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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音盲 탈출/손성진 논설위원

    ‘음맹(音盲)’이라고 할까.악기 하나 다룰 줄 모르고 음악을 이해하지도 못한다.기타도 제대로 칠 줄 모르는 게 한심하다.동창 녀석의 클래식 기타 연주를 넋을 잃고 들은 적도 있다.피아노를 치는 아들을 밀어내고 어느 영화에서 음계도 모르는 피아노를 제멋대로 두드리는 제라르 드파르디외 흉내를 내면 아이들이 깔깔 웃곤 한다. 음맹을 면해보고자 짬짬이 억지로라도 클래식을 듣는다.모르면서도 자꾸 듣다 보니 새로운 세계가 느껴진다.바로크 시대의 협주곡이 제일이다.밝고 경쾌하고 무엇보다 나같은 초보자에겐 음이 단순해서 좋다.바흐나 비발디의 곡을 들으면 정신이 맑아진다.최근에 찾아 낸 멋진 곡은 알비노니의 오보에 협주곡이다.영어식 발음 ‘캐넌’으로 잘 알려진 파헬벨의 ‘카논’은 뒷부분으로 가면 아련한 환상으로 빠져드는 듯해 몇번이나 반복해 듣는다. 수필가 윤명자씨는 ‘황제와 걷는 여인’이라는 수필에서 “음악은 정신이 숨쉴 수 있는 산소를 불어넣는다.음악의 물 속에 들어가면 정신의 이끼가 닦인다.”고 썼다.마음이 뒤숭숭하거나 울적할 때면 바로크 협주곡을 들어보라.금방 기분이 달라질 것이다.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삼성전자가 오스틴에 있는건 큰 자랑”

    “한국을 제외하고 전세계 유일한 삼성전자 반도체 Fab(Fabrication·웨이퍼 가공 과정)공장이 오스틴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I am Proud of Samsun-g.)” 윌 윈(43) 미 텍사스주 오스틴 시장은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IBM,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델 컴퓨터,모토로라 등과 함께 오스틴을 반도체 ‘클러스터’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면서 “앞으로도 이들이 아무 불편없이 기업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상하수도·도로 등 시설확충과 부담금 감면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시는 1996년 13억달러 규모의 삼성전자 공장 설립이 확정되자 공장 앞을 지나는 16㎞ 4차선 정도의 도로를 신설하면서 ‘삼성로(Samsung Boulevard)’로 명명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애칭정도가 아니라 행정구역상 정식 명칭이다.박희균 전무(법인장) 등 오스틴법인 직원들의 명함에도 주소는 ‘12100 Samsung Boulevard’로 적혀 있었다. 박 전무는 “오스틴시로부터 받은 직·간접적 지원이 금액으로 2100만달러에 달한다.”면서 “우리도 텍사스주 출신 한국전 전몰 용사 위령탑 건립,장애학교 후원금 모금을 위한 자전거타기 행사(Rosedale Ride) 등으로 지역주민과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틴 상공회의소 앤디 칼슨 경제개발 담당은 “2년전 모토로라,델 등이 경영악화로 2만 5000명의 대규모 해고를 단행하는 등 지역경제가 악화될 뻔했는데 삼성전자가 지난해 5억달러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해 오스틴에 큰 도움이 됐다.”고 삼성전자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주재원 30여명을 포함,950명이 근무하고 있는 삼성전자 오스틴법인은 지난 7월 30% 설비증설 기공식을 갖는 등 올해 10억달러로 예상되는 매출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오스틴(미 텍사스주)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2004 美대선] ‘콜로라도 구상’ 美대선 새 변수

    |워싱턴 연합|오는 11월2일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선거인단을 득표수에 비례해 배정하는 이른바 ‘콜로라도 구상’이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민주당이 지난 10여년간 이겨보지 못했던 콜로라도주(州)에서 선거인단을 인구비례로 배정하는 방향으로 주의 헌법을 개정하고,이번 대통령선거부터 적용하자는 구상이 유권자들의 청원으로 11월2일의 투표용지에 포함됐다.유권자들은 이 구상에 대해서도 투표하게 된 것이다. 미국 대통령선거 제도에 따르면 메인과 네브래스카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는 단 한 표라도 승리하는 후보가 그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게 돼 있다.메인과 네브래스카는 주 전체의 승자가 선거인단 2명을 차지한 뒤 각 의회 선거구마다 승자가 1표씩을 얻게 돼 있다. 만일 콜로라도에서 이같은 구상이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 시행된다면 민주당의 존 케리 대통령 후보는 주 전체의 득표수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뒤지더라도 선거인단 9명 중 3∼4명 정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지난 2000년 대통령선거가 불과 5명의 선거인단 차이로 결정됐음을 감안하면 선거 결과를 뒤바꿀 수도 있는 변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부시측으로부터 법적인 도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2000년 대선에서 플로리다 재개표 논란이 일어났을 때 부시 법률팀의 일원이었던 조지 터윌리거 3세는 “만일 그것이 수적으로 (당선자 결정에)의미가 있게 된다면 후보든 콜로라도 주민들이든 법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이것은 접전을 벌이는 선거에 암운을 드리울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구상을 추진하는 단체의 릭 리더는 2000년 선거의 법적 분쟁이 부분적으로 이 구상을 추진하는 이유가 됐다면서 “이것은 한 사람의 기본적인 권리,즉 한 표를 확인하는 것이며,모든 표를 계산하도록 만들고,개인에게 더 큰 비중을 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콜로라도주의 빌 오웬스(공화) 주지사는 이같은 구상이 전국적인 무대에서 콜로라도의 힘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 구로 서울수목원 ‘반쪽짜리’ 위기

    구로 서울수목원 ‘반쪽짜리’ 위기

    서울 구로구 항동 일대에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조성되는 ‘서울수목원’(가칭)이 자칫 반쪽짜리 공원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구로구는 현재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이 지역 모두를 수목원 조성부지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건설교통부와 서울시는 이 중 일부를 떼내 국민임대주택을 짓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구로구의 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여의도 면적(89만평)의 절반에 해당하는 44만평 규모의 초대형 자연생태공원도 가능하지만,건교부와 서울시의 방침대로라면 자연생태축이 임대아파트에 의해 끊기게 될 처지에 놓여 있다. 특히 수목원 조성사업이 건교부와 서울시의 예산지원을 전제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연생태계 복원과 국민임대주택 건설이라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후자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 부지 용도 중복… 접점 찾기 난항 서울시와 구로구는 오는 2006년까지 모두 301억원을 들여 항동 10-1 일대 5만 1300평(16만 9674㎡)에 서울수목원 1단계 조성사업을 추진한다.올해 말까지 기본·실시설계와 도시계획시설 변경결정을 마친 뒤 내년부터 토지·건축물에 대한 보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이곳에는 3000여종의 목·초본식물과 2000여종의 곤충이 살 수 있는 생태공간을 비롯,자연탐방로·임목학습장·수변전망대 등의 자연체험공간도 들어서게 된다. 이어 2008년까지 항동 22 일대 7만 5700평에 대한 수목원 2단계 조성사업이 실시될 예정이다. 문제는 구로구가 수목원 3단계 조성사업을 위해 내놓은 예정부지가 건교부와 서울시가 추진하는 국민임대주택 건설 예정부지와 중복된다는 데 있다.구로구는 항동 79·140 일대 11만 7000평을 3단계 사업부지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했지만,건교부와 서울시는 이곳 7만 4000평(항동지구)에 3000가구 규모의 임대아파트를 짓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영철 구로구 도시개발과장은 “3단계 사업까지 완료되면 서울수목원은 인근 2만평 규모의 항동근린공원과 18만평 규모의 천왕산도시자연공원과 더불어 44만평 규모의 대규모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수목원 조성을 위한 예산을 지원하는 건교부와 서울시가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특히 항동지구 서쪽에는 수목원 1·2단계 조성사업 예정부지가,동쪽에는 천왕산도시자연공원이 위치해 있어 임대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두 지역간 단절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좁혀지지 않는 견해차 건교부는 올해 초 항동지구에 대한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에 앞서 구로구에 의견을 묻는 주민공람을 요청했다. 이에 구로구는 건교부와 서울시에 ‘항동지구는 대규모 녹지축을 형성하는 자연생태지역으로 택지개발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아울러 임대아파트를 지을 대체부지로 현재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는 천왕동 7 일대 5만 4000평을 제시했다. 김 과장은 “대체부지와 이웃해 있는 천왕동 27 일대 14만 6000평에 내년부터 3800가구 규모의 임대아파트 건립공사가 시작되고,지하철 7호선 천왕역이 위치해 있는 등 항동지구보다 입지여건이 낫다.”면서 “자연생태계 보전과 임대아파트 건립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건교부는 이같은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 항동지구 택지개발에 대한 주민공람을 요구했고,구로구는 이를 번번이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사업시행을 맡은 SH공사(구 서울시도시개발공사)는 이달 말까지 임대아파트 건립을 위한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수립,건교부에 제출할 예정이다.또 건교부와 서울시는 구로구가 주민공람을 계속 거부할 경우 개발계획을 바탕으로 직접 주민공람을 실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국책사업 인정여부도 관건 이처럼 건교부·서울시와 구로구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데는 이해득실을 따진 ‘수싸움’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2012년까지 ‘국민임대주택 100만호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건교부와 2006년까지 ‘국민임대주택 10만호 건설’이라는 목표를 세운 서울시로서는 한번의 양보가 임대주택사업 전체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동시에 구로구는 관내지역 곳곳에 임대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낙후된 지역이미지를 떨치기 위한 부단한 노력들이 자칫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현재 항동지구 택지개발사업은 개발제한구역 변경 승인을 받기 위해 건교부 산하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특히 중앙도시계획위가 항동지구 택지개발사업을 국책사업으로 인정할 경우 문제는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환경부 국토환경보전과 관계자는 “지난 3월 강일·도봉·상암지구 개발사업의 경우 제반절차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아 반려한 바 있다.”면서 “중앙도시계획위로부터 국책사업으로 인정받으면 충분한 의견수렴 등 협의과정도 전제조건이 된다.”고 설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구로구의 계획은? 구로구는 서울수목원 예정부지인 항동지구에 임대아파트를 짓겠다는 건교부와 서울시의 방침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한다. 양대웅 구로구청장은 “수목원은 다양한 식물들을 수집·연구하는 식물원과 자연이 주는 혜택을 만끽할 수 있는 자연공원의 장점을 모두 살릴 수 있는 공간”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교부와 서울시가 항동지구에 대한 택지개발사업을 강행한다면 녹지공간을 확보하려는 기초단체의 노력은 허사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이어 “임대아파트 건립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에서 벗어나 대안을 제시하는 등 타협점을 찾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면서 “건교부와 서울시가 항동지구 뿐만 아니라,대체부지까지 개발하겠다는 방침을 보이고 있는 것은 기초단체와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양 구청장은 특히 항동지구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지만 보존 가치가 낮다는 주장에 대해 “이곳에 수목원을 조성하면 자연생태계 보전 차원을 넘어 복원의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단기적인 이익을 좇아 이곳에 아파트를 짓는다면 훼손된 자연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는 길은 영원히 막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건교부와 서울시 등이 내놓은 도심지역에 대한 환경 정비 및 개발이 지나치게 사업성 위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정달호 구로구의회 의장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쪽에는 수목원을 조성하고,다른 한쪽에는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만드는 것은 일관성이 결여된 결정”이라면서 “지역주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지역개발사업은 나중에 심각한 후유증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의견수렴 절차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서울시·건교부 입장은? 서울 구로구 항동지구에 국민임대주택을 건설하겠다는 서울시의 입장은 확고하다. 서울시 권혁소 주택기획과장은 “구로구로부터 택지개발사업 대상지를 변경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수목원 조성지역과 임대아파트 건립지역은 직접적인 연관성이 떨어지는 만큼 개발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구로구가 제시한 천왕동 대체부지에 대한 개발은 환경정비 차원에서 수용할 수 있지만,항동지구에 대한 개발 포기를 전제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권 과장은 “노후 공장과 훼손 주택이 몰려 있는 항동지구는 환경영향등급이 낮아 보존가치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나대지여서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짓는 데 적당하다.”면서 “반면 천왕동 대체부지는 정비가 시급한 지역이긴 하지만,산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개발 여지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시나 건교부가 나서서 직접 주민공람을 실시하는 방안과 관련,권 과장은 “기초단체가 아닌 상급단체가 주민공람을 실시하는 목적은 개발사업 절차를 간소화해 사업추진을 원활히 하는 데 있다.”면서 “우선 구로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 (직접 주민공람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건교부도 이같은 서울시의 입장과 큰 차이는 없다. 택지개발과 관계자는 “임대아파트 건립계획이 해당 지역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될 경우 다른 지역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다만 임대아파트 건립계획이 차질을 빚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서울시와 구로구가 협의를 통해 개발방안을 제시한다면 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하프타임] 랜디 존슨, 좌완 최다 탈삼진 위업

