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로라
    2026-07-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789
  • ‘베니스의 상인’ 마당놀이서 환생

    24년 전통을 자랑하는 마당놀이의 명가, 극단 미추가 올해도 어김없이 흥겨운 판을 벌인다.18일부터 12월18일까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막올리는 ‘마포 황부자’. 빌려준 돈을 못 갚을 경우 몸의 살을 대신 내놓으라는 고약한 계약을 요구하는 마포 고리대금업자 황부자의 이야기. 어디서 본 듯한 줄거리다 했더니 다름아닌 셰익스피어의 명작 ‘베니스의 상인’을 각색한 것이다. 춘향전, 심청전 등 우리 고전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조명한 작품을 무대에 올려왔던 극단 미추로서는 파격적인 시도. 마당놀이 주 관객층인 40∼50대 외에 20∼30대 젊은 관객들을 끌어안으려는 복안이다. 의원을 부를 돈이 없어 아내와 사별한 황득업(윤문식)은 돈을 빌려 달라는 자신의 청을 거절한 김부자(정태화)에 대한 원한으로 악착같이 돈을 모아 갑부가 된다. 청나라와 무역을 하던 김부자의 아들 무숙(이기봉)은 자금이 딸리자 황부자를 찾아오고,‘약속한 날까지 돈을 못 갚으면 살코기 한 근을 떼어준다.’는 계약을 맺는다. 이 와중에 황부자의 무남독녀 만금(김성녀)은 무숙에게 첫눈에 반하는데…. 전작 ‘허삼관 매혈기’‘벽속의 요정’을 통해 원작에 버금가는 탁월한 각색 능력을 선보인 극작가 배삼식이 이번에도 예의 그 맛깔스런 솜씨를 발휘했다. 땅 투기, 주식투자 등의 현실 풍자가 혀끝에 톡 쏘는 겨자처럼 씁쓸한 웃음을 자아낸다. 손진책 대표가 연출을 맡은 이번 공연에는 작곡가 박범훈, 한국무용가 국수호, 무대미술가 박동우 등 내로라하는 스태프들이 대거 참여해 더욱 기대를 모은다.(02)368-1515.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15일 TV 하이라이트]

    ●대발견 아이Q(EBS 오후 8시5분)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6대 음식 멸치 편’에서는 멸치에 대한 엄마들의 궁금증부터 멸치를 싫어하는 아이에게 먹이는 법까지 멸치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본다.‘아기 실험실’에서는 인지발달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대상 영속성’개념에 대해 알아보고 실험을 통해 대상 영속성 발달과정을 살펴본다.   ●비법 대공개(SBS 오후 7시5분) 남편의 피부미용, 피로회복은 물론 허리찜질까지 새내기 주부의 신혼 사랑 다지는 법을 공개한다. 모유를 떼고 나타난 아이의 아토피 잡는 비법, 고혈압과 변비를 해결한 부부의 비법도 소개한다. 또 생활 속에서 발견한 작은 아이디어 하나로 평범한 주부에서 떼돈을 버는 우먼파워로 변신한 아줌마도 소개한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지난 세기에 비해 0.5도나 상승한 지구온도가 자연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북극의 카리부 순록은 89년 18만마리에 달했으나 지금은 12만마리로 줄었다. 온도 상승과 많은 눈으로 주식인 이끼 찾기가 어렵게 된 것이 치명적이었다. 이런 기후가 계속되면 카리부의 멸종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달콤한 스파이(MBC 오후 9시55분) 연회장에서 순애와 마주친 강준은 순애의 옷차림과 행동이 이상하기만 하다. 축하파티가 시작되고 나이프 펀드의 주요 인사들이 소개된다. 순애는 이 펀드의 최대 주주라며 유일이 소개되자 놀란 얼굴로 유일을 본다. 순애를 쫓아온 범구파 일당은 연회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서 안의 상황을 살핀다.   ●문화스페셜(KBS1 밤 12시55분)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연주회가 열린다. 또한 헝가리의 대표 지휘자인 ‘이반 피셔’와 헝가리의 내로라는 연주자들로 구성된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BFO)’의 연주가 웅장하다.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이 마치 심장을 두드리는 것 같이 힘있고 선명하게 연주된다.   ●마법전사 미르가온(KBS2 오후 6시10분) 왕비와 버섯돌이, 마법사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미르네 집에 나타난 후크를 피해 마법방으로 숨는다. 새로운 암흑전사들이 왕비와 버섯돌이가 마법사들에게 갈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후크는 불안해하고, 승구는 후크를 만나 후크선장이 있어야 할 곳은 동화세계라고 설득한다.
  • 난자 산 부부는 징역…브로커는 벌금형

    난자 산 부부는 징역…브로커는 벌금형

    한림대 이인영 교수팀이 실시한 생명권에 관한 국민의식 조사는 음지에 가둬둔 난자 공여와 대리모 출산 문제를 양지로 끌어낼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다. 정부 통계를 웃돌 것으로 추정되는 불임인구, 생명공학과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최후의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부부들이 늘어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사회적 인식과 법제화의 틀을 어디까지 끌어올려야 할 것인지를 고민할 시점에 와있음을 이들 조사는 잘 보여주고 있다. 서울신문은 2회에 걸쳐 난자 거래(상편)와 대리모 출산(하편)에 대해 그 실태와 법제화 가능성의 문제를 짚어본다. 20대 후반의 A씨. 자궁과 난소가 손상돼 있다는 것을 결혼 후에야 알게 됐다. 치료를 통해 자궁은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난소는 끝내 기능을 되찾지 못했다. 결국 브로커를 통해 난자를 구한 A씨는 착상에 성공, 현재 임신 1개월째다. 재혼한 30대 주부 B씨. 난소 이상에 따른 불임으로 전 남편과 파경을 맞았던 그는 이번에는 어떻게든 아이를 낳고 싶다. 지금의 남편과 시댁에서는 “아이는 없어도 되니 부담 갖지 말라.”고 하지만 그럴수록 아이를 갖고 싶은 욕망이 커졌다. 큰돈을 주고 난자를 사서 두번의 시도 끝에 임신을 했지만 불행히도 유산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현실·법규 괴리가 더 큰 문제 만든다.” 난자를 돈 주고 샀다가 이달 초 경찰에 붙잡힌 여성 3명은 이미 해당 난자로 임신을 한 상태였다. 간절히 이뤄낸 소망의 대가로 형사피의자가 된 이들은 “이게 죄라면 우리는 도대체 어떡하란 말이냐.”고 하소연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쩔 수 없이 난자를 산 딱한 처지의 사람들은 3년 이하 징역형을 받도록 돼 있는데, 정작 매매를 알선·유인하는 브로커에 대해서는 2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오히려 처벌이 가볍다.”면서 혀를 찼다. 난자매매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런 식의 현실과 법률간 괴리를 가장 큰 논거로 들이댄다. 현실적으로 아기를 갖고 싶은 절박한 사람들이 많고, 그들로 인해 엄연히 수요가 존재하는데도 이를 엄격하게 금지하다 보니 오히려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난자와 정자 거래를 처벌하기에 앞서 불임부부들을 고려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형사정책연구원에 용역을 줘 난자은행을 포함한 모든 정책대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난자은행을 만든다면 국가의 관여 정도와 실비 보전율 등 예민한 사안들에 대해 먼저 여론 수렴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잇따르는 난자 밀매와 대리모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현재 배아를 생성할 수 있도록 인증된 국내기관은 116곳. 생명윤리법 시행 이후 등록·인증 없이 배아를 생성하는 기관은 처벌을 받게 되지만, 실태조사나 감독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감독권을 갖고 있는 보건복지부는 “감독을 따로 하지 않아도 매년 2월까지 연간 배아생성 개수와 시술내용 등에 대해 보고하게 돼 있어 감독권 발동 계획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법이 발효되기까지 1년의 시간이 있었는데도 인증을 위한 사전등록조차 받지 않아 시행준비가 미흡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서울의 한 중형병원 관계자는 “불법인 것은 알지만 특별한 단속이 없기 때문에 아직도 인증 없이 배아생성을 하고 있는 병원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특히 최근의 난자 밀거래 파문은 줄기세포 등 의학연구기관들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필요한 난자를 공여하겠다는 사람들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의 일원인 한양대 의대 윤현수 교수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소속 인공수정전문위와 배아전문위에서 난자를 확보할 수 있는 공식적인 통로를 국가가 관리하는 방안을 논의, 연내에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그 때까지는 연구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난자 매매에 대한 커다란 사회적 인식차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난자 매매를 막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각계에서 내놓은 의견은 많이 다르다. 종교계에서는 ‘입양’을 최선의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천주교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회 총무 이동익 신부는 “생명을 처음 만드는 난자를 주고받는 것은 인간 존엄성을 파괴하는 것”이라면서 “불임부부들의 고통은 이해하지만 이로 인해 생기는 사회적인 문제들을 고려할 때 입양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또 “금전관계가 개입되지 않는 난자 기증을 법제화해 난자은행 등을 만든다고 해도 난자 공여의 과정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최소한의 보상비 명목으로라도 돈이 따르게 된다.”면서 “결국 매매의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여성계는 난자 공여는 무엇보다도 ‘여성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해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건강팀 정은지씨는 “생명윤리법에도 난자 매매 행위만 금지돼 있을 뿐 다른 조항은 전혀 없다.”면서 “난자의 채취가 여성의 건강에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난자은행은 성급한 제안이며, 난자 채취 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법망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진들은 현실적으로 획기적인 대안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성균관대 의대 최두석 교수는 “난자 공여도 하나의 불임치료법인데 정부가 출산을 장려한다면서 무조건 규제만 하려드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했다. 그는 “어느 때 난자 공여가 가능하고, 거래의 기준은 어디까지인지, 공여자는 누구로 한정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불임부부에게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난자 채취로 시술에 성공한 뒤 남은 난자를 인도적으로 기증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유해도 차라리 버리겠다고 하는 상황에서 난자은행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수술로 인해 난소를 절제하는 경우 이 조직을 체외에서 배양해 채취하는 등 의학적으로 다른 방법들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배석자 없이 회담… 두루마기 입고 기념촬영

