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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차우셰스쿠 비디오/이기동 논설위원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부부의 종말은 1989년 겨울 동유럽 변혁의 행진을 결국 비극으로 마감케 했다. 벨벳처럼 부드럽게 진행됐다고 ‘벨벳혁명’이라 불린 체코를 비롯해, 헝가리, 폴란드, 동독은 너무도 평화롭게 역사적인 변혁을 이루어냈다. 그것은 도심 광장들을 밝힌 촛불시위의 위력과 함께, 일반시민들이 만든 기적이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유독 동구의 최빈국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만은 예외였다. 35년간 불가리아를 통치한 토도르 지프코프는 그해 11월 반정부 시위에 굴복해 물러난 뒤,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몇해 뒤 사망했다.20년 이상 일당독재를 이끈 차우셰스쿠는 반정부 시위대에 무차별 발포하며 버텼으나 결국 실각, 그해 성탄절 부부가 함께 총살형으로 생을 마감했다. 두 사람은 장기독재, 우상화, 부정부패, 공포정치 외에도 김일성가(家)와 특별한 친분을 유지한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특히 차우셰스쿠는 생전, 김일성의 통치 스타일을 루마니아에 이식시켜 철혈통치의 기반을 닦은 인물이다. 신앙에 가까운 지도자 숭배, 가부장적 권위주의, 공포심을 접목한 상징조작, 가족 독재, 폐쇄주의 통치술은 차우셰스쿠, 지프코프, 김일성 3인의 공동작품인 셈이다. 김정일이 차우셰스쿠 처형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보며 측근들에게 “우리도 인민들의 손에 죽을 것”이라고 되뇌었다는 뉴스위크 보도는 그가 느꼈을 공포감이 어떠했는지 짐작케 한다. 측근들과 함께 처형 비디오를 보며, 그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김정일은 수차 강조했다고 한다. 보도내용대로라면, 김정일이 차우셰스쿠정권과 북한정권의 유사성을 알고 있었다는 말이어서 흥미롭다. 하지만 이후 김정일은 차우셰스쿠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동유럽식 변혁이 아니라, 핵무기 개발과 미국에 대한 대결과 적대감을 극대화하는 길을 걸었다. 역사의 교훈과는 다른 방법을 택한 것이다. 미국의 보수학자들이 북한정권교체 필요성까지 제기하며 김정일정권의 초조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차우셰스쿠식 종말을 초래할지 모를 북한 내부의 움직임일 것이다. 북한 나름대로는 경제분야에서 일부 변화시도도 없지 않지만, 그 노력이 아직은 너무 미미하고 더디다. 북한지도부가 지금부터라도 역사의 교훈을 제대로 새겨 개방 개혁의 길을 걷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책임일 것이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하프타임] 美대표 김효정 1000m 우승

    미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활약중인 김효정(16)이 29일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벌어진 04∼05 쇼트트랙 월드컵 3차대회 1000m에서 1분33초593으로 결승선을 통과, 아만다 오버랜드(캐나다·1분33초667)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지난 1979년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김효정은 지난 2월 미국 대표 선발전을 통과했고, 현재 콜로라도고교에 재학중이다.
  • 우리당 4대입법 강·온 갈등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4대 입법의 운명을 바라보는 열린우리당의 ‘현재’는 서로 으르렁거린다. “한나라당이 끝내 반대하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라도 밀어붙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强)이라면,“야당이 완강히 반대하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처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은 온(穩)이다. 그런데, 이런 강과 온은 ‘과거’를 바라보는 자리에서 기묘하게 화해한다. 그 코드는 후회다.‘강’이 “지난 9월 노무현 대통령이 국보법 폐지 입장을 밝혔을 때 전광석화처럼 밀어붙였어야 했다.”고 푸념하면,‘온’은 “상황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지난 10월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에 과거사 진상규명법이라도 통과시켰여야 했다.”고 한숨짓는다. 과거의 후회는 현재의 긴장보다 솔직하다는 점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데는 아무래도 과거를 동원해야 할 듯싶다. 후회는 현실적 불가능의 다른 표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현재의 사선(射線)에서 ‘강’을 역설하는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4대 입법이 연내에 가능하겠느냐.”는 ‘가능성’의 질문 앞에선, 하나같이 위축된다.“되든 안되든 해야죠.”가 기자가 들은 가장 낙관적인 답변이다. 하지만 이런 빈곤한 솔직함마저 공식석상에 나오면 지조를 잃고 만다. 웬만한 ‘온’도 카메라 앞에서는 ‘강’으로 화장하기 십상이다. 지난 26일 국보법 등의 연내 강행 처리를 주장하는 당내 강경파 초선 의원들을 만나 “연내 처리 사실상 불가”를 토로했던(서울신문 11월29일자 보도) 천정배 원내대표는 29일 아침 상임중앙위원회 석상에서는 ‘강’을 역설했다.“한나라당이 끝끝내 (국보법) 상정조차 거부한다면 국회법에 규정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4대 입법의 연내 강행처리에 무게를 싣는 당내 시각은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천 대표가 이날 밝힌 ‘강’은 섬뜩하기보다는 쓸쓸한 느낌을 준다. ‘강’이 ‘강’답지 않은 데는, 법안 외적인 이유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내년 3월 당 의장 선출 전당대회를 앞둔 당내 역학관계는 4대 입법을 바라보는 데 있어 보다 복잡한 시각을 요구한다. 재야파와 개혁당파 등 비(非)당권파는 벌써부터 “내년 전당대회에서 국보법 폐지 실패 등 당권파의 개혁 입법 실패를 심판하자는 논리를 내세울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역설적인 것은 이들 비 당권파 대부분이 ‘강’의 범주에 든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4대 입법의 실패는 곧바로 당권 가도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이런 메커니즘은, 이들이 4대 입법의 연내 처리에 그리 극렬하게 매달리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마저 던진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김춘수시인 타계] 생애·작품세계

    [김춘수시인 타계] 생애·작품세계

    ‘너도 아니고 그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간다 지나간다. 환한 햇빛 속을 손을 흔들며……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온통 풀 냄새를 널어 놓고 복사꽃을 울려 놓고 복사꽃을 울려만 놓고, 환한 햇빛 속을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西風賦’ 전문) 한국시단의 큰어른 대여(大餘) 김춘수. 힘겨운 시절, 한국이라는 궁벽한 땅에서 태어나 그만큼 치열하게 또 자유자재로 시의 지평을 넓히며 ‘자신의 문학’‘자기 시대의 문학’을 윤기나게 일군 이가 다시 있을까. ●모더니즘 경도된 시절에 상징주의 수용 그는 1948년 처녀시집 ‘구름과 장미’를 내면서 시인의 삶을 시작한 이래 2002년 ‘쉰 한편의 비가’에 이르기까지 물경 40권의 시집과 시선집을 냈으며,‘시의 위상’ 등 시론집도 7권이나 펴낼 만큼 열정적으로 시를 보듬어 왔다. 초창기인 1950년대 무렵, 내로라하는 당대의 시인들이 하나같이 영미의 모더니즘에 경도된 그 시절에 그는 주저없이 릴케 류의 상징주의 시정신을 받아들여 우리 문단의 협소함을 극복하고자 한 한국 시문학의 선구자였다. 이 무렵 그가 지향한 문학적 이데올로기는 ‘절대 순수’였다. 이 시기에 발표된 그의 시를 두고 이승훈 한양대 교수는 “그는 투쟁보다 화해, 고통보다 안정, 탐구보다 신앙을 희원했다.”고 분석한다. 김 시인은 1922년 경남 통영의 만석꾼 집안에서 태어나 유복한 청년기를 보냈다. 일제시대에 일본으로 유학해 니혼(日本)대학 예술학과 3학년에 재학 중 중퇴했다. 언젠가 “기질적으로 항일운동에 맞지 않다는 것을 알고 많이 좌절했다.”며 젊은 시절을 고백한 적이 있는 시인은 자기 반성의 한 자락인 양 평생 이데올로기가 배제된 ‘무의미의 시’를 썼다. 일본의 총독정치를 비판하다 7개월간 옥살이를 하고 퇴학당했던 경험이 이후 관념을 배제한 시들을 쓰는 데 결정적인 동기가 됐다. ●50년대 말부터 ‘무의미의 시’ 골격 구축 1946년 ‘애가’로 문단에 데뷔한 그의 시세계는 크게 4단계로 나뉜다. 1기는 ‘꽃’ ‘꽃을 위한 서시’ ‘나목과 시’ 같은 작품으로 대표되는 시기. 이 즈음 그는 존재의 의미에 천착해 치열한 탐색의 태도를 보였다. 이런 그의 모색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고 노래한 ‘꽃’에서 잘 나타난다. 2기는 50년대 말부터 드러난 서술적 이미지의 시세계. 이 시기에 그는 ‘타령조’‘부두에서’‘봄바다’ 등의 시편을 발표하며 김춘수 시세계의 큰 축인 ‘무의미의 시’의 골격을 구축해 냈다.‘날이 저물자/내 근골과 근골 사이/홈을 파고/거머리가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다/베꼬니아의/붉고 붉은 꽃잎이 지고 있었다.’(처용단장 제1부)는 시편에서 보듯 이 시기 그의 작품은 어쩌면 무상(無常)과도 맥이 닿는 무의미가 주조를 이룬다. 이어지는 3기는 탈(脫)이미지의 세계로,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기에 나타난다.‘불이 앗아간 것, 하늘이 앗아간 것, 개미와 살똥이 앗아간 것, 여자가 앗아가고 남자가 앗아간 것,/앗아간 것을 돌려다오‘(처용단장 제2부)에서 보듯 이미지 파괴와 실존성이 구체적인 리듬감으로 표출되고 있다.4기는 70년대 이후 80년대까지 이어지는 시기로 실존성의 극복과 담담한 성찰의 특성이 드러나는 시기다. ●우리 문단의 영원한 숙제 ‘김춘수 읽기’ 그러나 이런 축약으로 그의 시세계를 말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다.“김춘수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하는 평자는 먼저 그의 엄청난 필력에 압도 당하고, 또 아무리 짧은 촌평이라도 함부로 다룰 수 없다는 사실에 당혹하게 된다.”는 이창민 고려대 교수의 지적처럼 그의 시세계는 섣부른 해석을 한사코 경계하는 까닭에 ‘김춘수 읽기’는 우리 문단의 미제로 남기지 않을 도리가 없다. 문인으로서의 김춘수를 알기 위해서는 그의 다양한 문학적 편력을 훑지 않을 수 없다. 숱한 시집과 시론으로 우리나라 시세계의 여백을 채워온 그는 수필과 소설에도 열정을 쏟아 부었다. 지난 76년 첫 수필집 ‘빛 속의 그늘’ 이후 95년 ‘사마천을 기다리며’까지 여섯 권의 수필집을 문단에 봉헌했는가 하면,54년에 ‘유다의 유서’를 내는 등 지금까지 3권의 장·단편 소설을 내기도 했다. 5년 전 부인과 사별하고 경기도 분당 큰딸의 아파트 근처에 살았던 시인은 지난 8월 기도폐색으로 쓰러지기 직전까지 작품활동을 계속했다. 신작 시집 ‘달개비꽃’이 새달 중 출간될 예정이다. 거인이 훌쩍 자리를 비운 문단이 허허롭기 이를 데 없다. 그가 필생의 업으로 여겼던 ‘절대 순수’와 ‘인간의 참모습’에 대한 끝없는 향수는 ‘맑은 시인의 피’로 두고두고 세상의 가슴을 흐르지 않겠는가. 떠나간 시인의 느리고도 지치지 않았던 보행처럼….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연기금 투입 수익 못맞춰” 도공·주공등 뉴딜 난색

