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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지도자 백기완 석방 촉구”…1987년 美 하원 외교 전문 공개

    “민주지도자 백기완 석방 촉구”…1987년 美 하원 외교 전문 공개

    고(故) 백기완 선생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수감됐을 당시 그의 석방을 요구했던 미국 하원의원들의 외교 전문이 공개됐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16일 미국 하원의원들이 1987년 주미 한국대사와 주한 미국대사에게 보낸 외교 전문 2건을 발표했다. 백 선생은 1986년 7월 19일 개최된 ‘부천서 성고문 범국민폭로대회’와 관련해 집시법 위반 혐의로 수배됐다. 그해 12월 10일 경찰에 검거돼 구속된 백 선생은 건강 악화로 같은 달 29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듬해 2월 28일 백 선생은 건강이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재수감됐다. 로버트 므라젝 등 미국 하원의원 8명은 1987년 2월 13일 김경원 당시 주미 대사에게 외교 전문을 보내 “한국의 민주 지도자인 백기완의 구속에 유감을 표하며 양심수인 백기완의 즉각적인 석방과 인권회복을 한국 정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백 선생이 재수감된 후 같은 해 3월 5일에도 미국 하원의원 7명은 제임스 릴리 당시 주한 미국대사에게 백 선생 석방과 인권회복을 위해 전두환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내용의 외교 전문을 보냈다. 이들은 이 외교 전문에서 “백기완의 건강이 나쁘므로 우선 최소한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국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에 공개된 사료는 김대중 대통령이 미국 망명 당시 조직한 한국인권문제연구소가 소장하고 있던 것이다. 한편 지난해 1월 폐렴 증상으로 입원해 투병 생활을 해온 백 선생은 지난 15일 오전 향년 89세 나이로 영면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차려졌다. 발인은 19일 오전 7시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민주지도자 백기완 석방 촉구”…1987년 美 하원 외교 전문 공개

    “민주지도자 백기완 석방 촉구”…1987년 美 하원 외교 전문 공개

    고(故) 백기완 선생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수감됐을 당시 그의 석방을 요구했던 미국 하원의원들의 외교 전문이 공개됐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16일 미국 하원의원들이 1987년 주미 한국대사와 주한 미국대사에게 보낸 외교 전문 2건을 발표했다. 백 선생은 1986년 7월 19일 개최된 ‘부천서 성고문 범국민폭로대회’와 관련해 집시법 위반 혐의로 수배됐다. 그해 12월 10일 경찰에 검거돼 구속된 백 선생은 건강 악화로 같은 달 29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듬해 2월 28일 백 선생은 건강이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재수감됐다. 로버트 므라젝 등 미국 하원의원 8명은 1987년 2월 13일 김경원 당시 주미 대사에게 외교 전문을 보내 “한국의 민주 지도자인 백기완의 구속에 유감을 표하며 양심수인 백기완의 즉각적인 석방과 인권회복을 한국 정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백 선생이 재수감된 후 같은 해 3월 5일에도 미국 하원의원 7명은 제임스 릴리 당시 주한 미국대사에게 백 선생 석방과 인권회복을 위해 전두환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내용의 외교 전문을 보냈다. 이들은 이 외교 전문에서 “백기완의 건강이 나쁘므로 우선 최소한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국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에 공개된 사료는 김대중 대통령이 미국 망명 당시 조직한 한국인권문제연구소가 소장하고 있던 것이다. 한편 지난해 1월 폐렴 증상으로 입원해 투병 생활을 해온 백 선생은 지난 15일 오전 향년 89세 나이로 영면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차려졌다. 발인은 19일 오전 7시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현실판 ‘원더우먼’?…홀로 눈길 트럭 밀어올린 英여성(영상)

    현실판 ‘원더우먼’?…홀로 눈길 트럭 밀어올린 英여성(영상)

    눈길에 미끄러지는 트럭 운전사를 도운 영국 여성이 현실판 '원더우먼'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동부 카우덴비스에 사는 샬린 레슬리(33)는 지난 9일 눈 덮인 거리를 지나던 중 곤경에 처한 유명 유제품 제조업체의 트럭과 우연히 마주쳤다. 언덕길을 오르던 문제의 트럭은 추운 날씨와 얼어붙은 눈 탓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앞바퀴는 제자리에서 빙빙 돌기만 했고, 자칫하면 트럭이 언덕 아래로 미끄러져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이를 본 레슬리는 곧바로 트럭 뒤에 다가가 트럭을 밀기 시작됐다. 당시 그녀는 각각 10살·2살의 딸을 안전한 곳에 서 있게 한 뒤, 마치 영화 속 슈퍼히어로처럼 트럭을 밀었다. 제자리를 맴돌던 트럭은 무사히 언덕 위까지 오를 수 있었다. 이 모습은 당시 언덕 인근에 사는 주민이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속 레슬리를 본 사람들은 그녀를 여성 슈퍼히어로 캐릭터인 ‘원더우먼’에 비유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가파른 언덕에서 거대한 트럭을 홀로 밀어 올리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이 여성은 트럭이 언덕 위까지 올라간 것을 확인한 뒤 현장에서 유유히 사라졌지만, 트럭 운전사와 해당 유제품 제조업체 등이 수소문 한 끝에 찾을 수 있었다. 해당 유제품 제조업체 회장인 로버트 그레이엄은 “샬린 레슬리라는 여성이 우리 회사의 트럭을 홀로 밀어 올리는 모습을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면서 “그녀는 현실 속 원더우먼이 확실하다. 다만 보통 사람들은 사고의 위험이 있으므로 무작정 따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회사는 감사의 의미로 그녀에게 1년 동안 우유와 고단백 유제품을 무료로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한순간에 ‘원더우먼’이 된 레슬리는 “(눈에 미끄러지는 트럭 때문에) 위험한 순간인 것만은 확실했다. 하지만 누군가 곤경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매우 돕고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포토] 문 대통령, 영상통화로 국민과 설 명절 인사

    [서울포토] 문 대통령, 영상통화로 국민과 설 명절 인사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설 명절을 맞아 국민과 영상통화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전화 대상자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삼양동선교본당의 안광훈(브레넌 로버트 존) 신부와 배우 류준열, 잉글랜드 FA 여자 슈퍼리그 지소연 선수, 배우 이소별, 유명 헬스트레이너 양치승 관장 등이다. 2021.2.11 청와대 제공
  • [임창용 칼럼] 거짓말의 무게

