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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중정부장 공관에 문학의 향기

    옛 중정부장 공관에 문학의 향기

    8일 아침 남산 중턱에 자리잡은 ‘문학의 집 서울’을 찾았다. 원로시인 김후란(70·여) 이사장은 소녀같은 밝은 목소리로 “아픈 기억은 지워버리고, 사랑스럽게 봐주세요.”라며 인사를 건넨다.‘문학의 집’이 자리한 이곳이 과거에는 문학과는 동떨어진 내력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서 사들여 문화공간 리모델링 이 곳은 서슬 퍼렇던 군사정권 시절,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린다던 옛 중앙정보부장의 공관자리다.20여년 동안이나 중앙정보부장(국가안전기획부장)의 공관으로 사용됐다.1975년 8월 준공됐는데 96년 안기부가 지금의 서초구 내곡동으로 옮겨가면서 소유권이 서울시로 넘어왔다. 당시 이 집은 대지 793.7㎡(약 241평)에 12억 9779만원,2층 양옥건물 연면적 491.9㎡(149평)에 1억 3523만원으로 모두 14억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됐다.8년 전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거액이다. 이후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2001년 마침내 문학의 집으로 변신했다. 고문과 독재라는 이미지를 털고, 문학의 향기가 흐르는 곳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이 곳에서는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시 낭송회, 문학인 워크숍 등이 날마다 열리고 있다. 이날도 ‘윤동주 추모 시화전’(11일까지)이 열리고 있었다. 김 이사장은 “주제가 무엇이든 항상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시민 대상 전시회·시 낭송회등 열려 문학의 집을 오르면 주위환경의 평화로움에 “과연 이곳이 무시무시한 안가(安家)가 있던 곳이 맞나?”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드넓은 잔디밭과 아름드리 신갈나무·은행나무·가죽나무 숲이 방문객을 압도한다. 여기에 내로라하는 문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줄을 잇고 있다. 매주 셋째주 금요일 오후 6시엔 ‘음악-문학인 한마당’ 행사가 열린다. 확 트인 창문이 딸린 거실에서 아늑한 정원을 배경으로 시(詩)나 소설 속에 나오는 글을 배경으로 탄생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물론 전문 음악인이 출연한다. 넷째주 수요일 오후 3시부터는 일반시민들이 직접 만나고 싶어하는 문인을 초청해 이야기를 나눈다. 이달 프로그램도 문학지망생들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게 내실있게 짜여졌다.22일 오후 3시 열리는 제52회 수요문학 광장에서는 시인이며 소설가인 이제하(67)씨의 문학세계와 만날 수 있다. 앞서 17일 오후 6시에는 ‘음악이 있는 문학마당’ 행사가 펼쳐진다. ‘우리 시, 우리 노래’라는 타이틀이 걸렸다. 우리 강산에 얽힌 문학 얘기를 ‘남산위에 저 소나무’를 배경으로 즐길 수 있다. 또 하나 뜻깊은 사랑의 행사가 준비됐다. 28일 오후 2시부터 열리는 ‘이웃사랑 문학제’. 국립 서울맹학교 장애인 학생들을 직접 찾아가 백일장 시상식과 문학강연을 한다. 꿈나무들을 어루만지는 만남으로 한 해를 마무리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공정거래법 통과…예산안 정기국회 처리무산

    공정거래법 통과…예산안 정기국회 처리무산

    여야는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본회의를 열고 출자총액제한제 유지를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찬성 149, 반대 92, 기권 3표로 가결 처리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재벌 금융사 의결권 제한을 현재 30%에서 오는 2008년까지 15%까지 단계 축소하고 기업의 부당내부거래 조사를 위한 계좌추적권을 3년 시한으로 부활하는 것이다. 또 개정안에는 신문사 등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신고포상금 지급 근거도 포함됐다. 그러나 여야는 예산안 삭감 폭을 놓고 막판 절충을 시도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가 무산됐다. 또 논란이 된 이라크 자이툰부대 파병연장 동의안도 여야 의원 80여명의 요구로 전원위원회를 소집해 의결하기로 했으나, 한나라당이 긴급 의총을 열고 ‘불참’을 결정하는 등 진통을 거듭하면서 회기 내 처리에 실패했다. 여야는 전날 한나라당 의원들이 제기한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 조선노동당 입당 의혹’을 둘러싸고 밤 늦게까지 번갈아 기자회견을 열어 격렬한 공방을 벌이면서 정국이 급속히 경색됐다. 특히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이번 파문이 당 정체성에 관련된 문제라고 판단, 강경 대응하면서 공방을 주고받았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했으나 양당 교섭단체가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상임중앙위·기획자문 연석회의와 긴급 의원총회,‘한나라당 백색테러 규탄대회’를 잇따라 가지고 ‘이 의원 노동당 입당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제명 추진 등 강력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당 ‘간첩조작사건비상대책위’는 기자회견을 갖고 “이 의원이 노동당에 가입해 현재도 암약하고 있다는 허위사실을 날조한 한나라당 주성영·박승환·김기현 의원 등 3명에 대해 민·형사 고발에 이어 국회 윤리위 제소와 제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도 법사위에서 긴급 의총을 열고 진상 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서 쟁점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어 진상조사대책위는 기자회견을 갖고 이철우 의원에게 주간신문 ‘미래한국’ 보도 관련 공개질의서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양당은 판결문을 잇따라 공개하면서 공방을 벌였다. 이런 여야의 대치는 임시국회 소집을 둘러싼 신경전을 가열시켰다. 김원기 국회의장이 이날 양당 지도부에 임시국회를 열자고 제안했지만, 한나라당은 ‘불참 원칙’을 거듭 밝혔다. 그러나 예산안 심의와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 등에 한해서 임시국회에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열린우리당은 단독으로라도 개회한다는 방침 아래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 4대입법을 비롯,61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공무원시험 명강사 총출동

    공무원 응시생들의 최고 길라잡이가 될 서울신문 공무원 시험 대강연회가 오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강연회에는 공무원 채용을 담당하는 중앙인사위원회 정윤기 인재채용과장이 직접 나와 내년도 정부의 공무원 채용 방향을 설명한다. 서울의 유명학원 명강사들도 대거 나와 효과적인 공부방법에 대한 노하우를 소개할 예정이다. 정 과장은 이날 ▲공직의 장·단점과 ▲수험생의 자기관리 ▲공직자의 처우 및 보수수준 ▲7·9급 공무원의 경력발전 등을 소재로 강연한다. 특히 올해부터 프리젠테이션 도입 등으로 한층 강화된 면접시험의 평가기준과 준비요령을 소개할 계획이어서 응시생들은 절대 놓쳐서는 안될 듯하다. 서울 노량진 학원가의 내로라하는 과목별 강사들도 총출동, 수험준비 요령과 점수를 높이기 위한 포인트 등을 소개한다. 국사는 EBS·건국대·전남대 강사를 역임한 남부행정고시학원의 심태섭 교수가, 영어는 EBS 공무원영어를 강의한 한교고시학원 김민권 교수가 맡는다.▲헌법(남부행정고시학원 채한태 교수) ▲영어(〃 김신주 교수) ▲경제학(〃 박지훈 교수) ▲국어(한교고시학원 김재정 교수) ▲행정법(〃 홍성운 교수) ▲행정학(〃 최승호 교수) 등 과목별로 강의가 이어진다. 강연회에는 1년여 동안 국가시험과 취업문제를 집중 취재해 온 서울신문 강혜승 기자도 나와 전반적인 수험준비 요령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참가자는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를 통해 선착순 접수한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車업계 “마케팅전략 어찌하나…”

    車업계 “마케팅전략 어찌하나…”

    자동차업계가 내년도 영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자동차 특별소비세 환원 여부,7∼10인승 승합차 세금 완화 여부 등 마케팅 전략과 직결되는 중요 변수가 아직 결론나지 않아서다. 결정권을 갖고 있는 정부는 내년이 채 한달도 남지 않았는데도 “검토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가뜩이나 환율 급락, 국제유가 요동 등 예기치 못한 외부 악재로 내년도 경영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짜고 있는 업계는 “안팎으로 불확실변수가 너무 많다.”며 속을 끓이고 있다. ●특소세·승합차세, 내리나 마나 당초 정부방안대로라면 자동차 특별소비세는 내년 1월1일부터 원상태로 환원된다. 배기량 2000㏄ 이하는 현행 4%에서 5%로,2000㏄ 초과는 8%에서 10%로 오르는 것. 특소세 한시인하가 올 연말로 종료되는 점을 적극 부각시키며 ‘송년 세일’에 총력을 기울이던 업계는 그러나 지난달 19일 “인하기간 연장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이헌재 부총리의 발언이 나오자 주춤 물러섰다. 한 영업직 사원은 “특소세 얘기는 더 이상 고객들에게 하지 않는다.”면서 “그렇다고 연장이 확정된 것도 아니어서 고객 상담에 적잖은 고충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7∼10인승 승합차 세금인상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들 승합차는 원래 내년 1월1일부터 승용차로 분류되면서 자동차세가 최고 5배 이상 급등할 처지에 놓였었다. 그러나 생계형 운전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세부담 완화방안을 검토하겠다.”며 물러섰다. 하지만 지금껏 후속조치가 없다. 대우자동차판매 관계자는 “특소세 인하 연장과 승합차세 완화를 기정사실로 여기고 내년도 영업계획을 다시 짜고 있지만 솔직히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이 없어 난감하다.”고 털어놓았다. 현대차 관계자도 “가뜩이나 환율·유가 등 불확실변수가 많아 내년도 경영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는데 정부의 정책결정마저 지연돼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내부변수(세금)만이라도 불확실성을 조기에 걷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 “검토 중” 되풀이 재정경제부 김락회 소비세제과장은 “부총리 발언은 내년에도 내수가 좋지 않을 경우 특소세 인하기간 연장도 검토해볼 수 있다는 의미였지, 인하기간을 연장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며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업계의 기류에 제동을 걸었다.“아직 결론이 안 났으며 검토 중”이라는 얘기다. 자동차세를 담당하는 행정자치부 배진환 세정과장도 “승합차 세부담을 완화해줄 것인지, 완화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등 모든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조례 감면을 통해 급격히 늘어난 자동차세를 깎아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배 과장은 “가급적 이달 안에 세부방안을 내놓겠다.”면서 “해를 넘기더라도 소급적용이 가능해 소비자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렇듯 특소세 인하 연장, 승합차세 완화 자체가 결론이 안난 상태라고 애써 강조하지만 백지화될 경우 엄청난 혼란이 예상돼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스타렉스·카니발 등 승합차만 해도 판매가 계속 줄어들다 ‘세부담 완화검토’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달 판매량이 쑥 늘었다. 자동차공업협회 강철구 이사는 “그동안 업계를 지탱해오던 자동차 수출이 내년에는 3%대 증가에 머물 것으로 관측된다.”면서 “자동차 내수도 내년 하반기나 돼야 소폭 회복될 것으로 보여 정부가 정책결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울산 동구청의 ‘변신’

