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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盧대통령 ‘1년의 잘못’ 새겨야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1년에 대한 국민평가를 보면 착잡하다.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겨우 낙제점을 면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노 대통령이 추구하는 국가시스템 개혁의 지향점과 시대적 소명을 십분 이해한다 해도,국민을 너무 불안하게 만든 결과물이 아닌가 한다. 어제 특별회견에서 “정부가 할 일을 또박또박 챙겼다.”고 강조한 노 대통령으로서는 야박한 평가일 수도 있겠다.검찰과 국정원의 독립과 인사시스템 구축,273개 국정 로드맵 완성 등 성과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무엇보다 대통령의 탈(脫)권위 노력이 변화의 동인임을 부인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런데 왜 참여정부의 평가가 이렇게 혹독한 것일까.노 대통령의 잦은 말실수와 재신임과 같은 불가측성이 1차적 원인이라고 본다.어제 회견 말미에 “국민들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대통령을 바란다.”는 말을 노 대통령 자신이 어긴 결과다.여기에 측근비리와 국정 아마추어리즘의 잇단 시행착오가 겹친 탓이다.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정치권마저 매일 요동을 치고 있었으니,국민들이 나라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 아닌가. 서울신문이 취임 1주년을 맞아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조사한 국민여론조사 결과는 원인과 처방을 정확히 짚고있다.‘경제안정과 국가안보와 같은 핵심 분야보다 국민참여 분야에 더 많은 국가 에너지를 투입했다.’는 분석결과를 내놓았다.노 대통령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국민의 44.3%가 ‘경제’를 꼽은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이제 노 대통령이 할 일은 자명해졌다.1년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신뢰의 리더십을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다.또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일자리 창출과 경제회생,그리고 국가안보를 포함한 국민통합 노력에 열린 자세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나아가 총선승리에 집착하기보다는 그 이후 국정안정을 꾀할 구상을 가다듬어야 할 때다.˝
  • [총선D-50 흔들리는 野] 崔대표·소장파 ‘전략적 제휴’

    최병렬 대표가 기사회생할 수 있을까.24일 신당 논의를 둘러싼 당 분위기를 보면 최 대표 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것 같다.이날 이상득 총장이 내놓은 향후 ‘로드맵’은 최 대표와 소장파의 주장을 절충한 것이다. 이 총장은 “선거대책위원회는 임시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가 선출된 이후에 구성하겠다.”고 말해 소장파의 의견을 배려하는 듯했다.“다만 총선 실무를 담당하는 ‘총선기획단’은 임시 전당대회 이전에 발족시키겠다.”고 덧붙였다.이는 최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이 총장은 “이 결정은 당헌당규에 따른 것이며,앞으로도 이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못박았다.당내 여러 계파도 이 방안에 일단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구당모임 간사격인 남경필 의원은 이에 대해 “당 해체 후 재창당이든 신당이든 절차는 중요하지 않고 내용이 중요하며,여기에는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한때 ‘혁명군’의 모습으로까지 비쳐지며 신당 창당을 적극 추진하던 자세와 비교하면 상당히 물러선 것이다.그는 “우린 절차에 대해선 관심이 없으며,한나라당이 통렬히 반성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게 소장파의 입장”이라고 거듭 선을 그었다.몰아붙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며,‘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신당 창당은 그간 남경필·원희룡 의원 등이 적극 밀어붙이고,김덕룡·박근혜 의원 등이 지지하는 모양새를 띠었다.원희룡 의원은 ‘법통을 새로 만드는 창당’을,권영세 의원은 ‘주도세력을 교체’하는 새로운 신당을 주장해 왔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소장파가 혁명의 깃발을 내렸다.”는 말까지 나왔다.일각에서는 “소장파와 최 대표의 관계에 다시 변화가 생겼다.”는 관측이 대두됐다.소장파의 한 관계자가 “최 대표와 전략적 제휴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기 때문이다.지난해 7월 최병렬 체제의 출범 직후 초선의원들이 최 대표와 대단히 우호적이었던 관계를 일정부분 회복하지 않았느냐는 시각이다. 반(反) 최병렬의 기수에 섰던 소장파들의 기세가 주춤하면서 최 대표에게는 힘이 모이는 양상이다.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이중재·김명윤 전 의원,서정화·신영균·김용갑 의원 등은 이날 여의도에서 최 대표와 오찬회동을 갖고 “당의 정체성과 정통성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신당얘기가 분당사태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고 임태희 대표비서실장이 전했다. 그러나 소장파들은 이런 기류를 의식한 듯 이날 밤 국회 한나라당 총무실에서 긴급 모임을 갖고 “우리의 주장은 열린우리당식 신당 창당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법통을 지키는 제2의 창당”이라며 “따라서 ‘전대준비위’라는 명칭을 ‘제2창당준비위’로 바꿀 것을 당 지도부에 촉구키로 했다.”고 권영세 의원이 전했다.이에 따라 최 대표측과 소장파들이 ‘전대준비위’냐,‘제2창당준비위’냐 를 놓고 또 한차례 힘겨루기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이지운기자 jj@˝
  • 추곡수매제 내년 폐지

