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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알도 아깝다”던 두테르테, 적극적 사형 집행 의지…“매일 5~6명 처형”

    “총알도 아깝다”던 두테르테, 적극적 사형 집행 의지…“매일 5~6명 처형”

    “총알도 아깝다. 강력범은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이렇게 말하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를 지켜 취임 이후 마약상 잡기, IS 소탕 등에 강경한 대응을 하며 급진적 발언을 이어간 그가 “사형제를 부활해 매일 범죄자 5~6명을 처형하겠다. 이는 진짜”라며 적극적인 사형 집행 의지를 밝혔다. 필리핀 일간 필리핀스타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주말 필리핀 복싱영웅 매니 파키아오 생일축하 자리에 참석해 ‘과거에는 극소수만 사형에 처해 범죄 억제 효과가 별로 없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필리핀 하원 법사위원회는 살인, 강간, 납치, 마약 밀매, 반역 등 20여개 범죄에 대해 사형제 도입 법안을 의결했다. 이에 필리핀 가톨릭계와 인권단체 등이 사형제 재도입에 반대하고 있는 상태다. 1987년 사형제를 폐지한 필리핀은 6년 뒤인 1993년 살인, 아동 성폭행, 납치 등 일부 범죄에 한해 부활시켰다가 2006년 다시 폐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두테르테 “마약사범 직접 죽여본 적 있다” 고백 논란

    두테르테 “마약사범 직접 죽여본 적 있다” 고백 논란

     로드리고 두테르테(71) 필리핀 대통령이 자신의 고향인 다바오시에서 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마약사범을 직접 살해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지난 6월 말 취임 이후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인권 유린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두테르테는 지난 12일 대통령궁에서 사업가들을 만난 자리에서 “당시 다바오시 시장으로 재직할 때 오토바이를 타고 문제가 없는지 길거리 순찰을 하곤 했다”면서 “개인적으로 마약 용의자를 사살했었다”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 인콰이어러 등이 14일 보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경찰에게 ‘나도 하는데 왜 못 하느냐’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면서 “오토바이를 타고 다바오 시내를 둘러보다 문제 상황을 발견하게 되면, (용의자들을) 죽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테르테는 “난 살인자가 아니다. 난 필리핀 국민들이 피범벅이 돼 쓰러져있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면서도 “누군가의 희생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두테르테는 1988년 다바오시 시장에 처음 당선된 뒤 총 22년간 시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시장 재직 초기에 중국인 소녀를 유괴, 성폭행한 남성 3명을 직접 총살한 적이 있다고 지난 대선 때 밝힌 바 있다.  두테르테는 시장 재임 기간 사실상 암살 조직인 자경단을 운영하며 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 마약상 등 범죄자를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테르테는 13일 오후 캄보디아 방문에 앞서 출국 연설을 통해 마약 중독자들은 신경안정제를 먹거나 아니면 목을 매라고 요구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경찰 체포를 피해 집에 머물러야 하는 마약 중독자들에게 주어진 선택권은 이 두 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마약중독자가 신경안정제를 먹으면 조용히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약으로 안된다면 내가 로프를 보낼 테니 목을 매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일전불사’ 中… WTO에 美 제소하며 통상전쟁 선전포고

    ‘일전불사’ 中… WTO에 美 제소하며 통상전쟁 선전포고

    시장경제 인정 거부해… EU도 왕이 “제 발등 찍는 일” 발끈 北과 군사 훈련 재개 가능성도 中양제츠, 트럼프측과 첫 접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자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고할 뜻을 밝힌 것을 기점으로 중국이 트럼프와 일전불사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트럼프 당선자 측의 공격에 ‘취임 때까지는 지켜보자’는 자세였으나 트럼프가 중국의 영토·주권 문제인 대만을 매개로 싸움을 걸어오자 정면 대응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스위스를 방문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13일 트럼프 당선자의 발언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내가 확실히 말해 둘 수 있는 것은 차이잉원(蔡英文)이 됐건, 세계 그 어떤 사람이 됐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파괴하려는 행동은 결국 돌을 들어 자신의 발등을 찍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트럼프를 겨냥한 비난이다. 이와는 별도로 트럼프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라틴아메리카 방문차 뉴욕을 경유한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를 비롯한 트럼프 인수위 측 고문들과 만났다. 중국의 외교담당 실무사령탑인 양 국무위원과 같은 고위인사가 트럼프 당선자 측과 공식 접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와 차이잉원의 통화에 큰 의미를 두지 말자’는 논조를 유지해 왔던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이날 1면 머리기사로 “트럼프는 중국을 모욕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자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끝내 인정하지 않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전격 제소했다. 상무부는 성명에서 “15년 전 WTO에 가입할 때 맺은 협정에 따라 지난 11일부로 중국은 시장경제 지위를 자동으로 획득했어야 하나, 미국과 EU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은 합법적 권리를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80여 개국은 중국에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하고 있지만 미국, EU, 일본 등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중국이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면 반덤핑 조사 시 중국 제품의 중국 내 가격과 수출 가격을 비교해 덤핑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제품이라도 가격이 비싼 한국 등 제3국의 가격과 중국 수출품의 가격을 비교해 덤핑 여부를 판단한다. 중국에 부과된 반덤핑 관세 케이스의 80%가 미국과 EU에서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은 또 사상 처음으로 필리핀에 사실상 무상인 25년 분할 납부라는 획기적인 조건으로 무기를 팔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트럼프와 친해질 조짐을 보이자 큰 선물을 준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에 대한 중국의 ‘반격 카드’는 무역·투자, 북한, 기후 변화, 대만, 이란 등 5가지”라면서 “특히 중국이 북한의 떨떠름한 동맹국에서 우호적인 이웃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북한과의 공동 군사훈련도 중국이 활용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이며 핵확산 방지 약속에 대한 대가로 ‘마셜플랜’ 스타일의 경제 지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두테르테 “트럼프, 마약과의 전쟁 계속하라고 해… 내 친구”

