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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관광 월드컵 현장을 가다] 프랑스

    프랑스는 98년 월드컵대회를 치르면서 두가지 큰 성공을 거뒀다. 결승전에서 브라질을 3대 0으로 누르고 월드컵을 거머쥔 게 첫 번째 성공이다.월드컵 승리는 국민단합으로 이어졌다. 두번째로는 프랑스 경제의 급상승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90년대 중반까지 파리시내 곳곳에 세워졌던 ‘세놓음’이라는광고간판은 이 대회를 치르면서 자취를 감췄다.이제는 집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프랑스 경제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프랑스 최대 사회문제의 하나였던 실업률이 떨어지고 주식시장도 되살아 났다. 프랑스 월드컵의 대차대조표를 보면 총 매출액 2조2,560억원에 수익이 6,000억원이다.입장권 값을 94년 미국 월드컵대회 때보다 낮추고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한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하지만 성공의 이면에는 풍부한 문화·관광 인프라,특히 미술·박물관들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프랑스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미술관·박물관이 있기 때문에 그랬을까. 프랑스박물관협회에 등록된 크고 작은 미술관과 박물관은자그마치 7,000여개나 된다.게다가 파리는 시내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이자 미술관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박물·미술관은 루브르·퐁피두센터·오르세 같은 잘 알려져 있는 곳에서부터 경찰·레닌·안경박물관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곳들이 시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루브르미술관] 16세기 궁전으로 시작됐다가 루이 16세가 베르사유궁에서 주로 생활을 하면서 루브르궁은 미술품들로 채워졌다.1792년 537점의 그림으로 출발해 지금은 서구미술의결정체들이 모여있다.레오나르도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비롯,미술품과 조각품들이 볼거리다.미술관 입구인 유리 피라미드는 고대와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명물이다. [오르세미술관] 기차 역을 미술관으로 바꾼 오르세미술관은누구나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다.밀레의 이삭줍기를 비롯해 마네,모네,고흐 등 근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퐁피두센터] 루브르미술관이 고대미술품,오르세미술관이 근대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다면 퐁피두센터는 현대 미술품의종합예술공간이라 할 수 있다.전시된 4만5,000여점의 미술품도 모두 수작이지만 ‘짓다만 건물’이라는 이미지를 주는퐁피두센터의 겉모습이 더 눈길을 끈다.흉물스럽게 드러난배관 가운데 파란색은 공기순환로,초록색은 급수관,빨간색은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통로,노란색은 배선관이라는 점을 알면 더욱 흥미롭다. [포도주박물관] 포도주의 나라답게 포도주박물관도 있지만잘 알려져 있지 않다.파리의 ‘강남’에 해당되는 파시 전철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의 ‘물의 거리’(rue des eaux)에있는 아담한 박물관이다.루이 13세가 마시던 포도주 저장고를 박물관으로 만들었다.포도 수확에 사용된 각종 기구와 장비,포도주를 만드는 과정이 밀랍인형으로 소개돼있다.특히박물관 위에 살던 프랑스의 문호 발자크가 채권자를 피해 박물관의 자그마한 비밀통로를 통해 센강 쪽으로 도망가는 장면이 인상적이다.10∼20분의 관람이 끝나면 포두주를 무료로 시음할 수 있다. [기메박물관] 프랑스에서 한국을 느낄 수 있는 아시아 유물전시관이다.확장공사 끝에 지난 1월 다시 문을 열었고 한국의 고대 불교유물 등 1,000여점이 전시돼 있다. [피카소미술관] 파리시내 마레지구에 있는 피카소미술관에서는 건물 안팎에서 피카소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피카소의상속자들이 엄청난 상속세 대신 정부에 내놓은 작품들이 미술관을 꾸미고 있다.200여점의 그림,150여점의 조각,1,600여점의 판화 등이 전시돼 있다.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피카소미술관보다 질·양적으로 우수하다는 평이다. [로댕미술관] 프랑스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가깝다.