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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阿 서부 코트디부아르 군인폭동

    [아비장·나이로비 AFP DPA 연합]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불안이 고조되고있던 아프리카 서부 코트 디부아르 공화국에서 23일 군인 폭동이 발생,경제중심지인 아비장 중심가가 이들에게 장악됐다. 유엔 산하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평화유지군(MINURCA) 소속인 것으로 알려진이들은 국영 방송사에 난입한 데 이어 야당 정치지도자 7명이 수감돼 있는교도소 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쿠데타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영국 BBC 방송은 군인들이 이날 정오(한국시간 23일 오후 9시)쯤 공중을 향해 총을 발사하면서 도시에 진입,중심가를 장악했으며 국영 TV와 라디오 방송사에도 난입한 것같다고 보도했다. 저녁이 되면서 소요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진압군이 배치되지는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군인들의 난입 이후 중단된 국영 TV와 라디오 방송은 재개되지 않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한편 정부 소식통들은 군인측 대표들이 23일 저녁 늦게 정부 청사를 방문,협상이 시작됐다면서 정부측에서는 국방장관 등 다수각료가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발언대] 과거 냉철히 반성…급변하는 세계질서 대비를

    아듀! 20세기. 연말이 다가오면서 새천년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들뜬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한 세기의 마무리이자 한 밀레니엄을 마무리하는 지금,과연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뉴 밀레니엄’의 섣부른 환상 속에서 100년 전 우리의 선조들이 겪었던 아픔과 슬픈 기억들을 송두리째 잊어버린 듯하다.최근의 일만 해도 그렇다.입으로는 IMF체제의 극복을 외치고 있지만 아무도 그끝이 어디인지 모르고 있는 듯하고,경기가 다소 회복되면서 무절제와 과소비가 또다시 망령처럼 되살아나고 있다. 차분하게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면서 급박하게 재편되는 세계질서에 냉철하게 대비하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그저 ‘옷로비’니 ‘파업유도’니 하는 극히 지엽적인 문제에만 온통 관심이 쏠려 연일 방송의 메인뉴스와 신문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단순히 세기말의 징후로만 볼 것인가.우리가 지난 한 세기동안 너무도 힘들게 쌓아온 소중한 결실들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안타깝기 그지없다. 지나온 역사는 오늘을 비추는 거울이요,내일의 나아갈 방향을 가르쳐주는소중한 지침이다.개인이나 단체 또는 국가를 막론하고 과거의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현재의 모습은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이고,현재에 대한 반성 없이는밝은 미래 또한 결코 보장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우리 구청에서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20세기의 마지막 나날들을 차분한 반성의 시간으로 보내는 운동을 조용하게 전개하고 있다.그 반성이란결코 거창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먼저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돌이켜보는 것에서 시작하자는 것이다.나아가 직장의 일원으로서 정말 하늘을 우러러부끄럼없는 처신을 해왔는지도 생각해볼 일이다. 새로운 천년,그리고 21세기의 희망찬 미래는 지난 일들을 겸허하게 반성하고 차분하게 갈무리할 때 비로소 우리 앞에 현실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말아야겠다.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
  • [올해의 인물1999](5)’옷로비 의혹’ 특별검사 최병모

    후줄근한 롱코트에 촌티가 풍기는 얼굴-.‘형사 콜롬보’를 연상시키는 최병모(崔炳模) 특별검사는 검찰수사와 국회 청문회도 파헤치지 못한 고관 대작 부인들의 거짓 옷고름을 한꺼풀씩 벗겨냈다. 끈질긴 뚝심으로 거짓과 조작으로 포장됐던 옷로비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향해 포위망을 좁혀가자 소문으로만 떠돌았던 권력층의 축소·은폐,비밀누설 등도 확인되기에 이르렀다.‘철옹성’처럼 여겨졌던 김태정(金泰政) 전 법무부장관과 박주선(朴柱宣)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도 특검 수사가 빌미가 돼영어(囹圄)의 몸이 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전신인 ‘정법회’와 환경운동연합 창립멤버로 줄곧 재야활동과 시민운동에 투신해온 최특검은 ‘세파(世波)에 찌든 서울이 싫어’ 지난 91년 제주로 내려갔으나 앞으로는 서울에 머물며 국가보안법 개정과 인권확립 운동에 다시 뛰어들 계획이다. 이상록기자 myzodan@
  • [사설] 뉴밀레니엄 정치 공동선언

    정치권에서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지난 19일 KBS와 가진 특별대담에서 정치권의 잡다한 정쟁거리들을 연내에 모두 마무리 짓겠다고 말한 데 대해 한나라당의 이회창(李會昌)총재도 21,22일 연이어 새해부터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자고 대통령에 제의하겠다고 화답하고 나선 것이다.이총재는“우리는사소한 것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며 새시대를 맞을 준비가 돼있다”고도 부연했다. 두 정치 지도자의 이런 시국인식(時局認識)은 매우 적절한 때에,매우 적합한 시각으로 접근해가는 것으로 보여잘만되면 한국정치수준을 한단계 올려놓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두 지도자의 이런 상황판단은 여야가지난 2년동안 폭로와 정쟁으로 지샌 결과 국민의 정치불신이 한계에 이르렀고 그 결과는 여야를 공멸의 수렁으로몰아 넣을 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판단된다.이런 위기의식은 이만섭(李萬燮)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의 말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그는“불신의 도를 넘어 증오에이른 국민의 정치불신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옷로비 등 최근 일련의 사태로 여당 지지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야당 마저인기가 동반 하락하고 있는 반면 지지정당이 없다는 무당파가 50%에 이르고있는 각종 여론조사결과에도 여야 정국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감이 잘반영돼 있다. 물론 두 지도자의 이런 화두(話頭)만으로 정국이 풀리고 희망찬 새정치가펼쳐지리라고 그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한국정치의 기본 틀이복잡하게 꼬여있고 지엽적으로는 한나라당이 집착하고 있는 언론문건 국정조사문제도 걸려있다. 그러나 우리는 두 지도자의 시국관이 기본적으로 옳고 또 그렇게 되길 바라는 국민의 염원이 있기 때문에 예상 이상으로 잘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시각이 바뀌면 똑같은 물체가 검게도,희게도 보이는 것이다.21세기다,새천년이다 하는 것이 인간이 만들어 놓은 단순한 시간적 궤적(軌跡)에 불과하긴하지만 새세기는 분명 우리에게 발상의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여야의 영수가 막연히 만날 수는 물론 없을 것이다.그러나일단은 만나는일이 중요하다.만나 얘기하다 보면 일을 푸는 방책이 보이고 길이 열릴것이다.‘뉴밀레니엄 정치 공동선언’도 좋고‘정쟁종식 공동선언’도 좋을 것이다. 해가 가기전에 두지도자가 만나 진솔하게 나라를 위하는 길을 찾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세기의 메시지를 전해주길 국민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 朴柱宣씨 어제 새벽 구속수감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辛光玉)는 23일 박주선(朴柱宣)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구속됨에 따라 보고서 유출부분 수사를 매듭짓고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와 배정숙(裵貞淑)씨를 소환,옷로비와 위증부분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정씨를 상대로 ▲지난해 9월 박모씨로부터 구입한 밍크코트 6벌 중이형자(李馨子)씨에게 판 2벌을 뺀 4벌의 처분 여부 ▲지난해 12월19일 라스포사를 찾은 이은혜씨와 김아미씨 등 다른 장관부인에게 밍크코트를 선물하려 했는지 ▲배정숙씨가 가져가려 했던 밍크코트 1벌의 행방 등을 집중 추궁했다.검찰은 전날 조사한 판매업자 박씨가 “정씨로부터 4벌을 반품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함에 따라 정씨와 대질 신문을 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이날 새벽 1시쯤 박주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공문서비밀누설 및 공용서류 은닉,증거은닉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했다. 강충식 이상록기자 chungsik@
