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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순녀의 이사람] “소수민족 등 세계 모든 언어 발음… 한글 풀어쓰기로 표기 가능해요”/논설위원

    [이순녀의 이사람] “소수민족 등 세계 모든 언어 발음… 한글 풀어쓰기로 표기 가능해요”/논설위원

    몽골어·영어 등 정확한 표기 한계훈민정음 창제 때 사용한 획·점 등부호 활용해 ‘한글재민체 5.0’ 완성자음 94자·모음 30자 등 기본 134자 해외 언어들 한글 풀어쓰기 적합박재갑·김민 교수 등과 의기투합찌아찌아족에 보급 후 새 전환점K콘텐츠가 한글 세계화 일등공신 2009년 ‘한글 수출 1호’로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을 위한 한글 교과서를 집필한 이호영(60)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가 이번에는 세계 어느 언어든 표기할 수 있는 한글 풀어쓰기 체계를 개발했다. 577돌 한글날을 기념해 한글재민체연구회가 지난 9일 공개한 ‘한글재민체 5.0’은 이 교수가 제안한 풀어쓰기 기반의 디지털 글꼴이다. 박재갑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김민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원장, 김미애 수원여대 시각디자인과 교수 등 연구회 소속 동료 교수들과 1년 넘게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다. 한글재민체 5.0의 쓰임새를 널리 알리기 위해 ‘한글로 배우는 영어 발음’ 책자를 함께 펴낸 이 교수를 19일 만났다.-기존 한글에서는 못 보던 낯선 글자가 많다. “연구회 회장인 박재갑 교수님도 처음에는 외계어 같다고 하시더라(웃음). 훈민정음 창제 당시 28자였던 자모는 1933년 시행한 한글맞춤법 통일안에서 24자로 규정됐다. ㆆ(여린히읗), ㆁ(옛이응), ㅿ(반치음), ㆍ(아래아) 등 사라진 문자를 되살리고 훈민정음 창제 때 사용했던 획이나 점 등의 부호를 활용해 만든 새로운 문자들로 한글재민체 5.0을 완성했다. 자음 94자, 모음 30자, 성조·첨자·장음 10자 등 기본 134자로 세계 모든 언어의 발음을 표기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한글로는 P와 F, R과 L, B와 V 발음을 구분하지 못한다. ‘coffee’를 커피로 쓰고 그대로 발음한다. 영어 ‘th’ 발음을 표기할 방법도 없다. 줌(zoom)의 ‘z’ 발음은 ‘ㅈ’가 아니라 ‘ㅿ’다. 한글재민체 5.0을 활용하면 줌은 ‘ㅿㅜːㅁ’으로, 커피는 ‘ㅋㅓːㆄㅣ’로 영어 발음에 맞게 적을 수 있다.” -모아쓰기가 아닌 풀어쓰기 방식이 생경하다. “한글을 음절 단위로 모아쓰는 것은 훈민정음해례본에도 나오는 기본 규정이다. 하지만 모아쓰기는 영어, 몽골어 등 우리말과 음절 구조가 다른 언어를 제대로 표기하는 데 한계가 있다. 세종대왕은 훈민정음을 창제할 때 다른 나라 언어까지 표기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려고 했다. 그래서 중국어를 적기 위한 글자도 따로 제작했다. 한글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풀어쓰기가 불가피하다. 앞으로 해외에서 한글 수요가 더 커질 상황에 대비해 풀어쓰기 체계를 갖추는 것이 훈민정음 창제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찌아찌아족 한글 교과서를 기획하고 만들 때부터 풀어쓰기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다행히 찌아찌아어는 우리말과 음절 구조가 비슷해 모아쓰기가 잘 맞았다. 하지만 해외 대부분의 언어는 모아쓰기보다 풀어쓰기가 더 적합하다. 찌아찌아족처럼 문자가 없는 지구촌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한글 보급을 더 쉽게 하려면 풀어쓰기 체계가 꼭 필요하다. K 콘텐츠 열풍으로 한국어와 한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지금이 적기다. 말로만 한글이 세계 최고라고 할 게 아니라 해외로 뻗어 나갈 발판을 만들어 줘야 한다.” -국내에서도 풀어쓰기가 필요한가. “앞서 얘기한 것처럼 영어 교육 등에서 보조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인 대부분은 자신의 영어 발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한글 기호를 이용해 영어 발음을 설명하면 더 쉽게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문자 생활이 좀더 풍부해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글은 조형적으로도 굉장히 뛰어난 문자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포스터만 보더라도 시각적인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디자인과 재미 요소를 결합한 한글의 무한한 확장성을 표현하기에도 풀어쓰기가 좋다.” -한글을 오염시킨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는데. “국내에서 풀어쓰기를 전면적으로 사용하자는 게 아니다. 한글을 좀더 다양하고 풍요롭게 사용하려는 취지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다.”-한글재민체 5.0을 만드는 과정은 어땠나. “풀어쓰기를 놓고 오래 고민했지만 조형적으로 아름다운 글꼴을 만들 자신이 없어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지난해 6월 박 교수님 초대로 한글재민체 전시회에 갔다가 답을 찾았다. 박 교수님과 김민 교수님이 만든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서체의 디지털 글꼴을 보니 한글 풀어쓰기 글꼴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다. 그날 밤 박 교수님께 ‘한글재민체를 세계적으로 보급하려면 풀어쓰기 글꼴도 함께 개발해서 보급하면 좋겠다’는 메일을 보냈다. 다음날 두 분이 흔쾌히 결정을 내리셨다. 마침 김 교수님도 풀어쓰기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더라. 이후 박 교수님이 한글재민체연구회를 구성해 글꼴 개발에 힘을 모았다.” -찌아찌아족에 한글이 보급된 지 14년이 됐다. “초기에 일부 오해와 혼선이 있기는 했지만 비교적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찌아찌아족 거주 지역인 바우바우시가 한글 교류를 홍보 수단으로 삼을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한글을 도입하고 나서 이름을 많이 알렸다고 한다. 정부 지원 없이 민간 단체와 기업 후원 등으로 현지 찌아찌아어 교육에 도움을 주고 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왕래가 어려워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가 최근 교류 사업이 재개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소수민족에 한글을 보급한 사례가 있나. “2012년 남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에서 두 번째 한글 보급 사업을 했다가 자금 부족으로 1년 만에 중단된 후 지금까지 보류 상태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보니 재정 문제가 가장 큰 장애물이다.” -정부가 왜 나서기 어렵나. “정부가 해외에 세종학당을 세워 현지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과 그 나라의 문자로 한글을 보급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외국어로 한국어와 한글을 배우는 건 문제가 안 되지만 한글을 표기 수단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민족 정체성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영어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영어 공용어 주장에는 비판적이지 않나.” -한글의 세계화에 대한 전망은.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한국 문화콘텐츠의 엄청난 파급력이 한글 세계화의 일등 공신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인구가 일본어와 중국어를 앞섰다. 국제 질서가 다극 체제로 전환되는 시기에 우리가 쥔 문화 주도권은 큰 힘이다. 한글을 친숙하게 여기는 세계인이 늘어나면 말만 있고 글이 없는 소수민족이 고유 언어를 유지하고 보존하는 데 한글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로마자가 세계인의 문자가 된 것과 마찬가지로 언젠가는 한글이 세계인의 문자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한글재민체 박재갑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와 김민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원장이 2020년 한글날에 처음 공개한 디지털 한글 글꼴이다. 1908년 대한제국 순종 황제가 근대식 국립병원 ‘대한의원’ 개원일에 공표한 ‘대한의원개원칙서’(국가등록문화재 제449호)의 한글 붓글씨 서체를 기반으로 개발했다. 나라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주권재민’(主權在民)처럼 한글도 국민의 것이라는 의미를 담아 ‘한글재민체’로 이름 붙였다. 이후 매년 한자, 중국어 표준 간체자와 번체자, 일본 한자와 히라가나 등을 추가한 ‘한글재민체 2.0’, ‘한글재민체 3.0’, ‘한글재민체 4.0’을 무료로 배포해 왔다. 한글의 세계화와 한글재민체 연구·보급을 목적으로 2022년 8월 한글재민체연구회가 출범했다.
  • ‘맨발 기관차’…조국 에티오피아 드높이고 세계엔 감동 선사 [지구촌 소사]

    ‘맨발 기관차’…조국 에티오피아 드높이고 세계엔 감동 선사 [지구촌 소사]

