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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량간 실시간 교통정보 주고받아 사고 막는다

    차량간 실시간 교통정보 주고받아 사고 막는다

     다음달부터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교통정보를 알려줘 교통사고를 막는 서비스가 시범 실시된다. 일부 도로에서 연구개발 목적으로 시스템을 설치했었지만 현장에 적용되기는 처음이다.  국토교통부는 차세대 교통안전 서비스인 차세대지능형교통시스템(C-ITS)를 체험하고 운전자 관점에서 개선사항을 제안할 대전, 세종 시민 체험단 3000명을 모집한다고 27일 밝혔다.  C-ITS는 차량간, 차량-도로간 교통정보를 주고받아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시스템.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상황을 미리 경고해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시스템으로 보이지 않는 모퉁이에서 길을 건너는 보행자나 차량 운전 중 전방 도로에 떨어진 낙하물, 전방 사고 발생 등의 정보를 단말기를 통해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기존 ITS는 교통정보센터 중심의 일방 정보 제공에 그쳐 돌발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 반면 C-ITS는 15개 안전 정보가 도로 및 차량 상호통신이 가능하고, 개별 차량간에도 실시간으로 제공돼 돌발상황에 대응해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소통상태 및 통행시간, 돌발상황이 제공되고 급커브 등 도로위험구간에 낙하물, 역주행 차량이 발견되면 이를 뒷차에 알려준다. 도로에 설치된 센서가 안개·결빙·수막 등 장애요소를 파악해 해당 구간을 지나는 운전자에세 미리 주의운전 정보를 제공한다. 우회전시 운전자가 깨닫지 못한 교차로 접근차량과 충돌 위험이 있을 경우 경고하고, 통학버스(예로버스) 위치 및 승하차 여부를 뒷차에 알려준다. 차량이 횡단보도에 진입하기 전 보행자 및 자전거 유무를 알려주고, 전방 차량의 속도 및 급정거·급가속 정보도 제공한다. 차량 고장 등 긴급상황 발생시 차내 비상버튼을 누르면 교통정보센터에 정보가 제공돼 다른 차량들에게 위험정보를 전달해주기도 한다.  2014년 7월 시범사업 실시를 위해 시스템 구축을 시작, 이달말 대전-세종구간 고속도로, 국도, 시가지 등 87.8㎞에 시스템이 구축돼 다음달부터 서비스가 시작된다. 백현식 첨단도로안전과장은 “시범사업을 통해 C-ITS 서비스 및 기술을 보완하고 시범사업을 마친 후 단계적으로 고속도로, 국도에 확산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두테르테 공포’… 마약상 60명 사살

    필리핀의 마약상들이 벌벌 떨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승리와 함께 “마약상을 죽여도 좋다”며 경찰의 강력한 단속을 주문한 이후 한 달 보름여 만에 60명 가까운 마약 매매 용의자가 사살됐다. 하루 최소 1명의 마약상이 사살된 것이다. 26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은 5월 9일 대선 이후 지금까지 마약 용의자 59명을 사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월부터 대선일까지 약 5개월간 마약 용의자 39명이 사살된 것과 비교하면 경찰이 얼마나 공격적인 단속을 벌였는지 보여준다. 두테르테 당선인이 마약 용의자를 살아있든 죽었든 잡기만 하면 최고 500만 페소(약 1억 2000만원)의 포상금을 주겠다며 대대적인 단속과 적극적인 총기 사용을 촉구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 내정자는 한 교도소에 수감된 거물 마약상들이 두테르테 당선인을 암살하기 위해 5000만 페소(약 12억 5000만원)의 현상금을 걸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지난 24일 남부 다바오시 경찰서에서 마약상들이 자신과 정부 관료들의 목에 1억 페소(약 25억원)를 걸면 그들을 해치우는 데 1억 5000만 페소(약 37억원)을 주겠다며 경찰에 포상금과 함께 승진도 약속했다. 그가 오는 30일 대통령에 취임하면 ‘범죄와의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경찰의 총기남용과 범죄 용의자 즉결처형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레예스 ‘사형제반대연합’ 전 대표는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범죄자를 죽이는 것은 보복과 분노, 증오, 죽음의 문화를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브렉시트 거센 후폭풍] 美 대테러 전략 한계… “푸틴엔 뜻하지 않는 선물” 러 부상 경계

    [브렉시트 거센 후폭풍] 美 대테러 전략 한계… “푸틴엔 뜻하지 않는 선물” 러 부상 경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안보질서에도 상당한 후폭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유럽을 비롯해 국제문제에 개입했던 미국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힘의 공백’도 우려된다. 신고립주의 영향으로 유럽이 분열하는 가운데 미국의 대테러 전략이 힘을 잃고, 러시아 등의 세력 확대 전망도 나온다. 신미국안보센터(CNAS) 줄리앤 스미스 국장은 25일(현지시간) “브렉시트는 이미 약화하는 EU에 충격을 주고, 미국과 영국이 통합적 역할을 해온 대테러 조치들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영국의 향후 EU 탈퇴 협상과정에서 불거지는 이슈들이 대(對)러시아 제재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이 신고립주의를 택했다는 것도 미국의 동맹을 통한 개입주의 세계 전략에 적잖은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국의 EU 탈퇴의 주요 원인으로 이민 문제가 꼽히는데, 일각에서는 미국이 시리아 사태 및 ‘이슬람국가’(IS) 격퇴 등에 미온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난민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은 중동·대테러·난민 문제 등을 영국 등 유럽과 손잡고 해결하려 했지만 역효과를 낳은 것이다. 애틀랜틱카운슬 로버트 매닝 연구위원은 “브렉시트 결정은 세계화에 대한 역풍이라는 국제적 흐름을 보여준다”며 “다른 유럽 국가들뿐 아니라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율로 본 미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또 브렉시트에 따른 유럽의 균열로 미국이 글로벌 현안 대응에 있어 유럽의 지지를 끌어내는데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자문역이었던 미외교협회(CFR) 필 고든 연구위원은 “브렉시트 이후 유럽이 내부 문제에 초점을 맞추면서 미국의 국제적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네기국제연구원 더글러스 팔 부원장은 “영국의 탈퇴로 분열된 유럽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뜻하지 않은 선물”이라며 러시아의 부상 가능성을 경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과 영국은 특별한 관계이며, 이 관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데서 이런 우려의 단면을 읽을 수 있다. 즉 미국이 주도하는 유럽 집단안보체제에는 문제가 없을 것임을 부각시켰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기아차, 미 자동차 구매자들이 꼽은 1등차

    기아차, 미 자동차 구매자들이 꼽은 1등차

    기아자동차가 미국의 신차 품질조사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영국의 BBC뉴스가 보도했다. BBC뉴스는 23일(우리시간) 보도에서 미국의 소비자 조사 연구기관인 J.D.Power에서 조사한 결과, 2016년도 기아차가 구매 이후 90일동안 가장 적은 고장이 발생했다고 소개했다. 기아차 다음으로는 포르쉐, 현대, 도요타, BMW순이다. 조사는 각 자동차 메이커의 2016년도 모델 구매자 8만여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자동차로는 다임러 벤츠의 스마트,. 피아트.볼보, 랜드로버와 미니 등이 선정됐다. 이 조사결과는 미국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기준으로 이용되며 업체별 품질 경쟁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BBC는 또 기아차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자동차 제조업체로서는 처음으로 J.D.Power 연례평가에서 1등을 차지한 메이커라고 소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 남녀의 질투와 욕망 ‘마일드 앤 러블리’ 예고편

