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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임박한 위협엔 北 선제타격”… 클린턴 당선땐 옵션 가능성

    일각선 北문제 심각성 방증 한반도 전면전 우려 신중론 정부 “평시 아닌 전쟁상황 가정”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미국 일각에서 대북 선제타격론이 제기된 가운데 미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케인 버지니아 주지사가 4일(현지시간)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선제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케인 후보는 부통령으로서 클린턴의 공식적 최측근이 되기에 대북 선제타격론이 미국 차기 정부에 정책 옵션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북한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지만 대북 선제타격은 한반도의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날 TV토론에서 사회자는 케인 후보에게 “북한이 미사일 공격을 할 것이라는 정보를 갖는다면 선제행동을 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동안 대선 토론에서 선제공격에 대한 질문은 없었기 때문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속에서 차기 정부의 대응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이 나오기는 처음이다. 이에 케인은 주저하지 않고 “대통령은 임박한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방어하기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답했다. 임박한 위협을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 본다면, 조치는 사회자가 질문한 선제행동, 즉 선제타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케인은 물론 관련 정보가 무엇인지, 그 정보가 얼마나 확실한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지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멀린 전 합참의장은 지난달 16일 한 토론회에서 ‘선제타격론’을 꺼집어냈다. 전직 군 고위관계자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한·미가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대북 선제타격에 대한 효과와 정보력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된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는 이날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의 토론회에서 “대북 제재 강화와 중국을 통한 압박, 대북 선제공격 등 개입이 아닌 대안은 돈이 많이 들고 생산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대북제재조정관은 지난달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제타격론은 생각만큼 쉽지 않고 효과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선제타격은 적의 위협이 현실화되거나 명백한 징후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이는 평시가 아니라 거의 전쟁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특파원 간담회에서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미국의 힘을 보여야 할 때는 강경하고 단호하게 행동했다”며 “클린턴 후보와 가까운 싱크탱크 인사들과 접촉한 결과 클린턴이 당선되면 오바마 정부보다 한층 단호한 정책으로 바꿀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美 ‘北 조건부 선제공격’ 시사… 클린턴 당선땐 정책 옵션 가능성

    美 ‘北 조건부 선제공격’ 시사… 클린턴 당선땐 정책 옵션 가능성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미국 일각에서 대북 선제타격론이 제기된 가운데 미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케인 버지니아 주지사가 4일(현지시간)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선제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케인 후보는 부통령으로서 클린턴의 공식적 최측근이 되기에 대북 선제타격론이 미국 차기 정부에 정책 옵션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북한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지만 대북 선제타격은 한반도의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날 TV토론에서 사회자는 케인 후보에게 “북한이 미사일 공격을 할 것이라는 정보를 갖는다면 선제행동을 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동안 대선 토론에서 선제공격에 대한 질문은 없었기 때문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속에서 차기 정부의 대응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이 나오기는 처음이다. 이에 케인은 주저하지 않고 “대통령은 임박한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방어하기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답했다. 임박한 위협을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 본다면, 조치는 사회자가 질문한 선제행동, 즉 선제타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케인은 물론 관련 정보가 무엇인지, 그 정보가 얼마나 확실한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지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멀린 전 합참의장은 지난달 16일 한 토론회에서 ‘선제타격론’을 꺼집어냈다. 전직 군 고위관계자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한·미가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대북 선제타격에 대한 효과와 정보력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된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는 이날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의 토론회에서 “대북 제재 강화와 중국을 통한 압박, 대북 선제공격 등 개입이 아닌 대안은 돈이 많이 들고 생산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대북제재조정관은 지난달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제타격론은 생각만큼 쉽지 않고 효과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선제타격은 적의 위협이 현실화되거나 명백한 징후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이는 평시가 아니라 거의 전쟁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특파원 간담회에서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미국의 힘을 보여야 할 때는 강경하고 단호하게 행동했다”며 “클린턴 후보와 가까운 싱크탱크 인사들과 접촉한 결과 클린턴이 당선되면 오바마 정부보다 한층 단호한 정책으로 바꿀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美 민주당 부통령 후보 ‘北 선제 공격 가능성’ 시사 파문

    美 민주당 부통령 후보 ‘北 선제 공격 가능성’ 시사 파문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와 5차 핵실험 이후 미국 일각에서 대북 선제타격론이 제기된 가운데 미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케인 버지니아 주지사가 4일(현지시간)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선제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그만큼 북핵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으로 관측되지만 대북 선제타격은 최후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는 군사 작전으로, 한반도의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최근 마이클 멀린 미 전직 합참의장이 선제타격론을 거론한 뒤 미국과 한국 정부가 이를 모두 부인했으나 케인 후보의 발언이 나오면서 대북 선제타격론에 대한 논란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TV토론에서 사회자는 두 후보에게 5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에 이어, 케인 후보에게 북한이 미사일 공격을 할 것이라는 정보를 갖는다면 선제행동을 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동안 대선 토론에서 선제공격에 대한 질문은 없었기 때문에 북한의 점증된 핵·미사일 위협 속에서 차기 정부의 대응에 대해 구체적 질문을 던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케인 후보는 주저하지 않고 “대통령은 임박한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방어하기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답했다. 임박한 위협을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 본다면, 조치는 사회자가 질문한 선제행동, 즉 선제타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케인 후보는 물론 관련 정보가 무엇인지, 그 정보가 얼마나 확실한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지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멀린 전 합참의장은 지난달 16일 한 토론회에서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에 아주 근접하고 미국을 위협한다면 미국은 자위적 측면에서 북한을 선제타격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론적으로 (북한 미사일) 발사대나 과거 발사했던 곳을 제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직 군 고위관계자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한·미가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22일 브리핑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선제적 타격 등 특별한 계획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단지 일반적으로, 북한을 특정하지 않고, 작전 사안의 하나로서 선제적 군사 행동들에 대해 미리 논의하지 않는다”며 원론적 입장을 취한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대북 압박 강화를 거듭 강조했다. 안호영 주미 대사는 지난 1일 국정감사에서 선제타격론에 한국 정부가 관여한 바가 있느냐는 질문에 “적어도 워싱턴에서는 그런(대북 선제타격) 협의를 한 적이 없다. 미 정부 인사 중에는 이를 말한 사람이 없다”며 “미 정부로부터 선제타격 협의를 요청받은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미 조야에서는 대북 선제타격에 대한 효과와 정보력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된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는 이날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와 통일준비위원회가 공동개최한 토론회에서 “지난 25년 간 대북정책은 북한의 핵개발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패했다”며 “대북 제재 강화와 중국을 통한 압박, 대북 선제공격 등 개입이 아닌 대안은 돈이 많이 들고 생산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대북제재조정관은 지난달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제타격론은 생각만큼 쉽지 않고 효과도 미지수”라고 지적한 뒤 “북한은 이동식 미사일까지 개발, 공격 지점을 옮겨 다니며 숨기고 있는 데다가 정보력과 기술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어디서 언제 먼저 공격할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특파원 간담회에서 “클린턴 후보와 가까운 싱크탱크 인사들과 접촉을 통해 클린턴이 당선되면 버락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전략인 ‘전략적 인내’보다 더 단호한 정책으로 바꿀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미 전문가들은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 시절 미국의 힘을 보여야 할 때는 강경하고 단호하게 행동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갈루치 전 미국 북핵특사 “대북정책 실패, 전쟁보다 협상이 비용 줄이고 생산적”

