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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상임국 어렵자 유엔분담금 삭감 추진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부가 오는 2007년 이후 자국의 유엔 분담금 삭감을 위한 결의안 제출을 추진중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신문은 마치무라 노부다가 일본 외상이 오는 19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일본의 분담금 인하를 골자로 한 분담금 부담구조의 수정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이나 독일 등 분담금 부담이 비교적 무거운 국가들에 동참을 요청, 분담금 수정결의안의 공동제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기준으로 일본은 유엔 전체 예산 18억 2770만달러(2006억엔)의 19.47%인 371억엔을 부담, 22%인 미국에 이어 분담금 총액 면에서 회원국중 2번째로 많다. 이같은 방침은 중국과 미국 등의 반대로 일본 외교의 숙원인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이 어려워지자 거액의 부담금에 여론이 납득하지 않는다는 명분을 내세운 ‘보복성’ 조치의 성격이 강하다. 또 1992년 유엔평화유지활동(PKO)협력법 제정 이후 자위대의 캄보디아·동티모르 파견과 이라크재건지원 특별법에 따른 육상자위대의 이라크 파견, 테러대책 특별조치법에 근거한 해상자위대의 인도양 급유활동 등으로 이른바 ‘인적 공헌’이 크게 증가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상임이사국이 지위에 걸맞은 부담을 해야 한다.”면서 결의안에 미국 외 상임이사국의 분담률을 대폭 끌어올리는 내용을 포함시킬 방침을 시사했다. 이런 계획대로라면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반발이 예상된다. taein@seoul.co.kr
  • 美 또 허리케인 비상경계령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남부의 멕시코만 지역을 강타했던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사망자 수가 당초 일부에서 우려했던 1만명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들이 10일(현지시간) 정부 및 군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지금까지 확인된 외국인 사망자는 없다고 국무부가 밝혔다. 카트리나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뉴올리언스에서는 침수지역에서 물빼기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와 상수도가 다시 공급되기 시작하는 등 ‘희망의 조짐’이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미 언론들이 전했다.●부시 지지도 38% 취임이래 최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날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카트리나 재난을 9·11테러 공격에 비유하면서 피해 극복을 위한 미국인의 단결과 용기, 애국심 발휘를 호소하고 피해지역을 “과거보다 더 활력 있도록” 재건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카트리나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 등의 여파로 부시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도는 38%로 내려가 2001년 취임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고 뉴스위크가 보도했다.지난 8,9일 미국인 1000명을 상대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국내든 국외든 어떤 위기상황에서 부시 대통령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지에 대해 응답자의 52%가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55%는 부시 대통령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연방재난관리청장 교체 부시 대통령은 카트리나에 대한 정부의 초기 대응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난 여론에 따라 마이클 브라운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카트리나 구호 작업은 뉴올리언스 구호·구조 작업을 지휘 중인 타드 앨런 해안경비대 부사령관이 맡게 된다고 AP는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일 피해지역을 처음 시찰했을 때 브라운 청장에게 “많은 일을 했다.”며 격려한 바 있다.●당국 시신수습 취재통제 철회 미 정부의 ‘카트리나 합동대책반’은 언론의 희생자 시신 수습활동 취재를 통제하려다 CNN이 소송을 제기하자 철회했다.당초 미 당국이 밝힌 취재금지 명분은 “죽은 자의 프라이버시와 명예보호”였으며,FEMA측은 사진기자들에게 시신 사진을 찍지 말도록 요구해 왔다. 그러나 CNN은 짐 월튼 회장의 지시에 따라 카트리나 희생자 수습활동을 “완전하고 공정하게 취재하는 것을 어떤 기관도 제한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은 즉각 ‘무접근’ 방침을 해제하라는 가처분을 내렸다. 카트리나로 인한 피해 복구가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서 또다시 열대성 폭풍 ‘오필리아’가 세력을 크게 확장, 미국 남동부지역을 위협하고 있다고 기상예보관들이 밝혔다.국립 허리케인센터는 플로리다주 북부지역과 조지아·사우스캐롤라이나 등지의 주민들에게 앞으로 며칠간 오필리아의 진행 방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비상경계령을 내렸다.한편 부시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는 카트리나 구호 대책이 지연된 이유가 인종차별 때문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역겨운’ 이야기라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그녀는 미시시피주의 피해 현장을 둘러보는 길에 미국도시라디오방송(AURN) 기자에게 “부시 대통령이 국민 모두에게 신경쓰는 것을 내가 알고 있기 때문에 솔직히 그같은 이야기는 모두 역겨운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dawn@seoul.co.kr
  • [이색일터 엿보기] 해외영업담당자

    [이색일터 엿보기] 해외영업담당자

    3년 전 영국으로 건너 올 당시, 지인으로부터 VK 휴대전화를 선물받았을 때만 해도 내가 최첨단 휴대전화의 격전지인 유럽 시장에서 그 제품을 판매하는 담당자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호텔 매니저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내게 휴대전화, 그것도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의 제품을 외국에서 판매해야 하는 영업업무는 무척이나 낯선 일이었다. 처음엔 어려움도 많았다. 휴대전화 업종에 문외한이었던 터라 제품에 대한 전문 지식을 익히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 빠르게 진화하는 휴대전화와 또 그만큼 급변하는 업계를 따라잡기 위해 마치 고등학교 시절처럼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무조건 암기하는 방법으로 공부를 계속했다. 해외법인 관리를 위해 경영과 재무공부도 병행했다. 그 결과, 엄격한 영국 시장의 품질 검증을 거친 우리 제품 VK530이 영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보다폰 자체 판매집계에서 1위를 차지하는 감격을 누리게 되었다. 흰색과 검정색 일색이던 영국 휴대전화 시장의 상식을 뒤집은 핑크계열의 제품 출시와 핑크 마케팅이 효과를 거둔 것이다. 이 후 영국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아일랜드와 프랑스 등 유럽 각지로 뻗어나가는 VK를 보면서 개인적인 보람뿐만 아니라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이처럼 해외 영업은 제품에 대한 철저한 공부와 낯선 환경 속에서 일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어느 직업보다 큰 분야다. 동시에 국위선양이라는 보람까지 덤으로 느낄 수 있다. 해외영업을 위해 해당 국가의 언어구사 능력이 필수임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다. 이외에 타국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열린 자세와 늘 공부하는 열정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또한 영업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제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거래회사 및 국가에 대한 철저한 정보수집으로 무장된 진정한 프로라는 이미지를 심어줘야 한다. 나 한 사람의 이미지가 곧 우리 회사, 우리나라의 이미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문정은 / VK 영국법인 대리
  • 이용훈식 사법개혁 ‘태풍의 눈’

