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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시각] 상상의 영토를 위하여/황수정 문화부 차장

    [데스크시각] 상상의 영토를 위하여/황수정 문화부 차장

    얼마전 별 기대 없이 중국 청소년 소설 한 권을 잡았다가 단숨에 읽어 내렸다. 중국 작가 창신강의 ‘열혈 수탉 분투기’라는 별난 제목에 일단 눈길이 갔다. 만만하게 책갈피를 들췄건만 ‘요것봐라’ 싶게 여간 재미가 쏠쏠하지 않았다. 주인공 수평아리는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신통력을 가졌다. 평범한 고기닭이 되지 않으려고 분투하는 수평아리의 활약상은 유쾌했다. 하지만 책의 진짜 매력은 딴 데 있었다. 무한경쟁 사회를 풍자하는 주인공 분투기에는 등장인물 캐릭터나 소재가 뿜어내는 상상의 힘이 무엇보다 셌다. 최근 빠른 속도로 독자층을 포섭하는 중국 동화작가들이 몇 있다.‘빨간 기와’‘바다소’ 등의 차오원쉬안, 황베이자 등이다. 출판시장의 극심한 불황에도 그들 책은 고정팬을 확보해 가며 꾸준히 읽힌다. 출판가의 여러 얘기들을 조합하면 답은 나온다. 그들의 저력은 먼 데 있지 않다. 영미권 문학에서 좀체 맛보지 못했던 참신한 상상의 여지를 펼쳐 보인다는 것이다.‘열혈 수탉’처럼 요즘 한창 주목받는 중국산 청소년 소설들의 풍자적 상상력은 영미권의 신화적 판타지에 싫증난 독자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이쯤 되면 우리 작가들도 한번쯤 진지하게 자기반성을 해 봐야 한다. 시장불황 탓만 할 게 아니라 얼마나 창의적인 이야깃감을 내놓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얘기다.‘책 장사용’이라는 곱지 않은 시각이 있음에도 내로라하는 출판사들은 앞다퉈 문학상을 제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굵직한 청소년문학상 수상작들의 얼개는 거기서 거기다. 교육이나 가족 문제를 소재로 성장통을 그리는, 엇비슷한 감상포인트의 성장소설들이다. 상상의 힘이 아쉬운 쪽은 물론 문단만이 아니다. 몇년 새 전례없이 시장기능이 왕성해진 미술계의 상상력은 되레 동맥경화에 걸린 듯하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비밀병기 삼아야 할 신인작가들의 사정은 더욱 딱하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발빠르게 주류 미술시장에 편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름길로 눈독들이는 카드가 메이저 화랑들이 운영하는 입주작가 제도다. 경제적 능력이 없는 신인들에겐 작업공간을 비롯한 제반여건이 뒷받침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언감생심 꿈도 못 꿀 대형화랑에 정기적으로 전시마당을 열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신인들을 혹하게 만드는 대목. 콜렉터들이 캠퍼스를 돌며 싹수 있는(?) 예비작가들을 선점하는 풍경은 이미 익숙하다.‘졸업작품전에서 낙점되지 못하면 10년이 늦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릴 만도 하다.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한창 창의정신을 빛내야 할 젊은 작가들이 대형 화랑의 우산을 쓰고 안주하는 현실에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큰손 콜렉터들이 남다른 감식안으로 신인들의 번뜩이는 상상력을 잽싸게 나꿔채 무대를 열어주는 것까지는 좋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작가들은 화랑 입맛에 맞는 팔리는 작품을 ‘입도선매’ 당할 수밖에 없다. 상상의 기제는 봉쇄되고 마는 셈이다.“물감이 마르기도 전에 경매시장에 작품이 나올 판”이라는 자조섞인 얘기들은 그래서 나온다. 작가도, 그들의 잠재력을 일궈내야 할 화랑도 모두 생산조급증에 걸려 있는 건 딱한 노릇이다. 상상의 우물이 곳곳에서 말라가는 징후들은 안타깝다. 국내 간판급 미술대학의 교수인 중견작가는 얼마전 푸념을 했다. 그 대학에는 요즘 추상화를 그리는 학생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고 했다. 너나없이 사실화, 그것도 사진인 양 베껴 그리는 극사실화만 붙들고 있다며 혀를 찼다. 어느 분야를 따질 것도 없다. 문화시장의 성패 관건은 앞으로도 영원히 ‘상상의 힘’에 있을 것이다. 말라 버린 상상의 영토를 되돌려 놓을 시간이다. 황수정 문화부 차장 sjh@seoul.co.kr
  • [2008 美 대선-공화당 全大]全大 참가자들 일제히 SMS로 허리케인 구호기금

    |세인트폴(미네소타주) 김균미특파원|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1일(현지시간) 허리케인 구스타프의 영향으로 일정이 대폭 축소된 가운데 개막됐다. 전당대회는 참석자들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적십자사에 구스타프로 피해를 입을 사람들을 돕는 구호기금을 모으는 것으로 시작했다. 마이크 던컨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미네소타 세인트폴의 엑셀 에너지센터에서 전당대회 개막을 공식 선언하면서 “각자 휴대전화로 5달러씩을 적십자에 허리케인 피해 구호기금으로 기부하자.”고 참석자들에게 제의했다. 개막행사에는 당초 조지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이 연설할 예정이었으나 허리케인 구스타프의 본토 상륙으로 두 사람의 전당대회 참석 자체가 취소됐다. 현재 텍사스에 머물며 허리케인 피해 최소화와 복구를 독려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 위성으로 전당대회 개막연설을 하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실행에 옮겨지지는 않았다. 대신 영부인인 로라 부시 여사가 연단에 등장, 허리케인 피해가 집중된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플로리다, 앨라배마 등 4개주의 주지사와 구호요원들의 현지상황을 설명하는 녹화영상을 소개하면서 구호기금 모금을 호소했다. 이날 전당대회 일정은 반드시 밟아야 하는 의사일정과 정강정책의 채택 이외에 다른 정치성 행사들은 모두 취소된 채 2시간30분만에 끝났다. 각종 공연 등 행사장 안팎에서 축제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이벤트 등도 대부분 취소됐다. 행사장에 배경 음향효과조차 없이 차분하게 진행됐다. 주최측은 앞으로 남은 행사도 허리케인의 피해 상황을 점검해가며 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키로 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행사 개막을 몇시간 앞두고 페일린 후보의 17살짜리 딸이 임신 5개월이라는 사실과 페일린 후보가 가족을 협박한 여동생의 전 남편인 경찰관을 해임하도록 알래스카 경찰청장에게 부당한 압력을 가했는지 여부를 놓고 알래스카 주의회가 조사중이라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공화당 전당대회는 온통 페일린을 둘러싼 스캔들에 집중됐다. 한편 전당대회가 열린 세인트폴과 이웃 미니애폴리스에는 수천명이 반전구호를 외치며 격렬하게 시위를 벌이면서 경찰과 충돌,50여명이 체포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일부 시위대는 세인트폴 도심의 엑셀에너지센터 주변에서 전당대회에 참가한 공화당 대의원들을 위협하는가 하면, 유리창을 파손하고 경찰에게 병을 던지는 등의 과격시위를 벌였으며 경찰은 최루 스프레이를 사용하며 진압에 나섰다. 경찰은 시위참가자를 최소 2000명에서 최고 1만명으로 추산했다. kmkim@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짧은 몽골 체류기](하편)

    [심재억 기자의 짧은 몽골 체류기](하편)