    갈루치 전 미국 북핵특사 “대북정책 실패, 전쟁보다 협상이 비용 줄이고 생산적”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는 4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봉쇄와 제재만으로는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전쟁보다 협상이 비용이 적게 들고 생산적이며, 적절한 조건 아래서 북한과 협상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지타운대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갈루치 전 특사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미 싱크탱크 등 재야에서 대북 협상론이 거론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주목된다.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타결 주역이기도 한 갈루치 전 특사는 이날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와 통일준비위원회가 공동개최한 토론회에서 “지난 25년 간 대북정책은 북한의 핵개발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패했다”고 평가한 뒤 “대북 제재를 강화하거나 중국을 압박하거나 선제공격을 하는 등 개입이 아닌 대안은 돈이 많이 들고 생산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을 봉쇄하고 제재를 가할 수록 상황은 악화됐다”며 “북한은 시간이 갈수록 좋아지는 ‘고급 와인’이 아니라 탄도미사일을 늘려 미 본토 타격 능력을 추진하는 등 양과 질에서 모두 악화되고 있는 만큼 한·미 정부가 협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대북 협상 조건으로 “한·미가 억지력을 갖춘 상황에서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고, 핵동결 등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이후 북한의 궁극적 비핵화를 추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협상 복귀를 위한 당근으로 한·미 합동군사훈련 유보, 대북 제재 완화 등을 제시하며 “한·미 간 어떤 당근을 테이블 위에 내놓을 것인지 긴밀히 상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평화협정 채결을 위한 협상도 이뤄져야 한다면서, “5자, 3자, 양자 등 회담이 있을 수 있는데 미국이 주요 플레이어가 돼야 하며, 정치적 해결과 함께 북한의 인권 문제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이어 “지난 70여년 간 미국의 핵억지 정책이 작동했지만 북한이 로스앤젤레스를 공격할 가능성은 낮게 본 것이 사실”이라며 “북한이 핵을 개발해 시리아 등 중동과 테러리스트 등에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큰 우려”라고 덧붙였다.  한편 통준위 민간위원인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날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 전문가들과 면담하면서 북한과 일정 부분 조건이 맞아 떨어지면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국보다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미국이 기대치를 낮출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 뒤 “북한이 모라토리엄(핵실험·미사일 발사 유예)을 선언하면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전문가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오바마 대통령 얼굴 ‘취임 전과 후’

    오바마 대통령 얼굴 ‘취임 전과 후’

    지난 8년 간 세계 최강국의 지도자로 전세계를 호령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55)도 얼마 후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그의 임기는 이제 딱 두 달 남았다. 얼마 전 미국 '뉴욕 매거진' 최신호는 흥미로운 사진 한 장을 표지에 내세웠다. 백악관에서 창문 너머를 쳐다보는 한 남자의 쓸쓸한 뒷모습이 담긴 이 사진의 주인공은 물론 오마바 대통령이다. 이제 곧 그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사진으로 기사는 오바마 집권 기간의 명과 암을 다루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기사 속에 등장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직전과 퇴임 전 현재의 얼굴이다. 지난 2008년 취임 직전의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은 40대의 팔팔한 젊음이 느껴지지만 퇴임을 몇 달 앞둔 올해의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사실 미 대통령의 임기 전후 얼굴 변화는 그간 임기가 끝날 때 쯤이면 등장하는 현지언론의 단골 기사다. 지난 2009년 1월 임기를 끝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역시 8년 만에 폭삭 늙었다는 평가를 들어야 했다. 미국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 논문도 나온 바 있다. 지난 2009년 ‘리얼 에이지’(Real Age)의 저자 마이클 로이즌 박사는 "평균적으로 대통령들은 2배 더 빨리 노화가 진행된다"면서 "이는 국정 운영에 대한 부담과 주변의 끊임없는 비판과 견제 때문에 생긴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노스이스턴 대학 로버트 E 길버트 박사 연구에 따르면 미국 초대 조지 워싱턴 전 대통령부터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까지 수명을 알아본 결과 36명 역대 대통령 중 무려 26명이나 평균에 비해 단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美 재야에 퍼지는 대북협상론… 韓·美 정부는 “제재·압박 우선”

    美 재야에 퍼지는 대북협상론… 韓·美 정부는 “제재·압박 우선”

    “한반도 비핵화는 장기적 목표 삼고 미, 북한과 직접 대화 나서야” 제안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미국 재야에 확산되고 있다. 최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이후 제기된 ‘핵동결 협상론’이 워싱턴DC 싱크탱크 등 전문가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지만 한·미 정부는 “제재·압박이 우선이며, 대화에 나설 때가 아니다”라면서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하원의원 출신인 제인 하먼 우드로윌슨센터 소장은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는 ‘장기적 목표’로 삼고, 북한의 핵·장거리 미사일 실험 동결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을 ‘당면 목표’로 삼아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하먼 소장은 “이것은 평양과 베이징 등을 비롯한 당사국 간에 너무 많은 불신을 낳은 6자회담으로의 복귀가 아니라 북한과의 직접 협상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면서 “핵동결은 단지 시작일 뿐이며, 동결 이후 미 차기 정부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북핵 해체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엄청난 외교적 자본을 투자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하먼 소장은 이어 “이것(북핵 해체)에 중대한 진전이 이뤄질 전망이 있다면 장래의 한·미 합동군사연습의 유보를 고려하거나 북한에 그들이 오랫동안 추구했던 불가침조약을 해 주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며 “단기간 (핵·미사일) 동결로 한반도와 지역의 긴장을 완화할 시간을 벌 수 있고 북한 정권이 자국민에게 가하는 야만적 행태들을 누그러뜨리는 길을 닦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대북제재조정관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서울신문 10월 3일자 4면>에서 “제재와 함께 협상에 나서 북한에 출구를 열어 줘야 하며, 협상 형태는 6자회담에 국한되지 않고 남북, 북·미 등 양자협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미 정부는 대화와 협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안호영 주미대사는 지난 1일 국정감사에서 “‘핵동결 협상론’은 미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미 정부가 이것(핵동결 협상론)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의 자금줄을 막을 제재 강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 중이며, 협상은 우선순위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단독] “北체제 위협하는 고강도 제재와 협상 출구 여는 투트랙 전략을”