    지난 9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끝낸 이용훈 대법원장 후보자는 무난히 대법원장으로 취임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법조계는 그가 추진할 사법개혁안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대법관구성원 다양화´ 수용범위 관심 다음달 10일 유지담·윤재식·이용우 대법관 퇴임에 이어 11월에는 배기원 대법관이 퇴임한다. 원칙대로라면 3명을 먼저 제청하고 한 명을 다시 제청해야 한다. 하지만 국회 동의절차나 대법관 후보자들을 검증하는 기간 등을 고려하면 4명을 한꺼번에 인선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법관 구성을 다양하게 하라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도 높은 가운데 법원 안팎에서는 대법관 후보들을 거론하는가 하면 서열파괴로 인한 변화를 점치기도 한다. 하지만 이 후보자가 취임 초기 서열파괴에 따른 잇따른 사퇴 등 혼란과 내부 불만을 줄이기 위해 법원 안팎의 인사들로 절충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영란 대법관에 이은 새로운 여성 대법관도 기대된다.●법관 비공식 연구모임들 바짝 긴장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우리법 연구회 등을 지목하며 “부장판사나 지도층에 있는 사람이 젊은 법관들과 어울리는 것은 옳지 않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 모임에 대한 이 후보자의 부정적인 시각이 알려질 즈음 이 모임 소속 김종훈 변호사 이광범 광주고법 부장판사, 박범계 전 비서관 등이 탈퇴했다. 우리법 연구회 관계자는 “법조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사법부 개혁을 바라고 연구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이 후보자의 의견과는 별도로 모임의 발전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법 연구회는 1988년 6월 대법원장 등 수뇌부 개편을 촉구한 2차 사법파동으로 탄생했으며 그동안 여러 차례 사법부 인선 개혁을 촉구한 바 있다. 법원내 주요 모임에는 이 후보자가 속한 민사판례연구회, 세법연구회 등이 있으며 같은 지도교수를 둔 법관끼리 모임이나 외부 전문가들과의 연구모임도 수두룩한 것으로 알려졌다.●`급행료´ 악습 뿌리뽑을지 주목 이 후보자는 국민을 섬기는 법원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 변호사는 “일반인이나 변호사 할 것 없이 재판과 각종 민원 서류를 보거나 복사하는 데도 오래 기다려야 하고 복잡한 처리과정을 혼자서 해야 할 때가 많다.”면서 “법원 공무원들이 행정부서의 공무원들보다 덜 친절하다는 인식이 짙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가 법원 직원들에게 동사무소, 은행 등을 보고 배우게 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고 있는 ‘급행료’를 뿌리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판결문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바뀔 전망이다. 또 불구속 재판을 확대하고 전문가들이 재판에 참여토록 할 방침이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하프타임] 김선우 2실점 호투에도 5승 불발

    ‘서니’ 김선우(28·콜로라도 로키스)가 155㎞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바탕으로 호투했지만 5승 사냥에는 실패했다. 김선우는 9일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6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솎아내며 6안타 무사사구 2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2-2로 맞선 7회초 공격에서 김선우의 대타로 타석에 나선 호르헤 피에드라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투구수 79개에 방어율은 4.34(종전 4.50)로 좋아졌다. 콜로라도는 10회말 마무리 투수 호세 아세베도가 로버트 픽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으며 2-3으로 패했다.
  • [서울광장] 드골방정식으로 풀어본 연정론/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드골방정식으로 풀어본 연정론/진경호 논설위원

    1946년1월 프랑스 해방의 영웅 드골은 대통령직을 박차고 시골로 내려간다. 의회가 권한을 다 쥐고 있어서 대통령을 못 해먹겠다는 게 이유다. 취임한 지 불과 두 달여 만의 일이다. 사실 당시 프랑스 정국은 대통령을 선출한 하원이 권력을 쥐고 있었다. 마지막 각의에서 드골은 “정당들이 독점하는 정부 형태가 되살아났다. 나는 이런 정부를 인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 강압적 독재를 펼 수도 없는 노릇이니, 내가 물러나고자 한다.”고 말했다.(딕 모리스,‘파워게임의 법칙’) 어디서 들어본 듯하지 않은가.‘여소야대 정국에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던 노무현 대통령의 말과 흡사하지 않은가 말이다. 연정(聯政)논란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노 대통령이 어제 “당분간 연정 얘기를 않겠다.”고 했지만 이미 연정 제의는 선거제도 개편 논란으로 탈바꿈해 정치권을 달구기 시작했다. 자신을 탄핵한 한나라당에 권력을 통째로라도 줄 테니 연정을 하자며 정국을 흔든 노 대통령은 지금 어디를 보고 있을까. 노무현식 정치의 ‘현란함’에 국민들은 그저 혼란스러울 뿐이다. 여기서 잠시 드골에게로 눈을 돌려본다.‘드골 방정식’으로 노 대통령과 연정의 함수관계를 한번 풀어보자는 얘기다. 노 대통령이 존경한다는 그에게 답이 있을지도 모를 일 아닌가. 사실 드골과 노 대통령은 흡사한 점이 아주 많다. 타협보다 승부를, 휘느니 부러지길 좋아하는 정치적 기질이 닮았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연세대 특강에서 드골을 이렇게 소개했다.“독일 괴뢰정부의 통치를 많은 프랑스인들이 수용했을 때 드골은 수용하지 않았다. 삶의 태도로써 대단히 중요하다.(중략)확고한 지지기반을 갖고도 결국 과반수를 못하고 불과 6개월이 안 돼 정권을 내놓았다.” 시류에 맞서는 소신과 승부사의 기질이 오버랩되는 대목이다. 국민을 직접 상대하며 기존 정치질서에 도전하는 정치행태도 서로 못지 않다. 드골은 주요 고비 때마다 국민투표를 승부수로 삼았고, 이를 통해 대통령에 오르고 또 물러났다. 홈페이지와 메일로 국민을 직접 상대하고, 신행정수도 이전을 국민투표에 부치려 했고, 지금의 정치로는 나라의 발전을 생각할 수 없다고 호소하는 노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 드골의 대표적 업적인 과거사 청산이나 미테랑 대통령이 이어받은 지방분권 추진 역시 참여정부의 대표적 국정과제다.“할 소리 하겠다.”며 미국과의 대등한 동맹관계를 강조하고, 국방개혁을 프랑스로부터 벤치마킹한 것을 보면 알게 모르게 드골과 프랑스는 참여정부의 우리 정치에 아주 깊숙이 스며들어와 있는 셈이다. 노심(盧心)을 잘 안다는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이 “노 대통령은 지금 역사와 대화하고 있다.”고 했다지만 적어도 드골과 대화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대화가 어떻게 끝날지, 그래서 노 대통령이 ‘지역대결구도로 오염된 정치구조’를 어떻게 뜯어고치려 할지 지금으로선 알 길이 없다. 정가에 떠도는 탈당설, 한나라당을 제외한 연정 추진설, 대통령직 사퇴와 대선·총선 조기실시설 등등 그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 모를 일이다. 분명한 것은 “작년 여대야소 때는 뭘하다 이제 국회가 발목 잡는다고 하느냐.”“연정 얘기 그만하고 민생이나 잘 챙기라.” 라는 등등의 비난은 노 대통령에게 있어서 격이 다른 한가한 소리라는 것이다.“박근혜 대표가 할 소리 했다.”“대통령도 연정 얘기 않겠다고 하지 않느냐.”며 한나라당이 흡족해 한다면 정말 실수하는 것이다. 국민이 원튼 원하지 않든 노 대통령은 승부사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열린세상] 軍 병력수 더 줄여야/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 교수