  • 새천년맞이 ‘밀레니엄 콘서트’

    음악과 함께 묵은 천년을 보내고,새천년을 맞이하려는 사람들은 행복한 고민을 해야할 것 같다.예술의 전당과 세종문화회관이 다투어 이날의 의미에 걸맞는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밀레니엄 콘서트’를 준비하고 때문이다. 예술의 전당이 31일 밤 10시부터 2000년 1월1일 0시30분까지 펼치는 ‘새천년 맞이 밀레니엄 콘서트’는 글자 그대로 두세기에 걸친 음악회.21세기 한국음악을 이끌어 갈 역량있는 음악인들이 대거 출연한다. 정명훈이 아시아 출신의 연주자 100명으로 구성된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을 예정.‘20세기의 10대 천재’이자 ‘21세기의 여자 파가니니’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와 브루흐의 협주곡 1번을 들려준 뒤 일본의 소프라노 리에 하마다와 메조소프라노 김현주,테너 김영환,바리톤 최종우,그리고 성남·대전·인천의 시립합창단원 100여명과 함께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을 연주한다. 다채로운 이벤트도 즐거움을 더하는 이유.10시30분쯤 장영주가 연주를 끝내면 음악당 로비에서 화려한 와인파티가 40여분 동안 벌어진다.가는 천년을보내는 건배를 하노라면 야외광장에서는 팡파르에 이어 브라스밴드의 공연이 펼쳐진다.이어 2000년을 맞는 동안 ‘환희의 송가’를 즐기고 나서 음악당을 나서는 순간 불꽃놀이가 우면산 기슭 밤하늘을 수놓는다는 시나리오다.(02)580-1300세종문화회관의 ‘밀레니엄 콘서트’는 31일 오후 7시에 시작한다.콘서트를즐긴 뒤 곧바로 새천년준비위원회가 광화문 일대에서 펼치는 제야행사를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도 있다. 1부는 KBS아나운서 유정아의 사회로 장윤성이 지휘하는 서울시교향악단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엄한 교향시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로 막을 연다.이어 전자바이올린을 켜는 유진박과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서울시합창단,소프라노 이규도,테너 신동호·장유상 등이 정겨운 무대를 만든다. MC 박근식이 진행하는 2부는 톱 모델들이 등장하는 앙드레김 패션쇼로 화려하게 시작한다.해설을 곁들여 서울시향이 팝 음악을 연주하면,가수 조영남과 이미자가 나서 ‘화개장터’와 ‘동백아가씨’ 등 히트곡들을 부른다. 마지막으로 서울시향과 합창단이 ‘환희의 송가’와 ‘한국 환상곡’,‘서울의 찬가’를 연주하면,관객 모두 중앙계단으로 나가 제야행사를 참관하게 된다.(02)3991-626서동철기자 dcsuh@
  • [특별시론] ‘포기한 로비’

    ‘옷로비 의혹’사건에 대한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팀의 수사결과가 발표됐다.지난해 10월 당시 거액의 외화도피 혐의로 구속 위기에 몰려 있던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가 남편의 구명을 위해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 부인 연정희(延貞姬)씨 등 실세 고위공직자 부인들에게 고급 의상을 뇌물로 로비를 시도하다가 12월 중순 남편이 구속될 것이확실해지자 로비를 ‘포기’하고,김총장을 ‘낙마’시키기 위해 연씨의 고급 옷 구입 사실과 ‘옷값 대납 요구’ 등을 의도적으로 유포시켰다는 것이다. 연씨는 이형자씨가 로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라스포사 정일순(鄭日順)씨나 배정숙(裵貞淑)씨중 누군가가 옷값을 대신 내줄 줄 알고 호피무늬반코트틀 가져갔다가 말썽이 일자 되돌려주었다는 것이다. 검찰 ‘발빠른 수사’ 기대한다한마디로 이번 사건은 ‘실패한 로비’사건이 아니라 ‘포기한 로비’사건인데도 사직동팀과 검찰이 내사와 수사를 잘못해 사건의 본질이 축소·변질됐다는 결론이다.이 사건을 재수사중인 검찰은특검팀의 수사과정에서 드러난연정희·배정숙·정일순씨 등의 국회청문회 ‘위증’부분에 대해서도 당연히 수사를 시작했다.검찰은 또 특검팀이 의문을 남긴 밍크코트 다섯벌의 행방도 조속히 밝혀내야 한다.벌써부터 한나라당은 이 부분을 붙잡고 늘어지며옷로비 특별검사의 수사기한 연장을 들먹이고 언론도 ‘꼬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검찰의 발빠른 수사가 요청되는 이유다. 그동안 이 사건에 대한 언론의 보도태도는 정도에서 벗어나도 한참 벗어났다는 느낌이다.물론 일반 서민들이 국제통화기금(IMF)사태로 고통을 받고 있는 마당에 고위공직자 부인들이 떼지어 몰려다니며 고급 의상실을 들락거린행태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그리고 국회 청문회에서도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한 것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그러나 ‘포기한 로비’에 불과한 이 사건이 과연 몇 달씩이나 대서특필할 만한 것인가.국민이 관심을 갖는 사안에대해 언론이 집중 보도하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언론이 의도적으로 선정적인 보도를 통해 불필요하게호기심을 부풀린 다음 다시 이를 증폭시켜 보도하는 태도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선정주의 속셈은 ‘반개혁 음모’더욱 큰 문제는 선정주의 속에 숨겨져 있는 언론의 ‘불순한 의도’다.우리언론은 누가 뭐래도 이미 기득권층이다.개혁은 일단 기득권의 축소를 의미한다.그래서 언론은 어떠한 개혁에 대해서도 적대적이다.그리고 개혁 저지의돌파구를 정권의 도덕성에서 찾는다.장관 부인들이 옷로비 의혹에 걸려들었으니 정권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기에 이보다 더 좋은 호재가 또 있겠는가.언론이 옷로비 사건의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바로 개혁을 가로막자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그러나 국민들도 언론의 반개혁 음모를 알아차리고이제는 옷로비 사건에 짜증을 내고 있다.언론이 진정으로 사회정의의 실현을 열망한다면,‘소모적인’ 폭로나 선정주의를 지양하고 ‘생산적인 의제’를 설정해서 그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반개혁 음모’로 더이상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들지 말자. 張潤煥 논설고문 yhc@
  • 金대통령,거부권 검토 의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검토 지시는 정부의 확고한 개혁의지를 재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각종 규제개혁 법안들이 국회 심의과정에서 이익단체들의 이기주의 및 로비로 인해 본질이 훼손되는 사태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미 본회의를 통과한 약사법과 의료법,식품위생법,먹는물 관리법,산업안전관리법,폐기물 개정안 등 9개법안과 본회의에 회부된 변호사법 등 2개 법안등 모두 11개 법안이 대상이다. 약사법은 관련단체의 강력한 로비 때문에 복수단체 설립 조항이 삭제됐으며,변호사법은 변호사 단체 동시설립 허용과 변호사 단체 가입 자율화 등이 후퇴한 대표적 사례다. 이에 따라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회에서 개혁법안들이 훼손돼 통과되고있는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대처가 시급하다”며 “내용 자체가 심하게 왜곡된 경우 거부권을,일부 변질된 경우 재개정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밝혔다.이와 관련,이날 국무회의에서 김홍대(金弘大) 법제처장은 “국회에서 정부의 규제개혁법안들이 속속 훼손되고 있는데 정부차원에서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실적 한계’도 없지 않다.거부권 행사 시 국회 재통과를 위해선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현재의여야 의석분포로선 정부 여당이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통령의 거부권 시사 발언은 상징적인 의미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이날 국무회의에서 지적된 11개 법안들을 앞세워 “국회의원들이 역사의식을 갖고 제대로 심의하라”는 경고성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김대통령은 왜곡·변질도가 가장 심한 1∼2개 법안에 대해 상징적차원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고 나머지 법안들에 대해선 재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난해에도 11개 개혁법안이 국회 심의과정 중 수정·변질되자 재개정작업에 착수한 전례가 있다. 오일만기자 oilman@