    ■ 10월 지구촌 소사(小史): 인물 10걸 ❼1973.10.25 ‘안타까운 죽음’ 맨발 마라토너 비킬라1964년 10월 21일 일본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 화장실에서 그날 치러진 마라톤 경기 챔피언 반지가 사라졌다. 아베베 비킬라(1932~1973·에티오피아)가 분실한 것이다. 비킬라는 사망 반세기 만인 2019년에야 돌려받을 수 있었다. 세계인에게 존경을 받은 덕분이었다. 그해 12월 월드스타 비킬라를 기려 일본 이바라키현 가사마에서 개최한 하프마라톤 대회에 초대된 아들을 통해서였다. 반지를 주운 운동장 근로자가 죽음을 앞두고 아들에게 꼭 주인을 찾으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비킬라는 1960년 이탈리아 로마와 1964년 일본 도쿄에서 올림픽 마라톤 첫 2연패이란 역사를 일궜다. 지금까지도 3명뿐인 대기록이다. 발데마르 치르핀스키(1950~현재·독일)가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과 1980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우승한 게 두 번째였다.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 일본 삿포로 대회를 제패한 엘리우드 킵초게(1984~현재·케냐)가 마지막이다.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목장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등 가난한 집안을 돕던 그는 1952년 수도 아디스아바바로 옮겨 황실 근위대 보병연대에 입대했다. 6·25전쟁에도 1년간 참전했다. 그는 출퇴근을 하며 언덕길 20㎞를 날마다 왕복해야만 했다. 근위대 훈련을 위해 고용한 스웨덴 코치가 그를 알아보고 마라톤 훈련을 시작했다. 1956년 처음으로 출전한 국내 군인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다. 세계를 호령하는 꿈은 이미 ‘오래 계획된 작전’처럼 차차 자라고 있었다. 27세 때인 1960년 3월 자신보다 12년 아래인 15세 부인과 결혼한 그는 7월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군인대회에선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달 뒤엔 올림픽 테스트에서 2시간 21분 23초로 다시 우승했는데, 당시 에밀 자토페크(1922~2000·체코)가 보유한 기존 올림픽 기록을 뛰어넘었다. 로마 올림픽에서 발에 맞는 운동화를 구하지 못한 그는 아예 맨발로 뛸 수밖에 없었다. 그런 마당에 기적을 연출했다. 당시 마의 벽이던 2시간 20분대를 무려 5분이나 단축하는 세계 최고기록(2시간 15분 16초)으로 아프리카 최초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엔 “에티오피아가 시련을 이겨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고 말해 다시 놀라움을 안겼다. 1935년 에티오피아를 침공해 점령했던 이탈리아와 이탈리아가 약탈한 유물 오벨리스크를 떠올린 터였다. 세계적인 영웅으로 화려하게 귀국한 ‘일등병’ 비킬라는 황제로부터 3계급 특진이란 혜택을 누려 단숨에 하사관으로 뛰어올랐다. 아울러 선물로 폴크스바겐 ‘비틀’ 승용차와 주택도 받았다. 4년 뒤 도쿄에서는 운동화를 신고 2시간 12분 11초로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며 “20마일(약 32㎞)을 더 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달 전 맹장 수술을 받고 출전한 비킬라였기에 우승 가능성을 낮잡은 일본은 에티오피아 국가를 준비하지 않아 시상식에서 ‘기미가요’를 내보내는 황당한 일을 벌이기도 했다. 에티오피아 황제는 이번에는 그를 4계급이나 높은 중위로 승진시켰다. 비킬라는 우리나라와도 각별한 인연을 자랑했다. 1966년 인천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우승했다. 비킬라는 1969년 황제가 하사한 승용차를 몰고 가던 도중 길을 건너던 학생들을 피하려다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내 다리는 더 이상 달릴 수 없지만, 나에겐 두 팔이 있다”며 탁구, 펜싱, 눈썰매 크로스컨트리 등에 도전해 장애인 대회에 참가했다. 더욱이 패럴림픽 양궁에서 우승하며 불굴의 정신력을 보였다. 장애인 후원 단체를 만드는 등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던 비킬라는 1973년 10월 25일 교통사고 후유증인 뇌출혈로 안타깝게 41세의 짧은 일생을 마감했다. 그가 남긴 흔적은 많다. 로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던 날 한 언론매체는 이렇게 보도했다. “에티오피아를 점령하기 위해선 이탈리아 국군이 필요했지만, 로마를 점령하는 데에는 단 한명의 에티오피아 병사만으로 가능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양파, 파, 셜롯… 눈물 나는 파속 식물의 세계/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양파, 파, 셜롯… 눈물 나는 파속 식물의 세계/셰프 겸 칼럼니스트

    당신이 요리사라고 해 보자. 한식이건 중식이건 양식이건 장르를 불문하고 냉장고에 절대로 떨어져서는 안 되는 식재료가 있다고 한다면 무엇을 꼽겠는가. 요리를 조금이라도 해 봤다면 어렵지 않게 답할 수 있는 문제다. 바로 양파다. 양파를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양파는 요리할 때 곁들이면 가장 안정적이고 확실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믿을 만한 조연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양파는 우리가 늘 먹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쓸모가 많다. 채 썰거나 다지거나 갈아서 굽거나 볶거나 튀기거나 절여 요리한다. 당장 오늘 먹은 음식 중에 양파가 들어 있지 않은 음식이 있는지 떠올려 보자. 형체가 보이지 않았어도 국물에 스며들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쯤 되니 양파가 멸종되면 인류도 멸종되는 게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걱정도 든다. 양파는 이름 그대로 서양에서 온 파를 뜻한다. 말인즉 동아시아에서는 오래전부터 양파보다 파를 먹어 왔는데 어느 시기 서양에서 양파가 전래됐다는 소리다. 양파의 고향을 명확하게 지정할 수는 없지만 중앙아시아와 지중해 사이 어딘가로 추정된다. 양파는 초기 인류가 식량으로 선택한 작물이기도 하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기록인 수메르 설형문자나 바빌로니아 서판에 양파를 언급하는 대목이 나오는 걸 보면 최소 5000년 이상 인류와 함께한 것으로 보인다.양파는 대체 어떤 매력을 갖고 있길래 이토록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할 수 있었을까. 학자가 아닌 순전히 요리사로서 추정하건대 인류가 불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양파도 식량 목록에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자연 상태의 양파를 익히지 않고 먹기는 무척이나 어려운 탓이다. 누구나 알고 있듯 양파는 강력한 자기방어 수단을 갖고 있다. 양파는 상처를 입으면 즉시 강렬한 황화합물을 발산한다. 양파를 자르다 보면 눈이 매워 눈물을 흘리게 되는 이유다. 양파 한 알은 곧 일종의 생화학 무기인 셈이다. 양파 입장에서는 살아남기 위한 분투지만 인간에게는 오히려 입맛을 돋워 주는 깜찍한 자극밖에 되지 않았다는 게 비극이라면 비극이랄까. 물론 우리는 알싸한 생양파의 매운맛을 즐기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느끼는 양파의 매력은 익혔을 때 나는 참지 못할 향긋한 내음과 달콤함이다. 방어 무기인 황화합물은 가열되며 마치 고기를 굽는 듯한 독특한 풍미를 선사한다. 지속해서 열을 가하면 양파 속에 있던 당과 여러 성분이 얽히고설켜 캐러멜화가 진행되면서 진한 단맛을 낸다. 클래식 프렌치 요리 가운데 하나인 어니언 수프는 이 같은 화학반응을 훌륭한 맛으로 승화시킨 대표적인 양파 요리다. 워낙 오랫동안 먹어 왔기 때문일까. 양파는 거의 모든 요리 장르에서 위화감 없이 어울리는 놀라운 재능이 있다. 또 하나 흥미로운 건 양파의 가까운 친척인 파속 식물도 양파와 같은 특성과 재능을 지녔다는 점이다. 서양에서 양파가 주로 쓰인 만큼 동양에서는 파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파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 대파의 활용도가 가장 높다. 중국에서 대파는 주로 기름에 볶아 향을 내거나 생으로 얇게 썰어 기름진 음식에 곁들인다. 쪽파는 대파보다 매운맛이 덜해 익혀 먹어도 좋지만 생으로 먹기에 적합하다.양파는 리크, 마늘과 함께 그리스·로마인이 먹던 기본 채소 중 하나다. 유럽 전역을 누빈 그리스 탐험가와 로마 군인들은 발길 닿는 곳마다 양파와 리크, 마늘을 심었다. 리크는 파처럼 생겨서 양파나 파 같은 파속 식물처럼 보이지만 부추 속 식물로 엄연히 종이 다르다. 쓰임새는 동양의 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구워 먹으면 파 구이처럼 달큼한 맛이 나고, 주로 수프에 단맛을 주는 용도로 쓰인다. 양파 식구 중 셜롯은 자줏빛을 내는 식물로 양파보다 매운맛이 덜하고 크기도 작아 섬세함이 필요한 요리에 쓸 때 꽤 편리하다. 재미있는 건 동서양에서 셜롯의 쓰임새가 교차한다는 점이다.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인 셜롯은 당나라 때 중국으로 건너왔다. 한국에서야 중식에 양파볶음이 있는 게 어색하지 않지만 중국에서는 주로 양파보다 셜롯을 볶음 요리에 쓴다. 반대로 서양에서는 생으로 사용할 일이 있으면 양파보다 셜롯을 쓰기도 한다. 아무래도 양파보다 덜 맵고 크기가 작아 자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요리에 반드시 이런 재료를 써야 한다는 건 따분한 이야기다. 재료의 특성과 역할을 이해했다면 어떤 걸 쓰든 요리하는 사람 마음이니 다양한 파속 식물과 함께 알싸하고 달콤한 맛의 세계로 함께 떠나 보자.
  • 尹 “현장속으로” 지시 이후... 한 총리와 장관들 일제히 시장으로