    참여정부가 추진해온 국방개혁안의 윤곽이 드러났다. 현재 68만명인 병력을 2020년까지 50만명으로 줄이는 것이 골자다. 정부가 적극적인 국방개혁안을 마련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법제화하겠다는 것도 정부의 국방개혁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다. 우선 국방부안의 기본방향은 바람직해 보인다. 병력위주의 양적인 군대를 기술집약형의 질적인 군대로 전환하고, 군 조직과 지휘체제를 통폐합해 효율화를 기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가 제시한 국방개혁안은 여전히 미흡하다. 그 기본방향과 골자는 김대중정부 시절인 1998년에 수립한 ‘국방개혁 5개년계획안’의 복사판이라고 할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 당시 국방개혁안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군병력의 감축 규모면에서 크게 후퇴했다. 당시 개혁안은 2015년을 목표연도로 군병력을 40만∼50만명으로 감축한다는 것으로 최대 30만명에 달하는 감군을 추진한 바 있다. 반면에 이번 국방부안에서는 목표연도도 늦춰졌을 뿐만 아니라 감군 규모가 18만명에 그치고 있다. 국방개혁의 핵심은 사실상 군병력의 감축 규모라는 점에서, 이번 국방부안은 개혁성과 실효성 면에서 의구심을 갖게 한다. 여전히 50만명에 달하는 ‘병력집약적인 군대’를 유지하면서, 과연 우리 군이 정예화된 정보과학군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부에서는 100만명이 넘는 북한을 들어 대규모 감군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우선 북한의 병력수는 매우 과장된 측면이 있다. 사회주의 특유의 ‘인민전쟁론’의 전쟁관을 갖고 있는 북한의 경우 모두 남한처럼 밥 먹고 군사훈련만 하는 정예군인을 의미하지 않는다. 상당 규모의 인민군들은 대규모 건설공사와 농사일 등에 동원되는 ‘반군반민´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또 많은 수의 군인이 종신 동안 군대생활을 하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노령화된 군인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북한과 같은 방법으로 계산한다면, 한국의 경우도 제대한 장교와 부사관을 전부 병력수에 추가해야 한다. 이미 남북한간의 군사력 경쟁은 끝난 지 오래다. 경제력 차이가 30배 이상 나고, 국방부 통계에 의하더라도 미얀마보다 적은 연간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는 북한의 병력수를 핑계로 병력 감축에 소극적인 것은 설득력이 없다.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긴 국경선을 지니고 있는 러시아보다도 더 많은 육군을 유지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다. 200만명이 넘는 중국의 대군에 맞서고 있는 타이완이 병력수를 꾸준히 감축하여 29만명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패권을 추구하는 극소수의 국가를 제외하고 30만명 이상의 군대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가 없다. 독일의 병력수가 28만명인 것을 비롯해, 영국 군대는 21만명에 불과하다. 인구가 1억 2000만명이 넘는 일본 자위대의 총수는 24만명에 미치지 못한다. 현대전에서는 병력수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은 이라크전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또 현실적으로도 병력을 대폭적으로 줄이지 않고는 첨단무기로 무장한 정보과학군으로 거듭날 수 없다. 우리의 경우 국방예산의 70% 가까이가 병력과 부대를 유지하는 운영유지비에 들어간다. 따라서 병력을 대폭적으로 줄이지 않고는 첨단무기 구매와 정보과학군으로 전환하는 데 드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국방부안대로라면, 우리 경제가 감당하기 힘든 엄청난 국방예산의 증액만 가져오고 군개혁은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통상적으로 적정병력수는 인구의 0.3∼0.35% 수준이다. 병력을 30만명 정도로 감축하는 새로운 국방개혁안을 작성해야 한다.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 교수
  • 신·구 ‘인간탈환’ 한국에서 “맞장”

    세계 육상 단거리의 ‘신구 황제’가 한국 땅에서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을 벌인다. 오는 23일부터 이틀 동안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5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 ‘신 인간탄환’ 저스틴 게이틀린(사진 왼쪽·23)과 ‘원조 총알’ 모리스 그린(오른쪽·31·이상 미국)이 참가해 맞대결을 펼치는 것. 게이틀린은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그린을 제치고 100m 금메달을 목에 걸며 혜성 같이 등장한 신예. 지난달에는 헬싱키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100m와 200m를 잇달아 제패하며 세계기록(9.77) 보유자인 아사파 파월(23·자메이카)과 함께 세계 단거리계를 양분하고 있는 최고의 별이다. 개인 최고기록은 9.85. 그린은 1997년부터 세계선수권 100m를 3연패했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도 1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근 나이와 잇따른 부상으로 부진한 기색을 보이고 있지만 그의 기록(9.79)은 여전히 세계 3위권이다. 그린은 지난해에도 부산국제육상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한편 헬싱키대회에서 장거리 2관왕에 오른 티루네시 디바바와 에제가예후 디바바(에티오피아) 자매, 여자 100m 금메달리스트 노린 윌리엄스(미국), 남자 800m 세계랭킹 1위 분게이 윌프레드(케냐) 등 전세계 육상계의 내로라하는 별들도 이번 대회 참가가 확정돼 대구 땅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대상 박현주씨 ‘경영 챙기기’

