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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회담 성사배경과 전망(한ㆍ소 새 시대:1)

    ◎한반도 냉전종식의 역사적 전기/북방ㆍ개혁정책 일치… 양국수교 “초읽기”/통일여건 조성에 큰 파급효과 예상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의 6월4일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은 한소 수교임박이라는 양국관계에 뿐 아니라 냉전체제의 종식이라는 세계사적 시각에서 그 의의가 엄청나게 크다. 노ㆍ고르비회담은 우선 한소 수교에 결정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한소 양국간에는 지난해 4월 서울과 모스크바에 각각 무역사무소가 교환설치된 이래 1년도 채 못돼 금년 2월과 4월에 주모스크바 한국영사처,주서울 소련영사처가 설치되었으며 이번에 한소 정상회담이 예상을 뒤엎고 전격적으로 성사됨으로써 양국수교는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노ㆍ고르비회담에서는 한소 관계정상화가 핵심적인 의제로 등장될 것이 틀림없으며 미수교국간의 정상이 회담을 갖는 사실 자체가 이미 수교에 대한 기분적인 인식이 일치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는 「조속한 시일내에 한소 관계를 정상화 한다」는 수교원칙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수교원칙을 토대로 양국 수교교섭단이나 양국 외무장관이 빠르면 7월중에 1∼2차에 서울과 모스크바 및 유엔본부 등을 오가며 수교에 따른 구체적인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소 수교는 9월이전에 이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으며 한소간의 관계긴밀화 발전속도에 따라서는 노대통령의 연말 방소,2차 한소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없지않다. 한소 정상회담의 전격 성사배경에는 페레스트로이카의 장래를 경제적 번영으로 귀결시키려는 소련측의 실질적 욕구와 남북관계개선 방법을 「서울­모스크바­평양」이라는 우회적 방법으로라도 구사해야겠다는 우리의 입장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소련으로서는 신흥공업국인 한국의 건설ㆍ제조업분야 등을 유치,자국의 시베리아개발,일반국민들의 생필품수급확대 등 경제번영의 촉매가 되게하고 또한 한국경제의 소련진입이 경제대국 일본으로 하여금 소련경제부흥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유발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듯하다. 한국으로서는 남북관계진전,나아가 민족공동체로서 남북 통일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북한을 개방으로 유도해야하나 북한이 한사코 폐쇄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에 북방외교를 통해 북한을 개방쪽으로 움직이게할 필요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북방외교의 관건인 「모스크바」를 평양으로 가는 우회징검다리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 바로 이번 노ㆍ고르비회담 추진의 결정적 배경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소 정상회담의 또 하나의 의의는 남북한 관계에서 조명해 볼 수 있다. 소련의 개혁ㆍ개방물결이 베를린장벽을 허물고 동구에 자유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킴으로써 2차대전후 지속되어온 냉전체제의 급속한 붕괴가 이뤄진 최근의 세계적 화해 무드가 「분단 한반도」에 까지 불어닥친 것이다. 냉전체제의 최후의 산물인 남북한 분단의 해소없이는 진정한 데탕트가 이뤄질 수 없다는 인식이 고르바초프대통령에게 차 있었다면 소련과의 관계정상화 없이는 방북외교의 완결을 기할 수 없다는 판단이 노대통령에게 서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노ㆍ고르비회담은 북한에 대한 개방압력,남북통일 여건조성이란 면에서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소련은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을 절대 고립시키지 않으며 그들의 체제를 무너뜨리지 않을 것」이라는 노대통령의 솔직하고도 진지한 메시지를 확인한 뒤 이를 북한측에 전달하면서 남북대화재개 등을 종용하고 북한도 개방의 길을 걷도록 권고할 것으로 생각된다. 북한산이 소련의 충고를 끝내 거부할 경우에 구사할 수 있는 대북압력카드는 매우 다양할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폐쇄노선을 고수하면서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핵 개발관련 기술지원의 중단을 들 수 있다. 이미 소련은 북한의 핵개발을 공식비판한데 이어 소련핵기술팀을 철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북한의 고도무기체계가 소련무기체계로 이뤄져있는 점을 감안할때 군사적 압력이 용이하고 석유공급도 압력수단으로 구사할 수 있으며 북한외채의 80%가 소련채무인점도 충분한 영향력 행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북한은 『비록 사회주의가 어렵더라도 자본주의방식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사회주의의 포기는 물론 사회주의가 얻은 전리품도 포기하는 것』(5ㆍ24 최고인민회의 제9기 1차회의)이라는 폐쇄노선을 다짐했지만 결국은 소련의 압력을 점진적으로 수용해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중단된 남북대화나 인적ㆍ물적교류가 이번 노ㆍ고르비회담으로 다시 가동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남북 관계진전은 통일시대 개막의 여건을 성숙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한소 관계발전이 가속화될 경우 시베리아개발에 한국의 자본ㆍ기술이 지금도 현지에 나가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노동력과 결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때 그같은 「결합」은 남북한 관계진전에 새 전기를 제공할 것이다. 한편 한소 정상회담→양국 관계정상화로 이어질 북방외교성취는 집권후반기를 맞고 있는 노대통령의 국내 정치적 위상제고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되며 내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외치로 보상하는 효과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이번 노ㆍ고르비회담은 분단시대를 열게 했던 주역과 관계정상화를 통해 분단을 해소하고 청산해간다는 의미에서 북방외교의 완결이자 분단시대의 종식을 앞당기는 결정적 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한ㆍ소 최근 접촉 일지 ▲78년 4월=KAL기 소 무르만스크 남쪽 2백마일 빙판에 강제착륙 ▲〃 9월=한국각료로는 처음으로 신현확보사장관 세게보건기구총회참석자 소련입국 ▲79년 4월=한소 국제전화 개설 ▲83년 9월=KAL기 사할린부근 상공서 소전투기에 피격 ▲88년 1월=소련,서울올림픽참가 공식발표 ▲〃 8월=박철언대통령정책보좌관 극비방소,수교교섭 개시 ▲89년 3월=최호중외무부장관,방콕에서 아태 경제사회위원회 총회에 참석한 리가초프 소 외무차관과 접촉 ▲〃 4월=소 연방상공회의소 서울사무소 개설,대한무역진흥공사 모스크바사무소 개설 ▲〃 6월=김영삼민주당총재 방소 ▲〃 11월=한소 영사처 상호교환 개설 합의 ▲90년 2월=주모스크바영사처 개설 최호중외무장관 한소 외무장관회담제의 ▲〃 3월=공로명 초대 주소 영사처장부임,주한 소련영사처 개설,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일행 방한 ◎한ㆍ소관계 7백50년 약사/1884년한ㆍ노 수교조약… 공식외교 개시/무역사무소 작년 개설,양국관계 급진전 한국과 소련 양국은 서기 1246년 당시 고려 왕자인 왕준ㆍ왕전형제가 몽고 수도 카라코룸에서 몽고왕 정종즉위식을 계기로 러시아 수스달 공국의 제로슬라브대공과 솔란게스왕자와 첫 접촉을 가진 이래 이번 노태우대통령ㆍ고르바초프 소대통령간 정상회담성사까지 7백50여년간 공식ㆍ비공식관계를 유지해왔다. 한소 양국이 「뗄 수 없는 관계」로 발전하게 된 계기는 1861년 중로 북경조약체결로 연해주땅이 러시아영토가 됨에 따라 한로 국경이 두만강을 경계로 접하면서부터. 이후 부동함을 얻으려는 러시아의 남진정책으로 한반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으며 1884년에는 한보 수교통상조약이 체결돼 양국간 공식외교관계가 수립되었다. 한국전쟁이후 한소 양국간 적대관계가 지속됐으나 70년대 들어 한국정부는 6ㆍ23선언등을 통해 소련을 포함한 비적성 공산국가와의 교류및 관계개선용의를 표명했다. 6공들어 한국정부의 적극적 북방정책추진과 함께 한소간 인적 교류가 증대되었으며 88년 8월 박철언 당시 대통령정책보좌관이 극비 방소,양국 수교교섭을 시작했다. 특히 88년 서울올림픽에 소련선수단이 참가함으로써 양국관계진전에 결정적 전기가 됐으며 한소 양국은 지난해 4월 서울과 모스크바에 각각 무역사무소를 교환개설했다. 이어 11월 공식관계의 시초라고 할 영사처교환설치에 합의,양국관계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에따라 지난 2월 주소 영사처가 개설되고 공노명대사가 초대 주소 영사처장으로 부임했으며 소련측도 3월 중순 시로추크를 영사처장대리로 임명,영사처업무를 정식개시했다. 이에앞서 지난해 6월 당시 김영삼민주당총재가 소련과학원산하 세계경제및 국제관계연구소(IMEMO)초청으로 소련을 방문했으며 3월에는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과 박철언 당시 정무1장관 등 당정고위인사들이 소련을 또다시 방문,고르바초프등 소련측 고위인사들과 만나 한소 관계정상화에 합의했다. 이어 노대통령과 고르바초프간에 이를 뒷바침하는 친서가 교환됨으로써 양국은 1904년 국교단절이래 86년만에 다시 공식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평을 열었다.
  • 「한일 신시대」 전개의 전제조건 특별기고/이기탁 연세대교수ㆍ정치학