    “연기금 투입 수익 못맞춰” 도공·주공등 뉴딜 난색

    연기금을 사회간접자본(SOC) 등 실물경제에 투입하려는 정부 방침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도로공사, 주택공사 등 관련 기업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연기금을 공공사업 재원으로 끌어들일 경우, 지금보다 이자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이용자 부담 역시 커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부에 계획 재검토 요구 재정경제부는 지난 7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종합투자계획’(한국형 뉴딜정책)을 통해 내년 하반기부터 고속도로, 임대주택, 학교·보육시설 등 공공건설 투자에 연기금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올 6월 말 기준 122조 1000억원), 사학연금(4조 70000억원), 공무원연금(3조 8000억원), 국민주택기금(6조 1000억원) 등 ‘노는 돈’을 경기부양에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공공 건설을 담당하는 기업들은 연기금 유입의 부작용을 경고하며 정부에 당초 계획의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주택분양가 인상 불가피” 대한주택공사는 국민주택기금을 비롯한 연기금의 임대주택 건설투입에 반대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국민주택기금을 임대주택 건설에 쏟아부을 경우, 경기 활성화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정작 서민들에게 필요한 주택구입, 전세자금 대출 등은 경색돼 경기를 더욱 냉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공사측은 주택기금 이외의 다른 연기금을 동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적자운영이 뻔한 공공주택 건설에 연기금을 끌어들이면서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야 한다면 해결방법은 분양가와 임대료를 올리는 것 밖에는 없다.”는 부정적 입장이다. 수익성이 없어 시장에서 실패한 공공임대주택 건설사업을 경기회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활성화시키면서 수익률 보장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주장도 있다. ●경영권 위협 우려도 현재 정부와 ‘세일 앤 리스 백’(Sale & Lease back) 방식의 고속도로 운영권 매각을 협상 중인 한국도로공사도 반발의 강도가 세다. 세일 앤 리스 백은 도로공사가 현재 갖고 있는 통행료 징수권을 연기금에 일단 팔아넘긴 뒤 이를 다시 연기금으로부터 빌려 운영하는 방식이다. 공사는 거액의 연기금을 신규투자 재원으로 확보하고, 연기금은 공사로부터 리스료로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어 양쪽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게 정부의 설명. 당초 정부는 9조원 규모의 통행료 징수권을 연기금에 매각할 것을 요구했으나 공사측의 강한 반발로 지금은 7조원대로 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정부안대로라면 흑자노선인 경부선 등을 팔아 자금(연기금)을 마련한 뒤 이 돈을 수익성이 불투명한 신규노선에 쏟아부어야 한다는 얘기”라면서 “공사의 경영난 심화는 물론이고 통행료 인상이 불가피해 국민부담만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속도 통행료 인상 예고” 연기금의 공공건설 참여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국공채 등 실세금리보다 크게 높다는 것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사학연금의 경우, 연간 수익률 7%선은 보장돼야 공공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국내 도로공사채의 금리는 5년 만기가 4%대 후반에 형성돼 있고, 일본 단기 엔화자금은 낮게는 1%대에도 빌릴 수 있다. 금리로만 놓고보면 연기금의 돈을 끌어다 쓸 이유가 별로 없는 셈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공공투자를 위해 연기금이 민간사업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연기금은 국공채보다 높은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고, 민간 사업자는 연간 9%를 웃도는 건설원가 상승률보다 낮은 수준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장세훈기자 windsea@seoul.co.kr
  • [Doctor&Disease] 한양대병원 호흡기센터 박성수 소장

    [Doctor&Disease] 한양대병원 호흡기센터 박성수 소장

    “학회가 지난해 처음으로 전국 단위 유병률을 조사했더니 45세를 넘긴 성인 남자는 12%, 여자는 4%로 나오더군요. 남자의 경우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세계 평균 유병률 9.34%를 크게 넘었으며 여자도 유럽이나 중동, 아프리카, 인도보다 훨씬 높습니다. 심각합니다.” 최근들어 관심이 늘어난 암이나 심혈관계 질환의 얘기가 아니다. 바로 ‘암보다도 더 고통스럽다.’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실상이다. 우리나라 COPD의 문제를 이렇게 전한 박성수(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장 겸 한양대병원 호흡기센터 소장) 박사는 “문제는 전체적인 유병률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가 우려한 ‘문제’는 얼마나 심각한 것일까. 조사치가 어떤 점에서 문제인가. -COPD는 성인의 기도 폐쇄를 일으키는 다른 호흡기질환에 비해 훨씬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으며, 중증의 경우 치료에 따른 예후도 무척 불량하다. 또 COPD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아닌 경우에도 사망의 기여인자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데, 이 때문에 WHO는 2020년이면 COPD가 전 세계 3대 사망요인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실태는 어떤가. -학회에서 COPD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잠재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명중 1명은 중증이었고, 이들의 92%는 어떤 치료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COPD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환자의 14%만이 자신의 질환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40% 정도는 COPD를 천식이나 기관지염으로 알고 있었다. 박 박사는 이 질환의 낮은 인지도에 대해 언급했다.“10년 전만 해도 이런 질환이 있나 할 정도로 무관심했습니다. 그러다가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에야 이 질환의 존재를 알리는 행사가 처음 시작됐으며, 세계 COPD의 날도 올해가 고작 3회째 입니다. 그만큼 계몽이 부족했는데, 실태를 조사해 보고 다들 깜짝 놀란거죠.” COPD라는 질환을 설명해 달라. -한 마디로 흡연이나 오염으로 만성기관지염이나 폐기종이 발생, 기도가 폐쇄되면서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예전에는 만성기관지염이나 허파꽈리가 부푸는 폐기종을 따로 보았으나 지금은 이런 질환을 모두 COPD로 본다. 잠재환자란 20년 동안 1일 1갑 이상의 담배를 피운 사람이 현재 COPD증세를 나타낸 경우를 말한다. 이런 사람이 전체 환자의 90%를 차지하며, 통상 흡연자의 15% 이상에서 COPD가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증세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폐의 특성상 50% 정도 기능을 잃어야 증세가 나타나는데, 일단 증세가 시작되면 폐기능은 정상인의 70% 이하로 낮아지며, 심한 경우 정상폐의 20∼30%만 기능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정상적인 대화나 식사가 힘들 정도로 숨이 차며, 가래와 기침이 잦다. 호흡 곤란으로 활동이 줄면서 근력이 떨어져 골다공증이 나타나며, 성욕이 줄고, 성기능도 퇴화한다. 흡연이 COPD의 직접적이고도 유효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가. -확실히 그렇다.COPD환자의 90%는 흡연자다. 또 탄광 등 특수직업 종사자처럼 장기간 유해물질에 노출되거나 도시의 대기오염, 인체의 감염저항력과 연관된 알파-1 항트립신의 결핍, 드물게는 유전적 소인도 작용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원인은 흡연이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대부분 폐기능검사로 확진할 수 있다. 폐기능 검사 때 노력성 호기량(최대한 공기를 흡입해 내뱉는 양)이 정상치의 80% 미만이면서 1초간 노력성 호기량의 노력성폐활량(외기를 최대한 들이마신 양)에 대한 비율이 70% 미만인 경우를 COPD로 본다. 통상 노력성 호기량이 정상치의 50∼80%면 경증,35∼50%면 중등증,35% 미만이면 중증으로 본다. 치료 방법도 소개해 달라. -일단 병증이 나타나면 손상된 폐기능을 회복시킬 수는 없다. 따라서 치료의 목표는 증상 개선과 병증의 진행을 막는 데 둔다. 일반적으로는 약물 투여와 산소치료법을 적용한다. 기도 폐쇄를 막는 기관지확장제와 스테로이드제제, 염증으로부터 폐를 보호하기 위해 투여하는 항생제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또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산소를 인공적으로 공급하는 산소요법을, 폐기종이 커 폐를 압박하는 경우에는 제한적으로 기종제거수술을 하기도 한다. 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없다면 그것도 예삿일은 아니지 않은가. -중증이 아니라면 치료 효과는 분명하므로 미리 치료 결과를 비관할 필요는 없다. 평생 관리를 해야 하는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유사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박 박사는 우리나라가 COPD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으며 앞으로도 환자가 늘 것이라는 예상의 근거로 청소년 및 여성 흡연자의 증가를 들었다.“남녀가 똑같이 흡연을 할 경우 비흡연자와 비교해 COPD에 노출될 가능성은 여자가 6.6배로 남자의 4.4배보다 훨씬 높습니다. 또 이 질환은 가난한 계층에 많은데, 아직도 보험 적용이 안돼 치료에 어려움이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학회에서 정부에 보험적용을 요청해 빠르면 내년부터라도 보험 수혜가 가능하다는 게 희망이라면 희망이겠죠.”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전체 환자의 8%만이 병원을 찾는다는 건 흔한 감기보다도 더 소홀히 취급되고 있다는 얘긴데, 이래선 되는 일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일찍 의사와 만나서 무엇이, 얼마나 문제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 박성수 박사 ▲한양대의대 및 대학원(박사)▲미국 콜로라도 대학에서 폐손상 연구▲아시아나항공 전문자문의▲대한결핵협회 학술이사,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장▲제13차 서태평양 중환자의학회 학술대회장▲미국흉부질환학회 한국지부 회장▲대한민국 의학한림원 정회원▲대한내과학회 호흡기분과위원장▲광혜학술상, 백남학술상, 대한내과학회 학술상, 유한 결핵 및 호흡기 학술상 등 수상▲한양대의대 교수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환율 ‘세자릿수’ 초읽기

