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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벨트는 지켜야 한다(사설)

    정부는 결국 전국 21곳 10만6천여㎡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에 국민체육시설 설치를 허용키로 결정했다.국민건강과 여가시설의 요구라는 측면에서만 보면,그리고 또 그린벨트 주변의 효율성으로만 따지면 이 정도의 그린벨트사용은 해볼만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한 우리의 대체적 의견은 그린벨트의 철저한 고수에 있었다.그 이유는 실상 간단한 것이었다.어떤 근거로든 그린벨트를 허물어 쓰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그린벨트 지키기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 때문이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그 명백한 징조가 있다.지역이기주의의 팽배로 쓰레기처리장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쓰레기매립장을 그린벨트내에 만들도록 하자는 발상이 나왔고,이는 이미 당정협의과제로까지 부상돼 있다. 이 점을 우리는 다시한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곳곳에 산폐물이 야적되고 있고 야적마저 할 수 없는 산업체의 일부는 조업까지 중단하고 있는 것이 또 하나의 현실이므로,긴급한 문제를 우선 임기응변으로라도 해결해야한다는 입장에서 보면 너무 결정하기 쉬운 것이 그린벨트의 사용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굳이 분석적인 결말도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나마 지키고 있는 그린벨트의 의미란 무엇인가.그것을 좀 진지하게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1971년 대도시주변에 그린벨트를 설정키로 했던 목적은 대략 3가지였다.하나는 대도시의 무질서한 평면적 확산을 막자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국가안보상 바람직하지 못한 지역의 개발을 유보하자는 것이었다.마지막 하나는 도시주변의 자연을 보전하여 주민의 생활환경을 개선하자는데 있었다. 이중 어느것도 오늘에 그 의미가 축소된 것이 없다.오히려 더 그 의미는 확대되어 있다.국가안보상 개발유보라는 목적만해도 그무렵 정치적 이유로부터 이제는 세계적 환경오염의 방지와 그 책임분담이라는 점에서 세계안보상의 목표로까지 전환돼 있다.오늘날 녹지는 탄소와 아황산가스들의 방패막이로서 가장 중요한 무기로까지 인식된다. 우리 자신도 정책의 대강에서는 이 점을 충분히 강조하고 있다.제7차경제사회발전5개년계획을 보면 전국토의 13%를 녹지지역으로 새롭게지정하고 신도시·공단들도 녹지시설의 의무화를 요구하는 강력한 「녹색계획」이 들어 있다. 그럼에도 부분별로 보면 이 대원칙이나 인식은 전혀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그린벨트의 쓰레기매립장 검토만이 아니라 이런저런 이유로 녹지지역들이 급속히 줄고 있다.그 좋은 예가 지난 3년새 서울지역에서만 1백81만평이 택지개발사업으로 잠식되었다는 사실이다.그동안 심은 나무로 2차림지역이 된 곳마저 골프장·스키장·콘도미니엄등 갖가지 시설들이 어느날 일시에 파괴를 하고 있다. 그린벨트 지정초기 그린벨트내 허용사항은 27가지였다.이것이 그동안 주민과 사업자들의 요구로 민원차원에서 2백80가지로 늘어나 있다.이것만 보아도 그린벨트 지키기란 지금 거의 와해의 단계에 있는지도 모른다.이 현실과 대원칙의 차를 새롭게 정리하여 메워야 할 것이다.지금이야말로 더욱 그린벨트를 허물어 쓸때가 아닌 것이다.
  • 21일 과학의 날… 김진현장관은 말한다/대담=조남진부장(인터뷰)

    ◎“과기 전쟁시대… 기술의 우방은 없지요”/신국제질서 부응… G­7수준의 기틀 다져야/2천년까지 5조투입… 독점기술 개발/「중진국 자만」탈피,국가발전 가속화 도모/「민족생존·평화·건강의 길」로 인식… 「혼과 생명」 집약을 냉전 종식과 함께 과학기술이 국제질서의 새로운 힘의 원천으로 부각되고 있다.「정치의 우방은 있어도 기술의 우방은 없다」는 기류가 높아가고 있다. 88년 이래 「중진국 성공 신드롬」을 앓고 있는 우리는 과학기술 신패권주의속에 「우리만의 과학 기술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될 안타까운 현실을 맞고 있다.『걸프전의 승리는 미국의 승리가 아니라 일본이 제공한 갈륨비소반도체의 승리』라고 당당히 말하는 일본,핵폭탄·핵잠수함을 보유하고 4년만에 우리의 수출을 앞질렀으며 「과기흥국」을 내세우는 중국등에 둘러싸인 우리는 「2000년대 G7 수준의 과학기술 선진국 진입」을 위해 힘을 재집약시켜야 한다. 과학기술처 김진현장관은 취임(90년11월)이래 지론인 「과학기술 제2의 건국론」으로 과학기술 정책혁신을주도해오고 있다. 제25회 과학의날(21일)을 앞두고 조남진과학부장이 김장관을 만나 과학기술 정책 현안들을 들어보았다. ○우리현실 안타까워 ­「과학기술 드라이브」란 말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닌데 또다시 나오는 것은 그동안의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 탓이 아닌가요. ▲90년대의 과학기술은 의미 자체가 종전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지금까지 기술은 경제나 산업의 하위정책,보조수단으로만 여겨져 왔습니다.그러나 군사력에 의존한 냉전의 시대가 끝나고 경제력,그중에도 고도기술력이 국가 경쟁력의 원천으로 등장한 새시대에는 국가와 외교,국가와 안보,복지·환경·교육·문화등 모든 사회공동체 활동에서 총체적 기반으로 자리잡게 될게 분명합니다.정부가 90년대 과학기술드라이브 정책을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것도 이때문입니다. 앞으로 2∼3년내 과학기술입국을 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에서 생존할수 없다는 인식아래 과학기술혁신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2000년대 G7수준국 도달이라는 국가 발전목표를 채택했으며 96년까지 1조원의 과학기술진흥기금을 조성키로 하는등 목표달성을 위한 자원동원을 구체화시키고 있습니다. ­G7수준의 과학기술달성은 무리한 목표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분야에서 G7수준이 될수는 없습니다.그러나 스위스나 스웨덴이 모든 분야에서 1등을 해 선진국이 된것은 아니지않습니까.스위스는 정밀화학이 바탕이 된 농약과 의약및 전기기계에서,스웨덴은 볼보자동차,SKF의 볼베어링,에릭슨의 통신,피겐전투기 그리고 광산 기계등이 세계최첨단의 수준입니다.우리도 몇개 분야에서만이라도 「우리만」의 독점적 기술을 갖게 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미·일이 한 과제에 수억달러씩 투입하는것과 비교할때 연구비가 적은것도 사실입니다.그러나 50년대 일본이 처음 시작할때 연구비가 미국의 몇십분의 1에 불과했습니다.그럼에도 따라잡을수 있었던 것은 일본과학기술자들이 「생명과 혼」을 투입했기 때문이지요.우리 과학기술계도 선진국을 따라잡고 말겠다는 「생명과 혼」을 갖는다면 부족한 기술은 독립국연합(CIS)·중국등의 도움을 받는 방법으로라도해결해 목표를 달성할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2∼3년내 생활지배 ­지난해 22개 정부출연연구소에 대대적인 수술을 했습니다.긍정적 측면도 많지만 연구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있는것도 사실입니다.사기 진작 대책은. ▲연구소 운영이 정상화된만큼 이제부터는 정부가 충분히 지원을 해줄 생각입니다.특성에 맞게 예산운영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대우도 사회과학계 연구소에 뒤지지않게 조정할 계획입니다. ­책임급 연구원들에게는 연구비유치가 큰 부담이 돼 왔습니다.안정적 연구비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앞으로는 연구비가 없어 연구를 못한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을겁니다.오는 2000년까지 초고집적 반도체,광대역 ISDN,고선명 TV,전기자동차,인공지능 컴퓨터,신의약·신농약,첨단생산시스템등 14개의 G7 프로젝트에만 4조9천억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기업들도 기술개발 투자를 할곳을 못찾아 오히려 애 태우고 있지않습니까.대학에 수백억원씩을 투자하고 서울대 연세대등 공대에 산학협동연구소들이 들어서는 것을 보십시오.석·박사과정의 고급인력이 많은 대학들은 촉매만 있으면 활활 불타오를 정도로 열기가 뜨겁습니다.민간기업연구소들은 또 어떻습니까.출연연들은 새로운 각오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핵재처리」는 위탁 ­정부는 일본의 엔블록 형성에 대응한 한·미간의 전략적 과학기술동맹 결성등 협력을 추진해 왔습니다.구체적 진전상황이 있습니까. ▲한·미양국은 만성적 대일무역적자및 산업경쟁력 약화등 공통적인 문제점 극복을 위해 고선명 TV,공작기계,인공지능컴퓨터,고집적 반도체등 첨단분야에서 협력 필요성을 논의해 왔습니다.그러나 지난1월 체결된 비밀특허보호협정(PSA)이 국내 비준 절차를 거치지 못해 함께 체결된 과학기술협정 발효가 지연됨으로써 한·미과학기술개발재단설립,과학기술 포럼개최 등의 논의도 늦어지고 있습니다.올 6월까지는 과기협정이 발효돼 구체적인 양국간 협의가 이뤄질수 있도록 협의중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한반도비핵화선언」을 통해 핵연료재처리시설을 갖지않겠다고 천명한바 있습니다.그러나 원전운영의 경제성측면에서 평화적 목적의 재처리는 할수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현재 우라늄은 국제시장에서 공급이 충분하고 값도 지난 80년의 4분의 1수준이며 아직 국내원전 규모도 적기때문에 재처리는 경제적 타당성이 없습니다.그러나 장기적으로 우라늄값이 오르고 국내원자력 산업의 규모상 필요성이 대두되면 영국이나 프랑스 혹은 독립국연합에 위탁해 재활용할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국내에서는 한해 2백30t의 사용후 핵연료가 발생,누적량이 1천6백t에 이르고 있는데 97년까지 중간저장시설을 건설,재활용 필요성이 제기될때까지 안전하게 저장해둘 계획입니다. ­원자력산업을 장차 유망사업으로 보고 연구개발 중장기계획을 수립하고 있는것으로 알고있습니다.어떤 내용입니까. ▲2000년대초까지 2조원의 연구비를 투입,95년까지 원자력발전소 건설기술의 95%를 자립하고 2000년대 초까지 선진국 수준의 원자력기술을 확보하는 것입니다.주요과제로 차세대 원자로및 고속증식로,개량형및 미래형 핵연료 개발,방사성폐기물관리기술개발 등으로 산학연의 인력이 총동원될 것입니다.5월중 원자력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될 것입니다. ○원자부지 곧 책정 ­방사성폐기물처분장 부지확보문제가 총선을 넘겼는데도 구체적 진전이 없습니까. ▲서울대등 전문기관이 도출한 6개 후보지에 대해 원자력환경관리센터가 종합분석중에 있습니다.그러나 기술적인 검토만으로 사업을 추진하는데는 어려움이 많습니다.수용분위기를 먼저 조성한후 이를 토대로 협의대상지역을 선정 발표하고 지역주민과 지방자치단체와의 충분한 협의,원자력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부지를 확정할 계획입니다.주민의 수용분위기 조성을 위해 국내외 관련시설의 시찰기회를 주고,가칭 「방사성폐기물관리시설 주변지역에 관한 지원법률」의 제정및 지역개발사업을 위한 방사성폐기물 관리기금 공탁등을 통해 지역개발사업에 대한 신뢰를 갖도록 할 계획입니다. ­바쁜중에도 지속적인 독서를하고 좋은내용은 프린트해 과학계를 비롯,필요한 이들과함께 나누는 것으로 아는데 요즘 어떤 책을 보십니까. ▲오타 히로시(태전박)의 「쓰러져가는 기술대국­미국의 자화상」을 읽습니다.지금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로 나가 있는 외교관이 외무성과학기술심의관으로 2년반 근무하며 그간 일해온 미국의 과학기술에 대해 정리한 것입니다.과학자가 아닌 외교관으로서 이런 책을 썼다는 것이 생명과 혼입니다.경제를 위한 과학이나 정치·사회를 위한 과학이 아니라 「민족의 생존과 평화와 건강을 위한 과학」「주변국과 공존을 하기 위한 첫번째 조건으로서의 과학」이라 생각하고 전국민이 과학기술을 위해 혼과 생명을 담아주셨으면 합니다.
  • 백악관레이스 거부 페롯 “돌풍”/출마발표후 날로 인기