    ◎일본은 아시아의 의구심 떨쳐라/「통석」의 기교론 새질서 개편의 주역 될 수 없어 한일관계는 아시아의 상징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패전 후 처음으로 일본은 일본의 국제적인 지위를 점하려는 전환점에 이르고 있다. 일본은 장기적인 전략이라는 관점에서 아시아정책과 일본의 역할을 가늠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 「빼앗겼던」 아시아에서 미국이 다시 후퇴를 하게되는 「힘의 공백」을 일본이 메우기 시작하려는 힘의 논리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이번 노태우 대통령의 방일은 어떤 의미와 윤곽 속에서는 「도쿄외교」이지 「서울외교」의 성격은 없는 것이다. 유럽이 독일을 중심하여 돌기 시작한다면 아시아가 일본을 중심하여 돌아가게 할 수도 있다는 일본의 새로운 야심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연합헌장에는 아직도 엄연히 「적국조항」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중부유럽,즉 「독일의 재등장」은 일본에 깊은 영향과 격려를 주고 있는 것이다. 독일이 고르바초프와 대결하고 타협하여 승부에 이겼다면 이제 일본이 고르바초프를 극동에서 맞이할 준비를 하면 된다. 여기에 일본외교의 전후 대전환점을 넘고 있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일본외교는 전후 「소련의 위협」을 전제하여 미국과의 동맹을 통하여 「안보무임」을 실천할 수 있었고 오늘날 또 하나의 명치 이래의 일본의 이상인 「부국강병」을 이룩할 수 있었다. 이제 고르바초프를 극동으로 끌어내 「소련의 위협」과 타협할 수 있다면 일본의 전후는 끝나는 것이다. 이는 퇴조하는 미국의 공백을 메우기만 하면 된다는 것과 상쇄되는 일본외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일본외교의 대아시아정책의 시발점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노대통령의 연설에 「우뢰와 같은 박수」라는 일본의 특징과 성격에서 보듯이 우리는 처음부터 일본외교의 「들러리」를 서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우가 있다. 이번 방문은 확실히 한일간 외교문제의 의미는 있다. 또한 한일간의 우호관계는 우리에게 있어서 한미동맹과 함께 앞으로도 필수적인 우리외교의 기반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번 일본의 노대통령 초청 외교는 단순한 한일간의 외교만의 차원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일본의 대아시아외교의 시발의 일환이라고 깊이 관측해야 한다고 본다. 유럽에서의 대변화 즉 「독일의 통일」과 유럽이 다시 독일을 중심하여 움직이기 시작할 수 있다는 세계적인 차원의 「새로운 질서」에 일본이 참여하고 아시아의 질서를 재편하려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독일문제」와 아시아에서의 「일본문제」간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을 특히 우리입장에서는 명심해야 한다. 일본문제는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대외정책의 하나이다. 다른 아시아국가와 달리 일본에 직접 「식민지」의 노예가 되었었고 또한 앞으로 복잡한 통일을 지향하면서 민족의 진로를 잡아야할 우리의 입장에서는 일본과의 관계는 깊은 영향을 받게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유럽속의 전후 독일에는 철저한 「비 나치화」정책(Entnazifizierung)으로부터 시작하였다는 점이다. 지금도 나치의 범죄가 나타날 때에는 형법의 시효는 없다. 과거에 죄가 없는 독일학생들이 유럽학생들과 모였을 때에독일제국군대의 구호인 「아인 츠바이」(하나 둘) 구호가 농담으로라도 나오면 불쌍하게도 침묵을 지키고 있어야 한다. 이에 반하여 오늘의 일본은 전후 동경재판소의 전범(Class A)으로 구분되어 스가보형무소에 수감됐던 하토야마,기시,이케다,사토가 차례로 출감하여 총리에 올라서서 만든 일본인 것이다. 이점에서 오늘의 아시아에서는 독일문제와는 판이하게 「일본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보아야 한다. 아시아에서는 대륙의 중국이 공산화되면서 「일본문제」가 가려져 있었으나 이제 「일본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또 일본이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일본문제」는 경제는 몰라도 정치적으로는 아시아에서는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을 포함하여 아시아국가들은 이제 아시아의 이데올로기문제가 걷히면서 등장하려 하는 일본을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정면으로 직면하게 된 것이다. 한국외교는 냉전 하에서는 도리어 「한미동맹」으로 한국전쟁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일본과의 외교관계를 「균형」시킬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남북한 모두가 일본이라는 파워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하는 진실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동시에 일본에 있어서는 일본외교의 대아시아외교의 첫 시발이며 관문인 「조선반도문제」를 어떻게 시발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집착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일본의 외교가 아니라 일본의 대내정치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통석」이라는 일본의 「오도리」춤에서 보는 섬세하면서도 기만적으로 보이는 언어의 기교에서 보듯이 기교로만 끝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이다. 오늘날 일본이 아시아의 장에 떳떳한 역할을 갖고 나서려 할때에 문제가 되는 것은 일본국민의 「가치체계」라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은 경험없이 전후 일본의 대동아공영권을 메워 이를 경영하느라 많은 고초를 겪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있어서 그나마 미국에 마음을 놓을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가치체계」였다.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아시아를 부분적으로나마 지배하였고 또 우리는 이를 위해서 헌신하여 온 것이다. 반면 일본이 과연 미국과 같은 가치체계를 갖고서 이제 아시아에 접근하려 하고 있는지 한국과 아시아 모두가 깊이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이나 아시아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 국민이 역사를 반추하고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보아야 한다. 한가지 다시 독일문제와 비교하여 말할 수 있는 것은 행여 제1차세계대전 이후의 게르만의 멘탤러티를 일본국민이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우이며 아시아의 관찰이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 「지자제법」 합의처리/「광주」ㆍ군조직법은 표결처리 불사

    ◎민자의원 세미나 민자당은 27일에 이어 28일 서울 가락동 당중앙정치 교육원에서 의원세미나를 열고 6월 임시국회 대책과 향후 정국운영방안을 논의했다. 민자당은 이번 세미나에서 6월 임시국회 회기중 광주보상법ㆍ국군조직법등을 여야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표결로라도 통과시키기로 했으며 국가보안법ㆍ안기부법ㆍ남북교류 특별법ㆍ경찰법등 여야쟁점 7개법안과 부동산투기 억제특별법ㆍ교원지위향상법등 민생및 시국관련 법안등을 포함,30여개의 법안통과를 위해 노력키로 했다. 민자당은 그러나 지자제법 개혁안은 여야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강행통과시키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 가뭄 4년… 목타는 캘리포니아(세계의 사회면)

    ◎강설량 줄어… 30년대이후 최악/3천만명에 제한급수 불가피 올해도 2천9백만명의 미캘리포니아주 주민들은 「목마른 여름」을 보내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연 4년째 계속되고 있는 가뭄이 전혀 해갈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1931∼1934년 이래 최악의 한발로 고통을 겪고 있는데 심각한 물부족에 애를 태우고 있는 주정부 및 각급 행정기관의 관계자들은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민들에게 물을 아껴 쓸 것을 신신당부하고 있다. 남쪽의 멕시코 국경으로부터 북쪽의 오리건주에 이르는 광대한 면적에 수많은 도시와 농촌마을을 거느리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도 가장 물사정이 심각한 곳은 로스앤젤레스 북쪽의 해안도시 산타바바라다. 인구 7만5천명의 이 도시 주민들은 다른 지역 주민들처럼 잔디에 호스로 물을 주거나 길에 물을 뿌리는 것은 고사하고 이를 닦는 동안에도 수도꼭지를 잠가야 할 정도로 극심한 물기근을 겪고 있다. 이처럼 물이 귀해지자 산타바바라 시내에선 남의 집 정원 수도꼭지에서 물을훔쳐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물값을 덜물기 위해 다른 집으로 몰려가 샤워를 하거나 헬스클럽에서 샤워를 하는 등 갖가지 묘책이 백출하고 있다. 원래 캘리포니아주는 연초 3개월 동안에 내린 비와 눈녹은 물로 필요한 급수량의 80%를 충당하고 있는데 올해는 지난 3월31일까지 비가 오지 않아 절대 수량이 부족한 상태다. 샌프란시스코 수도국은 현재 정상 급수량의 38%밖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고 그나마 급수량의 25%를 절수하지 않을 경우 배급제 급수가 불가피한 실정임을 시민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수도국은 인근 헤츠헤치 저수지와 시에라 네바다산맥의 눈녹은 물을 끌어다 5백만 시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계속된 가뭄으로 헤츠헤치 수원지의 저수량이 줄어들어 지금 당장 비상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내년부터 더 큰 곤경에 처할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캘리포니아주 최대의 도시인 로스앤젤레스의 물사정도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의 상황이 호전되지 않는 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전에 시간제급수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한 톰 브래들리 시장의 발언은 LA의 급수사정이 얼마나 심각한 가를 짐작케 하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수도국은 북부 캘리포니아 분수령과 콜로라도강으로부터 물을 사다 미국 제2의 도시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는데 최근들어 또다른 문제가 돌출,당국자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즉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모노호와 오웬계곡으로부터 흘러내려오는 물줄기 가운데 몇개가 폐쇄된데다 콜로라도강으로부터 공급되는 수량 역시 종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 콜로라도강의 수량이 줄어든 것은 지난 겨울과 올봄 캘리포니아주 일원에 내렸던 강설량이 많지 않았던 탓인데 지난해 강설량은 평균치의 40%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4년째의 가뭄으로 너나 없이 주민들이 고생을 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장 속이 타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캘리포니아주의 농민들일 것 같다. 곡창 캘리포니아주의 농민들은 필요한 농수의 대부분을 주정부의 급수에 의존하고 있는데 올들어 2개의 광역 급수기관이 가뭄을 이유로 급수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혀 이들의 사기는 지금 말이 아니다.〈장수근기자〉
  • 「사과」할 생각이 없는 일본/송정숙 논설위원

    ◎「일왕사죄 파문」 현지에서 일본 국비장학금을 받으며 유학중인 한국인 연구생 오양은 그의 일본 여성 동료에게서 「천황의 사과」문제에 대해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 친구의 말에 의하면 그의 부모,특히 아버지가 『…너의 한국친구에게 우리 이름으로라도 사과를 해라,잘못한 게 분명한데 천황의 사과쯤 그 잘못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핑계 저핑계로 사과하기를 피하는 것은 수치스런 일이다. 알고 있는 한국인 모두에게 대단히 미안한 일이라고 꼬박꼬박 전하고 대신 사과하여라』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오양은 노태우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일왕의 사과문제로 여론이 분분한 시기의 일본에서 이런 위로라도 받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각성한 시민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도 생각했다. 노대통령의 방일을 열흘쯤 앞두고 일본에 조성된 「천황말씀 파동」을 현지에서 1주일쯤 목격할 기회가 있었다. 그 일정의 마지막 순간에 만난 오양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지난 며칠동안 만났던 많은 일본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그중에는 외교실무를 맡은 관사도 있었고 퇴역관리도 있었으며 「지한」을 자처하는 학자ㆍ언론인들도 두루 있었다. 개인개인이 피력하는 그들의 말과 행동은 오양이 말하는 「각성한 시민」의 수준에 거의 다 이르고 있었다.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로 당했던 다른 나라와는 다르다는 것을,그 이전에 완벽한 독립국인 상태로 식민지가 된 유일한 나라이므로 응분의 대접을 해야 한다는 것을 저 개인으로서는 누누이 말해 왔습니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여러분 아시다시피 학교에서도 일본에 있어서 세계란 무엇인가만 가르치지 세계의 시각에서 일본을 보는 역사는 가르치지 않는 나라입니다. 그게 문제라고 본인은 개인적으로 누누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자기를 낮춰가며 공손하고도 자상한 어투로 위로의 말을 아끼지 않는 전대사. 말끝마다 「노대통령각하」를 꼬박꼬박 받치며 『개인적으로 충분히 한국정부와 한국국민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강조하는 전총리,원로에서 젊은이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겉보기에 우리를 거스르는 논리는 조금도 펴지 않는다.그런무렵 자민당의 지도급 인사가 신경질적으로 『…너무한다.우릴보고 무릎을 끊으란 말이냐』라는 발언이 튀어 나왔다. 이 발언을 계기로,접촉하는 인사들의 말의 흐름은 조금씩 어느방향으로 모아지고 있었다. 이를테면 한 신문사의 논설위원이 『…천황을 일왕이라고만 발언하는 한국신문에 우리는 충격을 받았지만,어쨌든 한국의 주장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천황의 정치적 결정에 의해서 전쟁이라는 불행한 사태를 겪었던 일본 국민은,천황이 다시금 어떤 정치적 발언을 하게 하는 것을 대단히 경계한다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말해 두고 싶다』라는 방향의 말을 하자,그로부터 사람들의 말은 어순도 비슷하게 그런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관사는 『개인적인 의견을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신문논조도 그렇듯이 「천황」의 입장은 개인의 입장이 아니다. 사과에는 헌법상의 문제가 있다. 연두 기자회견조차 내각에서 심사 결정한다…. 「천황」의 정치적 행동을 국민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는 논리를 펼쳤다. 전혀 다른 사람을 만나고,전혀 딴 자리에서 토론을 했지만 지내놓고 보면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한 줄기의 논란만을 전개하고 있다는 것을 오래지 않아서 알 수 있었다. 이런 일사불란함은 큰 일에서나 작은 일에서나 마찬가지다. 그들이 잡아둔 일정이 너무 그들 본위인 것 같아서 몇번인가 바꿔보려는 시도를 했다가 한번도 성공하지 못한 경험도 따지고 보면 같은 맥락의 일이다. 이쪽에서 「바꾸고싶다」고 말했을때 그들은 한번도 「안된다」고는 하지 않았다. 담당자들이 땀을 뻘뻘흘리며 이리닫고 저리닫고,전화통에 매달리고 한동안 소동을 피웠다. 그러는 모습만 보고 있으면 「요청」이 받아들여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매양 한가지,처음과 변한 것은 없다. 마침내 이쪽이 감탄한 것은 「변화시킬 수 없는 사실」인줄 뻔히 알면서 담당자가 진땀이 나도록 노력한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이 비록 미리 그러기로 짜놓은 「연극」인 한이 있어도 보는 마음에는 흡족감과 미안한 마음이 들게 했다. 그들은 그렇게 그들의 사회를 이뤄온 것이라고짐작하게 한다. 정할때 깊이 생각하고 정해진 것은 쉽사리 무너뜨리지 않는 것은 이상적인 정책수행이다. 그것은 어느 국민이든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안될때 안되더라도 땀을 뻘뻘흘리며 성의를 다하는 태도를 부가가치로 얹은 사회는 일본만한 나라가 없을 것 같다. 우리가 늘 당하는 것은 바로 이런 무기에 의해서가 아닌가 하는 심증이 든다. 그들은 언필칭 『한일관계도 그동안 많이 발전해 왔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사이의 「발전」은 두나라 사이의 외교적 교섭에 의해서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힘이 어느 수준인가에 비해서 그들은 한일관계의 수준을 조절하고 있을 뿐이다. 「천황의 말씀」이라는 것을 가지고 온갖 논리를 총동원하는 그들의 일사불란함을 보며 마침내 우리 귀에 남는 잔성은 이런 것이었다. 『억울하면 훌륭하게 되렴!』 그러므로 방일하는 대통령을 통해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대한민국은 만만치 않은 나라다!』라는 것 뿐이다.
  • 「당위」와 「호도」와… 현해탄에 “사죄파고”/서울의 시각

