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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 문학 속의 에로스

    디터 벨러스호프 지음 / 안인희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사회적으로 보잘 것 없는 여자하고만 육체적 관계가 가능했다는 독일의 문호 괴테.그는 다른 사람과 약혼한 여자를 사랑했다가 포기했던 자신의 쓰라린 체험,그리고 상관의 부인에게 접근했다가 거절당한 뒤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자살한 친구의 경험담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녹여냈다.괴테가 현실의 샤를로테를 사모하면서 겪은 내면의 갈등은 그의 소설에서 베르테르가 약혼자 있는 로테라는 여인을 사랑하면서 느끼는 고뇌와 일치한다.작품의 배경인 18세기에는 자유연애가 만발했지만,시민문화는 아직 인간의 성을 도덕과 사랑이라는 관념으로 포장하도록 했음을 소설은 여실히 보여준다. ●작품에 드러난 작가들의 성적 성향 분석 ‘문학 속의 에로스’(디터 벨러스호프 지음,안인희 옮김,을유문화사 펴냄)는 인류 역사의 흐름 속에서 때로는 금기시되고 때로는 그 존재를 인정받기도 했던 에로티시즘 혹은 에로스가 문학 속에서 어떻게 발현되고 변천돼 왔는가를 살핀 지적 에세이다. 책은 괴테의‘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부터 우엘벡의 ‘소립자’,옐리네크의 ‘피아노 치는 여자’,엘리스의 ‘아메리칸 사이코’ 등 최근작까지 근대 계몽주의 이후 200여년에 걸쳐 서양소설에 등장하는 에로티시즘의 변천사를 다룬다.독일의 권위 있는 하인리히 뵐 문학상을 수상한 저자(78)는 개인의 욕망이 당대의 시대 배경과 사회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좌절됐는가를 구체적인 작가와 작품을 통해 밝힌다.작가의 개인사와 시대적 배경과의 관련 또한 꼼꼼하게 들여다본다.귀족 집안 유부녀들의 도움을 받아 사회적 출세를 꿈꾼 발자크나 스탕달,기묘한 변덕 때문에 죽을 때까지 아내와 불화를 겪었던 톨스토이,성(性)이 돈처럼 시장의 법칙을 따르게 된 세상에서 일부 남자들이 모든 여자를 차지해 버렸다며 집안으로 숨어버린 우엘벡,프루스트와 토마스 만의 작품에 나타나는 동성애적 성향 등 작가의 개인사에 얽힌 성적인 문제들이 낱낱이 들춰진다. ●에로문학의 압권은 데이비드 로렌스·헨리 밀러 저자는 주인공의 심리를 꿰뚫어 보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관능의 코드를 조율한다.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는 “지금 나는 그녀가 일주일 안에 돌아오기를 간절히 원하기 때문에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영원히 안녕’”이라는 장면이 나온다.이에 대해 저자는 “자신의 동기를 감추고 거리두기로 일관하는 사랑 싸움에 대한 묘사는 섀도-마조히즘의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형태를 적절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분석한다.‘그림자놀이’라고 부르는 이러한 행위를 일종의 섬세한 ‘권력놀이’의 하나로 보는 것이다. 에로문학의 압권은 단연 데이비드 로렌스와 헨리 밀러의 소설이다.이들의 작품에서 비로소 성행위에 대한 직접 묘사가 이뤄지며 19세기 에로톨로지의 금기가 깨졌다.나보코프의 ‘롤리타’와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에 이르면 직접적인 묘사를 뛰어넘어 성적 교류에 스며있는 슬픔과 절망까지 맛보게 된다.또한 스와핑 등 미국 중상류층의 일상을 전하는 업다이크의 소설 ‘커플스’의 장면장면은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극단적이고 병적인 성의 풍경과 그대로 겹친다. ●초자극적 사랑, 종종 죽음으로 치닫기도 작품 속에서나 현실에서나 ‘초자극적’인 사랑은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철학자 칸트는 에로스를 “이성의 힘으로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당위의 문제”라고 일축했다.하지만 에로스는 유혹적인 만큼 치명적이다.그것은 종종 타나토스(죽음)와 손을 잡는다.그래서 ‘저주의 작가’ 조르주 바타유는 에로티시즘을 가리켜 악마적 충동이라 했는지도 모른다.이 책은 인간의 성이 싸구려 상품만도, 고귀한 정신만도 아님을 예술의 제1형식인 ‘문학’을 통해 생생히 보여준다.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매트릭스3’ 어떤 영화/ 철학적 대사 줄고 더 화려해진 액션

    “더 화려해지고,더 가벼워졌다.” ‘매트릭스’ 완결편을 뭉뚱그려 평가하자면 이쯤 될 것 같다.1,2편에 비해 액션의 규모와 동선이 훨씬 화려해졌고 그러다보니 철학적 메시지는 반동적으로 상당부분 희석된 느낌이다. 3편의 이야기는 2편의 연속선상에서 전개된다.인간말살을 목적으로 프로그래밍된 기계군단 센티넬을 물리친 네오(키애누 리브스)는 현실과 기계도시인 매트릭스의 중간세계에 갇혀 의식을 잃고 누워 있다.연인 트리니티(캐리 앤 모스)와 스승 모피어스(로렌스 피시번)의 도움으로 깨어난 그는 예언자 오라클(매리 앨리스)의 조언대로 트리니티와 함께 매트릭스의 심장부로 다시 향한다. 완결편에서 화면 위로 가장 또렷이 도드라지는 메시지는 사랑이다.네오와 트리니티의 캐릭터가 변함없이 무표정으로 일관하는데도 이전보다 더 큰 인간적 고뇌가 감지되는 건 그래서다.네오를 향한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트리니티가 종교·신화적 이미지로 가득한 영화에서 현실감을 일깨우는 거의 유일한 캐릭터다. 영화는 지나치리만큼 집요하게 양측의 전투장면을 보여주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구름떼처럼 뭉친 센티넬들(3D애니메이션 기법으로 탄생)이 시온의 기갑부대를 공격하는 장면은 컴퓨터그래픽과 대규모 화력공세로 승부수를 띄운 본격 SF액션물을 연상시킨다.“워쇼스키 형제 버전의 ‘스타워스’”란 비유가 절로 나올 정도다. 자기복제 능력을 무한대로 발휘하며 네오를 추적하는 스미스(휴고 위빙)의 활약상도 더욱 커졌다.그의 움직임이 역동적인 볼거리로 크게 한몫 했다.장대비 속에서 네오와 스미스가 대결하는 막판 결투 장면들은 단연 압권.스미스를 치는 네오의 주먹이 느린 화면으로 빗물을 가르는 등의 장면은 ‘매트릭스’의 철학적 무게를 까맣게 잊어버릴 만큼 현란하고 감상적이다. 황수정기자
  • 性 쉬쉬할수록 꼬이고 양지로 나오면 활력소 / 스티븐 벡텔·로렌스 로이 스테인스共著 ‘성의학 사전’