    1948년 도입된 추곡수매제도가 시행 57년만인 내년에 전면 폐지된다.수매제 대신에 정부가 쌀을 시세대로 수매하고 방출하는 공공비축제가 도입된다. 농림부는 23일 이같은 내용의 ‘농업농촌 종합대책 로드맵’을 발표하고 청와대에 보고했다.종합대책 로드맵은 농업시장 개방에 대비,오는 2013년까지 3단계로 나눠 실천할 ‘9대 핵심 농정과제’와 이를 뒷받침하는 ‘119조원의 투·융자 계획’을 담았다. 허상만 농림부 장관은 기자설명회에서 “119조원이 투입될 종합대책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만든 만큼 만약 또다시 실패한다면 그 책임은 생산자 농가와 정부가 지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농림부는 쌀 농사만 짓는 농가를 우리 농업의 중추세력으로 키우기 위해 2010년까지 전업농(6㏊) 7만호를 육성,전체 쌀 생산량의 50% 이상을 맡게 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농지 규제를 완화하고 ‘농지은행제도’도 도입키로 했다.이는 농업인이 농사를 그만두더라도 농지를 팔지 않고 농지은행에 맡긴 뒤 경작면적 확대를 원하는 전업농에게 유상 임대해주는 제도다. 또 현재 일괄지급 방식인 경영이양직불제는 고령의 농업인이 전업농에게 농지를 팔 경우 1㏊에 24만 1000원씩 매월 지급하는 연금제 방식으로 바뀐다.우리 농축산물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생산에서 판매까지 한눈에 관리할 수 있는 농산물 생산이력제도 2006년부터 전면적으로 실시된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종합대책 보고대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과 관련,“관세화 유예냐,관세화냐 어느 것이든 이런 간판에 매달리다 보면 내용을 놓치기 쉽다.”면서 “실질적인 최선의 결과를 얻는 방향으로 정부를 믿고 맡겨달라.”고 강조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盧대통령 취임 1년]경제정책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1년’은 ‘의욕적인 추진에 비해 효과가 미미한 속빈강정’이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최근 한국경제학회는 ‘참여정부 평가 1년’에서 “개혁도,경제안정도 모두 놓쳤다.”고 평가했다.청와대 조윤제 대통령 경제보좌관도 ‘참여정부 1년 경제성과와 전망’에서 ‘경제성장 3% 안팎,신용불량자 370만명’이란 현실을 놓고 보면 경제지표로는 좋은 성적을 냈다고 볼 수 없다고 시인했다. 참여정부는 출범 이후 ▲매년 7%대의 경제성장으로 250만명의 일자리 창출 ▲2만달러 시대 달성을 위한 성장잠재력 확충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복지제도의 확립과 사회안전망이라는 3축을 경제정책의 모토로 내걸었다.시장경제 질서를 위한 재벌개혁도 과제였다. 하지만 지난해 일자리는 오히려 4만여개 줄었고,경제성장률은 3%대에 머물렀다.분배를 통한 복지도 성장이 전제되지 않아 허울만 좋았다.2002년 후반기 들어 가계대출의 증가세 둔화로 소비가 극도로 위축되고 북핵,이라크전쟁,SK글로벌 사건,LG카드 사태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금융시장은 심한 동요를 보였다.화물연대 파업 등 노사갈등도 끊이지 않아 외국인 투자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방만한 토론문화로 정책결정이 신속히 처리되지 못하고,되레 부처간 혼선과 이기주의만 부추긴 부작용을 낳았다는 지적도 많았다. 다만,투자와 관련해 규제를 풀고 공정경쟁과 시장의 투명화를 위한 분야별 로드맵을 만들어 향후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틀을 만들었다는 점은 평가받을 만하다.특히 강도높은 세제정책을 통해 부동산투기를 일단 잠재웠고,1∼2%포인트의 과감한 법인세 인하 정책으로 ‘기업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은 가시적인 성과다. 앞으로 경제정책은 분배중심이 아닌 성장-고용-복지(분배)라는 형태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지금은 성장이 중요하고,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시급하다.’고 언급한 것도 이같은 현실을 고려한 고육책의 성격이 강하다.따라서 기업투자 환경개선과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정책적 드라이브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토지규제 완화,외국인투자 촉진,서비스산업 육성,신용불량자 대책,사교육비 경감,물류·항만산업 육성 등이 지속 추진되어야 할 정책 과제다. 주병철기자 bcjoo@˝
  • 교정보호·이민청 신설-법무·검찰개편 로드맵

    2006년까지는 교정보호청이,2010년까지는 이민청이 법무부 외청으로 신설될 전망이다.또 부적격한 검사를 가려내기 위한 검사 적격심사제도 시행방안을 마련,빠른 시일내 실시키로 했다. 법무부는 이같은 내용의 법무·검찰 조직개편 로드맵을 완성,22일 발간한 ‘인권존중의 법질서’라는 정책자료집에 담아 발표했다. 이 안에 따르면 법무부는 2006년까지 교정국과 보호국을 폐지하는 대신 외청으로 교정보호청을 설치하고 10월부터 준비작업에 들어간다.미국,영국,호주 등이 교정 기능을 외청이나 독립된 부로 운영하고 있고,현재 교정국과 보호국에 소속된 인원이 1만 9185명으로 경찰청·철도청에 이어 3위 규모라는 점을 외청화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또 출입국관리 행정의 전문성·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출입국관리국도 외청화해 오는 2010년까지 이민청을 신설키로 했다. 검찰조직 개편은 인권옹호와 검사 위상강화에 맞춰졌다.우선 검찰이 직접 수사를 맡기보다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키로 했다. 또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찰인사 체계 구축을 위해 외부용역 등을 통해 검사 업무실적 평가 시스템을 만든 다음 내년 4월부터 검사 직무분석을 시범실시키로 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고용있는 성장으로] 대책은 없나

    수출용 전자제품의 부품을 하청 생산하는 중견기업 A사.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느라 지난해 가을부터 공장직원들의 야간근무를 대폭 늘렸다.이 추세라면 기계를 더 들여놓아야 하지만 일단은 기존 설비를 밤새 돌려 주문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A기업뿐이 아니다.많은 기업들이 좀처럼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그렇다고 투자요인이 없는 것이 아니다.경기침체가 극심했던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일감이 없어 투자를 늘릴 명분도,여력도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은 1년 전보다 10.9%나 늘었다.그런데 정작 생산능력은 3.1% 증가에 그쳤다.통계청 김민경(金民卿) 경제통계국장은 “생산이 크게 늘었는데도 생산능력이 제자리 걸음이라는 것은 기업들이 기계설비 증설 등 투자를 늘리지 않고 A사처럼 철야근무나 3교대 등으로 늘어나는 주문을 소화했다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기업의 투자요인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설비투자 조정압력(생산증가율에서 생산능력증가율을 뺀 것)’은 지난해 8월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9월을 기점으로 플러스(4.2%포인트)로 돌아섰다.12월에는 이 투자압력이 7.8%포인트까지 급등했다. 재정경제부 강호인(姜鎬人) 종합정책과장은 “투자압력이 계속 높아지는 만큼 기업들이 계속 투자를 미루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강 과장은 “무엇보다 기업들이 투자를 늘려야 정규직 등 근본적인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면서 “올해 경제운용의 모든 초점을 투자 활성화에 맞춘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토지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외국인투자 유치규정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늦어도 6월말까지는 토지규제 관련 로드맵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강 과장은 “수요가 있는데도 기업들이 신규투자를 계속 회피하면 당장은 버틸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은 경쟁에서 뒤처져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전문가들은 투자가 시급한 또하나의 이유로 경제성장률(GDP) 증가에 따른 고용창출 효과가 급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든다.종전까지는 GDP가 1%포인트 늘어나면 연간 10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생기는 것으로 추산돼 왔다.그러나 최근의 통계를 보면 GDP가 1%포인트 늘어도 5만∼6만명밖에 고용창출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심지어 지난해에는 3% 안팎 성장했지만 일자리가 오히려 3만개 줄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健) 전무는 “첨단 자동화설비가 사람을 대체하는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투자가 수반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꺾는 정치불안과 과잉규제를 시급히 해소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
  • [월드이슈-타이완 총통선거 D-30]‘독립·통일’ 분수령… 양안 긴장고조