    ◎“주체분명히… 일왕이 직접 솔직하게/과거청산 없인 진정한 동반자관계 기대난” 오는 24일로 예정된 노태우대통령의 일본방문을 앞두고 한일 양국이 불행했던 과거사에 대한 사과문제로 인해 또 한차례 홍역을 치르고 있다. 노대통령의 방일시 아키히토(명인)일왕의 과거사에 대한 사과수준을 놓고 양국정부가 현격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방일까지 불과 열흘도 남지않은 시점에서 이 문제가 원만하게 처리되지 못할 경우 양국간에는 자칫 불편한 관계마저도 초래될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초 노대통령이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3개국 순방을 연기하면서도 일본방문만은 예정대로 실현시키겠다고 한 것은 다름 아닌 「다가오는 21세기를 맞아 아태시대를 함께 이끌어갈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인 협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이는 불행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이제는 첨단과학기술,산업기술협력,통상 등 보다 경제적 실익이 있는 분야로 양국협력의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는 정부방침의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해방된지 45년이지났건만 과거에 대한 협상은 아직 완전하게 처리되지 않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지난달 30일 한일외무장관회담을 통해 재일한국인차별의 상징이면서 역시 과거청산문제의 일환인 지문날인제,외국인등록증 상시휴대의무 등 이른바 4대악 제도의 개선에 양국간합의를 이끌어낼 때만해도 일왕의 명백한 사과표명문제는 그다지 표면화되지 않은 다분히 「잠복성 이슈」였다. 이 문제는 노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가진 주한일본특파원들과의 회견에서 『일본이 한일 양국간의 과거사에 대해 사과의 주체임을 명확히 해야하며 사과발언도 아키히토일왕에 의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양국간 최대현안으로 떠올랐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각 일본에서는 집권 자민당의 4역(간사장ㆍ정조회장ㆍ총무회장 참의원의원회장)이 회동,『한국에 대한 유감표명은 84년 고 히로히토(유인)일왕이 전두환 전대통령에게 했던 수준 이상을 벗어날 수 없고 특히 이번에는 일왕 대신 가이후(해부)총리가 해야만 한다』고 결론짓고 이같은 의견을 일행정부에 전달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양국간의 국민감정까지 겹쳐 사태는 점차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게 현재의 상황이다. 일왕의 사과수준에 대한 양국간의 입장차이는 너무나도 분명하다. 우리측은 이번 방일에서 불행했던 과거에 대해 보다 분명하고 구체적인 사과표명이 반드시 있어야 하며 일본의 상징인 아키히토 일왕이 직접 한국민을 상대로 이를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즉 84년 당시 일왕이 밝힌 『금세기의 한시기에 있어서 양국민의 불행한 과거가 있었던 것은 진심으로 유감이며 다시 되풀이 되어서느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표현은 사과가 아닌 유감인데다 과거사에 대해 사과하는 측의 주체가 나타나 있지 않기 때문에 일본이 명백한 사과와 함께 사과의 주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무부의 고위당국자는 이와관련,일본이 지난 72년 대중국국교 정상화때 발표한 양국 공동성명에서 『일본은 전쟁을 통해 과거 중국인민들에게 끼친 큰 손실에 대해 깊이 책임을 느끼고 깊이 자책한다』고 밝혔다시피 이번에도 일측으로부터 이정도 수준의 사과는 받아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테면 깊은 자책은 분명한 사과의 뜻을 나타내는 것으로 84년 당시의 「유감표명」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또 사과표명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이번 기회에 일왕의 사과는 물론 가이후총리의 직접적인 사과표명,그리고 일본의회의 불행한 과거사에 대한 사과결의까지 얻어낸다는 강도높은 전략을 짜놓고 외교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이원경 주일대사와 방일에 따른 최종실무협의차 도일한 김정기외무부아주국장에게 이같은 지침을 시달,일정부측에 전달하도록 해 『과거청산및 미래지향적 동반자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일왕의 구체적인 사과가 있어야 할 것』임을 강력 촉구할 방침이다. 만약 이번에도 일측으로부터 만족할 만한 사과표명을 얻어내지 못할 경우 내년초로 예상되는 일왕의 방한을 심각하게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노대통령은 이번 방일로 인해 엄청난 정치적 부담을 안고있으며 방일성과에 대한 국내 평가와 관련,자칫 잘못되면 「통치력의 위기국면」까지 초래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때문에 정부 일각에서는 지난번 노대통령의 3개국 순방연기 발표때 일본도 연기했어야만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우리측의 이러한 강경한 방침에 비해 일측은 『천황은 「국민의 상징」이며 헌법상으로도 「국정에 관한 권능을 갖지 않는」 존재일 뿐이므로 그의 발언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나아가 가이후총리가 「국민의대표」인 만큼 그가 직접 나서 유감표명을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외무부의 한 당국자는 이에 대해 『엄청난 경제력 상승에 힘입어 일본도 이제는 타국에 의해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자존심 외교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양국간의 이같은 입장차이에도 불구,방일을 전면 취소하는 최악의 카드를 쓰지 않고 방일직전까지 절충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양국간 협상이 어떻게 결말지어질지는 모르지만 이번에도 일측이 과거청산과 관련,애매모호한 표현으로 어물쩡 넘기려 한다면 한일 양국간의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이고 양국민간의 앙금은 더이상 치유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 문제는 해결의 열쇠가 일측에 있기 때문에 전후처리과정에서 유태인 및 이스라엘정부에 대한 완벽한 보상을 한 서독과 같이 일측이 대승적 차원에서 능동적으로 나설 때만 말 그대로 「양국간의 밝은 미래」로 나아갈 것으로 보여진다. ◎동경의 입장/자민당선 84년 유인발언 수준 고수 압력/죄과 반성않고 경협구실,우회 속셈 오는 24일부터의 노태우대통령 일본공식방문을 불과 1주일 남짓 앞두고 한일 양국간에는 일왕의 「사죄의 말」을 둘러싸고 새로운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핵심은 반성의 표현을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이다. 군국주의 일본에 강점당해 36년간의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한국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다 진지하고 명확한 사죄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대동아전쟁을 일으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제국을 전쟁의 참화속에 몰아 넣었던 일본은 과거의 죄과를 반성하기는 커녕 여러가지 이유를 둘러대며 사죄를 거부한다. 강한자 앞에서는 비굴하며 약해 보이는 존재 앞에서는 무차별 짓밟으려 드는 일본인 특유의 교활한 근성을 단적으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외교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민족적 자존에 직결되는 감정의 문제로 치달을 가능성마저 안고 있다. 한국측의 요구는 물질적 보상에 있지 않다. 『잘못했다』라는 한마디 사과의 말을 정신적 위자로 바라고 있는 것이다. 노태우대통령도 14일 상오 청와대 정원에서 열린 일본특파원들과의 회견에서 이같은 뜻을 밝혔다. 노대통령은 임진왜란과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예로들며 지난 84년 전두환 전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때 쇼와(조화)일왕이 표명한 「유감의 뜻」은 『사죄인가 아닌가가 확실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말하고 아키히토(명인)일왕이 말할 내용은 쇼와일왕보다 더욱 진전된 사죄표현이 되도록 기대한다는 뜻을 표명했다. 노대통령은 특히 『짧은 기간이었지만 불행한 역사가 있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 대해 「잘못되었습니다.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사죄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강한 쪽이 넓은 마음을 보여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도 「괜찮습니다. 이제부터는 잘해 나갑시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하고 한국국민이 과거 역사에 대한 일본측의 사죄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같은 한국측의 기대와는 달리 일본측은 짜증과 불쾌감까지 나타내며 인색한 반응을 보인다. 자민당의 한 수뇌는 14일 밤 이문제에 관해 『더 깊은 내용인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니며 애당초 우리들이 이런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판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이 수뇌는 식민지 지배와 더불어 도요토미 히데요시(풍신수길)에 의한 임진왜란까지 예를 들며 『히데요시까지 끌어내는 것은 (일본측이)땅에 꿇어 앉아 빌어도 부족하다는 말인가』라는 망언에 가까운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보다 앞서 이날 상오 오자와이치로(소택일랑) 간사장을 비롯한 자민당4역은 모임을 갖고 아키히토 일왕이 말할 내용에 관해 『쇼와일왕이 말한 내용보다 더 진전되어서는 안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이를 정부측에 전달했다. 일본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은 「과거의 역사」에 관해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반성의 빛을 보인다. 그러나 그 반성은 솔직ㆍ명확한 것이 아니라 『반성하고 있기 때문에(경제적인)협력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자민당수뇌의 표현대로 오만한 자세의 그것이다. 올바른 역사인식하의 반성이라고는 볼 수 없다. 일본의 「천황」과 총리는 침략행위를 저질렀던 국가에 대해,원수나 수뇌가 방일하거나 자신의 상대국을 방문했을때 「과거의 역사」를 반성한다는 말을 해왔다. 그러나 어느 경우에나 「유감의 뜻」 표명에 머물고 있다. 이것은 같은 침략국이었던 서독의 바이츠제커 대통령이 몇번이나 반복했던 명확한 「사죄」와는 다르다. 85년 5월 바이츠제커 대통령은 독일패전 40주년을 기념하는 연방의회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전쟁과 폭력지배 아래서 억울하게 숨진 많은 사람들을 애도합니다. 독일의 강제수용소에서 목숨을 앗긴 6백만 유태인,전쟁에 시달렸던 모든 민족,그중에서도 소련ㆍ폴란드의 무수한 사자,레지스탕스의 희생자를 생각하며 삼가 경의를 표합니다』 일본의 경우는 달랐다. 지난 68년 3월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방일했을때 쇼와일왕은 『귀국과 일본은 함께 아시아의 일원으로서,또 예부터 깊은 관계를 가진 사이로서 우호적인 접촉을 계속해 왔습니다. 지난번의 대단히 불행한 전쟁후에도 이 전통적인 관계는 급속히 회복되었습니다』라며 얼버무렸다. 74년 포드미 대통령의 방일때에도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상접하는 양국은 2세기에 걸치는 연대를 통해 여러가지 기복은 있었으나…』라고 전제하고 『한때 참으로 불행한 시대를 가졌던 것은 유감이었습니다』라는 것이 고작이었다. 또 78년 10월 등소평 중국부총리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에도 『양국의 오랜 역사 사이에는 한때 불행한 일도 있었습니다만 과거의 것으로 끝나고…』라고 말했다. 일본의 가장 큰 피해국이었던 한국에 대해서도 애매모호한 말로 사죄아닌 사죄를 대신했다. 84년 전두환 전대통령을 맞은 쇼와일왕은 『금세기의 한 시기에 있어 양국사이에 불행한 과거가 존재했었다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며 다시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라는 것이 전부였다. 일본측이 자신의 죄과에 대한 사죄에 인색하고 있는 것은 이제 세계 초일류의 경제대국이 되었다는 자만때문이라고 외교가에서는 보고 있다. 헌법상 규정의 「상징 천황」 여부를 떠나 일본국민의 정신적 구심체 역할을 맡고 있는 「천황」은 「천황의 이름으로」 저지른 전쟁책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반성의 빛을 보여야만 한다는 것이 도쿄 외교가의 시각이다.
  • 럭금 유화공장 준공

