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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옴부즈맨 칼럼] 세대를 적으로 만들지 말라/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옴부즈맨 칼럼] 세대를 적으로 만들지 말라/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 사회는 그 변화의 속도 만큼이나 큰 세대차를 지니고 있다. 어느 사회에서나 젊은 층이 기성세대보다 변화에 더 빨리 적응하지만, 변화 속도가 느리면 그 차이도 적은 데 비해 변화 속도가 빠르면 차이는 그만큼 더 커지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지난 10월 12일자 커버스토리 ‘고령화의 그늘, 세대 갈등’은 3개 면에 걸쳐 주로 통계보다는 구체적인 사례에 근거한 심층보도에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13면에서 제16대부터 제18대까지의 대선후보별 청년 및 중장년, 노년층 공약을 비교한 것도 좋았다. 다만 그 내용의 충실성에 비해 투쟁적인 제목이 세대 간의 갈등을 오히려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2030 vs 4050 밥그릇 쟁탈전’(1면)이라든지 ‘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13면)과 같은 제목은 마치 밥그릇이 세대갈등의 전부인 것처럼 오해하게 할 수 있다. 또한 ‘우리 세대가 먹고살기 위해서는 상대 세대의 밥그릇을 빼앗는 방법밖에 없다’는 뉘앙스를 줄 수 있어 위험해 보인다. 세대와 관련된 다른 자료들에서는 3040을 5060과 대비시키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과연 30대와 40대는 적인가 동지인가. 일자리가 모자라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원하는’ 일자리의 종류가 실제로 구할 수 있는 일자리와 잘 맞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지난 30년간 한국의 대학졸업자 비율은 엄청나게 증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기준으로 볼 때 2009년 25~34세의 대졸자 비율(63.1%)이 55~64세의 비율(13.2%)의 약 5배 가까이 된다. 35~44세의 비율은 44.3%, 45~54세의 비율은 25.8%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대졸자의 비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중소기업 일자리가 많은 독일의 대졸자 비율은 25% 수준으로 거의 세대 차가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대학졸업자가 적었던 시절에는 당연히 대학만 졸업하면 원하는 일자리를 얻기가 상대적으로 쉬웠을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대졸자들이 기피하는 업종에는 상당수 외국인 근로자들이 고용되고 있다. 세대에 관해 논의할 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세대는 ‘연속적’이며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경제활동 연령을 전후하여 누군가는 부양하고 누군가는 부양받아야 한다. 부양의 상호작용이 예전에는 가정 안에서 이루어졌다면, 요즘은 그것이 사회적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제활동을 하여 수입이 있는 사람들은 세금을 내고, 그 세금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운 사람들을 부양하는 사회복지가 실현되는 구조인 것이다. 이처럼 연속적인 세대도 일단 ‘우리’와 ‘그들’로 나누고 나면 ‘우리’에겐 묻지마 애정이, ‘그들’에겐 원인 모를 적개심이 솟게 된다. 그 이유는 ‘우리’는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힘들게 살고 있는 모습이 구체적으로 지각되고 ‘그들’은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고 똑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세대는 물 흐르듯 이어지는 것이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존재이지 결코 서로를 배척해야 살아남는 존재가 아니다.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그다음 선거를 겨냥해 편 가르기를 하는 정치논리에 언론까지 휘둘리지 않기 바란다. 서로 자기 아이라고 우기며 양쪽에서 한 아이를 잡아당길 때, 그 아이가 다칠까봐 손을 놓는 쪽이 진짜 부모라고 판단했던 솔로몬의 지혜가 그리워진다.
  •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 규모 7.1 지진에 40cm 쓰나미…원전 피해는?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 규모 7.1 지진에 40cm 쓰나미…원전 피해는?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일본 열도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26일 오전 2시 10분쯤 일본 후쿠시마 북쪽인 미야기현 오사카군 동남쪽 290㎞ 떨어진 해역에서 리히터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일본지진의 진원은 북위 37.2도, 동경 144.6도의 깊이 10㎞ 지점이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일본 지진의 규모를 앞서 발표한 6.8에서 7.1로 다시 조정했다. 또 일본 기상청은 후쿠시마현 등 태평양 연안 지역에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지만 2시간 만인 오전 4시 5분쯤 쓰나미 주의보를 해제했다. 일본 기상청이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한 것은 지난 2월6일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에서 규모 7.9의 강진이 발생했을 당시 이후 8개월여만이다. 후쿠시마현 소마항과 이와테현 구지항에서는 오전 3시 30분쯤 각각 높이 40cm의 쓰나미가 관측되기도 했다. 이번 일본 지진의 여파로 후쿠시마, 미야기, 이바라키, 도치기현 등에서 진도 4의 흔들림이 감지됐고, 홋카이도에서 규슈까지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진도 1∼3이 관측됐다. 진도 4는 가옥이 심하게 흔들리고 그릇에 담긴 물이 넘칠 정도의 세기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원자력규제청은 지진 발생 직후 후쿠시마 제1원전과 제2원전 등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도록 지시했다. 현재까지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하루에 555병” 베리식스 6초 향수, 매출 50억 돌파

    “하루에 555병” 베리식스 6초 향수, 매출 50억 돌파

    2013년 코스메틱 업계의 화두는 단연 ‘향기’였다. ‘힐링’ 문화와 함께 개성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맞물리면서 은은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독특한 향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수요를 바탕으로 눈에 띄게 성장한 향수 브랜드가 있다. 로사퍼시픽이 론칭한 베리식스다. 베리식스의 ‘6초 향수’는 출시 9개월 만에 15만병이 팔려나가며 50억 원 대 매출을 기록, 명실공히 2013년 베스트 셀러 향수로 등극했다. 하루에 약 555병 꼴로 팔린 셈이다. 향수 브랜드로는 다소 생소한 베리식스가 이러한 성공을 거둔 이유는 무엇일까? 로사퍼시픽 관계자는 “본래 몸 냄새처럼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향에 대한 니즈가 꾸준히 있어왔고 이를 정확히 공략한 것이 베리식스의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베리식스는 향수의 본고장인 영국 등 세계 각지에서 엄선된 원료를 수입, 원액을 짜내는 보드르 공법을 이용해 수제 혼합해 향수를 만들어 낸다. 때문에 향이 강하지 않고 본연의 ‘체취’처럼 은은하게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개성에 대한 욕구도 충족시켰다. 6초 향수가 익숙하면서도 독특한 향기로 평가 받는 것은 익숙한 향을 전혀 새로운 조합으로 블랜딩 하기 때문이다. 베리식스는 시트러스, 플로럴, 오리엔탈, 파우더, 스파이시, 우디, 푸레르, 시프레 등 전통적인 향수 원료를 지금까지 한 번도 조합되지 않았던 조합으로 블랜딩 해 6초 향수만의 독특한 향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6초 향수의 인기를 견인한 것은 ‘페로몬 향수’라는 이색적인 타이틀이다. 베리식스는 이성을 이끄는 페로몬을 제품에 블랜딩 해 특유의 중독성 있는 향을 만들었다. 강남에서 진행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베리식스 6초 향수는 남녀의 고른 지지를 받으며 효과를 입증하기도 했다. 로사퍼시픽 관계자는 “6초 향수로 국내 향수 트렌드를 주도해 온 로사퍼시픽은 앞으로도 새로운 향기와 독자적인 기술력이 더해진 제품으로 고객을 찾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달 ‘출생의 비밀’?…수성은 알고있다”

    “달 ‘출생의 비밀’?…수성은 알고있다”

    우리가 매일 보는 달이지만 아직도 달은 마치 드라마처럼 ‘출생의 비밀’을 갖고있다. 과거 수많은 과학자들이 달 출생의 비밀을 밝히고자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왔지만 여전히 정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나사의 수성 우주탐사선 메신저호 프로젝트의 수석연구원 신 솔로몬 박사가 이에대한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해 관심을 끌고있다. 솔로몬 박사는 메신저호가 보내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성과 달이 놀랍도록 비슷하다고 주장을 펼쳤다. 솔로몬 박사는 “수성과 달의 분화구는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다” 면서 “성분이 화학적으로도 비슷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성도 달처럼 표면이 상대적으로 매끄러운 편으로 이 지역의 비율이 수성은 27%, 달은 16%”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수성에서 돌 등의 샘플을 가져와 분석하면 달의 생성의 비밀을 밝혀주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박사의 주장이다. 그간 달의 생성에 대한 이론은 다양하게 제기되어 왔다. 처음 달의 ‘출생의 비밀’을 들춰낸 것은 찰스 다윈의 아들인 천문학자 조지 다윈(1845~1912)이다. 그는 생성 초기의 지구가 서로 크기가 다른 두 부분으로 쪼개져 달이 만들어 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이와 관련된 다양한 학설이 나왔지만 현재까지 가장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주장이 바로 ‘자이언트 임팩트’(Gaint Impact)설이다. 이 이론은 45억 년 전 초기 지구가 거대한 우주암석과 크게 충돌한 뒤 탄생한 것이 달이라는 설이지만 아폴로 우주선이 가져온 월석과 지구의 성분이 비슷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반박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45억 년 지구 내부의 거대한 핵폭발이 일어나 달이 생성됐다” , “과거 지구가 인력으로 금성의 달을 훔쳐와 우리의 위성으로 만든 것 같다” 등 다양한 이론이 제기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쓸쓸한 가을, 아프리모 ‘페로몬향수’ 써볼까?

    쓸쓸한 가을, 아프리모 ‘페로몬향수’ 써볼까?

    가을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요즘 괜시리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이럴 때 사랑하는 연인이 옆에 있다면 얼마나 위로가 될까. 하지만 그렇게 가만히만 앉아 있으면 그런 연인은 ‘안 생긴다’. 그렇다면 올 가을 솔로 탈출을 위해 내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흔히 화려한 외모, 배려, 든든한 재력이 이성에게 어필하는 최고의 매력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데는 이런 이성적, 감성적 요소 외에도 다른 비밀이 존재한다. 그 중 하나가 후각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페로몬 향수다. 사랑의 묘약이라 불려온 페르몬은 동물이나 인간의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물질로, 후각 신경을 통해 이성의 뇌로 전달돼 화학반응을 일으켜 이성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혹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장소와 시간에 처음 보는 이성에게 호감을 갖게 되는 경우도 페로몬의 장난 때문일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페르몬의 효과를 증명하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 왔는데, 미국 버팔로 대학교의 심리학자 마크 크리스탈 박사에 따르면 남녀가 연인관계로 발전하기 위해는 몇 가지 화학물질의 작용이 필요하다. 인간이 특정한 이성을 선택하는 데는 페르몬의 영향과 함께 만지고, 냄새 맡고, 듣는 등 감각적인 신호가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달콤한 사랑의 기운을 선물하는 페르몬 향수 중 가장 핫한 향수를 꼽으라면 단연 ‘아프리모 페로몬 향수(www.afrimo.co.kr)를 들 수 있다. 연애전문가 박코치와 텐미닛녀 조수아가 상품기획 및 개발에 참여한 아프리모 페로몬 향수는 명품향수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프랑스 그라스산 최고급 농축 원료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특히 ‘아프리모 페르몬 향수’ 개발 단계부터 이성에게 어필하는 것에 최적화된 향수로 잔향이 오래가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향수의 잔향이 5시간인데 반해 아프리모 페르몬 향수는 데이트 시간이 평균 5시간 30분인 점을 감안해 잔향 유지시간을 늘려 연인과의 데이트 내내 기분 좋은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도록 했다. 가을이 되면 아프리모 페로몬 향수를 찾는 이들이 더 많아진다. 과학적으로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뇌의 갑상선 호르몬 대사가 줄어드는 대신 노에피네프린, 세로토닌, 가바와 같이 정신적으로 차분하게 만드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증가한다. 이에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가을철이면 페르몬향수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아프리모 페로몬향수를 개발한 ㈜한국생활건강 관계자는 “아프리모 페르몬향수는 가을철에 필요한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라며 “은은한 연출을 하는 정도로 살짝 뿌려주거나, 패션의 포인트로 넥타이 끝이나 스커트 안쪽에 뿌려주면 당신의 향기가 은은하게 상대에게 전해져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복궁 이승만 낚시터 ‘하향정’ 문화재청 ‘철거·보존’ 놓고 고민

