택은 구속 이틀째인 17일 외부인의 발길이 끊긴 채 부인 김옥숙씨,아들 재헌씨 부부 등 가족들만이 집을 지켰다.연일 수십명씩 장사진을 이루던 보도진의 발길도 거의 끊겨 을씨년스런 분위기였다. ○…16일 저녁 구속영장발부 소식을 듣고 거의 실신상태에 빠졌던 부인 김옥숙씨는 이날도 아침과 점심식사를 제대로 못한채 신경쇠약증세를 보이며 몸져 누워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상오 7시55분쯤 출근한 박영훈 비서관은 김씨의 상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아비를 감옥에 보낸 지어미의 심정이야 말할 필요도 없는 것 아니냐』며 착잡한 표정. 또 박비서관은 『오늘 태국에서 귀국한 정해창 전대통령비서실장 등과 상의해 변호사 선임문제등 향후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소개. ○…김씨등 가족들은 검찰 수사의 칼날이 노전대통령에 그치지 않고 친인척 구속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싸여있는 것으로 측근들이 전언. 이날 상오 11시30분쯤 딸 소영씨는 어머니의 건강을 걱정해 시장에서 사온 것으로 보이는 음식이 든 비닐 봉투를 들고 집안으로 들어갔다가 2시간여만에 나왔으며 아들 재헌씨도 상오 10시50분쯤 집을 나와 승용차를 타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노씨의 법률자문역을 맡고 있는 김유후 전사정수석은 노씨가 변호인선임이나 항소를 아예 포기할 것이라는 일부 소문과 관련,『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 김전수석은 『아직 재판부 지정이나 첫 재판기일도 확정되지 않은 데다 무기징역이나 사형선고 대상은 법적으로 무조건 항소하게 돼 있다』고 부연. 그는 다만 『그렇다고 꼭 항소를 하겠다는 뜻도 아니다』면서 『1심 결정이 나면 그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고 설명. 노씨의 한 측근은 『김 전수석·한영석 전법제처장·정해창 전대통령비서실장·서동권 전안기부장 등 여러 명의 율사들이 연명으로 이미 변호인선임계를 작성해 놓은 상태』라면서 『김전수석이 주로 변호업무를 전담하고한전법제처장이 이를 도울 것』이라고 설명. 그는 『다만 변호인 선임절차 전이라도 변호사가 되려는 자는 피의자접견 등을 할 수 있으므로 기소 뒤에 선임계를 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 김 전수석은 이날 상오 10시30분 서울구치소 변호인접견실에서 노씨를 면회한 것으로 확인됐다.김전수석측은 『구치소측이 소장 허가아래 특별면회를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전수석은 오늘 변호인이면 누구나 시간제한 없이 피의자를 만날 수 있는 변호인접견실 접견형태로 노전대통령을 만난 것』이라고 설명. ○…한편 태국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 범죄방지재단」 회의에 참석중 노씨의 구속소식을 듣고 귀국일정을 하루 앞당겨 돌아온 정해창 전비서실장은 공항에서 『노씨 구속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향후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냐』는 등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노코멘트』로 일관. 정전실장과 같은 행사에 참석하고 있는 한 전법제처장은 이 재단의 내년 서울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예정된 일정을 채우고 18일 귀국할 예정.
  • 강 주석,차조립 로봇에 깊은 관심/방한 나흘째 이모저모

    ◎조선소 독 둘러보고 「축 발전」 휘호/고려대장경 영인본 선물받고 “감사” 방한 4일째인 16일 강택민 중국국가주석은 상오에 신라 천년의 자취가 서린 고도 경주에서 불국사를 둘러본 뒤 하오에는 울산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등 산업시설을 시찰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강주석은 이어 이날밤 제주에서 수행원들과 함께 김상하 한중민간경제협의회회장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하는등 아·태 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로 떠나기에 앞서 한국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강주석은 16일 상오 숙소인 경주 힐튼호텔을 나서 10여분 거리인 불국사에 도착,『불국사가 대승불교를 전하는 사찰인가』라고 묻는 등 한국 불교에 많은 관심을 표명.이어 강주석은 대웅전에 들어가 방명록에 서명한뒤 조계종 총무원장 월주스님으로부터 해인사에 보관 중인 고려대장경 영인본 48권의 기증 증서를 전달받고 감사의 뜻을 표시. 강주석은 대웅전 앞에 위치한 석가·다보탑의 내력에 대한 설명을 월주스님으로부터 듣고 『다보탑은 아름다워 여성스럽고,석가탑은 남성을 의미하는 것 같다』며 불교문화에 대한 식견을 과시. ○…울산지역 산업시찰에 나선 강주석은 이날 상오 10시45분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앞에 도착해 정세영 현대그룹회장과 전성원 현대자동차 사장의 영접을 받았다. 방명록에 이름만을 적은뒤 곧 바로 공식환영식이 열린 귀빈실로 직행한 강주석은 환영식에서 정회장이 『현대그룹이 중국 경제정책에 참여할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정성껏 중국측과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하자 가볍게 박수를 치고 고개를 끄덕이기도.강주석은 별다른 답사없이 공식수행인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한 뒤 현대자동차측이 준비한 버스의 제일 앞좌석에 정회장과 나란히 앉아 아반떼 공장으로 향했다. 환영식에서 별다른 표정이 없던 강주석은 로봇이 직접 조립하는 공정에서 시찰차를 멈추게 한 뒤 『로봇은 어디서 만들었는가』,『작동 소프트웨어는 누가 개발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관심을 표명. 강주석은 『로봇이 급료를 달라는 소리를 하지 않으니 공장장은 로봇을 사랑하지요?』라며 시장자본주의의 원리를 꿰뚫는 조크성 질문을 던져 박병재 공장장으로부터 『사랑합니다』라는 답을 얻어내고 크게 웃기도. 이어 하오 1시30분께 현대중공업에 도착한 강주석 일행은 이 회사 최대의 선박 독인 제3호 독에서 건조중인 선박 6척을 버스로 둘러본 뒤 영빈관 로비에서 『축 현대집단사업번영발전』이라는 해서체의 휘호를 남긴 뒤 정주영명예회장 등과 함께 영빈관 귀빈실에서 오찬.
  • 재소환 28시간만에 구속영장 발부/구씨 구속­영장 발부까지