    럭키금성그룹은 11일 전남 여천 석유화학단지에서 박필수 상공부장관,구자경 럭키금성그룹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대단위 석유화학프로젝트(사진)종합준공식을 가졌다. 이날 준공된 공장들은 ㈜럭키의 12만t규모 PE(폴리에틸렌)공장,럭키소재의 30만t규모 VCM(비닐클로라이드모노머)공장,럭키유화의 12만t규모 SM(스티렌모노머)공장과 이들 공장에 전력ㆍ스팀등 유틸리티를 공급하게 될 열병합발전소 등이다.
  • 외언내언

    정신과 의사 가운데는 그 자신이 정신과 환자로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한다. 정신이 말짱하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하는 일이 직업이다 보니 나중에는 정상과 비정상의 한계를 모르게 된다는 뜻이리라. ◆혼수 적다고 그 아내를 때려 유산케 한 사람이 구속되었다. 그는 국립서울정신병원의 정신과 수련의. 그가 아내에게 가혹해지기까지는 「혼수」이외의 다른 이유도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평소에 혼수가 적다 하여 구박한 것만은 사실인 듯하다. 한데,보도된 대로라면 혼수 장만한 돈이 1억1천4백여만원 어치였다니 그게 어디 적은 액수인가. 그렇다면 이 정신과 수련의는 정신과 환자라고도 할 만하다. ◆지난 연초 한국소비자 보호원이 혼인비용 지출실태를 조사한 일이 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5대 도시에서 89년에 결혼한 부부 6백쌍을 대상으로 했던 조사. 여성이 평균 1천56만원,남성이 7백75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액수가 보통사람들의 「혼인 비용」. 그러니까 그 안에는 혼수비용도 포함된다. 그렇다 할때 혼수비용만 1억이 넘는다는 것은 얼마나 파격적인 액수인가 짐작이 간다. 그런데도 「적다」고 구박을 했다. 그래서 정신과 환자라는 거다. ◆『옛날에는 혼가의 납채에 옷 몇가지만을 썼고 혼례식날 저녁에는 종친들이 모여 한상의 음식과 술 두세잔으로 그쳤다. 그런에 요즘에는 납채에 채반을 쓰면서 많은 것은 수십 필,적어도 수필에 이르며 납채 싸는 보도 명주ㆍ비단을 쓴다. 혼례식 날 저녁의 연회도 크게 베풀며 신랑이 타는 말 안장도 사치스럽다.…』 성현의 「용재총화」(권1)에 쓰여 있는 4백년전의 「개탄」. 그가 오늘의 혼수 풍속을 본다면 뭐라고 할까. ◆어째서 세상이 이리 점점 천박해져 가는 건지. 배울만큼 배운 축일수록 혼수타박이 심해진다는 것도 병. 오순도순 살림 늘려 나가는 「재미」가 있는 법인데….
  • 노대통령 「5ㆍ7담화」에 담긴 뜻(난국극복의 길:1)

    ◎“총체적 시국대처” 결연한 의지 표명/시한부 대국민약속… 비상한 각오 천명/현상황 굴절없이 진단… 국민협조 강조/부처별 후속조치로 「안정」가시화 할듯 정치ㆍ경제ㆍ사회 전반의 「총체적 난국」극복을 위한 6공정부의 돌파신호탄이 7일 노태우대통령의 시국특별담화문 발표로 올려졌다. 대통령의 결연한 의지와 방향제시에 이어 8일의 경제부처장관들의 후속조치발표,그리고 10일엔 업계의 호응노력이 가시화될 것으로 알려져 난국극복을 위한 범국민적 분위기 조성이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 같다. 앞으로 4회에 걸쳐 정치권의 반성 및 공직기강 확립,기업ㆍ근로자의 자세,과소비 자제 등 정치ㆍ경제ㆍ사회분야에 있어 난국극복의 과제를 점검,시리지로 엮어 본다. 노태우대통령의 7일 시국관련 특별담화는 「총체적 난국」에 대처하는 통치권자의 결연한 의지표명과 함께 총론적 방향제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노대통령이 오늘의 현실과 관련,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송구」 「깊은 책임」을 가식없이 토로한 뒤 『늦어도 연말까지는 정치ㆍ경제ㆍ사회의 안정을 이루도록 비상한 각오와 자세로 국정을 이끌겠다』고 천명함으로써 이번 담화가 온 체중을 실은 배수진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총론적 처방제시는 지금의 현실이 6공출범이후 민주화과정에서의 전환기적 현상지속과 민자당에 대한 국민실망,전ㆍ월세값 폭등,주식폭락,부동산등귀,물가불안에 겹쳐 KBS사태,불법파업등 산업현장의 불안요소가 가중되어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킨 데서 비롯되었다는 진단에서 나오고 있다. 이같은 현실진단은 현재 나타나고 있는 사실들을 비교적 굴절없이 그대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 바탕에는 지난 2년여에 걸쳐 보여준 6공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나아가 현정권,대통령에 대한 기대감 상실이 깔려있다는 것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번 담화문에서 제시하고 있는 국정처방은 대충 ▲단호하고 엄정한 법집행 ▲기업의 부동산투기 근절및 불로소득중과 ▲노동운동의 정치투쟁화 강력대처 ▲기업의 투자의욕 고취ㆍ경쟁력 향상,기술개발 지원 등으로 되어 있다. 이와함께 장기적으로 근로자ㆍ서민의 주택건설,농어민과 저소득계층의 복지정책추진을 다짐하고 있다. 이러한 국정처방은 일견 총론적 방향제시에 그친 감이 있어 다소 아쉬운 점이 있으나 내각차원에서 가시적인 후속조치가 뒷받침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그 행간에 담겨있는 의미를 곱씹어 보면 상당한 정책의 무게를 알 수 있게 한다. 첫째,노조의 정치투쟁에 대한 강력한 대처의지는 KBS사태,현대중공업사태 등에 대해 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를 선명하게 밝힌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정부는 이들 사태의 본질이 노사간의 문제가 아닌 노조의 정치투쟁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통치권자의 이러한 의지천명은 정부가 이 문제를 적당히 넘기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대기업과 증권ㆍ보험회사등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비업무용은 물론 「과도한」 부동산은 강제매각해서라도 처분토록 하여 기업이 생산활동보다 부동산투기를 통해 이익을 챙기는 풍조를 고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강제매각」을 직접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정부의 행정적ㆍ정책적인 유도와는 그 강도를 크게 달리하고 있어 매우 주목된다. 이는 6공이후 지속되어온 기업의 자율성,금융의 자율화 정책노선에 비추어 보면 대단한 선회라고 할 수 있으며 앞으로는 기업과 금융의 국민경제성을 강조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판정기준 강화,그리고 기존보유분에 대한 재판정에 이어 재무구조 불량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은 일단 「과도한」 부동산으로 분류될 것임을 예고해 주고 있다. 강제매각은 결국 해당기업이 부동산을 처분하지 않을 경우 모든 금융ㆍ세제상의 제재조치를 가차없이 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담화는 대통령의 총론적 처방제시와 함께 그 어느 때보다도 대국민협조를 강도높게 호소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앞날은 정부와 기업,근로자와 소비자등 모든 경제주체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있다면서 경제는 정부의 힘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러한 노대통령의 호소는 경제제반문제를 재정ㆍ금융을 통해 해결하려는 정부의 정책수단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며 권위주의체제 시절의 통치자가 사용하던 충격적인 비상조치는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우회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정부의 힘이나 지시로 모든 것을 해내라는 것은 또다시 권위주의체제로 돌아가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한 대목이 바로 이를 두고 말한 것이다. 이번 담화는 전체적으로 보아 시국상황이 경제난국과 겹쳐 심각한 상황에 와있다는 대통령의 시국인식이 솔직하게 나타나 있고 이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앞으로 6개월여 남은 금년말까지 무언가 보여주겠다는 것을 국민에게 약속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날 상오의 담화문발표에 이어 하오에 있은 노대통령과 민자당의 김영삼ㆍ김종필 두 최고위원,박태준최고위원대행의 청와대 4자회동에서 그동안 실추된 집권여당의 대국민신뢰를 끌어낼 수 있도록 결속하고 단합키로 다짐한 것도 이같은 약속의 추진력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총체적 난국」상황에 통치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뛰어들어 「시한부」로 대국민약속을 했음에도 상황의 개선이 국민들의 피부에체감되지 않는다면 6공정부는 최대의 시련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의 담화는 스스로에게 난국극복의 책임과 의무의 굴레를 씌웠다고 할 수 있으며 현내각과 9일 창당전당대회를 갖는 집권여당 민자당의 앞길도 노대통령과 함께 공동운명체로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담화문발표로 국정최고책임자의 난국극복을 결연한 의지표명과 총론적 방향제시가 이루어진 만큼 앞으로 그 성패는 내각을 중심으로 한 관계부처의 확실한 후속조치와 그 실천력여부,그리고 각 경제주체의 협조등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노대통령 시국관련 담화 전문 우리나라가 정치ㆍ경제ㆍ사회 각분야에 걸쳐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때문에 국민의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 대해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6ㆍ29선언이후 지난 3년동안 이 땅에 민주주의를 열고 새로운 질서를 정착시키기 위해 온 국민이 노력해 왔습니다. 우리의 민주화과정은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으며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도 아직까지 진통이 따르고 있습니다. 요즈음 국민의 불안이 높아진 것은 민생치안ㆍ법질서의 문란 등 전환기적 현상이 가시지 않은 데다 최근의 몇가지 사태가 상승작용을 한 데서 빚어지고 있습니다. 3당통합으로 정치적 안정의 바탕이 마련되었으나 체질이 다른 정치세력을 통합하여 새로운 여당을 창당하는 과정에서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 주었습니다. 정부는 정책의 일관성에 대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국민은 정부의 안정의지조차 믿으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집값이 올라 내집마련의 꿈이 멀어진 수많은 국민들의 허탈감,전ㆍ월세값이 뛰어 이사를 해야 하는 서민의 고통이 컸습니다. 여기에 물가가 불안하고 한때 주식값이 크게 떨어져 경제에 대한 불안심리도 높아졌습니다. 올들어 국민여러분의 새로운 인식과 근로자들의 자세로 노사분규는 크게 줄어들고 노사관계가 크게 안정되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방송인 KBS의 장기 불법 제작거부사태와 이에이은 현대중공업의 불법파업이 사회불안을 확산시켰습니다. 이같은 모든 현상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깊은 책임을느낍니다. 저는 늦어도 금년말까지는 국민여러분이 안심할 수 있을 정도로 정치ㆍ경제ㆍ사회의 안정을 이루도록 비상한 각오와 자세로 국정을 이끌 것입니다. 정부는 이 기간안에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가려 이를 강력히 추진하고 특히 다음과 같은 노력을 집중적으로 벌여 나갈 것입니다. 저는 그것이 실효성을 나타내고 정착될 때까지 앞장서 독려하고 필요한 조처를 취해 나갈 것입니다. 첫째,법을 어기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정한 법집행으로 이 사회의 질서를 바로세울 것입니다. 법질서 파괴해행위를 방치할 경우 경제가 제대로 될 수 없고 민주발전의 기틀이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도 법질서를 확립할 것입니다. 둘째,대기업과 증권,보험회사 등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비업무용 부동산과 과다한 부동산은 강제매각을 해서라도 처분토록 하고 기업이 생산활동보다 부동산투기를 통해 이익을 챙기는 풍조는 고치겠습니다. 이미 공포된 토지공개념관계법과 4월13일발표한 부동산 투기억제대책을 통치권 차원에서 강력히 실천토록 할 것입니다. 불로소득에 대해 세금을 더욱 중과하고 땀흘려 일하여 얻은 소득과 이윤은 더욱 보호받을 수 있도록 세제를 개혁할 것입니다. 셋째,합법적인 노동운동은 최대한 보장하겠지만 불법분규나 노사관계를 이탈한 정치적 목적의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처하겠습니다. 넷째,기업의 투자의욕을 고취하고 제조업의 경쟁력 향상과 기술개발을 최대한 지원하여 우리 경제의 안전성장을 이루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근로자와 서민을 위한 주택건설,농어민과 저소득층의 복지향상을 위한 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집권당의 책임자인 저는 민주자유당이 하루빨리 단합된 모습을 갖추도록 하고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씻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경제가 경쟁력이 떨어지고 무역수지가 적자로 반전되는 등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경제는 현재 7% 내외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고 고용과 경기도 나쁜편이 아닙니다. 수출도 완만하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들어 물가가 4.7%로 다소 높게 올랐으나 연말까지 7∼8% 수준에서 그 고삐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사회에 짙게 깔린 불안심리가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데 있습니다. 우리 경제의 앞날은 정부와 기업ㆍ근로자와 소비자,모든 경제주체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부터 우리가 자신을 갖고 노력하면 우리 경제는 건실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경제는 정부의 힘만으로 되지 않습니다. 물가만 해도 그렇습니다. 정부의 실책도 없지 않았지만 지난 3년간 임금이 1백% 가까이 오르는데 물가가 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가가 오르면 서민과 근로자가 먼저 피해를 입고 우리 경제의 경쟁력도 약화되게 마련입니다. 스스로는 사치한 생활로 과다한 소비풍조를 조장하면서 다른 사람을 탓하고 정부의 책임만 추궁하는 데 그친다면 우리 모두의 고통만 더해질 뿐입니다. 지금은 모두가 자기의 직분을 다하고 있는지 성찰할 때입니다. 우리 사회성원 각자가 해야 할 일,자기가 맡은 몫을 다해야 잘 사는 나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정부의 힘이나 지시로 모든 것을 해내라는 것은 또다시 권위주의체제로 돌아가자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민주주의 사회는 국민의 뜻과 국민의 힘으로 운영되는 사회입니다. 각계 국민 여러분이 이 나라의 주인은 바로 국민 스스로라는 민주시민의식을 갖고 맡은 바 자기의 직분을 다해 주어야 합니다. 지금은 나라가 어려운 때입니다. 발전의 길로 나갈 수도,또한 혼란의 길로 떨어질 수도 있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정부가 할 일은 대통령인 이 사람이 책임지고 하겠습니다. 기업인ㆍ근로자ㆍ소비자인 국민 여러분 모두 우리 경제를 일으키고 나라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앞장서 주셔야 합니다. 저는 특히 다음 사항에 대하여 각계 국민 여러분께 각별한 협조를 구합니다. 발전의 혜택을 더 입은 기업인과 경제계 여러분은 오늘 이 시각 국민의 바람이 무엇인지 직시하여 이 사회의 안정기반을 튼튼히 할 수 있는 일을 자율적으로 해주기 바랍니다. 갈등의 소지가 되고 있는 토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활동에 꼭 필요하지 않은 부동산은 스스로 처분하고 노사와 국민화합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주어야겠습니다. 근로자 여러분은 이제 더 열심히 일하고 생산성을 높여 주어야 합니다. 임금인상을 생산성 향상의 범위내로 자제해 주어야 합니다. 임금과 근로조건은 최근 2∼3년간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우리 경제를 키우면서 어려움을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지금 근로자와 서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집문제도 92년까지 짓는 2백만채의 주택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면 크게 호전됩니다. 이처럼 과감하게 집을 지어가면 앞으로 10년안에 누구나 손쉽게 내집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어려움을 맞을 때마다 우리 국민은 단합하여 그 고비를 슬기롭게 극복해 왔습니다. 이 사회에 큰 영향력을 가진 언론과 지도층은 정부의 잘못도 비판하지만 이 사회의 그릇된 풍조를 바로잡는 데도 소신있게 나서 주어야 합니다. 여유있는 계층은 과도한 소비와 사치를 자제하고 화합하는 사회를 이루는 데 더 큰 책임을 져 주어야 합니다. 이와같이협조해가면 현재의 국면은 머지않아 극복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려움을 이기며 민주주의를 후퇴시킬 수 없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민주주의를 후퇴시킬 수 없습니다. 우리는 냉전의 벽이 허물어지고 동서독일이 사실상 한나라가 되고 있는 세기적 변혁을 맞고 있습니다. 반세기동안 우리에게 금단의 땅이었던 북방세계도 열렸습니다. 변화의 큰 물결은 한반도에 밀려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이룩한 민주발전과 번영,북방정책의 결실을 바탕으로 이제 통일의 길을 본격적으로 열어가야 합니다. 민족사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대한 시기입니다. 저와 정부는 비상한 자세로 나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협조를 호소합니다.
  • 현안의 「난국수습」 정치적 조율/국회 3개상위 소집 언저리

