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로드맵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지원단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새 비전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활주로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 로이터
    2026-08-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942
  • [사설] 4대악 척결, 실적 앞서 예방에 주력해야

    정부가 어제 박근혜 정부 5년 안전정책의 로드맵으로 국민안전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성폭력·가정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 등 4대악 범죄를 포함, 계량화가 가능한 13개 분야에 감축목표 관리제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하는 학생 비율을 매년 10%씩, 가정폭력 재범률은 매년 4.5%씩 줄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성범죄자의 검거율을 매년 10%씩 높여 미검률을 살인·강도범보다 낮춘다는 복안이다. 부디 효율적으로 집행해 국민들의 안전체감도가 높아지길 기대한다. 안전행정부가 지난 3~4월 안전의식 설문조사를 한 결과,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33%가 성폭력, 30%는 학교폭력, 27%는 산업·자연재해, 6%는 불량식품, 4%는 가정폭력을 각각 꼽았다. 4대악 척결이 얼마나 시급한 과제인지 잘 보여준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법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 행복과 안전을 위해 반드시 법치가 바로 서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면서 “그 첫걸음으로 생활치안부터 확립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는 4대악을 뿌리뽑지 않고서는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없다는 각오로 부처 간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대책을 차질 없이 시행하기 바란다. 다만 정부가 검거 실적주의에 집착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무리하게 집행하는 과정에서 자칫 인권 침해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범죄의 근본 요인을 미리 없애는 데 역점을 두는 게 가장 효율적인 정책이라는 사실을 늘 인식해야 한다. 성범죄의 경우 성폭력 우범자에 대한 집중관리 등 예방적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성폭력을 심각한 범죄로 보는 사회적 인식도 확산돼야 한다. 성폭력 범죄는 지난 2008년 1만 6395건에서 지난해 2만 2935건으로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가해자가 흉악범에서부터 공직자, 기업인, 교육자, 성직자, 시민운동가 등 사회 지도층으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특히 직장 상사가 직위 등을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를 경우 가중처벌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안전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어린이집이나 요양원 등에서의 학대 등 취약계층의 안전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 “윤창중 성추행사건 관련 절제있는 보도 朴대통령 방미·대북 정책 분석은 부족”

    “윤창중 성추행사건 관련 절제있는 보도 朴대통령 방미·대북 정책 분석은 부족”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이문형 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센터소장)는 29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58차 회의를 열고 ‘개성공단과 박근혜 대통령의 4강 외교’를 주제로 서울신문 지면을 평가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독자권익위원들은 서울신문이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문 파문과 관련해 선정적 보도가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비교적 차분하게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와 대북 정책에 대한 분석적 접근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김광태(온전한 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은 “대부분의 언론이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장면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등 황색 저널리즘의 단면을 보여줬지만, 서울신문은 비교적 절제 있는 보도를 한 점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임종섭(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위원은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 이후 정부에서 매뉴얼을 만든다고 했었는데, 서울신문의 5월 16일자 ‘대통령 訪美 매뉴얼 이미 있었다’는 기사를 통해 이미 이 같은 매뉴얼이 있었는데도 사태를 막지 못했다는 점을 알릴 수 있었다”면서 “후속 기사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청수(연세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위원은 “윤창중 파문에 휩싸여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에 따른 아쉬운 점, 미흡한 점 등이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 로드맵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등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이끌어냈다고 보도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독자 입장에서는 잘 알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김형진(변호사) 위원도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와 관련해 구체적 의미나 실천방안은 간략하게 보도했다”면서 “예를 들어 글로벌 이슈에서 미국의 파트너가 된다는 게 미국의 글로벌 전략을 추종한다는 건지, 한국이 독자적인 입장을 가지고 조율을 하겠다는 것인지 상세한 설명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고진광(인간성 회복운동 추진협의회 대표) 위원은 개성공단 폐쇄와 관련한 보도에 대해 “개성공단 사태에 대한 분석적 접근과 해법을 제시하는 언론을 찾기 힘들었다. 이는 서울신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서 “안보보다 경제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 대부분이었다”고 꼬집었다. 박 대통령의 4강 외교와 관련한 보도에 대해서 이 위원장은 “한·중, 한·러 등 4강 외교가 정립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과거 정부의 외교분야에서 중요 역할을 했던 인사들을 초청해 지상 토론회를 여는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당정, 시간제 일자리 촉진 입법 추진

    정부와 새누리당이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시간제 일자리 촉진 입법을 추진키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7일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시간제 일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당정은 이와 관련해 28일 가칭 ‘시간제 근로 촉진에 관한 법률안’ 발의를 검토하기로 했다. 관련 법안은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고용률 70% 달성 로드맵’에도 포함될 전망이다. 당정은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주 40시간보다 짧은 시간 동안 근무가 가능한 제도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시간제 일자리 도입 필요성에 대한 정부 쪽 보고가 최근 있었다”면서 “당에서 입법 보완 조치가 필요한지 여부를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입법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정책위 관계자는 “경제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은 여당의 최대 화두인 만큼 정부에서 세부내용 및 기대효과, 재정소요 등을 검토해 오면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반면 야권은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비정규직 양산으로 간주하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6월 임시국회에서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과 함께 노동 현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고용률 70% 달성’ 비정규직 양산 우려

    ‘고용률 70% 달성’ 비정규직 양산 우려

    정부가 다음 주 초에 발표할 ‘고용률 70% 달성 로드맵’에 대한 군불때기가 한창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나서서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관련 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에 대해 “고용률 70%에 과도하게 집착한 나머지 비정규직 확충이란 손쉬운 카드로 성과를 내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간제 일자리 확충 논의는 청와대가 불을 지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고용률 70%를 달성하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제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선진국을 보면 그런 일자리(시간제 일자리)가 굉장히 많고 그 일자리들도 좋은 일자리들”이라고 부연했다. 28일에는 조원동 경제수석이 나서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과 우리의 평균 근로시간을 비교하며 시간제 일자리 확충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조 수석은 “근로시간을 연 2100시간에서 1800시간으로 줄이면서 2100시간 일한 만큼 가져간다면 생산성이 안 되는 것”이라며 근로시간 단축과 시간제 일자리 확충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거론하기도 했다. 현 부총리도 2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여성과 청년 등 비경제활동인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중앙 부처와 공공기관에 시간제 근로자 5만명을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 확충을 주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하루 8시간 근무하는 정규직’이라는 기존 일자리 기준으로는 고용률 70% 달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5~64세 고용률은 64.4%. 고용노동부 추산에 따르면 이를 현 정부 임기 내에 70%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5년 간 238만개, 매년 47만 6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매년 7%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가능한 수치다. 지난해 성장률 2%의 3.5배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4%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다.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를 강조하면서 ‘좋은 일자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간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꾸는 처방은 고용 불안정과 열악한 근로환경의 개선인데도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처방을 내놓은 탓이다. 더구나 기업들에 시간제 일자리를 강요할 수도 없고, 기업들이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는 동시에 정규직 채용을 줄이면 나라 전체적으로 좋은 일자리는 늘어나기 어렵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일자리의 양에만 집착하는 대신 시간제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과 4대보험 보장 등 좋은 일자리로 바꾸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재호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수출·대기업 위주에서 내수·중소기업의 균형성장으로 고용효과를 제고하는 게 일자리 창출의 해법”이라면서 “임금 유연화와 고용안정, 일자리 나누기 정책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경제 프리즘] 금융위는 ‘TF위원회’