    문제는 우리가 성(性)에 대해 솔직하지 못하다는 점이다.전통적인 윤리관의 문제이기도 하고,그런 윤리관에 속박돼 살아오는 동안 체질화된 관행이기도 하다.그러나 아무리 쉬쉬하고 감춰도 성문제는 결코 은폐할 수 없고,은닉되지도 않는다.오히려 그 금기적 통제와 은밀함이 수많은 왜곡을 낳지 않았는가? 지금,성의 문제는 결코 개인적인 취향이나 기호 차원의 논의가 아니다.해마다 수십만 건의 강간사건이 발생하고,아동 성폭력은 끊일 줄 모르며 사이버 온라인을 파이프라인 삼아 포르노 산업은 번창하고 있다.모두가 왜곡된 성문화의 단면들이다.그러면 이런 성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해답은 간단하다.먼저,수천년 동안 음지에서 끊임없이 자기복제를 거듭해 온 퇴폐와 문란의 성,그리고 그런 문화를 배태한 기만적 윤리의식을 이제는 양지로 끌어내야 한다.부모와 자식,남편과 아내가 부담없이 성문제를 말하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밝은 곳에서 풀어낸 답은 음지의 그것과 달리 음탕하거나 눅눅하지 않다.왜냐하면 그것은 바른 답이기 때문이다.다음으로,양지의 성담론을 가능하게 하는 텍스트가 사회적 공기(公器)로 제공되어야 한다.이런 점에서 미국의 의학 프리랜서 스티븐 벡텔과 로렌스 로이 스테인스가 공동집필한 새 책 ‘성의학사전’(도서출판 이채)은 눈여겨 볼만 하다.번역은 이화여대 의대를 같은 해 졸업한 이화의료원 목동병원 전공의 정진희, 이화의료원 동대문병원 전공의 장혜정, 순천향대 부속 부천병원 전공의 조희정씨가 맡았다.3명의 여성 전공의가 번역,출간한 ‘남성 성지식서’라는 점이 이채롭다. 책은 남성의 입장에서 기술됐지만 매춘,성추행,일부일처제,개방결혼 등 사회성 강한 주제에 대한 논의를 담았다는 점에서 단순한 의학텍스트로 간주하는 것은 섣부르다.오히려 성문화의 개방을 전제로 한 생산적 담론의 집적이라는 관점이 더 옳을 것이다. 예컨대,잠복기가 최고 40년에 이르는 매독은 중증으로 발전할 경우 ‘죄값을 치른다.’고 할 정도로 치명적인 성병이지만 그 병증을 알고 심각성을 우려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현대 의학에의 막연한 신뢰인지는 모르지만,대부분의 사람들은 매독을 흔한 성병쯤으로 간주하기 일쑤다.그러나 부모로부터 매독균이 감염된 태아의 40%는 죽는다.치사율 7∼8%의 사스 때문에 공포에 떨었던 인류를 새삼 전율케 하는 사망률이 아닐 수 없다. 사실,현대 의학으로도 후기에 접어든 매독은 완치할 수 없다.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전설적인 마피아 보스였던 알 카포네와 히틀러,빈센트 반 고흐,베토벤과 콜럼버스,나폴레옹과 고갱 그리고 보들레르와 무솔리니….이들 모두 매독이라는 질병에 노후가 망가진 사람들이다.책은 이런 매독의 병증과 치료법 등을 관련 소사(小史)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사전’이라는 책 제목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남녀의 신체 특성과 ‘좋은 건강,좋은 섹스’,‘보다 나은 섹스를 위한 테크닉’,‘사랑을 위한 준비’ 등 성을 둘러싼 과학적이고 기능적인 주제가 있는가 하면 각종 성병과 성 관련 질환,그리고 나와 우리의 성 문제를 근원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주제의 글을 실어 사전의 답답함을 벗겨냈다. “그래도 성은 드러내놓고 말하기엔 뭔가 찜찜해.”라고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어록이 도움이 될까.“섹스는 영혼을 재생시키기 위한 9가지 이유 중의 하나다.나머지는 중요하지 않다.”(미국 작가 헨리 밀러) “섹슈얼리티에 대한 경멸은 삶에 대한 범죄이다.”(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2만원. 심재억기자 jeshim@
  • 국제경제 플러스 / 유럽업체 ‘감세 스위스’로 본부이전

    |제네바 연합|세계적인 기업들이 감세 유혹에 이끌려 스위스로 몰려들고 있다.유럽연합(EU)이 회원국간 조세 균등화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서 스위스의 매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존 디어와 랠프 로렌 제너릴 밀스,질레트,카길 등이 최근 유럽 본부를 파리나 런던에서 스위스로 대거 옮긴 것이 이런 추세를 확인시켜준다.
  • 올 가을 겨울 패션소품 트렌드/크게 더 크게 길게 더 길게