    울산 동구청앞 게양대에는 태극기·새마을기·구청기와 나란히 전공노 동구지부 깃발이 내걸려 있다. 한때 노동운동의 ‘해방구’로 여겨졌던 울산 동구가 요즘은 공무원 노조의 ‘보루’로 변신한 사실을 보여주는 예사롭지 않은 풍경이다. 그 중심에는 ‘강성’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출신 이갑용 구청장(민주노동당)이 있다. 지난달 15일 전국공무원 노조 파업때 울산 동구에서는 6급 이하 공무원 428명 가운데 73%인 312명이 참여했다. 전국 최고 참여율인데다 중도에 대부분 복귀한 다른 지역과는 달리 4명을 제외한 308명은 ‘종일 파업’을 강행했다. 행자부 지침대로라면 전원 파면이나 해임에 해당하는 중징계감이다. 그러나 징계권을 갖고 있는 이 구청장은 “징계는 내 권한으로 징계를 하지 않겠다.”면서 “나를 고발하라.”고 정부 지침을 일축했다. 이 때문에 파업에 참여했던 동구 공무원들은 징계부담에서 한 걸음 비켜나 있는 분위기. 조합원인 이모(7급) 씨는 “공무원 노조를 지지하고 방패막이를 해 주는 구청장을 전폭 지지한다.”며 “파업참여자가 많았던 것은 그동안 공무원노조 편에 서온 구청장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구청장의 눈치를 살피느라 간부공무원들이 설득에 적극 나서지 않았던 점도 파업 참여가 높았던 원인으로 꼽힌다. 한 간부공무원은 “노조문제에 관해서는 구청장의 소신이 뚜렷해 별로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동구에서 끝까지 징계를 하지 않고 버티어야 징계를 받은 다른 지역 공무원들이 소송에서 형평성 문제를 들어 유리한 결정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며 전공노 차원에서 ‘버티기’를 부추긴다는 얘기도 들린다. 노조출신 구청장 선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 일부 구민들 사이에서는 구청장의 지나치게 노조 중심적인 사고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쉬어가기˙˙˙

    미국프로야구 콜로라도 로키스의 투수 대니 니글이 ‘화대’ 40달러 때문에 무려 1900만달러(약 200억원)를 날릴 위기에 놓였다고. 미국의 ‘덴버 포스트’는 “매춘부와의 성매매로 체포된 니글을 놓고 콜로라도 구단이 도덕성과 인품을 중요시하는 팀의 원칙과 계약 조항에 위배돼 계약 해지를 고려중”이라고 6일 보도. 계약 2년간 연봉 등 1900만달러를 벌 수 있었던 니글은 거액을 날릴 위기에 몰린 반면 최근 몸값을 못한 니글을 눈엣가시처럼 여긴 콜로라도는 돈 한푼 들이지 않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셈.
  • [사설] 예산증액 졸속결정 하지말라

    국회 예결위가 새해예산안을 심의하고 있다.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은 지난 2일로 이미 넘겼다. 여야의 약속대로라면 정기국회가 폐회하는 9일에는 예산안이 처리되어야 한다. 새해예산안에 대한 계수조정은 예년의 경우로 볼 때 적어도 일주일 정도는 걸린다. 사흘밖에 남지 않은 시간동안 충분한 조정이 이루어질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새해예산안 규모는 일반회계 기준으로만 131조 5000억원이나 되고, 특별회계까지 포함하면 208조원으로 사상최초로 200조원을 넘긴 규모다. 제때에 처리되지 못한 것도 안타깝지만, 짧은 시간에 졸속처리되는 것이 더 걱정이다. 이미 상임위별 예산심사에서 여야는 4조원을 증액했다. 정부·여당은 내년의 경기침체를 감안해 1조원가량을 더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적자예산을 줄이기 위해 최대 7조 5000억원을 삭감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정부·여당의 추가증액 방침이나 야당의 삭감 주장은 말은 그럴듯하지만 이율배반에 가깝다. 이런 부분은 상임위에서 신중하게 다루어졌어야 할 문제다. 이것저것 다 늘려놓고 마지막에 정치적으로 뭉뚱그려 처리하겠다는 태도는 옳지 않다. 정부·여당이 뒤늦게 예산을 증액하겠다는 것은 수요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여야가 상임위에서는 일제히 증액했다가, 계수조정에 앞서 주장이 엇갈리는 것도 나라살림을 허술하게 다룬다는 인상만 줄 뿐이다. 과거 예산심의 과정을 보면 여당은 증액, 야당은 삭감으로 맞서다가 막판에 선심성 예산만 주고받는 선에서 졸속처리한 경우가 많았다. 새해예산안은 경제가 어느 때보다 어려운 가운데 집행될 예산이다. 얼마를 늘리고 줄이느냐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늘리고 줄이느냐는 더욱 중요하다. 경제회복이나 민생을 위한 예산은 늘리고, 정부의 경상경비 등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예산, 나눠먹기식 선심예산 등은 과감하게 삭감하는 선에서 균형을 이루는 지혜를 발휘하기 바란다.
  • 삼성전자, 25조 투자 ‘반도체 신화’ 잇는다

    삼성전자, 25조 투자 ‘반도체 신화’ 잇는다

    ‘반도체 망국론’에서 ‘반도체 코리아’로. 인텔에 이어 세계 2위의 반도체 강자인 삼성전자가 6일 반도체 사업 진출 30주년을 맞았다. 삼성전자가 60%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반도체 산업은 지난 3·4분기까지 우리나라 전체 수출 1848억달러의 10%인 195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2010년까지 25조원 투자 삼성은 이날 이건희 회장 주재로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반도체 전략회의를 갖고 2010년까지 25조원을 투자해 누적매출 200조원, 신규 일자리 창출 1만개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반도체 사업 진출 당시 경영진들이 ‘TV도 제대로 못 만드는데 너무 최첨단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렸지만 천연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나 기업은 머리를 쓰는 사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다.”면서 “반도체가 지난 한 세대 동안 우리경제의 성장을 이끌어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국가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은 “메모리 1위에 만족하지 않고 2007년까지 모바일 CPU, 디스플레이 구동칩,CMOS 이미지센서, 칩카드 IC를 세계 1위로 올려놓겠다.”고 밝혔다. ●적자기업이 110조원을 벌어 줬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역사는 지난 74년 미 오하이오주립대를 마치고 모토로라에 근무했던 강기동 박사가 설립한 한국반도체 지분을 인수한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반도체는 금성사, 아남 등이 반도체 조립 수준에 머물던 당시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 가공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작했지만 곧바로 자금난에 빠졌다. 이에 삼성 계열사(동양방송) 이사였던 이건희 회장은 사재를 털어 이 회사의 지분 50%를 인수했다. 74년은 1차 오일쇼크로 전세계적으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던 시기로 당시 세계적 반도체업체인 페어차일드가 인원을 감축하고 인텔, 내쇼날 등은 생산시설을 축소하는 등 반도체 사업전망이 어두웠다. 실제로 한국반도체는 75년 전자손목시계용 집적회로칩을 개발한 데 이어 이듬해 트랜지스터 생산도 국내 최초로 성공했지만 77년 삼성이 지분 100%를 인수한 뒤에도 자본잠식에 들어가는 등 만성적자에 허덕이며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했다. 삼성의 반도체 사업은 83년 2월 8일 고 이병철 회장이 ‘도쿄선언’을 통해 반도체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도약을 시작했다. ‘반도체 망국론’ 등 국내외의 냉소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83년 12월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64K D램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88년에는 D램에서만 무려 3200억원의 이익을 달성하며 그동안 누적된 적자를 일거에 만회했다. 92년에는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개발했고 이후 94년 256M D램,96년 1G D램,2004년 2G D램 개발 등 세계 반도체 역사를 새로 쓰다시피 했다. D램 기술의 진화는 개발의 주역들인 이윤우 부회장(256K),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16M), 권오현 시스템LSI사업부 사장(64M), 황창규 사장(256M) 등 걸출한 ‘스타 CEO’를 동시에 낳았다. 삼성은 지난 30년간 반도체에서만 110조원의 매출에 29조원의 이익을 거뒀다. ●신화창조는 계속된다 92년 세계 1위에 오른 D램은 현재 29%의 시장점유율로 12년째 정상을 차지하고 있고,95년 1위가 된 S램은 32.9%의 점유율을 자랑한다. 플래시메모리는 2003년 1위에 올라 21%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디스플레이구동칩(DDI)도 18.8%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다중칩(MCP)도 올해 처음으로 세계시장에서 1위(점유율 29%)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까지 누적매출 200조원을 달성하려면 매년 평균 33조원을 벌어야 한다. 삼성은 반도체 산업의 핵심으로 떠 오를 모바일 분야에서 1위품목을 확대하고 기흥-화성의 설비투자를 강화하는 등 ‘타이밍’ 전략으로 반도체 신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세계 최초로 64메가바이트(MB) P램(Phase Change RAM·상 변화 메모리) 시제품 확보에 성공했고 F램((Ferroelectric·이온의 상하이동 차이를 이용한 강유전 메모리),M램(Magnetic·전자의 회전방향 차이를 이용한 강자성 메모리)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국민연금 해법없나] ‘연기금 운용’ 전문가 제언