    금융감독 체계 개편 TF,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TF, 정책금융 체계 재편 TF, 우리금융 민영화 TF, 국민행복기금 TF, 금융 전산보안 TF, 저축은행 발전방향 모색 TF, 금융회사 해외진출 특별 TF, …. 금융위원회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가동 중인 태스크포스(TF·특별추진팀)들이다. 줄잡아 10여개에 이른다. “금융위는 TF위원회”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거의 모든 TF들이 금융 전공 교수 등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의 형태를 띠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TF가 많아진 배경에 대해 “국정과제 중 상당 부분이 금융정책과 연결돼 있고 정부부처와 금융권 간 의견 공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과연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TF를 구성해 연구와 논의를 해야 할 정도로 각각이 중요한 사안들인데 한꺼번에 몰아치기로 일처리를 하다 보면 날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TF 가운데 상당수는 다음달 말까지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 ‘초치기’ 상황에 몰려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단 급한 대로 TF를 구성하긴 했지만 정해진 6월 말까지 시간이 촉박해 만족할 만한 답이 나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 TF 핵심 관계자는 “TF 내 위원들 중 일부가 당초 설정한 큰 흐름에 반대를 하고 있어 (다음 달이 활동마감 시한인데) 아직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위원회 공화국’, ‘로드맵 정권’ 등 오명을 쓴 적이 있다는 점을 들어 ‘TF 만능주의’로 흐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금융위가 중요 정책을 결정하면서 책임을 덜기 위해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TF 방식을 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부처나 업계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어 각각의 TF들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지난 9일 저축은행 발전방향 모색 TF가 출범했지만 이 문제는 과거에 논의만 무성하다 흐지부지 끝났던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대리운전·택배기사도 4대보험 보장해 줘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리운전 기사 등 시간제 일자리에 4대 보험을 보장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26일 충남 부여의 농산물 산지 유통 현장을 방문해 “기존 일자리와 충돌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시간제 일자리를 개발해야 한다”며 “거기에 차별이 없도록 4대 보험을 보장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선진국에 비해 직업 다양성이 떨어지는 것은 대리운전 기사, 택배 기사처럼 ‘불안한 직종’이 많아서라고 진단했다. 보험 적용이 되지 않고 고용 안정성도 낮은 직종을 안정적 일자리로 발전시켜야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 부총리는 “고용률을 70%로 끌어올리려면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임금과 보험의 차별이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 확대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시간제 일자리가 질 나쁜 일자리만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청년들이 시기를 놓치면 취업을 아예 못한다”며 “이제는 인턴이 일자리의 출발점”이라고 못 박았다. 단 대리운전 기사에게 4대 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은 다음 달 초 발표하는 ‘일자리 로드맵’에는 들어 있지 않다고 전했다. 부여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숫자보다는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가 관건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기로 했다. 구체적인 계획과 지원내용을 담은 일자리 로드맵을 다음 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시간제 일자리는 주 40시간 미만 일하는 고용 형태를 말한다. 육아나 체력 등 근로자 개개인의 사정에 맞춰 근로형태도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특히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여성 및 중고령층 인력 활용을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시간제 일자리가 나와야 한다. 우리나라의 여성 고용률(15~64세 기준)은 지난해 기준 53.5%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하위권이다. 4년제 대학을 나온 고학력 여성의 고용률도 2010년 기준 60.1%로 독일(82.8%), 미국(76.2%) 등 선진국에 한참 못 미친다. 애초 고용률 자체도 낮지만 그나마 취업에 성공한 여성들의 상당수가 출산·육아 등으로 직장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탓이 크다. 역(逆)U자 형태인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30~40대 때 가장 낮은 M자 형태다. “우리 경제가 엄마라고 외친다”라는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말처럼 고용률 70%를 위해서는 여성 인력 활용이 필수다. 경력 단절 여성 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마련하는 게 긴요하다. 명심해야 할 것은 일자리의 ‘질(質)’이 담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시간제 일자리 하면 단순 파트타임을 떠올린다. 언제 해고될지 몰라 불안하고 임금도 박하다. 이런 시간제 일자리로는 양질의 여성 인력을 끌어들일 수 없다.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은퇴 세대도 흡수하기 어렵다. 근로시간이 적은 만큼 풀타임보다 보수는 적겠지만 최소한 고용 안정성 면에서 정규직과 차별은 받지 않아야 한다. 4대 보험 등 복지혜택도 주어져야 한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의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는 전체의 0.2%에 불과하다. 정부도 이를 의식해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는 법인세와 4대 보험료를 깎아주는 등 나름의 방안을 고민하는 눈치다. 재정부담이 따르겠지만 다른 세출과의 우선순위를 조정해서라도 이를 관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만 경계해야 할 것은 70%라는 숫자에 너무 얽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시성 성과에 매달릴 경우 국민세금만 축낸 채 질 낮은 일자리만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은 네덜란드와 독일도 64%였던 고용률을 70%로 끌어올리는 데 10년이 걸렸다. 그런데 이를 5년 만에 달성하겠다는 게 박근혜 정부의 목표다. ‘제2의 한강의 기적’도 좋지만 질 낮은 일자리로 메우는 70% 고용률은 의미가 없다.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 與 ‘일자리 중심 창조경제’ 지원 총력

    與 ‘일자리 중심 창조경제’ 지원 총력

    새누리당이 6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지원 총력화에 나섰다. 민주당의 ‘을(乙) 지키기 경제민주화’에 맞서 상생과 성장을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일자리 위주 경제 살리기’로 프레임 전쟁에 맞서겠다는 전략이다. 당은 우선 정책위원회 산하에 부활시킬 제1~제6 정책조정위원회 외에 ‘창조경제·일자리 창출 태스크포스(TF)’를 정책위의장 직속으로 신설하기로 했다. 신임 김기현 정책위의장도 각 상임위별 보고를 받으면서 오는 6월 국회에서 창조경제 및 일자리 활성화를 지원할 수 있는 정책과 입법 사항들을 대거 챙기라고 특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정책위와 각 상임위에 따르면 청년창업펀드·해외벤처 창업지원 방안(교육부), 해외 벤처창업 지원 및 해외취업장려금제도 신설(산업통상자원부), 청년 사회적기업가 양성 및 사회적기업 지원(고용노동부), 중소기업 창업 지원법 개정안(중소기업청) 등이 당장 6월 국회 중점 사안으로 추진된다. 당은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행복한 일자리’ 추진 로드맵과 맞물려 관련 정책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책위 관계자는 23일 “창조경제가 법 개정안 등 입법 활동을 통해 지원하기 애매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세대별 고용·창업 지원 정책 등 정책을 통해 얼마든지 간접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나아가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 활동을 촉진하는 법안들도 잇달아 발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인천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인천 경제자유구역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것도 이런 연장선상이다. 경제민주화 입법의 경우 민주당이 선점한 ‘갑을(甲乙) 논쟁’을 편 가르기로 규정하고 ‘갑을 상생’의 경제민주화로 대응하기로 했다.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주도로 3배 징벌적 손해배상제, 집단소송제, 사인의 금지청구제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대통령직인수위 시절부터 강조했던 최저임금 합리적 인상 기준 마련, 특수고용직 노동자 실태조사 등도 같은 맥락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지방분권 4대 핵심과제 박근혜 정부 임기 중반 내에 마쳐야”

