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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

    간호원을 요즈음은 간호사라고 부른다. 그렇게 안부르면 당사자가 싫어한다. 옛날에는 간호부라고 했었다. 그 호칭이 좀 비칭이라고 해서 바꿨는데 다시 또 선비사(사)자로 바꿨다. 하는 일은 똑같은 데도 이렇게 호칭을 바꾼 경우가 우리 주변에는 그밖에도 많다. 대표적인 것은 운전기사다. 전에는 운전수였다. ◆사람들 중에는 『그게 그건데,운전수가 운전기사가 되면 사회적 지위가 달라지기라도 한다는 거냐』고 비꼬는 사람도 많이 있다. 그러나 「그게 그거」는 아니다. 어차피 말이란 함께 사용하는 사람끼리의 약속의 부호다. 어떤 의미를 부여한 약속인가가 중요한 것이다. 「수」를 「사」로 부르는 것에 존칭의 의지를 담았다면,그만큼 대접을 받는 셈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부르는 사람도 「운전수!」하고 부르면 금방 반말이라도 잇다라 쉽게 할 수가 있지만 「운전기사!」하고 부른 뒤에는 「하오」로라도 예우를 보완해줘야 한다. 불림을 당하는 쪽의 그런 복합감정에 대한 배려없이 부르는 쪽에서 『속물들이라 호칭에 대해서 민감하다』고 경멸하면서 간호원! 운전수!를 거침없이 부르는 것은 감정적 오만의 기운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대학」과 「대학교」의 구분을 없애고 총학장 명칭은 모두 총장으로 통일하기로 한다는 방침이 밝혀졌다. 대학과 대학교를 다만 특성에 따라 구별할 뿐 「격」과 관계있는 것으로 하지 않고,원하는 대로 어떤 이름을 쓰든 대학의 의사에 맡긴다는 것이다. 호칭에다 잘못 의미를 부여했을 때의 부작용이 「대학」과 「대학교」에 있었던건 사실인데 그게 같아지는 셈이다. ◆「대학」은 빈약하고 힘이 모자라 「대학교」가 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학의 본질과는 아무 관계없는 오도된 생각이다. 그런 잘못을 유도하는 제도였으므로 바로잡는 게 당연하다. 아마도 이런 「잘못됨」은 그밖에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것만 바로잡아도 트집의 빌미를 많이 줄일 것 같다.
  • 제9차 남북체육회담 이모저모

    ◎장수석,“개별팀이라도 북경대회 참가해야”/노대통령 호칭 싸고 “무례” 항의,사과 요구 ○의례적 날씨 얘기로 시작 ○…7일 판문점에서 열린 제9차 남북체육회담은 다소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의례적인 날씨얘기로 시작됐다. 우리측 장충식수석대표는 『이제 입춘도 지나 봄이 멀지않았다』며 『회담도 긴 동면기를 지나 성과를 거둬야 할 시기가 왔다. 쌍방이 조속한 합의에 이르도록 노력하자』고 다짐. 북측 김형진단장은 『자연현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데 회담만 계속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며 『회담의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 북과 남이 서로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자』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 북측은 김집체육부장관의 청와대 업무보고를 들먹이면서 대통령이라는 호칭없이 「노태우」라고만 말하는 무례를 저질렀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북측의 무례함을 신랄히 비판하면서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하기도. ○북한기자들 비관적 반응 ○…이날 북한측 기자들은 대부분 회담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반응. 한 북한기자는 『남한측이 회담에 장애를 야기시킨 부칙을 철회하지 않는 한 회담의 진전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단언. ○“북한,「90북경」 불참할 수도” ○…회담이 끝난 후 우리측 장수석대표는 『남북한 단일팀 구성노력은 사실상 결렬됐다』고 말하고 『북측이 지금까지 회담을 끌어온 것은 우리측에 비해 1대4 정도로 열세에 있는 그들의 전력을 형제국가인 중국에서 드러내지 않으려는 속셈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장수석대표는 이어 『우리측으로서는 중국이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참가했던 만큼 북경아시안게임에 단일팀이 아닌 개별팀으로라도 참가하는 것이 국제 스포츠계의 예의』라고 밝혀 개별참가의사를 강력히 시사했다. 장수석대표는 『북측은 회담결렬의 책임을 모두 우리측에 전가하고 북경아시안게임에 민족화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구실로 불참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판문점=정태화기자〉
  • “득보다 실”… 북의 계산된 파국/남북 체육회담 왜 결렬됐나