    ◎수사기록 소설책 10권 분량 2천여쪽/연희동 주민 “측은하지만 구속은 당연 노태우 전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돼 집행된 16일 검찰청사는 하루종일 긴장감에 휩싸였다. 검찰이 구속영장 작성작업에 들어간 것이 이날 새벽 1시30분.구속영장을 청구한 시간은 하오 1시25분.법원에서 영장을 발부한 시간은 하오 6시51분.노전대통령이 서울구치소로 출발한 때가 하오 7시30분.영장 초안작성에서 집행에 이르기까지 18시간이 걸렸다. ▷영장청구◁ 이날 상오 1시30분쯤 노태우 전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지은 대검 중수부는 이정수 수사기획관과 주임검사인 문영호 중수 2과장,김진태 검찰연구관 등이 주축이 돼 밤을 새워가며 구속영장 초안을 작성,상오 9시쯤 안강민 중수부장을 거쳐 김기수 검찰총장에게 최종보고했다. 노씨에 대한 수사기록은 소설책 10여권에 해당하는 2천여쪽의 방대한 분량으로 노씨의 인적사항과 범죄사실,3백쪽의 피의자신문조서 등을 비롯,노씨의 범죄사실을 입증하는 기타 소명자료가 포함됐다.소명자료는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등 30여명의 재벌회장들과 이현우 전청와대 경호실장과 이태진 전경호실 경리과장등의 진술조서 및 계좌추적 결과등에 대한 기록이다. 이어 주임검사인 문과장은 영장원본에 서명한 뒤 내부결재절차에 따라 상오 11시45분쯤 푸른색 보자기에 싼 수사기록을 서울지검 이종찬3차장 검사실로 갔다.대검은 대응기관인 대법원이 구속영장을 접수하지 않기 때문에 절차상 서울지법의 대응기관인 서울지검을 통해 영장을 접수해야 하기 때문이다.검찰은 영장청구사실을 일체 비밀에 붙였다. 이차장검사는 20여분동안 기록을 꼼꼼히 검토한뒤 사건번호를 부여하는 서울지검 사건과에 범죄인지서를 보내고 낮 12시10분쯤 문과장과 함께 최종결재권자인 최환 서울지검장실로 갔다. 최검사장은 1시간여동안 문과장의 보고와 함께 기록을 검토한 뒤 하오1시10분쯤 결재,영장청구를 위한 절차를 끝냈다. 대검수사관은 하오1시25분 서울지법 가동2층 영장계에 수사기록과 영장을 전달했다.영장계 직원은 5분여만에 접수절차를 끝내고 이날 영장당직판사인 형사항소 6부 김정호판사에게 수사기록을 넘겼다. ▷영장발부◁ ○…노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청구된 지 5시간24분만인 하오 6시51분 발부됐다.이로써 노씨는 전날 하오 2시50분 대검찰청으로 재소환된지 28시간만에 구속영장이 떨어진 셈이다. 김정호 판사가 영장발부 직후 구속영장과 사건기록을 인계하기 위해 서울지방법원 영장계 오형식 주임(36)을 호출하자 3명의 대검 수사관은 영장계에서 대기하다 오주임을 뒤따라 황급히 김판사 방으로 직행. 수사관들은 오주임으로부터 자주색 보자기에 싼 1천쪽 분량의 사건기록 뭉치를 넘겨받은 뒤 영장계의 구속영장 원부에 서명하고 현관앞에 대기중이던 검은색 르망승용차 편으로 1분여만에 대검청사로 복귀. 문영호 중수 2과장은 11층 특별조사실에 있는 노씨에게 가 영장요지를 알려준 뒤 안강민 중수부장 사무실에 들러 잠시 대화를 나누고 곧 바로 영장집행에 착수. ○…노씨의 구속 집행을 보기 위해 대검청사 현관 로비에 나온 김유후 변호사(전청와대 사정수석)는 노씨가 현관에 내려오기 직전 기자들을 만나자 참담한 표정을지으며 자리를 애써 피하려는 모습. 김변호사는 「조사실에 들어가 보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힘차게 고개를 저은 뒤 『아직 누구도 변호인 선임계를 내지 않았다』고 대답. 그는 「심정이 어떠냐」는 질문에 대해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다』며 『곁에서 잘 보필하지 못해…』라고 말꼬리를 흐리며 기자들을 회피. ▷연희동◁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구속을 지켜본 연희동 주민들은 『인간적으로는 안됐지만 구속은 당연하다』고 입을 모았다. 통장 양종환씨(50)는 『노씨의 집이 주변 집들에 비해 비교적 작고 초라해 깨끗한 정치를 했다고 믿었는데 이번 일로 더 큰 배신감을 느꼈다』면서 『전직 대통령이 교도소로 가는 것은 안된 일이지만 5천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부정하게 모은 죄값은 반드시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노씨 생가◁ 노씨의 생가가 있는 대구시 동구 신룡동 용진마을 67세대 2백50여 주민들은 16일 하오 노씨의 구속수감 소식이 전해지자 『당연한 결과』라면서도 착잡한 표정들. 인척간인 노병작씨(48)는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구속은 당연한 결과가 아니겠느냐』면서 『앞으로 다시는 전직대통령이 비리로 구속되는 불행은 사라져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 강 주석,반도체 생산라인 돌며 진지한 질문/방한 사흘째 이모저모

