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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세이를 배달해드립니다’…오디오 에세이 플랫폼 ‘나디오’ 런칭

    ‘에세이를 배달해드립니다’…오디오 에세이 플랫폼 ‘나디오’ 런칭

    최근 오디오북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오디오 에세이 플랫폼 ‘나디오’가 본격 서비스를 시작했다. ‘나디오’는 구독자의 이메일로 에세이가 배달되는 오디오 편지 형식의 서비스다. 3분 분량의 에세이 10개가 배달되며, 작가들이 직접 ‘아직 책이 되지 않은 글’을 자신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나디오‘에는 300명의 작가가 있으며 이들은 주로 일상의 경험, 삶의 위로, 공감과 힐링 등을 주제로 한 글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구독자는 1700명으로 대다수가 2030세대다. 다양한 이들이 자신의 일상을 편안하고 진성성 있게 들려준다는 점 때문에 MZ세대를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나디오‘의 최자인 대표는 “정서적 결핍에 힘들어하는 MZ세대에게 공감과 위로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면서 “’나다움‘에 집중하지만 남들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하고, 언택트 시대에 취향에 맞는 에세이를 받아 보고 싶어하는 감성 독자들을 위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작가진은 대부분 20~30대 예비 작가지만, 탤런트 윤유선을 비롯해 ’독립 출판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오수영 작가와 김재호, 이화자 작가 등도 포함돼 있다. 최대표는 “예비 작가들의 참여가 적극적이며 구독자가 콘텐츠 공급자가 되는 선순환 구조”라면서 “향후 ’온디맨드‘ 형식으로 구독자들이 원하는 내용의 에세이를 전달하고, 반응이 좋은 경우 책으로도 출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아이돌 피아니스트’ 16세 임윤찬의 꿈…“모든 레퍼토리 정복하고 싶어요”

    ‘아이돌 피아니스트’ 16세 임윤찬의 꿈…“모든 레퍼토리 정복하고 싶어요”

    피아노 앞에선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카리스마를 내뿜는 연주자였지만 대기실에서 만난 임윤찬은 열여섯이라는 나이보다도 훨씬 앳돼 보였다. 수줍은 듯 차분한 말투를 이어 가다가도 음악과 피아노 이야기엔 유독 힘이 들어갔다. 지난해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거머쥐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피아니스트 임윤찬을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만났다. 1년 사이 뭐가 달라졌을까 물었더니 “공연이 조금 많아졌을 뿐”이라고만 했다. 어떤 무대에 서든 하루 여섯 시간 이상 꾸준히 연습하고 작품을 즐기는 자신은 그대로라면서다. “콩쿠르도 콩쿠르라고 의식하지 않고 곡에 빠져들어 무아지경으로 연주를 하도록 연습한다”고 했다. 일곱 살에 처음 만진 피아노에 매료된 소년은 재능과 노력에 흥미까지 모두 갖추며 빠르게 성장했다. 열한 살에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하고 국내 유수 콩쿠르에서 잇따라 우승하며 이름을 알린 임윤찬은 피아니스트 김대진으로부터 ‘리틀 라두 루푸(루마니아 피아니스트)’라는 극찬을 받았다. 그의 연주는 화려하기보단 정갈한 느낌이 들 만큼 곡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 매력으로 꼽힌다. “곡마다 캐릭터가 있기 때문에 그에 맞게 소리를 내고 싶다”며 “악보에 적힌 모든 것을 다 지켜 가면서 작곡가의 의도에 충실한 연주를 해 나간다”고 설명했다. 마치 게임 속 주어진 미션을 달성하듯 한 음 한 음을 따라가며 곡을 쓴 음악가와 소통하는 느낌이랄까. “예전에는 감정만 넣어서 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머리를 쓰고 설계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곡이 작곡된 배경이나 당시 작곡가의 상태를 아주 중요하게 연구하죠.”무엇보다 악보 속 미션들을 ‘정말 좋아서’ 깨보고 싶은 마음이 강해 보였다. 피아노를 치는 게 무엇보다 좋고, 쉬는 시간에도 음악을 들을 정도로 진심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당찬 10대 연주자의 목표는 이 세상 모든 레퍼토리를 정복하는 것이다. 롤모델로는 러시아의 다닐 트리포노프를 꼽았다. “바로크부터 현대 곡까지 거의 모든 레퍼토리를 점령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부연했다. “전설적인 레코딩을 들으면 저도 그렇게 치고 싶고 그 정도 레벨로 치면 어떤 느낌이 들지 굉장히 궁금하다”며 피아노에 빠져든 이유를 말할 때도 의지가 묻어난다. 그런 ‘짜릿함’을 맛보기 위해선 포기해야 할 것이 많다는 데도 일찌감치 수긍했다. “피아니스트라는 꿈을 이루고 싶다고 생각한 순간 포기할 것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됐는데, 또래가 하는 걸 제가 못한다고 해서 제가 불쌍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피아노를 위해선 포기하는 게 당연하죠.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주변에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어 외롭지도 않고요.” 임윤찬은 오는 29일 콩쿠르에서 함께 받은 박성용영재특별상 수상 기념 독주회에서 베토벤 소나타 13번 ‘환상곡풍의 소나타’와 14번 ‘월광’, 리스트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순례의 해 2년 ‘이탈리아’ 전곡을 연주한다. 올해 상반기 이탈리아가 코로나19로 극심한 고통에 빠졌을 때 이 곡을 치기로 결정했다는데, 보통은 ‘단테 소나타’ 한 곡이 자주 연주되지만 이례적으로 전곡을 모두 선보인다. “전체 그림을 다 그려보고 싶어서”라며 8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전곡을 연습했다고 말했다. “다른 위대한 예술가들은 굉장히 빠른 시간 안에 곡을 올리기 때문에 제가 준비한 시간은 굉장히 긴 시간이 걸린 것”이라며 멋쩍어하기도 했다. 베토벤이 청각을 잃어가던 시기 쓴 피아노 소나타 13번과 14번으로 관객들에게 위로를 선물하고도 싶다고 했다. 그런데 의외로 사람들에게 익숙한 ‘월광’(14번)이 가장 어렵다고 했다. 2분의 2박자에서 셋잇단음표를 균일하게 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월광’이란 제목은 베토벤 사후에 붙은 탓에 그 이미지를 지우고 베토벤의 생각만 찾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그에게 베토벤을 만나게 된다면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물었다. “‘월광’ 악보에 보면 1악장 전체를 페달을 떼지 않고 밟으라고 하는데 지금 피아노로 그렇게 연주하면 굉장히 지저분하거든요. 혹시 바꿀 생각이 있는지 묻고 싶어요.”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잘못은 백인 여친이 했는데…흑인 남친 체포한 美 경찰 (영상)

    잘못은 백인 여친이 했는데…흑인 남친 체포한 美 경찰 (영상)