    ◎“졸부의 치기”·“해프닝” 시각 빗나가/지지율 25%선… 다크호스로 부상 지난 2월 로스 페롯이라는 텍사스의 억만장사가 무소속 후보로 대통령선거에 나서겠다고 공언했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하나의 해프닝정도로 웃어넘겼다.컴퓨터사업으로 거부(그의 재산은 약20억달러)가 된 70대의 노인이 어느날 갑자기 대통령이 돼보겠다고 나서는 일이 일반인의 눈엔 졸부의 치기 정도로 여겨졌던 것이다. 그러나 두달여가 지난 사이 상황은 매우 달라졌다.최근 ABC방송이 조사한 것을 보면 공화당의 조지 부시 현대통령,민주당의 빌 클린턴,무소속의 페롯 세 사람이 오는 11월 대통령선거에 나설 경우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여론조사에 페롯의 지지율이 24%(부시 38%,클린턴 28%)를 차지했다.타임지조사에서는 21%,NBC­TV와 월스트리트저널지 공동조사에서는 25%를 얻었다. 무소속후보가 대통령선거전에 나서려면 80만명의 청원서명을 받아야 하는 미로처럼 복잡한 선거법 절차때문에 페롯이 공식후보가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태다.그런 인물이 20%이상의 지지를 모으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이변이다. 이런 열기때문에 요즘 미국에서는 「왜 페롯인가」에 대한 분석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여러가지 진단이 나오고 있지만 「페롯현상」의 진원은 아무래도 기존 정치제도에 대한 도전이다. 그의 주장 대로라면 미국의 양당정치제도는 부패했고 구조적으로 부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또 기득권층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돼있는 모순을 안고 있다고 주장한다.양당제도에서 필요한 방대한 정치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는 특정 이익단체나 특정계층과 결탁하지 않을 수 없고 기존제도를 통하지 않고는 사실상 새로운 인물이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제도적 모순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전후만해도 미국의 역대 대통령은 모두가 상원의원 출신이거나 주지사 출신들이다.드와이트 데이비드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유일한 예외일뿐이다.의원선거에서도 현역은 언제나 유리한 조건에서 싸우게 돼있다.특히 무소속이나 군소 정당으로는 정치권 진입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페롯은 무소속으로 일체의 정치헌금을 받지 않고 1억달러(7백50억원)의 개인 자산을 풀어 도전해 보겠다는 것이다.선거운동도 정당이 없으므로 예비선거를 치르지 않는 대신 TV프로를 사서 국민들과 직접 대화를 시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국민과 직접대화를 시도하는 이런 정치방식에 문제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그 자신은)대단히 성실한 인물이지만 선동정치,중우정치의 폐해가 염려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페롯이 곧바로 대통령이 되는 일이야 없겠지만 그의 메시지는 앞으로 미국정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같다. 그것은 변화에의 메시지다.
  • 「움직이는 국악원」,포항 세명고를 찾다

    ◎고교생들,북장단 맞춰 “얼씨구” 합창/조용하던 객석이 흥보가에 환성 터져/“우리소리 진수 만끽”… 사인요청 줄이어 공연이 모두 끝난뒤 국악원 사물놀이단원들은 사인을 받기위해 무대앞에 몰려있는 1백여명의 여학생들을 피해 뜀박질하듯 강당앞에 서있는 버스에 올랐다. 그러나 이미 버스안을 가득 메운채 먼저 연주를 끝낸 다른 단원들의 사인을 받고있는 학생들을 발견하자 체념한 듯 자리에 앉아 내미는 종이마다에 서투른 사인을 해줄 수밖에 없었다. 15일 하오 경북 포항의 세명고교 강당에서는 국립국악원의 「움직이는 국악원」공연이 열렸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강당안의 분위기는 이 공연이 이날 아침에야 갑작스럽게 결정되어 연주자와 청중 모두 마음의 준비가 덜 된 탓인지 조금은 어수선했다. 그러나 공연이 끝난뒤 연주자와 청중들은 모두 「새로운 발견」을 했다는 뿌듯함을 느끼는 듯 했다. 「움직이는 국악원」프로그램은 지방주민들,특히 낙도와 산간 오지의 주민들에게 제대로된 문화를 접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으로 국악원 연주단은 예정대로라면 이날 울릉도에서 연주회를 갖기로 되어있었다. 그러나 폭풍주의보로 울릉도로 떠나기로 한 14일 배가 출발하지 못해 연주단은 포항에서 발이 묶였고 15일에도 출항이 불가능해지자 대신 연주할 장소를 서둘러 물색한 끝에 찾아간 곳이 세명고교였다. 단원들은 맥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울릉도에서 좋은 연주를 하기 위해 긴장을 하기도 했지만 사실 여간해서 가볼 수 없는 울릉도의 비경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것이다. 학생들도 그랬다.학생들은 이날 아침 담임선생님으로부터 국립국악원이 찾아와 연주회를 연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환호성을 울렸었다. 그러나 그 환호성은 한 학생이 말한대로 모처럼 오후수업이 없어졌다는 기쁨의 표현이었지 국악원 연주단에 대한 기대 때문이 아니었다는 해석이 옳을 것이다. 국악을 많이 접해보지 않았다면 어른들에게도 인내를 필요로 하는 관악합주곡 「함녕지곡」이 김응서씨의 집박으로 연주될 때만 해도 좀처럼 분위기는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하루미씨의 궁중무용 「춘앵전」과이금희 조경희씨의 경기민요에 이어 황지일씨의 대금독주 「청성곡」이 연주가 끝나자 「국악이라는 것이 조금만 인내심을 갖고 들어보면 좋아질 수도 있는 것」이라는 듯 자세를 고쳐앉고 연주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시나위연주에 이어 명창 김일구씨가 김청만씨의 북장단에 맞추어 흥보가 가운데 한 토막을 걸찍하게 늘어놓자 학생들도 김명창이 가르쳐준대로 『얼씨구』『잘한다』등 서투른 추임새를 「남발」하는 등 흥겨워했다. 마지막 순서인 사물놀이가 끝났을 때 1천8백명의 남녀 학생은 한 목소리로 환호성을 울렸다.학생들은 물론 단원들의 찜찜했던 마음도 한꺼번에 풀리는 순간이었다. 사인을 받기 위해 버스로 몰려든 학생들을 바라보며 한 중견단원은 『한 이삼십년 전에도 공연이 끝나면 분장실로 몰려드는 소녀들을 돌려보내느라고 바빴다』며 옛날을 회상했다. 그러자 한 젊은 단원은 이렇게 말했다.『그 소녀들과 이 학생들은 달라요.이 학생들은 외국가수가 노래부르는 것을 보려고 죽기까지 한 바로 그 세대들인데요』 그러면서 그는 『문화소외층은 울릉도같은 섬이 아니라 바로 입시의 중압감에 쪼들려 있는 바로 우리 이웃의 청소년들이라는 사실을 이 공연에서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움직이는 국악원」은 단원들의 요청에 따라 16일에는 대구의 경상여고에서 예정에도 없던 공연을 한번 더 가졌다. 국립국악원 연주단은 지난 85년에도 울릉도에서 연주회를 가지려다 태풍에 발이 묶여 돌아섰던 적이 있다고 한다. 이승렬 국립국악원장도 16일 예정에는 크게 어긋났지만 뿌듯한 연주회를 모두 마친뒤 울릉도 주민들에게 미안하다면서 「삼고초려」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울릉도연주는 꼭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 구멍 뚫린 「나무도둑」 검문/김동진 사회3부기자(현장)