    세 남녀의 질투와 욕망 ‘마일드 앤 러블리’ 예고편

    한 소녀의 감출 수 없는 비밀을 그린 영화 ‘마일드 앤 러블리’ 예고편이 공개됐다. ‘마일드 앤 러블리’는 존 스타인백 소설 ‘에덴의 동쪽’의 주제를 기반으로, 한 장소에서 세 남녀의 질투와 욕망이 교차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심리 스릴러다. 공개된 예고편은 제리미아(로버트 롱스트리트)가 에이킨(조 스완버그)과 새라(소피 트라웁)를 바라보며 “정신 잃고 쓰러져있는 걸 보니까 뭔가 하고 싶지 않아?”라는 의미심장한 대사를 던지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에이킨과 새라가 거칠게 숨 내쉬는 모습, 식사 자리에서 붉은 리본을 만지며 에이킨을 향해 묘한 미소를 짓는 새라의 모습은 이들 관계가 어떻게 결말을 맺을지 궁금케 한다. 신예 여성 감독 조세핀 데커가 연출을 맡은 ‘마일드 앤 러블리’는 제6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프리미어 상영된 후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오는 6월 30일 개봉 예정. 청소년 관람불가. 76분. 사진 영상=알토미디어어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옐런 연준 의장 “브렉시트,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신중한 통화정책 지속”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가 실현될 경우 세계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초래하고 미국 경제 전망에도 부정적인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고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경고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의 옐런 의장은 21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찬성)투표는 상당한 경제적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움직일 수 있는 외부 요인의 대표적인 사례로 “앞으로 영국에서 실시될 (브렉시트) 투표”를 지목하며 이같이 밝혔다. 영국에서는 오는 23일로 다가온 브렉시트 투표를 앞두고 한때 여론조사에서 브렉시트 찬성 의견이 앞서는 모습도 나타났다. 하지만, 브렉시트 반대론자였던 조 콕스 하원의원이 테러 공격을 받고 숨진 사건을 계기로 다시 찬반 의견이 팽팽해진 상황이다. 브렉시트의 영향에 대한 질문에 옐런 의장은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일정 기간 금융시장에서 불확실성이 발생해 그로 인해 금융시장 여건이나 미국 경제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옐런 의장은 브렉시트의 영향에 대해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거나 “확실한 내용이 없다”면서도, 영국에서 발생하는 브렉시트 관련 동향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옐런 의장은 브렉시트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있느냐는 톰 코튼(공화·아칸소) 의원의 질문에 “그 일(브렉시트)은 그들(영국인)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그는 브렉시트와 더불어 “중국이 수출 주도형에서 내수와 소비 중심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계속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이는 점”을 미국이 현재 직면한 대외적인 불확실 요인으로 거론했다. 미국 경제 상황과 관련해 옐런 의장은 향후 미국 경제전망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으며, 따라서 통화정책에서 “조심스러운 접근법”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0.25∼0.5%로 동결한다고 발표할 때도 옐런 의장은 “신중한 금리인상 진행”을 통해 완만한 미국의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상향조정했고, 이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옐런 의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지난 1분기에 월간 새 일자리 증가량이 평균 20만 개였지만 지난 4월과 5월에는 8만 개로 줄었다”고 최근의 고용 부진을 인정했고, 실업률이 4.7%로 낮아진데 대해서도 “주로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한다고 밝힌 사람의 수가 줄었기 때문”이라며 실질적인 고용 호조 때문이 아니라 구직활동 단념 때문이었음을 시인했다. 그는 또 “최근 몇 년간 나타났던 느린 생산성 증가가 장래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옐런 의장은 이런 경제 여건의 “맞바람(headwind)” 때문에 미국 기준금리가 “점진적으로만”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기준금리가 “(미국) 경제가 계속 가동되도록 하기 위해, 역사적인 기준에서의 잠재적 범위와 비교했을 때 낮게 유지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화정책에 대한 선제 안내(포워드 가이던스), 즉 통화정책을 결정하기 전 시장에 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리 주는 신호나 힌트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는 리처드 셸비(공화·앨라배마) 은행위원장의 지적에 대해 옐런 의장은 “금융위기 직후 위기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리기 위한 수단이었다”며 현재는 “포워드 가이던스에 그다지 많이 의존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셸비 위원장을 비롯해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일부 의원들은 금융위기 이후 시행된 연준의 초저금리 정책이 오히려 미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은 게 아니냐고 옐런 의장에게 따져 물었다. 이에 옐런 의장은 “물론 저금리는 금융 불안정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그럴 가능성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현 시점에서 그런 위험성이 증대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로버트 코커(공화·테네시) 의원이 연준에서 마이너스금리를 고려하는지를 묻자 옐런 의장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고, 올해 말에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 얼마나 되느냐는 딘 헬러(공화·네바다) 의원의 질문에 옐런 의장은 “매우 낮다고 생각하며, 미국 경제는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 中 비밀무기상 리팡웨이…안 잡나, 못 잡나

