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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스쿨 법안 백지화 위기

    로스쿨 법안 백지화 위기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이른바 로스쿨 법안이 백지화될 위기에 놓였다.1년 6개월을 끌었지만 4월 임시국회에서 또다시 법안 처리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로스쿨 법안이 사실상 폐기될 상황이라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사학법에 발목 잡힌 로스쿨 법안 교육부가 로스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은 2005년 10월. 지난해 4월까지 한 차례 공청회와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4차례에 걸쳐 논의했지만 한나라당이 사립학교법을 재개정하는 문제와 연계하면서 지금까지 법안 처리가 지연됐다.4월 임시국회에서도 사학법과 국민연금법, 로스쿨법을 일괄 처리하는 문제를 놓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첨예한 갈등을 빚으면서 법안 처리는 오는 6월 임시국회에 기대를 걸어야 할 상황이다.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 모두 법안 내용에는 동의하면서도 다른 법안과 연계 처리되면서 발목이 잡혔다. ●6월이 마지노선 문제는 4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사실상 백지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점이다.6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가 남아 있지만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법안을 처리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로스쿨 도입 시기도 2009년 3월에서 2010년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로스쿨 법안은 지난해 4월에도 처리가 지연되면서 내년 3월부터 도입하려던 계획이 2009년 3월로 연기된 적이 있다. 교육부 곽창신 대학구조개혁추진단장은 “2009년 3월 로스쿨이 개원하려면 최소한 6월 임시국회에서는 통과되어야 하는데 지금으로선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6월을 넘기면 2010년 도입도 장담하기 어렵다.”며 답답해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 대학에게 법안 처리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과 대학들이다. 현재 로스쿨을 신청하려는 대학은 전체 97개 법대 가운데 40곳.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건물 신·증축비와 기자재 구입비로 2020억여원을 쏟아부었고, 로스쿨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교수도 372명이나 충원해놓고 있다. 생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법대를 다니고 있는 학생은 물론 사법시험을 고려하고 있는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은 로스쿨을 준비해야 할지, 사법시험을 준비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법대를 졸업한 뒤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박모(36)씨는 “법조계로 진출하려는 후배들을 중심으로 상당히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일부는 아예 진로 결정을 내리지 못해 군에 입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로스쿨 법안이 17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자동폐기될 경우 상황은 더욱 어려워진다. 대한변호사협회를 비롯, 제도 도입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법조계에서 국회를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를 펼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김재천 김효섭기자 patrick@seoul.co.kr
  • [김승연회장 경찰 출두] 이런 경찰에 수사 맡겨도 되나?

    경찰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승연 한화 회장 차남의 출국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등 ‘보복 폭행’ 사건에 대한 수사 허점이 곳곳에서 드러나면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9일 발생한 사건 수사가 한 달 반 동안 지지부진했던 이유가 미심쩍다. 경찰 윗선(?)의 광범위한 외압이나 로비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외압이 없었다면 경찰 보고계통에 문제가 있다는 해석이 성립한다. ●경찰 보고 체계에 구멍 경찰은 발생 10여일 뒤 첩보를 입수하고도 한달 반 동안 손을 놓고 있다가 언론보도 이후 전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이 한화 회장의 연루를 초기부터 알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건을 덮으려다 외부에 알려지자 거짓 해명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9일 0시7분쯤 112 신고가 접수돼 폭행 현장에 출동했다. 당시 신고 내용도 ‘한화그룹 아들이 폭행한다.’는 구체적인 정황까지 제시됐다. 또 사건 발생 2∼3일 뒤 한화그룹 고문으로 있는 최기문 전 경찰청장이 남대문서장에게 “이 사건을 조사하느냐.”고 문의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26일 서울청 광역수사대에서 ‘범죄첩보 보고’를 통해 이 사실을 한기민 서울청 형사과장에게 문서로 보고했고, 한 과장은 구두로 홍영기 서울경찰청장에게 보고했으나 이택순 경찰청장까지 보고되지는 않았다. 결국 외압이 없었다면 경찰 보고시스템에 치명적 결함이 있다는 결론으로 귀착된다. 이택순 경찰청장은 29일 “언론보도 보고를 24일에 받았고, 지휘보고를 26일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차원의 수사팀이 꾸려질 만큼 파장이 큰 사건이 경찰청장이나 경찰청 차장 등 수뇌부에는 보고조차 되지 않았던 셈이다. 특히 첩보보고 내용이 이름과 날짜, 시간, 폭행장소 등이 정확하게 기재돼 있고, 상당수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찰이 이미 사건을 조사해 개요와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계속되는 뒷북 수사 경찰은 김 회장의 차남이 25일 출국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뒷북만 쳤다. 경찰은 25일에야 처음으로 출국 여부를 묻는 전산 조회를 했다. 출국 사실을 바로 알 수 있는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문의하지 않고 경찰 자체 전산망에 의존했고 경찰 전산망이 실제 출입국 일자보다 하루 늦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더구나 26일 오후 출입국 전산망으로 확인 가능했던 사실을 28일 새벽에야 한화 측의 불출석 사유서를 통해 파악했다. 결국 경찰은 김씨의 출국도 모르고 26∼27일 두 차례에 걸쳐 서울중앙지검에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양새를 연출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의사협 정치권로비 수사 복지부도 대상 포함될 듯

    대한의사협회 정치권 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김대호)는 26일 의협 현직 간부 김모(53)씨와 전 간부 이모씨 등 7∼8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대부분은 장동익 의협 회장을 지지하며 그와 함께 활동하던 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장 회장이 의협 산하 한국의정회 활동비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지 집중 추궁했다. 또 정치권을 상대로 한 입법 로비를 장 회장이 독자적으로 진행했는지, 의협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캐물었다. 검찰은 의정회 활동비 가운데 증빙자료가 없는 2억 7000여만원의 용처에 대한 궁금증을 이들이 풀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보건의료·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 20여개가 모여 결성한 의료연대회의는 장씨와 로비 대상이 된 의원,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을 뇌물수수와 업무상 배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따라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의협과 보건복지부 공무원간의 커넥션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검찰은 아울러 전임 집행부가 2003년부터 3년 동안 비자금 73억원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기로 했다.홍희경 이경원기자 saloo@seoul.co.kr
  • 他의료단체 ‘숨은 로비’ 없었나