정원이 워낙 잘 다듬어져 있어 영화촬영장소로도 애용된다.정원을 거닐면서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지옥의 문’ ‘칼레의시민’같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파리 박정현기자 jhpark@. ■“축구장은 경기만 하는 곳 아니다”. 샤를 드 골 공항에서 파리시내로 들어가는 고속도로에서 10㎞ 지점 왼쪽에 나타나는 비행접시 모양의 초현대식 건축물이 그 유명한 스타드 드 프랑스(Stade de France)다.‘프랑스의 경기장’이라는 뜻이다.생드니시(市)에 있어 생드니 경기장으로도 불린다. 스타드 드 프랑스는 외계인의 대형 비행접시 같은 느낌을준다.축구 경기만 하는 곳이 아니라 갖가지 공연,전시,이벤트 행사가 연중 열리고 있는 것이 이 경기장의 특징이다. 이탈리아의 대표적 작곡가 베르디의 ‘아이다'가 지난 9월14일 이곳에서 공연돼 성황을 이뤘다.‘축구장은 경기만 하는곳이 아니다’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곳이기도 하다.경기때는 8만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지만 공연이나 행사가 있을때면 10만명까지 입장할 수 있게 설계됐다.경기 외 수익이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해마다 치러지는 대규모 공연이나 전시·이벤트는 20여개로 평균 200여만명의 관객을 유치한다.지난 10월6일에는 프랑스와 알제리의 친선 축구경기가 열렸고 10월20일에는 모터쇼가 열려 자동차업계의 주목을 받았다.월드컵 대회가 끝난 뒤 활용도 측면에서 가장 성공한 곳으로 꼽힌다. 축구경기나 이벤트가 없는 날에는 ‘프랑스의 또 하나의 자존심’인 스타드 드 프랑스를 구경하려는 내국인과 외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초등학교에 다니는 세 아이를 데리고 생드니 경기장을 찾은 미셸 저네여사(50·파리거주)는 “스타드 드 프랑스는 굉장한 건축물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프랑스인으로서 정말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생드니 경기장은 이제 에펠탑,개선문,루브르박물관,샤를 드 골 공항에 이어 또 하나의 프랑스의 명물이자 상징물로 자리잡았다.경기장 내의 고급 레스토랑 두 곳은 세계적 비즈니스 명소가 됐다.경기장에 펼쳐진 푸른 잔디가 내려다 보이는 회의장도 명물로 꼽힌다. 1층 전시장에는 경기장 건축과정을 보여주는 대역사(大役事)의 순간들이 전시돼있다.3년 전 파리 월드컵대회의 명장면사진들도 걸어놔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순간순간과 함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입장권 판매원은 “전시장을 찾는 사람이 하루 평균 300여명”이라고 말한다.전시장 입장료가 성인 한 사람당 38프랑이어서 연간 입장수입만 7억원을 웃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박정현기자. ■셍드니시 관광청장 콜롱브리 인터뷰. 프랑스 월드컵대회를 치른 파리·리옹·몽펠리에·마르세유·랑스·보르도·낭트·생에티엔·툴루즈등 10개 도시 가운데 월드컵을 통해 가장 많이 변모한 곳은 생드니시(市)다. 생드니 시청 산하 관광청의 테오둘리차 콜롱브리 청장(사진)은 “월드컵 이후 우리 시를 찾는 관광객들이 50% 이상 늘었다”고 자랑한다.중세성당이 있었던 탓에 월드컵대회 전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지만 월드컵대회를 계기로 생드니시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콜롱브리 청장은 “스타드 드 프랑스는 프랑스가 아끼는 또 하나의 관광명소가 됐다”고 자랑했다. 그가 꼽는 성공비결은 범정부적 차원의 주변 정화와 축제,시민들의 적극적인 호응과 참여다.콜롱브리 청장은 “시 차원에서 8,000만프랑(144억원)을 투입했고 정부에서 주변시설 정화 등에 50억프랑(1,200억원)을 지원했다”고 말한다.이런 재개발 사업 덕분에 파리 근교 대표적 슬럼가의 하나였던 생드니시의 모습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콜롱브리 청장은 “월드컵대회를 준비하면서 거리 곳곳에는 각종 축제와 거리행사를 열었고,세계 각국의 예술가들을 불러 음악축제를 개최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고 말했다.프랑스의 대명사인 예술을 스포츠와 연계시킨 것이다. 생드니시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다. 콜롱브리 청장은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3년여동안 지역학생들에게 유럽의 축구팀을 자세하게 소개했고 생드니시와 스타드 드 프랑스를 어떻게 홍보할 것인지를 집중 교육시켰다”고 말했다.초등학교 학생들은 월드컵을 주제로 외국학생들과 펜팔하면서 대외 홍보를 맡았다.주민 모두가 홍보대사였던셈이다.