    ‘크게,더 크게∼.난 무엇이든 큰 게 좋아.’옷은 심플하게 입고 귀고리,시계,가방 등 소품은 눈에 띄게 큰 것으로 코디하는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깔끔하고 품위있는 연출’을 주제로 한 패션 코디는 단순하면서 고급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자칫하면 너무 단조롭고 지루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를 극복하는 방법이 고급스러운 소재와 포인트 색상을 사용한 소품으로 패션을 마무리하는 것이다.조이너스 전미향 디자인실장은 “올 하반기에는 과장되면서도 독특한 아이디어가 묻어나는 소품들이 더욱 사랑받고 있다.”며 “의상과 자연스럽게 섞이면서도 포인트가 되는 소품을 이용한다면 멋들어진 패션을 완성하는 데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유행 스타일과 자신만의 개성을 접목한 멋진 소품으로 패션을 완성해보자. ‘크리스챤 디올’의 2003년 하반기 특징은 하드코어(Hard Core).고무 소재인 라텍스나 금속으로 큼직하게 만든 브로치,목걸이 등 약간은 남성적이고 과격해 보이는 액세서리로 우아함이 흐르는 의상에 펑키 스타일을 가미했다. 미국브랜드 ‘랄프로렌’이 선보인 2003 가을·겨울 패션쇼에서는 과장된 귀고리와 초커(목을 조르는 듯 달라붙는 목걸이)가 등장했고,고급의 대명사로 알려진 ‘부셰롱’이나 ‘반 클리프 아펠’ 역시 큰 사이즈의 액세서리들을 내놓았다. 이탈리아 브랜드 ‘펜디’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로마시대에서 영감을 얻어,팔꿈치까지 오는 과감한 디자인의 팔찌를 선보이기도 했다. 패션주얼리업체 ‘일루이’의 김종현 마케팅팀장은 “절제된 장식과 직선미를 살린 의상에 크고 화려한 장식의 액세서리 아이템이 국내외의 공통된 하반기 패션트렌드”라며 “심플한 도시적 이미지 위에 오버 사이즈(큰 사이즈)의 제품을 악센트로 사용해 단조롭지 않은 패션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것은 단연 시계.시계는 가을·겨울에는 소매 길이가 길어져 신경을 덜 쓰는 소품 중의 하나였지만 최근에는 센스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필수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이탈리아 패션시계 ‘지오 모나코’나 대담한 숫자판과 정교한 움직임으로 유명한스위스 브랜드 ‘프랭크 뮬러’ 등은 요즘 트렌드에 부합하면서 어디에서나 눈에 띄는 스타일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여성용 시계는 작은 숫자판,화려한 보석 장식 등의 여성스러운 디자인 대신 남성용보다 큰 크기와 투박함을 가진 제품들이 사랑을 받고 있다.또 금속과 가죽으로 일변되던 밴드의 경우도 진주체인,스웨이드(미세한 털이 있는 송아지나 산양가죽),데님 소재를 이용한 것 등 다양한 제품들이 많아졌다.스포츠 캐주얼 의류가 보편화되고 좀더 활동적인 느낌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파시미나,숄,스카프,목도리.가을의 전령인 스카프나 산양 하복부의 털로 만든 파시미나는 고급스러운 정장과 잘 어울리고 품위있는 자리나 실내에서의 모임에서 하나만으로도 멋을 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이맘 때면 폭넓은 사랑을 받는 아이템.때이른 추위에 최근에는 니트 목도리를 꺼내 두르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소재,모양,색상 등은 각양각색이지만 예년보다 훨씬 길어졌다는 게 이들 소품의 공통된 특징이다.특히 남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목도리는 목에 둘렀을 때 허리까지 내려오는 길이가 보통이었지만 올해는 무릎까지 내려올 정도로 길다. 목에 감아 늘어뜨리거나 두번 정도 감아서 살짝 묶어주는 스타일이 편하다.앞으로 길게 늘어뜨리는 스타일이 간단하면서도 시선 분할을 유도해 슬림하면서도 길어보이는 착시현상을 주기도 한다. 가방은 반달모양의 ‘호보백’ 같은 큰 가방이 인기를 끌고 있다.손에 드는 ‘토트백’도 예년에 비해 커졌다.세부장식도 화려하다.스티치(바느질 장식),주머니,셔링(주름 장식),타슬(술),링 등을 크게 달아 포인트로 이용하고 있다.특히 호보백은 넓은 어깨끈에 가죽을 덧대거나 큰 링을 이용해 더욱 멋스럽게 했다. 최여경기자 kid@
  • 숯의 변신/‘박선기-존재’展

    숯은 한국인에겐 전통적으로 정화(淨化)의 의미를 지닌다.그것은 그 자체로 에너지원이며,한편으론 흙에서 나와 흙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순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광물이기도 하다.10년째 이탈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박선기(37)는 숯을 나일론 낚싯줄에 매다는 색다른 작업을 벌인다.자연의 소산인 숯과 인공의 산물인 나일론 줄이 만들어내는 세계는 곧 자연과 문명의 조화를 암시한다. 1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박선기-존재’전엔 16점의 숯 설치작품이 선보인다.숯과 나일론 줄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흑백의 풍경은 농담(濃淡)이 풍부한 한 폭의 수묵산수화를 연상시킨다.그의 작품들은 완전한 형태를 제시하기 보다는 ‘구축중인’ 가상 건축물의 형상을 보여준다.그런 점에서 수묵산수화 같은 여백의 미를 느끼게 한다. 작가가 사용하는 숯은 막숯으로 쉽게 부서질 것 같지만 사실은 단단하고,에너지가 넘치는 재료다.탄소덩어리인 숯은 한번 설치하면 습기나 온도의 영향을 받지 않고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는 장점이있다.작가가 재현하는 작품의 형태는 아치,계단,기둥 등.고대 그리스 건축이 추구한 조화와 질서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지난 94년 이탈리아 밀라노 국립미술원으로 유학을 떠난 그는 97년부터는 밀라노의 갤러리 로렌스 루빈 전속 연봉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이번 개인전은 94년 이후 국내에서는 9년 만에 여는 전시다.(02)720-1020. 김종면기자 jmkim@
  • 자동차 이야기 / 아파트 한채값 ‘페라리’ 구매자 신분 ‘특급비밀’

    ‘올해의 차는 4억원짜리 페라리” 세계 최고급 스포츠카인 페라리가 ‘올해의 자동차’에 뽑혔다.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최근 선정했다.‘575M 마라넬로(사진)’가 해당 모델이다.페라리 양산 스포츠카 중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다. 575M 마라넬로는 국내에서도 시판되고 있다.공식 수입업체인 쿠즈 플러스 코퍼레이션이 맡고 있다.값이 워낙 비싸다 보니 주문판매만 한다.F1 변속기 방식이 3억 9500만원으로 4억원에서 500만원 모자란다.수동 변속기 방식은 3억 8000만원이다.웬만한 아파트 한채 값이다. 그러나 국내에선 아직 한대도 팔리지 않았다.그보다 한단계 아래인 ‘F360 모데나’와 ‘F360 스파이더’만 2대씩 판매됐을 뿐이다. F360 시리즈는 575M 마라넬로보다 1억원 이상 싸다.그래도 국내에서 파는 차로서는 최고가이다.F360 스파이더는 2억 8900만원,F360 모데나는 2억 6900만원이다. F360 시리즈는 누가 탈까.회사측에 물어봤지만 극도의 보안이다.연령에 대해선 ‘30대 후반과 40대 중반’이라고만 밝혔다.직업과 관련해선 ‘기업인과 전문직 종사자들’이라고만 소개했다. 페라리는 스포츠카의 ‘황제’이다 보니 유명한 영화에 자주 등장한다.‘더 록(The Rock)'에서 니컬러스 케이지가 타고 박살을 낸 게 페라리 355이다. 국내에 개봉된 윌 스미스와 마틴 로렌스 주연의 ‘나쁜 녀석들 2'에도 페라리 550이 나온다.감독인 마이클 베이가 실제 타고 다니는 차다.‘미녀삼총사1’에서 카메론 디아즈는 페라리 360 모데나를 몰았고,후속편 ‘미녀삼총사-맥시멈 스피드’에서 데미 무어는 엔초 페라리를 탔다. 중국에선 상하이의 최고 갑부이던 눙카이그룹의 저우정이 회장이 미스 홍콩 출신 여배우와 염문을 뿌리면서 애용하던 승용차도 역시 페라리였다. 그는 중국 최대의 금융스캔들로 기록된 사기혐의로 이달 초 체포됐다. 한편 575M 마라넬로는 5748cc 12기통짜리다.엔진 최고 출력은 510마력.시속 325km까지 낸다.4.2초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한다. 박대출기자 dcpark@
  • 책꽂이