    두테르테 “트럼프, 마약과의 전쟁 계속하라고 해… 내 친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의 전화 통화 내용을 소개하며 두 사람 간 친분을 과시했다.  두테르테는 7일(현지시간) 밤 한 행사에서 지난 2일 트럼프와 전화 통화한 내용을 설명하며 “트럼프는 적어도 지금 내 친구”라고 말했다고 일간 필리핀스타 등이 전했다.  두테르테는 “트럼프 당선자가 경색된 양국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며 내가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내가 성인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두테르테는 이어 자신이 추진하는 마약과의 유혈 전쟁과 관련해 “트럼프 당선자는 내가 미국인의 비판을 우려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계속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달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두테르테가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며 초법적 처형을 용인하고 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이에 맞서 두테르테는 지난 9월 라오스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를 앞두고 “(오바마가 필리핀의 마약 용의자 사살 정책에 관해 묻는다면) 개XX라고 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아세아 정상회의 기간에 예정된 양국 정상회담이 취소된 바 있다. 앞서 필리핀 대통령궁은 두테르테와 트럼프의 통화 직후 양측이 ‘우호적이고 활기찬 대화’를 나눴으며 서로 상대국 방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는 “트럼프 당선자가 나의 마약 척결정책이 주권국가로서 올바른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며 “그는 좋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두테르테는 오바마와 달리 마약과의 유혈 전쟁 필리핀 내정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트럼프가 취임하면 양국 관계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필리핀스타는 전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가 두테르테의 마약과의 유혈 전쟁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지자 “초법적 처형은 법치와 인권 옹호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현재 미 정부의 입장”이라고 비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씨줄날줄] 트럼프의 정경유착/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트럼프의 정경유착/최광숙 논설위원

    스웨덴 통신회사 에릭손은 2009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시절 곤경에 빠졌다. 이란 등 적성국가에 통신장비를 대량 판매해 미국의 이란 제재에 포함될 기업에 들어갈 처지였다. 에릭손의 대응은 힐러리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에게 강연을 주선하고 단 한번 강연료로 75만 달러를 지불하는 것이었다. 우연인지 힐러리는 이란 제재 대상에서 통신이 포함된 기술 분야를 제외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간에 ‘누가 덜 비호감인가’를 겨루는 선거라고 평했다. 막말을 달고 사는 ‘이단아’ 트럼프가 예상을 깨고 이겼으니 비호감 경쟁에서 힐러리의 판정승인 셈이다. 그 배경에 이메일 스캔들 등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그중 하나가 힐러리의 ‘부패’ 이미지다. 그 중심에 그의 가족이 세운 ‘클린턴재단’이 있다. 클린턴재단은 빈곤 퇴치, 기후온난화, 에이즈 퇴치 등의 분야에서 자선 활동을 한다. 하지만 물밑으로 전직 대통령과 현직 국무장관의 영향력과 인맥을 활용해 자신들의 부를 일궜다는 의혹을 끊임없이 받아 왔다. 클린턴재단을 파헤친 다큐멘터리를 보면 재단에 모인 기금의 10%만이 자선 활동에 쓰인단다. 이 부부는 기업가인 친구들과 아프리카와 남미 등의 고위 권력자 사이에 다리를 놔줘 사업상 이익을 얻도록 길을 터 준다. 그러면 그 기업은 빌에게 거액의 강연료를 지급하거나 재단에 기부한다. 정경유착의 ‘공생 시스템’이 구축되는 것이다. 미국 최초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는 취임하기 전부터 벌써 정경유착 우려를 낳고 있다. 세계적 석학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와 ‘대선 족집게’로 유명한 앨런 릭트먼 아메리칸대 교수는 최근 트럼프가 정경유착으로 탄핵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각국 정부가 트럼프의 막강 파워를 의식해 트럼프 관련 사업자에게 특혜를 주는 등 글로벌 정경유착이 빚어지면 정치적 파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벌써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트럼프의 필리핀 현지 사업 파트너인 호세 안토니오를 미국 특사로 임명했다. 앞서 세계 20여개 국가에서 110여개 사업체를 운영하는 트럼프는 지난 14일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당선 축하 전화를 받고 그곳에서 건설이 지연되는 트럼프 타워의 건축 허가를 부탁했다고 한다. 15일에는 장녀 이방카, 차남 에릭과 함께 인도 사업가 3명을 만나 구설에 올랐다. 힐러리는 ‘클린턴재단 스캔들’로 결국 백악관행이 좌절됐다. 우리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가족보다 더 가까운 최순실씨가 미르·K스포츠 재단을 발판으로 전방위 국정 농단을 벌여 박 대통령의 탄핵이 턱밑까지 차 왔다. 트럼프가 돈을 좇는 사업가 본능을 버리지 못한다면 미국판 촛불집회도 활활 타오를 게 뻔하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트럼프 사업’부터 챙기는 동맹국… 글로벌 정경유착 꿈틀