    “지방분권 4대 핵심과제 박근혜 정부 임기 중반 내에 마쳐야”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의 가치는 역대 정부에서 진전과 후퇴를 반복했지만 조금씩 확대됐다. 하지만 이런 변화 속에서도 지방을 국가의 하위 개념으로 보고 지방의 현안을 별개의 문제로 보는 시각도 여전하다.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지방 국정과제의 성공적 추진 전략’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국민 개개인의 삶과 직결될 수밖에 없는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의 가치를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박근혜 정부가 과거 정부의 공과를 면밀히 검토해 실질적인 성과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문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는 안전행정부와 전국시도지사협의회, 한국행정학회, 한국지방자치학회 등 관계 기관, 학회 전문가들이 모여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주요 논의 내용을 정리한다. “핵심적인 지방 분권 국정과제는 임기 중반 내에 모두 이뤄야 한다.” 21일 열린 ‘박근혜 정부 지방 국정과제의 성공적 추진 전략’ 세미나에서는 자치제도와 지방 재정, 지역 발전, 안전정책 등 주요 지방 분권 과제에 대한 주제 발표와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금창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정부 지방 분권 국정과제의 성공적 추진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며 지방 분권 정책 추진의 선택과 집중을 주문했다. 그는 “역대 정부에서 추진한 지방 분권 과제를 검토하고 현재까지 실현되지 못한 핵심 과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자치경찰제 도입과 교육 및 지방자치의 통합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소개했다. 2005년 말 관련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논의가 본격화된 자치경찰제도 같은 과제는 이번 정부에서 끝을 맺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금 연구위원은 “국정과제가 성공적으로 추진되려면 시기에 대한 검토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권 초기에 정부가 강한 정책 의지를 갖고 각종 정책을 추진하다가 임기 후반에 이르면 동력을 상실했던 전례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다. 그는 “핵심적인 지방 분권 과제는 임기 중반 내에 실현한다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면서 “일부 과제는 지난 정부와의 연속성을 고려해 시기를 정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양영철 한국지방자치학회장도 금 연구위원처럼 정책의 빠른 추진을 강조했다. 그는 “중앙정부가 기본적인 로드맵을 아직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지자체가 준비할 수 없다”면서 “정부가 지자체에 부여하는 의무와 권한에 대해 분명하게 말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지방 분권 정책 완료에 대한 책임을 부처 장관에게 부여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금 연구위원은 “장관이 이행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게 하면 이행에 대한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이 같은 주문은 답보 상태를 거듭한 과거 정부의 지방 분권 사례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토론자들은 지난 정부와의 연속성을 강조하면서도 과거 지방 분권 정책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금 연구위원은 “노무현 정부는 지방 분권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했지만 국가 균형 발전을 함께 추진하며 한계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는 “국정과제의 우선순위에서 지방 분권과 지방자치의 비중이 작아 핵심 역량이 투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같은 연구원의 김현호 연구위원도 “지역 주도의 균형 발전을 추진했지만 결국은 중앙정부가 주도했다”면서 “중앙 부처가 경쟁적으로 사업을 개발하고 추진하며 중복 투자가 이뤄지는 비효율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정정화 서울행정학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인수위원회 시절 지방 분권에 대한 대안 제시가 미약했다”면서 “이들 정부와 비교해 현 정부의 지역 발전 추진 의지가 상대적으로 약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토론자들은 지자체의 적극적인 역할도 강조했다. 배인명 한국지방재정학회장은 “박근혜 정부는 지방의 자율성과 투명성, 책임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우선순위를 따지면 이 가운데 자율성이 가장 앞선다”면서 “자율성을 보장한 후 스스로 운용하게 하면 건전성도 강화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지방소비세도 현행 5%에서 10%로 높이고, 더 나아가 20%로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정윤수 한국정책학회장은 “많은 문제가 지자체와 동등한 협업 관계를 맺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다”면서 “대안과 전략만을 만들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실행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자체도 자발적으로 협업에 나서 중앙정부와 함께 일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주관이 아닌 소위 ‘협조 기관’으로 분류된 기관과 지자체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금융위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 새달 발표”

    금산분리를 강화하고 우리금융 민영화를 추진하는 등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선진화하는 방안의 발표가 임박했다. 금융위원회는 21일 국회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 당정협의를 갖고 6월 말까지 관련 주요 정책을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금융위원회는 ▲비(非) 은행권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CEO(최고경영자) 리스크’ 축소 ▲금융사 이사회의 책임성·독립성 강화 ▲임원 연봉공개를 위한 보수위원회 설치 ▲주주 역할 강화 등을 추진 중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대주주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사외이사의 책임성 저하 등으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제정 등 종전의 대책과는 별도로 추가적인 제도 개선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신 위원장은 6월 말까지 발표 예정인 ‘우리금융 민영화 로드맵’과 관련해 “공적자금 회수 측면에서 빠른 매각이 유리하다”면서 “일괄매각, 분산매각, 자회사 분리매각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공적자금 회수, 금융산업 발전, 조기 민영화의 3대 원칙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이어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문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금융감독체계 개편안도 6월 중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신 위원장은 이밖에 금융위와 관련한 6월 임시국회 의제로 저축은행의 대주주 사금고화 방지, 산업자본의 은행 보유지분 축소(9→4%),대형 대부업자에 대한 금융감독 확대 등을 제시했다. 이 방안들은 대부분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신 위원장이 취임 초부터 줄곧 강조해온 내용이지만, 입법 심사 초기단계인데다 재계의 반발도 적지 않아 6월 임시국회 내 입법화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한반도 긴장 고조… 美 등 국제사회 관심 끌기 포석

    북한이 사흘 연속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 올린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단거리 발사체를 이용한 저강도 공세라는 분석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한꺼번에 쏘지 않고 사흘째 발사를 한 것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북한에 고정하려는 행보”라면서 “제재 대상이 아닌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남측을 향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동시에 역설적으로 미국을 향해 대화를 촉구하는 행동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간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 통상 훈련이나 시험 발사로 평가해 왔던 군 당국은 사흘 연속 도발이 계속되자 다른 유형의 도발을 준비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북한군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 3월 28∼29일 이틀 연속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장거리 로켓(은하 3호)을 발사했고, 올해 2월 10일 단거리 미사일을 쏜 직후 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특히 “‘전승절’(7월 27일·정전협정 60주년 기념일)을 성대하게 치르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긴장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과도한 정치·전략적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쏜 발사체가 300㎜ 이상의 신형 방사포란 관측과도 맞물려 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미·대남 압박용보다는 북한의 군사 무기 개발 로드맵에 따라 새 무기의 정확도를 테스트하고 실전 배치 가능성을 검토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강력한 억제력을 갖추기 위한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누구도 시비할 수 없는 주권 국가의 합법적인 권리”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로켓(미사일) 발사 훈련’이라고 명시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정규직 공무원 보직 없다고 전문가 내쫓는 미래창조부

    정부가 ‘효율적인 예산 배분’을 하겠다며 영입한 민간 공모 출신 전문직 공무원들이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하면서 계약해지됐거나, 해지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규직 공무원의 자리가 부족해졌다는 이유에서다. 계약 당시 “5년은 보장하겠다”던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다음 달로 예정된 2014년도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편성을 앞둔 시기에 무리한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조직개편과 인사가 거듭되면서, 정부의 핵심 경제기조인 ‘창조경제’의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미래부 업무도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16일 “민간 공모직 간부들과 계약연장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면서 “미래부가 출범하면서 안전행정부에서 충분한 정원을 받지 못해, 정규직 공무원들의 자리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계약이 해지되는 간부들은 2011년 3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정부 R&D 예산의 효율적이고 공평한 배분을 위해 전문가를 영입하겠다”며 공모를 통해 영입한 과장들로, 모두 8명이다. 올해 2년 계약이 만료된다. 당시 국과위는 “2년 계약 후 성과를 토대로 재계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소 5년을 보장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로 이들은 국과위가 미래부로 통폐합된 뒤에도 지속적으로 업무를 수행해왔다. 이용석 생명복지조정과장, 박현민 미래성장조정과장, 임영모 과학기술전략 과장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미래부 출범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원하는 과장은 모두 데려간다’는 원칙을 세웠고, 이 때문에 현재 보직을 맡지 못한 과장급 공무원이 14명에 이른다. 미래부 관계자는 “16일자로 공모직 과장 2명의 계약이 해지됐고, 나머지 자리도 순차적으로 바뀌면서 현재 대기 상태인 정규직 공무원들이 채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 사람들’이 놀고 있는 상황에서, 계약직까지 챙겨줄 여유가 없다는 논리다. 계약이 해지된 과장들은 다음 달 시작되는 2014년도 국가 R&D의 큰 틀을 주도적으로 만들었고, 이미 각 부처의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특히 이들은 계약해지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에야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과장은 “R&D 조정 업무를 마치고 하반기에 자진사퇴하겠다”고 의지를 보였지만 묵살당했다. 미래부 출범 이전에 계약을 맺은 민간 공모직 중에서는 청와대 출신인 홍보담당관만 계약이 연장되는 것으로 정해졌다. 미래부 고위관계자는 “홍보과장의 경우에는 윗선에서 계약을 연장하라는 별도의 압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과장급의 잇단 교체와 함께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다음 달 중 이뤄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래부는 뒤숭숭하다. 미래부의 한 과장은 “조직이 개편될 예정이라는데 누가 일이 손에 잡히겠느냐”면서 “복도인사만 난무한다”고 전했다. 주요 국정과제를 놓고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래부는 오는 29일 창조경제의 개념과 로드맵을 발표하는 ‘대국민 보고대회’를 대대적으로 준비해왔지만, 일정을 맞추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창조경제 소통의 창 SEC] (1) 중소기업 정책

