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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마인의 외식 메뉴는?… 2000년 전 폼페이 간이 식당 발굴

    로마인의 외식 메뉴는?… 2000년 전 폼페이 간이 식당 발굴

    약 2000년 전 폼페이 노점에서 영업하던 간이 식당이 잘 보존된 상태로 발굴됐다. 주문을 받으면 여러 음식을 동시에 조리해서 빠르게 제공할 수 있도록 여러 개로 만든 화덕을 프레스코화로 장식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폼페이는 서기 79년 베수비오스 화산 폭발로 인한 화산재에 묻혀 폐허가 된 도시로 계속 발굴 중이다. 발굴팀은 26일(현지시간) ‘터모폴리움’(thermopolium·뜨겁게 해서 판매하는 곳)이라고 부르는 주방을 공개했는데, 함께 발굴된 항아리 속 닭과 오리, 돼지, 생선, 달팽이, 소 등이 그대로 남아있을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었다. 폼페이에 지금까지 발굴된 80여개의 간이 식당 중 보존 상태가 가장 좋다고 한다. 화덕은 프레스코화로 장식되어 있다. 검투사, 말을 타고 바다를 건너는 님프와 더불어 청둥오리와 수탉 그림이 발굴됐다. 와인의 맛을 바꾸는데 사용되는 으깬 파바콩도 발견돼 이 노점에서 간단한 요리와 음료 뿐 아니라 술도 취급했음을 짐작하게 했다.폼페이 고고학 공원 이사인 마시모 오사나는 이탈리아 안사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폼페이 일상 생활을 볼 수 있게 하는 유적”이라면서 “간이 식당 중 처음으로 완전한 형태로 발굴돼 고고학, 지질학, 화산학 등의 학문적 연구 가치가 크다”고 의미를 설명했다.발굴팀은 50세쯤으로 추정되는 남성 유해를 포함해 사람의 유해도 발견했다. 오사나는 “(화산이 폭발하자) 서둘러 문을 닫고 도망친 것처럼 보이지만, 아마도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이 분화 초기에 뒤에 남아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른 이들의 유해는 혼란을 틈타 약탈하려던 도둑이거나 화산재를 피해 도망가던 사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2000년 전 伊 폼페이에도 패스트푸드 노점, 내년 부활절쯤 공개

    2000년 전 伊 폼페이에도 패스트푸드 노점, 내년 부활절쯤 공개

    이탈리아의 고대 로마 유적지인 폼페이에 있었던 패스트푸드 노점이 내년 일반에 공개된다고 영국 BBC가 2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폼페이는 거의 2000년 전인 서기 79년에 베수비오스 화산 폭발로 모든 것이 폐허로 묻혔는데 지난해 발굴팀이 ‘터모폴리움’이라 불리는 주방을 거의 완벽한 상태로 발굴했는데 이날 취재진에 먼저 공개됐다. 당시 주민들에게 따뜻한 음식과 음료를 만들어 팔던 이 노점은 밝은 프레스코화를 그려 넣고 테라코타 항아리 등이 놓여 있었다. 항아리나 다른 용기 안에는 닭이나 오리, 돼지, 생선, 달팽이, 소 등의 음식 찌꺼기 등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여염집 주방이 아니라 노점 매대로 추측되는 것은 프레스코화에 담긴 오리 두 마리와 수탉 한 마리 그림 때문이다. 폼페이 고대유적 공원의 마시모 오사나 국장은 로이터 통신에 이번 발굴이 “각별했다”며 “주방을 통째로 발굴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폴리에서 남동쪽으로 23㎞ 정도 떨어진 폼페이 유적은 지금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탓에 문을 닫은 상태지만 내년 4월 4일 부활절 쯤에는 개관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화산 폭발의 잔해가 모든 것을 집어삼켰지만 역설적으로 도시의 모든 것이 그대로 잔해 더미 밑에 묻혀 원형 보존돼 아직도 고대 도시의 3분의 1 정도가 발굴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에도 고고학자들은 높은 지위의 시민과 노예로 보이는 두 남성 유해를 발굴했다.그런데 더욱 흥미로운 것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한 동성애 혐오 낙서다. 위 사진의 오른쪽 개 그림 아래 ‘NICIA CINAEDE CACATOR’라고 휘갈겨 쓴 낙서다. 속되게 옮기면, 니시아란 주민이 사내 아이를 비역질한다는 내용이다. 니시아란 가게 주인이나 직원이 그리스에서 해방된 노예 출신 아이를 상대로 남색을 즐긴다고 놀리는 것이다. 아울러 신문은 폼페이에서 발굴된 터모폴리움 가운데 이번 것이 가장 보존 상태가 완벽하다고 전했다. 터모폴리엄은 인부들이 끼니를 때우던 음식들을 미리 준비했다가 제공하던 매대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매대 아래나 주변에 장식된 프레스코 그림 중에는 검투사들이 피를 흘리며 싸우는 모습, 해마를 몰고 달리는 정령 그림도 있었다. 인간의 유해 뿐만 아니라 작은 개의 뼈, 오리 뼈 등도 나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英여왕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교황 “모든 이에게 백신을” 트럼프 이틀째 골프

    英여왕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교황 “모든 이에게 백신을” 트럼프 이틀째 골프

    엘리자베스 2세(94) 영국 여왕은 성탄을 맞아 “가장 어두운 밤에도 새로운 여명에 대한 희망이 있다”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함께 극복하자는 의지를 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든 사람들이 백신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산안 서명을 미뤄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빠질 우려가 높아지는 데 아랑곳 않고 이틀째 골프를 즐겼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5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을 통해 전파된 연례 성탄 메시지를 통해 “놀랍게도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을 떨어져 있게 한 올해가 여러 면에서 우리를 더 가깝게 했다”면서 지역사회에서 자원봉사를 펼치는 사람들에게 매우 감명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크리스마스에 원했던 것은 단지 포옹이나 손을 맞잡는 것뿐이었지만 어떤 이들은 가까운 이들을 잃어 슬퍼하고, 다른 이들은 친구나 가족들과 떨어져 그리워한다”면서 “당신이 그들 중 한 명이라도 혼자가 아니다. 나의 생각과 기도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왕의 대국민 연설 중계는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아주 이례적인데 지난 4월 코로나 1차 확산 당시 여왕은 연설에서 영국이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음달 2차대전 전승기념일(Victory in Europe Day·VE Day) 75주년을 맞아 코로나19 봉쇄조치로 거리에 인적이 드문 것과 관련해 “우리의 거리는 텅비지 않았다. 서로를 위한 사랑과 보살핌으로 가득차 있다”고 말했다. 여왕은 윈저성에서 조용한 성탄절을 보내고 있다. 여왕은 보통 잉글랜드 노퍽주 샌드링엄 영지에서 가족들과 함께 성탄절을 보냈으나 올해 연말연시는 남편 필립(99) 공과 함께 윈저성에 머물며 왕실끼리 서로 방문하지 않는다. 군중과 거리를 두고자 교회 방문도 생략하고 개인적으로 예배를 마쳤다.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발표한 성탄 메시지 및 강복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온 세계에‘란 뜻의 라틴어)를 통해 “백신은 인류 모두에게 제공될 때 희망의 빛이 될 수 있다”며 시장 논리와 백신 특허 관련 법이 인간 위에 있을 수 없다며 가장 취약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특별한 배려를 촉구했다. 또 폐쇄적인 국가주의가 진정한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려는 인류의 뜻을 방해하게 내버려 둬선 안 된다면서 경쟁 대신 협력을 통해 모두를 위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보통 성탄 메시지 낭독과 강복은 성베드로대성당 2층 중앙에 있는 ‘강복의 발코니’에서 이뤄졌는데 이날은 성당 안에서 이뤄졌다. 광장에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날 광장은 잔뜩 찌푸린 날씨 속에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휑했다. 지난 23일 별장이 있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코스를 방문했다. 코로나19의 심각한 재확산 속에 의회가 어렵사리 마련한 예산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와중에 이틀째 골프를 즐겼다. 그가 예산안에 서명하지 않으면 연방정부 자금이 28일 고갈되기 때문에 다음날부터 셧다운이 시작될 것이라고 우려된다. 또 코로나19 대책으로 마련한 현금 지급과 실업급여 추가 지급, 강제퇴거 보호 조치 등이 중단된다.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방수권법(NDAA)을 재의결하기 위해 하원이 28일, 상원이 29일 회의를 각각 소집해 놨지만, 이후 회의 일정은 잡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선거에서 뽑힌 의원들이 내년 1월 3일 임기를 시작하면 새 의회가 출범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때까지 서명하지 않으면 의회가 합의한 예산안이 자동 폐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산안에 불만을 표시하긴 했지만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는 언급하지 않아 막판에 서명할 가능성은 있다. 그가 예산안 서명을 미룬 것은 의회의 법안 타결 과정에 자신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과 함께 공화당이 대선 불복 운동을 적극 돕지 않는다는 불만도 작용했다는 해석을 낳는다. AP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염병 대유행의 와중에 정부 셧다운을 위협하는 수류탄을 던져놓고 플로리다에서 이틀이나 골프를 치며 보냈다고 꼬집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인간의 위대함과 비참함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인간의 위대함과 비참함

