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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최초 달고 다닌, 소수자 대변한 ‘진보의 아이콘’

    여성 최초 달고 다닌, 소수자 대변한 ‘진보의 아이콘’

    27년간 미 연방대법관을 지낸 뒤 18일(현지시간) 췌장암 합병증에 87세로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은 평생 성소수자 등 약자를 보듬고, 여권 신장을 위해 힘써 온 진보 진영의 상징이었다. 동성결혼 합법화, 버지니아 군사학교의 여성 입학 불허에 대한 위헌 결정, 동일노동 동일임금 지급 등 기존 판례를 바꾸는 역사적 판결들로 미국 사회를 진일보시킨 인물이었다. 다수 의견에 굴하지 않고 늘 “나는 반대한다”며 당당히 소수 의견을 밀어붙인 그녀는 젊은이들 사이에선 ‘노토리어스(notorious·악명 높은) R.B.G’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록스타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렸고, 긴즈버그의 얼굴이 들어간 티셔츠·머그잔 등이 제작될 정도로 그의 존재는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됐다. 약자의 편에 서서 세상을 바꾼 그녀의 결기는 차별로 얼룩진 개인사에서 나왔다. 1933년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난 그녀는 발군의 실력을 갖고도 숱한 차별의 벽에 부딪혀야 했다. 육아와 공부를 병행하며 1956년 하버드 로스쿨에 전체 9명의 여학생 중 한 명으로 입학했지만, 원장으로부터 “남학생 자리를 빼앗으면서까지 들어온 이유를 말하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하고, 도서관 출입을 거부당하는 굴욕도 겪었다. 컬럼비아 로스쿨로 옮겨 공동 수석 졸업하지만 ‘유대인이자 여성이자 엄마’라는 이유로 로펌에선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다. 이후 럿거스대 교수 임용 후 ‘남성 동료와 동일한 임금’ 투쟁을 이끄는 등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바꾸는 데 직접 나서기 시작한다. 1972년 여성 최초로 컬럼비아 로스쿨 교수에 임용된 데 이어 1980년 연방 항소법원 판사로 임명된다. 1972년 임신한 장교들을 자동 제대시키는 공군 정책에 대해 대법원 심리를 촉구한 글, 1973년 여군 남편에게 피부양자 혜택을 주기 위한 재판에서 “여성에게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다. 단지 우리 목을 밟은 발을 치워 달라는 것뿐”이라며 여성운동가 세라 그림케를 인용한 변론은 아직도 회자된다. 1993년 민주당 빌 클린턴 대통령 지명으로 그는 샌드라 데이 오코너에 이어 사상 두 번째 여성 연방 대법관에 올랐다.그의 일대기는 2018년 영화 ‘세상을 바꾼 변호인’으로 제작됐다. 같은 해 다큐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에서 그는 “여성 대법관이 몇 명 있어야 충분한지 묻는 이들에게 나는 ‘9명이 될 때’라고 답한다. 그동안 대법관 9명이 모두 남성이었는데, 여성 대법관 9명은 어떤가”라며 반문한다. 그의 별세 소식에 진영을 막론하고 각계에서 애도가 잇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의 거인을 잃은 것을 애도한다. 대법원에서 보여 준 훌륭한 정신과 강력한 반대로 명성을 얻으신 분”이라고 추모하며 연방 건물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위축되지 않고 맹렬하게 모두를 위한 인권을 추구한 여성이었다”고 애도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우리가 그렇듯 미래 세대 또한 그녀를 지칠 줄 모르는, 굳건한 정의의 수호자로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그의 별세는 헤아릴 수 없는 손실”이라고 슬퍼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형이 7억원 딴 영국 퀴즈쇼 일년 만에 동생이 15억원 따내

    형이 7억원 딴 영국 퀴즈쇼 일년 만에 동생이 15억원 따내

    12일 아침 8시 53분에 게재한 기사에 부끄러운 잘못들이 수두룩해 13일 낮 12시 3분에 바로잡고 다듬어 다시 게재한다. 먼저 기사에 마음 상하신 분이 있다면 사과드린다. 교사로 일하는 형이 지난해 9월 영국의 유명 텔레비전 퀴즈쇼에 출연해 50만 파운드(약 7억 6000만원)의 우승 상금을 거머쥐었는데 역시 교사인 동생이 일년 만에 우승하며 100만 파운드(약 15억 2000만원)의 상금을 차지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국 텔퍼드의 한 중학교에서 역사와 정치를 가르치는 도널드 피어(57)로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사전 녹화된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어?’에 출전해 14년 만에 처음으로 100만 파운드를 따냈다고 BBC가 11일 전했다. 2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퀴즈쇼에서 이 금액을 챙긴 이는 다비드까지 포함해 여섯 밖에 안된다.  유럽은 물론, 미국과 아르헨티나 등 세계 각국에 포맷을 수출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 퀴즈쇼에는 50/50 구명줄(lifeline)이란 찬스가 있는데 그는 한 번만 사용했다. 형 다비스는 지리를 가르치는데 지난해 9월 이 프로에 출연해 동생 상금의 절반만 챙겼다. 난이도에 따라 상금 액수가 달라지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받는 찬스도 있는데 그럴 경우 상금을 나눈다.  도널드는 형 다비스를 “영웅이자 최고의 친구”라 불렀다. 사회자 제레미 클락슨은 형제가 “이제 조금은 다른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15문제를 연속 맞혀야 하는 이 퀴즈쇼에서 도널드의 우승을 좌우한 마지막 문제는 “다음 중 어느 해적이 지금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해안에서 싸우다 죽었는가?”였고, 선택지에는 칼리코 잭, 붉은수염, 바르톨로뮤 로버츠, 키드 선장 등이 있었다. 답은 붉은수염이었다.  도널드는 8년 전 8학년 학생들에게 이 내용을 가르친 적이 있어 붉은선장이 세상을 떠난 날짜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내가 잘 아는 남자였다”고 말한 뒤 “33년 동안 역사를 가르쳤어도 몇몇 사건들은 날짜까지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1718년의 그 날짜와 붉은수염이 곧바로 머릿속에 번쩍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클락슨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도널드가 입은) 분홍 셔츠 안에 인터넷이 감춰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턱수염 달린 백과사전이었다”고 말했다.  도널드는 우승을 차지한 뒤 33년 동안 자신을 내조한 간호사 뎁스, 네 자녀와 함께 휴가를 내 노섬벌랜드주 해안을 따라 캐러밴을 하며 자축했다고 털어놓았다. 형 다비스도 하룻밤을 호텔에서 함께 지내며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고 했다. 도널드는 상금의 70%를 가족에게 맡기고, 나머지를 은퇴 자금으로 쓰겠다고 했다. 학교에는 곧바로 사직 의사를 밝혔으니 사실상 은퇴 생활은 시작된 셈인데 그는 계속 학교에 머무를 생각도 없지 않았다.  도널드는 “규칙은 끝까지 가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급하게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결심하면서 제대로 고민도 하지 않았다. 원래 60회 생일을 맞기 2년 전에 그만 두려 했는데 아직 그 날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코로나도 꺾지 못한 탱고 열정…사상 첫 온라인 탱고월드컵