    ◎“한국의 개별참가 저지”노려 「부칙」 철회 요구/“선수단 구성위한 상호교류 불가”결론 내린 듯 북경 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을 위해 11개월이나 계속돼오던 남북체육회담이 7일 제9차 본회담을 끝으로 사실상 결렬됨으로써 북경대회 단일팀 출전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번 남북체육회담이 결렬된 것은 단일팀구성을 빌미로 한국의 개별참가를 막아보려던 북한이 우리측이 이미 합의한 10개항에 대해 이행을 보장하고 만일 회담이 여의치 않아 결렬될 경우 개별로라도 참가한다는 장치를 해두자고 요구하자 본래의 목표를 도저히 달성할수 없다고 판단,억지주장을 하며 회담을 계속 공전시켰기 때문이다. 과거 여러차례의 체육회담과는 달리 이번 체육회담에서 양측은 기본의제 10개항에 쉽게 합의하는등 파격적인 진전을 이뤄 국민들의 기대가 컸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은 자신들의 저의가 드러나자 더이상 회담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며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함으로써 이번 체육회담은 우려한대로 「회담을 위한 회담」에 그치고 말았다. 북측은 이날우리측이 요구한 합의사항 이행보장장치 때문에 회담이 공전되고 있다는 억지주장을 펴면서 이같은 사실을 시인하고 철회하면 회담장에 나오겠다는 등 회담결렬의 책임을 우리측에 전가시키는 강경발언을 서슴지 않아 단일팀 구성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북측이 이상하리만큼 적극적으로 추진해오던 체육회담을 갑자기 태도를 바꿔 강경자세로 나오면서 회담자체를 결렬시킨 것은 한국측의 안을 받아들여 개방할 경우 단일팀 구성으로 인해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은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북한은 최근 동구사태로 개방위협을 받고 있어 선수단 구성을 위한 상호교류와 기자단 및 참관단 교환등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지난 88년 12월 남북체육회담을 제의할 때 우리측은 북측의 회담개최 의도가 우선 북경대회에서 한국의 국가인 애국가가 울려퍼지고 태극기가 자주 게양될 경우 중국의 교포는 물론 지리적으로 가까운 북한주민들에게도 한국의 상대적인 우월성을 알리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이를 막아보려는데 있는 것으로 예측했었다. 우리측은 이번 회담을 시작하면서 남북 단일팀 구성이 북한측의 개방을 앞당기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그간 걸림돌이 됐던 보장장치 10개 부칙중 3개항을 양보하는등 회담을 성사시키려 노력해왔다. 그러나 북측은 지난해 말까지 적극적으로 나오던 자세를 바꾸어 지난달 10일 제4차 실무접촉부터 우리측이 제시한 부칙과 부속합의서에 대해 내용은 따지지 않고 무조건 철회하지 않는한 더이상 회담을 진전시키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그들의 본심을 적나라하게 노출시켰다. 이번 체육회담은 지난해 3월9일 시작돼 그동안 아홉차례의 본회담과 여섯차례의 실무접촉이 열렸고 그때마다 난제들을 하나씩 타결해 ▲호칭(KOREAㆍ코리아ㆍ가례아) ▲단기(흰색바탕에 하늘색 우리나라 지도) ▲단가(아리랑)등 이른바 정치적인 쟁점을 일찌감치 타결지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의서 작성과 서명의 끝내기 단계에서 회담이 결렬된 것은 북측의 당초 기본입장이 최근의 국제정세 변화로 달라지고 우리측이 단일팀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개별로라도 참가하는 길을 열어 놓자고 주장해 더이상 회담을 끌고 가봤자 소득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우리측은 보고있다. 우리측의 합의사항 이행보장 장치 요구는 합의사항의 성실한 이행을 보다 확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개인간이나 국제계약상 매우 당연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지역ㆍ민족별로 10여단체 활동/소련의 재야단체