    ‘중국으로부터 독립이냐,통일 지지냐.’ 다음달 20일 타이완 총통선거를 앞두고 중국과 타이완간 양안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총통 선거와 동시에 처음으로 실시되는 타이완의 국방력 강화와 양안 평화회담에 대한 국민투표 때문이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주장하는 중국은 천수이볜(陳水扁·52) 총통이 국민투표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독립을 추진하려 한다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야당인 국민당과 친민당도 국민투표가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며 비판하고 있다.천 총통은 이에 대해 국민투표야말로 주권과 양안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반박하고 나섰다.여야 후보는 17%에 달하는 부동층 흡수를 위해 21일 2차 TV토론과 함께 시작되는 공식선거운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뜨거운 감자 ‘1국 2체제’ 총통 선거의 최대 이슈는 역시 양안관계다.천 총통과 국민·친민 야당연합 후보인 롄잔(連戰·67) 국민당 주석은 서로 타이완의 안보를 위해 자신들이 최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천 총통은 “중국이 타이완을 겨냥해 496기의 탄도미사일을 배치하고 ‘하나의 중국’ 또는 ‘1국 2체제’를 줄곧 강요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이 있겠느냐.”며 국민투표 강행 의사를 분명히 했다. 천 총통은 그러나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국민투표는 곧 독립 선언으로 가는 첫걸음’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우려가 커지자 다소 유화적인 입장으로 전환했다.천 총통은 23일자 타임 아시아판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통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19일 타이완 UFO라디오에 출연,재선돼도 타이완 독립을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애썼다.천 총통은 타이완이 이미 독립된 상태라고 생각하지만 2000년 총통 선거 승리 직후 중국으로부터 영구독립을 선언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야당연합의 롄 후보는 4년간 천 총통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며 맹공을 펴고 있다.그는 민감한 정치적인 현안은 잠시 접어두고 경제·문화적 교류 확대를 통한 평화정착을 강조한다.롄 후보는 이를 위해 5년 전 중단된 타이완과 중국과의 해운·항공 직항 실현 등 ‘양안 신평화 로드맵’ 등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14일 사상 첫 TV후보토론 직후인 16∼19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롄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42.7%였으며,천 총통에 대한 지지도는 39.7%로 3%포인트 차를 보였다.오차범위는 ±2%이다.수주일간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는 거의 변동이 없다.30%에 달했던 부동층이 절반 수준인 17%로 줄었다.줄어든 부동층의 지지도는 양쪽에 골고루 나뉘어 결국 남은 부동층을 누가 먼저 공략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러나 타이완의 정치분석가들은 현재로서는 천 총통이 연임에 성공하든 롄 후보가 집권하든 중국과의 관계는 속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경제대국화를 꿈꾸는 중국이 양안 긴장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국민당 재집권에 성공할까 지난 2000년 선거에서 국민당은 부정부패와 내부 분열로 51년간 유지해온 집권당 자리를 내놓는 수모를 겪었다.당시 롄 후보는 이번에 부총통 후보로 함께 나온 친민당의 쑹추위(宋楚瑜)에 밀려 3위에 그쳤다. 4년간 와신상담하면서 국민당은 일반 국민들을 위한 당으로의 변신을 꾀해왔다.국민당의 롄 후보는 민진당의 경제정책 실패를 맹공하며 50여년 집권당으로의 경험을 토대로 경제회복과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공약으로 강조하고 있다. ●중국투자 기업인 집중공략 천 총통과 롄 후보는 모두 중국 대륙에 투자한 타이완 기업인들의 표심 잡기에 열심이다.현재 중국에 투자한 타이완 기업인은 50만명으로 추산되며 가족까지 합하면 100만명이 넘는다.이번 선거는 50만표 이내에서 당략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어서 이들이 누구를 지지하느냐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2000년 선거에서도 승패는 31만표로 갈렸다. 기업인들은 국민투표 이슈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천 총통보다는 롄 후보를 선호하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
  • 인도·파키스탄 평화협상 ‘로드맵’ 합의

    |이슬라마바드 연합|인도와 파키스탄은 카슈미르 분쟁 종식과 핵무기,테러 등 수십년간에 걸친 양국간의 적대와 불신을 끝내기 위한 평화협상 ‘로드맵’에 합의했다고 18일 공식 발표했다. 리아즈 코카르 파키스탄 외무차관은 파키스탄측 관할 카슈미르 내의 한 산장에서 열린 샤샨크 인도 외무차관과의 회담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양국간 평화협상을 위한 기본 로드맵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코카르 차관은 “이번 회담은 협상의 수순을 밟기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며 섣부른 낙관을 경계했다. 코카르 차관은 일련의 실무급 회담이 4월의 인도 총선이 끝나면서 시작될 것이며 이어 8월에는 양국 외무장관 회담에서 평화협상 로드맵을 최종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도 이날 카슈미르 분쟁 종식을 위한 양국간 협상이 5월에 시작된다고 밝혔다.일부 전문가들은 4월에 인도 총선이 예정돼 있어 가까운 시일 안에 평화협상의 큰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단하고 있으나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총리의 승리가 점쳐지고 무샤라프 대통령이 카슈미르 분쟁의 종식 의사를 천명하고 있어 협상이 진전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 [사설] FTA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이 세차례에 걸쳐 무산되는 우여곡절 끝에 어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다소 때늦은 감은 없지 않지만 그래도 정치권이 농민 표보다는 국익을 우선했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하겠다.그럼에도 우리는 FTA 처리과정을 되짚어 볼 때 국정 주요 현안 처리에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한마디로 ‘로드맵’의 부재이자 리더십의 실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따라서 우리는 한·칠레 FTA 비준 사태를 교훈으로 삼아 보다 세심한 국정 현안 이행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앞으로 한·일,한·싱가포르 FTA 등 넘어야 할 고비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개방의 파고를 한번 넘을 때마다 이번처럼 ‘퍼주기식’으로 대응했다가는 나라 살림이 거덜나기 십상이다.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이웃 일본이 최근 통상조직을 다자무역과 쌍무무역 협상을 병행하는 체제로 개편하면서 FTA관련 전문인력을 대폭 늘린 사례는 눈여겨볼 만한 대응방식이라고 판단된다. 정부는 당초 약속한 대로 농촌 피해보상과 지원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는 한편,농촌 구조개혁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지난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발효 이후 수십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단위의 지원금을 투입하고도 농촌의 부채만 도리어 키운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이번에야말로 우리의 농업을 국제 경쟁이 가능한 규모로 재편하고 쌀 위주의 생산방식에서도 벗어나야 한다.이렇게 해야만 앞으로 본격화될 쌀시장 개방협상에서도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 FTA 비준에 극력 반대했던 농민단체들은 이제부터 농촌의 활로를 찾는 데 앞장서야 한다.지금까지 애국심과 향토애 등 정서에 의존했다면 앞으로는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하는 것이다.시장 개방으로 혜택을 받는 기업들도 농촌 일자리 만들기 등 지원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오늘의 농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 [오픈 코리아-소통하는 사회를 만들자]제2부(중)이기주의 극복사례-3 부안원전 실패에서 배운다

