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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이 사는 법] 달라진 세상, 길은 있더라

    [이 사람이 사는 법] 달라진 세상, 길은 있더라

    이 사람을 만나려 했던 건 두 가지 궁금증 때문이었다. 첫째 어쩌다 불혹이란 적지 않은 나이에 변호사가 된 것인지. 둘째 그렇게 어렵사리 변호사가 되어 놓고 지금은 왜 국토교통부 산하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장을 맡고 있는지. 부동산 전문 변호사가 거의 전무했던 20년 전, 건설 분야만 집중적으로 파고든 덕에 업계에서 알아주는 건설 전문 변호사가 된 길기관(57)씨 얘기다. 그는 현재 변호 업무에서 손을 떼고 입주민과 시공사 간 분쟁을 중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두 가지 의문에 대한 그의 답은 뜻밖이었고 단순했다. 1981년 소위 ‘문무대109인사건’의 주동자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꼬리표 때문에 가뜩이나 쉽사리 직업을 가지기도 어려웠다고, 사법고시라는 시험을 치면 그래도 길이 있을 것 같았다는 것이다. ‘문무대109인사건’은 당시 군사정권이 만들어 놓은 대학생 군사훈련장에서 강제 동원된 대학생들이 군부독재에 저항하는 시위를 벌이다 대학에서 제적되거나 강제징집된 사건이다. 또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장을 맡은 건 수임사건의 70%가 건설 관련 분쟁일 정도로 전문 지식을 갖추고 건설관련 저서를 지었으며 광운대 겸임교수로 10여년 넘게 강의를 하다 보니 국토부에서 나름 전문가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그는 설명했다. 흔한 성공담이 아니어서 더 눈길이 간 그를 30일 만났다. -운동권 출신으로 ‘늦깎이 변호사’가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 “109인사건 당시는 시대의 부름이 있었던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10여분 시위를 했는데 이후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출소했던 가혹한 시간이기도 했다. 대학에서 제적당하고 나서 위장취업해 공장을 다니고 야학을 하며 20대를 보냈다. 간신히 복학은 했다. 다만 아쉬웠던 건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실이 아니라, 내 능력이 부족한 탓에 그 운동으로 특별히 세상을 바꾸지 못했다고 느낄 만큼 유능한 운동가가 못 됐다는 것이다. 그렇게 살다가 삶을 바꿀 만한 계기가 생겼다. 인삼 행상을 하며 결혼까지 한 아들을 뒷바라지해 왔던 모친이, 천식으로 고생하시다가 병원비를 마련하지 못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50대 후반인 1994년 돌아가신 일이다. 그게 가슴에 사무쳐서, 돈 없는 설움이 아파서 사법고시를 시작했다. 민주화 운동을 하다 나 혼자 살길 마련하는 것 같은 죄책감이 들 때도 있었지만, 어머니 죽음 이후 가족을 돌보지 못한 가장의 자리가 더 크게 다가와서다. 그렇게 고시 5년 만인 1999년, 40세의 나이에 합격했다.” -고시 합격 전에는 전혀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었나. “이름 대면 알 만한 대기업이나 공기업, 돈 많이 주는 곳에는 원서를 거의 낼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운동권 출신 전과자니까. 노동운동 시절 ‘사문서 위조죄’로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행정착오로 형이 집행되지 않은 전력이 걸림돌이 됐다. 국가공무원법상 이후 10년간 공무원 임용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결국 만 10년이 경과된 99년에야 최종 합격해 법조인의 길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래서 고시 공부 전까지 틈틈이 번역 일을 했다. 여고생이 열광하던 하이틴 로맨스물 ‘할리퀸 문고’ 번역을 필명으로 수십권 했다. 운동권 출신이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돈벌이 수단이 번역이었다. 그래도 문학을 좋아해 다행이었다.” -부동산 전문으로 가게 된 이유가 있었나. “연수원 졸업 후 나와 비슷한 이력이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판검사로 가기엔 벽이 높았다. 아, 실력도 안 됐던 것 같다. 하하. 어쨌든 그런 친구들끼리 모여서 ‘우리 로펌을 설립해 보자’ 의견을 모았다. 당시엔 법무법인을 세우려면 10년차 이상 경력 변호사가 대표 변호사로 이름을 올려야 했는데 박원순 당시 변호사기 고문변호사로 등록해 설립에 힘을 보태 줬다. 박원순 변호사가 그때 ‘부동산 특화된 강소 로펌으로 가는 게 어떤가’라고 제안을 했고 모두 같은 의견이라 당시에는 드물었던 건설 전문 로펌 ‘산하’를 2002년 설립했다.” -기억에 남는 사건들이 있었나. “사상 처음으로 공사입찰 전 예정가격을 불합리하게 삭감하는 발주자의 ‘비정상적인 관행’과 ‘갑질’에 대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린 사건이다. 2011년 ‘제주 10-00 부대장 관사신축공사’ 사례인데 당시 발주자(피고, 국방부 제주방어사령부)가 공사예정가격을 산정할 때 설계도서 및 내역수정을 통해 노무수량을 무리하게 삭감해 입찰을 집행했고 이에 원고(K종합건설)가 시공상 큰 손해를 봤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예산 사정만 고려한 채 무리하게 노무비 등 공사비를 깎는 행위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앞으로 건설업계가 적정 공사비를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됐던 사건에서 원고를 대리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맡고 있는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의 역할은. “위원회는 입주민과 건설사가 ‘공동주택 하자 분쟁’을 두고 다툴 때 하자인지 아닌지 여부를 먼저 판정해 주는 ‘하자심사’와 이후 분쟁을 조정해 주는 ‘분쟁조정’ 두 가지 역할을 한다. 입주자나 아파트 관리소장, 사업주체인 건설사 모두 신청할 수 있다. 예컨대 겨울에 한 아파트 입주민이 ‘침실 벽체에 결로와 곰팡이가 지속적으로 생겼다’며 하자심사 신청을 한 적이 있다. 시공사는 ‘겨울철에 환기를 잘 시키지 않아 습도가 높아져 생기는 현상이라며 보수작업을 거절했다. 결국 위원회가 현장실사를 나가 곰팡이 발생 부위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했더니 벽체 모서리 부위 마감재(벽지와 석고보드) 뒤에 시공된 단열재에 틈새가 생겨 결로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기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시공 결함이란 의미다. 결국 시공사가 하자보수를 진행하게 조정했다. 이렇게 입주 후 문제가 생겼을 때 법원의 소송절차를 통하지 않고도 입주자나 시공사가 하자심사 또는 분쟁조정 제도를 통해 경제적 비용부담 없이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돕는 일을 한다.” -변호사보다 이 일이 더 잘 맞나. “사실 변호 업무는 옳고 그름을 떠나 사실상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 변호사는 결국 한쪽 편을 들어야 하고 민사소송의 경우는 내가 편드는 특정인의 승소를 위해 뛰어야 한다. 그것은 절차적 정의이지 실체적 정의가 아니다.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소송에서 승패가 났다고 해서 실체적 진실이 가려졌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게 의뢰인의 승리를 위해서만 일하는데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서는 누구의 편을 들지 않아도 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전문적인 식견에 의해 판단을 해 줄 수 있다. 또 그에 따라 당사자들이 신뢰하고 승복한다. 실제 하자판정에 따른 이의신청률은 지난해 기준 1.6%에 불과하다. 전체 판정서 교부건 2217건 중 이의신청이 들어온 건은 35건이다. 그 정도로 잡음없이 갈등 중재가 된다. 더욱이 입주자와 사업주체 간의 분쟁을 신속·공정하게 해결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보람도 있다. 그래서 좋다.”-후배들에게 조언해 줄 만한 게 있다면. “부친은 소농이었고, 모친은 인삼행상을 하면서 보따리 들고 돈을 벌어 학비를 댔다. 깡촌에서 공부 잘하기로 소문난 대학교에 갔다고 플래카드를 붙여 줬던 동네의 자랑이었는데 하루아침에 구속이 되고, 전과자가 되고, 학교에서 제적이 됐다. 제대로 된 직장 없이 10여년을 살았다. 제대로 자리잡은 모습을 어머니에게 보여드리지 못하고 떠나보낸 게 늘 가슴이 아프다. 이렇게 나 역시 부족하고 실수투성이인 삶을 살았는데 조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다만 그 말은 하고 싶다. 무슨 일이 생기든 극복할 수 있다고. 많은 것이 바뀌었다. 세상은 정말 많이 변했다. 달라진 시대에 맞게 자기 길을 개척해 가면 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영국 지선우’에게 반했다면, 이 영드를 추천합니다