    [단독] “北체제 위협하는 고강도 제재와 협상 출구 여는 투트랙 전략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이어 5차 핵실험까지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국제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더욱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 추진에 나섰고, 미국은 북한과 불법 거래한 중국 기업을 처음으로 기소·제재하는 등 북한 옥죄기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북한의 핵 야욕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등에 대해 비확산 전문가 로버트 아인혼(68)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제재조정관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김정은 체제를 위협할 수준의 강한 압박과 동시에 협상을 통한 출구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1990년대 초 국무부 부차관보 시절 북·미 미사일 협상을 주도했고 2009~2013년 북한·이란 제재 총괄 조정관을 맡아 이란 핵협상 타결에 큰 역할을 했다. 현재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북한이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이어 5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수준 평가는. -북한이 SLBM을 발사하고 5차 핵실험을 하는 등 핵·미사일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실어 미국을 공격하려 한다. 대단히 우려스럽지만 이를 위한 시험은 이뤄지지 않았고 핵탄두 소형화 여부도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아직 그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본다. 핵물질과 관련, 북한은 영변 플루토늄 농축시설뿐 아니라 비밀리에 고농축우라늄(HEU) 농축시설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핵탄두 실험, 미사일 탑재 발사 등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핵무기 개수 등 추측만 쏟아 낼 것이 아니라 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韓, 핵무장보다 ‘핵우산’ 강화가 효율적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에 어떤 압력이든 효과적으로 작용하려면 중국이 핵심 키다. 중국은 지난 3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에 동의했는데, 서류로는 동의했지만 이행이 관건이다. 중국이 몇 가지 행동을 하고, 자국 기업인 단둥훙샹실업발전에 조치를 취한 것은 긍정적 신호다. 그럼에도 중국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도록 적극 권장해야 한다. 그동안 중국은 대북 레버리지(지렛대)를 단호한 방법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자신의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중국과 다른 나라들이 강한 조치를 취해 북한 내부 문제로 이어져 정권 자체가 위기에 처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외부 압박으로 북한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특히 엘리트들이 특권을 얻지 못하게 되면 김정은 정책에 불만이 쌓일 것이다. 이렇게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낼 제재가 필요하다. 하지만 압박만으로는 효과를 볼 수 없다. 필요한 것은 한편으로는 강한 압박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외교적 해법이다. 김정은이 그냥 굴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출구’를 열어 줘야 한다. 그가 “핵 프로그램을 제한하니 우리 이익에 맞는 혜택을 얻었다”고 말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그래서 강한 압박과 동시에 협상이 필요하다. 이것은 이란에 했던 것과 같다. 이제 북한에도 적용해야 한다. 북한 정권을 위협할 수준의 압박과 동시에 외교적 출구전략이다. 우리는 북한이 품위를 유지하면서 출구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 김정은과 북한은 체면을 원하기 때문이다. ●6자회담 재개 시작은 ‘北 핵능력 동결’ →그렇다면 협상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6자회담은 멈춘 지 오래됐다. -공식 협상이 있어야 하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쏘는데 북한과 대화할 수는 없다. 북한은 협상하는 동안 핵·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북한은 또 ‘한반도 비핵화’라는 협상 주제에 동의해야 하고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을 재확인한다면 바람직할 것이다. 북한도 자신들의 목표는 ‘핵 없는 한반도’라고 하겠지만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은 달리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이 당장 내일이나 내년, 또는 5년 이내에 핵능력을 폐기하는 데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과정을 시작해야 하고, 시작은 북한의 핵능력 동결이다. 북한이 더이상 핵물질·무기를 만들지 않도록 한 뒤 시간이 지나면서 최종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6자회담 등 협상 형식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핵심 플레이어는 남북과 미국, 중국이다. 일본과 러시아는 관심은 있지만 키 플레이어는 아니다. 남북 양자회담과 북·미 양자협상이 이뤄져야 하고, 한·미 간 대화가 계속돼야 한다. →북한과 이란은 다른데 이란 수준의 제재가 가능한가. -북한은 이란과 달라 더 힘들다. 이란은 국제금융체계와 관계를 맺어야 했고 원유를 수출해야 했다. 그러나 북한은 그렇지 않다. 북한의 경제 규모와 수요는 이란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고, 유일하게 ‘수출’하는 것은 ‘골칫거리’다. 특히 이란은 자신들을 도와줄 하나의 크고 영향력 있는 친구가 없지만, 북한은 중국이 있다. 중국이 북한을 붕괴되지 않도록 받쳐 주는 한 압박을 가하는 것은 어렵다. 반대로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끊겠다고 하면 북한은 생존할 수 없다. 김정은은 완고하고 고집스러운 사람이라 압력을 넣기 어려운 상대이지만, 유일하게 가능한 나라는 중국이다. 북한의 석탄·철광 수출 금지, 모든 화물 검색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중국의 의지에 달려 있다. ●美 추가 세컨더리 보이콧 中과 협의를 →미 정부가 대북제재법과 행정명령 이행에 나섰는데. -미 의회가 통과시킨 대북제재강화법에 따라 재무부가 처음으로 중국 기업 훙샹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는데 이는 중요한 조치다. 이를 계기로 중국 기업들이 스스로 북한과의 거래를 중단하기를 기대한다. 중국이 스스로 제재를 이행하면 미국이 나설 필요가 없겠지만, 미 정부가 ‘세컨더리 보이콧’ 수준의 제재 권한을 부여받은 만큼 큰 지렛대로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세컨더리 보이콧을 너무 많이 쓰면 중국이 불쾌해할 것이기 때문에 미·중 간에 협의해야 한다. 이번에도 양국 사법 당국 간 논의가 이뤄졌다. 미국은 중국이 한 차례 제재에 그칠지, 아니면 추세가 될 것인지 지켜보게 될 것이다. →1990년대부터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지켜본 전문가로서 김정은 정권의 핵 집착 배경은.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과 다르다. 김정일은 더 신중했다. 김정은은 실질적이고 전략적으로 핵을 개발해 핵능력을 서둘러 갖추려고 한다. 그는 핵무기가 ‘바게닝 칩’(협상카드)이 아니라 북한의 생존을 위해 중요하다고 여기고, 전 세계에 자신이 이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그는 세계가 “우리는 그 가이(녀석·김정은)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북한의 비핵화를 포기하고 핵능력을 수용하기를 원한다. 북한은 핵개발 이유를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김정은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없어지면 더이상 핵을 개발하지 않을 것인가. 김정은의 이 같은 주장은 핵개발을 정당화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미국의 적대시 정책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과 남한에 대한 도발적 행위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도발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사드가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반작용인 것이다. ●美의 북한 문제 소극적 개입 비판은 오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 정책에 대한 비판도 많은데. -사람들이 오바마 정부가 북한에 대해 소극적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오해에서 비롯됐다. 오바마 정부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북한에 개입하기 위해 더욱더 많이 노력해 왔다. 하지만 북한은 이 같은 개입과 논의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북한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진전을 이루기를 원하고, 현 상황에서 미국과 핵 프로그램에 대해 대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이 잘못 이해됐다고 생각한다. 오바마 정부가 이란이나 쿠바와는 문제를 푼 반면 북한만 남았다고 지적하는데, 쿠바와 이란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개입을 원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北 이동식 미사일 선제타격 쉽지 않아→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제기된 한국의 핵무장론과 전술핵 재배치론, 선제타격론에 대한 의견은. -한국 사람들이 북한의 핵개발은 물론 김정은의 대남 도발에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전체적 그림’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미는 조약으로 맺어진 동맹이고, 2만 8500명의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한반도에 분쟁이 생기면 미국이 당연히 개입하고,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면 이는 미국에 대한 공격임으로 즉각 보복하게 된다. 한국 사람들은 그런 동맹을 위험에 처하게 하고 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논쟁 끝에 스스로 핵을 개발하지 않고 동맹이 제공하는 강력한 억지력에 의지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체 핵무장보다 한·미가 미국의 핵우산·확장억지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협의해 북한을 억지하고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 선제타격론은 정치인들의 기분을 좋게 만들 순 있겠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고 효과도 미지수다. 북한은 이동식 미사일까지 개발, 공격 지점을 옮겨 다니며 숨기고 있는 데다가 정보력과 기술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어디서 언제 먼저 공격할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사드 배치 장소가 발표됐다. 한·미가 사드 이외에 더 해야 할 일은. -우리는 미사일방어체계뿐 아니라 재래식 무기 능력과 연합 정보력, 사이버 능력 등을 강화해 김정은이 한국을 공격해서는 어떤 것도 얻을 수 없음을 확인시켜야 한다. 그가 한국을 공격할 경우 괴로움을 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또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이 강화될수록 각국의 방위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차기 미 대통령과 정부를 위한 대북 정책 제언은.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북한 문제는 다음 정부의 국가 안보 어젠다의 최우선 수준이 될 것이다. 차기 대통령은 또 북한을 제대로 다루려면 압박과 외교, 억지라는 3가지 요소가 모두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20년 도움’ 김승연 회장 만난 로버트 김

