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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K Ji-sung이 PARK Ji-Sung으로 평창 조직위 등 많은 단체 영문 표기 오류

    PARK Ji-sung이 PARK Ji-Sung으로 평창 조직위 등 많은 단체 영문 표기 오류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80일도 남지 않았는데 대회 조직위원회와 대한체육회, 강원도청, 강원도청 산하 18개 시청과 군청의 영문 홈페이지에 적지 않은 표기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용웅(75) 부산시 명예통역관이 21일 이들 기관이나 단체의 영문 홈페이지가 국어의 로마자 표기 원칙, 문화재청의 문화재 영문 표기 기준 규칙을 잘 따르고 있는지 점검한 결과 26개 기간 및 단체의 영문 표기 오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씨는 문화체육관광부 및 소속 기관, 관련 기관의 영문 홈페이지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힘 썼다는 취지로 2013년 9월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대회를 앞두고 많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이는 대회 조직위원회의 성화 봉송 기사에 행정 구역 제주도(Jeju-do)를 Jeju Island로 잘못 표기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보도자료에 대한항공(Korean Air)을 Korean Airlines로 표기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김연아(KIM Yuna) 홍보대사를 KIM Yu-na로 표기하고 있다. 또 박지성(PARK Ji-sung) 홍보대사를 PARK Ji-Sung으로 잘못 표기했다. 국내 성화 봉송의 첫 주자였던 피겨 스케이팅의 유영(YOU Young)을 영(Young)으로 소개하는가 하면, 한국방송(Korean Broadcasting System)을 Korea Broadcasting System으로 잘못 쓰기도 했다.관중 가이드(Spectator Guide) 란에서는 강원도(Gangwon-do)를 Gangwon-do Province(강원도도)로 표기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또 신사임당(Shin Saimdang)을 Shin Siimang으로 표기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도 했다. 강원도청 홈페이지의 한글 판은 57개 부서를 소개했는데 영문 판은 52개 부서 밖에 표기되지 않았다. 오씨는 또 영문 조직도의 부(Department)는 모두 과(Division)로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무장지대를 소개하며 신라 왕국(Silla Kingdom)을 Silla Dynasty로 격하시키기도 했다. 리승만(Rhee Syng-man) 전 대통령의 이름을 Lee Seung Man으로 둔갑시키는 잘못도 눈에 띈다. ?대한체육회 홈페이지도 예외가 아니다. 한글 판의 임원은 48명으로 소개했는데 영문 임원은 47명으로 소개되고 사무총장(Secretary-General)을 Secretary Gemeral로 표기했으며, 이기흥(Lee Ki-heung) 회장의 이름을 Lee Ki-Heung으로 잘못 적었다. 정선군청은 경덕왕(King Gyeongdeok)을 King Gyeongeok으로, 신라 왕국(Silla Kingdom)을 Silla Dynasty로 격하시키는 잘못을 강원도청을 따라 했다. 철원군청은 군수(Mayor)를 치안판사(Magistrate)로 표기하는 오류를 범했다. 26개 기관 영문 홈페이지 표기 오류 내역이 궁금하신 분이 이메일로 요청하면 오씨가 제공한 자료를 보낼 것이다. 또 문제를 지적받은 기관이나 단체가 잘못을 지적하는 이유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마찬가지로 오씨가 작성한 판단 근거를 이메일로 제공할 것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미성년자 시절 여권 영문명, 성인된뒤 한번 변경가능

    미성년자 시절 여권 영문명, 성인된뒤 한번 변경가능

    외교부, 여권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내년 하반기 시행 내년 하반기부터 미성년자 시절 사용하던 여권의 영문 성명을 성인이 된 뒤 1회에 한해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외교부는 22일 이런 내용을 핵심으로 한 여권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우리 국민이 최초로 정한 여권의 영문 이름을 변경하고 싶으면 외교부에 신청해 심사를 받아야 바꿀 수 있었다. 하지만 영문 이름이 한글 발음과 명백히 일치하지 않는 경우나 영어 이름에 부정적인 의미를 갖는 경우 등 특정 조건이 아닌 단순 변경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영문명 변경을 위한 행정소송을 불사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법원은 해외에서의 출입국 심사상 절차적 문제, 한국 여권의 신뢰도 문제 등을 근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는 변경 가능한 조건에 ‘18세 미만일 때 사용하던 로마자 표기 성명을 18세 이후에도 계속 사용 중인 사람으로서 다른 로마자 표기 성명으로 변경하려는 경우’라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향후 개정안이 통과되면 범죄에 이용하기 위한 변경이라는 점 등이 명백하지 않는 한 1회에 한해 미성년 시절 사용하던 영문 이름을 특별한 어려움 없이 바꿀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법제처 심사 등 개정 절차에 6개월 이상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문제없이 절차를 밟을 경우 내년 상반기 말 무렵 개정안이 시행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특히 미성년자 시기 만들어진 영문 이름에는 본인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측면을 고려했다”며 “국민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말빛 발견] 한글에 대한 오해/이경우 어문팀장

    [말빛 발견] 한글에 대한 오해/이경우 어문팀장

    571돌 한글날이 지났다. 한글의 소중함과 우리의 언어생활을 돌아보는 날이었다. 한글과 우리말 사랑을 외친 건 모두가 쉽고 편하게 소통하자는 뜻이었다. 로마자로 나타나는 용어, 낯선 외국어, 지나치게 어려운 한자어, 뜻이 애매한 일본식 한자어, 일본어투의 표현들이 비판받은 건 소통을 더 어렵게 하기 때문이었다. 한글날 전후로 가장 많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단어는 ‘한글’이거나 ‘우리말’일 것이다. 바르고 정확하게 써야 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주장들 속에는 대개 이 단어들이 들어 있다. 이 즈음에는 이 말들처럼 좋은 말이 없는 것처럼 다가온다. 한데 ‘한글’은 정말 자주 적절치 않게 쓰인다. 올 한글날 경축식 행사의 식순 명칭을 ‘우리말’로 바꾼다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우리말’ 대신 ‘한글’이라고 표현한 자료와 기사들도 많았다. 기존의 ‘개식’은 ‘여는 말’, ‘제창’은 ‘다 함께 부르기’, ‘폐식’은 ‘닫는 말’로 바꾼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기존의 말들도 우리말이고, 적은 문자도 한글이었으니 부정확한 표현들이었다. ‘한글’이란 단어를 ‘순우리말’쯤의 의미로 오해해 사용하는 일은 수시로 나타난다. 이렇게 된 데는 로마자와 달리 한글로 적는 언어가 우리말뿐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다 보니 ‘한글’을 자꾸 ‘한국어’로 여기게 된 것이다. ‘한글’은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을 20세기 이후 달리 부르는 말이다.
  • [단독] 우리말 있는데 ‘잡 매칭’ ‘피칭’…국적불명 합성어도 수두룩