    [국민연금 해법없나] ‘연기금 운용’ 전문가 제언

    국민연금 기금운용 방안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조만간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14일에는 공청회를 열어 최종안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다. 정부는 2047년쯤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보고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개편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이미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국민연금 쟁점들이 어떤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지 짚어본다. 연기금을 둘러싼 논란의 주된 요인은 운용주체인 정부가 무분별한 투자 등으로 재원이 바닥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많이 내고 적게 받는 식’으로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문용태 재정공공투자관리 연구부장은 6일 “현재의 국민연금은 장기적인 보험회계원리 등 조기경보장치가 안돼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현 체제는 현 세대들만을 위하고 다음 세대들을 생각하지 않아 ‘세대간 도적질’이나 다름없다.”고 혹평했다. ●“표준보험료율 너무 낮아 기금고갈” 기금고갈 문제는 너무 낮게 표준보험료율을 적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민간보험 회사의 경우 수지균형을 22%에 맞춰 표준보험료를 적용하고 있는 반면 국민연금은 9%로 월등히 낮고 원금보다 34% 이상 많이 받도록 돼 있다는 것. 따라서 후세들에게 몽땅 짐을 떠안기지 않으려면 보험료율을 높이고 수익률도 낮추는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중앙대 김연명(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민연금기금이 고갈되는 것은 기금투자를 잘못해서 원금을 날려버렸기 때문이 아니라 모든 가입자가 자기가 낸 보험료보다 훨씬 많은 연금을 타가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보험료율을 높이고 수급률을 낮추는 쪽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태로라면 현재의 영·유아∼20대들은 노동시장에 들어오자마자 최소한 4.5%의 보험료를 내면 되지만, 이들이 30∼50대로 진입하는 시기에는 최대한 자기 소득의 10% 이상까지 연금보험료를 납부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현 세대들은 부모들까지 책임져야 하는 이중부담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많이 내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 “현재 영유아∼20대가 현 30∼50대의 과중한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비정규직·전업주부엔 보장책 안돼” 덕성여대 권문일(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연금제도 도입시 설계원칙이 보험료율의 단계별 인상 방식이었다.”며 “향후 보험료율을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현재의 제도와 관련,“장기가입 근로자에게는 효과적인 보장책이 되지만 비정규직이나 전업주부 등에게는 보장책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단순히 보험료율을 단계적으로 올려 수지균형을 맞추려면 후세들의 부담이 너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급속한 고령화로 근로계층이 줄어드는 대신 장기간 연금 수급자들은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점진적 보험료율 인상은 젊은 세대들에겐 가혹한 형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소득자 부담률 높이고 수급액 줄여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순일 원장은 “정치적 동기에서 무리하게 출발한 것이 문제였다.”면서 “기금고갈을 막기 위해서는 고수입자들의 부담률을 높이고 수급액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소득자들도 불입액은 크게 올리지 않더라도 수급액은 현재보다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고소득자들의 연금과표를 상한선 360만원으로 묶어놓은 것도 더 높여 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강대 고수현(사회복지학) 교수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연금을 투입하는 문제와 관련,“복지와 시장의 원리는 다르다.”며 신중할 것을 요구했다. 고 교수는 “현재 국회에서 여·야간 타협으로 국민연금법안이 개정된다 하더라도 기금운용위의 독립성 보장이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마음대로 기금을 차입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휴대전화 고장수리도 차별화

    휴대전화 고장수리도 차별화

    ‘벨이 울리거나 문자메시지 발송때 전원이 꺼진다.’ ‘폴더를 닫아도 통화가 끊기지 않는다’. 휴대전화 이용자들이 호소하는 대표적인 ‘악성’ 버그(Bug) 유형이다. 최근 MP3, 카메라 등의 기능이 속속 탑재되면서 나타나고 있다. 고장은 당연히 해당 AS센터 등을 방문, 수리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단순한 고장과 콘텐츠 업그레이드를 집에서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 모든 제품은 최장 구입 1년(제품 보증기간)까지 고장이 나면 공짜로 수리를 받을 수 있다. ●제조업체,‘셀프 서비스’ 제조업체들은 최근 들어 ‘공급자 AS 원칙’을 강조, 적극적인 서비스에 나서는 추세다. 대부분 180∼190개의 AS센터를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업체 최초로 사이버 공간상의 서비스센터를 운영, 고객이 직접 인터넷에서 상담 가능하다. 또 ‘휴대전화 예약서비스’도 한다. 무상수리는 정상 사용상태에서 발생한 고장과 기능상 하자 등에 한한다. 과실인 경우는 당연히 유료다. 예컨대 다른 회사나 지정협력사가 아닌 곳에서 수리한 뒤 고장이 나면 수리비를 받는다. 타사 소모품을 사용했어도 마찬가지다. LG전자의 ‘인터넷 셀프 업그레이드’는 이용자가 소프트웨어를 향상시킬 수 있는 서비스다.PC에 휴대전화를 연결해 사진 촬영, 동영상 등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와 배터리, 충전기, 이어폰 수리 등은 무료로 해준다. 팬택&큐리텔은 제품 출시 3개월 이내 구입한 고객이 사용에 불만을 제기하면 제품을 바꿔준다. 제품보증기간에 두번째 유상수리를 하면 할인해 주는 ‘유상수리 고객 할인제도’도 있다. 신입생에게는 모든 서비스를 50% 할인하고, 전국 AS센터에서는 자외선 살균소독 서비스도 한다. ●서비스업체는 ‘방문 서비스’ SK텔레콤의 ‘레인보우’는 2000개 대리점과 삼성전자,LG전자,SK텔레텍, 모토로라, 팬택&큐리텔 등 제조사의 AS센터 734개를 130개 권역으로 묶어 퀵서비스로 연결한다. 대리점과 AS센터를 하루 2회 이상 순회하며 24시간 이내에 수리를 마친다. AS 비용은 레인보우 포인트로도 결제 가능하다. 관계자는 “고장 단말기의 즉시 수리를 원할 때는 제조사의 AS센터에,24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으면 대리점에 가면 된다.”고 말했다. 수리비는 ‘레인보우 포인트’로 결제(1포인트에 10원)하는 방식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예컨대 3만원 정도 나오면 적립 포인트 3000점을 차감해 준다. KTF에는 ‘굿타임 방문 서비스’가 있다. 읍·면·이 지역을 제외한 전국 81개 주요 도시에서 운영한다. 수리 기간에 대여폰을 무상 임대한다. 우수고객(VIP, 다이아몬드급)은 수리비 일부를 지원한다. 고객이 요청할 때는 방문 수수료가 추가된다. 또 현대해상과 제휴해 분실, 파손, 도난, 화재, 침수 등의 보험 서비스도 운영한다. 휴대전화를 산 뒤 30일 이내에 KTF 고객센터나 대리점에 신청해야 한다. LG텔레콤은 ‘엔젤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방문 비용은 분실·임대와 AS 대행에 따라 다르다.VIP골드, 실버고객은 무료다. 단말기를 잃어버렸을 때는 7일간,AS 수리를 맡길 때는 수리가 끝날 때까지 임대폰을 공짜로 쓸 수 있다. 수리비가 나오면 2만원 초과분에 한해 고객 등급별(VIP, 우수, 일반)로 한도를 정해 수리 비용을 지원한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건강책읽기] 맛깔나게 풀어쓴 명사들의 건강법