    他의료단체 ‘숨은 로비’ 없었나

    검찰이 대한의사협회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가운데 다른 의료단체의 정·관계 로비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서울신문이 시민·의료단체의 도움으로 파악한 주요 의료단체의 정치·정책조직은 의사협회의 ‘한국의정회’ 외에도 ‘한의정회’(대한한의사협회) ‘약정회’(대한약사회),‘치정회’(대한치과의사협회) 등 3곳이 더 있었다. 이들 3곳은 이미 폐지가 의결되거나 정책연구소로 전환키로 결정됐지만,8∼18년간 회계가 드러나지 않은 비공개 음성단체로 활동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단체의 ‘정책활동비’는 의정회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의정회의 운영비가 연간 9억원대인 반면 한의정회는 연간 6억원, 약정회는 5억원, 치정회는 3억원대의 예산을 운용해 왔다. 회원수가 의사협회의 20∼50%선임을 감안하면 적은 액수는 아니다. 그동안 예산사용 내역도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관상 설립 근거가 빈약한데다 회계 내역도 회장, 정책단체장, 감사 등 극소수 임원만 보고받았다. 예산이 정·관계 로비를 위한 판공비로 쓰였는지, 정당한 활동비로 지출됐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1989년 설립된 치정회는 의정회를 제외하면 가장 역사가 오래됐다. 전체 회원 1만 2000여명 가운데 회비 납부율은 50%다. 지난해부터 연간 3만원인 회비가 5만원으로 인상돼 활동성이 강화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각종 정·관계 인사가 초청된 정책토론회 등에 예산이 주로 사용됐다. 특히 치과의사들이 꾸준히 주장해온 ‘스케일링의 보험화’,‘수돗물 불소화사업’ 등이 주요 추진사업이었다. 하지만 치협은 지난 21일 대의원총회에서 치정회를 ‘치과의료정책연구소’로 변경하는 것을 의결했다. 안성모 치협 회장은 “16개 지부에서 회비를 거둬 20%는 지부 활동비로 쓴다.”면서 “외부용역비, 토론회 개최비 등 정책활동에 쓰이는 돈이지, 정치 활동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한의정회는 1999년 설립됐다. 연간 5만원이던 회비를 최근 10만원으로 올려 6억원대의 예산을 운용한다. 정부의 의료법개정안 확정 과정에선 ‘유사의료행위’ 조항이 빠지는 등 한의사들의 입장이 대폭 수용됐다. 윤한용 한의협 비대위원장과 김장현 회장 직무대행 등은 “업무를 떠맡은 지 얼마 안돼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고 밝혔다. 2002년 출범한 약정회는 지난 3월 대의원총회에서 폐지가 의결됐다. 회계가 드러나는 일반단체로 전환되며 회비도 약사발전회비로 변경했다. 연간 회비는 3만원. 원희목 약사회 회장은 “일반회계로 처리하지 못하는 부분의 예산을 집행하며 일부 판공비가 섞인 것도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토론회 등 외부 용역비로 쓰여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강창구 의료연대운영위원장은 “의협이나 치협, 한의협 같은 곳에서 로비를 해왔다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나왔다.”고 밝혔다. 한 협회 관계자도 “기밀비라는 이유로 회계 투명성 목소리가 높아 쓰임새를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의협, 김성덕 회장대행 추대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26일 오후 서울 용산 의협회관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장동익 회장이 이사회를 끝으로 업무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김성덕 부회장(서울대 통증의학과 교수)을 만장일치로 회장직무대행으로 추대했다. 상임이사들도 김 직무대행에게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의사협회 압수수색] 뿌리깊은 ‘醫·政 커넥션’ 캐낼까

    “검찰이 수사하고 싶은 부분을 피의자가 조사실 바깥에서 폭로했으니 수사를 안 할 수 없죠.” 25일 장동익 대한의사협회장 자택과 서울 용산구 이촌1동 의협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뒤 서울중앙지검 박철준 1차장이 한 말이다. 장씨가 뿌린 돈의 용처에 대한 수사가 활로를 찾았다는 뜻으로 의협과 정치권간의 커넥션이 있었는지 밝히는 데 수사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특히 의협의 돈이 국회의원이나 보좌관들에게 흘러갔는지, 돈이 건네졌다면 입법 로비 등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밝혀내는 게 수사의 관건이다. 의협이 의약분업이나 의료법 개정 때마다 국회를 상대로 조직적인 로비를 펼쳤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수사가 진행되면서 전임 집행부로 수사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협회 산하단체 ‘한국의정회’ 사업추진비 등을 횡령한 혐의로 고발당한 장씨에 대한 수사를 지난 2월 재기했다. 검찰은 장씨가 돈을 빼돌려 사적으로 썼는지, 의협을 위해 썼는지 용처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아왔다.장씨가 “한나라당 A의원에게 현찰 1000만원을, 다른 한나라당 의원 2명과 열린우리당 의원 1명에게 200만원씩 매달 600만원을 줬다.”는 자신의 발언을 뒤집었지만, 녹취록 공개와는 별개로 수사를 해온 검찰은 일단 공개된 장씨의 발언을 바탕으로 증거조사를 더 하면 관련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특검설도 검찰이 수사의지를 다지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금품로비 의혹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서라도 장씨 녹취록에 등장하는 의원들에 대한 줄소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아시아를 흙으로 빚다

    아시아를 흙으로 빚다

    ‘세계적인 도자기 작품도 보고 흙놀이 체험도 즐기고….’ 경기도 이천·광주시와 여주군은 우리나라 도자 문화의 보고이다. 350여개의 가마가 모여 도예촌을 이루고 있는 이천은 전통 예술도자의 흐름을 주도하는 한국도예의 중심지이다. 광주는 조선왕실의 관요인 사옹원 분원이 500년 동안 운영됐던 곳으로 세계 최고의 명품 백자를 만들어 왔다. 백토 산출지로 유명한 여주에서는 국내 생활도자기의 60%를 생산한다. ●아시아 14개국 26명 도예가 작품공개 이렇듯 나름의 독특한 도자문화를 지닌 3곳에서 28일부터 5월27일까지 한 달 동안 도자의 향연인 ‘제4회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가 펼쳐진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아시아의 도자예술이다. 이천에서 선보이는 ‘아시아의 피부’라는 제목의 아시아 테마 현대도자전은 이번 비엔날레의 메인 기획전이다. 중국·일본·인도·인도네시아·호주 등 14개국 26명의 현대 도예가들이 찻잔, 생활용기, 제기, 건축물장식, 도자기조각, 설치작품 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공개한다. 한국-터키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동서 도자유물의 보고전’(광주)에서는 톱카프궁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중국·일본 도자기를 비롯한 국보급 유물 80여점이 선보인다. ●세계적인 작품 감상 기회 여주에서 열리는 ‘세라믹하우스Ⅲ’는 호텔 로비, 레스토랑, 갤러리 등 상업공간에서 도자의 활용성과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후각과 청각으로도 감상할 수 있는 체험공간을 제공한다. 세계 66개국 2444점이 응모한 국제공모전은 대상작 보딜 만츠(덴마크)의 ‘건축적 부피’를 비롯해 입상작 188점이 여주(생활부문)와 이천(조형부문)에서 분리, 전시된다.463점이 응모한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 공모전’(광주)에서는 전통 도자의 아름다움과 다양함을 감상할 수 있다. 교육·체험 프로그램인 ‘두(do) 세라믹, 고(go) 세라믹’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 가족단위 참여 프로그램을 늘렸다. ●체험 행사도 풍성 이천에서 마련된 키즈워크숍은 개인·가족·단체별로 작가가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감상하고 토론하면서 직접 흙으로 작품을 만드는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 토야놀이방(이천)과 흙놀이공원(이천), 흙놀이방과 토야도예공방(여주) 등에서도 흙을 만지고 도자를 만들어 보는 표현활동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흙 매개 이벤트인 ‘클레이 올림픽’과 장인들이 참여하는 ‘도자경진대회’, 관람객들의 추억을 담은 ‘천년도자 기록’, 야외에서 도자를 굽는 ‘노천소성’ 등이 열린다. 이천행사장 공방대가마 옆에는 계곡바람을 이용해 만든 나무모양의 도자풍경(사진 왼쪽·성동훈작)이 설치돼 볼거리를 제공한다. 높이 12m, 너비 9m, 둘레 4m의 소리나무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줄기와 구름모양의 가지에 매달린 2007개의 도자 풍경(風磬)이 설봉산 계곡 바람에 흔들리며 마치 물고기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듯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낸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가는 길 ▶이천행사장 중부고속도로-서이천IC-이천세계도자센터 또는 영동고속도로-이천IC-이천세계도자센터 ▶광주행사장 중부고속도로-곤지암IC-광주조선관요박물관 ▶여주행사장 영동고속도로-여주IC-여주생활도자관 ▶문의(재)세계도자기엑스포 홍보마케팅 (031)645-0602.
  • [사설] 자만에 무너진 한나라당 불패신화