    [단독] 우리말 있는데 ‘잡 매칭’ ‘피칭’…국적불명 합성어도 수두룩

    R&D·ICT 해석 없이 로마자 사용 리모델링(새단장), 프로젝트(과제) 영어 앞세우고 한글은 괄호에 넣어 한글문화연대 “사회적 약자 차별” 올해 정부부처에서 낸 보도자료에서는 전문가가 아니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외국어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5월에 낸 보도자료에는 ‘해외취업 상담지식과 케이스별 잡 매칭 실습을 할 예정’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국어순화용어자료집에 따르면 ‘케이스’는 ‘예’나 ‘경우’로 순화한 용어만 쓰도록 규정돼 있으며 ‘잡 매칭’은 고용부가 지난 2015년 7월 전문용어 개선안 검토회의를 통해 ‘일자리 알선’으로 순화해 쓰기로 결정한 용어다. 하지만 고용부는 자신의 결정을 스스로 뒤집고 외국어를 남용한 것이다.8일 한글문화연대가 17개 부처가 지난 4~6월 낸 보도자료 2728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보도자료에서 가장 많이 쓴 외국어는 ‘ICT’(434회), ‘AI’(373회), ‘R&D’(238회), ‘SW’(187회), ‘A-’(184회) 등이었다. ICT는 정보통신기술, AI는 인공지능, R&D는 연구개발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지만 정부 부처는 아무런 해석도 없이 로마자를 그대로 옮겼다. 보도자료에서 가장 많이 남용한 외국어 낱말은 ‘센터’(1212회)였으며 ‘프로그램’(1134회), ‘시스템’(772회), ‘콘텐츠’(657회), ‘홈페이지’(466회), ‘포럼’(421회), ‘인프라’(413회)가 뒤를 이었다. 정인환 운영위원은 “외래어라고 볼 만한 ‘게임, 네트워크, 디지털, 벤처, 서비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온라인, 오프라인’ 등과 같은 낱말을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음에도 지난해보다 외국어 남용 횟수가 훨씬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부처별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보도자료 1건당 국어기본법 위반 9.7회, 외국어 남용 18.2회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어기본법 위반은 기획재정부(9.1회)·외교부(3.8회)·국방부(3.2회)·고용부(2.7회), 외국어 남용은 문화체육관광부(11.7회)·고용부(8.6회)·농림축산식품부(8.3회)·교육부(8.2회)·여성가족부(7.6회) 순이었다. 외국어 낱말을 빼도 문장이 성립되는데 억지로 남용한 사례도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4월 10일 보도자료에 나온 “‘다양한 문화정보 콘텐츠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는 문장에서 ‘콘텐츠’가 이미 ‘문화정보’를 의미하므로 이를 굳이 쓸 필요가 없다. 여성가족부는 보도자료에서 ‘리모델링’(새 단장), ‘홈스테이’(가정체험), ‘모니터링’(점검) 등과 같이 영어 낱말을 앞세우고 괄호 안에 해당 한국어 낱말을 넣어 마치 한국어를 영어의 부속품으로 표기하기도 했다. 지난 몇 년간 케이팝(K-pop)이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K-Food’, ‘K-Move’ 등 K를 앞세운 로마자 낱말이 보도자료에 유행처럼 대거 등장했다. 또 ‘세미나존’, ‘이벤트존’, ‘컨설팅존’ 등과 같이 ‘-존’(Zone)을 합성한 낱말이 최근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외국어를 남용하는 것은 저학력층,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를 언어적으로 차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정부의 보도자료에는 보건, 복지, 고용 정책 등 사회적 약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가 있는데 이들이 이해할 수 없는 글자와 언어를 쓴다는 것은 이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단독] 공문서 외국어 범벅…한글 홀대하는 정부

    [단독] 공문서 외국어 범벅…한글 홀대하는 정부

    1건당 3.1회 국어기본법 위반 ‘논슬립’ ‘단차’ ‘Emergency’ 재난대피 안내문 이해 어려워 정부 활동을 국내외 언론과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정부 보도자료 등에서 한글이 여전히 홀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민 안전과 직결된 재난 대피 안내문 등에서도 외래어가 여전히 난무하고 있어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8일 한글문화연대가 17개 정부부처가 지난 4~6월 낸 보도자료 2728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보도자료 1건당 평균 3.1회 국어기본법 규정을 위반했고 외국어 남용 사례도 보도자료 1건당 평균 7.1회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어기본법 제14조 1항에는 ‘공공기관 등은 공문서를 일반 국민이 알기 쉬운 용어와 문장으로 써야 하며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 하지만 조사 결과 ‘ICT’, ‘AI’, ‘對’ 등과 같이 로마자나 한자를 괄호 안에 넣지 않고 보도자료에 그냥 쓴 국어기본법 위반 사례가 8331건 발견됐다. 이는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대(對)로 표기해야 한다. 또 한글로 대체 가능한데도 외국어를 남용한 사례도 1만 9312건이었다. 지난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낸 보도자료에는 ‘피칭 경진대회는 Boost, Scale, Impact 등 3개 부문별로 총 200개 스타트업이 1~3분 피칭을 겨루는 자리로…”라고 적어 전문가들 아니면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피칭은 ‘투자유치’로 순화하고 성장단계(Boost), 후기단계(Scale), 주목단계(Impact) 등은 한글을 먼저 쓴 뒤 괄호 안에 영어를 넣었어야 했다. 안전 용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외국어·외래어가 적지 않았다. 한글문화연대는 지난 6월부터 국민재난안전포털에 올라 있는 국민행동요령, 재난상식, 안내문 등을 조사해 ‘핸드레일’(손잡이), ‘논슬립’(미끄럼 방지), ‘단차’(높낮이차) 등 어려운 안전용어 50개를 뽑아 발표했다. 비상사태를 뜻하는 ‘Emergency’는 영어로만 표기했다. 정인환 한글문화연대 운영위원은 “안전과 관련된 문구는 쉽고 정확해야 하는데 낯선 외국어나 한자어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단독] ‘월류’ ‘Kiss & Ride’… 안전 위협하는 안전 용어

    [단독] ‘월류’ ‘Kiss & Ride’… 안전 위협하는 안전 용어

    A씨는 얼마 전 서울 강변북로에서 운전하다 ‘단차구간(Drop-off), 차로변경금지’라는 안내 표지판을 봤다. 무언가 중요한 교통 정보를 안내하는 표지판 같았지만 ‘단차구간’이라는 단어가 생소해 안내 문구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A씨는 “옆 차선이 중간에 끊겼다는 건지 장애물로 막혔다는 건지 알 수 없어 답답했다”면서 “모든 사람이 보는 안내 표지판에 굳이 어려운 단어를 써야 했는지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한글문화연대가 지난 8월부터 진행한 어려운 안전 용어 신고 이벤트에 접수된 사례 가운데 하나다. 도로의 바닥 높이에 차이가 있어 고르지 못하다는 뜻의 ‘단차’는 일본어식 표현으로 한국도로공사는 2015년에 이미 ‘단차 주의’를 ‘높낮이차 주의’라고 순화했다. 하지만 일반 도로의 안내 표지판뿐만 아니라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국민재난안전포털(www.safekorea.go.kr)의 안내 문서 등에서도 여전히 ‘단차’라는 용어가 쓰이고 있다. 한글문화연대는 지난 6월부터 국민재난안전포털에 올라 있는 안내문서와 국민에게 전송된 재난문자, 일상에서 마주치게 되는 안내문에 이해하기 어려운 안전 용어는 없는지 조사했다. 연대는 시민들의 제보도 추가 검토한 뒤 어려운 안전 용어 200여개 가운데 반드시 바꾸어야 할 낱말 50개를 뽑아 8일 발표했다. 어려운 용어 50개 중에는 주로 영어와 한자어가 많았고, 심지어 로마자로만 쓰인 용어도 있었다. 서울 지하철의 비상인터폰 수화기 위에는 ‘EMERGENCY’라고만 쓰여 있었고, 신분당선 동천역 앞에는 ‘Kiss & Ride (Max 10 Min.)’라고만 표기된 교통 안내 표지판이 서 있었다. ‘Kiss & Ride (Max 10 Min.)’란 ‘최대 10분까지 잠깐 정차 가능’이라는 뜻이다. 이 밖에도 ‘핸드레일(손잡이), 가드레일(보호 난간), 논슬립(미끄럼 방지), 비상코크(비상개폐기)’ 등 외국어 용어가 많았고, ‘자동제세동기(심장충격기), 예찰전화(조사전화), 시건(잠금/채움), 월류(흘러넘침)’와 같은 낯선 한자어도 있었다. 특히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 소방서가 ‘119의 약속 Safe Korea’라는 구호를 앞세우면서 외국어를 남용하고 있다는 시민들의 지적도 나왔다. 한글문화연대가 시민의 제보를 바탕으로 꼽은 50개 용어 중에는 영어 등 외국어 낱말이 32개로 전체의 64%나 차지했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안전에 관한 문구와 내용은 기억에 잘 남아야 하고 글을 보았을 때도 쉽고 정확하게 알아차려야 하는 만큼 외국어나 낯선 한자어로 된 낱말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글문화연대는 어려운 안전 용어 50개 중 가장 위험도가 높다고 본 16개 용어를 대상으로 7일부터 9일까지 온·오프라인 투표를 통해 ‘2017년 꼭 바꾸어야 할 안전 용어’ 다섯 개를 선정할 예정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모리사와, 미국 로드아일랜드에 ‘프로비던스 드로잉 사무소’ 개설