    원전수거물관리센터 유치를 둘러싸고 빚어진 ‘부안사태’는 지역이기주의의 실태와 문제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째 계속된 부안사태는 한 가지 사안을 놓고 정부와 자치단체,찬반 주민들이 벌인 가장 길고 격렬한 시위였다. 부안사태는 앞으로 정부와 자치단체,주민,시민단체들이 지역이기주의를 해결하거나 미리 방지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모두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수개월간의 격렬시위,군수 폭행,고속도로 점거,공공건물 방화 파괴,촛불시위,주민투표 등 지역이기주의를 둘러싸고 예견될 수 있는 사안들이 모두 발생한 유례없는 사태였기 때문이다. ●절차상 문제, 주민설득도 소홀 부안사태가 이 지경으로 흐른 것은 정부와 자치단체 등이 정확한 상황판단을 하지 못했고 안이하게 대처한 데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우선 부안군은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우려되는 원전센터 유치사업을 주민공청회 한번 하지 않은 채 군수 단독으로 신청하는 모험을 감행했다.정부의 원전센터 모집공고 절차나 조건에 위배되지는 않았지만 군수의 독단적 결정으로 ‘절차를 무시한 행정행위’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김종규 군수 자신도 이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군수와 군의회 의장의 원전센터 유치신청 다음날 열린 군의회에서도 유치안건이 부결돼 정치적 조정력면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주민들에 대한 홍보나 설득도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초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정부와 자치단체는 주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려 하기보다는 밀어붙이기식으로 나아가려다 때를 놓쳐 오히려 화만 키운 꼴이 됐다. 원전센터 유치 신청 이후 정부와 부안군,한국수력원자력㈜ 등이 나서 대대적인 홍보와 설득에 나서기만 했어도 민심이 그처럼 격화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지적된다.사후에라도 원전센터의 안전성,지역개발 청사진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노력했으면 주민들이 터무니없는 헛소문에 현혹돼 폭도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반핵단체들이 ‘핵은 곧 죽음’이라며 반핵 교육을 수개월간 전개했지만 정부는 소극적으로 대처해 주민들이 등을 돌리는 주요인이 됐다. 부안사태가 악화된 것은 소신없이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태도가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원전센터 유치에 나선 위도 주민들에게 현금보상이 가능하다고 했다가 다음날 백지화를 선언하는 등 스스로 신뢰도를 떨어뜨렸다.주민들의 반핵시위가 거세질수록 정부는 사업추진 의지를 확고히 하기보다는 한발짝씩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정부 각부처에서도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 유치전에 뛰어들었던 위도 주민들로부터 ‘섬사람만도 못한 정부’라는 비난을 샀다. ●오락가락한 정부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전체적인 로드맵이 없다는 사실도 극명하게 드러났다.정부는 자치단체장이 유치신청을 할 경우 원전센터사업은 그것으로 모든 상황이 끝난 것으로 착각했다.그 때문에 유치신청 이후 주민 설득과 사업추진 과정에서 나오는 문제점 해결 방안이 전혀 준비되지 않아 우왕좌왕하다가 기회를 놓쳐버리기 일쑤였다. 지역이기주의에서 출발한 주민들의 반핵시위 본질을 꿰뚫어 보는 분석력과 이에 대한 신속하고 적절한 대처능력도 실망스러웠다. 지역이기주의는 민의가 높아질수록,자치제도가 활성화될수록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안사태를 모델케이스로 삼아 정부와 자치단체는 물론 주민들이 모두 ‘상생(相生)’의 길을 찾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청와대 참모진 퇴임의 변“싫지만 등 떠밀려 펄밭으로 간다”

    ‘청와대 1기’인 문희상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유인태 전 정무수석,정만호 전 의전비서관,권선택 전 인사비서관 등은 13일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시원섭섭한 소회를 털어놓았다. 청와대 안팎으로부터 ‘등떠밀려’ 출마하는 문 전 실장과 유 전 수석은 각각 “정말 나가기 싫다.” “내 시대는 갔는데 출마의 포부가 뭐 있겠느냐.” 등 불만섞인 말을 하면서도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문 전 실장은 평소 ‘시스템이 2인자’라고 주장해온 주인공답게 “권력을 행사할 수도 있는데 하지 않느라고 가슴에 멍이 들었다.”면서 “내가 빠지고 좋은 일만 생기면 ‘왕따’ 당하는 것 아닌지 서운하고 섭섭하다.”고 감정을 털어놓았다.그는 “청와대에 로드맵 250개를 만드는 등 길을 닦아 놨는데 그 길로 못가는 아쉬움이 있다.”고 미련을 보이면서도 “밥짓는 사람 따로 있고,밥먹는 사람 따로 있다.이걸 억울해 서러워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그는 “에베레스트산이 제일 높은 것은 히말라야 산맥에 있기 때문”이라며 “역사의 흐름,시대정신의 산맥의 정점은 리더십의 기본으로,그것을 봐야 대통령이 된다.”고 강조했다.문 전 실장은 거취에 대해 “전국구는 안 한다.분구될 예정인 의정부에서 출마한다.”며 “민주당과의 통합후보를 고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엽기수석’ 유 전 수석은 “아슬아슬하게 여기까지 왔다.도중에 쫓겨날 위기도 많았는데 비서실장과 함께 청와대 1기를 마치고 가게 돼 다행”이라며 “다시 백수로 돌아가고 싶은데 펄밭으로 가라고 하니 내키지 않은 걸음을 간다.”고 농담조의 어투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유 전 수석은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서울 도봉을을 출마지역으로 결정했다. 언론출신인 정 전 의전비서관은 “기자 덕을 많이 봤다.”며 “이왕 도와주는 김에 두 달만 더 도와달라.”고 공개적으로 부탁했다. 문 전 실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입원 치료 중인 박지원·한광옥 전 비서실장을 찾아가 위로했다.14일에는 유 전 수석 등 출마자들과 함께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이상수·정대철의원, 이재정 전의원과 안희정·최도술씨와 권노갑 전 고문 등을 만나러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
  • 최태원회장, 지배구조 개선 강조