    中 비밀무기상 리팡웨이…안 잡나, 못 잡나

    전통적으로 북한과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를 유지해 오던 중국이 지난 14일, 돌연 북한에 대해 핵·미사일 전용 가능 품목 40여 종에 대한 대북 수출 금지를 발표하고 나섰다. 중국 상무부가 공고문을 통해 밝힌 대북 수출 금지 품목은 핵물질 추출에 사용될 수 있는 화학물질과 미사일 부품 제조에 쓰이는 특수합금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국제사회는 중국의 이러한 조치에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사실 중국의 이러한 제스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할 때마다 UN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 결의에 찬성표를 던지며 국제사회의 북한 봉쇄에 뜻을 함께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하지만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부터 사치품에 이르기까지 북한 정권을 떠받치고 있는 거의 모든 물품은 중국을 통해 반입될 정도로 중국은 국제적 결의를 이행하지 않아 왔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중국의 전략물자 대북 수출 금지 선포에 환영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다른 경로를 통해 우회적으로 북한에게 ‘인공호흡기’를 달아주지 않을지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北 주체기술, 알고 보면 ‘메이드 인 차이나’ 청와대 상공을 비행하며 몰래 사진을 찍어간 무인기부터 신형 300mm 방사포 KN-09, 미국 일부까지 공격할 수 있다는 대륙간탄도미사일 KN-08과 핵무기에 이르기까지 최근 이슈가 되었던 북한 신형 무기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부품과 기술의 상당 부분이 중국을 통해 들어왔다는 점이다. 2014년 파주에 추락한 무인기는 중국제 SKY-09P를 들여와 무기개발을 담당하는 조선인민군 제1501군부대에서 개조개발한 제품이었고, 계룡대는 물론 영남과 호남, 제주 지역을 제외한 한반도 전역의 모든 공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신형 KN-09 300mm 방사포는 중국군도 사용하는 XC2030 8톤 트럭 차체에 중국의 수출형 방사포 AR-3 기술을 참고해 개발한 발사대와 로켓을 얹은 물건으로 그 형상과 추정 성능이 중국제 오리지널과 대단히 흡사하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입수한 무기 부품과 기술은 무인기와 방사포 같은 전술 무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해 UN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안 1874호를 통과시킨 이듬해인 2010년, 중국은 북한으로부터 3000만 위안을 받고 삼강특수차량(三江瓦力特特种车辆有限公司)이라는 업체 주도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차량 WS51200을 개발해 북한에 ‘목재 운반용 차량’으로 위장해 직접 공급해주기까지 했다. 무려 16개의 바퀴를 갖는 대형 트럭인 WS51200는 그 계열 트럭이 중국군 전략미사일 부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트럭이었는데, 북한은 이러한 트럭을 아무런 제재 없이 정식으로 계약해서 반입, 불과 1년 만에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차량으로 개조해 등장시켰다. 북한은 이러한 신형 무기들이 북한의 ‘주체기술’로 개발한 고유의 모델이라고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암시장을 통해 구한 기술과 부품을 활용해 기존의 무기체계와 결합하거나 개량한 것들이 대부분으로, 이들 무기들은 중국의 도움 없이는 개발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북한은 군수산업을 제2경제라고 칭하며 막대한 예산과 인원을 투입해 육성하고 있지만, 폐쇄된 사회 구조의 특성상 외국의 선진 기술을 도입하기 어렵고, 경제력의 한계 때문에 첨단 무기 개발에 투입할 자금이 항상 부족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북한은 해킹 등을 통해 해외 업체의 기술을 빼돌리거나 공작원을 이용해 상용 부품을 밀수하여 부족한 기술과 부품을 조달했다. 북한이 중국을 통해 기술과 부품을 얻는 방식은 간단했다. 중국 각지에 일반 기업으로 위장한 업체를 차려놓고 중국의 대학이나 기업에 필요한 기술 개발을 의뢰하거나 부품을 구매해 북한으로 가져가는 것이었다. 북한은 중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거나 중국인 또는 조선족을 매수해 업체를 차려놓고 합법적으로 기술과 부품을 구입해 자국으로 빼돌려 왔다. 최근 단둥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된 수십여 명의 북한 기업인들과 중국인들이 바로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던 공작원들이었다. 이들은 미사일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전자부품을 밀수하다가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은 오래 전부터 미사일의 관성유도장치에 사용되는 중앙연산처리장치(CPU)나 메모리 카드, 각종 센서와 장거리 통신용 송수신 안테나 등을 밀수해 왔고, 이 밀수품들은 대부분 중국 단둥에서 압록강을 넘어 북한으로 반입됐다. 덕분에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신형 무기 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부품을 조달할 수 있었고, 이러한 방법을 통해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KN-09 방사포와 같은 위협적인 무기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中 정부 비호 받는 죽음의 상인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이 ‘파키스탄 핵무기의 아버지’라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Abdul Qadeer Khan) 박사가 만든 핵기술 밀거래 암시장 ‘칸 네트워크(Khan Network)'의 도움을 받았다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은 중국인 무기 밀거래상 리팡웨이(李方偉)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 데이비드 리(David Lee)나 카를 리(Karl Lee), 패트릭(Patrick) 등 사용하는 가명만 15개가 넘는 리팡웨이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대량살상무기 판매 혐의로 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고 있는 중국 국적의 무기 밀매상이다. 미 국무부에서 비확산·군축담당 차관보를 역임한 로버트 아인혼(Robert Einhorn)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이 “리팡웨이는 칸 박사 다음가는 거물”이라고 평가할 만큼 악명이 무기 밀매업자다.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다롄(大連)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진 리팡웨이는 표면적으로는 합법적인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이다. 그러나 FBI와 미 연방검찰은 리팡웨이가 운영하는 다롄 소재 무역회사 림트(LIMMT)가 탄도 미사일 부품과 우라늄 농축 재료를 밀수하는 업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를 쫓고 있다. 이 회사는 미사일 추진체에 사용될 수 있는 특수합금 철봉 24.5톤과 특수 알루미늄 합금 15톤을 이란국방산업기구(DIO·Defense Industries Organization)와 같은 이란 국영 업체는 물론 핵무기 개발에 연루되어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던 이란기업 샤히드 헤마트 산업그룹(SHIG·Shahid Hemmat Industrial Group)과 샤히드 바커리 산업그룹(SBIG·Shahid Bagheri Industrial Group) 등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FBI가 추정하는 거래 건수는 최소 165건, 거래액은 1000만 달러 이상에 달한다. FBI는 그가 북한-중국-이란에 걸쳐 구축한 네트워크를 통해 북한과 이란의 핵무기·미사일 기술 및 부품 거래를 중개하고, 양국에 기술과 부품을 직접 판매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과 해외 전문가들은 그 사례로 북한 미사일과 이란 미사일 사이의 기술적 유사성을 제시했다. 북한이 지난 2월 발사한 광명성 4호는 페어링(위성덮개)과 3단 추진체의 크기와 형상이 이란이 2009년에 발사했던 위성발사체 사피르 2호(Safir-II)의 페어링 및 2단 추진체와 거의 똑같거나 대단히 흡사하다. 또한 북한이 올해 초 공개한 고체연료 로켓 연소실험에 등장한 추진체는 이란의 고체연료 중거리 미사일 세질(Sejil)과 동형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과 이란이 중거리 미사일 기술에서 기술을 교류하고 있다는 증거다. 또한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정부의 비밀 외교전문에는 이란이 북한제 무수단 중거리 탄도 미사일 19기를 중국 다롄항에서 화물선에 선적, 자국의 반다르아바스(Bandar Abbas)항을 통해 반입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중국 다롄이 이란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거래 중개소 역할을 해왔던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는 무기 중개뿐만 아니라 무기 부품 개발에도 나서 미사일 부품이나 우라늄 농축 시설에 필요한 특수강이나 정밀연마기, 심지어 현재 탄도 미사일 유도장치에 쓰이는 광섬유 자이로스코프 등을 제조하는 업체를 12개나 가지고 있는 것으로 FBI는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리팡웨이와 그의 회사가 아직도 건재하며, 그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을 개연성이 대단히 크다는 것이다. 그동안 리팡웨이의 주요 고객이었던 이란은 핵 협상이 타결되면서 더 이상 리팡웨이와 거래할 필요가 없어졌다. 더욱이 이란과의 거래를 위해 리팡웨이가 미국 등 세계 각국에 세운 페이퍼 컴퍼니가 FBI에 적발되면서 해외에 있는 대부분의 계좌가 동결 및 압수 조치되어 더 이상의 해외 활동이 어려워졌다. 미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The U.S.-China Economic and Security Review Commission)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무기 개발에 필요한 부품과 기술을 조달하는데 리팡웨이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었다. 월스트리트 저널 역시 지난 1월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특수강과 정밀연마기 등 미사일 제조에 필요한 재료와 관련 기술들을 중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즉, 북한의 미사일과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및 제조에 협조하고 있는 중국 기업이 바로 리팡웨이와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리팡웨이가 중국정부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미 연방검찰이 리팡웨이를 기소한 이후 미 국무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에 리팡웨이의 신병을 넘겨줄 것을 여러 차례 요구했으나, 중국은 이를 번번이 거부했다. 중국정부는 UN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리팡웨이를 체포하거나 단속하지 않았고, 덕분에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핵무기와 미사일 기술을 고도화시킬 수 있었다. 최근 중국정부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국경 지역에서 북한 무기 밀매상들을 대거 체포한 것은 기만작전이다. 이번에 단둥 지역에서 검거된 중국인 밀수업자들은 북한의 제2경제위원회 공작원들과 전자제품과 귀금속류를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은 이들에게 무기제조에 필요한 전자제품을 북한과 거래한 혐의를 적용했지만, 이들이 거래한 품목은 일반적인 상거래로도 충분히 구할 수 있는 제품들이었다. 가령 컴퓨터용 SD램 메모리나 중앙연산장치(CPU), 그래픽카드(GPU), 디지털카메라에 흔히 쓰이는 CCD카메라 등은 전자상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품목이지만, 고성능 CPU와 GPU는 미사일의 관성유도장치의 연산장치로, CCD 카메라는 미사일의 유도장치에 적용될 수 있어 대북 수출 금지 품목에 해당된다. 실제로 우리 해군이 인양한 은하3호의 미사일 잔해에서 국내 S모 업체가 제작한 SD램 카드 2개와 중국산 CCD카메라 및 전선과 같은 상용 제품이 발견되기도 했다. 즉, 이번에 중국 공안이 검거한 밀수업자들은 일반적인 상용품을 북한에 판매해온 ‘잔챙이’들에 불과하며, 마치 중국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북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한 연극에 동원된 희생양일 뿐이다. 중국정부가 진정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막고자 했다면 국제사회가 오랜 기간 추적해온 거물인 리팡웨이부터 체포하고 처벌했어야 했지만, 리팡웨이와 그의 회사는 아직도 건재하다. 중국이 이러한 연극을 벌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드(THAAD) 때문이다. 사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도움이 대단히 컸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거론하며 한반도 사드 배치를 추진하자 북한을 제재·압박하는 역할을 해주는 척 하면서 한반도 사드 배치 필요성을 희석시키기 위한 노림수에서 이번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차후 이러한 자신들의 ‘공(功)’을 거론하며 우리나라에 사드 배치 논의 철회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일본, 인도, 나아가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들이 합세해 구축하고 있는 대중국 포위망을 극복하기 위해 태평양 연안의 협력국가가 반드시 필요한 중국은 오랜 기간 순망치한의 관계였던 북한을 버릴 수 없다. 이런 국제정치적 역학관계를 무시하고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너무 순진한 발상이 아닐까?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달콤살벌한 로맨스 ‘미저리 고스트’ 메인 예고편

    달콤살벌한 로맨스 ‘미저리 고스트’ 메인 예고편

    ‘죽은 내 남자친구가 밤마다 찾아온다!’ 달콤 살벌한 로맨스 ‘미저리 고스트’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극중 주인공 로버트는 첫사랑이자 자신의 여자친구 펀에게 프로포즈를 하던 중 황당한 사고로 죽게 된다. 이후 그는 귀신이 되어 펀의 주위를 맴돌며 사랑을 이어가려 하지만, 펀은 그런 로버트가 무섭다.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은 “지옥에나 가”라며 어떻게든 로버트에게 벗어나려는 펀과 “내가 펀의 유일한 남자가 아니라면, 내가 그렇게 만들겠어”라고 말하는 로버트의 우스꽝스러운 집착이 결말을 궁금케 한다. 이렇듯 영화 ‘미저리 고스트’는 죽자고 덤비는 로버트와 그에게서 도망치려는 펀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은 작품이다. 배우 빈센트 마텔라가 남자주인공 ‘로버트’ 역을 맡아 여차 친구를 향한 달콤살벌한 사랑을 보여줄 예정이다. 6월 23일 개봉 예정. 청소년 관람불가. 81분. 사진 영상=픽쳐레스크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美FBI, ‘中 무기상 리팡웨이를 잡아라!’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美FBI, ‘中 무기상 리팡웨이를 잡아라!’