    모리사와, 미국 로드아일랜드에 ‘프로비던스 드로잉 사무소’ 개설

    글로벌 폰트 디자인 회사 모리사와(대표이사 모리사와 아키히코)가 서체를 기업 브랜딩에 활용하는 사례가 세계적으로 증가하면서, 동시에 늘어나고 있는 다국어 서체에 대한 개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최근 로마자 서체 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로드아일랜드에 ‘모리사와 프로비던스(Providence) 드로잉(레터링) 사무소’를 개설한 데 이어 현지 사정에 정통한 디자이너를 임명한 것이다. 모리사와는 이번 미국 사무소 개설을 통해 로마자 서체 라이브러리를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모리사와가 기존에 보유한 한국어 및 일본어·중국어 서체와 아우러진 로마자 서체 개발로, 향후 다가올 차세대 미디어와 어울리는 서체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에 개설된 모리사와 프로비던스 드로잉 사무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는 현지 사정에 정통한 세계적인 서체 디자이너 사이러스 하이스미스(Cyrus Highsmith)가 취임했다. 그는 현직 교수이자 전 세계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는 ‘인사이드 패러그래프스’(Inside Paragraphs : Typographic Fundamentals)의 저자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의 디지털 타이포그래피 회사 폰트 뷰로(Font Bureau) 사(社)에서 오랜 기간 디자이너로 활동해온 바 있다. 사이러스 하이스미스는 “모리사와와의 협업을 통해 그동안 추구해온 ‘흑과 백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 작용의 디자인 미학’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며 “앞으로 모리사와 프로비던스 드로잉 사무소에서 뜻있는 동료와 함께 서체 개발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사이러스의 스승이자 그를 5년 전 모리사와 타이프 디자인 공모전 심사위원으로 처음 소개해 모리사와와 첫 인연을 맺게 해준 매튜 카터는 “사이러스가 모라사와와 함께 하게 돼 기쁘다”며 “그가 모리사와 프로비던스 드로잉 사무소에서 만들어낼 새로운 서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모리사와 프로비던스 드로잉 사무소는 미국 로드아일랜드 프로비던스 웨스트민스터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우여곡절 끝 베일 벗은 ‘아이폰Ⅹ’… 깜짝 혁신 없었다

    우여곡절 끝 베일 벗은 ‘아이폰Ⅹ’… 깜짝 혁신 없었다

    3D 안면인식·OLED 등 탑재업계 예상스펙 크게 안 벗어나999달러… 연말쯤 국내 출시아이폰8·아이폰8플러스도 공개출시 연기와 정보유출 등 우여곡절 끝에 베일을 벗은 애플의 아이폰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는 업계의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3D 안면인식 기능인 ‘페이스 ID’를 장착했고, 이외 테두리(베젤)와 홈버튼이 없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화면, 1200만 화소 듀얼카메라, 무선 충전, 방수·방진 등 대세를 따랐다. 업계는 글로벌 선두 기업들의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마케팅 전쟁에서 ‘하반기 승자’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파크 내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아이폰X’를 공개했다. 숫자 10을 의미하는 로마자 ‘X’를 모델명에 붙였다. 아이폰 시리즈 중 처음으로 홈버튼을 없앴고, OLED 화면(5.8인치)을 채택했으며, 페이스 ID를 장착했다. 특히 페이스 ID는 3만개의 점을 이용해 얼굴을 3차원으로 스캔하기 때문에 안경을 쓰거나 나이가 들어도 정확하게 주인을 알아본다. 오류 가능성은 100만분의1 수준이다. 스마트폰 잠금 화면을 푸는 용도뿐 아니라 금융거래 인증 시스템으로도 쓸 수 있다. 홈버튼이 사라지면서 화면을 아래서 위로 쓸어올리거나 옆에 부착된 버튼을 누르면 기기가 실행된다. 차세대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인 ‘A11 바이오닉’을 탑재하면서 정보 처리 속도는 이전보다 30%가량 향상됐다. 듀얼카메라는 1200만 화소의 광각, 망원렌즈를 담았고, 자신의 표정을 담은 영상 이모티콘을 전달할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 이날 함께 공개한 ‘아이폰8’과 ‘아이폰8플러스’는 ‘아이폰7’의 업그레이드 모델로 여전히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을 장착했다. 아이폰X의 각종 기능에서 예상치 못한 혁신은 찾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이날 뉴욕 증시가 전체적인 오름세를 보였지만 애플 주가는 신제품 공개 행사 초반에 오르는 듯하다 0.4% 떨어진 채 장을 마쳤다. 또 애플은 아이폰X의 스펙이 대부분 사전 유출된 것을 두고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LG전자 ‘V30’, 애플 ‘아이폰X’ 중 한 곳도 기술 경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서 다른 때에 비해 마케팅의 중요성이 아주 커졌다”고 말했다. 아이폰X는 높은 고객 충성도가 가장 큰 장점이다. 반면 비싼 가격과 늦은 출시일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미국 기준 999달러(약 112만 6000원)로 역대 스마트폰 중 가장 비싸다. 미국에서 기본형(64GB) 가격이 갤럭시노트8(930달러)보다 69달러(약 7만 8000원)나 높다. 국내서도 갤럭시노트8(109만 4500원)이나 V30(94만 9300원)보다 비싸다. 특히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 빠지면서 12월에나 수입될 것으로 보인다. 1차 출시국의 경우 다음달 22일부터 사전 예약을 받으며 출시일은 오는 11월 3일이다. 아이폰8은 15일부터 사전 예약을 시작해 이달 22일이면 1차 출시국에 나온다. 갤럭시노트8은 사전 예약을 시작한 지난 7일부터 5일간 국내에서 65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체험존 ‘갤럭시 스튜디오’를 확장하는 전략이 특징적이다. 미국 주요 도시에 이어 유럽, 일본 전역에 확대할 계획이며 지난 9일에는 싱가포르 최대 상업가에 입점했다. 국내는 현재 80여개에서 연말까지 120개로 늘린다. LG전자는 V30에 대한 외신들의 호평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틈새 가격 전략으로 응수한다. 국내의 경우 14일부터 사전 예약을 시작하며, 예약 구매 고객에게는 최신 구글 가상현실(VR) 헤드셋을 1000원에 준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아이폰x 디자인 내일 공개…베젤리스·OLED·5.8인치 유력

    아이폰x 디자인 내일 공개…베젤리스·OLED·5.8인치 유력

    애플이 아이폰 10주년을 기념해 12일 출시하는 아이폰 신제품은 로마자 10을 나타내는 ‘아이폰X’로 결정됐다. 가격은 1000달러(약 113만원)에 조금 못 미치는 999달러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애플의 신제품 아이폰X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의 신사옥 애플파크에서 공개된다. IT업계 소식들을 종합해보면 아이폰X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LED 디스플레이와 화면 테두리가 거의 없는 ‘베젤리스’ 스크린으로 보다 밝고 선명한 색상을 구현하고 배터리 생명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프레임은 아이폰 4와 4s처럼 스테인리스 스틸이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3D 얼굴 인식 스캐너 보안 장치 등을 탑재해 사용자의 얼굴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대면 본인 인증이 가능해진다. 화면 잠금 기능 뿐만 아니라 앱 스토어 및 애플페이 결제 등에도 적용된다. 듀얼카메라에는 1200만 화소 광각 렌즈와 망원 렌즈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화면 크기(대각선 길이 기준)는 5.8인치이며 이 중 홈 버튼을 대체하는 가상 영역을 제외하면 가용 영역 크기(대각선 길이 기준)은 5.15인치로 전망된다. IP68 수준의 방수 기능과 무선 충전 기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애플 행사에서는 아이폰 신제품들과 함께 무선 이어폰 ‘에어팟’의 새 모델, LTE 통신 기능이 내장된 ‘애플 워치’ 3세대 제품, 4K 해상도와 HDR 콘텐츠를 지원하는 인터넷TV 셋톱박스 ‘애플 TV’ 신모델도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천주교 용어집’ 개정 증보판 발행