    황우석 안성기 금난새 손숙 하일성 조훈현 등 내로라는 국내 명사들은 어떻게 자신의 건강을 지켜갈까. 이런 궁금증에 답해 줄 건강지침서가 될 김상훈의 새 책 ‘성공하려면 건강을 리드하라’(좋은선물 펴냄)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 책의 저자는 현재 동아일보 헬스팀장으로 취재현장을 뛰는 중견기자. 그는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 만한 국내 명사 14명의 일상을 추적, 그들이 즐기는 건강법을 신문에 연재해 왔으며 이를 다시 수정, 보완하고 주제별로 분류해 책으로 엮어낸 것. 제1부 ‘정신’편에서는 국선도(황우석)와 즐거운 일맞이(손숙), 웃음(이홍렬)을 소개하고 있으며 제2부 ‘운동’편에서는 헬스클럽에서 다지는 건강(안성기), 등산(허영만), 마라톤(유인촌), 제3부 ‘음식’편에서는 레드와인의 건강법(강신호), 즐거운 식사(금난새)를 주제로 얘기를 풀어내고 있다. 또 제4부 ‘다이어트’편에서는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윌리엄 오벌린), 절제하는 사생활(패티김), 천연재료를 이용한 피부관리(양미경)를, 제5부 ‘중년’편에서는 골프(이경진), 병과의 타협(하일성), 금연(조훈현) 등을 주제로 삼아 자칫 딱딱하거나 재미없기 쉬운 건강 이야기를 독특하고 맛나게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 ‘가이드북’식으로 구체적인 건강법을 제시하기보다 특정 건강법이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명사들의 성취에 어떻게 기여했으며, 그들이 자신의 건강법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은 무엇인지를 낱낱이 밝히고 있다. 책에서 드러나는 명사들의 건강법은 간명하다. 자신만의 건강법을 발굴해 꾸준히 하되, 누구도 자기 일을 젖혀 두고 오로지 건강에만 매몰되거나 건강법에 끌려다니지 않는다는 것. 적극적으로 자기 일에 빠져 누구보다 바쁜 생활을 하면서도 드러나지 않게 건강을 챙기는 지혜는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가장 매력적인 메시지이기도 하다. “일부 TV프로그램에서 건강과 질병에 지나치게 오락적으로 접근하는 게 미덥지 않다.”며 건강이나 질병이 일과성, 이벤트성으로 다뤄지는 세태를 경계한 저자는 이렇게 자신의 건강관을 정리한다.“건강은 냉정한 현실이고, 유보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이걸 알았다면 그 사람은 이미 건강할 자격이 있다고 믿습니다.”1만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대리응시자·감독관 책임공방

    서울에서 적발된 대리시험에 대한 감독관청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차모씨 부탁으로 대리시험을 본 서울대 중퇴생 박모씨는 “감독관들이 자세히 확인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박씨의 진술이 3일 알려지자 교육청은 감독교사들의 확인에서 박씨가 소지한 수험표와 신분증 사진, 실물이 일치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1년 전 대리시험 전력으로 집행유예를 받은 차씨의 응시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목하고, 시험 당일인 17일 오후 1시20분쯤 시험장으로 통보해 확인절차를 거쳤다는 게 교육청 주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연락을 받은 뒤 3,4교시 감독 교사 5명이 여러 차례나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에서의 용의자 진술은 다르다. 차씨는 “수험표에는 박씨의 사진을 붙이고 전날 만나 내 운전면허증을 빌려줬다.”고 말했고, 박씨는 “한번 정도 의심을 받긴 했으나 (차씨의 신분증을)자세히 확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청의 해명대로라면 용의자들이 위증하고 있거나 심지어 신분증을 위조했을 가능성이 있다. 수험표 등이 일치했다면 차씨 면허증을 제시했다는 진술은 거짓이다. 박씨가 자신의 신분증을 제시했다는 말이 된다. 또 하나는 아예 차씨 면허증에 박씨 사진을 붙이고 인적사항까지 위조했을 가능성이다. 그러나 위조했더라도 인적사항은 남긴 채 사진만 바꿔 붙이는 단순 위조이거나 위조하지 않고, 박씨가 자신의 신분증을 제시했다면 수험표·신분증의 인적사항 불일치를 확인하지 않은 교사의 책임은 남게 돼 “감독소홀”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나길회 유지혜기자 kkirina@seoul.co.kr
  • [길섶에서] 징검다리/이목희 논설위원

    출근하려는데 아내가 쪽지를 건넸다. “그동안 아들이 속 썩인다고 몇번 썼잖아. 이제 많이 좋아졌다고 써주세요.” 펴보니 ‘징검다리’라는 제목으로 몇가지 메모가 되어 있었다. 아내는 아들의 사춘기를 징검다리를 건너는 것에 비유했다. 발을 헛디뎌 날카로운 돌에 살이 찢기기도 하고, 거센 물살에 고생도 했다. 공부 문제, 여자친구 문제…. 남들이 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본인으로서는 죽음의 공포까지 느꼈을 수 있다. 반년만에 아들의 몸무게가 8kg이나 빠졌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아들이 사춘기 터널을 빠져나가고 있다고 아내는 진단했다.‘아들이 이만큼 버텨준 것을 고맙게 생각함’으로 메모는 마무리됐다.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예쁘지 않은 얼굴에, 몸매도 별로다. 미시시피 시골 출신 흑인이다. 내세울 것 없는 그녀가 ‘입’ 하나로 세계를 웃기고, 울리고 한다. 스스로 밝히는 성공비결은 ‘독서’와 ‘감사’. 참혹했던 어린 시절부터 일기를 쓰면서 하루 다섯가지씩 감사할 일을 억지로라도 찾아내 적었다는 것이다. 아내의 ‘징검다리’ 메모에서 오프라 윈프리의 ‘감사론’을 읽는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시네드라이브] 영화계 온통 ‘훔쳐보기’

    상의를 벗은 여주인공의 뒷모습과 히히덕대는 네 남자(영화 ‘귀여워’의 포스터), 가슴이 거의 드러나는 가죽끈 패션의 여전사(애니메이션 ‘신암행어사’의 춘향의 모습), 이완 맥그리거의 파격 섹스신 단독 공개(영화 ‘영 아담’의 한 인터넷 기사 제목)… 은밀한 부분이나 사생활을 훔쳐보고 싶은 욕망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 가운데 하나다. 컴컴한 공간에서 스크린을 응시하는 영화는 이같은 관음증을 충족시켜주는 대표적인 매체. 하지만 요즘 영화계는 내용은 물론이고 홍보·마케팅·매스컴까지 지나칠 정도로 말초적인 관음증을 이용하고 있다. 일찍이 로라 멀비가 논문 ‘시각적 쾌락과 내러티브 영화’(1975)에서 “여성 스타는 남성의 욕망에 찬 시선에 성적 대상으로 기능하는 수동적인 위치에 있다.”고 주장했듯이, 영화속 관음증의 대상은 여성이 많다. 최근 영화에서는 이전처럼 노골적으로 여성을 남성적 시선의 종속물로 그리진 않지만, 오히려 시각적으로는 더 은밀하고 강력한 방법으로 여성을 전시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여전사 캐릭터. 여성들의 지위 향상과 함께 액션 영웅의 자리에 여성들이 들어섰지만, 영화는 여전사들의 늘씬한 몸매가 돋보이도록 클로즈업한다.‘레지던트 이블’의 질(밀라 요보비치)은 힙라인까지 패인 새빨간 드레스를 휘날리며 발차기를 하다가, 속편에서는 배꼽이 드러나는 망사 옷으로 갈아 입었다. 스릴러 장르에서 남성을 파멸에 빠뜨리는 팜므 파탈형 여성도 관음증의 대상이다. 최근작 ‘팜므 파탈’에서는 여주인공이 망사옷을 입고 스트립쇼를 펼쳤다.‘주홍글씨’도 사진사를 유혹하는 누드모델과 여성의 동성애 장면은 관음증에서 자유롭지 않다. 홍보나 마케팅에선 내용이나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관음증적 즐거움과는 거리가 먼 영화임에도, 포스터나 홍보 문구는 대놓고 “훔쳐보라”며 관객을 유혹한다. 직접적인 섹스신 하나 없는 ‘S다이어리’의 포스터에는 주인공이 묘한 표정을 한 채 SEX라고 쓰여진 티셔츠와 팬티차림으로 서있고,‘영 아담’의 홍보사는 이완 맥그리거의 파격 노출이 논란이 된다며 오히려 논란을 조장하고 있다. 온통 관음증을 부추기는 영화와 홍보물이 넘쳐나는 사회…. 당신은 훔쳐보고 싶지 않은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정수기社 ‘한우물’ 강송식 사장

    정수기社 ‘한우물’ 강송식 사장

    “마시는 ‘화장품’을 팝니다.” 정수기업체 ‘한우물’의 강송식(68) 사장. 그는 자신의 정수기 제품을 사용하면 몸이 건강해지고 얼굴도 예뻐진다고 했다. 오는 5일로 정수기로 ‘한우물’을 판 지 꼭 19년째가 된다. 그것도 그 흔한 대리점이나 영업사원 한명 두지 않고 오로지 자신이 개발한 제품을 중간 유통 없이 자신이 판매해 온 ‘톡특한’기업인이다. 따라서 자사 정수기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하다. 타사 제품의 정수기와는 질적이나 경제성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강 사장은 “타사제품이 필터를 통해 물속의 이물질은 물론 몸에 좋은 광물질인 마그네슘, 나트륨, 칼슘까지 걸러 내지만 한우물의 정수기는 이런 광물질은 그대로 살려낸다.”고 자랑했다. 타사의 정수기가 역삼투압 방식이라면 한우물의 정수기는 전기분해식 방식이다. 한우물 정수기는 전기분해 과정을 거쳐 수소의 이온농도(pH)가 서로 다른 ▲약알칼리수 ▲강알칼리수 ▲산성수 등 세가지의 물을 만들어 낸다. 약알칼리수는 주로 마시는 용도로, 강알칼리수는 야채, 과일씻는 데, 산성수는 피부를 씻는 데 사용된다. 마시는 물인 약알칼리수는 그의 표현대로라면 ‘약’인 셈이다. 약알칼리수가 우리 몸속에 들어가 노화의 원인인 활성산소와 결합해 물(산성수)이 되면서 활성산소를 없앤다는 설명이다. 그는 “알칼리수를 마시면 몸속의 나쁜 노폐물이 배출되기 때문에 몸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런 장점이 인정돼 최근 미국 FDA에 의료기기로 등록됐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싸게 더 싸게…백화점 연말 정기세일