    [임창용 칼럼] 거짓말의 무게

    얼마 전 ‘나이브스 아웃’이라는 추리영화를 보았다. 화면에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할 만큼 구성이 치밀하고 긴박감이 넘치는 작품이다. 극중에 ‘마르타’란 인물이 나온다. 의혹의 죽임을 당한 유명 작가의 간병인인 그녀는 거짓말을 하면 구토하는 희귀한 체질을 가졌다. 영화는 범인을 잡기 위해 고용된 사설 탐정이 그녀와 작가 가족들의 얽힌 실타래를 풀면서 범인을 압박해 나가는 과정을 조밀하게 그리고 있다. 영화를 본 뒤 갑자기 든 생각. ‘모든 사람이 마르타 같은 체질을 가졌다면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거리마다 토사물이 가득해 발 디딜 곳도 없지 않을까? 아니면 모든 사람들이 구토를 하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하지 않는 순진무구한 사회일까?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살 수는 없다.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펠드먼의 실험에 따르면 평범한 사람이 일상적인 상황에서 10분에 3회씩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물론 대부분 악의가 없는 소소한 거짓말이다. 하지만 치부를 감추거나 악의적으로 남을 속이기 위한 거짓말도 적지 않다. 한국 사회에서 이런 거짓말이 특히 많다는 기록도 있다. ‘하멜 표류기’엔 “조선인은 거짓말하며 속이는 걸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잘한 일로 여긴다”는 대목이 나온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민족개조론’에서 “우리 민족의 번영을 위해 첫 번째로 거짓말 습관을 없애야 한다”고도 했다. 그나마 거짓말이 사적 영역에서 그치면 다행이다. 공적 영역으로 넘어가면 그 피해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거짓말의 대상이 한 개인을 넘어 국민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공직자의 거짓은 정부의 신뢰를 훼손시켜 결국 국가 발전을 가로막게 된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이 일파만파다. 특히 거짓말의 이유가 정파적이란 점에서 국민의 분노가 크다. 엉뚱한 생각이 든다.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만이라도 ‘마르타 체질’의 소유자이면 얼마나 좋을까. 마르타 체질은 의학적으로도 실제 존재한다고 하니 꼭 허무맹랑한 상상은 아닐 듯싶다. 지금까지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역대 정부에서 많은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거짓말이나 위증으로 국민의 분노를 샀다. 한데 문재인 정부 들어 터져 나오는 거짓말의 수위는 그 차원을 달리하는 느낌이다. 거짓말 메이커들이 국가의 법률과 사법을 관장하는 법무부 장관들과 대법원장이다.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장관 재직 중 각종 특혜 의혹과 관련한 거짓말로 국민을 실망시켰다. 조 전 장관은 자녀들의 ‘거짓 스펙’ 의혹에 대해 한결같이 부인했지만, 대부분 재판에서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아들의 군 부대 내 특혜와 관련해 공익 제보를 한 당직사병이 거짓말을 한다고 거짓말을 해놓고 사과 한마디 없다. 김 대법원장은 여당이 추진 중이던 탄핵의 밑자락을 깔려고 휘하 판사의 사직서를 불허했고, 그 사실을 천연덕스럽게 부인한 사실이 탄로났다. 법무부 장관이나 대법원장의 거짓말은 국민 입장에서 참 당혹스럽다. 법을 집행하고 심판하는 이들까지 비위를 감추기 위해, 또는 정치 논리로 거짓말을 일삼으면 국민으로선 마지막 기댈 언덕마저 무너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굳이 이들 중에서도 거짓말의 경중을 가린다면 조·추 전 장관 쪽이 덜 충격적일 것 같기는 하다. 두 사람은 청와대와 정치권에 몸담은 이들이란 점에서 어느 정도 정파성을 띨 것으로 국민이 예상할 것이란 전제에서다. 하지만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은 심각해 보인다. 그가 항상 마주하는 대법정 문 위 ‘정의의 여신상’의 천칭에 그의 거짓말을 단다면 그 어떤 이들의 거짓말과도 균형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수장으로서 사법부의 독립성을 스스로 훼손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공개적으로 부인했다. 민주주의의 핵심 원칙인 3권 분립마저 위태롭게 하는 것도 모자라 거짓말로 도덕성의 밑바닥을 드러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지지지’(知止止止)란 도덕경 구절을 언급했다. 재난지원금의 선별과 보편 지원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여권의 압박에 대한 답이었다. 그침을 알아 그칠 때 그친다, 즉 직을 걸고 재정건전성의 소신을 지키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실제 상황이 닥치면 실천으로 옮길지는 모르겠으나 고위공직자로선 금과옥조란 생각이 든다. 도덕경 44장엔 ‘그만둘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知止不殆)는 구절도 있다. 법치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 길인지 김 대법원장이 숙고하길 바란다. sdragon@seoul.co.kr
  • 文대통령도 설연휴 가족모임 거른다

    文대통령도 설연휴 가족모임 거른다

    ‘빈자들의 대부’ 안광훈 신부, 지소연 선수 등 국민 8명과 영상통화… 전통시장 방문 계획도 문재인 대통령이 설 연휴 중인 오는 11일, 안광훈 신부와 여자 축구 국가대표 지소연 선수 등 국민 8명과 영상 통화를 한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5인 이하 집합금지가 유지되는 만큼 부산에 있는 어머니 강한옥 여사의 묘소를 찾거나 가족모임도 갖지 않을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9일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설 연휴 첫날 국민과의 직접 소통”이라며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를 견뎌낸 국민께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본명이 브레넌 로버트 존인 안 신부는 뉴질랜드 출신으로, 사제 서품을 받은 다음 해인 1966년 한국 땅을 처음 밟은 뒤 빈민운동가로 살아왔다. 강원 정선에선 저소득층을 위한 신용협동조합과 의료시설 설립에 앞장섰고, 1980년대 서울 목동성당 주임신부 시절 철거민들과 함께 빈민운동을 해 ‘달동네 주민의 대부’로 불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54년 동안 가난하고 힘없는 분들과 함께 하고 지난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분”이라고 소개했다. 지 선수는 2014년 한국 여자선수로는 처음으로 축구의 본고장인 영국의 최상위리그인 WSL(Women Super League) 소속 첼시와 계약했다. 7년째 첼시의 주축으로 활약 중인 ‘레전드’로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뽑은 올해의 여자 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여덟 분들의 사연이 용기와 도전이라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선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영상통화는 카카오톡의 페이스톡 기능을 활용해 진행된다. 문 대통령은 10일에는 전통시장을 찾아 코로나 극복 의지를 담은 메시지를 발신할 계획이다. 설 당일인 12일에도 경남 양산의 사저는 방문하지 않고, 관저에 머문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인 이상 집합 금지를 솔선수범하는 차원에서 양산에 안 가기 때문에 관저에서 가족모임도 하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미얀마 여성 희망에서 ‘인종청소’ 배신자로…아웅산 수치의 삶 [김정화의 WWW]

    미얀마 여성 희망에서 ‘인종청소’ 배신자로…아웅산 수치의 삶 [김정화의 WWW]

    “노벨 평화상은 가택 연금 시절 현실에서 벗어나있던 나를 더 넓은 인간 공동체로 이끌었습니다. 더 중요한 건 국제 사회가 미얀마의 투쟁에 관심을 갖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잊히지 않을 것입니다.” 2012년, 아웅산 수치(76) 미얀마 국가고문은 노벨평화상 수락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군부 독재를 향한 그의 투쟁과 비폭력 저항을 기리기 위해 상을 수여한 지 21년 만에 이뤄진 연설이었다. 1991년 당시 가택 연금 상태였던 수치를 대신해 남편과 두 아들이 수상하는 상징적 장면에 전 세계가 미얀마를 주목했다. 30년이 지난 오늘, 미얀마의 민주주의는 수치와 함께 다시 암흑으로 빠져들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으며 수치는 또 구금됐다. “민주주의와 인권이 모든 사람의 타고난 권리로 받아들여지는 시대에 살고 있는 건 행운”이라고 했지만, 군부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하고 결국 자유를 빼앗긴 그의 삶을 돌아봤다.독립영웅 딸에서 민주화 투사로…여성 지도자로 주목익히 알려진 대로 수치는 독립 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이다. 영국 식민 통치에서 미얀마를 해방시킨 아웅산 장군은 독립 직전인 1948년 암살당했다. 이후 인도와 영국을 오가며 공부하고, 미국 뉴욕 유엔(UN) 본부에서 일하던 수치가 고국으로 돌아간 건 1988년이다. 미얀마는 1962년 네 윈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켜 군부정권이 수립된 뒤 계속 군사 통치가 이어지고 있었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군부의 총칼에 스러지는 모습을 보고 그는 일생의 싸움을 시작했다. 독립영웅의 딸로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고, 군부의 가장 큰 위협이 됐다. 1989년부터 2010년까지 15년 가까이 가택 연금으로 탄압받은 게 그 결과다. 민주주의 제도는 물론 인권 의식조차 높지 않은 미얀마에서 수치는 한줄기 빛이었다. 포악한 군부에 대항해 비폭력 투쟁을 이어가며 저항 의식을 고취시켰다는 점에서 “힘없는 자의 힘을 보여준 사례”로 칭송받았다.여성 지도자가 흔치 않던 1990년대 국내외 여성에게도 희망이었다.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의 해 20주년이던 1995년, 유엔 산하기구 여성지위위원회(CSW) 주최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4차 세계여성대회에서 수치는 여성의 세계무대 진출을 강조했다. 그는 “여성은 수천년 동안 타인을 양육하고, 보호하고, 돌보는 일에 헌신했고 평화를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갈등 상황에서 가장 많은 고통을 겪은 건 항상 여성과 어린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세상에 빛을 가져오는 건 남성의 특권이 아니다. 동정심과 희생정신, 용기와 인내를 가진 여성은 편협함과 증오, 고통과 절망의 어둠을 없애기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밝혔다. 2011년 페미니스트 다수 재단(FMF)의 엘리너 루스벨트 세계 여성인권상을 받았을 때는 “우리 세상에서 여성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여성이 직장에서 일할뿐 아니라 가정의 기둥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해 환호를 받았다. 그는 “모든 여성이 잠재력을 발휘할 때까지 협력하고, 자매애를 쌓으며 함께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군부 ‘악마와의 계약’…소수민족 탄압에 비난 쇄도 2015년 총선에서 마침내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이 압승하고, 이듬해 문민정부가 들어서며 미얀마 시민의 투쟁은 빛을 보는 듯했다. 하지만 2016년 4월 ‘국가고문’으로 실질적인 지도자가 된 이후 수치의 행보는 과거 몸 바친 인권 운동가의 그것이 아니었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군부와 관계를 유지해왔고, 이로 인해 수많은 비판을 받았다.미얀마 내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군부의 대대적인 탄압을 묵인한 게 대표적이다. 서부 연안 지역 라카인주에 주로 사는 로힝야족은 수년간 차별받으며 무참히 생명을 짓밟혔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2017년부터 이뤄진 군의 축출 작전으로 로힝야인 수천 명이 학살당했고 수백개 마을이 불탔다. 72만명 이상이 방글라데시로 피난을 떠났다. 이 같은 학살에도 수치는 나서지 않았다. 국내 여론이 로힝야족에 비판적인 데다가 군부에 정면으로 반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2019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직접 군부의 대량학살 혐의를 부인하는 연설을 하며 세계의 반발을 샀다.지난해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1920년부터 2019년을 빛낸 ‘올해의 여성 100인’을 선정하고 1990년의 인물로 수치를 꼽았는데, 이와 관련해 “로힝야족에 대한 그녀의 반박은 국내에선 환영받았지만 민주주의 아이콘에서 국제적 망령(pariah)으로의 혈통을 확고히 했다”고 했다. 이번 쿠데타로 권좌에서 끌어내려지며 결국 불안한 동거도 산산조각 났다.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의 아시아 국장 필 로버트슨은 뉴욕타임스(NYT)에 “수치는 자신이 인권 운동가가 아닌 정치인이라고 주장하면서 국제 사회의 비평을 거부했다”고 했다. 그는 “로힝야에 대한 군부의 잔혹한 행위를 은폐하면서 도덕적 시험에 실패했고, 군부와의 데탕트도 실현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여권 향상도 기대 이하…“가부장 문화 여전”정치 참여 확대 등 여성인권 향상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다. 미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2019년 ‘미얀마 여성의 꺾인 희망’이라는 기사에서 “수치의 정부는 여성의 삶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NLD의 승리로 여성 의원이 더 늘어나면서 가부장 문화와 제도 등 변화를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얀마에서 여성이 의회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하원 433석 중 44 석, 상원 224석 중 23 석으로 10%에 그친다. 20%를 웃도는 필리핀 등과 비교하면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낮은 편이다. 디플로맷은 “NLD는 진보적이고 미래 지향적 비전을 제시하려 하지만, 여전히 여성을 비숙련 노동자와 동일시하고 무능한 의사 결정자로 본다”고 지적했다.2018년, 국제앰네스티는 수치에게 2009년 수여했던 최고 영예인 양심대사상을 박탈했다. 쿠미 나이두 사무총장은 “오늘 우리는 당신이 더는 희망과 용기, 영원한 인권 수호의 상징이 아니라는 사실에 깊이 실망하고 있다”며 침통함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수치를 향한 국민들의 지지는 여전하다. 마땅한 대안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수치의 동료이기도 한 전 유엔 주재 미 대사 빌 리처드슨은 민주정부가 군부와 권력을 분점한 것을 두고 ‘악마의 계약’이라고 하며 “수치는 군대에게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그의 전망은 어둡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군부가 그를 영원히 침묵시키지는 않았으면 한다”며 “NLD는 민주주의 통치자가 무너진 지금 새로운 지도자, 특히 여성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아웅산 수치는 누구 · Aung San Suu Kyi 1945 미얀마 양곤 출생1985 영국 런던대 정치학 박사1988 귀국해 민주화운동 헌신,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창당1989 가택연금 (총 14년 11개월 가택연금 생활)1991 노벨평화상 수상 (남편과 두 아들이 시상식에 대신 참석)2010 가택연금 해제2012 미얀마 보궐선거 당선2015 총선에서 NLD 압승, ‘국가 고문’직 만들어 역임2020 총선에서 NLD 재집권2021 군부 쿠데타로 구금
  • 美 ‘북한인권특사’ 임명 움직이는데…‘4년째 공석’ 한국은?