    배석자 없이 회담… 두루마기 입고 기념촬영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한반도 주변 4개국 정상들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정상들이 며칠 후면 속속 한국땅을 밟는다. 12일 고위각료회의를 시작으로 개막되는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역내 무역 원활화와 긴급 현안이 된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이슈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국제사회의 정치·경제를 주무르는 정상들의 화려한 모임 자체로 눈길을 끈다. 정부가 10년내 한국이 유치하기 힘든 대규모 외교 행사란 점을 강조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들은 18·19일 공식 정상회의에서뿐만 아니라 막전·막후에서 다양한 양자 접촉을 갖고 각기 외교 총사령탑으로서 자국의 이익 극대화에 나선다. ●21개국 정상들의 자유스러운 대화 지난해 태국에서 열린 APEC 때와 참가 정상들의 면모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노무현 대통령, 부시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고이즈미 일본 총리, 푸틴 러시아 대통령,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 알레한드로 톨레도 페루 대통령, 탁신 시나왓 태국 총리, 베트남의 쩐 득 르엉 주석 등이다. 여성 지도자로는 뉴질랜드의 헬렌 클라크 총리와 필리핀의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이 참석한다. 18일 부산 벡스코와 19일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열리는 두 차례 정상 회담은 배석자 없이 간소복 차림으로 자유롭게 발언하는 리트리트(retreat) 형식으로 진행된다. 누리마루내 회담장은 전통 격자무늬 벽지와 천장의 단청 문양 등 한국적인 정취를 풍기도록 단장됐다. 내부는 경주의 석굴암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의 둥근 원형. 인테리어는 전통적인 분위기지만 벽에서 천장으로 이어지는 곳에는 정상들의 대화를 돕기 위한 첨단 시설을 갖춘 통역사실이 마련돼 있다. 정상들 눈에는 전혀 띄지 않게 설계돼 이들이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한다. ●타이완 대표 총통부 자문으로 막판 결정 APEC 준비기획단은 지난주까지도 방한하는 정상들의 명단을 발표하지 못했다. 타이완 대표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9일 타이완 총통부가 린신이(林信義) 총통부 자문 겸 총통 경제 고문팀 소집인을 파견한다고 밝히면서 고민도 해결됐다. 린 자문은 행정원 부원장과 경제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집권 민진당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경제 고문이다. 타이완 언론들은 린 자문의 파견은 타이완 정부가 한국과 미국의 의사를 타진한 후 결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타이완은 지난 7월부터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방한을 추진하다가 중국이 반발하고, 우리 정부도 난색을 표하자 왕진핑(王金平) 입법원장을 대안으로 내놓기도 했었다. ●하이라이트는 한복 입은 정상들의 사진촬영 APEC 행사 가운데 전 세계 언론의 1면을 장식하는 것은 APEC 정상들이 주최국 전통의상을 입고 한데 모여 기념촬영을 하는 것. 이번 행사의 전통의상으로는 치열한 경합 끝에 두루마기가 뽑혔다. 디자인과 색상 등은 18일 정상회의 시작 직전 ‘깜짝 공개’될 예정인데 색상은 강렬한 원색이 아닌 파스텔톤의 은은한 색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기획단측은 정상들의 옷디자인 등 몇 가지 사항을 ‘효과 극대화’를 이유로 비밀에 부치고 있다. ●여성 정상은 짧은 치마저고리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과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 등 여성 정상들이 입을 의상은 개량 치마저고리. 외국인들이 입기에 불편한 긴 치마 대신 활동성이 강하고 경쾌한 이미지의 짧은 치마 디자인으로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저고리 역시 활동성이 강한 딱단추 저고리. 색상은 아로요 대통령은 은은한 분홍색, 클라크 총리는 역시 부드러운 톤의 파란색이다. 완벽한 옷 맵시를 위해 20개국에 외교문서를 보내 일일이 정상들의 옷치수를 받아 보완에 보완을 더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명장(名匠)들이 제작에 참여했다. 정상회의 기획단은 전통의상 선정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우리나라 전통복식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은 데 이어 올 4월에는 전국 14개 시·도 전통의상 전문가들이 제출한 견본품을 심사, 정상용 전통의상의 디자인 등을 결정했다. ●사진 배경도 고민 21개국 정상들은 회의 이틀째인 19일 부산 동백섬에 위치한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오찬을 한 뒤 전통의상으로 갈아 입고 기념촬영을 하게 된다. 한국 이미지를 전세계에 그대로 전해주는 사진이기에 기획단은 사진 배경을 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누리마루 하우스 옆 숲이나 정자 등이 배경이 될 전망인데, 기획단은 수십차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배경을 수차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씨줄날줄] 한인시장 최준희

    흔히 미국을 인종의 용광로라고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상상도 못하는 인종차별과 갈등이 엄연히 존재한다.1970년대 사회학자들이 미국 동북부 몇몇 도시의 흑백인종 거주자 비율을 연구한 결과는 이를 뒷받침한다. 예를 들어 100% 백인이 사는 마을에 어느 날 흑인이 한두 명씩 이주하면 그리 길지 않은 시일에 100% 흑인 마을로 바뀌곤 한다는 것이다. 온통 백인이던 마을에 흑인비율이 10%(플라이트 레이트:flight rate)가 되면 백인들은 슬금슬금 다른 데로 거주지를 옮기기 시작한다. 흑인비율이 20%(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되면 이사하는 백인들이 급증하면서 한순간에 썰물빠지듯 떠난다고 한다. 오죽하면 ‘플라이트 레이트’나 ‘티핑 포인트’라는 말이 학술용어화 됐을까. 미국의 인종문제는 흑백에서 그치지 않는다.2004년 7월 현재 미국의 총 인구는 2억 9370만명. 그 가운데 백인이 67.5%, 히스패닉 14.1%, 흑인 13.3%, 아시아인 4.8% 등이다. 그런데 히스패닉은 해마다 3.6%씩 인구가 늘고, 아시아인은 3.4%, 흑인은 1.3%씩 느는데 백인은 인구증가율이 0.8%에 불과하다. 물론 절대인구의 증가는 백인이 많지만 히스패닉과 아시아인을 합친 인구증가는 한해에 백인보다 3만∼4만명 더 많다. 인구가 느는 만큼 히스패닉과 아시아인의 목소리도 높아갈 수밖에 없다. 차별의 정도가 희석될 것이란 점에서는 퍽 다행스러운 현상이다. 우리 국민이 1903년 미국(하와이)에 첫 이민을 시작한 이래 미국 본토에서 최초의 직선 한인 시장이 나왔다. 인구 10만명의 뉴저지주 에디슨시 시장에 당선된 최준희(34·미국이름 준 최)씨다. 그는 세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갔다. 부모가 세탁소 일을 하면서 공부시킨 전형적인 ‘아메리칸 드림’의 성공사례다. 에디슨시 인구의 35%인 아시아계의 지지가 큰 힘이 되었다지만,200만 재미교포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또 다른 한인들에겐 분명 희망의 증거다. 언어·문화의 장벽과 소수민족의 설움을 훌쩍 뛰어넘어 미국 정·관계에 우뚝 선 한인들은 수두룩하다. 최씨도 우수한 한인의 기백을 십분 발휘해서 조국의 명예를 지키고 자신의 야망도 마음껏 펼쳐나가길 바란다.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Ho me 팝니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사는 데버러 헤일(48)이라는 여성이 60만달러에 자신과 자신의 집을 판다는 이베이 광고를 내 화제다. 그녀는 이 광고 외에 자신의 웹사이트에도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녀는 덴버 현지 신문인 로키 마운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 영혼의 짝을 찾고 있다.”면서 광고를 낸 뒤 60명으로부터 받은 이메일 응답 내용이 “한결같이 친절하고 훌륭했다.”고 말했다. 그녀가 제시한 조건은 40세에서 60세 사이의 남자라는 것뿐이며 응모 기한은 2006년 밸런타인데이까지이다. 그녀는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보석 장사를 하고 있고 최신 유행의 1910년식 방갈로 스타일의 집을 오가며 살고 있다. 덴버 AP 연합뉴스
  • ‘두산 봐주기’ 한계 드러낸 검찰

    ‘두산 봐주기’ 한계 드러낸 검찰

    검찰이 100여일간의 수사 끝에 박용성 전 회장 등 비자금 조성 등에 관여한 두산그룹 총수 일가를 불구속기소키로 결정,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불과 몇달 전 천정배 법무장관이 ‘거악’ 가운데 하나로 규정한 재벌 비리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점에서 ‘재벌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검찰’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형평성 논란’ 불가피 검찰은 박 전 회장 등을 불구속기소키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박 전 회장의 ‘영향력’을 꼽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박 전 회장은 외교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인사로 동계올림픽 유치 등 스포츠 현안이 많아 구속기소하는 것은 국익에 큰 손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비리를 주도한 박 전 회장을 불구속기소하는 마당에 ‘종범’격인 나머지 일가들을 구속기소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최근 수사를 받은 다른 기업 총수들과 비교하면 형평성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철퇴를 맞은 SK그룹의 경우, 최태원 회장과 손길승 전 회장 등 그룹의 ‘쌍두마차’와 측근들까지 모두 구속기소됐고, 회사자금 310억원을 횡령한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협력업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 등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재판과 사면 등을 통해 비리기업인들이 선처를 받기는 했지만 검찰은 수사단계에서만큼은 비자금 조성과 분식회계를 통한 대출사기 사범 등에 대해 일관되게 구속수사 원칙을 적용해왔다. 이번 결정이 극히 예외적으로 비쳐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업수사 악영향 우려 부작용도 예상된다. 당장 이번 결정으로 향후 비리기업인들에 대한 수사에서 검찰의 입지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검찰 설명대로라면 ‘영향력’과 ‘자백’, 그리고 ‘반성’이라는 요건만 충족되면 비리기업인들은 불구속기소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재 분식회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벤처기업 오너들과 X파일에 연루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등에 대한 처리가 주목된다. 검찰은 지난 10월 말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총수 일가의 사법처리 수위를 논의해왔다. 당시의 원칙은 ‘1∼2명 구속 불가피’. 하지만 강정구 교수 파동 등을 거치면서 이달 초부터 이상기류가 감지됐다.‘전원 불구속기소’ 방안이 유력하게 대두됐다. 내부에서 ▲인지사건이 아니고 ▲물증도 이미 확보된데다 ▲가족간 분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불구속기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유력하게 제기되기 시작했다. 박 전 회장이 그룹회장직에서 물러난 것도 이 즈음이다. 검찰과 두산측간의 ‘사전교감’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박은영의 DVD레서피] 중독성 강한 현대판 천일야화