    尹 “현장속으로” 지시 이후... 한 총리와 장관들 일제히 시장으로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부처 장관들이 24일 일제히 현장을 찾아 물가 등을 점검하고 현장 민심을 살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 현장으로 파고들라”고 한 지시에 호응하는 모습이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에게 “직급에 상관없이 모든 공직자가 현장으로 나가라”면서 “나부터 현장을 뛰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 총리는 오후에 서울 마포구에 있는 마포 농수산물 시장을 방문해 배추, 사과 등 최근 물가가 많이 오른 품목들을 살펴보고 온누리상품권으로 직접 구입했다. 상인들에게 “민생과 직결되는 품목들은 특별히 관리하고 있다”며 “정부는 물가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잘 알고 있으며, 민생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차관들도 이날 일제히 민생 현장을 찾는 모습이었다. 한 총리의 시장 방문에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박성근 국무총리비서실장, 원영준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이 동행한 것을 비롯해 이영 중기부 장관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을,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서울 창동 농협하나로마트를 방문해 농축수산물 수급과 가격 동향을 점검했다. 박수진 농축산부 식량정책실장은 경기 평택시 계란유통센터를 찾아 “계란 공급을 더 늘려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완화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유관 부처와 ‘범정부 석유 시장 점검단’을 꾸려 유가 가격 현황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총리는 전날에도 간부들에게 “국민은 하루하루가 급한데 정부가 선제적으로 해결은 못 할망정 며칠, 몇 달 후에 대책이 나오느냐. 속도감 있게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어 “문제에 대한 답은 현장에 있다. 당장 배추 등 물가를 점검하러 가야겠다”며 직접 시장 방문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날 오후 늦게 시장 일정이 언론에 추가로 공지됐다.
  • [최보기의 책보기] 가성비 풀컨디션 이탈리아 미술 기행

    [최보기의 책보기] 가성비 풀컨디션 이탈리아 미술 기행

    “아름다움은 진리이고, 진리는 아름다움이다. 이것이 우리가 알아야만 할 모든 것이다”라고 말 한 사람은 영국 시인 존 키츠다. 김영숙 미술 작가의 신간 『처음 만나는 7일의 미술수업』은 키츠의 명언으로 첫 장을 연다. 문제는 아름다움이 매우 추상적인 데다 상대적 가치라는 점이다. 같은 그림을 보면서 누군가가 아름답다고 느낄 때 다른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예술과 외설 사이가 특히 그렇다. 거의 모든 미술은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결국 작품마다 상대적 호불호(好不好)가 따르게 마련인데 괴로운 일은 남들은 다 아름답다고 감격하는데 나만 대체 뭐가 아름다운지를 몰라 우두커니 서 있을 때다. 어떻게 하면 그 아름다움을 알 수 있을까? 훈련하고 공부하는 것이다. 눈으로 어떤 그림을 보는 순간 미적 아름다움을 느끼는 심미안에 그림이 담고 있는 내용을 판단하는 지식이 결합해야 온전한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화가의 그림에는 개인, 사회, 역사에 쌓인 사고와 철학이 들어 있다. 그림이나 조각을 본다는 것은 그것들에 대한 맹렬한 추적’이라는 저자 김영숙의 말이 그 말이다. 『처음 만나는 7일의 미술수업』은 ‘일주일간의 이탈리아 미술 그랜드 투어’이다. 그러니까 일곱 번의 강의나 일주일 동안 읽는 7일이 아니라 이탈리아를 찾는 사람이면 돌기 마련인 바티칸, 로마, 피렌체, 밀라노, 베네치아 등 도시마다 미리 알고 가면 좋을 그림과 조각의 ‘정보’를 맹렬히 추적해 놓은 책이다. 고대 로마시대부터 르네상스를 거쳐 중세까지 어디선가 보고 들었던 어지간한 명작들이 다 나온다. 심지어 그토록 유명한 예수와 열두 제자를 그린 <최후의 만찬>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은 물론 야코포 바사노, 도메니코 기를란다요, 틴토레토, 파올로 베로네세 (레위가의 향연)까지 여섯 작품을 비교해 설명한다. 예수께서 “그러나 보라. 나를 파는 자의 손이 나와 함께 상 위에 있도다”(누가복음 22:21)라고 했던 그 장면인데 화가마다 손의 주인 유다에 대한 표현이 다르다. <최후의 만찬>을 다빈치만 그린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지금 알게 된 사람은 더욱 맹렬한 추적이 필요한 시점이다. 굳이 이탈리아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이탈리아 미술이 궁금한 사람이면 가성비는 충분히 넘친다.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아시아나 노조 “화물 분리매각은 배임”… 이사진 고발 검토

    아시아나 노조 “화물 분리매각은 배임”… 이사진 고발 검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오는 30일 화물 분야를 분리매각하기로 결정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배임 논란도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비중이 축소되긴 했지만 여전히 화물 분야가 아시아나항공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화물 부문 분리매각이 배임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것이다. 22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30일 오후 2시 이사회를 열고 화물사업 부문 매각 여부를 결정한다. 이사회가 화물사업 부문 매각 여부를 결정키로 한 것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을 심사하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양사 합병으로 유럽 화물노선에 경쟁제한 우려가 있다며 시정조치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은 이달 말까지 유럽 4개 도시(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로마·파리)행 슬롯 반납과 화물분리 매각계획을 독점 우려 해소 방안으로 포함한 의견서를 EC에 제출할 예정이다. 문제는 아시아나의 화물 부문 매각이 자칫 배임에 해당할 수 있어 일부 이사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이사의 부정적 기류를 인지한 KDB산업은행 등은 채권단 자격으로 아시아나와 EC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무산되면 아시아나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은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하며 이사진을 압박했다. 다만 자금 중단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아시아나가 파산할 경우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상당한 정치적 후폭풍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아시아나는 보유항공기 79대 중 11대가 화물전용기다. 아시아나의 2021년 화물 매출은 전체의 76.7%(3조 1453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화물사업부 매출(2조 9892억원)은 3조원에 육박해 아시아나항공 전체 매출(5조 6300억원)의 절반(53.1%)을 넘어서기도 했다. 현재는 코로나가 끝나 화물사업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면서 올 상반기 기준으로 7782억원(25.7%)을 기록 중이다. 화물 매출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항공화물 수요가 약세를 보이고 국제선 여객기 운항 확대로 여객기 하부 화물칸 공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항공화물 운임도 하락했다. 항공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는 지난 6월 1㎏당 4.92달러로 지난 2020년 2월(3.19달러) 이후 가장 낮다. 화물운송 비중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이를 분리매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아시아나항공노조 등은 24일 정부서울정사 앞에서 분리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등도 이사회서 분리매각 결정을 할 경우 배임 등의 혐의로 이사진을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조 등은 무리한 대한항공과의 합병보다 제3자 매각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부에서는 아시아나가 화물 부문 매각 없이 독자생존이 가능한지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부채는 12조 515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741%다. 상반기에만 2023억원의 이자를 지급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가 돈을 벌어 모두 이자를 갚는 데 사용한 셈”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독자생존은커녕 제3자 인수 후보자가 나올지도 매우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 김기현 “이재명,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

