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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그냥 쉬다, 놀다, 자다 가나요 특별한 힐링 ‘숲’으로 오세요

    [커버스토리] 그냥 쉬다, 놀다, 자다 가나요 특별한 힐링 ‘숲’으로 오세요

    그저 바비큐로 고기나 한번 구워 먹고 산속에서 내처 잠만 자다가 스트레스나 풀고 오겠다고? 이런 생각을 가졌다면 단언컨대 당신은 휴양림 이용에 관한 한 ‘왕초보’다. 휴양림이 옛날과는 달라졌다. 더 이상 그냥 쉬다가 놀다가 자다가 오는 곳이 아니다. 이제 휴양림에 가면 대자연과의 대화를 통한 ‘힐링’을 할 수 있다. 빽빽이 우거진 산림을 통한 치유는 물론이고 야영과 산악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삶의 질을 제대로 높일 수 있는 공간으로, 새 단장도 한창이다. 가족 간 정을 느끼고 자연 사랑의 이유를 체험을 통해 깨닫는 소통의 장 기능도 톡톡히 하고 있다. 가을이라 더욱 매력적인 자연 휴양림을 찾아가 오랜만에 한껏 여유를 누려 보면 어떨까? 단풍이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는 늦가을, 가족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기에 좋은 이색 휴양림 4곳을 소개한다. ■청옥산휴양림 태백산맥 줄기인 청옥산 800m 고지에 조성된 청옥산휴양림은 2010년 국내 최초의 캠핑 전문 휴양림으로 재개장했다. 1991년 조성된 휴양림이었으나 2005년 수해 피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캠핑장으로의 변화를 꾀했다. 지난해 2만 4000명이던 이용객이 올해 10월 현재 2만 7000명에 달한다. 4개 야영장에서 텐트 107개를 수용할 수 있는데 다양한 캠핑이 가능하다.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오토 캠핑장과 전기시설이 없는 데크뿐 아니라 노면 캠핑장, 산막 캠핑도 경험할 수 있다. 재개장 이후 인천과 울산, 강원 태백 등에서 일주일마다 찾는 마니아까지 등장했다. 캠퍼들 사이에서 ‘7성급 호텔’로 평가받는 이곳에서도 최고 명당으로 꼽히는 223번과 224번은 평일에도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초기 휴양림의 숲 속의 집 모양을 간직하고 있는 산막은 캠핑장비 중 텐트만 빠진 형태로, 나무를 준비해 가면 벽난로를 경험할 수 있다. 전화로 예약할 수 있는데 11월부터 4월까지는 폐쇄한다. 청옥산은 겨울철에도 이용 가능한 야영 데크를 갖추고 있다. 눈을 접하기 힘든 부산에서 동호인들이 자주 찾는다. 캠핑의 예절도 전수하고 있다.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는 차량 통행이 금지된다. 밤 12시에 캠핑장은 소등되며 취사장도 오전 1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캠핑객을 위한 숲 해설과 나무 타기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청옥산에 이어 경기 양평군의 중미산휴양림도 캠핑 전문 휴양림으로 탈바꿈했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서진현 주무관은 “방에 들어가면 대면이 차단되는 객실과 달리 개방형 휴양림이다 보니 이용객들과 소통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면서 “경험 많은 마니아들과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어 휴양림 운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삼봉휴양림 강원 홍천군의 삼봉휴양림은 가족과의 소통, 가족 관계 회복을 위해 객실에서 TV를 없애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TV 대신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현재 프로그램 참여율은 다른 휴양림에 비해 월등히 높다. 지난 9월에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책 읽는 문화 확산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현재 숲 속 도서관 조성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봉의 시도가 성공적으로 평가받으면서 지난달 재개장한 경북 영양군의 검마산휴양림도 객실의 TV를 없앴다. ‘TV 없는 휴양림’은 점점 확대될 전망이다. 삼봉은 웰빙 여행지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휴양림에는 국내 3대 약수로 불리는 삼봉약수터가 있다. 철분 함량이 많아 위장병에 특효가 있다고 전해지며 조선 시대에는 실론약수로 불리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최대 8주까지 이용할 수 있는 체류 기간 다변화 숲 속의 집을 시범 운영했다. 장기 체류 객실에는 세탁기 등을 비치하고 이용 수요에 맞춰 객실 규모와 체류 기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응급 의료 시설이 없어서 환자는 올 수 없으며 3주 이상 체류자는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덕유산휴양림 덕유산휴양림은 침엽수가 많아 산림욕과 일상에 지친 심신을 달래는 데 최적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느끼는 상쾌함의 정도가 다르다. 덕유산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독일가문비나무숲이 펼쳐져 있다. 1931년 1.2㏊에 심어진 210여 그루의 아름드리나무가 이용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2000년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돼 독일가문비나무의 생태 환경에 대한 연구지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덕유산만의 특별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울창한 잣나무숲에는 데크를 설치해 색다른 야영 경험을 제공한다. 원추리와 붓꽃 등 78종의 야생화를 접할 수 있는 야생식물관찰원도 인기가 많다. 잔디광장에선 아름답고 선명한 별을 관찰할 수 있고 반딧불이를 직접 만날 수 있다. 덕유산휴양림은 접근성이 좋은 데다 인근에 덕유산국립공원과 무주리조트가 있어 사계절 인기가 높으며 숙박객이 입장객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산음자연휴양림 경기 양평군 용문산 자락에 위치한 산음자연휴양림은 폭산과 봉미산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울창하고 잘 가꿔진 산림 자원과 연계해 국유휴양림 중 유일하게 건강증진센터를 조성한 산림 치유의 메카다. 산길을 걸으며 내분비 기능을 활성화하는 맨발로 걷기 체험과 식물에서 추출한 정유를 활용해 정신·신체적 치유가 가능한 아로마테라피, 음이온 명상 등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치유 프로그램을 시작한 2009년 1067명이던 이용객이 지난해 2만 247명으로 증가했다. 휴양림은 매주 화요일 문을 닫지만 치유 프로그램은 신청자가 많아 쉬는 날이 없다. 공동협력사업으로 경기도 소방 공무원과 사회복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산음에는 사회적 약자가 VVIP 고객인 나눔 객실(2개)이 있다. 장애인 등 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들을 위한 배려의 공간이다. 전용 주차장과 점자 블록, 화장실 편의시설 등을 갖춘 데다 위급 상황 시 관리직원을 호출할 수 있는 비상벨도 설치됐다. 휠체어 등을 이용해 스스로 숲을 탐방할 수 있는 무장애 데크로드를 조성해 자유로운 이동성을 보장하고 있다. 향후 이색 휴양림 조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경기 양주시에 다문화가족을 위한 ‘아세안산림휴양단지’ 조성이 추진된다. 아세안 10개국의 전통 주택과 한옥을 배치해 상호 문화 체험의 장으로 활용키로 했다. 다문화가족, 외국인 근로자들이 향수를 달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우선 예약권을 부여하고, 자가용이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해 접근할 수 있도록 부지 선정에서부터 배려하기로 했다. 야영 장비를 직접 챙겨 산속으로 들어가 ‘비박’하는 전문가를 위한 캠핑장도 추진 중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바람에 엉덩이가…안입었나?

    바람에 엉덩이가…안입었나?

    이탈리아 출신의 톱모델 클라우디아 로마니(31)의 엉덩이가 ‘짓궂은’ 바람 탓에 노출됐다. 5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스플래시뉴스는 로마니가 검정 미니 원피스를 입고 마이애미의 한 거리를 거니는 모습을 포착했다. 원피스는 앞부분이 깊이 파여 가슴 부분을 훤히 드러냈다. 당시 바람이 불자 로마니가 머리 스타일이 헝크러지지 않도록 추스리는 순간 원피스가 날리면서 엉덩이가 노출됐다. 로마니는 당황한 듯 급히 치마 매무새를 고쳐 잡았다.  로마니는 남성잡지 GQ, MAXIM 등에서 활동했으며, 2006년 남성잡지 FHM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100명 가운데 한 명으로 뽑히기도 했다. 2010년 이래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명의 窓] 암 정복할 것인가, 정복당할 것인가?/황성주 이롬 대표