    [박은영의 DVD레서피] 중독성 강한 현대판 천일야화

    세헤라자데의 이야기가 그다지 재미없었다면 어땠을까. 포악한 왕이 아침마다 신부를 죽이는 괴상한 나라에서 참을 수 없는 궁금증과 묘한 중독성을 유발하는 소녀의 이야기는 천일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어디 이야기 중독자가 중세 아랍에만 있었을까. 요즘 전 세계의 케이블 TV에서는 현대판 천일야화들이 절찬리에 상영중이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이야기를 자유자재로 변주하는 것은 물론이고 천일이 아니라 10년 동안 계속된 시리즈도 있다. 로라 부시가 즐겨본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던 ‘위기의 주부들’은 국내 케이블 TV에서 선보인 뒤 인기를 몰아 공중파에서도 방영되었다. 한적한 마을 위스테리아에 사는 4명의 주부들이 주인공인데 평화로운 듯한 외피를 살짝 들춰 보면 살인, 방화, 자살, 각종 비밀과 음모가 가득하다. 하루가 멀다고 벌어지는 충격적인 사건과 혀를 내두를 정도로 촘촘하게 엮인 인물들의 관계는 입술이 바짝 바짝 마를 정도로 긴장감이 넘친다. 강산이 한번 바뀌는 내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시즌 10까지 방영된 ‘프렌즈’는 청춘 시트콤의 원전이라 할 정도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며 코미디와 패션의 새로운 패턴을 제시했다. 유쾌하고 감각적인 유머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전해주는 신선한 웃음도 좋지만 무엇보다 가족의 개념이 파편화된 현대 뉴욕에서 우정을 통해 새로운 가족형태를 제안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위기의 주부들 시즌 1 이야기의 창작자 마크 체리는 이 극본을 들고 여러 방송사를 돌아다녔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이야기가 비현실적이고 기존 드라마 문법에 맞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권총을 들고 자살할 만큼 절박하고 복잡한 주부들의 이야기는 150개국에 수출될 만큼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었다. 인생의 축소판 같은 한 마을을 배경으로 ‘CSI’식 긴장감과 ‘잔인한 인생’에 대한 블랙코미디를 동시에 보여줬기 때문이다. 부가 영상에는 마크 체리가 어떻게 위스테리아를 구상하게 됐는지에 대한 인터뷰, 삭제장면, 제작 뒷이야기, 음성해설 등이 수록되었다. ●프렌즈 시즌 10 아이를 갖지 못하는 모니카와 챈들러는 입양을 결심하고, 레이첼과 로스는 먼 길을 돌아 재결합한다. 영원히 유목민처럼 살 것 같았던 피비도 정착하고 조이는 여전히 ‘조이 트리비아니’ 그 자체로 친구들의 사랑을 받는다.10년 간의 대장정을 마친 최종 시즌의 DVD가 곧 출시된다. ‘시즌 10’과 별도로 시리즈 전체를 묶은 풀 패키지도 2천 세트 한정으로 선보일 예정인데 출연 배우들의 외모 변천과 극중 인물들의 성장과정을 한눈에 지켜볼 수 있다. 시즌 10의 디스크에는 ‘프렌즈’ 전체를 회고하는 인터뷰와 NG 장면, 몇몇 에피소드에 대한 음성해설이 수록되었다. DVD칼럼니스트 mlue@naver.com
  • [주말에 뭘 보러갈까]

    어린이 ■ 하마가 난다 13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룬 라이트 형제와 조선시대 발명가 정평구의 이야기.(02)382-5477. 클래식■ 요요마 첼로 독주회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50대에 들어간 첼리스트의 거장 요요마의 원숙미를 느낄 수 있는 콘서트.‘첼로의 성서’라 불리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3,5,6번을 연주할 예정. (02)543-1601. ■ 청소년 음악회 19일 성남문화재단 콘서트홀(031)729-5615. ■ KBS 제581회 정기연주회 10일 KBS홀,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781-2246. ■ 안지윤 바이올린 독주회 14일 금호아트홀(02)587-5961. ■ 이재은 첼로 독주회 12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트홀(02)586-0945. 미술■ 신동권전 24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 더 스페이스. 그의 풍경화는 다분히 신화적이다. 오로라를 거느린 둥근 해와 달이 나무와 함께 공중에 장엄하게 펴져 있는 모습에서 일상의 풍경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는다. 그의 독특한 색채원근법으로 인해 해와 달 등의 모티브가 동일한 평면에 놓이면서도 공간감을 준다.(02)514-2226. ■ 프로망제전 프랑스 신구상주의 대표적인 작가의 대규모 회고전. 당대의 사회·정치적인 면을 주제로 작업을 하는 그는 이라크전에 반대하는 반전 메시지 등을 담은 작품 등을 선보인다.(02)2188-6063. ■ 아시아큐비즘전 한·중·일 등 아시아 11개 국가에서 큐비즘(입체주의)이 어떻게 수용됐는지를 비교·감상할 수 있다. 서구가 정물을 다룬 반면 아시아에서는 가족과 자연을 주제로 다소 서정성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년 1월30일까지.(02)2022-0613. ■ 우영자전 순수함과 자비로움이 자연 풍경속에 담겼다. 극단적인 명도대비, 선명한 명암대비가 밝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14∼20일 서울 광화문 서울갤러리.(02)2000-9736. ■ 박경호전 추상표현주의를 버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화폭에 담았다. 비탈길에 활짝 핀 배꽃, 구름 등이 향수를 자아낸다.14일까지. 서울 광화문 서울갤러리.(02)2000-9736. ■ 애족 보석전시회 보석 디자이너 장현숙·홍성민이 쥬얼버튼에서 애족으로 이름을 바꾸어 선보이는 첫번째 전시회.19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검정 애족.(02)3216-1583.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11~13일 경희대 평화의 전당. 미혼여성으로만 구성된 일본 여성가극단 ‘다카라즈카’의 내한공연. 순정만화의 대표작 ‘베르사유의 장미’와 ‘소울 오브 시바’등 2편을 선보인다.(02)2113-6856. ■ 디아볼로 13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캐나다 ‘태양의 서커스’에 영감을 준 연출가 자크 하임의 아크로바틱 서커스극.(031)729-5615. ■ 나비의 현기증 13일까지 극장 용. 연극, 무용, 아크로바트가 결합된 종합예술로 벨기에 서커스극단 페리아 뮤지카의 아시아 초연작.1544-5955. ■ 헤드윅 무기한 라이브극장. 동독 출신 트랜스젠더 가수의 성 정체성 고민을 강렬한 콘서트 형식으로 풀어낸 록 뮤지컬. 이지나 연출, 송용진 김다현 엄기준 서문탁 출연.1588-7890. ■ 아이 러브 유 무기한 연강홀. 사랑에 관한 스무개의 에피소드를 엮은 로맨틱 뮤지컬. 한진섭 연출, 남경주 이정화 오나라 정상훈 출연.(02)501-7888. 연극 ■ 시라노 드 베르쥬락 27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19세기 프랑스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낭만 희극. 기형적으로 큰 코때문에 연인을 멀리서 바라보는 시인 검객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 김철리 연출, 최규하 이안나 출연.(02)580-1300. ■ 굿킬 10∼27일 블랙박스시어터. 킬러 지망생의 청부살인교육원 수련기. 차근호 작·김정훈 연출, 선욱현 최명숙 출연.(02)762-0010. ■ 갈매기 30일까지 정동극장. 지루하고 어려운 체호프 대신 쉽고 재밌는 체호프를 표방한 새로운 해석의 무대. 전훈 연출, 송옥숙 남명렬 김호정 출연.(02)751-1500. ■ 고양이늪 13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광기와 집착에 사로잡혀 파멸로 치닫는 여인의 이야기. 마리나 카 작·한태숙 연출, 서이숙 지현준 공호석 출연.(02)744-7304.
  • 儒林(470)-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46)

    儒林(470)-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46)