    최태원 SK㈜ 회장은 12일 “가장 선진적인 지배구조로 평가받고 있는 GE보다도 더욱 독립적이고 효율적인 이사회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워커힐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최고경영층과 신입사원과의 대화’에서 SK㈜의 지배구조개선 방안에 대해 설명하면서 경쟁력있는 지배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이사회가 독립성과 효율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가장 이상적인 이사회는 최고경영자(CEO)와 집행 경영진을 선도(Lead),지원(Help),제어(Check)할 수 있는 이사회”라며 사외이사 과반수 확보,투명경영위원회 신설 등 지난달 SK㈜가 발표한 지배구조개선 로드맵도 이같은 구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장기적으로는 이사회 구성원이 회사의 사업내용과 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 등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해 기업경영의 실질적인 효율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유능한 사외이사 인적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SK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모든 관계사들이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투명한 의사결정 및 원칙에 입각한 회계처리가 이뤄질 수 있는 경영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공정위장, 재계 면담 '재시동’

    ‘만납시다.’‘요즘 분위기가 영 썰렁해서….’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 총수와의 회동에 시동을 걸었다.6일 민영화된 공기업의 최고경영자(CEO)부터 시작해 대기업 총수들을 잇따라 면담할 계획이다.기업지배구조 개선방향 등 그동안의 시장개혁 로드맵을 개별기업 CEO와 총수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다는 차원이다.하지만 검찰의 불법대선자금 조사 등으로 재계의 마음은 닫혀 있다. 강 위원장의 재계와의 면담은 지난해 말 대기업 구조조정본부장에 이어 두번째다.6일부터 김정태 국민은행장을 비롯,이용경 KT 사장과 강창오 포스코 사장,곽주영 KT&G 사장 등을 만난 뒤 재벌그룹 총수들과도 만날 예정이다.이번 면담은 정치자금 수사가 진행되고는 있지만,더 이상 재계와의 면담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해당 그룹들은 ‘취지는 좋지만 시기가 좋지 않다.’는 입장이다.대기업 총수 등이 검찰의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위원장을 만나 악수하는 모습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서다.민영화된 공기업 총수들과의 면담 이후로 했으면 하는 눈치들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있어 민영화된 공기업과 민간 재벌들이 다를 수 없다.”며 “우선 형편이 되는 민영화 공기업부터 면담 일정을 잡게 됐다.”고 말했다.‘악수를 청하는’ 강 위원장과 ‘아직은 부담스럽다.’는 재계 총수와의 회동이 언제 이뤄질 지 주목된다. 주병철기자 bcjoo@˝
  • [열린세상] 정부개혁의 중요성과 노무현정부/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한때 신에게서 모든 것을 구하던 인간은 이제 정부에서 모든 것을 구하고 있다.밤길을 가다 웅덩이에 발목을 삔 취객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웅덩이를 방치한 책임을 지라고 윽박지른다.사랑하던 여자에게 배신을 당한 남자는 한강 철교 위에 올라가 도망간 여자를 찾아내라고 경찰을 향해 소리친다.이 세상에서 왜 살아야 하는지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사람은 도대체 자신이 살아가야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제시하라며 국가를 향해 외쳐댄다.국가의 역할과 책임은 끝없이 커져 가는 것만 같다.오죽하면,대통령도 못 해먹겠다고 했을까. 1979년 이후 세계화의 물결이 몰아칠 때,각국이 국가 발전을 위한 일차적 과제로 설정한 것 역시 정부 개혁이었다.세계화로 인해 노동과 자본 같은 생산 요소의 이동이 자유로워 지자,이들 생산 요소들의 한계 생산성이 경쟁 국가간 대단히 유사해졌다.예컨대,자본만 하더라도 소로스(Soros) 펀드는 조금이라도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시장을 찾아 하루에도 몇 나라를 옮겨 다닌다.국가간 이동이 불가능하고,수출이나 수입으로 대체할 수 없는 요소는 정부밖에 없다. 가장 개선이 어려우면서도,국가 사회의 발전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요인이 정부인 것이다.실제로 1979년 이후 세계에서 정부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룩해온 나라들이 높은 경제 성장과 발전을 이룩하여 왔다.영국에서는 1979년 대처 총리가 집권하여 정부 개혁을 선창하였고,미국에서는 1980년 레이건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정부 개혁의 노력이 경주되어 왔다.뉴질랜드나 아일랜드,캐나다 등 영미 계열의 국가들이 정부 개혁을 선창해왔고,이들 국가들이 상대적인 경쟁력의 제고를 과시하여 왔다. 한국에 있어서는 건국 이후 최근까지 모두 40여 차례의 정부 개혁이 단행되었다.역대의 모든 정부는 어떤 형태로든 정부 개혁을 시도하였고,하나의 정권이 출범하면 예외없이 정권 초기에 대규모의 개혁이 단행된 셈이다.그러나,우리는 대부분 정부 부처간 조직의 통폐합이었다.부처간 조직의 통폐합은 조간 신문의 일면을 장식할 뉴스 가치는 있을지 몰라도,내용적인 효과는 없는 메뉴이다.정부 부처간 업무의 분장은 나라마다 상이한 것이고,여건에 따라 조직 편제는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는 정부 개혁에 있어 독특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조직 개편을 성급하게 추진하지 않고,무리한 구조 조정을 시도하지 않았다.또,정부 개혁 프로그램간 연계성이 부족했음을 간파하고 로드맵을 만들었다.현명한 시작이었다.그러나,그 이후가 없는 것이 문제이다.출범 1년을 맞고 있는 노무현 정부가 개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다음 세가지를 필요로 한다. 첫째,정부 개혁에 대한 지적(知的) 헤게모니의 확보이다.개혁의 담론을 주도하고,개혁의 방향성에 대해 국민들로부터 합의를 획득해내야 한다.이를 바탕으로 공무원들에게 개혁의 이상과 내용을 분명한 메시지로써 전달해야 한다.둘째,현재로서는 개혁의 전선이 너무 넓다.참여와 형평성,성장 등 모든 토끼를 다 겨냥하고 인사,조직,재정,정보화,산하 단체,수도 이전 등을 망라하고 있다.여기서 발생하는 전방위적 충돌을 노무현 정부가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선택을 통한 집중이 불가피한 시점이다.셋째,개혁 추종세력을 정부 부처 내에서 조직화시켜야 한다.대통령의 의지만으로 개혁이 성공할 수는 없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어떤 정권이 새로 출범한 후 초기 2년 정도밖에는 개혁의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임기의 절반만 지나도,개혁 추진팀이 국장급 공무원 하나 불러 따지고 개혁을 강요하기가 어려워진다.결국 초기 2년 정도에 걸쳐 국가 발전을 위한 ‘전략적인 개혁’을 시도해보고,나머지는 일상적인 ‘민원 해결’이나 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하는 것이다.이제 노무현 정부의 개혁 시계는 1년을 남겨두고 있을 뿐이다.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
  • “4년여만에 ‘자유인’이 되었습니다”/민노총 수장자리 떠나는 단병호 前위원장