    천주교주교회의(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최근 ‘천주교 용어집’ 개정 증보판(208쪽)을 발행했다. 천주교용어위원회가 편찬한 개정 증보판은 859개의 표제어를 담았고 한국어 표제어에 라틴어, 영어를 병기하면서 각각의 설명을 담아 가나다순으로 제시했다. 눈에 띄는 용어 개정이나 변화는 없지만 자주 쓰는 전례, 교리, 교회법 용어를 비롯해 ‘교부’, ‘명의 주교’, ‘전대사’, ‘부분 대사’, ‘사도좌 정기 방문’ 등 교회 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들이 설명과 함께 추가됐다. 라틴어 용어 색인(ABC순)을 포함해 더욱 편리하게 관련 용어를 검색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게 특징이다. 외국 성인명은 로마자(라틴어 표기)에 대응하는 한글 표기를 병기했다. 부록으로 성월, 특별 주일 명칭, 교황청 기구 명칭, 교황·교황청 문헌 명칭, 한국 103위 성인·124위 복자 명단, 전례복·성당 기물 명칭과 사진 자료, 용어 색인 등을 수록했다. 특히 ‘교황청 연감’ 최신판인 2016년 판을 반영해, 최근 신설된 교황청 기구들의 명칭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02)460-7582~3.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아이그너 워치, 우아한 클래식 감성의 여름 시즌 화보 공개

    아이그너 워치, 우아한 클래식 감성의 여름 시즌 화보 공개

    아이그너 워치(AIGNER TIMEPIECES)가 6월 매거진 엘르 화보를 통해 '여름을 맞이하는 여자의 아이그너 모먼트' 컨셉의 고혹적인 비주얼과 여름 시즌 컬렉션 제품을 선보였다. 이번 화보에서는 모노 톤의 절제된 이미지로 아이그너 워치 브랜드 특유의 클래식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냈으며, 화이트 계열의 의상으로 내추럴한 시크함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화보에서 소개된 올비아(OLBIA), 마자라(MAZARA), 키에티(CHIETI) 컬렉션 워치 제품들은 직장 여성의 오피스 스타일은 물론 데일리 룩에 세련된 포인트로 매치하기 적합하다. 특별한 액세서리 없이 팔찌로도 연출 할 수 있으며, 시즌 리스 아이템으로도 활용도가 높은 제품이다. 대표 제품인 올비아(OLBIA) 컬렉션 워치는 이탈리아 북동부에 위치한 올비아 지역의 아름다움을 모티브로 제작된 제품이다. 아이그너를 상징하는 A 로고 케이스로 디자인되어 아이그너 워치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는 올비아 워치는 섬세하고 슬림한 스트랩과 로마자 인덱스의 조화가 클래식한 감성까지 선사한다. 마자라(MAZARA) 컬렉션 워치는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 ‘AIGNER’ 로고가 음각으로 장식되어 여성스러운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화이트 자개 다이얼과 스테인리스 스틸 브레이슬릿의 조화가 우아함을 연출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키에티(CHIETI) 컬렉션 워치는 모던한 스타일과 클래식한 매력을 조화시켜 여성스러움이 돋보이는 모델이다. 실버 다이얼과 스테인리스 스틸 브레이슬릿의 조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외에도 피스토야 (PISTOIA) 컬렉션 워치는 이탈리아 피스토야 도시의 아름다움을 담은 시리즈로, 곡선의 유려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슬림한 디자인으로 제작되었다. 다이얼의 크리스탈 인덱스 장식은 여성스럽고 우아한 매력까지 선사한다. 가르다 (GARDA) 컬렉션 워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행운 그리고 최고급 품질을 상징하는 A 로고 베젤과 유연한 라운드 케이스의 조화가 특징인 제품으로, 은은한 자개 다이얼의 심플한 인덱스로 시계에 고급스러운 세련미를 더했다. 아르코 (ARCO) 컬렉션 워치는 화이트 자개 다이얼과 골드 케이스 그리고 블루 색상의 소가죽 밴드의 조화로움이 돋보이는 모델이다. 우아한 매력의 클래식 워치, 아이그너 워치 (AIGNER TIMEPIECES)의 여름 시즌 제품은 국내 최대 시계 전문 편집샵 갤러리어클락(Gallery O`clock) 전국 매장과 온라인 공식 홈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감성에 일상 더한 TV’ 세계를 홀리다

    ‘감성에 일상 더한 TV’ 세계를 홀리다

    2006년부터 11년 연속 세계 판매 1위. 삼성전자 TV가 세운 전무후무한 기록은 단연 ‘품질’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기술을 일상에 녹아들게 한 ‘디자인’과 ‘아트 마케팅’에 삼성전자가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TV를 대체할 만한 경쟁 제품군이 빠르게 늘고 있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은 변화다.우수한 디자인에 힘입어 맨 처음 성공한 삼성전자 TV는 와인잔을 형상화한 ‘보르도TV’이다. 삼성전자 측은 “1970년 말 흑백TV 생산을 시작한 지 36년 만에 ‘보르도TV’ 인기에 힘입어 세계 판매 1위를 달성했다”면서 “이때 사내에 ‘디자인 경영’이 본격 자리 잡았다”고 22일 설명했다. 2008년엔 TV 프레임이 마치 유리 공예품처럼 각도에 따라 다른 색으로 보이는 신소재를 개발해 TV에 적용했다. 마치 올림픽 표어처럼 ‘더 얇게, 더 크게, 더 선명하게’ TV 제품 디자인 경쟁이 치열했다.2015년 더 얇고 선명한 화면을 지향하던 디자인 경쟁에 변화가 생겼다. 이때 나온 ‘세리프TV’엔 옆에서 봤을 때 로마자 ‘I’ 형태로 디자인을 입혔다. 올해 곧 출시될 ‘더 프레임TV’는 ‘아트 모드’를 설정하고 TV를 껐을 때 화면에 그림이나 사진이 나온다. 켜면 TV, 끄면 액자가 되는 셈이다. TV가 두꺼워짐에도 측면 디자인을 넣고, 켰을 때가 아니라 껐을 때 TV 디자인을 고민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한승희 상무는 뉴스룸에서 “제품의 기능보다 제품이 어떻게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가치를 제공하는지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TV 디자이너들은 이제 도면 위에 제품을 그리는 방식을 넘어 북유럽풍 디자인의 거실 세트를 만들고, 그 안에서의 어울림을 생각하며 TV를 디자인한다. ‘기술 디자인’보다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에 주목한 뒤 삼성전자는 해외 예술계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세리프TV는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밀라노 가구박람회, 프랑스 메종&오브제 등 세계 3대 디자인 페스티벌에 참석했다. 세리프TV는 지난해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판매하는 첫 번째 TV라는 기록도 세웠다. 더 프레임TV는 지난 3월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공개된 데 이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서 이완 작가의 작품을 보여 주는 디스플레이로 선정됐다. 유럽·일본 기업에 비해 TV 생산 후발 주자이면서도 다양한 ‘아트 마케팅’에 남들보다 먼저 눈을 뜰 수 있었던 배경은 사실 한국 예술계에 축적된 역량이 빛을 발한 결과이기도 하다. 예컨대 비디오아트 거장인 백남준은 1985년에 이미 삼성전자 TV로 ‘TV뷰작’을 선보였고, 30여년 만인 지난해 7월 삼성은 백남준쇼에서 세리프TV 등을 제공했다. 같은 해 삼성전자는 국내 간송문화전, 러시아의 칸딘스키 서거 150주년 프로젝트에 쓸 TV를 공급하기도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천리마민방위, 김한솔 유튜브 공개 이유는? “우리가 지켜주겠다”