    김기현 “이재명,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

    국회서 열린 고위당정… “민생 부담 완화 총력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민생 국회가 되도록 여야 대표 민생협치 회담을 제안한다. 언제 어디서든 형식과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야당 대표를 만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꼬인 것을 풀고 국민을 위한 상생 정치를 보여 드려야 한다. 협치의 생산적 국회 운영을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민주당과 협의해 나갈 의사임을 말씀드린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이 대표에게 여러 차례 회동을 요청했지만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영수회담을 제안해 왔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23일 이 대표가 복귀 후 답할 것으로 보인다며 즉답하지 않았다. 이번 고위당정은 김 대표 등 당 4역이 지난 18일 윤 대통령과 오찬을 하며 주 1회 고위당정을 정례화한 뒤 열린 첫 회의다. 당에 더 무게를 실으려는 듯 통상의 삼청동 총리공관이 아니라 국회에서 열렸다. 당정은 민생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김장철 배추 수급 불안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가용 물량인 2900t을 방출하고, 저온 피해로 가격이 급등한 사과는 1만 5000t을 조기 출하한다. 다음달에 수입 과일에 대한 긴급할당관세를 도입하고 이달부터 12월까지 농협하나로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농·축·수산물 전반에 대해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배추·사과 등 가격 불안이 높은 품목 중심으로 1만원 한도 내 최대 30%의 할인을 지원하기로 했다. 당정은 또 최근 발생한 소 럼피스킨병에 대해 지방교부금을 즉시 지원한다. 이와 관련해 행정안전부는 17개 시도에 특별교부세를 총 100억 5000만원 규모로 긴급 지원한다고 이날 밝혔다.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수도권 내 알뜰주유소를 확대한다. 앞서 정부는 유류세 인하와 유가 연동 보조금 지급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당은 취약계층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에 적극적인 조치를 요청했고, 정부는 조만간 취약계층과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에너지 지원 대책을 발표한다. 당은 물가·금리 등 주요 정책에 대해 향후 정책 상황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미래의 정책 방향을 예고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사전예고지침)를 적극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의 정책 방향과 그에 대한 영향을 미리 예측해 국민의 정책 신뢰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당정은 이 같은 민생 대책의 배경으로 어두운 대내외 경제 환경을 꼽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우리 정부가 출범하고부터 지금까지 경제 상황은 ‘퍼펙트스톰’하에 있다. 단기적으로 약자 보호에 집중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개혁을 통해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도 “돈을 푸는 데도 한계가 있고, 오히려 나중에 미래 세대에 큰 부담을 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무분별한 현금성 지원이나 확장 재정은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당정은 핼러윈 기간 인파 안전 관리 대책을 수립하고, 이태원·홍대·명동·대구 동성로 등 주요 지점에 행안부 국장급을 현장 파견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 주관 행사에서도 부단체장을 단장으로 하는 ‘인파사고예방단’을 가동한다.
  • “코로나 아냐” 中서 확산 중인 ‘이 폐렴’…태국 공주도 감염됐다 의식불명

    “코로나 아냐” 中서 확산 중인 ‘이 폐렴’…태국 공주도 감염됐다 의식불명

    중국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확산하면서 수입산 치료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앙광망 등 현지 매체가 지난 21일 보도했다. 마이코플라스마는 바이러스와 세균의 중간 영역에 위치하는 미생물이다. 마이코플라스마에 감염됐을 경우 폐렴이나 관절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황실은 지난해 12월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태국 팟차라끼띠야파 나렌티라텝파야와디(44) 공주가 마이코플라스마에 감염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베이징 등 중국 전역에서는 지난달부터 마이코플라스마에 의한 폐렴 환자가 크게 늘었다. 환자는 주로 어린이들이며, 가족이 한꺼번에 감염돼 치료받는 사례도 많다. 일부 병원에서는 수백 명의 환자가 몰리는 바람에 자리가 없어 병원 복도에서 링거를 맞기도 한다. 베이징 아동 병원은 늘어난 호흡기 질환자 진료를 위해 종전보다 의료진을 100% 늘려 24시간 운영 체제를 가동 중이다. 베이징 아동의원 진료부의 리위촨 주임은 “진료 환자가 매일 350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2~3월 유행성 독감이 유행했고, 5월에는 라이노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질환자가 많았는데 지난달부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호흡기 질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 병원 호흡기과 친창 주임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발병이 예년보다 많아졌다”며 “면역력이 약한 아동 환자들이 많으며 발열과 마른기침 증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중증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질환자는 많지 않다”며 “환절기에는 복합적인 호흡기 질환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폐렴 치료제인 수입산 아지트로마이신 사재기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당시 치료제를 구하지 못해 큰 혼란을 겪었던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논평을 통해 아지트로마이신 품귀로 환자들이 제때 구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자 사재기 자제를 당부했다. 인민일보는 “부모가 자녀를 위해 아지트로마이신을 비축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미리 준비해놓으면 자녀가 감염돼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러나 공급이 충분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이 장만할 필요는 없다. 의약품은 유통 기한이 있어 많이 쌓아두는 것은 낭비며, 긴급한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산 아지트로마이신도 효능이 비슷하기 때문에 수입산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 “비난 멈추고 제발 묵언수행 하라”…이준석 또 때린 안철수

    “비난 멈추고 제발 묵언수행 하라”…이준석 또 때린 안철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 때 불거진 ‘욕설 논란’을 계기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는 안철수 의원이 이 전 대표를 향해 “제발 묵언수행 하라”고 촉구했다. 안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이준석이 대통령을 향해 묵언수행을 풀어달라고 하더니 유튜브에 출연해 나라의 수장이 ‘미친×’이라고 하고, 대구에 가서는 대구 국회의원들이 ‘밥만 먹는 고양이’라고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이런 비난과 조롱을 멈추고 본인부터 묵언수행 하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전쟁할 때 내부의 적이 가장 무섭다고 한다”라며 “나쁜 사람 뽑아내고 좋은 분들 대거 영입하는 확장정치를 해야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1만 6000명의 서명을 받아 이 전 대표 제명 요구안을 국민의힘 중앙당 윤리위원회에 제출한 상태다. 당 윤리위는 이 전 대표가 중앙당 당직자나 당협위원장이 아니라는 이유로 해당 사건을 관할 서울시당 윤리위로 넘기기로 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자신의 아파트 앞에서 확성기로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과 이를 기획한 사람들을 겨낭해 “살다가 이런 미친×들은 처음 겪어본다. 이런 식으로 일을 풀어가는 놈들은 처음 봤다. 이 30%의 존재는 항상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그 30%에 올라타서 자신의 생계 수단으로 삼는 정치인이 있다’라는 상대 패널의 발언에 “그게 대한민국 수장이라니까요 지금은”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한편, 안 의원은 최근 심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강 논란’을 의식한 듯 조만간 풀코스 마라톤을 뛰겠다고 공언했다. 안 의원은 전날 인스타그램에 이탈리아 로마에서 찍은 셀카 사진 한 장을 올리면서 “외교통일위 해외 대사관 국감 중 새벽에 일어나 6.43㎞를 달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38분 32초 동안 6.43㎞를 뛰어 447칼로리를 소모했다는 기록이 담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캡처 사진 한 장을 같이 공유했다. 안 의원실에 따르면, 안 의원은 오는 29일 열리는 춘천마라톤 풀코스 42.195㎞ 부문에 참가할 예정이다.
  • “누구보다 강한 심장”…안철수, 마라톤 풀코스 뛴다