    ◎「인민대표협」등 「제3세력」 부상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5일 당중앙위 전체회의 개막연설에서 『소련에 이미 다양한 정치조직이 존재하고 있어 사실상 다당제가 도입돼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헌법과 체제를 부인하지 않는 유력한 비공식 정치세력과 협상을 갖자고 제의,다당제의 실현을 성큼 앞당겼다. 이로써 소련도 동구개혁의 전형적 특징인 「파업→광장형 정치단체 결성→원탁회의→선거」의 4단계 과정을 유사하게 뒤밟는 형국이 됐다. 따라서 고르바초프가 언급한 소련의 「다양한 정치조직」의 정체가 과연 어떤 것들이며 그것이 비록 자유세계의 정당과는 거리가 멀지만 앞으로라도 정당화 할 수 있는 것들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고르바초프 등장이후 결성된 정치조직은 크게 지역ㆍ민족단위에 기반을 둔 조직과 노선에 기반을 둔 조직으로 대별할수 있다. 급진개혁파 보리스 옐친과 고 사하로프 박사등이 주도,지난해 7월 인민회의(의회)내 급진개혁노선의 대의원들로 조직된 「지역간 인민대표협의회」는 회원수 4백여명으로 의사 교섭단체로 활동중. 지난해 말 인민대회 2차대회에서 사하로프 박사가 연설한 것이나 이번 중앙위 전체회의에서 옐친이 고르바초프와 함께 13명의 연사에 포함된 것은 이 그룹이 만만치 않은 실세임을 보여준다. 이 그룹은 지난 1월20일 공산당내 개혁추진세력 지식인 반체제 인사등 모두 2천여명으로 사회민주당 창당을 논의하기도 했다. 공산당원이자 역사학자인 아파나시예프,경제학자 포포프등이 사민당 추진에 참가했었다. 또 88년 5월에는 서방식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70여명의 반체제 인사들이 민주연합당 결성을 추진했었다. 이밖에 4일 모스크바 시민 시위에는 민주동맹ㆍ모스크바 유권자연합ㆍ파미야치(러시아 민족주의 단체)의 이름도 등장했으나 아직 그 실체는 분명치 않다. 지역에 기반을 둔 조직으로는 거의 모든 공화국에 등장한 인민전선들. 이 가운데 발트3국과 아제르바이잔ㆍ아르메니아의 인민전선은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의 인민전선은 극단주의 세력,민족민주적 중도파,민주개혁을 추진하는 「유럽세력」 등으로 지난번 무력저항을 주도했던 극단주의 세력은 크렘린측과 정치협상이 이루어진다 해도 그 대상에서 제외될듯 하다. 라트비아ㆍ에스토니아와 함께 소련 연방으로부터의 분리운동이 활발한 리투아니아에서는 사주디스,독립 공산당 세력,연방 공산당 세력,그리고 지난해 12월말 결성된 「첫 합법적 비공산 정당」인 민주당이 존재한다. 이들 여러 정치조직들이 과거의 반체제 단체처럼 소수집단으로 영락할지 아니면 동구 재야세력처럼 영향력을 키워 나갈지는 페레스트로이카 성공여부와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
  • 평민 당직개편과 체제개편 시사의 함축

    ◎소야의 「지역당」 탈피,세 확장 포석/새 인사영입 「국민정당」 발돋움 겨냥/김 총재의 2선후퇴 현재론 회의적/집단지도체제 발언은 대외적 “명분찾기” 평민당이 29일 단행한 당3역 개편은 그동안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지역당」 이미지의 탈피를 위한 1차포석으로 분석된다. 호남출신의원 일색이었던 당의 핵심 세자리 가운데 원내총무와 정책위의장 등 두자리를 서울에 지역구를 가진 의원들로 교체한 것은 이번 당직개편이 지역안배에 가장 역점을 두었다는 점을 나타내주고 있다. 거대여당의 출현에 따른 당내 동요를 조기에 진정시키고 당내 결속을 다지겠다는 계산이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김대중총재가 당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개편할 용의가 있다고 선언한 것은 3당통합 후 「유일야당」으로 당세를 확장하겠다는 복안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다. 현재 영입작업을 벌이고 있는 외부인사들에게 상층권의 자리를 보장해주고 당운영에 있어 「민주적」 방식을 약속해줌으로써 가능한 많은 「국민적」 인물을 끌어들여 「지역당」이 아닌 「국민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1인독주」라는 김총재 자신에 대한 고정관념을 명분상으로라도 해소시켜 보겠다는 속셈도 작용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점에서 평민당의 당직개편과 김총재의 당체제 개편 의사표명은 당 이미지 쇄신ㆍ당내 결속ㆍ문호개방으로 요약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앞으로 정국을 「민주대 반민주」의 2분 구도로 몰아붙이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평민당 지도부는 민정ㆍ민주ㆍ공화 3당통합 발표 이후 당의 고립화와 왜소화를 가장 우려해왔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국 구도를 여권측이 의도하는 보ㆍ혁구도가 아닌 민주ㆍ반민주의 구도로 끌고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이는 많은 국민들이 거대여당에 대해 자연 발생적으로 견제하려는 심리를 갖고 있고 이들 국민에게 평민당의 움직임이 반민주 세력에 대한 투쟁으로 비쳐질 경우 당의 위치가 한층 격상될 것이라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다. 평민당은 시기적으로 보더라도 2월의 임시국회,3ㆍ4월의학원소요및 노사분규,5월의 광주문제 등 예상되는 일련의 큰 움직임들이 평민당을 유일 민주야당으로 부각시켜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같다. 