    ◎“청와대 단풍곱다”며 북경의 단풍 자랑/조깅트랩선 뛰는 시늉하며 관심 표명 강택민 중국 국가주석은 한국방문 사흘 째인 15일 역시 바쁜 하루를 보냈다. 강주석은 이날 아침 청와대 상춘재에서 김영삼 대통령과 조찬을 함께한 뒤 기흥에 있는 삼성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이어 숙소인 신라호텔에서 주한 중국대사관 직원 및 화교대표들을 접견하고 경주로 직행,이의근 경북지사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다. ○…청와대 상춘재에서 있은 김대통령과 강주석의 조찬회동은 두 정상의 개인적 친분과 돈독한 우의를 다지기 위한 자리임을 상징하듯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1시간동안 진행됐다. 김대통령은 상오 7시30분 반코트 차림으로 상춘재앞 녹지원에 나와 넥타이를 매지 않은 간편복 차림의 강주석을 맞아 아침인사를 나눈 뒤 강주석을 조찬장인 상춘재로 안내했다. 김대통령은 강주석과 함께 녹지원 뜰을 걸어가는 동안 청와대 뒷산을 가리키며 『단풍이 아름답다』고 말하자 강주석은 「단풍이 꽃보다 곱다」는 중국 당나라 시인 두목의 한시를 소개하고 『북경에도 향산의 단풍이 유명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김대통령이 녹지원 주변 조깅트랙을 가리키며 『이곳이 내가 매일 아침운동을 하는 곳』이라고 설명하자 강주석은 잠시 뛰는 시늉을 해보이며 『제자리에서 뛰느냐.아니면 실제로 달리기를 하느냐』며 조깅에 관심을 표명했다. 김대통령이 『상춘재가 전통 한식건물』이라고 설명하자 강주석은 『목조건물이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해 중국인도 목조가옥을 좋아한다』고 화답하는 등 두 정상은 우리의 전통가옥과 서울의 공기 등을 화제로 환담을 나누다 양측의 통역만 배석시킨 가운데 조찬회동을 시작했다. ○…강주석은 김대통령과 조찬회동을 끝낸뒤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을 방문,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안내로 시설들을 둘러봤다. 강주석은 1층 로비의 제품전시장에서 휴대용 무선전화기로 북경의 삼성지사에 전화를 걸어 우리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공장시설 보호를 위해 방진복 방진화와 헬멧 장갑까지 착용한 강주석은 생산라인을 둘러보면서 정통 기술관료답게안내인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궁금한 점을 빠짐없이 물어보는 등 진지한 자세를 보였다. 강주석은 『자동화된 생산라인이 좋아서 인상적』이라면서 『실리콘밸리보다 더 좋은 듯하다』고 평가했다. 삼성반도체공장 시찰을 마친 강주석은 육로를 이용해 숙소인 신라호텔에 도착,주한 중국대사관 직원 및 화교대표 등 80여명과 만나 격려했으며 이어 이날하오 다음 방문지인 경주로 출발했다. 강주석은 경주 힐튼호텔에 여장을 푼뒤 이날 저녁 이경북지사가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참석했으며 16일에는 불국사를 관광하고 울산의 현대자동차 공장을 시찰할 예정이다.
  • 현지은 소극적… 계좌번호 확보 관건/스위스 계좌추적 가능성은

    ◎분산예치 가능성 높아 전체 규명 힘들 듯 노태우 전 대통령이 스위스 은행 비밀 계좌에 숨겨 놓은 것으로 알려진 해외 비자금은 과연 밝혀질 수 있을까. 검찰이 계좌 개설 및 관리를 담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태진 전 경호실 경리과장을 14일 세번째로 소환,철야조사를 벌이고 있는 시점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검찰은 이 부분의 규명을 위해 현재 국외의 관련기관에 적극적인 수사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검찰내부에서는 비밀계좌의 전모를 밝히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있다.스위스정부나 그쪽 은행들의 협조를 사실상 기대하기 힘든데다 노소영씨 부부의 20만달러 밀반입사건의 기록을 미국으로부터 넘겨받아도 비자금중 일부에 대해서만 추적을 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스위스정부는 『예금자의 불법자금 조성행위가 해당국은 물론 스위스의 국내법에도 저촉돼 해당국에서 형사소추됐을 때만,그것도 특정은행의 해당계좌번호가 명확히 드러났을 경우에 한해서만 계좌추적을 해줄 수 있다』는 극히 까다로운단서를 달고 있다.이런 판에 스위스정부가 구체적 혐의점도 없이 고객의 비밀보장을 생명으로 하는 자국은행의 비밀계좌를 적극적으로 「뒤져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관건은 계좌번호다.그동안 「차세대전투기 기종을 F­18에서 F­16으로 변경하면서 챙긴 로비자금 1억4천만달러(1천1백여억원)를 소영씨 명의의 스위스 은행계좌에 예치했다」(민주당 강창성 의원),「경부고속 전철사업과 관련해 받은 6천억원을 곧바로 스위스은행에 넣었다」(국민회의 최두환 의원)등 많은 주장이 있었지만 결정적인 단서인 계좌번호는 아무도 제시하지 못했다. 때문에 이번 검찰의 요청도 연평균 2천5백건에 이르는 각국의 대스위스 계좌확인 요청가운데 「확인해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는 대부분의 계좌속에 포함될 공산이 크다. 검찰이 자못 기대를 걸고 있는 소영씨사건의 수사기록도 한계가 있기는 마찬가지.당시 소영씨 남편 최태원씨의 승용차에서 발견된 현금띠를 통해 스위스연방은행(UBS)의 계좌번호가 나온다 하더라도 전체액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별것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스위스에는 취리히·제네바 등을 중심으로 비밀계좌관리은행이 6백여개나 된다.노씨가 단 한군데의 은행에 거액의 비자금을 숨겼을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검찰이 소환된 이씨를 통해 89년11월 스위스에서의 행적과 계좌개설경위·전체규모등 관련자백을 이번에는 반드시 받아내겠다고 말하는 것도 결국 스위스은행 은닉비자금의 전모를 캐기가 정상적인 수사로는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 미국 대통령의 고뇌그린 영화 화제/워싱턴 나윤도(특파원 코너)