    천리마민방위, 김한솔 유튜브 공개 이유는? “우리가 지켜주겠다”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8일 ’KHS Video’이라는 유튜브 영상에 등장해 ”내 이름은 김한솔로, 북한 김씨 가문의 일원. 내 아버지는 며칠 전에 피살됐다”고 영어로 똑박또박 말하며 자신의 근황을 알렸다. 김한솔의 영상을 올린 게시자는 ‘천리마민방위(Cheollima Civil Defense)’라는 단체로 국내에 있는 탈북자들에게도 생소한 이름. 통일부와 외교부 당국자 역시 “들어본 적도 없는 곳”이라고 밝혀 그 실체를 두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유학파 신세대 ‘백두혈통’인 김한솔 가족을 보호하는 이 단체의 정체는 여러모로 베일에 가려져 있다. 특히 이 단체의 이름인 ‘천리마’는 북한에서 주로 쓰는 용어이고, ‘민방위’는 한국에서 쓰는 말로 북한에서 쓰지 않는다. 이를 두고 이번에 김정남 암살을 계기로 급조된 단체가 아니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이 단체의 도움으로 탈북했다는 ‘북조선 고위 간부’라는 사람의 글은 ‘로동당’을 ‘노동당’으로 쓰는 등 문화어(북한말)보다는 표준어의 영향을 받은 어법을 보여주고 있다. ‘천리마’라는 단어의 로마자 표기를 북한식(chollima)가 아닌 남한식(cheollima)를 쓰고 있다.천리마민방위가 영상과 함께 공개한 홈페이지(http://www.cheollimacivildefense.org)에는 “북조선 사람들에게”라는 제목으로 “탈출을 원하시거나 정보를 나누고 싶은 분은 우리가 지켜 드리겠다. 어느 나라에 계시든 가능하다. 가시고 싶은 곳으로 안전히 보내드리겠다. 여러 북한 사람을 벌써 도와온 우리는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 여러 정황으로 미뤄 김한솔 가족은 마카오를 벗어나 제3국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천리마민방위의 웹 IP를 추적한 결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타운센드가 주소지로 나왔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그렇다고 천리마민방위가 미국에 기반을 두고 활동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또한 “김정남 피살 이후 그 가족에게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이 왔고, 그들을 만나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드렸다. 그 외 북한 사람도 탈출을 여러 번 실행했다”는 글로 김한솔을 도왔음을 밝혔다. 이 단체는 “인도적 대피 요청을 사절한 몇몇 정부에게 유감을 표한다”면서 네덜란드·중국·미국 정부와 ‘한 무명의 정부’, 북한 내 지원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실제로 홈페이지에는 자신을 ‘북조선 고위 간부’라고 소개한 사람이 “북한 사람들이 외국에 나오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단어가 탈출이다. 대사나 검열단 간부도 탈출 심리는 똑같다”면서 “탈출을 도와줘서 감사의 큰절을 올린다”고 적은 글도 있다. 그는 “천리마민방위는 단체 이름도, 업적도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형체가 없는 신비한 그림자 같은 존재였다. 몇 시간 만에 이뤄진 탈출 과정에 신속하게 동원했던 고급 승용차, 비행기 등 열정과 준비가 놀라웠다”는 후기를 전했다. 천리마민방위 측은 “돕고 싶으시면 이메일로 연락하라”며 이메일 주소도 공개했다. 재정적 지원은 온라인 가상 화폐 비트코인으로 해달라면서 비트코인 주소도 첨부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서울시 공무원 7급 합격 수기 ] “최신 헌법 판례 숙지 필수… ‘서울백서’ 면접에 도움”

    [서울시 공무원 7급 합격 수기 ] “최신 헌법 판례 숙지 필수… ‘서울백서’ 면접에 도움”

    조효정(25·한국외대 행정학과 졸업)씨는 자신이 가장 취약했던 한국사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합격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조씨는 “지난해 국가직 한국사 문제를 푸느라 시험 시간이 부족했다”며 “한국사 문제를 10분 내외로 다 풀고, 다른 과목에 시간을 안배하기 위해 매일 3시간씩 한국사 암기에 시간을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국어, 문학사·어휘 자세히 챙겨야 비교적 이른 나이에 합격을 했지만, 조씨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기간을 통틀어 보면 결코 짧지 않다. 처음엔 학업과 병행하며 국가공무원 5급 공채 시험을 준비했다. 지난해엔 국가직 7급 시험에 처음 도전했고, 올해엔 서울시 7급 시험을 치렀다. 그는 “서울시 시험은 원래 국어·영어·한국사 난도가 높은 반면, 경제학·행정법·헌법·행정학 등은 상대적으로 무난하게 출제되는 경향이 컸지만 최근에는 갈수록 이런 경향이 약해지고 있다”며 “그래도 국가직을 준비했을 때보다는 국어는 문학사와 어휘를 세세하게 신경 쓰고, 한국사도 역사적 사건의 배경을 자세히 숙지하려고 애썼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매일 1시간 이상씩 외래어·로마자 표기법, 띄어쓰기 등 국어 공부에 투자했다. 영어는 어휘에 가장 주안점을 뒀다. 조씨는 “어휘, 문법, 독해 순으로 시간을 들였다”며 “올해 영어 문제가 쉬운 편이라 다행이었지만, 내년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문법 문제를 풀어보며 적응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법, 세세한 부분 출제 빈도 높아 한국사의 경우 중요한 사건의 배경까지 깊이 이해하고 암기하는 것을 추천했다. 조씨는 “기계적으로 읽고 넘어가는 것보다 더 정확하게 이해를 해야 한다”며 “요약노트는 사지 않고, 기본서와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공부했다”고 말했다. 법 과목에서 최신 판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 특히 헌법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최신 판례를 반드시 챙겨야 한다는 게 합격자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조씨는 “행정법과 달리 헌법은 최신 판례가 더 중요하다”며 “많은 합격생들이 기본서 내용을 100% 이해하지 않더라도 문제를 반드시 풀어봐야 한다고 조언을 하는데, 그래도 일단 기본서에 집중한 후 기출 풀이를 했다”고 설명했다. 행정법에 대해 조씨는 “쟁점이 될 만한 내용 위주로 출제되는 국가직 5급 행정법 시험에 비해 7급 시험은 상대적으로 세세한 부분의 출제 빈도가 높다”며 “기존에 행정법 공부를 한 적이 있더라도 다른 시험을 볼 때는 새롭고 차분한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시 공무원 시험 면접 방식은 다른 공무원 시험과 다르기 때문에 충실한 준비가 필요하다. 조씨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면접 강의를 수강했다. 그는 “서울시 면접은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할 때 종이도 국가직 면접에 비해 적게 주어지는 데다, 동시에 주어진 시간에 21줄짜리 보고서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만만치가 않다”며 “면접에 대비해 평소 저녁에 뉴스를 챙겨 보는 것은 물론 20대 때 경험을 돌이켜보며 의미 부여를 해 보거나 서울시의 2016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 등을 보며 정책을 숙지했다”고 소개했다. 또 조씨는 서울시가 주요 정책 사업 100개를 엮어 제작·발간한 ‘서울백서’를 읽어 본 것도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면접과 동시에 보고서 작성 연습 필요 올해 서울시 7급 공무원 시험의 집단토론 면접에서는 종량제 봉투 실명제에 대한 입장과 쓰레기 문제 해결 방안을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개인 발표에서는 사회적 태만을 극복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공직자의 역할과 다짐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 조씨는 “프레젠테이션 후에는 적절한 경험이 아니라거나 보고서가 완결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받았다”며 “하지만 집단토론을 할 때 발언 횟수가 적은 수험생의 발언에 의견을 제시하는 등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던 점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시 정책이나 청탁금지법 관련 질문이 다수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할머니가 있다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악성 민원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등의 질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7급 공무원 시험의 합격 문턱을 넘기까지 꼬박 1년 9개월이 걸렸다는 조씨는 수험생들에게 “저의 경우 5급 공채를 준비하다가 7급에 응시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기본이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합격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반면 수험생활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7급 시험에 합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자만하거나 조급해하지 않으면 결국엔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내일은 자랑스러운 한글날… 20년 넘게 소수민족에게 글자 제공한 한글의 힘