    ■몽골에서 우리의 옛 모습을 보다 ‘문명의 충돌’이라는 오고바흐타의 진단은 몽골에 체류하는 동안 분명하게 확인되었다. 몽골 입성 4일째 되는 날,의료봉사를 마친 일행은 초원으로 야유를 나섰다.말이 야유지 그것은 또다른 고행의 체험이었다.워낙 햇볕이 따가워 일행들은 함부로 초원에 나서기를 꺼려했다.그냥 차안에서 너른 초원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겠다는 투였다.그래도 몽골이라는 나라가 그리 쉽게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아니지 않은가.필자는 작심하고 시원한 차량을 나섰다.더운 바람이 턱 하고 숨길을 막았고,발바닥에 밟히는 초원의 감촉은 뜨겁고 푹신했다.뜨거움은 태양에 달궈진 대지의 체온이고,푹신한 것은 빠삭하게 마른 모래흙이 밟히는 감촉이었다.걸음을 뗄 때마다 풀풀 먼지가 일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가 몽골과 역사·문화적 뿌리를 공유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흔적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어워’였다.초원을 가로 질러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이어진 길(나중에 지도를 보고 그 길이 러시아령 바이칼 호수 쪽으로 이어지는 간선 국도임을 알았다.)을 따라가자니 길가에 익숙한 돌무더기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바로 어워였다.우리 식으로 보자면 성황당이다.모양도 성황당과 너무 닮았다.몽골인들은 길을 오가다 어워를 만나면 돌을 세개 쌓거나 주위를 세번 돈 뒤 기원을 하고 지나간다.의례까지도 우리의 성황당 의식과 너무 비슷해 놀랐다.요즘엔 차량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예전처럼 돌이 많이 쌓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직 몽골에는 토템이나 샤먼적 요소가 우리보다 훨씬 많이 남아 있다.예컨대 차량 운전자도 아워 앞을 지나칠 때면 경적을 세번 울리거나 아예 차로 아워 주변을 세번 돌고 지나가는 식이다.우리에게 익숙한 ‘삼세번 문화’와 흡사한 의식의 발현이다. 우리와 다른 점도 있었다.종교든 생활 관습이든 주어진 환경 조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의 원형 이탈은 불가피한 것이다.우리의 경우 큰 나무에 영성(靈性)이 깃들었다고 보고 그걸 성황당으로 삼는 데 비해 그들은 그냥 평지에 돌무더기를 쌓아 어워로 삼았다.삼림지대가 아닌 망망대해 같은 초원지대에는 나무가 거의 없어 우리처럼 노거수를 토템의 대상으로 삼기가 쉽지 않은 탓일 것이다.이 때문에 우리는 나무 등걸에 색색의 천을 걸거나 금줄과 유사한 기능의 새끼줄을 걸쳐 공간의 신성성을 표시하는데 몽골에서는 돌무더기 가운데 통나무를 박아 장소성을 나타냈다.그들은 이 나무에 예외없이 파란 천을 친친 두른다.물론 다른 색의 천도 걸려있지만 주종은 파란색 천이다. 파란 색 천은 옛적부터 몽골인들이 외경의 대상으로 삼았던 하늘을 뜻한다.그러고 보니 우리가 탄 버스의 운전석 위에도 씨름 샅바처럼 만 파란 천이 가로로 걸쳐져 있다.이런 습속은 일반인의 생활에도 깊숙히 자리잡아 게르나 현대식 주택엘 들어서도 거의 예외없이 출입문 위에 가로로 걸쳐 놓은 파란 천을 볼 수 있다. 생각해 보면 그들이 하늘을 외경의 대상으로 삼는 것도 충분히 이해됐다.그들의 삶을 지배하는 태양이 터를 잡은 곳이 하늘이고,철궁으로도 뚫지 못하고,천마를 달려도 다다를 수 없으니 어찌 그들이 하늘을 경외하지 않았겠는가.비록 지상에서는 동과 서,남과 북 천하에 대적할 사람이 없는 대제국을 일궜을지라도 하늘 만큼은 그들의 발아래 꿇릴 수 없었을테니…. 그들이 하늘을 외경의 대상으로 삼은 흔적은 까마귀를 신성시하는 것에서도 확인됐다.그들도 우리처럼 까마귀를 ‘태양의 사자’라고 믿는다.그래서 사냥에 나설 때도 까마귀는 건드리지 않는다.만약 누군가가 까마귀를 해쳤다면 전쟁터로 가는 길이든,결혼식장으로 가는 길이든 모두 포기하고 돌아온다고 한다.까마귀의 영성을 대하는 이들의 시각은 이 정도다. 이런 의식은 우리와도 닮았다.지금이야 까치는 길조이고,까마귀를 그냥 기분 나쁜 새로 여기지만 이는 근대 이후 우리나라에 이입된 서구적 의식의 영향 탓일 뿐 예전 우리 조상들은 까마귀를 영물(靈物)로 여겼다.몽골과 마찬가지로 우리 조상들도 까마귀를 ‘하늘의 사자’라고 여겼으며,이는 우리 신화 속에 깃든 삼족오(三足烏)의 전설이 입증해 준다.혹 어렸을 적에 할머니로부터 이런 얘기 들을 기억이 남아있는지 모르겠다. “아,글씨 이 망할 구미호(여우)가 어찌나 신통방통한 둔갑술을 가졌는지 도저히 어찌 해볼 요량이 없는게야.그래 그 사람이 이젠 죽었구나 하고 아예 땅바닥에 다릴 풀고 퍼질러 앉았지.그러고는 조상께 하직인사를 올렸지 뭐야.‘인자 죽게 돼 조상님들께 제사도 못 올리게 되었다고….’그랬더니 눈앞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나타나 이렇게 말하는 게야.‘이 눔아,게서 죽으면 못써.얼렁 내가 일러준 주문을 외워봐.그러면 삼족오허고 삼족구가 와서 널 구해줄게다.’ 그래 정신이 퍼뜩 든 이 사람이 그대로 주문을 외았드니 금시 삼족오허고 삼족구가 와서 그 구미홀 쫓아내는거야.” 여기서 삼족오는 다리가 셋인 바로 그 까마귀이고,삼족구는 다리가 셋인 개를 말한다.이처럼 우리 의식 속에서는 둘 다 잡귀를 물리치고 주인을 지켜주는 신성한 영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삼족오를 일본이 잽싸게 건져내 자국의 축구 국가대표팀 문장으로 만들었다.사실 우리 축구대표팀의 문장에 넣은 호랑이는 애당초 우리 의식 속에 늘 있었던 것이어서 놀랄 일이 아니었으나 일본이 삼족오를 내미는 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 때 내 속으로는 “저들이 언제 우리 할머니 이바구까지 훔쳐 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무척 아까웠었다.생각은 그렇더라도 까마귀에 대한 이런 의식이 동양문화의 중추를 관통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이로써 대륙의 문명이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갔음을 확인하는 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 다른 문화의 유사성은 씨름에도 있었다.아워도 그렇지만 씨름도 우리 민족이 중국의 한족과 전혀 다른 문화적 혈통을 가졌음을 확인시키는 결정적 근거가 아닐까.씨름의 민속 벨트가 몽골-러시아 극동지역-한국-일본으로 이어져 중국이 배제되고 있다.인류문화사적으로도 중국은 우리와 전혀 다른 언어 및 인종적 경로를 갖고 있다. 몽골에서 ‘부흐’라고 부르는 씨름은 샅바를 이용하는 우리의 것과 형식적으로는 약간 차이가 있다.그러나 두 사내가 서로 맞붙어 힘과 기술을 겨룬다는 점에서는 똑같다.승패를 가르는 방식,즉 넘어뜨리면 이기는 승패 규칙도 매우 흡사하다.해마다 7월 11∼13일에 몽골 최대의 나담축제가 열리는데,이 축제의 3대 행사가 바로 부흐와 말타기,마상 활쏘기이다.여기에서 그들에게 부흐가 생활의 일부임을 알 수 있다.몽골 역사상 올림픽 첫 금메달리스트가 된 유도의 투브신바야르 나이단도 원래는 부흐 선수였다.현지에서 듣기로는,그가 부흐를 배우다가 ‘세상이 바뀌어 이제는 부흐로 먹고 살기 어려우니 유도를 하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유도선수가 되었단다.하기야 유도나 씨름이나 근본적인 역동의 원리는 그다지 달라보이지 않는다. 몽골 체류 중 일행은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가장 큰 곳 중 하나라는 재래시장을 찾았다.소액(50토그르기)이지만 입장료도 내야 했다.뙤약볕 아래 제법 널찍하게 펼쳐진 재래시장은 예의 인파로 북적였다.갖가지 물건을 파는 노점상들이 보도를 점령한 것도 우리에겐 익숙한 광경이었다.특히 냉차를 파는 노점은 옛날의 우리 모습을 다시 보는 듯 했다.온갖 잡화가 진열된 그곳은 생각과 달리 잘 정리되어 있었고,풍성했고,사람들의 표정도 밝아 보였다.이 시장은 울란바토르에서도 중산층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또다른 익숙한 광경도 눈에 띄었다.식료품 가게에는 감자와 마늘,양파가 즐비했다.현지 안내원에게 물으니 몽골인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식품들이라고 했다.우리와 다른 점은 어물전이 없다는 거였다.하기야 고비사막을 깔고 앉은 내륙도시 울란바토르에 신선한 생선이 있을리 만무했다.일행중 누군가가 우스개소릴 던졌다.“어디 가서 싱싱한 회나 한 접시 했으면 좋겠구만.” 이 시장이 매력적인 것은 몽골인들의 삶을 가감없이 드러낸다는 점이었다.시장 입구에 들어서니 ‘거리의 악사’가 눈길을 끌었다.초로의 여인이 짙은 화장을 하고 뙤약볕 아래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아들인 듯 싶은 젊은이는 반주가 담긴 카세트를 켜들고 그 뒤에 물끄러니 서있었다.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우리의 옛날들이 스쳐 지나갔다.일제에 의해 전통적인 우리의 권번이 해체되면서 수많은 기생들이 거리로 내몰렸다.이를테면 그 이전의 관기(官妓)가 중심이었던 ‘공창 시스템’을 자본주의식 ‘사창 시스템’으로 전환시킨 조치였다.하루 아침에 일자리에서 내몰린 기생들이,그것도 ‘애기기생’들을 모두 떠나보내야 하는 늙수그레한 노털 기생들은 천상 길거리에 나앉을 수밖에 없었다.그들은 전국을 떠돌며 잔치집을 전전하거나 노상에서 술과 웃음을 파는 들병이로 전락했다.이 몽골 여인의 삶의 내력을 알 수는 없었으나 길거리에서 기예를 파는 처지가 딱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양 한마리를 해치우는데 고작 20여분. 몽골을 떠나기 이틀 전,몽골 현지 ACC 책임자가 아주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몽골의 자연형 국립공원인 테일지 초원의 게르로 나가 양고기 오찬을 대접하겠다는 것이었다.정중한 초청이었기에 거절할 수는 없었지만 일행 대부분은 이미 여러번의 현지식에서 양고기의 누린 맛에 적잖이 질린 터라 서로 마주보고 눈만 꿈벅거렸다.그때 일행중 한 명이 나섰다.“너무 양고기에 기죽은 표정들 하지 맙시다.이미 초청을 받았는데 안 간다는 것도 결례이고 하니 그냥 가볍게 초원으로 산책 나간다는 생각으로 갔다 옵시다.” 그렇게 해서 울란바토르에서 차로 1시간 쯤을 달려 테일지 자연공원에 도착했다.그곳은 아름드리 삼림이 있고 바이칼호수에서 발원했다는 맑은 강물이 흐르는 천국 같은 곳이었다.산의 능선을 타고 펼쳐진 바위가 마치 금강산의 풍광 한 폭을 뚝 떼어다 옮겨놓은 듯 아름다웠다.안타까운 것은 거기에도 개발 바람이 불어 그 울창한 원시의 수림대가 차차 망가지고 훼손된다는 사실이었다.테일지로 가는 길목 곳곳에 베어넘긴 거목의 시체들이 즐비했다.그곳에서 말등에 올라타고 두개의 야트막한 하천을 건너 한참을 가니 광활한 초원지대가 모습을 드러냈다.상상해 보라.인공이 가해지지 않은 원시의 초원을 눈앞에 두고 선 나그네의 가슴 울렁거리는 희열을. 말인 즉 인공이 가해지지 않았다고 했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그곳에는 양과 말,야크떼를 거느린 유목민들이 살고 있었다.양털과 젖이 그들의 주수입원이었지만 가끔 게르에서 하루,이틀 묵으며 초원을 체험하려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제법 짭짤한 수입을 올리기도 하는 그런 곳이었다.그곳 유목민들은 땟국에 절은 입성 말고는 어떤 문명의 티도 내지 않았다.예약된 게르에 들어서자 주인 사내가 딱딱하게 말린 양젖 버터를 권했다.마치 고구마 절편처럼 딱딱했다.맛을 보려고 입으로 가져가니 예의 누린내가 확 끼쳐 슬그머니 내려놓고 말았다. 게르 뒷편에서는 젊은 유목민 사내가 때맞춰 능숙한 솜씨로 양을 잡고 있었다.그걸 지켜보자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살아있는 양의 네 다리를 잡고 땅바닥에 누인 뒤 고작 연필만 한 주머니칼을 꺼내 명치 부위에 10㎝ 가량의 칼집을 냈다.그때까지 양은 멀쩡하게 살아 맴맴거리고 있었다.이윽고 사내는 칼집으로 손을 쑥 집어넣더니 검지를 대동맥에 걸어 뚝 하고 잡아뗐다.그걸로 끝이었다.양은 이내 목을 축 늘어뜨렸다.양의 숨이 끊어지자 사내는 손바닥을 밀어 익숙하게 가죽과 몸통을 분리했다.칼은 발목과 목을 분리할 때만 썼다.다음은 배를 갈라 내장을 들어내는 일.가슴을 갈라 내장을 들어내고,흉곽에 그득한 피를 준비한 그릇에 담아 선지 순대를 만들었다.