    [여기는 남미] 코로나도 꺾지 못한 탱고 열정…사상 첫 온라인 탱고월드컵

    코로나19도 정렬적인 커플댄스 탱고의 열정을 꺾진 못했다. 100% 온라인으로 개최된 2020년 탱고월드컵이 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 속에 지난 30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탱고월드컵이 온라인으로 열린 건 이번이 최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가 개최한 2020년 탱고월드컵은 스테이지 탱고와 살롱 탱고(일반 탱고) 등 2개 부문에서 최고의 커플을 가리는 전통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대회가 취소되면서 진행 방식은 크게 달라졌다. 참가자는 2분 분량의 탱고 동영상으로 '현장 출전'을 대신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따르면 올해 대회엔 한국, 브라질, 러시아, 일본, 콜롬비아, 말레이시아, 미국, 우루과이, 이탈리아, 스위스, 스페인, 볼리비아, 노르웨이 등 13개국에서 선수들이 출전했다. 관계자는 "동영상 제출로 출전이 가능해지면서 참가국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늘어났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1차 심사를 통해 본선 진출자를 가려낸 후 온라인 투표로 1~3위를 가렸다. 9만여 명이 참가한 투표 결과 스테이지 탱고에선 콜롬비아의 탱고커플 발렌틴 델가도와 디아나 두랑고(여) 커플, 살롱 탱고에선 아르헨티나의 마르코스 로버츠와 루이스 말루셀리(여) 커플이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스테이지 탱고에서 대망의 우승컵을 받은 콜롬비아의 탱고 커플은 특별한 주목을 받았다. 2017년부터 매년 대회에 도전, 2017년 3위, 2018년 2위, 2019년 5위에 오른 이 커플은 4번째 도전 끝에 최고의 커플로 선정됐다. 스테이지 탱고는 고난도 점프와 화려한 동작 등으로 일반인이 즐기는 살롱 탱고에 비해 난이도가 높다. 콜롬비아 커플은 7833표를 얻어 2020년 최고의 스테이지 탱고 왕좌에 올랐다. 인터뷰에서 콜롬비아 커플은 "탱고 특유의 열정을 (직접 전달하지 못하고) 동영상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게 가장 어려운 점이었다"면서 "코로나19가 종식돼 내년엔 꼭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살롱 탱고 부문에서 1등에 오른 아르헨티나 커플은 6530표를 받아 영예의 1등에 올랐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반려견 2마리 산책시키던 영국인 견주, 목줄에 걸려 질식사

    반려견 2마리 산책시키던 영국인 견주, 목줄에 걸려 질식사

    반려견 2마리를 산책시키던 견주가 그만 목줄에 걸려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21일 영국 더선 지의 보도에 의하면 이 비극적이 사건은 지난 8일 영국 노스 웨일스 주 레크섬에 위치한 가든 빌리지에서 발생했다. 당시 한 어린 소녀가 바닥에 엎어져 숨이 넘어가고 있는 한 중년 여성을 발견하고는 인근에 있던 2명의 남성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남성들이 도착했을 때 중년 여성은 목줄에 눌려 거의 의식을 잃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남성들은 목줄을 풀고 응급구조대에 연락하고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중년 여성은 안타깝게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망자는 데보라 메리 로버츠(47)라는 이름의 여성으로 당시 견종이 알려지지 않은 반려견 2마리를 데리고 산책중이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원인을 찾기 위해 부검을 실시한 결과 질식이외에는 다른 사망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경찰은 당시 목격자인 어린 소녀와 2명의 남성의 진술을 토대로 의심스런 정황이 발견되지 않아 해당 여성이 반려견을 산책시키다 반려견들의 목줄에 걸려 질식사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보도에 따르면 데보라에게는 4명의 자녀가 있으며, 이들 자녀는 어머니를 추모하는 글을 올려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아들인 칼럼은 페이스북에 “어머니는 자식들을 위해 한평생 살아오신 분이며 세상에서 가장 친절하신 분이셨다. 어머니가 너무 그립다”고 적었다. 칼럼의 글에는 남겨진 자녀들을 위로하는 글과 데보라의 명복을 기리는 다른 가족들, 친구들, 이웃들의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김경태 해외통신원 tvbodaga@gmail.com
  • 런던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 각기 다른 나라로 추방될 기구한 운명

    런던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 각기 다른 나라로 추방될 기구한 운명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스물넷이 된 쌍둥이 형제가 제각기 다른 나라로 추방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BBC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기구한 사연의 주인공은 대럴과 대런 로버츠 형제. 열세 살 때 그레나다 출신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아버지가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떠난 뒤 일링 시위원회가 양육을 책임졌다. 둘 다 중상해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있는데 석방되면 추방돼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될 것이란 통보를 최근 받았다는 것이다. 영국 내무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아직 추방 통보가 내려진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방송은 내무부가 추방을 추진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고장이 형제 중 한 명에게 전해진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대럴은 열일곱 살 때 중상해를 저질러 6년을 복역했고, 석방된 날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송환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가족은 전했다. 그는 아버지가 도미니카의 한 섬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관리들이 실수로 자신의 출생지를 도미니카로 적어 뒀을 뿐이라고 믿고 있다. 대런 역시 중상해로 별도의 형기를 복역 중인데 어머니가 태어난 그레나다로 송환될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는 것이다. 둘의 부모는 아이들의 시민권 신청도 하지 않았다. 영국에서는 외국 국적의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영국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지만 자동적으로 시민권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사회시설에서도 시민권을 신청하지 않아 형제는 무국적자로 남겨져 있었다. 영국 내무부는 시민권이 없는 이는 누구라도 12개월형 이상 선고받으면 추방될 수 있다고 규정해 놓아 그에 따른 절차가 진행된 것일 뿐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쌍둥이의 누이 프레야 발리 로버츠는 추방 위협을 받았다는 점에 “역겹고 당황했으며 모독받았다”며 “우리 오빠들을 추방하려면 우리 11명 전체를 하나하나 골라서 추방할 수 있다는 뜻이겠다”고 말했다. 오빠들이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나라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렵다며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대럴의 변호인 앤드루 스펄링은 18세기와 19세기 수감자들을 호주 같은 나라로 배에 실어 보낸 관행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대럴은 스스로를 영국인으로 생각하며 형기를 마치면 재활과 공동체로의 재통합을 시키려는 이들의 응원을 받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쌍둥이가 영국에 계속 머무르게 할 수 있도록 청원을 하기 시작했다. 둘을 돌봐왔던 일링 시위원회는 어떻게든 이민자 지위를 얻게 하려고 노력해왔는데 둘 중 어느 쪽도 이런 절차를 진행하도록 허락하는 서류에 서명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이 젊은 남성들이 이민 신청자 지위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임병선의 시시콜콜] 미 대법원 “오클라호마주 절반 아메리카원주민 것”

    [임병선의 시시콜콜] 미 대법원 “오클라호마주 절반 아메리카원주민 것”

    짐시 맥거트(71)란 미국 오클라호마주에 거주하는 아메리카 원주민이 있다. 1997년 네 살 소녀를 강간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했다. 이 주에는 체로키, 칙소, 촉토, 세미놀, 무스코기(크릭) 등 다섯 부족들이 사는 인디언 보호구역이 있는데 맥거트는 크릭 네이션 관할의 와고너 카운티란 곳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그런데 그는 자신을 기소한 오클라호마주 검찰 말고 연방 검찰이 기소했어야 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연방 대법원이 9일(현지시간) 그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고 영국 BBC가 10일 전했다.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유세를 했던 이 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털사를 비롯해 이 주의 절반인 동쪽의 사법 관할권이 보호구역 자치로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의회가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지정했으나 앤드루 잭슨 대통령이 임의로 지정을 해제하고 백인들을 대량 이주시켰다. 서부 영화 등을 통해 본, 깃발을 들고 말을 타고 달려나가 가장 먼저 깃발을 꽂는 사람이 그 땅의 주인이라는 식으로 백인들에게 토지를 나눠줬다. 보호구역 해제는 대통령이 할 수 없고, 의회는 해제한 적이 없으니 대법원은 보호구역 지정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결한 것이다. 졸지에 인구 50만명의 털사는 체로키 부족 관할이 됐다. 오클라호마 주정부는 공권력을 사용하지 못한다. 인종을 막론하고 여기서 범죄를 저지르면 인디언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네 명의 진보 진영 대법관 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 대법관이 동조한 결과, 5-4로 이번 결정이 내려졌다. 그는 19세기 크릭 네이션 등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오클라호마주에 강제 이주시킨 ‘눈물의 길’에 대해 언급하며 당시 미국 정부가 새 땅이 영원히 원주민들 것에 속한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고서치 대법관은 판결문에 “오늘날 우리는 이 땅을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남게 하겠다고 약속한 조약이 연방 형법의 목적에 부합하는지 질문 받고 있다”며 “미국 의회가 별달리 언급하지 않고 있어 우리는 정부가 한 말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맥거트가 재판을 다시 받을 권리를 인정받음으로써 그동안 주검찰에 기소돼 주법원에서 진행된 재판을 모두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잡지 ‘애틀랜틱’가 전한 오클라호마주 교정국 기록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해당 지역에 살다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됐거나 수감 중인 아메리카 원주민은 1887명이나 됐다. 하지만 실제로 이들 가운데 연방재판에 다시 회부될 수 있는 사건은 10건 중 한 건이 안 될 것이라고 크릭 네이션 대법원장을 지낸 조노데브 초두리는 말했다. 또 이들 보호구역에 거주하는 원주민 부족들은 주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게 될지 모른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15% 정도인 180만명이 300만에이커에 이르는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맥거트의 변호인 이언 히스 게르솅곤은 CNBC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했던 약속을 오늘 대법원이 확인한 것이며 법원이 그 약속을 지킬 것이란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소수 의견으로 이번 결정이 오클라호마주의 안정을 해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판결문에다 “중대 범죄를 기소하는 주의 능력이 우롱될 것이며 과거 수십년의 판결이 내던져질 것”이라며 “오늘 결정은 인디언의 일에 손을 댈 수 있는 모든 영역, 예를 들어 토지 사용, 세금, 가족과 환경 법 등에서 주 당국의 불확실성을 지속시킬 것”이란 우려를 담았다.물론 다섯 부족은 연합해 성명을 발표,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하며 연방, 주 당국과 협의해 이 땅의 사법 관할권을 공유하는 데 협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오클라호마주 유전과 도시들의 세 수입도 부족들에게 귀속된다. 털사는 큐 클럭스 클랜(KKK) 등 백인우월주의 활동이 많은 곳이었다. 1921년 백인들이 흑인 300여명을 무참히 살해하고 1200채의 가옥에 불을 지르는 등 미국 역사 상 최악의 유혈 폭동이 일어났던 곳이다. 해서 만만찮은 후폭풍이 몰아치지 않을까 걱정된다. 임병선 논설위원 bsnim@seoul.co.kr
  • 엡스타인과 ‘미성년 유린’ 공모한 혐의로 여자친구 맥스웰 체포