    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46) 이러한 공자의 하늘에 대한 신앙은 ‘논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도 없게 된다.(獲罪於天 無所禱也)’란 구절에서부터 공자가 위나라 영공의 부인이며 음탕하기로 유명한 남자를 만나보았을 때 자로가 불평하자 공자는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하기 위해서 하늘에 두고 다음과 같은 맹세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내게 잘못이 있었다면 하늘이 버리실 것이다. 하늘이 버리실 것이다.” 이는 공자가 가장 사랑하였던 제자 안연이 죽었을 때 ‘아아, 하늘이 나를 망치는구나, 하늘이 나를 망치는구나.’하고 두 번이나 애통해 한 것을 봐도 잘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순자는 공자의 이러한 하늘에 대한 형이상학을 완전히 거부하고 있다. 심지어 중국에서 내려오는 일식·월식이 생기거나 혜성이 나타나고, 이상한 기후변화가 생기면 모든 사람들이 옳지 못한 일을 해 경고하는 뜻으로 일으키는 하늘의 징조라는 전통사상까지 부정하였다. 그래서 순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일식과 월식이 생기고, 철에 맞지 않는 비바람이 일고, 이상한 기운이 나타나는 것은 어느 세상에서나 늘 있었던 일이다.…별이 떨어지고, 나무가 우는 소리를 내는 것은 천하의 변화이자 음양의 변화로 드물게 생기는 일이다. 이상하게 여기는 것은 괜찮지만 이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이처럼 하늘과 인간의 관계를 분리시킨 순자의 혁명적 사상은 긍정적인 사회현상을 일으키기도 했는데, 그것은 사마천이 쓴 기록처럼 ‘무당·점쟁이에 현혹되어 길흉화복을 믿는’ 미신행위에 결정타를 날릴 수 있었다. 왜냐하면 무당이나 점쟁이 같은 미신들은 맹목적으로 하늘의 권위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순자는 ‘하늘에는 일정한 도가 있고, 땅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으니, 따라서 하늘이 사람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사람이 하늘을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순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하늘과 땅은 군자를 낳았고, 군자는 하늘과 땅을 다스린다.” 순자의 가르침대로라면 하늘과 땅을 다스리는 군자는 일정한 법칙에 따라 땅을 다스리고 백성들을 다스려야 하는데, 이 일정한 법칙이 바로 법(法)인 것이다. 법은 인간끼리 만든 약속이며, 계율이며, 다스리는 기준이며, 조화하는 법칙인 것이다. 따라서 순자는 법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소청을 처리하는 대원칙은 선한 일을 가지고 온 자는 예로써 대접하고, 선하지 못한 일을 가지고 온 자는 형벌로써 대접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잘 분별하면 어진 이와 못난 이가 섞이지 않게 되고, 옳고 그름이 혼돈되지 않는 것이다.…그러므로 공평하다는 것은 일을 하는 기준이 되고, 알맞게 조화된다는 것은 일을 하는 법칙이 된다. 법에 있는 일들은 법에 따라 처리하고, 법에 없는 일들은 전의 일들을 비추어 결정하면 소청은 바르게 처리될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법이 있어도 어지러워지는 일은 있으나 군자가 있으면서도 어지러워진다는 말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들어본 일이 없다. 옛말에 ‘다스림은 군자에게서 나오고 혼란은 소인에게서 생겨난다.(治生乎君子 亂生乎小人)’고 한 것은 이것을 두고 한 말이다.”
  • [서울광장] ‘코드인사’ 오해 벗으려면/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코드인사’ 오해 벗으려면/육철수 논설위원

    인맥을 알아보는 데는 상호연결성을 연구한 스탠리 밀그램의 ‘6단계 분리이론’이 자주 등장한다. 이 이론을 보면 한 사람(1단계)이 친구 100명(2단계)을 사귄다고 가정할 때 단순 계산으로 3단계에서 1만명이 연결되고,4단계 100만명,5단계 1억명,6단계에서는 100억명으로 이어진다. 이 방식대로라면 세계인구 65억명도 본인 빼고 다섯 단계만 지나면 모두 연결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3.6명만 건너면 전 국민이 연결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세 다리 반만 거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면 온 나라가 가까운 인맥으로 형성된 셈이다. 그래서 혈연·지연·학연을 따지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 싶다. 참여정부 들어 걸핏하면 ‘코드인사’라는 말이 나온다. 연줄닿고 마음맞는 사람만 요직에 앉힌다는, 일종의 비아냥이다. 역대 정권에서도 대통령의 출신 고교와 지역에 따른 인사가 심각했지만 그저 ‘특정지역(고교) 편중’ 정도였지 코드인사란 말은 들어 본 적이 별로 없다. 그러나 인재풀이 한정된 상황에서 코드인사를 꼭 백안시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대통령이 되면 정치적으로 임명할 수 있는 자리가 300개 정도라고 한다. 대통령이 명단을 확인하고 인사결재를 하는 3급 이상 중앙부처 공무원은 2000여명, 임명장에 대통령 직인이 찍히는 5급 이상 공무원은 6000∼7000명이라니 직·간접 인사 영향권은 1만명 안팎이다. 전체 공무원의 1%다.3급 이상 공무원이라고 해도 대통령이 몇몇 관심있는 사람을 빼고 능력이나 성향을 일일이 알 수 없을 뿐더러, 부처 장관들이 인사안을 올리면 죽 훑어보는 정도일 것이다. 문제는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임명할 수 있는 300 자리에 누구를 앉히느냐다. 이 직책은 대통령이 직접 아는 인물, 즉 한두 다리 인맥이 아니면 발탁도 쉽지 않다. 당연히 대통령이 가까이서 지켜보아 직접 검증이 가능하거나, 사회적 명망이나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측면을 무시하고 인사 때마다 코드부터 거론되는 세태를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다. 인사 평가에서 직무수행 능력이 코드의 뒷전으로 밀리는 것은 문제다. 대통령의 사시동기든, 민변 출신이든, 부산상고 출신이든, 그게 능력보다 더 중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통령의 가시권에 들기까지 능력껏 올라온 사람을 코드로 깎아내리는 건 당치 않다. 인재를 골고루 등용하라는 주문은 원칙적인 문제일 뿐이다. 생각이 다르고 지향점이 다른 사람을 두루 기용하면 인사균형에는 맞을지 몰라도 ‘콩가루 정부’가 되라는 얘기나 다름없다. 중구난방식 국정운영으로는 핵심 또는 주요 정책을 일사불란하게 밀고 나가기 어려운 탓이다. 능력이라곤 티끌만큼도 없는 사람이 코드만으로 등용됐다면 당연히 비난받을 일이다. 그런데 지금이 어떤 세상인가. 역사와 국민 앞에 고스란히 노출된 대통령이 능력 없는 사람을 그저 월급만 주려고 앉혀놓으면 금방 들통나게 마련이다. 인사를 제대로 평가하는 방법이 바뀌어야 하지만, 코드인사의 오해를 불식시키려면 인사 대상자가 더 중요하다. 자리를 차지했으면 우선 능력을 발휘해야 하며, 국민이 혈세로 주는 월급값 이상을 해내야 한다. 눈치 빠른 국민은 벌써 다 아는데, 권력 주변의 일부는 앞다퉈 대통령의 역성을 들고 코드인사를 굳이 재입증하려고 아등바등해 보기에 민망하다. 쓸데없는 말로 국민감정 건드리고 비난을 자초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코드도 코드 나름이다. 위쪽만 쳐다보지 말고 국민에게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코드인사란 말도 저절로 쑥 들어간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코오롱그룹-이웅열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코오롱그룹-이웅열 회장家