    싸게 더 싸게…백화점 연말 정기세일

    롯데·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이 3일부터 12일까지 일제히 연말 정기세일에 들어간다. 이번 정기세일은 기간이 지난해와 같은 열흘이지만, 세일 참여율은 65∼83%로 예년보다 높아졌다. 참여율은 롯데백화점(77%)과 현대백화점(83%)이 높고 신세계백화점·행복한세상백화점(70%), 갤러리아백화점(65%)이 비교적 낮다. ●남성·아동의류 브랜드 대거 참여 롯데백화점은 남성의류 및 아동·스포츠가 작년보다 무려 20%포인트나 높아진 86%,81%를 기록했고 잡화 77%, 여성정장 77%, 해외 명품이 75%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백화점은 명품 90%,남성의류 87%, 잡화 91%, 식기 및 침구브랜드 94%, 여성정장 83%, 여성캐주얼 66%, 아동·스포츠가 88% 수준이다. 세일 참여율이 지난해보다 높아진 것은 경기 불황의 지속으로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되살리고, 연말 자금수요를 앞두고 재고 소진을 통해 현금 흐름을 원활하게 확보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이장화 롯데백화점 상품총괄팀장은 “불경기 때 초특가 행사매장(기획 및 이월상품을 통상 40∼60% 할인 판매하는 코너) 위주로 구매가 이뤄지는 남성 및 아동의류 브랜드가 대거 나서 참여율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할인율 60~10%로 큰 차이 브랜드별 할인율은 10∼60%로 천차만별이다. 해외 남녀의류 브랜드인 DKNY 60%, 여성의류 이블루스 50%, 여성정장류 아뜨레·신사의류 칼립소·여성의류 피아자셈피오네가 40% 등으로 가장 높은 편이다. 잡화브랜드인 구찌·페라가모·펜디·세르지오로시, 의류 버버리·듀퐁·가이거·발렌티노, 구두 나인웨스트, 여성캐주얼 퀵실버·로라애슐리·UCLA, 여성정장 FE STORY·리미원·이동수·손석화·국제모피·우단모피, 신사의류 갤럭시·로가디스·마에스트로·파코라반·런던포그·노티카, 아동·스포츠 에이글·블루독·밍크뮤, 가정용품 키친아트·퀸센스가 30%로 비교적 높다. 의류브랜드인 레오나드·TSE, 잡화 레노마(머플러)·닥스(장갑)·더블앰(핸드백), 여성의류 디펄스·YK038·텔레그라프·아이잗바바·쉬즈미스·리본·까르뜨니트·에스칼리에·리베도·진도모피, 신사의류 지방시·닥스·니나리찌·코모도, 아동·스포츠 팀버랜드·엘로드·잭니클라우스·아디다스·엘레쎄·티파니·주니어시티, 가정용품 한국도자기·박홍근·차밍홈·테팔·던롭필로가 20%이다. 특히 백화점들은 세일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세일 속의 세일’ 행사를 마련했다. 롯데백화점은 세일기간 동안 정상가보다 30∼50% 할인 판매하는 ‘여성캐주얼 초특가 화제상품전’과 ‘남성의류 히트브랜드 특집전’,‘잡화 겨울 인기 화제상품전’ 등을 진행한다. ●‘세일 속 세일’ 행사로 고객 유혹 서울 본점·잠실점·영등포점에서 실시하는 ‘여성캐주얼 초특가 화제상품전’은 점퍼류 2만 5000원, 코트류 5만원대에 한정 판매한다.‘남성의류 히트 브랜드 특집전’은 캠브리지·맨스타·갤럭시 등의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 캐시미어 코트 35만원, 다운점퍼 9만 9000원, 스웨터 3만원, 셔츠 3만 5000원에 내놓았다.‘잡화 겨울 인기 화제 상품전’은 장갑·머플러 2만 5000원, 앵클부츠 9만 9000∼12만 5000원 등 균일가전을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은 브랜드 상품을 저렴한 가격대에 팔기 위해 특별 제작한 ‘바겐특종 상품’을 별도로 선보였다. 서울 본점은 레노마 모자(3만 9000원) 미스코드 아이템펌 다운점퍼(9만 9000원) 란체티 캐디백+보스턴백세트(16만원), 강남점은 미스코드 아이템펌 덕다운 반코트(13만 8000원) 바이네르 앵클부츠(12만 9000원) 필라 페라리웨어(2만 7500원), 미아점은 니나리찌 모직숄(3만원) 우연 앵클부츠(4만 9000원), 영등포점은 화이트호스 패딩점퍼(5만원) 루이까또즈 장갑(2만원) 에코로바 등산 재킷(4만 6000원)을 내놓았다. 현대백화점은 바이어들이 선정한 각 부문별 132개 브랜드 10만여개 상품을 정상가보다 최고 50% 할인 판매하는 ‘서프라이즈 상품전’을 연다. 잡화·남녀의류·아동·스포츠·가정용품 등 식품을 제외한 모든 부문의 상품들이 출시된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웨스트는 6일까지 ‘손정완 VIP 초대전’과 7일까지 ‘겨울부츠 특집전’,10∼12일 ‘앤디앤뎁 겨울 특집전’ 등을 실시한다. 오는 15일까지 정기세일을 실시하는 행복한세상백화점은 정상가보다 50∼80%까지 할인 판매하는 ‘애녹 겨울 인기상품 초특가전’,‘레주메 점퍼·코트 특집전’,‘천우아동복 특별초대전’,‘프로방스 크리스마스 장식용품 기획전’ 등을 연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할인점도 ‘맞불 공세’ 신세계 이마트·롯데마트 등 할인점들도 백화점의 연말 세일에 맞서 가격인하 등 여러가지 기획·할인행사를 진행한다. 가격인하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가격이 환원되는 세일들과는 달리, 일정 시점을 시작으로 가격 자체를 완전히 내리는 것이다. 이마트는 3일부터 유명 의류브랜드의 기획·이월상품을 중심으로 가격인하에 들어간다. 인하율은 20∼50%. 참여 브랜드는 아동의류인 베스트키드·헬로키티·지팝·애니스쿨·바비·세사미스트리트·키즈박스, 유아의류인 압소바·리오브라보, 캐주얼의류인 톰스토리·크렌시아·지피지기·아이겐포스트·뱅뱅·유니온베이·제이폴락 등이다. 방종관 이마트 판촉팀장은 “이번 할인점 가격인하 행사는 예년보다 보름 이상 앞당겨진 것”이라며 “요즘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겨울 아웃도어 의류 매출의 부진을 만회하고, 재고상품 처리를 통한 상품 회전율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8일까지 여성·아동 가죽재킷·무스탕 등 다양한 겨울철 패션의류를 30%까지 할인 판매하는 ‘패션의류 특집전’과 ‘가죽 재킷 페스티벌’,‘무스탕 특집전’을 갖는다. 캐시미어 혼방 터틀넥 니트 1만 7800원, 아동 보드복 상의 2만 4800원, 다운점퍼 1만 2800원, 여성 양피 재킷 14만 8000∼19만 8000원, 무스탕을 3만 5000∼4만 5000원에 내놓았다. 삼성 테스코 홈플러스도 오는 31일까지 폴라폴리스 점퍼·패딩점퍼·머플러 등 겨울의류를 최고 50%까지 할인 판매하는 ‘의류·잡화 초특가 모음전’을 연다. 이들 브랜드들 중 이월상품은 최고 80%까지 할인 판매한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정인학 교육대기자 실전논술] ②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정인학 교육대기자 실전논술] ②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한편의 논술문을 습작하기로 한 논제는 ‘중국의 고구려 왜곡을 비판하고 우리의 대응방안을 쓰라.’는 것이다. 이미 서울신문 홈페이지 ‘2005 실전논술 지상강의’에 올라 있는 글(가)를 토대로 하고 글(나)와 (다)를 배경 지식으로 활용토록 함으로써 실제 대학입시의 패턴을 원용했다. 논술문을 작성하려면 먼저 제시문으로 주어진 관련 글을 읽고 전체적인 얼개를 짜야 한다. 따라서 제시문을 읽어 가되 서론, 본론, 결론이라는 체계적인 틀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제시문을 읽을 때에는 그 의미를 파악하고, 글의 구조도 함께 분석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흔히 독해라고 한다. 제시문을 독해할 때에는 작은 주제별로 문단을 나누고 각각의 문단에서 그 문단의 주제로 요약될 수 있는 핵심 단어나 구문을 따로 표시해 놓는 게 효율적이다. 핵심 단어나 핵심 어구는 문단별 소주제 파악에 유용하고 논술문 작성에서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재료가 되기도 한다. ■ 제시문 독해 글 (가)는 지난 3월1일 공식 출범한 고구려 연구재단의 초대 이사장인 김정배 교수의 인터뷰 기사다. 지상 강의의 편의성을 도모하기 위해 각 문단별로 일련 번호를 붙여 놓았다. 글(가)를 근간으로 읽어 가면서 문단별 주제와 핵심 단어, 구문을 집어내는 한편 글(나)와 (다)에서 관련된 내용을 발췌해 실제 논술문 작성을 위해 필요한 논거를 확충하려 한다. (1)번 문단에서 핵심 단어는 동북공정으로 중국이 고구려사를 중국의 지방사로 만들려 하는 문제를 제기했다. 중국의 국가기관인 사회과학원이 중심이 되어 한반도와 맞닿아 있는 동북 지역을 역사·문화적으로 중국의 영역으로 편입시키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럴 경우 자칫 이들 지역을 호령하던 고구려의 역사가 중국의 역사로 둔갑할 수 있는 점이다. (2)번 문단은 고구려사 왜곡이 빚는 모순을 지적하고 있다. 