    美 ‘북한인권특사’ 임명 움직이는데…‘4년째 공석’ 한국은?

    트럼프-文 정부 ‘北 인권’ 거론 꺼려 美 ‘가치 동맹’ 부활땐 한국엔 부담미국 국무부가 지난 4년간 공석으로 두었던 북한인권특사를 다시 임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우리나라의 북한인권대사 임명에도 관심이 쏠린다.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 회복을 내세운 미국의 신 행정부가 이 문제를 본격화하면 그동안 북한인권재단 등의 출범을 미뤄온 우리 정부도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 우선순위에 맞춰 특사직을 유지하고 채우는 문제를 들여다볼 것”이라면서 “여기엔 북한인권특사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의 북한인권특사는 2017년 1월 로버트 킹 특사 이후 임명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선 북미 협상 과정에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북한 인권 문제를 거의 다루지 않았기 때문이다.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2017년 9월 이정훈 초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가 임기 만료로 물러났지만, 4년째 후임을 정하지 않고 있다. 2016년 9월 시행된 북한인권법에 따르면, 북한인권재단도 설립해야 하지만 현 정부에서는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시행 이후 법적 출범 시한을 수시로 거론하며 공수처 설립을 밀어붙이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은 유엔의 북한인권개선 촉구 결의안의 공동 제안국에도 2년째 빠졌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와는 달리 민주주의 가치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더욱이 미 의회 하원에서도 우리의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을 두고 ‘표현의 자유’ 침해, 북한의 인권 문제 등을 문제 삼으며 청문회를 예고한 상태다. 미국이 ‘가치 동맹’을 내세우며 북한 인권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릴 경우 우리 정부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그러나 여전히 우리 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데 꺼려하는 모습이다. 앞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5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제도적인 진전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북한인권재단 출범은 통일부의 행정 의지만으로 되는 문제가 아니라 국회에서 이사회의 추천이나 이런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국회 논의나 합의 과정이 함께 진전돼야 한다”고 답했다. 북한인권기록물을 공개적으로 발간하는 데 대해서도 “더 고려해야 한다”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북한 인권은 대북 제재와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고, 바이든 행정부에서 얼마든지 제기될 수 있는 문제”라며 “우리 정부가 적어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최소한의 의지는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美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재임명 검토…인도적 지원은 지지

    美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재임명 검토…인도적 지원은 지지

    北인권특사 4년만에 임명 검토...민주주의 가치 회복 미국 국무부가 4년만에 북한인권특사 재임명 검토를 시사하면서 후속 조치에 관심이 쏠린다. 인도적 지원에 대한 지지의 뜻도 밝혔다.미국 정부의 대외 매체인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국무부 관계자는 4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장관이 정책 검토과정의 일환으로 관계부처와 함께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 우선순위에 잘 부합할 수 있게 특사직을 유지·임명하는 문제를 들여다볼 것”이라면서 “여기엔 북한인권특사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의 북한인권특사는 2017년 1월 로버트 킹 특사가 물러난 이후로 임명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는 북미 협상 과정에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북한 인권 문제가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국무부는 북한인권특사 임명 계획을 문의할 때마다 “북한의 인권실태를 깊이 우려한다”면서도 “행정상 발표할 내용은 없다”고 밝혀왔다고 VOA가 전했다. 그러나 민주주의 가치 회복을 전면에 내세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 의회와 인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레그 스칼라튜 미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바이든 정권 인수위원회에 북한인권특사 임명을 요청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으며, 킹 전 특사 역시 VOA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협상에서 어떤 결정을 하든 인권 문제를 고려하는 게 과정의 일부가 돼야 한다”며 “이 문제를 책임지고 맡을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정권에 반대...쌀 지원 등 인도적 노력은 지지” 미 국무부는 “북한 같은 정권에는 반대하더라도 북한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지지한다”고도 밝혔다. 국무부 관계자는 “북한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을 취하기 위해 노력 중이고 중요한 인도적 지원 제공을 목적으로 한 국제적 노력을 계속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를 기꺼이 수용한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는데, 이는 2019년 한국 정부가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쌀 5만톤 대북지원사업을 추진했으나 북한의 거부로 불발된 사례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는 미국의 요청으로 인도주의적 활동에 대한 대북제재 면제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9개월로 늘리는 등 면제 기준을 일부 완화한 바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우주호텔에서 하룻밤, 그 꿈을 향한 질주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우주호텔에서 하룻밤, 그 꿈을 향한 질주