    ‘빅 유닛’ 랜디 존슨(4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좌완투수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웠다.존슨은 16일 미국프로야구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솎아내며 5안타 2실점으로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존슨은 통산 탈삼진을 4139개로 늘려 스티브 칼턴(4136개)의 좌완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했다.존슨은 통산 탈삼진에서도 놀란 라이언(5714개) 로저 클레멘스(4287개)에 이어 3위로 올라섰다.한편 새미 소사(36·시카고 컵스)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경기에서 1회 1점홈런,8회 만루포를 쏘아올려 팀의 13-5 승리를 이끌었다.
  • [데스크시각] ITU텔레콤 아시아행사 유감/정기홍 산업부 차장

    ‘IT 올림픽’으로 불리는 부산 ITU 텔레콤 국제행사가 지난 11일 6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국내에서 열리는 첫 국제 IT 행사여서 성공 여부가 여러모로 관심거리였다. 행사야 끝날 땐 나름의 성과를 계산하게 마련이지만 이번 행사도 27개국에서 내로라하는 224개 IT 기업이 첨단 제품을 내놓아 첨단기술 경연과 비즈니스를 하게 한 자리였다는 평가다.‘32개국 IT 장·차관 방한’이란 진기록도 세웠다고 한다.세계 IT 기업들이 첨단기술을 놓고 각축을 벌였고,성공적 행사란 의례적인 말의 성찬도 뒤따랐다. 끝난 행사를 놓고 쭈뼛하게 잔소리를 내놓는다면 주최측에 누가 되지 않을까 싶지만,곳곳에서 노출된 준비 미흡은 그리 간단히 넘길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조직위와 부산시의 ‘비즈니스 마인드’ 부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어떤 행사든 ‘물건’은 차려놓고 ‘파는 기술과 연출’이 있어야 한다.행사를 지켜본 정부 관계자는 “전시 제품과 외국 바이어를 연결시키는 고리 역할이 무척 부족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를 전략 부재로 말하는 이도 있다.부산시는 전시장과 숙박시설 등 인프라만 준비해 놓으면 소프트웨어적인 것은 굴지의 ‘잘나가는’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행사 성공요인의 하나인 홍보 준비도 미숙하긴 매한가지였다.국내외 기자들의 기사 송고실 랜(LAN)선은 사용이 불가능하거나 모자라 어려움을 겪었고,첫날 기본 비치품인 먹는 물조차 하루종일 준비가 안돼 있었다.개막 다음날 부랴부랴 정수기를 설치했지만 준비부족의 단면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보안분야는 더욱 큰 문제였다.ID카드의 본인 확인을 하지 않아 검색대를 자유자재로 통과할 수 있었다.ID카드에는 아예 사진이 없어 카드 소지자와 원래 등록자가 일치하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었다.한 방문 업체 사장은 “테러리스트가 벡스코 전시장을 폭파하려 했다면 큰 어려움 없이 임무완수(?)를 했을 것”이라며 보안 허술을 비꼬았다. 많은 참가자들이 대회 기간에 “역시 서울”이라고 했던 말을 부산시 관계자들은 새겨들어야 한다.이는 IT 국제행사를 치를 능력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서울뿐이며 부산은 아직 이르다는 뜻으로 들린다.실제 필자는 부산역에서 내려 행사장인 벡스코로 가는 버스 안내도를 찾았지만 행사를 알리는 안내문도 찾지를 못했다.이번 행사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준비는 준비다. 조직위는 ‘반쪽 성공’이란 지적에 할 말이 많을 것이다.경쟁국인 일본과 중국의 비협조와 ITU의 독단적인 장삿속 행태 등을 들 수도 있다.중국의 경우 우리가 홍콩이 다음 행사지로 선정되는 데 도움을 주면서 10개 업체 참가를 약속했지만 5개 업체만 보내 관심을 떨어뜨렸다.하지만 이 또한 누구의 탓이겠는가. 이런 가운데 진대제 정통부장관의 행보는 눈여겨볼 만했다.임시 접견실을 내면서까지 장관 등 각국의 VIP 등을 접견하면서 업체들의 수출 계약 체결을 측면 지원했다.그는 내년 중에 IT 정책 장관회의를 국내에서 열자며 중국과 일본에 선수를 쳐 아시아 IT시장의 주도권을 쥐고자 했다.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대과없이 끝났다는 자찬보다는 문제점들을 속히 가려내 이번 행사를 중국 등 신흥 IT 강국의 부상에 대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정기홍 산업부 차장 hong@seoul.co.kr
  • KBS 2FM ‘…음악앨범’ 10주년 맞은 DJ 유열

    KBS 2FM ‘유열의 음악앨범’(오전 9∼11시)이 새달 1일 방송 10주년을 맞는다. 1994년 10월1일 첫 방송을 시작한 ‘유열의‘은 내년에 방송 40주년이 되는 KBS 2FM 사상 최초의 10주년 프로그램.장수 DJ 유열은 “그동안 별로 실감 못했는데 방송 10주년이 다가오니까 (마음이) 벅찹니다.짧은 시간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제야 실감하겠어요.”라며 긴 세월을 달려온 감회를 밝혔다. 연예인이란 직업상 10년 동안 매일 같은 시간에 라디오 방송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DJ로 활동하는 대부분의 연예인이 일주일에 서너 번씩 녹음으로 대체하는 현실에서,그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생방송으로 시청자를 만난다는 자신만의 원칙을 지켜왔다.“좋은 노래를 장르나 국적,시대를 불문하고 소개해 온 것이 청취자들의 사랑을 받은 비결 아니겠느냐.”며 나름의 장수 요인을 제시하기도. 10주년을 기념해 성대한 잔칫상을 차린다.15일 오후 7시30분 여의도 KBS홀에서 ‘십년지애(十年之愛)’ 콘서트를 여는 것.이현우 이문세 최정원 이승철 박효신 윤도현밴드 인순이 박학기 이두헌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총출동,자리를 빛낸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우정을 쌓아온 일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도 자리를 함께할 예정.이날 콘서트는 새달 2일 ‘유열의‘을 통해 방송된다. 두 장의 CD로 구성된 기념 음반도 낸다.프로그램 시그널뮤직을 시작으로 최신 팝뮤직,재즈,J-Pop,R&B,보사노바,뮤지컬 테마곡,아카펠라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35곡을 담았다.알리시아 키스와 노라 존스를 비롯해 스위트 박스,가레스 게이츠,사라 맥라클란,토니 블랙스톤,리얼 그룹,리사 오노 등의 노래를 이 음반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美대선 접전지역 크게 줄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올해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는 오하이오와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 세 주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선거일을 50일 앞둔 12일(현지시간) 공화·민주 양당의 선거 전문가들이 전국의 판세를 분석한 결과 이달초 끝난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상승해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접전을 벌이는 주)’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접전지역 10개로 줄어 워싱턴포스트는 현재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는 지역을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미네소타,위스콘신,아이오와,네바다,뉴멕시코,웨스트버지니아,뉴햄프셔 등 10개 주로 추산했다.지난달까지만 해도 접전지역으로 분리됐던 주는 21개였다. 그러나 그 가운데 애리조나,아칸소,콜로라도,루이지애나,미주리,노스캐롤라이나,버지니아 등 7개 주는 부시에게 기울었고 메인,미시간,오리건,워싱턴 등 나머지 4개 주는 케리쪽으로 가고 있다.케리 후보측은 지난여름까지도 친 공화당 성향의 경합주였던 애리조나,콜로라도,루이지애나,버지니아를 연달아 방문하는 한편,TV광고를 집중하면서 지지세를 확대해보려 했으나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선거인단 217 대 207 현재의 상태에서 지지세가 확정적인 주의 선거인단 수를 합산해보면 부시 대통령이 217표를,케리 후보가 207표를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대통령에 당선되려면 총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수인 270명을 확보해야 한다.이에 따라 10개 스윙 스테이트의 선거인단 114명을 놓고 양측이 총력전을 기울이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핵심지역에서는 막상막하 부시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3개 핵심 주 가운데 플로리다와 오하이오에서 승리했다.부시 대통령은 지난 선거에서 법원판결로 승리를 안겨줬던 플로리다가 올여름 두차례나 태풍 피해를 당하자 적극적으로 나서서 재정지원을 하는 한편,틈나는 대로 직접 내려가 선거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오하이오주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투표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52% 대 43%로 케리 후보를 앞서고 있지만,등록된 전체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47% 대 46%로 사실상의 동률을 이루고 있다.특히 오하이오 주민들은 제조업 일자리가 20만명이 줄어들어 경제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상태다. 케리측도 지난 대선에서 앨 고어 후보가 4% 차이로 승리했던 펜실베이니아에서 부시에게 추격당해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가 지난 10일 공동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투표할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부시가 케리를 52% 대 43%로 9% 포인트 앞서고 있다.또 CNN과 USA투데이,갤럽의 최근 공동조사에서는 부시가 52% 대 45%로 케리에 7%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dawn@seoul.co.kr
  • ‘붙박이 챔프’ 어림없는 꿈