    “하루도 긴장을 풀지 못하다 이제야 ‘자유인’이 된 느낌입니다.” 4년 5개월 동안 민주노총 수장자리를 지켰던 단병호(55) 전 위원장은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임기만료를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만난 그는 오랜만에 평온한 모습이었다.‘한국노동운동 1세대’‘열혈투사’ 등의 수식어와는 거리감을 갖게 했다. 집무실에는 미처 옮기지 못한 짐꾸러미들이 박스에 포장된 채 한켠에 쌓여 있었다.성급하게 향후 거취문제에 대해물은 탓일까, “아직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했다.”면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쉬면서 동료나 주변의 의견을 들어 움직이겠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40줄 가까워 노동운동 시작… 가족에 늘 죄책감 그는 “앞으로의 포부랄까 커다란 계획 같은 것은 좀더 두고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그러면서 국내 최대 노동조직으로 꼽히는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역할을 무사히 마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87년 40줄에 가까운 늦은 나이에 노동 운동에 발을 들여놓았다.올해로 17년이 됐다.하지만 지금까지 노동운동에 투신한 것을 후회하거나 다른 일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는 “앞으로는 가족들과 좀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징역살이와 수배생활을 하면서 가족은 언제나 뒷전이었기 때문이다.그는 대학생인 딸과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아들이 아버지가 걸어온 길의 의미를 나름대로 이해하는 것 같아 대견스럽다고 자랑한다. 노동운동을 벌이게 된 동기에 대해서는 ‘아주 우연히’라고 답했다.청년시절은 험난하기만 했다며 먹고 살기 위해 행상까지 나서야 했다고 밝혔다. 직장다운 직장을 갖게 된 것은 83년 ㈜동아콘크리트에 입사한 것이 처음이다.전신주를 만드는 회사로 동아건설 창동공장으로 이름이 바뀐 뒤 87년 7월 노조가 결성됐다. 당시 이 회사는 휴일도 반납한 채 일을 했지만 보수가 형편없어 근로자들이 뭉칠 수밖에 없었다.”며 “마음씨 좋다는 이유로 떼밀려 위원장이 된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월 총선때 노동자 정치세력화 힘 보탤 것” 실제 그는 동아건설 창동공장노조위원장이 된 이후 서울지역노조협의회 의장이 됐고,민주노총의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 1∼4대 위원장을 거쳐 민주노총 위원장이 됐다. 그는 ‘푹 쉬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노동운동의 중요한 과제이자 여망인 4월총선에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해 힘쓰겠다는 심정은 숨기지 않았다.그러나 본인의 출마여부에 대해서는 끝내 말을 아꼈다. 앞으로 민주노총에 기여할 방법에 대해 “다양한 통로를 열어놓고 고민해 보겠다.위원장직을 떠난다고 해서 노동운동을 접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또 다른 위치에서 힘을 보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장으로서 보람과 아쉬운 심경도 토로했다.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주요과제로 삼아 활동했던 것이 보람이었지만 제도개선으로까지 끌어올리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주5일 근무제 도입도 사회의제로 만드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국회가 중소영세업체나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배제한 방향으로 입법화된 것도 마찬가지다.손해배상 가압류 등으로 목숨을 끊은 일도 두고두고 마음에 걸릴 것이라고 했다.이밖에 노동자들의 염원대로 민주노총 합법화를 이뤄낸 일이나 민주노총 조직이 70만명에 육박할 만큼 거대해진 점 등은 노동자와 국민들의 공으로 돌렸다. ●새 집행부 변화 원한다면 정치·자본부터 바뀌어야 새집행부 구성을 놓고 노동운동의 연성화나 큰 변화가 될 것이라고 예단하는 것에 대해 과도한 기대에 따른 편의적인 해석일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변화와 혁신은 필요하지만 신임 위원장이나 집행부도 그 동안 민주노총을 세우고 강화하는데 함께 힘써왔던 사람들이다.새집행부 역시 전혀 동떨어진 외인부대가 아니라 민주노총 조합원임을 강조했다. 신임 집행부 당선을 전후해서 “언론들은 마치 민주노총이 이전과 완전히 다른 조직으로 변할 것처럼 진단하고 심지어 무쟁의 선언을 하라는 등 무책임한 말을 하고 있는데 모두 과도한 기대에 따른 주관적 바람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민주노총의 투쟁노선은 노동운동을 배제하고 탄압해온 정권과 기업의 탄압에 따라 불가피하게 택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노력없이 민주노총운동의 큰 변화를 예단한다는 것은 우스운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민주노총 노선의 변화를 바란다면 정치와 자본의 태도부터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새 집행부에 대해서는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해결과 정부의 ‘노사관계선진화 방안(로드맵)’을 저지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주문했다. 정부가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업률을 낮추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일자리 문제의 핵심인 ‘안정된 정규직 일자리 늘리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어려운 고비 때마다 관심을 갖고 성원해 준 분들에게 감사한다.”며 “나쁜 이미지는 모두 잊고 좋은 것만 기억했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유진상기자 jsr@ ▲1949년 경북 포항 출생 ▲1967년 포항 동지상고 중퇴 ▲1983년 동아건설창동공장 입사 ▲1987년 동아건설창동공장 초대 노조위원장 ▲1988년 서울지역노조협의회 의장 ▲1993년 전국노동조합대표자회의 공동대표 ▲1996∼98년 금속연맹 위원장,민주노총 부위원장 ▲1999년 9월 민주노동 위원장 보궐선거 당선 ▲2001년 1월 민주노총 위원장 ▲2004년 1월31일 민주노총 위원장 임기 만료
  • [녹색공간] 산림 모범국 로드맵 필요