    한나라당이 재·보궐선거 불패신화를 이어가지 못한 것은 스스로의 잘못에 기인한다. 소속 대선주자들의 높은 지지율, 범여권의 지리멸렬에 자만해 돈 썩는 냄새를 풍기다가 유권자들의 외면을 자초했다. 한나라당은 어제 실시된 국회의원,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재·보선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3곳의 국회의원 선거 중 경기 화성에서만 승리했고,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 경북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무소속 후보에게 패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재·보선 공천을 앞두고 금품수수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단순히 구설수를 타는 게 아니라 공천과 관련해 금품을 받고, 후보매수까지 시도한 사실이 적발되었다. 한나라당은 부랴부랴 제명처분 등 진화에 나섰으나 엎질러진 물이었다. 의협 회장으로부터 떳떳하지 못한 로비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인사들도 대부분 한나라당 소속이었다. 급기야 전재희 정책위의장이 “한나라당이 집권해서 부패하려면 오히려 집권을 안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나라당은 당직개편을 넘어 정풍운동이라도 벌여야 한다. 재·보선 결과에서 보듯 지금의 당지지율은 허상일 수 있다. 새 모습을 못 보여주면 언제라도 지지율은 떨어진다. 재·보선 표심은 기존 정치권이 모두 불신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의 구태, 대다수 지역에서 공천조차 포기한 열린우리당, 지역주의에 기대려는 민주당이 한 묶음으로 비판받아야 한다. 무소속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고, 투표율이 저조한 것 등이 그 때문이라고 본다. 무안·신안 국회의원 보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가 당선된 것은 유감스럽다. 비리혐의로 사법처리되었던 홍업씨를 민주당과 동교동계가 지역감정을 부추기며 당선시킴으로써 우리 정치를 후퇴시키는 결과를 빚었다. 앞으로 대선국면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된다.
  • [의사협회 압수수색] 한국의정회 어떤곳

    [의사협회 압수수색] 한국의정회 어떤곳

    대한의사협회 산하단체인 한국의정회는 장동익 의협회장의 녹취록 발언을 통해 정치권 금품 로비의 전위대로 지목받았다. 최근엔 유력 대권주자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으며, 다른 대선후보 간담회도 추진하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1970년 ‘대한의정회’로 설립됐다가 1999년 의약분업 사태를 거친 뒤 정치권 로비의 필요성이 강조되자 2001년 한국의정회로 이름을 바꿨다. 대대적인 조직 정비도 뒤따랐다. 현재 의정회는 2008년 총선에서 자체 후보를 내세우는 등 궁극적으로 정치 세력화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그러나 운영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의협에선 산하 임의단체로만 인정할 뿐, 정관상 설립 근거가 없어 공식 조직기구에서 제외돼 있다. 의정회장은 의협회장이 제청하면 시·도의사회 회장단에서 선출하는데 현재 부산 의사회장인 박모씨가 맡고 있다. 사무국도 부산에 있다. 애초 장동익 의협회장이 겸직했지만 공금횡령 의혹이 불거지면서 교체됐다. 의협측 한 상임이사는 “의정회 내 정치권 후원자금이 조성된 지는 15년 정도 됐고, 지역별로 책정돼 있지만 일반 의사회원들은 그 내역을 알 수 없다.”면서 “다른 상임이사들도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의정회의 활동을 보고받지 못해 그런 활동에 대해 우리는 어떤 코멘트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의료계 안팎에선 다른 의료단체들도 이런 성격의 단체를 음성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정형근 “후원금으로 온 것”

    대한의사협회의 정치권 금품 로비의혹과 관련, 로비대상으로 지목된 의원들은 하나같이 금품 수수 사실을 부인하는 가운데 정치권은 25일 ‘검찰 수사를 통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의원연석회의에서 “검찰이 여야는 물론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철저히 수사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수사 결과가 나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제명할 사람은 제명하는 등 단호한 처분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도 확대간부회의에서 “검찰의 신속하고 확실한 수사를 기대한다.”면서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법 발의도 검토하겠다.”며 강력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어 “우리당, 타당 소속할 것 없이 의정활동을 하면서 잘못을 저질렀다면 철저하게 책임져야 된다.”며 “해당 상임위인 법사위원회에서도 이 문제를 다시 따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로비대상으로 지목된 한나라당 정형근 최고위원조차 철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 의원은 이날 의협의 금품 로비 의혹과 관련,“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전면 부인한 뒤 “이번 사안에 대해 철저한 검찰수사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신상발언을 자청,“‘연말정산 대체법안’ 문제는 전국민적 관심사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지 의료계의 요청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000만원인가를 (그쪽에서) 후원금 계좌에 보냈다는 것은 사건이 일어나고서야 알았다.”며 “후원금은 소액으로 들어 오기 때문에 별 관심이 없었다.”고 해명했다.그는 또 “의협 정기총회에 참석해 달라고 해서 열린우리당 위원장과 함께 가서 현안에 대해 공치사로 좋은 말한 것일 뿐이고 아무런 (의혹살 만한) 것은 없다.”면서 “장동익 회장과는 식사도 한번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폐기물관리법 개정안과 관련, 의협 소속 의사 9명으로부터 지난 2005년 9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같은 당 배일도 의원도 후원금 전액을 되돌려 줬다고 해명했다. 배 의원측은 “2005년 11월14일 의협 소속 의사 9명이 100만원씩 모두 900만원을 후원회 계좌에 입금했다.”면서 “사흘 뒤 이들이 자신들의 신분을 밝히는 팩스를 보내와 뒤늦게 이들의 입금 사실을 알았고, 폐기물 관련법 개정안이 의료계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만큼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계좌를 파악해 일주일 뒤 모두 돌려 줬다.”고 설명했다.전광삼 나길회기자 hisam@seoul.co.kr
  • [의사협회 압수수색] 의협 산하 의정회, 기금 2억7200만원 무단사용