    ●아무것도 아니면서 모든 것인 나(최승호 지음,열림원 펴냄)77년 등단 이후 활발한 시작 활동으로 ‘오늘의 작가상’‘김수영문학상’ 등 숱한 상을 받은 시인의 11번째 작품집.시인은 “문을 열 때마다 낯설고 놀라운 풍경이 눈앞에 처음 펼쳐지는 것처럼 쓰고 싶다.”고 고백한다.6000원. ●파랑초(채정은 지음,모아드림 펴냄)83년 등단,진보적 동인지 ‘제3의 시’에서 활동하던 시인의 두번째 시집.84년 발표한 연작시 ‘광야를 건너면’을 비롯,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다.5500원. ●디아볼루스 인 무지카(얀 아페리 지음,신미경 옮김,문학동네 펴냄)프랑스 문단에서 주목받는 젊은 작가의 세번째 장편.폭력적인 술주정뱅이 아버지에게서 자란 주인공이 마을 교회의 오르간 연주자의 보살핌 아래 성장하면서 음악가로서의 소명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다뤘다.8800원. ●수목한계선(정군칠 지음,현대시 펴냄)97년 늦깎이로 등단한 시인의 첫 작품집.제주에서 살면서 발길 닿은 유적지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광에 시적 상상력을 불어넣어 서사적 의미를 복원하고시인으로 깨어 있으려는 ‘서늘한 정신’을 들려준다.6000원. ●되풀이(알랭 로브그리예 지음,이상해 옮김,북폴리오 펴냄)‘누보 로망의 기수’로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작가가 여든살에 낸 장편.이전 발표한 모든 작품의 묘사와 구성요소를 되풀이하지만 그 조각을 모아서 새 창조물을 낳는다는 평을 받음.9000원. ●채털리부인의 사랑(D H 로렌스 지음,이인규 옮김,민음사 펴냄)노골적 성묘사로 출간직후 출판금지 조치와 해적판 유통으로 훼손된 원작을 완전 복구한 작품.외설·성적 탐닉이란 외적 평가 이면에 육체를 말살시키는 산업사회에 대한 작가의 비판의식을 되새겨볼 만.모두 2권,각권 7500원. ●치아 소중한 그대(김관식 지음,창조문학사 펴냄)현직 치과의사가 낸 첫 작품집.사랑 니와 잇몸 수술 등을 소재로 자신의 치료 과정을 시적 감수성으로 빚었다.6000원. ●비키니를 입은 공룡(홍종화 지음,찬섬 펴냄)유부남과의 사랑,계약 결혼 등을 소재로 욕망 덩어리의 사회를 ‘성’중심으로 파헤친 작품.2002년 등단한 작가가 ‘성’이 가족이라는 제도와부딪치면서 빚는 마찰음을 다루었다.9000원.
  • 바닷물도 산성화/‘화석연료 이산화탄소’ 흡수 탓

    지난 100년간 바닷물이 점차 산성화돼 ‘자원의 보고’인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으며,이를 방치하면 지구온난화 못지않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미국 과학자들이 경고했다. BBC방송 24일 보도에 따르면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켄 칼데이라,마이클 위케트 박사 연구팀은 최근 과학잡지 ‘네이처’에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바닷물 산성화의 주범으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발생시키는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의 증가가 꼽혔다.이들에 따르면 대기 중에 떠다니는 이산화탄소는 궁극적으로 바닷물에 흡수된다.해수와 만난 이산화탄소는 물 속에서 탄산가스를 만들고 이 때문에 해양의 산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pH지수가 점차 낮아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컴퓨터로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해양 상태와 기후변화 추이를 합성시켜 미래 상황을 예측했다.칼데이라 박사는 “만약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줄지 않는다면 해양 산성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pH지수가 최고 0.77 정도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순수한 물에서 pH지수가 7 이하로 내려가면 산성으로 분류된다. 박상숙기자
  • 존 리드 NYSE 임시회장 월급 1弗

    존 리드(사진·64) 전 시티그룹 회장이 뉴욕증권거래소(NYSE) 임시 회장에 선정됐다. 천문학적인 연봉 문제로 여론의 비난을 받으며 사임한 리처드 그라소 전 회장의 후임을 맡게 된 리드 회장이 한시적인 임기 동안 받게 될 급여는 단돈 1달러다. NYSE측은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임시 회장 및 최고 경영자(CEO)에 리드 회장을 임명했다면서 “그가 임시회장직을 수락해 기쁘고 다행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후임으로 물망에 올랐던 5명의 후보들이 모두 회장직을 고사한 데 대해 로렌스 D 핑크 회장선정위원회 의장은 “12명의 최종 후보 가운데 리드 회장은 단연 첫손에 꼽힌 인물이었다.”면서 리드 회장의 경영 능력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는 30일부터 임시회장직을 수행할 리드 신임 회장은 “NYSE는 너무도 중요한 기관”이라며 의욕을 보였다.그러나 “수년 동안이 아닌 수개월 동안만 회장직을 맡을 것”이라며 올해 안에 임무를 마치고 물러날 뜻을 밝혔다.또 정식 회장 후보로도 나서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고액의 연봉 스캔들이 불거지면서도덕적·구조적으로 위기에 처한 NYSE의 재건이라는 중책을 맡은 리드 임시 회장은 정식 회장 선임과 지배구조 쇄신이라는 일차 과제를 안게 됐다. NYSE 안팎에서는 현재 통합돼 있는 회장과 CEO직을 분리해 권력집중을 막아야 한다는 논의가 오가는 등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리드 회장도 운영계획에 대해 “지배구조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GTV, 유명 컬렉션 방영

    여성채널 GTV는 22일부터 2004 봄·여름 뉴욕컬렉션을 시작으로 런던 컬렉션,밀라노 컬렉션,파리 프레타포르테 컬렉션을 잇따라 방송한다.방송 시간은 낮 12시,오후 5시,8시20분. 지난 12일부터 8일 동안 뉴욕에서 열린 기성복컬렉션 실황으로 전반적으로 화사한 봄 여름 분위기가 연출됐다.도나 카란,랄프 로렌,캘빈 클라인,안나 수이,토미 힐피거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 하프타임 / 캐칭, WNBA ‘베스트5’

