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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4
  • 베를린 영화제/「태백산맥」 등 26개 작품 경합

    ◎「세상밖으로」는 「영포럼」부문에 출품/각국대표단 등 2천명참석 개막식 “성황” 제45회 베를린영화제가 9일 하오7시30분(현지시간) 베를린중심가 초 팔라트스극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영화탄생 1백주년을 맞아 축제분위기속에서 진행된 이날 개막행사는 에버하르트 디프겐 베를린시장,로만 헤르초크 독일대통령 축사와 오프닝작품으로 선정된 영화 「약속」(감독 마가레트 폰 트로타)상영및 축하연 순으로 4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각국 대표단과 보도진등 2천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룬 이번 영화제에 한국대표로는 영화 「태백산맥」을 제작한 태흥영화사 이태원사장과 임권택감독,주연배우 오정해·정경순,그리고 영화진흥공사의 이정호이사등 참가했다. 오는 20일까지 게속될 영화제는 공식 경쟁부문과 「영 포럼」 「어린이영화」등 4개 분야에 걸쳐 진행되며,찰리 채플린을 제외하고는 가장 위대한 무성영화 희극배우로 꼽히는 버스터 키튼 특별회고전도 마련되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본선에서는 우리나라의 「태백산맥」이 올라 나머지 13개 국 26개 작품과 최우수상인 금곰상을 놓고 치열하게 경합중이다.한국영화는 또 여균동감독의 「세상 밖으로」가 「영 포럼」부문에 출품돼 세계의 신인감독들의 작품과 비교평가무대를 갖는다. 본선 진출작품 가운데 아시아권에 속하는 작품은 「태백산맥」「귀향」(홍콩)등 5편이며 유럽권에서는 「약속」(독일·프랑스·중국합작) 「애틀란티스 횡단」(독일) 「영화제작자들의 밤」(독일·영국합작)등이 올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전히 유럽영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영화로는 「퀴즈쇼」(감독 로버트 레드포드),「조용한 가을」(감독 브루스 버레스포드)등 7편이 올라 「유럽 예술영화냐 할리우드 상업영화냐」의 한판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이밖에 멕시코영화와 캐나다영화가 한편씩 경쟁부문에 들었다. 심사위원단은 이스라엘 출신 여류감독 리아 판 레어씨를 위원장으로 프랑스의 장 클로드 브리소,독일의 알프레드 히르쉬 마이어 등 10명으로 짜여졌다. 칸영화제·베니스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영화제의 하나로 꼽히는 베를린영화제는 이데올로기적 색채가 비교적 강한 것이 특징.그동안 정치·사회적 주제를 다룬 작품들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끌어왔다. 한편 초 팔라스트극장에서 1백m 떨어진 「시네센터」에서는 영화제 시작과 함께 견본시장이 열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각국의 독립제작사들이 만든 소규모 예술영화들이 주로 거래되는 이 필름마켓에는 세계 50여개사 4백50여 작품이 출품됐다.그중에는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세상밖으로」 「우리 시대의 사랑」등 한국영화 10여편도 있어 해외 바이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 영화제 시상식은 20일 주상영관인 초 팔라스트극장에서 열린다.
  • 「한­미 21세기위 토론」 무슨말 오갔나

    ◎한국측,미의 북핵협상 방식 강력 비판/“과잉 양보로 북에 정전위 무시 빌미 제공”/미,“대안 없었다” 변명… 시장개방 역공세 한미21세기위원회 2차연례회의는 9일 워싱턴시내의 윌라드호텔에서 첫날 회의를 열고 「한반도통일의 안보및 경제적 의의」와 「한미경제관계의 평가와 과제」라는 두가지 주제아래 각기 기조발표를 듣고 자유토론을 벌였다. 비공개로 상오9시부터 하오5시50분까지 열린 이날 토론에는 한미양국의 행정부및 의회인사,학계,재계,언론계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이날 한반도관계 주제발표는 한국측에서 김학준 박사(단국대이사장)와 이영선 교수(연세대)가,미측에서는 로버트 조이리크씨(전 백악관비서실차장·전 국무부차관)가 나와 주제발표를 했으며 윈스톤 로드 국무부동아태차관보는 이날 낮 오찬초청연사로 나와 연설을 했다. 한미경제관계는 미측에서 데니얼 타룰로 국무부경제사업담당차관보가,한국측에서 양수길교통연구원장이 기조발표를 했으며 저녁에는 폴 사이먼 상원의원(민주)이 만찬연사로 나와 연설을 했다. 만찬직전의 리셉션에서는 국무부의 피터 타노프차관이 나와 환영인사를 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견해를 표시했는데 한국측에서는 나웅배 국회외무통일위원장,손학규(민자)·조순승 의원(민주)과 김경원 사회과학원장,최창윤 국제교류재단이사장,김삼훈 외무부통상대사,김현철삼미그룹회장등이 참가했고 미측에서는 더글러스 비라이터 하원동아태소위원장,토머스 허바드 국무부동아태부차관보,로레스 크라우스 캘리포니아대교수,로버트 카일 국가안보회의보좌관,존 에비 포드자동차간부,짐 호글랜드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의 초점은 두가지로 북핵에 관한 미북한간의 제네바합의에 대한 평가였고 다른 하나는 한국의 시장개방을 중심으로 한 통상관계였다. 북핵합의에 관해서는 한국측이 미측에 대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미국이 방어적인 입장이었다면 반대로 시장개방의 한미통상문제에 관해서는 미국측이 공세를 취하고 한국이 수세입장을 취하는 양상이었다는 것이다. 북핵합의에 관해 한국측은 미국이북한의 핵확산금지체제(NPT)로의 복귀만을 목표로 두고 지나친 양보를 했으며 협상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한국형경수로의 거부,추가원조요구등을 북한이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아니라 미북한간의 협상에서 한국을 건너띠는 협상방식으로 진행되어 왔기때문에 북한이 정전체제를 무산시키고 미국과 직접 평화협정을 맺겠다는 식으로 나오고있는 것은 아닌가고 물었다.또 지금 북한이 경수로협정체결등이나 정전체제의 무시등 시비를 걸 것을 미측은 예상했는지 아니면 못했는가 따지는등 매우 공격적인 입장을 취했다. 팀스피리트훈련은 하는 것인가 안하는 것인가를 분명히 대답해 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미정부관계자나 미측 참석자들은 『미국이 북한과 제네바합의를 하지 않았을 경우 무슨 대안이 있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북미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한반도에 긴장이 엄청나게 높아졌을 것이며 만약 전쟁이 발발한다면 15분만에 서울이 쑥대밭이 된다는 군사적 측면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물론 미측도 남북관계가 호전되어야 미북한관계도 개선된다는 것을 북한측에 분명히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반도평화정착의 궁극적인 수단은 남북화해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같은 입장은 계속 견지할 것임을 강조했다. 미측은 또 팀스피리트훈련에 관해 금년과 내년은 가급적 훈련을 하지 않을 생각이나 여기에는 고려할 사항이 많으므로 훈련을 하지 않는다고 최종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미통상문제는 미국측이 한국측의 시장개방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측은 한국정부가 캠페인을 펴고 있는 세계화는 어떤 면에서는 바로 시장개방인데 한국은 현재 외국인이 투자하기로 가장 어려운 나라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세계화구호를 외치고 있지만 별로 손에 잡힐만한 것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한국의 시장개방에 관해서는 비록 현재는 만족하지 않지만 그 전망은 낙관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국측은 김영삼대통령의 작은 정부운동과 세계화추진으로 시장개방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의지가 하급관리의 인식부족으로 시행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북한체제의 급작스런 붕괴가능성에 관한 토론도 있었는데 한국참석자들간에서도 의견이 반반으로 팽팽하게 엇갈렸다는 것이다.
  • 「공연예술의 메카」나윤도특파원 현장리포트(브로드웨이“새바람”:4)