    [생명의 窓] 암 정복할 것인가, 정복당할 것인가?/황성주 이롬 대표

    대한민국은 암 공화국이다. 암으로 인한 공포가 개인은 물론 경제의 근본을 흔들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 암 통계에 의하면 한국의 암환자 수는 2000년 22만명에서 2010년 96만명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더욱이 신규 암 발생자가 매년 20만명씩 생기고 7만 5000명이 암으로 사망할 정도로 암은 이제 희귀한 풍토병(endemic)이 아닌 누구나 예방해야 할 유행병(epidemic)이 되고 있다. 현재 암 환자는 130만명에 이르고, 암 환우 가족들까지 합하면 600만명 이상이 암으로 고통당하고 있다. 이제 국가적으로 암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함께 힘을 모아 암을 정복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필자가 위기 의식을 갖는 이유 중의 하나는 암환자 중 40, 50대가 60%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이는 가장 경제활동이 왕성한 계층, 가장 영향력 있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회적 리더그룹에서 암 환자가 급증한다는 뜻이다. 건강보험 재정을 제외하더라도 암 환자 가족이 치료비로 매년 100만원을 쓴다고 가정하면 추산되는 가계 비용이 총 1조 3000억원에 이르고 매년 500만원을 쓴다고 하면 총 6조 50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지출하게 된다. 여기에 건강보험 재정과 암 보험 비용, 사회적 기회비용과 경제활동 손실 비용을 추가한다면 급증하는 암 환자 탓에 수십 조원에서 수백 조원에 이르는 국가적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아무도 이 문제를 사회·경제적, 국가적 시각으로 보지 않고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고 있다. 로마제국은 술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술에 중금속을 넣었다. 그 때문에 최고 리더들의 중추신경계가 손상되었고 국가경영의 판단력이 혼란을 일으켜 결국 로마가 멸망했다고 한다. 중세 유럽은 인구의 3분의1을 몰살시킨 페스트로 인해 인구가 감소하고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등 모든 국가 기반이 붕괴하여 결국 해체의 길로 갔다고 한다. 미국은 전체 인구의 61%가 비만(그중 27%가 고도비만)으로 고혈압, 심장병 등의 성인병이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다 고비용의 의료비, 극빈자와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전액 국가 부담 의료비(medical expenses) 체계로 인한 비용이 천문학적이어서 헤어날 수 없는 악성 재정 적자로 이어져 국가가 몰락 위기에 빠졌다. 한국 역시 급증하는 암 환자 때문에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데 속수무책이다. 1971년 닉슨 대통령은 ‘암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해마다 암으로 수십만 명이 죽어가자 닉슨 정부는 5년 내에 암을 퇴치하겠다고 선언했었다. 하지만, 40년 동안 아무 변화가 없다. 심장병 사망률이 현저하게 감소한 것과 대조적으로 암 사망률은 오히려 증가 추세다. 암과의 전쟁에서 미국 정부가 진 셈이다. 미국의 실패에서 얻은 결론은 암은 ‘예방이 최상의 치료’라는 것이다. 국가경영과 가정경제라는 관점에서 보면 치료의학보다 예방의학에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암 치료에 쏟아붓는 비용의 10분의1만 예방에 사용해도 암은 퇴치될 수 있고 개인과 가정은 물론 모두가 행복한 사회로 전환될 것이다. 암은 왜곡된 생활양식으로 얻은 병이다. 자연식 위주의 건강한 식생활, 흡연 추방, 생활스포츠의 확산 등을 통해 암의 뿌리를 제거해야 한다. 분주함을 벗어나 쉼과 누림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람이다. 대한민국이 암 공화국에서 벗어나야 경제가 살고 국민행복시대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
  • ‘누드’ 女배우, 연하남과…

    ‘누드’ 女배우, 연하남과…

    동안으로 유명한 타이완 출신 배우 비비안 수가 내년 2살 연하의 남자 친구와 웨딩마치를 올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8일 중국 언론들은 올해 38세인 비비안 수가 해운업계 경영인인 리윈펑(36)과 내년 중 결혼식을 치른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이미 지난달 열애 중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비비안 수의 결혼 사실은 타이완 언론 핑궈르바오가 지난 2일 비비안 수와 리윈펑이 손을 잡고 웨딩 드레스를 고르러 가는 사진을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비비안 수의 소속사는 “현재 결혼식을 준비 중이며 전통에 따라 약혼을 먼저 할 예정이다”면서 “남자 친구가 모든 과정을 타이완에서 함께 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보도에 따르면 비비안 수와 리윈펑은 반년 정도 교제했으며, 리윈펑이 비비안 수의 영화 촬영 장소를 찾아오는 등 바쁜 스케줄 가운데에도 데이트를 즐겨왔다. 리윈펑은 106척의 화물선을 보유한 싱가포르 해운기업 마르코폴로마린의 경영자로 6년 전 이혼해 두 딸을 홀로 키우고 있다. 1991년 일본에서 아이돌 그룹 ‘소녀대’로 데뷔해 청순한 미모로 스타덤에 오른 비비안 수는 늙지 않는 ‘방부제 미모’로 인기를 끌었다. 1990년대에는 누드 화보를 발표하면서 섹시 스타로 변신한 뒤 배우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뿔싸 바람 때문에”…클라우디아 로마니, 엉덩이 노출

    “아뿔싸 바람 때문에”…클라우디아 로마니, 엉덩이 노출

    이탈리아 출신의 톱모델 클라우디아 로마니(31)의 엉덩이가 ‘짓궂은’ 바람 탓에 노출됐다. 5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스플래시뉴스는 로마니가 검정 미니 원피스를 입고 마이애미의 한 거리를 거니는 모습을 포착했다. 원피스는 앞부분이 깊이 파여 가슴 부분을 훤히 드러냈다. 당시 바람이 불자 로마니가 머리 스타일이 헝크러지지 않도록 추스리는 순간 원피스가 날리면서 엉덩이가 노출됐다. 로마니는 당황한 듯 급히 치마 매무새를 고쳐 잡았다.  로마니는 남성잡지 GQ, MAXIM 등에서 활동했으며, 2006년 남성잡지 FHM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100명 가운데 한 명으로 뽑히기도 했다. 2010년 이래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토종 거포들 긴장!

    국내 프로야구에서 2011년을 끝으로 사라진 외국인 거포를 내년에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단장들이 지난 5일 구단별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2명에서 3명으로 늘리되 한 경기에 2명만 출전하도록 뜻을 모았다. 특히 같은 포지션으로 3명을 뽑지 못하도록 해 사실상 외국인 타자 영입을 의무화했다. 다음 달 초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8개 구단 외국인 선수 3명 보유, 2명 출전(NC와 KT는 4명 보유, 3명 출전)안이 최종 승인될 예정이다. 라이언 가코(삼성), 코리 알드리지(넥센), 카림 가르시아(한화) 등을 마지막으로 지난 2년 동안 국내 구단들은 투수로만 외국인 쿼터 2명을 채워 왔다. 외국인 타자들이 정면 승부를 하지 않고 유인구를 많이 던지는 국내 투수들을 상대로 재미를 못 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1998년 이후 팬들의 뇌리에 깊이 남은 타자는 타이론 우즈(두산)와 클리프 브룸바(현대·히어로즈)가 손꼽힌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5년 동안 두산에 몸담은 우즈는 남다른 파워를 앞세워 국내 통산 홈런 174개, 510타점을 남기고 일본으로 건너가 대성공을 거뒀다. 역시 다섯 시즌 동안 홈런 116개, 390타점을 올린 브룸바도 장타력과 정확성을 겸비했다는 평가와 함께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한 해 40홈런을 넘긴 이로는 우즈(두산)와 호세 페르난데스(SK), 댄 로마이어(한화), 트레이시 샌더스(KIA), 찰스 스미스(삼성) 등 5명. 이 정도 거물급 타자가 ‘수입’되면 흥행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아스날의 리그 우승이 가능한 3가지 이유