    얼마 전 작은 실수로 발가락이 골절되는 사고가 있었다. 발가락 한 개가 문제였지만 발목까지 통깁스를 해야 했다.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죄수처럼 발목에 족쇄를 찬 셈인데 이걸 한 달 넘게 했다. 말 그대로 ‘일상’이 무너졌다. 신체의 자유를 잃은 것이다. 걷기를 즐기던 사람이 꼼짝 못 한 채 지내자니 몸 전체 컨디션마저 저하됐다. 특히 처음 1주와 2주는 짜증이 날 정도로 온몸이 답답했다. 걷는 것도, 씻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된 상황에 도무지 적응되질 않았다. 그러다 날짜가 지나니 조금씩 포기하고 길들여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족쇄에 조금씩 익숙해지는 것이다. 동남아에서 코끼리를 가혹한 고문으로 길들이거나, 송아지 코를 뚫어 길들이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본래의 자유로움을 빼앗긴 채 현실을 차츰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자유로웠던 본래 모습을 상기할 때마다 현재의 처지를 탄식하게 된다. 서기 3세기 로마의 신플라톤주의 철학자 플로티노스의 말이 떠올랐다. “나 자신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해서 내가 육체를 가지게 됐는지 의아스러웠다. 도대체 무슨 저락(低落)으로 인해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본래 자유롭고 위대한 존재였던 인간이 육신의 감옥에 갇힌 채 태어났음을 개탄하는 말이다. 육체의 질곡에 갇힌 채 탐욕과 갈망으로 치닫는 게 인간 실존 아니던가. 17세기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도 비슷한 말을 남겼다. “어떤 왕이 왕위에서 쫓겨나 평민으로 강등됐다면 그는 이 평민의 신분을 그지없는 비참으로 느낄 것이다. 그가 자신이 비참하다고 느끼는 것은 그의 본래의 신분이 위대하기 때문이다. 즉 그가 비참한 것은 본래 위대하기 때문이고, 그는 위대하므로 비참하다. 인간의 비참은 왕위에서 쫓겨난 폐왕(廢王)의 비참이라 할 수 있다.” 파스칼의 관점에서 인간의 위대함과 비참함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두 개의 축이다. 그래서 인간은 비참하면 할수록 더 위대하고, 반대로 위대하면 위대할수록 더 비참하다는 역설이 가능해진다. 통깁스의 불편한 현실이 본래의 자유로운 신분을 상기시켜주듯이. 곧 크리스마스다. 폐왕이 돼 버린 인간을 구원하고자 하늘의 존귀한 자리를 버린 성육신(成肉身)의 날이다. 비참하기에 위대한 역설적 존재, 인간의 존엄을 돌아보는 날이기도 하다. 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 [강남순의 낮꿈꾸기] ‘코로나 크리스마스’, 당신의 백신은 무엇입니까