    ◎맨해튼을 거닐며/트라이베카선 드니로 등 명우쉽게 만나/역사의 인물 헤일·그릴리·프랭클린동상 우뚝/구정때면 차이나타운에 용춤 행렬 장관/프랭클린가엔 테디 시어터 등 소극장 많아 『태양은 모든 것을 향해 밝게 빛난다(The Sun it shines for all)』 브로드웨이 280번지,챔버 스트리트와 교차 지점에 있는 시청 부속건물의 외벽 모퉁이에서 브로드웨이 쪽으로 돌출해 있는 작은 시계 「선 클록」(Sun Clock)에 새겨진 이 글귀는 브로드웨이의 성격을 단적으로 표현해주고 있다.한면이 50㎝ 정도에 불과한 정육면체의 청동주조물에 8각의 로마숫자판으로 된 이 시계는 스스로 태양이고 싶은 뉴요커들의 심정을 은연중에 대변해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원래 이 글귀는 19세기 중반 창간돼 1917년에 이 건물로 옮겨왔던 신문 선(The Sun)의 모토였다.뉴욕시청 바로 뒤에 떡 버티고 서서 격동기 미국 현대사의 감시자 역을 맡았던 선은 뉴욕 최초의 페니 페이퍼(한 부 값을 1센트 정도로 정해 누구나 쉽게 사 볼 수 있게 한 신문)로 모든 뉴요커들에게 따뜻한태양 역할을 자청했던 신문이다. 그후 1952년 이 신문이 폐간되고 한동안 선 클록도 멈춰 있었으나 이 시계를 사랑했던 부근의 시청 직원들과 각회사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하여 보수해 놓았다.결국 선은 없어졌어도 선 클록은 뉴요커들의 희망의 목소리로 그자리에 남아 있다. ○남북 6개블럭 연결 남쪽으로 세인트 폴 교회가 있는 풀턴 스트리트로부터 북쪽으로 챔버 스트리트까지 여섯 블록에 이어지는 브로드웨이의 맞은편은 시빅 센터(Civic Center)라 불리는 곳으로 넓은 시티 홀 파크 공원을 중심으로 시청과 각종 부속건물,시경,각급 법원 및 연방사무소 등 뉴욕의 모든 관공서들이 모여있어 뉴욕의 심장부를 형성하고 있다.1870년 최초로 이 공원을 따라 머레이 스트리트에서 워렌 스트리트간 약1백m에 뉴욕의 첫 지하철이 튜브식 공법으로 시험 건설되었다. 이 지역의 브로드웨이는 2백여년 동안 수많은 영웅들을 위한 환영의 거리,축제의 거리이자 데모의 거리,상업의 거리로 발전해왔으며 자연적으로 미국 자유언론의 전통을 탄생시킨 신문의 거리를형성해 왔다. 특히 1811년 완공된 시티홀 앞 광장은 식민지 시절 뉴욕을 방문하는 영국왕을 위한 환영퍼레이드를 벌이던 전통에서 최근에는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한 홈팀 선수들의 환영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축제가 벌어져 왔다.그뿐만 아니라 1865년 링컨 대통령이 암살된 후 이틀 동안 시신이 안치됐을 때는 6만여 뉴요커들이 조문을 위해 장사진을 치기도 했던 곳이다. 오늘날 이 거리의 역사는 세사람의 동상이 대변해주고 있다.워싱턴 장군의 부하였던 네이선 헤일(1755∼76)과 언론인 호러스 그릴리(1811∼72),그리고 벤저민 프랭클린(1706∼90)이 그들이다. ○19개 신문가 옮겨가 시청 서쪽의 헤일 대위는 예일대 출신 교사로 독립전쟁이 벌어지자 워싱턴 장군의 군대에 합류,맹활약하다 1776년 9월 영국군에 잡혀 바로 다음날 교수형을 당했다.그가 죽기 전 『내가 유감으로 생각하는 것은 나라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나의 목숨이 오직 하나뿐이라는 사실이다』 하고 남긴 말이 영원히 기념되고 있다. 동쪽 브루클린 다리를 향해 서있는 뉴욕 트리뷴창간자 그릴리는 남북전쟁 시대의 개혁가로 노예제도를 공격하고 여성의 참정권 허용, 노동조합 장려 등을 강력히 주장했다.그는 특히 서부 공략을 주장한 『서부로 가라,젊은이들이여(Go West,Young men)』라는 글이 유명하다. 공원 옆 페이스 대학 앞에 있는 미국 정치가의 대부이자 언론인,과학자였던 벤저민 프랭클린은 새정부 수립시 펜실베이니아 대표로 참석,각 주간 이해 대립 조정자로서 두드러진 역할을 했으며 자신이 창간한 신문 펜실베이니아 거제트를 한손에 들고 서있다.그 동상 옆에는 헝가리 태생의 조셉 퓰리처가 신문왕국의 발판으로 삼았던 뉴욕 월드 옛사옥이 있다. 이렇듯 시티 홀 파크를 사이에 두고 브로드웨이와 파크로 거리 일대에는 19세기 말 19개의 신문사가 밀집해 있을 정도로 번성한 신문의 거리를 이뤘다.이들은 이 지역에서 1733년 뉴욕 위클리 저널을 창간,영국의 식민통치에 과감히 투쟁하던 존 피터 젱거의 정신을 이어받아 자유언론의 전통을 세워나갔다.그러나 오늘날 상당수는 없어지거나 더 북쪽으로 이전해 신문의 거리는역사적 이름으로 변해 버리고 말았다. 이 거리에는 또 근대 상업의 발상지인 브로드웨이 233번지에 하늘을 찌를 듯 치솟아 있는 울워스(Wool worth)빌딩이 있다.1879년 이 지역에 새로운 형태의 소매점포를 차린 세일즈맨 프랭크 울워스는 5센트·10센트 균일점이라는 다양한 물품을 박리다매로 판매하는 형태로 운영했다. 순수한 소매업만으로 엄청난 재산을 모은 울워스는 1913년 당시 높이 2백40m,60층의 사옥을 완공시켜 세계 최고의 높이뿐 아니라 정교한 아름다움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더욱이 그는 공사비 1천5백만달러를 은행빚 하나없이 현금으로 지불해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이 건물은 17년간 세계최고의 기록을 보유했으며 아직도 울워스사의 본부로 쓰이고 있다. 이 지역을 지나 챔버 스트리트 북쪽으로 올라가면 브로드웨이의 스카이라인은 마천루 숲을 이루던 남쪽과는 큰 대비를 이룬다.5∼6층 정도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고 여기저기 중국어 간판이 눈에 들어오면서 브로드웨이는 북쪽의 커낼 스트리트까지 차이나타운의 한부분을 이룬다. 브로드웨이를 서쪽 끝으로 하여 이스트 리버의 맨해튼 브리지까지 넓게 펼쳐진 차이나타운은 구정을 맞아 연일 각종 민속행사가 한창이다.부리부리한 눈에 형형각색의 꽃술이 달린 커다란 두마리의 용이 가게마다 찾아다니며 폭죽을 터뜨리며 1년 동안의 복을 비는 신비한 중국인들의 민속행사들도 브로드웨이의 한부분이 돼 있다. 그러나 브로드웨이의 가장 큰 매력은 역사와의 만남보다도 민속과의 만남보다도 예술과의 만남에 있다.동쪽으로 시빅 센터와 차이나타운을 이끌어온 브로드웨이의 서쪽 일대를 차지하고 있는 트라이베커는 사실상 브로드웨이 예술기행의 출발점이다. ○예술의 감칠맛 더해 「운하 아래 삼각형 모양의 땅」이라는 뜻의 이곳은 맨해튼 중심가에 있는 백화점들의 창고지역으로 얼핏 보기에는 삭막하기 그지없는 곳이지만 차분히 들여다보면 광맥을 찾듯 빨려들어가게 하는 매력이 있는 곳이다.내놓고 보여주기보다는 더듬고 들여다보고 찾아야 가까스로 조금 보여주는 절제된 아름다움은 브로드웨이 예술에 감칠맛을 더해주는 요소가되기도 한다. 브로드웨이 예술의 또하나의 매력은 화제 인물의 체취를 직접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다.러시아 출신의 작곡가 어빙 벌린이 성장한 맨해튼 로어 이스트사이드에서 듣는 노래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다르듯이 트라이베커에서 영화배우 로버트 드 니로를 만나는 것은 뉴욕에 대한 새로운 입문이 된다. 영화 「택시 드라이버」에서 염세주의적인 월남전 공훈 택시 운전사로 만난 니로와 「뉴욕,뉴욕」에서 사랑에 성공한 색소폰 연주자로서의 니로와 이곳 그리니치 스트리트 375번지 트라이베커 필름센터에서 만나는 니로는 사람도 다르고 뉴욕도 다른 뉴욕이다. 이곳에서 두 블록 떨어진 허드슨 스트리트 110번지의 아파트에 살고 있어 트라이베커의 터줏대감인 니로는 옛 커피창고를 개조해 만든 이 필름센터를 스티븐 스필버그,론 하워드,퀸시 존스 등과 함께 사무실겸 작업장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밑에는 트라이베커 그릴이라는 찻집도 공동운영,영화예술인들의 만남의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화이트 스트리트 38번지에는 네온 미술가 루디 스턴의작업장이자 갤러리인 「네온이 있게 하라」(Let there be Neon)가 있고 웨스트 브로드웨이와 프랭클린 스트리트가 만나는 곳에는 자유의 여신상 크라운을 쓰고 있는 테디 시어터,원 드림 시어터 소극장 등 구석구석 창조의 공간들로 채워져 있다. 『자유여,상큼한 자유여(Oh,Liberty,Sweet Liberty)』 프랭클린 스트리트의 한벽면을 장식한 이 글은 브로드웨이의 영원한 모토이기도 하다.
  • 세계 첫 원폭실험 50년/로스 알라모스/그때와 오늘

    ◎「에뇰라 게이전시회」 취소 미·일 논쟁속 관심 증폭 1945년 7월 16일 상오5시반 미 뉴멕시코주 로스 알라모스의 앨라모고르도시 트리니티 지역에 어둠을 가르는 섬광이 번쩍였다.인류최초로 시험용 원폭이 터진 것이다.뉴멕시코주 사람들은 이날을 되새기며 『그날은 해가 동쪽에서 뜨지 않았다』고 말한다.이 순간 과학의 힘을 공포로 바꾼 핵의 시대가 이곳에서 막을 열었다.미국은 1943년부터 소위 「맨해턴 계획」이란 암호명으로 원폭제조 실험을 시작,이날 원폭의 아버지라 불리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주도로 극비리에 이 폭발실험을 감행한 것이다.그당시 사막 한가운데에서 터진 이 폭발로 사람들은 생애 처음으로 보는 버섯구름에 대해 그저 아름다운 자연현상 쯤으로 미화하기까지 했었다.그로부터 약 3주일 뒤(8월 6일) 히로시마에 「에뉼라 게이」(enola gay)라는 이름의 B­29폭격기가 4t짜리 원폭 「꼬마」(little boy)를 투하,8만여명이 숨지고 4만여명이 다치거나 후유증으로 고생하기 시작했으며 9일에는 나가사키에도 「뚱보」(fat man)란 이름의 원폭이 떨어졌다.미국은 이 최초의 원폭시험장소를 「제로지점」으로 명명,아직껏 울타리를 쳐놓고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 있으나 핵의 역사를 아는 이들은 이곳을 찾아 그날의 일을 되새긴다.미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에뉼라 게이 전시 계획 취소로 미·일 양국이 시끄러워진 사건을 계기로 시그마가 이곳 제로지점을 돌아봤다.
  • “경수로건설비 상환 북현물·경화로”/미상원군사위 청문회 속기록