    엡스타인과 ‘미성년 유린’ 공모한 혐의로 여자친구 맥스웰 체포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수감 중 극단을 택한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사망 당시 66세)의 전 여자친구가 성범죄 공모 혐의 등으로 2일(현지시간)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길레인 맥스웰(58)은 지난해 12월 100만 달러(약 12억원)의 현금을 주고 구입한 뉴햄프셔주 브래드퍼드의 한 저택에서 은신해 오다 체포돼다. 맥스웰은 엡스타인을 위해 미성년 소녀들을 모집한 것을 포함해 성범죄 공모 4개와 2016년 재판 때 위증 등 6개 혐의로 뉴욕 남부지검에 의해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맥스웰은 1994년부터 1997년까지 미성년 소녀들을 모집했는데 14세 소녀도 포함돼 있었으며, 두 사람 모두 피해자들이 미성년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남부지검은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맥스웰은 3개의 여권과 대규모 자금, 광범위한 국제적 연고가 있고 (유죄 확정 시) 장기간 징역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에 체류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도주 위험이 매우 높다”며 구속 필요성을 제기했다. 15개가 넘는 맥스웰 은행 계좌의 잔고는 2016년 이후 최대 20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맥스웰의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35년의 징역형 언도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햄프셔주 연방 법원은 이날 오후 심리에서 맥스웰에 대해 뉴욕으로의 이송을 결정했다. 맥스웰은 맨해튼의 연방법원에서 구속 또는 보석 여부가 결정되는데 만약 구속 결정이 내려지면 엡스타인이 수감됐던 뉴욕 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서 지내게 될 수도 있다. 맥스웰은 미성년 소녀들에게 쇼핑과 영화 관람 등을 시켜주고 친분을 쌓은 뒤 피해자들 앞에서 스스로 옷을 벗고 성적 얘기를 꺼내 분위기를 유도한 혐의다. 영국 사교계 인사로 영국과 미국 국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으로 영국의 미디어 ‘거물’이었으며 국회의원을 지낸 고(故) 로버트 맥스웰의 딸이다. 로버트 맥스웰은 1991년 사망한 후 그가 운영하던 연금펀드에서 거액을 횡령한 혐의가 드러나기도 했다. 맥스웰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59) 왕자와의 성관계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한 버지니아 주프레(이전 이름 버지니아 로버츠)의 2016년 재판 때 증언대에 섰다. 엡스타인의 안마사였던 주프레는 17∼18세이던 2001∼2002년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던 앤드루 왕자와 런던과 뉴욕,카리브해의 섬에서 모두 세 차례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여성이다. 주프레는 2001년 엡스타인에 의해 자신이 런던에 ‘밀매’됐으며, 엡스타인과 맥스웰, 앤드루 왕자와 함께 런던의 나이트클럽에 갔다 나온 뒤 “차 안에서 맥스웰은 내가 제프리 엡스타인을 위해 하는 것과 같은 일을 앤드루 왕자에게 하라고 말했다. 그것은 매우 역겨운 일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20여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하는 등 수십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7월 체포돼 기소됐다. 그러나 한 달 뒤 수감 중이던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으며, 부검 결과 스스로 극단을 택한 것으로 종결됐다. 이날 기자회견 도중 앤드루 왕자 문제에 대한 질문에 오드리 스트라우스 남부지검장 대행이 “수사에 있어 특정인의 상황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는 않지만 만약 앤드루 왕자가 우리와 얘기를 나누기 위해 나서주면 반가울 것 같다고 말할 것이다. 우리는 그의 진술이 (수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앤두루 왕자의 변호사들과 친한 소식통은 “변호인 팀이 미국 법무부의 언급 때문에 아주 황당해 하고 있다. 지난달에만 두 번이나 접촉했는데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직 뉴욕 검사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맥스웰이 앤드루 왕자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 미국 검찰이 맥스웰과 형량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엡스타인은 앤드루 왕자 뿐만아니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도 막역한 사이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낙태권 손 들어준 美대법…트럼프 또 뒤통수 맞았다

    낙태권 손 들어준 美대법…트럼프 또 뒤통수 맞았다

    최근 잇따라 진보진영 편에 선 판결을 내놨던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 이슈와 관련해 다시 한번 진보 측의 손을 들어줬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진영 간 갈등이 더욱 첨예해지는 가운데 미 최고법원이 2주 사이에 진보진영에 유리한 판결을 세 차례나 내놓으며 보혁갈등의 중심에 선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연방대법원이 29일(현지시간) 낙태진료소와 낙태 시술 의사의 수를 제한하는 루이지애나 주법에 반대하며 낙태 옹호 단체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해당 주법이 헌법이 보장한 여성의 낙태권을 침해한다는 판결을 내놨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번 소송은 대법관 9명의 이념 분포가 보수 우위로 바뀐 후 처음 다룬 낙태 권리 사건이었다. 약 30마일(48㎞) 내에 두 개 이상의 낙태 진료 시설을 두지 못하고 시술도 환자 입원 특권을 가진 의사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이 법은 그동안 낙태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루이지애나 주법은 낙태 시술 제공자의 수와 지리적 분포를 급격히 감소시켜 많은 여성이 주 내에서 안전하고 합법적인 낙태를 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태를 여성의 헌법적 권리로 인정한 1973년 ‘로 대(對) 웨이드’ 판결 이후 비슷한 소송에서 앞선 판례를 따르는 결정을 내려왔던 대법원이 다시 한번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판결은 9명의 대법관이 5대4로 나뉘어 결정됐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한 보수 성향의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앞서 직장 내 성소수자 차별 금지 판결(15일)과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 제도(다카) 폐지 제동 판결(18일)에 이어 또다시 진보 성향 판사들의 편에 섰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별개 의견에서 자신은 기존 대법 판례를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닐 고서치와 브렛 캐버노 등 두 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을 임명하며 최고 사법부를 보수 우위 지형으로 바꿔 왔던 그동안 행보에 비춰 보면 보수진영이 이번 판결에서 느낄 당혹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특히 같은 보수 성향이면서도 정작 쟁점에서는 균형추 역할을 했던 앤서니 케네디 전 대법관이 2018년 퇴임했을 당시 보수진영에서는 ‘앓던 이’가 빠졌다며 쾌재를 불렀고, 조만간 낙태 권리의 ‘사망선고’가 내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로버츠 대법원장이 기존 선례를 유지하는 ‘소극적’ 판단을 내리며 보수진영은 연거푸 뒤통수를 맞은 셈이 됐다. 백악관은 대변인 성명에서 “유감스러운 판결”이라며 “선출직이 아닌 대법관들이 자신의 정책 선호에 따라 낙태에 찬성해 주 정부의 자주적인 특권을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보수·진보 간 ‘이념전쟁’의 한 축을 차지해 왔던 오랜 의제인 낙태 이슈가 오는 대선에서도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NYT는 “오는 11월은 낙태를 둘러싼 싸움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이번 판결은 백인 천주교 신자들이 중요한 부동층으로 분류되는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등 6개 주요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종교계 지지를 다시 불러모을 수 있는 정치적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이번엔 낙태권리 인정…또 진보측 손들어준 美 대법원