    [강남순의 낮꿈꾸기] ‘코로나 크리스마스’, 당신의 백신은 무엇입니까

    2020년은 모든 이들에게 힘든 한 해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은 갖가지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백신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온 인류가 백신의 효과를 보기까지는 요원하다. 일자리를 잃고, 가족을 잃고, 고립된 일상을 보내는 이들, 칠흑같이 어두운 터널 속에 갇혀 있는 경험을 하는 이들이 도처에 있다. 고립과 고통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는 이들도 늘어 가고 있다. 누군가의 표현대로 ‘코로나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고통스러운 위기 한가운데에서 맞게 되는 크리스마스란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코로나19의 위기는 이전에 생각하지 않았던 의미들에 대해 생각하도록 만든다. 4세기에 로마에서 크리스마스의 축하가 시작됐고 9세기가 돼 비로소 주요한 기독교 명절로 지켜지기 시작한 크리스마스는 현재 세계 160여개의 나라에서 공식적인 휴일로 지키고 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가 기독교 배경을 지닌 서구 세계만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특별한 축하의 절기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상업주의가 크리스마스를 왜곡시키고, 승리주의적으로 해석된 기독교의 예수 모습이 정작 크리스마스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이러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는 여전히 사람들에게 특별한 절기로 자리잡고 있다. 크리스마스는 이제 기독교라는 한 특정 종교에만 제한된 종교적 절기의 의미를 넘어서 있다. 지금보다 나은 새해, 나은 미래를 기다리는 기다림과 희망의 절기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 전통은 네 가지 중요한 보편 가치를 담고 있다. 희망, 평화, 기쁨 그리고 사랑이다. 예수가 추구하고, 가르치고, 실천하고자 한 가치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가치들은 제각기 왜곡된 이해로 오염돼 왔다. 이 개념들을 호명해도 아무런 감동을 느끼기 힘든 이유이다. 모든 개념이 그러하듯 상투적 이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사전적 의미를 괄호 속에 넣고서, 새롭게 그 의미를 재음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상투성의 덫’에 빠져 무의미하고 공허한 단지 상업주의로 변질된 크리스마스에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금전을 낭비해야 하는 절기가 돼 버리기 때문이다. 코로나 위기로 인한 짙은 어둠이 많은 이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는 이 ‘코로나 크리스마스’를 넘어서는 ‘백신’은, 우리 자신의 인간됨을 재확인하고 확장하게 하는 이러한 소중한 가치들의 재조명이며 재창출을 통해서라고 나는 본다.희망이란 무엇인가. 더 나은 세계를 향한 진정한 희망이란 ‘모든 것이 잘될 거야’와 같은 낭만화된 ‘희망 고문’이 아니다. 또는 구체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낙관’과도 다르다. 희망의 토대는 사실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성공과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 씨름하는 그 과정 자체에 희망의 의미가 있다. 그렇기에 ‘실패’의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 규정한 성공 또는 실패로 자신의 삶이 휘둘리지 않게 하는 것이 바로 절망을 넘어서는 희망의 의미이다. 나는 어떠한 삶을 살고자 하는가. 내가 살고 싶은 세계를 향해서 나는 용기를 가지고 어떠한 씨름을 하는가. 그러한 고민과 씨름하는 그 과정 자체가 바로 희망의 근거다. 기독교에서는 예수를 종종 ‘평화의 왕’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물론 나는 예수와 직접 대화한 적은 없지만, 제자들의 냄새나고 지저분한 발을 씻긴 그 예수가 자신이 ‘왕’과 같은 위계주의적 표현으로 지칭되는 것에 동조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예수를 ‘왕’으로 표현하는 종교적 상징은 예수를 지배자와 승리자로 표상함으로써 기독교의 승리주의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사용되곤 한다. 예수가 지향하고 확산하고자 하는 평화란 무엇인가. 소극적 의미의 평화란 분열, 전쟁, 갈등의 부재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왕’으로 표상되는 힘센 세력이 약자 위에 군림해서 아무 소리 못 하도록 억누르는 상태도 표면적으로 ‘평화’라고 착각하게 된다. 이런 위험한 평화는 가정, 학교, 직장, 나라 또는 세계적 정황에서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누가 규정하는 평화인가’를 물어야 한다. 반면 적극적 의미의 평화란 이 사회에 존재하는 차별, 배제, 혐오, 분열, 불의를 넘어서서 연대와 정의를 추구하는 구체적 변혁을 필요로 한다. 한국은 여전히 북한과 남한의 분열, 젠더 차별, 계층과 출신 지역·학력 등에 의한 차별과 배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 장애인·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 등의 문제가 산재해 있다. 이러한 문제들에는 무관심하면서 “모두에게 평화를”이라는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암송하고 노래 부르는 것은 위선적이며 공허하다. 기독교가 아닌 종교에 대한 혐오로 불상을 파괴하고 사찰에 불을 지르면서 ‘평화의 왕 예수’ 또는 ‘모두에게 평화를’이라고 외치는 것 또한 위선적이다. 다양한 얼굴의 불의, 차별, 혐오를 방치하면서 외치는 평화, 차별금지법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평등과 정의의 제도화를 반대하면서 외치는 평화란 위험한 ‘거짓 평화’일 뿐이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이 당연한 진리를 받아들이지 않고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많은 이들은 권력, 성공, 물질에 대한 욕망을 좀처럼 제어하지 못한다. 인간의 죽음에 대한 인식에 따른 두려움은 인류에 철학과 종교의 등장을 가능하게 했다. 죽음에 관한 두려움과 그 한계를 넘어서는 길은 무엇인가. 철학이나 종교는 각기 다른 개념들을 동원해서 행복과 기쁨을 추구하는 방식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나는 행복한가’라는 질문은 시작점이 아니다. 시작점이 돼야 하는 질문은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나를 알아가고, 나를 지속적으로 가꾸는 과정을 통해서, 나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서서히 배우게 된다. 그러한 과정에서 ‘기쁨’이 가능하게 된다. 행복과 기쁨이란 외부세계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삶의 주체가 돼서 내가 나 자신과 타자와의 관계를 올바르게 만들어 가는 그 한가운데에서 진정한 행복과 그에 따른 기쁨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탄생의 경험은 크리스마스가 우리에게 상기시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라는 절기가 상징하는 ‘사랑’의 가치는 희망, 평화, 그리고 기쁨의 가치와 연결돼 그 정점을 이룬다. 이 세계와 인간에 대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 신이 스스로 인간이 돼 예수로 태어났다는 것을 상징하는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포괄적인 의미의 ‘사랑’의 메시지이다. 신이 인간이 된다는 ‘성육’의 의미는 물론 사실적인 생물학적 표현이 아니다. 시의 언어처럼 심오한 메타포적 의미를 품고 있다. 도대체 ‘사랑’이 무엇이기에 신이 자신의 신적 자리까지 내려놓고 인간으로 태어나는가. 예수는 우리가 지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에서는 참으로 먼 삶을 살았다. 그렇기에 ‘신의 아들’ 또는 ‘인간이 된 신’이라는 종교화된 교리로 포장하지 말고 ‘탈교리화’를 통해 예수의 태어남과 살아감의 의미를 살펴보아야 한다. 예수는 요즘 같이 모든 시설이 갖추어진 병원이나 저택에서 출생하지 못하고 차고나 창고 같은 곳에서 태어났다. 3년이라는 짧은 공적 삶에서 그는 노숙인으로 살았다. 12명의 제자가 따라다녔다고는 하나, 그 어느 제자도 예수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그 심오한 세계를 이해하지 못했다. 예수는 기존의 종교적·정치적 제도가 인간생명을 억압하는 것일 때, 과감히 그 제도에 맞서서 저항했다. 그 당시 안식일을 지킨다는 절대적인 종교적 관습보다 ‘인간 생명’이 먼저라고 하면서, ‘생명의 철학’을 설파하고 실천했다. 예수의 생명의 철학을 담은 메시지의 정점에 있는 사랑의 메시지는 나, 이웃, 원수 그리고 신에 대한 사랑의 분리 불가성을 품는다. 희망, 평화, 기쁨 그리고 사랑이라는 가치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며 분리해서 생각해서는 안 된다. 크리스마스는 이러한 소중한 가치를 ‘예수의 탄생’이라는 상징과 함께 재조명하고 재창출하는 절기다. 결국 나의 삶이란 무수한 너의 삶과 연결돼 있다.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고자 한다면 코로나 위기 한가운데에서 희망이 아닌 절망, 평화가 아닌 폭력과 차별, 기쁨이 아닌 비통함과 고통 그리고 사랑이 아닌 혐오를 경험하고 있는 이들이 누구인가를 둘러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우리 쌀로 만든 케이크 나왔어요”

    “우리 쌀로 만든 케이크 나왔어요”

    성탄절을 나흘 앞둔 21일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직원들이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우리 쌀로 만든 케이크를 소개하고 있다. 농협유통 제공
  • 미세플라스틱의 습격…엄마 태반에서 처음 발견 “발육 악영향” 우려도

    미세플라스틱의 습격…엄마 태반에서 처음 발견 “발육 악영향” 우려도

    인간은 이제 가장 안전한 곳으로 여겨져온 어머니 배 속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을 피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탈리아의 병원 및 대학 공동연구진은 출산 후 여성의 태반에서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ANSA통신 등에 따르면, 로마 파테베네프라텔리병원과 마르케 폴리테크닉대 공동연구진은 출산 후 여성의 태반 표본을 분석하는 연구를 통해 미세플라스틱 조각의 존재를 확인했다.연구진은 산모 6명에게서 기증 받은 태반 6개 중 4개에서 5~10㎛의 미세플라스틱 조각 총 12개를 발견했다. 12개 조각 중 3개는 플라스틱 병에 흔히 쓰이는 폴리 프로필렌이고 나머지는 화장품이나 매니큐어 또는 치약에서 추출한 합성 플라스틱이다. 이번 연구에는 오직 3%의 태반만이 표본으로 쓰였기에 실제 태반 속 미세플라스틱 조각의 총량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를 주도한 해당 병원의 산부인과장인 안토니오 라구사 박사는 “태반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처음 봤을 때 크게 놀랐다”면서 “태반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는 말은 아기에게서 무언가를 발견했다는 얘기와 같다”고 설명했다. 또 “이는 마치 사이보그 아기를 갖는 것과 같다. 더는 사람 세포로만 이뤄진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 개체와 무기물 독립체의 혼합체인 것”이라면서 “몸에 플라스틱이 존재함에 따라 스스로 인식하는 면역 체계가 방해를 받아 심지어 유기적이지 않은 것까지 교란된다”고 말했다. 라구사 박사에 따르면, 태반 속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아이의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쳐 발육 과정에 악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입자가 어떻게 태반에 유입될 수 있었는지는 이번 연구에서 확인되지 않았지만, 산모가 먹는 음식이나 음료 또는 호흡 중에서도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케어’ 난임클리닉의 임상 책임자 찰스 킹스랜드 교수는 “과학자들은 태반의 미세플라스틱이 태아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모르지만 이는 잠재적으로 아이에게 직접적인 독이 되거나 산소 공급을 줄일 수 있다”면서 “사산이나 저체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결과는 잠재적으로 매우 무서운 시나리오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이 잠재적 피해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공 화학물질로부터 인간과 야생동물을 보호하고자하는 영국 자선단체 ‘쳄 트러스트’의 엘리자베스 솔터그린 대표도 “아이들은 태어나기 전부터 오염에 노출되고 있다”면서 “이 연구는 비록 규모가 매우 작지만 매우 걱정스러운 우려를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국제 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 최신호(2021년 1월호, 온라인판 12월 2일)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백신 나오자마자… 영국서 변종 바이러스 1000종 발생(종합)