    미국 경찰의 인종차별 논란이 또 불거졌다. 25일(현지시간) 폭스뉴스는 메릴랜드주의 한 도로에서 과속 단속에 걸린 백인 여자친구 대신 함께 탄 흑인 남자친구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19일 오후 3시 15분쯤, 메릴랜드주 앤아룬델 카운티 도로에서 경찰이 차 한 대를 멈춰 세웠다. 시속 30마일 구간에서 45마일로 과속한 운전자를 단속하기 위함이었다. 당시 운전석에는 백인 여성 헤더 제니가, 조수석에는 흑인 남성 안토니 웨딩턴이 앉아 있었고 뒷좌석에는 두 사람의 아기가 타고 있었다.그런데 차를 멈춰 세운 경찰이 과속한 운전자가 아닌 조수석에 탄 흑인 남성에게 신분증 확인을 요구했다. 뜻밖의 검문에 당황한 남성이 “운전자가 아닌 동승자 신분증을 봐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지만 경찰은 물러서지 않았다. “속도위반 운전자 단속 상황에서 동승자 신분을 확인하는 것이 합법적이냐”고 항의하는 남성을 끈질기게 압박했다. 양측의 승강이는 경찰의 강제 체포로 일단락됐다. 경찰은 “스스로 내리고 싶다”고 버티는 남성의 팔과 다리를 붙잡아 억지로 차에서 끌어냈고,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이 모든 과정을 카메라에 담던 여자친구는 눈물을 쏟았다. 그녀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명백한 인종차별이다. 남자친구의 신분을 확인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운전은 내가 했는데”라고 울분을 터트렸다. 하지만 경찰은 체포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체포된 흑인 남성이 과거 법정 출석을 거부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가석방심의위원회 소환 결정에 따라 수배 중이었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던 경찰은 차를 멈춰 세울 때부터 이미 그의 얼굴을 알아봤다고 주장했다.결국 얼굴만 보고 수배자인 것을 인지, 과속한 운전자는 안중에도 없이 동승자만 체포해갔다는 설명이 된다. 가족들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인종차별 논란을 무마하기 위한 해명 아니냐며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여자친구는 변호사를 선임해 경찰에 법적 조처를 할 계획이다. 경찰은 일단 체포에 저항한 남성에게 공무집행방해 혐의까지 추가해 기소한 상태다. 미국은 50개 주 가운데 뉴욕, 플로리다, 콜로라도, 아칸소, 애리조나 등 25개 주가 경찰의 불심검문 권한을 법률로 보장하고 있다. 다만 불심검문 범위나 수집 정보의 종류 등은 주마다 다르다. 일례로 위스콘신주는 주법상 경찰에게 불심검문 권한이 있지만, 신분증 제시 요구에 무조건 응해야 할 의무는 없으며 거부권 행사 시 벌금도 없다. 메릴랜드주 역시 불심검문을 주법으로 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신분증 제시 의무가 없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찬바람 타고 덮친 ‘코로나 쓰나미’… 美·유럽 확진자 최대치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감염 확산으로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주요국에서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줄줄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은 8만 1414명의 코로나19 일일 신규확진자가 발생해 종전 기록인 7월 중순 기록보다 1만여명 많은 환자가 보고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보건 전문가들은 날씨가 추워지며 감염 폭증을 예고했고,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지난 한 달 사이 40%가량 증가했다”며 “이날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최악의 날”이라고 전했다. 특히 미국은 24일에도 최종 집계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역대 두 번째 수준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며 전날 기록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이날 알래스카주와 오하이오주, 오클라호마주, 콜로라도주, 뉴멕시코주, 일리노이주 등 6개주에서 역대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NYT는 전했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술집·식당 영업중단과 야간 통행금지 등 봉쇄령에 준하는 조처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 유럽에서도 이날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대로 발생한 국가들이 연이어 나왔다. 프랑스는 역대 최대인 4만 203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독일(1만 3476명), 이탈리아(1만 9319명), 폴란드(1만 3632명) 등도 최대를 기록했다. 폴란드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사실이 24일 알려지며 팬데믹을 무시하다 자신도 감염되고 만 ‘스트롱맨’(권위주의 성향의 지도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일부 국가는 고육지책으로 더 강력한 수준의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이탈리아는 식당·술집의 주중 영업시간을 오후 6시나 8시까지로 제한하고 공휴일에는 아예 이들과 쇼핑몰의 영업을 중단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한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이날 “코로나19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인지 여부를 11월 말이나 12월 초에는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광범위한 백신 접종이 가능한 시기는 내년 말쯤으로 예상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이건희 회장 “불량은 범죄” “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 호통친 이유