    ‘영국 지선우’에게 반했다면, 이 영드를 추천합니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 원작 BBC ‘닥터포스터’를 본 사람이라면 ‘영국 지선우’ 배우 슈란느 존스의 연기력에도 푹 빠질만 하다. 두 시즌동안 ‘미친 연기력’을 선보이며 긴장감 넘치게 극을 끌고 간 존스는 영국 아카데미 텔레비전상 여우주연상, 내셔널 텔레비전 어워즈 드라마 연기상을 수상한 정상급 배우다. ‘영국 지선우’의 매력을 재발견 할 만한, BBC아메리카가 꼽은 존스의 대표작을 살펴봤다. ●150년 전 여성 사업가 ‘젠틀맨 잭’ 150년 전 실존했던 여성 사업가 앤 리스터(1971~1840)의 생애를 다룬 BBC 8부작 ‘젠틀맨 잭’(2019)에서 슈란느 존스는 주인공 앤 리스터 역을 맡았다. 요크셔의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 근대적 레즈비언’으로 불린 앤은 방대한 양의 일기에 일상과 로맨스를 자세히 쓴 것으로도 유명하다. 리스터는 남성의 일으로 여겨진 부동산 관리인으로서 뿐 아니라, 당시로선 상상할 수 없는 동성과의 관계를 맺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영국 상류층의 삶 다룬 ‘베니티 페어’ 2018년 영국 ITV에서 방영된 7부작 시리즈. 영화와 드라마로 수차례 리메이크 된 윌리엄 메이피스 태커레이의 1848년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상류층으로 올라가려는 베키 샤프(올리비아 쿡 분)를 중심으로 19세기 영국 상류층의 허영과 위선적인 인간상을 풍자한다. 슈란느 존스는 베키가 다니는 기숙 학교 교장 미스 핑커튼으로, 속물적이면서 냉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여성 형사들 활약 보여준 ‘스콧 앤 베일리’ ‘스콧 앤 베일리’(Scott & Bailey)는 2011~2016년 5시즌 동안 사랑받은 영국 드라마다. 슈란느 존스는 ‘경력단절녀’ 스콧 형사(레슬리 샤프 분)과 함께 사건을 해결해 가는 레이첼 베일리 형사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은 가상의 맨체스터 경찰 신디케이트 나인 중대 사건 팀(MIT)의 구성원으로 야심차고 유능한 여형사들이다. 시리즈는 두 사람의 사생활에도 초점을 맞춘다. 베일리는 그러나 사생활 때문에 일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30대 초반의 우여곡절을 보여주기도 한다. ●‘닥터 후’ 속 휴머노이드 이드리스 1963년부터 이어진 BBC의 인기 SF시리즈 ‘닥터 후’에도 슈란느 존스가 등장한다. 2011년 방영된 뉴시즌6 ‘닥터의 아내’편에 출연한 존스는 소행성에 살고있는 휴머노이드 종족 이드리스로, 하우스라고 불리는 악의 실체에 의해 조종된다. ‘닥터 후’의 팬들이라면 스쳐 지나갔을 그의 ‘로봇’ 연기도 색다른 볼거리. 뉴시즌 6 최고의 에피소드로 손꼽히기도 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주독미군, 폴란드에 배치”… 트럼프·두다의 ‘재선 브로맨스’

    “주독미군, 폴란드에 배치”… 트럼프·두다의 ‘재선 브로맨스’

    외신 “육군 일부·F16 부대 포함 전망” 한일 방위비 분담금 압박 의도 관측도최근 주독 미군 감축 의지를 밝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주독 미군 일부를 폴란드에 재배치하겠다고 했다. 미군 주둔비용 전액을 내겠다는 폴란드를 이용해 한국·일본·독일 등에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압박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마 그들(미군)을 독일에서 폴란드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주독 미군을 3만 4500명에서 2만 5000명으로 9500명을 줄이겠다고 밝혔고, 외신들은 이 중 1000명이 폴란드에 배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폴란드 매체를 인용해 폴란드 추가 배치군이 2000명에 이를 수 있고, 미 켄터키주의 육군 일부와 독일 주둔 F16 부대가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폴란드 주둔 미군은 4500여명이다. 보수 성향의 두다 대통령은 틈이 벌어지는 미국과 독일 사이를 파고들며 주둔 미군을 늘리려 노력해 왔다. 2018년에는 미군이 폴란드에 영구 주둔하면 20억 달러(약 2조 4000억원)를 부담하겠다며 폴란드 내 미군 기지에 ‘트럼프 요새’라는 명칭을 붙이겠다고 했었다. 미군 주둔 비용을 전액 부담하겠다는 의미다. 러시아와 마주하는 지정학적 위협을 상쇄하기 위해 미군 주둔이 절실한 두다 대통령은 오는 28일 대선에서 또 한 번의 당선을 노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두다)가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재선을 위해 세계 각국을 상대로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폴란드는 좋은 지렛대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한국에 요구했던 50억 달러 규모의 방위비 분담금 추계에도 폴란드 사례가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며 “폴란드 이전 미군 규모가 크지 않음에도 강조하는 것은 한국 등에서 방위비 분담금을 더 받아내려는 의도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호텔 델루나‘ 미국서 리메이크…첫 한·미 공동 제작