    ‘20년 도움’ 김승연 회장 만난 로버트 김

    “국민으로서 빚져”… 출판도 지원 로버트 김 “어려울 때 도움 감사” 재미동포 로버트 김과 남몰래 그를 도왔던 김승연 회장이 29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만났다. 최근 출간한 ‘로버트 김의 편지’ 출판기념회를 위해 고국을 찾은 로버트 김이 감사 표시를 하기 위해 김 회장을 방문한 것이다. 1996년 미국 해군정보분석관으로 근무하던 로버트 김은 당시 한국정부가 알고 있어야 하지만 미국 정부가 알려주지 않은 정보 등을 주미대사관에 알려준 혐의로 체포돼 징역 9년에 보호관찰 3년형을 받았다. 당시 로버트 김의 이야기를 들은 김 회장은 가족들의 생활이 어떤지를 파악하게 한 뒤 남몰래 생활비를 지원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그룹에서도 (내용을) 모르다가 2005년 보호관찰 집행정지로 풀려난 로버트 김이 라디오방송에서 이런 이야기를 밝히며 세상에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이번에 나온 ‘로버트 김의 편지’ 출판에 필요한 비용도 지원했다. 이날 만남에서 로버트 김은 “어려울 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고 김 회장은 “20년 전 선생님께서 겪은 고초를 언론으로 접하면서 많은 국민들이 선생님께 ‘빚을 졌다’고 생각했고 제가 작은 뜻을 전한 것도 그런 마음에서였다”고 답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수요 에세이] 고전으로부터의 인성교육/전호환 부산대 총장

    [수요 에세이] 고전으로부터의 인성교육/전호환 부산대 총장

    2014년 책임과 인간성을 저버린 세월호 선장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빗발쳤고,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는 세계 최초로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됐다. 이 법안에 따라 학교에는 인성교육의 의무가 부여됐고, 인성에 바탕을 둔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인성(人性)은 인간성이고 품성이다. 이를 아우르는 말이 바로 인문(人文)이다. 인성의 의미가 이러하다면 특정 교과목을 배우듯 교실에서 이뤄지는 주입식 교육만으로 그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 20세기 초반, 미국의 대학교육에서도 인성이 화두가 되었다. 1929년 당시만 해도 평범한 대학이었던 시카고대학에 불과 29세의 젊은 로버트 허친스가 총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학생이 졸업 때까지 위대한 고전(古典) 100권을 읽도록 의무화하는 교육혁신을 단행했다. ‘희망의 인문학’의 저자 얼 쇼리스는 이를 미국 최고의 교육이라 극찬했다. 우리는 허친스 총장이 학생들에게 고전을 읽게 한 근본적인 이유를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 그는 1953년 출판한 저서 ‘이상적 대학’(The University of Utopia)을 통해 당시 미국 대학이 직면한 교육 위기의 주요 원인을 산업화, 전문화, 철학의 다양성에 따른 소통의 부재, 그리고 사회적·정치적 순응주의 등 4가지로 진단했다. 또한 그는 대학교육의 진정한 목표와 대학이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서 성찰했다. 그가 진단한 당시 미국 대학의 위기가 오늘날 우리 한국 대학이 직면한 위기와 고스란히 닮아 있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을 통해 산업화를 이룩한 나라의 경제적 국력이 아무리 막강해도, 그 자체가 삶의 목적이나 사회의 목적이 될 수는 없다. 그는 예술과 사상이 없는 문명, 혹은 예술과 사상을 가치 있게 여기지 않는 문명은 잡동사니 꾸러미에 불과하다고 했다. 오직 교육을 통한 도덕적·지적·심미적·정신적 성장이 민주주의 사회의 진정한 힘을 길러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친스 총장은 당시 미국 대학들이 사회적 수요에 맞춰 설립한 운전학과, 미용학과 같은 지나친 전문화 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냈다. 또한 교수들의 지적 영역의 전문화에 대해서도 일갈한다. 예를 들어 1860~1864년 미국사 전공교수는 1865~1870년의 미국사 강의를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런 문제의 대안으로 그는 자유교양교육을 주장했다. 교육의 지나친 전문화는 건강한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이나 의무를 이해할 수 있는 인격체를 기를 수 없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 교육의 한계로 지적되는 통섭적 관점의 결여도 허친스 총장은 이미 지적하고 있다. 다양한 전문화 영역들이 그 본연의 지식과 철학적 관점을 가져야 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각 영역들 사이의 소통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가 제안한 것은 토론을 통한 교육이다.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문명은, ‘토론이 폭력을 대신하는 문명이며, 합의가 행동에 기초가 되는 문명’이기 때문이다. 허친스 총장이 지적한 대학교육 위기의 마지막 요소인 사회적·정치적 순응주의는 재정 때문이라고 했다. 재정을 좇아가는 대학 교육은 독립된 사고와 비판을 할 수 있는 인재들을 배출할 수 없다는 말이다. 오늘날의 우리 현실에서 너무도 공감되는 부분이다. 허친스 총장은 당시 미국 대학의 위기를 인성교육의 부재라고 진단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으로 ‘시카코 플랜’을 통한 고전 교육 강화를 제시했다. 그 결과 시카고대학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노벨상을 배출한 명문 대학이 되었다. 그는 졸업생들이 노벨상을 받게 하고자 고전을 읽힌 게 아니었다. 미국의 160여개 대학으로 확대되어 시행하고 있는 이러한 인성교육이 우리나라에 필요하지 않은가. 대학의 존재 이유는 지식의 축적과 전수이고, 대학을 지탱하는 핵심 원리는 공익이다. 인공지능 기술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은 대학 교육이 담당할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 필요한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먼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국가 정책도 필요하다. 위기의 대학에 인문학 교육 강화가 필요하고 국가 재정을 더 많이 투입해야 하는 이유다.
  • 밝혀라, 뒤태… 즐겨라, 자연… 지켜라, 지구