    ‘붙박이 챔프’ 어림없는 꿈

    ‘사야’(사회인 야구) 판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한때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까지 맺었던 거물 ‘선출’(학창시절 선수로 뛴 경우를 줄여 부르는 말)까지 뛰어드는 등 저변이 두꺼워진 데다 봇물을 이루는 각종 리그에서 실력을 쌓으면서 생긴 현상으로 ‘사야인’들이 고무돼 있다. 특히 저마다 동계훈련을 갖는 등 프로 팀 못잖은 열정이 만만찮은 힘을 불어넣었다는 분석이다.따라서 어느 팀도 감히 수성(守城)을 자신할 수 없는 ‘열강 시대’로 접어들었다.절대 강자는 절대 없다는 얘기다. 근 1∼2년 사이에 사회인야구 강자로 새롭게 떠오른 팀으로는 ‘스트라이커스’와 ‘WWE’(We win for enjoyment·우리는 재미있는 야구에 승부를 건다) 및 백상 등이 손꼽힌다. 스트라이커스는 2002년 창단된 구단으로 불과 2년만에 정상권으로 올라서 눈길을 모으기에 충분하다.올 들어서만 해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컵을 거머쥐었다.지난달 제6회 서울연합회장배 1부와 6월 서울시장배 1부리그에서다. 스트라이커스의 강점은 참가 중인 페넌트레이스에 3개 리그별로 모두 따로 감독을 두는 등 철저한 팀 관리에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올 시즌 17안타,홈런 5개로 타율 4할대를 기록한 3번 손진한(28)과 4할을 조금 밑돌지만 찬스에 강한 4번 김영문(26),14안타에 18타점을 올린 6번 임경목(28) 등 골고루 짜인 타선도 원동력이다.라인업 가운데는 또 투수 유망주로 1998년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40만달러(4억 7000만원)에 계약했다가 고질적인 부상 때문에 낙마한 김병일(28·중앙고 졸)을 눈여겨 볼 만하다.‘선출’이어서 규정상 마운드에는 오르지 못하지만 대회마다 안정적인 게임 운영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생 팀으로 서울시장배 2부 패권을 잡은 일명 ‘따따이’ WWE는 걸출한 투수 2명을 거느리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연합회장배 결승에서 스트라이커스에 우승컵을 내줬지만 돌풍은 이어질 게 분명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투수 안홍열(30)은 시속 130㎞를 웃도는 강속구로 ‘사야’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했다. 백상도 승수를 차곡차곡 쌓고 있다.언더스로 정봉무(27)와 정통파 투수 배태조(24),슬러거 임선묵(24),이민기(25) 등 선수들의 실력이 고르다는 게 강점이다.서울시장배 1부리그 2위에 이어 지난달에는 베스트컵 초대 챔피언 자리를 차지했다. 신생 팀으로 지난 9일 제5회 생활체육협회장기 전국대회 첫 경기에서 강팀 ‘군산 세큐리트’와 맞붙어 14-7 더블스코어로 물리치고 2회전에 오른 ‘레인보우’도 심상찮은 대변혁을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내로라하는 스트라이커스조차 팀 기록상 지난해와 비교해도 떨어진다는 반성론이 일어나는 등 다른 구단의 거센 도전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반면 99년부터 지난해까지 굵직굵직한 대회에서 8차례나 패권을 거머쥐며 무대를 주름잡았던 챔프월드는 올 들어 서울시장배에서 8강전에 진출했을 뿐 이렇다 할 성적표를 받지 못했다. 창단 첫 해인 2002년 연합회장배 우승에 이어 쥬신리그와 서울시장배 2위,시즌 왕중왕전 1위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던 ‘태광 라미렉스’는 지난해 연합회장배 4위를 끝으로 구심점을 잃으면서 선수들이 뿔뿔이 흩어져 팀이 사라지는 비운을 맞았다. 생활체육야구연합회 김성일(34) 사무과장은 “이는 저변 확대로 선수들의 기량이 쑥쑥 오르는 등 좋은 변화에 따른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선수 빼오기 등 프로야구와 같은 부작용도 적잖아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해마다 각 리그 페넌트레이스가 끝나는 10월 이후에는 선수 대이동이 이뤄져 긍정적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고쳐나가야 할 양면적인 현상이 심해진다고 귀띔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논술비타민] 정보화 사회와 인간