중국은 역사를 그 역사를 일궈낸 사람들의 총체적 문화의 기록으로 보지 않고 역사가 이뤄졌던 지역의 기록으로 보려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주장대로라면 고구려는 초기에는 지금의 중국 땅에서 시작되었고 결국 중국의 역사가 되며 고구려가 평양으로 천도했으니 고구려 영토였던 북녘은 중국 땅이 된다는 궤변을 지적한다. 마치 로마의 유적이 프랑스에 있다고 해서 로마가 프랑스의 역사가 될 수 없는 것과 같이 고구려사는 중국의 역사가 될 수 없다는 논리를 펼 수 있을 것이다. (3)번 문단은 (4)번 그리고 (5)번 문단과 함께 뭉뚱그려 이해하는 게 좋다. 모두 중국이 고구려사를 왜곡하는 억지를 짚고 있기 때문이다. (3)번 문단은 중국의 패권주의를 지적하고 있다. 글(다)의 (4)번 문단을 보태서 다시 새기면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이 공존하고 있는 동북아에서 맹주로 군림하려는 역사적 터를 닦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4)번 문단에선 고구려사를 왜곡해 내부적인 결속을 다지는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중국의 속셈을 분석해 내고 있다. 역시 글(다)의 (2)번 문단 내용을 더해서 생각하면 동북공정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국제 쟁점화해 감성적 애국주의를 부추겨, 개혁 개방 이후 흐트러진 사회주의적 결속을 다잡으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6)번 문단부터는 고구려연구재단의 활동 방향을 소개하면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맞서는 개략적인 대응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우리 역사의 연구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대외적으로 한국 역사의 요체를 널리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7)번과 (8)번 문단은 (6)번 문단에 이어 중국의 고구려사 연구에 대응해 우리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고구려사 연구에 진력할 것을 강조한다. 글(다)의 (5)번 문단을 참고하면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는 역사 연구의 저력을 배양해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구려가 우리 민족의 국가였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역사학은 물론 언어학, 고고학 등 인문학을 총동원하여 학술적으로 설득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글(가)에서는 간과했지만 글(다) (6)번 문단에서 내세우고 있는 고구려사를 비롯한 국사 교육의 강화를 논점으로 추가할 수 있다. 제도권 교육에서 선택과목으로 밀어낸 국사 교육에 대한 치열한 반성을 해야 한다.‘열린세상’으로 서울신문에 글(다)를 집필한 목원대 도중만 교수는 국사 교과서는 ‘국민의 집단기억’이라며 역사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다시 글(가)로 돌아오면 (9)번 글에서 한국 역사의 대외 홍보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유네스코를 비롯해 외국의 연구기관 그리고 대학에 한국의 연구결과를 바로 알려 고구려가 엄연한 한국의 고대국가였다는 공인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문제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뿌리를 찾는 작업으로 북한과의 학문적 연대도 중요하다고 (10)번 단락에서 덧붙이고 있다. ■ 논술문 얼개짜기 1. 서론 제시문 분석을 종합해 보면 글(가)의 (1)번과 (2)번 문단은 서론에 해당한다. 중국이 고구려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그 의미를 종합 평가하고 있다. 고구려사를 중국 역사로 편입시키면 종국에 고구려 영토가 중국의 땅이 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고 비판한다. 따라서 고구려사 왜곡에 효율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본론에서 본격적인 논의의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있다. 2. 본론 서론에서 넘겨받은 논제를 논의하는 본론에서는 논점을 정리해서 제시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여기에서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의 속셈 분석과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이 논점이 될 것이다. 중국의 속셈과 대응책은 이질적인 요소로 보이지만 속셈을 제대로 짚어야 효율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까닭에 같은 선상에서 다룰 수 있다. 그러나 본론의 비중은 대응책에 주어져야 한다. 이번 실전 논술은 1500자 안팎으로 300자를 하나의 단락으로 배정한다면 5단락으로 체계적 틀을 짜기로 한다. 서론을 한 단락으로 하고, 본론은 세 단락으로 그리고 결론은 한 단락으로 나누기로 한다. 본론의 세 단락은 세개의 논점을 잡아 각각 하나의 단락으로 처리할 것이다. #첫번째 논점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의도를 짚어 볼 필요가 있다. 글(가)를 독해하면서 정리했듯 대내적으로 내부 결속을 다지는 지렛대로 활용하는 한편 대외적으로 패권주의를 지향하면서 고구려사를 십분 활용하려 한다는 점을 논증한다. #두번째 논점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정치적 목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면 이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여 우리의 고구려사를 지키려는 방안들이 논점으로 뒤따라야 한다. 중국이 정략적인 속셈을 숨기고 학술적 접근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당장은 고구려사 연구에 박차를 가해 학문적 저력을 배양해야 한다는 논리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 고구려사 연구를 행·재정적으로 지원하고 국사 교육을 강화해 역사 의식을 높여야 한다는 식의 논증을 구사할 수 있다. #세번째 논점 차제에 고구려사의 진실을 비롯해 유구한 우리 역사를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는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 중국의 우월한 국력이나 국제적 위상을 고려하여 학문적 연구 실적을 바탕으로 고구려사에 대한 한국의 입장에 대해 국제적 공인을 얻어내는 것은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남북이 공동의 연구를 통해 고구려 지키기에 나선다면 학문적 성과는 물론 민족의 동일성을 확인하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덧붙인다. 3. 결론 본론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자신의 논지를 펴는 단계다. 결론에서 논지를 펴는 과정도 역시 논리적 틀을 갖춰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첫번째 논점은 고구려사를 왜곡하는 중국의 정치적 의도를 비판하며 정부의 능동적인 외교적 대응을 촉구할 수 있다. 고구려사를 더 이상 왜곡하지 않기로 구두 합의한 양국 정부간의 약속을 지켜 학술적 영역이 정치적 문제로 비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고구려사 연구에 대한 국내 형편을 더듬어 보면서 우리의 역사 연구에 대한 성찰과 함께 역사 의식을 높이는 자세 전환을 촉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우리 역사가 외국의 교과서 등에서 엉터리로 기록되고 있는 점을 결부시켜 우리의 대외 홍보체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단순히 정부의 몫이 아니고 학계를 비롯한 전국민의 몫임을 강조해도 좋을 것이다. 마지막은 결론에서 논의한 내용을 다시 종합해서 끝을 맺는 과정으로 마무리되어야 한다. 이 글에서는 본론에서 논증한 세 가지 논점 가운데 우리 역사의 학문적 토양을 가꾸어 우리 민족의 존립 근거와 문화적 정체성을 다잡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미를 맺어도 좋을 것이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의 문제는 결국 학문적 연구로 판가름 날 사안인 까닭이다. chung@seoul.co.kr
  • 이번 주말, 상하이 어때?