    필리핀 부동산업자 특사 지명 인도 특혜대출 늘려줘 논란도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대통령직과 그의 사업 간 이해상충 문제가 ‘글로벌 정경유착’을 낳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트럼프는 최소 25개국에서 거래한 적이 있는 회사 150여개를 소유하고 있거나 라이선스를 빌려주는 등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미국과의 관계를 의식한 외국 정부가 트럼프와 관련된 사업에 특혜를 줄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이 경우 미국의 부패척결 노력이 퇴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사업체가 있는 나라로는 중국, 인도, 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브라질, 터키,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등이 포함돼 있다. NYT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달 부동산 개발업자 호세 EB 안토니오를 은밀히 대미 통상담당 특사로 지명했다. 안토니오는 최근 트럼프와 합작해 수도 마닐라 금융단지에 1억 5000만 달러(약 1750억원)가 투입된 57층 빌딩을 건설한 사업가로, 트럼프 당선 후 뉴욕으로 날아가 트럼프의 자녀들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토니오의 아들인 로비 안토니오는 한 행사에서 리조트 등 ‘트럼프 브랜드’의 사업들이 많다고 자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트럼프 호텔 리우’는 브라질 연방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검찰은 미 대선 몇 주 전 브라질의 2개 연금기금이 이 호텔에 4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과정에서 불법 커미션과 뇌물을 받은 혐의를 잡고 조사에 들어갔다. 이 호텔은 트럼프의 지분이 없고 그의 브라질 사업 파트너인 ‘LSH 바라’의 소유다. NYT는 브라질 정부가 트럼프 새 정부와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수사를 덮으려 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도는 현재 진행 중인 트럼프 관련 사업들이 어느 곳보다 많은 국가로, 인도 주요 정당과 연관된 ‘가족 기업’들이 이 사업을 이끌고 있다. NYT는 인도 정부가 트럼프 사업에 특혜 대출을 늘려주는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아일랜드에서는 골프장 보호를 위해 해안에 홍수방지용 제방을 쌓으려는 ‘트럼프그룹’의 시도가 환경보호론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있다. NYT는 “외국 정부로서는 트럼프 관련 사업을 호의적으로 다뤄 트럼프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할 수 있다”며 “이는 부패를 비판해 온 미국의 목소리를 무색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필리핀에선 마르코스 국립묘지 안장 반발 시위...한국 박정희는?

     필리핀 정부가 20세기 독재자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1917~1989년) 전 대통령의 국립 ‘영웅묘지’ 안장을 승인하자 이에 대해 반발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현지언론 필리핀 스타 등이 25일 보도했다. 동시대에 철권 통치를 펼쳤던 박정희(1917~1979년)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촛불 집회가 거센 가운데, 아시아권 두 민주 국가의 과거사에 대한 다른 대응이 주목을 받고있다.  이날 오후 수도 마닐라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반(反)마르코스 단체와 인권단체 등의 주최로 열린 ‘검은 금요일’ 시위에는 폭우에도 수천 명의 시민과 대학생 등이 참가했으며 상당수가 반마르코스 연대의 표시로 검은 옷을 입었다. 이들은 “마르코스는 영웅이 아니다”며 영웅묘지 안장 철회를 요구했다.  필리핀 국립대의 한 남학생 동호회원 수십 명은 대학 캠퍼스에서 마르코스의 영웅묘지 안치를 비판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나체 달리기 행사를 하며 “정부는 역사의 어두운 장을 잊지 않음으로써 자유를 위해 싸우다 죽은 영웅들에게 경의를 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필리핀 정부와 마르코스 가족들은 18일 마르코스의 시신을 고향 마을에서 마닐라 영웅묘지로 기습적으로 이장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마르코스가 전직 대통령이자 군인으로서 영웅묘지에 안장할 자격이 있다며 안장 승인을 철회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반면 야당인 자유당(LP) 소속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은 마르코스 가족들이 도둑처럼 시신을 영웅묘지에 안장해 국민을 모독했다고 비판하는 등 야권의 반발도 거세다.  피델 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도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독재자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국립 영웅묘지 이장은 순국선혈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마르코스는 1965년에 대통령이 된 뒤 21년 동안 권력을 놓지 않았다. 그는 여러 면에서 1917년생 동갑내기인 박 전 대통령과 흡사했다. 비슷한 시기에 오랫동안 장기 집권을 했고 꼭 같은 해(1972년)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헌법을 뜯어고치며 철권 독재를 펼쳤다.  차이가 있다면 박 전 대통령의 등장과 몰락이 마르코스보다 훨씬 더 극적이었고 경제 성장 업적이 좀더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박 전 대통령은 1961년 5·16 쿠데타를 계기로 집권해 1979년 최측근 김재규에 의한 암살로 끝났다. 이후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됐고 최근 일각에서는 광화문 광장에 동상을 세우려는 시도도 나왔다. 마르코스는 선거로 집권했으나 1986년 ‘피플파워’라고 불리는 민중 봉기로 사퇴하고 미국 하와이로 망명해 1989년 사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기성정치는 죽었다… ‘분노·불신’의 SNS가 권력을 바꾼다