    『요즘 세상에도 나무도둑이 있습니까.설마 땔나무는 아닐테고 생나무를 훔쳐다 어디다 쓴단 말입니까』15일 상오10시쯤 대구시 동구 안심동 반야월 검문소. 이른 아침 산에서 불법으로 채취한 소나무를 실은 1·5t트럭이 검문소에서도 멈추지 않고 무사히 통과하는 것을 목격한 기자가 뒤늦게 쫓아가 『방금 나무를 싣고 지나간 트럭을 보았느냐』고 물었을 때 『전혀 본 일이 없다』며 시치미를 떼는 검문소측의 답변이었다. 며칠전 기자는 경북 경산군 하양읍 대곡1리 부근산에서 희귀목 등을 불법으로 캐내 밀반출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날 상오8시쯤 현장에 도착,그곳에서 30대청년 2명이 산에서 소나무와 진달래를 캐내 트럭에 싣고는 달아나는 것을 보고 뒤를 쫓아 추격전을 펼쳤으나 결국 검문소 부근에서 놓쳐버렸고 혹시 검문소에서는 적발을 했겠지 하는 기대를 걸고 찾아갔던 것이다. 같은날 하오8시쯤 경북 경산군 하양읍 대곡1리 4번국도상의 한 주유소에서도 기름을 넣기 위해 들어서는 2·5t트럭 적재함 뒤편으로 불법채취한 듯한 나뭇가지가보였다.기자가 다가가자 이 트럭은 갑자기 후진을 하더니 대구시내쪽으로 쏜살같이 달아났다. 이 트럭의 위장술은 철저했다.앞뒤 번호판은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지워져 있었고 번호판을 비추는 후미등도 들어오지 않았다. 이 마을 주민들은 이같은 트럭이 하루에도 몇차례씩 이곳을 지나고 있으나 검문소에서 부정임산물을 단속하는 것을 한번도 본 일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 박문식씨(35·대구대 직원)는 『20여일전 새벽 이곳 대곡리 약수터에서 1·5t트럭에 불법채취한 나무를 싣고 있는 것을 보고 지서에 신고를 했었다』며 『애써 심은 나무까지 캐내 팔아먹는 업자들도 문제지만 이를 단속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도 모두가 한통속』이라고 분개했다. 대구시내 조경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서는 소나무 한그루(7년생 기준)가 30만원씩에 조경용으로 팔리고 있는데 대구·경북지역에서 토취허가를 내준곳은 단 한곳도 없다는 당국의 설명대로라면 현재 시중에서 거래되고 있는 소나무는 모두가 이렇게 불법으로 캐내온 셈이다. 노력을 않고 쉽게 돈을벌려는 사람들.이를 사들여 자신의 정원에 심는 사람들. 국민식수기간을 맞아 전국민이 한그루의 나무라도 더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때에 돈이 된다면 불법을 식은죽 먹듯 하는 이 세태를 어떻게 치유해야 할는지 안타깝기만 했다.
  • 자동차운전학원 폐업 속출/토초세 여파… 면허시험 준비할곳 없어

    ◎36곳중 연내 20여곳 문닫을듯/수강생 적체… 6개월 대기일쑤/서울/불법교습소 활개… 교통사고 위험 높아 손수운전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자동차운전면허증을 따려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고 있는데도 운전을 가르치는 자동차운전학원은 오히려 크게 줄어 운전면허 따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등 주요도시에는 최근 자동차 운전학원의 폐업사태가 잇따르는가 하면 아직 문을 열고 있는 학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전업이나 폐업을 서두르고 있어 연말쯤이면 일부지역에서는 운전교습을 받으려 해도 학원가기가 어려워 교습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대도시에서의 이같은 운전학원 폐업사태는 지난 89년 제정된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 3월부터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등 전국6대도시의 나대지와 부속토지에 택지초과소유부담금을 물게되자 땅주인들이 운전학원 경영자들에게 임대료를 대폭 올려줄 것을 요구하거나 건물을 짓기위해 임대계약을 해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말까지만해도 36개에 이르던 운전학원이 14일 현재 벌써 6곳이나 문을 닫았고 나머지 학원들 가운데서도 20여곳이 폐업 또는 전업을 준비하고 있어 연말쯤이면 10여곳만 남을 것이라는게 자동차학원 연합회의 추산이다. 올해 서울시내 자동차학원의 토지에 대한 세금은 한해 총수입 5억∼6억원을 웃도는 6∼7억원에 이르고 있고 특히 94년부터는 올해의 세금보다 2배가 넘는 세금을 물게돼 운전학원의 폐업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이같은 사정은 부산 대구 광주등도 물론 마찬가지이다. 이같이 폐업하는 학원이 속출하자 일부 학원의 수강생 적체현상이 더욱 심각해진 나머지 서울 강남구 탄천고수부지와 운전면허시험장근처에서 학원수강료보다 2∼3배 비싼 불법교습행위를 하는 무리들이 난립하고 있다. 이에따라 운전면허증을 따려는 사람들은 면허시험장난에 학원난까지 겹쳐 학원등록후 면허시험까지 3∼4개월씩 걸리던 것이 앞으로는 6개월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 강남일대에는 지난해 학원이 13곳에 이르렀으나 지난 1월말대치동 삼성학원과 한덕학원,삼성동 신일학원,서초동 영흥학원등 4곳이 문을 닫았고 역삼동 제일학원등 6곳 또한 곧 문을 닫으려 하고 있다. 역삼동에 있는 제일학원을 보면 땅주인 신모씨(60)가 『빌딩을 짓겠다』고 자리를 비워 줄것을 요구해 건물 건축허가가 날 때까지만 월세로 바꿔 영업을 계속하고 있으나 멀지않아 문을 닫아야할 형편이다. 서울 경찰청면허계 박경렬경위(45)는 『요즈음 추세대로라면 5년안에 서울 시내 자동차운전학원이 모두 없어질 것』이라고 진단하고 『무자격학원이 난립하게 돼 이곳에서 교습을 받아 면허를 딴 사람들이 차를 몰 경우 교통사고의 위험은 더욱 커질것』이라고 걱정했다.
  • 파리/환락가에 성당직영 선술집 “인기”(특파원코너)

    ◎“신부가 웨이터로 봉사”… 종업원도 모두 자원활동자/음식 즐기며 「명상의 시간」함께 경험… 새관광 명소로 파리 시내의 환락가로 유명한 피갈 지역에 「신부의 선술집」(르 비스트로 뒤 퀴레)이라는 간판을 단 색다른 음식점이 있다.웨이터 가운데는 신부차림을 한 이도 있는데 흥미로운 것은 그가 진짜 신부라는 점이다. 홍등가의 선술집과 근엄한 신부­이 짝짓기는 쉽게 상상하기 힘들다.그러나 이 작은 음식점은 피갈을 교구로 하고 있는 성삼위일체(라 생트 트리니테)성당이 운영하고 있다.이 성당은 파리의 큰 성당 몇개가운데 하나다. 피갈 거리는 밤이 되어야 활기를 띤다.라이브 쇼와 도색 영화 그리고 술과 밤의 여인들로 특징지워지는 이 거리의 인생들이란 영적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이 지역 성당의 미사가 한산할 수밖에 없다. 이 거리에 매춘부와 뚜쟁이,펑크족·마약중독자·게이 등 위로받아야할 영혼들이 어느곳보다도 많다고 생각하는 성당측은 이들이 성당에 쉽게 오지 않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다가 그들 가까이로 다가가기로 했다.정식으로 행정당국의 허가를 얻어 피갈의 복판에 음식점을 냈다. 성당의 한 사제는 이 음식점 운영의 목적이 『주에게서 멀리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그는 한 신문에서 『1백년 전이라면 우리는 아프리카에 전도하러 갔겠지만 이제는 국내에서도 할일이 많이 있다』면서 이 일이 전도의 한 방편임을 밝혔다. 그런 목적으로 문을 연 곳이라 당연히 다른 음식점과 아주 다른 점이 있다.2층에 예배소를 두어 주문한 음식이 나올 동안 손님이 잠깐 올라가 고해를 하거나 신부에게 조용히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게 하고 있다. 여기서는 설교를 하거나 신앙을 직접적으로 권유하지는 않는다.식사하러 온 손님이 잠시나마 기도나 묵상으로 마음의 평화를 찾기 바라거나 말상대를 원한다면 그렇게 해 주는 것이다. 현란한 네온사인으로 눈을 자극하는 갖가지 유흥업소와 섹스관련 업소들 사이에 끼여있는 이 음식점은 항상 만원이다.이 거리에서 생을 영위해 나가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소문을 듣고 찾아온다.신부를 쉽게 만날 수 있는데다가음식값이 싸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비스트로라는 음식점은 우리말로 선술집이나 목로주점으로 옮겨질 수 있는데 음식값이 싸서 큰 부담없이 식사하거나 술을 마실수 있는 곳이다.더구나 신부의 비스트로는 돈벌이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음식값이 무척 싸다고 한다.관광객으로서야 바가지쓰기 쉬운 피갈에서 싼 음식점을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일 수 있다. 신부의 선술집은 귀머거리에 벙어리인 주방장을 빼놓고는 모든 종업원이 자원봉사자들이다.주로 주부들이 교대로 자정까지 봉사하고 있다.일요일은 성당 미사가 있으므로 휴업한다. 식사도 하고 종교적 시간도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이 음식점은 유럽의 다른 나라 신문들에도 보도되어 파리의 새 명소로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화가 로트렉이 지금도 피갈에 있다면 틀림없이 신부복을 입은 웨이터의 모습도 그렸을 것이다.
  • 평양측 안전협정비준의 저변/“핵개발 포기” 북의 위장극 가능성