    경복궁 이승만 낚시터 ‘하향정’ 문화재청 ‘철거·보존’ 놓고 고민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낚시터로 알려진 경복궁 하향정의 존폐 여부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일부 국회의원과 시민단체가 경회루(국보 224호) 서북쪽에 자리한 육각형 모양의 정자인 하향정의 철거를 요구하는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역사학계와 일부 시민단체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향정이 문화재 당국의 ‘계륵’으로 떠오른 것은 지난 8월 초. 시민단체인 문화재제자리찾기가 조선시대 왕들의 휴식처였던 경회루 연못가에 자리한 하향정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취미생활을 위해 급조된 정자라는 사실을 폭로하면서부터다. 이 단체는 이 전 대통령과 부인인 프란체스카 여사가 함께 낚시하던 흑백사진까지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한가롭게 낚시를 즐기다 1950년 6월 25일 북측의 남침 사실을 보고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도 최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복궁 원형에 손상을 가한 이 대통령의 낚시터가 철거돼야 한다”고 문화재청을 압박했다. 문화재청이 이른 시일 내에 하향정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할 경우, 이달 중순 국정감사에선 호된 비판을 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역사적 변천 과정을 강조하는 ‘현상보존론’도 힘을 얻고 있다. 태조 4년(1395) 건립돼 고종 4년(1867) 중건된 경복궁에 60여년 전 지어진 정자가 어울리지 않는 건 사실이지만 경복궁 또한 해방 이후 대대적인 개보수 과정을 거쳐 원형 그대로 보존됐다고 볼 수 없는 상태다. 시민단체인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의 황평우 소장은 “역사에는 공과(功過)가 있는 만큼 모두 보존하면서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며 철거를 반대하고 있다. 문화재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이승만 대통령을 추종하는 호국단체 회원들로부터 ‘하향정을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항의 전화와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만큼 각계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 중이지만 딱히 답을 찾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지금까지 의견 수렴 과정에선 하향정의 존치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문화재청은 유지냐 철거냐로 단정짓기보다는 제3의 장소로 하향정을 옮겨 후손들에게 보여주는 방법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사설] 국민대타협위 빨리 구성, 복지·증세 선택하길

    정부와 공공기관의 빚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어제 열린 재정관리협의회에서 올해 정부가 책임져야 할 빚이 1000조원을 훌쩍 넘었다고 실토했다. 나랏빚 480조 3000억원에 공기업 부채 520조원, 국가보증채무가 33조 5000억원이다. 여기에 지방공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부채 100조원까지 합하면 1133조원이 넘는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과 거의 맞먹는 규모다. 그제 나온 정부의 새해 예산안에 따르면 나랏빚은 내년에 500조원을 넘어선 뒤 2017년에는 610조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외환위기 때와 비교하면 나랏빚 증가속도가 GDP 증가속도보다 3배 빠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내년에 36.5%로 올라갈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08.8%)보다는 낮다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 투자국은 이 비율이 40%를 넘어서면 투자 기피 대상으로 분류되는 현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증세를 배제한 채 복지공약 재원을 조달하려다 보니 빚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야기된 결과다. 그렇더라도 증가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점은 우려를 키운다. 미국 출구전략 불확실성 등 경제 불안요인은 아직도 곳곳에 널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기관 채무를 포함한 실질적인 나랏빚이 급증하면 재정지출 여력이 없어져 위기 대응 능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정부가 섣불리 대통령의 복지 약속을 구조조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증세는 더더욱 경제팀이 먼저 꺼낼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따라서 국민대타협위원회를 최대한 빨리 구성해 중지를 모아야 한다. 이는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현 정부 출범과 동시에 가동 논의가 시작됐어야 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제라도 서둘러 빚을 더 내 복지를 계속 할지, 아니면 세금을 더 걷어 복지와 건전재정을 지킬지, 그도저도 아니면 보편적 복지를 포기할지를 선택해야 한다. 단언컨대 빚을 더 안 지고 세금도 안 내면서 복지를 누릴 ‘솔로몬의 지혜’는 없다. 혹여 당장의 비판여론을 의식해 국민대타협위 카드를 던져놓고 시간을 끌려 하거나, 특정 방향성을 갖고 여론을 유도하려 들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각 방안별로 국민생활과 국가경제에 미칠 긍·부정적 영향을 최대한 충분히 그리고 객관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경기 불황기에 증세는 안 된다”고 아예 빗장을 치는 현오석 경제팀의 태도는 곤란하다. 진영 보건복지부장관의 사표 소동도 무책임해 보인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원점에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그 첫 단추는 국민대타협위 구성원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뽑는 데 있다. 위원회가 출범하더라도 결론이 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가 공기업 구조조정 등 나랏빚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 [씨줄날줄] 호가호위/문소영 논설위원

    검찰은 지난 11일 이성복 전 ‘근혜봉사단’ 중앙회장에 대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회장은 한·중·일 국제 카페리 운항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고 있다. 이보다 앞선 9일 박근혜 대통령 사촌 언니의 아들이 억대 사기혐의로 구속됐다. 박 대통령의 5촌 조카는 기업 인수합병을 빙자해 돈을 빌린 뒤 안 갚고 도주하다 잡혔다. 취임 7개월 만의 일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골칫거리는 자신을 팔아 경제적인 이익과 사회적 특권을 누리는 친인척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11년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 자랑했지만, 형인 ‘영일대군’ 이상득 전 의원이 미래·솔로몬저축은행, 코오롱그룹 등에서 7억 575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수감됐다가 최근 풀려났다. 또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 김재홍씨가 제일저축은행에서 청탁 및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다. 김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씨는 국회의원으로 공천받게 해주겠다고 30억원을 받아 역시 구속·기소됐다. 최측근 실세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올 여름 ‘전력대란’을 일으킨 원전 비리 등에 연루됐고,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금품수수 등으로 구속됐다. 노무현 대통령 때는 역시 형님인 ‘봉하대군’ 노건평씨가 문제의 핵심이었다. 세종증권 인수청탁 건으로 29억원을 수수해 구속됐다. 또 건평씨의 처남 민경찬씨가 청와대 청탁을 명목으로 1억 1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구속됐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는 장성한 아들들이 문제를 일으켰다. 당시 김홍일 의원은 나라종금 로비의혹으로, 둘째 김홍업씨는 이용호 게이트에, 셋째 김홍걸씨는 최규선 게이트 등에 연루됐다. 홍업·홍걸씨는 구속·기소됐다. 김영삼 정부 때에는 ‘소통령’으로 불린 아들 현철씨가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노태우 정권 때는 처조카인 ‘황태자’ 박철언씨가 슬롯머신 사업자에게서 6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각각 구속·수감됐다. 전두환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 하면, 동생 전경환씨가 떠오른다. 새마을운동 중앙본부 회장 재임 중 그는 7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형 전기환씨는 노량진수산시장 운영권을 강제로 빼앗은 혐의로 구속됐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주요한 업무 중 하나가 대통령의 친인척과 여권실세의 일탈을 감시·예방하는 일이다. 엄정하고 깐깐하게 챙겨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과 친밀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압박수비를 펴기는 쉽지 않다. 권력에 기생할 생각도 버려야 하고, 무엇보다 정당하지 않은 권력의 영향력을 법과 시스템으로 거르는 사회로 진화해야 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페로몬향수 전문 사이트 ‘아프리모’, 칼럼으로 연애 노하우 전수

    페로몬향수 전문 사이트 ‘아프리모’, 칼럼으로 연애 노하우 전수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옆구리 시린 솔로들에게 알짜 연애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가 있어 눈길을 끈다. 페로몬 향수 판매사이트 아프리모(www.afrimo.co.kr)는 이성간의 접근법에서 더욱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연애칼럼’을 연재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화성인 ‘텐미닛녀’ 조수아와 픽업아티스트 박코치가 남자와 여자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연애칼럼은 △남과 녀의 관점 차이 △바람둥이 잡아내는 법 △남자 길들이기 △남자를 설레게 하는 여우들의 행동 등 다양한 주제로 연재되고 있다. 이들의 연애칼럼은 직접 경험한 내용과 그간의 연애경험을 토대로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담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끈다. 텐미닛녀 조수아는 칼럼 ‘남자를 설레게 하는 여우들의 행동’편에서 “남자는 말이 아닌 여자의 행동에서 ‘이 여자가 나에게 호감이 있구나’라는 것을 캐치한다”며, “아이컨텍, 제스쳐 따라하기, 핸드백을 일부러 남자 가까이 놔두는 행동 등이 남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전한다. 특히 “남성과 여성은 후각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며, 상대방의 호르몬을 자극하는 ‘페르몬 향수’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페로몬은 동물이나 인간의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콧속의 서골코기관은 페로몬만을 감지하는 제2후각 신경이 있어 이성에게 호감을 느끼도록 유도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맥코 교수는 페로몬 작용에 대한 연구를 위해 페로몬이 든 향수를 사용한 19명의 독신여성과 가짜 페로몬 향수를 사용한 17명의 독신 여성을 관찰한 결과, 진짜 페로몬이 들어간 향수를 사용한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키스 횟수가 3배 이상 높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페르몬 향수 전문 사이트 아프리모에서 판매 중인 향수는 피부 자극성 물질과 방부제가 전혀 첨가되지 않아 독성이 없는 제품으로 유명하다. 명품향수에 쓰이는 프랑스산 원료로 만들어지며, 오드 뚜왈렛(부향률 5~10%, 향 지속시간 3~5시간)보다 높은 오드퍼퓸(부향률 10~20%, 향 지속시간 7~8시간) 등급을 획득해 깊은 잔향을 더욱 오랫동안 남긴다. 아프리모 업체 관계자는 “페로몬은 이성을 끌어당기는 마력을 지닌 성분”이라며, “단순히 이성간의 호감을 이끈다는 의미를 넘어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없는 자신만의 매력을 더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아프리모 페로몬향수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든든한 서포터가 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제 블로그] 어쩌다… 대부업체에 넘어가는 저축은행