    워터게이트사건 이후 실추된 대통령에 대한 미국민의 신뢰회복을 주창하며 만들어진 영화 「미국대통령」(The American President)이 오는 17일 개봉을 앞두고 화제를 모으고 있다. 로브 라이너감독의 이 영화는 바람직한 대통령의 이미지를 할리우드적 시각에서 그려낸 것으로 대통령선거를 1년 앞둔 시점에서 방영되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취향을 유도할 수 있어 출마 희망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이 영화는 무거운 주제를 한편의 로맨스 코미디로 형상화하여 웃고 즐기는 사이에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게 돼있어 정치의 계절을 타깃으로한 흥행에도 성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화의 내용은 국민적 인기를 한몸에 받으며 대통령에 선출된 홀아비인 앤드류 세퍼드 대통령(마이클 더글러스 분)이 환경관련 로비스트인 미모의 여사장(애니트 베닝 분)과 사랑에 빠지면서 그를 문제삼는 정치 라이벌과 언론의 집중공격에 당당하게 맞서는 모험담으로 돼있다. 마침내 세퍼드 대통령은 다음 선거를 앞에 두고 사랑을 택할 것인가 재선을 택할 것인가 기로에 놓이게 되고 그 선택은 관람자의 몫으로 남긴채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는 세퍼드 대통령을 중심으로한 인물설정이 현 클린턴 대통령의 주변인물들과 흡사하게 돼있어 클린턴 대통령의 정치적 고뇌를 암시하고 있다는 평도 듣고 있다.세퍼드의 국내담당고문인 마이클 폭스는 현 백악관 정책 및 전략담당수석자문관인 조지 스테파노폴로스,또 세퍼드의 오랜 친구이자 정치고문인 마틴 신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내고 현재 정치고문으로 있는 클린턴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 토머스 맥라리와 흡사하다.그리고 세퍼드의 여대변인 디토는 백악관 전대변인 디 디 마이어를 연상케한다. 그러나 라이너감독은 이 작품이 클린턴 대통령의 당선 이전부터 기획된 것으로 클린턴 행정부의 협조를 얻어 촬영과정에서 자연히 모델로 됐을 뿐이지 의도적으로 연관시킨 것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실제로 시나리오의 완성을 위해 라이너감독은 백악관을 다섯번 방문했으며 세퍼드역의 더글러스와 함께 이틀동안 클린턴 대통령의 일정을 따라 움직이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라이너감독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언론의 흥미 자극 위주 보도 때문에 정치지도자나 공무원들에 대한 불신풍조가 만연돼 있다면서 대통령의 직무와 일상생활을 바르게 알림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회복시키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밝힌바 있다.
  • 강주석 한방 서울·북경 표정

    ◎간단한 환영행사뒤 숙소 신라호텔로 직행/이붕 총리 등 당정고위인사와 일일이 악수 ○…강택민 중국국가주석은 13일 하오 6시40분 특별기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간단한 환영행사를 가진 뒤 숙소인 신라호텔로 직행. 강주석 내외는 이날 문동석 외무부의전장의 안내로 특별기에서 내린뒤 기다리고 있던 공로명 외무부장관 내외와 반갑게 악수를 나누며 인사. 이어 강주석은 1백여명의 수행원 가운데 각료급 인사들을 공외무장관에게 소개한뒤 도열병을 통과해 문의전장의 안내로 우리측 환영인사들과 인사를 교환. 이때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나온 화동 2명이 강주석 내외에게 환영의 꽃다발을 증정했고 장정연 주한 중국대사는 중국측 환영인사를 강주석에게 소개. 강주석 내외는 귀빈용 승강기를 이용,1층 국빈 대기실로 이동한뒤 공항환영행사를 10여분만에 마치고 승용차편으로 신라호텔로 출발. 이날 공항환영행사에는 우리측에서 공외무장관과 황병태 주중대사 내외·문의전장·김하중 아태국장 등 7명이,중국측에서 장대사 내외를 비롯한 대사관 직원 17명이 참석. ○…중국 국가원수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공식방문하는 강택민 국가주석은 13일 하오 방한길에 오르기에 앞서 북경시내 인민대회당에서 베풀어진 환송식에 참석,환송 나온 이붕총리를 비롯한 당정고위지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등 시종 밝은 표정. 강주석은 이날 하오 3시25분(한국시간 하오4시25분) 부인 왕야평 여사를 대동하고 인민대회당 로비에 도열해 있던 이총리를 포함한 이서환 전국정협주석,유화청 당중앙군사위 부주석,영의인 국가부주석,전기운 전인대 상무부위원장,온가보 당중앙정치국 후보위원겸 중앙서기처서기,나간 국무위원겸 국무원 비서장,유화추 국무원 외사판공실주임 등과 일일이 작별인사. 시작한지 5분여만에 간단히 끝난 이날 환송식에서 강주석과 이총리는 특히 만면에 웃음을 머금은채 악수를 나눈뒤 사진기자들을 위해 잠시 포즈를 취해 주는등 「다정한」 사이임을 강조. 출국하는 인사들로는 강주석과 왕여사에 이어 전기침부총리부부,정관근 당중앙정치국위원,왕충우 경제무역위주임,고수련 화학공업부장,오의 대외무역경제협력부장,당가선 외교부부부장등이 뒤를 따르면서 이총리등과 출국인사를 나눴다.
  • 「사법처리 총수」 크게 늘어날듯/노씨 비리수사­재벌 처리방안

    ◎“특별한 이유없이 건넨돈은 뇌물” 판단/「91년 무렵 국책사업 수주」 대부분 해당/총·대선무렵 정치자금·명절전후 떡값은 제외 재벌 기업 회장들에 대한 사법처리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10일 현재 21개 재벌총수를 소환조사한 검찰은 노태우씨에게 특별한 이유없이 건네진 돈은 일단 뇌물로 보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의 조사에서 재벌 총수들이 노씨에게 건넨 돈의 액수는 순순히 자백하면서도 이권의 대가는 아니었다고 강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검찰은 각종 정책 결정 등과 관련해 포괄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대통령에게 돈을 주었다면 일단 뇌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명절 등을 전후해 떡값 명목으로,또는 인사 치레 등으로 건넨 돈은 뇌물의 범위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88년 총선,92년 대통령 선거와 총선 등을 앞두고 건넨 돈은 일단 정치 자금으로 보아 사법처리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이는 정치권에 미칠 파장과 정치자금법 위반죄의공소 시효가 3년이라는 점을 함께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즉 91년 상반기 이전에 노씨에게 건넨 돈은 일단 뇌물로 보고 이권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하기로 했다.또한 91년 상반기 이후에라도 명백하게 이권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 뇌물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검찰은 재벌 회장들을 상대로 91년 상반기 이전부터 정부가 추진해온 국책 사업의 사업자 선정 시기,해당 기업이 돈을 전달했는지 여부,전달 시점 등을 추궁,뇌물 공여 및 수수의 「범의」를 확인하고 있다.수서 및 민자당 가락동 정치연수원 부지 매매 사건 등이 그 예이다. 검찰은 또 골프장 및 금융업 인가,원전·화력발전소 등 한국전력 발주 사업,영종도 신공항 건설사업,경부고속전철사업,유선방송인허가 등과 관련된 기업 회장들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가운데 골프장은 88년부터 90년까지 무려 1백39곳이 허가를 받았다.금융업은 91년 상반기와 하반기에,원전은 90년부터 92년까지,화력발전소는 89년부터 91년에 허가 및발주 업체가 결정됐다.또 영종도 신공항과 경부고속철도건설사업은 92년부터 토목 공사가 시작됐으나 로비 활동은 그 이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 사업과 관련해 돈을 건넨 기업의 대표가 사법 처리를 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검찰은 현재 사법 처리 대상으로 이미 4∼5명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재벌 기업 회장들에 대한 혐의는 뇌물공여에 국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뇌물공여 혐의는 공소 시효가 5년이어서 90년 말 이전의 범죄는 처벌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90년 말 이전에라도 뇌물을 건넨 기업인들은 어떤 형식으로든지 처벌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노씨의 경우는 대통령으로 재임한 기간 중에는 시효가 정지되는데다,5천만원을 넘는 뇌물수수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사법처리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 100억원이상 정부 발주공사/대기업 공동입찰 다시 허용