    이번엔 낙태권리 인정…또 진보측 손들어준 美 대법원

    최근 잇따라 진보진영 편에 선 판결을 내놨던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 이슈와 관련해 다시 한번 진보 측의 손을 들어줬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진영 간 갈등이 더욱 첨예해지는 가운데 미 최고법원이 2주 사이에 진보진영에 유리한 판결을 세 차례나 내놓으며 보혁갈등의 중심에 선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연방대법원이 29일(현지시간) 낙태진료소와 낙태 시술 의사의 수를 제한하는 루이지애나 주법에 반대하며 낙태 옹호 단체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해당 주법이 헌법이 보장한 여성의 낙태권을 침해한다는 판결을 내놨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번 소송은 대법관 9명의 이념 분포가 보수 우위로 바뀐 후 처음 다룬 낙태 권리 사건이었다. 약 30마일(48㎞) 내에 두 개 이상의 낙태 진료 시설을 두지 못하고 시술도 환자 입원 특권을 가진 의사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이 법은 그동안 낙태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루이지애나 주법은 낙태 시술 제공자의 수와 지리적 분포를 급격히 감소시켜 많은 여성이 주 내에서 안전하고 합법적인 낙태를 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태를 여성의 헌법적 권리로 인정한 1973년 ‘로 대(對) 웨이드’ 판결 이후 비슷한 소송에서 앞선 판례를 따르는 결정을 내려왔던 대법원이 다시 한번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판결은 9명의 대법관이 5대4로 나뉘어 결정됐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한 보수 성향의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앞서 직장 내 성소수자 차별 금지 판결(15일)과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 제도(다카) 폐지 제동 판결(18일)에 이어 또다시 진보 성향 판사들의 편에 섰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별개 의견에서 자신은 기존 대법 판례를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닐 고서치와 브렛 캐버노 등 두 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을 임명하며 최고 사법부를 보수 우위 지형으로 바꿔 왔던 그동안 행보에 비춰 보면 보수진영이 이번 판결에서 느낄 당혹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특히 같은 보수 성향이면서도 정작 쟁점에서는 균형추 역할을 했던 앤서니 케네디 전 대법관이 2018년 퇴임했을 당시 보수진영에서는 ‘앓던 이’가 빠졌다며 쾌재를 불렀고, 조만간 낙태 권리의 ‘사망선고’가 내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로버츠 대법원장이 기존 선례를 유지하는 ‘소극적’ 판단을 내리며 보수진영은 연거푸 뒤통수를 맞은 셈이 됐다. 백악관은 대변인 성명에서 “유감스러운 판결”이라며 “선출직이 아닌 대법관들이 자신의 정책 선호에 따라 낙태에 찬성해 주 정부의 자주적인 특권을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보수·진보 간 ‘이념전쟁’의 한 축을 차지해 왔던 오랜 의제인 낙태 이슈가 오는 대선에서도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NYT는 “오는 11월은 낙태를 둘러싼 싸움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이번 판결은 백인 천주교 신자들이 중요한 부동층으로 분류되는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등 6개 주요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종교계 지지를 다시 불러모을 수 있는 정치적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믿었던 대법원장에게도 ‘발등 찍힌’ 트럼프, 낙태권 다툼도 패배

    믿었던 대법원장에게도 ‘발등 찍힌’ 트럼프, 낙태권 다툼도 패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믿었던 존 로버츠 대법원장에게 또 발등을 찍혔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보수진영의 시선은 연방대법원에 쏠렸다. 두 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을 투입해 보수 우위로 연방대법원을 개편한 뒤 처음으로 여성의 낙태권과 관련한 판결이 나오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낙태에 대한 입장이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 기준이 된 미국에서 보수 진영은 낙태권 보호를 인정한 1973년 연방대법원 판례를 뒤집길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낙태 시술이 가능한 병원과 의료진 수를 제한하는 2014년 루이지애나주의 법이 헌법에 보장된 여성의 낙태권을 침해한다고 판결했다. 이 법은 48㎞ 거리마다 한 곳씩만 낙태를 허용하도록 해 여성의 권리를 제한한다는 반론에 부닥쳤다. 그런데 9명의 대법관 중 5명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는 쪽에 손을 들어줘 5-4로 헌법 불합치 판결이 내려졌다. 문제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한 보수 성향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4-4 상황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낙태권 보호에 찬동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닐 고서치와 브렛 캐버노 등 두 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을 임명, 보수 과반으로 지형을 바꿔놓아 4-4를 만들었지만 보수 성향 로버츠 대법원장이 낙태권 보호에 손을 들어줄지는 몰랐다. 낙태권 보호에 찬동한 진보 성향 대법관들은 스티븐 브레이어, 러스 베이더 긴스버그, 소니아 소토마요, 엘레나 케이건이며 이에 반대한 보수 성향 대법관들은 클래런스 토머스, 사뮈엘 앨리토, 고서치, 캐버노였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건강보험 정책 ‘오바마케어’를 유지하는 쪽에 손을 들어주기는 했지만 대체로 보수 성향에 따른 판결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 유예 제도 및 성적 성향에 따른 고용 차별과 관련한 판결에서 잇따라 진보 성향 대법관들과 입장을 같이 한 데 이어 이날 낙태 반대라는 보수 어젠다에도 중대한 타격을 입혔다. 물론 로버츠 대법원장이 이번 판결에서 진보 성향 대법관들과 같은 논리를 편 것은 아니다. 2016년에도 연방대법원이 텍사스주의 비슷한 법률에 대해 무효 판결을 했기 때문에 일관성을 해치면 안된다는 게 로버츠 대법원장의 뜻이었다. 그러나 미국 언론에서는 보수 우위가 된 연방대법원이 처음 다룬 낙태권 사건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로버츠 대법원장의 행보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판결에 대해 “낙태 옹호론자들의 중대한 승리이자 보수화한 연방대법원이 입장 차가 극명한 사안에 대한 선례를 내던질 준비가 안 됐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CNN 방송도 “로버츠 대법원장이 보수화한 대법원에 대한 사회적·정치적 기대를 산산조각냈다”면서 “이민과 성소수자 권리, 낙태에 있어 일련의 주목할 행보를 보이면서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고 분석했다.
  • 목욕탕·헌책방·창고 카페… 추억·유행 함께하는 ‘성수 브루클린’

    목욕탕·헌책방·창고 카페… 추억·유행 함께하는 ‘성수 브루클린’