    [경제 블로그] 어쩌다… 대부업체에 넘어가는 저축은행

    경제부 은행 담당 기자로서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저축은행의 안전성에 대한 질문입니다. 워낙 금리가 낮다 보니 0.1% 포인트라도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에 예·적금을 들고 싶은데 불안하다는 거죠.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만큼 2011년부터 이어진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가 심각했다는 겁니다. 고객 감소로 힘든 시기를 겪는 저축은행에 또 다른 고민이 생겼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다음 주쯤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것을 허용하도록 하는 방침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가뜩이나 ‘부실’, ‘부패’ 이미지가 박힌 저축은행 업계에 대부업체의 부정적 이미지가 겹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미지뿐만 아닙니다. 대부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막강한 자본을 바탕으로 공격적 영업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요즘 러시앤캐시 TV 광고를 보면 정말 교묘하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세련된 마케팅을 구사하는 곳이 저축은행 중에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가뜩이나 여신, 수신 모두 부족한데 고객들이 모두 옮겨갈까 걱정된다”면서 “솔로몬이나 토마토 저축은행이 무너진 뒤 1위라고 할 만한 곳이 없었는데 업계 판도가 바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침체된 시장에 새로운 활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영세한 규모의 저축은행들은 파상공세를 막아내기 어려울 것으로 비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때 대표적인 서민금융기관으로 꼽혔던 저축은행이 대부업계에 넘어간다는 박탈감이 큽니다.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려면 수천억원 이상 자본금을 갖춰야 합니다. 업계에서는 러시앤캐시, 산와머니, 리드코프 등이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매물로 나온 저축은행으로는 예금보험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예성·예쓰·예주·예신·예나래저축은행이 있습니다. SC저축은행, 우리금융저축은행도 매각을 기다리고 있어 어느 대부업체가 어느 저축은행을 가져갈지 주목됩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가을, 산이 부른다

    가을, 산이 부른다

    2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청계광장에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살로몬 아웃도어’ 출시행사를 연 가운데 모델들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살로몬 아웃도어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올 가을·겨울 시즌부터 출시하는 프리미엄 마운틴 스포츠 브랜드로, 1947년 프랑스에서 첫 출시된 이래 전세계 16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규슈에서 걷는 올레길

    규슈에서 걷는 올레길

    ‘집 대문에서 마을길까지 이어지는 아주 좁은 골목’을 뜻하는 올레. 제주의 올레길이 단순한 길이 아니듯이 규슈의 올레도 길 이상의 것을 담고 있었다. 규슈 올레란? 사단법인 제주 올레와 규슈 운수국, 규슈 관광추진기구가 협정을 맺어 규슈의 매력적인 걷는 길을 ‘규슈 올레’로 선정하였다. 현재 총 길이 106.4km에 이르는 8개의 코스가 운영되고 있다. 규슈 올레 걷기 TIP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파란색과 붉은색 리본, 나무 화살표, 간세(제주 조랑말을 형상화한 모양)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파란색과 붉은색 리본은 나뭇가지 등에, 나무 화살표는 길의 갈림길에 놓여 있는데 파란색 화살표가 정방향, 붉은색 화살표는 역방향을 뜻한다. 출발과 도착 지점, 관광 명소에 배치되어 있는 간세를 만나면 머리가 향한 방향으로 나아가자. 숲의 정령이 함께하는 다케오 올레 코스 규슈 사가현에 위치한 다케오는 나지막한 산 속에 자리잡고 있다. 1,300년 이상 된 온천과 400년을 이어 온 도자기 공방으로 유명한 도시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곳이라 해서 지루할 것이라 생각하면 금물. 30대 후반의 히와타시 게이스케 시장이 부임하면서 공격적인 행정을 펼쳐 젊은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다케오 올레 코스는 다케오 온천역에서부터 시작된다. 후쿠오카 국제공항에서 JR로 1시간 1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제8회 규슈역 도시락 대회에서 1등을 한 ‘사가규 스키야키 벤토’를 가방에 넣고 나니 마음이 든든해진다. 길의 끝에 온천이 있다는 희망에 발걸음도 가볍다. 평일 차분한 도시의 아스팔트 길을 따라 올레길을 걷기 시작했다. 나지막한 산의 입구에서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산길이라고 하나 잘 정비되어 있어 발걸음이 무겁진 않다. 조금 힘이 든다 싶을 때마다 쉼터가 나와 주어 평화로운 다케오를 감상하며 땀을 식힐 수 있다. 대나무가 병풍이 되어 길을 안내해 주고, 시원한 바람에 조용히 몸을 흔들어 사각사각 소리를 더해 준다. 시원한 녹색에 눈이 편안해지고 대나무의 응원에 귀마저도 안락해진다. 물 한 모금이 필요할 때 즈음 기묘지 절이 나타난다. 친절하게도 한 아주머니께서 녹차를 대접해 주신다. 주위를 둘러보니 빨간 모자를 쓴 조그만 석상들이 가득하다. 세상에 태어나 보지 못한 애기들을 위해 석상을 세우고 추울까 봐 빨간 모자와 이불을 덮어 준 것이라고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도룡뇽과 반딧불 사가현 현립 우주과학관까지 내달렸다. A, B코스 분기점 푯말이 나타난다. 안내 팸플릿을 보니 A코스가 ‘상급자’를 위한 길이다. 마음 같아선 ‘일반’ 코스인 B코스로 유유히 걸어가고 싶지만 몸은 이미 A코스를 걷고 있다. ‘여기까지 왔는데!’ 하는 오기가 발동한 까닭이다. 조금 걷다 보니 필자의 선택을 환영하는 도룡뇽 한 마리가 나타났다. 맑은 물이 흘러야만 산다는 도룡뇽을 보니 청정지역이 분명하다. 평소보다 한숨한숨 깊게 들이쉬고 내쉰다. 길에 집중하려는 찰나 ‘반딧불의 못’이라는 작은 연못 하나가 눈앞에 펼쳐진다. 밤 늦게 다시 찾아와 반딧불이 그려내는 빛의 선을 눈에 담고 싶지만 일정상 그러하지 못함이 아쉽기만 하다. 아쉬움이 가시기도 전에 곧 바로 거대한 삼나무가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됨을 알려준다. 하늘을 찌를 듯한 삼나무의 위용에 가던 길을 멈추고 그 끝을 바라본다. 삼나무의 높이만큼이나 다케오 코스도 태고의 코스로 접어든다. 삼나무 길 다음엔 본격적인 오르막 코스가 시작된다. 약 100m 정도를 거의 수직으로 오르게 되는데 상급자 코스의 클라이맥스다. 턱밑까지 숨이 차 오른 바로 그 순간, 다케오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정상이 나타난다. 다케오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는 미후네야마를 왼편으로 작고 정겨운 도시가 그림같이 펼쳐진다. 장마철로 접어드는 시즌이라 청명한 하늘을 볼 수는 없었지만 고된 산행 뒤 정상에서만 누릴 수 있는 시원한 바람과 멋진 풍경만으로도 올레길은 충분히 즐거워진다. 다케오 코스의 상급자 코스를 정복했다고 자만할 때쯤 다시 수직에 가까운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제주 올레팀의 지적에 따라 다케오시는 편한 길을 새로 내어 둘러갈 수 있게 했고 로프도 설치해 두었다. 수령 3,000년의 녹나무 이제 다케오 코스의 정점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힘을 실어 본다. 다케오 시립도서관과 다케오 신사의 큰 녹나무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다케오 코스의 진수 중 하나다. 사전적 의미의 ‘길’로서만 평가하라면 감히 ‘최고’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좋은 길이란 비단 길로서의 조건뿐만 아니라 길 위에서 사람과 소통하고 역사와 문화에 흡수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케오 시민의 열망을 담아 일본 제1의 도서관으로 재탄생한 시립도서관과 3,000년의 역사를 가진 큰 녹나무를 볼 수 있는 이 코스는 감히 최고의 길이라 불릴 만하다. 다케오 시립도서관은 기존 도서관을 리모델링하여 시민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일본 소프트웨어 렌탈 업체인 ‘츠타야’와 함께 도서관과 서점의 개념을 융합해 운영하고 있다. 하얀 패널의 책장에는 판매용 책들을, 검은 패널 책장에는 대여용 책들을 비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립 도서관 최초로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으니 올레꾼들에겐 흡족한 쉼터가 되어 줄 것이다. 다케오 신사로 들어서니 세월의 흔적이 짙게 밴 토리이鳥居가 굳건히 서 있다. 신사를 지나 녹나무를 대면하려 발걸음을 재촉한다. 오른쪽엔 대나무, 왼쪽엔 삼나무가 곧게 서 있다. 그 길 끝에 3,000여 년을 버텨 온 녹나무가 그 웅장함을 드러낸다. 일본인들에게 녹나무는 영험함이 서린 ‘신물’과 같은 존재다. 모두 한순간 말을 잊는다. 순간 여행객 중 한 명의 독백이 들려왔다. “비워야 견디는구나.” 다케오 시청을 지나 자리한 온천 마을에는 1,300년 동안 이어 온 유서 깊은 온천들이 가득하다. 온천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사쿠라야마 공원에서 온천 마을을 내려다본다. 크게 힘들지 않은 길을 천천히 돌아나오면 다케오 올레길의 종착점인 다케오 온천 로몬이 나오는데 이 건물 안에 온천 박물관도 개방되어 있으니 과거 온천탕은 어땠는지 궁금하다면 들러 봄 직하다. 초원 너머 숲속으로 히라도 올레 코스 히라도는 규슈의 7개의 현 중 나가사키현에 위치한 항구도시이다. 1,500년 전부터 포르투갈, 네덜란드와 상교역을 시작한 곳으로 ‘니시노미야코’ 즉, 서쪽의 도읍이라 불릴 만큼 해상교통의 요충지로 번성하였다. 도시 곳곳에 네덜란드의 흔적이 고스란히 잘 보존되어 있어 올레를 걸으며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진홍색의 히라도 대교는 이 다리를 건너면 히라도가 시작되니 엄연히 히라도의 관문이라 하겠다. 희뿌연 하늘이 불안 불안하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옷을 주섬주섬 꺼내 입고 잘 정비된 마을을 빠져나와 사이쿄지 절을 지나 마을 이곳저곳을 걷다 보면 어느새 좁다란 숲길이 시작된다. 숲길이 끝났다 싶을 때 초록빛의 이끼가 비단처럼 깔린 길이 나타난다. 양탄자 위를 걷듯이 푹신푹신한 느낌에 절로 신이 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찍는 여행에서 걷는 여행으로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히라도 코스의 절정인 ‘가와치토우게’ 초원이 펼쳐진다. 언덕 위에서 보는 풍경이 궁금하여 한달음에 내달리고 싶지만 아직 걸어야 할 길이 10km 이상 남았다. 단시간 내 많은 것을 봐야 한다는 강박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래에서 목을 축인 후 언덕 위에 오르니 과연 절정이라 불릴 만한 풍경이 펼쳐진다. 바다를 건너 언덕을 타고 온 바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풍경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얼마나 서 있었을까. 한참을 앞서간 일행의 뒷모습이 손톱만하다. 서둘러 언덕을 내려와 다시 숲으로 몸을 숨긴다. 이 숲길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길이라고 하기엔 어설퍼 보인다. 몇몇 곳은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나무에 기대어 잠시 숨을 고르다 보니 어느샌가 마을로 들어섰다. 잘 정비된 아카사카 야구장을 지나고 아스팔트길이 시작된다. 자연과 잘 어우러진 마을은 평온하기 그지없고 혹시나 꼬여 있는 리본을 누군가 보지 못할까 까치발로 고쳐 매는 올레꾼의 정성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멀리서만 보였던 자비에르 기념교회는 멀리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이 교회는 히라도에 가톨릭을 전한 프란시스코 자비에르를 기념하기 위해 1931년에 세워졌다. 교회를 지나 아름다운 담장을 두른 사원으로 향한다. 길만으로도 아름다운 이 사원길 끝에서 반드시 뒤를 돌아보자. 사원의 담장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보면 사원과 자비에르 교회가 묘하게 겹쳐 보인다. 마을을 지나가다 보면 수령 400년 된 거대한 소철나무를 만나게 된다. 에도 시대 초기, 활발한 해외무역이 시작되는 시기에 뿌리를 내려 지금까지 히라도와 함께 성장한 상징적인 나무다. 어느새 히라도 올레길의 종착점인 우데유 아시유 족탕에 도착했다.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방석까지 준비되어 있다. 뜨거운 열기에 금세 피로가 녹아 버린다. 히라도의 역사와 사람냄새 나는 마을, 그리고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올레길이었지만 히라도 어디서나 보인다는 히라도의 상징 ‘히라도 성’이 코스에서 빠진 것은 못내 아쉬웠다. 아쉬워하는 필자를 위해 규슈 관광추진기구 측에서 이키스키섬에 함께 갈 것을 제안했다. 히라도섬과 이키스키섬을 잇는 이키스키 대교를 지나니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이 보이고 사오다와라 절벽 앞에는 기암괴석이 웅장한 위용을 드러낸다. 바람과 파도가 만들어낸 장대한 예술 작품이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오바에 등대가 위치하고 있다. 80m의 오바에 절벽에 위치한 이 등대에서 바라보는 전망 또한 일품이다. 시간이 촉박하여 이키스키섬의 멋진 관광명소를 모두 가보진 못했지만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로 천천히 길을 걸으며 해풍을 느낄 수 있는 올레길이 어서 빨리 탄생하길 기대한다. 대자연과 역사 속을 거니는 아마쿠사 올레 코스 아마쿠사는 구마모토현 남서부에 위치해 있다. 아름다운 바다와 여러 개의 섬, 그 섬을 잇는 다양한 다리들, 그리고 이 모두를 감싸 안은 웅장한 산까지 아마쿠사는 대자연이 펼쳐놓은 작품이다. 온난한 기후를 살린 농업과 풍요로운 수산자원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도시다. 머금고 있던 빗물을 쏟아낼 것같이 흐린 날씨다. 구마모토현에 위치한 아마쿠사 올레로 향하는 길은 짧지 않았다. 하지만 지루할 틈이 없다.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수묵화 같은 절경에 연신 탄성이 쏟아져 나온다. 거무스름하고 비옥한 토양이 나오다가, 잘 정돈된 채소밭이 싱그럽게 스친다. 이윽고 고요한 바다가 펼쳐지고 이국적인 장면들이 쉼 없이 연출된다. 코스의 시작점인 치쥬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왜가리 한 마리가 우두커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비가 쏟아지고 시야가 어두워진다. 강과 바다가 교차하는 치쥬해안길을 따라 거친 돌을 밟아 나간다. 빗소리만이 가득한 길이 어느새 어두운 산 속을 향해 있다. 가파르진 않지만 만만하지도 않다. 우비 속이 뜨거워질 때 즈음 거대한 바위가 산 위에 박혀 있는 ‘센겐노모리다케’에 도착한다. 몸에서도 하얀 열기가, 산에서도 하얀 안개가 피어나고 있다. 현립 아마쿠사 청년의 집. 잘 정비된 캠핑장과 체육 시설이 눈에 띈다. 비를 피해 체육관에서 열심히 수업중인 아이들이 보인다. 수업에 방해될까 가던 길을 다시 재촉했다. 코스는 센간잔으로 이어진다. 아마쿠사 시마바라의 난이 일어났을 때 16세 소년이었던 아마쿠사 시로가 연회을 열고 술잔을 돌렸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아름다운 수국을 따라 걸음을 옮기니 센간잔에 도착했다. 쏟아지는 비 사이로 렌즈를 만져 보니 나름의 운치가 짙게 배여 나온다. 숲 속에 느긋이 자리잡은 마을들도 멋진 그림이 된다. 센간잔에서 내려와 거대한 돌들의 무덤에 다다른다. 거대한 돌덩이 사이를 간신히 빠져나와 숲길을 걷다 보면 어느샌가 ‘용의 족탕’이 반겨 준다. 아마쿠사 5호 다리를 감상하여 뜨거운 족탕에서 피로를 녹인다. 아마쿠사 코스는 11.1km라는 비교적 짧은 길이지만 편한 길은 아니다. 편하지 않았기에 고통을 느꼈고 고통이 있었기에 ‘내 다리도 꽤 쓸 만하구나’라는 깨달음도 얻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김기현 취재협조 규슈운수국, 규슈관광추진기구 www.welcomekyushu.or.kr
  • 뉴칼레도니아 원시기록