  • 검찰·사직동팀 축소 수사

    옷로비 사건의 실체는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가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를 통해 연정희(延貞姬)씨를 상대로로비를 시도했다가 남편의 구속방침을 전해듣고 그만둔, ‘포기한 로비’인것으로 밝혀졌다. 최병모(崔炳模) 특별검사팀은 20일 최종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특검팀은 “이씨가 지난해 12월17일까지 최회장을 구명하기 위해 로비를시도하다가 18일 오후 들어 남편이 곧 구속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듣고 태도를 바꿔 당시 김태정(金泰政) 법무부장관을 낙마시키려고 했다”면서 “이사건은 ‘실패한 로비’라기보다는 ‘포기한 로비’로 판단된다”고 밝혔다.12월17일은 연씨가 최회장 구속방침을 발설한 날,12월19일은 연씨가 호피무늬 코트를 받은 시점이다. 특검팀은 연씨가 반코트를 거저 가져갔으며,배정숙(裵貞淑)씨 또는 정일순씨가 선물한 것이거나 다른 청탁의 목적으로 준 것이라고 믿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또 “정씨가 모피 코트 8벌을 구입해 김정길(金正吉) 전 정무수석 부인 이은혜(李恩惠)씨와 천용택(千容宅) 국정원장 부인 김아미씨에게도 전달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연씨와 이씨 자매에게 간 3벌 외에 나머지 5벌의 행방에 대해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사직동팀 내사추정 문건과 내사기록 등을 종합해 볼 때 사직동팀 또는 청와대 법무비서관실에서 연씨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는 방향으로 성급하게 결론을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배씨측이 공개한 최초 보고서 추정 문건은 사직동팀의 보고를 토대로 법무비서관실에서 작성한 것으로추정했다. 특검은 옷로비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도 호피무늬 반코트 배달 및 반환일을제대로 추적하지 않은 데다 압수수색이나 계좌추적,통화내역 조회도 제대로하지 않는 등 객관적으로 조사해야 할 사항마저 빠뜨리는 등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씨와 연씨에 대해서는 위증혐의를 제외하고는 법리상 처벌대상이 될 수 없으며,정씨와 배씨는 알선수재와 위증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주병철 이종락기자 bcjoo@
  • [사설] 특검이 주는 교훈

    ‘옷로비’와 ‘파업유도’에 대한 특별검사 수사가 2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함으로써 헌정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특검제의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성과가 있었으며 뜻 깊은 교훈을 남겼다.두 사건 모두 청문회와 검찰 수사를 거쳐 대체적인 윤곽이드러난 사건이지만 정치적·권력형 비리라는 점에서 특검이 도입돼 미진했던 사실을 규명해 낸 것은 뜻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특검 수사 결과에 대한 이해 당사들의 반발이 큰 것도 사실이다.시민들은 권력형 비리의 비도덕성이 기대 만큼 부각되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이,노동계는 공안기관의조직적 음모가 드러나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이,사용자측은 경영권이 부정당한 데 대한 불만감이,검찰은 수사권이 훼손된 데 대한 당혹감이 크다.그러나 특검의 목적은 진실 규명 자체이며 어느 이해 당사자들의 예단에 어긋난다고 매도되어서는 안될 일이다.최종 평가는 법원이 내리는 것이 법치국가의질서이다. ‘옷로비' 특검은 관련자들의 위증과 사직동팀 보고서 축소·은폐 조작 사실을 새롭게 밝혀 내 검찰사상 처음으로 전 검찰총장이 구속되고 결국 검찰이 사건을 재수사중이다.‘파업유도’의 경우 ‘강희복(姜熙福)조폐공사 사장 주연’이라고 검찰 수사와는 상반된 결론을 내린 것도 주목되는 일이다. 실체적 진실 규명 외에 특검의 활동으로 밝혀진 부수적 성과도 간과할 수없다.사건 관련자들의 위증과 사정 최고 책임자들의 축소·은폐 혐의가 새로 드러난 점이나 권력형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의 공정성 문제는 검찰의 중립성 확보의 필요성을 제기했다.특검의 활동으로 드러난 새로운 혐의점들은 이제 검찰이 맡아 수사해 위법사실이 밝혀지면 사법처리 하는 수순을 밟으면된다. 이번 특검은 제한적·한시적으로 운영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민적 의혹이집중된 사건수사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주었다.그럼에도 특검 출범과 더불어제기된 수사범위와 기한의 제한,팀 구성 급조와 내부 반목,수사진행 사항 발표 금지 등은 개선해야할 점이다.특히 특검제 적용의 성격이나 제도화 문제는 정치권의 숙제로 충분히 검토해 결정해야 하겠다.우리는 국민 여망에 따라 선임된 두 특검이 충분치 않은 여건에서도 최선을 다했다고 보며 그 노고를 치하한다.이제 특검 수사결과를 신뢰하고 재판 결과를 존중하는 것이 민주사회의 정도(正道)이다.우리는 새 천년을 눈 앞에 두고 한심스런 사건에매달려 한해를 소모적 논쟁으로 보낸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진실은 규명하고 옥석은 가리되 사회 전체가 루머와 폭로에 휘둘리는 일이 다시 없기를 바란다.
  • SK, 신세기통신 인수 파장

    SK텔레콤(011)이 신세기통신(017)의 경영권을 갖게 됨에 따라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절대 강자’의 독주체제로 재편되게 됐다. [초대형 통신회사 탄생] 올해 SK텔레콤의 예상 매출액은 4조2,000억원,신세기통신은 1조2,000억원.합하면 5조4,000억원으로 9조원 규모인 한국통신에이어 통신업계 부동의 2위가 된다. 앞으로 통신품질 향상이나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사업 등에 들어갈 비용과 마케팅 비용 등도 줄어 4조원 가량의 유·무형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SK텔레콤은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IMT-2000투자 8,000억원,IS-95C(초고속 무선인터넷기술)투자5,600억원 등 당장 절감되는 설비투자액만도 1조3,6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기지국과 교환기 등의 통합으로 통화품질 향상이 기대되고,군부대나 낙도 등 신세기통신이 강한 지역에서 SK텔레콤 가입자들도 혜택을 보게된다는 설명이다. [난감해진 PCS 3사] 한국통신프리텔(016)관계자는 “SK텔레콤이 선도사업자라는 점 때문에 많은 가입자를 모을 수 있었는데 앞으로 이런 추세가 더욱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때문에 눈에 띄는 혜택이 없이는 신규 가입자들을 끌어모으기 힘들어 앞으로 PCS회사들의 출혈경쟁 및 이에 따른 채산성 악화가 예상된다.벌써부터 지난 10월 시작한 단말기보조금 인하 합의가 깨질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오는 2002년 상용화될 IMT-2000만 해도 SK텔레콤에 ‘파이’를 뺏겨버리면 내년 말에 사업권을 따내더라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업계 구조조정 가속화] 이번 인수는 그동안 잠재해 있던 통신업계 구조조정에 불을 댕기는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통신업계 구조조정은 지난해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바람이 불 때에도 업계의 강력한 반발과 정치권 로비등으로 이뤄지지 못했지만 이번 인수를 계기로 자연스레 힘이 실리게 됐다. 때문에 업계는 인수·합병이든 대규모 전략적 제휴든 어떤 형태로든지 적극적인 ‘짝짓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3개사 중 어디라도 짝짓기에 끼지 못할 경우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기 때문이다.가입자수와 자금력에서 가장 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한솔PCS가가장 유력한 인수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SK, 신세기통신 인수 막전막후 20일 발표된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는 불과 보름 만에 속전속결로 마무리돼 인수전의 이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인수전은 SK텔레콤의 고위 간부들조차 대부분 모른 상태에서 극비리에 진행됐다. 조정남(趙政男)사장-표문수(表文洙)부사장-조민래(趙珉來)IMT-2000사업전략팀장 라인이 ‘태스크 포스’를 맡았다.