    ◎사찰시한 9월초까지… 은폐시간 충분/재처리시설 포함안돼 실효성도 의문(해설) 북한이 9일 제9기 최고인민회의 3차회의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협정을 비준한 것은 이제까지 북한당국자들이 수차례에 걸쳐 「4월 비준,6월 사찰」을 밝힌 것에 비추어 전혀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또 지난 3월19일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 발족에 이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또하나의 긍정적인 조치로도 평가할 수 없는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북한이 빠른 시일내에 IAEA의 사찰에 순순히 응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IAEA의 사찰대상에는 핵무기개발에 필수적인 핵재처리시설이 포함되지 않아 이를 북한의 핵개발포기의사표시의 일부로 간주하는 것은 더욱 금물이다. 북한은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비준후에도 최고 1백50일이나 IAEA의 사찰을 합법적으로 늦출 수 있다. IAEA는 협정비준후 30일이내에 사찰대상인 핵물질에 대한 최초보고서를 제출토록 규정하고 있다.또 최초보고서제출뒤 90일이내에 IAEA와 사찰실시에 필요한 보조약정을 체결토록하고 있다.그러나 이후에도 사찰단원에 대한 동의등의 절차에도 30일의 기간을 주고 있어 사찰해당국은 IAEA규정 테두리안에서 무려 5개월여나 버틸 수 있는 여유가 있다.5개월은 북한이 사찰대상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거나 은폐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북한은 지난 85년 핵확산금지조약(NPT)가입후 NPT의무규정인 IAEA핵사찰협정서명을 7년이나 미루어왔고,서명뒤에도 북한헌법대로라면 주석의 재가만으로 가능한 비준을 당의 결정을 추인하는 것에 그치는 최고인민회의까지 끌고와 2개월이상이나 지체시켜온 점등으로 미루어볼 때 북한당국자들이 공언한대로 6월중에 사찰이 실시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나 현재로선 북한이 IAEA의 사찰을 고의로 지연시킬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 김일성·김정일 권력세습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과의 관계개선,일본과의 수교를 서두르고 있는 북한이 사찰을 최대한 늦춰 이들 국가로부터 반감을 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 대통령선거를 눈앞에 둔 부시행정부가 북한의 중동무기수출을 두려워하는 유태계 유권자들을 의식,북한이 조기핵사찰에 응하도록 강도높은 국제적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적지않다. 북한이 「6월 사찰」약속을 지킨다 하더라도 성실성여부는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IAEA는 해당국의 최초 보고서를 검토한 뒤 성실성이 결여됐다고 판단될 경우 강제사찰을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사찰대상을 전적으로 해당국의 신고목록에 의존하고 있어 북한이 주요시설을 신고대상에서 제외시킬 공산도 없지 않다. IAEA의 사찰은 핵무기제조원료인 우라늄을 추출해낼 수 있는 핵재처리시설을 각국의 원자력산업의 일환으로 취급,사찰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있기 때문에 최근 비밀핵개발기지로 의심받고 있는 녕변에 대한 사찰은 북한이 자진해서 이곳을 사찰대상목록에 포함시키지 않는한 불가능하다. 한국이 IAEA의 사찰과 별도로 남북동시사찰을 추진하는 이유도 IAEA사찰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IAEA사찰범위가 북한의 모든 핵물질과 시설을 포괄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외언내언

    기네스북.지구촌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진귀한 기록들을 모아놓은 책이다.1955년8월4일 영국에서 1백98쪽의 첫판이 나온 이후 해마다 내용을 보완하고 있는데 91년판에는 1만5천여개의 각종 진기록이 수록되어 있다.그런데 이책의 「의회와 선거」부분에는 북한도 한몫 끼어 있다.◆1962년 10월8일에 실시된 최고인민회의대의원 선거에서 투표율 1백%,득표율1백%를 기록한 것으로….1982년 알바니아선거에서 1백62만7천여명의 유권자가운데 단한명이 투표를 못해 투표율 99.999993%를 기록했는데 누가 무슨 이유로 투표를 못했는지 알수없지만 북한보다는 양심적이다.북한도 그것이 민망했던지 90년 선거에서는 투표율을 99.87%로 낮추었지만 「눈가리고 아옹」하는 격.◆북한의 선거는 선거가 아니다.후보자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노동당이 지명한 단일후보에 대해 찬반투표만 하게 돼있다.유권자들은 투표지를 받아 김일성주석사진을 향해 공손히 절을 하고 투표함에 넣기만 하면 된다.단일후보를 반대할 경우 투표지에 ×를 하게 돼있지만 언감생심,엄두도 못낸다.이런식이니 기네스북에 오른 것은 당연한 일.◆북한의 최고인민회의가 8일 개막됐다.예정대로라면 9일 「핵안전협정」을 비준하게 된다.핵사찰을 향한 또하나의 절차를 매듭짓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이것으로 끝나서는 안된다.성실한 후속조치가 뒤따라야 한다.우리는 최고인민회의의 비준이 시간을 벌기위한 전략의 일환이 아닐까 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김일성주석은 핵사찰문제를 절차에 따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절차」에만 핑계를 댈 것이 아니라 「결단」을 내려야 한다.이 땅에서 핵을 영원히 추방하는 것만이 역사의 흐름에 순응하고 민족앞에 또다시 죄를 짓지 않는 유일한 길임을 깨달아 주었으면 한다.
  • 번역극 3편 늦봄 연극계 “장식”

    ◎「죽음과 소녀」·「신의 아그네스」·「화니와 마리우스」/인기원작에 중견배우 대거출연 “화제”/「죽음…」은 칠레 도르프만작… 저작권계약 맺어 수준높은 번역극공연이 4월 연극무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연초 연극계에 창작극바람을 일으켰던 「불좀 꺼주세요」(이만희작 강영걸연출」와 「붉은방」(임철우작 황남진연출」의 인기에 가세해 극단미추의 「죽음과 소녀」(아리엘 도르프만원작 손진책연출)실험극장의 「신의 아그네스」(존 필미어원작 윤호진연출)극단자유의 「화니와 마리우스」(마르셀 파뇰원작 김정옥연출)가 한꺼번에 무대에 올려져 관객들을 행복한 고민에 빠뜨린다. 이들 무대는 원작 자체의 탄탄함뿐만 아니라 내로라하는 중견배우들이 대거 참가해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6일부터 오는 14일까지 문예회관대극장(745 ­ 78 28)에서 공연되는 극단미추의 「죽음과 소녀」는 영국과 미국등 세계 24개국에서 공연되고 있거나 공연예정인 세계적인 화제작으로 극단미추가 원작자와 저작권계약을 맺고 공연하는 첫 작품이기도 하다.미국에서 활동중인 칠레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이 쓴 이 작품은 군사독재정권시절 성고문을 당한 여주인공 파울리나가 어느날 해변별장에서 15년전 자신을 고문했던 것으로 짐작되는 한 의사를 만나면서 시작된다.그녀는 목소리와 살갗에서 풍기는 냄새 그리고 의사의 차안에서 자신을 고문할때 항상 틀어주던 슈베르트의 4중주 「죽음과 소녀」테이프를 발견하고는 그가 고문에 관여했던 의사라는 확신을 갖는다. 법이나 인권조사위원회의 힘을 빌지않고 자신이 직접 정의를 행사하겠다는 파울리나(김성녀분)와 과거의 악몽으로 시달리는 부인의 광기어린 복수심이 자신의 보장된 장래를 망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현실과의 적당한 타협과 화해를 주장하는 변호사 남편 헤라르도(신구분).그리고 범인인지 여부가 확실치 않지만 이들 부부에 대한 분노에 휩싸여있는 의사 로베르토(권성덕분)가 연출해내는 숨막히는 긴장의 무대는 오늘날 관객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해안에 헐릴 예정인 운니동 실험극장(765­4981)에서는 폐관기념 히트작 시리즈의 첫작품인「신의 아그네스」가 오는 6월1일까지 공연돼 10년만에 또다시 장안의 화제가 되고있다. 초연당시 배역진 못지않은 박정자 손숙 신애라 정수영등의 초호화배역진으로짜여진 이번 무대의 연출은 초연당시와 마찬가지로 윤호진씨가 맡고있다. 한편 오는 9일부터 19일까지 호암아트홀(751­5555)에서 공연되는 극단자유의 「화니와 마리우스」(김정옥연출)는 마르셀 파뇰의 대표적인 3부작으로 국내무대에 세작품이 한무대에 올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항구도시 마르세유를 배경으로 세자르 일가가 펼치는 서민들의 생활과 애환,사랑과 갈등을 서정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이 작품에는 MBC­TV 미니시리즈 「여명의 눈동자」에 함께 출연했던 박상원과 채시라가 연인으로 나와 호흡을 맞춘다. 이밖에 오랜만에 연극무대에서는 중견배우 박인환씨와 김금지 박웅등이 출연해 무대를 받쳐준다.
  • 대미투자 유망지역/애틀랜타 1위·댈라스 2위