    이건희 회장 “불량은 범죄” “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 호통친 이유

    삼성전자를 글로벌 IT 기업 최강자로 키워낸 이건희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우리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할 정도로 녹록치 않은 삶을 살았다. 과감한 돌파력과 끈질긴 인내, 사업에 대한 통찰력은 이런 다채로운 삶을 통해 차츰 완성되고 굳건해졌다. 이건희 회장은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과 박두을 여사의 3남 5녀 중 일곱 번째이자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호암이 대구 서문시장 근처에서 청과·건어물 무역회사인 삼성상회를 경영하던 시절이다. 어린 건희는 경남 의령 친가로 보내져 할머니의 손에서 자란다. 1945년 해방되고 어머니와 형제를 만날 수 있었다. 형으로는 제일비료 회장을 지낸 맹희씨와 고인이 된 창희씨, 누나로는 인희(한솔그룹 고문), 숙희, 순희, 덕희씨가 있다. 신세계그룹 회장인 명희씨가 유일한 동생(여동생)이다. 그는 사업가인 호암을 따라다니며 유소년기를 보냈다. 유년기를 대구에서 보내다 사업확장에 나선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1947년 상경했다. 혜화초등학교에 다녔다. ●무슨 물건이든 뜯어보고 해부해봐야 직성 풀려 부산사범부속초등학교 5학년 때인 1953년, 선진국을 배우라는 아버지의 명에 따라 일본 도쿄로 유학을 떠났다. 이 회장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유독 과학탐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슨 물건이든 손에 잡히면 뜯어보고 해부해봐야 직성이 풀렸다. 그런 성격이 삼성그룹의 발자취에 큰 영향을 미쳤다.당시 첫째 형이 도쿄대학 농과대학에, 둘째 형이 와세다대학을 다니고 있었으며 어린 건희는 둘째 형과 같이 지냈다. 그러나 나이 차이가 아홉 살이나 났던 만큼 외로움을 많이 느낄 수밖에 없었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다. 외로움을 타다 보니 개를 길렀다. 개 기르기는 취미가 돼 1979년엔 일본 세계견종종합전시회에 순종 진돗개 한 쌍을 직접 출전시키기도 했다. 순종을 찾느라 150마리까지 키워보기도 했다고 한다. 영화에 심취해 일본 유학 3년간 1200편 이상을 본 걸로 알려져 있다. 일본 막부시대 사무라이 영화가 많았다. 3년간의 일본 유학생활을 마치고 서울사대부속중학교에 편입했고 서울사대부속고등학교를 다녔다. 고등학교 시절 레슬링부에 들어갔으며 2학년 때는 전국대회에 나가 입상하기도 했다. 일본 와세다대학 유학 중엔 당시 전설로 불리던 한국계 프로레슬러 역도산을 만난 일화도 있다. 럭비에도 심취했다. 당시 스포츠와 맺은 인연을 계기로 대한레슬링협회장을 지내는 등 아마스포츠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1996년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되는 영광으로 이어졌다. ●경영 철학에 핵심이 된 ‘미꾸라지와 메기’ 이론 호암은 학창시절의 이건희 회장에게 ‘미꾸라지와 메기 이론’을 주입시켰다. 이것은 그의 경영철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 어떤 농부가 한쪽 논에는 미꾸라지만 풀어놓고, 다른 쪽 논에는 미꾸라지와 메기를 같이 풀어놓았다. 천적인 메기와 뒤섞여 풀어놓은 미꾸라지는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튼실했다. 살아남으려면 메기보다 빨라야 했기 때문이다. 서울사대부고를 나온 뒤에는 연세대학교에 합격했으나 호암의 권유로 일본 와세다대학 상학부로 진학했고, 와세다대학 졸업 후에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부전공으로 매스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다. 이 시절 이 회장은 자동차에 심취했다. 자동차를 분해하고 조립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자동차 구조에 관한 한 전문가 수준이 됐다. 미국에서 어느 대사가 타던 차량을 4200달러에 사서 한참 타다가 600달러를 더 받고 판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서울대 응용미술과에 재학 중이던 홍라희 여사를 만나 맞선을 봤다. 1967년 1월 약혼을 하고 홍 여사가 대학을 졸업한 후인 그해 4월 결혼에 골인한다. 결혼 후 삼성 비서실에서 2년간 근무하면서 삼성그룹의 큰 그림을 보게 된다. 1970년대 이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를 누빈다. 1973년 오일쇼크 이후 첨단 하이테크 산업으로의 진출을 모색하던 때였다. 당시 ‘반도체’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조악한 집적회로로 전자시계를 만들던 한국 반도체가 파산 위기에 직면했을 때 ‘삼성이 인수하자’고 건의했으나 호암은 고개를 저었다. 서른둘의 이건희는 순전히 자기 돈으로 한국반도체 지분 50%를 인수했다. 그리고는 실리콘밸리를 50여 차례 드나들며 반도체 기술이전을 받아오려 애썼다. 페어차일드사에는 지분 30%를 내놓는 대신 기술을 받아오기도 했다. 256메가 D램의 신화는 이때부터 싹을 틔웠다. ●호암의 반대에도…‘반도체 신화’의 시작 삼성그룹 후계자로서의 본격적인 경영수업은 1978년 8월 삼성물산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시작됐다. 이병철 창업주가 위암 판정을 받고 약 2년이 흐른 시점이었다. 창업주는 1977년 니케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건희가 후계자”라고 공식화했다.이어 이듬해에는 삼성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해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 28층에서 일을 시작했다. 창업주의 집무실 바로 옆방이었다. 호암은 “건희는 취미와 의향에서 기업 경영에 열심히 참여해 공부하는 것이 보였다”고 회고했다. 이 회장이 삼성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은 것은 부회장이 되고도 9년이나 지난 뒤였다. 그가 삼성의 경영권을 승계하기까지는 엄청난 풍랑이 몰아쳤다. 입사 이후에도 20년 넘게 우여곡절을 겪었다. 애초 호암은 이 회장에게 중앙매스컴을 맡길 작정이었다. 와세다대학 재학 시절부터 이를 권했고 실제로 이 회장은 1966년 첫 직장으로 동양방송에 입사한다. 하지만 그해 불거진 이른바 ‘한비 사건(한국비료 사카린 밀수 사건)’이 삼성그룹의 후계구도를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는다. 사카린 원료 밀수가 적발된 한비 사건은 호암의 장·차남인 맹희·창희 씨가 관여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사건 직후에는 차남인 창희씨만 구속됐다. 이후 호암은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제계에서 은퇴한다. 눈물을 머금고 한비 지분 51%를 국가에 헌납해야 했다. 서른여섯이던 맹희씨는 삼성의 총수 대행으로 10여개 부사장 타이틀을 달고 활동했다. 당시만 해도 장자상속이 대원칙이던 시절 삼성의 경영권이 장남인 맹희씨로 넘어갈 듯 보였다.호암은 사장단을 향해 “맹희 부사장이 거부하면 세 번 얘기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내게 가져오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호암자전에선 “주위 권고와 본인 희망이 있어 맹희에게 그룹 일부의 경영을 맡겨봤는데 6개월도 채 못돼 맡긴 기업은 물론 그룹 전체가 혼란에 빠져 본인이 자청해 물러났다”고 썼다. 반면 맹희씨는 자신이 6개월이 아니라 7년간 삼성을 경영했다고 달리 기술했다. 이어진 그룹의 혼란과 청와대 투서 사건 등의 여파로 장남 맹희씨는 호암의 신임을 잃고 해외로 떠돌게 된다. 몇 차례 복귀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마저도 날아갔고 호암은 1971년 일찌감치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을 맡기기로 결단을 내린다. 이건희 부회장에게도 1982년 아찔한 순간이 닥친다. 그해 가을 어느 날 푸조를 몰고 양재대로를 달리던 그의 눈앞에 덤프트럭이 나타난다.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늦었다. 차 밖으로 튕겨 나간 이 회장은 외상이 심하지 않아 2주 만에 회복했지만 항간에는 교통사고를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 불호령 나온 이유 회장 취임 5년차인 1993년. 삼성 역사에 남을 중요한 해가 밝았다. 그해 2월. 삼성이 8㎜ VTR을 막 개발해 시장에 내놓던 시기다. 이 회장은 임원들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가전매장을 찾았다. GE, 필립스, 소니, 도시바 등 선진국 전자회사들의 휘황찬란한 제품 진열장 한 귀퉁이에 삼성 제품이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LA 센추리프라자 호텔 회의장에서 이 회장은 78가지 전자제품을 갖다놓고 당장 분해하라고 했다. 삼성 제품은 싸구려로 취급당했기 때문이다. 회의장에는 내내 이 회장의 호통과 불호령이 이어졌다. 그리고 세탁기 사건이 터졌다. 삼성사내방송 SBC의 몰래카메라 영상물에는 세탁기 뚜껑 여닫이 부분 부품이 들어맞지 않자 직원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칼로 2㎜를 깎아내고 조립하는 장면이 나왔다. 심지어 교대자를 바꿔가며 이런 식으로 제품을 대충 끼워 맞추는 장면이 카메라에 적나라하게 잡혔다.이 회장은 득달같이 이학수 비서실 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녹음하시오. 이게 그토록 강조했던 질 경영의 결과란 말이요. 당장 사장과 임원들 모두 프랑크푸르트로 집합시키시오”라고 지시했다. 윤종용, 김순택, 현명관 등 삼성의 주요 CEO와 고위 임원들이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캠핀스키 호텔에 모였다. 이 회장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말로 압축되는 신경영 선언을 했다. 불량 부품을 칼로 깎아 조립하는 것을 보고 격노했던 그가 삼성의 제2 창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 회장은 ”모든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한다. 모든 변화의 원점에는 나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변화의 방향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에세이에 썼다. 이 회장은 “전자산업의 경우 불량률이 3%에 달하면 그 회사는 망한다. ‘불량은 암이다. 악의 근원이다’라고 되뇌면서 일하라고 했다”고 불호령을 내렸다. 그 때 ‘불량은 범죄’라는 신조가 만들어졌다. 이 회장은 1990년대 들어 그룹의 주요 사업체를 분리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그룹의 소유와 경영 체제를 명확히 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1991년 11월에는 신세계와 전주제지(현 한솔제지), 1993년 6월 제일제당(현 CJ)을 분리했고 1995년 7월에는 제일합섬을 떼냈다. ●“불량은 범죄” 부숴버린 15만점의 삼성제품들 프랑크푸르트에서의 신경영 선언 이후에도 그룹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자 이 회장은 또 결단한다. 1995년 3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운동장에 직원들이 모였다. 운동장 중앙엔 무선전화기 등 삼성 마크가 붙은 전자제품 15만점이 놓였다. 해머를 든 직원들이 제품을 모조리 때려 부쉈다. 이윽고 무선전화기엔 불을 붙였다. 삼성전자 부회장을 한 이기태 당시 데이터사업본부 이사는 “내 혼이 들어간 제품이 불에 탔다. 그런데 그 불길은 과거와의 단절이었다”고 회고했다.1994년 국내 4위였던 삼성의 무선전화기 시장 점유율은 1년 뒤 시장 점유율 19%를 달성하며 1위에 올라섰다. 1990년대 중반에 일기 시작한 ‘애니콜 신화’는 국내 시장을 휩쓸고 세계로 뻗어나갔다. 당시 휴대전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던 모토로라가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고지를 점령하지 못했다. 애니콜의 인기는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 시리즈 등 모바일 기기의 혁신으로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다. 반도체에 대한 이 회장의 남다른 집념도 결실을 봤다. 1992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64메가 D램을 개발하면서 반도체 강자가 됐고 이후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한 번도 글로벌 1위를 내주지 않고 질주했다. 이 같은 체질 개선과 미래 산업에 대한 집중투자는 삼성을 크게 변화시켰다. 이 회장 취임 당시 9조9천억원이었던 그룹의 매출은 2013년 390조원으로 25년 만에 40배나 성장했으며 수출 규모도 63억 달러에서 2012년 1567억 달러로 25배 커졌다. 시가 총액은 1987년 1조원에서 2012년 300조원을 넘어섰다. 총자산은 500조원을 돌파했다. 고용 인원(글로벌 기준)도 10만여명에서 42만 5000여명으로 늘었다. 계열사 수도 비상장사를 포함해 17개에서 83개로 증가했다. 이는 신세계, 한솔, 새한 등 계열 분리된 기업을 제외한 것이다. 브랜드 가치도 급신장했다. 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는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 9위인 329억 달러로 추산했다. 삼성은 부품과 세트(완제품)에서 모두 글로벌 1위를 제패한 전무후무한 IT 전자 기업으로 우뚝 섰다. 1969년 흑백 TV를 생산한 이후 37년 만인 2006년 글로벌 TV 시장에서 소니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고, 2012년에는 갤럭시 시리즈로 애플을 따라잡고 스마트폰 시장 세계 1위를 달성했다.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LSI 등 반도체 부문은 일찌감치 세계 1위 고지를 점령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68년 해로 美부부 “우리의 지상천국에” 산불 대피 거부해 숨져