    전통적으로 북한과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를 유지해 오던 중국이 지난 14일, 돌연 북한에 대해 핵·미사일 전용 가능 품목 40여 종에 대한 대북 수출 금지를 발표하고 나섰다. 중국 상무부가 공고문을 통해 밝힌 대북 수출 금지 품목은 핵물질 추출에 사용될 수 있는 화학물질과 미사일 부품 제조에 쓰이는 특수합금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국제사회는 중국의 이러한 조치에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사실 중국의 이러한 제스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할 때마다 UN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 결의에 찬성표를 던지며 국제사회의 북한 봉쇄에 뜻을 함께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하지만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부터 사치품에 이르기까지 북한 정권을 떠받치고 있는 거의 모든 물품은 중국을 통해 반입될 정도로 중국은 국제적 결의를 이행하지 않아 왔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중국의 전략물자 대북 수출 금지 선포에 환영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다른 경로를 통해 우회적으로 북한에게 ‘인공호흡기’를 달아주지 않을지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北 주체기술, 알고 보면 ‘메이드 인 차이나’ 청와대 상공을 비행하며 몰래 사진을 찍어간 무인기부터 신형 300mm 방사포 KN-09, 미국 일부까지 공격할 수 있다는 대륙간탄도미사일 KN-08과 핵무기에 이르기까지 최근 이슈가 되었던 북한 신형 무기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부품과 기술의 상당 부분이 중국을 통해 들어왔다는 점이다. 2014년 파주에 추락한 무인기는 중국제 SKY-09P를 들여와 무기개발을 담당하는 조선인민군 제1501군부대에서 개조개발한 제품이었고, 계룡대는 물론 영남과 호남, 제주 지역을 제외한 한반도 전역의 모든 공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신형 KN-09 300mm 방사포는 중국군도 사용하는 XC2030 8톤 트럭 차체에 중국의 수출형 방사포 AR-3 기술을 참고해 개발한 발사대와 로켓을 얹은 물건으로 그 형상과 추정 성능이 중국제 오리지널과 대단히 흡사하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입수한 무기 부품과 기술은 무인기와 방사포 같은 전술 무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해 UN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안 1874호를 통과시킨 이듬해인 2010년, 중국은 북한으로부터 3000만 위안을 받고 삼강특수차량(三江瓦力特特种车辆有限公司)이라는 업체 주도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차량 WS51200을 개발해 북한에 ‘목재 운반용 차량’으로 위장해 직접 공급해주기까지 했다. 무려 16개의 바퀴를 갖는 대형 트럭인 WS51200는 그 계열 트럭이 중국군 전략미사일 부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트럭이었는데, 북한은 이러한 트럭을 아무런 제재 없이 정식으로 계약해서 반입, 불과 1년 만에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차량으로 개조해 등장시켰다. 북한은 이러한 신형 무기들이 북한의 ‘주체기술’로 개발한 고유의 모델이라고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암시장을 통해 구한 기술과 부품을 활용해 기존의 무기체계와 결합하거나 개량한 것들이 대부분으로, 이들 무기들은 중국의 도움 없이는 개발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북한은 군수산업을 제2경제라고 칭하며 막대한 예산과 인원을 투입해 육성하고 있지만, 폐쇄된 사회 구조의 특성상 외국의 선진 기술을 도입하기 어렵고, 경제력의 한계 때문에 첨단 무기 개발에 투입할 자금이 항상 부족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북한은 해킹 등을 통해 해외 업체의 기술을 빼돌리거나 공작원을 이용해 상용 부품을 밀수하여 부족한 기술과 부품을 조달했다. 북한이 중국을 통해 기술과 부품을 얻는 방식은 간단했다. 중국 각지에 일반 기업으로 위장한 업체를 차려놓고 중국의 대학이나 기업에 필요한 기술 개발을 의뢰하거나 부품을 구매해 북한으로 가져가는 것이었다. 북한은 중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거나 중국인 또는 조선족을 매수해 업체를 차려놓고 합법적으로 기술과 부품을 구입해 자국으로 빼돌려 왔다. 최근 단둥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된 수십여 명의 북한 기업인들과 중국인들이 바로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던 공작원들이었다. 이들은 미사일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전자부품을 밀수하다가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은 오래 전부터 미사일의 관성유도장치에 사용되는 중앙연산처리장치(CPU)나 메모리 카드, 각종 센서와 장거리 통신용 송수신 안테나 등을 밀수해 왔고, 이 밀수품들은 대부분 중국 단둥에서 압록강을 넘어 북한으로 반입됐다. 덕분에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신형 무기 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부품을 조달할 수 있었고, 이러한 방법을 통해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KN-09 방사포와 같은 위협적인 무기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中 정부 비호 받는 죽음의 상인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이 ‘파키스탄 핵무기의 아버지’라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Abdul Qadeer Khan) 박사가 만든 핵기술 밀거래 암시장 ‘칸 네트워크(Khan Network)'의 도움을 받았다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은 중국인 무기 밀거래상 리팡웨이(李方偉)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 데이비드 리(David Lee)나 카를 리(Karl Lee), 패트릭(Patrick) 등 사용하는 가명만 15개가 넘는 리팡웨이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대량살상무기 판매 혐의로 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고 있는 중국 국적의 무기 밀매상이다. 미 국무부에서 비확산·군축담당 차관보를 역임한 로버트 아인혼(Robert Einhorn)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이 “리팡웨이는 칸 박사 다음가는 거물”이라고 평가할 만큼 악명이 무기 밀매업자다.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다롄(大連)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진 리팡웨이는 표면적으로는 합법적인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이다. 그러나 FBI와 미 연방검찰은 리팡웨이가 운영하는 다롄 소재 무역회사 림트(LIMMT)가 탄도 미사일 부품과 우라늄 농축 재료를 밀수하는 업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를 쫓고 있다. 이 회사는 미사일 추진체에 사용될 수 있는 특수합금 철봉 24.5톤과 특수 알루미늄 합금 15톤을 이란국방산업기구(DIO·Defense Industries Organization)와 같은 이란 국영 업체는 물론 핵무기 개발에 연루되어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던 이란기업 샤히드 헤마트 산업그룹(SHIG·Shahid Hemmat Industrial Group)과 샤히드 바커리 산업그룹(SBIG·Shahid Bagheri Industrial Group) 등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FBI가 추정하는 거래 건수는 최소 165건, 거래액은 1000만 달러 이상에 달한다. FBI는 그가 북한-중국-이란에 걸쳐 구축한 네트워크를 통해 북한과 이란의 핵무기·미사일 기술 및 부품 거래를 중개하고, 양국에 기술과 부품을 직접 판매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과 해외 전문가들은 그 사례로 북한 미사일과 이란 미사일 사이의 기술적 유사성을 제시했다. 북한이 지난 2월 발사한 광명성 4호는 페어링(위성덮개)과 3단 추진체의 크기와 형상이 이란이 2009년에 발사했던 위성발사체 사피르 2호(Safir-II)의 페어링 및 2단 추진체와 거의 똑같거나 대단히 흡사하다. 또한 북한이 올해 초 공개한 고체연료 로켓 연소실험에 등장한 추진체는 이란의 고체연료 중거리 미사일 세질(Sejil)과 동형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과 이란이 중거리 미사일 기술에서 기술을 교류하고 있다는 증거다. 또한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정부의 비밀 외교전문에는 이란이 북한제 무수단 중거리 탄도 미사일 19기를 중국 다롄항에서 화물선에 선적, 자국의 반다르아바스(Bandar Abbas)항을 통해 반입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중국 다롄이 이란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거래 중개소 역할을 해왔던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는 무기 중개뿐만 아니라 무기 부품 개발에도 나서 미사일 부품이나 우라늄 농축 시설에 필요한 특수강이나 정밀연마기, 심지어 현재 탄도 미사일 유도장치에 쓰이는 광섬유 자이로스코프 등을 제조하는 업체를 12개나 가지고 있는 것으로 FBI는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리팡웨이와 그의 회사가 아직도 건재하며, 그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을 개연성이 대단히 크다는 것이다. 그동안 리팡웨이의 주요 고객이었던 이란은 핵 협상이 타결되면서 더 이상 리팡웨이와 거래할 필요가 없어졌다. 더욱이 이란과의 거래를 위해 리팡웨이가 미국 등 세계 각국에 세운 페이퍼 컴퍼니가 FBI에 적발되면서 해외에 있는 대부분의 계좌가 동결 및 압수 조치되어 더 이상의 해외 활동이 어려워졌다. 미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The U.S.-China Economic and Security Review Commission)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무기 개발에 필요한 부품과 기술을 조달하는데 리팡웨이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었다. 월스트리트 저널 역시 지난 1월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특수강과 정밀연마기 등 미사일 제조에 필요한 재료와 관련 기술들을 중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즉, 북한의 미사일과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및 제조에 협조하고 있는 중국 기업이 바로 리팡웨이와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리팡웨이가 중국정부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미 연방검찰이 리팡웨이를 기소한 이후 미 국무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에 리팡웨이의 신병을 넘겨줄 것을 여러 차례 요구했으나, 중국은 이를 번번이 거부했다. 중국정부는 UN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리팡웨이를 체포하거나 단속하지 않았고, 덕분에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핵무기와 미사일 기술을 고도화시킬 수 있었다. 최근 중국정부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국경 지역에서 북한 무기 밀매상들을 대거 체포한 것은 기만작전이다. 이번에 단둥 지역에서 검거된 중국인 밀수업자들은 북한의 제2경제위원회 공작원들과 전자제품과 귀금속류를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은 이들에게 무기제조에 필요한 전자제품을 북한과 거래한 혐의를 적용했지만, 이들이 거래한 품목은 일반적인 상거래로도 충분히 구할 수 있는 제품들이었다. 가령 컴퓨터용 SD램 메모리나 중앙연산장치(CPU), 그래픽카드(GPU), 디지털카메라에 흔히 쓰이는 CCD카메라 등은 전자상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품목이지만, 고성능 CPU와 GPU는 미사일의 관성유도장치의 연산장치로, CCD 카메라는 미사일의 유도장치에 적용될 수 있어 대북 수출 금지 품목에 해당된다. 실제로 우리 해군이 인양한 은하3호의 미사일 잔해에서 국내 S모 업체가 제작한 SD램 카드 2개와 중국산 CCD카메라 및 전선과 같은 상용 제품이 발견되기도 했다. 즉, 이번에 중국 공안이 검거한 밀수업자들은 일반적인 상용품을 북한에 판매해온 ‘잔챙이’들에 불과하며, 마치 중국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북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한 연극에 동원된 희생양일 뿐이다. 중국정부가 진정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막고자 했다면 국제사회가 오랜 기간 추적해온 거물인 리팡웨이부터 체포하고 처벌했어야 했지만, 리팡웨이와 그의 회사는 아직도 건재하다. 중국이 이러한 연극을 벌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드(THAAD) 때문이다. 사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도움이 대단히 컸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거론하며 한반도 사드 배치를 추진하자 북한을 제재·압박하는 역할을 해주는 척 하면서 한반도 사드 배치 필요성을 희석시키기 위한 노림수에서 이번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차후 이러한 자신들의 ‘공(功)’을 거론하며 우리나라에 사드 배치 논의 철회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일본, 인도, 나아가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들이 합세해 구축하고 있는 대중국 포위망을 극복하기 위해 태평양 연안의 협력국가가 반드시 필요한 중국은 오랜 기간 순망치한의 관계였던 북한을 버릴 수 없다. 이런 국제정치적 역학관계를 무시하고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너무 순진한 발상이 아닐까?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담배·커피… ‘포장된 쾌락’에 담긴 중독