    산림은 지구환경보전에 있어 기능과 규모 측면에서 가장 중추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즉,산림은 다양한 임산물과 서비스의 공급원인 한편 육상 생태계에서 가장 풍부한 생물 다양성을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의약품이나 신소재 등 신물질의 개발에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또한 지구온난화 현상에 대처하기 위하여 이산화탄소의 흡수와 저장 기능이 뛰어난 산림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지난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에서는 자연자원의 보전과 개발의 조화를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개발을 천명한 ‘리우선언’을 채택하게 되었다.각 분야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담은 ‘산림원칙성명’이 채택되어 산림자원의 보전과 지속 가능한 경영이 인류복지 증대와 지구환경보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인류의 공동 과제임이 명정되었다.한편,지구 차원의 환경보전을 추구하는 환경협약의 주축으로서 주목받고 있는 ‘생물다양성협약’,‘기후변화협약’ 그리고 ‘사막화방지협약’ 등에서도 산림자원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다.우리 역사를 되돌아볼 때,본격적으로 숲을 복구시킨 시기는 지난 30여년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1970년대 산업화와 발맞추어 함께 추진하였던 1,2차 치산 녹화사업을 통해서 국토를 재건하였다.1987년까지 215만 5000㏊의 인공조림과 20만 8000㏊의 연료림을 조성하였고 7만 8000㏊의 산지와 해안 사방사업을 실시하는 대업적을 이룩하였다.그 결과 국제식량기구(FAO)로부터 녹화 모범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세기를 맞은 우리들은 어렵게 녹화시킨 우리의 소중한 푸른 숲을 지키고 가꾸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숲 가꾸기를 통하여 겉은 푸르지만 그 속은 성장을 멈추고 있는 숲을 가꾸어야 한다.향후 20년간 잘 가꾼다면 산에 서 있는 나무의 양을 지금보다 3배 증대시켜,숲이 청·장년기에 접어들면 외국산 목재와 임산물에 대한 의존도를 98%에서 40%대로 낮출 수 있으며,매년 목재를 비롯한 임산물 수입을 위해 30억달러씩 쓰이는 외화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숲다운 숲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요즈음 국제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탄소배출권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숲은 주된 온실 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나무에 축적하는 기능을 한다.교토의정서에 의하면 황폐한 땅의 신규 조림,산림을 경작지로 전환했던 곳에 대한 재조림,숲가꾸기 등을 통해 사람이 적극적으로 조성,관리하는 숲에서 흡수된 이산화탄소에 대해서는 이를 정량화하여 이에 상응하는 만큼의 탄소 배출권을 부여하게 된다. 이와 같이 적극적인 숲가꾸기를 통해 얻은 탄소 배출권은 자동차,전력,철강 등 국가 주요 기간산업에서의 탄소 배출 감축 부담을 덜어 줌으로써 국제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다. 시각을 조금만 확대하면 산림녹화사업이 지금 당장 필요한 곳은 많다.중국과 몽골의 경우 사막이 확대일로에 있고,북한은 식량 증산을 위해 산꼭대기까지 다락밭을 조성하여 산림은 황폐할 대로 황폐해 있는 실정이다. 이런 곳에 대한 신규 조림이나 재조림으로 탄소 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다.따라서 앞으로 우리는 안으로는 지속 가능한 산림관리의 모범국으로 가는 로드맵을 확정하고,밖으로는 그간의 경험을 통해축적해왔고 세계가 인정한 초일류의 산림녹화기술을 앞세워 동북아 지역 국가들의 산림녹화를 선도하는 주역으로 전면에 등장할 때가 되었다. 오정수 국립산림과학원
  • SK, 사외이사 2년내 70%로 확대/지배구조 로드맵 발표

    SK㈜가 현재 5명인 사외이사를 6명 이상으로 늘리고 내부거래를 감시하는 ‘투명경영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의 지배구조개선안을 발표했다. 오는 3월12일로 예정된 정기주총을 앞두고 외국계 자산운용사인 소버린과 치열한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소버린측이 29일 이사후보 5명을 추천하자 ‘맞불’을 놓은 것이다. SK㈜ 황두열 부회장은 30일 기업설명회에서 “지배구조개선을 2008년까지 3단계로 나눠 시행하되 우선 올해 사외이사를 과반수로 확대하고 이사회에 ‘투명경영위원회’를 신설,100억원 이상 내부거래는 투명경영위의 승인을 받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내주초 사외이사 추천 자문단 가동 현재 5명(한명 공석)인 사외이사가 6명 이상으로 늘어남에 따라 사내이사인 최태원·손길승·황두열·김창근·유정준 이사 가운데 1명 이상이 자리를 비워야 한다.수감중인 손길승 회장이 물러날 것이라는 일부의 관측에 대해 SK측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SK㈜는 사외이사 후보를 선임하기 위해 외부인사로 구성된 ‘사외이사 추천 자문단’이 다음주 초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가 회사와 이해관계가 없고,기업경영·석유화학 산업전반·이사회 운영 등에 전문성을 구비한 인물을 중심으로 사외이사를 추천할 방침이다. 2006년까지는 사외이사를 70% 이상으로 하고 2008년까지는 이사회를 실질적인 경영 최고의사 결정기구로 확립할 예정이다. ●집중 투표제·CEO 분리는 중장기 과제로 반면 집중투표제나 서면·전자투표제,이사회 의장과 CEO의 분리,회계감사법인 정기 교체는 아직 실효성에 대해 논란이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이사는 이사회에서 자동배제해야 한다는 참여연대와 소버린의 요구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황 부회장은 “지배구조 개선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게 목적”이라면서 “아직 국내에는 역량있는 경영진 풀이 부족하고 역사적으로 대주주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해 온 상황에서 대주주의 공백은 자칫 기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밝혀 최태원 회장의 경영진 퇴진은 불가함을 분명히 했다. 한편 황 부회장은 소버린이 추천한 한승수 전 경제부총리 등 5명의 이사 후보에 대해 “모두 사회적으로 명망있는 분들이며 자문단이나 소액주주들이 이분들을 다시 추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이들 가운데 1∼2명을 수용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 환경·산업·여성 정책 ‘우수’ 경제·외교·복지 분야 ‘미흡’/정책평가위원회 사례 발표