이같은 바람을 타고 일단 6월로 예상되는 지자제 선거에서 거대여당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해 입지를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 평민당의 중ㆍ단기 전략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에 가장 큰 장애물은 평민당이 갖고 있던 「지역당」으로서의 이미지와 김총재에 대한 고정관념이라고 할 수 있다. 평민당 내부에서도 이를 깨뜨리지 않고서는 「범민주세력」 규합을 통한 「유일야당」으로서의 성장 또한 기대할 수 없다는 자탄이 공공연히 나왔다. 일부 의원들은 김총재 퇴진을 전제로 평민당을 해체하고 범민주세력을 끌어들여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김대중총재는 의원직 총사퇴,총선실시를 요구했고 2월 임시국회에서의 거당적인 투쟁을 선언했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만 가중시킬 뿐 「난국타개」를 위한 뚜렷한 대처 방안으로는 인식되지 않고 있다. 3당통합과 내각제 개헌 반대를 위한 1천만명 서명운동 방안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5일 통합정국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당3역이 사의를 표명한 이후 지도부에 대한 불만과 비판이 당내 일각에서도 노골적으로 표출됐다. 결국 당3역 교체조치와 집단지도체제 시사 발언은 수동적이고 표피적인 대응 방식으로는 자칫하면 당내 분열과 야권 분열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에 따라 적극적이고 직접적이라고 할 수 있는 내부 변신의 방안으로 급선회한 것이라는 풀이가 가능하다. 김총재는 당초 당직개편은 2월 임시국회 이후로 잡았지만 김원기총무에 대해 정보판단 실수 등과 관련한 비판론이 워낙 거세 조기 경질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평민당이 과연 「지역정당」에서 탈피하고 거대여당에 대한 대체세력으로 변신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당3역 교체에 있어 지역안배원칙을 고려했다고 하지만 평민당의원들이 극히 몇명을 제외하고는 서울ㆍ호남지역 의원들로만 구성돼 있고 서울지역구의원들 가운데 다수가 역시 호남출신이기 때문이다. 결국 바꿔봐야 마찬가지라는 외부로부터의 인식은 현재의 평민당이 쉽사리 떨쳐버리기 어려운 고민이며 한계라고 하겠다. 외부인사 영입 문제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적지 않다. 김총재의 발언대로 필요하다면 당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바꿔 실질적인 「문호개방」을 통해 이들을 영입하겠다는 것이지만 과연 이 발언이 어느 정도의 호소력을 갖겠느냐는 데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다. 집단지도체제가 되면 김총재가 리더로서의 입장을 포기할 수 있을지에 대해 김총재는 『당내는 물론 재야에서도 나와 평민당을 구심점으로 필요로 하고 있다』는 말로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특히 영입대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재야인사에 대해서는 『혁신이 아닌 중도성격의 민주인사』로 한계를 분명히 함으로써 영입과정에서 오히려 재야쪽과 적지 않은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재야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김총재의 체제개편 시사발언이 2선 퇴진이라는 자기희생을 전혀 고려치 않고 범민주세력 통합주장을 회피하기 위한 명분 축적용이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평민당내 통합파의원들도 범민주세력 규합을 위한 당차원의 노력이 신통치 않다고 판단할 경우 적지 않은 반발을 보일 태세여서 평민당은 자칫하면 안팎으로 3중ㆍ4중의 시련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김명서기자〉
  • 외언내언

    기상예보는 어렵다. 더구나 멀리 내다본 것일 때 똑떨어지게 맞힐 수는 없는 것. 지난해 11월의 중앙기상대 올 겨울 기상예보도 그렇다. 춥고 눈이 많이 내릴거라 했는데 들어 맞았구나 싶진 않다. ◆지난 89년의 연평균 기온은 1904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보다 1.0도나 높은 13.7도였다는 것. 그래서 겨울 온도도 예년보다 3∼5도가 높아 한창 추워야 할 지난 9∼10일에는 전국적으로 눈이 아닌 비가 내렸을 정도이다. 한핵이 북쪽에서 블라디보스토크쪽으로 빠져나가기 때문. 세계적인 이상기온과 무관하지 않은 듯도 하다. 또 이때 생각나는 것은 인재로서의 대기오염이기도 하고. ◆양력으로 쳐서 1989년은 갔지만 음력으로는 아직 1989년. 그래서 오늘의 대한이 24절기의 마지막이 된다. 그 다음 2월4일(음1월9일)이 24절기의 시작인 입춘. 