    [의사협회 압수수색] 의협 산하 의정회, 기금 2억7200만원 무단사용

    대한의사협회 산하단체인 ‘한국의정회’가 장동익 의협회장이 직무를 맡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말까지 9개월 동안 6억 4100만원의 운영자금을 사용했으며, 이 가운데 2억 7200만원은 증빙자료 없이 현금 또는 수표로 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영수증(신용카드 매출전표) 등 증빙자료가 첨부된 3억 6900만원도 대부분 제3자를 거쳐 특정인의 개인구좌로 입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별개로 의협이 2003년부터 2005년까지 73억원의 용처를 알 수 없는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주장이 내부 고발자 A씨에 의해 제기됐다. 이 비자금은 대부분이 명목상 ‘의료정책 입법활동비’로 쓰인 것으로 알려져 최근 의정회비의 정치권 유입설과는 별로로 로비가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A씨가 입수한 회계장부는 의협이 고용한 공인회계사가 작성한 것으로 대부분 ‘의료정책 입법활동비’라는 명목의 신용카드 영수증으로 꾸며져 있다. A씨는 의협이 주거래은행으로 삼고 100억여원을 예치해 두고 있는 모 은행 PB센터가 가짜 영수증을 만들어 의협의 분식회계를 도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의정회 회계 및 회무보고 실태’에 따르면 의사협회 감사단은 지난 22일 열린 제59차 의협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감사 결과를 보고했다. 이는 장동익 의협회장이 녹취록에서 증언한 “국회의원은 현찰을 달라고 한다. 비공식적으로 나가는 돈이 굉장히 많다.”는 대목과 맞물려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의정회는 정관상 설립 근거가 없어 그동안 회계감사에서 제외됐지만 이번 총회에선 일부 감사의 요구로 부분 감사가 이뤄졌다. 의정회의 자금 사용 내역도 공식적으로 의정회장과 대의원회 의장, 의협회장 등 3명만 보고받을 수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자체 감사단은 “의정회가 회무를 이행하는 데 있어 규약에 위반된 집행을 하고 있다. 일부 특정인 및 특정단체(특정동문회) 등에 집중 지출됐고, 개인 용도의 상품권 등 사적으로 과다 사용한 것도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의정회비 사용에 있어 개인의 생색내기 지출이 많아 개인의 사금고화한 비자금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단의 고위 관계자는 “영수증 처리로 분류된 3억 6900만원의 사용 내역도 사실 모두 파악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감사단은 총회 당시 “의정회의 미래지향적인 활동은 지역의사회 중심으로 적극 변화해야 한다.”면서 “전직 회장 및 전직 의정회장 등 상당수 원로들이 의정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물론 폐지를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국회의원실은 이날 대한의사협회가 한나라당 B의원실에 직원을 파견해 근무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 의원실측은 “의협 직원인 C씨가 17대 국회 초기인 2005년 말부터 1년여 동안 한나라당 소속 B의원실에서 근무했다.”며 “C씨 외 인턴직원 한 명은 여전히 근무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들의 월급은 의협에서 지출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C씨는 현재 의협 국장급 임원으로 있다. 이에 대해 관련 의원실측은 “C씨와는 친분이 있고 자주 의원실에 들르는 사이로 상주한 것은 아니다. 의협측 인턴직원은 사실무근”이라고 전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의협 사무실 전격 압수수색

    검찰이 25일 대한의사협회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장동익 의사협회장의 돌출 발언으로 불거진 정치권 금품 로비 의혹 수사에 본격 나섰다. 검찰이 신속하게 수사에 나선 것은 로비 대상으로 여야 의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사실관계 규명을 빨리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성호 법무장관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에 장동익 의협 회장의 발언이 보도됐고, 정치권 로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사실 여부를 밝히기 위해 수사나 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김대호)는 이날 서울 용산구 이촌1동 의사협회 사무실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수사관 7∼8명을 의협 회관으로 보내 회계장부 등 10상자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김 부장검사를 비롯해 안범진 조사부 검사와 특수2부 이진수 검사로 수사팀을 꾸렸다. 수사를 지휘하는 박철준 1차장은 “장씨가 국회의원들에게 로비 자금으로 금품을 제공했는지 규명하는 데 주력하겠다.”면서 “수사가 진행되면서 혐의가 포착되면 의원들도 소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의협 이사들이 장씨를 횡령 혐의로 고발해와 사건을 수사하고 있었는데, 마침 장씨가 협회 돈을 어디에 썼는지 스스로 이에 대해 언급했으니 급히 압수수색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모 전 의사협회 이사 등 6명은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검에 낸 고발장에서 “장씨가 협회 산하단체인 의정회의 사업추진비 3억 3700여만원을 빼돌렸고, 협회비 4000만원과 판공비 2400만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고 주장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시론] 아베 방미와 미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곽재성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외교안보연구원 겸임교수

    [시론] 아베 방미와 미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곽재성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외교안보연구원 겸임교수

    지난해 9월13일 미국 하원의 국제관계위원회가 과거 일본 군국주의의 위안부 범죄를 비판하고 일본 정부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고, 이제 역사적인 하원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이번 결의안은 일본 군부가 젊은 여성들을 성노예 목적으로 예속화하고 납치하도록 허용했다고 규정하고, 위안부 문제는 20세기 최대의 인신매매의 하나였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최근 일본의 역사교과서가 2차 세계대전 기간 중에 일본이 저지른 범죄행위를 축소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미 하원은 일본 정부에 대해서 위안부 문제의 책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과 일본의 젊은 세대를 제대로 교육시킬 것을 주문하고 있다. 2001년과 2005년에도 위안부 관련 결의안이 제출된 바 있지만 일본 정부의 로비에 막혀 상정조차 되지 못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결의안에 서명한 의원들이 80명에 육박하는 등 통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미 하원의 결의안이 통과되면 캐나다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도 이에 동참할 것으로 보여 위안부문제 해결에 있어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를 내는 매우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결의안 통과가 미국의 대일 외교정책 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우선, 일본 정부와 우익 정치인들이 이번 결의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서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하거나 사과한 적은 있으나 일본군에 의한 위안부 강제동원은 여전히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자신의 망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이 악화되자 지난 3일에는 부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해명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아베의 목표는 미국 내에서 뜨거워지고 있는 일본 비판 여론을 잠재우고 하원의 표결을 부결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편으로는 일본의 사과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를 최대한 부각시켜 물타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의 현실인식도 미덥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는 아베 총리의 솔직한 설명에 감사하며 아베 총리와 일본을 믿는다고 말한 후, 오늘날의 일본은 2차 대전 때와는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무리 외교적인 발언이지만 아베의 망언에 면죄부를 준 셈이다. 사실 그 이유는 따로 있다. 아베가 일본의 이라크 부흥지원 특별조치법에 대한 연장안을 각의에서 통과시켰고 미국과 협력해 이라크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거듭 약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 문제에 대한 국내외적인 비난여론이 거센 가운데 정치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시에게 아베는 가장 원하는 선물을 안긴 셈이다. 이쯤 되면 두 지도자가 정치적 약점을 서로 보듬어주고 있는 듯한 형국이다. 미 하원 결의안이 통과된다면 우리가 원하는 다음 수순은 이를 미국의 대일 외교에 적용시켜 위안부 문제에 있어 일본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이유로 부시 대통령이 대일 압박을 실천에 옮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따라서 결의안 통과 시점에 즈음하여 미국 내의 여론 형성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 우리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을 정부, 언론, 시민사회가 구상해야 한다. 이제는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 할 때이다. 곽재성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외교안보연구원 겸임교수
  • 복지委의원들 ‘누명벗기’ 유도성 질문 눈살