    (가),(나)의 지문을 읽고 사이버세계의 유용성에 관한 글쓴이의 입장을 정리한 후,이에 대해 가능한 반론을 제시해 보시오.(이화여대 2004학년도 논술 모의시험.인문·자연계열 공통) (가)인간은 새로운 우주론 덕택에 무지의 암흑에서 진리의 찬란한 빛으로 진보했다.우주의 진정한 체계가 발견됨에 따라,인간은 마침내 자신이 우주 내의 어느 곳에 서있는지 알게 되었다.태양이 지구를 대신하여 행성체계의 중심에 들어선 것과 마찬가지로,과학 역시 신학을 물리치고 인간의 지식체계의 중심을 차지했다.이제 인간의 정신이 진정한 빛의 근원을 탐구하게 되면서,진리를 향한 끝없는 도약이 미래를 가득 채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대 우주론의 엄청난 성과에도 불구하고,서구는 철저한 물리주의의 길을 따라 내려오는 동안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을 또한 잃어버렸다.현대 우주론이 성공을 거두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공간의 동질화로 인해 영혼 또는 정신의 공간이 우리의 세계관에서 추방되어버린 것이다.동질적인 공간은 오직 한 종류의 실재만을 수용할 수 있었다.즉 과학적 세계관에서는 물질의 물리적 실재만이 존재했다.중세 우주론에서 육체와 영혼은 공간이 비동질적이라는 믿음 때문에 공존할 수 있었다.반면에 근대의 우주론 자들은 지구 공간과 천체 공간의 중세적 구분을 폐기함으로써 실재를 고전적인 육체-영혼 이항체계의 절반으로 축소시켰다.게다가 물질 공간이 무한으로까지 일단 확장되어버린 다음에는,어떠한 형태로든 영혼 공간이 들어설 수 있는 자리는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좀더 적나라하게 말해서,근대 우주론의 무한 공간에는 ‘영혼’이니 ‘정신’이니 하는 것들이 존재할 장소가 전혀 없었다.중세의 우주에서 영혼의 장소는 항상 ‘너머’였다.중세에는 우주가 유한하다고 믿었으므로,적어도 비유적으로라도 물질세계의 바깥에 영혼의 자리가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상상할 수 있었다.그러나 물질의 세계가 무한한데 영혼의 세계가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물질세계의 한계가 없어짐으로써 기독교적인 영혼의 세계는 우주로부터 삭제되었다.이러한 삭제는 서구를 정신적 위기에 빠뜨렸으며,우리는 그 여파 때문에 아직도 고통을 겪고 있다. (나) 사이버공간은 빅뱅에 견줄 만한 기하급수적인 힘으로 현재 우리 눈앞에서 폭발하고 있다.우주론자들은 우주의 물질 공간이 약 150억년 전에 무에서 폭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하는데,사이버공간도 역시 무에서 시작되었다.현재 우리는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공간,새로운 영역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서로 연결된 전 지구적 컴퓨터 네트워크 공간은 이전과 다른 영역으로 팽창하고 있다.물질공간처럼,이 새로운 사이버공간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면서,끊임없이 팽창하고 있다.매일 수천 개에 달하는 새로운 노드 혹은 ‘사이트’들이 인터넷과 관련 네트워크에 추가되고 있으며,이러한 새 노드를 통해서 사이버공간의 전체 영역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모든 사이트들은 동시에 여러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 나가는 웹의 복잡한 미로 안에서 서로 연결된다.1998년 중반 현재,정기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의 수는 1억명에 이르고 있다.그리고 다음 10년 동안에는 10억명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이미 3억 페이지가 등록되어 있는 월드와이드웹은 최근 들어 하루에 백만 페이지씩 성장하고 있다.무에서 시작한 지 약 30년 만에 사이버공간은 인간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토’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매우 중대한 의미에서 새로운 디지털 공간은 물리학이 탐구해온 공간 ‘너머’에 있다.왜냐하면 사이버 세계는 물질의 소립자나 힘이 아니라 비트와 바이트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데이터 패킷은 사이버공간의 존재론적 토대이며,전 지구적 현상이 ‘출현하는’ 근원이 된다.사이버공간은 물질의 소립자나 에너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좀더 명확하게 말해서,그것은 한마디로 혁명적인 공간이다.사이버공간은 존재론적으로 물리적 현상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물리학 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그러한 법칙의 한계에 의해 제한되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발전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어떤 의미에서 실리콘 칩은 우리를 형이상학적 통로로 이끈다.한 웹사이트에서 다른 웹사이트로 여행하는 나의 ‘운동’은 어떠한 역학 방정식으로도 설명될 수 없고,내가 활동하는 온라인 공간은 어떠한 물리적 미터법으로도 측정할 수 없다.여기에서 ‘공간’의 개념 자체는 지금까지 거의 이해된 바 없는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된다.역설적이게도,사이버공간은 물리학적 과학기술의 부산물이다.실리콘 칩,광섬유,액정화면,원격통신위성,심지어는 인터넷에 동력을 공급하는 전기까지,이 모두가 과학의 부산물이다.하지만 사이버공간이 물리학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그것은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실재관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소위 ‘과학의 시대’에 우리들은 철저히 물리적인 공간의 개념에 길들여져서,사이버공간을 진정한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그러나 내가 사이버공간에 ‘들어갔을 때’,나의 몸은 의자에 편하게 앉아 있지만,‘나’는 자체적인 논리와 지형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세계로 송신된다.분명히 그것은 내가 물질세계에서 경험하는 그 어떤 것과도 다른 종류의 지형이지만,그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즉,어떤 것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것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물질성의 결여에도 불구하고,사이버공간은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이다.나는 거기에 있다.우리는 사이버공간을 순전히 물리주의적인 세계상에서 거부당한 인간의 비물질적 측면을 부분적으로나마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사이버공간은 정신을 위한,특히 상상력을 위한,새로운 영역이 되었다. 1.사오정,숙제를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제출하다 사오정과 저팔계는 밤 늦도록 PC 방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야! 그만 집에 가자.” 저팔계가 걱정이 되는지 사오정에게 말을 건넸다.“조금만 더 하고….조금만 더 하면 레벨이 올라간단 말이야.” 사오정은 게임에 열중이다. “너 삼장 선생님이 낸 숙제 다 했어? 내일까지 제출해야 하잖아!” “그거 인터넷에서 내려받으면 돼!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것을 약간만 고치면 돼.게임에 방해되니까 말 시키지 마.” 사오정은 다시 게임에 빠져들었다. 저팔계는 한숨을 쉬더니 “그럼 먼저 갈게.내일 보자.”며 자리를 떴다. 2.사오정 혼쭐나다 다음 날,사오정과 저팔계는 삼장 선생 집에서 만났다. 과제물을 살펴보던 삼장 선생이 갑자기 사오정에게 호통을 쳤다.“사오정 이 놈! 숙제를 자신이 직접 해야지.인터넷에서 내려받으면 효과가 있겠느냐!” 갑작스러운 호통에 사오정이 눈을 둥그렇게 떴다.“이 녀석이 잔꾀만 늘어가는구나.그럴 바에는 숙제를 안 하느니만 못하다.실력 향상에 전혀 도움이 안 되지 않느냐.시간만 낭비한 셈이지.좀 힘들어도 직접 해보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알겠느냐?” “네….” 사오정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자! 그 얘기는 그만하고,이 문제를 하나 풀어보자.” 사오정과 저팔계는 삼장 선생이 건넨 논술 문제를 풀었다. 3.삼장 선생,명쾌하게 해설해주다 “사오정과 저팔계의 답안을 살핀 삼장 선생은 “사오정! 인터넷에서 숙제를 내려받더니 인터넷 얘기만 잔뜩 해 놓았구나.” “예?” 사오정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삼장 선생은 말을 이어갔다.“이 문제는 (가),(나)의 제시문을 읽고 사이버 세계의 유용성에 관한 글쓴이의 입장을 정리한 후,이에 대해 가능한 반론을 제시해 보라고 하였다.두 제시문을 사이버 세계의 유용성의 관점에서 정리한 후,그 정리된 내용,즉 글쓴이의 입장에 관해서 반론을 제시하면 된다.두 제시문을 사이버 세계의 유용성의 관점에서 정리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제시문 내용을 요약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시문 (가)는 과학이 발달하면서 우주의 신비가 풀리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이 때문에 생명까지도 물질주의적 관점에서 해석되어 인간의 영혼 및 정신이 들어설 자리를 상실하게 되었다는 내용이다.제시문 (나)는 최근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공간,곧 물질로부터 자유롭고 공간 이동 또한 무한대로 자유로운 사이버 공간의 출현을 목격하게 되는데,이 공간은 과학의 산물임에도 오히려 우리가 잃어버린 영혼과 상상의 세계를 열어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우주와 사이버 세계라는 새로운 공간의 개념에 초점을 맞추어 쓴 글인데,우주라는 공간 개념은 인간의 영혼과 정신이 깃들 여지를 축소시켜버린 반면에 사이버 공간은 반대로 잃어버린 영혼의 자유와 상상의 세계를 확장한다는 다소 낙관적인 전망이다.이러한 글쓴이의 입장을 정리한 후 사이버 세계 역시 영혼의 자유나 상상의 세계를 확장하기보다 이를 제한할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음을 설득력있게 제시하면 된다.여기에 어떻게 하면 사이버 공간이 영혼과 상상의 세계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을 덧붙인다면 더욱 바람직한 답안 작성이 가능할 것이다. 주의할 점은 사이버 공간이 곧 인터넷 공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인터넷 공간이 사이버 공간의 한 사례에 불과한 것이다.사오정처럼 이러한 점을 간과해서 답변을 작성하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실제로 이 모의고사를 치른 수험생들의 답안을 채점한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출제의도와는 무관하게 사이버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한 인터넷에 초점을 맞추어,최근 매체로부터 집중적 관심을 모은 인터넷의 폐해를 서술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인터넷의 폐해로 지적된 사례 예시 과정에서도 다소 획일적 전형성이 나타났다고 한다.우리가 흔히 듣는 인터넷의 폐해로 익명성의 자유가 야기하는 언어 폭력의 문제,포르노 등 음란물의 범람,게임 프로그램에 내포된 소비성 및 파괴성,중독성의 문제가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으로 구성한 답변은 피상적인 답안이라는 인상을 주게 될 뿐 아니라 창의력 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우므로 바람직하지 않다.인터넷 공간이 아니라,말 그대로 사이버 공간 자체의 본질적 특성 및 가능성 등을 대상으로 논의를 전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4.삼장 선생,보충 설명하다 “말이 나온 김에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정보화 사회의 특성을 잘 정리해 둘 필요가 있음을 말해 주고 싶다.인터넷 등 최근의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관련,정보화 사회가 인간의 삶에 과연 긍정적 전망을 가져다 주는가 하는 관점에서 정리를 해놓으면 현대 사회나 문명과 관련한 문제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대입 논술에서는 정보화 사회와 관련한 다양한 현상에 대한 평가의 문제는 출제 빈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정보화 사회가 인간의 삶에 긍정적 전망을 가져다준다는 입장에 선 경우 당연히 각종 정보 및 통신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삶을 윤택하고 편리하게 만든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사회의 각 부문에서 쌍방향 정보기술의 발전이 어떤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는지 구체적으로 예시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한가지 빠뜨리지 말아야 할 사실은 이러한 변화를 외면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등 반대 입장을 비판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는 대목이다. 다음으로 부정적 전망에 입각할 경우 정보화 사회를 지배하는 탈가치적 지식이 인문적 교양을 황폐화시키고 인간관계를 피폐시켜 결국 인간성이 상실된다는 점을 거론해야 할 것이다.특히 기술의 발전을 역사발전과 동일시하는 기술결정론적 사고가 잘못된 것임을 지적하고,역사의 발전이 인간다운 삶의 실현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등 긍정적 전망에 대한 비판을 언급하는 것도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하는 하나의 요소다. 이 두 가지와 다른 입장에서 접근할 수도 있다.과학기술 그 자체는 인간의 삶에 대해 중립적이며,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 그것이다.결국 인간의 의지에 따라 정보화 사회의 양상이 달라진다는 관점이다. 어떤 관점에서든지 간에 중요한 것은 정보화 사회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에 관한 배경 지식을 잘 정리해 둬야 한다.특히 정보화 사회와 관련된 사건,사고들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논술 문제가 궁극적으로 늘 우리들의 현재 삶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똑같은 정보화 관련 문제라 하더라도 문제 제기 방식이나 접근 방식이 시기에 따라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알겠느냐?” 5.사오정,하늘이 가르쳐주다 “삼장 선생님!” 갑자기 사오정이 삼장 선생을 불렀다. “그런데 제가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것을 어떻게 아셨어요?” “허허! 이 녀석이 선생님을 우습게 보는구나.모든 선생님은 자신의 분야에서는 원래 모르는 것이 없단다.척 보면 다 알 수 있지.허허! 사실은 내가 오늘 네가 제출한 과제 내용을 우연히 본 적이 있단다.그런 거 보면 너는 참 운이 좋구나.걸리지 않았으면 계속 그런 식으로 과제를 냈을 것이고,결과적으로 너는 전혀 실력이 향상되지 못했을 거야.이번에 걸렸으니 정말 다행이다.” “운이 좋은 건가? 헤헤헤!” 사오정은 겸연쩍게 웃었다. 다음 주에는 ‘역사는 살아있다.’라는 제목으로 논술강의가 이어집니다. 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 [北 양강도 대폭발] 정부 신중한 반응