    [재계 인사이드] 대상 박현주씨 ‘경영 챙기기’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인 박현주(52)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부회장이 오는 13일 그룹의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의 등기임원으로 선임된다. 재계에서는 박 부회장의 임원 등재 배경을 놓고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남편대신 경영? 대상그룹측은 박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이유에 대해 “대주주의 의견을 신속하게 반영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대상그룹의 해명대로라면 수감중인 남편 임 명예회장이 박 부회장을 통해 ‘원격 경영’을 펴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박 부회장이 남편이 영어의 몸이 된 상태라 시댁 회사인 대상그룹을 직접 챙기겠다는 ‘적극적인 경영의지’의 반영이라는 해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 부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인 박인천 회장의 5남 3녀중 막내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남자들에게만 지분을 상속한다는 대원칙을 고수해 박 부회장은 친정에서는 경영참가가 원천봉쇄됐었다. 그러나 박 부회장은 임 회장과 결혼한 뒤로 남편의 내조만 해야 하는 조용한 금호가(家)의 가풍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93년 대상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상암커뮤니케이션즈의 경영에 참여하면서 경영인의 길을 걸었다. 상암커뮤니케이션즈는 ㈜대상과 아시아나항공을 주요 광고주로 지난해 매출 101억원, 당기순이익 1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재계의 여걸 꿈꾸나 박 부회장은 등기 이사에 선임된 뒤 상암커뮤니케이션즈와 대상홀딩스를 오가며 경영활동을 할 전망이다. 실제로 박 부회장은 최근 그룹의 업무 파악을 위해 각종 현안에 대해 수시로 보고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또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를 사위로 두고 있어 알게 모르게 최고 기업인 삼성의 경영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이 상무는 웬만한 공연관람이나 저녁 식사 자리에는 장모와 부인, 처제 상민씨와 동행할 정도로 처가에 극진해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한편 이번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는 신임 등기 이사는 박 부회장을 비롯해 김학태 대상 품질경영실장, 주홍 홍보실장, 최진호 이화여대 나노과학부 석학교수(사외이사) 등이다. 이전에는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임 명예회장과 김상환 대표, 사외이사인 심재륜 전 대구고검장만 등재돼 있었다. 임 명예회장은 지난 97년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최근 대표이사로 옥중 복귀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팔도 유명축제 부산서 즐긴다

    전국의 내로라 하는 축제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대한민국 축제박람회 조직위원회는 8일 내년 4월 1일부터 열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제1회 대한민국 축제박람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박람회는 고양 세계 꽃박람회와 이천 도자기축제, 보령 머드축제, 함평 나비축제, 담양 대나무축제 등 50여개에 달하는 전국의 대표적인 축제와 각 지방의 전통민속놀이를 한 곳에 모아 관람객들이 직접 보고 즐길 수 있도록한 행사다. 또 1000여 종류의 전국 각 지역 특산물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국비 및 시비 24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박람회장은 ▲대한민국 대표 축제관 ▲농·수산물 및 특산물 전시관 ▲팔도 전통 먹을거리관 ▲축제산업·공예품 전시관 등으로 구성되며, 전통민속 체험 한마당과 팔도사투리 경연대회 등 120여개의 부대행사도 열린다. 또 역사적인 APEC 정상회의장인 해운대구 동백섬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는 전국 시·도지사들이 모여 지역의 문화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도 열릴 계획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축제박람회는 전국 축제들의 홍보무대일뿐 아니라 벤치마킹을 통해 지역 축제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좋은 기회가 될것”이라고 말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MLB] 서재응 붙박이 선발 굳혔다

    ‘컨트롤아티스트’ 서재응(28·뉴욕 메츠)이 경쟁자 빅터 삼브라노를 밀어내고 붙박이 선발을 굳혔다. 윌리 랜돌프 메츠 감독은 7일 “서재응의 자리를 보장해 주기 위해 삼브라노를 불펜으로 내리기로 했다.”면서 “이것이 우리 팀을 위해서 최선”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메츠의 선발진은 페드로 마르티네스(13승7패 방어율 2.95)-톰 글래빈(10승12패 4.00)-크리스 벤슨(9승6패 3.99)-서재응-스티브 트락셀(1승1패 2.35)의 5인체제로 돌아가게 됐다. 메츠는 7일 터너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3으로 패해 2연패에 빠지면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선두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4경기까지 뒤처졌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메츠 코칭스태프는 선발투수진을 정비해 남은 24경기에 올시즌의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복안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6인선발 체제로 운영된 탓에 불규칙적으로 등판,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던 서재응으로선 한결 승수 챙기기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서재응은 올시즌 7승1패 방어율 1.79, 특히 마이너리그에서 복귀한 8월7일 이후에는 5승무패 방어율 1.70으로 에이스급 활약을 뽐내 왔다. 서재응은 오는 10일 메이저리그 승률1위(88승51패 승률 .633)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 선발등판,8승 사냥에 나선다. 세인트루이스는 ‘살인타선’으로 불릴 만큼 중심타선의 파괴력이 막강해 부담되지만, 이 고비를 넘긴다면 생애 첫 두자리 승수도 가능할 전망이다. 광주일고 1년후배인 김병현(26·콜로라도 로키스)도 같은날 ‘친정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시즌 6승에 도전한다. 지난주 2경기에 선발등판,2승에 방어율 1.38의 빼어난 피칭으로 내셔널리그 주간 최우수선수(MVP) 후보에 올랐다가 사이영상 후보인 크리스 카펜터(세인트루이스)에게 밀린 김병현은 개인 첫 3연승으로 MVP 탈락의 아쉬움을 달랜다는 각오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MLB] 찬호, PO선발 ‘글쎄’