    “솔솔솔 오솔길에 빨간 구두 아가씨/ 똑똑똑 구두 소리 어딜 가시나.” 아주 유년시절 들었던 노래다. 누가 불렀는지,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아가씨가 신고 있는 빨간 구두가 예쁘다는 사실, 아니면 빨간 구두를 신고 있는 아가씨가 예쁘다는 것을 이 노래를 통해 어렴풋이 이해했다. 이처럼 구두는 어림짐작보다 많은 메타포를 내포하고 있다. 굳이 콩쥐팥쥐나 신데렐라 얘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구두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하며 숱한 전설과 신화를 생산했다.한국인에게도 구두는 많은 얘깃거리를 주었다. 짚신과 고무신을 주로 신고 다니던 한국인에게 산업화 시대 도입된 구두는 하나의 신드롬이었다. 그래서 백구두를 ‘빽구두’라고 경음으로 발음하고 뽀쪽구두니, 킬힐이니 하며 구두에 얽힌 설들이 많았다. 그런 한국인들이 구두를 얘기할 때 누구나 떠올리는 장소가 있다. 성수동이다. 정확하게는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일대가 대한민국 구두제작의 메카쯤 된다. 성수동이 한국의 구두산업의 진원지가 된 데는 여러 가지 배경이 있다. 가장 그럴듯한 설이 마장동 도축장 관련설이다. 도축장이 인근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가죽 확보가 쉬웠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기성세대에게 익숙한 에스콰이어, 금강 등 한국 제화업계의 두 산맥이 이곳에 똬리를 틀었고 이어 가죽, 액세서리, 부자재 등 관련 업체가 수백여곳 생기면서 구두거리가 됐다. 그뿐 아니다. 숱한 장인들에 의해 제작 판매되는 부티크형 수제 구두가게들도 즐비하다. 서울역 염천교 일대가 주로 남성용, 작업용 구두들이 중심인 데 비해 성수동 구두는 패셔너블하고 디자인 개념이 들어간 구두공장들이 많다.그러나 성수동을 지금도 구두공장 동네로 알면 시대에 덜 떨어진 아재쯤으로 전락한다. 커피업계의 애플이라는 블루보틀까지 성수동 붉은 벽돌창고를 개조해 매장을 차렸다. 이쯤 되면 이 일대가 서울에서 얼마나 핫한, 아니 요즘 말로 얼마나 힙한 거리인지 짐작이 가게 된다. 그래서 누구는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을 패러디해 ‘한국의 브루클린’으로 부르기도 한다. 성수동이 새롭게 주목받는 배경은 드라마틱하다. 인쇄, 주물, 금형, 자동차 정비업소 등이 있었던 볼품없는 낡은 공장의 변신이 그 주인공이다. 과거 산업화 시대 경공업의 중심지였던 성수동에는 유난히 붉은 벽돌로 지어진 공장과 창고가 많다. 그런 빛바랜 낡은 벽돌 공장들이 대림창고, 어니언 등 카페, 스튜디오, 맛집, 책방, 편집숍 등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뉴욕의 브루클린처럼 젊은 예술가들도 몰리고 있다. 일대가 서울문화유산의 이름으로 재탄생되고 있는 것이다. 용접 불꽃이 날리며 기계 소리가 시끄럽던 공해스러운 동네가 이제 힙한 청춘의 거리로 완전히 탈바꿈해 가고 있다.성수동을 유명하게 하는 데는 목욕탕이 한몫했다. 성수목욕탕이다. 1967년 문을 연 이래 지금까지 같은 장소에 있다. ‘서울미래유산’ 청동 사각패가 반세기 걸친 성수탕의 역사를 증거한다. 사실 사우나나 찜질방이란 이름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지금의 시대에 목욕탕이라는 이름은 촌스러움을 떠나 오히려 낯설다. 그 많은 목욕탕들은 어디로 갔을까? 구태여 통계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한국인들의 애환이 깃들었던 목욕탕은 기하급수적으로 사라지고 있다. 대개 유년시절 아들은 아버지와, 딸은 어머니와 같이 목욕탕을 가면서 성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수증기 자욱한 탕 속에서 말없이 교감하는 등짝 문지르기는 부모, 자식 간 무언의 교감이었다. 반세기를 어렵게 버텨 온 탓일까, 장맛비 속에 찾은 성수탕은 남루하다. “어휴 하필이면 장날에 오셨네. 정기 휴일인 매주 수요일인데….” 지난 24일 목욕탕은 굳게 잠겨 있었다. 비에 홀딱 젖은 필자가 딱해 보였는지 앞집 이병선(80) 할머니가 방금 만들었다며 식혜를 권한다. 순간 잠깐 나는 2020년 서울특별시 성수동에서 아득한 시절 어느 한적한 시골로 되돌아갔다.25년 전 1994년 10월 21일 성수대교가 무너졌다. 등교, 출근길에 32명의 서울시민이 숨졌다. 흔히 성수대교 붕괴라고 말하지만 정확히는 전체 16개 교각 중 10~11번 교각 사이 상부 상판(트러스) 48m가 무너져 내린 것이다. 성수대교는 1979년 10월 4차선으로 준공됐다. 한강다리 중 교통량이 가장 많은 다리 중의 하나다. 특히 강남북을 가로지르는 차량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이 하중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수대교는 산업화시대의 짙은 그늘로 상징된다. 우리가 세월호에서 견디지 못하는 것처럼 성수대교 붕괴에도 숨진 무학여고생들이 많았다. 1997년 10월 21일 성수대교 북단 한강 둔치에 위령비가 세워졌다. ‘분하고 원통할셔. 비명에 가신 이들 애닯다. 부실했던 양심 탓이로다’ 등의 추도비문도 새겨졌다. 서울시 의뢰로 이를 쓴 이는 무학여고 국어 교사였던 시인 변세화(당시 55세)씨. 변 교사가 속한 무학여고는 당시 사고로 8명의 학생을 한꺼번에 잃었다. 세월이 흘러 위령비도 2012년 ‘서울미래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정작 찾아가기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연 700만명이 찾는 서울숲 바로 인근에 있지만 자동차 전용도로인 강변북로 사이 외딴 주차장에 있기 때문이다. 차량으로 갈 순 있어도 대중교통이나 도보로는 접근이 불가능하다. 설립 당시만 해도 가능했지만 2005년 성동구 금호동 방면에서 강변북로 진출입을 위한 램프가 설치되면서 길이 끊겼다고 한다. 교통체계 개편 때문에 부득이했다 할지라도 아직도 흔한 신호등이 하나 없다. 횡단보도를 건너려면 두 손을 치켜들고 밀려오는 차들에 부탁해야 한다. 미래유산에 대한 서울시의 대처가 아쉬운 대목이다.성수동이 조금 지적인 냄새를 풍기는 데는 공씨책방이 한몫한다. 지하철 2호선 뚝섬역에서 내려 성동교 사거리 쪽으로 500m쯤에 있다. 노팅힐에 등장하는 세련되고 엣지 있는 서점을 상상하면 곤란하다.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가 등장하는 신데렐라 같은 얘기의 배경서점이 되기에는 힘에 부친다. 영화처럼 세계를 꿈꾸는 팬시한 여행전문 서점이 아니라 온갖 잡동사니 책, 낡은 엘피판들이 가득해 곰팡이 냄새가 진동하는 헌책방이다. 알려진 대로 2년 전 46년간 자리를 지켰던 신촌에서 성수동1가 ‘안심상가’로 옮겨 문을 열었다.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에 밀려났기 때문이다. 안심상가는 공씨책방처럼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밀려난 상인들에게 임대료를 저렴하게 공간을 제공한다. 성동구청에서 직접 운영한다.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공씨책방은 과거와 비슷한 녹색 간판을 달고 책도 대부분 옮겼지만 아직은 어딘지 낯설다. 오래된 책의 묵은 향도, 켜켜이 쌓인 책을 뒤적이며 ‘보물’을 찾아보려는 사람들도 눈에 띄지 않는다. 서울에서 가장 힙한 거리로 떠오르는 성수동에는 묘한 냄새가 난다. 신촌이나 홍대입구, 강남역, 청담동과는 또 다른 냄새다. 굳이 말로 표현하자면 고단한 삶의 냄새라고 할까. 세계적인 명품 커피가 자리잡아도, 세련된 카페와 편집숍들이 거리의 밤을 밝혀도 이 동네에서는 노동의 냄새가 난다. 야근을 끝내고 집으로 가는 길, 낱잔 소주를 한입에 틀어 마시던 그렇고 그런 냄새들이 여전히 거리 곳곳에 배여 있다. 장시간 저임금에 시달리면서도 가족을 위해,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그들의 슬픔과 고통이 여전히 느껴진다. 그래서 성수동을 찾는 우리는 얼마간의 예의와 겸손을 지녀야겠다. 세월은 너무 빨리 갔고 지금의 한국을 견인한 장년 세대들은 이제 미래유산을 찾으며 성수동 거리를 추억하는 세대가 됐다. 글 김동률 서강대 교수사진 공창원 사진작가
  • 할리우드 명감독 조엘 슈마허 별세