    ◎작년 북핵위기때 1만명 증파 건의/한국전 재발땐 1만명이상 희생 미국 상원군사위원회(위원장 스트롬 서먼드)는 26일 상오(한국시간 26일 밤)윌리엄 페리 국방장관과 게리 럭 주한미군사령관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북한핵합의에 관해 청문회를 가졌다.다음은 이날 있은 질문답변의 요지­. ▲존 매케인 의원(공화·애리조나)=북한이 핵계획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경수로 원자로를 얻도록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첫번째 경수로가 본격가동되기 전에 이 합의가 깨어질 것으로 본다.미국법엔 테러국가에 대해서는 원조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데 국방부가 긴급비용을 전용한 것은 잘못이 아닌가. ▲페리 장관=북·미기본합의문 이행에 드는 총금액은 아마 50억달러가 넘을 것이다.대부분의 경비는 한국과 일본이 부담할 것이며 미국이 부담할 금액은 중유제공 기여금,코리아에너지개발기구(KEDO)설립운영기금등 연간 2천만∼3천만달러의 수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경수로 건설경비는 무이자 차관이 제공되며 현물과 경화로 상환될 것이다.경수로의 첫번째 건설은 지금부터 10∼11년정도 걸릴 것 같고 두번째 완공시기는 13∼14년이 소요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작년 6월 북한핵위기가 고조되었을 당시 영변원자로에 대해 군사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도 고려했으나 이를 대통령에게 건의하지는 않았다.결국 대통령에게는 대북 경제제재를 취하면서 한반도에 주한미군을 1만명 증파하는 것 등 신속히 군사력을 증강하는 방안을 건의했었다. ▲럭 사령관=북한의 경제는 마이너스 5∼10% 수준으로 감소했다.그들은 군장비를 교체할 방법이 없으며 공군력은 줄어들고 있고 장비도 노후화되기 시작했다.한반도에 전쟁이 다시 일어난다면 이에 따라 파생되는 손실액은 수조달러에 달할 것이다.이 중 미국의 경비는 1천억달러가 될 것이다.이는 걸프전 당시 7백10억달러를 사용했던데서 근거한 것이나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더 많은 돈이 들 것이다. 수조달러의 계산은 연간 3천8백억달러 규모에 이르고 연간 8%의 성장률을 이룩하는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은 물론 일본경제,중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한국내 기간시설에 대한 파장등을 종합하여 내린 결론인 것이다.만약 한국전이 재발한다면 1백만명이상이 희생될 것이다.과거 한국전때 미군만 5만명이 희생되었는데 요즘 전쟁의 치명성이 엄청나게 커졌다는 사실을 고려해 보면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서먼드 위원장=미국은 군사정전위 이외에 북한과 별도의 채널을 갖고 있는가.한국은 미국이 북한과 직접 협상을 하기 때문에 화가 났다는 언론보도가 있는데 사실인가. ▲럭 사령관=군사정전위 바깥에서는 아무 것도 이뤄질 수 없음을 한국측에 재확인하는 노력을 해왔다.만약 화가 났다면 뉴욕에서 있었던 허바드 국무부 동아태부차관보의 파견문제에 대한 논의때문일 수도 있다. ▲샘 넌 의원(민주·조지아)=한미연합군의 전력을 1에서 10까지의 눈금자로 볼 때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가. ▲럭 사령관=과거에는 대략 7정도였으나 현재는 아마 8·5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한국의 GNP는 4천억달러에 이르나 북한은 20분의 1인 2백억달러 수준이다.북한은 GNP의 28%를 군비에 충당하고 있으나 계속해서 군사력을 지탱할 수는 없을 것이다. ▲로버트 스미스 의원(공화·뉴햄프셔)=헬기조종사 홀 준위의 석방은 김정일의 지시에 의해 이뤄졌는가. ▲페리 장관=본인이 그에 대한 별도의 정보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고 정보분석관들의 분석에 의한 것이다.그러나 나는 거기에 높은 수준의 확신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 「케네디가 신화」 이룬 안방마님/로즈여사 타계

    ◎미 보스턴 시장 딸… 24살때 결혼/아들 셋 대통령·의원으로 키워/두아들 암살당하는 비운 감내 고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어머니 로즈 케네디 여사가 22일 1백4세를 일기로 타계했다.사인은 폐렴에 따른 합병증. 그녀는 미국대통령과 두 상원의원을 키워내는 등 미국신화를 창조한 훌륭한 어머니로 존경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사고와 흉탄에 아들·딸들을 잃은 비운의 여인이었다.그녀는 아들들이 선거에 출마할 때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하거나 유세장에 직접 나가 지지를 호소하는 등 적극적 역할을 했다.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녀를 돋보이게 한 것은 지난 63년과 68년 장남인 존 F 케네디 대통령(당시)과 상원의원 로버트 케네디가 암살됐을 때 보인 기품과 용기였다. 그녀는 지난 1890년7월 존 피츠 제럴드 보스턴 시장의 「귀염둥이」 딸로 태어나 엄격한 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1914년 고 조지프 패트릭 케네디와 결혼,4남5녀를 낳았다.2차대전중 남편이 영국주재 대사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재기넘친 해학과 지적 능력으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1944년미국으로 돌아오면서 그녀 자신이 「환희와 고통」으로 표현한 또다른 인생이 시작됐다.장남인 조지프가 미해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비행기 사고로 죽은데 이어 4년 뒤에는 둘째딸 캐슬린마저 비행기 추락사고로 목숨을 잃었다.첫째딸인 로즈마리 역시 정신 이상으로 폐인이 되고 말았으나 아들들이 대통령과 상원의원이 되는 기쁨도 맛보았다. 그녀는 평생을 장애아들을 돕는데 헌신하고 70세 때까지 스케이트를 타고 80세까지 골프를 즐기는 등 정력적인 활동을 해왔으나 지난 84년 심장발작을 일으켜 휠체어에 의존하는 생활을 하면서부터는 국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 톰 행크스 열연 「포레스트 검프」/작품·감독·남주연상 휩쓸어

    ◎여우주연상엔 제시카 랭 영예 【로스앤젤레스 로이터 연합】 로버트 제메키스 감독,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21일밤 미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열린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최우수 감독상·남우 주연상을 휩쓸었다.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 주연상을 받은 「포레스트 검프」는 바보 포레스트 검프가 과거 역사적인 여러 사건에 뛰어들어 문제를 해결하는 사건구성으로 감동을 안겨주는 작품이다. 톰 행크스는 지난해 에이즈에 걸린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필라델피아」로 골든 글로브 남우 주연상을 받았으며 뒤이어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까지 수상한 바 있다. 또 여자배우 주연상은 영화 「블루 스카이」에서 주연한 제시카 랭이,최우수 만화영화상은 「라이언 킹」이 수상했다. 여우 조연상은 우디 앨런감독의 「브로드웨이의 총알」에서 여배우 역할을 한 다이앤 와이스트,남우 조연상은 영화 「에드 우드」에서 열연한 마틴 랜도가 영광을 차지했다. 또 공로상인 「세실 B 데빌상」은 여배우 소피아 로렌이 수상,기립박수를 받았으며 최고 코미디 연기상은 스파이 영화 「트루라이즈」의 제이미 리 커티스와 「4번의 결혼식과 4번의 장례식」의 휴 그랜트에 돌아갔다.
  • 「미104대 의회와 한미관계」 세미나