    우주를 향한 골드러시/페터 슈나이더 지음/한윤진 옮김/쌤앤파커스/516쪽/1만 8000원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가 올해 3분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그는 아마존 이사회 의장을 맡아 블루오리진과 워싱턴포스트, 자선사업에 매진한다. 눈여겨볼 사업은 우주탐사회사 블루오리진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주개발은 국가의 영역이었지만, 베이조스를 비롯한 세계의 갑부들이 하나둘 우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러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독일의 과학저널리스트 페터 슈나이더의 ‘우주를 향한 골드러시’는 NASA, 즉 국가 주도의 우주개발을 ‘올드스페이스’라고 부르며, 이에 맞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우주에 깃발을 꽂으려는’ 민간 기업들을 ‘뉴스페이스’라고 명명한다. 스페이스X는 최근 팰컨9 로켓에 위성 143개를 실어 500㎞ 상공에 배치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진 스마트폰 크기의 위성들을 대형 위성을 발사할 때 끼워서 지구궤도에 배치했지만, 이제 위성을 사용하는 각종 서비스 업체들이 자사 위성들을 우주로 보낼 수 있게 됐다. 블루오리진은 우주 관광용 유인 우주선 ‘뉴 셰퍼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약 100㎞ 상공에서 6명이 자율비행하도록 설계했는데, 탑승객들은 몇 분 동안 무중력 상태를 경험한다. 우주 관광 시대가 조만간 열리게 되는 셈이다. 민간 유인 우주선 시대가 활짝 열리기만 기다리는 갑부도 있다. 버짓 스위츠 오브 아메리카 호텔을 이끄는 로버트 비글로는 풍선처럼 부푸는 우주선 모듈로 우주 호텔을 만들고자 경주하고 있다. 일단 국제우주정거장을 통해 관광객들의 운송과 배치, 물류 처리 등을 해 보고, 이후 자체 우주호텔 건설을 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까지 있다. 이를 위해 스페이스X와 우주선 발사 계약도 마쳤다. 이들 외에도 소행성의 자원을 개발하는 갑부가 있는가 하면, 한 위성 기업은 1인 1위성 시대를 연다는 야무진 꿈을 꾸고 있다. 저자는 “인류에게 오늘만큼 황홀한 꿈과 계획이 있던 적이 없었다”면서 갑부들의 우주개발 러시를 긍정한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위치 검색 서비스 등은 이들이 발사한 위성에서 신호를 전달받는다. 이미 우주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우리 곁으로 한발 더 다가왔다. 다만 중요한 것은 우주개발이 돈 많은 사람들만의 즐거움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가올 우주를 경험하는 일에 소외되는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선물세트 구독하고 맛집·홈술 즐기고 난리났네 난리났어

    선물세트 구독하고 맛집·홈술 즐기고 난리났네 난리났어

    올해 설을 앞두고 명절 선물 세트가 진화하고 있다. 명절 선물의 ‘클래식’인 건강식품, 소고기, 굴비, 과일 세트 등에서 벗어나 홈술, 집밥 등 코로나 시대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맞춘 다양하고 이색적인 선물 세트가 쏟아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추석에 이어 이번 설에도 국내 농축수산 선물 가액이 20만원으로 상향 조정되며 프리미엄 선물 세트 판매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독특하고 재미있는 선물 세트들이 고향에 가지 못하는 이들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줄 예정이다. 일정 기간 선물을 나눠서 받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와 맛집 협업 상품, 밸런타인데이와 설을 연계한 다양한 선물세트 등 백화점 업계가 준비한 차별화된 이색 선물 세트들을 소개한다.●새로운 소비 트렌드 ‘설 선물 구독 서비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소비 트렌드인 ‘구독 서비스’가 명절 선물 세트에도 등장했다. 롯데백화점은 한우, 사과와 배, 활전복 등 선물세트 정기 구독권 3종을 준비했다. 정기 구독권은 사용 기한 안에 상품 교환 쿠폰을 지참해 인근 롯데백화점을 방문하면 쿠폰에 명시된 일정량의 상품 수령이 가능하다. 한우 구독권 세트(20만원)는 한우 1등급 4가지 부위 중 원하는 상품으로 최대 4회로 나눠 교환할 수 있다. 청과 구독권(13만 5000원)은 프레가 사과·배 각 6입 또는 사과 12입 중 선택 가능하며 2회에 걸쳐 수령할 수 있다. 전복 구독권은 올해 설에 처음 선보이는 상품으로 전복 12미를 2회에 나눠 수령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꽃·과일 구독 서비스를 판매한다. 과일 구독 선물(회당 4만 5000원)은 엄선한 제철 과일 3~5종을 주 1회 집앞으로 배송하는 서비스이며 꽃 구독 선물(30만원)은 세계적인 플로리스트 제인패커의 꽃과 화분을 선물할 수 있는 서비스로 2개월간 월 1회 배송한다. 공기정화식물(떡갈나무)과 플라워 골드박스를 1회씩 제공한다.●백화점들 전국 유명 맛집 음식 선물로 선보여 오프라인 매장의 위기로 백화점 업계가 식음료 매장을 대폭 확대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인기 맛집들의 음식을 선물 세트로 구성한 협업 상품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맛집 ‘사실주의베이컨’ 레스토랑의 제품을 세트로 구성해 판매한다. 사실주의베이컨은 핀란드산 동물복지 돼지고기로 일체의 화학 첨가제 없이 100%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프리미엄 샤퀴테리(육류의 다양한 부위를 이용해 만든 유럽의 가공육을 말하는 프랑스어) 브랜드다. 설 선물 세트(7만 2000원)는 경기 이천시의 성지농장 동물복지 돼지로 만든 소시지 선물 세트와 롤 소시지, 치플레 통 베이컨, 바질 통 베이컨, 무설탕 베이컨으로 구성됐다. 롯데백화점은 미쉐린가이드에 4년 연속 등재된 ‘게방식당’의 음식을 선물 세트로 구성해 내놓았다. 간장게장 4미와 감태가 포함된 게방식당 프리미엄 세트(29만원), 전복장(500g)·새우장(560g)으로 구성된 실속세트(6만원), 간장게장 1미, 간장 전복장 2팩, 간장 새우장 2팩 등으로 채워진 게방식당 시그니처 선물세트(13만원) 등이 있다.●홈술족 겨냥한 다양한 주류 상품 코로나 시대 새 주류 트렌드로 급부상한 ‘홈술 문화’를 반영한 선물 세트도 돋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인기 홈술 주종인 와인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담고 이동할 수 있는 와인 캐리어를 지난 크리스마스 선물에 이어 이번 설 선물로도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디자인했으며 가죽으로 제작해 품격을 높였다. 본점, 강남점 등 신세계 와인매장에서 판매한다. 가격은 5만 8000원.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에서 운영 중인 와인 전문 매장 와인웍스의 선물세트 3종(15만~20만원)을 새로 선보였다. 와인과 궁합이 잘 맞는 안주인 샤퀴테리들을 와인 1병과 함께 구성해 판매한다. 갤러리아는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100점 만점을 준 와인 세트를 한정 수량으로 준비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 등이 즐겨 마셨던 보르도 최고의 와인 ‘페트뤼스 세트’, 최단 기간에 로버트 파커 100점을 가장 많이 획득한 와인 ‘헌드레드 에이커 세트’가 있다.●집콕 익숙한 1·2인 가구 위한 간편식 세트 ‘집콕’이 장기화되면서 집에서 조리하기 쉬운 양념육 세트, 간편식 세트도 늘어났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의 유러피안 레스토랑 h450나 판교점의 이탈리아 그로서란트 ‘이탈리’의 메인셰프 레시피를 활용한 양념육 세트를 내놓았다. ‘h450 유럽식 찹스테이크 세트’(10만원), ‘이탈리 피렌체식 티본스테이크 세트’(19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자체 프리미엄 가정간편식 브랜드 원테이블과 현대그린푸드의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의 가정간편식 세트도 확대했다. 육전·육원전(동그랑땡)·동태전으로 구성한 ‘그리팅 전 세트’(5만원), ‘원테이블 홈파티 간식 세트’(6만원), ‘원테이블 별미 반찬 세트’(8만 5000원) 등 집밥족을 겨냥해 다양한 가정간편식 세트를 판매한다.올해 설 연휴는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와 이어져 일명 ‘설렌타인’(설+밸런타인데이)이 된다. 갤러리아는 밸런타인데이를 상징하는 하트 모양 상자에 한우 등을 담는 방식으로 특별한 선물세트를 구성했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한우를 담은 ‘설렌다우’ 기프트(12만원), 프랑스 초콜릿 ‘샤퐁’과 달콤한 와인으로 구성된 ‘샤퐁 1, 2호 세트’(9만 5000원), 애플망고와 와인으로 구성된 ‘발렌타인 설렘 세트’(11만원) 등이 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50년 전 공중납치 후 20만 달러 들고 사라진 DB 쿠퍼 유력한 용의자 사망