    백신 나오자마자… 영국서 변종 바이러스 1000종 발생(종합)

    세계 각국의 보건당국이 화이자, 모더나 등의 코로나19 백신을 긴급승인하고 접종에 들어갔지만 영국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 백신이 무용지물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국에서는 20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3만5000명을 돌파해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영국의 코로나19 발병률은 지난주 런던에서 거의 두 배가 됐고, 변종 바이러스는 기존의 바이러스보다 전파 속도가 70% 빠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국 최고 의료 책임자인 크리스 휘티는 19일(현지시간) “새로운 변종이 더 빨리 퍼지고 있으며 수도와 남동부 지역에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새로 발견된 변종 바이러스가 약 1000여 종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균주가 더 높은 사망률을 유발하거나 백신과 치료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아직 없지만, 이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심각한 질환이나 높은 사망률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지만, 훨씬 더 빨리 전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은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가 ‘통제 불능’”이라고 경고했다. 핸콕 장관은 “정부는 매우 빠르고 결단력 있게 행동했지만 불행하게도 코로나 변종은 통제 밖이었다. 백신이 배포될 때까지 영국 일부 지역은 가장 높은 수준의 봉쇄 조치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현재 영국의 여러 연구소는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질병의 심각성과 전염성, 인체의 면역 반응 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있다. 이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율은 지난 9월 켄트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뒤 11월에는 런던 내 감염의 28%를 차지했고, 12월 9일로 끝나는 주에는 비중이 무려 62%에 이르렀다.세계보건기구(WHO)는 “영국에서 등장한 코로나19 변종에 대해 알고 있지만 이 변종이 기존 바이러스와 다르게 작용한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백신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이탈리아는 이날 영국에서 로마로 귀국한 자국민이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확인하고 즉시 격리했다고 밝혔다. 유럽 각국은 영국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확산하자 영국발 비행기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는 등 속속 영국에 문을 닫고 있다. 영국발 변종 바이러스는 감염속도가 기존의 코로나19에 비해 훨씬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변이가 심할 경우, 기존의 백신이 듣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향후 사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그냥 보지마세요” 이집트학자 발끈한 설민석 역사 방송[전문]

    “그냥 보지마세요” 이집트학자 발끈한 설민석 역사 방송[전문]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이 스타강사 설민석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출연하는 tvN 예능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편을 예로 들며 “그냥 보지 말라”고 비판했다. 곽민수 소장은 한양대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와 더럼대에서 이집트학을 전공했다. 서울신문에서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이라는 칼럼을 고정 게재하고 있다. ‘설민석의 벗거벗은 세계사’는 세계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는 콘셉트로 지난 12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곽민수 소장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전날 방송된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편에 대해 “사실관계가 자체가 틀린 게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라며 “지도도 다 틀렸다”고 했다. 곽 소장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알렉산드로스가 세웠다는 말이나 프톨레마이오스-클레오파트라 같은 이름이 무슨 성이나 칭호라며 ‘단군’이라는 칭호와 비교한다든가 하는 것들은 정말 황당한 수준”이라며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를 이집트에서 로마로 돌아가 말했다고 한 것 정도는 그냥 애교 수준”이라고 했다. 곽 소장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프톨레마이오스 2세 때 세워졌다는 것이 정설이며,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는 파르나케스 2세가 이끌던 폰토스 왕국군을 젤라 전투에서 제압한 뒤 로마로 귀국해 거행한 개선식에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 이외에도 틀린 내용은 정말 많지만, 많은 숫자만큼 일이 많아질 텐데 그렇게 일을 할 필욘 없을 것 같아서 생략한다”고 했다. 곽 소장은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서 말하는 것에 저는 정말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설민석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그 문제의식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역사적 사실과 풍문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역사 이야기를 할 때 관심을 끌기에 분명히 좋은 전략이지만, 하고자 하는 것이 그냥 ‘구라 풀기’가 아니라 ‘역사 이야기’라면 사실과 풍문을 분명하게 구분해 언급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게다가 이건 언급되는 사실관계 자체가 수시로 틀렸다”고 덧붙였다. 곽 소장은 “제가 자문한 내용은 잘 반영이 안 돼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보지 마시라”고 했다. 그는 앞선 게시글에서 해당 방송편에 자문을 맡았다는 사실을 밝히고 “애초에 제작진 측에서 자문자로서 제 이름을 크레딧에 올려줄 수 없다고 해서 정말 황당하고 어이없었다. 끝까지 따져 결국 크레딧에 제 이름을 올려주기로 하기는 했다”고 했다. 그는 “이번 논란 속에서 소위 ‘설민석 류’라고 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조금은 더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당사자인 설민석과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측은 쉽게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고심 중이다.곽민수 소장의 페이스북 글 전문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클레오파트라 편을 보고 있습니다. (즐겨보고 있는 <경이로운 소문> 본방 사수도 포기하고....) 역시 걱정했던데로 사실관계가 틀린 내용이 차곡차곡 쌓여가네요.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것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입니다. 지도도 다 틀리고.... (설민석이 그린 지도가 엉망인 건 둘째치고, 배경이 되는 저 시대의 이집트는 해안에 위치한 알렉산드리아가 중심이었을텐데 대체 왜 이집트 내륙 깊숙한 곳에서부터 로마로 날아가는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알렉산드로스가 세웠다는 말이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프톨레마이오스 2세 때 세워졌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클레오파트라 같은 이름이 무슨 성이나 칭호라며 ‘단군’이라는 칭호와 비교한다던가 하는 것들은 정말 황당한 수준이었고, 그에 비하면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VENI VIDI VICI’를 이집트에서 로마로 돌아가서 말했다고 한거 정도는 그냥 애교 수준. 정확히는 파르나케스 2세가 이끌던 폰토스 왕국군을 젤라 전투에서 제압한 뒤 로마로 귀국해서 거행한 개선식에서 한 말이죠. 그 이외에도 틀린 내용은 정말로 많지만, 많은 숫자만큼 일이 많아질텐데 그렇게 일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생략합니다.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서 말하는 것에 저는 정말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설민석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그 문제의식의 극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과 풍문을 함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역사 이야기를 할 때 관심을 끌기에 분명히 좋은 전략이지만, 하고자 하는 것이 그냥 ‘구라 풀기’가 아니라 ‘역사 이야기’라면 그 두 가지를 분명하게 구분해서 이것은 사실이고, 이것은 풍문이다라는 것을 분명하게 언급해줘야겠죠. 게다가 이건 언급되는 사실관계 자체가 수시로 틀리니.... 제가 자문한 내용은 잘 반영이 안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보지 마세요.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길어지는 코로나19 위기…‘코로나블루’ 막으려 심리방역 나선 서울 자치구들