    뉴칼레도니아 원시기록

    이 작은 섬나라에 ‘낙원’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소설1)과 드라마2)였다. 여행기자로서의 명명은 좀 달라야 한다는 부담감. 그러나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찬사는 이미 다 사용됐다. 검증만이 남았다. 1)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 일본 여류작가 모리무라 가쓰라가 1965년 출간한 소설로 우베아섬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우베아는 뉴칼레도니아 본섬에서 북동쪽으로 자리잡은 로와요떼 군도 중 하나다. 소설(영화화되기도 했다)의 유명세 덕택에 일본인들이 종종 찾아오지만 아직 개발의 손길을 덜 타서 파라디 우베아라는 이름의 호텔이 하나 있을 뿐이다. 2) <꽃보다 남자> 2009년 초 방영된 KBS 드라마로 뉴칼레도니아에서 촬영된 장면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켜 한국에 ‘프렌치 파라다이스’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민호(구준표 역), 구혜선(금잔디 역), 김현중(윤지후 역), 김범(소이정 역), 김준(송우빈 역) 등이 이 드라마의 성공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프랑스 죄수들이 건설한 도시 누메아에는 현재 뉴칼레도니아 인구의 40%가 살고 있다 New Caledonian History 그들은 배를 타고 왔다 섬이란 묘한 곳이다. 그 은근한 고립감은 사람을 유혹하기도 하고, 또 숨 막히게 하기도 하므로. 뉴칼레도니아는 침묵 같은 섬이다. 한번 흘러들어간 이야기조차 다시 나오는 법이 없다. 여기서 영원히 머물러도 좋다고 생각해서였을 것이다. 그것이 낙원의 속성이므로. 그 섬에 죄수들을 보낸 이유 1864년 5월, 처음 이 섬에 도착한 프랑스 죄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가장 가깝다는 대륙인 호주조차 1,000km 이상 떨어져 있는 고립무원의 섬이 그들에게 낙원으로 보일 리 없었다. 정치범, 관습범, 매춘부, 강제 추방자들은 지금도 비행기로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거리를 몇 달간 배에 실려 항해한 끝에 남태평양의 작은 섬에 도착했다. 지금은 본섬인 라 그랑드 떼르와 하나로 연결된 누메섬이 당시 입도하는 죄수들이 건강검진을 받던 관문이었다. 이 섬의 원래 주인은 3,000년 전부터 살고 있었던 카낙족Kanak1)이었지만 뉴칼레도니아라는 이름을 붙여 준 것은 제임스 쿡(1728~1779) 선장이었다. 1774년 항해에서 자신의 고향이었던 스코틀랜드(옛 이름이 ‘칼레도니아’였다)를 연상시키는 섬을 발견하고 뉴칼레도니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1853년 이 섬을 점령한 사람은 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였고 프랑스식 정식 명칭은 누벨칼레도니Nouvelle-Caledonie다. 수도 누메아Noumea를 프랑스처럼 만드는 과업은 죄수들의 몫이었다. 1864년 첫 이송 이후 22년 동안 2만1,000여 명의 프랑스 죄수들이 75회에 걸쳐 뉴칼레도니아에 실려 왔다. 98%의 남자, 2%의 여자(고아, 과부, 창녀, 알콜중독자 등)로 구성된 그들은 8년간의 의무 노동으로 항구와 도시를 건설했다. 우엔토로 언덕128m이나 F.O.L 전망대에 올라가면 당시에 지어진 ‘신식민지 스타일’, 혹은 ‘뉴트로피컬 스타일’ 건축물들이 알알이 섞여 있는 풍경이 촘촘하게 들어온다. 1877년 완공된 (현재의) 누메아 시립 박물관이나 1887년부터 10년 동안 건설한 생 조셉 성당2)도 그중 하나다. 형을 마친 사람 중 많은 인원이 섬에 남았다. 가족들의 여행 경비를 지원할 정도로 프랑스 정부의 지원이 적극적이었다. 누메아의 고아만Baie de L’Orphelinat에는 이름 그대로 고아원이 있었다. 이곳 출신들은 대부분 죄수들과 결혼하여 가정을 꾸렸다고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00만명 미군이 남긴 것 낙원이 따로 있겠나. 정 붙이고 살다 보면 낙원이지. 하지만 1853년 니켈3)이라는 노다지의 발견은 뉴칼레도니아를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만들었다. 땅속이 다 금고라서 이 ‘그레이 골드’를 그냥 꺼내 쓰기만 하면 된다. 그 수혜를 받는 뉴칼레도니아의 인구는 고작 25만여 명. 그래서 이 섬에는 치열한 경쟁이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인구의 15%가 20세 이하라서 섬은 여유로우면서도 활기차다. 이주민과 기독교도의 증가에 따라 식민 체제를 굳힌 이 섬에 낯선 신인류가 착륙한 것은 1942년이었다. 이후 4년 동안 15척의 군함을 타고 자그마치 100만명이 넘는 미군이 이 섬을 거쳐 간 이유는 뉴칼레도니아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미군과 연합군의 태평양 사령부였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나고 퇴군길에 미군은 들고 왔던 무기와 군함을 거두어 갔지만 초콜릿, 껌, 코카콜라, 비타민, 파이, 담배 등을 남겨 놓았다. 재즈와 클럽 문화도 남겨졌다. 별다른 나이트라이프가 없는 섬에서 클럽은 여행자들의 오아시스가 됐다. 해상에 방갈로처럼 떠 있는 레스토랑과 바 ‘르 루프Le Roof’는 젊은이와 여행자에게 지나치기 어려운 방앗간이라 주중에도 항상 붐비고 주말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멜라네시안4) 혼열인 듯 건강한 피부색을 지닌 여인의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미군들은 구매력이 높은 손님이기도 해서 뉴칼레도니아에 처음 상점이 생긴 것도 이 시기였다. 그린 파파야 사슴 구이, 생선 샐러드, 일데뺑의 달팽이 요리. 박쥐 스튜 등은 뉴칼레도니아에서 처음 맛보는 별미였다. 과일과 채소를 파는 상점들도 생겨났다. 모젤 항구Port Moselle 앞 아침 시장의 풍경 너머에 그런 스토리가 있었다니, 생선 한 마리도 예사롭지 않다. 와인, 치즈 등 프랑스 식문화의 영향도 분명하고 낯선 열대의 과일, 아시아 음식들, 그리고 마이크로네시안의 주식인 타로토란와 얌참마 등, 작은 시장 안에 뉴칼레도니아의 역사와 문화가 모두 섞여 있었다. 뉴칼레도니아는 이제 프랑스의 식민지가 아니라 자치령이다. 2차 세계대전 전후 가속화된 인종차별금지와 탈식민지화의 영향으로 1946년에는 시민권 권리 법규가 금지되었고 1957년에는 보통 선거권이 실행됐다. 1998년에는 누메아 조약을 통해 자치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경제적인 이점 때문에 실제로 완전 독립을 원하는 여론은 크지 않은 편. 하지만 낙원에도 만장일치란 없는 것인지, ‘선 경제자립, 후 독립’을 주장했던 카낙의 민족지도자 ‘장 마리 치바우Jean-Marie Tjibaou’는 1989년 극단주의자에게 암살당하고 말았다. 2014년과 2018년에 독립과 관련된 투표가 있을 예정이지만 찬성이 다수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한다. 1) 카냑족 멜라네시안에 속하는 카냑족은 뉴칼레도니아 인구의 절반 이상이며 나머지는 유럽 혼열과 아시안, 폴리네시안 등이다. 하와이 말로 ‘사람’을 뜻하는 ‘카나카’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전통의상인 뽀삐네popinee를 고수하며 아직도 짚으로 만든 지붕에 흙벽으로 이뤄진 전통 가옥 ‘꺄즈case’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2) 생 조셉 성당 꼬꼬디에 광장 근처 경사면에 우뚝 자리한 생 조셉 성당은 당시 남태평양 유일의 고딕성당이었다. 지금도 누메아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소리 울림이 좋아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이 공연을 한 적도 있다. 뉴칼레도니아 인구의 99%는 기독교이며 구교와 신교의 비중이 6:4 정도다. 3) 니켈 뉴칼레도니아는 캐나다, 러시아에 이어 세계 3번째 니켈 수출국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25%, 생산량의 12%를 차지한다. 채광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초기에는 산에 불을 놓아서 오래도록 꺼지지 않으면 니켈광산이 있는 곳으로 추정했다. 가볍고 단단해서 동전의 원료로 사용되는데 한국에서는 수년 전 포스코가 진출해 광산개발사용권과 한국수출권을 획득했다. 4) 멜라네시안 멜라는 ‘검다’는 뜻으로, 원주민들이 피부색이 어두워서 붙여진 이름. 오스트리아 북동쪽으로 파푸아뉴기니, 비스마르크 제도, 솔로몬제도, 뉴헤브리디스, 바누아투, 피지 등이 멜라네시아Melanesia에 속한다. 서태평양 지역은 폴리네시아, 마이크로네시아, 멜라네시아로 구분되지만 그 기준은 그리 명확치 않다. New Caledonian Ecosystem 야떼를 여행하는 법 잠깐 사이였는데 일행을 놓쳤다. 좀 전까지 사람을 피해 일정한 거리를 두며 숨바꼭질을 하던 카구Cagou새들의 태도가 돌변했다. 상대가 수적으로 적다는 것을 파악하자마다 눈빛이 달라졌다. 빨간 눈동자로 레이저를 쏘듯 째려보며 포위망을 좁혀 왔다. 겁 없는 녀석들. 그러나 오싹한 기분. 뒤도 안 돌아보고 줄행랑을 쳐야 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지구상에서 오직 뉴칼레도니아에만 살고 있으며 국조로 보호받고 있는 카구새1)는 날지 못한다. 울음소리도 얄궂어서 마치 짖는 듯하다. 천적이 없어서 나는 기능이 퇴화할 정도로 태평성대를 누리던 카구 새들은 개와 고양이 등 뉴칼레도니아에 살지 않았던 외래종이 유입되면서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현재는 400여 마리밖에 남지 않는 국제보호조류다. 놀라운 것은 카구새가 뉴칼레도니아에 사는 7,000여 가지 희귀 동식물 중 하나일 뿐이라는 점. 이 섬이 아니면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나무와 꽃들의 원조는 공룡 시대 이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간단히 말해 뉴칼레도니아는 생태적으로 시간이 멈춘 섬이다. 그 이유는 지리적 환경에 있다. 뉴칼레도니아는 뉴질랜드, 호주와 남극과 함께 곤드와나Gondwana 대륙에 속해 있다가 약 6,000만년 전에 뉴질랜드와 함께 떨어져 나왔다. 그후 오랜 시간 동안 서서히 가라앉아 2,300만년 전 즈음에는 대륙의 93%가 바다 밑으로 잠겨 버렸다. 그때 가장 높은 지대에 속했던 지역이 현재의 뉴칼레도니아와 뉴질랜드다. 오랜 시간 동안 극적인 지각변동과 기후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뉴칼레도니아는 여전히 공룡시대와 가장 유사한 생태계를 유지고 있다. ‘생물학적 노아의 방주’, ‘생태계의 엘로라도’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종 다양성에 있어서 아마존, 인도-말레이시아, 파푸아뉴기니, 마다가스카르에 이어 세계 5위로 꼽힌다. 그 원시의 자연은 멀리 있지도 않다. 누메아의 주택가에서는 마당의 정원수가 바오밥 나무다. 붉게 펄럭이는 꽃 때문에 불꽃나무라고 불리는 플레시아나도 흔한데 역시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나무다. 공원의 절반 정도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블루리버파크The River Blue Park라면 또 얼마나 많은 희귀종들을 보유하고 있겠는가. 수도 누메아에서 남동쪽으로 1시간 정도 차를 몰아 야떼Yate지역에 도착했다. 공룡보다 오래된 소나무 가이드 프랑소와 트랑Francois Tran씨는 생태학자이자 한번 들은 한국어 단어까지 정확하게 구사하는 비상한 기억력,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어려운 설명들은 하나로 지루하지 않았다. 뉴칼레도니아의 생태계를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적임자였다. 공원으로 진입하는 동안 프랑소와씨가 가장 열정적으로 설명한 것은 아로카리아Aroucaria 나무였다. 뉴칼레도니아의 대표 수종인 이 나무는 사실 족보를 거슬러 올라가기가 힘든 만큼 까마득한 소나무의 조상님이다. 2억5,000만년 전 중생대 초반에 나타났으니 공룡보다 오래 살아남은 셈. 