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된 인수추진은 지난 17일 하오 SK텔레콤 직원 3명이공정거래위원회를 방문해 독과점 관련 법규를 문의하면서 인수추진 사실이드러났으나 이때는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SK텔레콤-코오롱간의 채널은 미국유학시절부터 안면이 있는 최태원(崔泰源)SK(주)회장과 이웅렬(李雄烈)코오롱 회장간에,포철과는 손길승(孫吉丞)SK회장과 유상부(劉常夫)포철 회장간에 핫라인이 가동됐다.손회장과 유회장은 전경련 회장단 멤버여서 의사소통에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는 것. ?SK텔레콤이 포철과코오롱의 지분매각 문제를 논의하던 이달 초 포철이 갖고 있는 27.4%의 지분을 팔 것을 요청해온 것도 이때.당시 SK 손회장은 포철유회장에게 “5개 통신업체가 난립해 제살 뜯어먹기식 경쟁을 벌이고 있는가운데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사업 등으로 대규모 투자가 소요된다”며국내 통신업계 구조조정 차원에서 협조를 해달라고 먼저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현금 대신 지분을 주고받는 방식은 포철 유회장쪽에서 먼저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의 마무리 단계였던 지난 주말 SK측은 신세기통신의 경영부실과 IMT-2000사업권 획득이 불투명한 사실을 들어 포철이 명예롭게 손을 뗄 것으로 종용했고,포철은 SK텔레콤 주식을 일부 인수해 전략적인 제휴를 하는 선에서접점을 찾았다. 조명환 김태균기자 river@
  • ‘옷로비’ 특검결과 각계반응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팀이 20일 ‘옷로비 의혹사건’에 대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자 시민과 사회단체들은 “그동안 국민의 의구심과 분노를 자아냈던 각종 의혹의 실체를 상당 부분 밝히는 등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했다. 참여연대 이태호(李泰鎬)시민감시국장은 “특검팀의 수사로 전직 검찰총장의기밀문서 유출 경위,청문회 위증 등 축소·은폐된 옷로비 사건의 실체가밝혀졌다”고 평가하고 “하지만 특검법의 한계 때문에 관련자를 직접 사법처리하지못한 채 검찰에 넘겨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경실련 조창현(趙昌鉉)공동대표는 “제한적인 권한과 부족한 예산·인력 등에도 불구하고 짧은 기간동안 옷로비 소문의 실체를 밝힌 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특검제의 실효성이 입증된 만큼 충분한 권한과 공소제기 등 사법처리까지 책임질 수 있는 새로운 특검제를 상설화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양대 사회학과 김선웅(金善雄·56)교수는 “철저히 수사했다면 쉽게 밝혀질 사건을 검찰이 축소·은폐해 결국 1년여동안 시간 낭비를 했다”면서“고위층의 추악한 단면들을 밝혀냈지만 검찰과 정치권 등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대학원생 이상범(李相範·26)씨는 “옷로비의 실체는밝혔지만 신동아측의 정치권 등에 대한 전방위 로비 실태 등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정작 건드려야 할 곳은 손도 못 대 보고 변죽만 울리다끝난 수사”라고 평가했다. PC통신 천리안 이용자 ‘탐정만세’는 최특검의 수사에 대해 ‘25%의 성공’이라고 평가한 뒤 “아쉬움이 남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민의 입장에서 당당하게 맞서 부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고 밝혔다.회사원 김상호(金相鎬·32·서울 노원구 상계동)씨는 “특검팀의 수사는 고위층의 호화 사치,거짓말,로비 등 추악한 단면들을 밝혀냈다”면서 “새천년엔 고위 공직자들의권력을 이용한 비리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말했다. 조현석 이랑 류길상기자 hyun68@
  • 金대통령, 기독교관계자 초청오찬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0일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면 논리적으로금강산 관광도 못하고 (북한과) 대화하지 말아야 하는 모순에 빠진다”고 지적한 뒤 “시간을 주면 해결하겠다”고 국가보안법의 개정 방침을 분명히 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강원룡(姜元龍)·김지길(金知吉) 목사 등 기독교계 원로및 지도급 목회자 19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보안법 문제는 개정해야 한다는 사람도 많고 안된다는 사람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기독교인들이 화해의 정신으로 지역간 갈등을 해소하고빈곤문제를 치유하는 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하고 옷 로비 사건과 관련해“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김 대통령은 또 “21세기에 대비,한국이 일류국가로 등장할 수 있는 정치·경제 여건을 만들고 모든 정당이 전국정당이 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에서신당이 출발했다”면서 “국회에서 선거법 처리가 끝나면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대통령은 이번주 중으로 가톨릭계지도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불교계 지도자들은 신년초에 만날 예정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새천년맞이 종묘제례악 재현

    국립국악원이 새즈믄해를 앞두고 오는 28∼29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종묘제례악을 재현하는 ‘예악,그 영원의 요람’공연을 연다.종묘제례악은 조선시대 종묘에서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시고 제향을 올릴때 연주했던 음악으로,세종대왕이 직접 지은 보태평(保太平·역대 제왕의 문덕을 찬양하는 노래)과 정대업(定大業.무공을 기리는 노래)각 11곡씩 모두 22곡을 세조 때부터 종묘제례악으로 채택,제례 때마다 연주해 왔다. 이번 공연은 종묘제례와 제례악을 전통 문화상품으로 발전시켜 정례공연화하려는 국악원의 첫 실험무대이다. 신을 맞기 위해 모든 제관(祭官)들이 정전(正殿)을 향해 네번 절을 하는 영신례(迎神禮)에서부터 제례에 쓰인 축문 등을 불태우는 망료(望燎)에 이르기까지 종묘제례 9단계 절차를 재현하게 된다.600년간의 종묘대제 변천사를 소재로 한 영상물도 볼거리.공연장 로비에서는 종묘제례 제기(祭器)와 제의(祭衣),악기 등 전시회와 ‘나무에 연하장 걸기’ ‘전통차 마시기’같은 아기자기한 행사도 마련된다.(02)580-3300[이순녀기자]
  • 변질 · 왜곡된 쟁점 법안

    15대 국회가 막바지 법안심의 과정에서 일부 개혁·민생법안을 왜곡·변질시켜 여론의 질책을 받고 있다.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이익집단의 압력과로비에 떠밀리거나 내년 총선을 겨냥한 표계산을 앞세웠다는 지적이다. [변호사법] 개악(改惡) 시비를 부른 대표적 법안이다.소관 법사위 심의과정에서 정부 개정안과 시민단체 청원에 담긴 법조비리 근절의 핵심 방안들이누락됐다.검사출신 변호사에게 최종 임지(任地)에서 2년간 사건 수임을 제한토록 하는 전관예우 방지 조항과 법조비리 내부고발자 보호문제,복수 변호사단체 규정 조항 등이다. 개정안이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나 거주이전의 자유 등을 침해할 우려가있으며,변호사와 직원간 신뢰를 훼손하거나 변호사단체가 무력화할 우려가있다는 이유에서다. 98년 의정부,99년 대전지역 법조비리 사건을 거치면서 법조비리 근절을 바란 국민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심의과정에서 법사위 소속 비(非)율사 출신 의원 7명이 정부 원안을 유지토록 하는 수정안을 제출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성명을 통해 “법사위 소속 위원 대다수가 법조인 출신으로 구성돼 있어 온전한 개정을 우려했는데,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며 “국민 일반의 이익과 국회 본연의 역할을 망각하고 법조이익과 직업이기주의에 매달린 다수 법사위원의 행태에 안타까움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방송법] 방송위원회 구성문제를 둘러싼 논란으로 우여곡절 끝에 문광위와법사위를 통과,본회의 상정을 앞둔 방송법개정안이 이번에는 독소조항 시비를 낳고 있다.한국방송공사 임직원의 직무상 비밀누설·도용과 방송위원회제재조치 명령불응에 따른 징역형 명문화 및 벌금강화 규정이 문제가 됐다. 개정안은 위반자에게 1년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했다. 그러나 지난 17일 개정안의 법사위 통과 직후 한국방송협회와 각종 시민단체는 일제히 성명을 통해 “통합방송법안이 반민주적인 규제 등 독소조항을담고 있다”고 발끈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여야는 20일 본회의에 수정안을 제출키로 하는 등 뒤늦게사태 진화에 나섰다.국민회의는 처벌조항 완화를 위해 야당과 절충키로 했고,한나라당은 자체 수정안을 국회에 내놓았다.