    장동익 대한의사협회장이 정치인 등을 상대로 금품로비를 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국회 보건복지위는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장 회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진위여부를 따졌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의사협회 로비’의 진위 여부보다 자신의 책임을 벗기 위한 유도성 질문에 치중하는 듯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다음은 의사협회 장 회장과 의원들간 일문 일답 요지. ▶(열린우리당 양승조 의원)나는 2만원도 받은 적 없다. 고정적으로 100만∼200만원씩 준 사람이 있나. -없다. ▶(양 의원)천안간담회에 2번이나 온 것이 고마워서 내가 개인적으로 장 회장에게 형님이라고 부르겠다고 한 적이 있다. 내가 형님이라고 부른 적이 있었나.(양 의원의 지역구가 천안갑이다.) -기억이 없다.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혹시 불법적으로 뇌물에 해당하는 금품을 제공하려는 시도를 한 적은 없나. -의협회장 취임 후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한 두번 정도 시도하다가 안 됐다. 그후로 없었다. ▶(박 의원)지난해 내 친구인 의사를 호텔에서 만났다. 나에게 봉투를 주려고 시도했지만 거절했다.17대 국회는 많이 깨끗해졌다. 이런 사실을 보고 받았나. -들어보니 기억나는 것 같기도 하다.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나에게 밥 산 적 있나. 로비한 적 있나. -없다. ▶(한나라당 문희 의원)의원들은 국회에서 세비 받고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일한다. 여기 있는 사람들 장 회장만큼 돈 있다. 의원들에게 용돈 몇백만원 줘가지고 좌지우지할 수 있나. -전혀 불가능한 얘기를 내부적으로 달래기 위해 과장되게 말했다.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장 회장은 금품을 건네지 않았다고 계속 부인하는데 석연치 않다. 그냥 3명도 아니고 A당 1명,B당 2명이라고 적시해 놨다. 굳이 당을 거론하면서 말했는데 정확히 말해 달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고 의원)대학병원마다 특정 국회의원을 정해 주면서 관리해 달라고 애걸복걸했다는데. -전혀 관리가 안 되고 있다. 처음에 말만 나왔고, 행동에 옮겨지지 않았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사설] 입법 정당성 흔든 의협로비 의혹

    장동익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정치권에 전방위 금품로비를 펼쳤다면서 구체적으로 밝힌 내용은 충격적이다. 장 회장은 언론을 통해 녹취록이 공개되자 말을 바꾸었고, 의혹을 받는 정치인들도 금품수수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의협 회장이 전혀 있지도 않은 사실을 의협 시·도 대의원대회에서 말했을 리 없다. 장 회장 사퇴로 끝낼 일이 아니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 장 회장 발언은 국회의원들에게 정례적으로 돈을 주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다루는 안건들을 놓고 어떤 로비를 벌였는지를 적시하고 있다. 법안심사소위 의원 4명만 잡으면 지금 첨예한 현안이 되고 있는 의료법개정안도 폐기시킬 수 있다고 장담했다. 다른 이익단체의 입장을 반영한 법안을 저지하는 과정, 그리고 연말정산 대체법안을 만들기 위한 현금 로비를 거론했다. 장 회장의 언급이 사실이라면 국회 입법 과정의 정당성이 총체적으로 의심받게 된다. 의원에게 카드를 빌려줘서 술값을 계산토록 했다는 의혹과 함께 의원 보좌관들에게 로비를 벌인 정황도 거론되고 있다. 나아가 보건복지부 직원들에게 골프 향응을 베풀었다는 의혹에 대한 해명이 명쾌하지 못하다. 정치권과 관가를 엮어 추악한 로비 고리를 만들려 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국회와 관련 정당은 이번 의혹을 명쾌히 털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입법이 국민보다는 이해집단의 로비에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해당 의원들은 명예가 훼손되었다며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히고 있다. 어떤 방식이든 검찰이 나서야 한다. 국회나 정당에 맡겨서는 진실 규명이 어렵다. 의협뿐 아니라 다른 이익단체의 로비는 없었는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한다.
  • “의원 술자리 법인카드도 줬다” ‘의협로비’ 파문 확산