    이번 주말, 상하이 어때?

    저는 늘 꿈꿨습니다. 특별한 주말, 꿈같은 주말을 말입니다. 그래서 상하이를 택했습니다. 금요일 밤, 일상을 툭 털어버리고 출발해 48시간의 무한자유, 꿈같은 주말을 원하는 20∼30대 직장인에게 상하이가 최고 인기로 뜨고 있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상하이의 매력은 3가지였습니다. 세계 최고의 밤거리, 배가 모자라 못 먹을 만큼 값싸고 맛있는 요리,‘짝퉁’이지만 세계의 명품시장 구경까지. 저의 꿈같은 상하이 2박3일, 함께 가시죠. 기사를 정신없이 마감하고 인천공항으로 달려갔습니다. 도대체 상하이가 어떤 곳인지 날씨가 어떤지 인터넷에서 한번 검색을 하지 못하고 옷가지만 챙긴 배낭을 달랑 메고 말입니다. 인천공항에서 밤 10시 비행기를 타고 중국시간 밤 10시45분에 상하이 푸둥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시차가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거든요. 혼자 하는 여행은 재미가 없을 것 같아 일행중 제일 예쁘고 착하게 생긴 이종선, 혜련자매와 여행을 같이 하기로 했습니다. 그녀들은 든든한 보디가드가 필요했고 저는 말동무가 필요했으니까요. 첫째날 ●상하이의 첫날밤 4성급 동방항공호텔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호텔방에 들자마자 그냥 엎어져 잠든 저로선 별 인상적인 것이 없었습니다. 아침 8시30분 종선자매를 2층 뷔페식당에서 만나기로 해 내려가 보니 다들 “새벽엔 추웠다.”고 말하네요. 난방이 거의 안 돼요. 따뜻하게 입고 잘 옷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둘째 날 ●상하이, 내가 왔다! 아침을 먹으며 ‘본격호구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언니 종선(28)씨는 삼성 SDS 교육사업팀에 근무하는 직장인, 동생 혜련(24)씨는 삼성전자 공채에 합격한 예비직장인이랍니다. 미팅하는 분위기 오래간만이네. 게다가 언니 종선씨가 인터넷을 뒤져서 일정을 짜 가지고 온 게 아닙니까. 저는 보디가드이니까 자매의 일정에 따라 움직이기로 했지요. 교통비는 반반씩, 식사는 셋이서 똑같이 나누어 내기로 했어요.(이건 제게 유리한 조건임다. 왜냐 저는 좀 많이 먹는 편이거든요.) 09:40 처음 간 데는 ‘섹쉬한 불상’이 있다는 옥불사(玉佛寺·위포쓰)였어요. 호텔에서 5분 정도 택시로 갔는데 기본요금 10위안. 우리 돈으로는 1400원. 택시비 정말 싸네. 옥불사는 입장료 10위안. 경내에 들어서자 화려하고 현란하게 채색된 여러 불상들과 커다란 향에 연기를 피우며 연신 고개를 숙여 기도하는 사람들, 무슨 광신도 집단같은 분위기. 어느 틈엔가 동생 혜련씨가 향을 사서 들고 절을 하고 있었죠.“우리 언니 좋은 사람 만나서 시집가게 해주세요.”종선씨의 기원도 똑같았어요.“제 동생 소원, 꼭 들어주세요.” 저렇게 ‘따블’로 기도하면 바로 실현될 것 같네! 미얀마에서 가져온 옥(玉)으로 만들었다는 유명한 옥불상은 5위안을 더 내야 볼 수 있답니다.‘정말 왕서방이네….’ ‘거금’을 투자하고 봤습니다. 다음 스케줄은 예원(豫園·위위안)이랍니다. 택시(30위안)로 20분정도 갔을까. 어느 틈에 종선씨가 중국인들이 가장 즐겨먹는다는 빙탕후루(산사나무의 열매인 산사자에 설탕물을 입힌 것) 하나를 3위안 주고 샀어요. 한입 베어 물더니 얼굴을 찌푸리고, 바로 뱉더군요.“아저씨 드실래요?”제게 내밀기에 덥석 받아들었죠. 단단히 마음을 먹어서 그런지 시큼한 것이 먹을 만합니다. 예원은 명대 고위관료였던 반윤단(潘允端)이 부모님을 위해 18년 동안 지었다는 아름다운 정원입니다. 입장료가 있어요.30위안. 자매는 정원 가운데서 중국 정통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었죠. 공주옷을 입고 말입니다. 세련된 멋쟁이들도 관광길에선 다소 유치한 듯? 하긴 그게 여행의 맛이지. 11:40●너무 너무 맛있는 만두 11시40분, 종선씨가 예원앞의 남상만두점으로 이끌었어요. 예원 앞에는 예원상장(豫園商場·위위안상창)이란 시장이 있는데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선 집이 바로 남상만두점입니다. 소룡포(샤룽바오)라는 상하이 만두로 유명한 집.1층에는 8위안에 무려 16개나 만두를 준다. 테이크아웃. 그러나 우리는 1시간이나 기다려 2층 테이블에 앉아 품위있게 먹는 쪽을 택했다. 메뉴판을 보니 온통 한자뿐. 도대체 뭐가 뭔지 알수가 없네. 하지만 이때 구세주처럼 종선씨가 나선다. 인터넷에서 번역해온 자료를 꺼내더니 종업원과 “헤이 음 원(one), 노 노 디스 원”하며 콩글리시와 보디랭기지로 접선을 시도했다. 역시 여행 전, 철저한 준비는 필수. 일단 8가지 종류의 만두가 나오는 세트메뉴(50위안)와 남상만두(40위안)를 주문했다. 푸짐하게 나오는 만두에 덥석 젓가락을 들이대는 혜련씨의 손을 찰싹 치고 우선 사진을 찍었다. 조그만 만두 하나를 수저에 올려놓고 만두피를 살짝 찢었다. 안에 있던 육수가 흘렀다. 채썬 생강을 간장에 찍어 만두와 같이 한입에 쏘옥. 세 사람 모두 말이 없었다. 오직 먹기만 할 뿐. 정말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모양입니다. 14:00 ●살아 움직이는 황포강과 남경동로 벌써 오후 2시가 넘었다. 이제는 상하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러 금무대하(진마오다사)88층 관람대로 갔다. 택시로 10분소요,13위안. 입장료 50위안. 건물의 높이가 해발 420.5m로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빌딩이랍니다.88층 전망대에 우체국도 있더군요. 내려와서 10분 거리에 있는 황포공원으로 갔습니다. 상하이의 도심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황포강. 화물선들이 석탄이며 목재를 싣고 가는 황포강의 모습은 도시가 살아있음을 실감케 합니다. 나이 탓인지 다리가 무척이나 아파오는데 가녀린 여인들은 무쇠다리를 가진 듯 씩씩했습니다.“스타벅스에서 커피나 한잔!”제 제안으로 겨우 앉을 수 있었습니다. 강변에서 맛있는 커피, 예쁜 자매와 수다를 떨었죠. 황포강을 건너 외탄(外灘·와이탄)으로 건너가기 위해 5분 떨어진 수상버스 정류장으로 갔어요. 수상버스는 배를 일컫는 말로 요금은 2위안.1위안짜리 동전 2개를 넣고 타야한다.12분마다 1척씩 다닌답니다. 드디어 상하이 최대의 번화가인 남경동로(南京東路)를 걸었습니다. 보행자도로에서 예쁘게 생긴 관광전차를 2위안 주고 탔습니다. 관광전차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다니는데 사고가 나지 않는다니 그저 신기할 뿐이었어요. 19:00 ●니들이 ‘게’맛을 알아 어둠이 짙게 깔리고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프고…. 도대체 저 가녀린 여인들은 정녕 철인이란 말인가. 자존심을 죽이고, 약간 비굴한 웃음을 띤 채 말했다.“저기 어디 가서 저녁 먹으며 쉽시다. 다리 안 아파요?” 15분이나 뭔가를 찾아헤매던 자매는 “저기야, 저기!” 마치 그녀들은 보물을 발견한 사람처럼 뛰어갔어요. 황하로(黃河路) 해산물거리에 있는 대부호해선주루(大富豪海鮮酒樓)에 들어갔습니다. 고맙게도 외국인을 위해 음식사진 메뉴판이 있더군요. 종선씨는 아주 신이 났어요. 그렇게 ‘상하이 게’ 타령을 하더니..“일단 게는 한마리씩 시키고 또 요리는….”상하이 게요리(다라시에), 돼지고기와 파에 춘장으로 볶은 경장육사(京醬肉絲·징장러우쓰), 탕수육과 비슷한 탕추리지(糖醋里脊)를 시켰어요. 일단 게찜이 나오는데 좀 한심하더군요.“에게, 이렇게 작아?”그러나 작은 게딱지를 떼자 노오란 살이 가득 들었고 입에 넣으니 고소한 것이 그만이더군요. 몸통만 먹고 어찌해야 할지 몰라 멀뚱멀뚱 앉아 있으니 종선씨는 “다리를 이렇게 해서 살을 빼먹는 거야.”라며 시범을 보이듯 작은 게를 구석구석까지 참 알뜰하게 먹는 겁니다. 게 한마리에 50위안, 요리는 보통 20위안정도. 20:00 ●상하이는 밤이 좋아 그렇게 알차게 놀러다녔는데도 시계를 보니 겨우 저녁 8시. 황포강 주변의 야경을 보러 다시 택시를 탔어요.10위안. 화려한 조명으로 옷을 바꿔입은 동방명주, 오로라빌딩, 금무대하 등이 정말 볼 만합니다. 한 30분 걷다가 ‘상하이의 청담동’인 신천지로 이동. 또 택시비 10위안. 정말 말 그대로 신천지. 재즈바부터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이브 카페 등이 오히려 서울보다 더 그레이드가 높아 보였어요. 그래선지 맥주값이 장난이 아닙니다. 하이네켄 작은 병이 50위안. 그래도 기분은 내야지, 건배. 밤 11가 넘으니 다리가 너무너무 아팠어요. 자매를 설득하다 안 되자 제가 나서서 택시를 잡았습니다. 호텔까지 택시비 32위안. 씻자마자 침대에 푹 빠져버렸어요. 셋째날 ●영원하라 대한민국 오늘은 ‘간단하게’ 돌아다니자는 종선씨. 임시정부청사에 가고, 샤부샤부를 먹고, 양양시장에서 쇼핑하고, 발마사지 받고,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공항으로. 정말 ‘간·단·하·게’, 일정을 브리핑하더군요. 10:00임시정부청사까지 택시비 10위안. 주택지 안에 있어 택시기사도 헤매고, 결국 사람들에게 물어 간신히 찾았습니다. 입장료 15위안. 먼저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에 대한 10분짜리 영상물을 보았습니다. 청사의 역사, 윤봉길의사, 이봉창의사, 김구선생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상하이 여행이 단지 놀고먹는 여행이 아니라는 의미가 새삼 가슴에 와닿더군요. 각각 50위안씩을 기부함에 넣었습니다. 중국식 샤부샤부 화과(火鍋·훠궈)를 먹으러 회해중로(淮海中路 188번지)에 있는 태매(泰妹·타이메이)란 식당으로 갔어요. 한국에서 먹는 샤부샤부와는 다르더군요. 하나의 냄비가 반이 갈라져 있어 매운 맛과 순한 맛의 육수가 담겨있어요. 소고기, 어묵, 버섯, 배추, 오징어, 당면, 두부 등 14접시를 시켜 먹었어요. 맛있고 싼 것, 그것이 상하이 여행의 매력입니다. 셋이 실컷 먹고 140위안을 냈습니다. 13:00●‘짝퉁’이 더 좋아 상하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가지.‘명품’구경을 위해 양양복식 예품시장(시앙양 스창)으로 갔어요. 입구부터 삐끼들이 난리네요. 