    30대 그룹계열의 건설업체가 정부 발주공사에 공동으로 입찰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던 제도가 시행 4개월만에 풀려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정책번복에는 재계 로비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경제원은 지난 9일자로 재경원 회계예규로 돼 있는 「공동도급계약 운용요령」과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요령」을 고쳐 정부가 발주하는 1백억원 이상의 대형 공사에 30대 그룹계열의 건설업체들이 공동 입찰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재경원 손홍 회계총괄과장은 『대기업의 공동 참여를 금지한 결과 원전건설 등 전문성이 필요한 공사의 발주에 차질이 생겨 어쩔 수 없이 관련 제도를 고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 노씨 비리 수사­검찰 이모저모

    ◎재벌 무더기소환 「모양 갖추기」 시각/사돈 신 회장 전격소환 배경 “관심 집중”/출두순서 구구한 해석… 「건강순」 분석도 국내 굴지의 재벌총수 5명이 소환된 8일 대검청사에는 상오 일찍부터 보도진과 검찰,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몰려 종일 긴박감이 감돌았다. ○…이날 하오8시30분쯤에는 대림그룹 계열 서울증권의 정인직사장이 서류봉투를 든 직원 2명과 함께 출두해 40분만에 돌아가 출두경위를 놓고 의문이 불러일으키기도. 정사장은 『대림그룹의 자금담당이사로 일했기 때문에 전표나 영수증 등 자료만을 제출하러 왔을뿐』이라고 설명. ○…재벌총수들을 조사하고 있는 대검중수부에는 8일 내내 「재벌총수들도 재계순위에 따라 차별대우하느냐」는 항의전화가 빗발. 항의 전화의 내용은 『먼저 진로 장진호 회장은 포토라인도 설정하지 않아 기자들의 시달림을 당하게 하고 삼성·LG 등 선두그룹의 총수들은 노전대통령과 같은 특별대우를 하느냐』는 것이었다. ○…국내 굴지의 재벌총수의 무더기 소환이 사상 처음의 일이어서인지 이들의 출두순서 등을 놓고 설왕설래. 이날 출두를 지켜본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강순」인 것같다고 분석하기도. 이에 앞서 청사앞에는 소환 기업의 임원들이 5∼6명씩 무리지어 나와 회사총수의 출두에 대비. 이날 대기하고 있던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총수는 소환됐던 전례가 없는데다 소환시기도 빨라 놀랐다』고 피력. ○…7일부터 기업인들에 대한 소환이 본격화되면서 검찰은 소환자명단을 하루전에 발표해왔으나 유독 동방유량 신명수 회장만은 이날 상오 비밀리에 소환,조사를 벌여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 검찰은 이에 대해 『신회장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노씨의 부동산매입과정을 조사하기 위해 부른 만큼 비자금 제공혐의를 받고있는 다른 재벌총수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해명. 그러나 검찰주변에서는 『유수재벌들을 무더기 소환하는 것은 「모양갖추기」에 불과하며 신회장에게서 노씨의 사법처리를 위한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려는 의도』라고 풀이. ○…이날 하오3시20분쯤에는 당초 예정에 없던 대림그룹 이준용회장이 대검청사에출두. 예정에 없이 이회장을 전격 소환한데 대해 검찰은 『롯데 신격호 회장,대우 김우중 회장,현대 정주영 명예회장이 해외체류와 건강문제 등으로 출두하지 않아 조사일정에 차질이 빚어져 대림 이회장을 앞당겨 소환하게 됐다』고 설명. ○…7일 하오 늦게 검찰에 출두했던 진로그룹 장진호 회장은 밤샘조사를 마친뒤 8일 상오11시20분쯤 피곤한 표정으로 귀가. ○…한편 현대그룹 정 명예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출두를 9일로 미룬데 대해 검찰주변에서는 그 진의를 두고 추측이 무성. 이날 검찰에 나온 한 재계관계자는 『당초 정명예회장이 정세영 회장을 대신 출두시키기 위해 로비를 폈으나 실패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며 『정명예회장이 이때문에 조사준비를 미처 하지 못해서 그런것 아니냐』고 나름대로 해석.
  • 삼성·LG·동아 등 회장 검찰소환 이모저모

    ◎이건희 회장 12시간만에 밝은 표정 귀가/총수들 수행원에 둘러싸여 굳은 얼굴 출두 8일은 우리나라의 뿌리깊은 「정·경커넥션」이 심판받는 날이었다. 최고재벌인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은 그룹회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검찰에 출두,11시간40분동안 자금제공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받은뒤 하오9시40분쯤 돌아갔으며 LG 구자경 명예회장은 7시간40분동안 조사를 받았다. 이회장은 『노씨측에 돈을 건네준 사실이 있느냐』 『건넨 액수가 3백억원이 넘는다는데 사실이냐』는 등의 질문에 가벼운 웃음을 짓는 밝은 표정으로 수행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검찰청사를 빠져나갔다. 미국방문중 이날 하오 귀국 즉시 출두한 한일그룹 김중원 회장은 8시간만인 9일 상오50분쯤 돌아갔다. 대림그룹 이준용 회장,동아그룹 최원석 회장 등 2명은 9일 상오까지 철야조사를 통해 비자금관련 여부에 대해 추궁을 받았다. 처음 있는 일이다.게다가 9일에는 두산·해태·코오롱·효성·고합그룹의 총수들도 검찰에 소환될 예정이어서 점입가경이 될 모습이다. 이에 앞서 이날 상오9시55분쯤 동아그룹 최회장이 검은색 그랜저승용차를 타고 맨 먼저 대검찰청에 출두했다. 최회장의 청사안내를 맡은 검찰수사관 2명의 움직임도 기민했다. 이들은 최회장 수행비서 4∼명과 함께 최회장을 청사 11층 조사실로 안내했다. 15분뒤인 상오 10시5분쯤 서울1스 6637호 검은색 벤츠승용차와 그랜저 2대가 청사현관으로 미끌어지듯 들어왔다. 삼성 이회장 차였다. 곧이어 LG 구명예회장도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검은색 그랜저승용차에서 내려 함께 온 수행비서 등 4∼5명의 일행에 에워싸여 청사로 들어갔다. 하오3시에는 대림산업의 이회장도 출두했다. 이들은 청사1층 로비에서 보도진들의 사진촬영을 위해 10여초동안 발걸음을 멈춘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굳은 모습으로 11층 조사실로 직행했다. 취재진들이 『노씨에게 얼마나 줬느냐』 『소감을 밝혀달라』는 등 질문공세를 폈으나 LG의 구명예회장이 『됐어,됐어』라고 말한 것외에는 아무도 다문 입을 열지 않았다.쌀쌀한 날씨만큼이나 매서울 검사들의 신문에 온 신경이 집중된 느낌이었다. 한편 이날 출두예정이었던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은 9일 하오2시 나올 예정이다.
  • “일본은 월드컵 유치 뒷공작말라”/일본 요미우리신문(해외 사설)