    담배·커피… ‘포장된 쾌락’에 담긴 중독

    우리를 중독시키는 것들에 대하여/게리 S 크로스·로버트 N 프록터 지음/김승진 옮김/동녘/479쪽/1만 9500원 현대인들은 대부분 ‘중독’된 채 살고 있다. 담배, 커피, 콜라 등이 대표적이다. 중독의 원인은 뭘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에게서 원인을 찾았다. 무절제와 탐욕이 ‘원흉’으로 꼽혔다. 새 책 ‘우리를 중독시키는 것들에 대하여’는 다르다. 우리가 먹거리들에 쉽게 노출되도록 만드는 그 무엇, 예컨대 포장 같은 외부 요인이 더 큰 작용을 했다고 주장한다. 부제를 보면 책의 얼개를 보다 쉽게 유추할 수 있다. ‘병, 캔, 상자에 담긴 쾌락’이 부제다. 병, 캔 등은 각종 먹거리들이 우리 입에까지 아무 거리낌 없이 다가설 수 있도록 이끄는 도구들이다. 좀더 단순하게 표현하면, 맛을 담는 도구들이 기계화로 양산된 탓에 우리가 더 쉽게 중독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포장된 쾌락’을 제공하는 상품은 대개 감각적 만족이 응축돼 용기에 담겨 있다. 단맛이 젤리, 초콜릿, 아이스크림, 콜라 등으로 변형된 것과 같은 이치다. 이처럼 단맛이 테크놀로지 덕에 대량생산되면서 더욱 싸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게 됐고 이는 중독으로 이어졌다. 담배 소비 방식의 변화를 살펴보면 ‘포장된 쾌락’과 중독의 연결고리를 정확히 알 수 있다. 19세기 이전까지 담배는 종교의식처럼 의례적인 목적으로 사용됐다. 가끔 접했으니 중독도 흔하지 않았다. 피우는 방식도 지금과 달랐다. 이른바 ‘뻐끔 담배’였다. 그런데 19세기 들어 담배를 중독성 있는 기호품으로 만들어 수익을 극대화하려던 담배회사들이 역사상 가장 해로운 담배, 지궐련(cigarette)을 만들어 냈다. 지궐련의 핵심은 1000여종에 달한다는 독성물질을 ‘속담배’를 통해 ‘자발적으로’ 흡입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까 속담배로 담배를 피우는 방식이 옛사람들의 뻐끔 담배에서 이어진 게 아니라, 담배 회사들이 담배를 속담배로 피우지 않으면 만족스럽지 않게 만들면서 생겨난 방식이란 얘기다. 여기에 기계화를 통한 대량생산, 니코틴 등을 첨가한 화학적 조작, 담뱃갑을 이용한 마케팅이 이어지며 니코틴 중독자들을 양산했다. 어디 담배회사뿐일까. 19세기 말 테크놀로지 혁명 이후 거의 모든 제조업체가 제품이 아닌 중독성의 확대 재생산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만든 중독성은 소비 패턴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책은 축음기와 레코드, 스냅 사진과 영화, 놀이공원까지 논의를 넓히면서 포장된 쾌락이 사실상 우리의 모든 감각을 둘러싸고 있음을 보여 준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톡! 톡! talk 공무원] ‘커피 시인’ 윤보영 복지부 오송생명과학단지 지원총괄팀장

    [톡! 톡! talk 공무원] ‘커피 시인’ 윤보영 복지부 오송생명과학단지 지원총괄팀장

    ‘커피에 설탕을 넣고 크림을 넣었는데 맛이 싱겁네요. 아, 그대 생각을 빠뜨렸군요.’ 시에서 달콤 쌉싸름한 커피향이 난다. 그윽한 커피향과 그리움이 단 두 문장에 담겼다. 윤보영 보건복지부 오송생명과학단지 지원센터 지원총괄팀장의 시 ‘커피’다. 그는 ‘공무원’ 윤보영보다 ‘커피 시인’으로 더 잘 알려졌다. 복지부 내에서도 윤 팀장이 ‘윤보영 시인’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는 2009년 대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지금까지 12권의 시집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7만명의 팔로어가 있는 ‘SNS 스타’이기도 하다. SNS에 시를 올리고 독자와 소통한다. ‘12월의 선물’과 ‘가슴에 내리는 비’, 이 두 편의 시는 1000만명이 조회했다. “사람들이 매일 제 새로운 시를 읽고 행복해해요. 그런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에 저 역시 행복하고요. 지난 15일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에서 만난 윤 시인은 시 ‘커피’를 직접 낭송해 주며 이렇게 말했다. 무뚝뚝한 인상이지만 시를 낭송할 땐 천생 시인의 표정이다. 커피 시인이란 별명을 얻게 된 건 2013년부터 커피에 대한 시만 1300여편을 발표하면서부터다. SNS에 커피 관련 시를 한 편씩 올리겠다고 독자들과 약속했는데, 아침저녁으로 시를 쓰다 보니 어느새 1300여편이 됐다. 커피를 좋아해 바리스타 자격증도 취득했다. 윤 시인의 시는 90% 이상이 짧다. 시는 어려울 필요가 없으며 독자들이 읽었을 때 ‘아, 맞아 나도 이런 적 있어’라고 공감할 수 있어야 좋은 시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시 낭송회를 하며 독자들과도 자주 만난다. “한 독자가 암 수술을 앞두고 있었는데 딸이 제 ‘네잎클로버’라는 시를 들려주고선 ‘엄마는 우리 희망이야’라고 말했대요. 수술을 받으며 그 시를 생각했고 잘 견뎌 암을 극복했다며 제게 편지를 보내온 적도 있어요.” 한글을 몰랐던 70대 독자가 그의 시 낭송을 듣고선 ‘나도 이런 시를 쓰고 싶다’며 한글을 배운 일도 있었다. 이 독자는 1년 만에 한글을 다 배우고 곧 자신의 시집을 출간할 예정이다. 윤 시인은 복지부 공무원을 하다 시인이 됐다. 2000년 친형에게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시를 선물했는데, 형이 시를 읽고 눈물 흘리는 것을 보고 시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그는 “누구나 시인으로 살 수 있도록 감성 자극이 필요한 이들과 치유가 필요한 분들에게 가능한 한 많이 재능 기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송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재활 중’ 류현진, 18일 마이너리그 경기 등판

    ‘재활 중’ 류현진, 18일 마이너리그 경기 등판

    어깨수술 뒤 재활 중인 류현진(29·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다시 5일 간격으로 재활 등판 일정을 소화한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4일(이하 한국시간)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3이닝을 잘 던졌다. 느낌이 좋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우리에겐 정말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류현진은 5일 간격으로 등판할 예정이다. 18일에 재활 경기에 나선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13일 다저스 산하 싱글 A 팀인 랜초쿠가몽가 퀘이크스 소속으로 레이크 엘시노어 스톰(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과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3피안타 3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46개였다. 지난해 5월 왼쪽 어깨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불펜 피칭과 라이브 피칭을 거쳐 지난달 16일 상위 싱글 A에서 첫 실전 경기를 치러 2이닝을 던졌다. 이후 5일 간격으로 등판하며 메이저리그 복귀를 꿈꿨다.5월 21일에는 3이닝으로 투구 수를 늘렸고 26일에는 트리플 A로 승격해 4이닝까지 소화했다. 류현진은 순조롭게 투구 이닝을 늘리고 구속도 시속 145㎞까지 끌어올리며 메이저리그 복귀에 속도를 내는 듯했다. 류현진은 5월 31일, 6월 5일 트리플A에서 최종 점검을 마친 후 6월 10∼1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3연전에서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어깨에 통증을 느껴 5월 31일 예정된 마이너리그 트리플A 재활 경기 등판을 취소했다. 류현진은 다시 재활 경기 일정을 소화한다. 로버츠 감독은 “4∼5경기를 치러야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전반기에는 메이저리그 복귀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총기사고 단골 ‘AR15’ 소총