그의 아내인 듯 보이는 여성이 들어낸 내장을 익은 솜씨로 손봐냈다.순대와 내장,적당한 크기로 나뉜 몸통은 그대로 통속으로 들어가 삶겼다.양 한마리를 잡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20여분 정도,그러는 동안 땅바닥엔 피 한방울이 흐르지 않았다.일을 마친 사내는 풀섶에 쓱쓱 문대 손의 피를 닦았다.양 한마리를 그렇게 잡도리했다. 일행이 담소하는 동안 삶은 양고기가 가득 든 통을 든 사내가 게르로 들어섰다.건장한 사내는 순박하게 웃어보이며 통 속에서 막 삶긴 뜨거운 양고기를 꺼내 칼질을 시작했다.익숙한 솜씨였다.통속에는 양고기와 함께 돌과 감자도 들어있었다.게르에 차려진 간이 식탁위에는 금세 맛있게(?) 삶긴 양고기가 그득했다.다릿살이며 내장에 양의 선지를 채운 양순대가 모락모락 김을 피워올리고 있었다.술도 나왔다.말젖을 발효시킨 마유주였다.맛을 보니 시금털털해 아무래도 비위가 얇고 술에도 약한 필자가 감당하기엔 무리였다.일행 중 한 명이 “내 이럴 줄 알고 준비했지.”라며 술 한병을 꺼내 식탁에 올려놨다.몽골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칭키즈칸 보드카였다.독한 술이 돌자 처음엔 양고기 누린내에 고개를 모로 꺾던 사람들이 하나,둘 달려들어 안주 삼아 양고기를 맛보기 시작했다.더러는 “생각보다 먹을만 한데….”라는 후평을 내놓기도 했으나 준비해 간 고추장 맛으로 몇 점 먹어본 것이 고작이었다.30여명이 먹은 양고기가 너댓근에 불과해 보였다.남은 고기가 먹은 것보다 훨씬 많았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이 맞았다.벌써 며칠째 밥 다운 밥 꼴을 못 본 필자는 그걸로라도 면허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고기덩이 속에서 삶은 감자를 골라냈다.그러나 양고기와 같이 삶긴 터라 감자든 고기든 누리기는 매 한가지였다.양고기와 양순대,간 등이 있었지만 누린내 때문에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옆에 있던 누군가가 그런 필자의 옆구릴 쿡,찌르며 귀엣말을 건넸다.“아직 배가 덜 고팠구만….” ■애들아,말 달리자.저 땅 끝까지. 오찬을 마친 일행은 초원으로 나섰다.초원에서 몽골 말을 타볼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말을 타려니 연전 터키의 한 시골에서 말을 타다가 엉덩이 꼬리뼈 부위가 벗겨져 곪는 바람에 며칠 혼쭐이 났던 기억이 되살아났다.말안장에 쓸린 상처 부위가 덧나 나중에는 차를 타건 비행기를 타건 한시도 의자에 바로 앉지 못했던 그 끔찍한 여행의 기억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할 수 없을 터였다.그걸 아는 필자로서는 말등에 올라서도 말이 제 멋대로 달리게 할 수가 없었다.말은 과천 경마장에서 내달리는 유럽형 경주마처럼 크지 않았다.키가 작달막해 보였는데 그래도 가까이 다가가니 등이 어른 키높이만 했다.바로 이 말이 옛날 몽골 전사들이 타고 세계를 아우른 그 말이라고 했다.순식간에 내달리는 속도는 유럽산 경주마에 뒤지지만 지구력이 좋아 오래 달린다고 했다.또 먹성도 까탈스럽지 않고 병에도 잘 견딘다니 전쟁터에 타고 나갈 기마용으로는 그만인 듯 했다.그러니 유난히 말을 사랑했다는 당태종이 이곳에서 명마를 골라 준마도,백마도(百馬圖)를 그리고 그 유명한 당삼채로 완성해내지 않았을까. 그렇든 말았든 꼬리뼈의 추억 때문에 고삐를 바짝 당겨쥐어 말이 뛰지 못하게 한 뒤 게르 주변을 한바퀴 도는 것으로 끝냈다.그렇게 조심했는데도 나중에 보니 엉덩이 가운데 꼬리뼈 끝이 빨갛게 쓸려 있었지만 예전처럼 곪지는 않았다. 농사 유전자를 가진 한국인에게 말을 타는 일이 썩 어울려 보이지는 않았다.거북하고 어색한 몸짓이 우스꽝스러웠는지 그곳 아이들이 바라보며 키득거렸다.태어나 걸음을 떼면서부터 말등을 떠나지 않은 그곳 아이들 아닌가.아닌게 아니라 고작 예닐곱쯤 되어 보이는 꼬마가 잽싸게 말등으로 뛰어오르더니 ”츄∼츄∼”하는 입소리를 내며 가죽 고삐로 뱃골을 치자 말은 순식간에 초원 저편으로 질풍처럼 내달려 금세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때 누군가가 한가지 제안을 했다.“저 꼬마녀석들에게 뭔가 선물을 줘야 할텐데 그냥 주기도 뭐하니 말타는 모습을 좀 보여달라면 어떨까?” 그런 뜻을 게르 주인에게 전했더니 주인 사내는 한 술 더 떴다.“이 마을(마을이라야 게르 서넛이 멀찍이 자리잡은 것에 불과했다.)에 저 또래 아이들이 모두 여섯인데 그들에게 목표를 정해 말타기 경주를 시켜보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모두가 동의했다.하는 김에 5달러씩 걸어 이긴 사람이 본전을 제하고 나머지를 애들 시상금으로 주자고 제안했다.주인이 제안한 터라 딱히 그 사람들이 기분 나쁘게 여길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러자고 동의하자 주인이 초원을 향해 높은 톤으로 소릴 질렀다.멀리 있는 아이들을 부르는 소리였다.잠시 후 여기저기서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모여들었다.그들 뿐이 아니었다.아낙들,젖먹이들도 모두 눈을 반짝이며 게르 앞으로 모여 들었다.꼬마들은 제각각 아끼는 말을 골라타고는 고삐를 바투잡고 나란히들 섰다.그들은 말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듯 했다.우리야 한번 말등에 오르내리려면 기를 써야했지만 걔들은 가볍게 말등을 오르락거렸다.말에 올라탄 꼬마들은 뭐라고 주문을 외며 우리가 든 게르 주변을 천천히 열바퀴 돌았다.몽골의 전통적인 출정의식이라고 했다.이윽고 목표가 정해지고 모두 출발선에 섰다.목측으로 2000m쯤 되는 거리였다.사내가 신호를 하자 고삐를 꼬나쥔 꼬마들이 초원을 질주하기 시작했다. 마치 옛날의 몽골 전사들이 저렇게 내달려 도버해협과 북해의 거친 해안까지 다다랐던 것은 아닐까.그들의 모습에서 영화로웠던 칭키즈칸과 그의 아들 오고타이,손자인 쿠빌라이칸의 시대를 보는 것 같았다.그 모습은 시공을 초월해 그들이 말(馬)을 매개로 엮어진 불가분의 의식공동체임을 확인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애들이 말을 몰아 목표를 돌아오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얼굴이 발그레 상기된 아이들은 사내의 지시에 따라 마상에서 뭐라고 몇 번 고함을 지른뒤 훌쩍,훌쩍 뛰어내렸다.그들이 마상에서 내지른 소리 역시 무사히 말을 타게 해 줘 감사하다는 일종의 주문이라고 했다.논의 결과 아무리 애들이 수고는 했지만 직접 돈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여겨 사내에게 모은 돈을 한꺼번에 건넸다.그렇게 모은 돈이 한 40 달러쯤 됐다.사내는 한 켠으로 아이들을 불러모은 뒤 뭐라고 얘기를 나눴다.아이들이 깔깔대는 소리가 들렸다.잠깐 말 타는 것을 보여줬을 뿐인데 돈은 무슨 돈이냐는 투였다.거기까진 우리가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황무지 제국에도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해가 기울고 있었다.구름 한점 없는 하늘 한 켠이 마치 불길이라도 이는 듯 선홍빛으로 타들었다.대륙의 장엄한 노을이었다.타드는 것이 하늘 뿐만은 아니었다.하늘과 맞닿은 대지도 붉게 달아올랐다.그 노을 속으로 누군가가 말등에 지친 몸을 싣고는 하염없이 길을 걷고 있었다.그의 뒤를 키 작은 양떼들이 따랐다.유목의 사내일 것이다.그 모습에서 문득 몽골의 전사들을 이끌고 천하를 휘저을 때 남긴 칭키즈칸의 말이 떠올랐다.“성벽을 쌓는 자는 망하고 이동하는 자는 살아남을 것이다.” 그랬다.비록 그 말이 옛적 유목의 부정형 삶을 두둔하고 옹호하는 의미였을지라도 우리는 지금 그 의미를 결코 백안시할 수도,도외시할 수 없다.오늘날에도 그 교조는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몽골의 거친 황무지,그 황무지와 하늘을 가장 단순하게 구획하는 일획의 지평선 위로 비장하게 물드는 노을.뜨겁게 달아 올랐다가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순식간에 스러져 가는 그 노을에서 장대했던 몽골의 옛 제국을 보았다.참으로 비장했던 제국의 영화와 끝.그 노을을 응시하던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말문을 닫았다.자연이 연출한 그 무위의 파노라마 앞에서 온몸으로 느끼는 전율 말고 무슨 영탄이 필요할 것인가.몇몇은 풀섶에 가만히 주저앉아 술병을 땄다.보드카였다.독한 술이 목줄기를 타고 넘어가 순식간에 흉금을 적셨다.노을에 함뿍 적신 얼굴 위로 서서히 술기운이 돌았다.노을과 사람이 함께 익어드는 것 같았다. 이윽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시작한 노래가 거친 풀섶으로 나즈막히 흘렀다.“천등사안 바악딸째를 울고넘는 우리 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 비에 젖는구려…”노래는 다시 이어졌다.“아아∼∼ 신라의 바아암이이이여 불국사의 종소리가 들리어온다 지∼나가는 나아그네에에여어 거∼얼음을 머어엄추어라 고오오요오하안 다아알빛아래….” 그 노래가 그 시각,그 자리에서 어울리는지 아닌지는 아무도 따지지 않았고,또 생각하지도 않았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장대한 자연의 섭리를 앞에 두고 터져나온 노래야말로 가장 진솔한 정서의 토로 아니었겠는가. 이윽고 맞은 저녁.몽골의 밤하늘은 별들의 천국이었다.장관이었다.요요한 풀섶에서 쳐다보는 밤하늘에는 별들이 촘촘하게 박혀 형용할 수 없는 자태의 빛을 발하고 있었다.휘∼ 손을 내저으면 우수수 떨어질 것만 같았다.어린 시절 고향에서 보았던 그 광경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그 모습이 고스란히 몽골의 초원에서 재현되고 있었다.아주 오랫동안 뒤로 고개를 꺾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가슴이 울렁거렸다.기대하지 않았던 만남이 주는 설레임 때문이었다. 그 싱싱하고 영롱한 별들이 어느 새 술병 속에 떨어져 잠겼는지 몇 잔을 마신 보드카가 이내 목에 턱턱 걸렸다.그렇게 술과 함께 삼킨 초원의 별들이 훗날 내 속에서 어떻게 되살아날까. 봉사단원들은 모처럼 가진 초원에서의 휴식에 모두 흡족해 했다.ACC 김종구 총재가 일행과 함께 하며 했던 말이 다시 떠올랐다.“꽃향기는 황홀해 보여도 산 하나를 넘지 못하지만 남에게 베푸는 봉사의 향기는 국경도 넘는다.” 사실 일상에 쫓기며 살아야 하는 갑남을녀가 ‘봉사’를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그러나 김 총재의 말마따나 “봉사는 마약”인지도 모를 일이다.그렇지 않고서야 선뜻 사재를 털어 빈민에게 새 게르를 지어주기는 쉬울 것이며,자신의 직장일을 뒤로 하고 1년에 몇 차례씩 해외 봉사활동을 나서기는 또 쉬울 것인가.봉사활동 말미에 가진 한·몽 ACC 자평모임에서 김 총재는 이런 말을 했다.“재산이 많아 하는 봉사는 자선일 수는 있어도 엄밀한 의미의 봉사는 아니다.봉사는 자신의 여건을 초월해 나서는 것이다.세상에 아무 것도 잃지 않고서 할 수 있는 봉사란 없다.” 일행을 이끈 아시아 사랑나눔의 배용민씨는 현지에서 정을 나눈 안내원들과 따로 어울리며 아쉬운 석별의 정을 나눴다.그가 대뜸 이런 말을 꺼냈다.“고생할 때는 두번 다시 몽골엔 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초원에서 밤을 맞으니 그 생각이 틀린 것 같습니다.이걸 보고 몽골을 다시 생각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그랬다.사실 몽골에서의 체험은 매우 특이했다.그러나 누린 먹을거리에 곤죽이 되고,태양에 주눅이 들었어도 그것이 잘 사는 나라에서 항용 겪는 무관심이나 비하와 모욕의 체험은 아니었다.사람들은 순박했고,지혜로웠다.손님을 대하는 태도도 정성스러웠다.그런 정성이 양고기의 역겨운 노린내를 지우고도 남았다. 애당초 봉사하자고 나선 길에 무슨 호의호식을 바라겠는가.그런 생각이 봉사의 취지를 훼손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숙연해지며 더 많은 땀을 쏟지 못한 아쉬움이 가슴으로 잔잔하게 배어들었다.밤이 지나면 다시 저 망망한 대지 위로 태양이 떠오를 것이다.그리고 그 태양의 순환처럼 이 황무지에도 연대와 공유의 찬란한 세상이 다시 열릴 것이다.그렇게 기원했다. 글·사진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의사 꿈꾸는 철인3종 선수랍니다”