    코오롱의 역사는 한국 섬유산업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이 땅에 가장 먼저 나일론을 들여와 의생활에 혁명을 가져왔으며, 한때는 수출 한국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성숙산업에 따른 한계로 인해 코오롱은 재계서열이 점점 밀려났다. 섬유산업의 위상이 갈수록 위축되는 모양새와 별반 다르지 않다. 코오롱의 3세 경영이 닻을 올린지 올해로 10년째. 이웅열(49) 회장은 올해를 그룹경영의 ‘터닝포인트’로 만들기 위해 낮은 곳에서 다시 시작하고 있다. 제2의 도약을 위해 노후화된 주력 사업에 다시 기름을 칠하고, 쪼이고, 닦고 있는 것이다. 혹독한 외환위기를 거치며 체질을 바꾼 코오롱이 재도약을 위한 또 한번의 체질 개선 시험을 치르고 있다. ●풍운아 이원만 창업주 코오롱 창업주인 고 이원만 회장과 이동찬(83) 명예회장은 부자간이면서도 사업 동지이자, 인생의 동반자였다. 이 창업주가 그룹의 외연을 넓히고 사업의 ‘바람막이’가 돼 줬다면, 이 명예회장은 그룹의 안살림을 챙겼다. 부자는 동업자로서 40년 가까이 함께 일하며 코오롱의 기틀을 만들었다. 이 명예회장이 2세이면서 창업 1.5세대로 불렸던 까닭이다. 부자는 사업 파트너로서 환상의 듀엣이었지만 가정적으론 한때 애증의 관계였다. 기업가보다 정치가로서 더 알려진 이 창업주는 워낙 풍류를 즐기는 성격인 데다 이 명예회장이 초등학교 4학년 때 남은 전답마저 처분하고, 사업을 위해 훌쩍 일본으로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이 명예회장은 어린 나이에 모친과 누이동생을 돌보며 가장 역할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선친은 이 명예회장에게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다. 선친의 호방한 성품과 능숙한 화술 등은 당시 정·재계에서 유명했다. 이 창업주는 술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술자리에선 재담으로 좌석을 압도했으며,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는 ‘문화재’로 불리울 정도였다. 이 창업주는 1930년대 초 일본으로 건너가 사업 기반을 닦았으며, 해방 후에는 국내 최초로 나일론을 들여와 국내 섬유산업을 개척했다.1957년엔 국내 첫 나일론사 제조 공장인 한국나일론(현 ㈜코오롱)을 설립했으며,63년엔 나일론 원사 공장을 지었다. 그는 또 한국산업수출공단 창립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오늘의 구로공단과 구미공단을 조성하는 산파역할을 했다. 이 창업주는 정계에도 발을 들여 대한민국 초대 참의원과 6,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를 기반으로 그는 인맥 만들기에 탁월한 수단을 발휘했다. 이 때문에 이 창업주는 1960∼70년대 정·재계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혔다. ●1.5세대 창업주 이동찬 명예회장 “이 명예회장은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항상 비서와 한 방에서 잡니다. 비서들에게 해외 출장은 그야말로 곤욕이었죠. 회장이 바로 옆에서 주무시는데 잠이 편히 옵니까. 출장에서 돌아오면 몸무게가 3∼4㎏은 그냥 빠져요. 그렇다고 1달러가 아쉬운 나라에서 잠자는 곳에 돈낭비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말씀에 뭐라고 할 수도 없고요.” 코오롱 비서 출신의 한 임원 얘기다. ‘가장의 짐’을 일찍 떠안은 탓에 이 명예회장은 근검 절약이 몸에 배어 있다. 한 번은 이 명예회장이 1947년부터 50여년 이상 신었던 슬리퍼를 비서실에서 새 것으로 바꿨다가 된통 야단을 맞고, 쓰레기통을 뒤져 간신히 찾았던 적도 있다. 또 이 명예회장의 점심 메뉴는 주로 된장찌개와 칼국수, 수제비 등이었으며, 삼복 더위도 부채와 선풍기로 보냈다. 그는 15세 때 경리사원으로 부친의 사업을 도운 지 35년 만인 1977년 코오롱 회장에 올랐다. 그는 등산식, 마라톤식으로 표현되는 꾸준한 내실 경영으로 그룹의 체질을 다져놓은 이후 섬유와 무역에 치우친 사업구조를 건설과 화학으로 확대했다.1980년대는 전자소재와 합성섬유 등 신업종으로 영역을 더욱 넓혔다. 이 명예회장은 과외 활동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는 1974년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직을 맡은 이후 1975년 농구협회 부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사 등으로 다양한 단체에서 활약했다.1980년에는 대한농구협회 회장을 맡았으며,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으로서 스포츠 외교에도 일익을 담당했다. 경총 회장은 82년부터 무려 14년간이나 했다. 1996년 1월 이 명예회장은 10년 이상 경영수업을 받은 장남인 이웅열 회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물려주고 선친처럼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3박4일’ 이웅열 회장 이웅열 회장은 5명의 누이들 속에서 컸지만 성격은 대단히 남성스럽다. 특히 스포츠를 좋아해서 축구와 야구, 테니스, 탁구, 당구, 골프 등 종목을 가리지 않는다. 또 시작하면 프로(?)수준이 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그의 별명이 ‘3박4일’로 불린 이유는 무엇이든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 때문이다. 그의 학창 시절은 남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그다지 풍족하지 않았다. 부친인 이 명예회장이 박하지 않을 정도의 용돈만 줬기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재벌 아들이 ‘짜다’는 소리를 수시로 들었다. 그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거쳐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다. 이 회장은 활달하고 사교적이다. 전경련 e비즈니스 위원장을 맡아 재계 2∼3세의 리더로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최태원 SK㈜ 회장과 신동빈 롯데 부회장, 류진 풍산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가깝게 지낸다. 그의 이같은 사교적인 성격은 조부인 이원만 창업주의 성품과 닮았다. 호방하고 풍류를 즐겼던 이 창업주는 사업가보다 정치인으로 이름이 더 잘 알려졌다. 1989년 그룹 기획조정실장으로 그룹 경영에 참여한 이 회장은 이동통신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그룹의 변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외환위기 파고로 계열사 매각과 신세기통신(현 SK텔레콤) 지분(1조 700억원어치)을 팔아야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 회장은 당시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미래를 팔았다.”고 표현할 정도로 침통해 했다고 한다. 그러나 코오롱의 어려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화섬산업이 고유가와 중국의 저가 공세로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올해를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과감한 구조조정과 수익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경영권 장자 승계 코오롱 가문은 재계에서 보기 드물게 아들이 귀한 집안이다. 창업주인 이원만 회장은 슬하에 2남4녀를 뒀지만 이 명예회장은 1남5녀, 이웅열 회장도 1남2녀다. 그룹 경영은 장남만 참여하고, 딸들과 사돈가의 경영참여는 철저히 배제한다. 장자일계(長子一系)의 경영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 코오롱가의 특징이다. 다른 그룹들이 사돈을 비롯한 친인척들로 방대한 족벌 경영체제를 이룬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 명예회장과 숙부인 이원천 전 사장간의 경영권 분쟁이 친인척 배제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이 창업주가 그룹경영을 맡고 있을 때는 사위들의 경영 참여가 적지 않았지만, 이 명예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면서 이같은 장자 승계의 원칙이 정해졌다. 이 명예회장은 그의 자서전 ‘벌기보다 쓰기가 살기보다 죽기가’에서 “우리 집 여자들은 아버지 사업이나 남편이 하는 일에 개입하는 법이 없다. 사위들이 처가 덕을 보고 한자리 하겠다면 득보다 해가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전문경영인에게 방해가 될 뿐 아니라 잘 해내는 경우에도 열등감이 생긴다. 능력이 없다고 ‘백년손님’이라 쫓아낼 수는 없는 일이니 난처해질 것이고, 훗날 내가 일선에서 물러날 땐 조용해지기 어렵다.”고 했을 정도로 철저히 장자일계의 경영구조를 갖춰 경영권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이나 다툼을 미리 차단했다. ●김종필 전 총재와 한때 사돈 이원만가(家)의 혼맥은 국내 재벌가의 최정점 가운데 하나로 평가될 정도로 화려하다. 이 창업주의 넓은 정계 인맥과 국내 굴지의 섬유그룹인 코오롱을 기반으로 정·관·재계 곳곳에 혈연 관계를 맺었다. 이 창업주와 이위문(작고) 여사는 2남4녀를 뒀다. 이 창업주의 영향력이 정·재계에 미치기 전에는 자녀들을 평범한 집안과 통혼시켰지만, 사업 성공에 이어 정치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던 시기엔 국내 내로라하는 집안을 사돈으로 맞았다. 이 때문에 정략 결혼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장남 이동찬 명예회장은 1944년 ‘학병으로 끌려가기 전에 장가부터 들라.’는 부친의 강요로 맞선을 본 지 1주일 만에 평산 신씨가(家)의 무남독녀 덕진(82)씨와 결혼했다. 이 명예회장 부부는 지난해 1월 결혼 60주년을 맞아 회혼례를 올리기도 했다. 장녀 봉필(72)씨는 54년 고향 인근 임병진씨의 아들 승엽(작고)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승엽씨는 삼경물산 사장을 거쳐 그룹 부회장까지 역임했다. 차녀 애란(63)씨는 노영태(63)씨와 혼인을 치렀다. 3녀 미자(61)씨는 포항지주인 박문학가(家)의 장남 성기(66)씨와 결혼했다. 성기씨는 한국바이린 사장을 역임했다. 차남 이동보(56) 전 코오롱TNS 회장과 막내딸 미향(51)씨의 결혼으로 코오롱가는 재계 혼맥도의 핵심으로 올라선다. 이 전 회장은 74년 제3공화국의 2인자였던 김종필 전 총재의 장녀 예리(54)씨와 결혼했다. 이를 통해 코오롱가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한 다리 건너 사돈이 됐으며, 최고 권력가와 혈연의 끈으로 이어졌다. 이들의 결혼은 육영수 여사가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성격 차이로 갈라섰다. 이동보 전 회장은 1988년 코오롱그룹으로부터 분가했지만 부도와 구설수에 휘말려 고초를 겪기도 했다. 막내 미향씨는 삼립식품 창업자인 허창성 집안으로 출가했다. 식품종합그룹인 SPC의 허영인(56) 회장이 그의 남편이다. ●정략결혼과 3세 혼맥 코오롱가의 혼맥은 3세로 내려가면 더욱 빛이 난다. 이 창업주가 자신의 입지와 뜻을 펼치기 위해 손주들을 정략 결혼시킨 경우가 있어서다. 이 명예회장과 신 여사는 슬하에 경숙, 상희, 혜숙, 은주, 웅열, 경주씨 등 1남5녀를 뒀다. 장녀인 경숙(59)씨는 1969년 당시 공화당 의장 서리였던 고 이효상 전 국회의장의 3남 문조(65)씨와 화촉을 밝혔다. 이 전 국회의장은 도쿄대를 나와 경북대 교수로 있다가 1960년 정치에 투신해 5선 의원을 지냈다. 정계에선 대구·경북(TK) 인맥의 대부로 통했다. 국회의장을 비롯해 공화당 총재, 영남학원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문조씨는 현재 영남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차녀인 상희(56)씨는 국내 대표적 ‘송상(松商)’으로 불렸던 고홍명 한국빠이롯드 회장 집안으로 출가했다.1973년 고 회장의 장남 석진(작고)씨와 결혼했다. 석진씨는 코오롱제약(옛 삼영신약) 사장을 거쳐 빠이롯드전자 회장을 지냈다. 하지만 부도로 인해 고통을 겪다가 98년 별세했다. 3녀인 혜숙(53)씨는 고 이학철 고려해운 창업주의 장남인 동혁(58)씨와 결혼했다. 현재 고려해운 회장인 동혁씨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컬럼비아대학 석사 출신이다. 해운선사로서는 처음으로 타이완과 홍콩 등 동남아 항로에 진출해 해운업계의 프런티어 경영인으로 이름이 높다. 4녀인 은주(51)씨는 테니스 인연으로 신병현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의 장남 영철(55·의사)씨와 결혼했다. 신 전 부총리는 한국은행 총재와 상공부 장관, 무역협회장, 은행연합회장 등을 지냈다. 이들 부부 결혼식은 신 전 총재가 직접 주례를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웅열 회장은 큰 누이 경숙씨의 소개로 1983년 황해도 출신인 서병식 동남갈포공업 회장의 장녀 창희(45)씨를 아내로 맞이했다. 서 회장은 1962년 고급벽지의 대명사인 갈포벽지를 만들어 1960∼70년대를 풍미했던 인물이다. 부인 창희씨는 이화여대에서 불문학을 전공했다. 이 회장 부부는 규호(21)와 소윤(18), 소민(16) 등 1남2녀를 두고 있으며, 규호씨는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다. 5녀인 경주(46)씨는 개인사업을 하는 최윤석(46)씨와 결혼했다. ●딸·며느리 모두 이대 동문 장자 경영과 친인척 경영 배제의 원칙 때문인지 코오롱가의 딸과 며느리는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잘 벗어나지 않는다. 대외 활동보다 가정주부로서 남편 뒷바라지와 자식 교육에 애쓴다. 이 명예회장의 부인인 신 여사는 지금껏 바깥 사교모임에 한번도 참석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신 여사는 집안에서 살림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한다.3세들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는 이 명예회장의 모친인 고 이위문 여사가 남편인 이 창업주의 호방한 성격과 바깥 활동으로 마음 고생이 매우 심했지만 결코 내색하지 않고, 자식들을 바르게 키운 선례 때문이다. 코오롱가의 딸과 며느리들은 또 모두 이화여대 동문들이다. 장녀 경숙씨가 생활미술과를 나왔으며, 상희씨는 기악과, 혜숙씨는 가정학과, 은주씨는 도서관학과를 나왔다. 이 명예회장은 평소에 딸들을 이렇게 평했다고 한다.“장녀는 걷는 모양부터 급한 성격까지 나를 제일 많이 닮았으며, 둘째는 시댁에서 살림만 하는 편이지만, 항상 밝고 착한 데다 쓸데없이 친정에 오는 일이 없다. 셋째는 공부도 제일 잘했고, 바른 소리도 잘했다. 악바리면서 의리가 강하다. 넷째는 활동적이고 운동을 좋아해서인지 덜렁이라는 별명이 잘 어울린다.” 며느리 창희씨도 코오롱가의 여자답게 대외 활동보다 조용히 집에서 자녀 교육과 남편 내조에 열심인 한국적인 주부다. 사교 모임에 나서기를 싫어하는 창희씨지만 코오롱그룹 간부 부인들로 구성된 ‘코오롱가족사회봉사단’ 활동엔 적극 나서고 있다. golders@seoul.co.kr ■ 코오롱의 ‘李트리오’ 지금의 코오롱그룹 토대를 쌓은 주역 가운데 한 명이 고 이원천 전 한국나일론(현 ㈜코오롱) 사장이다. 창업주인 고 이원만 회장의 동생이며, 이동찬 명예회장에겐 숙부가 된다. 이 전 사장은 일제시대 때부터 일본에서 형님인 이 창업주의 사업을 도왔다.1957년에는 한국나일론 사장직에 추대돼 코오롱의 ‘섬유시대’를 이끌었다. 당시 이원만-이원천-이동찬 3인은 코오롱에서 ‘이 트리오’로 불릴 정도였다. 그러나 이 전 사장은 조카인 이 명예회장과 회사 분할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면서 나중엔 경영권 분쟁에 빠졌다. 이 전 사장은 결국 1976년 한국나일론의 경영에서 손을 떼고 자신의 지분을 챙겨 원진레이온이라는 회사를 설립했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1년만에 쓰러졌다. 이 창업주는 이후 장남인 이 명예회장에게 경영권을 맡겼고, 회장에 오른 이 명예회장은 동생인 이동보 전 코오롱TNS 회장을 분가시켰으며, 매제들도 계열사 경영에서 손을 떼게 했다. 이 명예회장은 그의 자서전에서 “숙부에 대한 회한이 커지는 요즘에도 회사 분할에 반대한 것은 옳은 일이 아닌가 싶다…. 숙부와의 경영권 분쟁은 결국 조카가 숙부의 세력을 완전히 퇴치해 버린 것 아니냐는 평판이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 그것이 그룹을 살리는 데에 도움이 된 것이라면 나는 굳이 부인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사업엔 실패했지만 이원천가(家)의 혼맥은 어디에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다. 형님인 이원만 창업주가 제3공화국의 실력자 김종필 전 총재와 인연을 만들었다면, 이 전 사장은 또다른 실세였던 정일권 전 총리와 혈연관계를 맺었다. 이원천가(家)는 육군참모총장 출신으로 국무총리와 국회의장을 지낸 정일권 집안과 사돈간이다. 고 정 총리의 딸 희경씨가 이 전 사장의 아들과 결혼했다. 또 이원천가(家)와 영풍그룹은 한 다리 건너 사돈간이다. 고 정 총리의 장남인 세훈씨가 장병희 영풍그룹 창업주의 딸 현주씨와 인연을 맺었다. 영풍그룹은 또 60년대 박정희 정권에서 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김세련씨 가문과도 연이 이어진다. golders@seoul.co.kr ■ 코오롱 이끄는 전문경영인들 ‘코오롱호’를 이끄는 대표 최고경영자(CEO)는 누가 있을까. 한광희(56) ㈜코오롱 대표는 코오롱그룹의 간판 CEO다. 그는 요즘 한계사업 정리와 차세대 먹을거리 준비에 분주하다.1976년 코오롱에 입사한 이후 기획관리 등 주요 사업부를 두루 거쳤다.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한 대표는 책상에 앉아 숫자놀이를 하는 것보다 현장 영업을 더 즐기는 실물형 CEO에 속한다. 민경조(62) 코오롱건설 대표는 23년간 건설에서만 근무한 전문경영인으로 위기관리가 뛰어나다는 평이다. 사내에선 따뜻한 집안의 가장 같은 CEO로 불린다. 수시로 사내 메신저를 통해 막내 직원과 대화를 나눌 정도로 상하간 의사소통을 중시한다.“똑똑… 민경조입니다, 야근 힘들죠, 문제되는 게 뭔가요, 오늘 팀원들과 저녁 같이 합시다.”로 유명해 먼저 다가서는 CEO로 통한다. 논어를 1000번 이상 읽을 정도로 고전에 관심이 많다. 제환석(59) FnC코오롱 대표는 현장주의자다.2003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800개에 이르는 매장을 서울에서 제주까지 하나하나 찾았다. 지금도 주말을 이용해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 제 대표는 또 CEO 명함 외에 ‘열사모’의 방장 직책을 갖고 있다. 열사모는 제 대표가 만든 모임으로 오프라인의 단체나 장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열정적인 사원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가상의 모임이다.“스스로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원 모두가 열사모의 열사”라고 말하는 제 대표는 열사모 방장의 이름으로 직원들과 곧잘 의견을 교환한다. 배영호(61) 코오롱유화 대표는 엔지니어로서는 드물게 미국 뉴욕지사 근무를 했다. 아무도 도와 주지 않는 해외 영업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죽기살기로 부딪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배 대표는 당시 직원 가운데 한국으로 되돌아온 유일한 사람이라고 한다. 첫 직장에 대한 그의 신의와 열정은 특유의 사업감각과 합쳐져 코오롱유화를 종합화학 회사로 도약시켰다. 김종근(55) 코오롱글로텍 대표는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여긴다. 직원 이름을 기억하고, 애로와 고충을 들어주며, 중요한 정보는 경영에 곧바로 반영한다. 또 직원들에게 책상에 앉아있지 말고 현장을 돌면서 문제와 해결방안을 찾으라고 한다.“사장님은 오늘도 지방사업장을 순회하고 있습니다. 바로 대표와 직원들간의 간담회 때문이죠. 간담회라는 자유로운 형식을 통해 직원들과 허심탄회한 만남을 갖고 있습니다.61개 사업장인데 올해만 해도 벌써 세번째 라운딩입니다. 연초에 전직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바쁜 일정에도 사업장을 순회하고 계십니다.”한 직원의 이러한 설명에서 올 상반기에 비상장 5개사를 합병, 덩치가 커진 코오롱글로텍을 외형만큼이나 건실하게 키우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11일 개봉 ‘소년, 천국에 가다’