    기성정치는 죽었다… ‘분노·불신’의 SNS가 권력을 바꾼다

    미국은 막말을 일삼는 도널드 트럼프를 선택했다. 금융자본주의의 심화가 부른 양극화는 중산층의 분노를 자아냈고 트럼프는 반세계화, 즉 ‘우리끼리 잘 먹고 잘살자’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뉴미디어는 골방에 있던 생각들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불러냈고 동조자들은 정치적 올바름을 떠나 세력이 됐다. 트럼프가 만든 새로운 형태의 승리는 미래 정치 지형의 지각변동을 의미한다. 트럼프의 승리에 지구촌이 화들짝 놀라고 있지만 사실 많은 미래학자와 사회학자는 진작 이런 아웃사이더의 승리를 예고해 왔다. 디지털미디어를 바탕으로 대중의 정보력이 증가하고 소통이 활발해지면서 정치는 갈수록 권위를 잃고 정치권력에 대한 불신은 갈수록 가중돼 검증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인물을 찾는 투표 성향이 크게 강화된다는 것이다. 다수 전문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현상이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념을 중시하는 기성 정치인은 한계를 맞을 것이며, SNS는 권력의 잦은 교체를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했다. 10일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트럼프의 ‘아메리칸 퍼스트’, 즉 민족주의적 해법에 미국의 세계화 과정에서 소외됐던 ‘몰락한 백인 중산층’의 민심이 돌아섰다”며 “이들을 소외시킨 건 워싱턴의 기성 정치인이었고, 트럼프는 제3의 세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경선에서 나타난 버니 샌더스의 돌풍도 같은 방향으로 해석했다. 사회주의자라고 선언하면서 한계는 있었지만 샌더스가 사회주의를 백인 중산층의 회복을 위한 해법으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세계를 관할하는 ‘정부 위의 정부’가 아니라 개인의 이익을 보장하는 ‘기업 같은 정부’를 미국인들이 택했다는 의미다. 사실 ‘노동이 돈을 버는 속도보다 자본이 돈을 버는 속도가 빠르다’는 금융자본주의의 허점은 지금 여러 나라의 민족주의 열풍에 힘을 싣고 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 등이 그렇다. ●개인 이익 위한 ‘기업 같은 정부’ 원해 미래학자와 사회학자들은 미래 정치가 이념을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의곤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양극화 현상에 민주당과 공화당이 갖고 있는 전통적인 이념은 의미가 없어졌다”며 “분노의 정치가 비정상적인 지도자들을 선택할 경우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세계 평화에도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김준석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인은 (극심한 양극화로) 미국보다 더 분노하고 있으며 내년 대선에 같은 유형으로 표출될 것”이라고 전했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미국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도 기존 정치가 대변하지 못하는 계층들의 분노, 특히 청년층의 절망이 크다”며 “이재명 성남시장도 아웃사이더를 자처하는데 아웃사이더에게 지지받고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이런 분노들이 골방에 갇혀 있었지만 SNS의 발달로 공개되고 지지자를 얻으며 세력이 되고 있다. 실제 ‘유엔미래보고서 2025’는 “소셜미디어로 군중의 분노가 쏟아져 나오고 이는 곧 정권 교체로 이어지게 될 것이며 고물가·청년 실업률이 높을수록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진다”고 내다봤다. 박원호 교수는 “예전이라면 삼삼오오 모여서 생각했을 법한 것들이 동조자를 찾고 온라인에 모이기 시작했다”면서 “정치적 올바름을 떠나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세력화할 수 있으며 대표적인 것이 일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의 민주주의의 쇠퇴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김의곤 교수는 “미국에서도 한 정당이 세 번 연속 대선에서 승리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는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정책보다 기존 세력에 대한 심판을 중시하기 때문”이라며 “반감으로 표를 행사하는 현상이 지속되면 대의 민주주의의 큰 의미가 상실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필리핀의 두테르테, 미국의 트럼프를 보면서 대의 민주주의가 퇴색했다는 평이 있는데 그들은 대의 민주주의를 이용한 것”이라며 “절차상 하자가 없다면 후보의 도덕성이나 자질, 이런 것들은 고려하지 않는 게 대의 민주주의”라고 설명했다. ●착한 말하는 성향 탓 여론조사 실패 각국에서 나타나는 여론조사의 실패는 숙제로 남았다. 우종필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밖으로는 착하고 옳은 것만 말하고 싶은 ‘사회적 바람직성’(social desirability) 편향이 ‘샤이 트럼프’ 현상을 만들었다”며 “민심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여론조사는 장님이 코끼리 털을 만지는 격”이라고 말했다. 강남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도 “데이터는 죽었다. 대선예측가 네이트 실버도 틀렸고, 나는 강의안부터 수정해야 할 판”이라고 전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트럼프 쇼크 두테르테 반응은? “동질감…만수무강하길”

    트럼프 쇼크 두테르테 반응은? “동질감…만수무강하길”

    도널드 트럼프가 9일(현지시간)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가운데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보낸 당선 축하 메시지가 눈길을 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현지 필리핀 교민 행사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축하하고 싶다. 트럼프여 만수무강하라”라면서 “트럼프가 그 자리에 있는 만큼 나는 더는 (미국과) 다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를 향해 동질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두테르테는 “우리는 같다. 우리는 둘 다 사소한 이유로도 쉽게 욕설을 한다”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감을 드러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가 여전히 식민지인양 이야기한다”면서 “원조를 주지 않는다고, 빌어먹을, 그게 어쨌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중국해 분쟁 필리핀 스카버러 순찰 재개