    “사고가 발생한 날 오전 보고를 받았다.”(정동영 통일부장관),“사고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곧바로 서면보고했다.”(김종민 청와대 대변인) 지난 9일 북한 양강도 김형직군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대규모 폭발사건에 대해 정 장관과 김 대변인의 언급대로라면 우리 정부는 사고가 일어난 직후 곧바로 상황을 알았다는 해석이 나온다.사고 발생 4일째인 12일까지 정부는 사고의 규모와 내용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휴일인 이날 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한 뒤 “그 지역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난 것에 대해 보고를 받고 정확한 상황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상임위 회의에서는 일부 과학자의 우라늄 분리실험과 플루토늄 추출실험 논란에 대한 대응방안이 집중 논의됐지만,이번 사고의 대응책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김 대변인도 “현재 NSC 차원에서 사고의 정확한 성격과 원인,규모 등을 자세하게 파악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고 발생 4일째가 돼서야 NSC 상임위가 개최되고 ‘상황파악 중’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사고의 심각성에 대한 판단과 대처가 늦은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장비가 터진 것인지 혹은 유류가 폭발한 것인지 정확히 파악한 뒤에 정부로서 책임있게 얘기해야 하지 않겠냐.”면서 “사고 원인과 규모,성격 등에 대한 최종 확인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정부는 일단 이번 사고의 핵실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 장관은 “이번 사고가 핵실험과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외신 ‘카더라통신’이 진짜 문제”

    실험실의 우라늄과 플루토늄이 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다.두 물질이 ‘정치적 화학작용’까지 일으키는 형국이어서 더욱 그렇다.이에 10일 정부 고위당국자가 나서 “우라늄과 플루토늄은 분리돼야 한다.부정적 시너지가 자꾸 나오는 것 같은데 바람직하지 않아 정부가 우려하고 있다.”고 했을 정도다. 물론 긴장의 요인이 핵 물질 자체는 아니다.북한의 반발과 불투명해진 4차 6자회담 등도 1차 원인은 못된다.국내 정치상황도 마찬가지다.6자회담은 이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말처럼,어차피 관련국간 협상 날짜 도출이 어렵다는 게 감지돼 왔던 터였다.정치권도 여야 할 것 없이 “핵 과거사는 문제될 것 없다.”며 오랜만에 정부 편을 들어주고 있다.결국 문제는 일단 해외 언론이다. 정부는 ‘비우호적인’ 해외 언론보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이번 사안이 유엔 안보리에 회부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정부 당국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사찰 결과를 토대로 이번 실험을 경미한 위반으로 판단할 경우 유엔 안보리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설사 회부가 되더라도 루마니아의 경우를 보면 안건이 자동 종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루마니아에서는 차우세스쿠 정권 때 우라늄 분리실험이 있었으나,다음 정권 때 이를 IAEA에 신고하자 안보리에서 보고서를 접수하는 것으로 사건을 종료했다. 플루토늄 문제는 아직 IAEA 사찰결과가 나오지 않아 올 11월 이사회 때나 본격 논의가 예상된다.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IAEA 사무총장이 사실 관계만 간략히 구두 보고하고,일부 나라가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그는 “35개 IAEA 이사국에 우리의 입장을 설명했더니,대부분 이해하겠다는 반응이었지만 일부는 입장을 코멘트 형식으로 발표하겠다는 나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어쨌든 우라늄과 플루토늄(실험)이 동시에 밝혀져 한국의 핵 투명성에 대한 신뢰가 매우 손상되고 있는 것 같다는 게 이 당국자의 설명이다. 정부가 해외 언론 반응에 민감해하고,우리의 핵 실험이 유엔 안보리에 회부되는 데 대해 거부감을 갖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지금까지 북한,이란,리비아 등만이 핵문제로 안보리에 회부됐기 때문에 형식상으로라도 한국이 같은 부류로 취급될 수 없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9·11 이후…] (하) 미국사회의 변화

    [9·11 이후…] (하) 미국사회의 변화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아직도 밤에 잠들지 못합니다.” “이젠 별 느낌이 없습니다.언제까지나 불안을 안고 살아갈 순 없잖아요.” 2001년 9·11 뉴욕 테러가 발생한 지 3년.미국 사회에서 ‘9·11 현상’은 애써 잊으려고 하는 기억이지만,다른 한편으로는 그 상흔이 현재진행형으로 커져가고 있다. 3000명이 넘었던 9·11 희생자들의 유가족 가운데 절반은 여전히 밤잠을 설치고,75%는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다섯명 중 한명은 이사를 했고,3분의1은 직업을 변경했거나 중단했다.배우자를 잃은 희생자 가운데 재혼한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9·11 희생자나 이라크 참전 장병 가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9·11을 조금씩 잊으며 살아간다.뉴욕 맨해튼의 디자인 회사에서 마케팅 책임자로 일하는 패트리샤 켈리(29)는 9일 “보안검색에 익숙해진 것,아랍인이 지나가면 한번 더 쳐다보게 되는 것,콜로라도에 사는 엄마로부터 전화가 자주 오는 것 정도가 현재의 생활에서 느끼는 9·11의 영향”이라고 말했다.켈리는 워싱턴과 시카고에 있는 지사를 각각 한 달에 두번씩 방문하느라고 비행기를 자주 타지만 특별한 불안감은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이날 워싱턴 시내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던 주부이자 대학생인 에이미(35)는 9·11 3주년에 대한 느낌을 묻자 “나의 생활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어서….별로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테러 공포와 피로감” 톰 리지 국토보안부 장관은 지난달 알카에다가 워싱턴과 뉴욕,뉴저지의 5개 국제금융기관을 테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한 뒤 아예 9월을 ‘테러 대비의 달’로 선포했다.이달 초에는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이 안전을 이유로 일시 폐쇄됐다.테러 경보가 일상화되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에 몰려 있는 국가기관뿐만 아니라 뉴욕,시카고,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의 대형건물은 각종 감시장비와 안전요원을 동원,출입자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비행기와 기차,지하철 등 교통수단의 보안도 일상화되고,가정용 보안장비의 판매도 늘었다.이러한 현상들이 대도시의 미국인들에게 ‘테러 피로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지난달 보도했다. ●법과 제도의 대개편 9·11테러가 발생한 이후 3년간 미국 사회는 제도적,정치적으로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이민귀화국(INS)과 세관,교통안전국(TSA) 등 22개 연방기관을 통합,무려 17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국토안보부를 출범시킨 데 이어 지난달에는 의회 9·11조사위원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정보기관의 예산과 인력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직과 ‘대 테러 센터’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특히 지난 3년간 의정의 초점을 9·11 원인 분석과 대응책 모색에 맞춰왔던 미 의회는 아예 중앙정보국(CIA)을 작전,정보,기술 등 핵심 3분야로 해체한 뒤 국방부와 연방수사국(FBI) 등 다른 정보기관의 유사기능과 통합하는,근본적인 정보기관 개편안까지 제시해놓고 있다. 이에 앞서 미 의회는 9·11 발생 6주 만에 수사당국의 도청과 전자감시 등 정보 수집 권한을 광범위하게 허용하는 애국법을 제정한 바 있다.애국법은 미 국민에 대한 ‘대내적 통제’를 강화시켰고,외국인의 이민과 비자 취득 및 취업 요건을 강화했다. ●정치적 양극화 지난해까지만 해도 9·11에 대한 분노와 ‘테러와의 전쟁’을 이끄는 부시 대통령을 뒷받침한다는 명분 때문에 정부와 정치권을 비판하는 것은 국민은 물론 언론에서도 사실상 금기였다.그러나 이라크전이 장기화되고 지난해 말부터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이 시작되면서 ‘과연 미국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됐다.이후 미국은 공화당 중심의 부시 대통령 지지파와 민주당을 주축으로 한 ‘반 부시 세력’으로 극명하게 갈라졌다.이같은 양분 현상은 9·11 희생자 및 이라크에서 전사한 장병의 가족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장병들 부모 가운데 일부는 “잘못된 전쟁이 우리 아들·딸들을 죽였다.”고 정부를 강력히 비판하는가 하면,다른 가족들은 “이라크에서 민주화가 정착돼 가는 모습을 보면 희생이 헛되지 않은 것 같다.”고 스스로를 위안하고 있다고 NBC방송이 보도했다. 미국 사회는 올해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서 9·11 관련 현안을 다시 한번 걸러가고 있다.오는 11월2일 대선 결과는 9·11 이후 미국사회가 경험해온 변화의 방향을 재조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dawn@seoul.co.kr
  • [린데저먼마스터스] 최경주 올시즌 2연패 시동

    ‘유럽 원정’ 중인 최경주(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9일 밤(이하 한국시간) 독일 쾰른 라첸호프GC(파72·7285야드)에서 열리는 유러피언프로골프투어(EPGA) 린데 저먼마스터스(총상금 300만유로)에서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이 대회는 지난해 최경주가 유러피언투어 대회로서는 한국인 사상 처음으로 정상을 밟은 대회로,이를 통해 최경주는 세계랭킹이 16위까지 올라가 미국 대 비유럽국가의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 대표로 선발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지난해 대회 최소타 기록(262타)을 세우며 우승한 최경주는 특히 이 대회에 앞서 지난주 출전한 오메가 유러피언마스터스에서 첫날 공동 131위까지 밀리고도 사흘 동안 15타를 줄이는 괴력을 발휘하며 공동 8위를 차지한 상승세로 자신감이 한껏 살아 있다. 올 시즌에도 주무대인 미프로골프(PGA)투어에서 풀지 못한 ‘우승 갈증’을 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EPGA 투어도 상금 규모가 크고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A급 대회인 만큼 2연패가 만만치는 않을 전망. 올 시즌 EPGA 투어 4승을 챙긴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와 EPGA 상금왕 출신인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그리고 브리티시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일군 토드 해밀턴(미국) 등이 2연패 길목에서 경계해야 할 상대들. 토마스 비욘(덴마크),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알레스 체카(독일) 등 PGA 투어 동료들도 강력한 경쟁자들이다. 한편 최경주는 17∼20일 PGA 투어 발레로 텍사스오픈에 참가한 뒤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챔피언십(10월1∼4일)에 출전한다. 이어 10월7일 경기도 용인 태영골프장에서 열리는 SBS최강전에 초청선수로 출전하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왔다가 10월14∼17일 영국 서레이에서 열리는 HSBC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 도전한다. 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 국내·외 IT업체 ‘짝짓기’ 활발