    내일은 자랑스러운 한글날… 20년 넘게 소수민족에게 글자 제공한 한글의 힘

    “1443년(세종 25년) 세종대왕은 말과 글이 달라 뜻을 펼칠 수 없는 백성을 위해 한글을 만들었죠. 말만 있고 글이 없는 세계 소수민족에게 한글을 전파하는 이유도 같습니다. 우리 연구팀은 볼리비아·페루 등 남미의 토착 민족인 아이마라족 언어의 한글 표기법을 만들었죠.” ●남미 토착민족 아이마라족 한글 표기법 만들어 지난 6일 만난 권재일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는 ‘한글 전도사’로 통한다. 그가 이끄는 서울대 연구팀과 사단법인 훈민정음학회는 3년에 걸친 연구 끝에 지난해 볼리비아와 페루 일대에 살고 있는 남미 토착 민족 아이마라족 언어의 한글 표기법을 내놓았다. ‘가미사기’는 우리말 ‘안녕하세요’에 해당하는 간단한 인사말이다. 아이마라족은 자신들의 인사말을 문자로 기록하고는 뿌듯해했다. 그럼 ‘미안합니다’를 이들은 어떻게 한글로 표기할까. ‘바ㅁ바ㅈ띠다’다. ‘들어오세요’는 ‘마ㄴ다니ㅁ’으로 쓴다. 원어의 발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자음을 따로 떼어 쓰는 ‘파격’이 동원됐다. 이 밖에 종이는 ‘라피’, 돼지는 ‘쿠치’, 숫자 100은 ‘바다가’, 머리는 ‘삐긔’로 변환됐다. 남미 토착 민족인 아이마라족은 280만명 정도 되지만 남미 대부분의 국가에서 쓰는 스페인어 대신 여전히 아이마라어를 쓴다. 글은 주로 로마자를 빌려 표기하는데 언어학적, 문화인류학적 연구를 진행한 결과 한글 표기법이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냈다. 권 교수는 “볼리비아까지는 비행기로 왕복 4일이 걸릴 정도로 먼거리인데 제한된 현지 조사 기간 동안 다양한 사람들의 음성 자료를 확보하느라 진땀을 뺐다”며 “자음 중 현재 한글로 표현이 어려운 면이 있어서 ‘ㄹㄹ’, ‘△’ 등 새로운 기호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 연구팀은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한글 입력기도 개발했다. 현재는 보급을 두고 조심스럽게 현지 의사를 타진 중이다. 한글을 보급하는 이유에 대해 권 교수는 “자신들의 말을 기록할 문자가 없는 민족에게 ‘이렇게 좋은 게 있으니 한번 써 보지 않겠느냐’는 취지”라며 “한글을 우리나라에만 가둬 두는 것은 훈민정음 창제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훈민정음학회는 2010년부터 중국과 러시아에 거주하는 나나이족의 한글 표기법을 만드는 작업도 하고 있다. 1만 7000명의 나나이족 중에 중국어나 러시아어를 쓰지 않고 자신들의 고유어를 쓰는 경우는 1000명이 채 안 된다. 이 말은 지금 기록할 문자조차 없다. 이대로 두면 흔적도 없이 사멸될 수밖에 없다. 학회는 이 말에 대한 한글 표기법과 한글 입력기를 개발해 놨다. 지난 8월 러시아 하바롭스크시 인근에서 나나이족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글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교육에 참여했던 고동호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한글을 배워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 곧잘 글자를 소리 그대로 읽어 냈다”고 전했다. ●1994년부터 태국 라후족 등 6개 지역 한글 전파 한글의 전파는 1994년부터 시작됐다. 현재 라후족(태국), 로바족(중국), 오로첸족(중국), 어웡키족(중국), 찌아찌아족(인도네시아), 솔로몬제도 과달카날주·말라이타주 등 6개 지역에 한글 표기법이 전달됐고 아이마라족, 나나이족, 피그미족(아프리카) 등 3개 지역 언어가 연구되고 있거나 보급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 문자가 없는 해외 소수민족에게 처음 한글을 보급하기 시작한 사람은 서울대 이현복 명예교수다. 그는 1994년 이 사업을 시작해 2003년까지 해마다 2~3차례씩 태국 고산 지대에 거주하는 소수민족 ‘라후족’에게 한글을 가르쳤다. 그는 5년간 현지 언어 조사를 한 다음 한글에는 없는 콧소리를 반영해 라후어의 한글 표기법을 만들었다. 2000년대에는 중국의 소수민족 언어에 대한 한글 표기법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전광진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는 2002년 로바족, 2004년 오로첸족, 2008년 어웡키족의 언어에 대한 한글 표기법을 완성했다. 하지만 연구 비용, 외교적 마찰 등을 이유로 전면적으로 보급되지는 않았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한글이 뿌리를 내리는 데 50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며 “당장 열매를 따려는 것이 아니라 씨앗을 뿌린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어는 ‘한글 수출 1호’ 2009년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에 주로 거주하는 찌아찌아족이 언어 표기 수단으로 한글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은 국내외에서 큰 화제를 불렀다. ‘한글 수출 1호’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2012년 현지 세종학당이 철수하고, 인도네시아 정부의 공식 승인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면서 세간에는 ‘실패로 끝난 한글 보급’이라는 평가가 돌았다. 이현복 교수의 제자로, 한글로 된 찌아찌아어 교과서인 ‘바하사 찌아찌아’를 편찬한 이호영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는 “찌아찌아족은 자신들의 말을 기록할 수 있는 문자가 생겼다는 사실에 굉장히 만족한다”며 “공식 승인이 논란이 되다 보니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한글 보급을 문화 제국주의로 인식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간의 평가와 달리 훈민정음학회는 지금도 찌아찌아족과 교류를 하고 있다. 이문호 훈민정음학회 이사장은 “세종학당은 우리말을 교육하던 곳으로 한글 표기법의 보급과는 큰 관련이 없다”며 “한글 보급 사업은 변함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는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입력하는 자판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2012년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의 과달카날주와 말라이타주는 한글을 표기 문자로 도입했다. 1978년 영국에서 독립한 솔로몬제도는 공용어인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구가 1∼2%에 불과했고 토착어를 기록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다. 무엇보다 교육이 문제였다. 이호영 교수팀과 훈민정음학회가 만든 한글 표기법은 원래 한글의 특징처럼 무엇보다 배우기 쉬웠다. 자음과 모음을 모아 글자를 하나씩 만들 수 있고, 띄어쓰기를 하지 않아도 읽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또 소리 그대로를 기호로 나타내기 때문에 로마자나 아랍어로 적을 수 없는 소리도 표기가 가능했다. ●“언어 사멸은 민족 정신·문화가 사라지는 것” 실제 솔로몬제도의 현지 교사 2명은 5개월 정도 한글 표기법 교육을 받은 뒤 곧바로 중학교 1곳, 고등학교 1곳에서 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사업은 2013년 7월 교과서 제작과 현지 교사 연수 등에 드는 2억원 정도의 예산을 마련하지 못해 잠정 중단됐다. 이호영 교수는 “인원이 적은 소수민족이라도 그들의 기록 수단으로 한글을 보급하는 게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목표인데 솔로몬제도의 경우는 너무 안타깝다”며 “문자가 없는 언어는 사멸할 수 있고, 언어가 사라진다는 것은 그 민족의 정신과 문화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세계적인 학자들도 사라질 위기에 처한 언어를 기록하거나 사멸을 막는 데 한글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한글은 보편성을 지닌 문자로 전 세계의 소수 언어를 보호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독일 함부르크대학의 베르너 사세 교수도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라고 격찬한 바 있다. ‘대지’를 쓴 소설가 펄 벅은 “한글은 전 세계에서 가장 단순하며 가장 훌륭한 글자”라고 칭했다. 현재 훈민정음학회와 연구자들의 기조는 아무리 적은 수가 쓰는 말이라도 한글을 통해 그 기록을 남길 수 있도록 돕되 ‘문화 침략’이나 ‘문화 제국주의’로 비치지 않도록 무리한 보급은 자제하는 것이다. 권재일 교수는 “보급은 한글을 직접 써 본 소수민족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며 “하지만 한글 표기를 원한다면 교재 제작 등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옥외광고물 옛 한글 ‘OK’

    옥외광고물 옛 한글 ‘OK’

    간판, 디지털광고물, 입간판, 현수막, 벽보전단 등을 다루는 옥외광고물법 시행령 제12조 2항에선 ‘광고물 문자는 원칙적으로 한글맞춤법, 로마자표기법 및 외래어표기법에 맞춰 한글로 표시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현재 사용되는 24개 자모(14개 자음+10개 모음)를 활용해 어문규범에 맞춰 한글로 표시하도록 하는 일반원칙을 둔 것이다. 위반 땐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28일 법제처에 따르면· (아래아), ㅿ(반치음), ㆁ(옛이응) 등 옛 한글 사용도 이런 근거를 벗어나진 않는다고 법령을 해석했다.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의뢰한 민원인은 “현행 옥외광고물법엔 옛 한글에 관해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았지만 한글맞춤법에선 ‘한글 자모의 수를 스물넉 자로 한다’고 규정했다는 점에서 옛 한글을 사용하면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처음 문의를 받은 행정자치부는 “옛 한글을 단순히 업소명이나 정보를 표현하기 위한 게 아니라 마케팅 및 디자인 차원에서 사용하는 경우 허용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법제처는 옛 한글 사용으로 아름다운 경관과 미풍양속을 보호하고 공중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며,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데 방해되지 않는다면 괜찮다고 판단했다. 옥외광고물법 제2조 2항에 ‘법 적용 땐 국민의 정치활동 자유 및 그 밖의 자유와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규정을 둔 점도 강조했다. 따라서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에 나오는 광고물의 문자 범위를 어문규범에 맞춘 한글로만 표시해야 한다고 축소해 해석할 경우 광고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특히 과태료 처분의 항목으로 국민의 이익을 침범하는 내용의 ‘침익적 행정법규’를 부과 대상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하거나 유추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도둑질해서 선심 쓰는 의적인지도 모르죠”