    필리핀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여온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해역에 대한 순찰을 재개했다. 필리핀 해안경비 당국은 지난 5일부터 순시선 2척을 투입, 루손섬에서 서쪽으로 200㎞ 떨어진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 주변에 대한 순찰을 재개했다고 NHK가 8일 보도했다. 필리핀 해안경비 당국은 필리핀 어선들의 조업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일본이 제공한 순시선을 포함해 2척의 함정을 스카버러 암초 주변에 보내 순시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카버러 암초는 필리핀의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 있지만, 중국이 2012년부터 이 암초를 실효지배하면서 필리핀 어선들의 조업을 막아 왔다. 그러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달 중국을 방문, 시진핑(習近平) 주석과의 회담에서 양국 관계 개선에 합의하고 돌아온 뒤 같은 달 28일쯤부터 중국 해양 경비정들이 철수하면서 조업을 막지 않아 필리핀 어선의 조업이 재개됐다. 필리핀 정부는 스카버러 암초 주변 해역 순찰 재개에 대해 “긴장을 고조시킬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NHK는 “암초 주변 해역에는 여전히 중국 함정들이 상주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방중 기간 중국 측에 필리핀 어민들의 주요 어장인 스카버러 암초 해역의 조업 허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업 허용에 어떤 조건이 붙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스카버러 암초 해역에 대한 필리핀 측의 순찰 재개 배경과 중국의 대응 등이 주목된다. 중국은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지난 7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해 필리핀의 손을 들어준 이후에도 필리핀 어선들의 조업을 허용하지 않았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한·중·일 연내 정상회담 ‘가물가물’

    韓 정치 상황도 악재… 무산 위기 다음달 초 일본 도쿄에서 열릴 것이 유력해 보이던 한국, 일본, 중국 3국 정상회담의 연내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회담까지 한 달가량 남아 있지만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2일 “연내 개최가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3년 6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재개됐던 3국 정상회담이 다시 표류 상태로 되돌아갈 우려도 크다. 올해 의장국을 맡은 일본은 3국 정상회담을 12월 3, 4일이나 4, 5일에 여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한·중 양국에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월 중순 일본 방문 일정이 있어 “연내 개최를 하려면 이때밖에 (일정이) 없다”는 것이 일본 측 입장이다. 가장 큰 변수는 중국의 태도다. 중국은 일본 측 제안이 나온 뒤 한 달이나 지난 지금까지 확답을 주지 않았다. 중국 측은 회담을 열지 않아도 아쉬울 게 없다는 자세다. 남중국해 문제에 일본이 기존 원칙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고, 중국의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 등과 관련해서도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구태여 정상회담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일본 정부에서는 “남중국해에 대한 일본의 대응을 (끝까지) 확인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반면 일본은 남중국해에 대한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 아베 총리가 최근 일본을 찾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는 국제법에 따라 해결돼야 한다”는 공동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의 역학구도 변화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되면서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힘이 빠져 3국 정상회담 의의가 퇴색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정치 상황도 악재가 됐다. 아사히신문은 당초 일본 측의 제안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던 한국도 최순실 사태가 변수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지 못하게 된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도 덧붙였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미국, 친중 행보 보이는 두테르테에 보복? 경찰용 무기 판매 계획 재검토

    미국, 친중 행보 보이는 두테르테에 보복? 경찰용 무기 판매 계획 재검토

    잇따른 필리핀의 반미행보에 곤혹스러워하던 미국이 필리핀에 대한 경찰용 무기 판매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미 국무부가 필리핀 경찰에 약 2만6000정의 소총을 판매하려던 계획을 중단했다면서 이는 미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벤 카딘 의원이 필리핀 경찰에 무기판매를 반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직후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국무부는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소총 판매 계획을 완전히 백지화한 것인지 다만 잠정 중단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통신은 전했다. 카딘 의원은 ‘마약과의 유혈전쟁’과 관련, 인권침해 우려가 제기되는 필리핀에 무기를 공급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앞서 카딘 의원은 지난 9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통해 국민을 위협하고 마약용의자 대량 살육을 지지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의 마약 소탕 방식을 비판하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유엔 등에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며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라오스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를 앞두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필리핀의 마약용의자 사살정책에 관해 묻는다면) 개XX라고 욕할 것”이라고 말해 정상회의 기간에 예정된 미국과 필리핀의 정상회담이 취소되기도 했다. 특히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과 필리핀의 연합 군사훈련 중단, 미군 철수 요구 등 ‘반미’ 행보를 보여 미국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중국을 방문해 “이제 미국과 작별을 고할 시간”이라고 말하자 미국은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필리핀에 급파해 진의를 파악하기도 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두테르테의 ‘줄타기 외교’

    두테르테의 ‘줄타기 외교’