    ◎“정치권 경색이 위기상황 초래”공감/여야의 인식달라 처방제시 불투명 국회 노동위와 외무통일위가 4일,문공위가 7일 각각 소집됨으로써 최근의 난국을 풀어 나가기 위한 정치권의 타결책 모색이 본격화 된다. 여야는 이번 상임위 활동을 통해 현대중공업사태와 연관된 노사문제,KBS사태와 언론사노조들의 동조제작거부 움직임,노태우대통령의 방일과 재일한국인의 법적지위문제 등 현안들을 중점적으로 다룰 전망이다. 이들 문제외에 증시침체와 부동산투기심화,물가앙등 등의 경제현안들은 지난달 중순 소집됐던 재무ㆍ경과ㆍ건설위등 관계상위에서 문제시 삼았던만큼 정부쪽의 대처움직임을 조금 더 지켜보자는 것이 여야의 대체적인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상임위 소집은 현재의 정치ㆍ경제ㆍ사회적 상황이 「총체적 난국」이라는 데 대해 여권은 물론 야권도 함께 절감한 데 따른 것임은 물론이다. 위기상황 자체가 정치권 전반의 경색된 분위기와도 연관됐다고 할 수 있으므로 여야가 적어도 머리를 맞대고 고심하는 모양이라도 갖춰야 한다는 본질적인 책임감의 발로라고도 할 수 있다. 그만큼 최근 일련의 상황들이 자칫하면 사회 전반에 파국을 야기할 만큼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데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외견상 이번 3개 상임위소집은 평민당의 요규에 민자당이 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게 됐다. 그러나 속사정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여권 역시 야권 못지않게 적극성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이는 노동ㆍ외무통일위 소집이 지난 주말 단한차례의 여야총무회담에서 합의를 보았고 문공위 역시 4일 상오의 첫번째 여야간사회의에서 결론이 난 점에서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민자당은 현재의 난국이 3당통합이후 더욱 심화됐다는 여론의 질색이 더욱 거세지자 그동안 국회차원의 대책논의 주장에 미온적이었던 태도를 바꾼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여야의 적극적인 자세에도 불구하고 이번 상임위활동에서 뚜렷한 처방전이 나올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지난달의 5개 상임위처럼 여야의원들간의 정치적 공방만 되풀이하다 아무런 결론없이 끝날 가능성이 오히려 크다고 할 수 있다. 여야가 현안에 대한 기본적 인식에서부터 궤를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은 노사분규와 경제상황 악화등 일련의 사태를 별개로 인식해 분야별로 적절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각론적 대응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에비해 야권은 현재의 위기상황이 현 정권의 통치력부족과 3당통합에 따른 여권의 내분,그리고 민주화ㆍ개혁조치의 후퇴때문이라는 총론적 해석을 하고 있다. 여기에다 민자당은 민정ㆍ민주ㆍ공화 3계파가 각기 다른 목소리로 처방전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상임위에서도 확고한 대처방안을 도출해 내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단 하룻동안 열리는 이번 상임위에서는 현안사태들의 전말과 문제점,부작용들을 전체적으로 정리하고 국회차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는 데서 의미를 찾아야 할것 같다. 노동위에서는 현대중공업에 대한 공권력투입과 최근 노조간부들에 대한 집단구속및 수배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루어질 전망이다. 야당의원들은 특히 노사분규의 확산이 노동정책 부재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고주장하고 노동부장관에 대한 인책을 요구할 방침이다. 노사분규에 대해 야당의원들은 정부가 노사간의 자율적 해결보다는 탄압일변도로 대처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에서도 노사간 타결의 여유가 있었음에도 정부측이 무리해서 공권력을 조기에 투입시켰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노사문제를 다루는 정부측의 입장이 사측에 편향돼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비해 여당의원들은 노동권의 연대파업과 대형노사분규에 대한 근본적인 치유책을 정부측에 적극 따질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원들은 또 상당수 분규현장에는 외부 불순세력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아래 외부세력의 차단방안과 실체규명을 추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동위에서는 특히 노조간부들에 대한 형사처벌의 적법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무통일위에서는 지난달 30일 한일 외무장관회의에서 합의된 재일한국인후손의 법적지위개선방안이 현실적 관점에서 과연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놓고 여야의원들의 집중적인 추궁이 있을 전망이다. 여야의원들은 일제의 희생자라고 할 수 있는 재일한국인 1,2세들에 대한 근본적인 차별제도가 해소되지 않은 이유와 경위를 따지겠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야당의원들은 현실적 타결이 되지 않은 만큼 노대통령의 방일도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당의원들은 지난 4월 법사ㆍ내무위에서 거론했던 민자당 김영삼최고위원의 방소비사에 대해서도 문제삼을 태세다. 7일의 문공위는 방송사들의 공동제작거부움직임이 소집전에 해결될지의 여부가 상임위 활동의 강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원들은 그러나 그동안 여러차례 공표해왔던 것처럼 KBS에 대한 공권력재투입이 정부측의 언론장악을 위한 폭거라고 주장하면서 최병렬공보처장관과 서기원KBS사장의 퇴진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구속된 KBS노조원 11명에 대한 석방도 강력히 촉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문공위는 특히 권정달씨를 소환해 언론통폐합의 진상을 규명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의원들간에 설전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KBS사태와 관련해 김용갑 전총무처장관을 소환할지 여부도 주목거리다.
  • 분규현장 파급 “사전차단”포석/KBS사태 정부 담화의 저변