    ◎한일 갈등만 심화… 손 더럽힐바엔 한국에 양보를 2002년 월드컵축구 유치활동이 「한일격돌」의 양상을 띤 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국제축구연맹(FIFA)의 개최후보지조사단이 지난주 한국에 이어 7일까지 일본을 시찰한다. 내년 6월의 개최지 결정까지 앞으로 반년여,유치관계자들로부터는 「1대1의 결전」「거국일치의 유치체제를」이라는 말들이 전해져 온다.한걸음 나아가 한국에 대항하기 위해 뒷공작의 필요성마저 주장되기 시작하고 있다. 스포츠대회에서 인접한 두 나라가 「이전투구」를 벌이는 것은 피하지 않으면 안된다.유치관계자에는 냉정을 찾아 공정한 태도를 요구하고 싶다. 확실히 한국의 로비활동은 국제적으로 강력하게 추진되는 것 같다.이에 위기감을 느낀 축구관계자들이 최근 「유치활동에는 겉과 속이 있다.일본도 새로운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논의를 진지하게 하고 있다고 한다. 월드컵축구유치위원회 위원인 가마모토 구니시케(부본방무)씨는 한 주간지에서 『한국은 요컨대 「매수공작」을 하고 있다.투표권이 있는 FIFA이사에 수고비,성공보수를 지불한다든가 이권이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는 등의 예가 공공연한 소문이 되고 있다.이대론 일본이 진다』고까지 지적하고 있다. 월드컵축구는 여름올림픽과 나란히 세계최대의 스포츠대회로 알려져 있다.지난해 미국대회에서는 연 3백60만명의 관객을 불러 TV 시청자가 연 3백20억명에 이르렀던 대이벤트다. 그렇다 해도 거액의 자금을 투입하는 뒷공작이 허용될 수는 없다.그렇게 손을 더럽히면서까지 유치활동에서 일본이 우위에 서야한다는 발상이 있다면 분명히 반대한다.일반국민의 찬동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이 문제는 한·일관계도 시야에 둔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에 의한 식민지 지배라는 역사적 사실도 있고 한국국민의 일본에 대한 반감 및 대항심은 아직 뿌리깊다.일본개최가 결정되면 그것이 증폭될 수도 있다.또 어디로 결정된다 하더라도 응어리가 남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난해말 한일 정치인 레벨에서 「공동개최안」이 모색됐었다.일본의 축구 관계자는 이 안에 귀를 기울이고 있지 않다.하지만스포츠대회의 의의는 친선과 우호와 협조의 마당을 만드는데 있다.그것이 국가간의 대립 요인으로 된다든가 국민감정을 손상시키는 것은 의미가 없다. 공동개최로 한일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일본이 반려하는 것을 생각해도 좋지 않은가.뒷공작을 하면서까지 유치하는 것은 필요하지 않다.
  • 잇단 기업인 소환에 수사팀 대폭 보강/검찰 비자금 수사 이모저모

    ◎“금진호씨에 실명전환 경위만 물었을것”/출두 진로 장진호 회장 보도진과 몸싸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에 연루된 기업회장들에 대한 본격 조사가 시작된 8일 대검찰청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사전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금진호 의원은 이날 낮 12시30분쯤 대검청사에 도착,『모든 것을 검찰에서 밝히겠다』고 짤막하게 말한 뒤 취재진의 사진촬영 요청을 묵살한 채 엘리베이터로 향하다 기자들과 거친 몸싸움을 벌이는 등 봉변. 금의원은 6시간만인 하오 6시45분쯤 귀가하면서 또한번의 봉변을 예상한 듯 사진촬영을 위해 잠시 포즈를 취했으나 『대우도 같은 조건으로 실명전환을 알선했느냐』는 등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뭔가 말하려다 결국 함구하고 곧바로 승용차에 승차. 이례적으로 짧은 조사시간에 대해 현역의원에 대한 예우를 고려한 검찰이 실명전환 경위 이외에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았다는 추측이 난무. ○…금의원의 귀가시간과 맞물린 하오 6시30분쯤 대검청사에 출두한 진로그룹 장진호 회장도 『노전대통령에게 얼마나 주었나』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공세에 응하지 않고 『그만 들어갑시다』라며 조사실로 직행하려다 이를 막는 보도진들과 청사 로비에서 밀고당기는 해프닝을 연출. 장회장은 당초 이날 상오에 출두해달라는 검찰의 통보에 『바이어 접대문제로 지방출장중』이라며 하오로 시간을 늦췄으나 재차 하오 6시 이후로 연기,조사에 대비한 시간벌기 작전이 아니냐는 빈축. 한편 이날 함께 출두요청을 받은 한일그룹 김중원 회장은 해외에 체류하고 있어 부회장이 검찰에 출두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은 『이날이 아니라도 좋으니 김회장이 반드시 출두해 줄 것을 그룹측에 재차 요구했다』고 강조. ○…이들이 출두하는 장면을 취재하기 위해 상오 9시쯤부터 대검청사에 나와있던 취재진은 점심식사 시간에 금의원이 출두하자 『허를 찔렸다』며 허탈한 표정. 또 일부 소환예정자들이 나타나지 않는데다 출두 예정시간이 여러차례 연기되자 『검찰 수사가 치밀하지 못하다』며 불만을 토로. ○…대검중수부는 지난달 30일부터 노씨 친인척 명의의 부동산및 스위스은행 비밀계좌에 대한 수사를 위해 수사3과를 비자금 수사팀에 합류시킨데 이어 이날부터 서울지검 특수3부를 기업인 수사팀에 투입. 추가 수사팀은 대검 중수2과장으로 있다 지난 인사때 서울지검 특수3부장으로 발령난 김성호 부장검사와 이영렬·홍만표검사 등으로 특히 김부장은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과 이형구 전 노동부장관 수뢰사건의 주임검사로 수사력을 인정받은 베테랑. ○…검찰이 첫 소환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거세게 반발하거나 치열한 로비를 펼쳐 진통을 겪었다는 후문. 지난 6일 검찰의 출두 통보를 받은 기업 대표들은 『다 같은 처지인데 왜 우리가 처음으로 소환되느냐』,『혐의가 짙은 기업으로 오해를 사 기업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된다』는 등 항의를 하며 거부 의사를 보였다는 것.
  • 노씨 친·인척 비리 수사의 신호탄/검찰,금진호 의원 소환의 의미