    [창조경제 소통의 창 SEC] (1) 중소기업 정책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 기조는 창조경제다. 창조경제란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 기존 기술과 새로운 기술의 융·복합을 통해 창업이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성장이 선순환되는 경제다. 서울신문은 창조경제의 주역인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제거하면서 중소기업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소통의 창’(SEC·Seoul-shinmun Economy Conference)을 마련했다. SEC에서는 새 정부가 제시한 경제민주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구조 전환, 3불(不) 해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등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과 해결 방안 등을 총 4회에 걸쳐 다룬다. 제1차 콘퍼런스는 15일 오전 10시 서울신문사 대회의실에서 ‘창조경제시대 중소기업정책’을 주제로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의 사회로 김순철 중소기업청 차장,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기찬 교수(이하 사회자) 중소기업을 살리는 데 무엇이 필요할까? 너무 많은 대책은 기획만 하다 끝나 버릴 수 있다. 핵심 대책에 대한 집중 논의가 필요하다. 창업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전문기업을 이어줄 수 있는 성장사다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불공정, 불합리, 불균형 등 ‘3불(不)’은 최근 대두된 갑을 문제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3행(行)’의 핵심은 글로벌화다. 지난 10년간의 중소기업정책 중 가장 아쉬운 분야다. 글로벌화에 모든 게 담겨 있다고 본다. 일본에서 국내 시장에 매몰된 기업은 망했다. 자기 제품이 없으면 해외에 나갈 수 없다. -김순철 중기청 차장(이하 김 차장) 공감한다. 중기정책은 맞춤형 지원으로 가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진다. 글로벌화가 중요하다. 300만개 중소기업 중 수출기업은 8만 6000여개에 불과하다. 내수뿐 아니라 세계 시장도 국경 없는 무한 경쟁 상황이 됐기 때문에 창업 단계에서부터 글로벌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이하 이 교수) 중소기업의 스펙트럼이 넓다. 중소기업을 살리자는 논의도 지금보다 지평을 넓혀야 한다. 혁신 기업들이 잘되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한 이슈다. 소상공인 문제와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접근 방식과 대책도 달라야 한다.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이하 성 회장) 창업 후 5~10년간 흥망을 거듭한 뒤 안정기에 들어선 기업들의 성장 동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중견기업이 되면 성장 속도가 다시 빨라진다. 성장동력이 떨어진다면 창업 초기 벤처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150억~300억원 매출의 중견기업들을 키울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사회자 논의를 정리하자면 ▲3불 문제 해결 없이 중소기업 문제는 해결 난망 ▲창조경제와 시장 메커니즘의 화합 ▲벤처기업과 장수기업 양대 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성장사다리를 통한 글로벌기업 육성이다. -이 교수 이제 대기업 중심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경제는 한계에 부딪혔다. 대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이 중요하다. 중소기업에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3불 문제 해소가 관건이다. 성장과 고용 두 축을 달성하는 데는 창업 활성화가 우선이다. 신용 불량이 걸림돌이다. 창업 활성화 정책의 핵심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려는 성실한 사업가가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성 회장 2000년 벤처 붐이 일면서 사라졌던 도전정신이 되살아났다. 창업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현장에서의 3불, 갑을 관계도 심각하다. 대기업들은 중소기업 제품 가격 깎기뿐 아니라 하청 기업에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을 자신들의 업체에 해줄 것을 강요하더라. 도덕적인 문제다. 하청 기업이 오히려 드러나지 않게 해 달라고 호소한다. →사회자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해 벤처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벤처 버블, 모럴 해저드, 무늬만 벤처 등의 거부 반응이라고 할까? -이 교수 창조경제를 이끌어 갈 중소기업 활성화 논의가 자칫 과거 벤처기업 거품 붕괴처럼 될 수도 있다. 김대중 정부 때의 벤처 붐 붕괴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벤처에 투자된 정부 지원금이 2조 2000억원인데 6000억원이 회수되지 못했다. 구조조정 지원금 165조원 중 미회수금이 65조원에 달한다. 벤처기업 매출액이 이스라엘 국내총생산(GDP)을 넘고 매년 평균 20% 성장하며 140만명의 고용을 창출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벤처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정부가 (벤처의 개념을) 정의하려는 순간 벤처는 무너졌다. 2001년 발생한 벤처 버블은 국내 문제가 아닌 글로벌 현상이다. 정부의 4대 벤처 건전화 대책은 정책 실패의 대표 사례다. 창업을 위축시켰고 묻지 마 투자를 없앤다고 엔젤투자를 축소했으며 코스닥을 통합했다. 초일류 벤처기업에 SKY 출신이 가지 않는다. 벤처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김 차장 오늘(15일) 발표된 ‘벤처·창업 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은 융자에서 투자 중심으로 개선하고 엔젤을 중간에서 회수할 수 있는 인수·합병(M&A), 코스닥 시장의 독립성 강화, 재기할 수 있는 여건 조성 등을 담고 있다. 지금 벤처는 벤처 1세대가 대부분으로 이들이 재투자하고 후배 기업에 멘토링할 수 있도록 하겠다. 피인수 기업에 스톡옵션을 주고 행사 후 세금을 분할 납부하는 문제 등 포괄적인 내용도 담았다.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액공제 한도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이 마련됐지만 창업자 연대보증은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 -성 회장 벤처정책은 성공한 정책이다. 벤처를 통해 한국이 세계적 정보기술(IT) 경쟁력 확보의 근간이 됐다. 코스닥시장 조작, 분식회계 등 스타 기업의 비도덕적 행위로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 줬다. 반성을 통한 새로운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 불합리, 불균형 문제에서 “중소기업 제품의 가격을 깎지 말자”고 얘기하는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돼 가격 경쟁력 높은 기업들이 들어왔을 때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보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력 불균형 등에 대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는 기업가들도 M&A를 부담스러워한다. →사회자 벤처 기업 엔진 가동에 이어 성장사다리도 문제다. 지금까지 사다리 문제를 조세의 걸림돌로만 봤는데 기술 기업이 도약하려면 연구 개발 인재가 요구된다. 시급한 성장사다리는. -성 회장 중소기업에는 기술 인재 공급이 시급하다. 제도는 있지만 유명무실하다. 기업 입장에서 도움이 안 된다. 현실적으로 국책연구기관 같은 좋은 자리의 연구원이 되려면 의무적으로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파견 기업에서 평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이 교수 성장사다리의 핵심은 인력과 자금, 시장이다. 이 중 시장과 인력 조달 문제가 우선한다. 중소·벤처기업 인력 조달은 주식옵션제도가 가장 효율적이다. 연구·개발(R&D) 기관을 통한 인력 지원은 궁여지책이다. 그렇게 온 사람들은 목숨 걸고 일하지 않는다. 주식옵션제도를 현실에 맞춰 강화해야 한다. 기술과 기업이 거래되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요하다. 시장과 기술이 연계되는 선순환 구조다. 기술로 시장을 확보하고 이후 필요한 기술은 M&A를 통해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 지원이 ‘제로섬게임’이 돼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중견기업에 나눠 줘서는 안 된다. 중견기업에는 세액을 점진적으로 낮춰 주는 방향이 필요하다. -김 차장 인력 문제는 근본적으로 인력이 올 수 있는 스톡옵션제가 최선이다. 전문연구기관 및 출연연구소의 인력 파견도 좋은 대책이다. 현장감이나 기술 발전을 체험할 수 있다. 중소기업은 부족한 기술력을 보완할 수 있는 ‘윈윈책’이다. 출연연에 ‘테뉴어 제도’를 도입해서 중소기업 근무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대두된다. 성과 평가에 창업이나 중소기업 기술 지원을 반영하고도 있다. 중견기업의 성장사다리는 금융·세제 지원을 점진적으로 줄여 안착할 수 있도록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역량을 강화하는 투 트랙으로 접근하고 있다. →사회자 글로벌 전문기업 육성을 위해 필요한 대책은. -성 회장 글로벌화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50년간 이뤄진 일본의 방식을 눈여겨볼 만하다. 현재도 핵심 부품은 일본에 매달려 있는 실정이다. 기술력에서 우리 기업들이 동남아 국가에 지원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계속 투자하고 성장한 기업의 해외 진출에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이 ‘마중물’ 역할을 해 주면 어떨까 한다. -사회자 열린 국제화정책이 필요하다. 우리의 글로벌 정책은 기관정책이지만 이스라엘은 1000만명의 디아스포라(유대인)가 세일즈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마케팅도 결국 사람이 하는데 동포들이 나서 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한류 열풍을 활용해야 한다. 경제는 결국 ‘기브 앤드 테이크’다. -김 차장 과거 수출 지원은 기업 간 거래(B2B), 오프라인이었지만 현재는 기업과 소비자(B2C), 홈쇼핑을 포함한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전문기업 육성과 관련해 기업의 수출 역량과 방식 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해외 진출 로드맵을 수립하겠다. 정리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연장근무에 휴일 포함땐 근로시간 年 48시간 줄어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켜 제한하면 근로시간이 연간 최대 48.4시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사정위원회는 한국중소기업학회에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로드맵 구성 및 정책적 제언’ 연구를 의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근로시간 단축효과가 가장 큰 방안은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창출로 조사됐다. 현재 연장근로는 주당 12시간 이내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휴일은 연장근로 제한이 적용되지 않아 근무 시 휴일 근무 수당이 지급되고 있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일요일 등 휴일에도 이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연차휴가 사용 확대도 근로 시간 단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차휴가 사용률이 60%가 되면 근로시간이 연간 1.8시간 줄어든다. 사용률이 80%로 늘어나면 19.1시간, 100%까지 확대되면 35.9시간씩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전체 임금근로자의 0.2%인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근로자의 비율이 5%로 늘어나면 연간 근로시간이 50.3시간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란 주당 근무시간이 15시간 이상 30시간 미만이면서 2년 이상 근무하는 상용직 근로자를 뜻한다.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가 20%로 늘어나면 평균 근로시간이 207.4시간이나 단축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수백년 떠돈 ‘비운의 민족’ 쿠르드족, 그들에게 평화의 꽃은 필까