    중국과 경제협력… 일본과 ‘안보협력’ 강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을 향해서는 “필리핀 내 미군의 철수”를 외치며 으름장을 놓았다. 반면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선 “법의 지배에 따라 일본과 공조하겠다”며 중국을 견제하는 듯한 중첩적인 메시지를 내놓았다. 일본을 방문 중인 두테르테 대통령은 26일 도쿄의 한 강연에서 “외국군의 지배를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2년 내에 (외국군이 필리핀에서) 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필리핀 주둔 미군의 철수를 재차 언급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과 필리핀 사이에 남은 문제는 군의 주둔”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美와 방위협력협정 재설정” 또 베니그노 아키노 전 대통령 정권에서 맺어진 미·필리핀 방위협력협정에 의해 미군의 필리핀 주둔이 이뤄진 점을 고려한 듯 “(미군의 주둔과 관련된) 합의를 다시 할 필요가 있으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러면서 중국과 대립해 온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는 “필리핀은 독립적인 외교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헌법에 쓰여 있다”면서 “나는 주변 제국과 싸우지 않는다. 중국의 친구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지난주 중국 방문에 대해 “경제 문제를 이야기하기 위해 갔다. 무기나 부대 파견 이야기는 안 했다”며 “군사동맹 등의 이야기는 피하고 어떤 투자가 가능한지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강연에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일·필리핀 우호의원연맹 소속 국회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커지게 되면 미국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중국에 대해 같은 입장이므로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말하는 등 양국 간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중국이 군사거점화를 하는 남중국해 문제 등을 논의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법의 지배를 바탕으로 평화롭게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우리는 일본 측에 서겠다”고 말했다고 NHK가 전했다. ●아베, 美와 관계 회복 당부 아베 총리는 회담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전에는 미국의 관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미국과의 관계 회복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일본을 연이어 방문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과 대립하면서도 일본과 중국에 대해서는 경제, 안보 등 가능한 분야의 협력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경협에 중점을 뒀고, 일본에 대해서는 경협과 함께 안보협력 확대에도 입장을 같이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아베의 ‘초청 외교’… 안보·경제 손잡고 新밀월 과시

    아베의 ‘초청 외교’… 안보·경제 손잡고 新밀월 과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미얀마의 실질적 지도자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겸 외교장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15개국 정상의 일본 방문이 오는 연말까지 줄줄이 예약돼 있다. 지난 7월 참의원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아베 신조(얼굴) 총리가 이번에는 외교 기반 강화와 현안 타결을 위한 광폭의 초청 외교를 가동한 것이다. 12월 초 박근혜 대통령, 리커창 중국 총리가 참석하는 한·일·중 정상회담도 조율 중이다. 당장 25일 일본에 도착한 두테르테 대통령과 아베 총리 등의 26일 회담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주 중국 방문 기간 동안 미국과 결별하겠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킨 두테르테가 일본 방문 기간에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사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장관은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의 ‘미국과의 결별 발언’에 대한 진의를 직접 듣고 의사소통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맹방 일본으로서 중재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수치의 다음달 1~5일 방문의 포커스는 최고 지도자 간 교류 및 경제협력 강화다. 일본은 미국의 경제 제재 해제에 따른 대대적인 기업 진출 및 투자를 위해 전력투구 중이다. 수치가 1980년대에 체류한 교토에서 정상회담를 여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일정을 조율 중인 모디 총리의 방문은 아베 총리가 주창한 새 외교 전략인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체화한다는 점에서도 무게를 지닌다. 두 나라 원자력 협정체결도 주요 안건이다. 대중국 견제 및 원자력 협력 등 경제, 안보 양축에서 모디의 방문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다음달 6~9일로 예정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방문 역시 안보 및 경협에서 중앙아시아의 거점 구축이란 의미를 지닌다. 초청 외교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12월 15일로 예정된 푸틴과의 정상 회담이다. 북방 영토 및 평화협정 체결 문제의 진전 등 양측의 전략적 주고받기가 일본뿐만 아니라 동북아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닛케이 등 일본 언론들은 ‘새 지도자들과의 관계 구축’, 대중국 견제 및 봉쇄, 미 대통령 선거 대처 등이 이번 초청 외교의 키워드라고 지적했다. 어떤 내용이 됐든 전례 없이 활발하게 예정돼 있는 아베의 초청 외교가 일본 외교에 탄력을 더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中, 필리핀 구애 본격화? 두테르테 고향 간척 프로젝트 합의