    ◎“자율복귀 안하면 강경대응” 의지 표명/방송구조 개편과 연관… 노동권연계고리 단절 겨냥 정부가 23일 내부ㆍ법무ㆍ노동부,공보처장관 등 4부장관의 명의로 「KBS사태에 대한 정부담화문」을 발표한데는 크게 보아 다음과 같은 3가지의 뜻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는 KBS사태를 보는 정부의 시각과 이에 대응하는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시켜 KBS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양보종용이며 둘째는 KBS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파생되는 각종 부작용을 우려,더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정부의 긴박한 대응의지 천명,셋째는 춘투시점에서 파급효과의 차단과 오는 25일로 예상되는 현대중공업의 총파업 움직임에 사전쐐기를 박고자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이와같은 다목적 성격의 담화문속에 특히 내재시키고 있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방송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정부의 강경한 의지표명이라 할 수 있다. 정부가 그동안 KBS노조에 대해 방송정상화를 요구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번의 경우는 제작거부 사원들이 자율적으로 정상위치로돌아가지 않을때는 「타율」로라도 KBS의 파행적인 방송운영을 바로잡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즉 공권력 재투입등에 이은 정상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겠다. 정부담화문은 종전의 권유적인 내용과는 달리 강경한 용어로 이번 사태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는데다 말미에 『정부는 KBS정상화를 위해 어떤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수 없다』고 분명히 언급했다는 점에서도 정부가 KBS사태에 임하는 대응강도가 한단계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정부부처에서는 아직까지 「필요한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KBS사태와 관련해 정부대변인인 공보처장관의 발표문이 두번 나왔으나 이번에는 공안ㆍ노동부서 관계장관들이 정부담화문에 처음으로 「합세」한 것도 시사하는 범위가 넓은 것으로 해석된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이제는 KBS사태를 정부의 1개 관계부처가 아닌 범정부적 차원에서 대처해 나가겠다는 「경고」의 의미로 해석되며 그만큼정부의 대응강도폭이 어떠한지를 반증해 주는 것이다. 정부는 최근 몇차례의 관계기관 대책회의 결과 KBS사태가 장기화될수록 극한으로 치달아 수습의 돌파구를 찾기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조기수습만이 후유증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조기수습을 위한 「수순」을 밟지 않을 수 없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정부는 KBS가 언론기관이라는 점을 감안,그동안 인내심을 갖고 대처해 왔지만 이제는 그 인내에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요즈음 대기업체에서 뿐 아니라 일반 중소기업체들도 KBS에 대한 정부의 인내를 「특전」이라고 몰아붙이며 형평에 어긋난다고 비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22일 노조간부의 구속을 이유로 파업을 결의하면서 『정부가 농성중인 KBS사원 1백17명을 연행했다가 전원 석방하면서 산업현장의 노조간부를 구속한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 』며 정부를 비난하고 있는 것이 그 한 예라는 것이다. 지난 12일 KBS에 공권력을 투입한 직후 제작거부 사태로까지 번져 방송이 파행운영되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대화」를 기대하며 정부권위가 도전받게 방치해 둘 수 없다는 강경인식이 최근 정부내에서 다시 일기 시작한 것도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는 특히 KBS사태가 시간이 지날수록 수습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정부 대 전노동단체와의 대리전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고 파악,노동운동권의 연결고리 차단을 급선무로 생각하고 있다. 정부의 당초 방침이 「수의 힘」에 밀려 후퇴할 경우 그에 따른 역기능은 곧바로 노동현장에 파급돼 최근 정착돼 가고 있는 노사간의 「산업평화의지」가 크게 쇠퇴,올해에도 지난해처럼 노사분규의 회오리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와관련,현대중공업 파업움직임과 5월1일 노동절 임박도 KBS사태에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정부는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어떤 형태로 KBS사태를 조기수습할지는 미지수이지만 그것은 앞으로의 방송구조개편과도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병렬공보처장관이 지난 19일 KBS사태와 관련해 국회문공위에 출석,답변한 내용중 민간TV허용ㆍKBS 3TV(교육방송)독립ㆍ한국방송통신공사(가칭)설립 등이 향후 KBS위상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KBS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든 시점에서 정부의 방송구조개편은 보다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방송구조개편을 하는 과정에서도 제2의 KBS사태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주장대로 방송구조개편이 절대 방송장악 음모가 아니라는 합리적인 논거를 사전에 충분히 제시해야 할 것 같다.
  • 객장소동은 지나치다(사설)

    폭락하는 주가때문에 소액투자자들이 객장에서 크게 소요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심정은 이해하지만 이런 난동은 잘못된 일이다. 주가가 수렁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것에는 국민들 모두가 대단히 걱정스러워 하고 있다. 건전한 산업자본의 조달을 위해 중추가 되어야 할 주식시장이 기능마비가 된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과 같은 주식시장의 침체가 암담한 경제정황을 선행해서 보여주는 것이므로 불황이 빨리 극복되기를 염원한다. 국민의 염원이 그렇다고 해서 주식투자자들이 객장에서 난동을 부려도 괜찮은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걸핏하면 집단의 힘을 시위로 과시해서 탈법적으로라도 해결을 보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그 체질이 곤란하다. 또한 기본적으로 증권투자란 잘되면 일확천금도 할 수 있는 일종의 모험이다. 본질적으로 투기성을 띠고 있는 투자행위인 것이다. 제도금융의 이익률을 몇배 몇십배 상회할 만큼 벌어도 불법이 아니듯 원금을 밑져도 하소연할 곳이 없는 것이 주식투자인 것이다. 철저하게 자기책임하에 관리하는 자기자본의 투자가 손해를 보고 실패를 했다고 해서 폭력시위를 하고 전광판을 끄고 기물파괴를 한다는 것은 지나친 일이다. 우선 주가의 폭락이 몇몇 증권회사나 그 점포의 실수로 빚어진 일이 아니다. 또 이런 방법으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 거기다 대고 정권퇴진을 요구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주식시장의 침몰이 증권정책의 실책에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고,공개회사들의 무책임한 이익추구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의 증권정책을 포함한 경제정책 전반에 걸친 실패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손해를 입혔다는 주장에도 타당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선거공약이나,집권공약이 내보이는 장미빛 환상에 이끌려 피땀의 결정인 영세한 목돈이나 주부의 장롱밑 귀한돈이 충동적으로 주식시장으로 흡수된 것도 사실이다. 더러는 유일한 재산인 사는 집까지 처분해서 단기차익을 노려가며 덤벼든 다소 무모한 투자자도 없지 않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이번의 폭락사태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그러나 애당초 그런 위험한 투자를 한쪽에도 책임의 상당부분이 있다. 그런 뜻에서는 증권사들에게도 도의적 책임이 상당히 있다고 생각한다. 고객구좌를 늘리는 욕심에 덮어놓고 끌어들인 혐의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반드시 이익만 보는 것이 주식투자는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시키고 무모한 모험을 견제해주는 역할을 증권사는 했어야 했다. 증권이란 왕창 남길 수 있는 불로소득이기나 한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 우리사회의 안좋은 예비지식이 불식되기까지 누군가 그 일을 했어야 한다. 또한 소액투자자에 대한 보호장치같은 것도 구상했어야 하고 이제부터라도 해야 할 것이다. 「국민주 보급」이라는 카드로 민심에 접근할 당시부터,이런 사태는 충분히 예측되던 일이었다. 어쨌든 증권가의 잇단 불법소요는 부당한 것이고 해결방법도 아니다. 파동은 기왕 벌어진 정황이므로 신중하게 기다리며 파국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만이 슬기로운 처신이라고 생각한다.
  • 미 상원군사위 청문회 내용

    ◎작전권 한국이양은 92년께 가능/주한군 10%이상 감축할 땐 위험/유지비부담 13%… 총3억2천만불 미 상원군사위(위원장 샘 넌 의원ㆍ민주ㆍ조지아주)가 19일 부시 행정부의 아태지역 전략평가보고서 제출과 관련,국방부와 국무부의 고위관리 4명을 출석시켜 2시간여동안 개최한 청문회의 주요 질문과 답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샘 넌 위원장=주한미군과 주일미군에 대한 양국정부의 유지비 부담은. ▲앨런 홈스 대사(국무부 방위비분담 문제담당대사)=한국정부의 부담률은 13%가 조금 넘으며 일본정부의 부담률은 직접비 35%를 포함,41%이다. ­넌=한국의 경제발전에 따라 유지비 부담률이 증대될 전망은. ▲폴 울포위츠 국방차관=한국의 국방비가 지난 10년사이에 3배가 증가했다. 우리는 이에 힘입어 주한미군 감축을 검토할 수 있게 됐다. 체니 국방장관이 지난번 서울방문때 이 문제를 거론했으며 앞으로 협상이 계속될 것이다. ▲홈스=한국은 연합방위증강계획으로 89년 4천5백만달러,90년에 7천만달러를 증액했다. 미군유지비로 90년에 3억2천만달러를부담하고 있으며 유지비증액과 유지비에 새로운 항목을 추가하는 것 등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넌=주한미군과 주일미군에 대한 양국정부의 유지비 부담률 인상목표는. ▲홈스=우리는 목표를 설정해서 협상중이다. 공개석상에서 말하기는 어렵다. ­존 워너 의원(공ㆍ버지니아주)=지난 51∼52년의 한국전때 유엔군과 함께 전투한 한국군은 가장 훌륭한 군대였다. 40년이 지난 오늘날 한국군이 왜 주도적인 방위역할을 맡지 못하는가. ▲울포위츠=북한은 40년전 에치슨 국무장관의 발언을 오판,잘못된 결론을 내렸다. 미국이 한국방위에서 주도적 역할을 내놓으면 북한이 오판할 가능성이 있다. ­워너=그렇다면 주한미군 감축으로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할 위험성은. ▲울포위츠=10%정도의 감군은 괜찮다고 본다. 그 이상의 감축은 현재로서는 북한에 위험한 신호를 보내게 될지 모른다. ­워너=북한 지도층에서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주한미군감축과는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윌리엄 펜들리 해군소장(미태평양사령부 기획국장)=김일성이 많은 일상업무를 김정일에게 넘겨주고 있다. 남북대화의 진전이 미군감축을 용이하게 할 것이다. ­존 매케인 의원(공ㆍ애리조나주)=유엔사를 해체하고 새로운 군사체계를 만들어 지휘권을 한국 장성에게 넘기는 시나리오를 검토하기 시작해야 하지 않는가. ▲펜들리=지휘체계가 어느 정도 조정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휴전이 유엔사에 의해 성립돼 존속되고 있으며 북한의 위협이 크다는 점이다. ­티모디 워스 의원(민ㆍ콜로라도주)=팀 스피리트 훈련때 소련을 참관단으로 초청하지 않은 이유는. ▲울포위츠=한국과 소련의 수교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칼 레빈 의원(민ㆍ미시간주)=작전지휘권의 한국군 이양과 한국정부의 미군 유지비 증액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칼 포드 부차관보(국방부 국제안보국 동아태국)=조만간에 한국군의 주도적 역할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 평시에는 한국장성이 지휘권을 갖게 될 것이다. ­레빈=언제쯤 이루어질 것인가. ▲포드=체니 장관이 한국방문에서 거론한데 따라 논의중인데 우리는 1단계중인 92년경에지휘권의 조정이 있기를 원한다. ­레빈=앞으로 왜 2년이 더 필요한가. ▲포드=한국에는 미군의 존재,그리고 미군장성의 지휘가 북한의 침략저지에 중요한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종종 작전지휘권의 이양문제가 제기됐지만 안전하게 이양되려면 2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레빈=FA­18전투기 1백20대를 확보하는 한국의 차세대전투기 구매계획(KFP)은 일본의 전투기개발계획인 「FSX의 아들」이라는 얘기가 있다. 이 계획으로 한국이 항공산업을 발전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울포위츠=공동생산이기 때문에 FSX와는 달리 새로운 기술이전 문제는 없을 것이다. ­워스=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이유는. ▲울포위츠=북한과 같이 조그만 나라가 핵무기를 개발할 이유는 결코 없다고 본다.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안전협정 가입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 세종대의 휴업조치(사설)