    ◎“북핵합의때 남북긴장 완화책 간과”/“미의회 대화촉구 불응땐 제동 걸어야”/“지나친 대북한 압력은 역효과” 견화도 미국 워싱턴의 아메리칸대와 한국의 세종연구소가 공동주관한 「제104대 미의회와 한·미관계」세미나가 18일 아메리칸대 국제학부 라운지에서 열렸다.이날 상오에는 세미나 제1부 「공화당의회,민주당행정부와 미국의 대북정책」의 주제로 북·미핵합의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날 주제발표는 다릴 플런크 헤리티지 선임연구원이 했으며 토론에는 미측에서 로버트 톰프킨(민주주의연구그룹)·스카트 스나이더(미평화연구소)연구원등이,한국측에서는 오기평교수(서강대학교)·현인택연구위원(세종연구소)등이 참가했다. 다음은 이날 플런크연구원의 주제발표와 스나이더연구원의 토론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플런크연구원의 주제발표 클린턴행정부가 작년 10월 북한과 십수개월의 협상끝에 타결한 북핵합의는 북한에 정치적 재정적으로 양보한 「관대한 합의」라고 할 수 있다.무엇보다 북한의 핵과거를 규명할 수 없는 등 핵투명성확보가 적어도 10년 가까이 지연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한반도이해가 오직 핵문제 하나에만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닌데도 너무 이 문제에만 좁게 집착하고 있다.남북한간의 긴장이 전혀 감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핵합의과정에서 연계시키지 않은 것은 잘못이다.남북한간에는 지난 92년 합의한 「남북화해와 한반도비핵화협정」이 있어 어떻게 긴장을 완화할 것인가 하는 틀은 이미 마련되어 있는데도 이를 간과한 것이다. 미국의회는 상하양원의 대북공동결의안을 채택,북한은 남북한간의 대화를 즉각 재개하고 북·미핵합의의 이행을 남북한간의 긴장완화와 연계시키도록 촉구해야 한다.이 결의문에는 남북화해와 비핵화협정의 이행을 강조하고 북한에 클린턴 대통령의 특사를 파견하여 이같은 의지를 북한지도부에 직접 전달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져야 한다. 클린턴행정부는 결의안통과 3개월이내 이에 관한 진척사항을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며 이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의회가 판단하면 예산권한등을 동원,북·미합의의 이행에 제동을걸어야 한다. ◇스나이더연구원의 토론요지 북·미합의가 핵문제에만 집착함으로써 남북한간의 정치적 접촉,경제교류,긴장완화에 소홀히 했다는 지적엔 동감한다.그러나 북핵합의는 작년말 헬기사건의 해결과정에서도 나타났지만 과거에 없던 북한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기초」를 제공해주고 있다.이런 점에서 북핵합의는 「정치적 현실에 대한 실용주의적 대응」의 하나라고 평가할 수 있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가 북·미합의를 정밀검증하는 것은 당연하나 베이커 전국무장관도 증언했듯이 이를 전적으로 폐기해서는 안될 것이다.북·미합의에 북한이 원하는 내용이 많은 만큼 북한에 대한 「지렛대」는 미국측에 있다.그러나 이 지렛대를 공개적인 압력을 통해 핵합의를 위협하는 식으로 사용한다면 이는 큰 잘못이 될 것이다.그동안 중국이 북한에 대해 구사해온 방식은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비공식적인 압력,공개적인 설득」의 모델을 따라야 할 것이다.북한은 공개적인 압력 때문에 응해야 할 일이 생긴다 해도 그들의 체제유지의 바탕이 되어온 주체원칙 때문에 그것을 할 수 없는 실정에 있는 것이다.
  • 매캐한 잿더미속 「평화고무」 간판만…/“지진 시름” 일 교민사회

    ◎신발공장·철공소 수백곳 폐회로/거의 영세업체… 하루벌이 교민 큰 걱정/민단 옷·식량 제공… “동포애 한가락 위안” 효고현 지진발생 3일째인 19일 낮.교포공장과 주택이 밀집해 있는 고베시 나가타구 오가이도로는 폭격을 맞은듯 폐허더미로 변해 있었다.벽돌더미와 전신주등이 지진으로 쓰러지면서 골목길들을 막고 있었다. 상가주택가 한쪽편에서는 경찰과 군인 10여명이 모여 있었다.대형 크레인과 굴착기를 동원,무너져 내린 지붕위에서 뭔가 구조작업을 하고 있었다.지진 3일째인 이날까지도 아직 흙더미에서 깔려 신음하고 있는 사람을 찾는다는 것이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그의 운명에 맡기기로 하고 다음 발길을 재촉했다.스가하라(관원)시장을 통과했다.이 시장은 연기속에 불길이 3일째 계속해서 솟고 있었다.연기가 사라진 쪽으로는 『가족의 시신이라도 찾는다』며 몇몇 젊은이들이 시장 이곳 저곳을 바삐 오갔다.한국인 공장의 상징과도 같은 「평화고무」에 다다랐다.화학공장이 많아서인지 매캐한 냄새가 구역질을 일으켰다. 「평화고무」라고 쓴 큰 간판이 무너진 지붕위에 걸쳐있었다.평화고무는 30년전 우리 교포가 세운 신발공장으로 이국땅에서 받은 차별의 한과 내일을 위한 꿈이 어우러져 있는 곳이다.4층건물로 모두 16개사가 입주한 평화고무.한국인의 피와 땀으로 깃든 한국인의 터전이 하루아침에 재로 변한 것이다.대부분 종업원이 10∼20명 안팎이었다.영세 신발공업주들은 그러나 『경영하는 사람도 그렇지만 하루벌어 하루먹는 근로자들이 더 걱정이다』면서 한숨을 지었다. 「평화고무」에 세든 박주영씨(55·삼지제화대표)는 『나만 해도 피해액이 1억엔이상 될 것이다.하지만 이 공장에 모든 생계를 건 우리 근로자들의 생활은 정말 캄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주변 5백여개의 군소 신발공장 가운데 80%인 4백여개의 공장이 전파됐다』고 말하고 『일본 케미컬 슈스의 80%를 생산하는 이곳의 공장피해만도 1천억내지 2천억엔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평화고무」와 비숫한 「고쿠에이철공소」「다이큐우가공소」도 사정은 비슷했다.모두 한국인 땀이 밴 한국인의 생활터전이라는 점에서.교포 김상복씨(65·신발가공업)는 『각 공장등이 현재상태로 재개되려면 15년이 걸릴 것』이라며 『중국인과 한창 경쟁하는 시점에서 지진이라는 또하나의 적을 맞았다』고 하소연 했다. 가와니시(천서)도로를 빠져 큰길인 오미치(대도)길을 건넜다.아스팔트가 2백여m 가량 엿가락처럼 휘어진 채 푹 꺼져 있었다.교포가 많이 수용돼 있다는 가구라(신락)소학교를 찾았다.강당·복도·는 물론 들어선 로비에도 「피난민」이 가득했다.5백여명의 수용자가운데 30%가 한국인이라는 설명이었다.입구 정문에는 수용자명단과 함께 사람을 찾는 광고문도 보였다. 우리말이 서툰 김마사코(70)란 할머니는 『세간살이 하나라도 더 꺼내려다 노인들이 많이 죽었다』고 말했다. 오미치 길옆 한 블록을 건너 하스이케(연지)마을.재일대한기독교 고베교회가 눈에 들어왔다.이곳은 별다른 피해가 없어 한 관계자는 『피해 교포를 돕기 위해 모금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다시 한 블록을 건너 고베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유도대회가 열렸다는 현립 문화체육관을찾았다.로비에서부터 「수용소」였다.이곳 저곳에서는 노인들의 신음소리가 들렸다.대부분이 지진 충격을 벗어나지 못한듯 얼빠진 모습이었다. 체육관을 빠져 나오며 시야에 들어온 것은 마쓰노(송야)지역의 불에 타버린 목조2층주택들.바로 이곳은 월세 1만엔 안팎의 우리 근로자의 안식처였으나 모두 사라져버렸다. 시모야마테 민단건물로 향하는 동안 민단 구호물자를 싣고 어디론지 가고 있는 소형 마이크로버스가 눈에 들어왔다.본격적인 교포구호활동이 시작된 것이다.오사카 관서은행은 19일 6백만엔의 성금을 민단에 기부했다.관서제조협회,재일동포대한기독교회등 각종 단체와 교포들도 모포·옷·비상식량·의약품등을 민단으로 보냈다.대지진의 폐허 속에서도 동포애가 비극의 슬픔을 조금은 달래는 듯 했다. ▷신원확인 교포 사망자◁ ◇고베(신호)시 ▲김현수(72)▲진옥려(73)▲심일춘(32)▲최수광(20)▲진강작(71)▲장경자(40)▲박정옥(77)▲박열기(63)▲김효구(61)▲남관자(41)▲고수정(68)▲박영호(72)▲김무부(55)▲김상권(81)▲김순자(39)▲박영치(70∼75)▲신순이(연령불명) ◇니시노미야(서궁)시 ▲한동래(70)▲김일수(67)▲박용령(23)▲김천수(42)▲임숙혜(66)▲임정부(64)▲오행강(연령미상) ◇아시야(호옥)시 ▲김두오(75) ◇효고(병고)현 ▲이일평(연령미상) ◇이단시 ▲박금자(47)▲장순갑(70·서궁시)▲김군자(59·장전구)▲김성기(8·〃)▲안화대(33·〃)▲김향일(36·〃)▲고태윤(70·〃)▲김선주(60·〃)▲남홍(63·명석시)▲박옥용(44·장전구)▲박윤생(64·〃)▲정외선(56·〃)▲김서거(81·〃)▲현양순(67·〃)▲정우연(56·〃)▲이학선(83·〃)▲박열재(50·탄구)▲여양일(53·이기시) ◎교포기업 피해 1천억∼2천억엔/민단,전국 지부·지회에 생필품 지원 지시/효고현 피해규모·구호 현황 이번 효고현의 최대 피해지역인 고베시의 우리 교민은 모두 8만4천여명(외무부집계).이 가운데 한국국적으로 재외 국민등록을 마친 사람이 4만1천3백명.나머지는 조총련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9일 현재 고베시 민단본부가 밝힌 인명 피해는 사망이 23명.그러나 효고현 경찰측은 이날 까지 사망한 한국인의 수가 19일 상오 현재 15명이라고 공식 집계하고 있다. 지진피해가 가장 컸던 고베시 나가타구의 우리교포는 1만여명인데 바로 이들 가운데 사망자는 적어도 50명에 이를 것으로 민단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교포들의 피해는 나가타구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 이들 교포들의 피해액을 집계해보면 교포들의 전체 피해액을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민단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나가타구에는 평화고무(대표 강순찬)·국영고무(대표 남창웅)·대구라버(대표 김해수)등 우리교포 기업들이 약 5백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대부분은 고무·화학계통의 기업.고무·화학계통으로서는 전일본을 통틀어 약 80%의 생산량을 맡고 있다.나가타시의 공업생산량은 효고현 전체의 60%로 일본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바로 이 지역의 교포대부분은 고무·화학계통의 영세기업을 운영하고 있거나 한국인이 경영하는 이 기업들에 취업하고 있다. 효고현의 한국인 기업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비공식집계로 교포의 전체 기업피해액만 1천­2천억엔이 이를 것으로 밝히고 있다. 이같은 엄청난 피해에도 불구,지진이 발생한 지 사흘째인 19일 아직 이렇다할 복구에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효고현 당국의 복구가 대부분 전기·전화등 공공시설의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또 일본 당국도 복구를 위해 최선은 다하고 있으나 피해지역이 광범위한데다 통신·교통수단이 두절돼 이렇다할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시 관계자들은 『복구보다도 현재 실종된 인명을 구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까지 밝히고 있다.따라서 당분간 전기·통신·가스등 공공기반시설의 복구외에는 개별적인 복구착수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민단측은 18일부터 일본 전국 각지부·지회를 통해 구호활동지시를 내려놓고 있다.19일 현재까지 고베시의 시방(서번)지부와 와카야마(화가산)현지방본부에서 생수·라면·손전등·모포 두 트럭분을 보내와 교포들이 수용돼 있는 각 수용소별로 구호활동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구호품의 수집이나 배분에 있어서도 곳곳에서 교통소통에 애를 먹고 있어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는 상황이다.
  • 미­멕시코/4백억불차관 협상/멕시코 재정지원일환… “담보엔 석유