그동안 법안심의 과정에서 방송위원 구성 문제 등 자리싸움에 연연해 하면서도 정작 독소조항에는 눈길 한번 돌리지 않은 꼴이다. [민법] 현행 동성동본 금혼(禁婚)제도를 개정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정부는 당초 여성·법조계에서 요구한 동성동본 금혼제도 폐지를 골자로 하는 민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정부 개정안은 ‘동성동본인 혈족은 혼인하지 못한다’는 민법 809조를 삭제하는 대신 8촌 이내의 부계 혈족 또는 모계 혈족 사이의 혼인을 금지하는 등 근친혼 제한범위를 대폭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금혼제도가 헌법에 보장된 남녀평등과 혼인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있고 사실혼 관계에 있는 5만∼6만쌍의 처지를 감안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법사위는 지난 17일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위원회 수정안을 의결했다.“혈통을 중시하는 국민정서상 현행 제도 폐지는 시기상조”라는 주장이다.정치권 주변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유림을 비롯한 보수층의 표밭을염두에 둔 결정으로 받아들인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동성동본 금혼조항은 지난 97년 7월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이미 효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동성동본간혼인은 가능하다”며 이례적으로 국회 상임위 의결사항을 정면으로 반박했다.국회가 법안심의 과정에서 여론과 법리보다 정치논리를 앞세운 사례로 꼽힌다. 박찬구기자 ckpark@
  • [새천년 이렇게 맞자] (11)보통시민들의 합창

    회사원,가정주부,상인,대학생,농어민 등 우리 사회의 평범한 시민들은 여야등 정치권이 소모적인 정쟁에서 벗어나 새 천년의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고주문했다. 이들은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옷로비 사건 등에 매달려 있다고 지적하고 빨리 불미스런 사건을 매듭짓고 새 천년을 맞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고위 공직자,정치인,재벌 등은 투명한 사회를 건설하는 데 솔선수범하고 물가를 안정시켜 서민의 시름을 덜어줄 것을요청했다. ?정은영(鄭銀英·32·서울 동대문 프레야타운 트라이원 주인) 외환위기 여파로 사람들의 마음이 굳어져 자신만 생각해서인지,남을 돌아보는 마음이 부족한 것 같다.경제가 좀더 나아져 사람들의 얼굴도 밝아지고 장사도 잘 됐으면 좋겠다.개인적으로는 특성있는 상품을 많이 갖춰 손님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조영옥(趙永玉·40·주부·서울 중구 을지로6가) 새 천년에는 무엇보다 자신이 맡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개인의 노력이 모이면나라 전체가 나아질 것이기 때문이다.지역감정이 많이 약해졌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주부로서 물가가 오르는 것이 부담스럽다. 물가를안정시켜 서민들의 시름을 덜어줬으면 좋겠다. ?이승재(李昇載·52·부산어패류처리조합장) 새 천년에는 망국병인 지역감정을 가장 먼저 타파해야 한다.여야도 소모적인 정쟁에서 벗어나 개혁적인자세로 국민의 복리증진에 매진해야 한다. 정부는 어민을 위해 한·중 어업협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감척 어선 보상금도 조속히 지원돼야 한다.‘기르는 어업’ 정책이 어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강대인(姜大仁·49·농민·전남 보성군 벌교읍 마동리) 그린 라운드에 대비한 친(親)환경 농업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완전 경쟁 상태에서 소비자가찾는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유기농법이 확대돼야 한다.무공해 토종 농산물을 개발하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농산물 수출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부는 농업의 정보화,유통구조의 개선을 통해 저비용 고효율 농업구조 실현 등을 지원해야 한다. ?하정은(河正銀·23·여·명지전문대) 옷로비 사건에 너무 휩싸여 있는 것같다.옷로비 사건 이외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데 아직까지 불미스러운사건에 나라의 힘을 쏟는 것은 낭비다. ?성명현(成明鉉·32·수출회사) 환율이 너무 떨어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개입해 줬으면 좋겠다.놀고 먹는 정치인과 국회의원에게는 봉급을 주지 말아야 한다.정치인들이 먼저 각성해야 한다. 지금도 양로원이나 보육원 등에서는 생활이 어려워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새천년은 좀더 따뜻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 ?신애경(辛愛炅·25·여·로얄빈센트 클리닉 직원) 여성 취업의 문은 여전히 좁다.같은 실력이라도 남자를 우선 뽑고 해고할 때도 여성을 먼저 해고하는 잘못된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 같다.남녀가 모두 평등한 구성원으로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정금룡(丁昑龍·43·서울역 역무원) 정치인,공무원,재벌 등 사회 지도층이솔선수범해서 부정부패없는 투명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정부가 부정부패를 척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김재천 장택동기자 patrick@ *金대통령‘뉴밀레니엄 구상’뭘 담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뉴밀레니엄 구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김대통령은 19일 대통령 당선 2주년을 맞아 KBS-TV가 기획한 대담프로를 통해 “이제우리는 나쁜 유산은 버리고 21세기의 새로운 도전에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내년 1월3일 신년사를 겸한 뉴밀레니엄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현재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실을 중심으로 작업을 진행중이다.한 관계자는 “관련기관으로부터 여러 방안을 수집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아직 구체적인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은 그동안 간헐적으로 21세기에 대한 인식과 목표를 밝힌바 있다.압축하면 21세기는 지식과 문화창조력의 무한 경쟁시대로 국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김 대통령은 그것을 “세계 경쟁에서 1등을 하지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로 표현했다. 특히 KBS 대담에서 큰 방향을 내비쳤다고 볼 수 있다.21세기를 맞기에 앞서정리하지 않으면 안되는 ‘좋지 않은 유산’을 지적한 것이다. 우리가 버려야 할 20세기의 낡은 유산으로 지역감정, 이기주의, 부정부패, 사치낭비,‘나만 잘살면 된다’는 그릇된 인식들을 꼽고 이러한 구태(舊態)의 과감한청산을 호소했다.이는 새 세기에 앞서 우리사회가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을 요약한 것으로 이해된다. 여론도 김 대통령의 이같은 호소에 높은 호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특히청와대측은 방영 이후 조사한 지역별 여론청취 결과 별다른 거부감이 없었다고 밝혔다.뉴밀레니엄 구상의 골격이 어느 정도 잡힌 셈이다. 따라서 김 대통령의 뉴밀레니엄 구상의 요체는 21세기는 우리 민족을 위해준비된 세기라는 인식에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영토와 노동(인구),자본이지배하던 20세기에는 선진국이 되기에 우리가 가진 것이 너무 빈약했으나 정보와 지식기반,문화창조력이 좌우하는 21세기에는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다. 김 대통령은 그 실증을 역사적 인식에서 찾고있다.“중국에서 불교를 받아들여 ‘해동불교’,유학을 받아들여 ‘조선유학’이라는 독창적인 문화를 발전시켰다”는 역사적 사실을 인용,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또 20세기에는 미·일·중·러 등 4강(强)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위치가 식민지라는 암울한 유산을 남겼으나,이제는 기회의 ‘거대한 시장’이라는 인식도 마찬가지다.