    수백년 떠돈 ‘비운의 민족’ 쿠르드족, 그들에게 평화의 꽃은 필까

    제국주의의 침탈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채 수백년간 뿔뿔이 흩어져 이산의 아픔을 겪어온 중동의 쿠르드족. 이들에게도 ‘평화의 봄’이 찾아올 것인가. 지난 29년 동안 터키 정부에 무력으로 대항한 터키 ‘쿠르드 노동자당’(PKK) 소속 반군이 지난 3월 무장투쟁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터키에서 철수하기 시작함에 따라 쿠르드족이 지구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AP·AFP통신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터키 내 쿠르드족 반군들은 지난 8일(현지시간) 터키 정부와의 평화협상안에 따라 이라크 북부 지역으로 공식 철수를 시작했다. PKK 소속 반군 2000여명은 이날 철수를 개시해 4개월 동안 산악지대를 통해 이라크 북부지역의 칸딜산으로 기지를 옮길 예정이다. ‘비운의 민족’인 쿠르드인들은 쿠르디스탄 지역에 사는 산악 민족이다. ‘쿠르드족의 땅’으로 불리는 쿠르디스탄은 이란과 아르메니아의 국경 부근에서 티그리스강의 지류인 디얄라강 유역에 이르는 20만㎢의 지역이다. 터키와 이란, 이라크, 시리아, 아르메니아 등 5개국에 각각 분할 점령돼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팩트북·한국국방연구원(KIDA) 등에 따르면 인구는 3000만~3500만명으로 추산된다. 쿠르드족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국가는 터키로 1400만명이며 이란(790만명), 이라크(470만명), 시리아(160만명), 아제르바이잔(115만명) 등의 순으로 많다.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쿠르드족은 수천년 동안 쿠르디스탄에서 평화롭게 유목 생활을 해오다 16세기 오스만 튀르크의 지배하에 들어가면서 끝모를 불행이 시작됐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터키가 패배하자 세력 공백기를 이용해 1922년 6월 무장 독립투쟁을 벌였지만 쿠르디스탄의 일부인 이라크 북서부 지역의 유전지대를 탐내던 영국이 개입해 좌절됐다. 이후 터키와 이란, 이라크, 시리아, 아르메니아 등에 쿠르디스탄이 분할 점령돼 한때 품었던 ‘독립의 꿈’은 산산조각 났다. ‘다섯 조각’으로 쪼개진 상황에서도 쿠르드족은 독립을 위한 투쟁을 계속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자신들이 거주하는 국가를 상대로 수십 차례 분리·독립을 요구했으나 그때마다 각국 정부군에 의해 무력으로 진압되는 등 탄압과 박해를 받았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데다 역량마저 부족했던 탓이다. 10년에 한 번꼴로 대규모 학살을 당했다. ‘달걀로 바위치기’처럼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던 쿠르드족의 독립은 1984년 ‘쿠르드 노동자당’을 창설해 본격적인 무장투쟁을 전개하면서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PKK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65)은 이라크와 터키 국경에 독립국가 건설을 목표로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동족들을 규합해 분리·독립 운동의 포문을 열었다. 터키 내 쿠르드 반군 3000여명을 중심으로 터키 정부군과 이라크 정부군에 대해 대대적인 반격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터키군과 이라크군의 절대적으로 우세한 화력을 끝내 당해내지 못하고 1984년 한 해 동안에만 2700여명의 쿠르드족 전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를 빌미로 터키 정부는 쿠르드어 방송과 교육을 금지하며 탄압정책의 강도를 더욱더 높였다. 쿠르드족은 이에 굴하지 않고 터키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군 시설 등을 로켓포로 공격하는 등 무장투쟁을 지속했다. 이에 터키군은 동남부 지역에 병력 15만명을 긴급 배치해 PKK 거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당황한 오잘란은 1993년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하고 대화를 통한 분쟁 해결을 제안하기도 했다. PKK 강경파의 테러 활동이 끊이지 않자 각국 정부는 쿠르드족에 대한 강경 탄압을 지속했다. 특히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1980년대 화학무기를 사용해 현지 쿠르드족 5000명 이상을 학살하기도 했다. 이라크의 쿠르드족은 후세인이 미국과의 이라크 전쟁에서 패한 후 비로소 자치권을 얻었다. 이란 내 쿠르드족은 1946년 소련 군대의 지원으로 독립 국가 ‘마하바드 공화국’을 세웠으나 1년 만에 무너졌다. 1999년 2월 PKK 반군 지도자 오잘란이 체포돼 터키로 압송되면서 쿠르드족 분리·독립운동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쿠르드족의 영웅’인 오잘란이 수감돼 있던 터키 이스탄불의 임잘린 교도소에서 가혹행위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터키 곳곳에서 쿠르드족의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는 등 2000년대 들어서도 이들의 무장투쟁은 지속됐다. 서로 간의 피해가 갈수록 극심해지자 터키 정부와 PKK는 지난해 말부터 평화 협상을 시작했다. 터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이 유화정책을 내놓자 PKK도 자치권 확대, 쿠르드족 정체성 인정과 언어 사용 등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화답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EU 가입을 희망하는 터키에 대해 쿠르드 인권 문제를 강력히 제기하면서 평화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이에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오잘란이 지난 2월 PKK를 비롯한 쿠르드계 정당에 보낸 평화안 로드맵에서 정전을 선언하고 올여름까지 무장을 해제하겠다고 밝히자, PKK 반군이 2년간 억류했던 터키군 8명을 석방하고 터키 땅에서 공식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PKK가 30년 가까이 분리·독립을 요구하면서 터키군에 무장 항쟁을 지속하는 동안 목숨을 잃은 희생자는 4만 5000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터키 내 쿠르드 반군의 철군이 시작됐지만 쿠르드족의 앞날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1993년과 1999년 정전을 선언했다 깨졌던 선례가 있고, 평화협상에서 PKK가 요구하는 새로운 평등 헌법을 터키 정부가 수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평화협상 자체를 거부하는 쿠르드 강경세력이 언제든지 테러를 일으킬 수 있고, 쿠르드족 문제는 정치적 상황과 쿠르드족에 대한 노선과 정책이 다른 여러 국가들이 직접 관련돼 있어 풀기 어렵다는 게 중동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특히 팔레스타인인들과는 달리 중동 국가들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데다 대부분 각국의 내정에 속해 국제사회도 인도주의적 지원 외에는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수백년 떠돈 ‘비운의 민족’ 쿠르드족, 그들에게 평화의 꽃은 필까