    ‘호텔 델루나‘ 미국서 리메이크…첫 한·미 공동 제작

    스튜디오드래곤·스카이댄스 공동 제작 원작자 홍자매도 프로젝트 참여할 듯“화려한 비주얼 판타지로 재탄생할 것”지난해 7월 인기리에 방영된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가 미국에서 TV시리즈로 리메이크 된다. ‘호텔 델루나’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미국 할리우드 제작사 스카이댄스와 미국 버전 ‘호텔 델루나’의 공동 기획 및 제작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스카이댄스는 영화 ‘터미네이터’, ‘식스 언더그라운드’, ‘미션임파서블’과 드라마 ‘그레이스 앤 프랭키’ 등을 제작한 미디어 기업으로, 공상과학 장르를 다수 만들었다.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 2월 스카이댄스와 글로벌 콘텐츠 공동 제작과 투자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스튜디오드래곤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IP 계약과 달리 시리즈가 제작 전 과정에 한·미 제작사가 동등하게 참여한다. 방송·스트리밍 서비스, 연계 부가사업도 포함된다. 제작비는 양측이 공동 부담하며, 지적재산(IP) 역시 공동 소유한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영화가 아닌 국내 드라마가 미국 리메이크의 전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미국의 제작 프로세스를 체화하고 향후 현지 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버전 각본은 ‘얼터드 카본’의 제작 총괄이었던 앨리슨 샤프커가 맡았다. ABC의 히트작 ‘스캔들’의 작가 겸 공동 프로듀서로, ABC 첩보 시리즈인 ‘앨리어스’와 FOX의 공상과학 시리즈인 ‘프린지’로 잘 알려져있다. 한국 오리지널 대본을 쓴 홍자매(홍정은·홍미란)도 프로젝트에 창작 과정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빌 보스트 스카이댄스TV 대표는 “‘호텔 델루나’는 인간의 삶,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에 둔 화려한 비주얼 판타지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현 스튜디오드래곤 글로벌 사업 담당 상무는 “더 많은 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인터내셔널 드라마를 제작해 한국 콘텐츠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글로벌 프리미엄 드라마 스튜디오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호텔 델루나’는 엘리트 호텔리어가 호텔 델루나의 지배인을 맡게 되면서 생기는 일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떠돌이 귀신에게만 실체를 드러내는 영혼 전용 호텔이라는 소재로 배우 이지은(아이유)과 여진구가 출연, 지난해 tvN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여름에 피어…셰익스피어

    여름에 피어…셰익스피어

    8월 ‘썸씽로튼’ 국내 라이선스 개막 바텀 형제 작품 탄생기 그린 코미디 베토벤·조카의 실화 모티브 ‘루드윅’ ‘템페스트’ 직접 연주 아역배우 주목셰익스피어의 르네상스 시대가 1930년대 브로드웨이와 비슷했다면? 셰익스피어가 갈릴레이를 만났다면?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다양한 희극과 비극을 써낸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뮤지컬 무대에서 언제나 사랑받는 인물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베니스의 상인’ 등 그의 작품뿐만 아니라 그 자신이 등장인물이 되거나 상징처럼 쓰이기도 한다. 올여름 뮤지컬 무대에서도 셰익스피어를 만나볼 수 있다.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극작가였던 셰익스피어에 맞서 인류 최초의 뮤지컬을 제작하게 된 바텀 형제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뮤지컬 ‘썸씽로튼’이 오는 8월 국내 라이선스 공연으로는 처음 막을 올린다. 셰익스피어의 소설 대목과 단어들을 차용한 대사와 ‘레미제라블’, ‘렌트’, ‘코러스라인’, ‘위키드’ 등 유명 뮤지컬 작품들의 장면과 음악, 패러디가 이어지는 기발한 코미디 작품이다.2015년 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인 뒤 지난해 처음 내한공연을 가져 호평을 얻었다. 국내 라이선스 초연으로 배우 강필석, 이지훈, 서은광이 극을 이끌어 갈 닉 바텀 역을 맡아 열정 넘치는 극작가로 셰익스피어를 견제하며 걸작을 만들어내는 연기를 펼친다.오는 30일부터 공연을 시작하는 뮤지컬 ‘루드윅:베토벤 더 피아노’는 셰익스피어의 영감을 느낄 수 있다. 베토벤과 조카의 실화를 모티브로 삼아 천재 악성 베토벤의 인간적 고뇌를 담은 작품인데, 극 중 아역배우 차성제와 백건우가 피아노 소나타 17번 ‘템페스트’를 연주한다. 이 곡은 베토벤에게 “피아노 소나타 17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물었을 때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읽어보라”고 답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곡가로서 명성을 누리다가 20대 후반 청력을 잃고 절망에 빠진 루드윅(베토벤) 앞에 도전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인물 마리가 나타나 삶의 새로운 의미를 깨우치는 과정을 풀어낼 작품에서 템페스트는 격정적인 선율로 감정을 극대화시킨다.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로맨스극인 템페스트도 절망을 딛고 일어서 화해하고 포용하는 뜻이 담겨 있다. 지난달 31일 막을 내린 창작 뮤지컬 ‘최후진술’은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1564년 동갑내기인 셰익스피어를 삶의 마지막 여행에서 만난다는 참신한 상상의 전개를 담았다. 하늘의 별을 지켜보며 지동설을 지지했다가 로마교회의 종교재판을 받게 된 절체절명의 순간의 별을 노래하는 시인 셰익스피어와의 대화가 신선하다며 관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17일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지금도 아티스트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되거나 응용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한 이야기가 많다”면서 “끊임없이 후대에서 변주할 수 있도록 자극하는 요소도 많고 여전히 아티스트들에겐 도전하고 싶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미군 사칭 6억 9천만원 가로챈 외국인·한국인 징역형

    미군 사칭 6억 9천만원 가로챈 외국인·한국인 징역형

    SNS 등으로 피해자에 접근해 호감을 표시하고 연인 관계를 형성한 뒤 사기를 통해 금전을 가로채는 ‘로맨스 스캠’ 범행을 저지른 나이지리아인과 한국인이 2심에서도 징역형을 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부(부장 박현)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나이지리아 국적 A(37)씨와 한국인 B(28)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이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앞서 1심에서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A씨 등은 공범 2명과 공모해 지난해 4월 1일 C씨에게 통관료 600만원을 송금받는 등 같은 해 8월 13일까지 43차례에 걸쳐 6억 9100만원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들은 미군을 사칭해 호감을 형성한 뒤 ‘골드바 50개를 보내려는데 통관료를 대납하고 골드바를 보관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C씨에게 여러 차례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배송업체도 사칭해 보증료와 통관료를 송금하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C씨로부터 돈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이 저지른 범행은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조직적·계획적·지능적으로 범행이 실행된다”면서 “피해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발생시키는 점에서 엄벌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에 대한 피해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점, 피해 금액, 횟수 등에 비춰 그 죄책이 중하다”고 덧붙였다. 2심 재판부 역시 “범행으로 인한 피해액이 매우 크고, 그로 인한 피해자의 피해도 극심하다”면서 “편취액 중 피고인들이 나눠 가진 수익도 적지 않아 보이는 점 등을 보면 1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상일까요 이상한가요… 모든 사람이 좋을 거란 게”

    “이상일까요 이상한가요… 모든 사람이 좋을 거란 게”