    【워싱턴 로이터 연합】 미국은 멕시코의 재정위기를 구하기 위해 제공키로 한 4백달러 규모의 차관에 대한 「엄격한 조건」을 요구하기 위해 멕시코정부와 협상 중이라고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이 15일 밝혔다. 루빈 장관은 이날 ABC­TV의 「데이비드 브랭클리와 함께」라는 프로에 출연,『앨런 그린스펀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등 대(대)멕시코 차관에 관여한 모든 인사들은 멕시코 경제가 근본적으로 견실하며 미국이 보장하는 어떠한 차관도 차질없이 변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같은 변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멕시코 정부에 대해 차관상환을 위한 엄격한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차관 조건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최근 미재무부 관리들은 멕시코가 장래의 석유수입을 미국이 제공하는 차관의 담보물로 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벌꿀/조혈작용·간장보호·질병 저항력 증진(최선록 건강칼럼:53)

    ◎매일 한숟갈씩 복용… 코감기 쉽게 치료 벌꿀은 자연감미료로써 다시 정제할 필요가 없는 유일한 자연식품이자 건강식품이다. 일반적으로 벌꿀과 꽃꿀을 동일하거나 비슷한 식품으로 알고 있지만 서양사람들은 꽃꿀을 넥타(NECTAR),벌꿀을 허니(HONEY)라 하여 용어자체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꽃꿀은 식물이 꿀벌이나 다른 곤충들을 유인하기 위해 꽃에서 분비하는 단물질인 반면 벌꿀은 벌들이 꽃꿀과 꽃가루를 비롯,식물에서 얻은 다른 물질을 모아 먹이로 완성시킨 다음 벌집에 저장한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벌꿀은 꽃이 피는 계절에 따라 아카시아꿀 싸리꿀 유채꿀 밤꿀 메밀꽃 밀감꿀 자운영꿀 클로버꿀 잡화꿀 등 종류가 다양할 뿐 아니라 꿀에 따라 맛,빗깔,향기도 각기 다르다. 영양학적으로 벌꿀의 성분은 밀원에 따라 약간 차이가 나지만 1백g당 열량은 2백94㎉로 쇠고기나 달걀의 2배,우유보다 5배가량 높고 주성분은 포도당,과당이며 단백질,회분,비타민이 풍부하다. 특히 비타민 B₁,B₂,B6,판토텐산,니코틴산,콜린,엽산,비타민C 등을 함유하고 있는 영양식품으로 각종 질병 치료에 널리 복용되고 있다. 어른의 1일 꿀 섭취량은 최소한 30∼40g 정도는 먹어야 하며 국민학교 저학년의 어린이들은 5∼15g이 알맞는 양이다.이를 밥숟가락으로 환산하면 어른은 1일 2숟갈이며 어린이는 차숟갈로 2∼3회 먹으면 된다.꿀은 아무때 먹어도 좋지만 매일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며 적어도 1개월 이상 꾸준히 먹어야 뚜렷한 치료효과가 나타난다. 건강한 사람이 꿀을 매일 먹으면 원기가 왕성해지고 심장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으며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증진시키는 동시에 피로 회복이 빨라진다. 더욱이 꿀에는 피를 만드는 조혈작용,간장보호작용,술 마신 다음날 아침의 숙취제거,기침을 없애주는 진해작용,소변이 잘 나오는 이뇨작용,신경통과 불면증 치료 등 다양한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겨울철에 추위를 잘타는 사람에게 꿀은 좋은 보약이 된다.매일 식사 때마다 꿀 1숟갈씩 먹으면 추위를 이겨내는 내한성체질을 갖게된다.또 코감기에 자주 걸리는 사람이 꿀을 복용하면 쉽게 치료되고웬만한 감기는 가볍게 넘기게 된다.
  • 한반도 통일을 전망한다/MBC TV 특별대담