    아스날의 리그 우승이 가능한 3가지 이유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했던 바와 같이 지난 주말 아스날 대 리버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아스날은 ‘진짜 우승후보’로, 리버풀은 ‘4위권 진입’이 이번 시즌의 목표인 팀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아스날이 드디어 긴 ‘무관의 한’을 끊어낼 수 있을지 많은 팬들이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아스날의 리그 우승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구체적 정황을 살펴봤다. 1. 10경기 승점 25점, ‘무패우승’ 때보다 좋은 출발 아스날은 벵거 감독아래 지금까지 총 3차례 리그 우승을 차지했는데, 10라운드까지 성적을 놓고볼 때, 이번 시즌 아스날은 그 3시즌보다 높은 승점을 기록했다. 특히 아스날이 가장 큰 자랑거리로 삼고 있는 무패우승 시절의 승점 또한 넘어섰다. 아스날이 우승을 차지했던 시즌의 10경기 승점은 아래와 같다. 1) 1997-98시즌 10경기 6승 4무 승점 22점 2) 2001-02시즌 10경기 5승 4무 1패 승점 19점 3) 2003-04시즌 10경기 7승 3무 승점 24점 ?) 2013-14시즌 10경기 8승 1무 1패 승점 25점 물론, 예외는 있었다. 아스날이 유망주 정책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던 2007-08시즌, 그들은 리그에서 15라운드까지 무패행진을 달리며(10경기 승점 26점) 파죽지세로 앞서나갔으나, 결국 막판 뒷심을 보이지 못하며 리그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그들의 우승 가능성을 보여주는 요소는 더 있다. 2. 유럽 4대 리그 중 가장 큰 점수차이 1위 아스날은 11월 6일까지 유럽 4대리그(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중 2위에 가장 많은 승점차인 5점차이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한마디로 유럽 최고의 리그를 통틀어 ‘가장 압도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는 팀’인 것이다. 라리가에선 1위 바르셀로나가 1점 차이로 2위 AT 마드리드에 앞서 있으며, 세리에A에서는 11경기에서 10승 1무라는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AS로마가 2위 나폴리에 3점 차이로 앞서 있다. 분데스리가에서는 바이에른뮌헨이 도르트문트에 단 1점차로 앞서 있을 뿐이다. 3. 최고 전력이 아닌 상태에서의 리그 독주 앞에서 밝힌 숫자적인 팩트를 제외하고 사실 아스날의 리그 독주가 가장 놀라운 이유는 현재 그들의 성적이 지난 시즌 맹활약했던 주전 선수들이 이탈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는 점이다.지난 시즌 아스날에서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던 시오 월콧이 대부분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며, 산티 카솔라도 이제 막 부상에서 복귀했다. EPL 첫 시즌 준수한 활약을 보인 포돌스키 역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잉글랜드의 기대주 옥슬레이드 챔벌레인은 리그 첫 경기에서 부상을 입은 뒤 지금까지 뛰지 못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부상 선수들이 1군 스쿼드에 복귀된다면 아스날은 더욱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가지게 된다. 시오 월콧은 기복이 있긴 하나, 여전히 유럽에서 가장 빠른 날개 자원으로 아스날 측면 공격에 활기를 가져다 줄 수 있으며, 포돌스키는 언제나 터질 수 있는 한 방을 가진 공격자원이다. 아르센 벵거 감독 특유의 철학으로 키워낸 아론 램지, 슈제츠니 등의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유망주를 선호하던 고집을 깨고 과감히 영입한 외질이 아스날의 클래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놓은 이번 시즌, 아스날은 분명한 ‘리그 우승 후보’임에 틀림없다. 이성모 스포츠 통신원 London_2015@naver.com
  • “실크로드는 문명 통로… 동쪽 끝은 한반도”

    “실크로드는 문명 통로… 동쪽 끝은 한반도”

    실크로드와 문명교류에 관한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실크로드 사전’(창비)이 나왔다. 10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저서를 완성한 이는 정수일(79)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이다. ‘실크로드 사전’은 중국과 일본에도 있지만 정 소장이 엮고 쓴(편저) 사전은 표제어 1907개, 색인 8015개로 규모 면에서 그들을 압도할 뿐만 아니라 실크로드의 3대 간선인 오아시스로, 초원로, 해로를 망라해 내용에 있어서도 세계 최대의 ‘실크로드 사전’으로 꼽을 만하다. 정 소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인류가 풀지 못한 전쟁 등의 갈등과 모순은 문명이란 공통분모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면서 “인류의 미래 비전인 문명교류학 확립이 내 연구의 최종 목표이고, ‘실크로드 사전’은 문명교류학 사전의 첫 단계”라고 말했다. ‘실크로드 사전’이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15년. ‘무함마드 깐수’란 이름의 대학 교수로 활동하던 그는 간첩 혐의로 수감생활을 하던 1998년 4월부터 2000년 형 집행정지로 출소할 때까지 약 2년 반 동안 편지지 앞뒷면과 도배지 등의 빈 공간에 실크로드의 기본개념을 정리했다. 자신의 구속으로 폐강된 실크로드학 강의를 옥중 편지형식으로 되살려 보려는 시도에서 비롯됐다. 그때 작성한 원고지 6000장 분량의 표제어 974개 항목은 출소 이후 펴낸 ‘실크로드학’과 ‘고대문명교류사’의 기초 자료로 활용됐다. 하지만 사전 출간은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빛을 보지 못하다가 경상북도의 ‘코리아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올 초부터 집필을 재개,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됐다. 정 소장은 “중국은 해로를 인정하지 않는 데다 80% 이상이 중국 내 이야기이며, 일본은 가장 큰 규모의 사전도 표제어가 192개에 불과해 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실크로드 사전으로는 미흡한 점이 있다”며 “이번 사전에서는 ‘왕오천축국전’ ‘지봉유설’ 등 우리 고전 속에 그려진 실크로드의 모습도 재현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실크로드 육로의 동쪽 끝을 한반도로 규정한 것은 이 사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함께 출간된 도록 ‘실크로드(Silk Road)-육로편’은 경주에서 로마까지 실크로드 59개 도시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중국 옌볜 출신으로 실크로드를 23차례나 답사한 정 소장은 “실크로드는 하나의 선으로 이뤄진 단순한 무역로가 아니라 그물 형태의 범지구적 문명 교류 통로”라면서 “지금까지 실크로드 3대 간선의 동쪽 끝이 중국이라는 진부한 통념을 깨고, 실크로드 상의 한반도란 역사적 위상을 사전 문자로 각인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풍년에 배추가격 폭락 예상… 농촌 지자체 판촉 비상

    풍년에 배추가격 폭락 예상… 농촌 지자체 판촉 비상

    풍년 농사로 인한 배추 가격 폭락이 예상되자 농촌 지역 지방자치단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4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2400원대 하던 가을 배추 한 포기(3㎏ 기준)의 전국 도매 평균가격이 올해 1300원대 밑으로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가을 배추 생산량은 풍년이었던 2011년보다 많은 190만t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지어 배추밭을 갈아엎는 상황까지도 우려된다. 배추는 보통 한 포기 도매가격을 1250원 이상 받아야 이윤이 남는다고 한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은 배추 판촉에 팔을 걷어붙였다. 충북 청원군은 팔지 못하거나 수확을 포기해 폐기 처분해야 하는 배추 물량 조사에 착수했다. 군은 판로를 확보하지 못한 농민들을 지역 김치공장 3곳과 연결해 모두 소진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내년에 통합되는 청주시 공무원들과 대대적인 배추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하고 사회복지시설 등 불우 이웃들에게 매년 지원하는 김장김치 물량을 늘려 배추 소비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강원도는 김장시장, 절임 배추 판매소, 강원도 농수특산물 진품센터 인터넷 등을 통해 판매 촉진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도는 각 시·군 전통시장과 농협 하나로마트 등 30여곳에 김장시장을 설치해 김장 더 담그기, 일찍 담그기 운동 등도 펼치고 도내 절임 배추 판매소 129곳의 예약 판매를 돕기 위해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전남도는 김치 가공업체 20여곳에 농업종합자금 79억원을 긴급 지원해 배추와 무 등 김장 채소 1만 5000여t을 조기에 사들이도록 했다. 본격적인 출하로 인한 가격 폭락을 앞두고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다. 절임 배추를 상품화해 수년째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충북 괴산군도 비상이다. 소비자들이 배추 가격 인하를 예상해 절임 배추 구입을 서두르지 않고 있어서다. 불길한 조짐이 보이자 임각수 군수는 지난 2, 3일 새로운 소비처 발굴을 위해 부산, 인천, 포항을 방문해 판촉 행사를 열었다. 임 군수는 오는 17일까지 주말을 반납하고 전국을 다니면서 절임 배추 홍보전에 나서기로 했다. 군청 공무원들은 실·과, 읍·면별 자매결연지를 다니며 판매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군은 자매결연지에 국산 천일염과 지하 암반수로 생산되는 괴산 절임 배추의 우수성을 알리는 서한문도 보냈다. 반창현(괴산군 청천면)씨는 “주문 전화가 지난해보다 50%가량 감소해 큰일”이라면서 “배추가 워낙 싸니까 직접 생배추를 사서 절이려는 사람들까지 있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지난해 가격이 많이 오른 탓에 올해 농민들이 받을 타격이 더 클 것 같다”면서 “한 포기 가격이 800원대 이하로 떨어지면 정부가 공급 조절을 위해 8만t을 산지 폐기한다는 대책까지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산소를 만나는 순간부터 죽음이다