    68년 해로 美부부 “우리의 지상천국에” 산불 대피 거부해 숨져

    68년을 함께 지내온 미국 콜로라도주의 노부부가 대형 산불이 덮치는데도 사랑하는 집에 남겠다며 대피를 거부해 결국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랜드 카운티의 브렛 슈로틀린 보안관은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그랜드 레이크 마을 외곽의 주택에서 노부부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고 CNN 방송이 다음날 보도했다. 희생자는 라일 힐더먼(86)과 그 아내인 메릴린(84)으로 두 사람은 대피 명령이 내려졌지만 가족들과 여러 해를 같이 보낸 집을 떠나기 싫다며 남았다가 참변을 당했다. 유족에 따르면 몇몇 친구들이 이들 부부에게 대피하도록 돕겠다고 제안했지만 부부는 거절했다. 유족은 성명을 내 “그들의 유일한 소망은 그들이 사랑한 집에 함께 있는 것이었다”라고 전했다. 10대 시절에 결혼한 이 부부는 1952년 신혼 생활을 시작해 1970년대 가진 것을 모두 털어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 가운데 피크스 파크 근처인 이곳에 터전을 마련했다. 유족은 “그 집은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금세 친구가 된 낯선 이들의 마음을 끌 ‘지상 천국’(heaven on earth)을 만들겠다는 평생의 임무가 됐다”고 전했다. 메릴린은 지난 21일 저녁 아들 글렌에게 전화해 “그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들판과 헛간, 이웃집에까지 화마가 닥쳤다면서도 부부는 침착하고 단호했으며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고 유족은 전했다. 두 사람은 지하실에 들어가 산불을 피하겠다고 했는데 그곳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유족은 이들 부부가 “그랜드 카운티 주민 모두에게 필요한 근면성실함과 극복하려는 단호함의 유산을 남겼다”고 밝혔다.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트위터에 “매우 슬프다”며 “내 마음은 라일·메릴린 힐더먼의 가족 및 친구들과 함께한다”는 위로의 글을 남겼다. 이 부부의 집을 전소시킨 산불은 콜로라도주를 집어삼키고 있는 몇 개의 대형 산불 중 하나인 ‘이스트 트러블섬(East Troublesome) 화재’로, 지난 14일 시작해 이날 오전까지 서울 전체 면적(약 605㎢)보다 더 넓은 18만 8000여에이커(약 762㎢)를 불태웠다. 하지만 진화율은 4%에 그치는 상황이다. 이 주의 역사에 최대 규모의 산불로 확대된 ‘캐머런 피크 산불’은 20만 7000여에이커(약 840㎢)를 불태운 뒤 60% 진화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포토] 미 콜로라도주 농장 주변으로 번진 산불

    [포토] 미 콜로라도주 농장 주변으로 번진 산불

    22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그랜비 인근의 한 농장 주변으로 산불이 번진 가운데 산등성이를 따라 시뻘건 화염이 치솟고 있다. 콜로라도주에서는 ‘이스트 트러블섬 파이어’로 명명된 대형 산불이 강풍을 타고 확산하면서 로키마운틴 국립공원이 전면 폐쇄됐다. AP 연합뉴스
  • [안녕? 자연] 아직 ‘얼지 못한’ 북극해 얼음…관측 사상 가장 늦어

    [안녕? 자연] 아직 ‘얼지 못한’ 북극해 얼음…관측 사상 가장 늦어

    이맘때면 보이기 시작해야 하는 시베리아 북극해 얼음이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41년 관측 역사상 북극해의 얼음이 가장 늦게 언 시기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베리아 북안, 북극해 일부를 이루는 바다인 랍테프해(Laptev Sea)는 오랜 기간 지속된 온난화의 영향으로 연쇄적인 부작용을 겪고 있다. 현지에 설치된 관측소 기록에 따르면 이 지역의 해수 온도는 기록적인 폭염 및 해빙의 비정상적인 감소로 평년보다 5℃ 이상 상승했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학의 재커리 라베 박사 연구진에 따르면 이 지역은 일반적으로 10월 말인 현재 시기가 되면 얼음이 얼기 시작해야 하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얼음이 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연구진은 “작년 이맘때에는 랍테프해에 얼음이 얼기 시작했고, 2017년에는 그 시기가 더욱 빨랐다. 하지만 올해는 여전히 얼음이 얼지 않고 있으며 이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온실가스를 체계적으로 감축하지 않는다면 ‘얼음이 없는’ 북극해가 21세기 중반까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뜨거워진 대서양 해류가 북극으로 유입됐다고 설명한다. 이 영향으로 2020년은 1979년 관측이 시작된 이래 얼음이 가장 늦게 형성되는 시기로 기록됐다.이전 연구에 따르면 올해 시베리아 폭염은 인간활동에 의한 기후변화로 최소 600배 더 많이 발생했다. 실제로 올해 6월, 시베리아는 관측 역사상 최고 기온인 38℃를 기록하는 등 이상기온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바다 위를 덮는 얼음이 적어질수록 우주로 반사되는 태양열이 적어질 수 있으며, 특히 랍테프해에 얼음이 늦게 형성될수록 얼음의 두께가 얇아지면서 금세 녹아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해빙 전문가인 스테판 헨드릭스 박사는 “충격적이라기보다는 실망스럽다”면서 “이러한 현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측돼 왔지만,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임병선의 시시콜콜] 윤석열 총장이 잘못 생각하고 말한 것들

    [임병선의 시시콜콜] 윤석열 총장이 잘못 생각하고 말한 것들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나온 윤석열 검찰총장의 발언부터 정리해본다. “법리적으로 보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검찰총장이 장관의 부하라면 수사·소추가 정치인의 지휘에 떨어지게 된다. 중범죄를 저질러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건 정말 비상식적이다. (장관의 수사 지휘가) 근거·목적 등에서 위법한 건 확실하다. 장관의 부하라면 정치적 중립과 거리가 먼 얘기가 되고 검찰총장이라는 직제를 만들 필요도 없다.” 벌떼처럼 달려든 여당 의원들의 공박이나 윤 총장과 직접 충돌하고 있는 추미애 법무장관의 반박은 이미 널리 보도돼 있다. 그렇지만 검찰 내부에서도 윤 총장 발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 검사는 “오늘 중앙정부기구 소속 청(廳) 수장 한 분이 국정감사장에 출석하여 ‘나는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는데 사실이라면 문제가 있다”면서 “장관의 지휘·감독과 국회의 국정감사 모두 민주주의 원칙에 따른 견제인데, 전자는 부인하면서 국정감사에는 출석하여 답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가 친문 성향을 곧잘 드러낸 점은 감안해야 한다. 윤 총장과 추 장관이 충돌하는 지점은 검찰이란 법무부의 외청을 어떻게 바라보고, 그 독립성을 어느 정도로 존중하고 용인해야 하는지가 핵심이다. 검찰청은 외청의 형태를 띄지만 사무관할에 있어 행정부가 아닌 사법부로 분류된다. 더욱이 검사는 법적으로 개개인이 독립 관청의 지위를 부여받는다. 검찰의 수장에 ‘총장’이란 표현을 쓰는 것과 장관급으로 대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검찰청법 제8조(법무부장관의 지휘·감독)를 들여다보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 문재인 정부 초기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라고 한) 추 장관 논리대로라면 법원이 법무부 소속 기관으로 되어 있는 프랑스, 독일 등 많은 유럽국가의 대법원장, 법원장, 판사들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여야 한다”며 “사법권은 법원에 속한다는 헌법 규정 때문에 검찰이 사법기관은 아니지만 수사권의 본질이 사법권이라 이를 행사하는 검찰은 준사법기관”이라고 적었다. 이어 “검찰은 법무부 소속이지만 준사법기관이기 때문에 행정부인 법무부가 직속 상급기관이 될 수 없다”며 “형사소송법에 ‘사법(司法) 경찰’(police judiciaire)이란 용어를 쓰는 것도 수사권이 사법권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법무장관이 검찰 조직을 멋대로, 특히 추 장관과 같은 정치인 출신이 검찰 조직을 좌지우지하는 일을 막는 한편, 검찰총장이 장관과 대거리를 하는, 특히 윤 총장과 같은 검찰주의자가 여당 의원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겠다고 버티는 것을 막는 것이 지금 검찰청과 그 사법권에 대해 용인하는 국민적 합의라고 기자는 생각한다. 장관도, 총장도 전횡하지 못하도록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뜻이다.문제는 추 장관이나 윤 총장처럼 한 번 생각하면 상대가 물러설 때까지 집요하게 자기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성향의 인사들이 그 자리에 있어 충돌할 때 제어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임기가 보장된 총장이 사임하겠다고 물러서지 않는 한 통제할 방법이 없다.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나란히 임명된 법무부 장관은 임기가 보장되지 않는데,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쫓아낼 수 있겠는가? 따라서 과거에도 이런 일은 곧잘 있었고, 앞으로도 되풀이될 것이다. 총장 임기만 보장됐을 뿐 조직의 독립성이 법적으로 불완전하게 확보된 검찰의 특수한 한계를 윤 총장이 한사코 ‘돌파’하려고만 드는 것도 문제로 보인다. 검찰의 특수한 지위 때문에 민주적 원칙을 특이하게 규정받고 두 직책이 운영의 묘를 살려나가는 것이 최선일텐데 현재는 두 사람 모두 자신의 뜻을 스스로 접기가 어려운 입지에 놓인 것도 우리 모두의 비극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발족한다고 해서 이런 문제가 깨끗이 해소될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 여당 의원들이나 대깨문과 같은 부류들이 윤 총장의 발언이 공수처의 출범 정당성을 입증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작심하고 ‘오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모두나 추 장관이나 검찰을 제손으로 좌지우지하려는 목적 아래 잘못된 발언이나 행동을 하는 일은 부지기수다. 이 점은 분명하다. 이 밖에 추 장관의 두 번째 지휘권 행사를 30분 만에 수용하겠다고 밝힌 윤 총장이 정작 국감장에서는 “위법하다”고까지 표현한 것은 준사법기관의 장으로서 옳지도 않고 어울리지도 않는다. 대권 여론조사에서 후보로 거론된다고 하자 “지금은 제 직무를 다하는 것만으로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고 답한 뒤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건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한 것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물론 이 질문이 올바르지 않다는 것은 다시 말할 필요도 없다. 나아가 조국 전 장관을 수사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솔직히 검찰조직의 장으로 오히려 불리한 선택을 했다는 생각도 했다”면서 “만약 검찰개혁 저지 등 나쁜 목적이 있었다면 수사는 안하고 대가를 받는 것이 맞다”라고 답했다. 당시 수사가 검찰개혁과 관련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던 취지로 보이는데 굳이 이렇게 표현했어야 하는가 싶다. 임병선 논설위원 bsnim@seoul.co.kr
  • ‘김질주’를 좋아했던 ‘김한화’의 마지막은 ‘김울보’