    [주말 인사이드] 수백년 떠돈 ‘비운의 민족’ 쿠르드족, 그들에게 평화의 꽃은 필까

    제국주의의 침탈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채 수백년간 뿔뿔이 흩어져 이산의 아픔을 겪어온 중동의 쿠르드족. 이들에게도 ‘평화의 봄’이 찾아올 것인가. 지난 29년 동안 터키 정부에 무력으로 대항한 터키 ‘쿠르드 노동자당’(PKK) 소속 반군이 지난 3월 무장투쟁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터키에서 철수하기 시작함에 따라 쿠르드족이 지구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AP·AFP통신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터키 내 쿠르드족 반군들은 지난 8일(현지시간) 터키 정부와의 평화협상안에 따라 이라크 북부 지역으로 공식 철수를 시작했다. PKK 소속 반군 2000여명은 이날 철수를 개시해 4개월 동안 산악지대를 통해 이라크 북부지역의 칸딜산으로 기지를 옮길 예정이다. ‘비운의 민족’인 쿠르드인들은 쿠르디스탄 지역에 사는 산악 민족이다. ‘쿠르드족의 땅’으로 불리는 쿠르디스탄은 이란과 아르메니아의 국경 부근에서 티그리스강의 지류인 디얄라강 유역에 이르는 20만㎢의 지역이다. 터키와 이란, 이라크, 시리아, 아르메니아 등 5개국에 각각 분할 점령돼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팩트북·한국국방연구원(KIDA) 등에 따르면 인구는 3000만~3500만명으로 추산된다. 쿠르드족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국가는 터키로 1400만명이며 이란(790만명), 이라크(470만명), 시리아(160만명), 아제르바이잔(115만명) 등의 순으로 많다.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쿠르드족은 수천년 동안 쿠르디스탄에서 평화롭게 유목 생활을 해오다 16세기 오스만 튀르크의 지배하에 들어가면서 끝모를 불행이 시작됐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터키가 패배하자 세력 공백기를 이용해 1922년 6월 무장 독립투쟁을 벌였지만 쿠르디스탄의 일부인 이라크 북서부 지역의 유전지대를 탐내던 영국이 개입해 좌절됐다. 이후 터키와 이란, 이라크, 시리아, 아르메니아 등에 쿠르디스탄이 분할 점령돼 한때 품었던 ‘독립의 꿈’은 산산조각 났다. ‘다섯 조각’으로 쪼개진 상황에서도 쿠르드족은 독립을 위한 투쟁을 계속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자신들이 거주하는 국가를 상대로 수십 차례 분리·독립을 요구했으나 그때마다 각국 정부군에 의해 무력으로 진압되는 등 탄압과 박해를 받았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데다 역량마저 부족했던 탓이다. 10년에 한 번꼴로 대규모 학살을 당했다. ‘달걀로 바위치기’처럼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던 쿠르드족의 독립은 1984년 ‘쿠르드 노동자당’을 창설해 본격적인 무장투쟁을 전개하면서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PKK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65)은 이라크와 터키 국경에 독립국가 건설을 목표로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동족들을 규합해 분리·독립 운동의 포문을 열었다. 터키 내 쿠르드 반군 3000여명을 중심으로 터키 정부군과 이라크 정부군에 대해 대대적인 반격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터키군과 이라크군의 절대적으로 우세한 화력을 끝내 당해내지 못하고 1984년 한 해 동안에만 2700여명의 쿠르드족 전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를 빌미로 터키 정부는 쿠르드어 방송과 교육을 금지하며 탄압정책의 강도를 더욱더 높였다. 쿠르드족은 이에 굴하지 않고 터키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군 시설 등을 로켓포로 공격하는 등 무장투쟁을 지속했다. 이에 터키군은 동남부 지역에 병력 15만명을 긴급 배치해 PKK 거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당황한 오잘란은 1993년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하고 대화를 통한 분쟁 해결을 제안하기도 했다. PKK 강경파의 테러 활동이 끊이지 않자 각국 정부는 쿠르드족에 대한 강경 탄압을 지속했다. 특히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1980년대 화학무기를 사용해 현지 쿠르드족 5000명 이상을 학살하기도 했다. 이라크의 쿠르드족은 후세인이 미국과의 이라크 전쟁에서 패한 후 비로소 자치권을 얻었다. 이란 내 쿠르드족은 1946년 소련 군대의 지원으로 독립 국가 ‘마하바드 공화국’을 세웠으나 1년 만에 무너졌다. 1999년 2월 PKK 반군 지도자 오잘란이 체포돼 터키로 압송되면서 쿠르드족 분리·독립운동은 추진력이 약화됐다. 하지만 ‘쿠르드족의 영웅’인 오잘란이 수감돼 있던 터키 이스탄불의 임잘린 교도소에서 가혹행위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터키 곳곳에서 쿠르드족의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는 등 2000년대 들어서도 이들의 무장투쟁의 불길은 다시 타올랐다. 서로 간의 피해가 갈수록 극심해지자 터키 정부와 PKK는 지난해 말부터 평화 협상을 시작했다. 터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이 유화정책을 내놓자 PKK도 자치권 확대, 쿠르드족 정체성 인정과 언어 사용 등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화답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EU 가입을 희망하는 터키에 대해 쿠르드 인권 문제를 강력히 제기하면서 평화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이에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오잘란이 지난 2월 PKK를 비롯한 쿠르드계 정당에 보낸 평화안 로드맵에서 정전을 선언하고 올여름까지 무장을 해제하겠다고 밝히자, PKK 반군이 2년간 억류했던 터키군 8명을 석방하고 터키 땅에서 공식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PKK가 30년 가까이 분리·독립을 요구하면서 터키군에 무장 항쟁을 지속하는 동안 목숨을 잃은 희생자는 4만 5000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터키 내 쿠르드 반군의 철군이 시작됐지만 쿠르드족의 앞날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1993년과 1999년 정전을 선언했다 깨졌던 선례가 있고, 평화협상에서 PKK가 요구하는 새로운 평등 헌법을 터키 정부가 수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평화협상 자체를 거부하는 쿠르드 강경세력이 언제든지 테러를 일으킬 수 있고, 쿠르드족 문제는 정치적 상황과 쿠르드족에 대한 노선과 정책이 다른 여러 국가들이 직접 관련돼 있어 풀기 어렵다는 게 중동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특히 팔레스타인인들과는 달리 중동 국가들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데다 대부분 각국의 내정에 속해 국제사회도 인도주의적 지원 외에는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대북 정책 한·미 공조 재확인 성과