    산소를 만나는 순간부터 죽음이다

    원소의 세계사/휴 앨더시 윌리엄스 지음/김정혜 옮김/알에이치코리아/544쪽/2만원 ‘원소기호 O, 원자번호 8’ 고등학교 화학시간에 지겹도록 외웠던 ‘원소 주기율표’ 속 산소의 실체다. 현실 세계에서 산소는 생명이자 활기다. 한 광고문구에서 보듯 ‘산소 같은 여자’는 건강하고 상큼한 여성의 대명사이고, 너른 숲에서 다량의 공기를 내뿜는 강원도는 한국의 ‘산소통’이다. 우리만 그런 건 아니다. 이웃 일본과 중국에선 돈을 내고 산소를 사는 ‘산소 바’(oxygen bar)도 성업 중이다. 한데 우리가 알고 있는 산소와 실제 산소는 많이 다르다. 예컨대 산소는 반응성이 크다. 거의 모든 원소와 반응해 산화물을 만든다. 산화는 혼란과 쇠퇴의 다른 이름이다. 산소와 접한 원소는 곧 혹은 서서히 파괴된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잠 잘때마다 사용했던 산소텐트가 되레 수명을 가속시키고 죽음을 앞당겼을 거라는 주장은 그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먼저 생명을 주고 곧이어 죽음에 바짝 다가서게 만드는 이중적인 원소. 그 탓에 산소는 ‘간교한 요부’라 불리기도 한다. 이처럼 주기율표에 갇힌 원소들은 저마다 독특한 사연과 이력을 갖고 있다. ‘원소의 세계사’가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원소들의 어제와 오늘을 하나하나 추적한 뒤 우리가 엿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사 혹은 문화사를 끄집어낸다. 저자는 이를 위해 기존의 서술 방식을 버렸다. 원소들을 주기율표대로 열거하거나 각각의 성질과 용도를 설명하지 않는다. 저자가 밝혔듯 책이 “(화학자가 아닌) 인류학자가 작성한 것처럼 보이는 주기율표가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대신 저자는 ‘문화적’ 주제에 따라 원소를 분류했다. 힘, 불, 기술, 아름다움, 흙 등 다섯 가지다. ‘힘’에서는 부의 상징이자 통제의 근간으로 활용됐던 원소들을 다룬다. 첫 장은 ‘당연히’ 금(Au, 79)이 연다. 로마시대 작가 플리니우스가 ‘불에 타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유일한 금속’이라 상찬했던 물질이다. 이어 금의 윗자리를 노리는 플래티넘(Pt, 78), 은(Ag, 47) 등이 뒤를 잇는다. ‘불’에선 ‘기적의 빛’이라 불리는 인(P, 15) 등 타면서 빛을 내거나 부식 작용이 두드러지는 원소들이 등장한다. ‘기술’에선 쉽게 늘어나거나 잘라지는 등의 특성 덕에 수천년 동안 장인(匠人)들의 재료로 이용됐던 원소들이 나온다. ‘아름다움’에선 원소가 세상을 어떻게 채색하는지, ‘흙’에선 수많은 원소가 왜 특정한 장소에서 발견되는지 살핀다. 책엔 흥미로운 내용들이 가득하다. 플루토늄의 원소기호인 Pu는 소변을 뜻하는 ‘peee-euggh’에서 따왔다. 더 극적인 건 이름을 얻게 된 경위다. 플루토늄의 모티브는 명왕성(플루토)이다. 미국의 화학자 글렌 시보그는 1942년 발견 당시 플루토늄을 언젠가 금의 지위를 대체할 탁월한 물질로 여겼다. 하지만 불행히도 플루토늄이 가진 힘은 지나치게 파괴적이었다. 소량으로도 강력한 핵폭탄을 만들 수 있었다. 타고 남은 재(핵 폐기물)조차 몇만년 동안 반감기를 거치며 두고두고 인간의 생명을 노린다. 로마 신화에서 지하세계와 죽음을 관장하는 신 ‘플루토’(그리스 신화의 하데스)처럼 인류에게 ‘죽음의 사신’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제 한 몸 불살라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는 탄소(C, 6), 화가들의 붓을 통해 화단에 일대 혁명을 일으킨 카드뮴(Cd, 48) 등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금서의 역사(베르너 풀트 지음, 송소민 옮김, 시공사 펴냄) 책이 발명된 이래 끈질기게 존재해 온 책에 대한 억압의 역사를 다뤘다. 애인이 죽자 그 무덤에 사랑의 시를 함께 묻어버리는 식으로 ‘자기검열’을 한 시인 겸 화가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주인공이 불륜을 저지른 후 예전보다 더 아름다워졌다고 묘사했다는 이유로 금지된 ‘보바리 부인’, 열여섯 살 소년이 우연히 만난 창녀에게 동정을 잃었다는 묘사가 문제가 된 ‘호밀밭의 파수꾼’ 등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간의 두려움이 몰살시킨 금지된 책들의 역사가 촘촘하게 소개된다. 저자는 “금서의 역사는 단순히 억압의 사슬, 파괴된 작품과 살해된 작가에 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권력에 대항해 언어가 거둔 승리의 연대기이기도 하다”고 썼다. 408쪽. 2만원. 이야기 인문학(조승연 지음, 김영사온 펴냄) ‘글래머’(glamour)는 흔히 육감적인 몸매의 여성을 일컫는 말로 쓰이지만 미국에선 ‘고급스러운 여성’을 의미한다. 고대 로마시대에 글래머러스한 사람은 ‘그래머’(grammar) 즉, 문법을 철저히 공부한 사람을 뜻했기 때문이다. 럭셔리(luxury)는 ‘뼈가 삐었다’는 의미의 라틴어 ‘럭셔스‘(luxus)에서 비롯됐다. 무절제한 생활로 가치관이 삐딱한 이들을 ‘럭셔스한 사람’이라고 불렀는데 , 17세기 프랑스에서 ‘절제없는 인생’을 부러워하는 풍조가 일면서 럭셔리라는 단어가 고급이란 뜻으로 바뀌었다. 책에는 이처럼 단어 하나에서 건져 올린 흥미로운 인문학 이야기가 풍부하게 소개돼 있다. 영어와 프랑스어, 이탈리어 등 7개 국어에 능한 저자는 욕망과 유혹, 사랑과 가족, 전쟁과 계급 등 인문학이 다루는 모든 범위에 걸쳐 시공간을 관통하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쳐낸다. 340쪽. 1만 5000원. 중국 철학이 등장할 때가 되었는가?(리쩌허우 지음, 류쉬위안 외 엮음, 이유진 옮김, 글항아리 펴냄) 살아있는 중국 사상계의 거목으로 불리는 리쩌허우(李澤厚)의 신작이다. 책 대부분은 작가이자 평론가인 류쉬위안이 2010년 10월 리쩌허우를 찾아가 세 차례에 걸쳐 그의 학문 역정과 철학 체계에 대해 좌담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중국근대사상사론’ ‘미의 역정’ ‘역사본체론’ 등 중국 사상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저작으로 유명한 리쩌허우는 현대 문명에서 여러 한계를 드러내는 서양 사상의 새로운 탈출구를 중국 전통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세계 주류 철학에서 부족한 점과 중국 사상 전통에서 필요한 점 등을 파악해 둘의 빈자리를 메우는 사상 체계인 ‘정(情) 본체’를 제시했다. 이 밖에 베이징대 철학과에 입학하게 된 과정, 대표작 ‘비판철학의 비판’을 출간할 때 출판사와 빚은 갈등 등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전한다. 356쪽. 1만 8000원. 나폴레옹도 모르는 한·프랑스 이야기(정상천 지음, 국학자료원 펴냄) 전직 외교관인 저자는 프랑스 외교 사료에 근거해 한국과 프랑스 간 숨겨진 외교 비사를 들려준다. 1905년 을사보호조약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프랑스 정부에 서한을 보낸 안동군수 권재중 이야기, 동양척식주식회사가 파리주식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한 사연, 박정희 대통령이 큰딸 근혜에게 프랑스어를 배우도록 권유했다는 기록 등 알려지지 않았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또한 일제 강점기에 프랑스 정부가 한때 상해 프랑스 조계지에 있는 독립운동가 200여명을 모두 프랑스로 소개시키는 방안을 고려했다는 사실을 비롯해 프랑스의 6·25전쟁 참전, 해방 이후 한·불 관계 등 140년에 걸친 양국 관계의 중요한 기록들을 가감 없이 담았다. 프랑스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상공부, 외교통상부를 거쳐 통일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372쪽. 2만 7000원.
  • [커버스토리] 사람 잡은 다이어트 잔혹사