    환율 ‘세자릿수’ 초읽기

    원·달러 환율 1000원선도 무너질까. 폭락장세를 연출하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1050원대가 여지없이 무너지면서 외환시장이 충격에 휩싸였다. 외환당국의 개입 여부는 뒷전이고, 앞으로 얼마나 더 떨어질 것인가가 최대의 관심이다. 시장을 지켜보던 외환당국은 물론 경제전문가들도 모두 입을 다물었다. 일각에서는 달러 약세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원·달러 환율 하락은 상당기간 계속될 수밖에 없고, 이럴 경우 세자릿수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환율,10일 만에 45원 하락 11월15일 1092.00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26일 1046.40원을 기록해 영업일 기준으로 10일 만에 무려 45.60원이 하락했다. 이날 환율은 아시아에서 스크린(단말기)을 통해 거래되는 미국채 가격이 중국 런민(人民)은행의 미국채 보유액 감축 소식으로 크게 떨어지면서 환율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세자릿수 진입 여부 촉각 1050원이 무너지면서 1000원선 붕괴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민은행 이승식 차장은 “지금과 같은 추세대로라면 다음주말쯤에는 1000원선도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에서도 전세계적인 약달러 추세 때문에 손을 놓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은행 이정욱 과장은 “연내 세자릿수 환율 진입은 어려울 것”이라며 “매도물량이 워낙 많이 쏟아져 더 나올 것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JP모건은 올 연말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1040원으로 제시하고 내년 2분기에 1000원 아래로 밀려날 것으로 전망했다. ●외환당국은 침묵 외환당국은 쏟아지는 매물에 역부족이라는 분위기다. 특히 달러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환율유지는 의미가 없다고 말할 정도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환율이 급락하고 있는 상황을 지켜 보노라면 왜 유혹이 생기지 않겠느냐.”며 “그러나 환율은 이해당사자가 첨예하게 모여 있는 시장의 힘에 의해 움직여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中, 전략비축유 90일분 확보 추진

    경제 성장에 따라 원유 수입량이 급증하면서 국제 원유시장의 ‘블랙홀’로 불려온 중국이 전략비축유 저장량을 당초 계획의 3배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26일 보도했다. 전략비축유는 한 나라가 유가 급등이나 공급 부족 등에 따른 위기 상황에 대비해 미리 저장해두는 원유이다. 현재 전략비축유가 없는 중국은 당초 2010년 완공을 목표로 30일분의 원유 1400만t(1억 374만배럴)을 비축할 수 있는 시설을 저장(浙江)성 동부의 닝보(寧波) 등 4개 지역에 나누어 세운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AWSJ가 이 문제에 정통한 런던 주재 한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기존 계획에 덧붙여 5년마다 30일분의 비축 시설을 증축,90일분까지 확대하는 계획을 은밀하게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대로라면 2020년이면 미국과 유럽 수준인 최대 90일분의 전략비축유 시설이 완공된다. 중국 국토자원부와 베이징의 에너지 연구소, 중국의 3개 메이저 석유회사 관계자들은 중국이 당초 발표한 30일분 원유 비축시설뿐만 아니라 110억달러를 더 들여 5년마다 30일분의 시설을 증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AWSJ는 전했다. 중국의 전략비축유 계획을 지원하고 있는 국제에너지기구(IEA) 관계자는 “중국은 1400만t을 넘어선 부분에 대해서는 공개를 꺼리고 있다.”면서 “그들은 단계적 접근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AWSJ는 중국이 미국과 유럽 수준으로 전략비축유를 확보할 경우 일시적으로는 유가 상승 요인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원유 수급 위기시 패닉 상황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중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350만배럴로 추가 생산 여력이 없어 전략비축유는 거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할 전망이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당당해진 욕…병든 사회의 ‘신음’

    당당해진 욕…병든 사회의 ‘신음’

    욕, 악장거리, 악구, 험담, 험구……. 우리말에는 욕설을 가리키는 말도 많고 욕 자체도 많다. 소설가 정태륭씨가 우리 욕을 수집해봤더니 일단 추린 것만 해도 6000개였다 한다. 욕이라 해봤자 ‘바카’(말과 사슴을 구별 못하는 바보),‘칙쇼’(畜生·짐승) 정도인 이웃 일본과 큰 차이다. 그만큼 욕은 우리의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표현양식 가운데 하나라는 의미다. 욕설의 범람 배경에는 아무래도 권위주의의 종말이 첫째 이유로 꼽힌다. 억눌렀던 힘이 사라지자 반사적으로 튀어나왔다는 설명이다. 그렇기에 욕을 하나의 유행으로 치부할 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연세대 황상민 교수는 욕설을 “권위나 위계질서, 규범·비규범의 경계가 무너진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규정했다.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는 민주화일 수도, 아노미상태일 수도 있다. 인터넷 문화와 대중매체의 상업주의가 부추기는 측면이 있지만 자율적이고 평등한 문화가 자리잡을수록 점차 사라지리라고 전망했다. ‘개인’이 사라지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욕이 광범위하게 퍼졌다는 해석도 있다. 사실 ‘개성’이라고 불리는 문화적인 코드치고 유행에 떠밀리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다. 충남대 황인덕 교수는 이 때문에 “자기 존재에 대한 과잉의식”으로서 욕을 정의했다. 또 갱그룹(Gang Group·또래집단)을 찾게 된다. ‘범생이그룹’에 속하지 못하는 평범한 학생들이 ‘문제아그룹’에 억지로라도 끼기 위해 욕을 해대는 것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기존 그룹 구성원들보다 더 ‘오버’할 가능성이 높다. 한동안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초선의원들의 막말행태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여기에다 비합리적인 우리 사회의 병폐도 욕을 부추긴다. 꽉 막힌 사회적인 의사소통을 욕은 단번에 뚫어주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욕은 상소리가 아니라 강조어법이나 효과적인 전달 방식으로 자리잡기도 한다.‘욕, 그 카타르시스의 미학’이란 책을 낸 계명대 김열규 석좌교수는 “커뮤니케이션의 포기 혹은 파괴로 인해 마지막으로 나오는게 욕”이라면서 “자위권의 발동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지적에 대해서 ‘어쨌든 욕은 욕일 뿐’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신대 김종엽 교수는 “기층 민중들의 생활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이 바로 욕”이라면서도 “바람직스럽지는 않다.”고 말했다. 욕은 어디까지나 우회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막말 퍼레이드’ 어디까지 모 야당 의원은 일국의 대통령과 총리를 공개적으로 ‘무식한 꼴통’이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또다른 야당 의원은 현 정권을 ‘캄보디아 폴포트 정권’이라고 퍼부어 댔다. 막말을 하는 데는 물론 여야가 따로 없다. 헌법재판소를 ‘헌법제작소’, 헌법재판관을 ‘법복 입은 정치인’이라고 비아냥거린 여당 의원도 있다. 욕 권하는 사회 탓인가. 개인의 인격 부재인가. 새 정치에 대한 기대 속에 출범한 17대 국회의 ‘선출된 인재’들이 펼치는 험구정치에 국민은 피곤할 따름이다. 욕! 그것은 응달의 언어였다. 그런데 지금 욕은 벌건 대낮의 말이 됐다. 대한민국 한 복판에서 중인환시리에 당당히 토설하는 뻔뻔스러운 언어가 돼 버린 것이다. 어디 정치뿐이랴. 영화고 연극이고 소설이고 욕은 이미 문화까지 접수했다. 온통 막말 퍼레이드다. 어떤 이는 이 강파른 세상에 어떻게 욕 안하고 살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입 사나운 걸 탓하기 전에 세상 사나운 걸 탓해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다. 욕은 필요악인가. 문제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떤 욕을 하느냐 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언젠가 빛고을 광주에서는 전국 욕쟁이대회가 열린 적이 있다. 음습한 뒷골목에서 나뒹굴던 쌍소리가 양광에 삽상한 바람까지 쐬는 호사를 누린 것이다. 대회장은 문전성시를 이뤘고, 도 대표들의 옹골진 욕에 사람들은 배꼽을 쥐었다. 그 때 욕은 상스럽지도 더럽지도 않았다. 거기에 역사가 있고 문화가 있고, 민족의 얼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차라리 ‘욕의 복권’이었다. 욕을 하지 말아야 함은 당위에 속한다. 그럼에도 욕은 어지럽게 춤춘다. 대중문화 그중에서도 특히 영화는 욕설의 하치장이다. 조폭코미디의 유행이 지나면서 전체적으로 영화에서의 욕설 횟수는 줄었지만, 문제는 스토리 전개와는 전혀 상관없는 곳에 욕설이 습관적으로 끼어든다는 것이다. 요즘들어 12세·15세 이상 청소년 관람가 영화에서는 욕설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문자 씹으면 죽구, 전화 안 받으면 더더욱 죽는다.” 청소년들의 삼각 사랑을 그린 영화 ‘늑대의 유혹’의 한 대목이다. 욕설문화의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주범은 단연 인터넷 공간이다. 이른바 사이버 소설은 아예 10대들의 독천장이다. 인터넷 소설카페를 통해 또래문화를 형성한 이들은 온갖 욕설과 은어에 희한한 이모티콘까지 섞어 비문·오문 투성이의 ‘창작글’을 올리기 일쑤다.“그 뭬췐뇬이 나한테 꼬뤼쳤”“이런 뛰발”“이 새퀴들”“졸라”“아가리 묵념” 등의 낯 뜨거운 비속어들이 후렴구처럼 쓰인다. 욕 잘하는 캐릭터가 ‘쿨’한 주인공 대접을 받는 것은 물론이다.‘존나 머싯는 놈’‘존나 사랑해’ 등 아예 제목에 욕이 들어가는 사례도 줄줄이다. 예술이란 마당에서 ‘활용되는’ 욕은 때로 생명력을 불어넣는 키워드가 되기도 한다. 한 사회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거울 구실을 하기도 한다. 이제 욕은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그 순연한 카타르시스의 미학,‘욕의 힘’을 되찾아 줘야 할 때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꼬깃꼬깃 몇천원 종묘 미니식당들