    총기사고 단골 ‘AR15’ 소총

    미국 올랜도 총기 테러 용의자 오마르 마틴(29)이 사용한 무기가 AR15 반자동 소총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AR15는 최근 몇 년간 미국 대형 총기사고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무기로, 원래 사냥용이지만 불법 개조를 통해 미국에서 ‘대량살상무기’로 악명을 떨치고 있어서다. AR15는 1958년 미국의 총기업체 아말라이트에서 군용 소총인 M16의 민간용으로 개발한 것이다. 1963년부터 정식 군용 소총이 된 M16과 달리 AR15는 여러 회사에서 조금씩 변형된 버전으로 생산됐다. 무게가 3.63㎏으로 비교적 가벼우면서 반동이 적다는 특성 때문에 미국에서는 사냥용으로 인기가 높다. 기본은 단발형이지만 손쉽게 연발 사격이 가능하도록 개조할 수 있으며 30발 이상 대용량 탄창도 사용할 수 있다. 미국은 법으로 반자동만으로 사용하도록 규제하고 있지만 불법 개조가 만연한 상황이다. 정확한 판매량을 알 수 없는 것도 문제다. 미국에서만 400만정 이상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불법 거래량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올랜도 테러범이 사용한 소총이 연발 사격이 가능하도록 개조됐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에서 발생한 총기사고 테러범들도 AR15를 사용했으며, 2012년 7월 콜로라도주 오로라 총기사고와 같은 해 12월 코네티컷주 뉴타운 총기사고 범인들도 모두 AR15로 대량 살상을 일으켰다. 이러다 보니 AR15는 총기 규제를 둘러싼 상징적인 기종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의회 내에서 강경한 총기 규제론자인 민주당의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의회가 그동안 침묵했기 때문에 이번 총기사고를 공모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로버트 케이시 상원의원도 “증오범죄와 관련된 전력이 있는 사람의 총기 소유를 금지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2012년 총기 사고 피해자들은 분당 30발을 쏠 수 있는 AR15가 일반에 판매해서는 안 되는 전투용 무기라며 제조사를 상대로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총기 옹호론자들은 이 소총이 사냥용이고 다른 사냥용 소총에 비해 화력도 약한 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저스트 짐’ 크레이그 로버츠에 주목하라!

    ‘저스트 짐’ 크레이그 로버츠에 주목하라!

    영화 ‘저스트 짐’의 연출과 주연을 맡은 크레이그로버츠가 주목받고 있다. ‘저스트 짐’은 존재감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심한 청춘 ‘짐’이 외모부터 말투까지 근사한 ‘딘’을 만나면서 겪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연출과 주연을 맡은 크레이그 로버츠는 ‘서브마린’, ‘나쁜 이웃들’ 작품을 통해 색깔 있는 연기로 꾸준히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은 영국 출신 배우다. 25세의 젊은 나이에 ‘저스트 짐’이라는 독특한 코미디 영화의 연출과 주연을 맡았다. 그는 참신하고 독창적인 연출로 2016년 세계 4대 판타스틱영화제로 뽑히는 ‘판타스포르토 국제영화제’ 감독주간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으며 연기는 물론 연출에도 합격점을 받았다. 해외 언론들은 ‘유쾌한 심리 스릴러’ (Twitch film), ‘사랑스럽고 대담하다’ (Little White Lies), ‘날카로우면서 짓궂은 전개’ (TotalFilm), ‘독창적이고 재치가 넘친다’ (HeyUGuys) 등 뜨거운 호평을 쏟아냈다. 감독 겸 배우로 더욱 기대되는 크레이그 로버츠의 첫 연출작 ‘저스트 짐’은 6월 1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청소년 관람불가. 84분. 사진 영상=THE 픽쳐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문화마당] 센 리큐와 사람을 망치는 소파/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문화마당] 센 리큐와 사람을 망치는 소파/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최근에 ‘센스 있는 인간이 되려면 디자인을 공부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느낀 바 있어 ‘내일의 디자인’, ‘디자인의 디자인’ 같은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공교로운 일이겠지만 그때 눈에 띈 한 사람이 있었다. 센 리큐라는 사나이다. 일본 문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라면 모르는 게 이상할 이 이름을 나는 처음 들었다. ‘디자이너들이 가장 존경하는 디자이너’로 통하는 하라 겐야에 따르면 호사스럽지 않고 간결과 소박을 띤 미를 추구한 리큐는 “지금 시대에서 말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같은 존재”였다. 가치의 전환이라는 측면에서는 뒤샹에 비견되는 ‘천재적 디자이너’이기도 했다. 철학자 로버트 그루딘의 평가는 더 대단하다. 그는 무려 “디자인을 통해 문화의 매트릭스를 창조하고 일본을 근대화된 세계에 편입”시킨 인물이었다. 리큐는 1521년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혼란의 시대에 태어났다. 당시는 차가 정치의 영역에서 사교의 도구로 이용되던 시기이기도 했다. 중앙정부가 힘을 잃자 급부상한 신흥 세력들은 자신의 위용을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호화로운 다실을 짓고 희귀한 다기용품을 긁어모으는 데 힘을 쏟았다. ‘비싼 중국제 다기를 얼마나 수집했는가’로 레벨을 가늠해도 무방했을 정도다. 이런 벼락부자적 전시문화에 제동을 건 이가 리큐였다.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다도 선생이기도 했던 그는 중국풍의 명품 다도를 배격하고 서민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소품으로 다실을 꾸몄다. 그에게 아름다움이란 있는 것을 줄여 나가는 것, 심플함을 한계까지 추구하는 것이었다. 이를 이해한 노부나가와 달리 다실의 국자까지 황금으로 만들라고 요구한 히데요시는 급기야 리큐에게 할복을 명한다. “좋은 디자인이 무엇인지를 제멋대로 결정하는 권력 앞에서 순교 말고는 자신의 메시지를 각인시킬 방법이 없는 디자이너의 숙명”이라는 것은 이때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다만 리큐가 추구한 심플함의 미학은 이후로 일본 문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것을 상세히 서술하기란 내 능력 밖의 일이니 딱 하나만 예를 들어 볼까 한다. 얼마 전 무인양품 유라쿠초 점에 들렀다가 묘한 물건을 발견했다. 의자라고 하기엔 방석 같고 쿠션처럼 보이지만 소파라 불리는 이것이 잡화점을 지향하는 무인양품의 가구 라인업으로 기획됐다는 것은 ‘무인양품 디자인’을 읽고 나서 알았다. 어디에 놓아 두어도 튀지 않는 자연스러움을 염두에 둔 시제품을 마감하기 직전 커버로 사용한 스트레치 소재의 천이 모자라 애를 먹던 담당자는 임시방편으로 평소에 늘 사용하는 손수건을 덧대어 시제품을 완성했는데 “놀랍게도 신축성이 다른 천을 번갈아 이으면 때로는 의자처럼 때로는 몸을 감싸는 쿠션처럼 다양하게 사용 가능한 소파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한번 앉으면 일어나기 싫어진다는 의미에서 ‘사람을 망치는 소파’로 불리게 됐다는 이것은 흔히 가구라 하면 연상되는 나전칠기적 화려무쌍함이 아니라 단순하기 그지없는 디자인으로 구현돼 있다. 정식 명칭은 ‘푹신 소파’인데 일단 앉아 보면 누구라도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군더더기를 덜어 낸 제품이 제공하는 기분 좋은 감화력을. 매장에 갈 시간이 없다면 인터넷으로 검색해도 무방하겠다. 무인양품의 자부심은 “홈페이지 사진만 보고 주문해도 구매자는 자신의 상상과 거의 일치하는 상품을 받아 볼 수 있다”는 단순 명쾌함이니까 택배로 물건을 받은 후 온라인에서 본 것과 다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 등 돌린 아이 순식간에 덮치려는 사자

    등 돌린 아이 순식간에 덮치려는 사자

    일본 도쿄 치바 현의 동물원. 노란 옷을 입은 어린 아이가 가만히 엎드려 있는 사자를 구경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몸을 돌리는 바로 그 순간 사자가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쏜살같이 아이에게 달려들어 발길질을 합니다. 눈 깜짝할 새 아찔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 하지만, 다행히 유리벽이 가로막고 있어 아이는 안전할 수 있었습니다. 사자 전문가 아담 로버츠는 “아이가 등을 돌릴 때 사자 눈에 아이가 먹이로 보인 것 같다”며 “유리벽이 없었다면 비극적인 결과를 맞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누리꾼들은 사자 앞에서 등을 보이면 안 되는 이유라며 해당 영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사진·영상=Tu Bui Anh/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포토] 줄리아 로버츠, 여전히 눈부신 미소