    박찬호(32·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게 포스트시즌 선발자리가 주어질까. 박찬호가 4년 만에 만난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초반 고비를 넘지 못한 채 제구력 불안을 드러내며 패전을 기록, 생애 첫 포스트시즌 선발 출장 전망을 어렵게 했다. 박찬호는 7일 페코파크에서 펼쳐진 미국프로야구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5이닝 동안 탈삼진 5개를 솎아냈지만 6안타 4볼넷 4실점으로 0-4로 뒤진 5회말을 끝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방어율도 5.79에서 5.83으로 뛰어올랐다. 샌디에이고는 7회 4점을 뽑는 등 막판 추격을 펼쳤지만 5-6으로 패해 결국 박찬호는 시즌 7패째(12승)를 떠안았다. 이로써 박찬호의 연승행진은 ‘3’에서 마침표를 찍었고, 최근 11경기에서 무패행진을 달리던 코리안빅리거 4총사의 ‘불패행진’도 막을 내렸다. 박찬호는 앞으로 4차례 정도 선발등판을 남겨놓고 있어 지난 2001년 이후 4년만의 15승 고지 탈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박찬호는 콜로라도의 간판타자 토드 헬튼을 상대로 올시즌 최고구속인 155㎞를 찍을 정도로 스피드는 괜찮았지만, 고질적인 제구력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102개의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59개에 그칠 만큼, 스트라이크존을 외면했다. 특히 1회에만 무려 35개의 공을 던지며 페이스 조절에 실패했다. 1회 2사뒤 토드 헬튼에게 2루타를 얻어맞고 연속볼넷으로 2사 만루위기를 자초한 박찬호는 재럿 앳킨스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2실점했다. 계속된 2사 1·3루에서 루이스 곤살레스에게 내야안타를 허용,0-3까지 벌어졌다.4회에도 헬튼에게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다. 한편 지구 2위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이날 LA 다저스에 2-4로 져 샌디에이고는 5경기차 선두를 유지했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해도 박찬호에게 선발 중책이 맡겨질지는 미지수. 이날 투구는 특히 1996년 샌디에이고의 지휘봉을 잡아 98년 월드시리즈 진출 이후 한 차례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 채 올해로 계약이 만료되는 보치 감독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송재우 Xports해설위원은 “투구수 조절에 대한 강박관념이 되레 박찬호의 컨트롤을 무너뜨린 것 같다.”면서 “포스트시즌 선발자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남은 경기에서 승수쌓기보다 방어율을 낮추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비리 판·검사 변호사 해선 안돼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의 차관급 실무위가 비리에 연루된 판사·검사가 변호사 개업을 하는 데 일정한 제한을 가하는 내용의 법조윤리 강화 방안을 엊그제 마련했다. 사개추위의 안은, 판·검사가 사직하고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 등록을 할 때 변협이 법원·법무부로부터 비리에 관한 자료를 받아 개업을 허가할지를 심사한다는 내용이다. 즉 비리의 정도가 심하면 변협이 등록을 거부해 일정기간 변호사 개업을 못 하도록 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사개추위의 안을 일단은 환영하지만 그 정도 방안으로는 실효를 거두기 힘들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더욱 강력하고 명확한 제재 규정을 갖추기를 주문한다. 현재의 안대로라면 법원·법무부는 변협이 요구하는 비리 관련자료를 제출해야 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 강제조항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고 법원·법무부가 적극적으로 협조하리라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동안에는 판·검사가 비리 혐의로 감찰을 받다가 퇴직해 버리면 그것으로 징계 절차가 끝나 비리의 실체는 묻히고 기록도 남지 않는 게 관행이었다. 법복을 벗는 것 자체가 징계라는 인식이 오래 유지돼 온 것이다. 그런 까닭에 사개추위의 안이 발표되자 법원·검찰 주변에서는 내부용인 감찰 자료를 민간기구인 변협에 줄 수 없다는 방어 논리가 벌써 나돌고 있다. ‘비리 연루자의 변호사 개업 금지’는 판·검사의 윤리성을 높이고 변호사 사회를 정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애매모호한 내용으로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꼴밖에 안 될 것이다. 오는 12일 열리는 사개추위 전체회의에서 더욱 진전된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 시골 중학교 축구부 만세!

    시골 중학교가 내로라하는 대도시 팀들을 제치고 올들어 전국 축구대회에서 2번이나 우승을 차지해 지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다. 인구 5만명도 안 되는 전남 장흥군에서는 5일 주민들이 “축구부가 우리 지역의 자랑”이라며 거리로 몰려나와 선수들과 함께 군청 앞까지 길거리 환영 행사를 벌였다. 장흥중학교(교장 문길섭) 축구부는 지난 3월 포항에서 열린 전국 춘계중등연맹전에 이어 지난달 제주도에서 있은 탐라기 전국중학교 선수권대회에서 잇달아 우승컵을 안았다. 탐라기는 2003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우승이다. 전국대회에는 80∼100개 팀이 기량을 겨루고 해마다 10번 남짓 열리기 때문에 단 한번의 우승도 어려운 일이다. 축구부 설립 20년째를 맞은 장흥중 축구부는 93년 소년체전 우승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국대회에서 6번이나 우승하는 축구 명문의 저력을 보여줬다. 모든 면에서 열악한 일반 중학교가 전국대회에서 우승한다는 것은 단연 화제감이다. 실제로 프로팀이 연간 수억원을 쏟아부어 운영하는 유소년팀이 있는 포항제철중이 올들어 2번, 울산현대중이 3번 우승할 정도다. 장흥중 축구부는 올들어 출전한 전국대회 5번 가운데 우승 2번,8강과 16강 1번, 예선탈락 1번의 성적을 냈다. 선수라야 41명. 전남도내 축구부는 초등 10개교이고 여기서 장흥초등과 영광초등 등 2개 학교 출신들이 팀의 주축이다. 장흥군민들의 축구사랑은 남다르다. 십시일반으로 돈을 내는 초·중학교 후원회가 따로 있다. 지역내 사업가 등 40여명씩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지난해 장흥초등학교와 중학교 축구부에 3000만원씩을 모아 지원했다.장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MLB] 찬호 ‘V13’ GO

    ‘코리안특급’ 박찬호(32·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시즌 13승에 도전한다.7일(한국시간 11시) 콜로라도 로키스를 홈구장 펫코파크로 불러들여 ‘A급투수의 척도’인 15승 도약의 디딤돌을 놓을 계획이다. 앞으로 5번밖에 선발 기회가 없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콜로라도를 제물로 승리를 낚아야 한다. 박찬호는 4년여 만에 콜로라도를 만나 낯설기는 하지만, 최근 3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어 또 한번 ‘코리안불패’ 승전보를 기대할 만하다.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4총사’ 박찬호와 서재응(28·뉴욕 메츠), 김선우(27), 김병현(26·이상 콜로라도 로키스)은 지난달 22일 이후 9승무패를 합작했다.박찬호는 이번 콜로라도전에서 ‘1승추가’뿐 아니라 5.79에 달하는 높은 방어율을 떨어뜨려야만 한다. 포스트시즌에선 3명의 투수로 선발진을 운용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그가 생애 첫 ‘가을잔치’ 선발로 나서기 위해선 ‘널뛰기 피칭’으로 벤치를 불안하게 만드는 일은 삼가야 한다. 현재 제이크 피비(12승6패 방어율 2.93)와 아담 이튼(9승3패 3.90)을 제외한 3선발은 미지수다. 박찬호는 샌디에이고 이적후 4승1패를 챙겼지만, 방어율이 6.23으로 높아 브루스 보치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반면 8월에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리다 부상자명단에 들어갔던 경쟁자 페드로 아스타시오가 내주초 복귀할 전망이어서 더욱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 또한 샌디에이고가 아직까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파죽의 6연승으로 5경기차까지 쫓아온 것도 박찬호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서재응·김병현·최희섭 키운 광주일고 허세환 감독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서재응·김병현·최희섭 키운 광주일고 허세환 감독