    “의사 꿈꾸는 철인3종 선수랍니다”

    내로라하는 테니스 스타 못잖은 관심과 갈채를 US오픈 테니스대회에서 누리는 이가 있다. 지난 25일부터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의 빌리 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이 대회에서 활약하는 75명의 볼 보이와 볼 걸 가운데 한 명인 켈리 브루노(24·여)는 오른쪽 다리 대신 의족을 신고도 코트를 누비며 훌륭히 임무를 수행, 관중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31일 뉴욕 포스트 등은 오른쪽 무릎 아래 뼈가 없이 태어나 생후 6개월 만에 무릎 아래를 잘라내야 했던 브루노의 삶을 일제히 소개했다. 생후 9개월째 처음 의족을 신은 브루노는 축구, 농구, 야구 등 스포츠를 즐기며 육상 선수로 성장했다. 장애인 육상 200m와 800m 세계기록을 한때 갖고 있던 브루노는 듀크대학 입학 후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로 전환, 올해까지 5년째 뉴욕시티 트라이애슬론대회에 참여해왔다. 그는 6월 대회에 출전, 허드슨강에서 헤엄칠 때 해파리에 쏘여 혼난 적이 있다. 브루노는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다. 뛰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서있는 것이 그렇게 힘들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유인즉 의족이 서있거나 재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것을 상정해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공을 던져주는 것도 생각보다 어려웠는데 손과 눈을 맞춰 움직이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제약회사 정규직으로 일하면서 주당 20시간씩 트라이애슬론 훈련을 하고 있는 브루노는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의대에 지원, 의사가 될 꿈에 부풀어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토요영화]엘리트 스쿼드