    [포토] 줄리아 로버츠, 여전히 눈부신 미소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컬버시티의 소니 픽처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스파이크 TV의 ‘가이스 초이스(Guys Choice)’ 시상식에서 수상한 줄리아 로버츠가 무대에 올라 수상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코끼리 고기 먹어봤더니”…호주 의원 발언 논란

    “코끼리 고기 먹어봤더니”…호주 의원 발언 논란

    호주의 한 주의회 의원이 코끼리를 사냥한 뒤 코끼리 고기를 먹어봤다고 공식적으로 발언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 등 해외 언론의 1일자 보도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주의회 의원인 로버트 보삭은 지난달 31일 주의회 상원 연설에서 “인간은 원한다면 동물 고기를 먹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코끼리 고기를 언급했다. 보삭 의원은 10년 전 짐바브웨에서 코끼리를 사냥한 사실에 대해 언급하는 반대파 녹색당 의원에게 “당시 코끼리 고기를 먹었고 사슴고기 맛이 났다”면서 “머리와 목 부위를 잘라서 버터에 튀겨 먹었는데 굉장히 맛있었다”고 발언했다. 이어 “동물을 죽이기만 하고 이용하지 않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사회 전반에 왜곡된 동물권 이념이 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보삭 의원은 짐바브웨에서 2만5000달러(한화 약 3000만원)의 ‘사냥여행’ 비용을 지불하고 코끼리 사냥에 나선 바 있다. 짐바브웨 토착 주민과 함께 나선 사냥이었으며, 사냥 직후 해당 지역 마을 사람들과 함께 코끼리 고기를 나눠 먹었다. 또 사냥이 끝난 뒤, 자신의 사냥 여행비용이 해당 지역 사람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시설을 마련하는데 쓰였다며 “매우 가치 있는 소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삭 의원은 평소 동물보호단체의 활동에 맞서 왔으며, 인간의 동물이용과 관련한 이러한 발언이 알려지자 반대파 및 동물보호단체의 비난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그가 공직에 매우 부적격한 의원이라는 공격까지 내뱉었다. 녹색당의 제레미 버킹엄 의원은 “자신의 쾌감을 위해 코끼리를 쏴 죽이는 것은 역겨운 일이다. 그가 코끼리 고기를 먹었다는 사실이 구역질 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러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보삭 의원은 내년에 다시 한 번 짐바브웨로 사냥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여전히 자신의 이러한 행동이 짐바브웨 국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자막의 마술사’ 외화 번역가 이미도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자막의 마술사’ 외화 번역가 이미도