    “누구보다 강한 심장”…안철수, 마라톤 풀코스 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풀코스 마라톤을 뛰겠다고 공언했다. 안 의원 심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식의 ‘건강 논란’을 정면 돌파한다는 취지다. 안 의원은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탈리아 로마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셀카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이와 함께 “외교통일위 해외 대사관 국감 중 새벽에 일어나 6.43㎞를 달렸다”고 썼다. 안 의원이 함께 게시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캡처 사진에는 38분 32초 동안 6.34㎞를 뛰어 447칼로리를 소모했다는 기록이 담겨 있었다. 의원실은 공지를 통해 “안 의원은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건강한 중년”이라며 “모르긴 몰라도 누구보다 튼튼하고 강한 심장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실에 따르면, 안 의원은 오는 29일 열리는 춘천마라톤 풀코스 42.195㎞ 부문에 참가할 예정이다. 앞서 정치평론가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17일 CBS 라디오 ‘뉴스쇼’에 나와 “안 의원이 심장에 문제가 생겨서 두 번이나 위험한 상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 의원실은 “허위 발언에 대해 금일 내로 정정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장 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2022년 6월 2일 오후에 안 의원님이 쓰러지셨고 심폐소생술이 진행됐으며 구급차에 실려 분당제생병원 응급실로 간 사실을 밝혀야 하는 제 심정도 좋지 않다. 계속 협박하시면 구급차 사진도 공개하겠다”고 맞대응했다.
  • [씨줄날줄] 로만글라스/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로만글라스/서동철 논설위원

    언젠가 테헤란의 이란국립박물관을 찾았을 때 경주 황남대총의 봉수형병(鳳首形甁)과 너무나도 닮은 유리 그릇이 전시돼 있어 반가웠다. 새의 머리를 연상케 하는 표주박 모양의 아름다운 유리병으로 중국을 거치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유리잔 역시 경주 천마총에서 나온 파란색 유리잔과 같은 장인이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만큼 닮은꼴이었다. 천마총 유리잔은 국립경주박물관 문화상품 매장에서도 복제품이 팔리고 있을 만큼 예쁘다. 테헤란에는 유리도자기박물관도 있다. 유리 문화에 대한 이란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곳에서는 BC 1300년 시작됐다는 이란의 유리 역사를 전시하고 있다. 자연 상태에서 찾을 수 있는 유리의 재료와 유리공예품에 특유의 색깔을 내는 광물질도 흥미롭다. 목걸이용 유리 구슬의 거푸집도 보였는데, 황남대총 북분 출토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신라가 당시는 서역으로 불렀던 서아시아 지역에서 유리공예 완제품은 물론 제조 기술까지 받아들여 활용했음을 알려 준다. 유리의 기원은 확실치 않다고 한다. 하지만 고고학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BC 2300년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비롯된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유리 생산이 본격화된 것은 대롱으로 불어서 모양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되면서부터라고 한다. 이런 방식의 유리 그릇을 이른바 로만글라스라고 하는데 서아시아를 점령한 로마가 유리를 전 세계로 퍼뜨리며 이런 이름이 붙었을 것이다. 본거지 이란이 애써 사산글라스라고 부르려 하는 것도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한반도에서는 신라는 물론 가야 지역에서도 유리가 출토된다.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김해 대성동 고분군과 합천 옥전 고분군, 함안 마리산 고분군이 그렇다. 학계 일각에서는 대형 범선을 형상화한 창원 마산 현동 유적의 배 모양 토기를 근거로 실크로드가 아닌 바다를 거쳐 신라보다 1세기 빨리 전래됐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오늘 ‘가야 유리기(琉璃器) 기원, 유통 그리고 재활용-로만글라스 가야에 묻히다’를 주제로 부산에서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갖는다고 한다. 손톱보다 조금 큰 마리산 출토 유리 조각 한 점이 갖는 힘이 놀랍다.
  • [책꽂이]

    [책꽂이]

    모던 키친(박찬용 지음, 에이치비프레스) 농장과 공장과 주방에서 음식이 만들어져 세상으로 나오고 연결되는 모습을 쫓았다. 귀농자와 외국인이 농업의 세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인천 중국집이 배달비를 받지 않는 이유 등을 풀어낸다. 2년간 40여곳의 식품공장, 식당 주방, 농업 현장 등을 취재해 230장의 사진으로 담았다. 472쪽. 2만 2000원.이상이 일상이 되도록 상상하라(유범상 글, 유기훈 그림, 마북) 누구나 존중받는 공동체를 만들고자 좌충우돌하는 민달팽이 마중이의 여정을 그렸다.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 자유권, 사회권, 안전하게 일할 권리, 생명권 등 인권의 주요한 주제를 우화로 담고 깊이 있는 해설을 붙였다. 생생한 삽화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304쪽. 1만 9000원.밤이 오면 우리는(정보라 지음, 현대문학) 지난해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던 저자의 중편소설로 ‘현대문학’에 실린 작품을 개작했다. 한때 인간이었던 흡혈인과 인간이라고 주장하는 인조인간이 기계에 대항하는 사투를 통해 궁극적인 인간의 조건에 대한 의문을 제시한다. 묵직한 주제를 속도감 있게 그렸다. 140쪽. 1만 4000원.로마 이야기(줌파 라히리 지음, 이승수 옮김, 마음산책)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 가득하지만 정작 관심 있는 외국인 여성에게는 이방인처럼 소외당하는 중년 남성 작가의 이야기 ‘P의 파티’를 비롯해 로마를 배경으로 한 아홉 편의 단편소설을 담았다. 인도계 미국인 작가가 그동안 주목한 경계인의 정체성에 대해 끈질긴 질문을 던진다. 288쪽. 1만 6800원.변덕 마녀의 수상한 죽 가게(나우주 지음, 김영사) 먹기만 하면 원기가 충전되는 변덕죽으로 유명한 마녀에게 어느 날 번아웃이 찾아오고, 마녀는 이곳저곳을 떠도는 방랑을 시작한다. 단편 ‘안락사회’로 토지문학상을 받은 이후 번아웃으로 방황하던 저자가 오랜 시간 칩거하며 곱씹었던 자신의 이야기를 마녀라는 캐릭터에 녹여 냈다. 156쪽. 1만 2000원.특별한 날 특별한 동화(최도영 글, 김민우 그림, 별숲) 초등학교 4학년 동화가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설날, 생일 때 겪는 소동을 연작으로 엮었다. 동화는 특별한 날 어떤 선물을 받을지, 용돈을 얼마나 받을지 기대하지만 소동이 일면서 최악의 날이 된다. 그럼에도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 덕분에 행복 가득한 진짜 특별한 날을 맞는다. 160쪽. 1만 3000원.
  • “수술 중 천장 무너졌다” “학살” 가자 병원은 ‘평화의 안식처’였는데…