    11일 개봉 ‘소년, 천국에 가다’

    소재 측면에서 볼 때 11일 개봉하는 영화 ‘소년, 천국에 가다’(제작 싸이더스FNH 등·감독 윤태용)는 그대로 한국판 ‘빅’이다.13세 주인공 소년이 어느날 갑자기 33세 어른으로 건너뛰어, 사랑과 감동이 어우러진 해프닝을 엮어간다. 키치적 냄새를 마구 풍기는 시중의 포스터 앞에서 많은 관객들은 영화의 정체가 궁금했을 것이다. 그들에게 맨먼저 요약해줄 이 영화의 정보는, 시간에 최면을 걸어 순정한 사랑을 웅변하는 팬터지 멜로라는 사실이겠다. 80년대로 시계바늘이 옮겨간 화면 속 주인공은 시계수리점을 꾸려가는 미혼모 엄마(조민수)와 단둘이 사는 열세살 소년 네모. 아버지의 존재조차 모르는 네모는 장래희망을 “미혼모한테 장가드는 것”이라며 능청 떠는 밝고 장난스러운 아이이다. 영화는, 어딘가에 살아 있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회한에 서러운 젊은 엄마와 철부지 네모의 동거를 전반부에서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넘어간다.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네모는 시계점에다 새로 만화방을 차린 미혼모(염정아)에게 마음을 뺏기고, 어른이 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며 생떼를 쓴다. 나른한 동심의 팬터지에 진중한 무게중심의 추를 달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네모가 만화방 여자의 아들을 구하러 불길에 뛰어든 이후부터 드라마의 시계는 마법에 걸린다. 저승 문턱에 간 네모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조건으로 어른(박해일)이 되어 현실로 되돌아온다.‘좋은 세상을 만들려다’ 뇌사상태에 빠져 저승을 넘나드는 네모 아버지의 분열적 존재는 왜곡된 80년대 정치현실을 발언하려 고민한 설정으로 읽힌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영화는 지나치게 현실감각을 무시했다는 인상이 짙다. 하루를 1년처럼 살며 90대 노인으로 빠르게 늙어가는 네모의 순정이 구체적인 드라마를 통해 자연스럽게 주제어로 부각되는 데는 실패했다. 동화를 뛰어넘은 사려깊은 팬터지를 기대한 관객들에게 끝내 ‘그냥 동화’로만 주저앉은 빈약한 드라마는 난감하다. 이 영화의 미덕은 아무래도 내용보다는 형식 쪽에 놓였다. 시간을 변주한 과감한 소재적 접근(터널이 끝나는 지점에 만화방이 있는 공간적 배치까지 신경썼다.)에 에밀 쿠스트리차의 스크린을 연상시키는 환상적 색감 등 어떤 영화보다 강력한 은유 능력을 자랑하는 건 사실이다.12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시네 드라이브] 너무 예쁜 ‘여배우들의 힘’