    부산 ITU텔레콤 행사가 ‘우리만의 잔치’란 지적이 있는 가운데 국내업체와 외국업체와의 ‘사업 짝짓기’가 성과를 보이고 있다.특히 이번 행사에 23개국 장관급과 9개국 차관급 등 IT 최고위 간부들이 대거 방한,정부차원의 교류협력 논의와 업체 측면지원도 활발하다. 이용경 KT 사장은 8일 이란과 알제리 업체와 초고속인터넷 관련 대규모 사업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이번 사업 체결은 중동지역과 아프리카지역에 첫 진출한다는 의미가 있다.이 사장은 또 베트남 정통부 장관과 7일 오찬을 갖고 베트남 사업 추가진출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KTF도 7일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와 한국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인 위피(WIPI)의 2.0 상용화에 필요한 자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특히 정통부의 발걸음이 바쁘다.진대제 장관은 임시 접견룸을 만들어 개막일인 지난 6일 베트남,사우디아라비아,태국,이스라엘 장관을 차례로 만나는 등 연일 강행군을 하고 있다.인텔·모토로라·퀄컴 등 외국기업 CEO와의 자리도 예정돼 있다.그는 특히 아시아 IT장관들이 IT정책 수립과 집행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아시아 IT정책협력 서밋’ 신설을 각국 장관들에게 제안,성사시켰다. 부산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盧 “국보법 폐기” 주장 파장] 한나라 “힘에는 힘” 강공

    한나라당은 6일 노무현 대통령의 국가보안법 폐지 발언과 관련,헌법과 국가 정체성을 뿌리째 뒤흔들고 있다며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다.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국가정체성 수호비상대책위와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하는 한편 정책위의장 명의로 노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서를 발표하는 등 ‘비상대응’에 나섰다. 특히 이날 상임운영위원회의는 노 대통령을 규탄하는 집회나 다름없었다.특히 이규택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취임선서에서 국헌을 준수한다고 했는데 국기를 흔들고 국가를 혼란에 빠뜨리니 한마디로 탄핵 대상감”이라며 “지금쯤 탄핵했어야 하는데 지난번에 너무 빨리 했다.”며 위험수위(?)를 넘어선 초강경 발언까지 쏟아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국보법을 없애야 문명국가로 가는 것이라느니,국보법은 위헌이든 아니든 악법이라느니,도저히 대통령으로서 할 말이 아니라고 믿는다.”면서 “노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대한민국은 야만국가이고,대한민국 헌법은 악헌이라는 얘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에선 ‘장외투쟁 불가피론’도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임태희 대변인은 이날 기자와 만나 “노 대통령의 독단과 독선을 소수 야당의 힘만으로 견제하기 어려워진 만큼 장외투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면서 “어떤 경우든 장외투쟁 등 극한 대치는 없어야겠지만 현재로선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보법 개정에도 반대해온 김용갑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국보법 폐지만 막을 수 있다면 개정론에 동참할 수 있다.”면서 “어떤 수단을 동원하더라도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드는 국보법 폐지만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대표는 국보법 폐지 여부에 정치 생명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내부대표단은 열린우리당이 국보법 폐지안을 상정할 것에 대비해 단계별 대응전략 마련에 착수했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이 국보법 폐지안을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하더라도 한나라당 소속의원 121명을 본회의장에서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설령 그럴 수 있다손 치더라도 국민들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탄핵의 교훈’을 상기시켰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삶과 경영이야기] (25) ‘미래형 CEO’ 하나로텔레콤 윤창번 사장

    [삶과 경영이야기] (25) ‘미래형 CEO’ 하나로텔레콤 윤창번 사장

    윤창번(50) 하나로텔레콤 사장은 1년전 통신업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최고경영자(CEO)다.그가 소리소문 없이 통신시장 바닥에서 영역을 넓히는 사이 업계는 그를 ‘옹골찬 미래 기업가’로 평가하고 있다.그는 국책 통신연구원장에서 통신 대기업 사장으로 변신을 했다.그를 만난 이들은 한국의 ‘앨빈 토플러’(제3의 물결 저자)를 찾았다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내로라하는 통신업계 CEO들을 제쳐두고 그를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해박한 통신지식과 정연한 논리,카리스마와 인간미가 녹아 있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스스로 “기업경영을 한번 해보고 싶었다.”는 말을 할 정도로 이젠 자신감에 차 있다. ●“잘 노는 수재였다” 윤 사장은 경기중·고와 서울대를 나와 세칭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하지만 그가 전한 학창시절은 ‘사고뭉치’였다.하지만 인생을 삐딱하게 보는 ‘반항아’가 아니라 친구가 좋고 운동이 좋은 자유분방한 ‘문제아’였다. 양친이 모두 대학교수인 학자집안이었지만 중학교 때부터 담배를 피우면서 주먹질을 해대는 생활이었다.어머니가 “창피하니 집에서만 담배를 피우라.”며 담배 한 보루를 손수 사다가 방에 넣어 주면 재밌게 피워 대던 그런 청년이었다.오죽했으면 경기고 시절 문과도 이과도 아닌 ‘무과(武科)생’이란 별칭을 얻었을까. 작은외삼촌과의 에피소드 하나를 들려 줬다.그의 작은외삼촌은 정근모(전 과학기술처 장관) 한림원 원장이다.어릴 때 잠깐만 놓아두면 밖에 나다녀 정 원장이 줄로 묶어둘 정도였다고 한다.윤 사장은 이를 어릴 때 자랐던 외가의 영향이라고 했다.혜화초등교 교장이었던 외할아버지에게 드나드는 손님이 많아 이때부터 사람과 부대끼고 정을 붙이는 성격이 생긴 것 같다는 것이다. 윤 사장은 이런 성격에 지금도 사람 복이 많다고 했다.좌중에서 편안한 분위기로 상대방을 ‘띄워 주는’ 언변은 최고란 찬사를 받는다.그는 한번 만나면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만남이 좋기에 좋은 점만 본다고 했다.‘상대방을 좋게 보지 않으면 그도 나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지 않는다.’는 말을 금언으로 삼고 있다. ●인생수업,외삼촌들에게 배웠다 윤 사장의 인생 진로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 사람은 외삼촌 정근모씨였다.정씨는 23살 때 박사 학위를 받아 당시 장안에서 천재로 불렸다.“외삼촌은 고등학생이던 내게 대학은 공대로 가라고 권했습니다.기술을 배우고 대학원은 상대로 가서 경영공부를 하라고 누차 말했습니다.” 하지만 고교 때 너무 논 탓에 윤 사장은 난생 처음 쓴맛을 본다.서울대 시험을 치렀으나 보기좋게 낙방했다.양친이 음대 교수로 있던 한양대 공대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지만 포기하고 재수 끝에 서울대 산업공학과로 진로를 택했다. ●유학길은 사고의 전환점 그에게도 긴 방랑길을 접게 한 계기가 왔다.대학 3학년 때 취리히 스위스항공사에서의 6개월간 인턴생활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한 거울이었다. “스위스항공사가 블랙박스란 AIDS시스템을 개발했었죠.이륙과 착륙 등에 360개 변수가 들어가는 시스템인데 이때 처음 선진 기술과 기업을 봤습니다.또 이곳에서 독일 대학원생들이 4개 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걸 보고 큰 자극을 받았습니다.” 이 두 가지가 그의 인생관을 바꾸게 한 단초 구실을 했다.윤 사장은 정신을 차리자고 마음을 먹고 죽기 살기로 영어 실력을 닦았다.그의 영어 실력은 자타가 공인한다. 졸업 후엔 당시 가장 인기있던 종합상사 대우실업의 문을 두드렸다.김우중 회장과의 직접 면담을 거쳐 77년부터 기계 수출분야에서 일했다.하지만 이것도 2년뿐이었다. 대학 1학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정구부 후배인 부인과 결혼에 골인한 79년,그는 명문 미국 컬럼비아대로 유학길에 올랐다.노스웨스턴대에서는 박사학위 공부를 마치고 86∼87년 휴스턴 대학에서 교수로 있다가 외국 생활을 접고 귀국했다.이후 산업연구원에서 연구위원(교수)을 거쳐 89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입사했다.36살에 기획조정실장의 중책을 맡기도 했다. ●하나로통신,전권을 잡다 윤 사장은 14년간의 정보통신분야 연구를 접고 지난해 8월 하나로통신(현 하나로텔레콤)에서 경영자로서 새 둥지를 튼다.많은 지인들이 말렸지만 늘 언젠가는 한번 CEO를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어 왔던 터라 아무도 그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2002년 말 주변에서 요청이 왔을 때 거절을 했다.이듬해 설때 신윤식 당시 회장이 “자신의 역할을 대신해 달라.”며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그해 3월말 하나로통신에 경영 공백이 왔다.LG,삼성,SK 등 주요 주주들이 모인 이사회에서 그를 다시 불렀다.당시 그에겐 대학 학장,대학원장,법무법인 고문 등의 요청이 잇따를 때였다. 연구원에게 대기업 경영을 부탁한 게 얼른 와닿지 않는다는 물음에 “정책연구원에서 200명의 연구원을 거느리며 경영 경험을 제대로 했다.”고 밝혔다. 예산 확보와 인사,연구 마케팅을 많이 해봤다고도 말했다.통신업계 바닥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정보기술(IT)산업의 흐름을 오랫동안 깊게 봤다는 말이다. ●전문 경영진을 누르다 지난해 LG와 하나로통신의 하나로통신 경영권 뺏기 싸움으로 말머리를 돌렸다.엎치락뒤치락하던 싸움을 고작 연구원장 출신 신참 CEO가 어떻게 이겼을까.“이돈 저돈 가릴 것 없습니다.돈에 색깔이 있습니까.”당시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선 살아남는 쪽을 선택해야 했던 긴박감의 소회였다.그는 결국 ‘소액주주 위임장’이란 비장의 카드를 골랐다.당시 10.4%인 외국인의 소액지분을 우호세력으로 만들기 위한 은밀한 행보를 했다.이 싸움의 마침표를 찍은 소액주주를 포섭하기 위해 영국,미국,싱가포르 등을 두루 돌았다.9.1%의 외국인 위임장을 받아내 ‘골리앗 LG’와의 막판 싸움에서 이겼다.당시 LG측은 윤 사장의 이같은 ‘외국 행보’를 나중에야 알게 됐다. 하지만 윤 사장은 이 와중에도 하나로통신 사장으로 밀어준 1대 주주인 LG 등 대주주와 끊임없이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하나로텔레콤은 AIG-뉴브리지로부터 유치한 11억달러로 현재 제2의 창업을 서두르고 있다. ●“변화는 기회” 입버릇 처럼 강조 하나로텔레콤은 지금 모든 게 변신 중이다.외자유치전과 소액주주 쟁탈전에서 승리해 조직이 뭉쳐 있다.대범한 사람보다는 꼼꼼한 사람이 성공한다는 그의 지론이 담긴 전략이 만든 결집력이다. 그는 일부에서 술렁거리는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고도 있다.묵은 하나로통신의 찌꺼기를 걸러내기 위한 작업이다.영입한 젊은 임원들은 전면에 포진돼 젊은 기업을 만드는 데 앞장 서 있다. 그는 “change(변화)에서 g를 c로 바꾸면 chance(기회)가 된다.”고 직원들에게 입버릇처럼 강조한다.변화를 넘어 기회로 만들자는 뜻이다.그가 처한 통신시장 현실은 KT와 하나로텔레콤의 격차만큼이나 어둡다.시내전화는 95대 5 정도다.하지만 ‘사고를 칠 테니’두고 보란다. 이런 현실에서 뭘 갖고 큰소리를 칠까.KT보다 좋은 품질을 자랑하는 초고속인터넷으로 승부를 걸겠단다.초고속인터넷은 24%를 점유하고 있다.이를 기반으로 KT가 당분간 신경을 쓰기 힘든 결합 서비스를 내놓아 시장을 넓혀 가겠다는 전략이다. 두루넷 인수,휴대인터넷 사업권 확보,케이블TV 업체들과의 협력 등을 통한 멀티미디어사업을 하나로텔레콤의 미래로 보고 있다.매각을 추진 중인 두루넷도 제값을 주고 꼭 인수하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윤 사장은 “지금은 큰 기업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빠른 기업이 이긴다.”는 말로 숨겼던 비수를 끄집어 낸다. ■ 윤창번 사장은 윤창번 사장은 소탈하면서도 적극적이다.‘박학다식’하지만 상대방에게 머리를 숙일 줄 안다.생활에 감각과 멋을 갖췄다고나 할까.인터뷰 말미에 선술집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자고 제안했다.“그것 좋죠.꼭 한번 해야죠.”그는 흔쾌히 응했다.만나는 사람마다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다.임·직원들과 스스럼없이 호프 자리와 노래방 모임을 갖기도 한다.그의 18번은 윤도현 밴드의 신곡들이다.젊은 가수인 김범수,왁스의 노래도 즐겨 부른다.젊은 감각이 관리 능력에 바탕이 되고 있다.운동을 아주 좋아한다.테니스,야구,축구 등 못하는 운동이 없다.골프는 한때 1오버파를 기록했다고 한다.핸디는 12로 알려져 있지만 요즘은 일이 바빠 제대로 못한다.가족 관계는 원로 음악가인 윤용석 교수가 부친이고,원로 피아니스트이자 한양대 음대 교수를 지낸 정은모 여사가 모친이다.이 때문인지 클래식 음악을 즐기고 CD 수천장을 소장하고 있다.재즈도 무척 좋아한다.김신배 SK텔레콤 사장과는 처남 매부간이다.서울대 다닐 때 여동생을 김 사장에게 소개해 줬다.남동생도 SK텔레콤 자회사인 SK텔레텍 상무로 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서울 농군들 “올해도 쌀 1만5000섬”