    꼬깃꼬깃 몇천원 종묘 미니식당들

    미국작가 데이비드 샐린저의 자전적 장편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은 이제 막 소년기에서 청년기로 넘어가는 주인공 홀든 콜필드를 통해 사회의 거짓이나 위선이 어떻게 한 젊은 영혼을 소외시키고 끝내 파멸로 몰아가는가를 진지하게 묻고 있다.1980년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을 암살한 마크 체프먼의 손에 들려 있었던 ‘호밀밭의 파수꾼’은, 그의 암살 동기가 바로 거짓과 위선에 대한 콜필드의 절규 때문이라는 증언으로 인해 더욱 유명해지고 급기야 영미 문화권에 ‘콜필드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노인들만의 놀이터로 변한 종묘공원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하고 뉴욕의 밤거리를 방황하던 주인공 홀든은 무심코 택시운전수에게 센트럴 파크의 연못에서 살고 있는 오리들에 대해 묻는다.“겨울이 되어 연못에 얼음이 얼면 오리들은 어디로 가는지 혹시 알고 계세요?”. 어쩌면 홀든으로서는 자신을 뉴욕이라는 연못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는 한 마리 오리로 여겼는지도 모른다. 이제 막 초겨울의 을씨년스러운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한 종묘공원에 들어서서, 추위에 그대로 노출된 채 여기저기 삼삼오오 떼를 지어 웅숭그리고 있는 70,80대의 노인들을 바라보자, 나는 어쩔 수 없이 홀든의 질문을 기억에 떠올렸다. 그리고 덧붙였다. “겨울이 깊어지고 종묘공원에 추위가 몰려오면 노인들은 어디로 갈까?” 애오라지 노인들만이 모여 노인들만의 놀이터로 변한 종묘공원은 얼핏 훔쳐보면 그다지 보기에 좋은 정경은 아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도 몸을 가려줄 만한 변변한 지붕 하나 없는 노천의 벤치에서 어떤 이들은 바둑이나 장기판에 여념이 없고, 어떤 이들은 시국에 대한 이야기로 목청을 높이고, 어떤 이들은 맨땅에 주저앉아 소주나 막걸리를 마시고, 어떤 이들은 낡은 노래방 기기의 노랫가락에 맞추어 한껏 몸을 흔들어대며 막춤에 몰두해 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떤 이들은 눈에 뜨이게 남루한 행색으로 아예 맨땅에 몸을 웅숭그린 채 대낮부터 죽음처럼 혼곤한 잠에 빠져 있기도 하다. 우연히 종묘공원에 들른 젊은이들이나 아직 노인 축에 끼어들기에는 어정쩡한 40,50대의 중년들은 노인들의 여러 모습에 흡사 못 볼 것이라도 본 양, 서둘러 얼굴을 돌리며 발걸음을 빨리 한다. 그런가 하면 아예 눈살을 찌푸리며 도전적인 기세로 노인들을 휘둘러보는 이도 없지 않다. 노인들의 여러 모습 중에 어느 하나도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그 중에서도 젊은이들일수록 혐오의 기색마저 숨기지 않는다. 사회며 가정 어디에서도 소외되어 마침내 종묘공원 이외에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노인들의 집단이 젊은이들로서는 어쩐지 무익하게 여겨지는 느낌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는 10년 20년 후가 아니라 벌써부터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듯이 고령화 시대의 노인문제가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바로 우리 자신의 문제가 되어 있는 것이다. 종묘공원에 와서 한 나절만 노인들과 함께 시간을 지낸다면, 비록 젊은 청춘의 나이일지라도, 그대는 이미 노인들이 겪어내는 저 막막한 황혼의 시간이 검붉은 노을처럼 그대의 가슴에 무겁게 덮쳐오는 것을 절감할 터이다.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잉여의 시간? 나이 60을 넘어서 70,80을 넘기고 자칫하면 90에서 100까지 넘겨야 하는 저 캄캄하고 무료하며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잉여의 시간. 그리하여 벌건 백주대낮부터 종묘공원을 찾아 바둑이나 장기, 혹은 소주 한 잔이며 낡은 유행가 가락에 맞추어 몸을 흔들게 하는 잉여의 시간. 이 잉여의 시간은 정말로 그렇듯 어둡고 부정적인 의미밖에 없을까. 시인이며 구도자이기도 한 유도혁은 일찍이 ‘하느님 비오는 날에’라는 시에서 하느님을 전혀 뜻밖의 모습으로 묘사했다. 구주죽이 내리는 비/비닐우산으루 가리우고/골목길을 지나시는 하느님. 빗물에 젖은 바짓가락처럼/썰렁한 어깨./슬그머니 들어오시어/따끈한 시래기국, 막걸리잔으루/목이나 축이구 가셨으면…. 시인 유도혁의 눈에 비친 하느님은 저 높은 천상의 어디에선가 우리를 굽어보며 지고지순한 은총을 베푸는 하느님이 아니라, 오히려 가난한 시인이 시래기국에 막걸리 한 사발이라도 대접해야 할 춥고 배고픈 하느님이다. 그리고 시적 정경으로 보아 하느님은 결코 젊은 나이가 아니며 오히려 노인에 가깝다. ●얻어 마신 술기운으로 막춤도 춰보고… 비단 유도혁이 묘사한 하느님이 아니더라도, 계룡산이며 지리산 혹은 히말라야의 깊은 곳에서 마음공부를 하는 이들 중에서는 이 시대의 하느님은 저마다 거지며 지체부자유자의 행색으로 세상의 낮은 데를 두루두루 돌아다니며 온몸으로 세상의 악기(惡氣)를 빨아들이고 있다고 믿는 이들이 드물지 않다. 그런 하느님은 어쩔 수 없이 일상의 우리가 그토록 혐오해 마지않는 소외된 인생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70,80년대 종로 5가 기독교 회관에서는 매주 금요기도회가 열리고는 했다. 이 금요기도회에는 바로 군사정권에 맞서 싸우다가 감옥에 끌려간 소위 양심수들을 위한 기도회였다. 그리고 기도회 석상에서 겁 없는 목사들은 감히 목소리를 높여 부르짖고는 했다.“여러분, 지금 우리나라에 하느님이 와계십니다. 불의한 권력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소외된 민중들이 바로 하느님인 것입니다.” 어떤가, 이런 식의 낮은 하느님이라면 어렵사리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오늘 종묘공원에 삼삼오오 떼를 지어 웅숭그리고 있는 이들이 다름 아닌 다중의 하느님이 아니랴. 아침 일찍부터 삼양동이나 상계동, 혹은 천호동이나 구로동에서 무료 전철이며 버스를 타고 나와서 12시가 되면 무슨 종교기관에서 나누어주는 무료급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하느님. 바둑을 두는 이들에게 바둑 훈수를 하고, 장기훈수도 하고, 우국지사의 시국에 대한 열변에는 이따금씩 고개도 끄덕이는 하느님. 어쩌다 마음씨 좋은 이웃을 만나면 돼지머리고기 한 점에 소주 한 잔을 얻어 마시고, 그 기운으로 다른 이들의 노랫소리에 맞추어 몸을 흔들며 막춤을 추는 하느님. 이윽고 황혼의 시간이 되어 종묘공원에도 땅거미가 스며들면 저마다 뿔뿔이 흩어져가는 일행들의 꽁무니를 따라 어디론가 종적을 감추는 하느님. 마음공부를 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주장한다. 새로운 개벽이야말로 물질개벽이 아닌 정신개벽이며 그 개벽의 요체는 바로 무소유(無所有)라고. 무소유야말로 자본주의가 과학과 더불어 이루어낸 물질개벽의 악기를 몰아낼 유일한 힘이라고. 그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세상살이에 더 이상 욕심내어 아등바등할 것도 없고 세상살이에 더 이상 더하거나 뺄 것도 없이, 이제는 다만 한 끼니의 무료급식과 한 잔의 소주, 혹은 부침개 한 점에 배를 채우고 낡은 노래방 기기의 가락에 따라 막춤을 추는 종묘공원 노인들의 저 잉여의 시간 속에도, 무소유가 새로운 정신개벽의 힘으로서 푸르게 싹트고 있는지도 모른다. ●뒷골목엔 없는게 없는 색다른 먹을거리 그대가 종묘공원에서 어느 새 노인들과 정이 들었다면 그대는 우선 저녁 어스름이 시작되는 무렵에 종로 3가 보도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포장마차로 가라. 거기에는 역시 노인들을 상대로한 온갖 먹을거리들이 흔히 생각하는 상식적인 포장마차보다 화려하고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3마리에 5000원하는 메추리,2마리에 5000원하는 꽁치,2마리에 1000원하는 양미리 외에도 장어·곰장어·꼬막·전어·곱창·생굴·부침개·돼비불고기·허파볶음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대가 아무 먹을거리나 고른들 5000원에서 1만원 사이다. 종묘공원 매표소 왼쪽 일대에는 수구레라는 약간 색다른 먹을거리를 파는 종로수구레, 미니식당, 대명식당 등을 만날 수 있다. 소껍질로 만든 수구레(3000원)를 위시해서 닭발·돼지껍질·북어찜·두부김치·생선구이·오징이볶음·순두부술국·순대술국·소내장술국·넙치찜·모듬전·해물탕·생선매운탕·닭도리탕·감자탕 등 없는 것이 없다. 가격 또한 비싸지 않아 3000원,5000원에서 1만원 안팎인데,1만원짜리는 서너 사람이 먹을 양으로 충분하다. 이밖에도 파고다공원으로 가면, 공원 담벼락을 밖에서 따라 도는 뒤편에 역시 노인들을 상대로 하는 식당들이 몇 군데 있다. 풍년집, 신토불이식당, 초원식당 등이 그곳인데, 먹을거리가 저마다 약간씩 다르다. 이를테면 풍년집은 3000원짜리 홍어찜에 홍어회·계란탕·삶은 오징어·생굴·순두부·조기·동태찌개 등이 3000원에서 5000원 사이이다. 신토불이식당은 2000원짜리 황태해장국·콩비지·소뼈선지해장국에 2500원짜리 닭육개장 등이 있고, 초원식당은 우거지국이 1500원에, 닭 반 마리 2500원, 고등어자반 2000원, 계란말이 2000원, 묵무침 2000원, 계란프라이 1000원, 알배추 1000원 등이다. ■ 온몸으로 무소유 실감 만일 그대가 종묘공원 어디에고 널려있는 저 많은 잉여의 시간들 속에서 무소유를 온몸으로 실감하고 싶거든, 주차장 사무소 옆에 숨어있는 천막집으로 가라. 주로 노인들만이 이용하는 천막집에서 1500원짜리 소주나 막걸리에 3000원짜리 돼지머리고기나 2000원짜리 부침개 한 접시를 사들고 주변의 맨땅에 퍼질러 앉아라. 그리고 아무 노인이라도 붙들고 소주 한 잔에 돼지머리고기 한 점을 권해라. 비단 그대가 아니라도 일대를 둘러보면 결코 혼자서 아구아구 먹고 마시는 노인들은 없다. 마침내 술병이 비거든 가까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춤판에 그대 또한 서슴없이 끼어들어라. 젊은 그대가 끼어든들 노인들 중의 누구 하나 흘겨보거나 시비하지 않을 터이다. 그렇게 끼어들어 즐기는 틈틈이 옆에 있는 노인들의 표정을 훔쳐보아라. 저마다 흥에 겨워 눈에 초점마저 사라진 신명의 노인들은 이미 조금 전까지 그대가 상식으로 알던 저 잉여시간 속의 노인들이 아니다. 세상살이에 더 이상 더하거나 뺄 것도 없이, 세상살이의 시시비비는 훌쩍 벗어나 애오라지 낡은 노랫가락 하나에 인생 전체를 실은 채 흔들거리는 신명의 노인들. 그 노인들이야말로 다름 아닌 무소유 자체이다. 어떤가, 무소유를 온몸으로 실감한 그대 또한 이미 무소유하지 않으랴.
  • [보러갑시다]