    ‘꿈의 무대’라고 했다. 처음엔 영화나 소설속에서나 접했다. 그래서 먼 나라, 남의 나라 얘기였다. 세월이 지난 지금, 우리와도 무척 가깝다. 내로라하는 세계 톱스타들이 모이는 메이저리그 야구, 언제부터인가 한국 선수들이 야금야금 접수했다.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서재응 김병현 최희섭 김선우(콜로라도 로키스)…. 이른바 ‘한국인 빅리거’들이다. ●세명이 50회 청룡기 우승 일궈 잠깐, 여기에서 꼭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미국에 진출한 ‘빅리거 5명’ 중 3명이 같은 고교 출신이라는 사실. 메이저리그에서 같은 고교 출신 3명이 동시에 활약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일단 흔치 않은 일이다. 주인공은 서재응을 비롯해 김병현 최희섭 모두 광주일고 출신이다. 흥미로운 것은 1995년 6월 제50회 청룡기대회 결승에서 한 유니폼을 입고 우승을 일궜다는 점이다. 이때 3학년 서재응은 3루에서,2학년 김병현은 투수로,1학년 최희섭은 1루를 굳건히 지키며 금자탑을 세웠다. 이쯤되면 영화 소재거리가 아닌가. 또 있다. 이들을 키워낸 의지의 한국인 허세환(45) 광주일고 야구감독이다.‘한국인 빅리거의 스승’이라는 찬사가 늘 뒤따른다. 아울러 세 선수 모두가 허 감독의 뛰어난 안목과 지도력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주시 북구 누문동 광주일고 운동장. 광주일고 야구부 선수들이 허 감독의 지시 아래 열심히 연습 중이었다. 수비 위주의 기본기 훈련이었다. 잠시 후 비가 갑자기 쏟아졌다. 이때였다. 약속이나 한 듯이 선수들은 축구 대형을 갖춘다. 아니 야구선수들이 축구를? 이유를 물었더니 허 감독은 “순발력 향상에는 축구가 더없이 좋다.”면서 다들 축구실력도 훌륭하다고 웃는다. 서재응이나 김병현도 이 운동장에서 축구를 썩 잘했으며, 최희섭은 농구를 무척 좋아했다고 귀띔했다. 점입가경이다. 이어 허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봐 기다리면 공이 오나. 뛰어, 그래 슛이야 슛!”을 연발했다. 도대체 야구감독인지 축구감독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빅리거를 키워낸 비결이 무엇이냐고 했다. 지체없이 “야구나 모든 스포츠는 기본이 가장 으뜸이 아니냐.”면서 “선수들에게 항상 열심히 하라, 최선을 다하라, 스스로 인성을 길러라.”는 말을 늘 강조한다고 했다. 즉 기본기 체력 인성 등 세 가지를 갖춰야 앞으로 경쟁에서 이겨나갈 수 있다는 정신자세를 심어주는 것이 감독이 할 일이라고 했다. 다행히 선수들도 자율적으로 알아서 열심히 따라준다고 했다. 후배들도 자연스럽게 선배를 본받으려고 한단다. 미국에 진출한 빅리거 트리오도 똑같이 그런 과정과 환경 속에서 스스로 성장을 잘 해줬다고 대견스러워했다. ●TV중계 반드시 챙겨 가족들에 소감전해 허 감독은 이들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TV중계를 반드시 본다고 했다. 시합이 끝나면 광주에 사는 가족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소감을 전해준다. 요즘에는 셋 다 경기내용이 좋아 칭찬하기에 바쁘다고 했다. 허 감독은 빅리거 트리오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억한다. 서재응(28·뉴욕 메츠):낙천적이며 아주 외향적인 성격이다. 노래도 잘 부른다. 이역만리 타향에서도 향수병 없이 잘 견디고 있다. 원래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0㎞. 하지만 직구 위주에서 요령껏 구질 개발에 성공했다. 광주 충장중학교 때 3루수였다. 공 던지는 자세가 너무 좋아 광주일고 입학 전부터 투수감으로 점찍었다. 입학 후 본격 조련을 받으며 후배 김병현과 함께 광주일고 마운드를 지켰다. 김병현(27·콜로라도 로키스):악바리다. 내성적이면서도 꼼꼼하고 승부근성이 뛰어나다. 광주 무등중학교에서 유격수였다. 수비능력도 좋고 손목 힘이 뛰어나 유격수로만 쓰기에 너무 아까웠다. 본인도 투수를 원했다. 그래서 투수 연습을 시켜보니 가능성이 있었다. 체구가 작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밤마다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시켰다. 체구가 작고 빨라 수비 반경이 넓었다. 공을 던질 때 손목으로 채는 힘이 좋아서 빠른 공을 잘 던진다. 평소 영화감상을 좋아한다. 최희섭(27·LA 다저스):대인관계가 원만하다. 붙임성도 좋고 순박한 시골총각이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귀엽기까지 하다. 원래는 서재응과 김병현 졸업 이후 투수로 키울 생각이었다. 우선 큰 체격과 왼손잡이라는 점이 투수로서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타자로 대성할 체격조건과 기량을 발견했다. 그래서 고3 때부터 타자로 바꾸도록 했다. ●선동렬 감독과 동창 유격수로 활동 “이들 셋은 모두 3학년때 팀 주장을 맡을 정도로 리더십도 뛰어났습니다. 자랑스럽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만큼 부와 명예를 잘 이루기를 바랄 뿐이죠.” 허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시멘트 부대로 야구 글러브를 만들어 야구를 즐겼다. 광주일고 56회 졸업생인 그는 선동열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감독과 고교 동기동창. 광주일고 당시 유격수 출신의 잘나가던 1번타자였다. 선동열과 함께 80년 대통령배 우승의 주역으로 이 대회에서 5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초일류급 고교야구 스타였다. 이같은 실력으로 인하대에 스카우트됐다. 대학 졸업식 때 선후배들과 친선 축구대회를 하다 그만 인대를 다쳤다. 해태 타이거즈의 1차 지명도 있었지만 의사의 만류 등으로 인생의 진로를 바꿨다.84년부터 실업팀 포항제철에서 8년간 선수생활을 했다. 이후 92년 모교인 광주일고 코치로 부임하면서 지도자의 길을 걷는다. 당시 광주일고는 이종범(기아)이 활약했던 88년 청룡기 우승 이후 침체된 분위기. 허 감독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선수들의 정신무장과 팀 정비에 나섰다. 그 결과 부임 2년 반 만에 빅리거 트리오와 함께 95년 청룡기대회의 우승컵을 안았다.98년까지 광주일고를 맡았고, 이후 충장중학을 거쳐 2002년 12월 다시 모교인 광주일고로 돌아왔다. “원래는 체육교사가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 야구란 인생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홈에서 출발해 홈으로 돌아오거든요. 남의 도움으로 1루에서 2루로 갈 수도 있고 또 뜻하지 않은 실책으로 살아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인생도 그런 기구함의 연속이 아닌가요.” ●부와 명예는 노력에서 얻는 것 광주일고가 어떻게 해서 야구명문이 됐을까. 허 감독은 “광주지역에 초등학교 7개팀, 중학교 4개팀, 고교 3개팀 모두가 전국 상위권”이라고 했다. 풍수지리적인 이유도 있을 법했다. 광주일고 운동장에서 멀리 무등산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 허 감독은 무등산의 정기와 학교의 터가 풍수적으로 잘 맞아떨어지면서 좋은 선수를 키워낸다며 웃었다. 이어 운동장 한 편에 있는 학생운동 기념탑을 가리킨다.“바로 저기가 일제시대 때인 1929년 11월3일 발생한 광주학생운동의 시발점”이라고 했다. 선수들은 연습 전에 항상 탑을 향해 묵념한다고 했다. 예전에도 학교를 여러 차례 이전하려고 했지만 이 탑이 늘 마음에 걸려 옮기지 못했다는 얘기도 곁들였다. 조상들이 광주일고 출신 선수들이 해외에서 국위선양하도록 힘을 보태주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허 감독은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법 아니냐.”면서 선수 각자의 눈물나는 노력이 없다면 오늘날의 명예도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빅리거 트리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각자의 인생에서 잠시 자신을 만났을 뿐 스스로가 앞길을 잘 헤쳐가고 있다며 무등산쪽을 바라본다. 이윽고 축구시합을 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움직여. 기다리면 공이 오나.”라고 다시 크게 소리친다. 그에게 “저들 중에 당장이라도 메이저리그에 갈 선수가 있나요.”라고 질문했다.“암요, 있지요 1∼2명 정도는 충분합니다.”라며 자신감에 넘쳤다.“누구냐고 물으면 답을 안 해주겠지요.”라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또 다른 빅리거 탄생이 머지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61년 광주 출생 ▲광주 남초등·동신중·무등중학교에서 야구선수로 활약 ▲81년 광주일고 졸업 ▲84년 인하대 졸업 ▲84년 12월∼92년 12월 포항제철 선수 ▲92년 2∼10월 광주일고 야구 코치 ▲92년 10월∼98년 11월 광주일고 야구감독 ▲99년 광주 충장중학교 야구감독 ▲2002년 12월 광주일고 야구감독 ■ 수상경력 80년 대통령배에서 타격상, 타점왕, 수훈상, 최다안타상, 도루상 수상, 황금사자기 준우승.82년 백호기 우승.93년 광주일고 감독을 맡아 청룡기와 황금사자기 3위 입상.94년 1회 무등기 우승, 전국체전 3위 입상.95년 청룡기 우승(서재응 김병현 최희섭 출전).96년 전국체전우승(김병현 출전).97년 황금사자기 준우승(최희섭 출전).2003년 무등기 우승, 봉황기 준우승.2005년 황금사자기 우승, 봉황기 준우승 등.
  • [MLB] 코리안 4총사 무패행진 쭉