    세종대가 무기한 임시 휴업조치를 취했다. 그동안 숱한 파행을 거듭해 온 이 학교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결국 휴업사태라는 최악의 상태까지 간데 대해 정말로 실망을 감출 수가 없다. 우리는 지난 몇달을 두고 학내 갈등으로 인해 거듭되는 분규의 악순환만을 보아왔기에 실망과 함께 사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9월 분규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이 학교는 수업거부ㆍ농성ㆍ기물파괴ㆍ고발이라는 부정적인 측면만을 보여왔다. 학교당국은 물론 교수ㆍ학생들이 제각기 나름대로 문제수습에 노력해 온 것을 모르지 않으나 결과는 이같은 휴교조치라는데서 모두가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본다. 책임이 어디에 있든 이같은 사태는 너무나 심각한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이성적이어야 할 대학에서 결국은 감정적인 대립으로,자칫하다간 파국이 될지도 모를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은 어떤 말로도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이다. 분규를 풀 실마리는 없었나 하는 것을 모두에게 묻고 싶다. 요즘의 우리 사회는 모든 것을 힘만으로 처리하려는데서 숱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부작용을 빚고 있다는 느낌이다. 세종대의 사태도 바로 이같은 발상에서 비롯됐고 그런데서 이같은 결과를 빚었다고 본다. 수업거부,기물파괴가 그렇고 무기한 휴업,고발조치가 모두 자기의 주장만을 억지로라도 관철시키려고 하는 풍토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것이 가져올 후유증을 대학인답게 유념했어야 했는데 그러지를 못했다는 점 또한 유감스럽기 그지없다. 문제는 학교 당국이나 교수ㆍ학생들 다같이 너무나 감정적으로만 일을 해결하려는데서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몇달동안 진지한 대화를 볼 수 없었다는 점이 이를 잘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우리의 사학은 재단의 비리와 문제점 등으로 상당한 진통을 겪어왔다. 학내 분규의 대부분이 이것이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이 문제가 하루라도 빨리 시정되어야 할 것이나 해결방법을 두고 학교측과 학생들 사이에 상당한 시각의 차가 있는 게 사실이다. 문제의 접근방법 또한 다르다. 학교측은 애써 모든 것을 감추려고 하거나 외면하고 학생들은 무조건 자신들의 주장의 관철이나 반대로 일관해 오고 있다. 양측 모두 허심탄회하게 모든 것을 내놓고 대화를 할때 문제를 풀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이 크게 결여돼 있다. 또한 무기한 휴업으로도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데에 심각성이 있다. 이 점을 관계자들은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성적인 문제에의 접근 이외에 달리 방법이 없음을 강조한다. 그것은 대화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고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일이다. 휴업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학교 당국의 뜻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공권력 개입­대량제적 사태­장기간 휴업­휴업해제로는 사태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세종대는 그렇게도 해결이 어려운 많은 문제를 지니고 있는 학교라는 듯한 인상을 더이상 주어서는 안된다. 이번의 휴업조치를 계기로 문교부는 최근의 총장선임을 둘러싼 학내 분규의 근본원인 치유에 적극 나서 줄 것을 당부한다.
  • 착실한 통독행보와 한반도(사설)

    미리 준비된 계획표대로 착착 진행되는 듯한 인상마저 주는 독일통일의 행보를 보는 우리의 마음은 한마디로 부럽고 착잡하기만 하다. 불과 6개월전만해도 상상키 힘들었던 조기통독은 지금 확고부동한 눈앞의 현실로 실현되어 가고 있는데도 우리의 분단상황에는 이렇다할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순조로운 통독의 행보를 지켜보며 한반도의 상황을 다시 한번 냉철히 반성하고 재검토해 새로운 대응책을 강구해 나가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조기 통일의 달성을 위한 동ㆍ서독의 노력은 12일 자유총선에 의해 선출된 비공산 동독정부의 출범과 동독정부를 구성하는 5개 정당의 통일을 위한 「정부계약」합의로 본궤도에 진입했다. 새 동독정부의 「정부계약」은 통일방식의 경우 동독이 분단이전의 5개 주로 재편,서독연방에 가입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는 서독기본법(헌법) 23조에 따르기로 하고 통일 독일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잔류케 하며 양독통화의 환율은 1대1의 환율로 하는 한편 오는 7월1일까지 사회ㆍ경제통합을 달성한다는 내용이다. 이것은 한마디로 서독에 의한 동독의 흡수통일이라는 서독정부의 기본방식에 새 동독정부가 동의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서독과 견해를 달리하고 있는 부분은 마르크화의 환율부분으로 서독정부는 서독마르크의 대동독 마르크환율을 1대2로 할 것을 고집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협상을 통한 정치적 타결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일 독일의 나토 잔류문제도 반대하고 있는 소련이 잠정적인 나토,바르샤바 동시 잔류안을 내는등 타협의 여지를 보이고 있어 해결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이며 장애물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제 동ㆍ서독은 부활절 휴가가 끝나는 17일부터 본격적인 통일협상에 들어간다. 우선 실무급 협상을 거쳐 23일부터 1주일간 동ㆍ서독총리,외무장관회담이 이루어지며 이 자리에서 「통화통합,경제ㆍ사회공동체 창설에 관한 조약」의 최종 초안이 마련되고 2개월내에 조인해 7월1일까지 1단계 통일의 사회ㆍ경제통합이 달성된다. 이와 병행해서 4월 말부터 통독을 위한 전승 4국과 동ㆍ서독대표간의 이른바 「2플러스4」회담이 진행된다. 12월엔 서독국민이 총선을 통해 통일문제에 대한 선택을 하게 되며 콜 서독총리의 예상대로라면 내년 후반에 동ㆍ서양독 자유총선이 실시되어 통일 독일의회가 발족되고 완전통일을 달성한다. 동ㆍ서독지도자들이 구상하고 국민들이 기대하는 통일의 시간표다.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돌발사태가 없는 한 그런 수순으로 전후 최대의 국제정치적 사건이 될 독일통일이 이루어질 것이 아닌가고 보는 것이 많은 관측통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독일인들은 그것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특히 서독은 헌법의 경우 등에서 보는 것 처럼 분단이후 줄곧 통일에 대비하고 모든 문제를 통일의 시각에서 처리하면서 기회를 기다려 왔다. 그리고 고르바초프의 등장과 동유럽의 대변혁,통일을 저해하던 냉전질서의 붕괴라는 절호의 기회가 왔을때 모든 것을 총동원한 신속한 움직임으로 통일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지금 보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 독일통일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면 그것은 동시에 한반도 통일의 달성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동ㆍ서독과 남ㆍ북한의 분단은 모두 동ㆍ서 냉전체제의 산물이다. 그리고 냉전의 종결로 분단이 해소되어야 한다면 한반도가 먼저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한반도의 상황은 이렇다할 어떤 변화의 조짐도 보이지 않고 있다. 처한 현실과 상황이 다르다면 적어도 통일의 토대만이라도 마련되어야 할 기회가 아닌가. 그 전제조건이 될 북한의 개방과 개혁을 기다리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필요하다면 강요라도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기회는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정쟁같은 일에 정신을 팔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라/송복연세대교수ㆍ사회학(KBS사태를 보며…)

    8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우리사회 어느 일각도 요동치지 않은 곳이 없다. 그 어느 구석이고 안정되고 정리된 모습을 찾아 보기란 가뭄에 콩보기보다 더 어렵다. 정계는 정계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우왕좌왕하고,학교는 학교대로 언론계는 언론계대로,심지어는 가장 낫다는 경제계까지도 방향타를 잃은 선체처럼 뒤뚱거리고 있다. 요 얼마 사이는 실명제 토지공개념 지방자치 타락선거 등으로 나라가 온통 갈팡질팡하더니,전세값 폭등 주가폭락으로 가장 기본이 되는 시민생활이 말이 아니게 강타를 당하고 있다. ○여전히 악수되풀이 여기에 KBS 무기한 제작거부사태까지 터져 나왔다. 도대체 어떻게 하잔 말인가. 어째서 난제들이 이렇게 줄을 이어 계속 되는가. 도시 나라를 결딴내자는 것인가. 이제 모두 손털고 그만 두자는 것인가. KBS사태를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 없다. 정부는 정부대로 잘못하고 있고,KBS노조는 노조대로 잘못하고 있다. 단순히 잘못하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다 아주 나쁘다는 생각이다. 정부의 하는일도 그렇고 KBS도 방송 안듣고 안보아도 좋으니 모두들 그만 나가주었으면 싶다. 흔히 우리 사회내에 자주 거론되는 양비론이 어쩌면 이렇게도 절실히 체감될 수 있겠는가. 정부는 무슨 일만 터지면 공권력부터 투입하고 연행부터 해 놓고 보자는 버릇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고,노조는 노조대로 마음에 안들면 거부하고 기분에 안차면 파업부터 해놓고 보자는 악수를 여전히 되풀이 하고 있다. 어떻게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들이 그렇게도 치졸한가. 어떻게 냉정이라는 것을 그렇게 깡그리 버릴 수 있겠는가. 머리를 가지고도 어떻게 지성이라고는 하나도 들어 있지 않고 어떻게 그렇게 야만으로만 가득찰 수 있겠는가. 국민은 그렇게도 안중에 없는가. 자기들 계산만 있고 자기들 이해관계만 있고 국민은 먼 발치로라도 보이지 않는가. 정부는 그렇다치자. 한해 두해 보아온 것도 아니고 지난 40년간 보아온 것이 아닌가. KBS부장단들이 하는 말 그대로 사태발생 24시간도 안돼서 공권력을 투입하는 것은 정말 개탄스럽기 한량없는 조치다. 또 부장단들의 주장대로 당국은 이번 사태에 KBS사원은 물론이고 국민에게 잘못되었음을 겸허하게 사과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제 제발 그 버릇 안갖도록 철저히 자성해야 한다. 우리도 이제 근대국가로 들어선지 60년대 이래 최소한 30년을 지냈다. 30년이면 꼭 한세대­그간 갈등체험도 많이 했고 그 갈등해결의 지혜도 많이 터득했다. ○갈등해결 지혜부족 한발짝만 더 물러서서 생각하면 얼마든지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을,아직도 초전박살 내는 방식을 택하고 있으니,지금이 어느 시대라고 그것이 통할 수 있겠는가. 그같은 초전박살은 국민소득 2천달러이하 시대에나 하는 행위다. 1인당 GNP가 벌써 5천달러를 넘어서면 갈등해결의 방식도 신중하고 느긋하고 여유있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성숙이라는 것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30년의 경험이 쌓이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KBS노조는 좀 나은가. 정부를 삿대질하고 우리는 잘했소 할만큼 잘하고 있는가. 지금 KBS노조가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공감하는 국민이 도대체 몇사람이나 될 것인가. 노조가 이렇게 이사회가 정당한 절차를 밟아 선출해 놓은 사장을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가. 노조가 사장을 선출할 수 있는가. 자기 비위에 안맞다해서 노조는 사장을 그렇게 무소부지로 거부할 수 있는가. 노조는 노조가 할 일이 있고 경영자는 경영자가 할 일이 있다. 모두다 자기 영역이 있고 자기 족보가 있다. 어떻게 남의 영역을 자기 영역인 양 그렇게 함부로 유린할 수 있는가. 어떻게 남의 족보를 자기 요구에 자기 구미에 안맞는다 해서 함부로 고칠 수 있는가. 이번에 KBS노조가 하고 있는 행동은 철저히 남의 영역에 대한 유린이며 월권행위다. 그 유린이 유린임을 모르고 그 월권이 월권임을 모른다면 KBS 노조야말로 격앙에 눈이 아직 뜨이지 못한 상태라 할 수밖에 없고,아직도 이성이 제자리를 차지하고 못한 상태라 규탄할 수밖에 없다. 사장은 경영으로써 말한다. 판사가 판결문으로 말하듯이 경영자는 오직 경영으로써 경영으로써 말할 뿐이다. 그가 누구이든 정당한 절차를 밟아서 선출되었다면 그 사람의 경영행위와 그 결과를 기다려서 내쫓든 파업을 하든결정할 일이다. 사장이 사장실 문턱에도 들어서기 전에 내가 요구하던 사람이 아니라 해서 거부한다면 그 이사회는 왜 있고,그 이사회의 선출행위는 왜 있었는가. 왜 원인행위는 받아들이고 그 결과는 수용하지 못하는가. 둘째로 KBS는 도대체 누구의 방송인가. KBS는 왜 존재하는가. KBS사원을 위해서 존재하는가. KBS노조를 위해서 존재하는가. 어떻게 국민을 그렇게 우습게 보는가. 도대체 시청자는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고,또 이용되어도 좋은 어질기만한 백성들인가. 어떻게 국민을 담보로 해서 파업할 수 있는가. 선생이 학생을 담보로 해서 「참교육」이란 명분으로 파업할 수 있는가. 성직자가 신도를 담보해서 기도를 거부할 수 있는가. 간호원이나 의사가 환자를 담보로 해서 진료를 중단할 수 있는가. 지하철노조가 승객을 담보로 해서 지하철운행을 중지시킬 수 있는가. KBS의 파업은 그 이상의 것이다. 교사도 성직자도 의사도 간호원도 지하철노조도 국민의 일부를 대상으로 할 뿐이다. KBS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다.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그 국민을 볼모로 잡아 제작을 거부한다면 그 KBS는 누구의 KBS인가. 그러고도 국민의 KBS라 할 수 있는가. ○누구위한 방송인가 우리는 병원을 국가의 종속기관이라 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지하철도 교회도 사원도 국가의 종속기관이라 하지 않는다. 그러나 KBS는 국가의 종속기관이다. 어떻게 종속기관을,개인에게 있어 척추를 마비시켜 놓고 얼굴을 들고 활보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더이상 KBS노조의 제작거부와 농성을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다. 우리는 더이상 KBS노조원의 유린과 월권행위를 계속 지켜볼 관용성을 갖고 있지 않다. 이제 제발그만 KBS도 정부도 제자리로 돌아가 달라. ○고침 본지 4월15일자 3면에 게재된 송복교수의 「KBS사태를 보며 제하기고중 「종속기관」은 「중추기관」의 잘못이었기에 바로 잡습니다.
  • 수출 올들어 첫 증가세로/4월 현재