    국 악 ■ 제주소리굿 ‘이어도사나’ 25·26일 오후7시,27일 오후5시 국립국악원 예악당(02)580-3300. 콘서트 ■ 김연우 콘서트 26일 오후8시,27일 오후 4시·8시,28일 오후6시 대학로 폴리미디어씨어터 1588-9088. ■ 럼블피쉬 콘서트 26일 오후7시30분,27일 오후 4시·7시30분 대학로라이브극장 1544-1555. ■ 마야 부산 콘서트 28일 오후 3시·7시 부산 KBS홀 1588-9088. ■ 잔향 부산 콘서트 26일 오후7시30분 인터플레이 1544-1555. ■ 클래지콰이 콘서트 26일 오후7시 워커힐 비스타홀(02)795-4687. ■ 거미 콘서트 27일 오후7시,28일 오후5시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02)540-1808. 어린이 ■ 나뭇잎 프레디 12월5일까지 김동수플레이하우스(02)454-3041. 장난꾸러기 나뭇잎 프레디와 친구들이 펼치는 모험담. ■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 무기한 목동그로드웨이홀(02)3273-6885. 인기높은 어린이 경제교육서를 가족 뮤지컬로 각색. ■ 방귀대장 뿡뿡이의 초록별 대모험 27·28일 어린이공원내 돔아트홀.1566-215.EBS 인기프로그램을 토대로 만든 뮤지컬. 무 용 ■ 하이브리드 25·26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338-6420. 툇마루무용단 출신 안무가 홍혜전의 첫 단독공연. 클래식 ■ 서울시교향악단 정기연주회 30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741. ■ 드레스덴 성 십자가 합창단 25일 오후7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3472-4480. ■ 한국원로교향악단 정기연주회 27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81-5801. ■ 이상연 피아노 독주회 26일 오후5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583-9574. ■ 오데사 소년소녀합창단 내한공연 30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82-0970. ■ 브람스와 말러에 의한 가곡의 밤 26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소극장(02)586-0945. 미 술 ■ 우창훈 개인전 12월7일까지 갤러리 상(02)730-0030.‘태초’‘카오스의 궤적’등 연체동물을 연상케 하는 초현실주의 작품. ■ 사석원 작품전 12월6일까지 인사아트센터(02)736-1020. 특유의 해학적인 동물그림과 산 시리즈. ■ 고승유묵전 30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043)255-1632. 통일신라에서 고려, 조선, 근·현대에 이르는 1500여년 한국 서예의 역사를 고승들의 선필(禪筆)을 통해 조명. ■ 이응노 아틀리에전 12월 31일까지 이응노미술관(02)3217-5672.‘통일목침’‘군상’‘문자추상’ 시리즈 등의 작품과 100여점의 기록사진 등. ■ 문자향전 12월5일까지 김종영미술관(02)3217-6484.‘문자의 향기’를 주제로 한 김영대 김종구 노주환 정광호 최인수 등의 작품. 조각가 김종영의 서예작품도 전시. ■ 공간유희전 12월5일까지 가나아트센터(02)720-1020.‘공간해석’을 주제로 한 박은선 박충흠 박선기 황인기 황혜선 이동재 등 6인의 그룹전. ■ 로버트 프랭크 사진전 내년 3월3일까지 김영섭사진화랑(02)733-6331. 스위스 출신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작품전. 대표작 ‘미국인들’등 25점. 뮤지컬 ■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강당(02)501-7888. 배해일 연출, 박완규 김동욱 출연. 예수의 최후 7일을 록음악으로 표현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히트뮤지컬. ■ 모스키토 12월23일까지 백암아트홀(02)763-8233. 김민기 번안·연출, 김희원 민대식 출연. 청소년에게 선거권이 주어지는 가상의 상황을 바탕으로 교육과 정치현실을 풍자한 뮤지컬. ■ 브로드웨이 42번가 무기한 팝콘하우스(02)766-8551. 박해미 전수경 출연. 코러스걸의 스타 탄생기를 그린 탭뮤지컬. ■ 사랑하면 춤을 춰라 12월31일까지 메사팝콘홀(02)2128-7616. 최광일 연출, 함태영 박성준 출연.100분간 쉴새없이 펼쳐지는 춤의 향연. 연 극 ■ 이발사 박봉구 12월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02)762-0010. 고선웅 작·최우진 연출, 정은표 이승비 출연. 세상이라는 벽에 부딪쳐 절망할 수밖에 없는 소시민 박봉구의 이야기. ■ 버자이너 모놀로그 12월31일까지 우림청담시어터(02)516-1501. 최진아 연출, 서주희 출연. 여성의 성에 관한 솔직한 독백. ■ 꼽추, 리처드 3세 28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80-1300. 셰익스피어 작·한태숙 연출, 안석환 장영남 출연. 권력욕에 사로잡힌 광인의 악행과 파멸. ■ 라이방 12월12일까지 마로니에극장(02)745-0308. 송민호 작·문삼화 연출, 지대한, 윤진호, 최무인 출연. 인생역전을 꿈꾸다 돈 많은 노파의 집까지 털게된 택시기사 3명의 좌충우돌 이야기. ■ 플라스틱 오렌지 12월5일까지 알과핵소극장(02)743-2274. 이난영 작·윤우영 연출, 최일화 김선화 출연. 월남전 참전용사 가족의 비극.
  • [정인학 교육대기자 실전논술] 실전논술 지상강의 2회 제시문