    “도둑질해서 선심 쓰는 의적인지도 모르죠”

    국내 대학 교수가 26년간 공들여 개발한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 소프트웨어와 비슷한 서비스를 공급해오던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가 최근 이 프로그램의 제작규칙인 프로토콜을 공개하자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를 죽이는 지적재산권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 권혁철 교수는 1992년부터 맞춤법검사기 프로그램을 개발해왔으며 2000년에 ㈜나라인포테크라는 벤처회사를 설립해 맞춤법검사기(speller.cs.pusan.ac.kr)를 운영해오고 있다. 이 검사기는 구글을 비롯한 포털사이트에서 ‘맞춤법 검사’까지만 입력해도 제일 먼저 안내되는 대표적인 맞춤법검사기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단순히 틀린 글자를 잡아주는 데 그치지 않고 8만여 건의 데이터를 분석해 왜 틀렸는지 지적해 주는데에 있다. 권 교수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네이버와 다음을 비판했다. 다음이 자신이 개발한 맞춤법 검사기의 API를 공개했으며 네이버의 경우, 한글 맞춤법검사기의 API는 따로 제공하지 않고 있으나 로마자 변환기는 무료로 제공하는 바람에 그동안 은행과 추진해오던 계약이 취소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페북을 통해 “한국어 맞춤법검사기 개발 26년, 몇년 전부터 네이버가 맞춤법 검사기를 공개했는데 거의 베끼기더라. 맞춤법 검사기 규칙 하나 만드는 데 하루 걸리는데 다른 사람이 만든 것 보고 넣는 데는 1분도 안 걸린다”고 네이버 행태를 꼬집었다. 그는 또 다음이 맞춤법 검사기의 API를 최근 공개한 것에 대해 ‘도둑질해서 선심 쓰는 의적’이라고 다음의 행태를 비판했다. API는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정교한 규칙들로서, 공개된 API를 이용하면 쉽게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그는 양 포털에서 맞춤법검사기를 만들수 있으나 무료로 API를 공개해서 다른 업체나 개발자의 싹을 잘라버려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 측은 “포털사이트 다음에 제공되는 맞춤법검사기는 2014년 7월부터 자체 역량을 활용해 개발한 것”이라면서 “이용자는 물론 다양한 서비스 사업자, 개발자들과의 상생과 함께 올바른 한글 사용을 장려하려는 공익적 취지에서 API 무료 공개를 결정했다”고 반박했다. 누리꾼들은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냈다. 우선 권 교수 입장을 옹호하는 반응들이다. 대전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한 교사는 “개발하신 맞춤법 검사기로 책도 냈고, 아이들 글도 봐주고 있습니다. 저도 맞춤법 공부도 계속 하고 있구요. 많은 이들에게 소개도 합니다. 우연히 교수님의 고뇌가 담긴 글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개발 포기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펀딩 진행하시면 부족하지만 최대한 알리고 돕겠습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전자기기와 정보기술(IT) 정보를 다루는 커뮤니티 클리앙에서 한 회원(Serein)은 “어떻게 이렇게 믿을 수 없는 수준의 횡포가... 부산대, 나라인포테크 맞춤법 검사기는 오랜 시간 독보적인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왔습니다. 웹을 통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구요. 그걸 그냥 양아치, 도둑놈들처럼...”이라고 비판했다. 피슬리님은 “구글이라면 1. 부산대학교 맞춤법 검색기를 통채로 사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2. 부산대학교 맞춤법 검색기에 투자를 해서 콜라보로 서비스 질을 높혀서 제공한다. 한동안 잘 사용하던 맞춤법 검색기인데 네이버와 다음에서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니 헬조선이 맞는 말인 것 같네요.. 스타트업 중소업체는 씨를 말려버리는 xx ”라고 비판했다. 건더기님도 “만드는건 아무도 뭐라고 안합니다. 리버스 엔지니어링으로 알고리즘과 노하우를 훔치는게 욕먹는 포인트죠...다음이나 네이버가 정식 제휴를 하고 베끼면 누가 욕하겠습니까..”라고 가세했다. 비판적 의견도 있었다. 모노모님은 “저는 오히려 오픈 소스에 데이터도 다 공개하면서 개발하는 영어를 포함한 많은 다른 언어들의 맞춤법, 문법 검사기 라이브러리 제작 프로젝트들이 실질적으로 소프트웨어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런 무료에 오픈 소스로 하는 프로젝트들이 상용 프로그램 회사들 씨를 말리고 있나요? 경쟁을 하면서 더 나은 제품을 개발하면 됩니다.”라고 반론을 폈다. Ludensy님도 “그냥 비슷한 기능을 돈받고 파는 자기들 말고 대기업이 무료로 공개하니 화나서 하는 주장으로 보입니다 1분만에 베낀다니 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결국 확실한 건 더 좋은 데이터, 개발환경을 가진 대기업이 자신들이 돈버는 분야를 개발해 무료로 풀었다는 건데요.. 베낀게게 확실하지 않다면 그게 나쁜 일로 보이진 않습니다 ”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8월27일 치르는 국가직 7급 필기 마무리 전략

    8월27일 치르는 국가직 7급 필기 마무리 전략

    올해 870명을 선발하는 국가직 7급 공무원 공개채용 시험의 원서 접수가 지난 13일 마감됐다. 인사혁신처는 응시원서 접수 취소 기한을 거쳐 오는 20일 사이버국가고시센터(http://www.gosi.go.kr)를 통해 응시원서 접수 인원과 모집단위별 경쟁률을 공개할 예정이다. 올해 선발 예정 인원은 지난해 730명에 비해 140명(16.1%) 늘었다. 지난해에는 5만 9799명이 몰려 평균경쟁률 81.9대1을 기록했다. 오는 8월 27일 치르는 7급 공무원 필기시험에 대비해 공무원 시험 전문학원인 ‘공단기’ 강사들의 도움으로 과목별 출제 경향과 마무리 전략 등을 알아봤다. 다음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싣는다. 국가직 7급 필기시험 과목은 행정직 기준으로 국어, 영어, 한국사, 헌법, 행정학, 행정법, 경제학이다. 문제 유형은 선택형(객관식)으로 수험생은 140분 동안 7과목(과목당 20문제)을 모두 해결해야 한다. 정답을 표시하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1문제를 해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분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한국사, 4개 문항 변별력 있게 출제 과목별 출제 경향을 살펴보면 역대 국가직 7급 공무원 한국사 시험 가운데 난도가 특히 높았던 때는 2008년과 2009년이다. 당시 한국사 시험에서 40점 미만을 받아 과락을 면치 못한 수험생이 88%에 이를 정도였다. 국가직 7급 필기시험은 전체 시험과목 중 어느 한 과목이라도 40점 미만을 받으면 총점이 아무리 높아도 불합격 처리된다. 반면 2010년에는 9급 공무원 한국사 시험보다 쉽게 출제되기도 했다. 신영식 강사는 “한국사 시험은 난이도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고득점을 받기 위해서는 결국 넓은 범위를 자세하게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며 “역대 기출 문제를 분석해 보면 총 20문항 가운데 16문항은 비교적 평이한 수준이지만 나머지 4개 문항이 변별력 있게 출제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니탕개의 난’, ‘장충단’ 등 수험생에게 다소 생소한 주제와 내용들이 출제됐다. 한국사 시험에서 줄글로 제시되는 문제의 맥락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된 요약서나 필기 노트보다는 기본서 위주로 학습해야 한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요약 정리보다는 그동안 풀었던 문제 가운데 틀린 문제를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신 강사는 조언했다. 틀린 문제를 중심으로 약점을 보완하고, 생소한 지문이나 내용을 정리하면서 마무리해야 한다. ●영어, 수동태·분사 문제 유의해야 국가직 7급 시험 영어 과목은 난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수험생이 추상적이고 어렵다고 체감할 만한 독해 문제가 주로 출제되는데, 지문 자체도 길어 짧은 시간 안에 풀려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차분히 시간을 갖고 풀면 정답의 근거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지문도 제한된 시간에서는 체감 난도가 올라가기 마련이다. 이동기 강사는 “역대 기출 문제를 꼼꼼히 분석해 문법 포인트, 어휘, 표현 등을 반복 암기해야 하고, 또 긴 지문을 읽고 정답의 근거를 찾아가는 과정 자체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국가직 7급 영어 시험에는 수동태, 분사 문제가 자주 등장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지문이 길고 추상적인 내용의 지문이 자주 출제되는 추세인 만큼 단순한 해석만으로 정확한 답을 골라내기가 어렵다. 수험생은 이에 대비해 문제 유형별 독해법을 학습하고, 문제 풀이를 통해 연습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국어, 한문·고전 고난도로 출제 국어는 암기된 지식을 묻는 문제와 지문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 필요한 분석형 문제가 비슷한 비중으로 출제된다. 문법의 이론, 규정,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로마자와 외래어 표기 등에서 놓친 부분이 있다면 확실히 암기해야 한다. 특히 국가직 7급 국어 시험은 다른 시험보다 한문이나 고전의 난도가 높은 편이다. 이에 비해 문법의 이론, 규정 등은 국가직 9급 국어 시험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되므로 비교적 덜 어려운 문법과 규정 문제를 고득점의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 이선재 강사는 “양도 많고 암기할 것도 많은 어휘와 한자는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며 “관용어나 고유어 등은 기출 중심으로 암기하고, 새로운 어휘가 출제돼도 당황하지 않도록 문맥 속에서 의미를 유추할 수 있는 연습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어 “기출 한자는 가능하면 암기하고, 한자 성어는 반드시 출제되므로 꾸준히 학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문 분석력이 필요한 독해 영역은 제목 고르기, 핵심어 찾기, 생략된 정보 추론하기 등 유형별로 매일 꾸준히 2~3문제씩 풀면서 감을 유지해야 한다. 먼저 기출 문제로 시작해 모의고사 문제까지 꾸준히 풀어 보면서 약한 유형을 확인하고 보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올해의 합격자] 국가직 9급 철도경찰직 김태훈씨