    우리은행을 한국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2연속 챔피언에 올려 놓은 타미카 캐칭(인디애나 피버스)이 미여자프로농구(WNBA) ‘베스트 5’에 뽑혔다.WNBA 사무국은 15일 캐칭과 로렌 잭슨,슈 버드(이상 시애틀 스톰),리사 레슬리(LA 스파크스),케이티 스미스(미네소타 링크스)가 베스트 5에 선정됐다고 밝혔다.캐칭은 WNBA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도 잭슨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 그라소 뉴욕 증권거래소 CEO 공룡 몸값/ 한해 1680억원… “잇속 챙기기” 비난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리처드 그라소 뉴욕 증권거래소 이사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007년까지 계약을 2년 더 연장하면서 1억 4000만달러를 챙겼다.우리 돈으로는 1680억원으로 전문 경영자가 한해 번 돈으로는 최고치가 될 전망이다. 물론 36년간 근무한 데 따른 누적 퇴직수당 5160만달러,업무와 관련된 옵션으로부터의 수익금 4790만달러,누진된 저축금액 4000만달러가 포함됐다.2007년까지의 연봉은 기본급 140만달러에 보너스 100만달러를 합쳐 240만달러에 이르며 구체적인 다른 보상 내역은 밝히지 않았다. 거래소가 최고경영자의 보상 내역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로렌스 핑크 거래소의 인사·임금 담당이사는 “퇴직과는 무관하며 이사장 직을 수행할 적임자이기 때문에 비판을 감수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거래소의 수익이 2800만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결정은 이사들의 ‘잇속 챙기기’가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과연 다른 이사들의 연봉은 얼마인가에 대한 의구심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수백만달러를연간 수수료로 내는 상장기업의 한 경영자는 “거래소의 재산이 ‘약탈’되는 데 역겨움을 느낀다.”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조지 워싱턴 법대 교수인 테레사 개벌돈은 “이사장 직을 위해 그렇게 많은 돈을 필요로 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멍청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증권거래소는 지난해 회계부정이 일자 상장기업들의 경영환경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월가는 지금 거래소의 고액 봉급 체계가 우선적으로 개선될 상황이며 다른 조사에 앞서야 한다고 말한다. 그라소 이사장은 이번주 휴가를 떠나기 앞서 부동산 투자 등에 쓸 것이라며 퇴직수당 등을 모두 인출했으며 세금은 지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나스닥 거래소의 로버트 그리필드 회장 겸 최고경영자의 연봉은 기본급 79만달러에 보너스 175만달러를 합쳐 254만달러이다.보너스는 실적이 목표치에 다다랐을 경우 받는다.거래소 주식 200만주의 주식옵션도 추가로 받았다. 런던 증권거래소 클라라 퍼스 최고경영자의 연봉은 보너스를 포함, 136만달러이다.반면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연봉은 17만 2000달러이며 미 증시를 규제하고 감독하는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의 연봉은 14만 2500달러에 그친다. mip@
  • “눈물젖은 눈으론 미래 볼 수 없다”/ 세계 명사 108명의 인생을 바꾼 말들

    나를 바꾼 그때 그 한마디 네 살의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은 새로 이사한 동네의 이웃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했고,그럴 때마다 울면서 집으로 뛰어 들어왔다.여느 때처럼 의기소침해 집으로 들어오던 그녀를 어머니는 “우리 집엔 겁쟁이가 있을 자리가 없다.”며 밖으로 내쫓았다.힐러리의 아버지는 그녀가 좋은 점수를 받아 오면 “아무래도 너희 학교 아이들의 공부 수준이 좀 처지는 모양이구나.”라고 말했다.퍼스트 레이디를 거쳐 상원의원으로 명성을 쌓고 있는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에게 가장 소중한 충고이자 삶의 기준이 된 것은 용기와 겸손을 가르쳐준 부모님의 말씀이었다. ‘인터뷰의 여왕’으로 불리는 미국 ABC 방송의 여성앵커 바버라 월터스는 NBC ‘투데이’쇼 진행을 그만두고 ABC로 옮겼을 때 온갖 비난을 받았다.주위의 냉대에 괴로워하던 그녀에게 배우 존 웨인이 보낸 다음의 전보 한 줄은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 됐다.“한심한 작자들이 절대 당신을 짓밟게 내버려두지 마십시오.” 그런가 하면 세계적인 디자이너이자 의류사업가인 랠프 로렌은 시내트라가 부른 ‘마이 웨이(My Way)’의 가사에서 삶의 자신감을 얻었다.“나는 이제 할 일을 모두 마쳤지.그리고 이제 있는 모습 그대로 내 삶을 되돌아본다네.”라는 구절이 그에게 독창적인 스타일과 취향을 지켜갈 수 있는 강한 의지를 심어준 것이다. 미국의 방송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말로 토머스가 쓴 ‘나를 바꾼 그때 그 한마디 1·2’(김소연 옮김,여백미디어 펴냄)에는 세계적인 명사 108명의 인생에 일대 반전을 가져다 준 결정적인 계기와 충고를 담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 담겼다. 역경이나 좌절에 익숙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통과 도전에 직면하면 누구나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 격려받기를 원한다.할리우드 최고의 흥행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야말로 그때 그 한마디가 인생의 진로를 결정한 대표적인 경우다.“젊은이,이곳 할리우드는 처음에 실패하면 두 번 다시 일거리를 얻을 수 없는 아주 매정란 곳이오.하지만 나는 당신이 비록 실패하더라도 절대 저버리지 않을 것이오.” 스필버그는 유니버설 텔레비전의 중역 샤인버거의 이 말을 듣고 대학을 중퇴,영화계에 뛰어들어 입신했다.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명사들을 성공으로 이끈 제1요인은 긍정적인 사고의 힘이다.체로키족 최고추장의 자리에 오른 윌머 맨킬러는 “눈물에 젖은 눈으로는 미래를 내다볼 수 없다.”는 모호크족의 속담을 금과옥조로 여겼다.그는 교통사고로 인한 근육무력,신장이식 등의 병마를 극복하고 자기긍정의 정신으로 마침내 세계적인 여성 정치지도자,인디언운동가가 됐다.하이퍼 리얼리즘 작가로 명성을 떨친 척 클로스 또한 긍정적인 자기최면에서 돌파구를 찾은 인물이다.마흔여덟 살에 척추동맥이 파손돼 전신마비가 된 이 화가는 모든 걸 잃었다고 생각할 때마다 “이봐,그렇게 형편없는 건 아니잖아.”라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책은 이밖에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도미니카 출신 홈런왕 새미 소사,테니스 스타 비너스 윌리엄스,존 매케인 상원의원,영화 배우 잭 니컬슨·시드니 포이티어 등 유명 인사들이 인생의 전환점 또는 기준으로 삼는 말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소개한다.8500원. 김종면기자 jmkim@
  • 8일 개봉 ‘나쁜 녀석들 2’/ 더 빨리 더 가볍게 통쾌한 액션코미디