    ‘김질주’를 좋아했던 ‘김한화’의 마지막은 ‘김울보’

    “팬들이 많은 별명을 지어주시면서 재밌어하셨다. 나도 보면서 웃은 적도 있었고 그게 팬들의 사랑이고 관심인데 이제는 들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별명이 많아 별명마저 ‘별명’이 된 사나이 김태균의 마지막은 ‘김울보’였다. 김태균은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을 끝으로 20년 현역 생활을 정리했다. 담담하게 마이크 앞에 선 김태균은 “안녕하세요. 한화 이글스 김태균입니다”라는 말을 꺼내자마자 눈물을 보이며 여러 감정이 뒤섞인 채로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태균은 수시로 팬을 언급하며 고마움과 미안함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평소에도 좋은 팬서비스로 팬을 먼저 생각했던 만큼 팬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때 김태균의 얼굴에는 눈물과 미소가 교차했다. 김태균은 “우리는 팬들의 사랑으로 사는 사람”이라며 후배들에게도 팬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김태균은 “어릴 때는 야구만 잘하려고 노력해서 팬들의 소중함을 인지하기 쉽지 않았다”며 “점점 프로생활을 오래하면서 팬들의 사랑과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했다. 이어 “어린 선수들은 인지를 못할 수도 있으니 빨리 인지해서 거기에 맞게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김태균은 일반적인 선수와 팬의 관계보다 더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바로 그의 별명 때문이다. 행동 하나하나에 수많은 별명이 붙는 김태균은 야구팬들에게 특별한 존재다. 팬들이 경기 외적으로 야구를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서 김태균만 한 지위를 가진 선수도 없다. 김태균은 팬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했고 창의력을 발휘하게 했다. 김태균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김태균은 ‘가장 기억나는 별명’을 묻자 “별명이 너무 많다”고 고민하더니 “어린 시절에는 ‘김질주’라는 별명이 좋았다. 덩치가 크고 느릿느릿한 선수라서 이미지가 다른 게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조금 더 팀의 중심이 되면서 그때는 한화의 자존심이란 별명이 마음에 들었다”며 흐뭇한 미소를 보였다. 김태균은 ‘어떤 선수로 기억해줬으면 싶나’라는 질문에도 “내 강점인 ‘김별명’이 있으니까 어떤 식으로라도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며 별명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2001년 데뷔해 통산 201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0(5위), 2209안타(3위), 311홈런(11위) 1358타점(3위) 출루율 0.421 장타율 0.516을 기록하고 떠나는 김태균은 이제 ‘김보좌’로 활동한다. 김태균은 “단장보좌로서 구단이 팀을 이끌어가는 부분에서 같이 조언을 하고 조율을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누가 되지 않고 더 좋은 결과를 내도록 공부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화에서 ‘김우승’이 되지 못한 김태균은 우승의 꿈을 후배들에게 넘겼다. 김태균은 “항상 시즌 시작하기 전에 팬들에게 ‘올 시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팬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는 인터뷰로 팬들에게 희망을 드렸는데 그 약속을 한 번도 지키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말로 팬들에 대한 미안함을 나타내며 “후배들이 한을 풀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대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아기 이름 ‘와이파이’로 짓고 18년 간 인터넷 공짜로 쓰게 된 부모

    아기 이름 ‘와이파이’로 짓고 18년 간 인터넷 공짜로 쓰게 된 부모

    스위스의 한 부부가 아기 이름을 ‘와이파이’로 짓고 18년 동안 인터넷을 무료로 쓸 수 있게 됐다. 3일 현지 독일어 일간지 블리크(Blick)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동부 그라우뷘덴에 사는 30대 부부는 얼마 전 태어난 딸 이름에 ‘와이파이’를 넣어 출생신고를 마쳤다. 아기 아버지는 “회사명으로 아기 이름을 지으면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광고를 보고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라우 지역에 본사를 둔 인터넷업체 ‘Twifi’는 실제로 아들 이름은 ‘Twifus’ 딸 이름은 ‘Twifia’로 짓는 부모에게 18년 동안 인터넷 무료 제공을 약속하고 있다. 아기 아버지는 이달 초 태어난 딸의 맨 마지막 이름으로 Twifia를 사용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출생신고서도 제출했다.딸 이름을 팔았다는 비난이 두렵다며 익명을 요구한 아기 아버지는 “사실 조금 부끄럽기는 하다”면서도 “처음에는 이상했는데 생각할수록 독특한 이름이다. 매력있다”고 말했다. 아기 이름으로 장난을 치는 것 같다며 주저하던 아내도 결국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부부는 인터넷 요금을 아끼게 된 대신, 딸 앞으로 계좌를 만들어 매달 60프랑(약 7만5000원)을 저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기 아버지는 “나중에 딸이 커서 성인이 되면 그 돈으로 차 한 대 사주고 싶다”고 했다.해당 이벤트를 진행한 업체는 8월에 설립된 신생 회사로, 직원은 4명에 불과하다. 그러니 ‘혹여 회사가 부도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일각의 우려도 일견 타당해 보인다. 이에 대해 필리프 포쉬(37) 사장은 “개인적으로라도 책임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경쟁 업체에 대항해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마케팅 일환으로 이벤트를 마련했다는 그는 “고대 기록을 보면 ‘Twifus’나 ‘Twifia’는 과거에 쓰이던 이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해당 이벤트는 아직 유효하다. 관심 있는 부모들의 참여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과거에도 종종 회사명으로 아기 이름을 짓는 사례가 있었다. 1959년 독일에서 태어난 펩시 카롤라 크론(60) 역시 부모가 콜라회사 펩시 측에서 돈을 받고 이름에 ‘펩시’를 넣은 경우다. 이후 펩시는 매년 그녀의 생일과 크리스마스 때마다 자전거와 인형 등을 선물했다. 물론 콜라 한 상자도 빠지지 않고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흔들흔들 아찔한 낮… 반짝반짝 설레는 밤