    “‘교도소에 저렇게 좋은 사람이 어딨어’, ‘병원에 저렇게 좋은 의사가 어딨어’ 하는 댓글 많이 봤어요. 하지만 세상 모두가 다 좋은 사람이었으면 하는 게 제 판타지예요.” ●“악역 없어요, 불편하잖아요”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이어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잇따라 흥행에 성공한 신원호 PD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드라마에 질긴 갈등과 ‘욕받이용’ 악인이 없는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쌍문동 골목부터 교도소, 병원까지 그와 이우정 작가가 그린 세상 속에는 갈등과 고민보다 소소한 에피소드와 섬세한 감성이 자리한다. 신 PD는 “악역이 없는 건 우리가 불편한 것을 싫어하는 성향이 있어서인 듯하다”며 “요즘 시청자분들도 갈등이 오래 지속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짧은 갈등을 던지고 빨리 해소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야기는 이상에 가깝지만 ‘슬의생’ 속 공간과 디테일은 현실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각 분과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4년 가까이 대본과 병원 재현에 공을 들였다. 신원호·이우정 짝꿍의 트레이드마크인 삽입곡 선정 역시 숙고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쿨의 ‘아로하’ 등 옛 명곡이 재조명받았다. 선곡은 이우정 작가가 대본의 흐름에 맞는 곡을 고른다. 신 PD는 “과거를 고증하는 가장 강력한 장치가 음악”이라며 “그 어떤 소품이나 세트보다 시대를 환기하는 미장센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저작권 문제로 일부 해외 유명 록밴드들의 곡을 활용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슬의생’은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주 1회 편성됐다. 신 PD는 이에 대해 “파괴력이나 다음편을 보게 하는 힘의 차이는 있지만, 현장에서는 장점이 크다”고 했다. 배우들이 밴드 연습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형식이 준 여유 덕분이다. 시청자들도 외국 드라마를 많이 접하면서 주 1회 방송이나 시즌제에 많이 친숙해졌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5분, 30분, 120분물 등 방영 시간이나 3부작, 6부작 등 제작 편수 변화 시도와 함께, 플랫폼 확장으로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익준과 송화의 사랑? 방송으로” 이익준(조정석 분)과 채송화(전미도 분)의 로맨스로 기대를 높인 시즌2는 올해 연말 촬영에 들어간다. 신 PD는 “새로운 계절에 돌아올 예정이니 방송을 통해 모든 부분을 확인해 달라”며 언급을 아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슬의생’이 이상적? 좋은 사람만 있었으면 하는 게 제 판타지에요”

    “‘슬의생’이 이상적? 좋은 사람만 있었으면 하는 게 제 판타지에요”

    ‘응답하라’ 이어 흥행 연타친 신원호 PD“갈등 오래가는 것 불편…짧고 빠르게 해소 옛 명곡은 대본대로…외국곡 못 넣어 아쉬워”“‘교도소에 저렇게 좋은 사람이 어딨어’, ‘병원에 저렇게 좋은 의사가 어딨어’ 하는 댓글 많이 봤어요. 하지만 세상 모두가 다 좋은 사람이었으면 하는 게 제 판타지예요.”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이어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잇따라 흥행에 성공한 신원호 PD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드라마에 질긴 갈등과 ‘욕받이용’ 악인이 없는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쌍문동 골목부터 교도소, 병원까지 그와 이우정 작가가 그린 세상 속에는 갈등과 고민보다 소소한 에피소드와 섬세한 감성이 자리한다. 신 PD는 “악역이 없는 건 우리가 불편한 것을 싫어하는 성향이 있어서인 듯하다”며 “요즘 시청자분들도 갈등이 오래 지속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짧은 갈등을 던지고 빨리 해소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야기는 이상에 가깝지만 ‘슬의생’ 속 공간과 디테일은 현실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각 분과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4년 가까이 대본과 병원 재현에 공을 들였다. 신원호·이우정 짝꿍의 트레이드마크인 삽입곡 선정 역시 숙고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쿨의 ‘아로하’ 등 옛 명곡이 재조명받았다. 선곡은 이우정 작가가 대본의 흐름에 맞는 곡을 고른다. 신 PD는 “과거를 고증하는 가장 강력한 장치가 음악”이라며 “그 어떤 소품이나 세트보다 시대를 환기하는 미장센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저작권 문제로 일부 해외 유명 록밴드들의 곡을 활용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슬의생’은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주 1회 편성됐다. 신 PD는 이에 대해 “파괴력이나 다음편을 보게 하는 힘의 차이는 있지만, 현장에서는 장점이 크다”고 했다. 배우들이 밴드 연습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형식이 준 여유 덕분이다. 시청자들도 외국 드라마를 많이 접하면서 주 1회 방송이나 시즌제에 많이 친숙해졌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5분, 30분, 120분물 등 방영 시간이나 3부작, 6부작 등 제작 편수 변화 시도와 함께, 플랫폼 확장으로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이익준(조정석 분)과 채송화(전미도 분)의 로맨스로 기대를 높인 시즌2는 올해 연말 촬영에 들어간다. 신 PD는 “새로운 계절에 돌아올 예정이니 방송을 통해 모든 부분을 확인해 달라”며 언급을 아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슬퍼만 하기엔 시간이 아까워… 절망의 끝에서도 행복한 청춘

    슬퍼만 하기엔 시간이 아까워… 절망의 끝에서도 행복한 청춘

    발광병(發光病)은 원인 불명의 불치병이다. “증세는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바로 피부에 생기는 이변이다. 빛난다. 밤에 달빛을 쐬면 몸에서 형광색처럼 은은하고 옅은 빛이 난다. 병세가 악화될수록 그 빛은 서서히 더 강해진다. 그래서 발광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설명은 사노 데츠야의 소설 ‘너는 달밤에 빛나고’(박정원 옮김·디앤씨미디어·2018)에서 옮겨 왔다. 일본에서 50만부 판매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품을 읽고 감독 쓰키카와 쇼는 곧바로 영화화를 결심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영화가 소설과 같은 제목의 ‘너는 달밤에 빛나고’(10일 개봉)다. 그는 이전에도 비슷한 작업을 한 적이 있다. 쓰키카와 쇼는 스미노 요루의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영화화해 이 작품으로 2018년 일본 아카데미상 남녀 신인배우상과 화제상을 받았다. 확실히 그는 싸구려가 아닌 볼만한 대중영화를 만들 줄 아는 능력을 가진 감독이다. 쓰키카와 쇼가 라이트 노벨 특유의 리듬감을 이해하고 있어서다. 라이트 노벨은 나쁘게 표현하면 클리셰의 반복, 좋게 표현하면 데이터베이스화된 양식을 변주하는 장르다. 두 편의 원작만 놓고 봐도 그렇다. 주인공이 고등학생인 청춘물,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학생과 그 곁을 지키는 남학생의 귀여운 로맨스라는 패턴이 똑같다. 그래서 라이트 노벨과 이를 영화화한 작품을 폄하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통속성과 상업성만 있을 뿐 작품성은 없다는 논리다. 다른 의견도 있다. 관점에 따라 여기에서 얼마든지 독특한 작품성을 발견해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중 하나가 ‘감정 알고리즘의 변화’다. 암울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라이트 노벨-영화의 주인공은 비탄에만 잠기지 않는다. 우리가 아는 고전 비극의 주인공을 떠올려 보면 둘의 차이가 더 뚜렷해진다. 라이트 노벨-영화의 주인공은 사별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운명에 슬퍼하기보다는, 남아 있는 시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고 실천한다. ‘너는 달밤에 빛나고’에서 발광병을 앓는 마미즈(나가노 메이 분)의 버킷리스트를 다쿠야(기타무라 다쿠미 분)가 대신 이뤄 주려는 노력은 이런 맥락에서 자연스럽다. 물론 다쿠야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파르페를 먹는다고 발광병이 치료되진 않는다. 그렇지만 덕분에 마미즈는 웃음을 되찾았고 자신의 삶을 좋은 기억들로 채웠다. 이는 다쿠야도 마찬가지다. 이때 분명히 언급해야 할 점은 이들의 태도가 사토리(득도) 세대의 모습과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후루이치 노리토시 지음)의 등장과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너는 달밤에 빛나고’ 등의 출현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일본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한국도 유사하게 감정 알고리즘의 변화를 겪는 중이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오거돈 성추행 피해자 “인지 부조화 주장 충격”