그러므로 대한을 고비로 해서 겨울은 슬슬 물러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옛날에는 이 무렵쯤부터 설맞이 준비에 바빴던 터. 「농가월령가」도 그를 생각하여 『세전에 남은 날이 얼마나걸렸는고』하고 노래한다. ◆『추운 소한은 있어도 추운 대한은 없다』 『소한 추위는 꾸어다가라도 한다』고 했는데 지나간 소한은 춥지 않았다. 그 대신 이번 대한은 전국이 꽁꽁 얼어붙으리라는 예보. 전날인 19일도 추운 날씨였다. 올해는 대한이 소한 추위까지 함께 하는 모양이다. 가는 겨울이라고는 해도 추위야 대한이 지나서도 있는 것. 그러기 때문에 정다산의 「경세유표」(1권 천관이조)에도 『대한 열흘 후쯤에 반드시 추운 날이 수일 동안 있을 것이므로 물을 길어다가 얼음을 만들라』고 써놓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계절은 지금 봄으로 굴러가고 있는 것. 1주일 후면 설이다. 따뜻한 겨울을 난 것은 좋지만 덩달아 걱정되는 것은 올 농사의 병충해. 11월에 한 예보대로라면 2월이 좀 추울지도 모른다. 건강에 유념하자.
  • 풍산금속 해고통고의 충격(사설)

    풍산금속의 근로자 대규모 해고통고는 미시적 측면에서나 거시적 측면에서 모두 충격적이고 불행한 사태이다. 개별기업이라는 미시적 측면에서의 충격은 이 기업이 지난해 1월 심각한 노사분규로 공권력까지 개입되어 가까스로 분규를 수습했던 회사임을 상기하는 데서 비롯된다. 외부의 힘에 의하여 분규를 해결한 기업이 안정을 되찾은 지 1년 만에 또다시 심각한 노사분규가 우려되는 극약처방을 내리는 사태로 발전했다는 그 자체가 충격적이다. 경영주는 이번 해고통고가 최악의 노사분규를 야기시키고 마침내는 파업으로 조업이 중단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하고 있을 줄로 안다. 기업정상화를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 하더라도 그것이 오히려 기업을 위기로 몰고 갈 우려가 있는데도 노사측에 해고를 통고한 사실에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기업은 또 근로기준법에 따라 정당한 이유없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해고를 통고할 정도로 기업경영이 악화되었다면 그것 역시 심각한 문제이다. 더욱이 전체노동자의 4분의1이상을 해고하려 하고 있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 전체 종업원 4천1백명의 27%인 1천1백명을 해고하고 난 뒤에도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을 4∼5시간 단축할 수밖에 없다는 회사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하더라도 이 기업의 경영상태는 대략 짐작이 간다. 해고가 통고된 이 회사 안강공장의 매출액이 87년 9백26억원에서 89년 9백40억원으로 5%정도 증가했는 데 반해서 인건비는 2백40억원에서 4백20억원정도로 75%가 인상되었다고 회사측은 발표하고 있다. 이 회사 발표대로라면 매출액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44%이다. 우리나라 제조업 평균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88년 12%임을 감안할 때 풍산금속 안강공장은 인건비 부담이 지나치게 과중하다. 거시적 측면에서 우리의 충격은 지나친 노사분규와 고임금이 실업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현재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년동안의 높은 임금인상이 기업의 경영상태를 어렵게 하고 그 여파로 실업을 유발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해왔지만 중소기업도 아닌 대기업의 대량해고 통고로 번졌다는 사실이 참으로 걱정스럽다. 지난 3년동안 산업현장의 분규와 지난해부터의 경기침체로 올해 실업률은 지난해의 2.7%에서 0.8%포인트가 높은 3.5%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만약에 올해도 노사분규가 격화되면 연말 실업률은 4.5%라는 위협적인 수준에 이른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풍산금속의 해고통고가 올해 실업사태를 예고하는 불길한 전조가 되어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사가 공동체라는 인식에 입각해서 산업평화를 정착하는 것 이외에 최상의 방법은 없다. 기업인들은 경영합리화를 인원감축에서 찾는 안이한 경영자세를 버리고 근로자는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와 장기분규가 자신들에게는 물론 국민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깊이 성찰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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