공룡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때 뉴칼레도니아를 찾아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로카리아가 추운 날씨에 적응한 것이 지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침엽수종의 소나무이고 더운 지방에서는 잎 모양이 넙적하고 부드러운 카오리 나무가 됐다. 그 잎 모양도 제각각이어서 현재 전 세계에는 19종의 아로카리아 나무가 남아있는데 그중 13종을 블루리버파크에서 볼 수 있다. 숲에서 직접 마주친 수령 1,000년 이상의 카오리 나무는 그 그늘의 폭조차 가늠하기 어려웠다. 높이 40m, 둘레 2.7m, 펼친 가지의 폭이 35m나 된다. 얼마 전에는 수령 700년 이상의 카오리나무 350그루가 새로 발견되기도 했다. 4,500년 넘게 살고 있다는 카오리 나무는 어떤 모습일지는 도무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야떼는 열대림과 건조림2)이 섞여 있는 거대한 산림이다. 완주하려면 며칠씩 걸리는 트레킹 코스에 캠핑장, 호수, 연못, 폭포 등을 모두 포함한다. 그중에서 블루리버파크는 야떼 호수를 중심으로 9,000ha에 이르는 땅이다. 야떼Yate호수는 수력발전용 댐 건설로 생긴 담수 인공호수다. 호수에 잠긴 냐울리Niaouli3) 고사목은 물비늘을 뚫고 금방이라도 솟아오를 것 같았다. 오래 쳐다보기가 어려웠던 이유는 세기말적인 풍경이어서가 아니라 오후의 눈부신 은광 때문이었다. 드넓은 숲을 탐방하느라 점심 피크닉이 꽤나 늦어졌었다. 프랑소와씨가 만들어 온 새콤한 샐러드에 금방 구워낸 사슴고기, 멧돼지 소시지를 더하니 색다른 진수성찬이 차려졌다. 프랑스식인지, 원주민식인지 모르겠지만 이날의 점심은 2시간 가까이 충분한 휴식과 수다로 채워졌다. 우리와 계절이 반대인 뉴칼레도니아는 가을이 깊어지고 있었다. 지금쯤은 평균 기온 15~25℃ 사이의 겨울을 관통하고 있을 것이다. 뉴칼레도니아 사람들은 이런 환경을 ‘에버 스프링’이라고 부른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지만 뉴칼레도니아의 숲에는 분명 영원에 가까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블루리버파크 | 위치 누메아에서 동쪽으로 45km 거리. 차로 45분 정도 소요된다. 개장 오전 7시~오후 5시(입장은 오후 2시까지 가능, 월요일 휴관) 입장료 400퍼시픽프랑 문의 687-43-61-24 가이드 투어 예약 칼레도니아 투어스 687-78-68-38 caledoniatours@lagoo.nc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카구새 몸 크기가 평균 55cm로 눈동자는 빨간 색이고 부리도 다리도 붉다. 수명이 30년 정도 되는 카구새는 1년에 1개의 알을 낳아 35일간 품은 후 부화시키는데 분가할 때까지 7~9년 정도를 가족 단위로 생활한다. 날지 못하는 대신 뛰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며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면 한쪽 다리를 세워 바로 도망갈 자세를 취한 상태로 멈춰서 경계한다. 2) 냐울리 껍질이 하얗고 속살은 검어서 나무다멜라누까(블랙 & 화이트)라는 별칭이 있다. 껍질이 마치 종이처럼 벗겨지는데 불이 붙어도 겉만 타고 안은 잘 타지 않아서 목재로 잘 사용된다. 수액에 여러 가지 효능이 있어서 감기약이나 비누를 만들고, 사탕으로 먹기도 한다. 3) 열대림 vs 건조림 칼레도니아의 서쪽 해안지대, 한 해 강수량이 50cm~1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400여 종 이상의 식물들이 살고 있다. 냐울리 나무는 대표적인 건조림 수종이다. 건조한 환경에 적응해서 자라는 키 작은 관목지대를 ‘마이닝 마키아Maquis miniers’라고 부른다. 반면 동쪽 해안의 한 해 강수량은 3~6m 정도라서 풍성한 열대우림을 이루고 있다. 이 중 82%가 고유종이다. New Caledonian Island 비오는 날의 일데뺑 일데뺑Ile des Pins으로 가는 에어칼레도니 비행기는 20분간 태평양 바다 위에 떠 있었다. 바케트를 닮았다는 본섬과 그 둘레로 푸른 띠를 그린 라군들, 그리고 작은 부속섬들을 감상하기 위해서였지만 날이 흐렸다. 뿌연 시야에 잡히는 것은 가물거리는 형상들뿐이었다. 그리고 흐린 날씨는 일데뺑 일정 내내 계속됐다. 부니 나무를 닮은 사람들 기대에 찼던 오로 자연풀장Baie d’Oro et Piscine Naturelle에 도착했을 때에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얕은 수심, 투명한 물, 고운 모래사장, 앙증맞은 열대어 무리까지, 완벽한 스노클링 조건을 갖춘 오로 풀장이었지만 단 한 가지, 날씨가 받쳐주지 않았다. 수온이 뚝 떨어져 수영은 포기. 입고 온 비키니가 무색했다. 하지만 그런 날씨조차 자연의 일부가 아니던가. 쭉쭉 뻗은 아로카리아 나무의 결기도, 부드러운 모래사장을 숨기고 있는 오로만의 청정함도 그대로였다. 해가 없어도 열대어들은 열심히 빵을 먹기 위해 모여들었고, 사위는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게다가 아름다운 해변, 그 하나만을 기대하기에는 일데뺑은 의외로 큰 섬이었고 풍경은 여러 갈래다. 첫 갈래는 일데뺑의 남동부, 귀향자 수용소였다. 1871년 파리 코뮌이 실패로 끝난 후 쏟아진 정치범들, 알제리에서 일어난 까빌 반란 사건의 정치범 등 중범죄자들은 외딴 섬 안의 또 다른 외딴 섬인 일데뺑까지 보내져 수용소에서 생을 마쳤다. 규모가 꽤 컸던 이 수용소는 지금 폐허 위의 폐가로, 넝쿨에 휩싸여 있다. 시간의 옷을 입고, 숱한 이야기의 무대가 되었을 장소의 기운은 예사롭지 않았다. 수용소를 출발한 차가 쿠토 비치Baie de Kuto에서 카누메라 비치Baie de Kanumera로 연결되는 도로를 달릴 때였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다. 울창한 부니Bugny 나무가 드리운 그늘 터널이었다. 부니 나무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거대한 ‘엔트’처럼 금방이라도 어깨를 흔들며 걸어 다닐 것 같았다. 우락부락하지만 강하고 듬직한 모습. 바오 마을Vao Village에서 만난 카낙족의 모습은 부니 나무를 닮아 있었다. 어떤 경계도 느껴지지 않는 적당한 무관심, 그러나 건네는 인사를 따뜻하게 받아주는 온정. 그리고 호기심보다는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 이 마을의 중심인 바오 성당은 1860년 죄수들에 의해 건립된 것으로 멀리서 보면 전면 입구의 파사드와 후면의 붉은 첨탑이 퍼즐처럼 겹쳐 스위스 산장처럼 아담해 보인다.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생 모리스 기념비는 온통 산호석과 전통장승, 꽃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처음 가톨릭을 전파해 준 선교사들을 기리를 마음이 지극해 보였다. 바다거북과 함께 춤을! 일데뺑에서 다시 모터보트를 탔다. 마치 인형 속에 더 작은 인형이 줄줄이 나오는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처럼 작은 섬에서 또 작은 섬으로, 그리고 더 작은 섬으로 가는 중이다. 아직 정박할 만한 곳이 없는데 보트의 속도가 갑자기 느려졌다. 거북이의 등장이었다. 뉴칼레도니아의 바다에는 녹색 바다거북, 큰머리 거북, 붉은 바다거북 등이 살고 있다고 들었다. 배의 추격을 물리치고 도망가려는 거북이를 노칠세라 한 남자가 첨벙 물속으로 다이빙을 했다. 우리가 발견한 것이 거북이가 아니라 듀공dugong이었다면 그의 다이빙은 허락되지 않았을 것이다. 돌고래와 인어 전설의 기원이라는 듀공은 해초를 먹고 살기에 ‘바다의 소’라고 불리지만 몸길이가 3m나 된다니 말이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는 앵무조개1)도 뉴칼레도니아의 심해 속에 살고 있다. 30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새하얀 모래사장이 등장했다. 마치 사막의 신기루를 만난 것처럼 반갑고 기이하나 한편으로는 현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구심마저 솟구친다. 배에서 내려 모래섬 위에 발을 내딛고 나서야 비로소 이 새하얀 모래섬이 현실임을 실감케 된다. 지금 내가 내려선 곳이 바로 그 유명한 노깡위Nokanhui Island라는 황홀한 현실. 이 풍경을 가능케 한 것은 라군2)이었을 것이다. 폭이 55~78km밖에 되지 않고 길이는 500km에 이르는 뉴칼레도니아는 섬의 둘레를 따라 세상에서 두 번째로 긴 1,600km의 라군석호이 띠를 두르고 있다. 섬과 산호초 사이의 바다를 이르는 라군은 파도가 없어 항상 잔잔하다. 그리고 그 사이에 일데뺑과 로와요떼 군도에 속하는 리푸, 마레, 우베아섬 등의 작은 섬들이 자리잡고 있다. 산호가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은 따뜻한 수온과 풍부한 햇볕이다. 산호초가 많으면 물속에 산호공급이 활발해 수중생물에게도 살아가기 좋은 조건이 된다. 그래서 산소탱크를 메고 깊은 바다에 들어가지 않아도 뉴칼레도니아에서는 살아있는 바다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앙증맞은 조개껍데기와 산호 조각을 모아서 손바닥 위에 굴리면 만화경을 보는 것처럼 변화무쌍하다. 그런 자잘한 재미를 만끽하지 않는다면 노깡위를 섭렵하는 산책은 채 20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 산책을 잠시 방해했던 것은 트리코레예라고 불리는 무지개뱀Rainbow Snake이었다. 빠비용처럼 띠무늬를 지닌 이 바다뱀은 물속에서 유유히 헤엄치다 인기척에 놀라서 나무더미 사이로 몸을 숨겼다. 독이 있지만 입이 너무 작아서 사람을 물 수는 없다고 하니 두려워할 존재는 아니다. 마지막으로 손에 쥔 마트료시카 인형은 개인 소유인 메트르Maitre섬이었다. 파도를 헤치는 요트 항해 끝에 도착한 이 섬은 2004년 에스카파드 아일랜드 리조트Escapade Island Resort의 개장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뉴칼레도니아 유일의 수상 방갈로가 S자로 줄지어 선 풍경은 꿈꾸던 바다 위의 휴가를 현실로 재현한 느낌이다. 테라스에 설치된 계단의 마지막 스텝은 열대어가 유영하는 바다다. 비 오는 일데뺑 여행은 마치 그 마지막 계단에서 우뚝 멈춰 서 버린 듯한 느낌이었지만, 그것이 다시 뉴칼레도니아를 가고 싶게 만든 이유이기도 했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뉴칼레도니아 관광청 www.new-caledonia.co.kr, 에어칼린 www.aircalin.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앵무조개 3억4,000만년 전부터 살았던 두족류 동물로 수심 150~600m의 심해에 살고 있다. 지름 20cm, 혹 9cm의 크기로 살아있는 화석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갈색의 방사상 띠로 이루어진 껍질의 무늬가 앵무새의 부리를 닮았다고 해서 앵무조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누메아 아쿠아리움에서 살아있는 앵무조개를 볼 수 있다. 2) 뉴칼레도니아 라군 세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24,000㎢의 라군으로 2008년 7월에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폭이 좁게는 30km, 최대 200km까지 펼쳐진 곳도 있다. 둘레의 총 길이는 1,600km로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다음으로 길다. ▶travie info 항공편 2008년부터 에어칼린이 인천-누메아 사이를 주 2회(월, 토, 약 9시간 30분 소요) 운항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기내 환경 업그레이드로 이코노미 좌석이 기존보다 15도 더 젖혀지며 손잡이도 자유자재로 조절이 가능해졌다. 개인별 최신 통합 리모콘뿐 아니라 USB 및 애플용 포트도 탑재했다. 이 밖에도 한국인 통역원이 탑승하고 있으며 기내식으로 김치를 제공하는 등 지역 맞춤형 서비스도 충실하다. 동계시즌인 10월30일부터는 수·일요일로 요일을 변경해 신혼여행객이 이용하기에 더 편리해질 예정이다. 문의 02-3708-8581 시차 한국보다 2시간 빠르다. 날씨 평균 기온 15~32도 사이의 초여름 날씨. 계절은 한국과 반대다. 화폐 퍼시픽프랑을 쓴다. 한국에서는 달러보다 유로화로 바꿔 가는 것이 유리한데 환전 수수료가 높으므로 웬만한 것은 카드로 결제하는 게 낫다. 물가는 유럽 수준.
  • 이상득 前의원 구치소서 곧 석방