    글 ㈎ ①“중국이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세상 살다보면 욕심을 낼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정도가 지나쳐요.”고구려 연구재단이 공식출범하기에 앞서 지난 주말 서울 고려대 법학관 1층 교수실에서 만난 김정배(64·고려대 사학과 교수·임기 4년)재단 초대이사장은 대뜸 이렇게 말했다. 중국측이 느닷없이 ‘동북공정(東北工程)’을 들고 나와 고구려사를 자신의 지방사로 만들려는 데 대한 분노가 역력했다. 교수실은 얘기를 나눈 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노학자가 내뿜는 열기로 뜨겁게 달궈졌다. ②김 교수는 조목조목 중국 주장의 부당성을 꼬집었다.“그들의 주장대로 우리 반만년의 역사에서 고구려 부분을 빼면 2000년 역사 밖에 안 되는 민족이 됩니다. 또 단지 역사적인 측면을 넘어 향후 국경이라는 문제까지 비화될 수 있어요.” 중국 주장대로라면 고구려가 평양천도를 했으므로, 현재의 북한 역시 중국 땅이 된다. 한국은 고작 남한 땅으로 좁혀진다. 노학자의 차분하던 목소리는 이 대목에서 톤이 높아졌다.“세계적으로 이런 무리한 주장을 한 예가 없습니다. 일본도 이보다 심하지 않았어요. 일본의 ‘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설’은 여기 비하면 양반입니다.”(임나일본부설이란 왜가 4세기 가야 지역에 임나일본부를 두고 한반도 남부를 경영했다는 일본측의 주장) ③김 교수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한동안 책상위를 뒤져 자료 하나를 보여줬다.“이 사람이 실제 동북공정의 지휘를 맡고 있는 마대정(馬大正)인데, 신강쪽에서 변방문제를 주로 연구하던 사람입니다. 이런 점을 봐도 이들의 의도를 알 수 있습니다. 중국도 외세의 침략으로 인해 고통을 겪은 나라인데 21세기에 이런 패권주의로 무엇을 얻으려는지 모르겠습니다.” ④동북공정에는 조선족 문제에 대한 중국의 시각도 큰 몫을 하는 것으로 진단했다.“국내의 불법체류 조선족 문제는 중국으로서는 자국의 통치기반을 흔드는 중대사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사실 감정적인 측면을 벗어나 법적으로 본다면 이들은 중국인입니다. 중국으로서는 중요한 문제이지요.” ⑤김 교수는 한마디로 중국의 동북공정이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를 중국에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포석의 성격이 짙다고 진단했다.“한국이 경제력이나 정치적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나라라는 점에서 우리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⑥따라서 김 교수는 향후 재단의 활동을 연구와 현실참여 두 가지 모두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민단체들을 지원할 방침이다.“시민단체들은 아무래도 행동을 중시해, 이 문제를 널리 알리고 공론화하는데 맞으리라고 봅니다. 외교문제가 걸린다면 상황에 따라 정책적인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도록 할 예정이에요.” 물론 시민단체에만 의존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정·관계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계획입니다. 또 북한 학자와 공동보조를 취하기 위해 통일·외교부 등과 연계해 합동조사나 세미나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무작정 중국과 맞부딪히려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우리 작업이 중국과의 영토분쟁으로 비쳐져서는 안 됩니다.마치 영토분쟁의 문제로 발전하는 것은 양국에 올바른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⑦그는 역사지키기라는 중차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연구여건과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국내에서 고구려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겨우 14명 정도입니다. 연구자가 그리 많지 않은 편입니다. 고대사 연구를 하는 후학에 대한 지원을 늘릴 겁니다.” 김 교수는 그러나 단숨에 모든 것을 이뤄낼 수 없는 만큼 착실히 일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⑧중국의 왜곡된 주장을 반박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예컨대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만 보더라도 고구려라는 문헌과 말갈족이라는 것이 공존하는데, 중국은 말갈족이라는 문헌만 택합니다. 발해가 말갈족의 지방정권이라고 중국이 주장하는 것은 이런 맥락이지요. 하지만 고대사는 단지 사료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시 유물을 보면 고구려의 것이 대거 발견됩니다. 그리고 어떻게 한 나라가 갑자기 세워질 수 있습니까. 상식으로 말해야지요.” 비록 중국이 자국에 민감한 사료의 경우 사진촬영을 금지한다든지 접근을 불허하는 등의 태도를 취하기는 하지만, 중국의 주장을 반박할 자료는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중국 러시아 몽골 등을 모두 뒤져 고구려 관련 자료를 모아 실증적으로 고구려가 한국사임을 밝히려는 것이다. ⑨김교수는 이번 작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대외홍보라고 강조했다.“역사는 연구도 중요하지만 알리는 부분도 중요합니다. 외국 연구기관 대학 등에 연구결과를 정기적으로 보내, 고구려사에 대한 세계의 공감대를 형성할 것입니다.” ⑩아울러 고구려 역사를 지키는데 특히 북한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북한은 고구려를 뿌리로 삼고 있어요. 심지어 삼국통일에서 신라의 역할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고구려에서 고려로 정통성이 이어졌다고 봅니다. 그런데 중국이 고구려를 자신들의 지방사라고 하니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⑪그렇다고 중국과 담을 쌓으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조만간 중국과 대화하기로 돼 있습니다. 앞으로 학술회의나 대담 토론회 등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 뿐 아니라 러시아 등과도 만남을 가질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국민의 시선이 부담스럽지만 우리 역사를 지키는데 물러설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동북공정이란? 동북공정이란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을 약칭해서 부르는 말로 ‘동북 변경지역이 역사 문화적으로 중국의 영역임을 확인’하려는 이 작업은 지난 96년 중국의 국가기관인 사회과학원의 핵심연구과제로 추진되기 시작했다.‘학술은 대중을 이해시켜야 한다.’는 등의 원칙 아래 고구려사 등을 연구중이다. 글 ㈏ ①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을 주도하는 중국사회과학원 변강사지연구중심의 ‘동북공정’ 2004년도 연구과제가 서울신문을 통해 소개되었다. 이는‘동북변강연구총서’로 간행된 2003년 과제와 연결된 것으로 고구려, 발해문제를 중심으로 우리민족 기원문제와 명·청 시기 조·중 관계사 등 중국이 동북3성(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 지역에 대한 역사적 장악활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와 관련된 각 연구자 및 관련기구들의 범위와 성격도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②주목되는 것은 동북공정에 참여한 조직이 35개에 달하며 관련인력은 수백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즉, 동북 3성 지역의 모든 사회과학원과 대학, 전문연구소가 중앙의 변강사지연구중심을 정점으로 연결되어 역할 분담을 통해 관련연구를 조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 조직이 고구려를 중심으로 고대사에서 근현대사까지 동북 3성지역과 관련된 중요 쟁점사항들을 다양하게 망라하여 연도별로 진행하고 있음이 실제 확인된 것이다. ③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2004년 3월15일에 공포된 ‘동북공정 과제연구지침’내용이다. 이 지침에는 동북공정이 추진하는 6개의 연구항목과 과제목표가 제시되어 이에 근거한 연구계획 수립을 관련 연구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 내용 중 새롭게 ‘고구려발해국문제연구’가 추가되어 나타난 점이 주목된다. 동북공정에서 고구려, 발해가 핵심 연구분야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2003년의 세부연구주제였던 ‘발해유적현상조사’가 2004년 내용에는 생략되어 있다. 이는 2005년에 헤이룽장성 닝안(寧安)과 지린성 둔화(敦化)지역의 발해유적을 20억위안(약 2800억원)을 들여 중국고대도시로 복원한다는 최근 보도와 연결된 것임을 보여준다. ④결국,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와 발해가 중국사라고 학술적으로 부각하고 곧바로 그에 대응되는 역사공간인 시안의 고구려유적과 둔화의 발해유적 등을 중국 역사유적으로 복원, 정비하여 명실상부한 중국 역사화 작업을 완수하려는 의도를 이번에 명확히 보여준 것이다. ⑤또한 북방지역의 고대 종족, 고조선, 한국민족 및 고대 국가기원을 연구해 중국과 우리 민족의 관계사, 국경문제, 이민문제 등을 중국적 입장에서 정리하여 결국 이들 역사마저도 중국 역사범주에 있음을 강변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04년 연구과제인 ‘조선반도민족, 국가의 기원과 발전’이란 제목의 연구과제는 중국의 연구가 고구려, 발해와 함께 우리민족의 성격까지도 중국측 논리로 파악하려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과제의 연구책임자가 다른 연구논저에서 이미 한국민족은 중국계통의 유이민 세력이며 중국문화가 한국문화의 모태라는 식의 철저한 중국중심주의 입장을 피력한 사실을 감안할 때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⑥이상에서 볼 때 2004년 중국의 동북공정이 추진하는 연구사업은 중국의 역사왜곡과 고구려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등과 연결된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중국은 동북지역을 장악한 현재의 정치적 상황이 수백-수천년 전에도 같은 상황인 것처럼 호도하려는 정치적 목적을 더욱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이는 우리 민족의 존립근거와 역사 문화적 정체성마저 부정하는 폭거이자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공존을 위협하는 역사침략이다. ⑦이제 우리는 후손에게 우리 역사를 당당히 지켜내고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영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지금 무엇을 했고 또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실천할 때이다. 특히, 지난 1일 출범한 고구려연구재단이 중국의 역사왜곡과 한민족 정체성부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학자들의 열정과 노력, 체계적인 정부의 지원, 그리고 보다 많은 국민의 관심과 우리 역사 사랑이 요청된다. 글 ㈐ ①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관한 충격적인 보도가 거의 날마다 언론매체의 헤드라인을 차지하고 있다. 아직도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앞뒤에서 협공을 당하는 꼴이 되었다. 게다가 중국이 저지르고 있는 왜곡의 정도나 수위가 오히려 일본보다 극심하다. 중국은 그동안 일본의 역사왜곡에서 우리와 같은 피해자로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었기에 더욱 개탄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즉시 중국의 역사왜곡의 저의를 파악하고 근본적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 ②중국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우리와 수교한 직후부터 정부 산하의 학술기구인 중국사회과학원을 주축으로 역사왜곡을 획책하였다. 그들은 2002년 2월부터 ‘동북공정’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본격화하여 아주 조직적으로 우리의 고대사인 고구려사와 발해사를 송두리째 가로채려 기도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역사왜곡에는 대내외적으로 현실적이고 정치적인 포석이 다양하게 깔려있다는 점을 먼저 간파해야 한다. 우선 대내적으로 볼 때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사회주의에 대한 회의가 내부에 확산되면서 체제 유지와 안정을 위해 국가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국가주의는 애국주의와 사회주의의 결합을 통해 국가적 정체성과 통일성을 유지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동북공정’도 바로 그러한 정책의 일환인 것이다. ③동시에 대외적으로 ‘동북공정’에는 중국이 동아시아의 질서를 재편하고 나아가 국제무대에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패권주의적인 야심이 담겨 있다. 특히 해양세력인 일본의 확장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동아시아에서 리더십을 확립하겠다는 것이 1차적 목적인 것이다. 통탄스럽게도 현 강국들의 힘 겨루기가 과거 우리의 고구려사를 매개로 벌어지고 있는 격이다. ④이렇게 다양한 목적이 중첩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은 역사 왜곡을 쉽사리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앞으로 그것을 더욱 심화하고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가 늦은 감은 있으나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 측에 엄중히 항의하는 동시에 북한과도 연대하여 공동대응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하지만 정부는 더욱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해야만 한다. 특히 아래의 몇 가지 사항들은 반드시 참작하여 대책 수립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⑤먼저 고구려사 왜곡이 정치문제로 불거졌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학문적인 저력을 배양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더욱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역사의 요체는 문화전통이다. 따라서 고구려가 우리 민족의 국가였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역사학의 저변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언어학, 고고학 등 주변 인문학을 총동원해 학술적인 면에서 설득력을 강화해야만 한다. 이를테면 국어사적인 측면에서 고구려어의 특성을 밝힌다면 그것이 백제어, 신라어와 동질적 관계이고 중국어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분명히 규명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법이 중국이 자행하는 역사왜곡의 허점을 잡아내고 그들의 억지 논리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는 최선의 길이 될 것이다. ⑥다음으로 고구려사를 포함한 국사교육체제를 전면적으로 강화하여야 한다. 문민정부 이후 제도권 교육에서 국사과목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심지어 대학에서는 국사가 교양필수에서 그저 흥밋거리나 제공하는 선택과목으로 전락해 버린 지가 오래다. 이러다 보니 ‘국민의 집단기억’을 담고 있어야 할 국사교과서마저도 문제 투성 이라는 사실이 자주 지적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이다. 지구상에 자국사가 이렇게 푸대접을 받는 나라는 많지 않을 것이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국민적 대응이라는 대전제가 어떻게 가능할 수 있겠는가. ⑦끝으로 고구려사를 비롯한 우리 역사를 국제사회에 보급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특히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전이 시급하다. 고구려사가 한국고대사라는 엄연한 사실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인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동북아 역사전쟁에서 우리는 참패를 당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로 자국의 역사마저도 타국에 송두리째 강탈당하는 비극적 운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불을 보듯 뻔하다.
  • 2005 봄&여름 화려+로맨틱