    ‘1편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8일 개봉하는 ‘나쁜 녀석들 2’(Bad Boys II)가 전편에 비해 눈에 띄게 달라졌다.물론 기준은 1편.같은 감독과 주인공이지만,스케일이나 재미 등 모든 면에서 1편을 압도한다.두 배우의 포복절도할 대사도 더 배꼽을 잡게 하고,액션의 질과 양 모두 향상돼 요즘 젊은 층의 말대로 ‘쿨’한 영화다. 지난 95년 2300만달러를 투자해 그 7배의 수입을 올린 1편도 꽤 잘 만든 영화였다.재능있는 신인급 감독에 불과하던 마이클 베이는 이 1편을 발판삼아 ‘더 록’ ‘진주만’ 등을 만들면서 할리우드의 대표적 흥행 감독으로 떠올랐다.또 주인공 윌 스미스에게도 ‘맨 인 블랙’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등 잇단 흥행작의 주연으로 출연하게 만든 ‘소중한 작품’이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1편 이후의 자신감에 힘입어 더 빨리,더 가볍게 날아간다.통쾌한 액션과 재기발랄한 대사는 연신 웃음을 선사한다. 이번에도 두 ‘나쁜 녀석들’은 마이애미경찰 마약수사대의 형사 콤비인 마이크(윌 스미스)와 마커스(마틴 로렌스).두 버디는마이애미로 들어오는 엑스터시의 흐름을 조사하는 특수부대를 지휘하던 중 마약조직의 보스 자니(조르디 몰라)의 존재를 알게 된다.그는 도시의 마약망을 장악하려고 지하조직 간의 전쟁을 일으키고 있었다. 쫓고 쫓기는 과정을 반복하던 두 버디는 마약조직의 소굴인 영안실로 잠입,시신 속에 숨겨 쿠바로 보내려는 돈과 마약을 증거물로 찾는다.그런 와중에 마커스의 여동생이자 연방 마약감시국 요원인 시드(가브리엘 유니언)가 사건을 추적하다가 자니에게 납치돼 쿠바로 잡혀간다. 영화는 전형적 버디형사물에 액션,코미디를 잘 버무렸다.자유분방한 독신남과 소심한 유부남이라는 대조적 만남에다,각기 다른 개성이 부딪치면서 빚는 충돌은 영화를 흥미롭게 이끌고 간다.극단적인 위기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여유와 함께,랩을 연상케 하는 빠른 말투로 두 버디가 끊임없이 뱉어내는 대사가 폭소를 자아낸다.여기에 이어지는 차량 추격 신이나 총격전 등의 경쾌한 액션과 풍부한 에피소드들이 가세해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하지만 눈에 거슬리는 치명적 약점도 있다.단순함에 그쳤으면 좋았을 영화에 불순물이 덧씌워졌다.“자니가 카스트로 돈 줄이야.”라는 대사로 도입되는 ‘친미,반쿠바’의 이분법적 메시지는 영화 분위기에 어울리지 못한다.그저 시원하게 청량제처럼 마시면 될 음료수에 정치적 향료를 섞어 목에 걸린다.당연히 쿠바를 배경으로 한 영화 후반부는 어색하기 짝이 없다.두 버디와 마이애미경찰 마약수사대,연방마약수사국 요원들로 급조한 특공대가 쿠바에 침투해 시드를 구하는 과정은 과장이 심해 억지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 점이 ‘나쁜 녀석들’의 미덕을 해치지는 않는다.골치 아픈 일의 연속인 일상에서 그저 웃다 즐길 만한 영화 한편을 만난 기쁨은 그대로 의미가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
  • 인간속에 도사린 폭력성의 한계는…/라스 폰 트리에의 새로운 실험 ‘도그빌’

    “역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다.” 새달 1일 개봉하는 ‘도그빌(Dogville)’을 보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초현실주의적 스릴러 ‘유로파’(1991)와 ‘브레이킹 더 웨이브’(1996) 등 잇단 문제작을 터뜨리다가 ‘어둠 속의 댄서’로 2000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며 정점에 올랐던 라스 폰 트리에 감독.그의 신작 ‘도그빌’은 그가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영상언어를 실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내용과 형식 면에서 쉼없는,새로운 도전 의식을 보여준다.‘어둠 속의 댄서’‘브레이킹 더 웨이브’에서 억압받는 여성상을 통해 순교적 이미지를 보여준 감독은 ‘도그빌’에서 인간을 차고 냉정한 대상으로 해부한다.상황에 따라 얼마나 인간이 광기에 사로잡히고 야만적이 될 수 있는가를 미세하게 포착한다.그는 이런 관점을 끝까지 밀어붙이려고 3부작을 구상하고 있는데 ‘도그빌’은 1부작으로 그 신호탄이다. 무대 형식도 파격적이다.마치 독일 연출가 브레히트의 연극 무대를 보는 듯,영화의 세트를 극도로 단순하게 처리했다.무대에 소꿉장난 하듯 듬성듬성 만든 집,분필로 선을 그어 나눈 8가구,대문도 없이 관객에 노출시킨 방,몇가지 가구와 벤치 등 최소한의 세트만 설치했다.상대적으로 인물들의 움직임에 집중하게 만들고 상황에 대한 다양한 상상력을 키워준다.또 꽃씨가 흩날리는 광경,그레이스가 사과트럭 뒤에 숨어 탈출을 시도하는 몽환적 장면 등에서 다양한 기법을 동원하여 환상적 분위기를 한껏 높여준다. 작품 배경은 미국 로키산맥 기슭에 자리한 마을 ‘도그빌’.‘개들의 마을’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 자체가 주민들의 야수성을 암시하는 복선이다.공동체처럼 지내는 단촐한 산골마을에 갱단에 쫓기던 미모의 여자 그레이스(니콜 키드먼)가 흘러 들어오면서 복잡다단한 상황이 펼쳐진다. 주민들의 즉각적인 반응은 당연히 경계심.하지만 그레이스의 신비한 분위기에 반한 작가 지망생 톰(폴 베타니)의 제의로 2주의 통과의례 기간을 거치는 동안 그레이스는 헌신적 노력으로 주민들의 마음의 문을 열고 ‘도그빌리언’이 된다.그러나 경찰이 그레이스를 찾는 전단을 붙이고현상수배 사진이 붙으면서 쫓기는 사연을 알게 된 주민들은 그에게 더 많은 노동과 몸을 요구하는 등 노골적인 ‘구별짓기’가 시작된다. 감독은 그레이스가 몸과 마음을 착취당하는 과정을 점증법으로 묘사하면서 인간에 숨어있는 야만성을 하나하나 까발린다.정체를 모를 때는 공동체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동등하게 대했으나 쫓긴다는 신분을 알고는 차츰차츰 억압자로 돌변하는 인간 집단의 심리를 정교하게 그려가고 있다.2시간45분을 지루하지 않게 끌어가는 힘은 꿈꾸는 듯한 표정,인간의 광기에 지친 얼굴,복수의 화신 등으로 다양하게 변신하는 니콜 키드먼의 열연이다.할리우드의 전설적 여배우 로렌 바콜을 비롯, 제임스 칸,필립 베이커 홀 등의 노련한 연기도 작품을 빛내는데 한 몫한다. 이종수기자 vielee@
  • 하프타임 / 정선민 1분 출전 무득점