    [커버스토리] 사람 잡은 다이어트 잔혹사

    날씬해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기록에 따르면 2000년 전 고대 로마·그리스인들도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했다고 한다. ‘다이어트’(Diet)의 어원이 그리스어 ‘디아이타’(Diaita)에서 유래한 것도 이런 이유다. 물론 지금처럼 날씬해지기 위한 다이어트가 시작된 것은 19세기부터다. 산업혁명이 만든 풍요는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를 자극했고, 다이어트를 하나의 ‘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됐다. 당시에도 속성 다이어트나 체중감량 비법(秘法), 연예인 다이어트 같은 ‘독특한 살빼기 방법’들이 유행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1930년대 미국에서는 일명 ‘기생충 다이어트’가 유행했다. 소고기에 기생하는 ‘촌충’(인체의 장내에 기생하는 곤충)을 먹어 살을 빼는 방법이다. 원리는 알약에 담겨 장까지 도달한 기생충이 소화가 덜 된 음식물을 흡수하는 것으로 실제 체중 감소 효과도 있었다고 한다. 일단 원하는 체중에 도달하면 기생충 약을 복용해 촌충을 몸 밖으로 배설하면 된다. 문제는 촌충이 장기 속에서 최대 9m까지 자라는 탓에 두통이나 시력 감퇴 같은 부작용부터 척수염, 간질, 치매 같은 심각한 질병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기생충 다이어트 붐이 일면서 연예인을 등장시킨 광고(그림1)까지 신문에 나올 정도로 기생충 약은 불티나게 팔렸다. 약물 다이어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독성물질까지 ‘신비의 묘약’으로 둔갑해 팔리는 일도 벌어졌다. 사약(死藥) 재료로 주로 쓰이는 비소가 대표적이다. 비소는 중추신경계를 흥분시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암페타민의 효과를 가져 몸무게를 줄여 준다. 물론 다이어트 약에는 소량의 비소 성분만 들어 있지만 때때로 살을 많이 빼려고 약을 과다 복용해 비소 중독으로 목숨을 잃는 일도 흔했다. 역사상 최초로 유명인의 이름을 타고 대중적인 인기를 끈 다이어트 약물은 식초다. 영국의 낭만파 시인 바이런(1788~1824)은 지금의 가수나 배우처럼 꽃미남 외모로 유명했다. 바이런은 평소에도 날씬한 외모를 유지하려고 식초를 통째로 마시거나 식초에 절인 감자를 먹었다. 구토 증세와 설사 탓에 웬만큼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았다. 바이런을 너무나 사모했던 영국의 젊은이들은 창백하고 마른 그의 외모를 따라 하기 위해 앞다퉈 식초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심지어 빅토리아 여왕도 따라 했다고 하니 식초 열풍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단순히 음식을 오랫동안 씹어서 살을 빼는 다이어트도 있었다. 미국의 운동선수 호레이스 플래처(1849~1919)는 영양분을 모두 흡수할 만큼 충분히 음식을 씹고 나서 남은 찌꺼기를 뱉어 내면 살이 찌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의 이름을 따라 ‘플래처리즘’이라는 단어도 만들어 냈다. 음식에 따라 씹는 횟수는 다르지만 양파(샬럿)의 경우 최소 700번은 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단순하면서도 살 빼기에도 유리한 이 다이어트법은 당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체코의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 등 유명인들도 따라 했다고 전한다. 남은 섬유질을 모두 뱉어 내기 때문에 화장실은 2주일에 한 번만 가도 된다. 심지어 변은 냄새도 거의 나지 않았다. 플래처는 이 방법을 알리기 위해 직접 변을 들고 다니며 주위에 홍보하기도 했다. 산업혁명에 따른 대량생산 체제로 새롭게 주목받은 다이어트법 중에는 고무 속옷(사진3)을 입는 것도 있었다. 미국 남북전쟁(1861~1865)을 배경으로 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 오하라 역을 맡은 비비언 리가 잘록한 허리를 만들기 위해 착용하는 코르셋도 이 고무 속옷의 일종이다. 탄력이 있으면서도 단단한 고무 속옷을 착용함으로써 지방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육중한 무게 탓에 가만히 있어도 땀을 쉽게 흘려 살을 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남녀를 가리지 않고 골고루 유행했지만, 과하게 몸을 조이다 뼈가 으스러지거나 장시간 착용해 피부가 괴사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 지난달 27일 허핑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한국에서 일어난 사건을 사회면 주요 기사로 실었다. 약물 다이어트 유행을 틈타 중국에서 인육(人肉)이 든 약을 운반해 온 중국 유학생 2명이 한국 경찰에 적발됐다는 보도였다. 엽기적이기로는 이전의 사례에 뒤지지 않는다. 효과만 있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약이 팔리는 탓에 이 촌극은 세계의 웃음거리가 됐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21세 이하 선수중 ‘발롱도르’를 뽑는다면?

    21세 이하 선수중 ‘발롱도르’를 뽑는다면?

    “올해도 메시가 받을 것이다” vs “올해야말로 호날두다” vs “리베리가 받는 것이 합리적이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축구 선수에게 최고의 영예인 ‘발롱도르’ 최종후보자가 발표된 가운데, 유럽 전역에 있는 언론에서 각기 다른 예상을 내놓으며 수상자 발표를 기다리는 팬들의 기대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한편, 영국의 스포츠 통계 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21세 이하 선수 중 발롱도르를 뽑는다면?”이라는 가정 아래 2013년 15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들의 통계를 바탕으로 가장 높은 평균평점을 받은 23명의 선수를 선정해 흥미를 끌고 있다. 이 리스트에 포함된 선수들 역시 대부분 축구팬들이 이미 알고 있는, 미래에 발롱도르를 받아도 이상할 것이 없는 유망주들이다. 1위에 오른 선수는 분데스리가 샬케에서 뛰고 있는 율리안 드락슬러다. 드락슬러는 총 29경기에 나서 평점 7.58을 기록해 2위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소속팀과 국가대표팀 모두에서 차세대 에이스로 불리며 유럽 최고 구단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유를 기록으로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2위는 유벤투스에서 기량이 만개한 폴 포그바가 차지했다. 26경기 출전, 평점 7.35. 맨유를 버리고 유벤투스로 건너간 포그바는 단순히 소속클럽에서만 좋은 활약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주장완장을 차고 출전했던 FIFA U-20 월드컵에서도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하는 등 이미 세계 최정상급 미드필더로 인정받고 있다. 3위는 첼시에서 에버튼으로 임대중인 스트라이커 로멜루 루카쿠가 차지했다. 2013년 첼시에서는 한 경기도 뛴 적이 없는 루카쿠이지만 그는 임대된 2클럽(웨스트브롬, 에버튼)에서 모두 놀라운 골 결정력을 선보이며 차세대 최고의 공격수로 손꼽히고 있다. 그 이외 23위까지 명단을 보면 유럽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는 유망주들이 모두 포함되었는데 특이점은 프랑스 선수들이 7명으로 가장 많이 선정됐으며, 그 중 5명이 수비수 자원이라는 점이었다. <후스코어드닷컴 선정 ‘21세 이하 발롱도르’ 후보 23인 명단> 1. 율리안 드락슬러(샬케, 독일) 2. 폴 포그바(유벤투스, 프랑스) 3. 로멜루 루카쿠(웨스트브롬, 에버튼, 벨기에) 4. 서지 오리에(툴루즈, 코드디부아르) 5. 니콜라 무루(칼리아리, 이탈리아) 6. 아이메릭 라포르테(빌바오, 프랑스) 7. 커티스 조우마(생테티엔, 프랑스) 8. 마테오 코바시치(인터밀란, 크로아티아) 9. 마르키뇨스(로마, PSG, 브라질) 10. 벤 데이비스(스완지, 웨일스) 11. 요하네스 가이스(마인츠, 독일) 12. 마르코 베라티(PSG, 이탈리아) 13. 사무엘 움티티(리옹, 프랑스) 14. 루카스 디그네(릴, PSG, 프랑스) 15. 압둘 라만 바바(퓌르트, 가나) 16. 라파엘 바란(레알 마드리드, 프랑스) 17. 오게니 오나지(라치오, 나이지리아) 18. 루크 쇼(사우스햄튼, 잉글랜드) 19. 마티야 나스타시치(맨시티, 세르비아) 20. 안토니오 루디게르(슈투트가르트, 독일) 21. 마우로 이카르디(삼프도리아, 인터밀란, 아르헨티나) 22. 마티아스 긴터(프라이부르크, 독일) 23. 제프리 콘도그비아(세비야, AS모나코, 프랑스) 이성모 스포츠 통신원 London_2015@naver.com
  • 로마 오페라극장 130년 서울서 떠나는 시간여행

    로마 오페라극장 130년 서울서 떠나는 시간여행

    이탈리아 오페라의 성지, 로마 오페라극장이 자랑하는 의상과 무대가 서울로 옮겨왔다. 내년 1월 5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전시되는 ‘눈으로 듣다: 로마 오페라극장 의상·무대디자인 100선’이다. 로마 오페라극장은 1880년 개관 이후 푸치니의 ‘토스카’를 1900년 초연하는 등 엔리코 카루소, 루치아노 파바로티, 마리아 칼라스, 폰 카라얀 등 거장들이 잇따라 거쳐간 이탈리아 오페라의 요람이다. 극장은 조각가 자코모 만주, 추상화가 조르주 데 키리코 등 20세기 대표 예술가들을 무대로 불러들여 치밀한 예술성이 돋보이는 무대 미술을 구현해 냈다. 덕분에 극장은 이들이 손수 제작한 의상과 스케치한 의상·무대 디자인 1만 1000점을 유산으로 간직하면서 이탈리아 최대의 오페라 아카이브를 구축할 수 있었다. 여기서 골라내온 의상 21점과 회화 81점(의상·무대 디자인 스케치), 가면 3점 등 총 105점의 작품이 국내 관객과 처음 만난다. 오페라 ‘로엔그린’, ‘오이디푸스 왕’, ‘로미오와 줄리엣’, ‘율리우스 시저’, ‘카르멘’ 등의 공연에서 배우들이 실제로 입었던 의상들을 두루 볼 수 있다. 무료. (02)724-0146.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인류의 숙원 다이어트…기생충부터 인육까지 먹었다