    “의원 술자리 법인카드도 줬다” ‘의협로비’ 파문 확산

    ‘정치권에 거액의 로비자금을 뿌렸다.’는 녹취록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장동익 대한의사협회장이 술 접대를 요구하는 국회의원에게 의협 법인카드를 빌려 줬다고 밝혀 파문이 증폭되고 있다. 녹취록 발언만으로 액수를 추계한 현금로비 의혹과 달리 카드로 계산한 접대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치권과 의협의 밀착관계를 가려줄 ‘증거’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장 회장은 24일 오후 전국시도의사회장단의 권고를 받아들여 “30일쯤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회원들에 따르면 장 회장은 지난 22일 의협 정기 대의원총회 단상에서 “국회의원이 술을 마신다고 해서 보좌관에게 법인카드를 빌려줬다.”고 발언했다. 이날 발언은 대의원 김모씨가 “지난 2월13일 청주에 가 있던 장 회장의 법인카드가 같은 시각 종로의 한 고급 요정에서 300만원 가까이 사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나온 답변이다. 장 회장은 당시 “국회의원 여럿이 모여 술을 마신다고 해 이중 믿을 만한 의원측 보좌관에게 카드를 맡겼다.”며 “(법인카드 사용에는) 말 못할 사연도 있다.”고 밝혀, 국회의원에 대한 접대 관행을 암시했다. 대의원 김씨는 장 회장의 친필 서명이 아닌 다른 사람의 서명으로 보이는 1000여만원 상당의 카드 영수증도 이날 공개했다. ●한 달 법인카드비 1500여만원 의사인 김씨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카드 결제액은 292만원으로 이중 140만원 상당이 (여성 접대부의) 봉사료로 계산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 “장 회장은 매달 받는 월급 외에 법인카드로 한 달 1500여만원을 사용한다.”면서 “관례적으로 영수증 처리되지 않은 부분도 많아 명확하게 해명을 요구했지만 아직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의협 안팎에선 평소 장 회장이 정치권은 물론 언론계 등에 인사치레로 ‘거마비’를 뿌렸다는 얘기가 오갔다.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상품권도 등장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에게 거액의 로비자금을 뿌렸다는 장 회장의 주장이 담긴 녹취록이 일부 언론에 공개됐다. 장 회장이 지난달 31일 강원도의사회 정기총회 뒤 지역 대의원과 가진 간담회에서 행한 발언을 반대파 인사가 녹취해 일부 언론에 제보한 것이다. 녹취록에서 장 회장은 일부 국회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국회의원 3명에게 200만원씩 매달 600만원을 쓰고 있다. 열린우리당 1명, 한나라당 의원 2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말정산 대체법안을 만들기로 한 의원에게는 1000만원을 현찰로 줬다.”면서 복지부 직원에 대한 골프접대, 일부 한나라당 보좌관 매수까지 다양한 주장을 늘어놨다. 파문이 확산되자 장 회장은 24일 “의협의 의견을 의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쓴 경비를 과장해 얘기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실명이 거론된 A의원측도 “3개 단체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낸 것으로 알지만 1000만원을 현금으로 받았다는 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개인 횡령인가 정치자금 제공인가 보건복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장동익 회장이 골프접대 등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발언해 정부의 도덕성과 신뢰를 훼손했다.”면서 “단호히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의협 원로들도 이번 사태를 의협 차원이 아닌 개인 비리나 주장으로 치부하고 있다. 장 회장의 이번 정치권 로비가 사실로 밝혀지면 정치자금법 등을 위반한 것이 되고, 반대로 거짓으로 판명나면 의협측으로부터 공금횡령 의혹을 받게 된다. 유희탁 대의원총회 의장은 “국회의원이 돈을 받았다기보다 개인이 어떤 비리에 연루된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의 본질이 지난해 5월 취임한 장 회장의 ‘신뢰성’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21% 득표율로 당선된 장 회장은 내부 감사에서 사용처가 불투명한 업무추진비로 잡음을 일으켰고, 이전에는 전공의협의회장으로부터 1억 6000만원 횡령 혐의로 고소당했다. 녹취록에서 정치권 로비와 용처를 밝힐 수 없는 업무비를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것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의료법 개정에 도움못돼 미안” 복지委의원 지난22일 의협지지 발언 논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4명의 의원들은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 대회의실에서 열린 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사협회 지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금품로비 의혹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 A의원 “의료법 개정에 도움이 못 돼 미안하다. 제정 취지가 명확하지 못하고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역구에서 상당히 큰 병원이 부도낸 것을 보고 의료계가 이처럼 어렵구나 싶었다. 연말정산 간소화 방식과 관련 소득세법 개정을 추진하겠다.” ●한나라당 B의원 “의사라는 직업은 가장 냉철한 지성과 따뜻한 감성을 갖고 헌법에도 명시된 국민의 건강권 수호를 하고 있는 이들이다. 본인도 의사라는 직업을 갖고 국회의원으로 있다는 것이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열린우리당 C의원 “의료법은 관련단체의 입장을 적극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본다.” ●한나라당 D의원 “(의사들도)이해관계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증진을위한 이슈를 개발해 정치세력화하는 노련미가 필요하다. 어려운 때 보건복지위에 있지 못해 송구스럽다.” ●장동익 회장 “C의원은 지역구를 여섯 차례 찾아가 사석에서는 내게 형님이라 부른다.”
  • 85살 YWCA 재도약 나선다

    일제시대 여성 선각자들에 의해 창립된 여성계 대표단체인 한국 YWCA가 창립 85주년을 맞아 재도약에 나선다. 한국 YWCA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창립 85주년 기념식을 열고 단체의 새로운 CI(이미지)를 발표하고, 향후 사업계획을 소개했다. 행사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무심비 칸요르 세계 YWCA사무총장,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 등 국내외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YWCA는 일제 치하인 1922년 4월 김활란, 유각경 등이 기독교 정신에 바탕해 창립한 단체로 창립 초기 애국계몽운동을 시작으로 여성권익보호, 여성 정치 참여를 비롯해 소비자운동, 환경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장상 전 총리 서리, 정광모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등의 여성 지도자를 배출하며 여성 리더십의 산실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YWCA는 긴 역사에 걸맞게 전국 56개 회원 단체에 9만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국내 최대 여성 조직을 자랑하고 있다. 박은경 YWCA 연합회장은 “국제 결혼이 보편화되고, 저출산ㆍ고령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등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춰 이제는 새로운 운동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이주여성 및 보육문제 등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또 지난해부터 시작한 연변 YWCA 지원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 통일 후 과거 북한에 존재했던 5개 YWCA를 재건하는 발판으로 삼을 방침이다. 한편 박은경 회장은 7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세계 YWCA 총회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회장직에도 도전한다.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5) 칠레 (상)