    50년 전 공중납치 후 20만 달러 들고 사라진 DB 쿠퍼 유력한 용의자 사망

    한때 그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자신을 의심하는 것은 “그럴듯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고 태연하게 털어놓은 적이 있다. 1971년 추수감사절(이하 현지시간) 전야에 노스웨스트 오리엔트 항공의 오리건주 포틀랜드발 시애틀행 여객기 305편에 검정색 양복에 검은 넥타이를 맨 채 오른 남성 “DB 쿠퍼”는 가방 속에 폭탄이 있다며 비행기를 공중 납치해 36명을 인질로 붙잡고 돈을 요구했다. 돈은 모두 20달러 지폐로 인출해 지급했다. 공항에서 20만 달러(지금의 환율로 약 2억 2350만원)와 함께 낙하산을 받아든 그는 인질들을 모두 풀어주고 멕시코로 가자고 ‘명령’한 뒤 오리건주와 워싱턴주 경계 상공에서 낙하산을 멘 채 점프, 감쪽같이 사라졌다. 미국 범죄 역사에 가장 오랫동안 미제로 남은 사건 가운데 대표적인 사건이다. FBI가 DB 쿠퍼로 가장 유력하게 의심했던 용의자 셰리단 피터슨이 지난 8일 캘리포니아주 남부에서 94세로 천수를 다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폭스뉴스가 30일 전했다. 그는 숙련된 스모크 점퍼(산불 진화를 위해 공중 투하하는 사람)이자 보잉사 직원이어서 의심받기에 딱이었다. 오리고니언에 따르면 피터슨은 스모크점퍼 전력으로나 스카이다이빙을 즐기고 신체적 위해를 무서워하지 않는 기질과 쉴새 없이 손수 제작한 배트 윙(특수 제작한 수트를 입고 고공 낙하를 즐기는 것) 훈련을 실시한 사실 때문에 수사요원들이 진범임을 확신하게 만들었다. 추모 관련 홈페이지인 리거시 닷컴에 따르면 그가 세상을 떠난 정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아들과 딸을 하나씩 남겼다.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해병대원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뒤 시애틀에 본사를 둔 보잉에 입사해 기술 편집자로 근무했다. 공중납치 9년 뒤인 1980년 오리건주 포틀랜드 근처 컬럼비아강 옆에 묻힌 돈뭉치가 한 소년에 의해 발견됐다. 테두리를 태운 흔적이 선명한 20달러짜리 지폐 5800달러어치였다. 납치범에게 건넸던 돈과 발행 일련번호가 일치했다. FBI는 계속 범인을 쫓았지만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미국에서 일어난 공중납치 사건 가운데 유일하게 미제로 남은 사건이다. 지금도 피터슨 외에 많은 이들이 용의자로 이름이 올라 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기업인 에릭 울리스도 쿠퍼의 신원을 밝혀내기 위해 몇년을 바쳤다. 결국 울리스는 피터슨이 진범이라는 것을 “98%” 확신한다고 했다. 피터슨은 생전에 자신이 DB 쿠퍼일지 모른다는 가설을 놀림감 삼았다. 가장 유명한 일은 2007년 전국스모크점퍼협회가 발행하는 잡지 ‘스모크점퍼’에 자신이 쿠퍼일지 모른다고 놀려댄 것이었다. 그는 “친구들과 동료들도 내가 의심할 여지 없이 DB 쿠퍼란 사실에 동의한다. 너무나 많은 상황들이 있어 대단히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들이 있었다”고 적었다. 나아가 “도주했을 때 난 마흔네 살이었는데 쿠퍼도 그쯤 됐을 것으로 추정됐고 납치범 캐리커처도 내 모습과 많이 닮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납치극이 벌어졌을 때 옷차림과 거의 똑같은 양복을 입은 사진이 보잉 소식지에 실린 사실이 폭로됐을 때 자신은 아무런 역할을 한 것이 없었다고 했다. 아울러 납치극이 벌어졌을 때 자신은 네팔에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FBI는 여전히 유력한 용의자로 그를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피터슨은 FBI가 DB 쿠퍼 사건에 대한 종합적인 결론을 내리기 전에 세상을 떠난 두 번째 용의자였다. 첫 용의자는 로버트 랙스트로였는데 2019년 75세를 일기로 생을 접었다. 많은 아마추어 탐정들이 랙스트로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FBI는 나이 때문에 그를 용의 선상에서 배제했다. 사건 당시 그는 스물여덟 살 밖에 안 되는데 목격자들은 하나같이 용의자가 35~45세쯤 돼보였다고 증언했다. 랙스트로 역시 장난스럽게 뛰어내렸다고 진술했으며 나중에 DB 쿠퍼가 보낸 편지를 해독한 암호 분석가들은 랙스트로가 진범임을 가리키는 내용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연구자는 2018년에 DB 쿠퍼는 윌리엄 J 스미스란 사람이며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의 이름 이라대니얼 쿠퍼를 갖다 쓴 것일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미스가 돌로레스란 이름의 아내와 함께 범행의 모든 것을 짰을지 모른다고 봤다. 돌로레스가 비교적 이른 54세에 은퇴한 것도 하나의 이유로 들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박기석의 국방수첩] 전작권 전환, 바이든 정부 초기 한미관계 악재 되나

    [박기석의 국방수첩] 전작권 전환, 바이든 정부 초기 한미관계 악재 되나

    지난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후 한미 관계의 첫 현안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부각되고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27일 전작권 전환을 위한 진전된 성과가 ‘자신의 임기 내’에 있어야 한다고 하자, 미국 국방부 측은 이튿날 전작권 전환의 시점을 특정하는 것을 비판하는 입장을 냈다.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전작권은 상호 합의한 조건이 완전히 충족될 때 전환될 것”이라며 “특정한 시점에 대한 약속은 우리의 병력과 인력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바이든 정부 출범에 맞춰 전작권의 조기 전환을 지속 설득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미중 갈등하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한국 등 동맹국의 전략적 가치에 무게를 두는 바이든 정부가 조기 전환은 어렵다는 입장을 냄에 따라 양국이 전작권 전환을 두고 대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미 양국은 2007년 전작권 전환 시기를 2012년으로 정했다가 3년 후 2015년으로 연기했고 2014년에는 전환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키로 했다. 한미 양국이 합의한 전작권 전환의 조건은 1)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한미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핵심군사능력 확보, 2)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한국군이 필수대응능력 구비, 3)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지역 안보환경 관리 등이다. 조건 평가가 정량적·정성적 두 측면에서 이뤄지기에 미국이 조건 미충족이라고 판단하면 전작권 전환이 무기한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전작권 조기 전환’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되, 시기를 다시 특정하려는 모습이다. 한미 국방장관은 2018년 50차 안보협의회(SCM)에서 전작권 전환의 첫 번째 조건인 한국군의 핵심군사능력 확보 검증을 위한 3단계 평가를 시행키로 합의했다. 원인철 합동참모의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시행하고 전환 시기를 정하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서 시기에 기초한 전환으로 변경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미 양국은 2019년 1단계 작전운용능력(IOC) 검증을 완료했으나,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FOC 검증은 연기했다. 다만 올해 FOC 검증을 완료한다면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전작권 전환은 어렵더라도 전환 시기를 못박을 수는 있다. 서 장관이 지난 27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위한 진전된 성과를 내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목표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문제는 미국 정부가 미중 갈등하에서 전작권 조기 전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동맹국이 자국의 안보를 담당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전작권 전환에 전향적이었고, 2017년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환 가속화에 합의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후반기 미중 갈등에 대응하고자 한국 등 동맹국을 반중 전선에 끌어들이려 하면서 전작권 전환에서도 입장 변화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제52차 SCM에서 마크 에스퍼 당시 미 국방부 장관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모든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도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으로부터 2년 뒤에 (전환 시기를) 예측하는 것조차 시기상조일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바이든 정부도 트럼프 정부에 이어 중국 견제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한 만큼 전작권 조기 전환이나 전작권 전환 시기의 특정에 반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오바마 정부도 전작권 조기 전환에 긍정적이었다가 결국 ‘조건에 기초한 전환’으로 돌아섰는데 북한 위협뿐만 아니라 중국 부상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라며 “아울러 트럼프 정부와 달리 정책결정과정의 시스템을 복원하겠다는 바이든 정부는로서 에이브럼스 사령관 등 국방부 관료·일선 사령관의 전작권 조기 전환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 “野 후보 가택연금 풀어라” 법원 명령에도 아랑곳 없는 우간다 경찰