    ◎“북한붕괴 가능성 없어 「독일식 통일」 난망”/21C초에 통일기관 조성… 경협확대 긴요/북은 개방앞서 법정비·대남긴장 해소를/북 경제난 타개하려 대미접근 집착 한반도및 동북아시아문제에 관한 세계적 석학인 로버트 스칼라피노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11일밤 방영된 MBC­TV 신년특별기획 대담프로에서 한반도의 통일에는 남북간의 교역확대 등 구체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확고한 경제협력체제의 구축및 문화의 교류·이념대립의 감소 등 통일의 전제조건들을 다져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정식 미국 펜실베이니아대교수와 대담한 스칼라피노교수의 한반도 통일진단 내용을 요약,소개한다. 이정식=정치지도자로서 김정일의 앞날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스칼라피노=현재 여러가지 불확실한 요소들 때문에 섣부른 예측을 할 수는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김정일이 김일성과 같은 방식으로는 북한을 통치할 수는 없으리란 것입니다. 김정일은 오히려 가시적인 정치적 역량,예를 들면 북한주민들의 생활 향상이라든가 폐쇄정책 대신 북한을 국제사회의 실질적 구성원으로 동참시킨다든가 하는 식의 정치적 능력을 발휘함으로써만 자신의 정치기반을 확고하게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김정일의 건강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그와 함께 북한을 이끌고 나갈 정치 세력은 구세대가 아니라 많은 교육을 받은 2세대 혹은 3세대 정치지도자들입니다.또 과거 동구나 러시아·중국 등에 유학한 4천∼5천명에 달하는 기술관료나 과학자들,과거 외국에 체류하며 서방세계를 경험한 군사·외교관계 전문가들이 북한의 변화를 초래할 촉매 역할을 할 사회 계층입니다.북한은 에너지 자원과 식량의 수급,낙후된 산업시설과 군사장비의 현대화 등 해결해야 될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이같은 북한의 여건을 고려할 때 북한이 시장경제체제로 나아가리라는 점이 분명해집니다. 이정식=동감입니다.그런데 북한의 핵사찰과 관련한 지난해 미국과 북한간의 제네바 협상결과를 볼 때 김정일이 스스로의 정치적 기반을 마련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북한은 50만t의 중유를 얻어갈 수 있게되었고 40억달러나 되는 경수로를 무상으로 지원받을 예정인데다 미국과의 외교관계마저 확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북한은 금년 한해에도 지난 몇년간에 해왔던 것처럼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외국의 자본과 기술 등이 절실히 필요한 북한은 선봉·나진같은 경제특구의 설정으로 개방을 시도하고 있으나 부작용을 우려한 나머지 개방의 속도와 범위를 제한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스칼라피노=북한이 조심성 있게 다루고 있는 개방 문제의 성패 여부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아야 할 것입니다.공산주의 계획경제체제가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할 때는 필연적으로 정치적 문제를 수반하기 때문에 북한은 앞으로 러시아와 중국이 보이게 될 변화를 주시하고 있습니다.북한은 과거 소련의 원조 등 외부로부터의 지원도 이제는 끊겨 폐쇄경제가 갖는 필연성이라고 할 수 있는 과학과 기술 분야의 낙후 등으로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없습니다.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왜 그토록 집착하였는지에 대한 해답은 여기에서 찾을 수있습니다.그들은 핵문제를 활용해 그들이 원하는 것을 다 얻어갔습니다. 이정식=북한이 개방노선을 취할 때 세계 여러나라들이 어떻게 대응할 것으로 진단하십니까. 스칼라피노=많은 외국기업들이 앞을 다투어 중국에 투자했습니다만 기업활동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중국의 법제도와 인플레,공무원들의 부패로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따라서 세계의 기업들은 북한의 태도를 주목하고 있습니다.북한이 실질적으로 외자를 유치하려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요인이 세가지 있습니다.먼저 외자유치 촉진을 위한 법규의 정비와 엄격한 법률의 시행,관계공무원의 협조및 인플레의 통제입니다.둘째 정치적 안정,셋째로 인접한 국가들과의 정치적 환경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일입니다.특히 한국과의 대립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정식=한국의 기업들이 대북한 투자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북한의 현실을 감안할 때 가장 실질적인 협력방안은 인력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따라서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가르칠 학교가 세워져야 하겠지요. 스칼라피노=그렇습니다.북한의관리자들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제품의 품질이라든가 가격 등에 대한 의식이 전혀 없습니다.이런 사회가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할 때 필연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이 경영학적 사고방식입니다.이 분야의 실질적 교육을 위해 외국과 민간차원에서 인력훈련 프로그램을 확충한다든가 우수한 인재들을 유학시킨다든가 또 북한내에서 강연이나 학술토론을 활성화하는 협력체계를 모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정식=이제 북한과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중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겠습니까. 스칼라피노=과거 수년간 중국은 미국과 보조를 같이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동참할 것을 종용하고 설득해 왔습니다.또 남북대화에도 북한이 성실히 임해 주기를 바랐습니다.제 생각으로는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합의와 또 이로 인해 앞으로 수립될 미·북간의 외교관계에 중국이 별로 유감을 갖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이정식=남북한 교류에 중국의 중요한 역할이 기대됩니다. 스칼라피노=동감입니다.재미있는 것은 한국의 북방정책처럼 이번에는 북한이 동방정책이라고 불릴 수 있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이룩했고 멀지않아 일본과의 수교가 가능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정식=북한은 작년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한국을 제외하고 미국과의 대화만을 고집했습니다.이로 인해 많은 문제가 생겨납니다. 스칼라피노=그렇습니다.남북한간의 대화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장애요인은 상호신뢰 부족입니다.우선 신뢰가 회복되고 경제분야부터 협력을 모색하여,나아가서는 비무장지대의 무장 해제,병력과 군비의 감축에까지 이르러야 합니다.남북한 모두에게 현재의 국방예산은 커다란 부담입니다. 이정식=남북이 어디서부터 대화의 실마리를 풀어야 할지,또 그간 쌓였던 불신을 어떻게 제거할 수 있을지가 문제입니다. 스칼라피노=남북한간에도 작은 출발이 구체적으로 이뤄져야 하겠지요.예컨대 두만강 개발계획처럼 여러종류의 대화가 개최될 수 있어야 합니다.이제 앞으로의 남북관계를 전망해보고 싶습니다.남북한 양측 모두에 등장한 새세대 정치인들이 과거의 이념 대립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정책을 추진해주기를 바랍니다.동·서독이 통일되기까지는 오랜 세월 경제와 문화의 교류가 있었습니다.한반도의 통일은 어느날 갑자기 닥쳐오기보다는 한걸음 한걸음 과정을 밟아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북한이 붕괴되지 않는 한 독일식의 통일은 불가능하며,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정식=올해는 한국이 일제치하에서 벗어난지 50년 되는 의미있는 해입니다.남북한 관계를 개선하는 실질적인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스칼라피노=지난 50년은 한국의 놀라운 변신을 보여준 기간입니다.그러나 그동안 북한은 과거의 전통에 집착하면서 근대화에 실패한 나머지 이제 많은 문제를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이정식=북한의 정치지도자들이 현명한 판단으로 95년을 변화를 위한 전환점으로 삼아주었으면 합니다. 스칼라피노=옳습니다.21세기초가 되면 통일을 위한 기반이 조성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그 기반이란 양국간에 확고하게 마련되고 운용되는 경제협력체제,문화의 교류,그리고 이념의 대립이 줄어듦으로써 마련될 수 있는 것입니다.이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통일의 전제조건입니다. 이정식=한국사람들은 언제쯤 통일이 될까 하는 식의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남북한 어느쪽이 침략을 통해 승리하거나 스스로 붕괴될 가능성은 없습니다.따라서 교류를 통한 여건 조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스칼라피노=정치적 형태의 통일도 가능합니다.자치권을 갖는 양측정부가 공존하는 상태에서 연방을 이루고 단계적으로 통일상태로 나아갑니다. 이정식=언젠가 북한의 김일성주석은 연방제 통일이 불가능하다면 통일을 논의하기 위한 상설기구를 마련해 협의하자고 말했던 적이 있습니다. 스칼라피노=중요한 것은 올해가 어떤 형태로든 통일로 나가기 위한 실질적인 출발의 해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특히 양국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을 민간차원의 교류를 통해 해결해야 하며,이 민간차원 교류에는 주변국들의 참여도 가능케해야 합니다. 이정식=남북한 이외에 주변국들이 동참하는 형태의 협력체제중에는 북한의 인력훈련이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스칼라피노=남북한의 협력체제속에서 양쪽이 모두 관심을 갖고 대비해야 할 문제들로는 다음 세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로 양쪽의 경제를 활성화하고 경제 활력을 확보하는 것이고,둘째로는 환경문제를 논의해야 합니다.셋째로는 양쪽 다 높은 구성비를 보이고 있는 노인들에 대한 배려입니다. 이정식=남북한 사이에 협력이 이뤄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스칼라피노=남북관계의 장래가 밝으리라고 저는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싶습니다.그 이유는 동북아에서 대규모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희박하고,동북아의 지역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으며,이 지역에서 군비감축의 징후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정식=남북양측 모두가 군비감축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스칼라피노=군비감축을 위해 이제 실효성 있는 조치가 마련돼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한반도 뿐만 아니라 동북아지역을 비핵화한다든가,각국의 국방예산을 사실대로 공개하게 한다든가,각국의 무기보유 현황과 무기류 수출입의 실상을 파악하는 등의 조치를 마련해야 됩니다.미국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무기를 수출하는 문제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하겠습니다.남북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한가지 부연하고 싶은 것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점입니다.북한을 위시해서 현재 APEC에 가입해 있지 않은 나라들이 동참해야 합니다.이를 위해서는 세계무역기구를 통해 양국간의 협력체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협력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며,몇년내에 실현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 도정일교수 평론집 「시인은 숲으로 가지 못한다」 출간

    ◎문학론서 문화론까지 폭넓은 비평문 수록 문학평론가 도정일교수(53·경희대 영문과)가 평론집 「시인은 숲으로 가지 못한다」를 최근 민음사에서 펴냈다. 시작품에 대한 비평을 비롯해 문학론,문화론에 걸쳐 폭넓은 비평문들을 싣고 있는 이 책은 뒤늦게 뛰어들었으나 문학계에 빛나는 저자의 비평활동의 첫 결산으로서 관심을 모은다.고전문학이론에서부터 현대비평까지 섭렵하고 있는 도교수는 시종 쉽고 명쾌한 글로써 가장 어려운 문예이론까지 쉽게 이해시키고 때로는 당대의 껄끄러운 문학논쟁과 관심사에 풍부한 비유와 해학이 깃든 신랄한 비판을 가함으로써 번뜩이는 통찰력을 드러내보인다. 이같은 비평활동의 집적이라 할 이 평론집은 편의상 크게 두개의 축으로 나눠 논지를 정리할 수 있다.하나는 생태적 위기 아래서의 문학의 역할에 대한 도교수의 관심으로 이는 1부와 4부에서 주로 논의되고 있다.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눈오는 밤 숲에 머물어」를 역설로 「요즘 시인들은 산성눈 때문에 숲에 가지 않는다」는 뜻의 책제목은 최근의생태적 위기에 대한 도교수의 관심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도교수는 『생산과 소비의 극대화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근대적 생산양식이 순환을 원리로 하는 자연질서를 파탄시킴으로써 인간과 자연 사이에 일찍이 없었던 적대관계를 형성해 놓았다』면서 『도구화·대상화되고 경멸시된 자연을 되돌려 인간과 자연의 화해적 관계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근대적 삶의 양식이 역사적 산물인 만큼 문학은 이같은 삶의 위기에서 모순의 역사적 성격에 주목해야 한다고 도교수는 역설하고 있다.「역사성」 또는 「사회적 삶」에 대한 관심이야말로 문학 본연의 자세로서 이 책에서 도교수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부분이다. 다른 하나는 리얼리즘 문학에서부터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는 문학계의 논쟁과 관심사에 기꺼이 비판의 자를 들이댄 지성으로서의 도교수의 활약으로 2·3부에서 주로 다뤄지고 있다.예를 들어 포스트모더니즘의 허위를 지적한 「시뮬레이션 미학,또는 조립문학의 문제와 전망」,영화적 기법에 몰두하는 신세대 작가군의 의미에 대해 분석한 「90년대 소설의 영화적 관심과 형식문제」,뭇 시인들이 「도사」가 되는데 경종을 울렸던 「문학적 신비주의의 두 형태」 등이 그것이다.그의 비판은 외국 문예이론의 무분별한 수용과 문학의 원리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질책한 것에 다름 아니었다.그러나 도교수의 비판은 비판 자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논쟁이 안고 있는 본질적 문제를 환기시킴으로써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유럽·중동국 KEDO 참여 요청/미,새달 갈루치특사 파견