    ◎포천지등서 미경영인 6백명 설문조사/항공등 교통요지… 대기업본사 즐비/애틀랜타/정보·통신 발달… 21세기에 각광예상/댈라스/피츠버그·캔자스 3∼4위… 캘리포니아는 쇠퇴기 미국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지역은 어디일까. 최근 투자입지 전문 컨설팅회사인 모란 스탈 앤드 보이어사와 경제전문지 포천지가 미국 대기업간부 6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와 미국 5백대 기업의 입지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투자 최적지 1위는 애틀랜타,2위는 댈라스,3위 피츠버그,4위 캔자스시티,5위 내슈빌이 각각 뽑혔다. 이밖에 솔트레이크시티·샬럿·오클랜도·오스틴·피닉스시가 6∼10위에 올랐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주목되는 점은 그동안 미 서부의 중심지였던 캘리포니아주의 거의 전지역이 투자 지역으로서의 장점을 상실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규제 심화,용수부족,1백40억달러에 달하는 주정부 재정적자,타지역 인구전입및 자연인구 증가로 인한 지가상승,높은 생활비,범죄,지진위험 등으로 기업들의 탈캘리포니아 물결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애틀랜타의 인기는 비단 미국기업 뿐만 아니라 한인 교포들에게도 갈수록 높아져 최근들어 뉴욕·시카고·LA 등지의 많은 교포들이 발길을 이곳으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미투자 진출은 제조업보다는 무역업등 서비스업에 치중돼 있으며 투자지역도 이미 투자지역으로서 매력을 상실한 캘리포니아주에 집중돼 미국진출 전략이 전면 재검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90년말 현재 우리 기업의 대미투자 4백17건을 지역별로 보면 캘리포니아지역이 1백60건으로 전체의 38.4%를 차지했고 뉴저지주 64건(15.3%),뉴욕주 57건(13.7%),워싱턴주 28건(6.7%)델라웨어주 15건(3.6%),텍사스주 12건(2.9%)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반해 미국 5백대기업의 입지는 뉴욕주가 8.2%인 41개로 가장 많고 텍사스주와 오하이오주가 각각 24개(4.8%),일리노이주 20개(4.0%),펜실베이니아주 16개(3.2%)등이다. 투자 최적지로 꼽힌 상위 5개 지역의 투자환경은 다음과 같다. ▷애틀랜타◁ 범죄율,학교교육 부실에 따른 비용등을 고려할때 미국 50대도시중 15번째로저렴하다. 미국경기의 침체로 인한 높은 공실률과 실업률은 애틀랜타 진입을 노리는 외부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좋은 투자 조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96년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국제적인 이미지 향상과 함께 경제개발 여지도 그만큼 많다. 교통의 요지에 위치,철도·자동차·항공교통이 발달됐으며 특히 시카고와 맞먹는 항공교통 중심지로의 부상이 예상된다. 코카콜라·CNN방송등 미국의 내로라하는 기업의 본사가 있으며 홀리데이 인 호텔체인도 본사를 멤피스에서 이곳으로 곧 이전할 예정이다. ▷피츠버그◁ 이 지역의 기간산업인 철강등 굴뚝산업의 사양화에 따른 산업구조개편 및 경제 재개발추진으로 첨단제조분야·의료·생명공학분야 산업을 중심으로 기간산업이 재편되고 있다. 이에따라 피츠버그는 굴뚝산업이 주를 이루었던 거친 옛모습 대신 시가지는 유럽식으로 변모되었고 일류의 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도시로 탈바꿈 했다. ▷댈라스◁ 석유산업 의존도가 높은 텍사스주의 특성상 80년대에는 크나큰 타격을 받았으나 최근 석유산업 의존도가 낮아져 산업구조가 견실해지고 있다. 금세기보다는 21세기에 보다 각광을 받을것으로 보이는 통신·정보기술등 종합정보산업이 발달,현재 주요 통신업체가 속속 입주하고 있다. 자연적으로 발달한 도시가 아니라 현대 상업및 교역물결에 따라 교통 요충지에 생성된 도시로 철도·자동차·항공교통이 극히 발달해 있다. ▷캔자스시티◁ 조용하며 지나치게 활기차지도 않은 분위기이지만 기업의 유치 노력은 대단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익의 3%수준 자선사업에 기부)을 강조하는 것이 이색적이다.과거와는 달리 노사갈등이 거의 없으며 「종일근무」(Fulldays Work)분위기가 정착 돼가고 있다. ▷내슈빌◁ 상대적으로 침체된 지역이지만 교통상 요지에 위치,남부·중서부·동부 3개 주간 고속도로 교차지점인 관계로 시장 접근이 편리하며 항공교통의 주요 거점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 김기훈·김소희 세계선수권 우승/쇼트트랙

    ◎남 전관왕·여 3관왕… 종합 1위 【덴버(콜로라도주) 로이터 연합 특약】 한국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의 간판스타 김기훈(25·단국대대학원)과 김소희(16·대구정화여고)가 나란히 남녀 세계정상에 등극했다. 5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맥니콜 에리나실내링크에서 펼쳐진 92세계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마지막날 남자부의 김기훈은 3천m에서 5분05초90,1천m에서 1분37초26의 기록으로 각각 1위를 차지,1천5백m와 5백m에 이어 사상 처음 4개부문에서 모두 우승,종합점수 20점으로 종합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2월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1천m와 5천m계주에서 우승한 김기훈은 이로써 또다시 세계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한국은 김기훈·모지수·이준호가 각각 1·2·3위를 차지했다. 여자부의 김소희는 이날 3천m에서 5분26초71로 1위를 차지,1천5백m 우승과 5백m 준우승으로 종합점수 13점을 따내 종합우승했다.
  • “대통령은 정치적 경륜 필요”/김영삼대표 편협간담회 일문일답

    ◎중요한 개혁은 문민정치시대를 여는것/집권하면 과감한 인사로 지역주의 타파 민자당의 김영삼대표는 3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편집인협회 초청간담회에 참석,연설을 한뒤 일문일답을 가졌다. ○연설요지 우리 현실상황 속에서 바람직한 지도자상은 첫째 한반도를 세계평화의 중심지로 변화시킬 수 있는 비전과 추진력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남북정부간 적대관계를 우호관계로 개선하면서 민족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둘째 세계적인 경제전쟁에서 이길 수 있게 경제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신념과 용기가 필요하다.셋째 국민에게 도덕적 감동을 줄 수 있는 투명한 정치지도자가 요청된다.넷째 번영된 통일조국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문민정치의 기반을 확고히 마련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저는 이같은 지도자상을 향하여 꾸준하고 성실하게 나아가려고 노력하겠다. ○일문일답 ­김대표가 가진 개혁의 청사진은. ▲현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개혁은 국민이 30년이상 바라왔던 문민정치시대를 여는 것이다.문민정치가 실현되면 공작정치니 정보정치니 이런 얘기는 전혀 나올 수 없다. ­민자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몇%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보며 12월 대통령선거에서는 승리할 자신이 있는가. ▲전당대회는 정파의 대표를 뽑는 게 아니다.국민이 바라는 후보를 뽑는 것이다.대의원들이 국민의 기대를 반영할 것으로 확실히 믿는다.나는 인위적인 방해에 대해서는 언제나 강했다.대통령선거에서는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 ­양김 퇴진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 주장이 있다는 것을 잘안다.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이번 선거에 출마한 어느분이 양김퇴진론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득표에 나섰지만 국민의 공감대를 못얻고 낙선했다.우리국민은 민주화를 위해 고통을 나눴던 사람을 염두에 두고있다고 생각한다.나는 이번선거에서 2백3회나 연설하면서 국민의 생각을 피부로 느꼈고 자신감도 가졌다. ­지역감정해소를 위한 복안은. ▲지역주의 타파의 제일 큰 문제는 인사다.집권하면 지역주의타파에 중점을 두겠다. ­5월전당대회서 노태우대통령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노대통령과의 주례회동은 차마시고 잡담하는것이 아니라 국사와 당무에 대한 깊은 논의를 한다.차기대통령후보선출문제나 차기정권창출이상 중요한 일이 없다.노대통령도 같은 생각이다.차기 정권창출을 위해 노대통령과 내가 한몸이 될것이라고 한말을 유념해달라. ­대권후보 경선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승복할것인가.경선에서 노대통령이 김대표를 지지할 것으로 보는가. ▲결과에 승리가 있을뿐 패배를 생각해본적 없다.패배후를 고려해 본적 없다.노대통령과는 늘 만나면서 정이들었다.서로 믿는다.노대통령은 참을성 있고 성실한 분이다.노대통령이 중립이란 용어쓴일 없다.대통령에게는 차기대권후보 결정보다 중요한 일이 없는데 왜 관심을 안쏟겠는가.노대통령이 계파보스가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며 과거 민정당에서 대통령이 됐다고 민정계보스로 생각해서는 절대 안된다. ­김대표는 정치프로라고 하는데 경제소신은 무엇인지 들어본적이 없는데.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해야한다.동시에 국제경쟁력도 높여야 한다.정치가 경제에 부담이 돼서는 안된다.정권을 잡았을때 경제가 가장 중요한데 아직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결국 판단은 내가 해야하는데 경제문제는 학자마다 어떻게 다른지 굉장히 어렵다. ­김대표는 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는데. ▲대통령은 도덕성이 있어야하고 오랜경륜이 필요하다.나는 30년야당생활에 목숨건 투쟁을 했고 2년이상 여당경험을 하는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제일 중요한 것은 정치적 경륜과 용기와 결단이다.지도자는 너무 전문가가 되면 안된다°얼마나 유능한 인사를 활용하느냐와 국민에 대한 봉사가 자질이다. ­전당대회에서 경선없이 단일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방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당당하고 멋있는 경선이 됐으면 한다.노대통령이 대권후보와 관련,군인으로서는 내가 마지막이다.문민정치를 하겠다.친인척은 배제한다고 수백번 공약한 사실을 음미해달라.
  • 민자 대권후보경선에 부쳐/황성돈 한국행정연연구원·정치학(특별기고)

    ◎「보권당 페어플레이」 국민기대 크다 세상이 참 많이 달라지고 있다.집권당인 여당이 대권주자를 경선으로 뽑는단다.옛날같으면 이번 14대 총선식의 선거결과로 인해 여당내의 분위기는 태풍전야의 긴장이 감돌고 이곳 저곳에서 무이수 날리는 소리가 들려올 판인데,이번엔 다소의 뒷맛이 남아있긴 하지만 정수에 호착을 두며 멋진 수순으로 수습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그것도 호쾌한 속기로 말이다. 며칠전 선거결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하면서 세간에 가장 큰 관심을 끈 사항중의 하나가 민자당내 향후 움직임이었다.가장 악수가 될 것이라고 예견된 것은 김영삼대표가 『난 잘못한 거 없다』고 우기는 가운데 청와대회동에서 김대표가 선거결과에 대한 문책과 함께 민자당대표직으로부터 물러나고 제3의 어떤 인물이 현대통령에 의해서 대권주자로 점지되는 거였다. 만일 이렇게 되었다면 대권전에서 민자당 패배는 불을 보듯 뻔한 노릇이었다.선거직후 김영삼대표의 발언이 나올 때만 해도 이 악수가 두어지려나 했다.그런데 지난 목요일 청와대회동의 결과는정말 멋진 한수였다.복잡하게 얽힌 중반이후 상황을 경선이라는 정수로 풀어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 수를 정수로 보는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이 수하나로 그렇게도 바라던 당내 민주화가 여당내에서도 실현된 셈이기 때문이다.민주주의의 축제에는 두가지가 있다.하나는 일반국민이 참가하는 축제,즉 국민의 대표를 뽑는 선거이고,또 다른 하나는 정치하는 사람들이 참가하는 축제,즉 자신들의 대표를 선출하는 당내 선거이다.지난번 국회의원선거를 통해 한바탕 민주주의의 축제를 치른 판에 이번 청와대회동으로 부터의 소식은 곧 또 한판의 신나는 민주주의의 축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음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여기에 더하여 이번 여당내 경선소식을 6공출범 당시의 약속이행이라고 보는 시각 또한 이 수를 정수로 보게 하는데 상당한 설득력을 지닌다.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이제 더이상 인물중심의 정당정치가 아니라 당중심의 정당정치로 전환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이다.당중심 정당정치에로의 전환은 현대정치사에서 매우 큰 의미를지닌다.현대화 될수록 개인적 카리스마로는 대권을 쥘 수 없다는 것이 막스 베버를 비롯한 현대정치학계의 정론이다.오늘날 정치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의 정치사들은 이러저러한 크고 작은 힘을 가진 정객들이 소위 「함께 사는 기술」,즉 협상과 경합을 통해 정당이라는 힘의 조직화를 이룰때 비로소 대권에의 진입이나 변환이 가능하고 정치의 기조 또한 안정적이 된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다.공화당과 민주당은 있어도 「부시당」「카터당」이란 소리가 어색하기 짝이 없게 들리는 곳이 바로 현실정치체제중에서 민주정치의 이상에 가장 접근하고 있다는 오늘날의 미국인 것이다. 언론의 보도대로라면 이번 민자당 경선에 김영삼대표,박태준최고위원,이종찬의원,김복동의원 당선자 등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이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독특한 컬러와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는 인사들이다.당내 경선을 통해 이들중 어느 하나가 대권주자로 선발된다는 것은 곧 이들이 각자 나눠 가지고 있는 힘을 그 대권주자에게 모아주는 과정이 될 것이고,동시에 그동안 이들을 연결해온 당이라는 띠가 그본연의 빛을 발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런 의미가 성립되기 위해선 두 가지의 조건이 만족되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첫째는 경선과정이 공정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경선의 결과 대권주자로 선발된 자는 겸손과 포용의 덕을 보여야 하고 낙선된 자들은 깨끗한 승복과 함께 대권주자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만에 하나라도 이 두가지 조건 중 어느 하나에라도 오점이 남는다면 이번 5월에 있을 민자당 경선은 「다된 밥에 재가 뿌려진 격」이 되고 말 것이다.여당내에서 벌어질 민주주의의 5월축제에 우리 국민모두가 귀추를 주목하게 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때문이다.
  • 춘천 여성문학회(지역문화를 가꾼다)