    2005 봄&여름 화려+로맨틱

    겨울의 문턱 11월, 서울과 부산에서는 국내외 내로라하는 디자이너들이 저마다 내년도 봄·여름 패션을 선보였다. 내년 패션을 미리 즐기는 재미와 함께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당장이라도 사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미래를 바라보는 디자이너들은 우울한 시간이 계속될수록 화려한 옷으로 희망적인 분위기를 꾸미려고 한다. 대부분의 패션쇼가 경쾌한 것은 그 때문. 이번 서울과 부산에서 진행된 컬렉션에서도 현실을 잊고 여유로운 여행과 휴가를 꿈꾸는 희망을 옷에 담아냈다. 한편 경기 불황을 몸소 겪고 있는 디자이너들은 ‘쇼를 의식한 작품’보다 ‘팔리는 상품’을 많이 소개하기도 했다. 패션의 달에 나타난 패션 분위기를 느껴 보자. ●컬러보다는 디테일로 생기를 서울컬렉션,SFAA, 프레타포르테부산 컬렉션을 비롯해 파리·뉴욕·런던·밀라노 등 세계 4대 도시 컬렉션에서는 극도로 밝거나 화려한 색상을 자제한 분위기다. 깨끗한 흰색에 노랑 주황 분홍 연두 파랑 보라 등 다채로운 색상을 활용했지만 지난해보다 톤다운된 느낌이다. 대신 화려하고 다채로운 장식들로 의상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꽃무늬의 화려함에 여성스러운 장식물의 상징인 리본과 커다란 코르사주가 더욱 두드러지게 장식됐다. 디자이너 고유의 무늬, 예술가의 작품, 또는 만화 캐릭터를 이용한 무늬를 새겨 개성을 드러낸 최근의 유행도 계속됐다. ●계절 파괴, 컬러 파괴의 멋 면, 실크, 시폰, 리넨 등 계절에 어울리는 소재가 당연 주류지만 가을·겨울용으로 사용되는 가죽이 매치되는 파격을 안겼다. 패션쇼에 빠지지 않는 소재인 데님도 정장과 캐주얼의 경계를 오가며 다양하게 변신했다. 가죽과 실크·레이스, 또는 데님과 시폰을 조화시키거나 트레이닝 점퍼와 화려한 레이스 스커트의 만남 등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소재를 연결짓는 식이다. 서로 다른 소재의 결합만큼 촌스러울 수 있는 보색의 조화도 눈에 띄는 트렌드. 어떤 색들을 어떻게 표현하고 어떻게 조화할 수 있나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이다. ●여전히 로맨틱하다 복고에 대한 관심과 사랑도 여전하다.1950년대풍의 여성스러운 선을 만들기 위해 풍부한 주름을 잡은 스커트와 짧은 상의, 높고 날씬한 허리선이 로맨틱한 여성상을 대변한다. 넓은 치맛자락을 가볍고 비치는 실크 소재로 처리하거나, 층층이 연결한 티어드 스커트로 팔랑거리는 멋진 걸음을 연출한다. 로맨티시즘은 여성만의 것이 아니다. 여성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무늬, 장식을 남성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자잘한 핫핑크 꽃무늬는 물론 한쪽 어깨만 드러낸 오블리크 셔츠, 네크라인에서 앞 중심선를 셔링으로 처리한, 더이상 여성스러울 수 없을 남성복도 나왔다. ●마음만이라도 휴가를 떠난 듯 휴가지의 이국적인 느낌을 지닌 여행자 스타일로, 여유있는 휴식의 분위기를 전한다. 색상은 자연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부드러운 갈색과 노랑, 흙빛과 표백하지 않은 천연 흰색이 강세를 띨 전망. 잔잔한 주름이 있는 소박한 소재나 거미줄처럼 희미한 반투명의 시폰 등으로 부드러움과 여유로움을 한층 더할 것으로 패션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최여경·부산 윤창수기자 kid@seoul.co.kr
  • [Anycall프로농구]꼴찌후보를 공동 2위로 견인

    “다 이겨 주마.” 프로농구 KTF의 상승세가 무섭다. 개막 초반에 보여주던 어렵게 한 번 이기고, 어이없이 두 번 지는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4연승의 휘파람을 불더니 어느새 7승4패로 공동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연승도 연승 나름.4연승 가도에서 ‘만만한’ 팀은 최하위 모비스뿐이었다. TG삼보의 8연승을 저지하더니 서장훈이 버틴 삼성을 꺾고 SK의 돌풍까지 잠재웠다.KTF에 덜미를 잡힌 팀들의 반응은 한결같다.“도깨비에 홀린 기분이다.” 시즌 시작 전 KTF는 유력한 ‘꼴찌 후보’였다.‘매직 히포’ 현주엽(195㎝)을 빼고는 언뜻 떠오르는 선수가 없었다. 그나마 현주엽도 수년간의 부진에 허덕이던 차였다. 이런 KTF가 선두권으로 치고 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현주엽과 두 용병 게이브 미나케(195㎝), 애런 맥기(196㎝)가 이루는 공포의 ‘3각 편대’ 때문이다. 팀 전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이들 셋의 특징은 내·외곽 플레이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것. 상대팀의 ‘컬러’에 따라 이들의 포지션도 바뀐다. 상대 용병의 키가 작으면 미나케는 물론 현주엽까지 골밑에 들어가 센터 플레이를 펼치고,‘더블 포스트’를 보유한 장신 군단과 붙을 때는 정통 센터이면서도 스페인리그에서 스몰포워드로 뛰었던 맥기가 정확한 미들슛으로 상대 센터와 파워포워드를 밖으로 끌고 나온다. 특히 두 용병이 공격과 수비에서 기복없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자랑거리. 미나케는 경기당 26.81점을 넣으며 득점 부문 3위를 달리고 있으며, 맥기는 24.36점으로 5위에 올라 있다. 둘이 항상 50점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미나케와 맥기의 ‘성실성’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자유투 성공률이다. 다른 팀 용병들은 대부분 자유투 성공률이 70%대를 넘지 못하지만 맥기는 79.59%, 미나케는 75.56%로 ‘토종 슈터’들과 엇비슷하다. 너나없이 용병 교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사이 KTF 용병들의 ‘콤비 플레이’는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두 용병을 이어주는 역할은 역시 현주엽의 몫. 현주엽은 현재 경기당 8.2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내로라하는 포인트가드들을 모두 제치고 김승현(오리온스·9.27개)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그렇다고 외곽만 돌며 패스를 해주는 소극적인 플레이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17일 삼성전에서 서장훈과의 골밑 싸움에서 완승을 거뒀던 것처럼 파워 넘치는 골밑 플레이는 대학 시절 전성기 때 그대로다. 득점도 평균 15.09점으로 지난 시즌보다 3점이나 높아졌다. KTF는 이번 주(23∼28일) 전자랜드·SBS·KCC 등 비교적 ‘약체’와 맞붙는다.‘3각 편대’의 위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않는 한 KTF는 창단 후 첫 선두라는 ‘역사’를 쓸 가능성이 높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친구 돕는건데 어때… 죄의식 없어”

    휴대전화 부정행위가 일반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만연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수험생들은 이같은 부정행위를 ‘우정이나 의리’로 포장,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않았다. 광주 모 고등학교 한 수험생(18·3년)은 “같은 반 친구가 휴대전화 부정행위에 (선수로)가담키로 했다가 시험 이틀 전인 16일쯤 부정행위 수법이 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 등에 폭로되면서 무서워 그만뒀다.”고 털어놨다. 이 학생은 “시험 전에 부정행위 가능성이 터지면서 이에 가담키로 했던 많은 수험생들이 포기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성적이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시험날짜가 다가오면서 초조해지는 여름방학쯤 친구들 가운데 부정행위 제의에 동참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 학생이 밝힌 부정행위 모의자들의 성적은 밑바닥수준. 도저히 실력으로는 대학에 갈 처지가 안 되지만 비교적 여유있는 가정형편상 어떻게든 대학에 가려고 한다는 것.“친구가 사정을 말하면 돈이 문제가 아니라 친구를 돕는 우정 차원에서 응한다.”며 친구들의 부정행위 제의나 동참에 대해 전혀 죄의식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정행위 제의자들은 실기 위주의 예·체능계 대학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이들이 노리는 선수도 주로 수시합격자들이다. 수시합격자들은 성적이 중위권 이상이고 수능시험에서 시간적으로,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어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대학에 가야하는데 조금만 도와달라.”고 부탁하면 안 들어 줄 친구가 어디 있느냐.”는 게 수험생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선수들을 모을 때 강압적으로 하기보다는 친구니까 도와달라고 접근하면 효과가 크다. 우리학교뿐 아니라 다른 학교에서도 이 같은 일이 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휴대전화 부정행위 수법을 고 2학년 때쯤 대개 알고 있으며 3학년 때 성적이 안 오르면 부정행위로라도 대학에 가야겠다는 결심을 행동에 옮기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길섶에서] 검붉은 얼굴/김경홍 논설위원