    [MLB] 코리안 4총사 무패행진 쭉

    최근 2주 동안 메이저리그 ‘코리안 4총사’의 활약은 눈부시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다. 그냥 잘 던지는 정도가 아니라 소속팀을 나락에서 건져 올리는 동아줄 역할을 해내고 있다. 코리안빅리거의 새로운 간판으로 떠오른 ‘컨트롤아티스트’ 서재응(28·뉴욕 메츠)은 5일 돌핀스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7승째를 따내며 ‘코리안 불패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22일 김선우(27·콜로라도 로키스)가 시카고 컵스전에서 구원승을 따낸 이후 11경기에서 9승무패. 이 기간 박찬호(32·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서재응, 김병현(26·콜로라도 로키스)이 각각 2승씩을 거뒀고, 김선우가 3승을 챙겼다. 서재응은 이날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자인 플로리다의 강타선을 상대로 7이닝 동안 탈삼진 6개를 솎아내며 5안타 2볼넷 1실점의 빼어난 투구로 7-1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4연패의 늪에 빠져 와일드카드 대열에서 탈락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내며 ‘에이스 본색’을 드러낸 셈. 또한 지난 5월5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 이후 파죽의 6연승을 이어가며 시즌 7승1패, 방어율은 1.86에서 1.79까지 끌어 내렸다. 마이너리그에서 빅리그에 복귀한 8월7일 이후만 놓고보면 6경기에서 5승무패 방어율 1.70의 ‘사이영상급’ 피칭이다. 특히 올시즌 낮경기에선 5전전승 방어율 0.95의 퍼펙트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31일 필라델피아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 삐긋했던 것은 ‘찰나’였고, 어느새 제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총 투구수 110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70개에 달할 정도로 적극적인 승부가 돋보였다. 최고구속 148㎞의 묵직한 직구는 물론 커터와 스플리터 등 현란한 변화구가 ‘제구력’이란 날개를 달자 플로리다 타자들은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어찌할 바를 몰랐다. 서재응은 4회 1사후 후안 엔카르나시온에게 2루타를 맞은 뒤 폭투로 1점을 내주며 흔들렸지만 후속타자들을 깔끔하게 처리했고,5-1로 앞선 8회말 구원투수 로베르토 에르난데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서재응은 “자칫하면 플레이오프에서 밀려나는 중요한 경기여서 집중력이 높았던 것 같다.”고 승리의 원인을 분석했고, 윌리 랜돌프 메츠 감독은 “서재응이 확실히 잘 던졌고, 우리는 연패의 충격을 이겨냈다.”고 칭찬했다. 메츠는 이날 금쪽 같은 승리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선두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승차를 2.5경기로 좁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열린세상] 친근한 정신과/표진인 정신과 전문의