    ◎6공 실물경제 거물이 “실명전환 대리인”/정태수씨가 사실 확인… 사법처리 미지수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을 대우와 한보그룹등에 실명전환해주도록 주선한 「대리인」이 민자당 금진호 의원(63·영주 영천)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권력을 배경으로 6공의 「실세」로 군림하던 그의 개입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돼왔다.6일 검찰이 밝힌 1차 소환대상자명단에 정치인으로서는 유일하게 금의원이 포함된 것도 이를 반증하는 것이다. 검찰은 『금의원은 노씨의 비자금 5천억원 가운데 5백99억원을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에게 실명화를 알선한 혐의가 포착돼 소환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금의원은 또 중앙투자금융에 차명으로 예치된 노전대통령의 비자금 3백억원을 대우그룹 김우중회장에게 실명전환해줄 것도 제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총회장은 지난 4일 검찰소환조사에서 금의원이 문제의 「대리인」이라는 사실을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의원은 노전대통령의 부인 김옥숙씨의 여동생 정숙씨의 남편으로 노전대통령과는 동서지간이다. 금의원을 잘아는 사람들은 『금진호를 빼놓고 6공비자금을 얘기할 수 없다』고 말해 그의 개입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가 6공때 상공부장관과 무역협회고문을 지내면서 실물경제계의 「거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때문에 당시 재계로비는 금씨를 통해야 한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금씨는 노전대통령의 동서라는 점을 십분활용,이를 배경으로 6공비자금의 「실세」로 경제계를 주름잡았다. 이에 따라 검찰주변에서는 금의원에 대한 소환을 노전대통령 친·인척비리수사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회회기중이어서 불체포특권이 보장된 금의원이 소환에 불응할 경우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되기 전까지는 소환여부가 불투명하다. 설령 소환에 응한다 하더라도 사법처리까지 갈지는 의문이다.또 실명제를 어겼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까지 하기는 사실상 무리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금의원이 실명전환과정에서 커미션을 받는등 비리가 확인되면 사법처리도 가능하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검찰은 이미 금의원에 대한 비리혐의를 상당수 적발한 것으로 알려져 그에 대한 사법처리여부가 주목된다.
  • 차르시대 민속촌 루코모리예(시베리아 대탐방:46)