    밝혀라, 뒤태… 즐겨라, 자연… 지켜라, 지구

    ‘2016 파리모터쇼’가 10월 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막을 올린다. 1898년 시작된 파리모터쇼는 프랑크푸르트모터쇼와 격년으로 열리는 유럽 최대의 모터쇼이다. 디트로이트 모터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제네바 모터쇼, 도쿄 모터쇼와 함께 세계 5대 모터쇼로도 불린다. 유럽 자동차회사들이 대거 신차를 발표하는 자리인 만큼 이듬해 출시될 유럽 자동차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뒤태】 현대차, 실용성 강한 해치백 i30 주력모델로 이번 파리모터쇼에 출전하는 주요 차량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실용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친환경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현대자동차그룹은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가 연결된 형태) 스타일을 내세워 실용성에 승부수를 던진다. 현대자동차는 2007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2011년 2세대를 거쳐 최근 출시한 해치백 스타일의 아이써티(i30) 3세대를 이번 쇼의 주력 모델로 내세운다. 이 차의 가장 큰 특징은 신규 엔진에 있다. 기존 i30의 가솔린 2.0 엔진 대신 가솔린 1.4 터보와 가솔린 1.6 터보 엔진을 새롭게 장착해 중저속 구간에서부터의 동력 성능과 연비 경쟁력을 강화했다. 유럽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가 개발을 주도했으며, 험난한 주행 환경을 갖춘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주행 테스트를 거쳤다. 기아자동차는 2011년 3세대 출시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4세대 프라이드 모델을 출품한다. 새로운 프라이드는 엔진 다운사이징을 선호하는 추세에 맞춰 1.0 T-GDI 엔진을 장착해 효율성과 경제성을 향상시켰다. 해치백 특유의 실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동급 최대 수준인 325ℓ 트렁크 용량을 갖췄다. 연내 유럽 출시, 내년 한국 출시가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실용성이 돋보이는 해치백 모델들뿐 아니라 고가의 고성능차 브랜드인 ‘N’의 첫 콘셉트카 ‘RN30’도 파리모토쇼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고성능차란 기본 모델에 엔진, 기어, 서스펜션 등의 성능을 강화한 고사양 모델로 강력한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자연】 대세 SUV의 진화… 쌍용 LIV-2 콘셉트카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은 SUV의 인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쌍용차는 ‘자연의 웅장한 움직임’이라는 디자인 개념과 첨단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적용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향상된 안전사양 등을 적용한 SUV인 LIV-2 콘셉트카를 출품한다. LIV-2 콘셉트카는 내년에 출시할 렉스턴W의 후속 모델의 최종 콘셉트카로 전해졌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직렬 4기통 2.2ℓ 디젤 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를 얹어 최고급 SUV시장을 공략한다는 포부다. 푸조는 2016 파리 모터쇼를 앞두고 신형 SUV인 3008과 5008을 공개하며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5008은 기존의 다목적 자동차(MPV)에서 선 굵은 SUV 디자인과 미래지향적인 인테리어로 변신한 게 특징이다. 5008은 1.6ℓ 디젤과 2.0ℓ 디젤 모델 무게가 각각 1380㎏과 1490㎏에 불과해 높은 연비와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랜드로버는 가볍고 커진 차체, 각종 신기술이 대거 탑재된 뉴 디스커버리를 전시한다. 한결 부드러우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채택하고 감각적인 헤드램프, 입체적인 그릴, 커다란 디스커버리 로고로 포인트를 줬다. 파워트레인은 2.0ℓ 인제니움 디젤 엔진이 기본 탑재되며, 내년에 전격 출시될 예정이다. 렉서스는 최신 콘셉트카인 유엑스(UX) 콘셉트를 파리에서 처음 공개한다. 차세대 렉서스의 대담한 외관 디자인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전통적인 장인의 기술과 첨단 기술을 융합한 인테리어와 함께 독자적인 세계관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자연】 BMW i3 한 번 충전으로 300km 주행 BMW는 주행거리가 늘어난 순수전기차 BMW i3를 공개한다. BMW i3는 한 번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최대 300㎞다. 에어콘이나 히터를 켜놓은 조건에서도 일상 운행 시 재충전하지 않고 최대 200㎞를 달릴 수 있다고 내세운다. 포르쉐는 파나메라 라인 4번째 모델인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를 내놓는다. 2009년 1세대 출시 이후 스포티하면서도 안락한 세단으로 평가받는 파나메라는 4 E-하이브리드를 통해 4륜구동에 전기 주행거리는 50㎞, 시스템 파워 462마력, 최고 속도는 시간당 278㎞를 자랑한다. 국내 출시 예정은 내년 상반기다. 페라리도 라페라리의 오픈톱 버전을 최초로 공개한다. 라페라리는 페라리 브랜드 출범 7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모델로 페라리에서 최초로 전기모터를 장착한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현대차는 국산 최초 친환경차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의 일렉트릭(전기차),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3가지 버전을 모두 전시한다. 전기차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유럽 연비 인증 결과 1회 충전 후 주행거리 280㎞를 확보했다. 현대차가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출시한 수소연료전지전기차(이하 수소전기차)인 투싼ix수소전기차도 무대에 올린다. 시트로엥은 프렌치 스타일을 한껏 품은 세단형 콘셉트카 시트로엥 CX피리언스를 선보인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들어가 최고출력 300마력의 동력 성능을 발휘하며, 전기의 힘으로만 약 60㎞ 정도를 갈 수 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北 인권 ICC 회부’ 유엔 올해도 추진할 듯

    북한의 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의 유엔총회 북한 인권 결의안이 올해로 3년 연속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마련한 북한 인권 세미나에 참석해 ‘북한 인권 ICC 회부’를 담은 결의안이 올해도 추진되느냐는 질문에 “통상적으로 북한 인권 결의는 10월 말 추진돼 왔다”며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의 인권 실태를 ICC에 회부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의 결의안은 2014년과 2015년 잇따라 추진돼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바 있다. 인권 문제를 담당하는 제3위원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되면 유엔총회 표결에 부쳐진다. 최근 1년 새 북한 인권 상황에 별다른 개선이 없고, 이미 두 차례 통과한 만큼 유엔총회 결의는 확실해 보인다. 결의안은 2014년, 2015년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참혹한 인권 상황을 규탄하고, ICC에 재판 진행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결의안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문제는 유엔 안보리 합의가 필요하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반대로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체벌 대신 명상’…美초등학교 훈육 패러다임의 전환

    ‘체벌 대신 명상’…美초등학교 훈육 패러다임의 전환

    미국의 일부 주(州)와 유럽의 일부 국가에 있는 학교에서는 문제를 일으킨 학생에게 훈육 등의 목적으로 ‘방과후 남기’와 같은 체벌을 준다. 하지만 학교에 남아 가만히 있어야 하는 이 체벌은 아이에게 참기 힘든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하기 쉽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이런 체벌 대신 ‘명상하기’를 도입해 성과를 내고 있는 초등학교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업워시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국 볼티모어에 있는 공립학교 로버트 W. 콜먼 초등학교는 학생들에게 방과후 남기 대신 명상하기를 시킨다. 이 학교에서 명상하기 과제를 받은 학생은 전용 매트리스가 깔린 ‘명상의 방’에 들어가 호흡을 가다듬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명상을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지역 비영리단체 ‘홀리스틱 라이프 재단’(Holistic Life Foundation)이 제안한 것으로 이들은 ‘명상의 방’을 만드는 것은 물론 명상 방법 등을 가르치는 강사를 지원했다. 명상하기의 목적은 스스로 마음을 진정시켜 문제 행동의 근본이 되는 걱정이나 스트레스, 두통, 복통 등을 감소하는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이 학교에서 명상하는 학생은 체벌을 명령받은 이들만이 아니다. 누구나 원하면 ‘명상의 방’에서 명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이 학교에서는 명상하기를 시작한 뒤 지금까지 정학 처분을 받은 아이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점을 모방한 한 고등학교 역시 정학이 줄고 학생들의 출석률이 올랐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명상은 여러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지금까지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이에 대해 홀리스틱 라이프 재단은 “모두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이지만, 아이들에게도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어린이 명상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 역시 명상하기를 한 뒤부터 “시험 기간에 주변이 소란스러워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집에서도 명상 시간에 배운 호흡을 시도하니 기분이 가라앉았다” 등 호응을 보이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조용히 명상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사진=Holistic Life Foundation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강정호, 아시아 내야수 첫 20홈런