    “수술 중 천장 무너졌다” “학살” 가자 병원은 ‘평화의 안식처’였는데…

    “우리는 수술 중이었다. 강한 폭발이 일어나더니 수술실 천장이 무너졌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무력충돌을 빚는 가자지구 안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아랍병원에서 일하는 한 의사는 17일(현지시간) 500명에 이르는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한 폭발 참사 순간을 이렇게 돌아봤다.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가산 아부 시타 박사는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이건 학살”이라고 말했다. 상당수가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상태라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인데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와 외신들에 따르면 폭발 당시 병원 건물 안팎에는 환자와 의료진뿐 아니라 전쟁 통에 몸을 피할 곳을 찾아온 피란민들이 많았다. 이 병원에 근무하는 또 다른 의사는 BBC 방송에 현장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생존자들을 구하는 데 힘을 보태느라 현재 이 병원 안은 텅 비어 있다고 전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폭격 후 성명을 내고 “환자를 치료하고 난민을 수용하던 병원에 폭발이 발생한 것에 충격받았다”며 “병원과 수많은 환자, 의료 종사자, 피난처를 찾는 사람들에 대한 이 충격적인 공격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은 표적이 아니다. 이 유혈 사태는 멈춰야만 한다. 더는 안된다”라고 호소했다. 이 병원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소수 종파일 수밖에 있는 성공회 예루살렘 교구가 운영하는 곳이다. 교구 홈페이지에 따르면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의 중심부에 있는 알아흘리 병원은 1882년 설립돼 80개의 병상을 갖췄다. 40세 이상 여성의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한 무료 프로그램과 이동식 클리닉 등 이 지역에서 가장 우수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구 홈페이지에는 “세계에서 가장 갈등이 깊은 지역의 중심에 있는 평화의 안식처”라며 “가자의 열악한 환경은 특히 두드러지지만 알아흘리 병원은 모든 이에게 평화와 희망의 등불”이라고 적혀 있다. 교구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제적 비난과 응징을 받아 마땅하다”며 “헌신적인 직원들과 연약한 환자들에 대한 극악무도한 공격에 애도하며 연대해주기를 간청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알아흘리 병원은 이스라엘군이 대피 명령을 내렸던 가자지구 북부 병원 20곳 중 하나다. WHO는“이런 상황에 환자를 이송하는 것은 그들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는 것과 다름 없다”며 대피령을 철회할 것을 이스라엘에 촉구해 왔다. 예루살렘 교구 모금 책임자인 아일린 스펜서는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사상자가 너무 많고 상황이 더 악화할 것 같다”며 “병원이 계속 운영될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이번 참사는 어느 쪽의 소행이든 뚜렷한 전쟁범죄 정황으로, 국제법의 허점과 국제사회의 무능을 드러낸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리아 내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최근 전쟁의 와중에 병원이 폭격을 당한 사례는 상당히 많지만 이번만큼 단번에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 국제인도법의 대원칙인 제네바협약은 전쟁에서 전투력을 잃은 군인까지 포함해 적대행위를 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살상을 금지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모두 제네바협약을 비준해 이 규정에 구속된다. 제네바협약과 로마규정을 비롯해 이른바 ‘전쟁법’으로 불리는 국제인도법 체계는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을 엄격하게 제한한다. 군사적 위협 때문에 병원을 공격할 수는 있지만 전투원을 숨기거나 진지 역할을 하는 등 용도가 바뀐 특수한 경우에 국한된다. 다친 군인들을 치료하거나 이들의 무기를 보관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의료시설을 공격하는 행위도 허용되지 않는다. 국경없는의사회의 국제인도법 해석에 따르면 ▲의도적으로 병원을 노린 경우 ▲ 민간인과 군인을 구분하지 못한 과실이 있는 경우 ▲ 확인된 군사적 위협보다 대응이 과도한 경우 ▲ 임박한 공격에 대한 사전 경고가 없는 경우는 심각한 법 위반으로 전쟁범죄 혐의의 구성요건이다. 시리아 내전에서 병원 폭격을 추적해온 미국 싱크탱크 애슬랜틱 카운슬의 엘리스 베이커 연구원은 가자지구 병원 폭발이 전쟁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알아흘리 병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현재 공신력 있는 보도를 보면 그 병원은 금방 식별할 수 있는 곳에 잘 지어져 있었고 봉쇄 속에 필수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던 곳으로 알려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알아흘리 병원을 파괴하고 그 안에 있던 수백명을 살해한 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는 어떤 사실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국제사회에서는 국제법의 실효성에 실망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쟁이라고 할지라도 법이 있다”며 민간인 보호를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지지하면서도 ‘전쟁법’(무력충돌과 관련한 국제인도법)을 지키라고 주문했다. 전쟁범죄 혐의를 받는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이 이번 참극을 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단호했으나 무능했던 왕 헨리 8세/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단호했으나 무능했던 왕 헨리 8세/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영국 왕 헨리 8세(재위 1509~1547)는 종교개혁과 여섯 차례의 결혼으로 드라마나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역사적 인물이다. 활달하고 호방하지만 때로는 과격한 다혈질적 성격을 보여 준 헨리 8세는 르네상스 인문주의가 꽃을 피우던 당대에 문무(文武)에 뛰어난 자질을 보여 준 왕재(王才)였다. 하지만 그를 괴롭게 한 것은 뛰어난 자질과 재능에도 불구하고 그가 ‘고작’ 영국의 왕일 뿐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는 당대에 명성이 자자했던 신성로마제국 황제 카를 5세나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어 했다. 이 두 군주는 서유럽 최고의 라이벌로 많은 전쟁을 치르면서도 서로를 크게 존중했다. 하지만 이 둘의 관계에 헨리 8세가 끼어들 자리는 없었다. 헨리 8세는 백년전쟁 당시 프랑스 북부를 장악했던 헨리 5세(재위 1413~1422)를 동경했다. 그래서 그처럼 프랑스에 대한 대승과 영토 획득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개인적 자질로만 본다면 헨리 8세는 100년 전의 헨리 5세 못지않았다.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이전과 같지 않았다. 백년전쟁 이후 강력한 군사력과 중앙집권적 통치 체제를 다져 놓은 프랑스를 영국이 전처럼 장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런 상황에서 헨리 8세는 반프랑스 동맹을 내세우며 카를 5세에게 접근했지만 거절당했고, 이에 복수한다며 다시 카를 5세를 공격했지만 별 소득 없이 재정만 낭비했다. 헨리 8세는 유럽 무대에서 우월함을 보여 주기 위해 끝없이 전쟁을 도발했고 많은 승리도 거두었다. 하지만 그런 승리가 그의 명성을 드높였을지는 몰라도 실질적 소득을 보장해 주지는 않았다. 재정은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됐다. 헨리 8세는 대를 이을 왕세자가 없다는 사실을 왕권의 불안 요소로 여겼다. 그는 아버지가 구축한 외교정책의 일환으로 에스파냐 공주 카탈리나(캐서린)와 결혼했다. 하지만 아들이 태어나지 않자 이혼과 앤 불린이라는 여성과의 재혼을 추진했다. 그러나 캐서린은 카를 5세의 이모였고 황제의 기세에 눌려 있던 교황은 이혼을 허가해 줄 수 없었다. 이에 그는 교황청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국왕을 영국 교회의 최고 수장으로 삼는 종교개혁과 재혼을 추진했다. 이때 그가 추진한 종교개혁에는 수도원 해산도 포함됐다. 강제 해산된 수도원 소유의 토지는 모두 국왕에게 몰수됐고, 의회의 주역을 이루고 있던 대지주인 젠트리에게 싼값에 매각됐다. 이로써 그는 재정도 충분히 메우고 의회의 지지도 적극적으로 받았다. 자신감을 회복한 헨리 8세는 또다시 전장이라는 도박장으로 향했고, 역시나 큰 소득 없이 막대한 재정을 탕진하고 말았다. 대내적으로 헨리 8세는 강력한 왕권으로 거침없이 자신의 전례 없는 정책을 추진해 나갔다. 그의 절친이자 국상이었던 토머스 모어마저도 종교개혁에 반대했기에 일벌백계 차원에서 사형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그의 원대한 이상에 따른 대외 정책은 큰 성과 없이 막대한 재정적 출혈만 초래했다. 실리 없는 대외 정책은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휘어잡은 내정을 파국으로 몰아갈 뿐이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라탄’이라는 이름의 식물/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라탄’이라는 이름의 식물/식물세밀화가