    오거돈 성추행 피해자 “인지 부조화 주장 충격”

    오거돈 전 부산시장으로부터 강제추행 피해를 받은 A씨가 입장문을 내고 오 전 시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주장한 ‘인지 부조화’에 대해 비판했다. A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나온 오 전 시장의 주장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4일 A씨는 부산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입장문을 발표하며 “(오 전 시장의) ‘혐의는 인정하지만, 기억은 나지 않는다’는 말의 모순에 대형 로펌의 명성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집무실에서 일어난 사건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폭언이나 업무상 위력은 결코 없었다’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앞선 2일 오 전 시장은 부산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범행은 인정하나 구체적인 범행은 기억나지 않는다”며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오 전 시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A씨는 사건 본질을 흐리는 정치 공방과 피해자 신상이 드러나는 일부 보도에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는 “제 나이를 강조하며 비하한 박 모 의원과 의도를 의심한 황보 모 의원도 당시 인지 부조화 같은 증상을 겪었으리라 믿는다”면서 “남자친구가 집무실로 쳐들어가 시장을 압박했다는 삼류 로맨스 소설을 최초 집필한 기자의 정보원도 궁금하다”고 적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오거돈 성추행 피해자 “인지 부조화 주장 충격”

    오거돈 성추행 피해자 “인지 부조화 주장 충격”

     오거돈 전 부산시장으로부터 강제추행 피해를 받은 A씨가 입장문을 내고 오 전 시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주장한 ‘인지 부조화’에 대해 비판했다. A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나온 오 전 시장의 주장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4일 A씨는 부산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입장문을 발표하며 “(오 전 시장의) ‘혐의는 인정하지만, 기억은 나지 않는다’는 말의 모순에 대형 로펌의 명성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집무실에서 일어난 사건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폭언이나 업무상 위력은 결코 없었다’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앞선 2일 오 전 시장은 부산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범행은 인정하나 구체적인 범행은 기억나지 않는다”며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오 전 시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A씨는 사건 본질을 흐리는 정치 공방과 피해자 신상이 드러나는 일부 보도에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는 “제 나이를 강조하며 비하한 박 모 의원과 의도를 의심한 황보 모 의원도 당시 인지 부조화 같은 증상을 겪었으리라 믿는다”면서 “남자친구가 집무실로 쳐들어가 시장을 압박했다는 삼류 로맨스 소설을 최초 집필한 기자의 정보원도 궁금하다”고 적었다.  부산성폭력상담소는 오는 9일 전국 200여개 여성·시민단체와 결성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출범 기자회견을 연다. 공대위를 통해 앞으로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피해자 피해 회복, 권력형 성폭력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오거돈 강제추행 피해자 “‘기억 안 난다’는 주장 충격”[전문]

    오거돈 강제추행 피해자 “‘기억 안 난다’는 주장 충격”[전문]

    오거돈 전 부산시장으로부터 강제추행 피해를 본 여성이 4일 장문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피해 여성 A씨는 이날 부산성폭력상담소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영장실질심사에서 나온 오 전 시장의 주장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혐의는 인정하지만, 기억은 나지 않는다’는 말의 모순에서 대형 로펌의 명성을 실감했고 ‘집무실에서 일어난 사건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폭언이나 업무상 위력은 결코 없었다’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A씨는 “구속영장 기각 전 유치장에서 가슴 통증으로 40여분 진료를 받으셨다고 들었는데 개개인의 고통을 계량하고 비교할 수는 없지만, 하루 15알이 넘는 약을 먹으며 수면제 없이는 한숨도 자지 못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자신의 상태를 전했다. 이어 “사건 발생 후 지금까지 저는 오 전 시장의 직접적인 사과를 받은 적도 없고, 따라서 합의할 일도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전관 출신 변호사들을 선임해 ‘인지 부조화’를 주장하는 사람 사과의 진정성을 찾을 수 없고 현실적인 해결이란 말을 앞세워 저와 제 가족을 비롯한 제 주변 누구에게라도 합의를 시도할 시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A씨는 “해당 입장문은 누구의 의견도 더하지 않고 제 방과 제 책상에서 혼자 작성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일 부산지법은 직원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사전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담당 부장판사는 “범행장소와 시간, 내용, 피해자와의 관계 등에 비춰 사안이 중하다”면서도 “불구속 수사 원칙과 증거가 모두 확보되고 피의자가 범행 내용을 인정해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주거가 일정하고 가족관계와 연령 등에 비춰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 제반사정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사유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약 8시간 동안 유치장에서 대기하며 가슴 답답함과 혈압 상승 등을 호소하고 병원 치료를 요청하기도 했다. 앞으로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피해자 입장문 전문 저는 오거돈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입니다. 제 소개를 이렇듯 시작하는 것이 익숙해지기 전에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피해자가 지나치게 적극적’이라는 반응이 부디 없기를 바랍니다. 영장실질심사에서 나온 오 전 시장의 주장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혐의는 인정하지만, 기억은 나지 않는다’는 말의 모순에서 대형 로펌의 명성을 실감합니다. ‘집무실에서 일어난 사건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폭언이나 업무상 위력은 결코 없었다’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사퇴 회견 당시 ‘경중을 떠난 5분’을 강조하며 구국의 결단을 하는듯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지금은 두려움에 떠는 늙은이일 뿐’이라는 말을 남긴 데 세상에 대한 회의감마저 느낍니다. 사실 저는 떠올리기만 해도 구역질 나는 그날 그 집무실에서 시간이 얼마나 흘러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범행의 경중과 전혀 상관없는 그 시간을, 기억을 잃은 분께서 사퇴 회견 당시 어떻게 그리 정확하게 인지하셨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남자친구가 집무실로 쳐들어가 시장을 압박했다는 삼류 로맨스 소설을 최초 집필한 OO일보 0모 기자의 정보원도 너무나 궁금합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소설을 사실이라 믿으시는 듯한 이 모 전 의원님께서도 자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궁금한 것이 넘치지만, 하나씩 풀려갈 것이라 믿으며 말을 아낍니다. 오 전 시장에게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향후 재판에서는 최소한의 합리적 반론으로 대응해주셨으면 합니다. 그것이 피해자인 저를 비롯해 이 사건에 관심 가져주시는 모든 분들에 대한 예의일 줄로 압니다. 구속영장 기각 전 유치장에서 가슴 통증으로 40여분 진료를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개개인의 고통을 계량하고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보다는 심각한 상황인 듯한 환자의 입장으로 한말씀 드립니다. 하루 15알이 넘는 약을 먹으며 수면제 없이는 한숨도 자지 못하는 저도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오 전 시장께서도 쾌차하셔서 잃어버린 기억도 되찾으시고, 앞으로의 재판에 성실히 임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건 발생 후 지금까지 저는 오 전 시장의 직접적인 사과를 받은 적도 없고, 따라서 합의할 일도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전관 출신 변호사들을 선임해 ‘인지 부조화’를 주장하는 사람에게서 사과의 진정성을 찾을 수 없습니다. ‘현실적인 해결’이란 말을 앞세워 저와 제 가족을 비롯한 제 주변 누구에게라도 합의를 시도할 시 가만있지 않을 것입니다.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정치 공방을 원치 않습니다. 저도 인터넷 포털 검색으로 금방 찾아내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내용을 정치권에서 모르시리라 생각지 않습니다. 생방송에서 제 나이를 강조하며 비하하신 박 모 의원님과, 역시 인터넷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제 나이를 강조하며 의도를 의심하신 황보 모 의원님께서 당시 인지 부조화와 비슷한 증상을 겪으셨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모든 것은 본인의 잘못’,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사죄한다’던 70대 오 전 시장은 본인의 말처럼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부산을 너무너무 사랑했다는 한 사람이 응당 갖춰야 할 자세가 아닐까 반세기 가까이 늦게 태어난 제가 감히 생각합니다. 큰 힘이 되어주시는 부산성폭력상담소를 비롯한 전국의 여성단체, 사건 규명에 최선을 다해주시는 변호사님들과 부산지방경찰청과 부산지방검찰청, 피해자 보호에 애써주시는 대다수의 언론인 분들과, 제 판단을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해당 입장문은 누구의 의견도 더하지 않고 제 방 제 책상에서 저 혼자 작성했음을 밝힙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캐리 람, 트럼프에 일갈 “홍콩 시위는 민주주의라더니...美 시위는 폭도?”