    대북 정책 한·미 공조 재확인 성과

    박근혜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창조경제 한인간담회와 로스앤젤레스 시장 주최 오찬을 끝으로 지난 5일부터의 방미 일정을 마무리했다. 4박 6일 동안 한·미 정상회담과 한·미 동맹 60주년 공동선언, 미 상·하원합동회의 연설 등 18개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대북 정책과 관련해 한·미 공조를 재확인하고, 올해 6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 방안에 공감대를 이뤄냈다는 것이 청와대의 평가다. 안보 동맹의 차원을 넘어 외교와 경제, 환경 등 각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한·미 동맹 60주년 기념공동선언’을 통해 군사 분야뿐만 아니라 비군사 분야까지 포함하는 21세기형 포괄적 동맹을 지향하는 이정표를 세우면서 양국 간 동맹의 폭과 깊이를 심화시켰다고 설명한다. 더욱이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불거진 한반도 안보 위기의 와중에 박근혜 정부의 향후 4년간의 대북 로드맵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미국의 지지를 이끌어 낸 것이나 ‘동북아 다자간 대화 프로세스’로 불리는 ‘동북아평화협력구상’(서울프로세스)을 공식 선언한 것도 의미가 적지 않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엄중한 한반도 상황에서 북한 문제 전반에 대한 공조와 협력을 강화해 우리가 주도권을 쥐면서 북한 및 동북아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개성공단 폐쇄와 북한의 도발위협 등 긴박한 한반도 안보위기를 해소할 만한 새로운 돌파구는 마련되지 못하는 등 한계를 보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52명에 이르는 최대 규모의 경제수행단이 동행해 북한 위협을 계기로 확산되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진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도 받았다. 미국 상공회의소가 연 최고경영자(CEO) 라운드 테이블에서 미국 GM사의 댄 애커슨 회장이 향후 5년간 한국에 80억 달러어치를 투자하겠다는 기존 투자 계획을 재확인했고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열린 한국투자신고식에서는 보잉사 등 7개 기업으로부터 3억 8000만 달러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박 대통령이 8일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연설에서 밝힌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방안도 주목받았다. 박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유지해 가면서 DMZ 내 세계평화공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10일(한국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남북 간 긴장완화와 평화정착, 신뢰 형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공원 조성을 위해 유엔 등과 협의해 가며 구체적인 실현 방안에 대해선 범정부적으로 검토하고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뜨거운 감자’인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서는 구체적 진전 없이 미묘한 입장 차를 드러내 향후 숙제로 남게 됐다. 로스앤젤레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韓·美 정상회담] 한·미 “공조 최우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지지 끌어냈다

    [韓·美 정상회담] 한·미 “공조 최우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지지 끌어냈다

    박근혜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안보문제 해결을 위한 상호 공조와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양국 간 동맹 확대와 격상에 합의했다. 양국이 안보 동맹의 차원을 넘어 외교와 경제, 환경 등 각 분야에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는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을 약속한 것이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안보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준비된 외교안보 대통령이자 세계 주요 여성정치인으로서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각인시키는 효과도 얻었다. 이날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박근혜 정부와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가 향후 4년간 펼쳐 나갈 대북 로드맵을 만들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끌어냈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엄중한 한반도 상황에서 북한 핵문제와 북한 문제 전반에 대한 공조와 협력을 강화해 북한 핵의 제거를 달성하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등을 펼쳐나가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북한의 도발위협을 잠재우고 개성공단 잠정폐쇄 사태로 악화된 한반도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한·미 간 공조가 최우선 돼야 한다는 것이 두 정상의 확고한 인식이다. 이런 인식의 토대 아래 두 정상은 한·미 동맹에 대한 확고한 지지와 공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의 유지·발전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한·미 간 포괄적 전략동맹을 지속 발전시켜 나간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국과 미국이 각각 주도하거나 추진 중인 ‘서울프로세스’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의 참여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됐다. 서울프로세스는 북한에도 문을 열어놓은 안보 제안으로, 핵과 같은 경직된 주제에 얽매여 북한을 자극하지 않음으로써 북한이 자발적으로 대화의 테이블로 나온다면 한국과 미국 모두에 윈윈할 수 있는 국제적 대화의 틀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양국 정상은 또 기존 군사·안보동맹에서 경제동맹으로 지평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발효 1년을 넘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이행 경과를 높이 평가하고, 향후 한·미 FTA의 온전한 이행 등 양국 간 경제·통상 협력 증진 및 주요 현안의 호혜적 해결에 대한 정상차원의 공감대를 도출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키워드인 미래 신성장 동력 창출에 양국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미국 셰일가스 개발 등의 포괄적 에너지 협력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정보통신기술 협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차관급의 정보통신기술 정책협의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사회, 문화, 인적교류 등 소프트 분야에서 양국 국민들 간의 협력을 심화키로 한 것도 의미가 있다. 윤 대변인은 “양국 국민들 사이에 교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새로운 양국 발전의 방향”이라고 밝혔다. 국민 체감형 편익 창출을 위해 전문직 비자쿼터 신설 추진과 한·미 대학생 연수취업(WEST) 프로그램 연장은 물론 KOICA-평화봉사단 MOU 체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전문직 비자쿼터 1만 5000개 추가를 추진 중이다. 확보되는 비자 쿼터 규모만큼 우리 국민의 해외 진출 기회가 많아지는 셈이다. 글로벌 파트너십 분야에서의 협력을 위한 한·미 정부 간 기후변화 공동성명도 주목된다. 여기에는 기후변화의 위험성 인식, 양국 온실가스 감축노력 평가, 다자차원 협력 지속, 한·미 환경협력위 등 양자협력 강화 등을 담았다. 안보 분야에서는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 ‘굳건한 한·미동맹’ 유지가 중요하다는 원칙을 확인하고, 이런 원칙 아래에서 양국 입장의 최대공약수를 찾아냈다는 점에서 윈윈 전략이 도출됐다는 판단이다.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에 대해서도 양국이 오는 6월부터 2년의 추가 협상 시한을 갖기로 한 만큼 미국의 비확산 정책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한민국의 평화적 핵 이용권을 보장하는 쪽으로 공감대를 이뤘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워싱턴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브라질 안간다는 최강희 “거취 자꾸 물어봐 심란”

    브라질 안간다는 최강희 “거취 자꾸 물어봐 심란”