    최근 작업실을 옮겼다. 비좁았던 공간에서 보다 넓은 공간으로 옮기다 보니 필요한 소품과 가구 등 사야 할 것이 많았다. 하다못해 쓰레기통, 옷걸이, 물건을 집어넣는 바구니까지. 필요한 물건들을 사기 위해 대형 가구, 소품 판매점에 갔더니 라탄 소재 소품으로 가득 채워진 너른 공간이 눈에 띄었다. 그 앞 현수막에는 ‘사람과 지구’라는 문구가 크게 쓰여 있고, 색과 무늬가 각기 다른 자연 소재 소품들이 30종 넘게 전시돼 있었다. 제품 라벨에 적힌 소재 정보를 보니 라탄과 해초, 부레옥잠, 포플러, 사초와 황마 등 우리에게 익숙한 식물로 만든 것들이었다. 지나가던 직원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자연친화적 인테리어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져 라탄 제품 소비가 늘었고 그렇게 ’라탄 특집’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팬데믹 동안 각자의 벽에 갇혀 있던 사람들은 집을 꾸미기 시작했다. 인테리어, 리모델링 열풍이 분 것이다. 사람들은 야외의 자연에서 누려 왔던 신선함과 평온함을 충족하고자 집안에 자연 소재 가구와 소품을 두기 시작했다. 자연 소재란 화분의 식물이나 원목 가구, 목재 소품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라탄으로 만들어진 의자와 전등 갓, 바구니, 러그 등 지난해 인테리어 업계에서 라탄은 가장 인기 있는 소재 중 하나였다.라탄은 식물 줄기와 잎을 엮는 직조 양식에 사용되는 섬유를 의미한다. 라탄의 재료는 동남아시아, 호주, 아프리카 등지에 분포하는 칼라모이데아과의 식물들이다. 이들은 야자나무과에 속하며, 전 세계적으로 600여종을 둔 거대한 가족이다. 원래 라탄은 로마인들이 바구니를 만들기 위해 개발된 공예품이었으나 고유의 양식으로 굳어졌다. 후에 아시아와 무역이 성행하며 라탄이 서양으로 전해지고, 빅토리아 시대를 거쳐 빠르게 세계화됐다. 사회가 문명화할수록 그에 반하는 야생적인, 자연스러움을 찾는 흐름이 생기기 마련이다. ‘라탄 특집’ 매대를 경험한 후 내 작업실을 한 바퀴 훑어보았다. 그리고 나 역시 라탄을 특별히 좋아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작업실의 강아지 집, 전등 갓, 휴지통, 러그까지 모두 라탄이었다. 평소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에 끌려왔던 터라 나도 모르게 라탄 소재를 애용해 왔던 것이다. 물론 라탄의 매력이란 자연스러운 이미지뿐만은 아니다. 라탄은 다른 어느 소재보다 가벼워 이동과 운반이 쉽다. 게다가 유연성과 내구성도 강하다. 얼룩이 지면 물과 비누로 닦으면 되고, 통기성이 좋아 젖더라도 자연 건조하면 해결된다. 이들은 유지 관리 비용이 별로 들지 않는다. 야외에서 사용하기에도 라탄만큼 효율적인 소재가 없다. 무엇보다 라탄은 친환경적인 소재다. 라탄의 재료인 칼라모이데아과의 야자류는 하루에 평균 2㎝가 자랄 정도로 빠른 생장속도를 보인다. 이 말은 수확할 수 있는 양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 2~3년의 수확 간격은 목재 수확 속도보다 훨씬 빠르기에 지속적인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그리고 100% 생분해돼 쓰레기로 남지 않는다.빅토리아 시대를 거치며 라탄 수요가 많아지고 그즈음 중국 대공황으로 라탄 공급량이 부족해지자 사람들은 야자나무류를 대신해 갈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물론 갈대가 야자나무류의 내구성을 완벽하게 대체할 순 없었지만 소재 확장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는 됐다. 현재 라탄이라 불리는 제품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나나와 대나무, 포플러, 해초, 부레옥잠 등으로 만든 것이 많다. 이들은 제품으로 완성됐을 때 색과 무늬, 꼬는 방향 등이 각기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라탄이 흔히 받는 오해 한 가지가 있다. 라탄의 재료가 종종 등나무로 번역되는데, 이 등나무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봄에 보라색 꽃을 피우는 등나무와 전혀 다르다. 우리나라 학교 운동장의 등나무는 콩과이며, 라탄의 재료로서 등나무로 오역되는 식물은 야자나무과이다. 라탄은 우리가 원하는 미래 자원의 조건을 두루 갖추었다. 자연스러운 형태와 색을 띠고, 친환경 소재이며, 수공예로 만들어지고, 지속 가능한 생산이 가능하다. 게다가 쓰레기로 남지도 않는다. 미래에 기능성이 더 좋은 신소재의 가구와 소품이 등장하더라도 라탄의 정체성을 대체할 순 없을 것이다. 라탄 소재에 현대적인 디자인을 결합하며 라탄 부흥을 주도한 가구 디자이너 폴 프랭클은 “라탄이란 더이상의 장식이 필요 없는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나 역시 식물을 아름답게 그리거나 장식을 더해 기록할 생각이 없다. 식물은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다고 믿기 때문이다.
  • 흥행 성공할까… 이종우 서귀포시장이 밝히는 서귀포글로컬페스타

    흥행 성공할까… 이종우 서귀포시장이 밝히는 서귀포글로컬페스타

    “서귀포시가 주관하는 행사는 우리 집안의 일인데 공무원을 동원하다고 비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는 동원이 아니다. 예를 들어 사촌 결혼하는 대소사만 해도 우리 집안의 일이라고 하지, 남의 일이라고 하지 않는다. 다른 단체가 주관하는 행사에서 공무원들 참여하라고 독려해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이종우 서귀포시장이 1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서귀포글로컬페스타(SGF) 현장브리핑에서 “집안 일을 하는데 직원이 당연히 관심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귀포글로컬페스타는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이곳 제주월드컵경기장 일대에서 펼쳐진다. 서귀포답게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던 이날 이 시장은 “축제때도 이렇게 날씨가 좋았으면 좋겠다”면서 “가급적 직원들의 시간을 빼지 않기 위해 서귀포경찰서, 소방서, 모범운전자회, 자원봉사자 등 500명을 활용해 주차안내·안전관리 등 협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주차난 해소를 위해 부영 소유와 캠코 소유 땅을 정비해 주차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행사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현재 사전 예매율이 69%에 불과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 시장은 “솔직히 성공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선방하고 있다”며 “왜냐하면 직원들이 기관·단체를 동원해서라도 표를 강매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일체 강매하지 않고 있다. 만족하진 않지만 매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전자예매를 하기 때문에 암표가 시중에 떠돌 수 없는 구조다. 또한 현장서 놀이공원에 갈 때처럼 팔띠로 나눠 줄 예정”이라며 “표가 매진돼서 암표가 나돌았으면 좋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현재 도외에서 3000여표와 외국에서 900표를 예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축제를 할 즈음에는 중국 등 단체관광이 완전히 풀려 전세기라도 뜰 것으로 예상했지만 안타깝게도 빗나갔다”면서 “광저우에서 오기로 했는데 전세기가 확정 안돼 못오는 경우도 생겨나 앞으로는 공항공사, 관광공사와 미리미리 협조를 구해 만반의 준비를 해나가겠다”고 했다. 이 시장은 “원래 이 축제는 수능이 끝난 후 제주의 청소년들에게 멀리 서울이나 부산을 가지 않더라도 제주에서 K팝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성년이 되는 청년들에게 위안과 힐링을 선물하려고 기획했다”며 “그러나 아시다시피 수능 전후로 날씨가 너무 추워져서 축제하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에 부득이하게 10월로 행사를 옮기게 됐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이 시장은 “이 축제는 기획사가 통폐합되고 코로나19 이후 연예인 공연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 행사를 준비하며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출연하는 가수들이 적은 금액이지만 배려를 해줘서 공연이 가능하게 됐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시는 올해 예산으로 12억원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노쇼 예방을 위해 1만 7000여석 좌석을 유료화했지만 사실상 티켓값은 무료에 가까운 유료”라고 덧붙였다. 2023 SGF 전야제 공연티켓은 지난 9월 27일부터 서귀포시 17개 읍면동 주민센터를 통해 배부하고 있으며, 지난 16일부터는 제주시 3개 배부처와 서귀포시 1개 배부처가 추가됐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사무본부(제주시 서광로 124), 제주웰컴센터 1층 안내데스크(제주시 선덕로 23), 제주문화예술재단 제주 예술인 복지센터 2층(제주시 동광로 51), 서귀포시는 제주월드컵경기장 내 서귀포시 생활문화플랫폼(서귀포시 월드컵로 33)에서 1인 2매에 한해 도민 및 관광객 누구나 주소지에 관계 없이 배부받을 수 있게 했다. 이 시장은 이날 마지막으로 “서귀포의 대표적인 축제를 만들고 싶다”면서 “물론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패를 두려워 도전을 안하는 건 비겁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자들에게 협조를 구했다. 한편 이번 페스타는 26일 야호페스티벌을 시작으로 27일 전야제 행사와 28일 본행사인 K팝 콘서트까지 3일간의 일정으로 치러진다. 야호페스티벌에선 가수 이정을 비롯, 경서예지와 정주형이 출연하는 소규모 콘서트로 진행되며 사전행사로 전국 초중고 학생들이 참여하는 K팝 댄스경연대회 결선도 함께 치러진다.특히 28일 K팝 콘서트에는 인피니트, 오마이걸, 하이키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총 7개팀 K팝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오른다. 또한 행사장 내에는 노지문화 서귀포라이프 스타일의 감귤따기, 전통음식 만들기 등 문화도시 라운지 운영은 물론, 메타버스 운동체험관, 페이스페인팅, 굿즈판매, 아이돌메이크업 등 SGF체험관, 제주한우시식회, 힐링아로마제품만들기, 심폐소생술 배우기 등 홍보관, 푸드코트 등 부대행사도 풍성하게 마련될 예정이다.
  • 성남시장개척단 ‘미국 세계한상대회’서 상담 115건·
 211억원 수출계약 성과