    “野 후보 가택연금 풀어라” 법원 명령에도 아랑곳 없는 우간다 경찰

    우간다 고등법원이 대선일 이후 열흘 넘게 가택연금 상태인 야당 후보 보비 와인(38·본명 로버트 캬쿨라니)에 대한 가택연금 해제를 명령했다. 그러나 우간다 당국은 여전히 수도 캄팔라 외곽에 위치한 와인의 집 주변에 배치한 병력을 철수시키지 않고 있다고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간다를 35년 동안 통치한 요웨리 무세베니(76) 대통령이 58.5% 득표로 6선에 성공한 지난 14일 대선에서 팝스타 출신인 와인은 34.8% 득표를 기록했다. 2017년 정계에 진출한 와인은 ‘빈민가의 대통령’으로 불리며 인기를 얻었다. 와인이 선거에서도 돌풍을 이어가자 무세베니 정권은 와인을 경계하며 그를 탄압했다. 당국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방지 규제를 위반했다는 혐의를 씌워 유세 도중이던 와인을 체포했다. 이후 벌어진 시위에서 경찰 발포로 50명 이상이 사망했다. 개표일인 16일엔 와인의 자택에 무장 경찰을 배치하고 와인을 집에 가두었다. 이후에도 우간다 정부는 와인이 외출할 경우 시위가 촉발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워 가택연금을 이어왔다. 그러나 우간다 고법의 미카엘 엘루부 판사는 25일 “와인의 집은 적절한 구금 시설이 아니고, 와인은 자유권을 침해 당하고 있다”며 당국의 가택연금이 불법이라고 결정했다. 이어 엘루부 판사는 “당국 주장처럼 와인이 공공질서를 위협했다면, 그는 정식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절차상 하자를 지적했다. 가택연금 집행기관인 우간다 경찰은 법원의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언제’ 수용할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 같은 군의 반응은 이번 대선에 대한 와인의 이의제기를 원천봉쇄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BBC는 추측했다. 와인은 이번 선거가 명백한 부정선거라고 주장해 왔는데, 후보였던 와인이 법원에 투표 결과 이의제기 청원서를 제출할 수 있는 마감 시한이 딱 나흘 남았다고 BBC는 전했다. 와인이 이의제기를 법원에 접수한다면 법원은 45일 이내 선거부정 여부를 심리해야 하지만, 와인이 이의제기 접수를 못한다면 무세베니 대통령의 6선에 대한 행정적 절차가 마무리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마지막 블랙리스트 생존자 월터 번스타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마지막 블랙리스트 생존자 월터 번스타인

    미국에 매카시즘 광풍이 몰아 치던 1950년대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라 가장 마지막까지 생존했던 극작가 겸 제작자 월터 번스타인이 102세를 일기로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많은 영화인들이 공산주의자로 몰려 영화계를 떠나거나 극단을 선택하기도 했는데 그는 가명으로 TV 드라마 각본을 쓰면서 끝까지 영화에의 길을 걸어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는데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10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버라이어티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이 전했다. 부인 글로리아 루미스는 사인을 폐렴이라고 전했다. 1964년 시드니 루멧 감독에 헨리 폰다가 주연한 ‘핵전략사령부(Fail-Safe)’, 1976년 마틴 릿 감독에 우디 앨런이 주연인 ‘프론트(The Front)’, 이듬해 마이클 리치가 메가폰을 잡고 버트 레이놀즈와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이 호흡을 맞춘 ‘우정의 마이웨이(Semi-Tough)’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너무 오래 전 영화만 들었다는 생각에 2007년 ‘트럼보’를 들어본다. 번스타인은 이 영화에 본인 역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2002년 ‘트럼프와 딕데이터’에도 본인 역으로 나섰다. 전도유망한 작가의 길은 1950년대 초반 미국 하원에 반미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가로막혔다. 호구지책으로 삼을 수 밖에 없는 것이 TV 일을 하는 것이었는데 다른 작가의 이름을 ‘앞잡이’로 빌려 쓰는 것이었다. 앞의 영화 ‘프론트’가 이를 다뤘음은 물론이다. 1996년 출간된 회고록 ‘Inside Out’를 통해 “집을 나설 때마다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거리를 걸으면서도 어깨를 돌려 뒤를 돌아본다. 피할 수 없이 누군가를 마주칠까봐 늘 마음을 졸인다. 예상하고도 막상 닥치면 당황하기 시작한다. 일순간 공포의 냄새가 느껴지고 분노와 부끄러운 감정이 뒤섞인다. 두려워하는 일은 그들에 대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것이다. 진실로 그들에게 진짜 화를 낼 수가 없었다. 그들은 우유를 배달하는 것처럼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다”고 끔찍했던 당시를 돌아봤다. 블랙리스트 전력에도 그를 기용한 것은 루멧 감독이었다. 1958년 소피아 로렌 주연의 ‘That Kind of Woman’ 각본을 본인 이름으로 썼다. 그 뒤 ‘Heller in Pink Tights’ ‘핵전략사령부’ ‘몰리 맥과이어’ ‘우정의 마이웨이’ ‘전장의 우정(Yanks)’ 등 힘있는 각본을 연달아 내놓았다. 오스카 추천된 ‘프론트’와 1998년 ‘캐롤가의 저택(The House on Carroll Street)’으로 암울한 블랙리스트 시절을 실감나게 옮겼다는 평을 들었다. 1976년 다큐멘터리 ‘Hollywood on Trial’에 직접 출연해 이 때를 다뤘다. 종군기자 출신인 그는 말년에도 드라마 각본을 계속 썼다. 고발성이 강한 ‘둠스데이 건’과 ‘Miss Evers’ Boys’를 집필했다. ‘구두쇠와 꼬마 숙녀(Little Miss Marker)’로 본업 외에 감독 외도를 했다. 그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다트머스 대학 대학원을 다니며 뉴요커에 대한 단편을 발표했다. 졸업뒤 2차 세계대전 때 입대했다. 여러 잡지에 종군 기사를 썼고 양크란 잡지에 자신의 참전 경험을 기고했다. 독일과 같은 편에 선 유고슬라비아의 마르샬 티토와 독점 인터뷰가 가장 대표적인 그의 업적이었다. 전후 그는 뉴요커에 입사했지만 일년 뒤 할리우드로 떠나 오스카 수상작 ‘All the King’s Men’을 제작한 로버트 로센 자문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각본 데뷔작은 1948년 서스펜스물 ‘키스 더블러드 오프 마이 핸즈’로 버트 랭카스터와 조앤 폰테인이 호흡을 맞췄다. 커리어 초반 더 집중한 것은 라이브 TV 드라마였다. 뉴욕으로 돌아와 정기적으로 집필했다. 대표적인 것이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리치 보이’로 필리스 커크와 새내기 그레이스 켈리가 주인공이었다. 1950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갔다. 로렌을 위해선 두 편의 각본을 더 썼는데 ‘A Breath of Scandal’과 조지 쿠커의 ‘Heller in Pink Tights’였다. 그 뒤 릿의 ‘Paris Blues’를 집필했고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그대로 옮긴 ‘황야의 7인(The Magnificent Seven)’과 매릴린 먼로의 마지막 출연작이며 1962년 6월 잦은 펑크로 해고되고 2개월 뒤 의문사하면서 끝내 촬영을 마치지 못한 ‘썸씽즈 갓 투 기브’ 등 여러 편의 각본을 감수했다. 루멧의 ‘핵전략사령부’ 각본을 쓴 다음 2차대전 스릴러물 ‘The Train’을 랭카스터 주연으로 연출한 존 프랑켄하이머를 비롯한 여러 전직 드라마 연출자들과 함께 일했다. 1966년 범죄극 ‘The Money Trap’을 쓴 다음 릿의 1970년 드라마 ‘몰리 맥과이어’에는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우정의 마이웨이’는 번스타인의 영화 중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로 프로 풋볼 선수를 재미있게 다뤘다. 하지만 1978년 해롤드 로빈스의 ‘자동차왕 로렌(The Betsy)’이나 ‘An Almost Perfect Affair’처럼 돈벌이를 위해 쓴 작품도 있었다. 존 슐레진저 감독의 감동적인 2차대전 드라마 ‘전장의 우정’으로 다시 명성을 얻었다. 그의 유일한 연출 작품은 1980년 셜리 템플의 영화를 바보처럼 리메이크한 ‘구두쇠와 꼬마 숙녀’로 월터 매튜 주연이었다. 5년 뒤 최초의 여성 슈퍼 히어로 영화로 평가되는 ‘빌리진의 전설’과 1987년 ‘비밀의 목소리(The Couch Trip)’, 1989년 ‘후레치2’는 그저 그랬다. 1988년에 쓴 블랙리스트 시절의 서스펜스 드라마 ‘캐롤가의 저택’도 마찬가지였다. 그 뒤는 드라마 집필에 주로 매달려 ‘줄리엣 비노쉬의 마라(Women and Men: In Love There Are No Rules)’ ‘둠스데이 건’과 에미상 수상작이며 터스키기 매독 실험을 다룬 ‘Miss Evers’ Boys’. 1999년 홀마크 명예의전당 작업의 일환으로 아일랜드 상황을 다룬 텔레픽 “듀랑고(Durango), 2011년 영국 BBC 미니시리즈 ‘Hidden’ 공동 제작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1994년 번스타인은 WGA 동부지구의 평생 공로를 인정받아 이언 매켈런 헌터 메모리얼상과 2년 뒤 Independent Features Project의 고담상을 받았다. 2008년 WGAE는 에벌린 F 버키상을 수여하면서 “모든 영역의 작가들에게 영예와 존엄을 안긴 공로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숨을 거둘 때까지 뉴욕대학의 티시예술대학 방문교수이자 극본 주제 자문으로 일해왔다. 많은 이들이 그저 좌파의 대의를 돕다가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반면, 그는 실제 미국공산당 당원이었으며 1956년까지 남아 있었다. 소련군이 헝가리를 침공하고 니키타 흐루시초프 서기장이 3년 뒤 세상을 떠나는 요지프 스탈린의 잔학한 죄상을 고발하자 더 이상 소비에트 도그마에 복무하지 않음을 다행으로 여기며 이상을 좇았던 사람들의 슬픔을 토로했다. 앞의 회고록에서 “당을 떠났지만 사회주의 이상을 버리지는 않았다. 불평등과 착취에 기반하지 않은 시스템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고인은 네 번 결혼해 다섯 자녀를 뒀다. 장수한 만큼 여러 분야의 친구들이 많았다. 작가 어윈 쇼와 셜리 잭슨을 비롯해 작곡가 어빙 벌린, 여배우 베트 데이비스 등이었다. 특히 데이비스와 고인은 칼 마르크스의 저작들을 찬양하는 공통점이 있으며 데이비스가 “가장 대단한 책들”이라고 하자 고인이 무척 놀라고 반가워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고인은 회고록에서 영화의 “미스터리한 힘에 이끌려 신성한 과정에 함께 했다”면서 “영화를 만드는 일은 많은 이들이 어렵고 재간있게 작업을 해야 하는 성당 건축과 비슷하다. 다 끝내고 그것을 바라보면 축복받고 샤르트르(고딕풍 대성당)를 보는 기분이 든다. 그렇지 않으면 (뉴욕) 5번가에서 성 패트릭 성당을 보는 것이다. 그것도 성당이긴 하다. 시종으로서 난 여전히 어둑하고 겁나는 동굴 속으로 들어가 신비롭게 해방된 느낌을 품는다”고 적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하나 된 미국’ 만들기… 코로나·양극화·인종 차별 해결에 최우선