    흔들흔들 아찔한 낮… 반짝반짝 설레는 밤

    ‘소금산 출렁다리’ 생기면서 침체기 탈출 발밑 100m 낭떠러지에 머리카락 쭈뼛 밤엔 암벽이 대형 스크린 ‘미디어 파사드’ 성황림·용소막 성당서 단풍 인증샷 찰칵강원 원주의 간현관광지가 환골탈태하고 있다. 공전의 히트를 쳤던 소금산 출렁다리에 이어 절벽에 길을 낸 잔도, 유리다리 등 관광객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시설물들이 들어설 채비를 하고 있다. 거대한 암벽을 통째 스크린 삼은 미디어 파사드도 준비 중이다. ‘스릴의 성지’를 꿈꾸는 간현관광지의 미래를 미리 들여다봤다. 간현관광지는 ‘라떼형’ 관광지다. 30여년 전까지만 해도 수도권의 대학생들이 즐겨 찾던 MT 명소였다. 그러다 유행이 지나고 여행문화가 바뀌면서 장기 침체가 이어졌다. 이런 분위기를 한방에 뒤집은 게 소금산 출렁다리다. 간현관광지는 소금산 출렁다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 만큼 절대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삼산천 위로 솟구친 암벽의 봉우리 두 곳을 연결해 만들었다. 높이는 100m, 길이 200m, 폭은 1.5m다. 출렁다리 앞에 서면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 바닥이 격자형으로 만들어져 발아래 천길 낭떠러지가 훤히 보인다. 그렇다고 눈을 감고 건널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발아래를 똑봐로 굽어봐야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높은 곳에 있는지, 주변 풍경은 또 얼마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출렁다리 옆의 전망대(스카이워크)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폭 3m의 격자형 철구조물이 암벽을 지나 12.5m 길이로 펼쳐져 있다. 이 전망대를 끝까지 걷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앞으로 간현관광지 일대가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스릴의 성지가 될 듯하다. 원주시가 작심하고 ‘간담서늘쇼’를 준비하고 있으니 말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잔도(棧道)다. 절벽 바깥쪽에 선반을 꽂고 그 위로 길을 냈다. 길이는 1.2㎞ 정도다. 소금산 출렁다리와는 탐방로로 연결된다. 두 곳을 모두 돌아보고 나면 다리가 후들거리지 싶다. 유리다리도 관심을 끈다. 소금산과 간현산 사이를 잇는 다리다. 다리 상판 부위에 강화유리를 놓아 발아래가 훤히 보이도록 할 예정이라니 그 느낌이 얼마나 섬뜩할지는 경험하지 않고도 알 만하다.밤에는 영상쇼가 펼쳐진다. 주인공은 미디어 파사드다. 개미둥지마을 자연 암벽, 그러니까 소금산 출렁다리 바로 아래 직벽을 스크린 삼아 진행된다. 미디어 파사드는 건축물 등의 표면에 조명 시설을 설치하거나 디스플레이 기법을 연결해 이미지를 시연하는 것을 말한다. 간현관광지의 자연 암벽 자체가 밤이면 거대한 스크린으로 변하는 셈이다. 미디어 파사드 규모는 폭 250m, 높이 70m에 달한다. 국내에 시연되는 미디어 파사드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절벽 아래 삼산천에는 음악분수가 조성된다. 미디어 파사드와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공식 개장 예정일은 내년이다. 미디어 파사드에 정확히 어떤 내용이 담길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공연과 영상이 함께 어우러지는 콘텐츠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단순한 분수쇼보다는 미디어 파사드와 출렁다리, 음악분수 등과 원주의 이야기가 하나의 스토리로 엮여 수변 무대에 펼쳐지는, 공연극 형식으로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원주시에서 어떤 콘텐츠를 내놓을지 기대가 된다.이 계절에 가볼 만한 원주의 명소 몇 곳 덧붙이자. 신림면의 성황림(천연기념물 93호)은 ‘신들의 숲’이라 불리는 곳이다. 수목과 초본류를 합쳐 150여 종이 자라는 토속식물의 보고다. 원래 4월 초파일과 중양절(음력 9월 9일) 등 두 차례만 일반에 개방하던 곳이었는데, 현재는 주말마다 문을 열고 있다. 성황림 숲은 단풍이 곱다. 성황당 주변에 시립한 복자기나무 등이 당단풍보다 붉은빛으로 물들기 때문이다. 중양절인 25일쯤엔 숲 전체가 붉게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양절에 치러지는 제례의식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됨에 따라 예정대로 진행된다.이웃한 용암리의 용소막성당은 횡성의 풍수원성당과 원주(원동)성당에 이어 강원도에서 세 번째로 건립된 성당이다. 1915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중건됐다. 성당 오른쪽의 거대한 느티나무는 벌써 붉게 물들었다. 노란 은행나무를 곁들이면 풍성한 ‘인증샷’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성당 뒤편에는 ‘십자가의 길’이 조성돼 있다. 울창한 솔숲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글 사진 원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김봉현 “검찰 ‘일도이부삼빽’ 은어 써가며 이종필 도주 권유”

    김봉현 “검찰 ‘일도이부삼빽’ 은어 써가며 이종필 도주 권유”

    “수원여객 횡령 사건서도 영장기각 청탁”구체적 설명 없어… 진위 검증 필요할 듯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1일 공개한 2차 옥중입장문을 통해 검찰에 대한 폭로를 이어 갔다. 김 전 회장은 도피 당시 검찰의 도움을 받았고, 라임 사건과 별개로 수원여객 횡령 사건에서도 구속영장 관련 청탁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지난 16일 서울신문을 통해 보도된 1차 옥중입장문에서는 검찰로부터 회유와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한 데 이어 이날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검찰로부터 조력을 받았다고 폭로한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설명 없이 ‘검찰 관계자’의 도움을 받았다고만 밝혀 향후 진위 여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김 전 회장은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의 최초 도피 당시부터 검찰 관계자들이 도피 방법 등을 알려주는 등 도움을 줬다”면서 “검찰 수사팀의 추적 방법, 휴대전화 사용 방법 등을 알려주며 도주를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당시 검찰 관계자들이 ‘일도이부삼빽’과 같은 은어를 써 가면서 도주를 권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일도’는 ‘1번 도망가고’, ‘이부’는 ‘2번 부인하고’, ‘삼빽’은 ‘3번 빽쓰고’ 라는 뜻이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의 투자 대상 상장사인 리드의 수백억원대 횡령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지난해 11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루 앞두고 잠적했다. 김 전 회장도 수원여객 횡령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도주했다. 이들은 함께 도피 행각을 벌이면서 대포폰 수십 개를 돌려 쓰고 서울 강남 인근 호텔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5~6개월간 경찰 수사망을 피했다. 특히 김 전 회장은 택시를 여러 차례 갈아타며 이동하는 방법으로 추적을 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사장은 지난 4월 서울 성북구 인근의 한 빌라에서 경찰에 함께 붙잡혔다. 김 전 회장의 주장대로라면 이들의 치밀한 도피 방법을 검찰이 조언했다는 것이 된다. 다만 검찰의 조력을 받았다는 표현만 있을 뿐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하다. 또한 ‘일도이부삼빽’은 검경 등에서는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표현이다. 김 전 회장의 진술을 곧이곧대로 믿기에는 여전히 석연찮다는 뜻이다.김 전 회장은 검찰에 영장 발부 기각 청탁이 실제로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수원지검장이었던 윤대진 현 사법연수원 부원장에게 영장 발부 기각을 청탁했고, 한동안 영장 발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입장문에 “수원지검장의 부탁으로 (윤 부원장의) 친형을 보호하고 있었다는 지인에게 실제 5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적었다. 윤 부원장은 이에 대해 앞서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경찰이 영장을 신청했을 당시 영장을 반려하거나 기각하지 않고 바로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면서 “그가 로비스트에게 돈을 줬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담당 검사의 수사보고 외에는 김 회장과 관련한 어떠한 연락도 없었다. 결론적으로 사기꾼의 거짓말이거나 로비스트에게 돈을 줬다면 실패한 로비”라고 반박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日 심각한 코로나 임신 기피…신생아 10% 이상 감소 전망

    日 심각한 코로나 임신 기피…신생아 10% 이상 감소 전망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본 여성들의 임신이 10% 이상 감소하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저출산 문제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불안이 고조됐던 올해 5~7월 일본의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접수된 임신신고 건수는 20만 4482건으로 전년동기(23만 813건)에 비해 11.4% 줄어들었다. 특히 5월의 감소폭은 무려 17.1%에 달했다. 일본에서는 모자보건법에 따라 임신을 하게 되면 거주지 관할 지자체에 신고해야 한다. 그래야 각종 검진 혜택과 모자건강수첩을 받을 수 있다. 임신신고 건수를 종합하면 대략적인 출생아 예측이 가능하다. 2016년 처음으로 100만명 밑으로 떨어졌던 일본의 연간 출생아 수는 지난해에는 86만 5239명으로 90만명선이 무너졌다. 하지만,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에는 80만명선도 장담할 수 없을 전망이다. 출생아 수 감소는 코로나19가 초래한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첫머리에 꼽힌다. 고용사정이 나빠지고 가계수입이 줄어들면서 결혼과 출산을 미루려는 커플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마다 히로시 주오대 교수(가족사회학)는 “전체 가구수입이 줄어 아이를 갖는 것을 피하려는 부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수습돼 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면 전체 출생아 수는 상당한 수준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도통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엄마와 태아에 의학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아직 규명되지 않은 것도 출산을 미루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 온 지자체들 사이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야마가타현에서는 지난 4월 이후 임신신고뿐만 아니라 임신의 전 단계인 혼인신고까지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하자 지난달 추가경정예산을 짜면서 결혼·임신의 촉진을 위한 지원예산으로 약 3억엔(32억원)을 배정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가동 중단’ 판단 회피한 감사원… 논란 키운 최재형의 ‘소신 감사’