    성남시장개척단 ‘미국 세계한상대회’서 상담 115건· 211억원 수출계약 성과

    경기 성남시는 지역 7개 중소기업과 성남산업진흥원으로 구성된 시장개척단이 지난 11부터 14일까지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년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세계한상대회)’에서 115건 상담·211억원 계약 등 성과를 올렸다고 17일 밝혔다. 세계한상대회는 전 세계 180개국에서 활동하는 재외동포 기업인과 국내기업인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대표적인 한인 비즈니스 행사다. 올해 처음 미국에서 열려 총 50개국 600여 개의 기업전시와 부스가 참여했다. 성남시 시장개척단은 이번 미국 현지 대회에서 상담 총 115건, 1560만달러(한화 211억원)의 실적을 올렸으며, 468만달러(한화 63억원)는 현장에서 계약까지 성사됐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김정수 아로마라인 부회장은 “국내시장 위주로 마케팅을 펼치다 해외시장 진출에 직접 참여해, 우수한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수출까지 기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면서 “계속된 유가상승과 원자재값 인상 등으로 어려운 중소기업에게 큰 도움이 되는 해외판로지원사업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성남시 관내 중소기업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계시장에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확인할 좋은 기회였다”라며 “참여기업들의 실질적 수출길 개척과 마케팅 지원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이vs팔’ 두 쪽 난 지구촌… 보복 테러 비상

    ‘이vs팔’ 두 쪽 난 지구촌… 보복 테러 비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충돌이 지구촌을 두 갈래로 갈라놓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최소 수만명이 참여한 이스라엘 또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보복도 잇따라 우려를 낳는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 맨체스터, 케임브리지, 글래스고 등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런던에서는 수천명이 공영방송 BBC 본사에서 출발해 총리실까지 행진하면서 팔레스타인 국기와 플래카드를 흔들고 구호를 외쳤다. ‘팔레스타인행동’(PAG)이라는 단체는 소셜미디어(SNS)에 “편향된 보도로 팔레스타인 학살에 공모했음을 상징하는 핏빛 페인트를 BBC 본부 건물에 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로이터·AP통신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양측 간 무력충돌 일주일째였던 지난 13일 세계 20여개국에서 최소 수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워싱턴DC나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는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가 각각 벌어져 경찰이 보안을 강화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10일 이스라엘 국기 색으로 조명을 밝힌 에펠탑 앞에 사람들이 모여 이스라엘을 지지했고,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티투스 개선문이 이스라엘 국기 색인 파랑과 흰색 불빛으로 밝혀졌다. WSJ는 세계 주요 지역의 유대인과 무슬림 공동체들이 테러와 폭력 위협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13일 이스라엘 대사관의 남성 직원(50)이 대낮에 베이징 시내에서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공안은 사건 다음날 용의자로 외국인 남성(53)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슬람 기관에 대한 위협도 적잖다. 14일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는 누군가가 팔레스타인 평화문화센터와 이슬람 신학교 간판에 스프레이로 ‘나치’라는 글귀를 써 놓아 불안감을 조성했다. 유럽에서 유대인 인구와 무슬림 공동체가 가장 많은 런던의 경찰은 최근 105건의 반유대주의 사건 신고가 접수돼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7.5배 급증했다고 전했다. 반무슬림 사건도 지난해 31건에서 58건으로 늘었다. 중동 지역에서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광범위하게 행해졌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타흐리르광장에는 수만명이 모여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웠으며 하마스를 지원해 온 이란에서도 수천명이 ‘이스라엘을 타도하라’고 적힌 피켓을 흔들었다. 미국 동맹국인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는 수천명이 금요일 기도를 마친 뒤 모여 “예루살렘에 갈 수 있도록 국경을 열라”고 외치며 평화적인 집회를 벌였다.
  • 무협, “브롬, 항공기용 무선방향 탐지기 등 8개 품목 이스라엘 수입의존도 90%상회…공급망 리스크 관리필요”

    무협, “브롬, 항공기용 무선방향 탐지기 등 8개 품목 이스라엘 수입의존도 90%상회…공급망 리스크 관리필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무력충돌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브롬과 항공기용 무선방향탐지기 등 한국이 이스라엘로부터 90%이상 수입에 의존하는 품목에 대한 공급망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15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의 국내경제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스라엘 내 첨단 기업 및 인텔 CPU공장의 운영이 중단되면 반도체 수요 둔화로 업황 회복에도 지연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한국의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3∼0.4% 수준으로 이번 사태가 교역에 직접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올 8월까지 한국의 수입품목 1만1341개중 이스라엘 수입의존도가 90%를 넘는 품목은 모두 8개다. 식용 파래, 흑단 단판 목재, 주석 웨이스트·스크랩, 에틸렌 디브로마이드, 완전자동 라이플 등 5개 품목의 수입의존도는 100%로 수입 물량 전체를 이스라엘로부터 들여오고 있다. 그렇지만 라이플(1∼8월 수입액 287만달러)을 제외하면 모두 수입 금액이 적고 대부분 대체가 가능해 실제 이들 5개 품목에 대한 공급망 위험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난연제, 석유와 가스 시추, 수처리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는 비금속 원소인 브롬의 경우 수입의존도 99.6%가 달하며 타 물질로 대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전 세계 브롬 생산의 46.2%(18만t)를 차지하는 1위 생산 국가로 요르단( 28.2%), 중국(18.0%), 일본(5.1%), 인도(1.3%)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 브롬 공급 차질에 대비해 미국, 요르단, 중국, 일본 등으로 수입처를 전환할 준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항공기용 무선 방향 탐지기(드론용 레이더·GPS 등)도 이스라엘 수입 의존도가 94.8%(수입액 36만달러)로 분쟁 장기화 시 공급 차질이 우려됐다. 레이저 작동식 외과수술용 기기 역시 이스라엘 수입의존도가 73.1%(수입액 619만달러)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번 분쟁이 장기화해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 한국의 무역수지가 악화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중동 산유국의 전쟁 개입과 원유 생산 시설 및 수송로 침해 등으로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국제 유가가 10% 상승하면 한국의 수출은 약 0.2% 증가하고 수입은 약 0.9% 증가해 무역수지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국내 기업의 생산 비용은 0.67% 상승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이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분야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이스라엘에 있는 인텔 CPU 공장을 비롯한 첨단 분야 기업 운영이 중단되면 반도체 수요 둔화로 인해 반도체 업황 회복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원빈 무역협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우리나라와 직접적인 교역 비중이 낮았음에도 네온, 크립톤 등 특정 품목의 공급망 교란,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스라엘 분쟁이 장기화하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푸틴, ICC 체포영장 받고도 ‘당당’…키르기스스탄 보란 듯 방문

    푸틴, ICC 체포영장 받고도 ‘당당’…키르기스스탄 보란 듯 방문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하는 등 첫 공개 행보에 나섰다.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출신 어린이 수백명을 강제로 이주한 전쟁 범죄 혐의 ICC로부터 체포 영장이 나온 직후 푸틴 대통령은 해외 출국을 줄곧 자제해왔다. 12일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의 초청으로 푸틴 대통령의 이번 공식 방문 일정이 결정됐으며 수도 비슈케트에서 13일부터 열리는 독립국가연합(CIS) 정상 회담에 참석하게 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991년 창설된 CIS는 소위 ‘옛 소련’ 국가들의 모임으로 불리는데,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등이 참여하는 모임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CIS 정상회의에 참석한 직후에도 러시아 항공우주군이 주둔해 있는 칸트 공군 기지의 창설 20주년 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낼 것이 점쳐지는 등 이전과는 다른 발 빠른 공개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불과 두 달 전이었던 지난 8월, 푸틴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렸던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비대면 온라인으로 참여했던 것과 크게 달라진 태도다. 또, 지난 9월에도 그는 인도에서 열렸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불참한 바 있다. 이 같은 그의 첫 해외 출국 일정이 키르기스스탄이 ICC 비준 당사국이 아니라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키르기스스탄은 ICC 설립 협정인 로마 규정을 비준한 당사국이 아닌 탓에 푸틴 대통령의 출입국이 확인되더라도 국제형사재판소의 명령에 따른 체포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ICC는 지난 3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이주한 수백명의 어린이들을 불법적으로 추방하는 등 각종 범죄 혐의가 입증됐다면서 체포 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이후 푸틴 대통령은 단 한 차례로 러시아를 떠나지 않았다. 당시 체포 영장 발부 사실이 알려진 직후 러시아 대통령실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영장 발부가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이 가진 적대감의 증거’라며 날을 세운 바 있다. 또, 러시아 당국은 그에 대한 보복으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발부 명령을 내린 인물로 국제형사재판소 피오트르 호프만스키 소장을 지목, 지명 수배를 내리는 등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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