    [올해의 합격자] 국가직 9급 철도경찰직 김태훈씨

    국가직·지방직 공무원시험이 모두 끝난 지금은 수험 생활에 대한 피로감과 불합격으로 인한 무력감, 불안감이 엄습하는 시기다. 하지만 최근 인사혁신처가 내년도 국가직 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일정을 공개한 만큼 수험생은 이제부터 마음을 다시 추스르고 내년 시험에 대비해 학습 계획을 세워야 한다. 서울신문은 시험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을 위해 올해 국가직·지방직 등 공무원시험 및 각종 자격증 시험 합격자 수기를 게재한다. 올해 국가직 9급 철도경찰직에 합격한 이태훈(28)씨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2년 3개월이라는 수험 기간 동안 가장 힘들었던 건 또래 친구들과 비교하는 저 자신이었어요. 나이가 많은 축에 끼지도 못하지만 26세에 시작한 수험 생활이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주변 친구들은 하나둘씩 취직을 하기 시작했죠. 함께 공부하던 사람들도 시험에 합격했고, 저보다 늦게 공부를 시작한 사람도 합격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감이 없어졌어요. 누구 하나 ‘넌 왜 아직 합격을 못하냐’고 대놓고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모두가 속으로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았어요. 무력감과 제 능력에 대한 불신, 합격에 대한 압박감이 밀려오면서 공부가 제대로 되지 않더군요. 머릿속이 오로지 그런 생각들로만 가득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는 ‘드디어 이 지옥 같은 터널을 벗어나는구나’라는 해방감이 가장 컸어요. 무력감을 떨쳐 낸 건 절박함이었습니다. 저는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수험 생활 중에도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어요. 교재, 학원비 등 수험 생활에 들어가는 돈은 시간에 비례해 늘어만 갔죠. 하루라도 빨리 합격해야 했어요. 수험 생활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단순화’예요. 하루 일과도, 이동 시간도, 공부법도 단순했어요. 오전에 일어나서 공부하고, 점심을 먹고 나면 조금의 휴식 시간 이후 다시 공부하고, 저녁을 먹은 이후 휴식 시간을 가졌어요. 그리고 저녁 시간에 다시 공부했죠. 아르바이트를 하는 날은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날에는 하루 일과가 모두 공부였어요. 그리고 이동 경로도 ‘집→도서관→식당→도서관→식당→집’으로 이어졌어요. 학원, 집, 도서관 외에는 다른 장소로 웬만하면 이동하지 않았어요.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고 한자리에서 집중하기 위해서였어요. 물론 저와 사정이 다른 수험생도 많을 테니 무조건 이 방법이 좋다고 말할 순 없겠죠. 과목별 공부법도 ‘단순하게 접근하자’는 생각만 했어요. 국어는 ‘이해→반복 숙달→암기’ 말고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과목이라고 생각해요. 각종 어문 규정들, 표준어나 한글맞춤법, 외래어표기법, 로마자표기법, 고전문법, 한자 어휘나 고유어 등 외워야 할 것들이 산더미예요. 영어는 가늘고 길게 공부해야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문법 강의 등으로 튼튼하게 이론을 쌓아야 하지만 그 후에는 매일 조금씩 시간을 투자하는 방법밖엔 없었어요. 모의고사를 풀고 오답노트를 정리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었죠. 한국사는 두꺼운 공무원시험용 교재를 바탕으로 기초를 쌓은 뒤 필기노트로 시대순 정리를 해 보는 게 필수적이에요. 철도경찰직은 필수과목 외에 형법과 형사소송법을 공부해야 해요. 형법은 기초 이론을 쌓은 뒤에는 판례가 중요하고, 형사소송법은 범죄 인지부터 현행범 체포, 공소 제기, 형의 확정 및 집행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판례는 눈으로 익히고, 조문은 암기하고, 흐름을 이해하니 빠른 시간 내에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필기시험 합격 이후 면접시험도 만만치 않았어요. 게다가 철도경찰직은 다른 직렬과 달리 면접시험 이전에 체력시험을 치러야 했어요. 그래서 면접시험 관련 자료와 강의를 통해 실전에 대비하면서 체력시험도 함께 준비하다 보니 압박감이 심했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수험 생활 동안 느낀 건 ‘양을 줄여 나가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거였죠.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경우 시간이 짧은 강의나 얇은 기본서가 매력적으로 다가와요. 짧은 시간 안에 합격의 길로 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죠.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공부해야 할 분량은 늘어나게 되고, 체력적·정신적인 한계가 옵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으니까요. 그래서 멀리 돌아가는 느낌이 들더라도 처음부터 두껍고 내용이 풍부한 기본서로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엔 방대한 학습량에 힘들지만 시간이 갈수록 양을 줄여 나갈 수 있기 때문이죠. 아직도 제가 이렇게 합격 수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돌이켜 보면 시험을 준비하면서 참 무식하다고 할 만큼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긴 터널을 지나 합격을 하게 되면 평생 다시 올 수 없는 여유를 만끽하게 됩니다. 합격 이후부터 임용되기 전까지의 시간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시기죠. 한동안 멀리했던 예능 프로그램을 보거나 봉사 활동을 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됩니다. 지금 당장 하지 못하는 일들을 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생각하면서 남은 수험 기간 동안 포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정리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여권 영문명 철자 함부로 못 바꾼다”

    여권의 영문 이름이 한글 발음과 완전히 다르지 않다면 영문 철자를 함부로 바꿀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호제훈)는 A씨가 “여권 영문명 변경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2000년 자신의 이름에서 ‘정’을 영문으로 ‘JUNG’으로 표기해 여권을 발급받았으나 지난해 여권 재발급 신청을 하면서 이를 ‘JEONG’으로 변경해달라고 했다. 외교부는 이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문화체육관광부 고시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 따르면 ‘ㅓ’는 ‘eo’로 표기하도록 규정돼 있다. 해외에서도 ‘JEONG’으로 표기했기 때문에 철자를 바꾸지 않으면 해외에서 여권 인물과 동일인임을 계속 입증해야 할 처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여권법상 영문성명 정정·변경 사유는 ‘여권의 영문성명이 한글성명의 발음과 명백하게 일치하지 않는 경우’ 등으로 제한돼 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영문성명 변경을 폭넓게 허용하면 여권의 신뢰도가 저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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