    [토요영화]엘리트 스쿼드

    ●엘리트 스쿼드(KBS 2TV 토요영화 KBS프리미어 밤 12시35분) 때는 1980년대 중반. 폴란드 출신의 교황 바오로 6세가 브라질 리오 데 자네이루를 찾는다고 한다. 이번이 세번째 방문길. 교황은 하고많은 호텔들 중에서도 하필 파벨라 호텔에 묵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그곳은 브라질 대도시의 내로라하는 슬럼가에 위치해 있다. 국민의 95% 이상이 천주교 신도인 브라질 정부는 애가 탄다. 교황이 위험에 빠져선 안 되는 건 물론이고, 그의 숙소 주변이 소란스럽거나 총소리가 들려도 안 되기 때문이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영화 ‘엘리트 스쿼드’의 이야기는 교황이 방문하기 6개월 전에서부터 운을 뗀다. 화면이 비추는 브라질 경찰의 모습은 여느 개발도상국과 마찬가지다. 부패로 몸살을 앓고 국민들로부터 신망과 경멸을 동시에 받는 대상이다. 네토와 마티아스는 이런 경찰국에 막 들어간 신참이다. 네토는 거칠지만 정의로운 일을 담당하는 세계가 멋있어 보여 경찰이 됐고, 마티아스는 법률가의 꿈을 이루기 위한 발판으로 경찰에 입문했다. 하지만, 출발은 만만치 않다. 차량계로 배속받은 네토는 새 경찰차가 들어오는 족족 자꾸만 고장 나는 바람에 골머리를 앓는다. 마티아스는 마약이 대학가에 침투한 경로를 파악하려고 대학생으로 위장해 캠퍼스에 잠입한다. 이들의 결정적인 임무는 교황 방문 소식에서 비롯된다. 상부에서는 “교황이 오기 전까지 빈민가의 범죄를 완전히 소탕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지휘를 맡은 분대장은 듬직한 특공대원을 찾는다. 특공대 모집 소식에 80여명이 지원하지만, 분대장의 혹독한 신병훈련에 질려서 대부분 포기하고 만다. 하지만 네토와 마티아스 등 서너명은 끝까지 남아 합격한다. 분대장과 특공대원들은 마침내 마약거래 단체 두목의 거취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소탕작전에 들어간다. 2007년 제작된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1997년 교황의 브라질 방문을 앞두고 정부가 대대적인 마약사범 단속을 단행한 일을 소재로 삼았다. 첨예한 정치사회 이슈를 균형감 있게 담아낸 덕분에 이 작품은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에 이어 상파울루 영화제 감독상과 편집상을 잇따라 거머쥐었다. 감독은 신예 주제 파딜라.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경찰 내부의 부패상과 폭력성을 비판한 논쟁적 드라마를 자신있게 다듬어내 세계평단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브라질 영화가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받은 것은 1998년 월터 살레스 감독의 ‘중앙역’ 이후 10년만이었다.120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리베이트 받은 의·약사도 처벌

    올 연말부터 제약회사나 도매상이 약품을 구입하는 조건으로 병원, 약국에 리베이트를 제공하면 이를 받은 의사나 약사도 처벌된다.‘리베이트’의 개념은 경품류에서 향응이나 편익 등 경제적 이익으로 확대됐다.보건복지가족부는 29일 이같은 내용의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예정대로라면 12월14일부터 시행된다.입법예고안은 의약품 리베이트를 준 제약회사 등은 물론 이를 받은 의료기관·약국 개설자, 의사, 약사 등을 처벌대상에 추가했다.또 처벌대상 리베이트를 ‘현상품·사은품 등 경품류’에서 ‘금전·물품·편익·노무·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으로 확대했다. 이전까지는 제약사와 의약품 수입자, 도매상 등이 의료기관·약국 등의 개설자에게 현상품·사은품 등 경품류만 제공할 수 없도록 소극적으로 규정돼 있었다. 아울러 리베이트를 받은 경우 처벌규정도 명확하지 않았다. 이번 개정안에선 리베이트를 받은 약국 개설자 등에 대한 처벌수위를 자격정지 2개월로 명시했다.제약사나 수입업자가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1회 적발되면 해당품목 1개월 판매업무정지가,4회 이상이면 허가취소 처분을 받는다. 의약품 도매상도 업무정지 15일∼6개월까지 처분을 받는다. 개정안은 또 약사나 한약사가 자신의 면허증을 타인에게 대여하거나 약국 개설자(약사)가 아닌 사람에게 고용돼 업무를 한 경우 자격정지 3개월에서 1년의 행정처분을 받도록 했다. 복지부 의약품정책과 홍정아 사무관은 “국가권익위원회나 청렴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예정대로 의·약사의 윤리확립차원에서 법안을 개정했다.”고 밝혔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2008 美 대선] 美 첫 흑인후보 서다