    강정호, 아시아 내야수 첫 20홈런

    수비 속임 동작에 워싱턴 보복구 벤치클리어링 불구 역전포 응수 두 방 더 치면 추신수와 타이 기록 강정호(29·피츠버그)가 메이저리그(MLB)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자신을 향한 빈볼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역전 투런포로 응대했다. 최근의 활약을 고려할 때 이달의 선수상 수상도 가능해 보인다. 강정호는 26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의 홈 경기에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전날 3안타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을 벌인 강정호의 시즌 타율은 .263에서 .266(297타수 79안타)으로 소폭 상승했다. 다만 팀은 8회 초에만 5점을 내주면서 7-10으로 역전패했다. 강정호의 이날 홈런은 벤치클리어링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발생해 더욱 극적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3회 초 수비 과정에서 발생했다. 선두타자 브라이스 하퍼(24·워싱턴)가 안타 후 3루로 달려올 때 수비를 보고 있던 강정호가 공을 잡아 태그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이것이 속임 동작임을 몰랐던 하퍼는 황급히 슬라이딩을 했다. 이 과정에서 왼쪽 엄지에 통증을 느낀 하퍼는 3회 말 수비 때 교체됐다. 하퍼는 더그아웃으로 돌아가 화를 냈고, 워싱턴의 선발 투수 A J 콜은 3회 말 2사 때 초구를 당시 타석에 서 있던 강정호의 머리 뒤쪽으로 던졌다. 구심은 이것이 고의적이었다고 보고 콜을 퇴장시켰다. 대기 타석에 있던 피츠버그의 션 로드리게스가 빈볼에 대해 거칠게 항의하면서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강정호는 빈볼에 홈런으로 답했다. 5-5로 맞선 7회 말 2사 1루에 타석에 나서 상대 투수 코다 글로버의 시속 155㎞짜리 싱커를 놓치지 않고 때려내 왼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만들어냈다. 현지 중계진은 “보복구에 대한 정말 좋은 대답을 내놓았다”며 감탄했다. 이로써 강정호는 아시아 출신 MLB 내야수로는 처음으로 20홈런을 달성했다. 강정호에 앞선 아시아 내야수 최다홈런은 2006년 이구치 다다히토가 시카고에서 달성한 18개였다. 한국 선수 중에는 2009·2010·2015년 외야수로서 세 차례 20홈런을 넘긴 추신수(34·텍사스)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강정호가 남은 7경기에서 홈런 두 개를 추가할 경우 추신수가 2010년과 2015년 기록한 22개와 타이를 이루게 된다. 9월에만 홈런 6개, 18타점, 타율 .355(62타수 22안타)로 빼어난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강정호는 이달의 선수상도 노려볼 만한 상황이다. 경기가 끝난 뒤 강정호는 “상대를 다치게 할 의도는 없었다”며 “공이 (3루로 오는 과정에서) 빠졌기 때문에 하퍼를 3루에 묶어두고자 취했던 수비동작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하퍼는 “(3회초) 나는 인대가 또다시 끊어진 줄 알았다. 그 순간 강정호에게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한 이닝이라도 더” 스컬리의 마지막 다저스타디움 중계 10회까지

    “한 이닝이라도 더” 스컬리의 마지막 다저스타디움 중계 10회까지

    67년이란 세월에도 로스앤젤레스는 빈 스컬리(88)에게 작별을 고하고 싶지 않아 했다. 미국프로야구(MLB) 콜로라도 로키스가 25일(이하 현지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9회말 2사에 3-2로 앞섰을 때 다저스 유격수 코리 시거(22)가 대뜸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날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이렇게 되면서 88세의 다저스 구단 중계 캐스터 스컬리는 자신의 평생 마지막 홈 경기 중계를 한 이닝 더 해야 했다. 1950년 다저스가 뉴욕 브루클린을 연고지로 했을 때 처음 중계 마이크를 잡은 스컬리는 지금까지 67년 동안 마이크 앞을 지켜왔다. 그는 “연장 승부에 들어간다는 것을 알고 싶지는 않지요?”라고 물은 뒤 “물론 더 잘하기 위해선 어쨌든 어떤 일이라도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다저스는 10회말 2사에 찰리 컬버슨의 희생 플라이로 4-3 극적인 승리를 거둬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 프랜차이즈 최초로 4연속 지구 우승을 일궈 스컬리가 다저 스타디움에서 마지막 중계 마이크를 잡은 날의 뜻을 더욱 높였다. 스컬리는 “다저스가 디비전 우승을 해냈다. 그리고 우리는 예정대로 축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는 홈 관중 앞에서 챔피언 모자를 벗어 중계 부스에서 미소짓는 스컬리를 향해 흔들었다. 다저스 단장으로 임명된 뒤 첫 시즌을 무난히 치러낸 데이브 로버츠 구단주는 “사랑해요 빈. 오늘 승리는 당신을 위한 거예요. 친구”라고 스컬리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이날 다저스 타자들은 타석에 들어서기 전 스컬리를 향해 헬멧을 들어 보였는데 애드리언 곤잘레스와 저스틴 터너가 전날 밤 문자로 다른 선수들과 이렇게 하기로 약속했다. 부인 샌드라가 뒷자리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로버츠 단장의 얘기를 들은 스컬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진짜 당황스럽다. 우리 팀이 10-0으로 이기길 바랐다. 그랬으면 긴장할 것도 없었을테니. 내 마지막 날들에 아주 아주 조그맣고 약간의 기여를 할 수 있어 멋지고 편한 날이었다. 늘 내겐 관중석에 있는 여러분이 훨씬, 훨씬 더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여러분은 내게 열정을 선사했다. 내게 진정한 젊음도 안겼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다저스 팬들의 영원한 응원가 ’Wind Beneath My Wings‘를 아내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말한 뒤 “여러분이 내 날개 밑으로 불어오는 바람과 같은 존재였다”고 돌아봤다. 장내에 그가 예전에 녹음했던 이 노래가 흘러나올 때 그는 가만히 앉아 있었다. 노래가 끝나고 선수들이 껑충껑충 뛰며 디비전 우승을 자축하자 스컬리는 저유명한 빈 스컬리 프레스박스를 빠져나오며 친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스컬리는 이번 주말 샌프란시스코와의 3연전을 마친 뒤 은퇴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와우! 과학] 난쟁이 ‘호빗’은 누가 죽였나?…용의자는 현 인류