    인류의 숙원 다이어트…기생충부터 인육까지 먹었다

    날씬해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기록에 따르면 2000년 전 고대 로마·그리스인들도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했다고 한다. ‘다이어트’(Diet)의 어원이 그리스어 ‘디아이타’(Diaita)에서 유래한 것도 이런 이유다.  물론 지금처럼 날씬해지기 위한 다이어트가 시작된 것은 19세기부터다. 산업혁명이 만든 풍요는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를 자극했고, 다이어트를 하나의 ‘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됐다. 당시에도 속성 다이어트나 체중감량 비법(秘法), 연예인 다이어트 같은 ‘독특한 살빼기 방법’들이 유행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1930년대 미국에서는 일명 ‘기생충 다이어트’가 유행했다. 소고기에 기생하는 ‘촌충’(인체의 장내에 기생하는 곤충)을 먹어 살을 빼는 방법이다. 원리는 알약에 담겨 장까지 도달한 기생충이 소화가 덜 된 음식물을 흡수하는 것으로 실제 체중 감소 효과도 있었다고 한다. 일단 원하는 체중에 도달하면 기생충 약을 복용해 촌충을 몸 밖으로 배설하면 된다. 문제는 촌충이 장기 속에서 최대 9m까지 자라는 탓에 두통이나 시력 감퇴 같은 부작용부터 척수염, 간질, 치매 같은 심각한 질병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기생충 다이어트 붐이 일면서 연예인을 등장시킨 광고까지 신문에 나올 정도로 기생충 약은 불티나게 팔렸다.  약물 다이어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독성물질까지 ‘신비의 묘약’으로 둔갑해 팔리는 일도 벌어졌다. 사약(死藥) 재료로 주로 쓰이는 비소가 대표적이다. 비소는 중추신경계를 흥분시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암페타민의 효과를 가져 몸무게를 줄여 준다. 물론 다이어트 약에는 소량의 비소 성분만 들어 있지만 때때로 살을 많이 빼려고 약을 과다 복용해 비소 중독으로 목숨을 잃는 일도 흔했다.  역사상 최초로 유명인의 이름을 타고 대중적인 인기를 끈 다이어트 약물은 식초다. 영국의 낭만파 시인 바이런(1788~1824)은 지금의 가수나 배우처럼 꽃미남 외모로 유명했다. 바이런은 평소에도 날씬한 외모를 유지하려고 식초를 통째로 마시거나 식초에 절인 감자를 먹었다. 구토 증세와 설사 탓에 웬만큼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았다. 바이런을 너무나 사모했던 영국의 젊은이들은 창백하고 마른 그의 외모를 따라 하기 위해 앞다퉈 식초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심지어 빅토리아 여왕도 따라 했다고 하니 식초 열풍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단순히 음식을 오랫동안 씹어서 살을 빼는 다이어트도 있었다. 미국의 운동선수 호레이스 플래처(1849~1919)는 영양분을 모두 흡수할 만큼 충분히 음식을 씹고 나서 남은 찌꺼기를 뱉어 내면 살이 찌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의 이름을 따라 ‘플래처리즘’이라는 단어도 만들어 냈다. 음식에 따라 씹는 횟수는 다르지만 양파(샬럿)의 경우 최소 700번은 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단순하면서도 살 빼기에도 유리한 이 다이어트법은 당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체코의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 등 유명인들도 따라 했다고 전한다. 남은 섬유질을 모두 뱉어 내기 때문에 화장실은 2주일에 한 번만 가도 된다. 심지어 변은 냄새도 거의 나지 않았다. 플래처는 이 방법을 알리기 위해 직접 변을 들고 다니며 주위에 홍보하기도 했다.  산업혁명에 따른 대량생산 체제로 새롭게 주목받은 다이어트법 중에는 고무 속옷을 입는 것도 있었다. 미국 남북전쟁(1861~1865)을 배경으로 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 오하라 역을 맡은 비비언 리가 잘록한 허리를 만들기 위해 착용하는 코르셋도 이 고무 속옷의 일종이다. 탄력이 있으면서도 단단한 고무 속옷을 착용함으로써 지방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육중한 무게 탓에 가만히 있어도 땀을 쉽게 흘려 살을 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남녀를 가리지 않고 골고루 유행했지만, 과하게 몸을 조이다 뼈가 으스러지거나 장시간 착용해 피부가 괴사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 지난달 27일 허핑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한국에서 일어난 사건을 사회면 주요 기사로 실었다. 약물 다이어트 유행을 틈타 중국에서 인육(人肉)이 든 약을 운반해 온 중국 유학생 2명이 한국 경찰 당국에 적발됐다는 보도였다. 엽기적이기로는 이전의 사례에 뒤지지 않는다. 효과만 있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약이 팔리는 탓에 이 같은 촌극은 세계의 웃음거리가 됐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3500가지 ‘커피의 고향’ 에티오피아인의 삶과 풍광을 만나다

    3500가지 ‘커피의 고향’ 에티오피아인의 삶과 풍광을 만나다

    솔로몬과 시바여왕의 후예들로 3000여년의 오랜 역사를 이어온 에티오피아는 성서에도 수십 차례 언급된 초기 기독교 국가 가운데 하나다. 많은 나라들이 이슬람을 받아들이던 시대에도 꿋꿋이 기독교 문명을 지켜낸 나라. 때문에 곳곳에는 정교회와 성지순례지가 자리하고 있고 기독교의 신앙이 배어 있는 그들의 삶 또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동서남북으로 전혀 다른 지형이 빚어내는 이색적인 자연환경 안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3500개 이상의 고유 품종으로, 훌륭한 품질을 자랑한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나일 강의 원류 중 하나인 블루 나일 강에서 흐르는 폭포에서는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멋진 풍광을 만날 수 있다. 2일 오전 9시 40분 KBS 1TV ‘걸어서 세계 속으로’에서 커피 향이 진하게 풍기는 에티오피아의 풍광을 소개한다. 현대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음료인 커피는 6~7세기 목동에 의해 에티오피아에서 처음 발견된 것이 시작점이다. 이후 에티오피아는 ‘커피의 고향’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아프리카 최대의 커피 생산국이 됐다. 커피의 본산인 만큼 ‘커피 세리모니’라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식사 뒤 또는 귀한 손님이 왔을 때 정해진 의식에 따라 커피를 만들고 한두 시간에 걸쳐 대접을 하는 것이다. 단순한 음료를 넘어 하나의 문화 의식으로 자리 잡은 이들에게 커피는 어떤 존재일까. 17세기 중반부터 19세기까지 에티오피아의 수도로 번성했던 곤다르는 왕들의 도시로 불려 왔다. 아프리카 속에 중세 유럽을 옮겨놓은 듯 화려한 곳이자 우뚝한 독자성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2차 세계대전 이전의 고대 왕궁 도시로, 지금은 많은 유적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왕궁의 잔해들이 남아 있다. 곤다르 최초의 성 파실게비 성 외에도 역대 황제들이 자신의 성을 하나씩 지어 총 6개의 성이 자리 잡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로마의 시저 율리우스가 제정한 율리우스력을 사용해 지구 상에서 유일하게 13월이 있는 나라다. 때문에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인 그레고리력으로 9월 11일이 되면 에티오피아에서는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신년 축제 ‘엔쿠타타쉬’가 열린다. 아이들은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고 꽃가루를 뿌리며 우리나라의 세뱃돈과 흡사한 돈을 받는다. 어른들은 잘 차려진 음식을 먹고 춤을 추며 풍성한 새해를 기원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하나의 유럽 20년] 獨 독주·유로화 불신 가장 큰 난제로… ‘유럽시민’ 아직 멀었다