    할리우드 명감독 조엘 슈마허 별세

    영화 ‘세인트 엘모의 열정’과 ‘배트맨 포에버’ 등을 연출한 할리우드 감독 조엘 슈마허가 22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80세. 고인의 대리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가 1년여의 암 투병 끝에 조용히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 출신으로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고인은 의상 디자이너로 영화계에 진출해 다양한 장르의 흥행작을 만들며 할리우드에 이름을 남겼다. 영화뿐만 아니라 영화음악도 큰 인기를 끌었던 1985년 작 ‘세인트 엘모의 열정’은 그의 첫 흥행작이었으며, 이후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사랑을 위하여’, 마이클 더글러스가 주연한 ‘폴링 다운’ 등으로 큰 명성을 얻었다. 또 ‘배트맨 포에버’, ‘배트맨과 로빈’과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와 뮤지컬 영화 ‘오페라의 유령’ 등을 연출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넷플릭스에서 ‘하우스 오브 카드’ 제작에도 참여했다. 그의 타계 소식에 영화계는 애도의 물결이 일었다. 영화 ‘오페라의 유령’의 여주인공이었던 에미 로섬은 트위터를 통해 “슈마허 감독의 별세 소식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그는 하나의 힘이자 특별함이었고, 창의적이었으며, 강렬하고 열정적이었다. 내 삶의 큰 부분에 기여한 사람”이라고 애도했다. 배우 벤 스틸러도 “우리를 영화관으로 이끌었던 영화를 만든 사람”이라고 추모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성소수자라고 해고 못 해”… 보수 대법관들, 트럼프에 반격

    “성소수자라고 해고 못 해”… 보수 대법관들, 트럼프에 반격

    미국 LGBTQ 700만명 노동권 보장 판결‘동성결혼 허용을 뛰어넘는 역사적인 결정.’ ‘보수성향 대법관들의 반란.’ 미국 대법원이 15일(현지시간) 성소수자(LGBTQ) 권리와 관련해 “동성애자, 트랜스젠더(성전환자) 등 개인의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을 이유로 직장에서 해고해선 안 된다”고 판결하자 미국 전역이 들썩였다. ‘남녀 성차별 금지’를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 금지’로 확대하며 성소수자의 노동권을 보장한 결단이기 때문이다. 특히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트랜스젠더 군복무를 금지하는 등 성소수자 권리 확보에 소극적이던 트럼프 행정부가 치명타를 입게 됐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들은 “1964년 민권법 제정 이후 반세기 만에 성소수자 권리에 이정표가 될 역사적 판결이 나왔다”며 대법관 9명 중 보수 성향이 5대4로 우세한 구조에서 ‘찬성 6, 반대 3’이라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진보파에 가세한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 대법관과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화제의 인물이 됐다. 이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임명했던 고서치 대법관은 주심으로서 자신이 쓴 판결문에서 “동성애자이거나 성전환자라는 이유로 개인을 해고하는 고용자는 다른 성을 가진 사람들한테는 문제 되지 않을 행태나 행위로 해고하는 것”이라며 “이는 정확히 민권법 7조를 위배한다”고 판시했다. NYT는 고서치 대법관의 진보적 판단이 돌발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2주 만인 2017년 2월 대법원의 보수화를 꾀해 고서치 대법관을 지명했을 때, 그가 인준 청문회에서 트럼프의 ‘반이민·낙태금지·고문 정책’에 반대 의견을 표출했다는 것이다. 앞서 콜로라도 연방법원 판사 시절에는 동성애자를 서기로 두었다는 점도 거론했다. 이날 판결 준거가 된 민권법은 인종과 피부색, 국적, 종교, 성별에 근거해 고용주가 직원을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여기에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 금지가 추가된 것으로, NBC방송은 성소수자의 노동권을 보장해 생계유지를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대법원이 2015년 동성 결혼을 인정한 판결을 뛰어넘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미국 내 성소수자는 약 700만명으로 21개주에만 이들을 직장에서 보호하는 개별 주법이 있어 400만명가량은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날 판결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은 놀랐지만, 법원이 판결했고 우리는 결정을 감수한다”는 수준에서 언급했다. ‘분노의 트윗’이 없었던 배경에 대해 미국 대법원이 향후 수주간 밀입국 어린이 추방 및 낙태 금지 관련 판결과 같이 오는 11월 대선에 영향을 끼칠 결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판결은 성소수자라서 해고됐다고 주장한 트랜스젠더 에이미 스티븐스 등이 제기한 소송에서 나왔다. 지난달 숨진 그는 남성 장의사로 30여년간 일하다 2014년 성전환을 한 뒤 여성 복장으로 복귀하겠다는 편지를 직장에 보냈다가 해고됐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미 대법원 “성적 성향으로 해고하는 것은 민권법상 차별 행위”

    미 대법원 “성적 성향으로 해고하는 것은 민권법상 차별 행위”

    LGBT 근로자 보호 확대…“성소수자 권리에 분수령” 미국 대법원이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라는 이유로 해고할 수 없다면서 개인의 성적 성향에 따른 고용 차별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외신들은 성 소수자 권리를 위한 분수령이 되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미 대법원은 15일(현지시간) 성별을 이유로 차별을 금지하는 민권법 제7조가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에게도 적용되는지에 관한 재판에서 이들이 민권법의 보호를 받는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동성애자 남성 2명과 트랜스젠더 여성 1명이 실직 후 성적 성향을 이유로 해고돼 차별을 당했다며 제기한 소송에 대한 결정이다. 1950~1960년대 흑인 차별 반대 운동의 결과로 1964년 제정된 민권법은 인종과 피부색, 국적과 종교 외에도 성별에 근거해 고용주가 직원을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다. 1955년 흑인 여성 로사 파크스가 흑백분리정책에 따라 흑백 좌석 차별이 존재했던 버스에서 백인에게 자리 양보를 거부했다가 체포된 사건을 계기로 흑백 차별을 없애자는 민권 운동이 벌어졌고 이후 민권법이 제정됐다. 주심인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 대법관을 포함해 존 로버츠 대법원장 등 대법관 6명이 찬성 입장을 밝혔으며 3명은 반대 의견을 냈다. 고서치 대법관은 “답은 분명하다. 동성애자 또는 트렌스젠더임을 이유로 개인을 해고하는 고용주는 다른 성별의 직원들에게는 묻지 않았을 특성이나 행위를 이유로 그 사람을 해고한다”며 성별이 그러한 결정 과정에서 역할을 하는 것은 “정확히 민권법 제7조가 금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브랫 캐버노, 새뮤얼 앨리토, 클래런스 토머스 등 3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은 “성별로 인한 차별의 개념은 성적 성향이나 성 정체성으로 인한 차별과 다르다”며 반대 의견을 주장했다. AP통신은 “대법원은 민권법이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를 고용 차별로부터 보호한다는 판결을 내렸다”며 “이는 보수적인 법원으로부터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권리에 대한 압도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AP는 대부분의 주가 직장 내 차별로부터 성 소수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며 “이 결과는 전국적으로 약 810만명의 LGBT 근로자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UCLA 로스쿨에 따르면 미국에는 약 1130만명의 LGBT 성 소수자가 있다. 로이터통신도 이번 판결은 “LGBT 권리를 위한 분수령이 되는 승리”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 소송에서 성 소수자들의 입장에 반대했지만, 이번 판결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고서치 대법관이 썼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AP는 “이번 사건은 동성애자 권리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냈고 2015년 미 전역에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획기적 판결을 내놓았던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 퇴임 뒤 보수 성향의 캐버노 대법관으로 교체된 후 대법원이 처음으로 LGBT 권리에 대해 판결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한혜진, 이하늬도 간 요가 성지 발리의 열악한 현실