    |덴버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47) 민주당 상원의원이 28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덴버 인베스코 풋볼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의 대선후보 지명을 수락했다. 오바마 상원의원이 “깊이 감사하는 마음과 겸허함으로 여러분의 미국 대통령 민주당 후보 지명을 수락한다.”며 미국 대선 사상 첫 흑인 대선후보 지명을 받아들이는 역사적인 순간, 대회장은 환호로 떠나갈 듯했다. 오바마 후보는 이날 8만여명이 가득 들어찬 옥외 경기장에서 ‘미국의 약속’이라는 제목의 후보 지명 수락연설에서 변화를 통해 잃어버린 미국의 약속을 되살리고 오는 11월4일 대통령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 정권교체를 이룩하자고 다짐했다. 오바마 후보는 “지난 8년 동안 조지 부시 대통령의 실패한 정치로 미국은 전쟁에 시달리고 있으며, 경제는 위기에 빠졌고, 미국의 약속은 위협받고 있다.”면서 “이번 선거는 21세기 미국의 약속을 살려나갈 수 있는 기회”라고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오바마 후보는 연설에서 자신이 주장하는 변화와 미국의 약속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 군최고통수권자로서 테러와 핵확산, 기후변화 등 21세기 도전으로부터 미국을 지켜나갈 것이라며 안보정책을 놓고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와 토론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에 찬 모습을 보였다. 오바마는 “미국의 천연가스자원을 개발하고 친환경석탄기술에 투자하며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 확보 방안을 모색하겠다.”면서 “앞으로 10년 동안 풍력과 태양력·바이오연료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 연구에 1500억달러를 투자해 중동산 석유에 좌우되는 상황을 종식시키겠다.”고 말했다. 대외정책에선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와는 달리 동맹과의 협력 강화와 외교로 현안들을 풀어나가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오바마 후보는 “이라크 전쟁을 책임있게 종식시키고, 알 카에다 및 탈레반과의 전쟁도 마무리짓겠다.”고 강조했으며, 이란 핵문제는 “강력하고도 직접적인 외교로 이란이 핵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바마 후보의 후보 지명 수락연설은 흑인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유명한 연설을 한 지 45주년이 되는 날 이뤄져 의미를 더했다. kmkim@seoul.co.kr
  • [2008 美 대선] 매케인, 부통령후보 페일린 지명

    [2008 美 대선] 매케인, 부통령후보 페일린 지명

    미국 공화당 존 매케인 대선후보가 29일 부통령 후보에 여성인 새라 페일린(44) 알래스카 주지사를 지명했다고 AP통신과 CNN방송 등 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익명을 요구한 매케인 측근들이 이같이 전했다. 매케인 측근의 말대로라면 페일린 주지사는 1984년 대선 때 민주당 월터 먼데일 후보의 러닝메이트였던 1935년생 제럴딘 페라로에 이어 미국 역사상 두번째 여성 부통령 후보가 된다. 페일린은 당내에서 ‘매버릭(무소속)’으로 불릴 정도로 개혁적인 이미지가 강할 뿐 아니라,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활달한 성격에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인물로 알려졌다. 2006년 42세 때 최연소 알래스카 주지사로 선출된 그는 다섯 자녀의 어머니이자 독실한 기독교인, 나아가 보수 우파의 최대 정치세력인 전미총기협회(NRA)의 평생 회원이다. 철저한 낙태 반대론자이자 기후협약 반대론자이기도 하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이을 여성 대통령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페일린이 부통령 후보로 낙점되면 오는 11월 본선거에서 여심(女心)을 얻기 위한 매케인 진영의 전략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2004년 대선의 경우 전체 유권자의 54%가 여성이었다. 특히 페일린 주지사는 전국적인 명성을 가진 정치인이 아닌 ‘깜짝 카드’라는 점에서 초선 상원의원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선후보의 ‘검은 돌풍’에 맞서기 위한 승부수로 해석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결승전 1국]국내 최초 바둑전문 수련원 개장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결승전 1국]국내 최초 바둑전문 수련원 개장

    국내 최초 바둑전문 수련원이 강원도 횡성군 샘솔마을에 개장했다. 지금은 폐교가 된 월현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만든 ‘킹스바둑수련원’은 약 200명이 동시에 대국할 수 있는 대강당과 핀란드식 방갈로 숙박시설, 시청각 교육실 등을 갖추고 있다. 학기 중에는 전국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바둑·자연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방학기간에는 2박3일 일정의 바둑캠프도 마련되어 있다. 또한 내년 3월부터는 세계 10개국에서 바둑장학생을 선발해 무상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흑47은 ‘공격은 최선의 수비다.’라는 격언을 그대로 실천한 수. 실전의 상황처럼 마땅히 지키는 수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수비 대신 공격으로 발상을 전환하는 것도 일책이다. 흑49,51 등이 공격의 대가로 자연스럽게 얻어진 실리. 또한 흑으로서는 실전 흑47 대신 (참고도1)의 흑1처럼 한칸 더 바짝 다가서 백을 위협하는 수도 있었다. 이것은 백이 2로 뛰어들 때 흑3으로 강력하게 붙이겠다는 전략이 내포되어 있다. 물론 백8의 빵때림을 허용하는 것이 아프지만, 흑도 9까지 백 한점을 감싸안으면 우상귀 일대에 커다란 흑집이 완성된다. 백52는 다소 굳은 행마. 흑이 53으로 막는 자세가 훌륭해 백이 갑갑해진 모습이다. 이 바둑을 관전하던 검토실의 기사들은 프로라면 차마 두기 힘든 행마라며 일제히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나마 백56의 이단젖힘이 백의 숨통을 약간 틔워준 수. 만일 백이 (참고도2) 백1로 순순히 늘어 흑6까지 진행된다면 백이 이 바둑을 이기기는 거의 힘들어진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8월물가 6% 넘지 않을 것”

    “8월물가 6% 넘지 않을 것”

    기획재정부 김동수 재정부 차관은 28일 “8월 물가가 7월보다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날 BBS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7월 들어 20% 이상 하락한 국제유가가 국내가격에 반영되고 밀가루 등 가격 하락도 생필품 가격을 낮출 것으로 본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이어 환율급등 여파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과 관련,“환율 상승 요인이 반영되는 기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며 8월 물가 전망을 낙관적으로 봤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올랐다. 외환 위기를 겪은 98년 11월 이후 최대치다. 그러나 김 차관의 전망대로라면 8월 물가는 시장과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6%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차관은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한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과 관련,“인위적 의도를 갖고 시장에 개입하려는 것은 아니다.”면서 “전체적으로 (원·달러 환율에) 우리의 펀더멘털이 적절히 반영됐는지와 정상적인 수급에 의해 결정됐는지 그리고 주요국 외환시장 흐름과는 어떠한지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발표된 2차 공기업 선진화 방안이 ‘개혁후퇴’라는 비판에 대해 “공기업 선진화 과정에 있어서 공청회라든지 여러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반영할 것”이라면서 “현 시점에서의 후퇴 논의는 적절치 않고 민영화는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2008 美 대선-오바마 민주후보 선출] “오바마 준비된 후보” 클린턴 연설로 절정에

    |덴버 김균미특파원|27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콜로라도 덴버 펩시센터는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가 탄생하는 순간 곳곳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흥겨운 음악에 맞춰 얼싸안고 춤을 추는 축제의 장을 연출했다. 분열과 갈등에 대한 우려는 이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감동적인 연설로 눈녹듯 사라졌고, 전당대회장을 가득 메운 수천명의 민주당원은 오바마의 ‘변화’라는 깃발 아래 비로소 하나가 됐다. ●바이든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은 이날 부통령 후보지명 수락연설을 통해 오바마의 든든한 동반자임을 입증했다. 화려하고 논리적이라기보다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 언어로 부시 정부의 경제적 실정과 외교정책을 맹공격하며 미국인들의 마음을 파고 들었다. 상원외교위원장답게 그는 미국의 외교와 안보를 화두로 오바마 시대에 새롭게 펼쳐질 강력하고 안전한 미국 건설의 비전을 제시했다. 악화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란 핵문제, 이라크전쟁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수십년 상원의원 경력의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잘못된 판단과 오바마의 정확한 판단 능력을 대비시켰다. 하지만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바이든이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던 전력을 거론하며 연설이 다음주 전당대회가 시작되는 공화당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녹슬지 않은 클린턴의 힘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27일의 주인공은 단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었다.1992년 대선 후보로 나섰을 때 로고송으로 사용됐던 플릭우드 맥의 노래를 배경으로 민주당원의 열렬한 환호속에 등장한 클린턴 전 대통령은 끊이지 않는 박수와 환호로 3분 동안 한 마디도 못하고 “감사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급기야 “모두 앉아 달라. 오늘은 끝내야 할 중요한 쇼가 준비되어 있다.”고 흥분을 가라앉혔다. 20분 동안 이루어진 연설에서 그는 민주당 대선 경선과정에서 소원해진 오바마와의 관계를 의식한 듯 오바마가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는 말을 반복하며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켰다. 클린턴은 16년 전인 1992년 자신이 대선 후보로 나섰을 때를 상기시키며 공화당이 주장하는 오바마 후보의 젊은 나이와 경험 부족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좌중을 휘어 잡는 그의 연설은 민주당원들을 하나로 묶어 내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오바마의 깜짝 등장 전당대회 마지막 날 후보지명 수락연설을 할 때까지 전당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전례를 깨고 오바마 후보가 이날 밤 전당대회장에 깜짝 등장해 바이든 부통령 후보를 축하했다. 오바마는 바이든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격려한 뒤 대의원과 당원들을 향해 “바이든의 가족들과 미국을 바로 세우기 위한 여정을 함께 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게 감사의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변화는 위에서 아래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시작되는 것”이라면서 “때문에 우리의 변화에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야외에서 수락연설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무당파와 공화당원들의 참석을 독려했다. 오바마 후보의 예상치 못했던 출현으로 전당대회장은 일순간 지지자들이 발까지 구르며 외쳐대는 “오바마, 오바마” 연호로 떠나갈 듯했다. kmkim@seoul.co.kr
  • “연기금 40%이상 주식투자 참여정부 운영위서 결정됐다”