    [하나의 유럽 20년] 獨 독주·유로화 불신 가장 큰 난제로… ‘유럽시민’ 아직 멀었다

    “우리는 독일의 유럽이 아니라 유럽의 독일을 원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토마스 만은 1953년 함부르크대학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이 유럽 내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목표를 제시했다. 통일을 이끈 독일의 헬무트 콜 총리 역시 이 말을 공식석상에서 자주 인용했다. 유럽연합(EU)은 ‘하나의 유럽’이라는 슬로건보다는 훨씬 현실적인 체제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유럽의 가장 큰 화두는 독일이 다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였다. 이 때문에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는 1951년 독일을 끌어들여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출범시켰다. 전쟁의 근본이 되는 석탄과 철강을 공동관리 영역으로 묶어 후환을 없앤 것이다. 이후 1965년 유럽공동체(EC)가 탄생했고 로마조약 등 수많은 조약과 회원국 확대를 거듭해 현재의 EU 모습이 갖춰졌다. 탄생 배경이 무색하게 현재 EU의 가장 큰 고민은 ‘독일의 독주’다. 정치력에서 독일을 앞서며 EU의 맹주를 자처했던 프랑스는 높은 실업률과 저성장으로 신음하고 있고, 다른 국가들은 존재감조차 희미해지고 있다. 독일은 전범국가라는 인식을 60년 만에 완전히 벗어던졌고, 호황까지 구가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전 유럽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EU대표부 한국대사관 김희상 참사관은 “독일이 현재 EU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게 잡아도 50% 이상”이라며 “앞으로도 독일을 견제할 수 있는 국가는 없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작 독일 국민들 사이에서는 EU에 대한 반감이 크다. 독일인 수잔나 셰퍼(28·여)는 “독일의 경제성장은 국민들이 실업급여와 수급기간을 줄이고, 복지혜택을 낮추는 등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한 결과”라며 “자국민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지, 방만하게 국가를 운영한 다른 나라 정치인들을 도와주는 데 세금을 쓰면 안 된다”고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다른 EU 국가 국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탈리아인 다니엘라 반니(33·여)는 “제조업 강국인 독일은 역내 장벽이 없어지면서 셀 수 없이 많은 혜택을 입었고, 독일이 벌어들인 돈 대부분이 EU 국가들의 것”이라며 “독일이 유럽의 중국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라고 반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EU가 처한 또 다른 위기는 EU의 근간인 유로화에 대한 불신이다. 한때 미국 달러화를 대체할 것으로까지 여겨졌던 유로화는 계륵 취급을 받고 있다. 최근 조사에서 독일인 65%는 유로화가 없으면 더 잘살 것 같다고 답했고, 심지어 49%는 EU 소속이 아닌 독일이 좋다고 답했다. 프랑스에서는 유로화가 탄생한 마스트리흐트조약을 놓고 오늘 다시 투표한다면 반대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64%에 달했다. EU 28개국 중 유로화를 사용하는 나라는 17개. 내년 라트비아가 추가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에 가입한다. 하지만 나머지 EU 회원국 대부분은 유로존 가입에 소극적이다. 재정위기가 유로화 때문이라는 시각 탓이다.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스위스,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이 유로존 국가들에 비해 빨리 경제위기에서 탈출했다는 점이 이 같은 시각을 뒷받침한다. KOTRA 부다페스트무역관 관계자는 “EU에 늦게 가입한 동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는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U에 가입하는 순간 독자 행동이 어려워지면서 개별 국가들이 감내해야 하는 외교적 마찰도 빈발하고 있다. 한 예로 EU는 경제규모가 큰 우크라이나를 주요 교역상대로 삼으려고 공을 들이고 있는데, 이를 못마땅해하는 러시아는 EU 대신 순회의장국인 리투아니아에 보복 조치를 가하고 있다. EU 차원에서 공식 대응하기가 쉽지 않아 리투아니아는 속만 태우고 있다. EU가 유럽 내 장벽은 철폐했지만, 이민자 등 외부인에 대한 장벽은 더욱 높이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로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상당수 국가는 재정적자의 원인으로 ‘저소득층 이민자에 대한 복지 혜택’으로 화살을 돌리며 국민의 비난을 피하고 있다. EU는 마스트리흐트조약 발효 20주년인 올해를 ‘유럽시민의 해’로 선포했다. 본격적으로 ‘유럽시민’이라는 인식을 심겠다는 것이다. 지난 5월 EU 공식 여론조사 기관인 ‘유로바로미터’는 “EU 회원국 국민 62%는 자신이 유럽 시민이라고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조사에서 유로화에 대한 지지율은 51%였다. 하지만 이 같은 EU의 발표는 구성원들의 생각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 안드레아 만츠 독일 자를란트대 교수는 “스스로 어느 나라 국민이라고 생각하지 유럽 시민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사실상 0%”라며 “각자 자신의 나라에서 자신의 언어를 쓰고 사는데, 어떻게 동질감을 느끼겠나”라고 반문했다. EU 한가운데에 위치한 비회원국 스위스는 특히 냉소적이다. 스위스인 페어 뢰트만(44)은 “자체적으로 잘 살아가는 강소국들은 유로존에 가입할 경우 돈만 많이 내고 기득권은 모두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EU에 가입하려고 시도도 하지 않겠지만, 유럽인보다는 스위스인이 더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글 사진 브뤼셀·프랑크푸르트·부다페스트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기독교계의 올림픽’ WCC 총회 부산서 개막

    ‘기독교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30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했다. 1948년 창립된 WCC는 세계 교회의 일치와 공동선교를 추구하는 에큐메니컬 운동의 대표 기구로, 7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총회에서는 개신교의 시대적 과제와 신학적 방향을 설정한다. 부산 총회는 역대 최대 규모인 8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를 주제로 11월 8일까지 열린다. 개막 선언에서 월터 알트만 WCC 중앙위원회 의장은 “한국 국민들은 분단 조국에서 지속적이고 정의로운 평화 없이 60년간 정전 상태로 살아왔다. 남북한 사람들과 함께 분단의 고통을 나누며 통일을 갈망한다”고 밝혔다. 부산 총회는 21세기 세계선교 신(新)선언, 한반도와 중동 평화, 환경 등에 관한 내용이 담긴 선언서를 채택할 전망이다. 행사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레이마 보위 아프리카 평화재단 대표를 비롯해 조셉 마르 시리아 정교회 총대주교, 로마가톨릭 쿠르트 코흐 추기경, 프랑스 테제공동체 대표 알로이스 로제 신부, 영국성공회 저스틴 웰비 대주교 등이 참석한다. 부산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결혼 준비의 A to Z, 서울웨딩페어 웨딩박람회에서

    결혼 준비의 A to Z, 서울웨딩페어 웨딩박람회에서

    최근 한국소비자원의 발표에 따르면 주택 마련 비용을 제외하고도 1인당 평균 결혼 비용이 5,198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 비용에는 혼수와 예물, 스튜디오와 웨딩홀, 신혼여행 등 결혼 준비 자금이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결혼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다 보니, 조금이라도 비용을 아끼기 위해 결혼박람회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결혼박람회는 한 곳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맞춤 결혼 상담이나 무료 체험, 경품 혜택까지 누릴 수 있어 예비 부부라면 필수로 들러야 하는 장소로 여겨지고 있다. ㈜웨딩아이엔씨 관계자는 “결혼 비용과 준비 기간을 줄이기 위해 결혼박람회에 방문하는 예비 부부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정보만 제공한다는 단순한 목적을 넘어서,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결혼박람회가 인기다”고 전했다.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가장 많은 고객이 이용한 ㈜웨딩아이엔씨는 지난 한 해 동안 7천 쌍 이상의 결혼식을 진행한 웨딩 컨설팅 기업이다. 더불어 109회 서울웨딩페어 웨딩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11월 2일과 3일 양일간 섬유센터 3층에서 개최되는 서울웨딩페어 웨딩박람회서는 스튜디오와 드레스, 메이크업, 웨딩홀, 한복, 예물, 폐백, 예단, 웨딩 이벤트, 부케, 인테리어, 가전, 허니문 등 결혼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전문 컨설턴트의 맞춤 상담도 받을 수 있다. 또 아로마 핸드 파라핀 및 블랙헤드 제거 프로그램 등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웨딩아이엔씨는 다양한 경품 이벤트로 예비부부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박람회에 방문하는 모든 사람에게 마스크 팩을 증정하며, 매일 선착순 50명에게는 선크림을 증정한다. 또 부스에서 상담을 받은 뒤 스티커를 모아 빙고 2줄을 완성하면 젤리 에센스를 제공한다. 웨딩 계약을 하면 웨딩수첩과 테디베어를, 선착순 100쌍에게는 필립스 커피메이커와 전기 토스터를 증정하고, 업체 별 경품으로는 신혼 침구 세트나 고급 여행용 가방, 브러시 세트, 블렌더 세트, 패션 주얼리 세트 등을 마련해 놓고 있다. 109회 서울웨딩페어 웨딩박람회 무료 참가신청은 홈페이지(www.seoulweddingfair.net)에서 가능하고, 문의는 전화(1599-3676)로 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13년째 전 세계 누비는 자전거 여행가 차백성