    ‘하나 된 미국’ 만들기… 코로나·양극화·인종 차별 해결에 최우선

    “조 바이든(얼굴)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이후 ‘분단국가’를 물려받게 된다.” 지난 20일 취임식을 앞두고 CNN이 이렇게 평한 것처럼, 신임 미국 대통령의 가장 큰 과제는 ‘하나의 미국’ 만들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 4년간 미국은 인종과 이념, 성별, 세대 등에 따라 갈가리 찢어졌다. 트럼프의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 구호는 극소수 백인 남성만 대변했고,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분열은 더 빨라졌다. 바이든 정부 역시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당선이 확정된 지난해 11월 승리 연설에서 치유와 통합으로 미국의 정신을 되살리자고 주장한 바이든은 취임식 당일에도 21분간의 연설에서 ‘통합’(unity) 표현을 11차례 쓰며 국민 화합을 재차 강조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빨간색(공화당)과 파란색(민주당)의 결합을 상징하는 보라색 원피스를 입고 나와 화제가 됐다. 당장 사망자가 무려 40만명이 넘은 코로나19 확산세를 누그러뜨리고, 가짜뉴스와 백신 불신론을 억제하는 게 급선무다. 바이든은 취임 첫날부터 행정명령 17건에 서명했는데, 그 중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코로나 관련이 4건이었다. 앨 고어와 존 케리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선거전략가로 활동한 유명 컨설턴트 로버트 슈럼은 “나라를 하나로 묶는 엄청난 임무와 함께 코로나와의 전쟁을 통해 경제를 회복하는 게 바이든의 당면 과제”라며 “앞으로의 백신 접종 전략이 대통령직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바이든은 취임 직후 코로나 감염 비율이 높은 흑인, 히스패닉 등 소수 인종에 대한 백신 접종 확대 지시를 내리는 등 결단력을 보였다. 또 1조 9000억 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며 소수 인종과 저소득층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 정부는 향후 주택난 해소, 건강보험 확대, 교육 기회 확대 등 정책을 대대로 추진해 사회 전반적인 불평등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로 극대화된 인종 차별 문제도 해소가 시급하다. 퓨리서치센터의 2019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의 56%가 트럼프가 미국 내 인종 관계를 악화시켰다고 응답했다. 바이든이 첫 내각 구성에서 역대급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부정적 인식을 불식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바이든은 장관과 백악관 비서진 등 고위직 26개직 중 절반을 흑인, 히스패닉, 아시안 등 소수 인종 후보자로 지명했다. 전임 오바마, 트럼프 행정부 초기 내각과 비교해봐도 비백인 비율이 가장 높다. 이들이 상원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원주민 출신과 아프리카계, 히스패닉계 장관 등이 탄생하게 된다.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 회복도 남았다. 취임 2주 전 발생한 의회 난입 사태는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다수의 전문가들을 인용해 “백악관은 백인 우월주의와 폭력적 극단주의에 맞서는 전담팀을 만들어야 한다”며 “대테러 전략뿐 아니라 극단주의 이념과 가짜뉴스를 걸러낼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등에 대규모의 체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18일 동안 길 잃은 호주 남성, 물과 버섯 먹고 기적 생존

    18일 동안 길 잃은 호주 남성, 물과 버섯 먹고 기적 생존

    반려견과 산책 중 덤불에서 길을 잃은 50대 남성이 물과 버섯 만으로 약 3주 동안 생존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전했다. 호주 ABC뉴스 등 현지 언론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로버트 웨버(58)는 지난 6일 반려견과 함께 퀸즐랜드의 한 호텔에서 산책을 다녀온다며 나간 뒤 그 길로 실종됐다. 가족의 신고로 수색이 시작됐지만 희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경찰마저 수색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을 때, 그는 실종됐던 호텔 인근의 한 댐 부근에서 극적으로 발견됐다. 조사 결과 당시 이 남성은 반려견과 함께 차를 끌고 주변을 산책할 계획이었는데, 차량이 농로의 진흙에 빠져버리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도저히 혼자 힘으로는 차를 빼낼 수 없었던 그는 도보로 다시 호텔에 돌아가려 했지만 길을 잃고 말았다. 길을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반에는 차 안에서 비바람을 피했다. 하지만 실종 3일째 되는 날 식수가 떨어졌고, 그는 식수를 찾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차에서 나와 덤불로 들어가야 했다. 외부로 나오는 길을 완전히 잃은 그가 물과 함께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야생 버섯 뿐이었다. 그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 “댐에 차 있는 물과 버섯을 먹으며 구조되기를 기다렸다”고 진술했다.물과 버섯만으로 3주를 버틴 그를 찾은 것은 해당 지역의 하원의원인 토니 페렛과 그의 아내였다. 페렛 의원은 “지난주에도 댐 근처에서 여러 차례 산책을 했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아내와 그곳을 찾았을 때 어떤 남성을 발견했다”면서 “경찰이 수색을 취소했지만 우리 지역사회는 그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종된 지 무려 18일 만에 구조된 웨버는 생명에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실종됐떤 남성이 30℃를 넘나드는 고온 속에서 방향감각을 잃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이 떨어지기 전까지 차량에서 지냈지만, 이후에는 댐의 물과 버섯을 먹으며 연명했다”면서 “안타깝게도 방향을 잃었을 때 반려견도 함께 잃어버렸으며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죽음 앞둔 어머니, 피붙이들과 연락 됐어요. 코마 상태지만요”

    “죽음 앞둔 어머니, 피붙이들과 연락 됐어요. 코마 상태지만요”