    서울 농군들 “올해도 쌀 1만5000섬”

    서울에도 추수를 앞둔 황금벌판이 있다.그리고 서울 쌀은 아무나 먹지 못한다. 1000만명이 사는 거대도시 서울에서 대규모 벼 농사를 짓는 농민이 513가구에 2000여명 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연간 생산량은 서울시민들이 하루 먹을 분량으로 미미한 수준이다.그러나 서울 쌀은 청둥오리농법 등 친환경적인 농법으로 재배되고 있으며 2001년에는 ‘경복궁 쌀’이라는 브랜드도 붙였다. 1963년 경기도에서 서울시로 편입되기 전 김포평야였던 강서구 마곡·개화·과해동이 서울 쌀의 주무대다. 서울의 논 면적은 해마다 조금씩 줄어들어 올해 경작지가 478㏊,바꾸어 말하자면 4.8㎢(145만평)에 이른다.8.4㎢인 여의도 면적의 절반을 조금 웃돈다. 강서구가 457㏊로 대부분이고 구로구 항동이 10㏊(3만 300여평)로 그 다음이다.송파구 마천동 4㏊,강남구 세곡동과 강동구 하일동 각 2㏊,서초구 우면동·노원구 공릉동·도봉구 도봉동 각 1㏊다. 서울시 농업기술센터 ‘벼 담당’ 강대경(45·농촌지도사·6급 상당)씨는 수확을 눈앞에 둔 과해동 논을 내려다보며 “청둥오리농법과 왕우렁이,쑥,쌀겨,유박(기름을 짜고 남는 찌꺼기)을 이용한 친환경적인 재배에 온힘을 쏟는 등 서울 농민들의 땀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생산량 100% 시내에서 소비 논은 도시계획상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개인 소유의 땅이 대부분이다.임대료는 200평당 쌀 한가마니(80㎏)다.적게는 7000∼8000평에서 수만평에 이르는 대규모 영농이어서 쌀시장개방 등의 파고가 높은데도 서울 농민들은 ‘먹고 사는’ 데엔 지장이 없다.300평당 60만원의 소득이 있다고 보면 된다고 한다.강씨는 특급 태풍이나 가뭄 등 급변하는 기상때문에 애태우는 적도 많지만 먹거리 만드는 일이니 먹는 문제는 덜어놓은 셈이고,자녀들 교육도 무난히 시키고 있으니 ‘천직’으로 여긴다고 귀띔했다. 벼 재배농민 15명은 오는 8일부터 5박6일 동안 일본 니카타(新潟) 등 9개 지역을 돌며 농장,농업 관련 연구소 현황을 점검하고 돌아올 예정이다.학구열이 대단한 셈이다. 서울농업지도자연합회 수도(水稻)분과위원회 장홍연(54)회장은 “올해도 어김없이 태풍이 찾아왔지만 살짝 비껴간 데다,7∼8월 평균기온이 평년에 비해 0.7∼0.8도 높고 일조량도 20시간쯤 많아진 덕분에 작황이 좋다.”면서 “목표인 2151t(1만 4940섬)을 넘을 것으로 보여 농민들 가슴이 기대에 부풀어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공사가 한창인 지하철 9호선이 경작지 밑으로 지나가는 등의 이유로 갈수록 경작면적이 줄어들고 있으나 농민들의 의욕은 높은 편이다.‘경복궁 쌀 연구회’ 회원 22명 가운데 유광환(43) 총무처럼 ‘40대 젊은이’가 11명이나 된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전우신(55·강서구 내발산동)씨의 경우 6만여평을 경작해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농이다.대부분 윗대에서부터 농사를 지었거나,김포평야 등 수도권 다른 지역에서 벼를 재배하는 이들의 자손들이다. ●“이래 봬도 대기업형” 그러나 장 회장은 “수확이 끝난 뒤에는 갈수록 줄어드는 논 면적 생각에 다시 마음이 무거워질 게 뻔하다.”며 거대도시 서울에서의 농사가 쉽지 않다는 점을 내비쳤다. 지난해의 경우 572㏊에서 1만 7915섬 분량인 2580t의 ‘소출’을 거뒀다.이 가운데 407t은 농가에서 소비하고 173t은 수매,나머지 2000여t은 소비자에게 팔려나갔다.그해 서울시민이 하루에 소비한 쌀이 2343t인 데 비춰보면 1.1일분이란 계산이 나온다.전국 연간 생산량이 보통 500만t이기 때문에 서울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0.06% 정도 된다. 경복궁 쌀은 고급화라는 전략 아래 매우 적은 양을 생산한다는 사실이 특장점으로 통한다.연간 100t 안으로만 상품화한다.따라서 장기적인 재고가 거의 없다.소량 주문을 받고 소비자가 보는 데서 도정(搗精·곡식을 찧는 일)도 하고 각 가정까지 택배도 해준다. 장 회장은 “홍보를 한다고 애써왔는데 아직은 아는 사람만 아는 실정”이라면서도 “그러나 밥맛이 일품인 추청벼(아끼바레)여서 100% 신뢰해도 좋다.”고 뽐냈다. 경복궁 쌀은 소단위 포장으로 신선한 맛을 유지하도록 배려하고 있다.농업기술센터(agro.seoul.go.kr)에 전화(02-3462-5705)로,또는 농가에 직접 주문하면 된다.5㎏짜리 1만 3000원,10㎏짜리는 2만 6000원 받는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항공방제 한 해 3~4차례 농협등서 농약 무상 제공 헬기로 농약을 뿌리는 항공방제를 서울시내에서도 볼 수 있다. 서울지역 벼농사의 마지막 보루인 강서구 마곡·개화·과해지구 일대 경작지 140만평에는 매년 7∼9월중 3∼4차례에 걸쳐 항공기를 이용한 농약살포가 이뤄진다. 서울시 종합방재센터 소속 소방헬기가 동원되며 농약은 강서구와 강서농협,농업기술센터에서 무상으로 제공한다.항공방제는 서울에서 희귀직업에 속하는 농민들을 위한 일종의 지원사업인 셈이다.농업인구가 적은 서울에서 노동력의 부족을 해소하고 농약살포에 따른 안전사고를 예방하며 병해충 피해를 줄여 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것. 지난 1977년 시작된 이 연례행사는 올해로 28번째를 맞았으며 140만평에 농약을 모두 뿌리는 데 약 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여기에 사용되는 농약은 잎집무늬마름병을 비롯해 도열병,나방류 등 병해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 대다수다.올해 항공방제는 지난 7월2일을 시작으로 같은달 28일과 8월12일 각각 2,3차를 마쳤으며 7일 마지막 방제가 실시된다. 강서구 관계자는 “항공기로 농약을 살포하면 이에 따른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장독이나 음식물을 덮어야 한다.”면서 “특히 채소류 재배농가는 항공방제 실시후 10여일이 지난뒤 출하해야 안전하며 양봉농가는 봉분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푸른세상 일구는 ‘서울 4H’ ‘살기 좋은 우리나라 우리 힘으로,빛나는 흙의 문화 우리 손으로‘ 대도시 사람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는 4H노래 후렴이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일 무렵 농촌에서 들불처럼 일어났던 4H운동이 오늘날 가장 활성화된 지역이 다름아닌 서울이라고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1907년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지(智·Head),덕(德·Heart),노(勞·Hands),체(體·Health)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네잎 클로버를 상징물로 시작한 이 운동은 국내에서는 갈수록 사그라지는 추세다.하지만 대도시인들에게 친환경적인 활동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서울 조직은 맹위를 떨치고 있다.사회변화에 발맞춰 영농교육 위주에서 벗어났다는 얘기다.서울 ‘4H클로버’에는 현재 초·중·고교 등 학생과 일반인을 통틀어 모두 1200여명이나 가입했다. 수도권 곳곳에서 텃밭을 가꾸며 우리 먹을거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민들에게 일깨우고 심성도 푸르게 가꾸고 있다.환경캠페인 등에서 자원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청년층 의식구조 개혁이라는 모토에 걸맞게 정식 회원이 되려면 만 9세에서 29세 사이의 나이라야 한다.그러나 학교에서 활동했거나 사회로 진출한 뒤 새로 관심이 생겨 후배들과 교감을 나누는 ‘선배4H회’ 회원도 2개 동아리에 30여명 된다.보육원 아동 등 소외계층으로 이뤄진 특수4H도 연합회에 5곳 가입했다.초·중·고교 동아리는 28개 학교가 소속됐다. 서울시 농업기술센터 4H 담당 주재천(31)씨는 “장년층의 경우에는 다르지만 젊은이들이 떠나는 바람에 공동화된 농촌지역과 비교할 때 각 도시들 가운데서는 학생 4H활동이 가장 두드러진 곳이 서울”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배동환 서울농업지도자 연합회장 “농민이 인구의 0.1%에 불과하다고 가벼이 했다가는 후회할 겁니다.농업의 중요성은 발전한 사회일수록 강조되기 마련이죠.” ‘서울농군’을 자처하는 배동환(56) 서울농업지도자연합회장은 강남구 도곡동 말죽거리 892의 6에 위치한 농업기술센터를 없애자는 주장에 맞서 7년째 투쟁을 벌이고 있다. 1998년 서울시가 현재 농업기술센터의 전신인 농촌지도소의 폐지를 선언하자 배 회장은 시장실을 항의 방문하는 등 매서운 모습을 보였다.이같은 열성이 무서워서(?)인지 시는 그해 8월 직원을 60명에서 30명 선으로 줄이는 ‘차선’을 선택했다. “메마른 도시에서 자라는 새싹들에게 우리 먹을거리와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야죠.그런데 센터를 없애요?” 2002년 말 서울시가 또다시 센터 폐지안을 시의회에 내자 그는 재정위원회 소속 16명의 시의원을 초청,농업현장을 둘러보도록 설명회를 열어 이해를 구하는 데 성공했다.건의안은 무기한 유보됐다.농업센터 폐지·축소론이 빚을 문제점은 심각하다고 얘기한다.농업 경쟁력 약화는 물론,텃밭·주말농장 가꾸기,생활원예 등 도시형 농업의 기반이 죽어 시민들의 정신적 황폐화가 가속화된다는 것이다. “97년 물난리,2001년 폭설 때 전재산이라 할 철제 비닐하우스가 폭삭 내려앉아 동료 농민들과 함께 새까맣게 속을 태우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16개 시·도 가운데 농촌지도자를 농업지도자로 부르는 곳은 서울뿐이다.도농(都農)이 분리돼 농촌지도자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미국 뉴욕,일본 도쿄 등 세계 대도시들도 저마다 농업센터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한다.2002년에는 국내 농업단체로는 유일하게 세계최고 권위의 영국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친환경 농업기술 보급 인증서를 따냈다. 그의 한마디가 비수처럼 날아와 등에 꽂힌다.“‘식량전쟁’이란 식량부족현상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닙니다.먹을거리나 환경 등이 얽힌 농업 부문에 무관심하면 분명 후회하게 돼요.환경오염뿐 아니라 정신적인 공황 등 온갖 문제가 빚어지고 결국 식량전쟁으로 번지는 게지요.”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盧대통령 “2010년까지 광대역 통합망 구축”