    [와우! 과학] 난쟁이 ‘호빗’은 누가 죽였나?…용의자는 현 인류

    '난쟁이' 호빗을 죽인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의 증거가 발견됐다. 최근 호주 울런공 대학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호빗을 멸종시킨 용의자가 현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그간 학계의 논쟁을 가져온 호빗의 멸종 이유에 대해 한 발짝 더 나아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호빗은 지난 2003년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의 리앙 부아 동굴에서 호미닌(Homonin·초기인류) 화석으로 발견돼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키가 106cm, 몸무게 25kg, 뇌 용량은 현생인류의 3분의 1만한 이 화석은 발견된 지역의 이름을 따 ‘호모 플로레시엔시스’(Homo floresiensis)로 명명됐지만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이름은 호빗(hobbit)이다. 우리에게는 영화로 더 익숙한 호빗은 1937년 발표된 J R R 톨킨의 소설에 등장하며 ‘반지의 제왕’에서는 난쟁이족으로 묘사됐다. 약 10만 년 전 지상에 나타난 호빗은 그간 고고학계에 큰 논란을 안겼다. 이중 하나는 과연 호빗이 왜소증이나 장애를 가진 현생인류인지 아니면 멸종한 별개의 종인지 여부였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들이 몸집과 두뇌가 쪼그라드는 유전질환인 소두병을 앓은 호모 사피엔스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호빗의 육체적 특징을 들어 현생인류와 다른 새로운 종이라는 이론이 지금은 가장 큰 힘을 받고 있다. 또 하나의 논점은 호빗의 멸종 시기와 그 이유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호빗의 멸종 시기를 대략 1만 2000년 전으로 분석했으나 지난 3월 울런공 대학 연구팀은 동굴에서 발견된 호빗 화석과 도구등을 재측한 결과 그 시기가 5만년 전이라는 논문을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바 있다.   또한 호빗의 멸종이유 역시 논쟁의 대상이 됐는데 오랜시간 고립된 섬에 살면서 퇴화했다는 주장과 호모 사피엔스와의 경쟁에서 밀렸다는 다양한 이론들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에 연구팀이 호모 사피엔스를 유력한 용의자로 본 것은 리앙 부아 동굴에서 호모 사피엔스의 것으로 보이는 2개의 이빨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10년과 2011년 발굴된 이빨을 분석해 이루어졌으며 그 시기는 4만 6000년 전 것으로 측정됐다. 연구를 이끈 리처드 로버츠 박사는 "이 이빨은 크기로 보아 분명 호빗의 것은 아니며 호모 사피엔스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상당기간 호빗과 호모 사피엔스가 공존했다는 이론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빗의 멸종시기를 5만 년 전으로 계산되면 결과적으로 호모 사피엔스의 출현 후 얼마 안 가 호빗은 멸종했다"면서 "호빗이 호모 사피엔스와의 경쟁에서 밀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강정호 20홈런 고지…김현수도 52일만에 홈런포

    강정호 20홈런 고지…김현수도 52일만에 홈런포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시즌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도 52일 만에 홈런포를 터트려 시즌 5호 홈런을 기록했다. 강정호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 경기에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전날 3안타에 이어 2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을 벌인 강정호의 시즌 타율은 0.266(297타수 79안타)까지 올라갔다. 5-5로 맞선 2사 1루에서 이날 경기 4번째 타석에 들어간 강정호는 3볼에서 코다 글로버의 시속 155㎞ 한가운데 싱커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겼다. 강정호가 때린 공은 PNC 파크 왼쪽 담을 훌쩍 넘어갔고, 이를 확인한 뒤에도 표정 없이 베이스를 돌았다. 강정호는 17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9일 만에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장타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시즌 20홈런을 달성했다.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는 첫 메이저리그 20홈런 고지를 밟았고, 한국인 선수로는 추신수(2009·2010·2015년) 이후 두 번째로 기록을 달성했다. 강정호에 앞서 아시아 출신 내야수가 기록한 최다홈런은 이구치 다다히토(2006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18개였다. 정규시즌 7경기를 남겨 둔 강정호는 홈런 2개를 추가하면 추신수가 2010년과 2015년 기록한 한국인 최다홈런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날 강정호는 3회말 벤치클리어링에 휘말리기도 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간 강정호에게 워싱턴 선발 콜이 초구부터 등 뒤로 직구를 던졌다.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한 조던 베이커 구심은 곧바로 퇴장을 명령했고, 더그아웃에 있던 프란시스코 세르벨리와 대기 타석의 션 로드리게스가 거칠게 항의하면서 양 팀 선수단이 그라운드로 쏟아졌다. 앞서 3회초 수비에서 강정호는 브라이스 하퍼의 3루타 때 공을 잡지 못한 채 태그 동작을 했고, 여기에 하퍼가 손가락을 다쳐 교체되면서 시비가 시작됐다. 강정호는 그 타석에서 바뀐 투수 라파엘 마틴에게 삼진을 당했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맹활약에도 7-10으로 역전패했다. 피츠버그는 77승 78패로 승률 5할이 다시 무너졌고, 포스트시즌 진출이 더욱 어려워졌다. 한편 김현수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인터리그 홈 경기에 7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해 타율 0.302(291타수 88안타)가 됐다. 김현수는 0-0으로 맞선 2회말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오른손 투수 브레이든 시플리의 시속 147㎞ 몸쪽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우중간 담을 넘겼다. 지난달 5일 텍사스 레인저스전 이후 처음으로 터진 김현수의 홈런이다. 김현수는 이번 홈런 한 방으로 시즌 5호 홈런과 19번째 타점, 34번째 득점을 동시에 기록하게 됐다. 볼티모어는 애리조나에 2-1로 승리해 김현수의 홈런은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빈민촌에서 자란 체스 천재 소녀가 전하는 희망

    빈민촌에서 자란 체스 천재 소녀가 전하는 희망

    아프리카 빈민촌에서 자랐지만 우연히 체스를 배우면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게 된 한 여성을 혹시 알고 있는가. 그녀는 바로 우간다의 체스 천재 피오나 무테시(20)다. 미국 ABC뉴스는 20일(현지시간) 우간다 빈민촌 카트웨 출신의 세계적인 체스 스타 피오나 무테시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의 어린 시절을 처음 공개했다. 이는 그녀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퀸 오브 카트웨’가 오는 30일 미국에서 개봉하는 것을 앞두고 공개된 것. 이번 영화는 ‘노예 12년’으로 유명한 배우 루피타 뇽이 주연을 맡으면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무테시는 어린 시절 부친을 여위고 남겨진 가족과 함께 우간다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인 카트웨에서 자랐다. 게다가 당시 그녀가 살았던 곳은 사람의 배설물을 버리는 장소로 물을 물론 음식조차 얻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런 힘든 생활을 묵묵이 견뎌내던 무테시에게도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2005년 당시 9세였던 그녀는 어느 날 친오빠의 권유로 체스 교실에 들어가게 됐다. 해당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줬기 때문. 그녀는 처음에 체스를 단순히 돈을 따기 위한 도박으로 생각했었지만 점차 재미를 붙일 수 있었다. 무테시는 코치이자 멘토인 SOM 체스 아카데미의 로버트 카텐데를 만나면서 실력이 급성장했다. 그리고 입학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무려 2년간 체스를 배워온 선배에게 이긴 뒤 연이어 승리를 거머줬다. 이후 수년간의 훈련을 계속한 결과, 무테시는 14세였던 2009년 당시 수단에서 열린 ‘우간다 여성 주니어 선수권 대회’에서 멋지게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그날 밤 무테시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됐다. 무테시는 “그때 난 처음으로 샤워라는 것을 해봤다. 물이 나오는 화장실도 처음 써 봤다”고 말했다. 또한 “항상 한 침대에서 형제와 함께 잠을 자고 있었으므로, 호텔의 침대에서 혼자 잘 수 없었다”면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 같았다”고 말했다. 무테시의 실력은 이후에도 계속 성장했다. 카텐데 코치의 열성적인 지도 덕분에 그녀는 곧 우간다를 대표해 아프리카는 물론 러시아와 터키에서 열린 국제 경기에서 실력자들과 경쟁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2012년 16세의 나이로 체스 올림피아드에 우간다 대표로 출전해 예비 마스터 격인 WCM(Woman Candidate Master)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물론 그녀는 거액의 상금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런 무테시의 쾌거는 우간다 내에 강한 인상을 남겼고 더 많은 해외 ​​언론이 주목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녀는 획득한 상금을 통해 마침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었다. 그 꿈은 바로 어머니에게 집을 지어주는 것이었다. 무테시는 “체스로 상금을 탔을 때 코치와 상의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어머니에게 집을 사주는 것이었다”면서 “우리는 하나의 땅을 샀고 그때 어머니는 크게 흥분해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무테시에 관한 이야기는 책으로 출간돼 베스트 셀러가 됐으며 특히 어린 소녀들과 젊은 여성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현재 무테시는 체스 선수 이외에 가난한 어린이들에게 체스를 가르치는 지도자로도 활약하고 있다. 그녀는 “아이들이 체스를 통해 범죄에 빠지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개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Sports Outreach Institute / 유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FBI “브래드 피트가 비행기 안에서 자녀 학대했는지 팩트 수집”