김대통령은 그 실질적인 성과로 자유와 평화를 보장하는 ‘강한 정부’를 구체화하면서 서민층을 중산층화하는 ‘풍요로운 사회’ 건설을 제시할 것 같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사설] 새천년은 새 패러다임으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9일 KBS와의 특별대담에서 “본의건 본의 아니건최근 불미스런 일들로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친 것을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경제와 외교부문에서 전세계가 인정해주는 성과를 이룩했음에도 유독 국내문제 때문에 국민들에게 사과를 하는 김대통령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은 착잡한 느낌을 금할 수 없었을 것이다.그러면서 국민들은 또한 국정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분명한 인식과 확고한 해결의지,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굳건한 신념에 안도감을 느꼈을 것이다. 대통령은 우리경제가 회복됐다고는 하지만 중산층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으며 서민층 문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인정했다.그리고 경제회복의 훈기가 서민층에게도 돌아가도록 정책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막연한 말이 아니라 ‘예산과 법’이 이미 확보돼 있음을 강조했다.대통령은또 현재 사회적 쟁점인 노사갈등에 대해 “이 문제는 파업이나 시위로서가아니라 노사정위에서 합리적인 논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정부도 노·사양쪽이 공감하는 방향에서 성실히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김대통령은 또일부에서 제기하는 ‘강한 정부론’에 대해 과거 군사정권시절 국민들이 겪었던 고통을 상기시켰다.진정으로 강력한 정부는 국민에게 자유를 주고 평화를 지키면서도 질서를 잡아가는 정부라는 것이다.민주적 정부에 대한 대통령의 확고한 신념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대통령은 옷로비 의혹과 파업유도 의혹 등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투명하게밝혀 책임을 물음으로써 올해 안에 말끔히 청산하고 새해를 맞았으면 하는강렬한 열망을 나타냈다.그러면서 정국안정을 위해 야당에 대해서도 협조를당부했다.굳이 대통령의 지적이 아니라도 우리는 지금 한 세기를 마감하고새로운 세기,새 천년이 시작되는 문턱에 있다.세계 각국이 무한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산업사회에서 정보·문화사회로 접어드는 문명사적 대전환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지역감정,이기주의,부정부패,사치와낭비 등 지난 시대의 부정적인 유산을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부정적인 유산들은 일부 기득권층의 개혁에 대한 저항,지역간·계층간의 갈등,국론분열 등으로 나타나 우리의 도약을 가로 막고 있다.그러나 우리가 새로운 세기에 살아남아 크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정적 유산들을 깨끗이 청산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인권존중의 민주사회,환경친화적인 발전,문화우선주의 등이 그것이다.새로운 패러다임은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데에서 구축된다.새로운패러다임으로 제2도약을 지향하는 새로운 세기와 새 천년을 맞자.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 [옷로비 의혹 수사] 특검서 밝힌 사건전모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팀은 20일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서 옷로비사건을 ‘포기한 로비’로 규정하고 검찰과 사직동팀이 연정희씨 비호를 위해 사건을 축소·은폐했다고 밝혔다. [옷로비사건의 실체] 이형자씨는 지난해 12월16일 연씨에게 최순영 회장의 선처를 부탁하고 정일순씨를 통해 고급 옷을 전달하려 했다. 그러나 연씨는 같은달 17일 박시언(朴時彦)신동아그룹 부회장 부인 서모씨에게 “최 회장이 늦어도 내년 2월이면 구속될 것 같다”고 말했고 다음날인 18일 이 말을 전해들은 이씨는 연씨를 통한 로비를 포기하게 된다.오히려 ‘검찰총장 부인이 최 회장 선처를 미끼로 옷값 대납을 요구했다’는 소문을퍼뜨리기 시작했다. 이날 저녁 정씨는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 연씨가 라스포사에 오면 밍크코트 몇벌과 외제 옷을 보여줄 것이니 옷값을 준비하라”고 하자 이미 로비를 포기한 이씨는 이를 거절했다. 그러나 19일 연씨는 라스포사에서 호피무늬 반코트를 구입하게 되고 정씨는 이씨의 동생 영기씨에게 네 차례에 걸쳐 전화를 해 연씨의 옷값‘1억원’을 대납하도록 요구하다 거절당했다. 배정숙씨도 이씨에게 같은달 17∼18일 전화를 걸어 연씨가 앙드레 김 등 다른 의상실에서 구입한 옷값 2,200만원 등의 대납을 요구했다. 연씨는 지난 1월8일 자신의 옷구입 사실 등에 대한 투서가 청와대로 들어왔다는 사실을 남편 김태정(金泰政)전 장관에게 전해듣고 호된 꾸지람을 받자 다음날인 9일 호피무늬 반코트를 라스포사에 돌려주게 된다. [새로 드러난 사실] 검찰수사 당시 연씨는 ‘옷이 배달된 날은 강창희(姜昌熙)전 과기처장관 딸의 결혼식이 있던 지난해 12월26일’이라고 진술했지만 실제 결혼식 날짜는 12월19일이었다. 검찰은 결혼식 날짜만 확인했어도 옷 배달 날짜가 19일임을 알 수 있었지만 이를 확인하지 않고 연씨의 진술에만 의존했으며 압수수색·계좌추적을 전혀 하지 않았다. 또 통화내역 조회도 불충분하게 해 수사의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수사기간도 6일로 한정했다. 심지어 이씨측 세 자매를 직접 조사한 검사는 최 회장의 수사·공소유지를 담당하는 조모 검사였음에도 수사기록상에는 이모 검사가 수사를 담당한 것으로 조작했고 지난 8월 국회에 출석하는 법무부장관에게도 이모 검사가 수사를 담당한 것으로 허위보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직동팀도 특검팀에 내사기록을 넘겨주면서 연씨에게 불리한 진술 등 기록일부를 누락시켰다. 연씨는 호피무늬 반코트의 배달·반환일시,경위 등과 관련해 라스포사 장부 조작과 관련자 진술 조작을 통해 사건을 조작·은폐하려했다. 특검은 사직동 최초보고서 추정문건은 청와대 법무비서관실에서 작성된 것으로 판단했다.보고서의 용지나 약물 등이 특수한 프로그램과 프린터를 통해 작성·인쇄된 것인데 그 형식이 사직동팀 최종보고서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이상록기자 myzodan@ * 최병모 특별검사 문답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는 20일 수사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정일순씨가 모피코트 8벌을 구입해 3벌을 이형자씨에게 판 뒤 나머지 5벌은 인사 청탁 등 또 다른 로비를 시도하려는 데 쓴 것 같다”고 말했다.다음은 일문일답. ■사직동팀 최초보고서 3건을 법무비서관실에서 작성했다고 판단한 근거는문건 모양을 보면 접철식 용지를 사용하는 프린터로 인쇄한 것인데 그 프린터는 사직동팀에는 없다.법무비서관실에는 그 프린터가 있다.사직동팀 컴퓨터에 깔려 있는 워드프로세서는 ‘한글98’밖에 없다. ■이 사건과 관련해 등장하는 밍크코트는 모두 몇 벌인가 정일순씨가 박혜순씨로부터 구입한 긴털 밍크코트 6벌과 지난해 12월19일 전후해 배정숙이구입 의사를 밝힌 짧은털 밍크 1벌,그리고 정씨가 ‘센’에서 구입한 뒤 연정희씨에게 배달한 호피무늬 반코트 1벌 등 모두 8벌이다. ■정씨가 다른 장관 부인들에게도 옷을 보내려 했다는데 라스포사 직원들의 진술에 따르면 작년 12월19일 이은혜씨(김정길 전 청와대 정무수석 부인)와 김아미씨(천용택 국정원장 부인)가 가져갈 옷을 담을 쇼핑백을 준비했다고한다.이은혜씨는 그런 것이 있기는 했지만 당일에 거절했다고 진술했고 김아미씨는 옷을 가져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씨가 9,10월에 구입했던 밍크코트는 장관부인들에게 주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 처음부터 장관부인들에게 넘기고 이형자씨에게 옷값을 떠넘기려는 목적으로 옷을 구입했던 것 같지는 않고 일반 판매용으로 산 것 같다.다만 코트 공급업자인 박혜순씨는 6벌을 팔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씨는 계속 2벌만 샀다고 주장했다. ■당시 검찰 수사팀의 허위보고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지난 5월 옷로비 수사 당시 이형자 자매를 실제로 조사한 것은 조모 검사가 맞다는 사실이 이형자 자매의 진술로 밝혀졌다.이 사실은 지난 8월 국회 법사위에서 김 장관이“조 검사는 조언을 했을 뿐 수사에 직접 참여한 적은 없다”라고 답변한 것과는 어긋나는 것이다.수사기록에는 작성자가 조 검사가 아니라 이모 검사로 이름이 바뀌어 있다. ■신동아의 음모론은 음모론이라고 할 수 없다고 본다.음모론이라는 것은 사전 각본이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사직동팀의 최초 내사 착수시점은 1월15일이 확실하다.그 이전에 탐문조사도 없었다. 이종락기자 jrlee@ *옷로비 의혹 수사 이모저모 옷 로비 의혹사건을 수사한 특검팀은 60일간의 수사기간 동안 54명의 관련자를 121회 소환 조사하는 등 모두 5,336쪽이 넘는 수사기록을 남겼다.