    사흘 밖에 걸리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어머니와 한국의 외삼촌들, 이모가 연락만이라도 닿아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하길 바랐던 한국계 미국 공군 예비역 이사벨레 현 두샤르메의 소원이 이뤄졌다. 온라인에 애달픈 사연을 올린 지 사흘 만의 일이었다. 다만 어머니는 이미 의학적으로 유도된 코마 상태에 빠져 오빠, 남동생, 여동생과 한마디 말도 주고받지 못했다.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살고 이는 이사벨레의 어머니 현추 두샤르메(51·한국 이름 황현주-한국의 조카가 이렇게 바로잡았다)는 지난해 성탄절에 자동차 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고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의료진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어머니는 1989년 미국으로 이민 온 뒤에도 피붙이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2010년대 초반 연락이 끊겼다. 집을 갑자기 비우게 돼 혼란 상태에서 짐을 싸다 그만 형제자매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잃어버렸다. 어머니는 형제들의 연락처를 알아내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소용이 없어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그러다 변을 당해 다시는 피붙이들의 얼굴을 볼 수 없을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이사벨레는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어머니와 외삼촌들, 이모, 외조부, 외조모, 사촌들의 오래 전 사진을 올려 애타게 찾기 시작했다. 지난 17일 이사벨레는 트위터에 일련의 글과 동영상 채팅을 캡처한 사진을 올리고 “여러분이 해냈다. 그들을 찾았다. 비디오 채팅을 하면서 비로소 완전한 가족이 됐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말로 다할 수가 없다”고 적었다. 글을 올린 다음날부터 사방에서 수천 통의 반응이 쏟아졌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을 비롯해 5만 1000회 리트윗됐다.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들인 아미들이 이사벨레의 트윗을 한글로 옮겨주고 아시아 전역에 퍼뜨려줬다. 그의 호소를 담은 해시태그 #현을돕자(HelpForHyon)가 유행했다. 서울의 가족을 찾는 데 많은 도움을 준 영화제작자 에런 스튜어드 안은 “며칠 만에 우리는 그들이 가장 간절했을 때 이 가족을 한 데 묶는 데 도움을 제공했다”면서 (한국의) 사촌도 몇년이나 끈질기게 미국 친척을 찾는 데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사벨레는 20일 성조지 인터뷰를 통해 “우리 가족은 우리 얘기를 공유하고 댓글을 달고 우리에게 손을 뻗치고 우리를 위해 기도해준 한 분 한 분에게 대단한 감사를 드린다. (우리 어머니가) 자신을 둘러싸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대단히 놀라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벨레가 마침내 외삼촌 등을 찾은 사실을 처음 보도한 성조지 인터뷰가 20일 소개됐고 다음날 인터넷 매체 넥스트샤크가 보도했는데 이를 파악하지 못해 닷새 만에야 알리는 건 기자의 게으름 탓이다. 당초 한국시간으로 지난 17일 기자가 처음 보도했을 때는 사람을 찾기 위해 황현주 씨의 오빠와 남동생, 여동생, 부모의 나이, 이름, 경력, 거주지 정보, 사진 등을 소상히 소개했지만 이번에는 본인들이 원치 않을 수 있겠다 싶어 밝히지 않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호주에서 18일 실종된 58세 남성 구조 “버섯과 저수지 물로 버텼죠”

    호주에서 18일 실종된 58세 남성 구조 “버섯과 저수지 물로 버텼죠”

    호주 퀸즐랜드주에서 18일 동안 실종됐던 58세 남성이 버섯을 따먹고 저수지 물을 마셔가며 버티다 구조됐다. 로버트 웨버는 24일(이하 현지시간) 저수지 근처 사유지 주인이자 지역 정치인의 눈에 띄어 무사히 생환했다. 공중과 지상에서 그의 행적을 좇던 구조대도 실종된 지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다며 지난주 수색을 종료한 상태였다. 그의 건강 상태도 햇볕 노출 때문에 몇 군데 상처가 생긴 것을 제외하고는 좋은 편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지난 6일 반려견을 데리고 킬키반이란 마을의 호텔을 떠난 것이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눈에 띈 모습이었다. 농로를 달리던 그의 자동차가 모래구덩이에 처박히는 바람에 곤경이 시작됐다. 그는 식수가 떨어지기 전까지 사흘 동안은 차에서 지냈다. 그 뒤 걷기 시작했는데 길을 잃어 저수지 근처에서 “바닥에 누워 자고 저수지 물을 마시고 버섯을 따먹으며”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아내와 함께 소떼 목장을 돌아본 지역 정치인 토니 페렛이 그의 자동차가 발견된 지점에서 3㎞ 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서 웨버를 발견했다. 페렛은 “그가 나무 그늘에 앉은 채로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더라”고 호주 ABC 방송에 밝힌 뒤 “우리는 지지난주에도 여러 차례 이 저수지를 지나쳤기 때문에 그를 발견했을 때는 아주 예외적인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웨버의 반려견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트럼프 누르면 집사가 다이어트 코크 내오는 버튼, 바이든 치워

    트럼프 누르면 집사가 다이어트 코크 내오는 버튼, 바이든 치워

    미국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앤드루 잭슨 7대 대통령의 초상화가 치워진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대신 노동·인권을 상징하는 인물들의 흉상과 초상화로 집무실이 채워졌다. 일명 ‘결단의 책상’ 뒤편에 전시했던 군부 깃발을 치우고 대신 성조기와 가족 사진을 놓았다. 바닥의 양탄자도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으로 바뀌었다. 이뿐만 아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쓰던 물건 하나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치워버렸는데 정말 희한한 물건이라고 허프 포스트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바로 다이어트 코크 버튼이다. 붉은색 버튼을 누르면 전담 집사가 음료를 컵에 담아 오라고 만들었다. 하루에 12잔을 마실 정도로 다이어트 코크를 좋아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예 전담 주문 버튼을 만든 것이다. 그는 2012년 트위터에다 코카콜라 제품은 “쓰레기”라고 깎아내렸다. 2017년 줄리 페이스 AP 통신 기자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이 버튼을 보여주며 누를 때마다 “은빛 쟁반 위에 다이어트 코크 한 잔이” 자신에게 대령된다고 자랑했다. 그런데 타임스 라디오 정치부의 선임기자 톰 뉴턴 던은 취임식 다음날 트럼프와 바이든 집무실을 비교한 결과 이 버튼이 치워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그 역시 2019년 트럼프를 인터뷰했을 때 이 버튼을 봤다고 했다. 사람들은 정말 반신반의했다. 기가 막힌다는 반응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대통령의 권력을 그토록 하찮은 일에 낭비했다는 개탄이다. 로버트 에반스는 “(오벌 오피스를 단장하는 정도의) 이런 변화를 위해 우리가 투표한 것은 아니다. 여러분이 2024년 나를 대통령으로 뽑아주면 국민 모두의 집에 다이어트 코크 버튼을 달아주겠다. 여러분이 원하건 원치 않건 시간마다 한 번씩 집사가 나타나 여러분 손에 다이어트 코크를 쥐어줄 것이다. 이 나라를 아스파탐에 빠뜨릴 것”이라고 이죽댔다. 샤우나란 사람은 “바이든 대통령이 버튼을 없애지 말고 아무 때나 누르면 트럼프 가문 사람이 불려나와 구슬픈 트럼본 소리를 내도록 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누리꾼 shoopdahoop25는 “가족끼리도 농으로도 이런 버튼을 얘기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꾸짖었다. 한 누리꾼은 “오늘 아침 마러라고(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주하는 플로리다주 리조트)에서 들려온 호령, XXX 다이어트 코크 좀 갖고 오라니까”라고 비아냥거렸다. 제프 그린필드는 트럼프가 바이든에게 메모를 남겼다는 소식을 들었는지 지난 19일 “트럼프가 책상에 남겨놓은 메모-조에게, 붉은 버튼은 빅맥과 프라이, 노랑 버튼은 다이어트 코크, 푸른 버튼은 폭스 채널, 검정 버튼은 핵미사일, 아니 어쩌면 검정이 빅맥이고, 붉은 버튼이 핵일지도”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잭슨 전 대통령(1767~1845)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초기 자신과 동일시하며 치켜세운 인물이다. 군인 출신으로 독립전쟁 당시 영웅으로 칭송받았지만 흑인 노예를 둔 농장주였고, 재임 당시 아메리카 원주민에 가혹한 정책을 펼쳤다는 점에서 인권 운동가들 사이에선 재평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스트란 평가를 받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많다. 바이든 대통령은 잭슨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떼어낸 자리에 정치인이자 과학자인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년)의 초상화를 걸었다. 과학에 대한 관심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해석했다. 신문은 “그동안 새로 당선된 대통령들은 그들이 어떤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지 추구하는 바를 반영해 집무실을 새로 꾸며 왔다”면서 “바이든 대통령 집무실에는 역사적 인물들이 유독 많다”고 평가했다.대통령이 법안 등을 서명하는 ‘결단의 책상’ 뒤편엔노동·인권 운동가 세자르 차베스(1927~1993년)의 흉상을 새로 들여놓았다. 또 아프리카계 시민권 운동가 로자 파크스(1913~2005년), 프랭클린 루스벨트(1882~1945년) 전 대통령의 부인이며 인권 운동가인 엘리노어 루스벨트(1884~1962년) 흉상도 설치했다. 집무실 벽난로 옆에는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1929~1968년)의 흉상이 놓였다. 책상 맞은편에는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걸렸다. 민주당 출신인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경제 대공황 속에서 취임했으나 뉴딜 정책을 통해 미국을 재건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다.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극복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며 재정 확대와 큰 정부라는 위기 돌파 전략에서도 두 사람은 일맥상통한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정치적으로 서로 대립했던 토머스 제퍼슨(1743~1826년) 전 대통령과 알렉산더 해밀턴(1755~1804년) 전 재무장관의 초상화가 함께 걸려 화합의 정신도 드러냈다. 대통령 측 관계자는 “공화국 안에서 표출되는 의견 차이가 민주주의에 얼마나 필수적인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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