    박해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국민연금기금을 운용하는데 주식비중을 40% 이상으로 늘리기로 한 것은 이미 지난해 5월 (참여정부의)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됐던 사항”이라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당시 변재진 전 복지부 장관이 주재한 기금운용위는 회의 직후 ‘2012년까지 주식투자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고 밝혔었다. 박 이사장은 28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5월 기금운용위가 이미 2012년까지 주식 비중을 43%까지 확대키로 결정했다.”면서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이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던 것을 몰랐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앞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2012년까지 주식투자 비중을 40%로 끌어 올리겠다.”고 밝혀 기금 운용의 안정성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날 박 이사장의 발언대로라면 현재 17.5%에 불과한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은 2012년 48%까지 늘어날 수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오바마, 만장일치로 美민주 대선후보에

    |덴버 김균미특파원|미국 최초로 흑인이 주요 정당의 대통령 후보에 오르는 새로운 역사의 장이 열렸다. 버락 오바마(47) 상원의원은 27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의 제44대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오바마의 후보 지명은 콜로라도 덴버 펩시센터에서 열린 전당대회 사흘째인 이날 경선 라이벌이었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제안에 따라 만장일치로 이루어져 더욱 극적이었다. 이 순간 전당대회장을 가득 메운 2만여명의 대의원과 당원들은 일제히 “예스 위 캔(Yes We Can! 우리는 할 수 있다!)”을 연호하며 펩시센터가 떠나갈 정도로 환호했다. 이로써 18개월 동안 진행된 민주당 경선을 마무리지은 오바마는 28일 7만 5000명의 대의원과 당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베스코 풋볼경기장에서 후보지명 수락연설을 한다. kmkim@seoul.co.kr
  • 법조계 ‘업무 관련성’ 범위 논란

    퇴직 공무원의 민간기업 재취업 규제를 강화한 ‘공직자 윤리법’ 개정안이 28일 입법예고되자, 법조계가 술렁거리고 있다. 법조계가 문제삼는 부분은 ‘업무 관련성’의 범위가 모호하다는 점, 법무법인이 사기업체나 협회에 속하느냐는 점 등이다. 개정안은 퇴직 판·검사들의 법무법인 재취업을 명시적으로 제한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시행령 등에서 법무법인을 사기업체나 협회로 간주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이 경우 재취업시 업무 관련성이 있으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관련성이 없어도 확인을 반드시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법무법인으로 옮기는 대부분의 퇴직 판·검사들이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 현실을 감안하면, 판·검사직과 법무법인간 업무 관련성이 있다고 결론이 날 경우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변호사 자격을 가진 판·검사들의 취업을 변호사법이 아닌 공직자 윤리법으로 제한하는 부분이나 법무법인을 사기업체 등으로 보는 시각은 위헌 소지까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 개정 취지는 경제부처 인·허가 담당 공무원의 로펌행 등을 제한해 로비스트 역할을 막으려는 것인데, 변호사 자격을 가진 판·검사들의 취업까지 규제해서는 안된다.”면서 “더구나 법무법인을 사기업체나 협회로 보는 시각은 부당하고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도 “개정안대로라면 법조인의 로펌행 승인 여부를 결정할 때 업무관련성 기준이 모호하고,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위헌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법조인들은 개정안에 퇴직 관료들의 법무법인 취업을 제한하는 조항과 함께, 변호사 자격 소지자에 대해서는 예외 조항을 두자는 주장을 펼쳐 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행안부 관계자는 “형평성 차원에서 변호사 자격 소지자에게만 예외 조항을 둘 수 없고, 법무법인은 영리법인이나 단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면서 “판·검사가 일정 기준 이상의 연봉을 조건으로 이직했다면 윤리위에 취직 확인 절차만 밟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美 “영변핵시설 감시 활동 유지”

    북한의 영변 핵시설 불능화 조치 중단 선언에 미국은 26일(이하 현지시간) 북한이 먼저 핵신고 검증 체제에 합의해야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백악관은 북한의 발표 직후 ‘6자 회담 합의 위반’이라며 우려를 나타내면서 북한측에 ‘선(先)핵검증 합의 후(後)테러지원국 해제’라는 기존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이같은 미국의 움직임은 핵불능화 조치 중단을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연계시킨 북한에 더 이상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은 그러나 북한의 선언에도 불구하고 국무부와 에너지부 관계자들로 구성된 대표단이 영변 핵시설에 대한 감시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강경 대응하는 배경에는 영변 핵시설의 불능화가 상당히 진척됨에 따라 원상 복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11가지 불능화 조치 가운데 지금까지 8개가 완료됐고, 냉각탑도 폭파됐다. 북한의 의도와 관련, 대북 전문가인 신기욱 미국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장은 “북한의 선언은 핵문제를 부시 행정부가 아닌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 논의하겠다는 외교 전략적 의도에서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임기 만료가 임박한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를 압박해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라는 실익을 챙길 수 있고, 실익이 없다 해도 차기 행정부로 핵문제 논의를 이양하면 된다는 속내를 비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민주당은 이날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정강정책으로 채택했다. 민주당은 “우리는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검증 가능한 종식을 추구한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룩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정강정책은 대통령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대선 공약이 된다. 한편 일본은 납치문제 재조사 등 북한과의 합의 이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는 26일 출입 기자단에게 “핵 포기를 위한 검증을 확실히 해주길 바란다. 미국 등과도 협의해 나가겠다.”며 6자회담 참가국들과 연대해 북한에 핵불능화 중단 조치 번복을 촉구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2008 美 대선] 클린턴家, 오바마 손 들어줬다

    |덴버 김균미특파원|26일(현지시간) 콜로라도 덴버 펩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의 화두는 단연 ‘클린턴가(家)’였다. 민주당 경선에서 막판까지 피말리는 경쟁을 했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과연 이날 연설에서 얼마만큼의 강도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지지자들에게 단합을 호소하느냐가 화제였다. 오바마 진영에 대한 화가 아직 풀리지 않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27일 연설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펩시센터를 가득 메운 대의원들이 클린턴 전 대통령을 어떻게 맞을지도 관심이었다. 힐러리 의원은 속내는 어찌 됐든 제 몫을 다한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이제 결정은 지지자들 몫이라는 것이다. 오바마와 힐러리 진영은 이날 미국 신문이 일제히 다룬 양 진영의 갈등은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 보였다. 힐러리 주변에서는 11월 대선에서 오바마가 승리하지 않는다면 2012년에 힐러리가 대권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막판까지 비밀 ‘힐러리 연설문´ 딸 첼시가 추천해 트레이드마크가 된 오렌지색 바지의 정장 차림으로 연단에 오른 힐러리 의원은 ‘힐러리’를 연호하는 지지자들의 환호에 묻혀 한참 동안 말문을 열지 못했다. 잠시 뒤 “나는 자랑스러운 어머니, 자랑스러운 민주당원, 자랑스러운 미국인이며 그리고 자랑스러운 오바마 지지자입니다.”로 연설을 시작한 힐러리는 처음부터 이날의 주제가 오바마 지지선언임을 분명히 했다. 힐러리는 “존 매케인은 어쨌든 안된다.”며 대선에서 오바마 후보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일치단결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힐러리는 경선 기간 자신을 믿고 따라준 지지자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연설에 대한 힐러리의 부담은 상당했던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시작 직전까지 연설문의 오바마를 지지하는 표현을 다듬으며 철저히 보안을 유지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그러나 힐러리의 연설이 과연 얼마나 힐러리 지지자들의 마음을 되돌렸는지는 지켜 봐야 한다고 정치평론가들은 평가를 유보했다. 한편 몬태나 빌링스에서 힐러리의 연설을 지켜본 오바마 의원은 “매우 훌륭하고 강력한 연설이었다.”면서 “11월 대선에서 우리가 단합해야 하는 이유와 승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분명히 했다.”고 환영했다. ●힐러리 연설에 눈시울 붉힌 빌 VIP석에 앉아 힐러리의 연설을 지켜 보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감정에 북받쳐 여러 차례 눈시울을 붉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오바마측에서 힐러리의 본심에 대한 의혹을 계속 제기하는데 매우 분개하고 있으며,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매도한 데 대해서도 여전히 감정이 남아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때문에 27일 연설에서 이같은 좋지 않은 감정들을 뒤로 한 채 얼마나 열정적으로 오바마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에 대한 공격의 칼날을 세울지 추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클린턴 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조 록하트는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요구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mkim@seoul.co.kr
  • 기독교도 “정부, 종교 편향 문제 있다” 지적