    ◎“「호반의 도시」에 심은 여인의 시심”/91년 40∼50대 중진10여명 모여 창립/“춘천시단 밀알되자” 활발한 작품활동 『순수한 문학적 열정을 품은 여성들만의 만남은 오래전부터 기대돼 왔었고 당연히 생겨나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우리의 모임두 백안시하는 일부 사람들도 머지않아 이해하게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난해 7월 고경희·김금분·기정순·이영춘씨 등 춘천의 내로라는 시인들이 주축이 돼 발족한 「춘천여성문학회」(회장 이영춘)회원들은 이 모임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한결같이 대단하다. 그도 그럴 것이 「좀더 성숙하고 순수한 문학분위기를 조성해 보자」는 뜻을 처음 모았던 고경희씨등 4명의 시인과 이후 가세한 송순자·원점희·박종숙·한미경씨(수필·동화)와 시인(동시)박영희·이화주씨등 10명의 회원 모두가 각종 문예지를 통해 등단한 이 지방의 핵심 여성문인들인 때문이다. 회장인 이영춘씨의 경우 강원일보 기자를 거쳐 76년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제3회 윤동주문학상(87)과 강원도문화상(87)을 수상했고 현재한국시협에 중앙위원으로 몸담고 있는 춘천문학의 대모격. 이와 함께 춘천여성문학회 탄생의 주역이었던 고경희씨는 83년 「현대시학」,기정순씨는 90년 계간지 「우리문학」,김금분씨는 91년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해 이영춘씨와 함께 이 지역의 대표적 시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박영희(87년 예술계)이화주(아동문학평론)송순자(91년 수필문학)박종숙(90년 수필문학)원점희(89년 시와의식)한미경(91년 수필문학)씨도 수필·동시·동화부문 등단자로 이 지역 각종 문학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인물들이다. 이 가운데 김금분씨(36)를 제외하곤 대부분 40대후반∼50대초의 연령층인 춘천여성문학회 회원들이 창립이후 보여준 활동은 놀랄 정도다. 지난해 8월 창립후 채 3개월도 안돼 10월1일부터 3일까지 회원 작품 33점을 선보인 첫 시화전을 요선동 선갤러리에서 열었고 그로부터 2개월후인 12월26일 마침내 창간 동인집 「변진 열개의 손가락」을 세상에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의 동인회에서 장르별로 차별이 이루어지지만 우리모임은 모든장르를 한데묶어 조화해 나간다는 특성을 갖고 있어요.물론 다양한 장르의 융화가 쉽지 않겠지만 회원들의 역량을 볼 때 충분히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어온 동인들의 모임인 만큼 아직까진 문학을 사랑하는 친목단체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다양하고 활발한 춘천문학인들을 엮어나가는 것이 과제』라는 이영춘회장의 희망이다. 강원도 7개시중 유일하게 여성문학동인회를 일구어낸 춘천엔 「삼악시동인회」「수향 시낭송회」「풀잎」「풀무」「강원수필」「산까치」등 크고 작은 문학모임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74년부터 활동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시집 가집을 내놓은 「삼악시동인회」와 86년 발족해 매월 셋째주 토요일 시낭송회를 열어오며 89년엔 전국 최초로 낭송시집을 발표한 「수향시 낭송회」등은 춘천뿐 아니라 타지방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는 모임들로 꼽히고 있다. 춘천여성문학회는 이같은 춘천의 대표적인 문학모임을 이끌어 오거나 관여해온 여류문인들의 집합체라는데서 더욱 시선을 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회장인 이영춘씨의 경우 지난해까지 「삼악시동인회」와 「수향시낭송회」회장을 맡았었고 송순자씨는 YWCA소속 동인회 「풀무」의 회장을 맡고 있다. 강원도내 등단 여류시인회인 「산까치」에는 이영춘·고경희씨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다른 모임에도 춘천여성문학회 회원들이 모두 리더 혹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적지 않은 문인들이 모여 살고 있으면서도 불협화음없이 어우러지는 춘천.호반도시 춘천을 무대로 태어난 춘천여성문학회 회원들은 『그래서 자신들의 모임에 대해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 물가안정이 민심안정(사설)

    총선과정에서 나타난 최대의 국민적 관심사항은 물가문제였다.총선 직후 정부가 올해 물가억제목표를 당초 9%에서 하향조정키로 한 것은 이같은 관심사항과 앞으로의 물가우려에 대한 정부의 답변으로 해석된다. 즉 향후 경제정책의 최우선순위를 물가에 두고 비상한 각오로 물가안정의지를 다진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물가안정을 위한 구체적 수단은 아직 나와있진 않으나 임금·통화·재정 등 모든 분야에서 긴축과 희생을 수반하지 않으면 안되며 경제주체의 고통분담원리가 적용돼야 물가안정은 가능해진다. 사실 연 2년동안 높은 물가상승과 올해 잇따라 치러지는 크고 작은 선거 등으로 인해 인플레기대심리가 팽배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당초의 억제목표 9%도 지켜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3월까지의 물가상승률은 2.6%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의 4.9%에 비해 순탄한 진행을 하고 있다.앞으로 2·4분기 이후의 물가 악재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라 가정해도 현추세대로라면 연말물가는 7%대의 안정은 가능해질수 있을것이다. 올들어 버스요금 전기요금 각급 학교공납금 등 물가지수에 큰 몫을 차지하는 공공요금은 이미 물가에 반영되었다. 또 지난해 8월 농산물값이 크게 올라 불과 1개월동안 1.3%나 물가를 치솟게 했던 이유의 하나가 세계잼버리대회였다는 점에서 보면 올해는 다소 안심이 가는 대목이 많다. 그러나 그동안 선거로 이완된 인플레 심리가 상당하다.3월중 풀려나간 돈들이 2조원을 넘고 정부의 통제가 쉽지않은 개인서비스요금들이 들먹거리고 있다.특히 총선으로 인해 노사간의 임금협상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더구나 여름철 농산물의 생산 및 출하에 병목현상을 가져올 태풍 등은 아직 예상할 수 없는 복병으로 잠재해 있다. 따라서 통화가 제대로 수속되고 임금협상이 원만히 이뤄지며 자연재해가 복병으로 작용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올해 물가안정의 전제가 된다.또한 의보수가,지하철·철도·택시요금과 상하수도 요금 등 일부 공공요금도 인상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인상폭이나 인상시기의 조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안된다. 물가는심리다.오른다고 하면 오르는 속성이 있다.물가안정을 위한 제반행정적 조치도 불가피하나 지금으로서는 물가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물가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물가안정에 대한 의문을 불식시키고 정부가 긴축노력을 통해 앞장서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그러나 물가를 안정시키는 과정에서 무리한 수단이 동원되어 가격구조를 왜곡시킨다거나 지수에 급급한 나머지 물가를 이월시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이는 안정이 아니라 물가를 증폭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소비자들은 물가안정에 대한 기여없이 물가상승만을 불평하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한다.스스로의 욕구를 자제하고 소비를 합리화해야할 것이다.
  • 미·영,새 인공혈액 개발(해외의학)

    ◎박테리아합성 제조… 대량생산 가능/“산소운반 미흡” 기존제품 결점 보완 과거 개발된 인공혈액의 결점을 대폭 개선한 새로운 인조혈액이 개발됐다고 일단의 영·미 과학자들이 최근 밝혔다.미국 콜로라도주의 소마토겐사와 영국 캠브리지의 의학연구평의회는 네이처지에 기고한 연구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새로운 인공혈액은 진짜 혈액의 빨간 부분인 헤모글로빈의 돌연변이 형태이다. 이 새로운 인공혈액은 더 이상의 변형없이 박테리아로부터 쉽게 대량으로 합성될 수 있다. 최근 수년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바이러스나 다른 혈액 관련 질병들이 오염된 혈액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져 인공혈액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증대돼 왔다.학자들은 산소를 인체 구석 구석에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을 대신할 산소 운반 대체물을 찾기위해 유전학적인 방법으로 인공혈액을 제조하려는 노력을 시도해 왔다.그러나 앞서 나온 헤모글로빈 대체물들은 산소 분자에 너무 가까이 묶여 있어 다른 세포들로 옮겨 가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번에 영·미과학자들이 개발한 새 인공혈액은 산소와의 친화성이 정상보다 낮은 헤모글로빈의 돌연변이 형태이며 진짜 혈액보다 강력한 성분을 갖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 우리 모두 투표장으로 나갑시다(사설)