  • 로댕갤러리 ‘20세기 외국조각 특별전’

    모딜리아니,미로,마이욜 등 현대 조각의 거장들 작품 22점이 서울 로댕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다.2월24일까지.‘20세기 외국 조각 특별전-현대조각과 인체’라는 제목으로열리는 이 전시는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인 인체가 예술에서 어떤 방식으로 다양하게 표현되고 해석되었는지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전시는 로댕갤러리에 항상 세워져 있는 ‘깔레의 시민’‘지옥의 문’으로부터 시작해 부르델의 ‘활을 쏘는 헤라클레스’‘과일의 여신’ 등으로 이어진다. 모딜리아니의 인물두상과 미로의 ‘여인’,아르프의 ‘날개가 있는 존재’ 등은 산업과 문명의 격변기를 지배한 시대정신 속에서 새로운 문명을 받아들인 작품들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가를 보여준다.세자르는 산업사회의 폐기물인 고철을 사용해 만든 기괴한 인체형상을 보여주고 시걸은 실제 모델로 본을 뜬 ‘실물뜨기’로 획기적인 인물조각을 제시했다.20세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인체는 더 이상 조각 속에서 미의 표준으로 존재하지 않는다.인체는 해체되고 파편화해 인간의 현실을 직설적으로 또는 은유적으로 전달하게 된다.부르주아의 ‘밀실 ⅩⅠ’은 바로 그런인체를 대표하는 작품이다.매일 오후1시,3시 전시설명회가 있다.입장료 어른 4,000원 초·중·고 학생 2,000원.(02)2259-7781. 유상덕기자 youni@
  • “”교원정년연장 철회 투쟁””학무모단체, 개정안 폐기 전국서명운동 선언

    교원 정년을 62세에서 63세로 1년 연장하는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국회 교육위에서 통과되자 학부모단체들은 전국민 반대서명과 시위돌입을 선언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전교조 소속 교사들도 상당수가 반대 서명운동을촉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와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21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야합에 의한 대국민 사기극이자 명분도 실리도 없는 이번 개정안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 단체들은 “교육공무원법 개정에 책임이 있는 이규택 위원장 등의 반교육적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면서 “법이 통과될 경우 재개정을 위한 전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하겠다”며 김대중 대통령이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도 촉구했다. 학부모 단체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부적격 교사의 퇴출과 교원 평가시스템 도입을 위해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부적격교사 고발 운동,인터넷을 통한 교원 평가운동을 적극 전개할 것임을 천명했다. 전교조 홈페이지에도교사들의 반대 의견이 150여건이나쏟아졌다. 충남 당진의 ‘김경호 교사’ 등은 “‘원칙적 찬성’이라는 전교조의 애매한 입장은 실망스럽다.공식 반대 성명서를 내거나 현직 교사를 대상으로 반대 서명운동에 착수해달라”고 주문했다. ‘전직 대의원’라고 밝힌 이는 “국민의 80%가 반대하고 있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신속하게 반대 성명을 낼것을 간곡히 부탁한다”면서 “작은 이익에 눈이 멀어 시대를 거스르는 일에 침묵하는 것은 전교조가 취할 바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한나라당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홈페이지에도 비난이 빗발쳤다.정년 연장에 찬성하는 글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베르테르’라는 ID로 글을 올린네티즌은 “교원정년 단축의 원죄는 여당이지만 수의 논리로 원점으로 되돌려 놓은 한나라당은 어느나라 당인지 모르겠다”면서 “재·보선 선거의 완승은 경제난 때문이지한나라당을 지지해서가 아님을 자각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ID ‘로댕’은 “구조조정으로 하루하루를 피말리듯 살아가고있는 수많은 가장들의 심정을 아느냐,교직이 성직이냐”고 반문했다. 