    ‘사랑해, 말순씨’의 기자시사회장에서 여주인공 문소리는 극중 중학생 아들로 나온 이재응에게 이런 우스개 덕담을 했다.“엄마 닮아 연기력으로만 승부하지 말고, 얼굴로도 승부를 보라.”고. 여배우가 자신의 미모를 스스로 부정하는 발언을 하기가 어디 쉬울까. 그런 당당함이 문소리의 매력이고 에너지일 것이다. 요즘 충무로는 오랫동안 입버릇처럼 떠돌던 ‘여배우 기근’이란 말이 무색하다. 근성있는 연기 하나로 승부수를 띄우는 여배우들의 활약이 맹렬하다. 아무렇게나 핀을 꽂은 부스스한 머리에 몸뻬 바지, 빨간 고무장갑, 낮술에 취해 정신없이 추는 막춤….‘사랑해, 말순씨’의 말순 엄마 역을 덥석 수락할 배짱있는 한국의 여배우가 몇이나 될까. 늦깎이 스크린 스타 염정아에게 ‘안티’관객이 없는 것도 그녀가 보여주는 연기의 진정성 덕분이다. 박해일과 호흡맞춘 팬터지 ‘소년, 천국에 가다’에서도 그녀는 ‘과감한 1인치’를 보여준다. 잠자리에서 메이크업을 완전히 지운 맨얼굴을 드러내는데, 소심파 여배우에겐 통하기 어려운 리얼리티 연기로 분류될 만하다(침대에서 화장을 씻어낸 젊은 여배우를 본 적이 있는지?). 엄정화도 ‘보여지기 강박’에서 벗어난 ‘쿨’한 연기의 대명사로 새롭게 떠올랐다. 딸의 죽음을 복수하는 처절한 모성을 그린 스릴러 ‘오로라 공주’에서 진짜 새끼잃은 짐승처럼 흉측하게 구겨진 얼굴 이미지는 그 자체로 영화의 알과 핵이 됐다. 박수받아 마땅한 사실연기는 TV 쪽에서도 부쩍 눈에 띈다. 노 메이크업을 허락한 ‘프라하의 연인’의 전도연은 용감무쌍했다. 클로즈업 화면에, 세월 앞에 장사 없는(?) 주름자국이 속수무책 드러나리란 걸 몰랐을 리 없을 터. ‘날생’의 연기가 전에 없이 각광받는 것은, 작품의 맥락과 상관없는 미적 정보에 눈돌리지 않는 관객들의 성숙한 감상자세 덕분이기도 할 것이다. 뭔가 부족한 리얼리티에 찜찜했던 관객들에게 채워지지 않는 2%를 돌려주는,‘그래서 너무 예쁜 그녀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건 즐거운 뉴스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재산형성과정 소명법안’ 차기대선 돌출변수

    고위공직자가 재산을 등록할 때 그 형성과정도 반드시 소명토록 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정치권의 뇌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김한길 의원이 주도해 지난 1일 국회에 제출한 이 법안에는 여야 의원 186명이 서명해 통과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벌써부터 연말연초로 예상되는 개각과 내년 5월말 지자체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를 두고 한나라당은 당내 특정인사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발끈하고 있다. 김 의원이 서명을 받으러 다닐 때 한나라당 지도부는 서명하지 말도록 경계령을 내렸을 정도다. 그럼에도 한나라당 의원 22명이 서명했다. 당초엔 21명이었는데, 정두언 의원이 뒤늦게 동참해 모두 22명이 사인했다. 여권에서는 한나라당 서명파 인사의 면면을 거론하며 주목하고 있다. 행정복합도시법 통과 직후 ‘수도이전반대투쟁위’를 발족해 사실상 ‘분당’ 선언 일보 직전까지 갔던 박계동·이재오 의원 등 비주류 인사와 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의원 등 소장파가 동참했다. 평소 개혁성향을 표출해온 고진화·안홍준 의원도 눈에 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22명은 단순히 물리적인 숫자가 아니라 향후 정치적인 지각변동에서 유의미한 숫자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1996년 최초 입안 논의 과정에서부터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천정배 장관과 신기남 정보위원장 등 여권의 핵심 인사들이 교감을 나눈 것으로 밝혀져 법안에 정치적 무게가 더 실리고 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대선 후보자 시절에 김 의원과 격론 끝에 “일단은 장관급 인사부터 적용한 뒤 추이를 보면서 전체 공직자로 확대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절충안도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법안은 대선공약으로도 채택됐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여당의 재산형성 공개 법안을 당내 특정인사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해석, 과거 민주화나 반정부 투쟁 과정에서 실정법을 위반한 일부 여권 예비주자들을 걸고 넘어지려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법안 성안과정부터 내로라하는 법조계 출신들과 치열하게 토론했다.”면서 “법리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고, 국회 통과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여권내에서도 “막상 표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홍준표 의원의 ‘국적법’ 발의 때문에 한바탕 홍역을 겪었던 의원들은 “당장 법안에 서명하고 아니고는 중요한 게 아니다.”면서 “앞으로 표결하게 되면 누가 찬성하고 반대했느냐로 또 시끄럽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속이 후련하다.”,“오히려 더 강화해야 한다.”고 응원하고 있다. 박찬구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오늘의 눈] 이제 현대그룹에 시간을 주자/류길상 산업부 기자

    고백부터 하자. 기자는 지난 8월 현대그룹에 출입한 이후 지금까지 몇차례 본의 아닌 ‘오보’를 냈다. 다른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기사를 쓰는 시점에서는 절대 오보가 아니었으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는 말이다. 우리 언론의 보도대로라면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의 비리 감사 사실이 알려진 8월 초부터 대화 재개가 결정된 10월25일까지 현대의 대북사업은 숱한 위기를 맞았다. 때로는 위기 정도가 아니라 파국을 맞았다. 9월12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인터넷에 글을 올렸을 때는 현대가 대북사업을 포기하는 줄 알았고, 북측이 롯데관광에 개성관광 사업을 제의했을 때는 현대의 대북사업 독점권이 깨지는 줄 알았다. 개성관광 사업에 적극 나설 줄 알았던 롯데관광은 곧바로 이를 부인했다. 남북협력기금 유용 의혹은 온 나라를 뒤집어 놓았지만 ‘통일 종자돈’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남기고 흐지부지됐다.10월20일 북측이 담화문에서 독기어린 비판을 쏟아낼 때는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은 이제 끝났다는 분석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북측이 현대에 잠수함 설계도를 요구했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하지만 숨가쁘게 달려 온 현대의 대북사업은 10월25일 북측이 전격적으로 협상 재개를 수용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현대그룹 내부문서의 문구 하나, 북측의 말 한마디, 팩스 한장에도 ‘호들갑’을 떨었지만 결국 제자리로 온 것이다. 김윤규 사태 초기부터 “대북사업은 숱한 위기를 맞았지만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회복되곤 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던 현대아산 직원들의 애원이 뒤늦게 귓가를 맴돌았다. 현대와 북측의 만남이 열흘이 다 되도록 성사되지 않자 또다시 ‘조바심’이 도지고 있다. 북측이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체제는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대화재개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제 현대에도 시간을 주자. 현 회장의 방북이 일주일 정도 늦춰졌다고 해서, 북측 실무진이 윤 사장을 싫어한다고 해서 흔들릴 대북사업이었으면 민영미씨 억류때나 서해교전, 정몽헌 회장 사망때 진작 끝났을 것이다.‘과잉보도’가 대북사업 정상화에 결코 도움을 주지 못하는 와중에 3만명이나 금강산 땅을 밟지 못했다고 한다. ukelvin@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무슨 영화 볼까]