    말라서 바삭거리는 낙엽 한줌씩을 주워 차가운 돌들이 자리잡은 땅바닥에 깐다. 그 위에 방수처리된 비옷을 펼치고 텐트를 친다. 영하의 칼바람이 엉성한 텐트의 빈 틈을 마구잡이로 파고 든다. 하룻밤을 자는 둥 마는 둥 하다 일어나면 곱은 손으로는 신발끈을 매기도 힘들다. 등이나 무릎 등 관절 마디마디에 찬바람이 쌩쌩 분다. 해가 뜨기를 그렇게 기다려 본 적도 없었던 것 같다. 불그죽죽한 빛과 푸르죽죽한 빛이 겹쳐진 동료들의 얼굴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까마득한 시절, 동계 야간 기동훈련을 나갔을 때의 기억이다. 하룻밤이라도 영하의 날씨에 차가운 돌바닥에 누워본 사람은 뼛속까지 파고드는 고통을 안다. 겨울의 문턱에 접어들었다. 행인들의 옷차림도 두꺼워져 가고 있고, 거리의 풍경도 아침저녁으로 썰렁하다. 출퇴근길, 지하도에 내려서면 어김없이 검붉은 얼굴들과 마주친다. 흙바닥도 아닌 화강석이나 대리석 바닥에서 밤을 보낸 그들의 모습에 몸이 움츠러들며 등이 시려오는 것을 느낀다. 강제로라도 그들을 따뜻한 곳에 재울 방법은 없나.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특사說 ‘솔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 정책에 관한 한 ‘한국의 주도적 역할론’이 대두되자, 특사 파견이나 남북 정상회담 등 ‘남북채널’의 가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간 특사 파견이나 정상회담을 통한 북핵 해결에 대해서는 “6자회담을 앞지르는 것으로, 우리 스스로 국제적 논의의 틀을 깨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반대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이와 관련,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 정상회담과 같은) 그런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한 고위 정부 당국자는 21일 “북핵을 남북관계를 통해 해결해야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이어 “6자회담이 잘 안되니 남북간 틀로 해보겠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북핵 문제는 6자회담 틀 내에서 한다는 데 한·미간 이견이 없다는 것을 노 대통령이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측면이라면,‘주도적 역할’은 일단 6자회담 틀 안에서의 활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차 6자회담에서처럼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방안으로 북·미간 첨예한 이견을 좁혀나가는 과정에서의 역할인 것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대북 특사나 정상회담을 절대 갖지 않겠다고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정부 당국자는 “특사나 회담을 통해 (뭔가를 주고 받는)‘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만나서 설득하고 할 수는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는 또 “언제 미국이 그런 것들에 반대한다고 한 적이 있더냐.”고 반문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북핵 논의의 틀이 아닌 다른 형식으로라면 특사 파견이나 회담은 가능하다는 논리도 성립한다. 물론 북핵 문제의 해결 없이 남북 정상회담을 가졌을 때 정부가 져야하는 부담은 논외로 했을 때의 얘기다. 어차피 범여권 일부에서는 남북관계 진전 자체를 위해서라도 특사 파견이나 정상회담 개최를 주장해 왔던 터였다. 한편으로는 일본이 미국과의 친밀도를 활용, 북·일 협상을 비롯한 여러 외교문제에 상당한 주도권을 행사한 점을 들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우리 나름의 활동 공간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된다. 현지 수행팀이 이번 회담의 성과를 ‘역사상 가장 출중한’ 것으로 표현한 것도 전반적으로 이런 정황을 언급한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이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불안해서 와 봤지만…” ‘로또 수능’ 설명회 7000명 북새통

    “불안해서 와 봤지만…” ‘로또 수능’ 설명회 7000명 북새통

    “표준점수 예측이 국가기밀급 첩보를 입수하는 것보다 더 힘드네요.”“답답한 마음에 설명회에 나왔는데,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집니다.” 휴일인 21일 오후 ‘2005학년도 대학입시 연합설명회’가 열린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에는 수험생과 학부모 등 7000여명이 몰려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 대성학원이 주최한 설명회에는 고려대·이화여대·경희대·서강대·성균관대·중앙대·한양대·연세대 등 8개 사립대 입학처장이 참석해 정시모집 기준, 논술 채점 방향 등을 설명했다. ●입시설명회, 표준점수 불안감 반영 주최측이 마련한 대입 자료 6000부는 일찌감치 동나 항의사태가 빚어졌다. 대강당은 시작 1시간 전 1,2층 통로까지 가득 찼다. 문 밖에서 까치발을 하고 설명을 듣다 발길을 돌리는 학부모와 수험생도 많았다. 학원측은 “표준점수제에 대한 불안감이 클 것이라고 예상해 자료를 지난해보다 2배나 많이 만들었는데 설명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다 떨어졌다.”고 당황스러워 했다. 설명회에서는 예상대로 이번에 처음 도입된 표준점수제에 대한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이 그대로 드러났다. 대성학원 이영덕 실장은 “정시모집까지 50여일 정도밖에 남지 않아 표준점수가 나오는 다음달 14일까지 기다리면 늦는다.”면서 “원점수 기준으로라도 대략적으로 지원가능대학을 가늠, 그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능시험이 복권당첨이냐”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설명회 내내 귀를 쫑긋하고 신경을 집중했지만,‘정답’을 얻지 못했다며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고3아들을 둔 박현이(47)씨는 “원점수 기준으로 어느 대학을 갈 수 있을지 듣고 싶었는데 홍보와 개략적인 정보만 있어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서 “어느 곳에서도 표준점수에 대해 명확히 설명해주는 곳이 없다.”고 발을 굴렸다. 고3 딸이 이화여대 인문계를 지망한다는 정미순(45)씨는 “시간은 촉박한데 학교는 물론 학원에서도 제시하는 기준이 전혀 없어 기본적인 논술과 구술만 준비하고 있다.”면서 “수능시험이 복권당첨도 아니고 운좋기만 바라고 있어야 한다는 현실이 어이가 없다.”고 호소했다. 의학계열을 지망하는 재수생 아들을 둔 강모(47)씨는 “표준점수의 기준이 되는 난이도와 지원자 수준 등에 대해 아무 것도 알 수 없어 지금은 대충 ‘찍기’식으로 준비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7차 교육과정 첫 도입으로 우리만 손해” 자연계열을 지망하는 조경아(19)양은 “인터넷 카페나 아이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 등에서 듣는 정보가 전부”라면서 “우리가 7차 교육과정이 도입되는 첫 학년이라 이렇게 손해를 보는 것 같아 억울한 기분마저 든다.”고 속상해했다. 한편 전날인 20일 오후에는 서울 올림픽 역도경기장에서 ‘2005학년도 수능시험 분석 및 정시모집 지원전략 설명회’가 열렸다. 종로학원이 주최한 이 행사에도 학부모와 수험생 8000여명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유지혜 홍희경기자 wisepen@seoul.co.kr
  • 불황 럭셔리로 뚫는다…프리미엄 마케팅 붐

    불황 럭셔리로 뚫는다…프리미엄 마케팅 붐

    얼마전 롯데백화점이 ‘금붙이 카드’를 선물로 끼워넣어 1000만원짜리 상품권을 내놓았다. 얼마나 팔렸을까. 준비한 수량 250장 가운데 18일 현재 203장이 팔렸다. 무려 20억여원어치가 팔린 셈이다. 행사를 기획한 백화점측도 적잖이 놀라는 눈치다. 홍보팀 하수연 계장은 “법인이 연말연시 선물용으로도 많이 사갔지만 개인들이 사간 물량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재계의 장사 전략이 ‘럭셔리’(고급)에 맞춰지고 있다. 외환위기때도 짭짤한 재미를 봤던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이다. 그나마 두드리면 열린다는 ‘부자들의 지갑’ 공략 작전이기도 하다. 연말연시를 전후해 신형 고급 세단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차값과 맞먹는 명품TV 등도 계속 나오고 있다. ●고급 신차 경쟁 후끈 르노삼성이 다음달 1일 ‘SM7’을 내놓는 것을 시작으로 현대차의 ‘TG’(프로젝트 이름),GM대우의 ‘스테이츠맨’이 내년 상반기에 각각 출시된다. 배기량 3500㏄ 안팎의 고급차들이다. SM7은 닛산자동차가 지난해 3월 일본에서 출시한 ‘티아나’를 우리나라 감각에 맞게 응용한 차다. 고급차의 둔중한 이미지를 깨고 날렵하면서도 스포티지한 디자인으로 연령대에 관계없이 고소득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2300㏄,3500㏄ 두 종류로 동급차종보다 힘(270마력)이 좋다. 이에 질세라 현대차도 그랜저XG 후속모델인 TG(2700㏄,3300㏄)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내년 3월부터 미국 앨라배마 현지공장에서 생산하는 쏘나타도 국내 모델(2.0,2.4)과 달리 고급버전(3.3)에 주안점을 두었다. 에쿠스(현대차)·체어맨(쌍용차)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GM대우의 스테이츠맨(2800㏄,3600㏄)은 호주 홀든사의 ‘베스트셀러’를 수입한 차다. 반응이 좋으면 국내에서 조립생산할 방침이다. 차 이름에 걸맞게 사회 지도층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업계는 벌써부터 “외국서 한물간 모델” “차체만 큰 무식한 모델” 등 서로 경쟁차종을 깎아내리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수입차업계도 벤츠가 오는 22일 콤팩트 세단 ‘C-클래스’를, 렉서스가 25일 새 모델을 선보이며 경쟁에 가세한다. 고급차(수입차 제외)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16.7%에서 올 10월 말 현재 17.3%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쏘나타급 TV 불티…샤워효과 기대 ‘쏘나타급 TV’로 불리는 LG전자의 55인치짜리 LCD TV는 출시 두 달만에 100대 이상 팔려나갔다. 대당 가격이 1950만원으로 쏘나타 가격과 맞먹는다. 지금 추이대로라면 연내 200대 돌파도 가능해 보인다. 드럼세탁기 매출도 호조세다. 전체 세탁기 매출(6300억원)의 58.7%인 3700억원을 연내 기록할 전망이다.2002년 매출비중이 27.8%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삼성전자의 디지털TV(65%→75%)와 드럼세탁기(51%→65%) 매출비중도 1년새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 속에서도 웰빙바람을 타고 프리미엄 제품의 매출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면서 “일단 고급화 코드로 부자들의 지갑부터 열어놓으면 ‘샤워효과’(백화점 위층에서 이벤트를 벌이면 아래층으로 구매가 확산되는 데서 나온 말)를 기대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털어놓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비정규직 보호법’ 입법땐 임금 추가비용 3조 발생

    비정규직 입법안이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3년 이상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화로 3조원대의 추가 임금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아울러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 수준으로 올리면 26조 2000억원의 비용 부담이 초래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상무는 19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비정규직 입법 관련 경제 5단체 공청회에 참석, 이같이 밝혔다. 이 상무는 “국무회의를 통과한 입법안 대로라면 3년 이상 고용한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3조 5556억원대의 추가 임금 비용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비용은 정규직과 기간제 평균임금의 차액(167만 2000원-109만 1000원)을 근속기간 3년 이상의 기간제 근로자(51만 9000명) 수로 곱해 추산된 것이다. 박건승기자 ks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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