발음도 안 되는 한국말로 “어니 시계 와치, 오메가 로렉스”하며 집요하게 따라 붙는다. 제가 험악한 인상을 쓰며 “부야∼우”(필요없다)라고 해도 겁먹는 사람이 없네요. 인상이 너무 좋아도 탈이야. 시장 안으로 들어가니 정말 명품이 한자리에 모였어요. 캘빈클라인 팬티부터 롤렉스 시계, 루이뷔통 가방 등 대단합니다. 싸긴 정말 싸네요. 이젠 구경도 귀찮고 다리도 아프고 만사가 귀찮네.“저기요, 이제 마사지 받으러 가죠.” 14:00●여행의 마무리는 발 마사지 발마사지 70분에 50위안. 편안한 의자에 앉아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니 “어, 시원하다.”라는 말이 나온다. 잠시 뒤 여자 마사지사가 들어와 발을 주물러 줍니다. 여행의 피로 때문인지 잠이 솔솔. 금방 1시간이 지났어요. 몸이 날아갈 것 같아요. 16:20●시속 430㎞로 달려보고 룽양루(龍陽路)역에서 자기부상열차가 출발. 푸둥 공항까지 30㎞인데 약 시속 430㎞로 달려 7분이면 도착한다네요. 정말 대단하지요.50위안. 비행기표를 보여주면 40위안. 드디어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인천공항에 저녁 9시40분에 도착했어요. 아, 예쁜 아내가 있는 서울로 왔구나. 블루여행사(www.bluetravel.co.kr,02-514-0585)가 상하이 2박3일 주말여행 상품을 34만 8000원(공항세 포함)에 판매하고 있다. 이름하여 ‘상하이 몽’. 도쿄와 홍콩에 이어 중국 상하이의 주말 밤도깨비 여행상품이다. 금요일 저녁 퇴근한 뒤 밤 10시 비행기로 상하이에 가서 이틀동안 여행을 하고 일요일 밤 9시30분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프로그램이다. 항공과 4성급 호텔만 묶은 패키지로 상하이에서 일정은 본인이 스스로 만드는 자유여행이다. 정보를 많이 갖고가는 만큼 즐길 수 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열린세상] 부러운 사진, 답답한 사진/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지난달 20일자 국내 신문에는 부러운 사진이 하나 실렸었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 내외들인 부시 대통령과 로라, 클린턴과 힐러리, 부시와 바버라, 카터와 로잘린이 아칸소주 리틀록에서 열린 클린턴도서관의 개관식에 참여한 모습이었다. 당적으로 보면 두 사람은 민주당, 다른 두 사람은 공화당이다. 아버지 부시는 카터에게, 클린턴은 아버지 부시에게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를 안겨주었다. 또한 얼마전 클린턴은 민주당 후보 케리를 위한 시카고 선거유세에서 부시 대통령을 몰아붙였다. 카터도 부시가 자의로 이라크 전쟁을 선택했다고 심하게 비난했었다. 우리식 정치행태에서는 상종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대조적으로 우리 정치를 전하는 사진은 답답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일어서 있고 한나라당 의석은 퇴장으로 텅 빈 모습이었다. 공정거래법개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키는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의 처리과정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국무총리의 발언을 둘러싸고 한나라당 의원들의 철수로 공전하던 국회가 겨우 원상회복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사진보다 더 다른 것은 정치에서 주고받는 말의 내용과 품격이다. 국정의 상대방에 대해 ‘차떼기당’ ‘열우당’이라고 하고,‘극우 전체주의 세력’ ‘수구꼴통’ ‘좌익 반미 친북 정권’으로 매도한다. 그뿐인가. 대통령, 정당지도자, 총리를 욕설로 비하한다. 상대방 존재에 대한 원천무효의 똬리 속에 우리 사회 공동체의 꿈을 위한 말과 논쟁은 실종된 채 후안무치한 저주의 막말이 설치고 있다. 이에 비해 위싱턴포스트의 지난달 19일자 클린턴도서관 개소식에 대한 기사는 그야말로 천양지차이다. 정치가 제대로 된 말을 만날 때의 아름다운 감동을 보여준다. “클린턴 도서관 개소식, 국가의 단결은 빗속에서도 반짝인다.”는 제목부터 다르다. 전현직 대통령들은 소신과 정당의 입장은 지키면서도 공존의 철학과 유머를 담은 말의 향연을 쏟아냈다. 클린턴은 미국의 역사에서 보수주의자는 계승해야 할 중요한 가치를 지킬 수 있는 경계를 지켜왔으며 진보주의자는 더 이상 필요 없는 사회의 문제들을 찾아내 개혁해 왔다고 연설했다. 보수주의자들이 재정 억제와 가족의 가치를 중요시해온 점은 옳으며, 진보주의자들이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고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처해 온 점은 옳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상원의원 두 사람 모두 인격이 훌륭하고 조국을 사랑하는 인물이라면서 그들은 단지 세상을 다르게 볼 뿐이라고 했다. 목표는 같되 방법이 다름을 상호인정하면서 보수와 진보가 각각의 강점을 통하여 국가의 번영에 기여하는 동반자임을 강조한다. 지난달 19일에는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의미있는 모임이 있었다. 여야의 끝없는 막말 정쟁을 우려하는 사회 인사들이 국회의원들을 초청하여 시국간담회를 개최하였다. 몇가지 간곡한 주문 중에는 여당은 개혁의 명분과 수를 앞세워 4대입법을 일방적으로 처리하지 말고,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지 말고 옳은 것은 수용해 합의를 도출해 달라는 것과 감정을 폭발하지 말고 토론을 하라는 것이다. 토론이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해 언어적 폭력이나 공격을 해서는 안 된다. 언어적 공격은 쟁점에 대한 논리적인 비판과 설득이 아니라 상대방의 자아와 정체성을 공격하고 훼손하는 행위이다. 상대방을 모욕하고 적대감을 표출함으로써 관계를 단절시키거나 해체한다. 이제부터라도 여야는 언어적 공격을 자제하고 논쟁과 토론의 대화를 해야 한다.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공격과는 다르게 논쟁과 토론은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다. 주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여 학습효과를 높이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여 이기적인 사고를 줄이고 성숙된 이성을 이끌어낸다. 무엇보다도 논쟁을 통한 토론에서 얻는 합의는 국민으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짜증스러운 사진과 막말 정치를 보며 다수결이라는 수적 우위보다 합리적인 말과 토론이 지니는 설득의 우위가 민주주의의 요체임을 상기한다.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 교수
  • [씨줄날줄] 차우셰스쿠 비디오/이기동 논설위원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부부의 종말은 1989년 겨울 동유럽 변혁의 행진을 결국 비극으로 마감케 했다. 벨벳처럼 부드럽게 진행됐다고 ‘벨벳혁명’이라 불린 체코를 비롯해, 헝가리, 폴란드, 동독은 너무도 평화롭게 역사적인 변혁을 이루어냈다. 그것은 도심 광장들을 밝힌 촛불시위의 위력과 함께, 일반시민들이 만든 기적이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유독 동구의 최빈국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만은 예외였다. 35년간 불가리아를 통치한 토도르 지프코프는 그해 11월 반정부 시위에 굴복해 물러난 뒤,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몇해 뒤 사망했다.20년 이상 일당독재를 이끈 차우셰스쿠는 반정부 시위대에 무차별 발포하며 버텼으나 결국 실각, 그해 성탄절 부부가 함께 총살형으로 생을 마감했다. 두 사람은 장기독재, 우상화, 부정부패, 공포정치 외에도 김일성가(家)와 특별한 친분을 유지한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특히 차우셰스쿠는 생전, 김일성의 통치 스타일을 루마니아에 이식시켜 철혈통치의 기반을 닦은 인물이다. 신앙에 가까운 지도자 숭배, 가부장적 권위주의, 공포심을 접목한 상징조작, 가족 독재, 폐쇄주의 통치술은 차우셰스쿠, 지프코프, 김일성 3인의 공동작품인 셈이다. 김정일이 차우셰스쿠 처형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보며 측근들에게 “우리도 인민들의 손에 죽을 것”이라고 되뇌었다는 뉴스위크 보도는 그가 느꼈을 공포감이 어떠했는지 짐작케 한다. 측근들과 함께 처형 비디오를 보며, 그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김정일은 수차 강조했다고 한다. 보도내용대로라면, 김정일이 차우셰스쿠정권과 북한정권의 유사성을 알고 있었다는 말이어서 흥미롭다. 하지만 이후 김정일은 차우셰스쿠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동유럽식 변혁이 아니라, 핵무기 개발과 미국에 대한 대결과 적대감을 극대화하는 길을 걸었다. 역사의 교훈과는 다른 방법을 택한 것이다. 미국의 보수학자들이 북한정권교체 필요성까지 제기하며 김정일정권의 초조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차우셰스쿠식 종말을 초래할지 모를 북한 내부의 움직임일 것이다. 북한 나름대로는 경제분야에서 일부 변화시도도 없지 않지만, 그 노력이 아직은 너무 미미하고 더디다. 북한지도부가 지금부터라도 역사의 교훈을 제대로 새겨 개방 개혁의 길을 걷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책임일 것이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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