네티즌 정래영씨는 “교권이 땅에 떨어지고 교육이 무너진 것이 정년이 단축돼서 그런거라면 그것은 대다수 교직원을 우롱하는 것”이라면서 “1년 더 교편을 잡는 것보다는 단하루라도 제대로 된 교육을 펼쳐 보고 싶은 것이 대다수 교원의 심정”이라고 정년연장의 논리를 꼬집었다. 교총 게시판에 현직교사라고 밝힌 성봉기씨도 “교사들은 ‘1년’을 얻었지만 ‘존경’은 잃었다”면서 “대다수국민이 반대하는 정년 연장을 강행하면 학생도 잃고 학부모들도 잃는다.그렇게 되면 교사 역시 존재할수 없다”고걱정했다. 허윤주 김소연기자 rara@
  • 생동감 넘치는 조선후기 조각전

    이번 추석 연휴 등 시간이 날 때 애들 손을 잡고 또는 연인끼리,친구끼리 조선후기에 만들어진 조각들을 감상하러가는것은 어떨까. 한번 가보면 “아하 조선 시대에도 조각품을 꽤 잘 만들었구나”하고 느낄 것이다. 그림이나 도자기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 조선 후기 조각만을 대상으로 한 첫 전시회가 호암미술관 주최로 28일부터 11월 8일까지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로댕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시를 담당한 송은석 호암미술관 선임연구원은 “간결함·단순함 속에 스며 있는 생동감과 낙천성,대담한 생략과 과감한 변형을 통한 익살 등 조선 후기 조각에서 다양하게 표출된 조형성과 미감을 경험해 볼 수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불교 조각품은 평소 보지 못한 나한상이나 동자상,동물상 등 작가의 개성이 좀더 잘 표출될 수 있는 것들로 구성했고 능묘 조각은 정형적인 틀에 얽매인 석인,석수보다는자유분방하고 원시적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고 있는 벅수(무덤앞에 놓여 죽은 이를 지켜주는 양,호랑이,말 등의 동물)위주로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불교 조각품 가운데 불·보살상은 사찰로부터 협조받기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최소한의 구색만 맞췄다. 아울러 기존의 미술사에서 거의 다루지 않았던 민간 신상등도 선정했다. 출품작은 왕궁 등의 전각 위에 설치한 장식기와인 잡상(雜像),불감(佛龕·작은 불상을 넣는 반구형 통),벅수,사자(獅子·절에서 쓰는 법고(法鼓)를 받치는 좌대)등 60점. 관람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전시설명회가 매일 오후1시,3시 두차례 있다.관람 요금은 어른 4,000원,초·중·고학생은 2,000원.(02)2259-7781. 유상덕기자 youni@
  • 中 ‘왕두’ 미디어 예술가로 변신

    1989년 톈안먼(天安門)사태 때 체포돼 감옥생활을 했던중국 출신 조각가 왕두(王度ㆍ45).그는 이후 파리에 정착,미디어 이미지를 창조하는 예술가로 재탄생했다. 서울 로댕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왕두:일회용 현실’전은 그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살필 수 있는 기회다.작가는잠시 생명을 누린 뒤 곧바로 사라지는 미디어 이미지를 파고든다.전시작은 모두 15점. 석고로 만든 출품작들이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천장에 매달려 있다. 로켓같은 휴대전화,달려드는 다섯 마리의 표범,커다란 신을 신고 걷는 소녀,유방암 수술을 받은 권투선수…. 뿐만 아니다.사이버섹스를 유혹하는 아가씨와 사격연습을 하는 부자 등도 거대한 모형으로 전시장을 압도한다. 모두 일상의 미디어에서쉽게 만날 수 있는 이미지들이다. 왕두는 자기만의 예술언어를 보여준다.그는 찰흙으로 모형을 만들고 석고나 실리콘으로 주형을 만들어 주물을 뜨는 전통방식을 고수한다.또 광고 아이콘과 소비제품 등 미디어에서 만나는 평면 이미지를 3차원 입체이미지로 재조명해낸 점도 눈길을 끈다.9월 2일까지.(02)2259-7781김종면기자 jmlim@
  • 구본창 개인전…사진찍기전 대상 조작