    [김문이 만난사람]13년째 전 세계 누비는 자전거 여행가 차백성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대표적 인물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술뿐만 아니라 과학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그가 남긴 쪽지에는 오늘날의 낙하산, 비행기, 전차, 잠수함과 비슷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또 그의 아이디어 작품집에는 나무 자전거 형태를 구상한 실제 스케치와 설계도가 남아 있었다. 자전거의 역사를 얘기할 때 보통 200년이라고 하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보다 훨씬 더 일찍 자전거를 생각했던 것이다. 영국의 역사가 아널드 토인비는 불후의 저서 ‘역사의 연구’를 쓰기 위해 로마 유적을 찾아 이탈리아 전역을 자전거로 답사했다. ‘역사의 연구’는 구상에서 전 12권 완결까지 40년, 집필에만 27년(1934~1961년)이 걸렸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자전거는 인간에게 어떤 ‘사유’와 ‘내면의 철학’을 끄집어내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봄과 가을은 자전거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깊어가는 이 가을에 자전거를 타고 산으로, 들로, 강변으로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나름대로 치유와 건강, 낭만과 인고의 즐거움, 그리고 자신을 되돌아보기 위한 시간을 갖기 위해서 자전거를 탄다고 말한다. 요즘에는 자전거 전용열차가 생겨날 정도로 자전거 마니아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차백성(63)씨는 13년째 자전거를 타고 세계 각국을 누비는 특별한 자전거 여행가다. 북미대륙과 하와이 7000㎞ 종주, 일본 규슈에서 홋카이도까지 5000㎞ 종주, 뉴질랜드와 중국 등 자전거 하나에 몸을 의지한 채 10만㎞를 넘게 달렸다. 특히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마라톤 평원을 달린 그리스 병사의 심정으로 터키에서 알프스를 넘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토고와 시합을 하루 앞둔 프랑크푸르트 월드컵 경기장까지 2006㎞를 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그동안 ‘아메리카 로드’ ‘재팬 로드’ 등 두 권의 여행기를 써서 자전거 여행 작가로, 문화체육관광부 자전거홍보대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또 있다. 대기업 건설회사 공채 1기로 출발해 연봉 1억원의 임원 자리에 올랐을 때였다. 어릴 적 생각했던 자전거 여행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두 바퀴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내년 봄에는 세 번째 여행기 ‘유럽 로드’가 완성되는 대로 러시아로 향한 페달을 힘껏 밟을 예정이다. 지난 23일 오전 서울 방화대교 남단의 넓은 주차장에서 차씨를 만났다. 요즘 근황을 물었더니 “최근에는 동호인들과 함께 제주와 서해안, 아라뱃길에서 탄금대 등을 다녀왔다”면서 아울러 여행기를 쓰느라 바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2006년과 2012년 서유럽에서 동유럽까지 다녀온 얘기를 이번에 책으로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과연 몇 개의 나라를 자전거로 여행했을까. 아프리카만 빼고 세계를 다 다녀온 셈이라며 웃는다. 만난 장소가 야외여서 그런지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억새를 배경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자 자전거 세계여행의 지존다운 철학이 줄줄이 나온다. “자전거는 인간적인 도구입니다. 교통, 환경, 에너지, 건강, 여행 등 다섯 가지를 일거에 해결하지요. 자전거는 200년 역사를 간직하고 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파워는 두 다리에서 나오고 100% 운동에너지로 바뀌지요. 자전거는 영원한 아날로그입니다. 과학이 발전하고 로켓을 만들어 하늘로 쏘아 올리지만 자전거는 변치 않는 영원한 인간적 도구로 남을 것입니다.” 자전거는 인류가 발명한 가장 훌륭한 도구라고 거듭 역설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밀레니엄을 맞아 영국 BBC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7세기 산업혁명 이후 최고의 발명품은 자동차, 비행기, TV, 컴퓨터도 아닌 자전거였다. 또한 지구를 살리는 중요한 물건으로 자전거를 첫째로 꼽았다. 차씨는 그 이유 중 하나로 자전거는 사람의 힘으로 체인을 돌려야 바퀴가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전거와 혼연일체가 돼 국내의 산, 해변, 섬, 고개, 평야, 강변 등을 두루 다녔다. 그러다가 해외로 서둘러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토인비의 이탈리아 자전거 여행에서 힌트를 얻게 되면서였다. “카잔차키스는 조르바를 통해 ‘본능과 질서에 채워진 족쇄를 풀고 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두려워 말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 말을 확인하기 위해 그가 잠든 지중해 크레타 섬을 자전거로 찾은 적이 있습니다. 그의 묘비명 역시 저에게 이렇게 속삭이더군요.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인이므로.’ 저의 여행은 바로 그런 자유를 향유하려는 몸짓이라고 생각하지요.” 그가 다음 여행지로 러시아를 선택한 것도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안톤 체호프 등의 문학 유적지를 만나기 위해서라고 했다. 안톤 체호프의 경우 세상을 떠난 부친이 한국외국어대 교수였을 당시 전공했던 각별한 인연도 있다. 회사를 그만두고 첫 여행지를 미국의 서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넓은 땅에서 좋아하는 바다를 원 없이 바라보며 마음껏 달리고 싶었고 또 오랜 풍상의 회사생활에 시달린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고 인내의 한계를 테스트해 보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일본 종주를 할 때에는 “예절과 친절 뒤에 감춰진 일본의 진짜 얼굴을 보고 싶어 행장을 꾸렸고 달리는 동안 일본만의 독특한 역사와 전통을 체험했다”고 말한다. 이어 다뉴브강 등 유럽의 여러 강변에서 페달을 밟았지만 우리나라 한강의 자전거 환경보다는 훨씬 못하다면서 자전거 여행의 장점을 강조한다. “과거에는 자전거 타는 사람을 우습게 보기도 했지요. 하지만 지금은 천만의 말씀입니다. 자전거로 세계 여행을 하는 시대입니다. 자동차를 타게 되면 주마간산식으로 바깥을 보게 되고 그렇다고 걸어가기엔 너무 늦거든요. 특히 자전거로 여행하면 체력까지 늘잖아요.” 그는 초등학교 때 자전거를 배워 밤낮으로 동네를 휘젓고 다녀 ‘자전거 꼬마’라는 별명을 얻었다. 중학시절에는 김찬삼씨의 세계여행기에 푹 빠진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세계 곳곳을 누비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세계여행의 꿈을 키웠다. 어느 날 자전거 한 대가 생기자 보란 듯이 자전거로 통학을 했다. 당시만 해도 자전거가 귀할 때였다. 틈만 나면 서울시내를 쏘다녔고 고교시절 여름방학 때는 서울에서 대구(태어난 곳)까지 첫 장거리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기도 했다. 강원 춘천에서 장교로 군복무하던 때에도 첫 월급으로 자전거를 구입해 주말이면 강촌, 가평, 심지어는 화천까지 내달렸다. 1976년 대우건설에 입사한 후 아프리카 파견 근무 시절에도 자전거를 탔다. 그만큼 자전거는 한시도 떨어져 본 적이 없는 친구 같은 존재였다. 그러던 그는 50살이 되던 해에 다들 부러워하는 대우건설 상무직을 그만두고 마침내 오랜 꿈이었던 자전거로 세계여행을 떠나게 된다. “인생 2모작을 자전거로 했지요. 또 자전거로 여행을 통한 열정과 꿈을 몸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우리 나이에도 얼마든지 모험을 할 수 있고 후배와 다음 세대들에도 도전과 꿈을 심어주자고 다짐했지요. 지금도 자전거에 여장을 꾸리노라면 마치 무병(巫病)을 앓는 것처럼 가슴이 뛰고 신열이 생겨납니다.”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선진국일수록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실감했다. 특히 네덜란드의 왕실 가족은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다닐 정도라고 했다. 그는 자전거를 타면서 몇 가지 몸의 변화를 경험했다. B형간염이 있었는데 저절로 항체가 생겼고 근육과 폐활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그 나이에 있을 법한 혈압, 당뇨 또한 없이 여전히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체력 나이는 10년 정도 젊어졌다면서 “자전거는 자기 몸의 연장이다”라고 강조한다. 자전거로 여행하고 싶은 젊은이들에게는 “역사나 테마여행을 하면 좋다”고 권한다. 자전거여행을 위한 간단한 팁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선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합니다. 자전거여행은 캠핑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헬멧, 패니어, 배낭, 자물쇠, 속도계, 물받이, 장갑, 램프류, 자전거 가방, 선글라스, 수리 공구 등은 기본입니다. 국내에서 가볼 만한 곳은 속초에서 7번국도를 따라 경주까지 이르는 코스, 전북 부안에서 출발해 변산반도를 돌아 순창, 남원, 구례 화엄사에 이르는 코스, 비행기로 제주공항에 내려 해안도로를 일주하는 코스 등이 좋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앞으로의 도전과 꿈을 물었더니 “러시아를 다녀온 뒤 아프리카를 종주하는 것이며 ‘세계 로드’의 책을 다섯 권 내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차백성은 1951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1954년 한국외국어대 개교 당시 부친이 러시아과 교수로 임명되면서 가족이 서울로 이사를 했다. 인하공대 토목과를 졸업하고 1976년 대우건설 공채 1기로 입사했다. 24년 동안 근무하면서 10년을 수단, 나이지리아 등에서 보냈다. 2000년 12월 상무이사를 끝으로 회사를 그만둔 뒤 미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뉴질랜드, 유럽 등을 자전거로 여행했다. 자전거 전문지 ‘자전거 생활’에서 5년 동안 여행기를 연재했으며 국내외 각종 언론매체에 여행담을 발표했다. 또 2008년 북미대륙과 하와이 여행기를 담은 책 ‘아메리카 로드’를 펴냈다. 2010년에는 80일간 일본열도를 종주한 내용을 바탕으로 ‘재팬 로드’를 펴냈다. 현재는 유럽 여행기를 쓰고 있으며 내년 봄에는 러시아를 다녀온 뒤 카이로의 피라미드에서 케이프타운의 희망봉까지 종단할 예정이다. 한국아프리카협회 이사, 문화체육관광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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