    ◎러시아 혁명때 마을 원형대로 복원/가족공원 조성… 휴일마다 관광객 몰려 북새통/가정집 마당엔 눈치우기 좋도록 널빤지 깔아/목재 건물 짓는데 쐐기 이용… 목 박지 않은게 특징 브라츠크시내에서 약 20㎞ 앙가라강변으로 가면 「루코모리예」라는 민속마을이 나온다.가족단위 공원인 이곳은 휴일마다 이웃마을 주민·관광객으로 붐빈다.루코모리예는 1917년 러시아혁명전 앙가라강 주변마을을 최근 원형 그대로 복원한 곳의 마을이름이다. 그러나 이 「복원」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그것은 레닌에 의한 지난 70여년간의 러시아혁명이 실패로 돌아갔으며 평온하던 「옛과거」를 다시찾기 위한 몸부림인 것이다.마을사람들의 이같은 의견이 담겨진 흔적은 루코모리예 어디서나 발견된다. 입구에 들어서면 소정의 입장료를 받는 곳이 있다.승용차를 타고 들어가려면 돈을 더 내야 한다.진입로를 따라 2백여m 들어가면 지상최대의 앙가라저수지를 배경으로 19∼20세기 초기때의 혁명전 마을이 나타난다. ○유람선 타려고 장사진 마을 한 귀퉁이에선 2∼3층의 오래된 목조주택을 뒤로 하고 이곳을 찾은 부녀자들이 러시아 민속춤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러시안풍의 아코디언반주를 들은 한 관광객이 춤추는 부녀자들에 합세한다.세계의 여느 관광지처럼 장사꾼의 호객행위도 만만치 않다.강가에는 유람선을 타려는 사람이 수십m씩 줄을 서고 있었다.구경나온 마을사람들의 손에는 이름 모를 시베리안꽃이 한아름씩 안겨져 있었다. 루코모리예의 한 여성안내원이 취재팀을 발견하고 따라붙어주었다.그녀를 따라 대지가 1백50평쯤 되어 보이는 앙가라의 전통가옥에 들어섰다.27명의 대식구가 살던 집이다.안내원인 칼리나 미하일로브나 쉬텔리예씨(51·여)는 『차르시대에 아들이 장가가면 부모와 함께 살았다』면서 『이는 세금(주민세)을 적게 무는 하나의 방편이었다』고 말했다. 방은 4∼5개가 보통이었는데 늙은 부모는 부엌방에서,젊은 부부는 2층 창가방에서,어린 자녀는 페치카 옆방에서 각각 잠을 잔다고 그녀는 설명했다.19세기에 지은 집의 창은 대개 가로 30㎝,세로 40㎝정도였는데 이는 당시 유리가 귀했기 때문인 것으로 그녀는 설명했다. 마당은 모두 앙가라주변에서 나는 사스나(소나무)를 이용,널빤지형태로 잘라 깔아놓았다.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기 때문에 나무를 깔아놓으면 눈을 치우기에 훨씬 수월하다는 것이다.앙가라 루코모리예마을에 사는 사람은 당시 3계급으로 나눠져 있었다고 한다.관리나 성직자가 제1계급이었고 제2계급은 농·공·상인,제3계급은 일반하층민이었다.1·2계급은 자신들의 집안마당에 널빤지를 까는 것을 허용했지만 3계급등 하층민은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흥미를 끈다.하층민은 또 가족수가 적었으며 딸의 수가 유독 많았다고 한다. ○지붕밑 건초창고 이색적 편의상 당시 주민은 집에 창고가 많으면 「부자」로,창고가 적으면 「빈자」로 취급을 해왔다고 한다.특이한 것은 시베리아지역에는 서양역사에 자주 등장하는 지주가 없었다는 사실이다.이는 시베리아땅이 넓어 누구든지 울타리를 친 뒤 집을 짓고 자유롭게 살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따라서 당시 노예계급도 19세기 다른 서양의 노예와는 다르다는 것이 미하일로브나씨의 설명이었다. 목재구조물을 서로 잇는 데 못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은 것도 앙가라주택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모두 나무뿌리를 잘 깎은 쐐기를 이용해 지탱하는 식으로 지은 것이다.앙가라강 주변주택에만 사용된 독특한 양식도 돋보인다.삼각형태의 지붕 밑의 공간을 건초창고로 이용하는 것이 그것이다.여름에 거둬들인 풀을 이곳에 보관,사시사철 말리는 장소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집안으로 들어가면 현관에 있는 가죽신발도 시선을 끈다.겨울철 영하 30∼50도안팎을 기록하는 매서운 날씨가 계속되는 곳이 앙가라강유역이다.이런 추위 때문에 18∼19세기 발전한 유럽 북부지역의 시람이 나무껍질로 신발을 만들어 신고 있었을 때 이곳 사람은 이미 짐승가죽으로 각종 신발을 만들어 신었다.가죽신발이 가능했던 것은 집집마다 재봉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거실쪽에는 옷감짜는 기계가 있었는데 이를 이용해 당시 주민은 침대와 베개시트·커튼등을 직접 짜 사용하고 있었다. ○15세기 옛 성곽 잘 보존 혁명전 교회(러시아정교)도 복원시켜놓았다.1873년부터 2년동안 목재로 지은 이 교회는 공중에서 보면 +자형태를 띠고 있다.원래 이 교회는 레나강이 흐르는 키렌스크시에서 30㎞ 떨어진 곳에 있던 교회였는데 지난 89년 『앙가라양식을 띤 현존하는 최고의 교회』라며 「통째로」 이곳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1631년 러시아 로마노프가 두번째 왕인 알렉세이 미하일로비치 피르소프가 세워놓은 성곽도 원형대로 잘 보존돼 있다.이 성곽의 건설은 당시 동방으로 세를 넓히던 카자흐군이 예니세이강을 따라 북상하는 도중 예벤키족을 만났을 때로 거슬러올라간다.당시 카자흐군은 예벤키족으로부터 『앙가라강에 가면 부자가 많다』는 말을 듣고 북쪽으로 진출하다 다시 남하,앙가라강으로 진출하고 있었다.바로 이들을 막기 위해 세운 성곽이라는 것이다. 성곽의 주춧돌에는 준공일이 7162년5월14일로 적혀 있었다.이 연도는 이 지역에서 쓰던 독특한 것으로 지금부터 4천5백여년 전이라고 이곳 향토사학자들은 설명하고 있다.피르소트가 성곽를 세우기 훨씬 이전에 이미 성터가 있었다는 얘기다.성곽주위에는 4개의 탑이 있었는데 이 가운데 1개의 탑건물은 죄수를 수용하던 곳이었다.탑건물은 연통 없이 모두 중앙에서 나무를 때는 페치카가 있었으며 죄수를 수용하는 곳에는 물론 난방이 없었다. 이곳에서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던 목재사업가 세르게이 줄로마노프(39)는 『혁명전 마을인 이곳에 오면 왠지 모르게 자유를 만끽하는 기분』이라며 루코모리예에서의 즐거움을 털어놓았다.
  • 한양 전 회장 배종렬씨 어디 숨었나/검찰 집중추적에도 행방 묘연

    ◎비자금 조기파악에 차질 우려 「배종렬 전한양그룹회장을 찾아라」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검찰의 첫 소환대상으로 지목됐던 배씨(57)가 최근 잠적한 것으로 밝혀져 그의 행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비자금사건 수사착수 직후부터 노 전대통령에게 2백억원의 뇌물을 전달한 혐의로 내사를 받아온 배씨가 수차례의 검찰소환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 잠적하자 3일 출국금지조치를 내린데 이어 4일 소재파악과 신병확보를 위해 법원으로부터 감청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하고 있으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배씨에 대한 수사는 물론 비자금 조성및 운영경위의 전모를 밝히는데 상당한 차질을 빚을 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배씨의 행적을 종합해 보면 배씨는 검찰이 이현우 전경호실장으로부터 노전대통령에게 돈을 준 국내 50개 기업의 명단을 확보,이들 기업의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기로 방침을 세우기 전부터 이미 종적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양아파트 H동 102호 배씨의 집은 일주일전부터 드나드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게 아파트 경비원의 설명이다. 검찰주변에서는 로비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던 배씨가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심정으로 잠적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정권이 바뀔때마다 권력과 밀착해 경영위기를 넘기거나 특혜를 통해 부를 추적하는 수완을 발휘했다는 재계등의 주장으로 볼때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며 버티기 작전으로 시간을 번뒤 나름대로 묘책을 찾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당시 관련된 여권 고위인사가 빼돌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6공당시 노씨와 배씨 유착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서울 가락동의 민자당 정치연수원부지불하사건과 관련한 여권고위인사의 개입설이다. 당시 2백억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 노씨외에 개입했던 또다른 고위 인사가 배씨를 빼돌릴 수 있다는 추론이다. 아무튼 노전대통령의 「뇌물성 성금」을 규명하는데 상당한 단서를 제공할 배씨의 신병을 언제쯤 확보하느냐가 검찰 수사의 진척속도에 적지않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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