    ‘가동 중단’ 판단 회피한 감사원… 논란 키운 최재형의 ‘소신 감사’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 과제인 탈원전 정책의 정당성을 뒤흔들 만한 보고서가 나올 것처럼 떠들썩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용두사미란 평가가 대부분이다. 알맹이 없는 감사 결과일 뿐 아니라 감사원의 신뢰도를 스스로 훼손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논란을 자초한 장본인이 최재형 감사원장인 것도 두고두고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감사원이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는 전체 내용의 10%가량을 정부 정책 결정의 타당성을 둘러싼 판단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애초 국회가 감사를 요구했던 핵심 이유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이었는데 정작 감사원은 “가동 중단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종합적 판단으로 보는 데는 한계가 있음”이라며 선을 그었다. 국회의 감사 요구 취지 등에 따른다며 경제성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인 안전성을 감사 범위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직무감찰규칙에 “정부의 정책 결정 및 정책 목적의 당부(옳고 그름) 등은 감사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돼 있어 정책 결정의 타당성은 감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당초 감사원이 법정 감사 시한을 8개월이나 넘긴 원인 자체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나아가 탈원전 정책의 타당성’을 둘러싸고 감사위원들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감사원이 이날 밝힌 내용대로라면 감사원은 ‘감사 대상도 아닌 사안’을 두고 13개월을 허비한 꼴이 돼 버렸다. 논란은 이미 법정 감사 시한인 2월을 한참 넘기면서부터 예고됐다. 감사위원들 사이에서 감사보고서를 둘러싸고 의견 차이가 크다는 감사위원회 분위기가 감사원을 통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대선에서 41% 지지밖에 받지 못한 정부의 국정 과제가 국민의 합의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느냐”는 최 원장 발언, ‘최 원장이 처음부터 탈원전 반대 소신을 갖고 있었다’는 증언 등으로 최 원장이 정치적 논란의 진원지가 되면서 중립성 논란까지 초래했다. 일부에선 최 원장을 정권에 맞선 ‘소신파’로 치켜세우기도 했지만 정작 결과물은 오히려 정치적 타협과 갈등 회피에 더 가깝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감사원은 전통적으로 감사 관련 정보가 사전에 유출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 때문에 그동안 감사 관련 정보는 거의 청와대나 국회 등을 통해 흘러나왔다. 하지만 월성 1호기 사례는 감사원이 견지해 온 ‘감사원은 감사보고서로만 말한다’는 원칙을 감사원장이 앞장서 깨 버리는 나쁜 선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난 1979년 생”…무려 41세 펭귄 세계 최고령으로 기네스 등극 (영상)

    “난 1979년 생”…무려 41세 펭귄 세계 최고령으로 기네스 등극 (영상)

    웬만한 청년들도 '누님'하고 부를 무려 41세의 펭귄이 세계 최고령 펭귄에 등극했다. 최근 기네스 세계기록(GWR) 협회는 덴마크 오덴세 동물원에서 살고 있는 암컷 젠투펭귄 올레(Olde)가 41세의 나이로 공식 확인돼 세계 최고령 펭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덴마크어로 증조할머니를 뜻하는 올레는 지난 1979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동물원에서 태어났으며 지금까지 총 16마리의 새끼를 낳아 키웠다.이후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몬트리올 바이오돔으로 이주해 그곳에서 20년 동안 살았으며 지난 2003년부터는 현재의 오덴세 동물원에 살고있다. 특히 올레의 '가문'인 젠투펭귄(학명 Pygoscelis papua)이 야생에서 평균 수명이 15~20년, 사육 개체도 30년 정도 사는 것을 고려하면 올레의 장수가 놀랍지만 여전히 두 발로 걸으며 정정함을 과시한다.오덴세 동물원 측은 "올레의 세계 최장수 기록은 동물원 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면서 "올레는 담당 사육사들의 마음 속에서도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보살핌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기존 세계 최고령 펭귄은 미국 콜로라도주(州) 푸에블로 동물원에서 살던 테스라는 이름의 암컷 아프리카펭귄으로, 40세의 나이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42세까지 산 수컷 아프리카펭귄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기네스 협회는 밝혔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장애인 돌봄공백, 또 가족한테만 떠넘길 건가요

    장애인 돌봄공백, 또 가족한테만 떠넘길 건가요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가 장기화될 태세이지만 정부의 내년 예산안에는 ‘장애인 돌봄’ 지원이 미비한 것으로 분석됐다. 장애인 단체들은 국회 심의를 앞둔 정부의 내년 장애인 복지 예산이 기계적으로 증액돼 코로나 재난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현재의 예산 편성안대로라면 내년에도 복지시설 등의 휴관으로 인한 돌봄공백을 개별 가정들이 짊어지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장애인 복지정책 예산은 크게 중앙정부 재정과 지방자치단체 재정,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공동 운영하는 재정 등으로 구분된다. 공공재정 연구기관인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중앙정부가 운영하는 재정 항목에서 보건복지부가 전체 장애인 관련 지출 규모 중 47.1%를 차지한다. 내년 복지부의 전체 예산은 90조 1536억원으로, 지난해 82조 5269억원보다 9.2% 증액됐다. 전체 예산안 555조 8000억여원 중 점유율이 16.2%에 달한다. 내년 예산에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임상지원 1314억원 등 보건 대응 예산이 새롭게 포함됐다. 내년 장애인 복지 관련 예산은 3조 6661억원으로 올해 장애인 복지 예산(3조 2624억원)보다 12.3% 증액됐다. 그러나 신규 사업으로 장애인건강보건관리시스템 구축사업(15억 8900만원)이 추가된 것을 빼면 장애인 활동지원(1934억원 증액), 장애인연금(429억원 증액) 등 코로나 이전 사업들의 증액뿐이다. 전근배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은 “장애인 관련 복지시설들의 휴관으로 인한 돌봄공백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고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19일 서울신문이 분석한 증액된 기존 사업조차도 실제 수요와 간극이 컸다. 공적제도 중 유일한 ‘1대1 대면서비스’인 활동지원서비스 예산은 1조 4991억원으로 올해 대비 14.8% 늘어났다. 올해보다 8000명 늘어난 9만 90000명분이다. 하지만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최근 1년간 활동지원 서비스 신규 대상이 1만 5000명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적다”고 말했다. 장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난 1년간의 ‘장애인활동지원 신규 신청 및 수급자 현황’ 규모가 1만 5476명이다. 이동석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감염 예방만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장애인의 활동을 적극 보장해주는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일열 복지부 장애인서비스과장은 “내년 활동지원 예산은 수급자 기준이 아닌 이용자 기준으로 편성해 만약 예산이 부족하면 예비비를 통해 수요에 맞게 지원할 것”이라며 “도전적 행동(자해나 타해)이 있는 발달장애인들을 돌보는 활동지원사의 시간당 가산수당도 내년에는 1500원으로 50% 인상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돌봄 공백 장기화로 한계치에 다다른 발달장애인 부모들에 대한 국가의 자살위기관리군 편성 주장도 나오지만 가족 지원 예산은 29억원으로 올해와 동일하다. 지자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지방세수 감소를 명분으로 장애인 복지 예산의 증액을 대폭 축소하려는 기류다. 서울시가 올해 발표한 ‘65세 최중증 장애인 활동지원’과 ‘장애인 자립지원 주택’ 등의 정책들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장차연)는 지난 13일 서울시청 앞에서 ‘2021년 서울시 중증장애인 생존권 예산 쟁취’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농성투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코로나로 인해 장애인들이 문재인 정부 정책에서 뒷전으로 밀렸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는 지난 3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고, 감염취약계층의 보호 조치(제49조의2항)를 신설했다. 감염취약계층에게는 ‘주의’ 이상의 ‘위기’ 경보가 발령될 경우 복지부 장관, 시도지사 등은 마스크 지원 등의 조치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감염취약계층에는 어린이와 노인 등이라고 명시돼 장애인은 명시적으로 빠졌다. 정부가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4차례에 걸쳐 편성하면서도 장애인 관련 조치는 없었다. 역대 최대 규모라는 3차 추경에서는 수요 감소를 이유로 발달장애 학생들의 방과후활동서비스 예산 100억원을 삭감해 논란이 됐다. 문애린 서울 장차연 공동대표는 “재난 상황에서 제일 피해를 받는 게 장애인인데, 제일 먼저 깍이는 예산도 장애인 복지 예산”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무려 41세…덴마크 동물원 젠투펭귄 ‘세계 최고령 펭귄’ 등극