    오늘은 투표날입니다.우리 유권자들이 가진 이 한표를 위해 평소에 않던 큰절을 한길가에서 하는 후보자도 있었고,봉투를 돌렸다는 후보,단체관광을 보내준 후보,당원만 돼주면 큰봉투를 준 당도 있었습니다. 왜 갑자기 그 잘난 사람들이 백성들에게 이 야단입니까.여러분 유권자들에게 한표를 그렇게 아쉽게 애원하는 것입니다.그 한표를 올바르게 행사토록 하기위해 오늘을 공휴일로 정했습니다.등산가고 낚시하고 야유회가라고 만든 공휴일이 아닙니다.물론 기권도 하나의 의사표시 일수는 있습니다.그러나 민주주의를 소리높이 외치고,입만 열면 민주화를 말하고,저질 국회의원을 매도하고,사회정의실현을 그처럼 갈망하는 사람들이 정작 투표날에 투표소에 가지 않는다면 그는 스스로 민주시민임을 포기한 사람입니다.그런 유권자는 누구도 귀담아 들을 필요없는 불평만을 일삼는 무책임한 백성일뿐으로 어느 정당,어떤 정치인,그 어떤 정부로부터도 결코 두려움의 대상도,존경의 대상도 될수 없는 버려진 유권자가 될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의 한표에 자신의 희망과 나라의 운명을 걸고 돈 몇푼으로 자기의 표를 사려는 어리석은 정치꾼을 잘라내고 오로지 같은 고향사람이라며 매달리는 우매한 정치꾼을 제쳐놓고 후보연설·정치공약을 무슨 웅변대회 원고로 착각,좋은말·매끈한 공약·유권자를 웃기는 말장난만 일삼는 무책임한 정치건달을 가려내고 국회에서 고함·삿대질·멱살잡기·육탄공격등으로 당의 보스에게 충성을 보인것으로 만족하며 그 당의 깃발만 들고 고향에 내려와 당의 공천만으로 재선이 보장된양 착각하는 멍청한 정치꾼들을 우리는 표를 통해 준엄한 심판을 해줘야 합니다. 민주개혁은 바른 투표를 통해서 이뤄져야 하며 조용한 다수의 소리없는 진정한 민의는 바로 오늘을 위해 그간 기다려 왔다는 자세로 투표장에 나서야 합니다. 이번 선거유세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새로운 현상을 목격 했습니다.유세장에선 「단상」의 인물보다 「단하」의 백성이 오히려 의젓하고 성숙한듯 느껴 지기도 했으며 일부에선 대통령만들기,지역 편가르기에 열중한 정치인들의 모습도 목격했습니다. 우리는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유권자들은 비교적 덤덤하고 무표정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이를 좋게 말하는 사람은 가라앉은 차분한 분위기라 했고,그 반대 사람들은 정치 냉소주의를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양쪽이 모두 일리있는 말로 들립니다.민주,반민주로 가를 형평도 못되고 여야 정당정책에 큰 차이도 없고,또 하나의 급조정당은 이곳 저곳에서 낙천된 사람들을 모아 공천,무슨 한풀이하듯 선거운동에 나섰으니 뭐달리 내세울 정책이 있을 수도 없다보니 비방,흑색선전,이행은 나중 일로 공허한 공약만 장황하게 늘어놓고 스스로 낯뜨거운 폭로전으로 대세를 장악하려는 민망한 모양들이 일어나게 됐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하게 알고 넘어가야 할것은 어느 재벌영주의 신하가 될 수는 결코 없다는 점입니다.자기 당의 공약을 자기 개인재산으로 충분히 이행하겠다는 한 재벌의 주장이 그의 참뜻이라면 그는 나라경영을 마치 지난날 봉건영주가 자기 봉토내에 사는 신하들을 먹여 살리듯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경거망동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올림픽을 치르고대학교육을 받은 국민이 선진어느나라 보다 많다는 이 나라 정치판이 아무리 어수선하기로 그런 「공약」을 감히 국민앞에 내놓을 수 있는지,유권자들은 잘 새겨 들어야 합니다. 원래 선거란 좀 떠들썩하고 허풍도 있고 정치인의 헛소리도 있고 철따라 나타나는 사기 정치꾼이 설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그러나 이제 유권자는 영악해졌고 눈치만으로도 세상 돌아가는 것을 정확히는 몰라도 비슷하게는 알고 있습니다.그래서 민심은 무서운 것이며 말 않는다고 멍청한 사람으로 잘못알고 대하다 큰 코를 다치게 하는 것도 바로 선거입니다. 자,그럼 우리 투표장에 나갑시다.투표에 앞서 이런 사항을 한번 되새겨 보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첫째,건전한 상식과 양식을 갖고 살아온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둘째,그가 보통시민으로 국민의 의무와 책임을 다해온 사람인가 여부를 따져봐야 합니다.전쟁이나 평화시를 막론하고 병역의 의무를 적극적으로 책임있게 이행한 사람이 아니면 우리는 그를 국가경영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길 수 없습니다.셋째,돈으로 표를 사려는 후보는 유권자를 우매한 멍청이로 보는 사람임에 틀림없습니다.그런 후보는 국회에 나가면 선거비용의 몇배를 챙기면서도 애국·애족을 입에 담을 사람입니다.넷째,오로지 국회의원 배지만을 위해 어느 당에든 기웃거리고 그도 안되면 무소속으로라도 출마,정치판을 어지럽히는 국회의원을 위한 국회의원은 절대로 뽑아서는 안됩니다.다섯째,미래를 위한 비전을 갖고 현실에 투철하면서도 점진적인 개혁을 지향하며 꾸준히 자기혁신의 노력을 할줄 아는 건설적인 인물을 적극 찾아 선택해야 합니다. 우리는 지난 40여년간 선거를 해오면서도 아직 「공명선거」「깨끗한 한표」를 들먹여야 하는 선거풍토속에 살고 있음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그러나 이번 선거가 그 어느 선거 때보다 비교적 조용하고 자유스럽고 민주적으로 치르고 있다는 사실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으로 믿습니다.
  • 아이아코카 후임 이튼은 누구(인터뷰)

    ◎63년부터 GM사서 일해와/동유럽시장 개척후 급부상 미국 3대 자동차 메이커중 하나인 크라이슬러사의 리 아이아코카회장의 후임으로 16일 지명된 로버트 J 이튼(52)은 새롭게 부상하는 동유럽시장에서 자동차산업의 선두 개척자로 두각을 나타낸 인물. 금년말에 퇴임하는 아이아코카회장의 뒤를 이을 이튼은 지난 88년이래 크라이슬러사 전체 규모와 맞먹는 약 9만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매년 2백5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제너럴 모터스(GM) 유럽 본부의 본부장으로 일해왔다. 그는 1940년 2월13일 미콜로라도주 부에나 비스타에서 태어나 캔자스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지난 63년부터 GM사에 몸담기 시작,지난 82년 부사장에 임명되기까지 기술부문의 간부로 일했으며 88년 유럽본부장에 임명됐다. 이튼은 90년대에 들어 헝가리·동독,지난달에는 폴란드에서 GM사의 판매및 제조활동을 주도했다. GM사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나타냈던 지난해 GM 유럽본부는 1백60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해 17억9천만달러의 수입을 올린 바 있다. 그는 또 GM사의 X­카개발계획을 이끌었는데 지난 84년 미연방정부는 폰티악 페닉스,시보레 사이테이션,올즈모빌 오메가,뷰익 스카이락을 포함한 X­카의 뒷바퀴 제동장치 결함을 들어 GM사를 제소한바 있는데 긴 소송끝에 GM사가 승소를 했으나 이 소송 때문에 이들 X­카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 “금력휘둘러 권력도전은 망동” 비난(3·24총선 길목)