    캐리 람, 트럼프에 일갈 “홍콩 시위는 민주주의라더니...美 시위는 폭도?”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직접 제정하면서 미국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이중잣대를 들이대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콩의 폭력시위는 ‘민주주의의 발현’인 양 치켜 세우던 그가 정작 자국 시위에는 배후에 폭도가 있다며 강경진압을 예고한 것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논리다.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람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부 국가는 자국 안보는 중요시하면서 홍콩에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중잣대를 적용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 정부가 자국 내 폭동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와 홍콩에서 발생한 폭동에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를 비교해 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홍콩에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벌어지자 이를 강경 진압하는 경찰을 비난했다. 하지만 자국 내 시위에 대해서는 강력 진압을 주문한 것을 비난한 것이다. 람 장관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제정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을 거론한 것도 비판했다. 그는 “홍콩은 미국이 최대 무역흑자를 거두는 곳이다. 홍콩에 진출한 1300여개 미국 기업이 특혜를 누리고 있다”면서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박탈하면 결국 미국 자신의 이익을 해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람 장관은 “최근 홍콩 내 안보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홍콩이 공포의 도시가 됐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면서 “홍콩보안법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자치와 사법 독립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매해 6월 4일 홍콩에서 열리는 톈안먼 시위 추모 집회가 홍콩보안법 시행 뒤에도 열릴 수 있는지, 이 집회 때 시민들이 “일당독재 종식” 등 구호를 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한편 람 장관과 테레사 청 법무장관, 존 리 보안장관, 크리스 탕 경무처장 등은 3일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지도부와 홍콩보안법을 논의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람 장관에게 “반중 세력과 서방국가의 개입에 단호하게 대처하라”고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은 홍콩보안법의 세부 내용을 다듬고 있다. 오는 9월 홍콩 입법회(한국의 국회의원 격) 선거 전에 이를 시행해 친중 세력이 참패해도 흔들림 없이 법안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문 밖은 불안… 홈쿡 서적·쿡방 인기

    문 밖은 불안… 홈쿡 서적·쿡방 인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집콕’이 늘어나면서 요리를 소재로 한 서적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TV 프로그램에서 선보였던 요리를 정리한 책,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요리법을 알려 주는 책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포진했다. 안방극장에서는 음식, 쿡방 관련 드라마가 일제히 방영을 시작했다.지난달 출간된 ‘이정현의 집밥레스토랑’(서사원)은 가수 이정현이 TV 프로그램에서 보여 줬던 요리와 공개하지 않은 요리 비법 등 모두 101가지 요리법을 담은 책이다. 출간 전 예약 판매만으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고, 각종 대형서점 요리법 분야 집계에서도 상위권을 달린다. tvN 요리 예능 프로그램 ‘수미네 반찬’에서 나온 요리법을 정리해 만든 ‘수미네 반찬2’(성안당)도 1권에 이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초동 요리 선생님’으로 유명한 이혜원씨의 ‘집밥이 편해지는 명랑쌤 비법 밑반찬’(레시피팩토리)과 15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김연아씨의 ‘근사한 솥밥’(쉼)도 요리 분야 순위권에 들었다. 맛있는 밑반찬, 쉽게 한 끼를 차릴 수 있는 솥밥 요리법을 담은 책은 교보문고 요리 분야 각각 4, 8위에 올랐다. 신영인 인터파크 가정과생활 분야 MD는 “홈쿡과 홈술 문화에서 한발 나아가 비건 베이킹이나 사찰 음식 등에 관한 도서도 점차 관심을 받는 추세”라고 말했다. 안방극장에서는 요리를 주제로 한 드라마들이 나란히 방영돼 눈길을 끈다. 지난달 25일 시작한 MBC의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이별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두 남녀가 식사를 매개로 사랑을 되찾고 치유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박시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오랜만에 로맨스극으로 돌아온 배우 송승헌이 정신과 의사이자 음식심리치료사로 열연한다. 같은 날 방송을 탄 JTBC ‘야식남녀’는 쿡방을 소재로 한 드라마다. 게이 셰프가 요리하며 의뢰인의 고민을 상담해 주는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에 이성애자 셰프가 출연을 결심하고, 이후 조연출과 패션 디자이너 간에 형성된 삼각관계를 그린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몸 빛나는 소녀, 보이스피싱하는 외계인...독특한 개봉영화들