    길어지는 코로나19 위기…‘코로나블루’ 막으려 심리방역 나선 서울 자치구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연일 1000명대를 넘어서는 가운데 ‘코로나블루’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에 서울 자치구들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심리방역에 나서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우선 일부 구는 우울감을 호소하는 주민들에게 심리방역물품을 지원한다. 18일 영등포구에 따르면 구보건소는 최근 날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구민들의 불안한 심리를 안정시키고 원활한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돕기 위한 심리방역키트 지원에 나섰다.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여러 방역수칙 중 2주간 사회로부터 격리된 생활을 해야 하는 자가격리 조치의 경우 불안·분노 등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구 관계자는 “2015년 메르스 유행 시기에도 자가격리자의 불안증상·분노감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런 정신건강 문제는 초기에 적절한 관리를 받지 못할 경우 만성화돼 장기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로 이행될 우려가 있다. 구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지금 더욱 가시화되고 있는 이 같은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자 심리방역 키트 지원에 나선 것이다. 심리방역키트는 심리방역지침서, 아로마 캔들, 아이마스크(6매), 스트레칭 밴드·설명서, 작업치료 십자수세트 등으로 구성되며, 이번 제작·배부 수량은 총 400개다. 이 키트는 자가격리자 및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를 비롯한 코로나19로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구민들에게 배부된다. 배부 방식은 자가격리자 전담공무원·자살예방전담요원 등이 각 가정을 방문해 비대면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구는 다가오는 새해까지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 대비해 마음건강 부모학교, 마음건강 톡톡 콘서트, 마음충전 샛강나루 힐링여행 등 다양한 맞춤형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구민들을 위한 심리방역 키트 지원에 나섰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기까지 구민들의 육체적 건강과 안전은 물론 심리적 안정을 위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노원구는 주민들의 방문건강관리에 힘쓰고 있다. 그 결과 ‘2020년 서울시 방문건강관리사업 우수기관’에서 최우수구로 선정돼 지난해 우수구 선정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누리게 됐다. 이번 우수기관 선정은 서울시 자치구들의 한 해 방문건강관리사업의 성과를 평가하고 공유하여 평가하는 것으로 서울시 주관으로 매년 개최된다. 이번 수상에서 높이 평가받은 부분은 화상 건강관리 시스템과 노인 코로나19 건강관리 대응이다. 구는 전 동에 영상통화 전용 핸드폰을 통한 화상 건강관리 시스템 도입으로 방문간호사와 노인을 일대일로 연결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예방교육은 물론 건강상태를 다각도로 살피고, 화면을 통해 쌍방향 운동을 실시하는 등 대면 건강관리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건강관리가 가능하게 됐다. 노원구는 또 심리방역을 위해 마을버스업체와 협력에 나서기도 했다. 주 운행노선이 노원구인 마을버스는 6개 업체 92대로, 11개 노선의 하루 평균 이용자수는 3만 7000여명이다.구는 모든 마을버스 안쪽 유리창 상단에 코로나 블루, 자살예방 홍보물을 게시했다. 홍보문안을 중앙심리부검센터의 사전 검증을 거쳤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ICT기술을 활용한 어르신 건강관리 방안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향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지속적이고 선도적인 노인 건강관리 모델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강북구도 코로나블루로 인한 자살예방 사업에 적극적이다. 구는 최근 2020년 국회 자살예방대상에서 전국 3등, 서울자치구 중 1위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자살예방대상은 극단적 선택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한 단체 등에 수여하는 상이다. 그간 구는 생명존중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해 다양한 마음건강 사업에 나섰다. 예방교육과 캠페인, 로고젝터(LED 경관조명) 설치뿐 아니라 ‘생명사랑 마음건강 숲길’ 조성 등을 진행했다. 특히 자살예방 문구를 담은 조명을 달 때에는 빅 데이터를 활용해 최근 5년간 자살자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자살률과 지역별 특성을 추출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고위험 지역에 중점 설치했다. ‘코로나 블루’로 어려움을 겪는 공동주택 주민을 대상으로 맞춤형 예방활동에도 앞장섰다. 아파트 승강기 게시판에 자살예방 상담안내와 위기 상황에서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게시했다. 평가지 결과에서 위험군에 속한다고 판별되면 위기 상담을 진행하고 복지·생계 등 필요한 자원을 연계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극단적 선택의 기로에 놓인 사람에게 전하는 최적의 처방전은 따뜻한 위로의 말과 함께 든든한 심리 방역망을 가동하는 것”이라며 “자살률을 줄이기 위한 사업을 다방면으로 펼쳐 주민들에게 위안과 희망의 빛을 전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전자동 커피머신 브랜드 유라, 독일 ‘슈티프퉁 바렌테스트’ 전문가들로부터 호평

    전자동 커피머신 브랜드 유라, 독일 ‘슈티프퉁 바렌테스트’ 전문가들로부터 호평

    스위스 프리미엄 전자동 스페셜티 커피머신 브랜드 ‘유라(JURA)’가 다시 한 번 최고 수준의 제품 품질력을 과시했다. 유라는 독일 최고 권위의 소비자기관인 ‘슈티프퉁 바렌테스트(Stiftung Warentest)’에서 전자동 커피머신 부문 5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슈티프퉁 바렌테스트는 매년 2000여개의 상품·서비스를 품질·내구성·기능·편의성·안정성·친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훌륭한 제품을 구별하는 지표 역할을 하며 유럽 및 전세계 소비자들로부터 큰 신뢰를 얻고 있다. 올해는 약 67개의 전자동 커피머신을 평가했으며, 그 가운데 유라의 E6 모델이 뛰어난 커피 맛은 물론 사용 편리성, 유려한 디자인 등을 인정받아 총 1.8점으로 ‘우수(Good)’ 등급을 받아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특히 유라는 2016년 E8 모델로 1위를 한 이래 J6, S8, ENA8, E6 모델 순으로 최근까지 5년 연속 전자동 커피머신 부문에서 연속 우승을 유지한 것이어서 그 의미를 더했다. 유라 E6은 완벽한 밸런스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것은 물론 약 11가지의 스페셜티 커피 메뉴를 만들 수 있는 제품이다. 원두 본연의 맛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안개분사 추출 방식’, 기존 자사 그라인더 대비 속도는 2배 빠르면서도 12.2% 향상된 아로마를 보존하는 ‘멀티레벨 아로마 그라인더 G3’가 탑재되었다. 디자인 역시 우수하다. 곡선 머신 바디에 블랙&실버 컬러가 모던하게 조화를 이룬다. 슈티프퉁 바렌테스트 배심원들은 유라 E6에 대해 “에스프레소를 가장 최상의 퀄리티로 추출하며, 미세하고 부드러운 질감의 밀크폼 커피를 원터치로 구현하는 선두적인 제품”이라 평했다. 또 선택할 수 있는 커피 메뉴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컬러 TFT 디스플레이와 고온의 물로 자동 세척해주는 ‘원터치 자동 세척 시스템’ 등 사용 편리성에도 좋은 평가를 보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양건설 ‘순창 남양휴튼’, 전북에 들어서는 브랜드 아파트…랜드마크로 주목