    이상득 前의원 구치소서 곧 석방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상득(78) 전 의원이 조만간 구치소에서 풀려날 것으로 보인다. 1일 법원에 따르면 이 전 의원 측은 2심이 선고한 잠정적 형기를 모두 복역함에 따라 지난달 28일 대법원 2부에 구속집행정지 및 구속취소 신청서를 냈다. 이 전 의원은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3억원씩 받고, 코오롱그룹에서도 1억 575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이 전 의원에게 돈을 줬다는 김 전 회장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일부 무죄로 판단해 징역 1년 2개월로 감형했다. 현재 이 전 의원과 검찰이 모두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지난해 7월 10일 구속 수감된 이 전 의원은 오는 9일이면 항소심이 선고한 징역형 형기를 모두 복역하게 된다. 이 경우 법원은 피고인을 석방하고 남은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법원 관계자는 “통상 미결 구금일이 잠정적인 형기를 초과할 경우 보석을 허가하거나 구속집행을 정지한다”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 전 의원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대상을 보며 내면을 그린다, 재현이란 없다

    대상을 보며 내면을 그린다, 재현이란 없다

    작품마다 신선한 아이디어가 녹아 있고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실험성이 강하며 개인의 관심사에 대한 흥미도 이채롭다. 지금 화랑가에는 이색 소재로 관객을 잡아끄는 묘미로 가득찬 전시들이 눈에 띈다. 여름 내내 폭염에 지친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휴식처가 될 만하다. 진 마이어슨(41)은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미국, 유럽, 홍콩에서는 널리 알려진 유명 작가다. ‘아시아의 앤디 워홀’로 불리는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51)의 ‘절친’이기도 하다. 구상화인 듯하면서도 추상회화의 맥을 잇는 작품들은 런던 사치갤러리, 뉴욕 첼시미술관, 솔로몬 구겐하임미술관 등 세계적 미술관으로부터 초대받았다. 이런 그의 눈에 비친 사물은 온통 왜곡돼 있다. 마치 독특한 렌즈가 달린 듯하다. 잡지, TV, 사진 등에서 빌려 온 이미지를 해체하고 비틀어 기존과 전혀 다르고 생뚱맞은 모습으로 캔버스에 풀어낸다. 서울 중구 황학동 등 도시 풍경을 찌그러뜨리거나 뒤틀고 통째로 이어진 듯 유기적인 모습으로 둔갑시키는 화법이 탁월하다. 웃음을 머금은 채 후드티를 뒤집어쓴 모습을 그린 자화상마저 보는 이들을 우울하게 만들 정도다. 작가는 “눈에 보이는 작품도 그리는 과정에서 왜곡의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어떻게 보는가가 중요하다. 내 작품은 특정 장소를 그렸다기보다는 내면의 장소를 풀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작품 세계는 인천에서 태어나 네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어릴 적 경험이 영향을 끼쳤다. 한국 이름은 박진호. 어린 시절 주변 300㎞ 반경에 동양인이라곤 단 한 명도 없던 시골 마을에서 자란 그는 그저 덩치 작은 동양인 외톨이였다. 늘 혼자 놀며 자연스럽게 그림에 애착을 가졌다. 역사학자인 아버지가 그를 미술가로 키웠다. 미니애폴리스 칼리지와 펜실베이니아 아카데미에서 회화를 전공한 뒤 뉴욕과 파리, 서울을 거쳐 현재 홍콩에서 작업 중이다. 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하고 단란한 가정도 꾸렸지만 여전히 마음속 상처는 깊다. “한국의 부모님을 만나려 시도했지만 아직 찾지 못했다”는 그는 10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끝없는 경계’전을 이어 가고 있다. 2009년에 이어 한국에서 갖는 두 번째 개인전이다. 신작 회화 10점이 나왔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안두진(38)은 미술에 물리학을 접목한 ‘이마쿼크’ 이론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회화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마쿼크는 ‘이미지’와 물질의 최소 단위인 ‘쿼크’의 합성어. 2008년 이 조형이론을 들고나온 뒤 자신의 작업을 ‘발생적 회화’라 부르며 캔버스에 깨알 같은 점을 차곡차곡 쌓아 이질적 풍경을 담아낸다. 점, 선, 면을 만드는 붓질을 계량화하는 독특한 기법을 구사한다. 대표작 ‘먹구름이 몰려오는 어느 날’을 보면 먹구름을 잔뜩 머금은 하늘이 폭발할 듯 숲과 마을을 노려본다. 뭔지 모를 엄청난 재앙이 닥칠 듯 불안한 이유는 무수한 꼬임과 붉은 기운이 감도는 형광색 캔버스 탓이다. 작가는 “세상의 모든 물질은 최소 단위인 원소 배열 구조로 이뤄졌고, 그림 또한 최소 단위인 ‘이마쿼크’의 조합으로 이뤄진다고 본다”면서 “(내 그림은) 풍경을 담지만 실존하는 풍경을 재현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2004년 등단한 작가는 그간 홍콩, 베이징 등 해외 전시에서 호평받았다. 다음 달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개인전 ‘오르트 구름’을 통해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10여년 전 인기 캐릭터 ‘동구리’를 세상에 처음 내놓은 권기수(41)는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의 동구리를 만들어 내느라 여전히 바쁘다. 내용이나 기술적인 면에서는 조금씩 변화도 꾀한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작업실에서 마주한 그는 “‘또 동구리네. 아직도 동구리야?’라는 반응이 제일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동구리는 한국화라고 주장한다. “언뜻 아크릴로 그린 팝아트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사군자와 강태공, 죽림칠현이 녹아 있다”고 한다. 동구리가 찌든 세상을 떠나 늘 웃는 모습으로 세상의 시름을 덜어 주는 이유다. 동구리의 최신 버전은 10월 27일까지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박여숙화랑에서 열리는 ‘골든 가든’ 전에서 공개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범법자’ 냉동 갈치, 법 바꾼 사연은