    “해운대에서 이제 막 올라왔습니다. 영국 작가 알랭 드 보통은 인간의 본성을 ‘부끄럼을 타는 동물’(샤이 애니멀)이라고 표현했는데, 그게 이상하게도 저는 해운대에 가야 나오거든요.” 1일 서울 광화문의 한 건물 1층 커피숍에 흰 뿔테 안경을 쓰고 캐주얼 복장을 한 ‘청년’이 들어서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20년 넘게 국내 최고의 외화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미도(55)씨였다. 그는 외모뿐 아니라 내면도 여전히 20대에 머물러 있었다. 번역과 자기 책에 대한 애정을 표현할 때도, 본인의 어두웠던 유년기를 말할 때도 초롱초롱한 눈빛은 여전했다. -나는 요즘 흔히 하는 말로 ‘출생의 비밀’ 같은 걸 갖고 태어났다. 부모가 아닌 친할머니 손에서 컸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공개되는 자리나 지면에서 나의 유년 시절과 학창 시절을 이야기한 적이 없는 이유다. 어린 시절은 기억 속에서 싹 지워 버렸다. 고2 때 집을 뛰쳐나온 뒤 아직까지 안 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남자는 가정을 못 지킬 수는 있지만 가족을 못 지키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 아마도 그 원천은 아버지에 대한 반감일 것이다. 아버지는 외국어가 자유롭게 되니 지금도 혈혈단신 어디선가 잘 살고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집을 나온 뒤에는 어머님께 많이 의지했다. 젊은 시절 방황할 때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었다. 십수년 전에 돌아가셨지만. -그런 아버지가 나에게 물려준 건 있었다. 미군 부대에서 통역관과 도서관 사서 등으로 일했던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영어 공부를 강조했다. 말하자면 내 첫 영어 선생님이었다. 억지로 영어 고전 등 독서를 시켰다. -방황하던 고교 시절 여러 스승을 만났다. 그중 한 분이 소설가 이병주 선생이다. 소설 ‘알렉산드리아’를 읽으면서 이렇게 재미있는 글을 쓰는 분들이 있고 이런 세계가 있는 걸 왜 모르고 그저 방황만 했나 싶었다. 박람강기(博覽强記)의 세계를 까까머리 시절에 만난 건 행운이었다. 당시 동경하는 마음에 선생님께 팬레터도 보냈다. 그분의 책은 모두 다 읽었다. 그러다 대학 시절 학교 강연에서 뵙게 됐다. 강연 뒤에 “어린 시절에 편지를 보냈다”고 인사드렸더니 “그때 그 학생이 너냐”며 반가워하셨다. -남들보다 1년 늦은 1981년 대학에 들어갔다. 전공으로 스웨덴어를 택한 것은 나중에 영화를 공부하고 싶어서였다. 당시 가장 좋아하던 감독은 스웨덴의 거장 잉마르 베리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예술영화 하면 유럽, 그중에서도 스웨덴 영화를 첫손에 꼽았다. 나중에 스웨덴에서 영화를 공부하면 도움이 될까 싶었다. 대학 시절은 황금기였다. 오전엔 학교 근처 카페에서 소설과 시를 읽고, 오후에 강의를 마친 뒤에는 선후배들과 술집을 순회했다. 영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 난 혼자 있을 땐 내성적이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땐 외향적이다. 축구 같은 운동도 많이 했다. 당시 별명이 ‘가미카제’였다. 한번 뜨면 누군가는 꼭 쓰러뜨린다는 뜻이었다. 종종 골대로 공이 아닌 내가 빨려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당시 인연을 맺은 선배들과는 지금도 자주 만난다. -대학 졸업 뒤에는 디자인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갔다. 하지만 군 복무와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중간에 그만두고 귀국해 공군 학사장교로 입대했다. 원래는 레이더기지에서 근무해야 했지만 운 좋게 영어 교육 담당으로 차출됐다. 입대 전 치렀던 영어 시험에서 고득점을 한 덕이었다. 당시 공군전자통신학교 영어교육대대에서 미국에 파견되는 장교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맡게 됐다. 교육을 하는데 교본이 구식인 데다 딱딱해서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미국 영화를 보여주며 교육했다. 그 과정에서 할리우드 영화의 판권을 사서 한국 시장에 되파는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를 만났다. 영화로 영어를 가르친다고 말하니 “내 일을 도와 달라”고 했다. 영화 판권을 사서 우리나라에 소개하려면 각종 자료들을 번역해야 하는데, 그 일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 -1991년 제대한 뒤 자막 번역을 시작하려니 막막했다. 당시에는 번역가를 주변에서 찾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영화 자막을 입히는 회사를 찾아가 국문 대본과 영문 대본을 빌린 뒤 이 둘을 비교하면서 공부했다. 보조 번역가로 활동하다 1993년에 함께 일하던 사업가가 폴란드의 거장 크시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의 영화 ‘블루’ ‘화이트’ ‘레드’ 3부작의 판권을 사서 번역을 맡겼다. 당시 처음으로 자막 번역가 실명제를 관철시켰다. 종로에 있던 예술영화 전문관 ‘코아아트홀’에서 ‘블루’가 상영됐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데 엔딩 크레디트에 내 이름이 뜨는 게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었다. 훌륭한 영화 작업에 참여했다는 자부심도 컸지만 자막 실명제를 하다 보니 당시 막 진출했던 외국 직배사들에도 이름을 알리는 효과가 있었고, 이후 전문 번역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초기에는 생업으로서의 자막 번역 여건이 매우 열악했다. ‘블루’의 번역료가 회사원 한달치 월급에도 못 미치는 60만원에 불과했다. 비디오용 영화 자막 번역에는 10만원, 20만원밖에 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열배 넘게 올랐다. 번역 실명제를 처음 정착시키고 번역가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까지 번역 작업을 한 영화가 400편 정도다. ‘굿 윌 헌팅’ ‘식스 센스’ ‘인생은 아름다워’ ‘뷰티풀 마인드’ ‘글래디에이터’ ‘시카고’ ‘진주만’ ‘반지의 제왕’ 등은 나름의 대표작이라 할 만하다. 1997년에 자막 번역을 한 ‘굿 윌 헌팅’은 ‘스탠드 바이 미’와 더불어 나에게 운명의 영화다. 주인공인 윌 헌팅(맷 데이먼)은 고아 출신의 청소부다. 고통에 허우적대는 그를 심리학 교수인 숀 맥과이어(로빈 윌리엄스)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품어 준다. 나는 고아가 아니지만 윌 헌팅이 마치 내 모습 같았다. ‘스탠드 바이 미’가 내 소년기를 보듬어 줬다면 ‘굿 윌 헌팅’은 청년기의 날 감싸안았다. 많은 영화들이 날 구원해 주는구나, 영화는 내 친구이자 부모구나, 이 분야에 몸담길 잘했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애니메이션 영화도 80여편을 번역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개봉한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이 내 손을 거쳤다. 애니메이션은 특정 작품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모두 애착이 간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라”고 했다. 단순히 보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눈으로 대상을 포착하고 가슴으로 느끼라는 뜻이다. 들여다보는 건 아이들이 잘한다.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표현한 ‘내 안에 있던 아이가 어디에 갔을까’라는 문장의 ‘아이’는 바로 아이의 호기심을 뜻한다. 이 호기심을 잃지 않는 건 창의성을 계속 지키는 일이다. 나에게 애니메이션 번역은 호기심과 창의성의 마르지 않는 우물이다. -자막 번역의 가장 큰 매력은 일을 하며 공부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다룬 소재를 이해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번역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다. 20년 전쯤에는 ‘틴 컵’이라는 골프 영화의 자막을 번역했다. 당시엔 골프를 전혀 몰랐다. 프로 수준의 아마추어 골퍼 선배를 데려다 같이 영화와 대본을 보고 번역 작업을 했다. 예를 들어 ‘비축하다, 꼼짝 못 하게 하다’라는 뜻의 ‘Lay up’은 골프에서는 ‘끊어 가기’라는 뜻이다. 영화가 개봉한 뒤 골프 전문가들로부터 “재미있게 봤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영화 번역 작가들의 기본적인 원칙은 원래 대사의 의미와 표현의 맛을 가장 정확하게 살리는 것이다. 여기엔 각국의 문화적 배경이 반영돼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 영화 ‘타짜’에 나오는 대사인 “나 이대 나온 여자야”를 미국 관객들에게 “I graduated Ewha university”라고 직역해서 보여주면 사람들은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여기에서 적절한 번역은 “You know who I am?” 정도가 될 것이다. 의미를 전달하는 원칙을 고수하되 언어에 담겨 있는 문화나 정서가 반영돼야 한다. 번역가이자 소설가인 이윤기 선생은 “번역은 ‘밴 아이’를 낳는 거고, 소설 쓰기는 ‘안 밴 아이’를 낳는 것이지만 번역 역시 안 밴 아이를 낳는 것에 견줄 수 있다”고 하셨다. 나 역시 안 밴 아이를 낳는다는 자세로 번역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번역은 외줄타기다. 두 개의 기둥은 직역과 의역이다. 보는 사람들은 편안하지만 외줄을 타는 광대는 첫 번째 공연이건 백 번째 공연이건 피를 말리기 마련이다. -영화 번역을 시작하고 딱 10년이 되니까 갈증이 왔다. 나만의 고유한 것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마침 ‘책을 한번 써 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고, 옳다구나 싶어 저술 작업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내가 제일 잘 아는 걸 쓰자’고 마음먹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화와 영어가 떠올랐다. 영화의 인문학적 내용을 배경으로 영어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실제로 영화 대사에는 영어 학습에 유익한 내용이 차고 넘친다. ‘똑똑한 식스팩’(2013년 미래창조과학부 인증 우수 과학도서)이라는 이름의 자기계발서도 냈다. 말은 자기계발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걸 발견하는 게 능력을 개발하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평소 내 지론을 담았다. 이 책 역시 영화와 영어, 책 등을 사례로 넣었다. -내 이름은 아름다울 미(美)에 길 도(道) 자를 쓴다. 본명이다. 부친이 모친과의 사랑은 아름다웠을지라도 아름답지 않은 방식으로 나를 낳았으니 내가 아름다운 길을 걸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것 같다. 그래서 영화 자막 번역과 글쓰기라는 일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배우 이미도씨와 동명이인이다. 이미도씨가 결혼할 때 축하 문자를 많이 받았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에서 배우 강혜정씨가 맡은 역할의 이름 ‘미도’는 내 이름에서 따왔다. 영화 제작 당시 박 감독이 “미도라는 이름을 쓰고 싶다”고 요청했고, 제작 발표회 때 무대에 함께 올라가는 조건으로 수락했다. 이런 이유로 많은 분들이 날 여자라고 생각한다. 기업 강연에 가서 미리 준비를 하고 있으면 임원들이 처음에는 보조요원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 내 소개를 하면 뜨악한 반응을 보인다. ‘오랜만에 여자 강사가 온다’는 기대를 저버렸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은 재미있는 삶이다. 행복의 반대는 재미없게 사는 것이다. 삶의 세 가지 틀을 재미와 가치, 기여 등으로 정의한다면 여기의 시작은 재미다. 심지어 다른 이들에 대한 봉사도 재미가 없으면 못 한다. 보람 역시 궁극적으로는 의미를 찾아야 하고, 그것은 재미의 또 다른 모습이다. 어떻게 더 재미있게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계속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요즘은 소설가 한강씨의 ‘채식주의자’를 꼼꼼히 읽고 있다. 맨부커상을 수상한 건 한국 영화가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탄 것과 마찬가지로 대단한 일이다. 특히 번역에 참여한 영국 아가씨가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다. 다만 늦은 감이 있다는 게 아쉬웠다. 국내에서 도끼날을 가는 준비를 계속했다면 한씨보다 앞선 작가들도 해외 유수의 상을 받을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이미도씨 1993년 영화 ‘세 가지 색-블루’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400여편의 외화를 번역했다. 최근에는 작가로, 출판인으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서 개봉된 유명 외화 상당수가 그의 손을 거쳐 한국 관객들과 만났다. 공군 영어교육 장교로 복무하면서 해외 파견 요원에게 영어를 지도한 것이 번역가의 길로 접어든 계기가 됐다. ▲1961년 서울 출생 ▲한국외대 스웨덴어학과,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광고커뮤니케이션학(중퇴) ▲‘나인’, ‘눈먼 자들의 도시’, ‘쿵푸 팬더’, ‘클로버필드’, ‘슈렉’ 시리즈, ‘반지의 제왕’ 3부작, ‘진주만’, ‘킬빌’, ‘캐리비안의 해적’, ‘뷰티풀 마인드’, ‘아메리칸 뷰티’, ‘글래디에이터’, ‘노트북’, ‘식스센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제리 맥과이어’, ‘더록’, ‘피스메이커’, ‘인디펜던스 데이’ 등 번역 ▲‘이미도의 영어선물’, ‘이미도의 영어 상영관’, ‘나의 영어는 영화관에서 시작됐다’, ‘이미도의 등 푸른 활어영어’, ‘이미도의 아이스크림 천재 영문법’ 등 지음.
  • 에베레스트 함께 오른 뒤 아내 잃은 남편의 분노

    에베레스트 함께 오른 뒤 아내 잃은 남편의 분노

    열흘 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등정 후 하산하다 불귀의 객이 된 여성 산악인의 남편이 아내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호주 산악인 로버트 그로펠(사진)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가진 자국 방송 채널7의 ‘선데이 나이트’ 인터뷰를 통해 부인 마리아 스트라이덤의 사망 경위를 납득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31일 전했다. 그는 “(헬리콥터로 후송될 때까지) 그녀는 스스로 강하다고 느끼고 있었고 걷고 있었다. 조금은 힘이 없어 주저하긴 했지만 잘 걸었다. 매우 느리지만 괜찮았다. 말도 했다. 그러나 그녀와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21일 그의 부인 마리아 스트라이덤은 에베레스트 정상 바로 아래 8000m 지점의 ‘데스 존’까지 올랐지만 고산병 증세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래서 그로펠 혼자 정상에 오른 뒤 둘이 함께 하산을 시작했다. 그는 “아내에게 혼자 올라가도 되겠느냐고 묻자 ‘그래요. 가도 돼요. 전 여기서 기다릴게요‘라고 답하더라”며 “정상을 밟고도 그녀와 함께 하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특별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저 올라갔다 내려온 것 뿐이었고 내게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아내와 마찬가지로 고산병 증세를 앓아 카트만두에서 치료받고 있는 그로펠은 아내가 아픈 줄은 알았지만 곧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마음이 산산조각 부서질까봐 아내의 사진을 쳐다볼 수도 없다며 울먹였다. 세르파들이 아내의 시신을 산 아래로 옮긴 뒤 헬리콥터로 카트만두까지 옮겼지만 그녀는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멜버른의 모나시 대학 강사인 스트라이덤은 이달 들어 에베레스트에서 목숨을 잃은 세 등반가 중 한 명이다. 네덜란드 등반가 에릭 아니 아르놀트는 20일 정상을 밟은 직후, 인도 등반가 숩하시 폴이 29일 하산 도중 세상을 떠났다. 부부가 산에 오른 이유는 뭘까? 채식주의자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서 최고봉을 비롯, 6대륙 최고봉을 모두 오르겠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생전에 ”사람들이 채식주의자라면 영양도 좋지 않고, 약할 것이라고 물어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자극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것이 유언이 되고 말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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