    남양건설 ‘순창 남양휴튼’, 전북에 들어서는 브랜드 아파트…랜드마크로 주목

    지방 중소도시 청약시장에서도 브랜드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남양건설㈜은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교성리 일원에 ‘순창 남양휴튼’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순창 남양휴튼은 지하 1층~지상 18층, 7개동, 전용면적 78㎡ 88세대, 84㎡ 254세대, 113㎡ 36세대 등 총 378세대 규모다. 남양건설㈜의 남양휴튼(HuTon)은 Human Treasure On의 약자로 보석같이 소중한 삶의 가치가 살아있는 주거공간을 뜻하는 고품격 주거공간 브랜드다. 호남지역은 물론 서울 홍제동, 경기 구리 수택공, 파주 교하, 남양주 진접·별내 등 전국적인 시공실적을 자랑한다. 고품질의 철저하고 안전한 시공능력을 토대로 LH2019 우수시공업체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순창 남양휴튼에는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남서향 66% 남동향 34%)와 함께 고급마감재를 사용해 시공품질과 에너지절감을 높이는 한편, 채광과 통풍을 극대화한 혁신평면과 다양한 수납공간 등을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주위 고층건물의 부재로 풍부한 개방감과 일조량이 기대된다. 이와 함께 피트니스, 북카페, 어린이놀이터, 어린이집 등 복합 커뮤니티 시설을 제공해 입주민들의 소통과 활력 충전을 지원할 방침이다. ‘순창 남양휴튼’은 입지여건도 우수하다. 먼저 단지 앞 순창IC를 통해 광주대구고속도로, 완주순천고속도로 등을 쉽게 이용 가능하며, 시내권을 가로지르는 순창로와도 인접해 순창 시내는 물론 광주와 전주 등 어디로든 빠르게 닿을 수 있다. 근처에 버스터미널이 위치해 광역버스의 이용도 편리하다. 생활환경 또한 편리하다. 순창군청, 순창군법원, 순창보건의료원 등 관공서와 가깝고 농협 하나로마트, 순창종합시장 등 쇼핑시설은 물론 은행(신협, 농협), 군립도서관 등과도 인접해 원스톱 라이프를 누릴 수 있다. 단지에는 내 어린이집이 있으며 학군도 잘 갖춰져 있다. 옥천초, 순창중앙초, 순창초·중·여중·고, 순창제일고 등 초·중·고가 가까워 12년 도보통학권이 가능하다. 자연환경 역시 쾌적하다. 섬진강이 휘어감고 순창읍에서 내려오는 경천과 지척거리며, 1.5km에 이르는 강변 산책길을 단지 내 산책로처럼 이용할 수도 있다. 견본주택은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교성리 일원에 위치했다. 시행·위탁은 ㈜혜안D&C, 시공은 남양건설㈜, 시행·수탁은 무궁화신탁이 맡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코로나 재확산에도… 거리두기 실종된 이탈리아 카페

    코로나 재확산에도… 거리두기 실종된 이탈리아 카페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아랑곳없이 13일(현지시간)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이탈리아 로마의 바부이노 거리의 카페 테라스에서 시민들이 대화를 나누며 음료를 마시고 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누적 사망자는 160만명을 넘어섰다. 이탈리아의 누적 사망자 수는 6만 4520명으로 유럽에서 가장 많다. 로마 AFP 연합뉴스
  • [분양 하이라이트]

    [분양 하이라이트]

    영국풍 스트리트몰 조성하는 ‘브리티시 고덕’ 현대엔지니어링과 평택고덕피에프브이가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Ebc-2블록에 영국 테마 상업시설 ‘브리티시 고덕’(조감도)을 12월 분양한다. 힐스테이트 고덕 센트럴의 상업시설인 ‘브리티시 고덕’은 고덕국제신도시 내 최대 규모인 연면적 약 7만 1166㎡, 지하 1층~지상 5층, 555실 규모이며, 영국풍의 독특한 테마가 적용되는 스트리트몰로 조성될 계획이다. 중앙 광장은 ‘유니언잭 스퀘어’로 꾸며지며, 이벤트형 광장으로 활용된다. 분수 쇼와 영국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빅벤을 모티브로 한 미디어 아트 등도 감상할 수 있게 만든다. 영국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들이 연출되는 공간도 마련한다. 영화 해리포터에서 급행열차가 출발하는 기차역 테마의 게이트 ‘킹스크로스’와 세계적인 포토스폿 비틀스의 횡단보도를 재현한 팝뮤직 테마명소 ‘애비로드’가 계획돼 있다. 그라피티 등 거리예술의 진수를 보여 주는 ‘브릭레인’도 들어설 예정이다. 교통망을 기반으로 광역 수요 흡수도 예상된다. 단지 인근에 BRT 정류장이 있고, 수도권 1호선 서정리역이 차량으로 약 6분 거리에 있으며, KTX(예정)·SRT·수도권 1호선이 정차하는 지제역도 차량으로 약 10분 거리에 있다.수도권 비규제지역 ‘e편한세상 가평 퍼스트원’ 대림산업이 내년 1월 경기 가평군 가평읍 대곡리에 ‘e편한세상 가평 퍼스트원’(조감도)을 분양한다. 가평 최초의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7층 4개동, 전용면적 59~84㎡ 472가구 규모로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평형으로 구성된다. 반경 1㎞ 내에 하나로마트와 전통시장인 잣고을 시장(5일장)이 자리잡고 있고, 가평군청을 비롯한 관공서, 은행, 의료시설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 직선거리 1.5㎞ 내에 경춘선·ITX 가평역이 있어 서울 청량리역까지 40분대, 용산역까지 6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가평역에서 네 정거장 거리에 있는 마석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정차할 예정이어서 서울 접근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가평군은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 청약과 대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집값의 최대 70%까지 대출이 나오고 다주택자여도 주택 구매 시 대출이 가능하다. 또 당첨자 발표일로부터 6개월 이후에는 분양권 전매도 가능하다. 업체 관계자는 “가평 최대 규모와 최초 브랜드 아파트라는 상징성에 걸맞게 입지부터 상품까지 차별화를 둔 만큼 가평을 대표할 주거타운이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 깜깜이 감염 속출·안이한 단속… 확진 이후 부랴부랴 방역 ‘人災’

    깜깜이 감염 속출·안이한 단속… 확진 이후 부랴부랴 방역 ‘人災’

    코로나19 3차 대유행을 맞아 13일 국내 확진자가 결국 1000명을 넘어섰다. 지난 1월 첫 확진자 발생 이후 11개월 만이다. 일상생활 속에서의 감염 사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다 감염경로마저 알 수 없는 사례가 폭증해 확진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방역 모범 사례로 평가받아 온 K방역의 성과가 무너지고 있는 이유로 방역당국의 안이한 대처를 꼽는 전문가가 많다. 지난 10월 방역당국이 국민 피로도와 경제적인 피해를 우려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완화한 것이 3차 대유행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염원이 다양하게 확산하는 시점에 오히려 ‘지속 가능한’ 방역체계라는 이유로 문턱을 낮춘 것이 결과적으로 방역 측면에서는 패착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온이 내려가면 바이러스의 활동력이 왕성해지는데도 방역 논리보다 사회경제적 상황을 앞세우다 보니 결과적으로 방역체계에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한다. 정부와 서울시는 지난달 7일부터 새로운 거리두기 기준을 도입하면서 ‘1단계 생활방역’ 조치로 방역 기준을 완화했다. 시행 첫 주인 제46주(11월 8~14일)에 서울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58.1명으로 치솟았다. 제47주(11월 15~21일)에는 111.3명으로 2배가량 급증했다. 결국 11월 19일과 24일 각각 수도권 거리두기를 1.5단계와 2단계로 높였지만 확산세를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쉬운 겨울철을 앞두고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기보다 오히려 완화한 것이 실책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도 바로 효과를 보기는 힘들 것“이라며 “사회적 활동과 접촉이 많아지는데 바이러스를 통제하기 위한 조치는 완화된 상태로 가다 보니 대유행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형이 2~3월 대구 당시 유행했던 S·V형보다 전파력이 높은 GH형으로 바뀐 것도 이번 대유행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유럽의 대규모 감염을 일으킨 GH형이 입국 과정에서 국내로 들어와 대유행을 일으키는 단초가 됐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와 손 씻기를 아무리 강조해도 주점이나 모텔 등에 사람들이 계속 모이면서 왕성한 전파력을 가진 바이러스에게 숙주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시민들과 단속 공무원들의 피로감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도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데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춥고 건조한 날씨는 바이러스 생존에 최적 조건인데도 1년 가까이 바이러스와 싸우다 보니 일반 국민은 물론 방역 공무원들까지 경각심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지자체 공무원들의 단속이 계도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환자가 발생한 후에 부랴부랴 방역 점검에 나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현상들이 반복되고 맞물리면서 결국 ‘인재’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드를 치는 술집인 홀덤펍 같은 시설을 진작 위험시설로 분류해 선제적으로 관리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군포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6명 살해하고 도주한 中 수배자, 11년 만에 체포된 사연