    [주말 인사이드] ‘범법자’ 냉동 갈치, 법 바꾼 사연은

    “통조림을 땄으면 내용물은 다른 용기에 보관해라.” “남은 두부는 통에 물을 함께 채워서 냉장고에 넣어라.” “냉동실 고기를 실온에서 해동하면 상할지 모르니 꼭 냉장실에서 서서히 녹여라.” 살림에 젬병인 딸에게 요즘 친정엄마들은 이런 팁을 준다. 김치나 반찬은 직접 해주니 요리법 교육은 생략해도 되지만, 그나마 보관이라도 제대로 해 식중독에 걸리는 일은 피하라고 숙지시키는 ‘상식’이다. 그런데 이 상식에 따라 냉동수산물을 냉장실에서 녹였던 대형마트가 과태료 처분과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넉 달 전 대구 롯데마트 율하점이 국산 냉동갈치 4박스(137마리)와 세네갈산 냉동갈치 1박스(24마리)를 냉장고에서 해동하다 포항해양경찰의 단속에 적발됐다. 식품에 관한 규정을 망라한 ‘식품공전’은 “냉동수산물은 해동 하루 만에 판매해야 한다”고 정했는데, 이틀 이상 냉장 해동을 한 게 문제였다. 이어 단속 결과 통보를 받은 대구 동구는 율하점에 대해 7일 영업정지 조치를 취했고, 롯데마트 측을 대구지검에 고발했다. 반면 롯데마트는 부당한 처분이라며 대구시에 행정심판을 청구하고, 대구지법에 행정소송을 냈다. 이번 단속 내용을 전해 들은 다른 대형마트의 수산물 코너 직원은 23일 “이것은 행정처분이 아니라 영업방해”라고 잘라 말했다. 단속반이 내세운 ‘하루 동안 해동’ 규정을 맞추기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인데, 이유는 이렇다. 요즘은 생선을 잡자마자 배에서 박스째 바로 얼리는 경우가 많다. 내장은 물론 낚싯바늘도 그대로 언다. 판매를 하려면 최소한 바늘을 뺄 수 있도록 손질이 가능하게 생선을 충분히 해동시켜야 하는데, 이 정도로 해동이 되려면 냉장실에서 보통 하루 이상이 걸린다. 해동 시간만으로 ‘규정된 하루’를 다 쓰게 되는 셈이다. 물론 흐르는 물이나 실온에서 해동하면 하루 만에 녹일 수 있지만, 표면이 먼저 녹는 현상 때문에 세균이 대량 증식된다. 이 직원은 “냉장실에서 녹여 범법자가 되며 팔거나, 실온에서 녹여 비위생적으로 팔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겠네요”라고 비꼬았다. 수산물 코너 직원이 내놓은 반박은 호소력이 강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건에 개입하게 된 대구시, 법원, 검찰, 식품의약품안전처 모두 ‘갈치’를 고민하게 된 이유다. 마트 측은 ‘하루 동안 해동’ 규정이 최소한 섭씨 10도 이하 냉장실에서 일어나는 물성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하루 동안 해동’은 명백하게 법전에 기록된 규정. 현재 냉장해동을 실시 중인 대형마트 전부가 법전에 적힌 법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갈치를 비롯해 10여종의 수산물이 망라되던 행정소송 공판에서는 마트 측 증인의 ‘강의식 설명’이 펼쳐지곤 했다. “납작한 갈치는 비늘 때문에 하루 뒤 언상태에서 떼어내기 어렵겠지만, 오징어나 동태도 하루 이상 냉장해동을 한 다음 판매하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불법입니다.”(단속반 측) “오징어는 괜찮다고요? 냉장해동 하루가 지나 언 상태에서 오징어를 하나씩 떼면 다리가 9개짜리도 있고, 8개짜리도 생깁니다. 집에서 요리하다가 다리 잘린 오징어를 본 고객이 다시 마트에 와서 오징어를 사려고 하겠습니까.”(마트 측) “그렇다면 냉동수산물 대신 고등어 같은 제철 신선수산물 위주로 팔면 안 됩니까.”(재판부) “건어물을 제외한 수산물 중 절반이 냉동입니다. 제철이더라도 잡히는 수량이 적으면 값싼 냉동수산물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습니다. 고등어를 말씀하시는데, 정부에서 물가 안정시키라고 마트를 통해 판매하는 고등어 역시 냉동 상태로 내려옵니다. 비축물량은 모두 냉동수산물인 셈입니다.”(마트 측) “대형마트가 해동과 관계없이 팔다 남은 생선을 다시 냉장고에 보관한다든지, 일주일 이상 냉장고에 방치하는 경우도 없다고 할 수 있습니까. 식품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법 조항을 걸고 넘어가지 마세요.”(단속반 측) 치열한 공방 속에서 행정소송 기간은 길어지고 있다. 검찰 역시 석 달이 넘도록 롯데마트 측에 대한 처벌수위를 정하지 못한 채 식약처 등 관계기관에 사실조회 등을 진행 중이다. 다만, 대구시청 행정심판위원회는 이달 초 롯데마트 측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당초 영업정지 처분을 1162만원의 과징금 처분으로 변경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대구 지역 시민단체는 “상대적으로 마트 측 손실이 덜한 과징금 부과 처분을 내린 것은 대형마트 봐주기”라고 주장했지만, 대구시 관계자는 “과징금 처분이 더 적절하다고 행정심판위원회에서 판단했을 뿐 영업정지가 과징금보다 중한 처벌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행정심판 과정에서 예기치 않았던 성과는 ‘대형마트가 법을 어기지 않으면서 냉동수산물을 해동해 판매할 방법’을 찾은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행법에 따르면 식품가공업자가 낚싯바늘이나 못 먹는 내장을 제거하기 위해 잠시 해동했다가 다시 얼리는 것은 위법이 아니다”면서 “현재 식품유통업과 식품판매업만 할 수 있는 대형마트가 식품가공업 지위를 얻는다면 생선을 손질해 얼려뒀다가 당일 필요한 만큼 녹여서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공에만 재냉동 예외를 두는 것이 적절한지 차치하고 현행법을 존중하며 내놓은 ‘솔로몬식 해법’이지만, 이를 따르면 졸지에 대형마트가 ‘식품가공업’까지 진출하게 되는 셈이다. 법원에서, 검찰에서, 행정청에서 ‘규정’과 ‘현장’의 충돌이 일어나자 중재자가 나섰다. 냉동수산물의 공급자 측을 대변하는 한국원양산업협회가 과학적인 데이터 확보를 위해 실험을 한 것. 이동욱 원양산업협회 이사는 “얼어 있는 여러 종류의 생선을 위생적으로 냉장실에서 서서히 해동시킨 결과 통상 12~18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물론 영하 60도에서 급속냉동하는 참치 같은 경우 24시간이 지나도 녹지 않지만, 이런 경우는 예외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 규정대로라면 해동하는 데 18시간이 걸리고, 6시간만 판매할 수 있다는 결론”이라면서 “이런 불편함이 바로 ‘손톱 밑 가시’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 이사는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했다. 식약처도 이달 초 대형마트 3곳을 모두 방문해 현장점검을 벌인 데 이어 지난 14일 대형마트 등과 간담회를 열었다. 식약처는 ‘해동 후 하루 동안’ 수산물을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정을 고칠 방침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동 하루 만에 판매해야 한다는 규정은 해동 수산물이 쉽게 부패하기 때문에 식품안전을 위해 정한 가이드라인으로 비교적 최근인 2011년에 만든 조항”이라고 했다. 냉동수산물을 냉장실에 옮겨놓고 보름 이상 판매하는 등 위생상 좋지 않은 대형마트를 규제하기 위한 조항인데, 현장에서 이 규정에 따라 정상적인 해동 상태 수산물이 단속되는 결과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식약처의 ‘손톱 밑 가시빼기’는 현장점검을 토대로 했지만, 현장의 애로를 모두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 대형마트가 해동을 빌미로 오랫동안 냉장고에 수산물을 방치하지 않도록 적정한 해동시간을 정하려는 과정에서는 가자미가 복병으로 등장했다. 식약처 측은 “갈치, 동태, 오징어, 병어, 고등어, 꽁치 등 대부분의 생선이 표면을 중심으로 얼었다면, 가자미는 살과 물이 어우러져 블록 상태로 얼었다”면서 “가자미의 경우 48시간 정도 있어야 냉장해동이 완성되는데 이보다 해동시간이 더 걸리는 생선이 있는지는 또 조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사항을 법으로 정하는 게 옳은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식약처 계획대로 ‘하루 동안 해동’ 규정이 개정될 경우 현재 단속반과 대형마트 사이에서 벌어지는 논쟁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규정 때문에 논쟁을 야기할 단속이 진행될 여지는 남는다. 예컨대 가끔 대형마트에서 열리는 ‘참치 해체쇼’가 냉장창고 안에서 이뤄지긴 어렵다. ‘해동된 수산물은 냉장 상태에서 판매해야 한다’는 식품공전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실온에서 해체 및 판매가 이뤄지는 참치 해체쇼는 불법인 셈이다. 그저 갈치도, 가자미도, 참치도 기막힐 노릇이다. 글 사진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주말 영화]