    【도쿄=강석진특파원】 미국 정부가 다음달 초 로버트 갈루치 핵문제 담당대사를 유럽과 중동 산유국에 파견,북한 경수로 건설 지원 등을 담당할 코리아에너지기구(KEDO) 참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이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동 산유국에 갈루치 대사를 파견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중유공급에 협력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중동산유국의 KEDO 참여는 이미 확정된 것으로 일부 보도되기도 했으나 이 신문은 다음달 말로 예정된 KEDO 발족을 앞두고 참가국이 확정되지 않아 미 정부가 조정을 서두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갈루치 대사의 파견과 때맞춰 아시아의 관련국에도 국무부 고위관리를 파견,막바지 조정 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 미 새 하원의장 깅그리치/52세 뉴트의 인생 이력서

    ◎고교때 꿈 이뤄냈다/의부밑에서 성장… 유아기 클린턴과 흡사/투병 아내와 이혼… 교수 출신 보수주의자 제1백4대 미의회가 개원한 4일(한국시간 5일)은 뉴트 깅그리치의 날이었다.40년만에 하원의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이 그를 하원의장으로 뽑았기 때문이다. 이날 낮 12시 기도로 시작된 개원식이전부터 미국의 모든 매체는 깅그리치의 인터뷰를 생중계했고 그의 취임사는 대통령의 연두교서를 방불케할 정도로 국정의 대강을 제시했다. 올해 52세인 깅그리치는 미국동남부 조지아출신의 9선의원으로 어릴때부터 대통령보다 권력의 원천인 하원의장을 꿈꾸어왔다. 뉴트는 2차 대전때인 1943년 6월17일 펜실베이니아주의 해리스버그인근의 마을에서 아버지 뉴턴 맥퍼슨과 어머니 캐슬린사이에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허쉬 초코릿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긴했지만 술고래에다 손찌검까지 잦아 뉴트가 3살 되던해 이혼을 했다.어머니 캐슬린은 해군중령인 로버트 깅그리치와 재혼했고 뉴트는 어머니를 따라 의붓아버지와 함께 살았고 자신의 성도 생부의 성이아니라 양아버지아래 입적이 되어 깅그리치로 되었다. 뉴트의 이러한 유아기의 환경은 클린턴대통령과도 흡사하다.클린턴대통령은 생부가 결혼 3개월만에 교통사고로 숨져 유복자로 태어났고 어머니가 재혼한 남자의 성을 따라 클린턴이 된것이다. 뉴트가 컬럼버스의 베이커고교를 다닐때 그는 5년 연상의 여인인 기하선생님을 좋아했다.그가 조지아주의 에모리대학을 진학했을때인 19살 되던 해 이 여선생인 재키 배틀리와 결혼을 했다.뉴트의 어린 시절을 군인의 절도로 엄하게 키워온 양아버지는 그로부터 연상의 연인과 결혼하기로 결심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이 결혼을 만류했으며 끝까지 결혼을 하겠다면 결혼식에 가족 어느누구도 참석하지않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그러나 결혼은 이뤄졌고 뉴트부부는 4년사이에 두딸을 낳았다. 뉴트는 에모리대에서 역사학을 공부한뒤 다시 툴레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70년에는 웨스트 조지아대에서 역사학과 교수로 봉직했다.고교·대학시절부터 정치에로의 꿈을 키워오던 그는 두번에 걸쳐 근소한표차로 낙방의 고배를 마셔오다가 78년 조지아주 제6선거구에서 연방하원의원에 당선,처음으로 워싱턴정가에 진출할 수 있었다. 첫 임기가 끝날 무렵이던 81년 당시 암에 걸려 투병중이던 재키와 이혼소송끝에 헤어졌다.5년이나 나이많은 부인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해 이혼을 하게되었지만 암수술을 받고 회복중이던 부인에게 이혼소송을 한것은 그의 비정한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을 받기도 했다.그는 곧바로 지금의 마리아느 긴터여인과 재혼했다. 달변가이자 다혈질에다 논쟁을 불러일으킬수있는 독설과 주장을 서슴지않아 중후한 정치지도자로서는 자격이 부족하다는 평도 받고있다.
  • 미,외국인 전문인력 고용 제한/임시직 채용회사 단속 강화

    ◎근무 허가시간 6년서 3년으로 단축 【워싱턴 AP 연합】 미행정부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외국 전문인력을 임시직에 고용한 회사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현행법상 고용주들은 컴퓨터 프로그래밍,물리치료,의료와 일부 교육 및 기술분야와 같이 미국인 인력이 부족한 전문직종에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해마다 최고 6만5천 명이 근로허가를 받고 있다. 노조들은 이로 인해 고용주들이 미국인이나 이민근로자를 전문교육시킬 노력을 할 필요가 없게 됐다고 주장하며 지난 수년에 걸쳐 이 법을 비난해 왔다. 로버트 라이시 노동부 장관은 『지난 수년간 법을 남용하는 사례가 다수 있었음』을 시인하며 일련의 규제 강화책이 도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노동부는 우선 외국인 전문인력의 근무 허가기한을 6년에서 3년으로 단축시킬 계획이다. 또한 노동부는 고용주에게 외국 인력에 대한 임금을 해당지역의 관례에 따라 지불토록 보장하는 현행 규정 대신 구체적 지급내용을 밝히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뿐만아니라 고용주는 앞으로 파업 중이거나 노사분쟁으로 인해 작업장 출입을 봉쇄당한 근로자를 대신해서 외국 인력을 고용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노동부에 증명해야 한다.
  • 북,「미조종사 송환」정치협상 획책/성실한 사과·고위관리 파북 요구

    ◎미 국무부차관보 오늘 방북/우리측 “우려” 표명에 “억류 푸는데 목적” 북한측이 불시착한 미군 헬기 조종사 송환을 지연시키면서 일방적 외교­선전공세를 펴고있어 주목된다.북한측은 27일 돌연 「중앙통신사 상보」를 통해 헬기의 영공「침입」이 우발적 사고가 아니라 「의도적 정탐행위」였다며 고압적 자세로 미국정부의 「성실한 사과」를 되풀이 요구하는 한편 외교채널을 통해 고위관리의 평양파견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따라 미국국무부는 토머스 허바드 부차관보를 28일 상오 판문점을 통해 북한에 파견키로 했다.허바드 부차관보는 북한을 방문하는 미행정부 관리 가운데 최고위 인사가 된다. 북한측은 26일 뉴욕의 유엔대표부를 통해 로버트 갈루치 북한핵담당 대사의 방북을 요청했으나 미정부는 허바드 부차관보를 파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미국은 이에 앞서 26일 하오 허바드 부차관보의 방북과 관련한 당국자간 협의를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우리측은 『허바드 부차관보가 방북중에 억류중인 조종사 홀 준위의송환문제만을 논의해야 한다』며 북한측의 고위관리 초청공세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군사정전위 차원의 문제를 계속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시도하는 것은 미국과 고위레벨의 직접 채널을 확보하려는것』이라고 분석하고 『북미합의를 놓고 미국 의회에서 강경한 목소리가 나오는 점을 의식,헬기사건을 처리하면서 미국측에 「정치적인 부담」을 떠안기려는 뜻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외무부 장기호대변인은 28일 논평을 통해 『허바드 부차관보의 방북은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며 다른 목적은 없다』고 밝혔다. 허바드 부차관보는 27일 자정 크리스텐슨 국무부 한국담당부과장과 함께 군용기편으로 경기도 오산의 미군기지에 도착했으며 28일 상오 외무부 당국자와 사전협의를 가진뒤 판문점을 통해 입북한다. 허바드 부차관보의 귀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미국측은 이틀 안에 홀 준위와 함께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북한은 27일 「중앙통신사 상보」에서 헬기사건이의도적인 정탐행위였다고 주장하면서 미군 생존자에 대해 군법에 따른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북한은 『미국의 호전계층이 사태의 진상을 은폐하면서 위압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서 『미국은 이제라도 가해자로서 책임을 인정하고 공손하고 이성적인 자세를 뚜렷이 보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내외통신이 전했다. 【워싱턴=이경형특파원】 백악관은 북한에 불시착한 미군 헬기조종사 보비 홀 준위의 석방 문제를 북한측과 논의하기 위해 톰 허바드 국무부 부차관보를 평양에 파견하기로 결정했으며 이에 따라 허바드 차관보가 이미 북한으로 떠났다고 미국 국무부의 한 관리가 26일 밝혔다.
  • 북·미 「헬기협상」 정치회담 국면으로/허바드 부차관보 방북 안팎