    6명 살해하고 도주한 中 수배자, 11년 만에 체포된 사연

    안마시술소에서 6명을 살해하고 도주했던 A급 수배자가 11년 만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지난 2009년 8월 2일 중국 후난성(湖南) 창사시(长沙) 왕청(望城县) 일대에 소재한 안마시술소에서 여성 6명을 살해, 2명에게 중상을 입힌 뒤 도주했다. 당시 가해자 장청위(张承禹·51) 씨가 살해한 피해자 가운데는 1세 영아도 포함돼 있었다. 창사시 공안국은 최근 A급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장 씨를 붙잡아 추가 여죄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건 당시 장 씨는 도주했으며,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 6구와 중상을 입은 2명의 추가 피해자들의 신체 곳곳에는 수 십 차례에 다하는 날카로운 흉기에 찔린 상처와 둔기로 내려친 상처가 확인됐다. 사건 현장의 안마시술소는 도주한 장 씨와 연인관계였던 이 모 씨가 운영하는 1~2층 규모의 작은 상점이었다. 처음 살해 사건을 공안에 신고하는 이는 장 씨의 여자 친구 이 씨였다. 공안 신고 당시 이 씨는 “장 씨는 평소 말수가 적고 조용한 사람이었는데, 사건 당일 무슨 이유인지 1층 상점에서 둔기로 내려치는 소리가 들렸다”면서 “장 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는데 그는 아무 일도 아니라면서 (나를) 2층으로 올라가 쉬고 있으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2층에 있었던 이 씨는 1층에서 비명 소리가 이어지자 곧장 관할 파출소에 사건을 신고했다. 공안국은 사건 수사가 시작됐던 지난 2009년 8월 당시, 장 씨를 A급 살인범으로 지목했다. 장 씨에게 걸린 현상금은 5만 위안(약 835만원)이었으나 사건 발생 11년 째인 올해에는 총 30만 위안(약 5000만원)으로 오른 상태였다. 공안에 붙잡힌 장 씨의 도주 행각은 그야말로 숨 막히는 행각이었다. 장 씨는 살해 현장을 벗어난 지난 2009년 직후부터 줄곧 일정한 거주지 없이 중국 전역을 이동했다. 그는 장시성(江西) 난창(南昌)을 시작으로 윈난성(雲南), 저장성(浙江) 등을 유랑하며 도주행각을 이어왔다. 특히 고속열차, 고속버스 탑승권 구매 시 신분증 번호 입력 중 도주 경로가 탄로 날 것을 우려해 모든 이동은 도보와 자전거 등으로만 이어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신분과 행적을 감추기 위해 무려 11년 동안 말을 못하는 척 살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에 붙잡힌 직후 장 씨는 “도주 기간 동안 단 한 차례도 다른 사람들과 말을 하거나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면서 “많은 곳을 돌아다녔지만 오로지 걷거나 자전거로만 다녔다”고 진술했다. 장 씨는 도주 직후 난창 시 소재의 작은 교각에 천막을 치고 폐품을 수집해 되파는 것으로 생존했다. 그는 또 현금이 필요할 때에는 인근 상점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단기간 일했는데, 이때도 그는 말 못하는 장애인인 척 행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후난성 창사시 특유의 지역 방언 탓에 신분이 노출될 것을 우려했던 것. 사건을 담당했던 전담 수사반 관계자는 “장 씨는 야외에서 취침하고 살아남는 생존 본능이 있었다”면서 “주로 옥수수와 고구마를 몰래 캐서 먹었으며, 고기가 먹고 싶을 때에는 닭을 훔쳐 먹는 것으로 연명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11년 동안 이번 사건을 추적 수사했던 공안 전담반은 장 씨의 이동 경로마다 줄곧 절도 행각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그가 생존한 것을 확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무려 11년 동안 장 씨가 적발되지 않자, 일각에서는 그가 사망 또는 자살했을 것이라는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기도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불완전하지만 믿을 만한 인류 역량의 결과물, 백신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불완전하지만 믿을 만한 인류 역량의 결과물, 백신

    6가지 백신이 세계사를 바꾸었다/김서형 지음/살림/266쪽/1만 6000원 인류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디뎠다. 영국이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에 들어간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해당 백신에 대한 데이터가 긴급승인 지침에 부합하며 안전성이 양호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2020년 벽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2020년을 마무리하며 극복을 위한 디딤돌을 놓은 셈이다. 김서형 러시아 빅히스토리 유라시아센터 연구교수는 책을 통해 인류사를 바꾼 여섯 가지 백신과 그것이 이뤄 낸 역사를 조명한다. 천연두, 광견병, 결핵, 소아마비, 홍역, MMR(홍역·볼거리·풍진 혼합백신) 백신이다. 천연두는 현생 인류 탄생과 함께 기승을 부렸는데, 2세기 중후반 로마제국에 창궐해 무려 500만명 이상이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갈레노스 역병’이다. 16세기 아즈텍과 잉카 문명의 멸망 원인 중 하나도 천연두였다는 사실도 잘 알려졌다. 1790년대 후반 에드워드 제너가 종두법을 발견하고 널리 전파했지만, 19세기 초까지도 미국 사회에서 천연두는 ‘신의 형벌’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백신 접종은 그 형벌을 피하는 일이기 때문에 신의 의지에 반한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토머스 제퍼슨은 미국 국민은 물론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도 천연두 예방접종 혈청을 맞도록 강권했다. 저자는 그래서 토머스 제퍼슨을 ‘천연두 대통령’으로 불러도 손색없다고 강조한다. 한때 ‘불주사’로 불렸던 결핵예방백신(BCG)은 로베르트 코흐와 알베르 칼메트의 집요한 연구 덕이다. 코흐는 1882년 결핵균을 처음 발견했고, 그에 관한 연구로 노벨상을 받았다. 틀린 부분도 있지만, 결핵 관련 연구를 촉발했고 결국 1921년 알베르 칼메트 등이 BCG를 발명한다. 전 세계 인구 중 20만명 이상이 결핵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점에서 BCG는 보건의 중요성을 넘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한다고도 볼 수 있다. 저자는 현대 사회의 백신 논란도 피해 가지 않는다. 백신은 완벽한 치료제도 아니며 부작용도 있다. 그래서 저자는 전염병의 역사를 훑으며 이를 이기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백신이 태어났음을 강조한다. 백신이 한 사회, 넓게 보면 인류의 역량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여러 백신은 나름 믿을 만한 것이 아닐까. 한 걸음 더 나아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서둘러 낮고 가난한 사람들에게까지 고루 접종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한다.
  • 한중일 3국 다시 읽다…동아시아를 새로 쓰다