    미여자프로농구(WNBA)에서 뛰고 있는 정선민(시애틀 스톰)이 리그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주전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정선민은 16일 휴스턴 코메츠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종료 1분여를 앞두고 교체 투입됐지만 공을 잡아 보지도 못했다.후반전에서는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시애틀의 주전 스몰포워드 아디아 반스가 지난 5일 무릎 부상으로 남은 경기에 뛰지 못하게 돼 정선민이 주전 자리를 꿰찰 것으로 예상됐지만 앤 도노번 감독은 이날 정선민과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아만다 리시터를 기용했다.시애틀은 로렌 잭슨(18점) 카밀라 보디츠코바(18점)의 활약으로 69-55로 이겼다.
  • 北核 소용돌이 / 對北 압박수위 고조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이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폐 연료봉을 완전히 재처리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위기’ 대신 ‘심각한 상황’으로 표현하고 외교적인 해결책을 모색한다고 말하지만 그 이면에는 강경기류가 확연히 읽혀진다.빠르면 이번주 윤곽이 드러날 대북 추가조치에 부시 행정부 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대거 반영될 것이라는 지적이다.국무부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흑백론’에 따라 15일 북한이 선택할 옵션은 두 가지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순순히 항복하든가 그렇지 않으면 자멸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 말한 ‘전쟁’은 아니더라도 북한을 옥죄기 위해 전쟁 일보 직전까지 몰고갈 소지는 충분하다는 게 워싱턴 조야의 분석이다.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내놓은 부시 행정부는 “국제사회가 위기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북한 핵무장 의도 분명해졌다.” 폐 연료봉 재처리를 완료했다는 북한의 주장이 ‘허세’인지 ‘사실’인지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과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똑같이 ‘심각한 상황’으로 단정한 뒤 상세한 평가작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과거 말했던 것을 포함한 모든 성명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북한에 대한 위성감시 활동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바우처 대변인은 특히 북한이 말한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해 사실 여부에 따라 대응 수준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 내부에서는 북한이 이미 ‘레드 라인’을 넘었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으로 보인다.현재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재처리를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로렌스 디 리타 국방장관 고문은 “북한의 재처리 완료 주장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과거 북한의 주장을 놓고 ‘협상용’과 ‘핵보유 전략’으로 맞서던 분위기가 이제는 북한이 핵 강국을 지향한다는 쪽으로 평가가 내려지고 있음을 뜻한다. ●대북정책,美와 국제사회 위한 것 국무부는 14일만 해도 북한의 주장을 확인하지 않았다.그러나 하루만에 입장을 바꿔 북한이 지난 8일 뉴욕 접촉에서 한국말로 재처리 완료를 통보했다는 사실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북한의 양자대화 요구를 일축하며 해상봉쇄에다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경수로 지원사업 중단 등의 제재를 고려해온 부시 행정부로서는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할 계기로 삼고 있다.대북 제재에 반대해온 한국이나 중국도 재처리를 완료했다는 북한의 주장 때문에 미국에 계속 맞서기 힘든 상황이다.바우처 대변인은 이날 향후 대북정책 기조는 “미국과 국제사회를 위한 것이며 현실에 바탕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충돌 위기감 고조 매클렐런 대변인은 미국을 포함,역내 어느 국가도 한반도에서의 핵무기를 인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북한이 지켜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데 따른 유인책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의 공갈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나 북한의 재처리 완료 주장과 맞물려 묘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북한은 해상봉쇄 등을 전쟁상황으로 간주한다고 말한 바 있다.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페리 전 장관의 입을 빌려 전쟁까지 몰고갈지도 모른다는 강경 입장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물론 다자간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책을 찾는다는 게 미국의 공식적인 입장이다.그러나 군사행동 옵션이 배제되지 않고 있음을 재차 강조한 것이나 북한의 엇박자 기류를 알면서도 협상 요구를 묵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북한으로부터의 ‘무조건 항복’을 받아내겠다는 의도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아시아문제 전문가 래리 닉시 연구원은 홍콩의 시사주간지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최신호에 기고한 글에서 “7∼10월이 한반도에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mip@
  • 하프타임 / 베컴, R마드리드 공식 입단식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잉글랜드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사진 왼쪽·28)이 2일 공식 입단식을 가졌다.전날 스페인에 도착해 의료검진을 받은 베컴은 이날 레알 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스 구단주 등 이 배석한 가운데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축구 전문 사이트 ‘플레닛풋볼’이 보도했다.베컴의 이적료는 3500만유로(약 490억원)로 4년 계약에 연봉 600만유로(84억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프랑스인들은 사치스럽고 과시욕 강하다? 천만에요‘빵 부스러기 시장’ 인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프랑스는 명품과 패션,포도주,영화,미술 등 우아하고 화려한 것들을 우선 떠오르게 한다.따라서 프랑스 사람들도 무척 사치스럽고 과시욕이 강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대부분의 프랑스 사람들은 무척 절제되고 검소한 생활을 한다.프랑스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검소함과 절제된 모습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빵 부스러기 시장(마르셰 오 미에트)’은 프랑스 사람들의 검약함을 생생하게 살펴 볼 수 있는 기회다.