    中, 필리핀 구애 본격화? 두테르테 고향 간척 프로젝트 합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방중 이후 중국이 필리핀 남부지역의 대규모 간척사업에 참여키로 하는 등 양국 관계가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다.  25일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중국 최대 준설업체인 중교(中交)준설은 최근 필리핀의 메가 하버 항만발전공사와 208 헥타르 규모의 간척사업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중교준설의 간척사업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고향인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에 위치한 다바오만에 걸쳐있는 8㎞ 구간 해안선에서 이뤄지며 2019년말에 완공된다.  중교준설은 중국 최대의 첨단 준설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최대 설계회사인 중국교건(交建)의 자회사다.  이에 앞서 중국 외교부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23일 태풍피해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스카보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에서 필리핀 어선의 조업 가능성을 언급한 발언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시사했다.  루캉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남중국해와 관련된 모든 문제에 대해 협의를 하고 있으며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앞서 지난 7월 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결을 얻었으나,중국은 판결을 수용하지 않고 스카보러 암초 부근해역에서 필리핀의 조업을 물리적으로 계속 막아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0일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개선에 합의했다.두테르테 대통령은 공동성명에서 PCA의 판결을 언급하지 않는 대신 경협에서 상당한 실리를 챙겼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방중기간 필리핀 고속철 사업을 비롯한 기초시설(인프라)과 에너지, 투자, 미디어, 검역, 관광, 마약퇴치, 금융, 통신, 해양경찰, 농업 등 13건의 협정문에 서명했다. 중국이 약속한 투자 규모만 해도 135억 달러(약 15조 2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필리핀 ‘친중격미’ 행보에… 美, 남중국해서 항행의 자유 작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친중격미’(親中隔美·중국과는 가까이, 미국과는 멀리하는 외교정책) 행보에 대해 국제적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미국이 그의 방중 직후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재개했다. 특히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 지난 7월 상설중재재판소의 중국 패소 판결에도 제소국인 필리핀의 두테르테가 중국과의 대화를 통한 해결 방침을 밝히면서 미군의 항행의 자유 작전 재개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겠다는 일종의 무력시위로 보인다. 미 국방부의 게리 로스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미군 구축함 디케이터호가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베트남명 호앙사 군도)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로스 대변인은 “이번 작전이 (다른 선박의) 안내나 사고 없이 일상적으로 운항하듯이 합법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로스 대변인은 디케이터호가 이날 구체적으로 파라셀 군도의 어느 지점을 통과한 것인지 밝히지 않은 채 “12해리 이내로는 진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즉각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 국방부는 성명에서 “중대한 불법 행위”, “의도적인 도발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또 중국 전함 2척이 디케이터호에 즉각 떠날 것을 경고했다면서 앞으로 해당 해역에 대한 항공 및 해상 순찰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두테르테는 중국 방문 기간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대신, 모두 240억 달러의 경제협력 약속을 받았다. 또 “미국의 간섭이나 미국과의 군사 훈련은 없다.”, “미국과 작별을 고할 시간”이라고 말하자 미국은 진의 파악을 위해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급파하기도 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두테르테 ‘미국과 결별’ 발언 해명 “단절은 아냐…정책 분리일 뿐”

    두테르테 ‘미국과 결별’ 발언 해명 “단절은 아냐…정책 분리일 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과 결별하겠다’는 발언을 해 국제 사회를 당황케한 가운데, 자신의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앞서 지난 19일 중국을 방문해 필리핀 교민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제 미국과 작별을 고할 시간”이라고 말했고, 또 필리핀-중국 경제포럼에선 공개로 미국으로부터의 군사적, 경제적 분리를 선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고향 다바오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미국과 관계를 끊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며 “단절은 할 수 없다. 왜냐면 외교관계를 끊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 입장에서 최선의 이익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말하려고 했던 것은 외교정책의 분리다. 우리의 정책이 미국의 외교정책과 딱 들어맞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당혹해 하면서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필리핀에 급파키로 하는 등 진의파악 작업을 벌여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두테르테 “결별”에 당황한 美… 동아태차관보 급파

    “자주 외교 의도… 동맹 협약 파기 아냐” 두테르테 대변인 논란 커지자 진화나서 중국을 방문 중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과 결별하겠다는 깜짝 발언을 내놓자 미국이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필리핀에 급파해 진의 파악에 나섰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이번 주말 러셀 차관보가 필리핀을 방문해 정부 인사와 만나 대화한다”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미국과 결별) 발언의 진의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이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미국과의 결별 발언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며 그게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결과는 무엇인지가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필립 골드버그 주필리핀 미국 대사도 21일 필리핀 GM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필리핀은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서로 연결돼 있기에 나는 ‘결별’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우리는 정책적 차원에서 이번 발언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19일 중국 내 필리핀 교민 간담회에서 “이제 미국과 작별을 고할 시간”이라고 말한 데 이어 20일 필리핀·중국 경제포럼에서는 ‘미국으로부터의 분리(결별)’를 선언하며 미·중 사이에서 중국을 선택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이와 관련, 필리핀 대통령궁의 에르네스토 아벨라 대변인은 21일 성명을 통해 두테르테 대통령의 ‘미국과의 결별’ 발언은 “자주적인 외교정책을 펼쳐 가겠다는 그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기존 동맹국과 체결한 협약이나 협정을 어기려는 의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의 행동은 미국이 일부 마찰에도 결코 동맹인 필리핀을 버리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바탕을 둔 것”이라면서도 “만약 역내에서 미·중 긴장이 고조되면 오히려 두테르테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중국 필리핀 ‘新밀월’…두테르테 “미국과 결별”, 中·필리핀 공동성명