    국무총리 심의기구인 정책평가위원회는 16일 정부업무평가 결과를 발표했다.정부업무평가는 43개 중앙행정기관에 대한 지난 1년간의 ‘성적표’다.특히 이번 평가는 참여정부 출범 첫 해인 지난해에 각 부처가 대통령 공약사항을 비롯,각종 정책에 대해 기틀을 얼마나 잘 다졌느냐를 평가하는 것이어서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평가 결과를 놓고 부처별로 희비가 엇갈렸지만 일반적인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정책평가위원회(위원장 조정제)는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고건 국무총리와 43개 부·처·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2003년 정부업무평가보고회’를 열고 지난해 각 부처의 주요정책과 관리역량,주요 정책만족도 등 3개 분야의 평가 결과를 보고했다. 종합평가 결과,부처 중에서는 환경·정보통신·행정자치·해양수산·과학기술부가,청 단위에서는 조달·국세·병무·특허·기상청이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그러나 하위기관은 발표되지 않았다. ●우수 정책과 부처는 평가위원회는 우수 정책사례로서 경제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10대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과,지방분권 및 국가균형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로드맵 작성과 지방발전 3대 특별법 제정 등을 꼽았다. 또 예산 조기집행과 추경예산 편성을 통해 경기악화에 적극 대처한 것이나 수도권 대기환경개선특별법 제정,호주제 등 가족관련 법제 정비 등에도 높은 점수를 주었다. 장관급 부처 중에는 여성·환경·과학기술·정보통신·산업자원부가,청 단위에서는 청소년보호위원회와 국세청·병무청·국민고충처리위원회·산림청이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조직관리 분야에서는 행자부와 특허청이 독자적인 업무혁신팀을 운영하고 있었고,통일부와 산림청·경찰청의 토론식 회의운영이 돋보였다고 밝혔다. 공직기강 확립부문은 재정경제부와 산자부·국세청·병무청·중소기업청이 실적 우수자에 대한 특별승진·승급·휴가 등을 활발하게 운영했고,정보화 분야에서는 경찰청과 국세청·관세청·기상청·특허청이 국(局)단위 정보화 전담조직을 운영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미흡’ 평가받은 정책사례 ‘미흡’ 평가 정책으로는 10·29부동산 종합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8차례에 걸쳐 쏟아져 나온 단편적이고 사후적인 부동산 종합대책이 꼽혔다. 또 장관정책보좌관제는 기존 관료조직의 기능보완 등 순기능이 있었지만 임용과정이 불투명하고 역할이 불명확해 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있는 사례로 분석됐다.특수목적고·자립형 사립고의 설치와 관련해서는 경제 부처와 교육부,지방자치단체 등 범정부 차원의 검토와 합의 도출이 늦어져 사회문제화됐다고 지적했다.여기에 농민단체 등 국민 설득이 부족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지연돼 대외신인도가 하락하고 경제적 손실을 초래했다. 법무·노동·복지·여성부 등은 5급 이상 관리자의 잦은 전보로 인사 투명성과 전문성 제고 노력이 미흡했고,관세·경찰·통계청은 과장급 이상 복수 직위의 기술직 점유비율이 20% 미만으로 낮았다. 평가위원회가 일반인 3150명과 전문가 10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책만족도 조사’에서 미흡한 정책분야로 일반인은 ‘경제·외교·사회복지·교육’을,전문가들은 ‘경제·사회복지·국정홍보’등을 꼽았다. 조현석기자 hyun68@
  • 금융당국 기업정책 ‘갈팡질팡’

    LG카드 처리 혼선,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의 대규모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금융당국의 위기대응 능력과 감독 시스템이 심각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이 때문에 향후 있을 정부 조직개편때 근본적인 대수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재정경제부는 최근 ‘산업자본의 금융지배 방지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대주주 자격유지제’ 도입을 백지화했다.대주주 자격유지제란 카드·보험 등 금융회사를 설립·인수한 기업(대주주) 등에 대해서는 설립 당시는 물론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도 부채비율 등 자격요건을 엄격히 유지하도록 하는 제도다.제조업과 달리 금융사가 부실해지면 금융시스템 전반이 흔들리는 등 사회적 위험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재경부측은 국내 기업여건상 시기상조라며 외면했다. 그랬던 재경부가 LG카드 사태로 금융사의 부도 위험이 현실화되자 ‘재벌들의 카드시장 신규진입 사실상 불허’라는 강경카드를 빼들고 나왔다.한쪽에서는 기업현실을 들어 ‘고삐’를 풀어주고 또다른 쪽에서는 옥죄는,이중적 행태다.더욱이 보험·카드·증권사마다 들쭉날쭉한 시장진입 기준을 증권사 수준으로 통일하겠다고 밝힌 상태에서,재벌의 카드시장 진입 차단만을 겨냥한 기준 강화가 타당한 지도 논란거리다.재경부측은 “카드업은 보험과 달리 30∼50일짜리 단기영업이기 때문에 특단의 규정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또 당초 LG카드를 매각하면서 응찰 참여자격을 국내 채권단으로 국한했다.“LG카드를 살리기 위해 몇조원의 돈을 지원한 국내 은행에 우선권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으냐.”는 논리였다.이면에는 ‘금융기관을 줄줄이 외국자본에 넘긴다.’는 국내 비판에 대한 부담감도 깔려 있었다.하지만 LG투자증권까지 덤으로 얹어준 매각작업이 불발로 끝나자 뒤늦게 외국계에도 인수자격을 주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매각협상에 밝은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매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일단 국내외 자본에 모두 기회를 줘 경쟁을 유발시킨 뒤 내부적으로 국내 자본에 가산점을 주는 등 얼마든지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면서 “정부가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전략 부재를 드러냄과 동시에 외국언론으로부터 불필요하게 ‘국수주의’라는 비판을 자초했다.”고 꼬집었다. 국민혈세가 투입된 대우건설의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은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감독 부재가 빚어낸 합작품이다.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대우건설에 경영관리단을 파견해놓고 있으며,금감원도 워크아웃 기업에 대해서는 특별감독을 실시하고 있지만,‘눈뜬 봉사’나 다름없었다.금감원 관계자는 “감독당국이 개별기업의 문제까지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안미현기자 hyun@
  • “기업 정치자금 별도조사 계획없어”강철규 공정위원장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10일 검찰이 수사 중인 대기업의 불법 정치자금 문제와 관련,“검찰이 잘하고 있으며 다른 기관에서 하는 사건은 2중으로 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고 말해 공정위가 별도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강 위원장은 이어 “시장개혁 로드맵에 마련된 대로 기업들이 견제와 균형 체제를 갖추면 불법자금 문제는 3∼5년내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개별기업의 경우 지배구조 모범기업에 출자총액규제를 면제해주는 등의 방법으로 투명성을 높일 것이며,기업집단에 대해서는 부당 내부거래 조사와 순환출자 억제,비상장·비등록 기업에 대한 공시의무 강화 등으로 시정해 나 가겠다.”고 강조했다. 주병철기자 bc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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