    ● 월래스와…(4일 개봉) 장르/등급 애니메이션/전체 감독/배우 닉 파크/ 피터 샐리스·랄프 파인즈 줄거리 ‘월래스’와 보좌견 ‘그로밋’이 도시를 위협하는 거대 토끼의 저주에 맞서 벌이는 수사극. 20자평 애니메이션도 음식 처럼 ‘손맛’이 들어가면 감칠맛이 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작품. ● 유령신부(3일 개봉) 장르/등급 애니메이션/전체 감독/배우 팀 버튼/조니 뎁·헬레나 본햄 카터(목소리) 줄거리 실수로 유령에게 결혼반지를 끼워버린 남자. 삼각관계 통한 사랑찾기. 20자평 인간 동선 재현한 ‘환상만점’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꽃피는 팀 버튼식 상상력. ● 사랑해,말순씨(3일 개봉) 장르/등급 드라마/12세 감독/배우 박흥식/문소리·이재응·박유선 줄거리 소란했던 80년대를 살아가는 한 소년의 성장통. 그를 통해 웅변되는 가족애. 20자평 모성(母性)을 향한 아련한 기억 더듬기, 결정타 없이 잘게만 부서져 나열되는 에피소드.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민규동/엄정화·황정민·임창정·김수로 줄거리 여섯 커플들에게 일어나는 일주일 동안의 아주 특별한 사랑이야기. 20자평 한국판 ‘러브 액추얼리’. 유머와 감동의 균형미, 안타깝게 중언부언 늘어지는 스토리. ● 야수와 미녀 장르/등급 로맨틱 드라마/12세 감독/배우 이계벽/류승범·신민아·김강우 줄거리 시력장애우 ‘여친’이 광명을 찾자, 외모 콤플렉스 걸린 ‘남친’이 펼치는 거짓말 퍼레이드. 20자평 남자 주인공의 외모에 시비 거는 영화가 또 있었던가? 참신한 소재, 지지부진한 드라마. ● 오로라 공주 장르/등급 스릴러/18세 감독/배우 방은진/엄정화·문성근·권오중 줄거리 딸아이의 죽음에 복수하는 처절한 모성애. 20자평 ‘배우 출신 감독’의 스크린 연착륙 데뷔작.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연출력, 숨겨진 1인치를 보여주는 엄정화의 연기력. ● 새드무비 장르/등급 멜로/15세 감독/배우 권종관/정우성·임수정·차태현·염정아 줄거리 이별 앞에서야 비로소 완전연소하는 4개의 사랑이야기. 20자평 ‘종합선물세트’.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전에 먼저 감정과잉된 스크린.
  • 이익훈 어학원장의 ‘토플 잘보기’

    이익훈 어학원장의 ‘토플 잘보기’

    iBT 토플은 영어로 긴 강의를 듣고 토론할 수 있는지, 긴 지문을 빨리 읽고 학생들과 대화할 수 있는지를 측정한다.iBT 토플에서 좋은 점수를 얻으려면 말하기·듣기·읽기·쓰기 영역을 통합적으로 공부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다독에도 힘써야 한다. ●듣기·독해-흐름 파악이 중요 iBT에서는 탄탄한 기본기를 중심으로 한 바른 청취 학습이 어설픈 비법이나 편법보다 빠르게 점수를 높여준다. AFN TV나 라디오 등 가능한 한 많은 영문을 접해서 다양한 악센트나 억양에 친근해져 실제 시험시 당황하지 않도록 한다. 들은 내용을 받아써 보고 전체적인 흐름이나 대의 파악 연습도 해보자. 강의(lecture) 문제들은 독해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고득점을 올릴 수 있다. 분당 160단어 이상을 읽을 수 있는 능력 배양에 목표를 맞추고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큰소리로 읽기는 독해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iBT 독해에서는 문형 중심의 학습 방법보다는 문맥파악 중심의 학습 방법이 바람직하다. 많은 양의 지문을 평상시에 읽고, 글의 논리 전개를 이해하기 위해서 각각의 문단 주제를 잡고 넘어가는 연습을 하도록 한다. 지문이 현재보다 1.5∼2배 가량 길어지므로 긴 지문에 익숙해지는 것과 가능한 많은 독해자료를 읽고 푸는 연습이 필요하다. 책·잡지·신문 등을 폭넓게 활용해 다독에 힘써야 한다. ●쓰기·말하기-논리적 전개·의사소통능력 중심 매일 영어로 일기를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틀려도 좋다. 생각나는 대로 그냥 써내려 가되 반드시 하루에 한 페이지 이상은 꼭 써야 한다. 그 날 외운 표현이나 기억한 단어를 억지로라도 동원해서 써보아야 한다. 에세이에서 자주 쓰는 표현, 즉 전환구(First,In conclusion)나, 중요한 표현들은 한국어→영어 순으로 단어장을 만들어 암기해 두고 꼭 활용해야 한다. 또 항상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려는 연습을 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을 일관된 논리와 근거로 명확하게 제시할 수만 있다면,3분의 2는 성공한 셈이다. 말하기 역시 듣기와 독해 능력이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온다. 지문과 대화에서 나오는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말하기에서는 바른 문법과 정확한 발음으로 속도감 있게 말하는 능력 및 묻는 바에 대해서 정확히 답을 하는가를 평가한다. 치밀하고 짜임새 있는 내용 전개까지는 필요 없으며, 크게 유창하지는 않더라도 자신 있고 정확한 문장으로 답하는 것이 중요하다.
  • [조용섭의 산으路] 충남 홍성군 용봉산

    [조용섭의 산으路] 충남 홍성군 용봉산

    충남 홍성의 용봉산은 해발 고도가 381m밖에 되지 않고 규모도 그리 크지 않은 산이지만, 시인이 노래하는 ‘영혼들이나 드나들 듯한 허공의 길’(임명수 ‘절벽’)이 산자락 곳곳에 흰 빛 암릉으로 드리워져 있어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자아내게 되는 곳이다. 산길은 홍성군 홍북면 상하리 용봉초등학교에서 출발하여 정상에 오른 뒤, 능선산행으로 북쪽으로 진행하여 이웃 예산군의 수암산을 거쳐 덕산온천으로 하산하는 코스로 잡았다. 용봉초등학교 왼쪽으로 나있는 길을 10여분 걸어가면 포장도로가 끝나고 미륵불과 절집이 나온다. 식수를 준비하지 않았으면 여기서 채우도록 한다. 경사가 급하지 않은 오름길을 쉬엄쉬엄 올라 능선과 가까워지면 예상치 못한 아름다운 풍경과 만나게 된다. 전방 오른쪽 지능선으로 올라오는 길, 주능선에서 왼쪽으로 흘러내리며 희게 빛나는 암릉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능선의 봉우리들도 한결같이 잘 생긴 바위들을 업고 있다. 들머리에서 용봉산 정상까지는 50분 소요된다. 정상에서 잠시 내려서면 최영장군 활터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을 만난다. 활터까지는 불과 200m, 주능선 쪽의 풍경을 잘 감상할 수 있으니 다녀올 만하다. 아이를 동반하여 가족산행을 나온 사람들이 자주 보인다. 갈림길로 되돌아 와 내려서면 노적봉이 지척이다. 용봉산휴양림은 별도의 산막이 없이 산 곳곳에 정자나 벤치를 설치해 휴양림 쉼터로 관리하고 있다. 역시 바위 봉우리인 노적봉에 올라서면 길이 좌우로 나있다. 오른쪽 길은 험로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리 힘들이지 않고 내려설 수 있는 짧은 암릉길이다. 다시 만나게 되는 바위지대는 악귀봉, 봉우리 오르기 전에 서쪽(왼쪽)으로 잠시 내려서서 오른쪽을 바라보면, 바위들이 도열하듯 서서 암릉을 이루는 절경지대를 만날 수 있으니 놓치지 말 것. 장군바위 혹은 기차바위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서쪽 맞은편에 우뚝 서있는 산은 가야산이다. 악귀봉을 내려서면 오솔길 같은 편한 길이 이어지고 벤치와 평상이 있는 용봉사 삼거리(절고개)를 지나면 이내 용바위에 닿는다. 다듬어 놓은 듯 뾰족 돋아 있는 바위 끝부분의 모습이 신기하다. 오른쪽 아래로 병풍바위의 모습도 잘 보인다. 팔각정을 지나며 산길은 평평하고 마른 땅으로 한동안 이어진다. 이제 수암산으로 접어들었다. 산길 보수를 위해 침목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가끔식 전망좋은 곳에서 바라보는 예산의 들녘이 무척 풍요로워 보인다. 용봉사 갈림길에서 수암산까지는 약 1시간 소요되며, 수암산에서 덕산온천 앞 도로까지는 1시간10분 걸리는데, 능선 끝 돌탑 지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된다. 도로 아래로 난 굴다리를 지나 냇가를 따라 난 길을 잠시 나아가면 개울을 건너 덕산온천지구로 들어서게 된다. 이로써 산행은 끝난다. ●교통 자가용:서해안고속도 홍천IC에서 빠져 나와 29번국도∼홍성읍∼덕산방면 609번 지방도∼상하리(용봉초교). 경부고속도는 천안 혹은 대전IC, 호남고속도는 논산 혹은 유성IC에서 빠져나와 홍성으로 접근. 대중교통:각 지역에서(서울:강남, 남부, 동서울터미널) 홍성으로 이동한 뒤, 동막·수덕사 행 군내버스(홍주여객)로 상하리 용봉초교 하차(하루 13회 운행). 덕산에서 차량회수는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1만원) ●숙박 용봉사 입구 용봉산 찜질방(041-633-6337)을 이용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 특히 홍성온천지구에 숙박업소가 많다 ●문의 용봉산휴양림(041-530-1784), 홍성군 문화공보실(041-630-1362)
  • [MLB] “내몸값 얼마나 될까”

    ‘핵잠수함’ 김병현(26·콜로라도 로키스)이 자유계약선수(FA)를 신청했다. 스포츠 뉴스를 전하는 미국의 ‘스포츠티커’는 1일 미국프로야구에서 FA를 신청한 선수의 명단을 거론하면서 “한국의 김병현도 FA 시장에서 자신의 몸값을 테스트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FA 신청 마감일은 11일이지만, 김병현은 소속팀인 콜로라도와의 협상이 여의치 않아 일찌감치 FA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콜로라도 지역 언론은 올해 콜로라도 구단의 여유자금이 900만달러에 불과하며 김병현의 적정 몸값은 200만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콜로라도는 4∼5선발감으로 김병현을 점찍고 다년 계약을 원했으나, 김병현이 이날 FA를 신청해 협상이 순탄치 않음을 드러냈다. 지난해 보스턴과 2년간 1000만달러에 계약했던 김병현이 FA로 거액을 챙기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시즌 5승12패, 방어율 4.86의 성적에 견주면 연봉이 높기 때문이다. 일단 소속팀에 압박을 가한 김병현의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