이 시장은 그야말로 집에 있는 빵 부스러기까지 모두 내다 판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프랑스의 독특한 서민문화다. |파리 함혜리특파원|시장은 대개 마을 축제 기간중에 열리는데 사람들은 일년에 한두번 정도 주어지는 이 기회를 이용해 다락이나 창고에 쌓아 두었던 안 쓰는 물건들을 처분하는 기회로 활용한다.필요없는 물건은 내다 팔고,그 돈으로 꼭 필요한 물건을 산다.특히 용돈을 거의 받지 않는 프랑스의 어린이들에게는 이 시장이 필요한 현금을 자기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안쓰는 물건 내다팔고 필요한것 구입 지난 15일 파리 교외의 작은 도시 아르퀘이에서도 마을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빵 부스러기 시장이 섰다.따가운 햇살 아래서 좌판을 펼쳐 놓고 물건을 파는 사람들도,혹시 필요한 물건을 싸게 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산보삼아 나와서 구경하는 사람들도 모두 즐거운 표정이다. 사람들은 아이들의 배냇 저고리부터 입지 않는 옷가지,커튼,신발,헌 책,유모차,디스크,책상,스탠드,시계,짝이 맞지 않는 그릇 등을 내다 놓고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괜찮은 물건들도 많지만 어떤 것들은 누가 이런 걸 돈 주고 사갈까 사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애지중지 아끼던 장난감과 인형,로봇,장난감 자동차,구슬,그림책과 만화책 등을 들고 나와 진지한 표정으로 앉아 흥정할 준비를 하고 있다. 가격도 물론 무척 싸다.티셔츠,스웨터 등 옷가지는 무조건 1유로(1500원),접시가 1유로,자그마한 그릇은 50센트,사발 5개에 2유로,청바지가 2유로,구두 2유로 등이다.백화점이나 슈퍼마켓에서 사는 것보다 비교할 수 없이 싼 가격이다.주인 마음이니까 잘 흥정하면 값을 깎아 주기도 한다.파장할 무렵이 되면 떨이로 물건값이 절반으로 또 떨어진다. ●파장무렵이면 물건값 반으로 매년 이 시장이 서기를 손꼽아 기다리던 사람들은 아예 커다란 해변용 파라솔과 등받이 의자 등을 설치하고 느긋하게 앉아 손님을 맞는다.처음 나오는 사람들은 땡볕에서 고생을 하지만 일광욕을 하는 셈 친다. 엄마는 헌옷과 그릇,아빠는 헌책과 디스크,아이들은 인형과 장난감을 가지고 나와 좌판을 벌인 가족들의 모습이 정겹다. 바로 집앞에 판을 벌인 한 소녀는 동생들과 나란히 앉아 소꿉장과 인형을 팔고 있다.물건들을 팔아 번 돈을 은행에 넣었다가 책을 사보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밝힌다. 11살된 로벵이라는 소년은 로봇 등 장난감을 잔뜩 가지고 나왔다.이날의 소득은 150유로 정도.새로 나온 게임보이를 살 계획이라고 했다. 우체국에서 일한다는 로랑 레비 부부는 1950년대의 ‘파리마치’지를 잔뜩 들고 나왔다.50년 넘게 세월이 흐른터라 잡지는 색이 누렇게 바래긴 했으나 보존 상태는 무척 깨끗한 편이다.데뷔 시절의 소피아 로렌,모나코 왕과 갓 결혼한 그레이스 켈리 등 당시 유명 연예인들의 사진이 표지에 실린 파리마치는 레비의 아버지가 애지중지 했던 물건들이라고 한다. 레비는 “영화 관계 일을 했던 아버지가 자료로 수집했던 것”이라며 “내게는 별로 필요가 없고 무엇보다도 다락의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해서 이번 기회에 팔러 나왔다.”고 말했다. 50년된 파리마치가 한권에 1.5유로인데 여러 권을 사면 값을 깎아 주겠다고 했다. 오래 된 수동식 카메라 수집이 취미인 레비는 수집품 중의 하나인 1920년대의 카메라도 30유로에 내놓았다.가죽 케이스까지 있는 것은 구하기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20여개의 구식 카메라를 수집했다는 그는 “모두 다 정리해서 최신형 디지털 카메라를 살 계획”이라고 말했다. 멀리서 일부러 이곳을 찾아 왔다는 어떤 노부인은 “내가 좋아하는 가수 아다모의 디스크 3장을 2유로에 구입했다.”며 만족해 한다. ●어린이들도 장난감 팔아 용돈마련 프랑스 사람들의 중고품문화는 싸고 좋은 물건이 넘쳐 나는데 굳이 중고물건을 사서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특히 남이 쓰던 물건을 집에 들여 놓는 것을 금기시하는 우리나라 문화와는 사뭇 다르다. 체면치레를 위해 돈이 모자라도 무조건 명품이나 브랜드 제품을 찾고,작고 실속있는 것보다는 큰 것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런 풍경은 사뭇 낯설겠지만 절제되고 검소한 생활이 몸에 익은 프랑스 사람들의 삶에서 남이 좀 쓰던 물건을 싸게 사서 사용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생활의 단면이다.파리 북부의 포르트 드 클리냥쿠르에 있는 ‘벼룩시장’이 날로 번창하면서 관광명소가 된 것만 봐도 중고물건을 대하는 이나라 사람들의 의식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것인가를 알 수 있다. 식탁보와 접시·옷가지 등을 들고 나온 50대의 한 부인은 “제대로 쓰지 않고 집에 쌓아두는 물건들이 너무 많아서 정리하기 위해 이곳에 나왔다.”며 “큰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한 사람들에게 파는 것은 내게 작은 즐거움이고,사는 사람들에게도 즐거움을 주니 좋다.”고 말했다. lotus@ ■파리의 유명 벼룩시장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쓰던 물건을 사는데 주저함이 없다.아직 쓸만 한데다 값도 새 물건의 절반정도로 싸다면 금상첨화다.중고물품이나 골동품을 파는 ‘벼룩시장’도 프랑스가 원조로 알려져 있다.벼룩시장은 불어로 ‘마르셰 오 퓌스’라고 하는데 퓌스(puces)가 바로 벼룩들이란 뜻이다. 이 명칭은 벼룩의 색깔이 오래 된 갈색이어서 붙여졌다는 얘기도 있고,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는 벼룩과 함께 물건의 주인이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바뀌기 때문에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하여튼 파리의 서민적인 모습과 다양한 물건들로 가득 차 있는 벼룩시장은 그냥 한번 찾아가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기 때문에 진귀한 물건을 찾으며 주말을 즐기려는 프랑스 사람들과 프랑스 냄새가 나는 독특한 물건들을 구입하려는 관광객들로 언제나 북적거린다. 주말에 열리는 파리의 상설 벼룩시장은 4곳에서 서는데 약간씩 다른 특징들이 있다.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한 곳은 파리 북쪽의 클리냥쿠르 벼룩시장이다. 1920년대 형성되기 시작한 이곳은 생투앙시장이라고도 부른다.규모도 엄청나게 클 뿐 아니라 단추부터 고서적,골동품,의류,전자제품,아프리카의 조각품까지 그야말로 없는 물건이 없다. 생산이 중단된 LP디스크나 30∼40년대의 장식품,액세서리,그릇들도 자주 눈에 띈다.외국인들에게 이 시장은 생활용품을 싸게 장만할 수 있는 알뜰 장터다. 규모가 커지면서 클리냥쿠르 시장에는 가짜 골동품들도 등장해 문제가 되고 있다.비싼 값을 치르고 섣불리 샀다가는 낭패를 보기 일쑤다.100년전 그릇이라고 하지만 실제는 갓 구워낸 뒤 들판에서 며칠 비를 맞은 것들이 대부분이다.철공소에서 금방 만든 조각품이나 촛대는 화학약품으로 녹을 입혀 팔고 있다. 도난 물품들까지도 한 귀퉁이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다. 동쪽에 있는 몽트뢰이 시장도 저렴하고 오래된 의류나 생활용품,일용잡화 등을 살 수 있다.남쪽에 있는 방브 벼룩시장은 소규모지만 재수가 좋으면 잡동사니 속에서도 숨겨진 보물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골동품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있다.중고 가구나 품질좋은 골동품·고서적·그림 등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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