    FBI “브래드 피트가 비행기 안에서 자녀 학대했는지 팩트 수집”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19일 앤젤리나 졸리가 이혼 소송을 제기한 미국 배우 브래드 피트에 대한 수사에 들어갈지 여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고 영국 BBC가 24일 전했다. 피트가 어린 자녀를 학대한 것이 졸리의 이혼 소송 제기로 이어졌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 주 부부의 개인 비행기에 자녀들을 태우는 과정에 일련의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FBI는 BBC의 문의에 대해 “피트와 그의 자녀들을 실어 나르던 비행기 안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FBI는 팩트를 모으고 있으며 연방 차원의 수사에 착수할지 여부를 따지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졸리는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화해할 수 없는 견해차 때문이라고 밝히며 부부의 여섯 자녀를 남편 피트로부터 물리적으로 떨어뜨리고 피트에게는 접견권을 부여했으면 좋겠다고 법원에 요청했다. 그녀의 변호인 로버트 오퍼는 이혼 결심이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피트는 졸리의 소송 제기 직후 잡지 ‘피플’에 성명을 보내 ”슬픔을 느끼며 지금 최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것은 우리 아이들의 웰빙이다. 언론에 요청드리건데 그들이 이 어려운 시기에 마땅히 누려야 할 숨쉴 여유를 부여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아동가족서비스국은 피트가 비밀보장 법률을 위반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LA경찰국(LAPD) 역시 피트의 자녀 학대 관련 혐의나 관련 보도들을 다루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새영화] 톰 행크스 주연 ‘인페르노’ 2차 예고편

    [새영화] 톰 행크스 주연 ‘인페르노’ 2차 예고편

    톰 행크스 주연의 미스터리 스릴러 ‘인페르노’ 2차 예고편이 공개됐다. 영화 ‘인페르노’는 기억을 잃은 천재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이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21세기 흑사병을 막고자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그렸다. ‘다빈치 코드’(2006), ‘천사와 악마’(2009)에 이어 댄 브라운 작가의 소설이 영화화됐다. 7년 만에 돌아온 새 시리즈 ‘인페르노’는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 숨겨진 비밀을 추적,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바이러스인 흑사병의 실체를 발견하며 거대 세력의 음모를 밝힌다. 공개된 예고편은 골목 곳곳에서 펼쳐지는 추격전을 통해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의 귀환을 알린다. 동시에 이탈리아 피렌체의 아름다운 모습 이면에 숨겨진 거대한 음모를 엿볼 수 있다. 여기에 “당신만이 풀 수 있는 퍼즐”이라는 대사와 함께 공개된 화가 보티첼리의 ‘지옥의 지도’는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의 추리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독보적 미스터리 스릴러를 탄생시킨 댄 브라운 작가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제작단계부터 큰 관심을 받은 ‘인페르노’는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에 이어 론 하워드 감독이 연출을, 톰 행크스가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 역을 맡았다. 영화의 배급사 측은 “이탈리아의 피렌체와 베니스, 터키의 이스탄불 등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도시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찾기 위한 ‘로버트 랭던’의 새로운 추적이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는 오는 10월 20일 개봉 된다. 15세 관람가. 121분. 사진 영상=UPI 코리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지금, 이 영화] ‘연인과 독재자’, 영화 같은 현실서 삶을 연출하고 연기하다

    [지금, 이 영화] ‘연인과 독재자’, 영화 같은 현실서 삶을 연출하고 연기하다

    1978년 1월 홍콩에서 영화배우 최은희가 납치됐다. 같은 해 7월 그녀를 찾기 위해 홍콩에 온 영화감독 신상옥도 납치됐다. 두 사람이 끌려간 곳은 북한이었다. 당시 한국 영화를 대표하던 배우와 감독을 데려오라고 지시한 사람은 김정일이었다. 그는 신상옥과 최은희 앞에서 북한 영화에 대해 불평을 털어놓는다. “왜 우리 영화는 만날 나오는 것이 반복하는 게 많고, 영화 이야깃거리가 새것으로 나가자고 하는, 지향하는 것이 전혀 없단 말입니다. 도대체 왜 장면 장면마다 자꾸 초상난 집처럼 우는 것만 찍게 만드나. 우리 영화 안 우는 영화 안 되겠나. 상가집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만드나.”(김정일 육성이 담긴 녹음 테이프 중 일부) 김정일은 세계 각국의 영화를 즐겨 보는 영화광이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수준이 떨어지는 북한 영화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 싶었던 그는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단순한 방법을 실행한다. 영화 잘 만드는 감독, 연기 잘 하는 배우를 북한에서 쓰자는 것이다. 신상옥과 최은희는 권력자가 직접 고른 타깃이었다. 이렇게 보면 ‘가해자 김정일 대 피해자 신상옥·최은희’라는 대립적 구도가 그려진다. 그렇지만 사건과 얽힌 여러 정황을 고려하면 그런 쉬운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이를 다큐멘터리 영화 ‘연인과 독재자’로 만든 영국 감독 로버트 캐넌과 로스 애덤도 그에 대한 판단을 보류한다. 두 감독의 말이다. “한국에서 이 사건은 수많은 루머에 묻혀 사실이 부정되기도, 혹은 목적에 의한 거짓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이 이야기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았으면 했고, 오직 진실을 증명하고 보여주고 싶었다. 진실 여부나 판단은 관객들의 몫으로 남겨둔다.” 이런 발언 자체가 상투적이기는 해도, ‘연인과 독재자’에 관련된 ‘진실 여부나 판단’을 섣불리 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일어난 일들 사이사이, 해명되지 않은 공백이 많은 탓이다. 예컨대 영화에서 의문부호를 달 수 있는 것은 납치 후 최은희와 신상옥을 대하는 북한의 태도다. 납북되자마자 최은희는 김정일의 환대를 받았고, 신상옥은 곧바로 강제 수용소에 갇힌다. 그로부터 5년 뒤에야 신상옥은 최은희와 재회해 영화를 찍기 시작한다. 신상옥과 최은희가 남긴 수기 등을 참고하지 않고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그리고 연인(The lovers)이 들어간 제목이 신상옥과 최은희의 비극적 사랑을 환기하는 듯하지만, 피랍 이전 이들은 신상옥의 외도를 이유로 이혼한 남남이었다. 또한 이때 박정희 정권에 밉보여 남한에서 영화 활동을 금지당한 신상옥의 처지를 감안한다면, 북한에서 김정일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영화를 제작한 신상옥의 심경이 복잡하고 미묘했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신상옥과 최은희는 영화 같은 현실에서 삶을 연출하고 본인을 연기했다. 22일 개봉. 12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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