    한중일 3국 다시 읽다…동아시아를 새로 쓰다

    한중일 비교 통사/미야지마 히로시 지음/박은영 옮김/너머북스/404쪽/2만 5000원 유례없는 지배 영역을 구축한 몽골제국에 그늘이 점차 드리우고, 1368년 명이 결국 원을 교체한다. 원의 멸망 즈음 고려는 반원파의 영향력이 세졌고, 이성계가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는다. 일본에서는 가마쿠라 막부가 원의 침입을 두 번이나 막아 냈지만, 대규모 군사 동원으로 불만이 팽배했다. 무로마치 막부가 가마쿠라 막부를 교체하고 들어서는데, 공교롭게도 조선 왕조와 마찬가지로 1392년이다. 중국의 정권 교체는 한반도는 물론 일본에도 영향을 미쳤다.한국사만 들여다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좀더 높은 곳에서 보면 잘 보일 때가 있다. 미야지마 히로시 도쿄대·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신간 ‘한중일 비교 통사´에서 한중일 3국의 역사 비교로 동아시아의 올바른 역사상을 모색한다. 2002년 도쿄대 교수를 박차고 성균관대로 건너온 저자는 이 분야 유일무이한 거두로 유명하다. 책 서문에 “동아시아 3국 중에서 연구의 축적이 가장 방대한 일본과 중국 두 나라를 비교하면 그 차이가 컸다. 그런데 일본과 중국 사이에 한국을 두고 보면 중일 간 비교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것을 깨닫는 일이 종종 있다”고 했는데, 일본인 역사가인 그가 왜 중국사, 한국사 연구에 몰두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저자는 전작 ‘나의 한국사 공부´(너머북스·2013)에서 삼국의 통사로 근세의 생동을 짚어 냈다. 중국의 집약적 도작에 따른 생산성 극대화와 인구의 급격한 증가, 그리고 유교를 중심으로 하는 당시 정치 체제 변화를 짚은 ‘동아시아 소농사회론’은 이번 책에서 좀더 넓어지고 깊어졌다. 책은 1부 ‘통사’와 2부 ‘주제사’로 구성했다. 14~19세기 전반을 다룬 통사에서는 과거·관료제와 사대부, 주자학 탄생이 불가분으로 연결된 ‘정치 이노베이션´을 제기한다. 14세기 원의 붕괴와 명청 교체에 걸친 동아시아 변화의 핵심에 주희의 주자학이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의 본래의 평등성을 전제로 하면서 공부를 통해 이를 깨치고 계급, 그리고 사회질서를 잡으려는 주자학은 당시 세계사적으로 가장 선진적인 이론 체계였다는 것이다. 한국은 중국 모델을 수용하면서도 한국만의 독자적 양상을 띠고 전개했지만, 일본은 무사 중심의 막번 체제로 정치 이노베이션이 18세기 들어서야 시작됐다.통사에서 도출한 핵심 주제를 엮은 2부에서는 서양에 치우친 동아시아 연구사를 비판하고, 경제 혁명과 집약적 농업의 성립, 그리고 국가의 토지 파악 방식 변화 등을 설명한다. 특히 서양의 시각에서 동아시아를 바라보며 경시하는 유럽중심주의가 얼마나 많은 해를 끼치고 있는지를 역설한 부분이 곱씹어 볼 만하다. 국내사 연구에선 지나치게 애국을 호소하는 천박함, 혹은 서양과 일본의 시각에서 우리 역사를 바라보는 불쾌감이 양존한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서양의 시각에서 역사를 보며 탈아시아에 안간힘을 쓰는 일본, 세계로 향하는 중국의 의도적인 역사 왜곡 등도 생각해 볼 문제다. 그런 점에서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자명하다. 한중일 역사를 함께 살피고 세계사와 비교하면서 동아시아의 진짜 정체성을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통사를 통해 그동안 편향된 역사 연구관을 걷어 낸다는 점 하나로도 책은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英 ‘코로나 집콕’ 중 뒷마당 팠더니 보물이 ‘와르르’

    英 ‘코로나 집콕’ 중 뒷마당 팠더니 보물이 ‘와르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외출을 자제하고 집 안에 머물러야 하는 ‘집콕’ 일상이 1년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무료한 일상을 달래려다 보물을 발견한 사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대영박물관에 따르면 올 한 해 동안 박물관의 고고유물 연감인 ‘포터블 앤티크 스킴’(Portable Antiquities Scheme)에 새롭게 실린 유물이 4만 7000개 이상이며, 이중 상당수가 정원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첫 봉쇄령이 시작됐을 때에만 6521건의 유물 발견이 보고됐다. 이 안에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대양의 신인 오케아노스이 새겨진 로마 시대 가구 부속품과 다량의 금화 및 보물 등이 포함돼 있다. 예컨대 남부 햄프셔 뉴 포레스트 지역 주민은 봉쇄령이 내려진 뒤 외출이 금지되자 집 정원에서 한가롭게 잡초를 뽑던 중 15세기 금화 무더기를 발견했다. 여기에는 헨리 8세 시대의 동전 4개가 포함돼 있었으며, 전문가들은 주조 당시 이 동전이 16세기 튜더 왕조 시대에 살았던 연평균 임금을 훨씬 초과했을 정도로 높은 가치를 자랑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역시 햄프셔의 올드 베이싱 지역에서는 기원후 43~200년 경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구리와 합금 혼합 형태의 금속제 가구 부속품이 발견됐다. 이 유물도 다른 유물과 마찬가지로 봉쇄령 기간 동안 우연히 정원을 정리하던 사람이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컴브리아의 한 해안 마을에서 발견된 무게 300g의 순금 팔찌는 무려 3000년의 역사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사로잡았다.대영박물관은 “고고유물 연감인 ‘포터블 앤티크 스킴’은 고고학자와 박물관 관계자, 유물을 발견하는 사람과 땅 주인 등 많으 사람들이 한데 모여 유물을 찾는 독특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파트너십의 목적은 영국의 과거를 더욱 잘 이해하고 감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신의 정원에서 보물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현재까지 4만 7000개 이상의 유물이 등록됐고 올해 말이 되면 총합은 6만 개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봉쇄령 등의 영향으로 유물을 발견하고도 이를 직접 신고하지 못한 사람들의 수를 감안하면 올해 보물을 찾은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300m 내 다닥다닥… 대구 ‘마트 삼국지’ 승자의 생존법 이것!

    300m 내 다닥다닥… 대구 ‘마트 삼국지’ 승자의 생존법 이것!

    대구 칠성동 대형마트 대전(大戰)의 승자는 ‘이마트’였다. 칠성동 침산사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300m 안에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빅3’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몇 년 동안 이들 대형마트는 총성 없는 치열한 영업 전쟁을 벌였다. 9일 대구 유통업계에 따르면 1997년 9월 칠성동에 제일 먼저 깃발은 꽂은 홈플러스 대구점은 최근 매각됐고, 내년까지만 영업한다. 홈플러스 1호점으로 옛 제일모직 터에 지은 칠성동 홈플러스는 개점 이후 수년간 전국 최고의 실적을 올리는 등 승승장구했다. 2001년 243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 홈플러스를 운영한 삼성물산은 그룹 주력 기업 중 하나였던 제일모직의 상징성을 고려해 이곳에 자리잡았다고 한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이마트 칠성점. 2002년 4월에 홈플러스 대구점 600m 떨어진 곳에 둥지를 틀었다. 롯데마트 칠성점은 가장 늦은 2017년 12월 인근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대, 북구청과의 소송전 끝에 어렵게 문을 열었다. 3여년간 지속되던 이들 대형마트 3사의 유통 전쟁은 롯데마트 칠성점의 연말 폐점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이어 홈플러스 대구점도 내년 말 문을 닫는다. 롯데마트 칠성점에는 49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이들의 흥망성쇠는 예상됐던 결과라는 것이 현지 업계의 분석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이 내리막길로 들어선 가운데 한정된 지역에서 대형마트 3개가 공존하기는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부진에 대형마트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롯데마트 칠성점의 경우 이미 대형마트 영업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경쟁 점포가 2개나 있는 곳에 뛰어들어 무리였다는 지적이다. 한때 롯데마트 칠성점은 새로운 매장 구성과 다양한 편의시설 등을 앞세워 매출면에서 홈플러스 대구점을 따라잡았지만, 시장이 포화 상태인 데다 불편한 동선 등으로 인기를 이어 가는 데 실패했다. 홈플러스 대구점도 시설이 노후된 데다 매장도 협소해 대형마트 후발 주자와의 경쟁에서 밀렸다. 반면 이마트 칠성점은 넓은 야외 주차장 등 편의성을 앞세워 유통대전에서 최후의 승자가 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홈플러스의 2배가 넘는 실적을 올렸다. 지난 4일에는 개점 19년 만에 식품 매장을 확대하고 전자제품 전문 매장인 일렉트로마트를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이마트 관계자는 “온라인에 밀려 오프라인 시장이 불황이지만, 오프라인의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신선식품을 강화해 불황을 이겨 내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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