    무려 41세…덴마크 동물원 젠투펭귄 ‘세계 최고령 펭귄’ 등극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펭귄이 덴마크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화제다. 기네스 세계기록(GWR) 협회는 14일(현지시간) 덴마크 오덴세 동물원에서 살고 있는 암컷 젠투펭귄 올레(Olde)가 나이 41세로 공식 확인돼 세계 최고령 펭귄으로 등극했다고 발표했다. 젠투펭귄(학명 Pygoscelis papua)은 야생 개체의 경우 평균 수명이 15~20년이고, 사육 개체도 30년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두 발로 걸으며 정정함을 과시하는 올레의 장수 비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덴마크어로 증조할머니를 뜻하는 올레는 17년 전인 2003년 이 동물원으로 이주했다. 담당 사육사인 샌디 뭉크와 메테 하이켈은 사육 펭귄들 가운데 가장 오래 산 펭귄을 돌볼 수 있어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 기네스 협회에 따르면, 올레는 지난 4일 나이가 생후 41년 141일로 확인돼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기존 세계 최고령 펭귄은 미국 콜로라도주(州) 푸에블로 동물원에서 살던 테스라는 이름의 암컷 아프리카펭귄으로, 40세의 나이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42세까지 산 수컷 아프리카펭귄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기네스 협회는 말한다.올레는 지난 1979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동물원에서 부화한 뒤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실내 동물원인 몬트리올 바이오돔으로 이주해 그곳에서 20년 동안 살다가 지난 2003년부터 오덴세 동물원으로 다시 이주해 살고 있다. 이 펭귄은 지금까지 총 16마리의 새끼 펭귄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올레는 담당 사육사들의 마음속에서도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오덴세 동물원 측 SNS 담당자인 대니 라르센은 말한다. 그는 “올레가 기네스 세계기록을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은 원내에서도 화제가 됐었다”면서 “우리는 모든 펭귄처럼 그녀와 그녀를 담당하는 사육사들의 보살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진=GWR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상업용 부동산으로 수요자 발길 돌린다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상업용 부동산으로 수요자 발길 돌린다

    한국은행이 현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짙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금융투자협회에서 발표한 ‘2020년 10월 채권시장 지표’에 따르면 채권업계 종사자 2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측했다고 밝혔다. 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여파로 이에 따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낮은 금리에 단순 예금으로는 수익성이 너무 낮다는 판단과 주거 부동산에 대한 규제가 상업용 부동산으로의 관심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 투자가 어려운 것도 이러한 상황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악화로 무턱 된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최근 상업용 부동산에서도 상업시설 투자는 규제, 초기 투자비용, 대출 등의 면에서 투자 진입장벽이 낮아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경기악화로 투자수익률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기본적인 입지, 교통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컨텐츠를 가진 상업시설에 대한 투자가 안정적이다”고 전했다. 현재 상업시설 부동산은 컨텐츠의 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유흥목적의 고객 보다 한곳에 머무르는 가족단위 고객이 늘어나면서 차별화된 컨셉의 상업시설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업시설은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외부 유입 고객 또한 높아 지역 내 랜드마크로 자리잡기도 해 투자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 내 분양중인 테마형 상업시설에 많은 투자자가 몰리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주변 시장에서는 볼 수 없던 상업시설 형태로 들어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해당 상업시설은 ‘힐스 에비뉴 삼송역 스칸센’으로 북유럽 컨셉으로 외관을 디자인해 멋스러운 컨셉을 선보일 예정이다.특히, ‘힐스 에비뉴 삼송역 스칸센’은 상가 전면에 오로라를 구현해 개성 있는 분위기까지 연출할 예정이다. 전세계인들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오로라는 보통 선택 받은 자만이 볼 수 있을 정도로 보기 힘든 현상이지만 ‘힐스 에비뉴 삼송역 스칸센’은 오로라를 상가의 외관에 직접 연출하며, 고객들에게 즐거운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쉬지 않는 상권을 만들기 위해 북유럽 페스티벌, 펫파크, 펫케어 등의 다양한 이벤트가 계획돼 있다. 이는 매일매일 활기찬 분위기의 상가를 조성해 주변을 비롯해 거리가 먼 유동인구까지 유입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힐스 에비뉴 삼송역 스칸센’은 주변 입지가 좋아 배후수요도 풍부하다. 주변에 약 650개 기업이 들어선 ‘삼송테크노밸리’와 808병상 규모의 ‘은평성모병원(반경 2.4km)’이 인접했으며, 북삼송지구의 약 1,000여 세대 고급 단독주택 단지도 들어설 예정으로 알려져 관련 인구가 해당 사업지의 배후수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힐스 에비뉴 삼송역 스칸센’은 2,513실 규모의 오피스텔 내에 들어서는 상업시설로, 지상 1~2층에 203실 규모로 조성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러 위성-中 로켓파편 충돌 모면 “12m 아니라 70m 거리를 스쳤을 것”

    러 위성-中 로켓파편 충돌 모면 “12m 아니라 70m 거리를 스쳤을 것”

    우주쓰레기를 관측하고 추적하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연구기관 레오랩스(LeoLabs)는 16일 아침(이하 한국시간) 우주쓰레기로 떠돌면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됐던 두 물체가 충돌을 모면했다고 밝혔다. 레오랩스는 이날 오전 9시 56분 남대서양 상공 991㎞ 지점에서 1989년 옛 소련이 쏘아올려 지금은 폐기된 러시아 항법위성 코스모스 2004와 2009년 이후 우주를 떠돌아다니는 중국의 운반 로켓 창정(長征) 4호의 파편이 아주 가까운 거리를 스쳐 지나가거나 자칫 충돌해 많은 파편들로 쪼개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스타트업 기업은 처음에는 두 물체의 거리가 12m 안팎이며 충돌할 확률이 10%라고 전했는데 실제로는 8~43m 거리를 두고 지나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정도 거리도 광활한 우주공간을 생각하면 아주 가까운 거리다. 남대서양 상공에 어떤 파편도 쏟아져 내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들은 두 물체가 훨씬 더 먼 거리를 스쳐 지나갔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 대학 천문학과의 모리바 자흐 박사는 70m쯤 떨어져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매우 높은 공신력을 평가받는 에어로스페이스 코퍼레이션도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창정 4호의 로켓 3단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의 지름은 2.9m, 길이는 7.5m이며 무게는 1000㎏으로 추정된다. 둘이 합쳐 2800㎏에 이르는 물체들이 초속 14.7㎞, 시속 5만 2950㎞의 빠른 속도로 부딪치면 엄청난 양의 파편이 궤도를 뒤덮을 것으로 우려됐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레오랩스는 충돌 사고가 일어나면 지구에 직접적 영향은 없겠지만, 장시간 떠도는 파편들이 궤도에 있는 다른 위성 작동에 큰 방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주쓰레기끼리 충돌하는 일은 최근 우주 비행과 탐험에 큰 위협으로 떠올랐다. 1㎝ 이상의 조각만 90만개 이상이 떠돌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유럽우주국(ESA)이 이번주 내놓은 우주환경상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한해 평균 12건의 우주 파편 사고가 일어났으며 불행히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2009년 2월에는 미국 인공위성 ‘이리듐 33호’와 러시아 군사위성 코스모스-2251호가 충돌해 그해 10월까지 1800여 개의 새로운 우주쓰레기를 만들었다. 국제우주정거장(ISS)도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이나 충돌 위기를 넘겼다. 지난 5월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우주쓰레기 중 대부분은 러시아 책임이다. 파편 중 1만 4403개가 러시아 인공위성이나 로켓에서 비롯됐다. 전문가들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연구진은 국제협정을 통해 ‘궤도 사용료’를 부과, 우주에 있는 위성 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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