    중국 필리핀 ‘新밀월’…두테르테 “미국과 결별”, 中·필리핀 공동성명

    중국과 필리핀이 새로운 밀월 관계로 접어들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 기간 발표된 중국과 필리핀의 공동성명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은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 내용이 빠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두테르테 대통령이 미국과 결별을 언급하고 친중국 노선마저 선언해 아시아·태평양 패권을 놓고 미국과 경쟁 중인 중국으로선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 됐다. 외신들은 중국이 이번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외교전에서 승리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 또한 이번 방중을 통해 막대한 경제 지원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받았다. ‘윈-윈(win-win)’한 셈이다. 중국은 이번에 필리핀과 국방 및 해양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했으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내년에 필리핀을 답방해 필리핀을 견고한 우군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어 보인다. 우선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미국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수년간 대화가 중단됐던 중국과 필리핀은 21일 공동성명을 통해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협상 체계를 만들어 정기적인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PCA가 지난 7월 12일 중국의 패소를 결정한 가운데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공개 선언한 중국은 관련국과의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했는데 필리핀이 이에 응한 것이어서 중국의 외교적 성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양국 공동성명에는 PCA의 남중국해 판결 언급조차 빠진 점이 주목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당초 기자들에게 PCA 판결을 방중 기간에 제기하겠다고 했으나, 방중 기간에 방침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성명은 또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주권 국가 간의 협상과 담판을 명시해 미국이 관여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차후 전개될 영유권 분쟁에서 필리핀이 중국과 ‘연대’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공동성명에는 중국의 필리핀 바나나 수입 금지 해제, 해양 경비대간 협력과 국방 교류, 시진핑 주석의 필리핀 답방 등도 포함됐다. 시 주석이 언제 필리핀을 방문할지는 명시되지 않았으나 내년 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에서 아세안 관련 회의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때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 필리핀 측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 성과에 만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시 주석과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0일 정상 회담 후 필리핀 고속철 사업을 비롯한 기초시설(인프라), 에너지, 투자, 미디어, 검역, 관광, 마약퇴치, 금융, 통신, 해양경찰, 농업 등 13건의 협정문에 서명했다. 여기에 중국이 약속한 투자 규모만 135억 달러(약 15조 2000억원)에 달해 필리핀으로선 ‘가뭄의 단비’와 같은 선물을 받았다. 이처럼 필리핀이 중국 편으로 돌아서자 중국은 적극적으로 두테르테 대통령을 감싸고 나섰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번 방중에서 미국과 결별하고 중국과 러시아에 호감을 표시한 데 대해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국민이 선출한 지도자이므로 우리는 필리핀 국민과 국가 이익에 따라 필리핀이 외교 정책을 스스로 결정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옹호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중국은 필리핀이 주권 국가로써 자체 판단으로 외교 의정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 존중한다”면서 “중국 입장에서 말하자면 현재 국제관계에서 냉전 사고를 품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19일 중국 내 필리핀 교민 간담회에서 “이제 미국과 작별을 고할 시간”이라고 말했고, 필리핀-중국 경제포럼에서는 ‘미국으로부터의 분리(결별)’를 선언하며 미·중 사이에서 중국을 선택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필리핀, 중국과 손 잡고 ‘전통 우방국’ 미국과 결별

    필리핀, 중국과 손 잡고 ‘전통 우방국’ 미국과 결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으로 갈등을 겪어온 중국과 필리핀이 지난 20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새로운 관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가 “지금이 봄날”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한 데 이어 미국과의 결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격미친중(隔美親中)’ 정책을 본격적으로 펼칠 것을 예고했다. 전통적 우방인 미국과 거리를 두며 중국 쪽으로 돌아선 필리핀이 정치·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친중 행보를 가속할 것으로 보여 아시아·태평양 외교 지형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과 두테르테 대통령 간 정상회담 후 양국이 필리핀 고속철 사업을 비롯한 기초시설(인프라), 에너지, 투자, 미디어, 검역, 관광, 마약퇴치, 금융, 통신, 해양경찰, 농업 등 13건의 협정문에 서명했다. 라몬 로페즈 필리핀 무역장관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양국이 135억 달러(약 15조 2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최대 갈등 현안인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선 5년 전 합의했으나 중단됐던 양자 회담을 재개키로 합의했다. 중국은 필리핀의 열대과일 수입 제한조치를 해제하고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의 필리핀 관광 자제령도 풀어 관광분야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고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은 전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양 국민은 혈연관계가 가까운 형제”라고 강조하면서 중국은 필리핀과 정치적 신뢰 강화와 호혜 협력하길 원하며 갈등을 적절하게 처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대화와 협상을 통해 갈등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은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는 공동의 기초”라며 “한 번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잠시 미뤄두고 공동 발전을 추진함으로써 양 국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앞서 7월 12일에는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남중국해 스카보러 암초(Scarborough Shoal·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를 두고 수년간 영유권 분쟁을 벌인 끝에 필리핀의 손을 들어주며 갈등이 마무리됐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필리핀 경제발전을 위한 중국 기업들의 투자를 장려할 것”, “필리핀의 농업과 빈곤퇴치를 지원할 것” 등의 표현으로 필리핀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시 주석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집권후 전력을 다해 추진 중인 ‘마약과의 전쟁’에 지지를 표시하면서 마약·테러리즘·범죄 척결 등 분야에서 공조 의지도 밝혔다.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은 위대한 국가이자 필리핀의 친구”라면서 “양국 간 깊은 유대의 뿌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그러면서 “겨울이 가까워지는 시기에 베이징에 왔지만, 우리(양국) 관계는 봄날”이라면서 친밀감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외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필리핀 교민과 간담회에서 “이젠 미국과 작별을 고할 시간”이라며 “더 이상 미국의 간섭이나 미국과의 군사훈련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에 더해 필리핀-중국 경제포럼에서는 ‘미국으로부터의 분리(결별)’를 선언하며 미·중 사이에서 중국을 선택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 측은 인민대회당 광장에서 21발의 예포 발사와 3군 의장대 사열을 포함해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성대한 환영식을 베풀었다. 중국은 두테르테 대통령을 미국 정상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극진히 예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 외에도 중국의 권력서열 2∼3위인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도 별도 양자회동을 하고 양국 협력방안을 논의했으며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와 함께 경제포럼에도 참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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