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무거운 짐을 벗어던지니 홀가분하다”면서 “두달여의 수사기간 동안 매일 매일이 힘들었다”면서 잠시 감회어린 표정을 지었다.최 특검은 지난달 25일 수사 기밀사항을 일부 언론에 유출시켜 파견 검사들이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내홍에 휩싸이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으나 국민들 사이에서는 ‘형사 콜롬보’로 불리는 등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특검팀의 일선 수사관인 양인석(梁仁錫)특별검사보는 20일 그동안 수사하면서 느꼈던 소감과 수사결과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당부하는 ‘수사결과보고를 드리며’란 제목의 글을 공개했다.양 특검보는 “진상규명을 바라신 분도 국민 여러분이지만 이젠 허물을 이해하고 용서하실 분도 국민 여러분몫임을 믿는다”면서 하루빨리 옷 로비사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심경을 피력했다.검찰 출신 변호사인 양 특검보는 “건강한 검찰이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수임된 검찰권을 행사함이 정당하다”면서 “특검제는 불가피한 경우에 한시적·제한적으로 운용됨이 당연하다”고 밝혀 일각에서 제기되는 특검제상설화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특검 수사결과 발표로 여러가지 사실관계에서 잘못된 수사결론을 내려 축소·은폐 수사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된 검찰 수사팀은 당혹스런 표정을 넘어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당시 주임검사였던 이재원(李載沅)대전지검 특수부장은 이날 ‘특검 발표내용에 대한 견해’라는 보도자료를 낸 뒤 “특검은 검찰과 사직동팀의 내사자료 등 충분한 자료를 확보한 상태였지만 우리는 백지상태에서 수사를 시작해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검찰은 스캔들을 조사하는 게 아니라 범죄로 처벌할 수 있느냐를 판단한다”며 특검의 의혹 제기에반박했다. 이종락기자 * 옷로비사건 최병모 특검팀이 20일 검찰과 사직동팀이 연정희씨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수사를 축소·왜곡했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대검중수부가 진행중인 보고서 유출 및 위증사건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또 특검이 지난 6월 서울지검 수사결과에 대해‘법무부장관에 대한거짓보고’등 문제점을 지적함으로써 검찰이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된다. [보고서 유출수사] 특검은 최초보고서 추정문건의 출처를 사직동팀의 보고를 근거로 법무비서관실에서 작성한 것으로 판단했으나 검찰은 이미 사직동팀이 작성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그러나 특검팀은 문건의 문양과 형태를 분석한 결과 사직동팀의 워드프로세서와 프린터가 아니라는 근거를 대고 있어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다. 특검에서 라스포사 여직원 이혜음씨의 구두답변 조서와 앙드레김 의상실 직원의 진술조서 등 내사기록 일부가 누락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박주선 전법무비서관이 고의 누락 또는 파기를 지시했는지도 밝혀내야 한다. 김태정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1월8일 투서가 들어온 것을 알고 연씨에게 알린 사실이 드러났지만 정보를 입수한 경로는 밝혀지지 않아 검찰수사에서 확인돼야 한다. [위증 수사] 연씨가 호피무늬 반코트를 외상 구입이 아니라‘공짜로 가져간 것’으로 결론을 내림에 따라 청문회 증언의 허구성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연씨는 지난달 24일 특검에서‘구입 의사가 있었다’는 수준에서 자백한만큼 특검 발표대로 정일순씨나 배정숙씨의 청탁 또는 선물로 인식하고 받았는지를 명쾌히 밝혀야 한다. [검찰수사 문제점] 특검팀은 당시 서울지검 수사팀이 기초적인 사실관계인 연씨의 옷배달 날짜를 잘못 판단한 점,실제 수사검사와 조서상의 검사가 다르고 이를 법사위 보고시 거짓 보고한 점,수사기간을 짧게 한 문제점 등을지적했다.검찰로서는 감찰조사든,수사가 됐든 당시 수사라인에 있던 검사들을 조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특히 김정길(金正吉)법무부장관이 지난 8월 법사위에서‘J검사가 수사에 참여한 적 없다’고 답변한 것이 사실상 허위보고에 의한 것으로 밝혀진 만큼 이에 따른 문책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정씨가 라스포사에 준비해 뒀다는 나머지 밍크코트 4벌과 배정숙씨가 찍어둔 1벌 등 밍크코트 5벌의 행방도 규명해야 한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박주선씨 보도자료 통해 결백 주장박주선(朴柱宣)은 진정 서면보고를 받지 않았나.박주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20일 세번째로 검찰에 소환되면서도 종전과 같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이날 오전 10시20분쯤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에 도착한 박씨는 “대통령에 누를 끼치고 국민들에게 심려를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그러나 검찰의 자신에 대한 사법처리 의지가 강한 탓인지 표정은 어두웠다. 박씨는 “사직동팀으로부터 서면보고를 받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없다”고 종전 주장을 되풀이한 뒤 “지난 1월8일 연정희씨를 만나 호피무늬반코트를 반납하라고 언질을 줬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박씨는 옷로비 내사결과를 축소·조작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인간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매우 두렵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박씨는 검찰 출두 직후 변호인을 통해 배포한 ‘박주선의 입장’이란 보도자료에서 “20여년 봉직한 검사로서의 양심과 대통령을 모셨던 비서관으로서의 명예를 걸고 거짓말을 한 적이 없으며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린 적도 없다”고 보고서 유출과 관련된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그는 “부도덕한 재벌총수에 대한 단죄결과로 악덕 재벌이 꾸민 거대한 음모의 덫에 걸렸음을 비통해 하고 있다”면서 “누가 죄를 짓고 누가 단죄하려 했는지에 대한 사회적 착시현상에 망연해 하고 진실이 외면당하는 현실과 상상할 수 없는 배신감에 밤을 새우기도 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또 “잠시 광풍(狂風)에 휘말려 음모의 늪에 빠졌던 ‘드레퓌스 대위’의 고뇌를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면서 자신의 입장을 ‘드레퓌스 사건’에 비유하기도 했다. 전남 보성 출신으로 광주고·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시 16회에 수석으로 합격한 박씨는 중수3과장, 수사기획관 등 검찰의 엘리트 코스를 거치며 ‘미래의 검찰총장감’으로 꼽혀왔다.그러나 옷로비사건과 관련, 고교와 검찰 선배로 자신을 분신처럼 돌봐준 김태정(金泰政)전 법무장관의 낙마와 함께 나락으로 떨어졌다. 강충식기자 chungsik@ *박주선씨 처리싸고 검찰 내부 갈등 박주선(朴柱宣) 전 법무비서관의 신병처리 여부를 둘러싼 검찰의 내부 갈등이 심상치 않다. 대검 이종왕(李鍾旺)중수부 수사기획관이 사의를 표명하고 잠적한 다음날인 17일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이 “수사팀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다”며 진화에 나서 봉합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 수사기획관은 수뇌부의 거듭된 복귀 요청에도 불구하고 나흘째 출근하지 않았다. 이 수사기획관은 “내가 할수 있는 역할은 없다”며 사퇴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검찰은 지난 1월 소장검사들의 ‘연판장 소동’으로까지 번진 대전법조비리 파동 당시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소장파 검사들이 기수별 망년회 모임 등을 통해 제 목소리를 내는 등 심상찮은 상황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박 총장이 일요일인 19일 이례적으로 “대검 중수부의 수사가 끝날 때까지수사와 관련한 일체의 언행을 자제하라”고 전국 검찰에 긴급 지시한 것도일선 검사들의 동요를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그같은 지시는 현 상황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자칫 검찰조직이 회복할 수없는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위기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수뇌부의입장에반발해 연판장을 돌리는 등 ‘제2의 검란’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염두에 둔것으로 보인다. 주병철기자 bcjoo@