    ◎합동·지원유세 이모저모/부산서 YS열풍불사 텃밭굳히기 작전/“진정한 한풀이는 잘사는 고장 만드는일”/민자/박수·함성 대결로 유세장기선 제압… 곳곳서 썰물 추태/「DJ바람」일지않아 “호남집권당 만들자” 지역감정 부추기기도 여야는 이틀간에 걸친 주말유세 대회전으로 선거열기가 고조됨에 따라 16일부터 각당 수뇌부의 연고지와 수도권등 전략지역을 중심으로 잇단 옥외 정당연설회를 갖고 세몰이 득표활동에 들어갔다. 주말 전국에서 3백48회에 걸쳐 동시다발로 전개됐던 합동연설회도 이날 지방을 중심으로 한 33개 지역구에서 열려 후보자간 열띤 공방이 계속됐다. ▷민자당◁ ○…지난 4일간 경남지역 지원활동에 전력투구했던 민자당의 김영삼대표최고위원은 이날 하오 부산진을(김정수)정당연설회를 계기로 자신의 텃밭에서 본격적인 「YS바람」 일으키기에 주력. 민자당은 이날 대회장을 부산시내에서 최대 인구유동지역인 서면의 구부산상고자리로 선택,사실상 부산지역 「합동연설회」성격으로 세를 과시. 이는 부산의 일부 야권후보가 만만치 않은데다 지난 4일간 김대표의 경남지역 유세가 「세몰이」에 비교적 성공했다고 판단,부산지역에서 완벽한 「굳히기」를 위한 선거전략. 이날 대회에는 5만여명의 청중이 운집,대통령선거유세를 방불케 했다. 이에앞서 김대표는 이날 상오 부산지역 7개 지구당을 순방했는데 가는 곳마다 김대표를 연호하는 지지자들이 연도에서 환영,부산시민들의 관심은 총선이 아닌 대선에 쏠려있음을 입증. 특히 북을(신상우)지구당 방문때에는 김대표가 순식간에 불어난 인파로 인해 예정에도 없던 즉석 가두연설을 할 정도로 지지열기는 대단. 한편 김대표는 17일 하오 사하지하철 공사현장을 방문,무소속으로 출마한 자신의 측근인 서석재의원과 조우할 예정이었으나 이같은 사전각본이 언론에 알려지자 당초 계획을 전면 취소. ○지원일정까지 재조정 ○…김종필최고위원은 이날 경기도 안산·옹진(위원장 장경우)인천 중·동구(서정화)남갑(심정구)남을(이강희)지구당연설회에 참석,민자당후보 지원연설을 계속하고 북을(이승윤)지구당사를 방문해 당원들을 격려한 뒤 총선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 김최고위원은 이날 기온이 갑자기 떨어진데다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지는 악천후 속에서도 유세장에 모인 청중들이 박수와 함께 「김종필」을 연호하는 등의 호응에 고무된듯 일정을 늦춰가면서도 매번 40분∼1시간 10분씩 연설을 감행. 한편 이날 각 행사장에는 서울시의회의원인 인기가수 이선희씨가 「정계의 새로운 꽃봉오리」라는 소개와 함께 찬조연사로 등장,『민자당후보를 밀어달라』는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아름다운 강산」 「내나라 내겨레」등을 열창해 표몰이에 단단히 한몫. 선관위측은 이에대해 「풍물·사물놀이 여흥행사금지」조항의 적용여부를 놓고 한동안 망설였으나 『이씨가 연사로 나와 1시간을 보장받은데다 노래가 지원 연설이 아니라고 확언할 수도 없다』며 중앙선관위에 보고하는 선에서 마무리. ○국민당은 현대대변당 ○…박태준최고위원은 이날 국민당의 「돈」바람이 비교적 강한 강원도지역 지원유세에 나서 「현대당」의 비상식적이고 비민주적 행태를 조목조목 지적하는 반어법을 구사하며 민자당의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 박최고위원은 이날 동해지구당(위원장 홍희표)정당연설회와 춘천(한승수)당원단합대회에 잇따라 참석,『국민을 상대로 돈을 번 재벌이 당을 만들어 엉뚱한 공약만 늘어놓고 있다』고 국민당을 겨냥한 뒤 『노사분규와 부동산투기의 대명사인 현대가 정치를 지배하겠다고 나선 것은 비극이며,그들이 새정치를 하겠다고 해봐야 재벌당이 될수 밖에 없으며 결국 현대 재벌의 이익만을 대변할 것』이라고 집중 성토. 박최고위원은 특히 강원도가 전통적 여권우세지역임을 감안,『강원도민은 일관되게 집권여당을 지지,우리나라의 안정과 번영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상기시키며 『이 지역은 또한 환동해권시대에 대비한 북방교역전진기지로서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역설. 한편 박최고위원은 이에앞서 이날 상오 김포공항 귀빈실에서 김대중 민주당대표와 우연히 조우해 지원유세근황,건강,선거전망 등을 화제로 10여분간 환담. ▷민주당◁ ○…김대중대표는 전북일원을 순회하며 바람몰이에 나섰고 이기택대표는 대구지역을 돌며 세부식에 주력하는등 영·호남분리공략작전. 김대표는 이날 승용차안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며 전남 영광(위원장 김인곤)전북 고창(정균환)정주(김원기)부안(이희천)김제(최락도)익산(최재승)이리(이협)전주(오탄·장영달)등 8개 시·군정당연설회에 참석하는 강행군. 민주당은 김대표의 지원유세를 앞두고 15일 호남 각 지구당에 「대권관련 발언을 삼가라」는 전통을 보냈으나 이날 일부 지구당연설회에서는 「김대중대통령을 모시고…」라는 발언이 등장하는가하면 몇몇 위원장들은 서로 김대표모셔가기 경쟁을 벌이는 등 김대표의 영향력이 여전함을 과시했으나 「전북홀로서기」영향 때문인지 청중규모나 열기면에서 13대때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는 평. ○…이기택대표는 이날 청주을과 대구서갑,달서갑·을,남구,서을정당연설회에 참석,물가불안이 도시 소시민의 가계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들을 열거하며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도높게 비난. ▷국민당◁ ○…16일 국민당 강동을(정남)·송파을(김중태)·서초갑(이충우)·영등포갑(김수일)·양천갑(박수복)·강서갑(유영)·은평갑(임인채)지구당 등 서울지역 7곳 정당연설회에 참석한 정주영대표는 『노태우대통령은 첫해는 허겁지겁,둘째해는 왔다갔다,셋째해는 갈팡질팡,네번째해는 헬레레 하게 보내 4년동안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또다시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공격. ○“김대중선생은 변절자” ▷합동연설회◁ ○…광주시 광산구 비아동 비아국민교에서 하오1시30분부터 열린 광산구 2차 합동연설회에는 3천여명의 청중이 모여 연설을 경청. 무소속 손종규후보는 『김대중선생은 유신독재에 맞서 싸워온 우리의 희망이었으나 지난 89년 조선대생 이철규군 사망의혹사건등 일련의 시국사건이후 노동자 시민 학생등 민중의 요구에도 불구,노정권과의 정면대결을 회피하고 타협자세로 일관해온 변절자』라고 비난. 이어 민자당 김용호후보는 『광산구가 광주시로 편입된 뒤 4년이 지났으나 광산군인지 광산구인지 모를 정도로낙후되어 있다』면서 『광주시 전체 면적의 57%를 차지하는 이 지역을 적극 개발,신광주로 건설해 나가자』고 열변. 국민당 김면중후보는 『김대중선생은 지난 13대 총선때 이 지역에서 무소속 출마를 포기하는 대신 14대때 공천을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어겼다』고 맹비난. 마지막 연사인 민주당 조홍규후보는 『3당야합이후 국회에서는 추곡수매동의안 날치기통과가 자행되는등 다수당 횡포가 계속되고 있다』며 농민·도시근로자등 저소득계층의 살 길은 민자당에 한 표도 주지않는 것 뿐이라고 강조. ○…전남 화순군선거구의 첫 합동연설회가 열린 화순 승주국민교 운동장에는 새벽에 내린 비로 운동장바닥이 질퍽거리고 안개비까지 내리는데도 1천5백여명의 청중이 모이는 등 관심이 고조. 이날 민자당 구용상후보는 『진정한 한풀이는 잘사는 고장을 만들고 인재를 양성할줄 아는 일꾼을 뽑는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한뒤 ▲도청유치 ▲광주 화순 동일학군제 실시 ▲전남대 지방캠퍼스 유치 등 굵직한 공약을 제시. 무소속 박판석후보는 『다른후보들이 나보다 훌륭하고 많이 배웠지만 화순에 살지않아 화순을 잘 모른다』면서 지지를 호소. 민주당 홍기훈후보는 『이번 선거는 3당 야합을 국민이 심판하는 선거』라고 전제,『투표율로 전국구의석을 결정하기 때문에 김대중총재와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이룩할 수 있도록 압도적인 몰표를 달라』고 호소. ○“목숨바쳐 헌신” 읍소 ○…하오2시 진안국교에서 열린 무주·진안·장수지역 합동연설회에서는 민자,민주,국민 3명의 후보가 농촌문제해결·지역개발을 위해서는 자신들이 국회로 진출해야 된다며 설전을 벌이자 지지자들이 유세장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박수와 함성대결을 벌이는등 자못 흥분된 분위기. 농림수산부장관·전북지사를 지낸 민자당의 황인성후보는 『말로만 떠들고 당리당략에만 매달리는 1인독재정당』『전국구 지역구공천에 돈거래나하고 후보등록 하루전에 공천자를 변경,유권자를 무시하는 정당』이라고 민주당을 공박. 이어 민주당의 오상현후보는 『농촌은 농민의 마음·집·교실·젊은 일손이텅빈 사공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내고향 정당 민주당에 표를 몰아주어 호남집권당을 만들자』고 DJ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바람작전을 전개. 민주당공천탈락에 반발,국민당후보로 나선 이상옥후보는 자신은 이제 도마위에 오른 생선이나 다른없는 정치사형수라고 소개한 뒤 『민의의 공천장,여러분의 공천장을 받은 기호3번 이상옥이를 다시 한번 국회로 보내달라』고 읍소작전. ○…경북 경산·청도지역 합동연설회가 열린 청도군 금천중학교에는 이 지역 유권자 2천여명이 몰려 후보들의 농촌실정에 대한 견해를 들으며 농민을 위한 공약에 관심을 표명. 국민당 염길정후보는 『민자당 이후보가 지역대표로서는 부족하다는 것을 느껴 자신이 출마했다』면서 이 지역 농민을 위해 종합병원을 설립하겠다고 공약. 이어 민주당 김경윤후보는 『오늘 날씨가 을씨년스러운 것은 자유당의 3·15부정선거에 항거한 김주렬열사의 혼이 노했기 때문』이라며 전문대 유치와 복숭아 가공단지 조성을 공약. 민자당 이영창후보는 『금력을 휘둘러 권력에 도전하려는 것은 상식 이하의 망동』이라며 국민당을 비난한 후 『타지역에 비해 낙후된 고향 발전을 위해 출마했다』고 피력. ○…강원도 속초시 영랑국교 교정에서 있은 속초 고성지구 합동유세장에는 봄을 시샘하는 눈이 내리는 가운데 3천여명의 청중이 모여 차분히 경청. 이날 민자당의 정재철후보는 실향민이 많은 지역주민들을 의식,『남북통일을 위해 앞장서겠다』면서 『어떤 방법으로라도 여당과 정부·국민모두가 합심해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우리들의 살길』이라고 역설. 무소속의 김용현후보역시 자신이 실향민임을 재삼 강조하고나서 『속초시민의 자존심을 걸고 앞장서 일하겠다』면서 『선거때마다 힘있는 국회의원을 뽑아 상전으로만 모셨지 일꾼으로 부려보지 못했지 않느냐』며 지지를 호소. ○돼지눈엔 돼지만 보여 ○…충남 공주시 봉황국민교에서 열린 공주시·군 합동연설회에서는 지난 13대 총선당시 「불꽃대결」을 벌였던 민자당 윤재기후보와 무소속 이상재후보간에 또다시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 이후보는 『3당 합당이후 수백억달러에 달하는 무역적자가 생기고 농촌부채가 가중되었으며 치안부재 상태에 빠지는등 총체적 국가위기를 맞고 있다』며 「컴퓨터달린 불도저」라고 불리는 자신을 뽑아 난국을 타개하자고 기염. 이에 대해 윤후보는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말을 인용,이후보및 다른 후보들의 인신공격에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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