    ◎평양측,조종사 인질 삼아 고지 확보/북핵합의 이행과정 「한국 배제」 우려 미 국무부의 토머스 허바드 부차관보가 28일 미군조종사의 송환을 위해 평양땅을 밟기로 함에 따라 「헬기협상」은 미국과 북한간의 고위급정치회담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7일 미군헬기 불시착이후 송환협상 과정에서 리처드슨 미하원의원과의 접촉을 무위로 돌린데 이어 자신들이 요구한 북­미간 장성급 회담 역시 무산시켰으며 주한미군사령관의 「유감서한」도 받아들이지 않는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이런 가운데 북한은 26일 뉴욕의 유엔대표부를 통해 『차관보급인사를 보내주면 송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서한을 미국측에 전달했고 미국은 이를 선뜻 받아들인 것이다. 외교소식통들은 이번 「고위급정치협상」이 북한의 요청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억류된 홀 준위의 연내 석방은 일단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송환지연이 북­미간 관계개선협상이 진행중인 마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을 북한측도 헤아리고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이번 북­미간의 「새 선례」가 향후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에 악역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즉 북한은 억류조종사의 석방을 미국과의 직접적인 정치협상을 통해 「용서」하고 「해결」해줌으로써 미국에 정치적인 빚을 안겨주는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이 경우 북한은 현재 미국과 진행하고 있는 경수로협상,연락사무소협상등에서 유리한 협상고지에 서게 된다는 것이다. 또 「문제해결=북­미정치회담」이라는 「선례」를 남겨줘 한반도의 장기적인 과제라 할 수 있는 북한핵문제 해결과정에 한국은 계속 뒷전에 나앉게 되는 상황도 우려되고 있다.북­미간의 직접적인 정치접촉은 북­미간 관계개선에 한국을 계속 배제하려는 북한측 의도를 강화시켜 줘 『북­미간 관계개선에 남­북대화의 선행이 필수적』이라는 제네바의 「핵타결정신」을 점점 요원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진전과 관련,정부는 개각전 외교·안보팀의 대응과는 사뭇 다른 「강경한」각도에서 접근하고 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측이 허바드의 평양방문사실을 우리측에 알려온데 대해 정부는 『인도적인 문제에만 국한시키라』며 강력한 제동의지와 함께 불편한 심기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정부는 또 개각전의 외교·안보팀때 미국측이 자주 한­미간의 공식적인 채널을 무시,우리 고위층과 「직거래」해온 것을 이번 기회에 교정시키려는 의도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8일 허바드 부차관보가 판문점을 넘기 앞서 우리쪽의 상대인 장재용미주국장을 만나 「송환문제」를 협의하게 한 것도 이같은 의도에서라는 지적이다.미국측은 과거 사안이 있을 때마다 「공조」를 이유로 전화나 면담을 통해 직접 한승주전장관등과 「거래」를 해왔다.그러나 이번 외교·안보팀은 가급적 「카운터파트」만을 상대하게 해 공식 채널을 복원시키고 대미외교에 있어 약간의 시각교정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허바드 부차관보와의 협상에서 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요구를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는 미국측이 과연「인도적인 문제」만 협의하고 돌아올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경계하고 있는 눈치다. ◎북의 「허바드부차관보 초청」 배경/「쌍무협상」 통해 평화협정체결 시도/연락사무소 조기개설 필요성 부각 속셈도 미국이 북한에 억류중인 헬기조종사 홀 준위의 송환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특사를 파견한 것은 북한의 요구에 순응한 것이다.이같은 순응은 게리 럭 주한미군사령관이 북한측에 영공침범에 대한 사과서한을 보낸데 이어 미국이 또한번 북한측에 「코가 끼어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미국정부는 26일 유엔대표부를 통해 「미국의 대표」를 파견해줄 것을 요청하는 북한측의 서한을 접수,이날로 미국무부의 토머스 허바드 동아시아태평양부차관보를 특사로 보내기로 확정한 것이다.허바드 부차관보의 북한행은 그가 북핵담당대사인 로버트 갈루치 차관보에 이어 국무부내 북한문제를 다루는 제2인자이고 미국의 대북한정책입안의 고위실무자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지금까지 평양에 파견한 미국의 정부관리로서 최고위급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북한이 이번에 「미정부대표의 파견」을 요청한 이유에 관해 워싱턴의 한 외교관측통은 3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첫째 북한측은 영공침범이라는 휴전협정위반문제를 유엔정전위가 아니라 미국과의 쌍무적인 직접협상으로 처리함으로써 「휴전협정을 폐기하고 미·북한간의 평화협정체결추진」의 여지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둘째 이번 송환문제협의를 미·북한간의 조기 관계개선및 관계격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새해 1월중 실시키로 되어 있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직접통신규제철폐,은행계좌개설등 경제제재완화조치의 이행을 다시한번 확인하고 연락사무소의 조속한 개설을 촉구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조종사의 신병을 인도해주면서 미국정부대표가 북한이 제시하는 신병인수서에 서명토록 함으로써 미국과의 관계전개에 있어 어떤 법적인 근거를 마련해 놓겠다는 속셈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정부가 북한측의 계산을 알면서도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는 것」은 클린턴 대통령을 비롯,미정부 고위관리들이 잇따라「성탄절전 송환」을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위로 그침으로써 클린턴 행정부의 대내외적인 위신이 크게 실추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송환특사파견으로 홀준위의 연말이전 석방이 기대되기는 하나 그들이 관영매체를 통해 『헬기의 간첩행위는 주권을 침해한 용서받지못할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등에 비추어 섣불리 낙관론을 펴기는 아직 이른 것같다. 북한이 항로이탈에 의한 우발적인 사고가 아니라 스파이행위라며 미국이 그 책임을 져야한다고 하는 것은 설령 조종사를 풀어준다해도 허바드특사로 하여금 「간첩행위」를 인정하는 내용의 신병인수서에 서명하는 조건을 내세울지 모른다. 따라서 홀준위의 송환문제는 의외로 시간을 끌지모르며 미국과 북한간의 관계개선은 물론 북미핵합의이행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 KEDO내에 운영이사회/한·미·일 합의… 정책결정 전담

    【샌프란시스코 연합】 한·미·일 3국은 대북 경수로제공을 위한 국제컨소시엄인 코리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정책결정을 전담하기 위해 3국만이 참여하는 운영이사회를 두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동진 경수로기획단장과 로버트 갈루치 미국핵대사,엔도 테츠야(원등철야) 일본대사는 15일 저녁(현지시간) 숙소인 스투퍼 스탠더드 코트호텔에서 전체회의와 만찬을 겸한 수석대표회의를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현지의 한 외교소식통이 밝혔다. 3국은 또 정책결정을 담당하는 운영이사회와는 별도로 중국과 러시아,서방선진7개국(G­7)등이 참여하는 운영자문위원회를 설치,운영을 이원화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3국으로 구성되는 운영이사회는 ▲경수로 공급계약시 명기해야 할 일반사항및 한국과 KEDO간 상업계약 내용 ▲KEDO 재정집행 ▲경수로 제공사업 관리·감독등 KEDO의 정책결정을 전담하게 되며 의사결정 방식은 합의에 의한 만장일치를 채택할 예정이다. 최단장은 회의를 마친 뒤 『3국이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며 『몇나라가 참여하느냐에 관계없이 3국의 주도적 역할이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KEDO의 행정과 집행을 맡는 사무국의 경우 북­미 기본합의서를 감안,미국이 사무총장직을 맡고 한국이 사무차장직을 맡는다는데 3국이 의견접근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EDO 발족시기는 내년 1월중순 보다 약간 늦어질 것으로 보이며 사무국 본부는 1차 워싱턴회의 합의대로 금융서비스가 쉽고 북한 접촉이 용이한 뉴욕으로 하는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전참가국 출자 주장 【도쿄 연합】 일본정부는 북한의 경수로 전환 지원을 위해 한·미·일 3국이 중심이 돼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코리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참가국 모두가 자금 협력을 해야 한다는 방향에서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일본의 산케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갈루치 미 핵대사/새달 한·일·중 순방 【도쿄 연합】 미국의 로버트 갈루치 북핵담당 대사는 내년 1월 북한에 대한 경수로 지원을 맡을 코리아에너지개발기구(KEDO)설립문제를논의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일본의 교도통신이 16일 보도했다.
  • 흉악범 정신세계 분석/로버트 레슬러저 「FBI심리분석관」

    ◎20년 수사경험 토대 범인상 분석 「지존파 범죄」「택시운전사 온보현 사건」들이 잇따라 터지자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도 「선진국형」살인유형이 자리잡아 가는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곧 해외토픽에서나 보아온 「마구잡이로 범행대상을 골라 매우 잔혹하게 범행하는」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게 아닌가 해서다. 이런 점에서 흉악범들의 정신세계를 분석한 책 「FBI 심리분석관」(미래사 펴냄)은 우리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지은이 로버트 레슬러는 FBI(미 연방수사국)수사관으로 20년 가까이 일하면서,연쇄살인범들의 숨겨진 범죄심리와 수법을 캐는 「범인상분석」방식을 확립한 장본인.그는 ▲몸 속 피가 가루로 변해가기 때문에 남의 피를 마셔야 한다고 믿은 「흡혈귀」 리처드 체이스 ▲범행현장에 「더 많은 사람을 죽이기 전에 제발 나를 잡으라」는 낙서를 남긴 대학생 윌리엄 하이랜스 ▲여배우 샤론 테이트 살해등 7건의 집단살인을 한 히피그룹 「맨슨 패밀리」의 두목 찰스 맨슨등 살인마들을 오래동안 면담해 그들의 심리와 수법을체계화할 정도로 밝혀냈다. 따라서 레슬러를 비롯한 FBI심리분석팀은 범행 현장에서 예컨대 「범인은 백인 남자,20대 후반,고졸의 학력,키 170㎝가량」이라고 바로 끄집어낼 정도로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 연쇄살인범들의 범행은 어떤 심리에서 비롯될까. 지은이는 그들이 근본적으로는 성범죄자이며 그 바탕에는 「비뚤어진 성적환상」이 깃들어 있다고 분석한다.그리고 그 원인으로 가정과 학교에서 소외된 어린시절의 경험,외설물의 범람,물질중심적인 풍토 등 산업사회가 키워낸 병리현상을 지적했다. 어쩌면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지만 지금 우리사회가 절실히 귀기울여야 할 대목이다.고도화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건너온 이 책이 의미있다면 이같은 시의적절한 경고때문일 것이다. 소설과 영화로 큰 인기를 끈 「양들의 침묵」이 지은이의 수사경험에서 소재를 구했다는 것도 흥미를 더해 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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