    몸 빛나는 소녀, 보이스피싱하는 외계인...독특한 개봉영화들

    독특한 설정으로 관심을 끄는 영화들이 6월 속속 개봉한다. 나에 관한 모든 기억과 기록이 사라진 상황에 맞닥뜨린 형사, 몸에서 빛이 나는 소녀, 그리고 보이스피싱마저 서슴지 않는 외계인까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소재를 들고 나온 영화들이 코로나19로 한산해진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어? 뭐라고? 내가 없다고?…‘사라진 시간’오는 18일 개봉하는 ‘사라진 시간’은 수사하다 모든 게 사라져버린 상황에 놓인 당혹스런 형사의 이야기다.한적한 어느 작은 도시 시골마을에 외지인 부부가 의문의 화재 사고로 사망한다. 사건 수사를 담당한 형구(조진웅 분)는 마을 사람들의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단서를 쫓는다. 그러다 하루아침에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사라진 상황에 빠진다. 집도, 가족도, 직업도 내가 알던 모든 것이 사라진 것. 기억의 실종이나 왜곡을 다룬 영화는 사실 종종 있었다. 영화 역시 어디선가 본듯한, 혹은 한 번쯤 상상했던 상황을 그린다. 최근 공개한 예고편에는 주연 배우 조진웅이 기억을 잃고 혼란을 겪는 장면을 담았다. 자기가 살던 곳을 찾아갔는데 버젓이 남이 살고 있는 식이다. 조진웅이 미스테리한 인물에게 “되돌려 달라”고 호소하는 장면도 담겼다. 조진웅의 연기가 참신한 영화로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여기에 베테랑 배우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정진영과 조진웅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다. 배급사 측은 “신선한 설정과 예측할 수 없는 사건 전개가 몰입감 있게 펼쳐질 것”이라고 했지만, 늘 그렇듯 영화는 개봉해봐야 안다. ●아, 그 발광이 아니고요…‘너는 달빛에 빛나고’ 배급사 측은 6월 개봉하는 ‘너는 달밤에 빛나고’에 관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소녀와 시간이 멈추어 버린 소년이 한 장의 롤링 페이퍼로 만나 버킷리스트를 서로 들어준다는 내용의 로맨스 영화”라고 설명했다. 듣고 보면 뭔가 그럴싸하지만, 좀 더 살펴보면 로맨스 영화치고 설정이 독특하다. 주인공 소녀가 생이 끝나갈수록 몸에서 빛이 나는 ‘발광병’이라는 희귀병에 걸렸기 때문이다. 독특한 병명 탓에 ‘혹시 그 병은 아니지?’하고 오해할 소지도 있으나, 몸에서 빛이 난다는 설정 자체가 살짝 이해불가다. 영상으로 어떻게 구현할지도 궁금하다. 설정만 보고 영화를 매도하진 말자. 일본 제23회 전격소설대상에서 대상을 받고 무려 50만부를 판매한 베스트셀러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2017년 국내에도 개봉해 큰 화제가 됐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츠키카와 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에서 여심을 저격한 배우 키타무라 타쿠미가 또 한 번 등판한다. 키타무라는 발광 소녀도 지키고 여심도 저격해야 한다니, 바쁘다 바빠. ●여보세요? 어, 나야…‘인베이젼 2020’ 외계인의 지구 침공을 다룬 재난 SF ‘인베이젼 2020’도 6월 개봉한다. 외계인들의 지구 침공이야 뭐 영화의 단골소재니, 뻔하겠지 싶을 거다. 그러나 영화 속 외계인은 그동안 가공할 무기로 지구를 위협하던 외계인과 달리 독특한 무기를 들고 찾는다. 지구의 80%를 차지한 물을 쥐고 흔든다.이 정도면 조금 다른가 싶었는데, 이 외계인 녀석들은 두 발이나 더 나아갔다. 실시간으로 인류의 모든 통신을 해킹해 활용한다. 외계 침략자의 해킹에 방송국에서 송출하지 않은 위조된 영상들이 시시각각 가짜 속보로 전해진다. 심지어 생체 정보를 복제해 전화도 건다. 목소리를 변조해 가족 또는 친구인 척 위장하고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그야말로 ‘찌질함’의 극한을 선보인다. 결국, 누구도 믿지 못하게 만들며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한다는 것인데, 이쯤 되면 “그냥 무기로 공격하지...” 싶은 생각마저 들 법하다. 깨끗한 물만 있으면 어떤 상처라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물을 연료로 삼는 탑승형 로봇과 비행체 등 기술력이 있지만, 굳이 보이스피싱에 나선 외계인들과 이에 걸려든 지구인의 눈물겨운 사투가 예상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웹툰 ‘빌린 몸’ 드라마로 만든다…‘인간수업’ 제작사 나서

    웹툰 ‘빌린 몸’ 드라마로 만든다…‘인간수업’ 제작사 나서

    카카오페이지에서 인기리에 연재 중인 박세계 작가의 웹툰 ‘빌린 몸’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 이 작품의 매니지먼트사 재담미디어는 제작사 스튜디오329와 최근 드라마 제작에 대한 계약을 마쳤다고 27일 밝혔다. ‘빌린 몸’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불미스러운 소문이 돌아 음침한 아이가 된 상유, 우등생에 운동도 잘하는 다림, 다림이 좋아하는 호영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학원 배경의 로맨스 장르다. 소꿉친구 호영에게 고백했다가 차인 다림이 우연히 상유와 몸이 뒤바뀌면서 일어나는 소동에서 시작된다. ‘빌린 몸’은 지난해 7월 첫 회가 공개되기 전부터 주목 받았다. 정식 연재 전 아마추어의 등용문이라고 할 수 있는 네이버웹툰의 베스트도전 코너와 다음 웹툰리그 등에 선보이며 팬덤을 확보했다. 누적 독자 역시 28만명을 넘었다. 한편 재담미디어는 자체 기획 작품과 브랜드 웹툰, ‘청춘시대’ 등 드라마의 웹툰화 등 다양한 웹툰 콘텐츠를 생산해오고 있는 만화전문 기획사다. 스튜디오329는 넷플릭스 화제작 ‘인간수업’을 제작했다. ‘빌린 몸’은 대본 작업이 진행 중이며 올 하반기 편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들개를 위한 변론(우재욱 지음, 지성사 펴냄) 사람에게 위협적인 존재인 들개를 꾸준히 관찰하고 이들과의 공존을 모색한 저작. 서울의 지하철 역장으로 일하며 환경과 생태를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들개를 하나의 생명종으로 인정한다면 그들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냥이나 포획도 안 되지만, 먹이를 주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288쪽. 2만 3000원.진화와 창의성(안드레아스 바그너 지음, 우진하 옮김, 문학사상 펴냄) 다윈의 진화론을 바탕으로 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창의성의 근원을 찾는 역사서. 스위스 취리히대 진화생물학 교수인 저자는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라는 다윈 이론이 직면한 도전들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진화 구조와 원리를 설명한다. 이어 생물학의 영역을 넘어 화학과 문화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는 보편적 형태의 창의성에 주목한다. 424쪽. 1만 7500원.기획의 고수는 관점이 다르다(박경수 지음, 반니 펴냄) 컨설팅과 전략기획 실무 경력 15년 이상의 베테랑 기획자가 말하는 기획의 본질. 저자는 ‘기획’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관점’을 언급한다. 관점이 메시지로, 메시지가 스토리로 이어지는 흐름에 대해 당근마켓, 마켓컬리 등 다양한 비즈니스 사례로 소개한다. 244쪽. 1만 4000원.문도선행록(김미루 지음, 통나무 펴냄) 사진작가이자 행위예술가, 화가인 저자가 글과 사진으로 기록한 예술세계. 그는 아프리카 사하라와 몽골의 고비사막, 인도의 타르사막 등을 3년간 누비며 인간 존재의 의미를 물었다. 저자는 도올 김용옥의 딸로, 책 제목인 ‘문도선행록’은 ‘도를 물어 선(禪)적으로 걸어간 기록’이라는 뜻이다. 658쪽. 3만 2000원.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정아은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남성들의 언어 속에 감춰진 가사 노동의 사회·역사·경제적 비밀.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인 저자는 가사노동이 폄하되는 이유와 이러한 현상의 기원에 대해서 ‘자본론’부터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같은 최근 저작까지 아울러 알기 쉽게 설명한다. 260쪽. 1만 4800원.우리 아버지들의 마지막 나날(조엘 디케르 지음, 윤진 옮김, 문학동네 펴냄) 스무 살에 국제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조엘 디케르의 첫 장편소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특수작전본부 SOE에 지원한 젊은이들의 인간적 고뇌와 로맨스를 다뤘다. SOE는 1940년 케르크 철군 이후 위기감을 느낀 처칠이 독일군에 대항하기 위해 조직한 비밀부대다. 492쪽. 1만 5800원.
  • “남북 로맨스 궁금해” 日서 ‘사랑의 불시착‘ 인기