    한혜진, 이하늬도 간 요가 성지 발리의 열악한 현실

    요가 발상지인 인도를 뛰어넘어 요가 성지로 주목받고 있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일하는 요가 강사들의 열악한 현실이 화제다. 한국에서도 모델 한혜진, 배우 이하늬 등이 발리에서 요가 수련을 하는 모습이 방송과 유튜브에서 소개된 바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7일 약 600여명이 발리에서 요가 강사로 일하고 있지만 대부분 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단지 식비만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요가는 1968년 영국 밴드 비틀스가 방문할 정도로 인도가 발상지로 유명하지만, 최근에는 600여 개의 요가 스튜디오가 운영 중인 인도네시아 발리 섬이 요가의 성지로 떠올랐다. 인도는 숙박시설 질이 낮은데다 서비스 수준도 형편없는 것으로 유명해 발리가 요가 발상지를 제치고 성지가 된 것이다. 휴양지로 유명한 발리에서는 1000개 이상의 호텔 등 숙박시설에서 요가 수업을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발리는 요가 강사를 교육하는 곳으로도 유명해 100개 이상의 아카데미에서 매년 수천 명의 요가 강사를 양산하고 있으며 한국 배우 이하늬도 이런 곳에서 한 달 가까이 수련을 받은 과정을 유튜브에 소개했다. 할리우드 여배우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을 맡은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주된 배경도 발리다. 이 영화는 2006년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2010년 개봉했다. 이 영화로 유명해진 아카사 요가 아카데미는 200시간의 요가 강사 훈련 코스를 우붓에서 운영하고 있다.발리에서 일하는 요가 강사 킷캣 카힐은 “발리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곳이라서 여기서 살고 나의 경험을 나누는 것이 좋아 심지어 일한다고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나는 일주일 내내 24시간을 일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직전 요가 등의 체험을 함께하는 여행은 연간 6390억 달러(약 772조원)에 달하는 큰 시장이었으며 매년 6.5%씩 성장했다. 이는 세계 관광시장 평균 성장률의 약 두 배에 이른다. 미국에서만 요가 인구는 5500만명에 이르며 영국에는 46만명이 요가 수련을 하고, 강사는 약 1만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192개국에서 3억명이 요가를 하며 평생 6만3000달러(약 7600만원)를 요가 강의에 평균적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미국에서 요가 강사의 임금은 60~90분 강의에 35달러부터 시작하며 발리에서는 20달러에 불과하다. 우붓에서 300시간의 요가 강사 교육을 받고 8년째 일하는 요가 강사 마야 바직은 “세계적으로 요가 강사로 직장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부업으로 일하고 있다”며 “발리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소셜 미디어 관리나 비디오 촬영 등의 부차적인 일자리밖에 구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발리의 한 요가 스튜디오는 페이스북에 요가 강사들에게 브런치 식사와 인피니티 풀과 같은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월급 대신 준다는 광고를 올리기도 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요가강사 게리 콜린스는 착취로부터 요가 강사를 보호하는 목적의 비영리단체를 조직했다. 그는 “화려한 리조트에서 요가 강사를 자원봉사자로 착취하는 것은 가식적”이라며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청소부와 요리사를 월급 대신 식사를 주고 고용하지 않는데 왜 요가 강사는 공짜로 일해야만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콜린스가 페이스북의 요가강사 채용 광고에 비판적인 의견을 남긴 뒤 리조트의 요가 강의는 대부분 무료인데다 외국인은 인도네시아에서 보수를 받고 일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요가 강사 및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프리랜서들에게도 고용 허가를 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허가를 받기까지는 약 6개월의 기간과 2000달러의 비용이 든다. 기존에는 인도 히말라야 산꼭대기에서 12년간 수련을 받아야만 요가 강사가 될 수 있었다면 발리 우붓에서는 누구나 요가 강사가 될 수 있어 요가 강사의 처우가 땅에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조금 불편해진 美 호텔, 불안감은 걷었다

    조금 불편해진 美 호텔, 불안감은 걷었다

    벨보이·발레파킹·뷔페는 사라지고 체크인은 전화로… 주차는 셀프주차 소독 등 비대면 서비스 로봇도 도입미국의 코로나19 단계적 봉쇄 완화로 호텔들도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가방을 옮겨 주는 벨보이나 발레파킹 서비스, 다수가 함께 이용하는 뷔페가 사라지고 체크인은 휴대전화로 진행하며 디지털키를 도입해 비대면 투숙비 지불이 가능하다. 투숙객이 코로나19에 대한 불안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숙박객 입장에서 그만큼 불편해진 호텔에 여전히 같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은 새로운 숙제다. 최근 미국호텔협회(AHLA)는 ‘코로나19 숙박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호텔방에 공용 커피잔, 무료 휴대전화, 작은 수건 등을 제공하지 않도록 했다. 대신 마스크, 손소독제 등 개인 방역물품을 준다. 음식 제공 방식으로는 뷔페를 최소화하고 비대면 룸서비스를 해 줄 것을 권고했다. 장애인 등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투숙객의 셀프주차가 원칙이고 비대면 체크인·체크아웃도 권장했다.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실제 텍사스 댈러스의 4성급 호텔인 크레센트 코트는 다음달 1일부터 영업을 재개하면서 발레파킹 서비스를 없앴다. 방 안에 구비했던 잡지, 다리미, 미니바, 옷걸이, 얼음통, 여분의 침대보, 장식용 펜, 메모지 등도 치웠다. 펜실베이니아 태너스빌에 있는 리조트 캐멀백은 다음달 11일부터 객실의 35%만 문을 연다. 입장 시 열을 재야 하고 일부 식당은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워터파크에 수영장과 온수 욕조는 운영하지 않는다. 물을 통해 코로나19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힐튼은 전 세계 4700개 이상의 호텔에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이용한 무접촉 체크인을 도입했다. 로드아일랜드의 웨이파인더 호텔은 호텔 로비 밖 야외 연석에서 체크인 서비스를 진행한다.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의 르 파빌리온 호텔은 뷔페를 없앴고, 메리어트 체인 호텔들은 룸서비스 메뉴를 크게 늘리는 한편 투숙객이 휴대전화로 주문하면 문밖에 음식을 두고 간다. 이런 변화에 대해 기존의 서비스는 줄고 외려 자신의 노동력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는 투숙객도 있다. 패스트푸드에서 점원이 아닌 키오스크 방식의 주문 시스템을 도입했을 때 꽤 많은 사람이 인건비를 줄였으니 제품 가격을 낮추라고 주장했던 것과 비슷하다. 특히 향후 코로나19의 재유행이나 다른 바이러스의 발생 및 상존 가능성을 감안할 때 호텔의 불편한 변신은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 반면 호텔들은 증가하는 비용이 많다는 입장이다. 청소 및 소독 관련 근로자가 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려면 호텔의 공간 효율성도 낮아진다. 비대면 서비스를 위한 로봇 도입 비용도 있다.베스트웨스턴 등은 투숙객이 떠나면 해당 방을 최대 72시간 비워 놓는다. 메리어트는 자동소독약분무기나 자외선살균기 등을 들여놓을지 검토하고 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호텔 엘리베이터 버튼은 세균이 주택의 현관 손잡이보다 1477배나 많고, 집의 변기보다는 737배 많다. 웨스틴휴스턴 메디컬센터 호텔은 미국 내 처음으로 소독 로봇 2대를 도입했다. 본래 병실 소독을 위해 개발된 것으로 자외선을 이용해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등을 없앤다. 병실 실험 결과 환자의 수술 부위 감염이 50~100% 줄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음식 배달 역시 로봇이 대신할 가능성이 높고 식당이나 카지노 등을 운영한다면 파티션을 만들 수밖에 없다. 칼 스테이트 풀러턴 호텔의 아마니 로버츠 접대부장은 CNBC에 “뷔페를 없애면서 호텔이 부담하는 식재료비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속보] 美 코로나19 외출금지령 어긴 아들 총격 살해