    일요일밤이 기다려진다. 미국에서 제작된 ‘위기의 주부들’이라는 드라마를 매주 꼬박꼬박 챙겨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미국 영부인 로라 부시 여사가 기자들과의 만찬에서 농담으로 인용될 정도로 화제가 된 프로그램인데, 이 드라마를 직접 보기 전까지는 주부들의 외도나 일탈·이혼같은 가정문제를 다루고 있을 줄 짐작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가정문제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가 가진 여러 문제들을 적나라하고 압축적으로 그려내고 있었다. 정신과 전문의로서 ‘위기의 주부들’을 비롯한 미국에서 만들어진 작품을 볼 때면 부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런 드라마나 영화에서의 정신과는 생활과 함께 하고 있고 자연스러우면서도 왜곡되지 않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에서도 주인공 4명 가운데 절반인 2명이나 정신과와 관련이 있다. 그 2명 중 하나인 ‘리네트’는 일란성 쌍둥이의 엄마로, 이 쌍둥이들은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라는 병을 앓고 있다. 이름이 말해주듯 이 병 때문에 아이들은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산만하여 주변을 벌집 쑤셔놓듯 난장판으로 만들곤 하는데, 이것은 타이르거나 혼을 낸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닌, 이런 행동을 자기도 어찌할 수 없는 명백한 질병이다. 이런 아이를 하나도 아니고 동시에 둘을 키우다 보니 결혼전 남편보다 사회적으로 훨씬 잘 나가고 있던 리네트는 가정주부로는 빵점짜리 엄마가 되어 스스로 자책감에 빠져 들곤 한다. 사실 이 병은 약물치료를 받으면 하루종일 뛰어다니던 아이가 바로 차분해지면서 집중력도 높아진다. 물론 한번 치료로 완치되는 것은 아니고 꾸준히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다른 한명 ‘브리’는 ‘강박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다. 이 병은 감정적으로 억제가 심하고 완벽주의와 고집, 정리정돈이 지나치며, 융통성이 없는 데다가 따뜻함이나 부드러움이 없어서 주변사람들에게 항상 거리감을 주며, 냉담하며 지나치게 통제된 생활을 해서 옹졸한 사람으로 보여지곤 하는데, 이런 특징을 ‘브리’라는 인물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결국 ‘브리’는 자식들로부터도 따돌림까지 받으며, 이혼의 위기까지 몰리는 상황에 놓인다. 그럼에도 ‘브리’는 자신의 성격적 문제를 치료받으려 하지 않는데 이 또한 이 성격장애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이 두 질병은 우리나라에도 드물게 있는 것은 아니다. 또 미국이라고 정신질환이 더 많은 것도 아니다. 어차피 드라마나 영화는 인간의 삶을 다루는 것이고 인간의 삶을 묘사할 때 일관성이나 당위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렇게 인간을 탐구하는 정신분석적 이론이나 정신병리에 대한 바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위기의 주부들’에서는 아마 작가나 스태프 중에 정신과 전문의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제대로 묘사하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 그럼 우리의 드라마를 보자. 아직 정신과는 여전히 가까이 할 수 없는 불모지이며 음침한 곳이다. 등장인물이 명백한 우울증이나 인격장애를 갖고 있음에도 치료를 받거나 의학적 도움을 얻는 장면은 보기 힘들며, 누군가가 “치료 받아라.”라는 말을 하기라도 하면 “날보고 미쳤다는 거냐.” 아니면 “누굴 환자로 만드냐.”며 펄쩍 뛰곤 한다. 또 어쩌다 나오는 정신과는 감옥같은 곳에 갇힌 넋을 잃은 환자들의 모습뿐이어서 그 누구라도 가서는 안되는 곳으로 비춰지고 있다. 과연 언제쯤이나 돼야 정신질환을 제대로 묘사하고 누구나 도움을 받는 곳으로의 정신과의 모습을 그린 우리 드라마를 볼 수 있을까. 표진인 정신과 전문의
  • 美 보수파 거두 렌퀴스트 대법원장 타계

    지난 20년 가까이 미국의 법과 사회 질서를 보수주의로 수렴시켰다는 평가를 받아온 윌리엄 헙스 렌퀴스트 미 대법원장이 3일(현지시간) 8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케시 오버그 대법원 대변인은 “지난해 10월부터 갑상선암을 앓아온 렌퀴스트 대법원장이 지난 며칠동안 급속히 악화돼 이날 저녁 버지니아 교외 알링턴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대통령 선거때 자신의 당선을 확정하는 판결을 주도한 렌퀴스트에 각별한 애정을 표현해온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밤 임종 소식을 전해 들은 뒤 로라 여사와 함께 “깊은 슬픔에 잠겨 묵상과 기도를 올렸다.”고 지니 메이모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1924년 완고한 공화당지역인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렌퀴스트 대법원장은 어린 시절 “세상을 바꾸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꿈대로 52년 스탠퍼드 로스쿨을 수석 졸업한 뒤 71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때 배석판사로 대법원에 들어갔다. 82년 1월 대법관에 임명된 그는 4년 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대법원장직에 오른 뒤 20년 가까이 미 사법부의 수장 자리를 지켰다. 그는 대통령 취임 선서를 관장하는 상징적 존재에 국한됐던 대법원장의 역할을 벗어나 낙태와 동성애, 총기 소유, 소수인종 우대, 사형제도 등에서 보수적 판결을 주도했다는 평을 들었다. 특히 90년대 후반 빌 클린턴 대통령의 화이트워터 스캔들과 모니카 르윈스키 성추문을 조사하기 위해 특별검사를 두차례나 임명하고 자신이 직접 탄핵재판을 주도했다. 2000년 대통령 선거 판결때도 플로리다 재검표를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부시의 백악관 입성을 결정적으로 도왔다. 렌퀴스트의 타계로 부시 대통령은 앞으로 4개월안에 자신의 두번째 임기를 함께 할 사법부를 재편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새 대법원장 임명을 둘러싼 보수·진보간의 논쟁은 6일 시작되는 존 로버츠 대법관 인준 청문회보다 부시 대통령에게 훨씬 더 큰 정치적 시험이 될 것으로 AP통신은 전망했다. 안토닌 스칼리아, 클래런스 토머스처럼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현 대법관 중 한 명, 아니면 알버토 곤잘레스 법무장관, 에디스 클레먼트 전 연방항소법원 판사 등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MLB] 兩金 ‘다저스 킬러’

    ‘양김, 투수들의 무덤에서 별이 되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두 한국인 투수가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 이틀 연속 승전보를 울렸다. ‘핵잠수함’ 김병현(26)은 4일 열린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솎아내며 5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호투, 팀의 11-1 대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김병현은 2연승으로 시즌 5승(10패) 고지를 밟았고 방어율도 4.74(종전 4.90)로 낮췄다. 또 지난달 25일 다저스전과 30일 샌프란시스코전에 이은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빅리그 데뷔 이래 4번째 세 자릿수 탈삼진. 이날 1루수 겸 2번타자로 선발출장한 광주일고 후배 최희섭(26·다저스)은 김병현과의 2번째 투타 대결에서 아쉽게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첫 타자 오스카 로블리스를 4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1회를 삼자범퇴로 간단히 넘긴 김병현은 2회와 3회 1사 3루와 2사 2루 위기에 몰렸지만 후속 타자를 침착하게 범타로 유도했다. 하지만 김병현은 4회 제프 켄트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뒤 견제구를 던지다 악송구를 범해 겐트에게 3루를 허용했고 올메도 사엔스에게 가운데로 몰린 직구를 얻어맞아 1-1 동점을 내줬다. 콜로라도 타선은 5회 폭발했다.1사 1·2루에서 브래드 호프의 통렬한 3점포와 가렛 앳킨스의 랑데부포로 순식간에 4득점했고 김병현마저 우전 적시타를 터뜨려 타점을 보탠 것. 김병현은 6회를 깔끔하게 막은 뒤 6-1로 앞선 7회 스캇 더먼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콜로라도는 8회 5점을 더 뽑아 대승을 거뒀다. 전날 역시 다저스전에 선발등판한 김선우(사진 오른쪽·28)는 5와3분의1이닝 동안 삼진 4개를 낚으며 6안타 1실점으로 막아 팀의 11-3 승리를 견인했다. 김선우는 선발 2연승에 시즌 4승(2패)째를 거두며 ‘붙박이 선발’에 파란불을 밝혔다. 방어율은 종전 4.82에서 4.50으로 좋아졌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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