    [이젠 포스트 BRICs] (5) 칠레 (상)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코트라 무역관이 자리한 칠레 산티아고 서부 프로비덴시아 지구의 셉티엠브레 11번가에는 기업체,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다. 깔끔하게 꾸민 상점, 카페, 레스토랑은 뉴욕 맨해튼의 중심가를 방불케 한다. 여기에서 동쪽으로 조금만 가면 산타아고시가 대대적으로 개발 중인 라스 콘데스 지구가 나온다. 하얏트, 메리어트 등 고급 호텔과 칠레 최대의 복합 쇼핑몰(아푸만케) 파르케 아라우코가 들어서 있다. 파르케 아라우코에서는 팔라벨라, 파리스 등 대형 백화점들이 패션의류·가전들을 진열해 놓고 손님들의 발길을 붙든다. 삼성,LG, 대우의 전자제품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 최숙영 산티아고 무역관 과장은 “평균 1%대에 불과한 초(超) 저관세가 이곳 사람들의 소비성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여 놓았다. 칠레가 ‘세계의 테스트 마켓’으로 불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칠레가 농업·수산업·광업(1차 산업)과 서비스업(3차 산업)으로 양극화된 산업구조를 바탕으로 ‘강중국(强中國)’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렛대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 등 첨단산업이다. ●1차 산업의 확실한 경쟁력 칠레는 국내총생산(GDP) 중 제조업의 비중이 17%(한국 28%)에 불과하다. 북부 아리카 지역 등 일부를 빼면 산업공단이 없다.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이유다. 제조업 수출도 표백펄프, 제재목, 포도주, 어분, 메탄올 등 농림수산물 가공제품이 태반이다. 산업의 원천은 세계 공급량의 40%에 이르는 구리다. 지난해 333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58%를 차지하며 최대 무역흑자를 견인했다.2004년 파운드당 1.30달러이던 국제 구리값이 지난해 2.27달러로 뛴 덕이다. 연어도 지난해 노르웨이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22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포도·아보카도 등 농산물도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한다. 서비스업에서는 유통과 통신, 금융이 강세를 보인다. 한국처럼 칠레에서도 카르푸 등 다국적 유통기업들이 팔라벨라, 파리스, 리플레이, 리데르, 에코노, 알마크, 소디막 등 경쟁력 높은 토착기업에 밀려 철수했다. 이동통신도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달리 텔레포니카 모빌, 엔텔PCS, 클라로 등 3개 토착기업이 시장을 100% 차지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1차 산업에서 3차 산업으로 칠레는 무역 빗장을 건 다른 중남미 국가와 달리 1970년대에 개방과 자유경쟁 시장체제를 구축했다.73년 쿠데타로 집권한 피노체트는 ‘시카고 학파’를 대거 기용해 개방정책을 폈다. 그 결과, 경쟁력이 없는 제조업은 몰락했지만 질 좋고 값 싼 공산품들이 들어와 국민들의 생활은 나아졌고 1,3차 산업도 안정 속에 성장할 수 있었다.90년 정권 교체 이후에도 이런 기조는 이어져 2003년에는 모든 수입상품에 일괄적으로 6%의 단일관세만 적용하고 있다. 각종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전체 평균 관세율이 1%대에 불과하다. 현재 56개국과 17건의 FTA를 맺고 있다. ●IT와 BT로 도약 칠레는 북유럽의 핀란드를 개발모델로 설정했다. 한선희 산티아고 무역관장은 “통신·화학·제약 등 IT와 BT를 강화하기 위해 핀란드를 벤치마킹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IT기업에 최고 70만달러까지 지원하는 생산진흥청(CORFO)의 ‘이노바 칠레’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자체 기술로 만든 고속도로 요금징수 시스템은 이런 노력의 결실이다. 산티아고에서 발파라이소로 가는 1시간 거리 고속도로에는 톨게이트가 없다. 과속감시 카메라처럼 생긴 장치가 도로 곳곳에 세워져 차량 안에 부착된 센서와 감응, 자동으로 요금을 기록한 뒤 매월 은행계좌를 통해 징수한다. 하지만 이런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 초 추진한 ‘트란 산티아고’(산티아고 교통개혁) 프로젝트는 오히려 대혼란을 가져와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투명성 높은 사회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칠레 외국인투자유치위원회 부위원장은 “칠레의 진정한 경쟁력은 대외개방 외에 정치·사회적 안정, 공공부문의 투명성과 청렴성, 선진국 수준의 치안 등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 발표 부패인식지수에서 세계 20위(한국 42위)에 올랐고 지난해 산티아고의 인구 10만명당 살인범죄율도 2명(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48명)에 그쳤다. 부가가치세율이 19%나 되지만 조세행정이 철저해 구멍가게에서조차 영수증을 내주는 게 일반화돼 있다. 하지만 빈부격차는 사회통합의 걸림돌이다. 칠레 가톨릭대 학생 로만 조시프는 “부의 편중과 교육의 불균형 해소가 칠레 성장의 관건이라는데 대부분이 의견을 같이 한다.”면서 “중산층 이하 자녀의 교육수준 향상을 위해 재정지원을 확대해야 하지만 현재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칠리안’ 특징은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산티아고 공항에서 미국인들은 특별대우를 받는다. 미국인 전용 입국심사대가 따로 있다. 초강대국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별도의 입국세를 받기 위해서다.“미국이 우리 국민에게 비자를 요구하니 우리도 미국인에게 비자 발급비용에 해당하는 만큼의 돈을 걷는다.”는 게 칠레 정부의 논리다. 칠레는 다른 나라보다 ‘반미감정’이 강하다.‘유럽의 후손’이라는 자부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거 미국이 피노체트 독재정권을 지원한 데 대한 반감이다.2004년 산티아고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칠레 경호원들이 조지 부시 대통령을 따라 만찬장에 들어가는 미국측 경호원들을 제지하다 싸움이 크게 붙었던 것은 유명하다. 중남미 다른 나라들과 동일선상에서 비교되는 것 역시 좋아할 리가 없다.“중남미에서 가장 잘 산다고 으스대고 다른 나라를 무시하는 경향이 강해 질시를 받는다. 아르헨티나, 페루, 볼리비아 등 인접국들과 모두 사이가 좋지 않다. 일본에 대한 한국·중국의 국민감정과 비슷한 데가 있다.”(교포 장기현씨) 인구 중 백인이 29%로 아르헨티나와 함께 중남미에서 백인 비율이 가장 높다.60%에 이르는 메스티소(원주민·백인 혼혈)도 상당수가 육안으로는 백인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될 정도다. 스페인계와 독일계가 많아 정치·사회·경제 제도를 유럽에서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적이고 친분을 중시하는 전형적인 중남미인들의 특징이 약한 반면 논리적·이성적이며 검소하고 신중한 편이다. 일부에서는 1800년대 중반에 대거 이주한 독일계의 영향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동양계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기도 하지만 한국·중국 등의 빠른 성장에 대해 부러움도 갖고 있다. 이곳의 가족중심 문화는 유명하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저녁에 서둘러 퇴근해 집으로 직행한다. 저녁에 아이들 데리고 산책하고 놀아주는 것이 남자들에게 관행화돼 있다. 여성들의 직장생활 비율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내가 전업주부인 경우에도 하루종일 고생했으니 잠시 쉬라는 뜻의 배려라고 한다. 이런 관행이 간혹 회사의 잔업 등 요구와 충돌하기도 한다. windsea@seoul.co.kr ■비즈니스 환경은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 칠레인과 비즈니스를 하려면 높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 꼭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다른 어느나라보다도 특히 그렇다는 얘기다. 스페인어권 국가들의 공통적 특징이긴 하지만 칠레에는 영어를 하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길거리나 상점에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칠레가 지리적으로 고립돼 있을 뿐 아니라 정규교육에 영어과목이 매우 빈약한 탓이다. 유럽을 종주국으로 생각하는 문화적 특성도 작용한다. 비즈니스를 할 때에는 스페인어가 기본이고 부득이하게 영어를 쓸 때에는 반드시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칠레인들은 웬만해선 모험을 하지 않는다. 안전 위주의 신중한 거래가 철칙이다. 수입상의 시험주문의 개념도 다른 나라와 다르다.1회 시험주문을 해보고 품질이 확인되면 정식거래를 트는 게 보통이지만 칠레인들은 3회 시험주문이 보통이다. 기계·장비류는 통상 1∼2년간 시험해 본 뒤에 정식 거래를 시작한다. 오랜 철권통치의 여파로 사회에 아직 불신풍조가 강하다. 믿음을 주는 것이 그래서 더 중요하다. 설령 칠레인들이 미덥지 않더라도 속으로만 생각해야지 우리쪽에서 먼저 못 믿겠다는 식의 표정이나 몸짓을 하면 그걸로 거래협상은 끝이다. 코트라 산티아고 무역관 성기주 과장은 “구두로 협의한 내용은 나중에 번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든 거래는 반드시 문서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칠레가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떨어진다고 얕잡아 보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 안된다. 페루, 볼리비아, 파라과이 같은 데서는 혹시 먹힐지 몰라도 자존심 강한 칠레인들에게는 상종 못할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게 된다.”(교포 방민수씨·식당업) windsea@seoul.co.kr ■후안 코이만스 칠레카톨릭대 교수 인터뷰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 칠레 최고의 명문으로 통하는 칠레가톨릭대학 경제학부 4층 연구실. 후안 코이만스 교수는 지구 반대편에서 온 ‘코레아’의 기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꽤 많았던 모양이다. 예정된 인터뷰 시간을 1시간 이상 넘기면서 쉴 새 없이 설명과 주장을 쏟아냈다. 무엇보다도 칠레가 ‘제조업 없는 농산·광산물 수출국’이란 일부의 인식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칠레의 포도와 아보카도가 왜 좋은지 아십니까. 단순히 기후 때문에 그런 게 아니지요. 우리나라 아보카도 농장에서는 물방울을 이용한 첨단농법을 씁니다. 과학과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우리만의 ‘과일 제조업’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컴퓨터·네트워크 등 뉴 테크놀로지에서도 세계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칠레가 항공기 제작에 들어가는 첨단 전자장비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코이만스 교수는 칠레 경제가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계기로 ‘혁신적인 실험’을 꼽았다. 다른 어떤 중남미 국가도 시도하지 않았던 개방경제를 1970년대에 과감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성장-위기-성장-위기의 악순환을 무역장벽 완화와 자유시장체제 도입으로 끊은 것이지요.80년대에 시작한 세제·재정 혁신과 사회보장제도·노동시장 개혁은 거기에 촉매 역할을 했습니다.” “경제부문의 성공은 사회의 안정으로도 이어졌습니다. 빈곤계층 비율이 90년대 초반 전 국민의 절반 가량에서 지금은 18% 정도로 줄었고 생계 자체가 곤란한 극빈층은 5%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코이만스 교수는 이 대목에서 ‘피노체트 17년 독재’를 언급했다.“아우구스토 피노체트는 누가 뭐래도 국민을 탄압한 철권통치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경제성장의 동력이 그의 통치기간에 나왔던 것도 일정부분 사실입니다. 자유경제, 개방경제, 관료사회 숙정 등은 잘 한 일이었습니다. 특히 공기업 민영화는 경제개혁의 완성작이었습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관련해 “한국의 일부 산업분야는 FTA로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농업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칠레조차 FTA로 생과일 수출에서는 득을 봤지만 과일 통조림 수입에서는 큰 손해를 입었다. 시장개방으로 인한 산업간 득실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며 이를 어떻게 조화롭게 상쇄시켜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 제이유 前비서실장 구속