    “남북 로맨스 궁금해” 日서 ‘사랑의 불시착‘ 인기

    일본 넷플릭스 종합 1위 유지유명인 팬 인증·코로나19 영향배우 현빈과 손예진이 각각 북한 군인과 한국 재벌 상속녀로 열연했던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홍보사 와이트리컴퍼니에 따르면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일본에 공개된 ‘사랑의 불시착’은 지난 2월 오픈 당시 톱10에서 10주간 머물렀고, 최근 시청자가 늘면서 18일 기준 3주 연속 일본 넷플릭스 ‘오늘의 종합 톱10’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간 일본 내 한류 드라마의 주 소비층은 40~50대 주부 팬들이 주류였으나 ‘사랑의 불시착’은 20~30대를 중심으로 사랑 받고 있다. 와이트리컴퍼니에 따르면 ‘사랑의 불시착’ 인기에는 특히 일본 유명인들의 줄 잇는 호평이 큰 영향을 미쳤다. 배우 사사키 노조미, 원로 방송인 구로야나기 데츠코, 성우 치아키 등이 드라마의 팬임을 알려 화제가 됐다. 일본 후지TV 시사정보 프로그램 도쿠타네는 지난 18일 인기를 분석하는 보도를 방송하기도 했다. 도쿠타네는 주연 현빈과 손예진의 압도적 인기, 북한 묘사, 코로나19로 인한 동영상 서비스 가입자 증가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통념 뒤집은 가족 드라마의 도발

    통념 뒤집은 가족 드라마의 도발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주목받고 있다. 부부와 아이의 관계를 세심한 심리 묘사로 풀어낸 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가 최종회 시청률 28%를 넘으며 종영했고, 가족의 의미를 다룬 드라마가 이번 달에 이어 다음달에도 방영한다.지난 13일 방송을 시작한 tvN 수목드라마 ‘오 마이 베이비’는 결혼은 건너뛰고 아이만 낳겠다는 육아지 기자 장하리(장나라 분)의 이야기다. 하리는 장래희망이 엄마일 정도로 아이를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자연 임신 가능성 7% 미만’이라는 진단을 받은 이후 고민에 빠진다. 1회에서는 결혼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그려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하리가 아이부터 낳겠다는 결심을 하는 과정을 그린 2회는 비교적 호평을 얻었다. 드라마는 주체적으로 아이를 낳겠다고 선언하는 하리를 통해 ‘로맨스→결혼→출산’이라는 기존 드라마의 문법을 비켜 간다. 제작진은 “결혼에 행복의 가치를 두지 않고 자신이 행복한 삶을 찾아가는 미혼 남녀의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설명했다.지난 3월 26일부터 방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시장 통닭집 사장 송영달(천호진 분)의 네 자녀가 모두 이혼했다는 설정으로 관심을 끌었다. 둘째 딸 송나희(이민정 분)가 이혼 사실을 부모님에게 털어놓지 않은 채 남편과 이혼 후 동거를 하는 모습 등이 가족에 관한 전통 가치관의 변화를 보여 준다. 그동안 KBS 주말드라마 소재가 이혼 이후 가족의 해체 자체에 초점을 뒀다면, 드라마는 이혼 후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초점을 맞췄다.tvN은 다음달 1일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를 편성했다. 가족은 무조건 세상에서 가까운 사람이라는 통념을 뒤집고, 타인 같은 가족 구성원 간의 오해와 이해를 그릴 예정이다. 드라마 속 고전 소재인 불륜을 그린 JTBC ‘부부의 세계’는 그동안 ‘불륜=막장’이라는 공식을 넘어 지선우(김희애 분)와 이태오(박해준 분) 부부의 심리묘사를 세심하게 풀어내 인기를 끌었다. 잘나가는 아내에게 느낀 열등감을 불륜으로 표출한 태오와, 가족이라는 틀에 자신을 끼워 맞추고 살던 선우는 결국 각자의 길을 걷는다. 17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50분 방송한 ‘부부의 세계’ 마지막 회 시청률이 28.37%(유료가구)를 기록했다. 자체 최고 기록이자 앞서 인기를 끌었던 ‘SKY 캐슬’ 최종회(23.8%)를 넘은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성적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부부의 세계’ 김희애, 단아 벗어던지고 고혹美 발산

    ‘부부의 세계’ 김희애, 단아 벗어던지고 고혹美 발산

    패션잡지 엘르가 배우 김희애의 표지화보를 공개했다.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전문의 지선우역으로 단정하고 우아한 패션을 보여온 김희애는 이번 화보에서 숨겨뒀던 고혹적이면서 화려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희애는 다작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출연작 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거장 김수현 작가와 손잡았던 ‘완전한 사랑(2003)’ ‘내 남자의 여자(2007)’, 정극 로맨스의 대가 정성주 작가의 ‘아내의 자격(2012)’ ‘밀회(2014)’ 등은 김희애가 아닌 다른 배우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배역에 동화된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줬다. 영국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원작으로 한 ‘부부의 세계’에서도 역시 김희애의 미친 연기력이 극을 이끄는 큰 주축이 되고 있다. 김희애는 인터뷰에서 “‘내가 이런 역할을 또 언제 할 수 있을까’ 이런 절박한 마음이 나를 담금질하고 밀어붙이면서 지금까지 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희애의 자세한 인터뷰와 화보는 엘르 6월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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