    지난 27일 6만여명(경찰 추산·주최측 추산 20만여명)이 참가한 범불교도대회와 관련,기독교 일각에서도 정부의 종교 편향적 태도를 지적하고 나섰다. 일부 진보적 성향의 기독교 인사들은 범불교도대회 직후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인사를 직접적으로 겨냥 “실수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큰 과오”라고 비판했다. 불교에 이어 기독교 일각에서도 정부의 종교 편향적 태도를 문제삼고 나섬으로써 종교계 달래기에 나선 정부의 고심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득훈 목사(언덕교회)는 28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어제 열린 범불교도대회는 한국 교회의 수치”라며 “한국 교회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대통령이 불자들을 감동시키지는 못할망정 대대적인 항의를 받게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이 대통령의)큰 실수와 잘못 때문에 불교도들의 항의를 받은 것은 그리스도인의 명예가 다시 한 번 땅에 떨어진 것”이라며 이 대통령의 종교 편향적 태도를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불교도들의 반발이 조계종 지관 총무원장 차량 검문 등 최근 벌어진 사건들 때문만은 아니라고 밝힌 그는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공적인 자리에서 ‘서울시를 하나님에 봉헌한다.’는 말을 했다.이 같은 종교 편향적인 태도가 누적돼 지금의 사태를 낳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목사는 특히 이 대통령의 ‘서울시 봉헌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 발언은 타 종교에 충분히 위협적으로 보일 수 있다.”며 “만약 불교 지도자가 시장이 된 후 ‘서울시를 부처님께 바치겠다.’고 하면 기독교 신자들이 가만히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간 이 대통령과 정부가 보인 행동의 배경을 살펴본다면 단지 실수로만 보기에는 너무나 중대한 과오이고,굳이 실수라고 한다면 굉장히 큰 실수”라고 밝힌 뒤 “지도자로서 큰 책임을 져야한다.”며 이 대통령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개인의 신앙 문제가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개인적인 신앙양심을 사적 자리에서 표현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공직자가 공적인 자리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다면 힘을 이용한 포교행위가 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기독교 장로라면 사과에 대해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며 공식 사과를 거듭 주장한 뒤 “사과의 수위는 그 피해를 당해온,불교계 지도자·불자들이 용납할만한 수준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그는 최근 불교 비하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장경동 대전 중문침례교회 담임목사에 대해서도 “‘온유와 겸손’,‘무례하지 않음’이라는 기독교 정신을 위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기독교회협의회 권오성 총무(수도교회 담임목사)는 같은 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가진 인터뷰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일부 정부인사들의 종교 편향”이라고 지적했다. 권 총무는 “문제가 된 정부 인사들은 마음 속에 불교를 정복대상으로 삼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가 종교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정부가 불교계의 요구에 성실하게 답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을 주문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2008 美 대선] 美민주 전대 이모저모

    |덴버 김균미특파원|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국인 목사 부부가 축도를 해 눈길을 끌었다. 화제의 인물은 콜로라도주 덴버와 오로라 시 일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진호(58) 그리스도중앙연합감리교회 목사와 로키마운틴연회지방회 감리사인 강영숙(55) 목사 부부. 두 사람은 26일(현지시간)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연설이 끝난 뒤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이 변화의 시대에 미국의 자유의 전통을 계승하고 다양한 인종을 포용하며 전쟁보다는 평화와 사랑을 이끄는 지도자가 되어 주길 기원했다. 한인 목사가 미국의 민주·공화 양당 전당대회를 통틀어 축도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 목사는 “축도를 맡아 달라는 이메일을 2주 전 시카고에서 받았다.”면서 축도를 진행하는 목사로 선정된 배경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 목사는 그러나 “축도를 부탁받았을 때 한국이민자 목사로서 매우 놀랐다.”면서 “미국 양대 정당인 민주당에서 열린 마음으로 이민자 목회자들을 초청해 주고 축도를 해달라는 것에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당대회 이틀째인 26일 민주당의 대표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공격하고 나섰다.‘가진 자’를 위한 경제정책과 에너지정책, 의료보험 정책 등을 일일이 열거하며 정권 교체를 강조했다.“매케인과 조지 부시 대통령은 닮은 꼴”이며 “4년 더를 요구하고 있지만 4년이 아니라 4개월로도 충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존 매케인 의원의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지사와 팀 폴렌티 미네소타 주지사 등 공화당의 거물급 정치인들이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덴버 시내 적진에서 선전용 집회를 열었다. 롬니 주시자는 이날 덴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을 약한 나라로 만들 것”이라며 맞불을 놓았다. kmkim@seoul.co.kr
  • 6자회담 로드맵 변화 불가피

    북한의 핵 불능화 중단 선언으로 6자회담 당사국들은 회담의 로드맵을 고쳐 그릴 수밖에 없게 됐다. 당초 지난해 10·3합의와 그 후의 미·북간 양자대화, 지난달의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 등에서 합의한 내용대로라면 10월말까지 북한이 핵 불능화를 마치고, 대신 북한에는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에너지 지원이라는 ‘당근’을 주기로 되어 있었다. 그 후에는 북핵 검증과 비핵화 단계에 들어가 명실공히 6자회담이라는 다자회의 틀에서 북핵 문제가 진행되도록 한다는 것이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생각이었다. 정부 당국자도 테러지원국 해제 시한이었던 11일을 앞둔 시점에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문제가 가닥이 잡히면 비핵화 실무회의를 열 수 있을 것”이라며 “실무회의는 미·북 양자구도를 6자구도로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가 연기된 것에 대한 반발로 북한이 핵 불능화를 중단함에 따라 이같은 프로세스를 진행시키는 데 당장 큰 차질이 생겼다. 순차적으로 열 예정이었던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도 현재로서는 당분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6자 경제·에너지 실무회의 역시 ‘행동 대 행동’ 원칙의 차원에서 보면 진행시키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극단적으로 나오지 않는 한 에너지 지원을 중단해서 사태를 어렵게 만들 이유가 없다.”는 말로 ‘에너지 지원’을 대북 협상의 카드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애초부터 에너지 지원에 소극적이었던 일본과 대선을 앞둔 미국 등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변수다. 외교가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이번 사태로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올림픽 성공개최에 대한 답례 형식으로 중국이 대북특사를 보내 불능화 회귀와 6자회담 구도로의 복귀 필요성을 설득하고, 미국도 검증과 관련된 재협상 의사를 보낸다면 의외로 쉽게 해결될 여지도 있다는 것이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힐러리 “오바마는 나의 후보”

    |덴버 김균미특파원|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단합하자고 호소했다. 콜로라도주 덴버 펩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 행사에서 힐러리 의원은 ‘힐러리’를 연호하는 지지자들과 대의원들에게 “나에게 투표를 했든 오바마에게 투표를 했든 지금은 하나의 목표를 위해 하나의 정당이 돼 단합할 때”라고 오바마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강조했다. 오바마 의원의 경선 라이벌이었던 힐러리 의원은 특히 연설하는 동안 10차례 이상 오바마의 이름을 부르며 “오바마는 나의 후보이며, 그는 반드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한 순간도 놓칠 수 없으며, 한 표도 헛되이 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힐러리의 오바마 지지 연설이 ‘정치적 패배자가 승자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오바마 지지를 주저하고 있는 힐러리 지지자들의 마음을 돌려 당의 단합을 견인하는 계기가 됐을지 주목된다. 힐러리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오바마의 후보 수락 연설을 하루 앞둔 27일 전당대회 연사로 나와 오바마 지지를 선언할 예정이다. 한편 덴버 시는 인근 오로라 경찰이 오바마 후보 저격을 모의한 혐의로 3명을 체포한 사건 뒤 전당대회장 안팎과 도심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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