    제이유 그룹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최재경)는 23일 주수도 회장의 전 비서실장 김모(43)씨가 6억여원의 로비 자금을 브로커 이모(55)씨에게 전달한 단서를 포착, 수사중이다. 브로커 이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제이유 그룹의 불법로비 의혹 규명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일단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김씨를 구속, 수감했다. 김씨는 주씨의 최측근으로 제이유 백화점 주식의 31%를 갖고 이 회사 감사를 지냈다. 그는 수사팀이 중앙지검에 차려진 이후 첫번째 구속자가 됐다. 김씨는 2005년 8월 주씨가 이사로 있었던 S사가 해외 투자금을 유치한다는 정보를 미리 알고 S사 주식을 대량으로 거래해 68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03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제이유 그룹 계열사를 이용해 비자금 64억 8000여만을 조성해 주씨에게 전달하는 등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해 초 서울동부지검이 제이유 그룹에 대한 수사에 들어가자 김씨는 범행단서가 될 메모와 계열사 재무자료, 수당 집계표, 컴퓨터 파일 등을 파기하도록 비서실 직원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또 10개월 이상 도피 생활을 하면서도 체포 직전까지 주씨와 편지를 교환하며 재판에 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버지니아 참사] 추모·희망의 노래…다시 일어서는 버지니아

    |블랙스버그(미국 버지니아주) 이도운특파원|‘회복의 시작(Beginning to heal).’버지니아 공대의 교내 신문인 칼리지어트타임스는 19일자 발행판의 큼지막한 헤드라인을 통해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국내외로부터의 따뜻한 위로에 감사하며 학교 전체가 힘을 모아 상처의 회복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총기난사 사건의 악몽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자 하는 버지니아 공대의 의지는 곳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학교 본관인 버러스홀 앞에 설치된 희생자 추모단으로부터 100m쯤 떨어진 곳에서 기타와 하모니카 반주에 맞춰 잔잔한 노랫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 학교 마케팅학과 1학년인 매트 크로숀과 전날 캘리포니아에서 온 샌디에이고 주립대 학생 켄트 메시니, 회사원 주니어 듀란이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족과 학생들의 힘을 북돋워 주기 위해 찬송가 등을 불러 주는 것이었다. 기타를 치는 크로숀은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문제점과 해결책은 정부와 수사당국의 조사가 끝나야 나올 것”이라면서 “그러나 학생들이 비극을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과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노래를 통해 사랑과 믿음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숀은 앞으로 학교와 각종 건물의 출입문에 보안장치를 설치, 소지품을 점검하는 등의 후속대책이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모니카를 연주하던 메시니는 “샌디에이고에 한국인 친구가 많다.”면서 “아직 사건에 대해 대화할 기회가 없었지만 너무 상심하거나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다.”고 했다.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하는 메시니는 사고 소식을 듣고 버지니아 공대 학생들을 위로하기 위해 곧바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다면서 “현장에 도착해서 비극을 치유하려는 학생들의 단합된 모습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추모단 앞에 설치된 메시지 보드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글들이 가득했다. 이틀전 2개였던 메시지 보드는 이날까지 20개가 넘게 설치됐다. 또 추모단뿐 아니라 스콰이어스 학생회관 로비에도 추모의 글이 담긴 보드와 걸개그림 등으로 가득차 있었다. 특히 손바닥에 진홍색 물감을 묻혀 버지니아 공대 로고에 장문(掌紋)을 남긴 걸개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학생회 관계자는 “진홍색은 학교의 상징색이며 장문을 찍은 것은 희생자를 어루만진다는 의미”라면서 “피를 연상하지는 말라.”고 말했다. dawn@seoul.co.kr
  • [사회플러스] 탄현주상복합 시행사대표 구속

    경기도 고양시 탄현동 주상복합아파트 로비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특수부(조정철 부장검사)는 19일 사업시행사인 K사 대표 정모(47)씨를 횡령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2005년 3월 K사의 전신인 H사가 일산 탄현지구 주상복합아파트 신축자금 부족으로 휴대전화 생산업체인 K텔레콤을 인수, 이 회사 명의로 579억원 규모의 약속어음을 발행해 불법으로 아파트 사업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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