    [속보] 美 코로나19 외출금지령 어긴 아들 총격 살해

    미국에서 40대 남성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외출 금지령을 어긴 10대 의붓아들과 다투다 총을 쏴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3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따르면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버니 해그로브(42)는 전날 16살 의붓아들 디언테 로버츠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해그로브는 로버츠에게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있으니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외출 금지령을 내렸지만, 로버츠가 이를 무시한 채 외출을 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됐다. 해그로브는 로버츠가 귀가하자 이 문제를 두고 다투다 몸싸움까지 벌였고, 화를 찾지 못한 해그로브는 로버츠에게 수차례 총을 발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가슴에 중상을 입은 로버츠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온종일 집안에서만 지내다 보니 가족 간에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다툼이 발생하면 심호흡을 하고 서로 떨어져 있어라”고 조언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층계참에 철퍼덕 앉아 통화한 파우치 소장 연일 힘든 나날

    층계참에 철퍼덕 앉아 통화한 파우치 소장 연일 힘든 나날

     미국의 공중보건을 사실상 진두 지휘하는 앤서니 파우치(79)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79) 소장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 밖 층계참에 철퍼덕 앉아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이어폰을 꽂은 휴대전화로 누군가와 통화하는 모습이 로이터 통신 조슈아 로버츠 기자의 카메라에 잡혔다.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백악관에 들어가기 전이었다. 그에게는 연일 힘든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도 브리핑 도중 CNN 기자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과 유사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에 대한 의견을 묻자 답변하려고 나섰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우치 소장이 서 있던 위치로 한 걸음 다가서며 “그는 그 질문에 15번은 대답했다”며 파우치 소장이 답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파우치 소장은 이에 대해 “우리는 어떤 논평이 가능할 정도로 명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앞선 발언과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한 효과가 드러나지 않았고, 자신의 말을 맹신하고 복용한 사람이 세상을 떠난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훌륭한”, “강력한” 치료제라고 부르며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강력한 징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장질환을 앓고 있지 않은 코로나19 확진자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항생제 아지트로마이신과 함께 복용할 것을 추천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없고 미국 CNN 방송,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이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난 의사가 아니다”, “효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고 단서를 달면서도 “시간이 없다”, “잃을 게 뭐가 있느냐”는 말을 반복하며 검증도 되지 않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권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비판의 골자다. CNN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단독으로 사용하든, 혼합해 사용하든 코로나19를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믿을만한 증거가 거의 없으며 오히려 메스꺼움, 설사, 구토, 피부 발진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나타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고, 효과가 없을 수도 있는 약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 보건 전문가들조차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연속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권한 것을 두고 “자신과 생각이 다를 때 전문가의 의견과 과학적 증거를 왜곡하고 노골적으로 반박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뻔뻔한 의지를 보여주는 두드러진 사례”라고 비판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전날 파우치 소장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관련해 그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코로나19 관련 회의 도중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과 잇달아 설전을 벌였으며,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도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브리핑 도중 미국의 신규 감염자 발생 추이가 곧 편평해지길 바라고 있지만 올해 안에 완전히 박멸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얘기인즉 내년 독감 유행철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다시 출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정은경 질병통제본부 본부장, 잉글랜드의 부(副) 최고 의료책임자인 제니 해리스, 케냐의 무타히 카그웨 보건장관과 함께 대중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전문가 식견을 활용하고 침착하게 국민들을 설득해 신뢰를 얻은 진정한 영웅으로 지난 4일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선정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비닐봉지 동여매고 10년 지난 마스크 쓰고, 英 의료진 악전고투

    비닐봉지 동여매고 10년 지난 마스크 쓰고, 英 의료진 악전고투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5일 오후 8시(한국시간 6일 오전 5시) 텔레비전과 라디오,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제히 중계될 예정인 대국민 연설을 통해 국민들에게 자기 규율과 단단한 결심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중보건 종사자들의 헌신에 감사하며 국민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무척 중요함을 깨달아달라고 주문했다 영국의 코로나19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확진자는 연일 3000~4000명씩 늘어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5일 오후 2시 33분(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4만 2479명이 됐다. 전날에는 하루 사망자가 708명에 이르렀다. 다섯살 배기도 목숨을 잃었다. 보건 당국 책임자들은 어느 정도 안정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했다. 의료 체계가 붕괴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5일 영국 BBC 홈페이지에 게재된 두 장의 사진이 이를 웅변한다. 미들랜드주의 한 병원 의사 로버츠(가명)가 찍어 방송에 보낸 사진인데 쓰레기 봉지 끝을 야무지게 매만져 동료의 머리를 빈틈 없이 막는 조치를 하는 사진이다. 일반인에게 주어지는 2m의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와 달리 의료진은 코로나19가 의심되는 환자라도 20㎝까지 몸을 밀착시켜야 하기 때문에 단단히 동여매야 한다.다음은 호흡기 질환 예방 마스크인데 2022년 9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표시돼 있는 스티커를 떼내니 원래 2012년 9월까지였다. 동료들이 쓰고 있는 마스크들의 사용연한 표시를 확인하니 각각 2009년, 2013년, 2021년으로 기재돼 있었다. 영국공중보건청(PHE)은 엄격한 품질 검사를 거쳐 사용연한을 다시 표시한 것이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3개의 마스크를 쓴 세 명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탈리아에서 지난달 27일까지 9400여명의 공중보건 담당자가 확진 판정을 받고, 스페인에서는 6400여명의 의료진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에 견주면 영국 보건 담당자는 7명이 목숨을 잃는 데 그쳤다. 하지만 두 나라가 걸어간 길을 영국이 그대로 따라 가지 않을까 두렵기만 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3시간내 제작…‘3D프린팅 마스크’ 소스 공개한 美비영리단체

    3시간내 제작…‘3D프린팅 마스크’ 소스 공개한 美비영리단체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마스크 부족 문제에 직면한 미국에서 한 비영리단체가 3D 프린터를 사용해 의료종사자들을 위한 재사용 가능 마스크를 찍어내고 있다. 1일(이하 현지시간) 미 IT전문 긱와이어 등에 따르면, 시애틀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알프라임은 메이커 마스크라는 이름의 새로운 계획을 통해 3D 프린터로 재사용 가능 마스크를 생산해 의료종사자들에게 기증하고 있다. 현재 3D 프린터 28대를 24시간 풀 가동하고 있는 이 단체는 앞으로 3D 프린터 13대를 추가로 가동해 오는 3일까지 하루 약 140개씩 매주 1000개에 달하는 재사용 가능 마스크를 생산할 계획이다. 완성된 마스크 1개는 일회용 마스크 300개에 해당하는 2개월분과 맞먹는다. 이미 이 단체는 처음 생산한 마스크 세트를 시애틀 아동병원에 기증했으며, 병원 측은 코로나19 환자의 검체를 다루는 실험실 연구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임시 승인을 받아 해당 마스크를 사용하도록 했다. 실제로 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이 병원의 임상 미생물학자이자 워싱턴대 실험실의학과 교수인 쉬안 친 박사는 “마스크가 잘 만들어져 매우 유용하게 쓰고 있다”고 밝혔다. 한 임상연구를 감독 중인 친 박사는 이 마스크가 “개인 보호 장비의 부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커 마스크 계획은 또 일반인들도 이 마스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을 통해 오픈소스를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특히 이 마스크는 취미생활 수준의 300달러(약 36만원)짜리 보급용 3D 프린터가 있으면 일반인도 쉽게 만들 수 있다.이를 설계한 시제품 제작 전문가인 로리 라슨에 따르면, 마스크는 제작에 필요한 소재를 수급하기 쉽고 개당 인쇄 시간은 3시간 이내이며 비용은 2~3달러 수준이다. 따라서 자신은 물론 다른 가족들이나 친구들 또는 이웃들에게도 만들어주기 쉽다고 이 단체는 설명했다. 게다가 이들은 자신들처럼 다른 지역의 단체들 역시 이 마스크를 생산해 의료종사자들을 돕길 희망하고 있다.이에 대해 이 단체 공동창립자로 워싱턴 벨뷰 소재 벤처캐피털 이그니션 파트너스 창업자이기도 한 조너선 로버츠는 “이 계획은 중대한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해 코로나19 펜데믹 최전선에 있는 진정한 영웅(의료종사자)들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진=메이커 마스크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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