    ◎14억8천만불…작년비 3.5%늘어/무역적자는 계속늘어 26억불 이달들어 수출이 지난 1ㆍ4분기의 감소추세에서 벗어나 증가세로 돌아섰고 수입의 증가세는 줄어들고 있으나 무역수지적자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14일 상공부에 따르면 수출실적은 4월들어 13일까지 14억8천9백60만달러로 전년동기에 비해 3.5% 늘어났고 수입실적은 22억2천7백50만달러로 7.5% 늘어났다. 올들어 지난 3월말까지 1ㆍ4분기동안 전년동기에 비해 수출이 1.3% 감소했고 수입이 12.6%나 크게 증가했으나 4월들어서는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증가세로 돌아섰고 수입은 증가세가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올들어 지난 13일까지 연간누계 수출실적은 1백53억7천9백10만달러로 전년동기의 1백55억6백50만달러보다 0.8% 감소했고 수입실적은 1백79억9천4백10만달러로 전년동기의 1백60억8천1백30만달러보다 11.9%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적자는 올들어 26억1천5백만달러에 이르렀고 이달 들어서만 7억3천7백9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올들어 무역수지적자는 지난1월 6억3천3백만달러,2월 6억9백만달러,3월 6억5백만달러로 매달평균 6억달러를 넘어서 3월말까지 연간누계 적자가 18억7천8백만달러에 이르고 있는데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4월중에 최소한 4억달러이상의 무역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 “「빼앗긴 문화재되찾기」캠페인을”/한ㆍ일 새 쟁점화…전문가들 견해

    ◎“석기유물등 일의 푸대접볼때 가슴아파”“사서ㆍ고문헌등 수만종 반환운동 벌여야” 한국인 골동품 중개상이 일본인 소장가로부터 우리 문화재를 뺏어온 사건은 한일문화재반환이라는 두나라간의 오랜숙제를 다시표면화시켰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일본인 소장가의 우리 문화재 기증의사 표현으로 일단락된데 반가움을 표시하면서 차제에 일본으로 유출된 우리문화재의 반환을 위해 한일 두나라 정부와 민간인 차원에서 적극적인 노력이 펼쳐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효재교수(서울대 박물관장)=결국 우리 문화재를 되찾게 됐다니 다행한 일이다. 문제의 문화재을 일본인 소장가가 한국에 기증하겠다고 한것은 일제시대부터 귀중한 우리문화재를 대량으로 강탈해간 일본의 한가닥 양심의 표현이라고 본다. 그같은 양심의 차원에서 앞으로 더 많은 문화재가 한국에 반환되기를 바란다. 반환문제가 제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선지 일본의 박물관에서는 한국 문화재를 진열하지 않거나 진열하더라도 귀중한 유물은 빼 놓는 것을 보았다. 또한 우리의 귀중한 석기시대 유물이 대학박물관 창고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한일협정 당시 문화재반환문제를 소홀히 처리한 결과 수많은 우리 문화재가 일본에 남아있게 된 것인데 이번일을 계기로 문화재 반환운동이 일어나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토개발을 앞세워 문화유적지를 불도저로 밀어붙이는등 우리의 역사를 스스로 비하시키는 태도를 고쳐야 하겠고 부동산 투기를 하듯 문화재를 투기 대상으로 삼는 태도 역시 삼가야 할 것이다. ◇박성수교수(정신문화연구원)=이번 사건의 방법에는 찬성하지 않지만 결과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한국문화재의 일본인 소장가들은 그 문화재가 어떻게 그들의 소유가 됐는지를 알 것이다. 일제의 무단통치시기 일본인들은 총독까지 관련될 만큼 조직적인 방법으로 한국의 문화재를 일본으로 빼돌렸다. 낙동강 가야유적의 경우는 송두리째 발굴하여 당시 화차 2대분량을 실어갔을 정도다. 귀중한 고문헌과 사서 수만종을 강제 몰수해 남산의 총독부관저 뒤뜰에서 불태우기도 했다. 차제에 양국정부와 민간인들이 합리적인 교섭을 하면서 우리 문화재의 반환과 소재확인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윤내현교수(단국대박물관장)=도난행위로 인해 이루어지긴 했지만 이런 식으로라도 귀중한 우리 문화재를 돌려받게 되어 일단 기쁘게 생각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의 반환을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해야할 것이다. 우리 문화재가 가장 많이 유출된 곳은 물론 일본이지만 미국이나 영국 등 서양에 있는 것도 적지 않다. 이 모든 것을 하루 빨리 돌려받아야 한다. 물론 정부차원의 교섭도 중요하지만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것은 민간차원의 교류와 설득으로 반환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화단체나 학술기관등 민간채널을 통해 많은 협조가 이루어져야 하리라고 본다. ◇이기동교수(동국대)=일본인에 의해 우리 문화재가 되돌려진다는 사실이 여간 반갑지 않다. 지난 65년 한일기본조약체결이후 「국교정상화」란 정치적 이슈에 밀려 문화재반환청구 문제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일본으로 유출됐던 우리 문화재가 일본정부나 국립박물관ㆍ미술관등에 속속 귀속되면서 되돌려받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간혹 일본인들에 의해 우리 문화재가 반환되는 경우가 있었으나 극히 드물었던 사실이고 보면 이번 경우 역시 희귀한 예가 아닐 수 없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번 일이 우리 정부의 문화재반환 노력에 불을 댕기고 특히 일본의 소규모 소장가들이 한국의 문화재를 반환하는 기폭제가 됐으면 한다.
  • 법원 검찰/「심야영업 구속」에 이견

    ◎“행정처벌도 가능”… 영장기각/법원/“단속위축 우려,손발맞춰야”검찰 검찰이 최근 새벽1시 이후까지 심야영업을 하는 유흥업소에 대해 구속방침을 밝힌 이후 법원이 심야영업을 하다 적발된 두업소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검·경찰이 『단속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지법 동부지원 이종오판사는 9일 심야영업을 하다 적발돼 식품위생법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송파구 가락동 74 강상카페주인 손경숙씨(29·여)와 송파구 송파동 48의18 난다랑카페 영업과장 배원수씨(28)에 대해 『초범이고 사안이 경미하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이판사는 또 『시간외 영업행위만으로는 인신구속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면서 『다른 행정조치로 처벌할 수 있다』고 기각사유를 덧붙였다. 배씨는 지난7일 상오3시까지 손님2명에게,손씨는 8일 상오1시5분까지 손님1명에게 각각 술을 팔다가 적발돼 서울 강남경찰서에 의해 구속영장이 신청됐었다. 서울지검은 지난5일 최근들어 심야영업행위가 다시 성행함에 따라 업태위반·변태영업등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영업시간위반만으로 구속하지 않았던 방침을 강화,상오1시 이후까지 영업을 한 업소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할 것을 서울시와 경찰에 시달했었다. 법원측은 이에대해 『그같은 기준은 검찰의 방침일뿐 법원의 판단기준은 아니다』면서 『인신구속은 당사자에게 치명적인 것인만큼 당시의상황위반정도를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과소비와 퇴페문화를 부추기는 불법심야영업을 엄단해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위에 단속기준을 강화한 만큼 법원도 법적용의 형편에 맞는 기준을 자체적으로라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외언내언

    요염한 아름다움과 뇌살시킬 것 같은 향기. 꽃중의 꽃이 장미다. 품종의 수도 많아져만 간다. 미국 장미협회가 펴낸 「모던 로제즈」에 의하면 1930년 2천5백11종이던 것이 1958년에는 7천5백62종. 물론 지금도 불어난다. ◆미국 오리건주나 콜로라도주에서 화석으로 발견된 장미는 3천5백만∼4천만년 전 것이라 추정하고들 있다. 의아로운 점은 그 화석 장미가 현재 미국에서 자생하는 품종 같지 않다는 것, 오히려 아시아쪽 품종과 흡사하다고 한다. 그건 그렇다 치고,근대적 의미에서의 장미사는 19세기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된다. 동서양의 품종이 교배되는 가운데 수많는 새 품종을 내오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설총의 화왕계. 「삼국사기」 열전의 설총조에 실려 있다. 신문왕에게 꽃을 빌어 풍자했던 내용. 화왕인 모란이 현란하게 피니 예쁜 꽃들이 화왕을 뵈오러 온다. 이때 『붉은 얼굴 옥같은 이에 깨끗한 옷으로 단장하고 아장아장 맵시있는 걸음으로』 화왕에게 온꽃이 장미. 요염한 자태로 아양을 떨며 『하룻밤 모시겠나이다』고 청을 드린다. 이 신라의 장미는 자생종이었을까. 아니면 중국쪽에서 들여온 것이었을까. ◆동서고금을 가릴 것 없이 사랑을 받아 온 꽃 장미. 그래서 화왕계속의 화왕도 장미의 유혹에 빠질 뻔하지 않던가. 고대 그리스의 여류시인 사포의 「장미 찬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좀 후대의 시인 아나크레온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바다 물결 속에서 태어났을때 장미도 함께 태어났다고 노래한다. 그 광경을 그림으로 그린 것이 이탈리아 화가 보티첼리의 명작「비너스의 탄생」. 고운 장미는 그러나 가시를 지닌다.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꽃은 장미인 것으로 알려진다. 갤럽조사연구소가 18세 이상 남녀 1천5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화왕도 반한 장미가 아닌가. 한데,나라꽃 무궁화는 4위. 국화ㆍ백합에도 뒤진다. 억지로 좋아할 수야 없는 일이겠지만…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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