    盧대통령 “2010년까지 광대역 통합망 구축”

    전세계 정보통신업체들의 올림픽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텔레콤 아시아 2004 대회’가 6일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벡스코)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우쓰미 요시오 ITU 사무총장,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 및 각국 정보기술(IT) 장관 등 150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노 대통령은 개막식 축사에서 “2010년까지 지금의 초고속 통신망을 광대역통합망(BcN)으로 대체하는 것을 비롯해 정보화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면서 “한국은 세계 정보통신 발전에 적극적으로 기여해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개막식은 개회선언과 영상물 상영,우쓰미 ITU 사무총장의 기념사,허남식 부산시장의 환영사,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조연설,외빈 축사,테이프 커팅순으로 약 45분간 진행됐다. ‘미래를 주도하는 아시아(Asia Leading the Future)’라는 주제로 1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행사에는 전세계 27개국에서 내로라하는 224개 IT업체가 참가했다.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LG전자,팬택 계열,SK텔레콤,KT,하나로텔레콤 등이 참가,첨단 모바일기기,홈 네트워크 등 유비쿼터스(지식기반) 사회를 엿볼 수 있는 첨단제품을 선보였다. 외국기업으로는 미국의 루슨트 테크놀로지스,인텔,IBM,시스코,퀄컴,일본의 NTT도코모,히타치,도시바,중국의 ZTE 등이 참가했다. 부산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월요테마기획 마케팅 산실] 대우건설 주택마케팅팀

    [월요테마기획 마케팅 산실] 대우건설 주택마케팅팀

    아파트 분양의 귀재들이 모인 곳.대우건설 주택마케팅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2002년 2월 대우 아파트의 대표 브랜드 ‘푸르지오’ 탄생과 함께 만들어진 팀이다.팀원 모두가 프로 정신으로 똘똘 뭉친 전문가들이다.모델하우스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아파트 분양 영업의 세포 조직에서 일해봐야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택 마케팅 사관학교 양승철 팀장은 주택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모델하우스 현장 출신의 베테랑.그래서 모델하우스 방문객의 눈빛만 보아도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금방 읽을 수 있다.서상배 과장 역시 대표적인 미분양 지역인 경남 사천 모델하우스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오재근 과장은 지역 시장 분석과 적정 분양가 산정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다.나머지 직원들도 체계적인 분양관리,고객관리시스템 개발 등에 있어 내로라하는 프로들이다.지난해 아파트 1만 9000여 가구를 팔아 치운데 이어 올해에도 2만여 가구가 이들의 손을 거쳐 나갈 계획이다.수도권은 물론 미분양이 심각한 지방에서도 분양 대박을 일궈냈다. 대우 마케팅팀원은 50여명.본사는 시장 조사·영업전략팀원이 지키고 현장에는 소장을 비롯해 상담사,주부 사원,도우미들이 나가 있다.전국에서 300여명의 마케팅 요원이 똘똘 뭉쳐 움직이는 조직이다. 대부분 다양한 분양 현장을 거쳐온 마케팅 베테랑들이다.철저한 사전 조사와 상품 기획력이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소비자들 앞에서 자신감이 넘치고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설 수 있는 무기다. 다른 건설업체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도 대우 출신이 유난히 많다.그래서 업계에선 대우 주택마케팅팀을 분양 전문가 ‘사관학교’라고 부른다. 아파트 건설 현장이 생기면 전국 모델하우스 소장이 한 자리에 모인다.지역 특성과 마케팅 타킷을 검토하고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서다.구전 마케팅도 한몫한다.대우 아파트를 계약한 소비자의 입을 통해 주변 고객을 끌어모으는 마케팅이다. ●대박 신화의 무기는 사전 시장조사 ‘말뚝만 박으면’ 아파트가 팔리던 시대는 지났다.대우건설은 지난 4월 대전 문화동에 보기 드물게 2290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를 내놓았다.부동산가에서는 미분양이 속출하는 마당에 무모한 도전을 한다고 수군댔다. 하지만 푸르지오 마케팅팀은 초기 분양 대박을 자신했다.사전 시장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맞춤 아파트를 내놓았고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주변 사업장의 계약자를 꼼꼼히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마케팅 타깃 지역과 대상을 골라냈다.이어 이들의 원하는 단지,평면 설계 등을 끄집어낸 뒤 상품 개발에 착수했다.이를 바탕으로 일자형 단지를 타워형으로 바꾸고,양면 조망이 가능한 평면 설계를 도입했다.주변 할인점을 도는 등 지역 밀착마케팅을 벌였다. 결과는 대만족.1개월만에 분양을 마무리지었다.대우 마케팅팀이 자랑하는 사전 시장조사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주택사업은 부동산 경기의 부침에 울고 웃는다.그렇지만 대우는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최근 전국 68개 주요 지역의 아파트 사업 시장조사를 완벽하게 마쳤기 때문이다.50여명의 직원들이 직접 발로 뛰고 전문가를 동원,분석했다.분양 시장을 선점하고,수주 및 판매활동에 적극 나설 수 있는 무기인 셈이다.동시에 신속한 의사결정을 도와 사업 기간을 단축시키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양승철 팀장은 “아파트 분양을 요행에 맡기거나 경기 흐름에 소극적으로 끌려다니던 시대는 지났다.”면서 “정확한 사전 조사와 수요자가 원하는 상품개발,발로 뛰는 현장 마케팅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면 경기 침체와 관계없이 분양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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