  • [김상웅 칼럼] ‘역사의 그물코’를 아는가

    한때 거미줄법이란 것이 있었다. 힘없는 미물이나 걸리고 참새 정도만 돼도거침없이 뚫고 나갔다. 그러던 것이 요즘은 검찰총장이나 장관도 비리가 드러나면 가차없이 법망에 걸린다. 법의 존엄성과 공정성이 확립되고 있음을 말한다. 우리사회가 법치주의에다가선 것이다. 비리가 드러나면 누구라도 법망(法網)을 회피할 수 없게 되었다. 법망에는 실정법의 위반자가 걸려든다. 문제는 법망은 두려워 하면서실정법이 아닌 자연법과 ‘인도의 법칙’에 반하는 자들이 걸리는 사망(史網)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직자가 거짓을 말하고 정치인이 법을무시하고 언론인·지식인이 곡필을 휘두르는 것이 이에 속한다. 법망에는 시효가 있지만 사망에는 시효가 없다. 그래서 법망을 피하고 사망에 걸리더라도 당장에는 불편이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곧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된다. 군사독재자의 말로와 고 문을 일삼던 하수인들을 지켜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에게 논리와 계략을 제공하고 여론을 오도하면서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역사의 바른 길을저해한 지식인·언론인들에 대한 역사의심판이 더디다는 점이다. 법망이 비교적 촘촘한 데 비해 사망은 아직도 듬성듬성하고 이를 지켜보는 사안(史眼)도 총명하지 못한것 같다. 역사가 ‘눈멀고 귀먹어’범죄자들을 놓치면 천망(天網)이 기다린다. 시간이 가더라도 하늘의 그물은 결코 놓치지 않는다. 노자(老子)가 말한 ‘천망회회(天網恢恢)소이불실(疎而不失)’이다. 역사마저 심판하지 못하면 하늘이 심판한다. 아무리 교활하고 치밀하고 속임수를 쓰더라도 천망을 벗어난 자는 하나도 없다. 역사의 법망이 두렵다면 실정법이 삼심제를 거치듯이 역사와 하늘의 이치도 삼심을 두고있다. 인간의 역사가 진보와 문명을 일궈 여기까지 온 것은 선과 악, 죄와 벌을 심판하고 징벌하는 실정법이라는 형이하학적인 법제와 자연법과 사망과 천망이라는 형이상학적인 장치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실정법을 준수하면서 살면 된다. 허나 공인은 역사를 의식하면서 살아야 한다. 최근 국가기강을 문란시킨 공직자, 언론인들의 탈선은역사는커녕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당장의 이해에 집착한 데서 나타난 현상이다. 논어에 “사람이 먼 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눈앞의 우환이 있다”(人無遠廬必有近憂)고 했다. 제2차세계대전 후 뉘른베르크와 도쿄의 전쟁범죄재판은 전범들에게 ‘인도의 법칙’과‘공공양심의 요구’라는 자연법을 적용하였다. 이들 법정은 “그들을 처벌하는 것이 부정이 아니라 그들의 악행이 처벌되지 아니하고 방치되는 것이야말로 부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정법을 넘어서 자연법으로 전쟁범죄를 다스린 것이다. 우리가 친일파 청산이나 매국노재산환수 그리고 독재정권에 부역한 지식인과 언론인에 대한 자연법적 청산을 하지 못함으로써 사회정의를 세우지 못하고 사망과 천망에만 의존한 것은 당대인들의 직무유기다. 군사독재에 부역해온 언론인·지식인들이 국민의 정부의 개혁을 세차게 몰아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건에 대한 정부의 처리과정에 문제가 없는 바아니지만 일부 언론의 행태는 비판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같다. 사자의 포효에는 벌벌 떨다가 사자시체에는 가장 먼저 덤비는 하이에나언론의 행태를 드러낸다. 요순시절에도 환도(驩兜) 공공(共工) 곤(鯤) 삼묘(三苗) 등 악한들이 있었다.‘국민의 정부’시대라고 비리가 없겠는가. 물론근절시키지 못한 것은 정부책임이다. 그렇지만 실패한 로비를 마치 정부의총체적 부정과 도덕적 파탄으로 몰고가는 것은 개혁을 두려워한 하이에나들의 반격으로 볼 수 있다. 개혁과 투명성을 두려워하는 하이에나들은 ‘사자의 상처’를 놓치지 않는다. 우물 밖 개구리 안목이라도평생을 우물 밖으로 나와보지 않은 개구리가 있었다. 어느날 다른 개구리가한마리 나타났다. “넌 어디서 왔지?” “호수에서 왔다”불청객 개구리가말했다 “호수라고? 어떻게 생긴거니? 내 우물만큼 커?” 호수에서 온 개구리가 웃으며 말했다.“비교도 안돼”우물안 개구리는 불청객 개구리가 말한호수에 관심을 보이는 척했으나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다.“내 평생 이렇게 뻔뻔스러운 거짓말쟁이는 처음이야.”(앤소니 멜로, ‘철학자의 반란')‘우물안 개구리’적 사고로 새시대를 맞을 것인가 아니면 ‘우물 밖 개구리’정도라도열린 생각을 가질 것인가. 공직자, 언론·지식인들이 역사의 그물코를 두려워하면서 바른 처신, 공정한 글쓰기로 거듭나야 하지 않을까. 김상웅 주필
  • [대한광장] 21세기가 무릉도원인가

    ‘산 너머 저쪽…’에는 무릉도원(武陵桃源)이 있을 것 같아 오로지 그 쪽하늘만 바라보며 살던 시대가 있었다.산 너머 저쪽은,꿈의 요람지요 자기 삶의 목표이자 이상향으로 사람들의 가슴에 희망의 샘물을 범람케 하던 신비한 영역이었다.그러나 그곳을 향해 앞서 떠난 사람들이 산을 넘어 그곳에 이르러 보아도 내가 찾던 행복은 어디에도 있지 않아 실의와 허허로움으로 휘청거리며 삶을 마감했다던가. 새 천년이 흡사 ‘산 너머 저쪽’인양 사람마다 들떠 있다.방송국은 매일매일 카운트 다운으로,신문은 매 장마다 뉴 밀레니엄! 연발로 앞장서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다.정부는 엄청난 예산을 들여 천년맞이 탑을 세우고 축제를 벌이려 하고 있고 총책임자는 그 행사의 의미를 만들고자 머리굴려 온갖 미문(美文)을 구사하는 허상을 보이고 있다. 거리에는 자선냄비 종소리와 예수를 믿으면 천당에 간다는 전도사들의 부르짖음이 전파상의 크리스마스 캐럴과 함께 절규하듯 소란스럽고,담밑의 노숙자와 땅바닥에 엎드린 걸인들이 그런 광경을 구경하며 히죽히죽웃고 있다. 뿐인가,정부와 매스컴은 경제가 회복되었다고,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팡파르를 울리고 있고 그래서인지 시내 호텔들은 송년회 예약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하고,외국여행객들은 IMF 이전보다 배로 늘었다 하며 새천년 해맞이 관광열차도 1분만에 표가 매진되었다는 소식이다.또한 내년부터 공무원이 대량 진급되고 월급이 인상되며,정치 잘 하라고 뽑아 놓은 국회의원들도 경기가 좋아져서인지 자신들의 세비를 은근슬쩍 올려놓았다. 그런데 과연 경제와 경기가 회복된 것인가? 그 듣기좋은 말들이 왜 허황스런 뜬구름인양 피부와 가슴에 조금도 닿지않고 외려 모욕감만 느껴지니 어인 심사일까. 이웃의 실직자들은 실직기간이 길어지면서 더욱 참담한 생활이고 국민 1인당 빚은 더 많아지고 수출도 수익금과는 거리가 먼 거품이고 국민들의 예금률은 바닥을 기면서 향락성·소모성만 높아지고 있다는데,왜 정부는 때맞춰총선의 바람질까지 치면서 국민들을 우롱하려 드는가 싶어서다. 옷로비사건으로 생계를 걱정하는 아내들의 가슴을 난도질하고급기야 수갑을 찬 전대미문의 전 검찰총장 구속·조폐공사 파업유도는 최근 사건이라 치고,화성 씨랜드 수련원의 어린이 대참사,인천 호프집의 청소년 화재참사 등은 모두가 어른들의 탐욕스런 이기로 발생된 수치스런 비명사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 상처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거늘,어인 축제의 분위기로 국민들을 몰고 가려 하는가 싶어서다. 어떤 이는 아홉 해 넘기기가 쉽지 않은데 아홉글자가 세 개나 나열된 최악의 해인 금년을 무사히 넘기기 위한 정부의 고육책(?)일 수 있다는,우스개말투의 싱거운 해석도 했다. 세계 곳곳에 대홍수와 고강도의 지진이 발생하여 수만 명이 사망하고 엄청난 재산피해를 가져온 재난이 유독 금년에 많았던 것은 인간들의 지구 훼손에 따른 환경파괴 때문이 아니라 바로 세 개의 아홉자가 박힌 세기말이기 때문이라고도 했다.그래서 ‘산 너머 저쪽’인 2000년,21세기로 하루속히 안주하려는 인간의 원초적인 들뜸현상이 아니겠느냐는 비약도 했다. 농처럼 가볍게 그러면서도 진지하게 펼치는 그럴듯한 전개에 미소를 머금기도 했지만,그러나 우리 인간이 숫자를 만들어 기록을 시작한 이후 드러난 ‘알파벳 숫자상의 특이함’ 외에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응수했다.내가 노력하는 만큼의 보답이 있을 ‘가능성의 공간’인 2000년이 우리앞에 광대하게펼쳐져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다.뿐만 아니라,우리의 냉정한 천착력으로,자기이득 챙길 때만 조용했던 국회의원 아닌,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선량’을 뽑을 서민의 권리가 엄존하는,중요하고 특별한 해가 아니겠느냐고도 했다. 저마다 신년에 기어이 실천할 야망의 계획을 세우고 다질 수는 있다.지금의 이음에 불과한 새해라 할지라도 새로운 각오와 마음자세로 그 일을 분연히향상시킬 수도 있다.그러나 다만 ‘산 너머 저쪽’의 21세기가 노숙자·실직자가 끓는 판국에 나랏돈 큰돈 들여 북치고 장구치며 맞아들일 꿈의 ‘무릉도원’은 아니라는 것이다. [金芝娟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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