    ■카운터페이터(EBS 토요일 밤 11시) 역사상 최대의 위조지폐 작전에 투입된 천재적인 위조 전문가가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속였어도, 영혼만은 속일 수 없었다. 독일에서 ‘위조의 제왕’으로 명성을 떨치며 화려한 삶을 살던 살로몬 소로비치(칼 마르코빅스). 그는 경찰에 체포된 후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로 끌려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영국 국고의 4배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위조하고자 나치의 대규모 위폐 생산과 공문서 위조 작전인 ‘베른하트 작전’에 140여명의 위조 전문가들이 투입된다. 그렇게 그들은 실패하면 죽음뿐인 작전에서 탱고 선율이 흐르는 작업 환경과 탁구대 사용 등 다른 수용자와는 비교할 수 없는 혜택을 누린다. 하지만 영국 파운드에 이어 미국 달러까지 완벽한 위조를 눈앞에 둔 이들은 삶과 영혼의 양심이라는 선택 속에서 갈등하기 시작한다. ■독립영화관 여름호 단편선 3편(KBS1 일요일 오전 1시 5분) 선구는 죽은 사람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믿게 된다. 그 사실을 믿기 시작한 어느 날 밤. 일준을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다. 다음 날, 선구는 일준이 이미 3일 전에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공포에 휩싸인다. 그렇다면 어제 만난 건 누구란 말인가. 한편 그날부터 선구는 약속을 지키라는 정체불명의 문자를 받기 시작한다. <어떤 약속>. 만년 과장 오성민의 회사 사장님은 회사에서 개를 기른다. 성민은 사장님에게 잘 보이려고 개에게 점심을 준다. 그런데 갑자기 개가 쓰러지고 마는데…<자네 정말 개를 사랑하는고만>. 뉴질랜드로 어학연수를 간 줄 알았던 해인이 한국에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 라이는 울분이 머리끝까지 차올라 해인을 만나러 간다<레몬 타임>. ■태극기 휘날리며(EBS 일요일 밤 11시) 1950년 6월. 서울 종로 거리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진태는 힘든 생활 속에도 약혼녀 영신과의 결혼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동생 진석의 대학진학을 위해 언제나 활기차고 밝은 생활을 해 나간다. 하지만 6월의 어느 날, 평화롭기만 하던 서울은 순식간에 사이렌 소리와 폭발음, 그리고 사람들의 비명으로 가득해진다. 피란을 결정한 진태는 영신과 가족들을 데리고 수많은 피란행렬에 동참한다. 하지만 피란열차를 타려고 도착한 대구역사에서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에 말려들고 만다. 그렇게 만 18세로 징집 대상이었던 진석은 군인들에 의해 강제로 군용열차로 오르게 되고, 진석을 되찾아오기 위해 열차에 뛰어오른 진태마저 징집된다.
  • 펀드평가사 ‘제로인’ 분석

    펀드평가사 ‘제로인’ 분석

    아시아 신흥국 금융위기설로 이들 나라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졌다.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 등의 펀드 수익률에 경고등이 켜졌다. 투자 방식 조정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2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아시아 신흥국 금융위기설의 중심에 있는 인도 주식에 투자한 펀드는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22.54%(21일 기준)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 -6.40%에 비해 손실률이 3배가 넘는다. 인도 주식펀드의 수익률은 해외 다른 주식형 펀드와 비교해도 가장 낮았다. 인도보다 앞서 금융위기설이 나왔던 브라질 주식펀드는 3개월 평균 수익률은 -21.38%다. 인도 등을 포함해 아시아 신흥국 주식에 투자한 펀드는 -10.09%, 브라질 등 남미 신흥국 주식에 투자한 펀드는 -16.59%의 수익률을 각각 기록했다. 인도 주식펀드 가운데 설정액(1036억원)이 가장 많은 ‘미래에셋인디아솔로몬1주식A’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22.54%다. 3개월 수익률이 가장 저조한 펀드는 IBK자산운용의 ‘IBK인디아인프라A주식’으로 -33.96%다. 수익률이 가장 나은 인도 주식펀드인 ‘NH-CA인디아포르테주식A1’도 -17.01%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출구전략(경기부양책을 거둬들이는 것)을 본격화하면 아시아 신흥국 금융위기설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투자 방식을 조정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구재상 케이클라비스 투자자문 대표는 “해외 신흥국에 대한 투자는 조심하는 편이 좋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이어 “한국은 이들 아시아 신흥국과 달리 제조업이 강하고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대미 수출도 늘어날 수 있다”며 “최근 외국인이 한국 제조업 관련 주식을 샀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신흥국 펀드가 기대 수익률을 달성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으로 투자 전략을 바꾸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기고] 국정원 개혁, 국익 차원 접근해야/윤홍석 극동문제연구소 동북아연구실장

    [기고] 국정원 개혁, 국익 차원 접근해야/윤홍석 극동문제연구소 동북아연구실장

    최근 국가정보원 직원 댓글 사건과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이 정쟁 이슈로 부상하면서 국정원 개혁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증인들이 증인선서를 거부한 채 진행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는 국정원의 정치 개입과 경찰의 수사 축소 은폐에 대한 새로운 사실은 거의 밝혀지지 못한 채 여야 간 대치정국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정원 정치 개입 문제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못하는 가운데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불만과 피로감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정보기관으로서 국정원의 위상이 약화되어 정치적 희생양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국정원 개혁을 정치적 관점으로 접근하게 되면 국가안보에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국정조사의 목적은 국정원의 정치 개입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이를 개혁의 기반으로 삼아 국가 정보기관으로서 국정원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정치권은 국정조사와 국정원 개혁을 당리당략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문제는 국정원의 정치 개입 차단을 주장하는 야권이 개혁을 명분으로 국내 파트의 폐지, 심지어 조직 해체마저 거론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북한에 의한 사이버 테러, 종북세력의 친북활동, 탈북자 간첩사건 등 현실적 안보환경을 고려할 때 국내정보와 국제정보는 분리될 수 없으며, 따라서 국정원 국내 파트의 폐지는 현실에 맞지 않는다. 더욱이 북한은 국정원 해체를 지속적으로 주장하면서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있고, 국내의 일부 종북세력은 이러한 북한의 대남전략에 동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직 해체까지 거론하는 것은 안보 현실을 지나치게 경시하는 처사이다. 현재 지구상의 거의 모든 국가가 정보기관을 운용하고 있다. 냉전 종식 이후 많은 국가가 일시적으로 정보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축소하기도 했지만,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미국을 비롯해 영국·중국·러시아·일본·북한 등 대부분의 국가는 정보기관의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전통적 안보 위협 외에도 사이버 테러 등 새로운 위협 요인이 끊임없이 증가함에 따라 관련정보의 수집과 분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국정원의 정치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책 마련이 필요하며 관련 개혁도 불가결하다. 또한 국정원 개혁은 국가안보를 위한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가운데 정치 개입과 권력 남용 등 민주적 가치의 훼손을 방지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국정원이 본래의 기능에 충실하고 국가안보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국정원 개혁이 정치적 관점, 즉 당리당략이 아닌 국가 이익의 관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국정원의 자체 개혁 방안과 결과에 대해 국회 내 통제기구인 정보위원회에서의 심도 있는 논의와 여야 간 합의를 통해 연착륙시키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국가 정보기관 본연의 역할 강화와 민주적 가치의 존중이라는 솔로몬의 지혜를 보여주길 여야 정치권에 기대한다.
  • 네덜란드 건축, 사람을 이야기하다

    네덜란드 건축, 사람을 이야기하다

    지난해 개관한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시립 근대미술관 신관. 고색창연한 붉은 벽돌 옆에 뜬금없이 네모난 흰색 대형 욕조를 연상시키는 건물이 들어서 논란을 일으켰다. 건물은 1층이 외부에 그대로 드러난 형태라 마치 공중에 붕 뜬 것처럼 기괴했다. 미학적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찬사와 함께 옛 청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들끓었다. 수년 전 유리벽에 둘러싸인 서울시 신청사가 완공됐을 때와 상황이 비슷했다. 그러나 암스테르담과 서울이 논란을 푸는 방식에는 극명한 차이가 있었다. 네덜란드에선 이를 하나의 요소를 극대화시킨 건축가의 다양성으로 이해한 반면, 우리는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석조 건물인 옛 청사를 건드리는 것은 근대 건축물 훼손이라는 비판에 밀려 제대로 된 담론조차 형성하지 못했다. 염상훈 건축디자인스튜디오 와이 소장은 “과거나 전통을 미래로 가는 하나의 흐름으로 이해하는 네덜란드에선 (과거 건축물의) 보존 또는 해체에 대한 논의도 자유로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우리는 그런 네덜란드의 실용 문화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곳의 건축과 디자인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네덜란드에서 온 새로운 메시지’전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주최한 전시회는 오는 10월 30일까지 서울 중구 수하동 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 갤러리에서 이어진다. 네덜란드는 동성애 결혼, 마리화나, 안락사 등을 합법화한 관용적 태도에서 보여지듯 예술에서도 다양성을 중시한다. 핵심은 인간 행동에 실용성과 미학을 접목시킨 인문주의다. 이재준 새동네연구소장은 “산업화 이후 건축과 디자인, 예술은 하나의 맥락에서 파악된다”면서 “1990년대 이후 국가 지원을 바탕으로 최고 수준에 오른 네덜란드 건축 설계와 디자인의 차별성은 바로 사람에서 출발한 사람 중심의 이야기라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특징은 이번에 전시된 12점의 건축물 도면과 사진, 종이로 만든 축소 모형에 담겨 있다. 주택 단지를 조성하는데 오래된 교회당이 버티고 있어 고민하던 동네에선 교회당을 헐어야 할지, 개발을 포기해야 할지 갈등하다가 솔로몬의 지혜를 찾았다. 건축가 그룹인 ‘아틀리에 프로’가 교회당 지붕을 제거하는 대신 외벽을 그대로 살리고 양 측면에 주택을 건설한 ‘루드허호프’(2005년)를 내놓은 덕분이다. 교회당 내부는 모든 주택이 공유하는 성스러운 중정(中庭)으로 탈바꿈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렘 콜하스가 완공한 ‘크레머 미술관’(2013년)은 현란한 리모델링 기술을 선보인다. 목화 창고로 쓰이던 2.2m 높이 건물의 2층을 싹둑 잘라내 올린 뒤 철골구조의 유리로 마감했다. 실제 건물은 3층 높이의 전시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유명 설계회사인 MVRDV(야콥 반 레이스 등 3명의 건축가 이름을 따서 지음)는 3층 창고 건물의 옥상에 아이들만을 위한 파란색 주거 공간인 ‘디던 빌리지’(2006년)를 완성한다. 디자인 전시물 12점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피트’.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수백개의 원뿔 아이콘이 반응해 움직이는 역동적인 조명 작품이다. ‘속삭이는 의자’는 1.5m가량 높이의 의자 2개 사이에 10여m 길이의 두루마리 종이를 둥그렇게 붙여 두 사람이 비밀스럽게 속삭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이 실제로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되살리는 능력을 잃을 뿐이라는 데 착안해 만든 ‘기억의 세계로 안내하는 소리’는 환자와 가족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다. 디지털 보석에 특별한 추억이 담긴 음악을 저장해 둔 것이 비결이다. 건물 밖 바람의 힘을 이용해 도심에서 긴 스카프를 짤 수 있도록 설계한 ‘풍력 편물기’, 당근·딸기·양파 등의 식료품마다 효능과 복용법을 적어 포장해 놓은 ‘식료품 약국’ 등도 눈길을 끈다. 무료 입장. (02)2151-6514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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