    시간은 다가오는데 답이 없으니 답답할밖에. 다음 달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연전이 끝나면 최강희(54) 축구대표팀 감독은 공언해 온 대로 프로축구 전북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의 새 사령탑 선임에 대한 개략적인 그림조차 그리지 않고 있다. 분위기는 최 감독 유임론으로 미묘하게 기울고 있다. 최 감독은 2011년 12월 22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스스로를 ‘시한부 사령탑’이라고 못 박았다. “8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위해 2013년 6월까지는 국가대표팀에 집중하겠지만 최종예선 이후에는 반드시 전북으로 돌아가겠다. 그게 감독 수락의 조건”이라고 단언했다. 회견장은 술렁거렸으나 최 감독은 단호한 목소리로 “충분한 시간이 있는 만큼 월드컵 본선을 지휘할 국내외 유능한 감독을 물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임 조광래 감독의 갑작스러운 경질로 ‘폭탄 돌리기’ 하듯 앉게 된 대표팀 사령탑이었다. 최 감독은 ‘운명’이라고 정의하며 전북 팬들에게 ‘소 롱’(so long·다시 만나요)이라는 인사를 남겼다. 시간은 훌쩍 흘렀다. 이제 월드컵 최종예선은 딱 세 경기 남았다. 다음 달 5일 레바논 원정을 시작으로 11일 우즈베키스탄, 18일 이란과의 홈 경기를 끝내면 브라질행 여부가 가려진다. 한국은 승점 10(3승1무1패)으로, 한 경기 더 치른 우즈베키스탄(승점 11·3승2무1패)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충분히 8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자신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지난 3월 취임한 정몽규 협회장은 다양한 인터뷰를 통해 조심스럽게 최 감독 유임론에 무게를 실었다. ‘본선행이 확정되면 최 감독이 계속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식의 발언이다. K리그 클래식 전북 구단과 팬들의 속은 바짝 타들어 간다. 애매하고 난처하기는 최 감독도 마찬가지. 그는 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난 (취임 당시와) 바뀐 게 하나도 없다. 주변에서 자꾸 전북으로 돌아갈 거냐, 브라질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어 와서 심란하고 슬프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한국 축구가 왜 이렇게 됐냐. (전북 감독 시절 별명 ‘봉동 이장’에 빗대) 동네 이장이 국가대표팀 감독을 다 맡고…”라며 헛헛한 웃음을 날렸다. 거취에 대한 온갖 설이 무성하고 괜한 오해만 생길까 싶어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제하고 있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최 감독이 황보관 축구협회 기술위원장과 정 회장에게 전북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는 건 이미 축구판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협회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그저 대표팀 감독을 둘러싸고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황보 기술위원장은 “최종예선 3연전이 남아 있기 때문에 감독의 거취를 논의하는 건 성급하다”며 “브라질까지 간다 혹은 전북으로 복귀한다고 말하는 건 아직 이른 발언”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의 앞선 인터뷰에 대해서도 “선수단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감안해 큰 그림으로 보자는 뜻으로 (최 감독의 브라질행을) 말씀하신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런데도 축구계의 ‘카더라 통신’은 점점 요란해지고 있다. 뚜렷한 로드맵 없이 조광래 감독을 경질하고 떠밀듯 급하게 최 감독을 앉힌 것부터가 어쩌면 불행의 씨앗이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서울광장] 과거와 현재에 묻는 것도 미래창조다/정기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과거와 현재에 묻는 것도 미래창조다/정기홍 논설위원

    30년간 통신강국을 지탱해 준 ‘정보통신’(IT)이란 용어가 탄생된 내막을 들여다보면 작금의 ‘창조경제’ 논란과 관련,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80년대 초, 체신부는 ‘정보’와 ‘통신’을 합친 ‘정보통신’이란 용어를 관련 법령에 넣기로 결정했지만, 이를 선점한 중앙정보부(국가정보원)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 고민하던 체신부가 꾀를 냈다. 정보통신의 정보는 ‘Information’이며, 중앙정보부의 정보는 ‘Intelligence’(첩보)라고 주장해 가까스로 사용하게 됐다. 이 용어는 정보통신부의 모태가 됐고, IT 강국을 이룬 밀알이었다. 사족을 달면, 미국은 우리보다 한참 늦은 1990년대에 이 용어를 사용했다. 용어 하나를 먼저 사용한 게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새 정부 정책의 핵심인 창조경제 개념이 논란을 빚는 터라 체신부의 창의성이 새삼 와 닿는다. 일반인이 신기술 용어의 뜻을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창조경제 정책의 산파역을 맡은 미래창조과학부의 고민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도처에서 새로이 만드는 것을 창조경제로 정의하며, 미국 실리콘밸리와 이스라엘의 혁신적 벤처정신을 본받아 미래형 콘텐츠를 만들자고 한다. 반대로 국회에서는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핀란드나 스웨덴을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이들의 착점은 틀렸다. 실리콘밸리 지하 단칸방의 창업환경도, 이스라엘의 ‘후츠파’ 창업정신도 우리에겐 주체가 아닌 객체일 뿐이다. 미국은 각종 창업 인프라가 좋고, 이스라엘은 세계의 유대인 시장이 든든한 자금줄이자 소비처 역할을 한다. 우리가 판박이 모델로 삼기에는 여건이 다르다. 이들의 장점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우리 내부의 창의성을 높이는 분위기 조성이 더욱 중요한 사안이다. 이는 ‘발상 전환’의 문제이기도 하다. 2년 전 카카오를 그만두고 벤처기업 ‘앱 디스코’를 설립한 20대 청년 정수환 대표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창업으로 성공한 표본으로 삼을 만하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를 220억원으로 잡았다. 그가 만든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리워드 광고 플랫폼은 광고를 클릭하면 현금성 포인트가 적립되는, 간단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그는 이를 ‘가벼운 창업’이라고 했다. ‘애드라떼’ 콘텐츠 상품은 2년 전 일본에 출시하자마자 앱 스토어 1위를 기록했다. 정 대표 주위에는 자신과 같은 개인플랫폼 상품시대를 열고자 하는 예비 청년창업자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 같은 창의적인 끼는 1980~1990년대 세계 최고 수준의 IT 강국을 이룬 ‘역전의 IT용사’에게서도 찾을 수 있다. 우편 배달만 하는 부처로 인식되던 체신부의 공무원들이 오늘날 휴대전화 강국의 기반이 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를 선택하고, 이후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깐 원동력은 창조 의식에서 비롯됐다. 이들 인프라가 우리의 IT 역사에서 한 획을 그으면서 지금의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 업무 현장에서 만나는 이들의 자긍심은 그 무엇에 비할 수 없이 대단하다. 창의성이 담보가 됐기에 정보통신의 꽃을 피울 수 있었던 것이다. 미래부는 이달 초 대통령 업무보고와 국회 상임위원회 정책 설명을 마쳤다. 그동안 ‘창조경제의 수레’는 요란스러웠다. 이제 말의 성찬은 끝내고, 거리를 두고 그림을 감상하듯 정책 로드맵을 준비해야 한다. 전직 공직자의 지적은 이런 점에서 와 닿는다. 그는 “현재를 앞에 놓고 미래를 찾는 게 아니라, 미래를 먼저 놓고서 현재를 뛰어넘으려니 창조적 미래가 안 보인다”라고 조언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다. 우리에게는 IT 강국을 만든 베테랑 인력이 건재하고, 이들과 정책·사업을 고민했던 이들도 현장에 남아 있다. 창업을 준비하려는 청년도 줄지 않았다. 10여년 전 벤처 붐이 일던 때와 비교해 환경만 바뀌었을 뿐이다. 정책만 제대로 뒷받침되면 창조적 창업활동은 다시 활발해진다. hon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