    사진작가 구본창(49·계원조형예술대 사진예술과 교수)은 80년대 후반 이른바 ‘만드는 사진’의 경향을 주도한 예술가다.그는 지금도 파편화한 인화지를 실로 꿰매어 그 위에 인화를 하거나 인화지에 생채기를 내는 등 사진적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그러나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라는 형이상학적인 주제만큼은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에 마련된 ‘구본창 사진전’은 삶과 죽음을 특유의앵글과 기법으로 관조하는 작가의 사진세계를 보여준다. 구본창의 작업은 ‘사진-조각(photo-pieces)’의 성격이 짙다.그런 점에서 미국작가 신디 셔먼의 작업을 닮았다.사진이 찍히기 전에 ‘조작’을 가하지만 인화된 사진 자체는 완벽한 ‘스트레이트’사진이 된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온 구본창은 독일 함부르크 조형미술대학에서 사진디자인을 전공하면서 인생의 진로를 바꿨다.그리고 마침내 예술적 순수성과 대중적 감성을 갖춘 작가로 입신했다.그는 예술사진 뿐만 아니라 패션·영화포스터 등 여러 대중 장르를 넘나든다.대학 동기인 배창호 감독의 소개로 영화 ‘서편제’‘춘향전’ 등의 포스터사진를 만들어 주목받기도 했다. 이번 전시작은 작가의 20년 사진작업의 중간결산 의미를 지닌다.80년대 후반기의 그의 작업은 ‘내면으로의 여행’으로 요약된다. 90년대에 들어서는 인체작업에 몰두해 왔다. 재봉질로 이어붙인 종이에 이미지를 인화한 ‘태초에’는 선택의 기로에서 번민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은 대표작이다. 전시는 6월24일까지.(02)750-7838. 김종면기자
  • 돌에 흐르는 검은영혼의 신비

    아프리카 남부의 공화국 짐바브웨.20여년 전까지만 해도 이 나라의 이름은 로디지아였다.오늘날 사용하는 공식명칭인짐바브웨 공화국은 기원전 8세기경 이 지역에서 형성된 광대한 돌 유적지 ‘그레이트 짐바브웨’에 기원을 두고 있다.짐바브웨는 ‘돌로 지은 집’ 또는 ‘돌 주거지’를 뜻한다. 이처럼 짐바브웨는 일찍이 독특한 석조문명의 전통을 일궈왔다.그 중심에 쇼나(Shona)부족이 있다.쇼나는 짐바브웨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부족의 이름.이들은 다른 어느 부족보다조각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과 창조적 잠재력,그리고 장구하게 이어온 돌 조각의 전통을 갖고 있다. 아프리카 현대조각의 메카 짐바브웨.그곳의 생동감 넘치는돌조각들이 처음으로 한국에 왔다.9일부터 6월30일까지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쇼나 현대조각’전에서 그 진수를 만날 수 있다.이 전시에서는 짐바브웨 조각 공동체인 텡게넨게에서 제작된 쇼나 조각 작품 150여점이 소개된다. 석공이나 돌을 다루는 기술자의 의미를 넘어 현대적 개념의 돌 조각가들이 짐바브웨에 나타난 것은 20세기 중반에 들어서다.짐바브웨는 1950년 유럽의 미술을 들여올 목적으로 국립미술관 설립을 추진하면서 전통에 변화를 꾀했다.피카소,마티스,미로 등 20세기의 대표적인 미술가들과 교분이 두터운 영국 비평가 프랭크 맥퀸을 국립미술관 초대 고문으로 위촉한 게 지금의 쇼나 조각의 토대가 됐다.맥퀸은 짐바브웨국민들의 예술적 재능을 현대적 감각으로 살려내기 위해 헌신했다. 쇼나 조각은 그동안 소개된 아프리카 원시미술과는 차원을달리한다.쇼나 조각은 결코 원시적 미숙성이 드러나는 토착민속품으로 치부되지 않는다.조형물에 담겨 있는 심오한 의미와 섬세하게 분출되는 표현력,풍부한 이미지와 상징성은독자적인 제3세계 현대조각의 한 영역을 차지하게 만든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쇼나 조각은 본질적으로 아프리카적이다.쇼나 조각가들은 스케치를 하거나 밑그림 따위를 그리지 않는다.돌이 일러주는대로 그 안에 숨어 있는 숨결을 찾아나선다.돌의 본성에 대한 영적인 태도는 작품 제목에 ‘영혼’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과무관치 않다. 쇼나 조각가들은 1969년 현대미술의 성전인 뉴욕의 현대미술관에서 전시를 열면서 이름을 얻기 시작했다.이어 파리의현대미술관과 로댕미술관에서의 전시를 통해 쇼나 조각은 유럽에서도 ‘고급예술’로 인정받게 됐다.이번 전시는 국내에 쇼나 조각,나아가 아프리카 현대조각에 대한 새로운 예술적 각성을 안겨 주는 계기가 될 만하다.성곡미술관의 이원일수석 큐레이터는 “쇼나 조각은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전문수집가라는 사실이 말해 주듯 1960년대 이후 유럽에서 대단히 호평받고 있다”면서 “아프리카적 정체성을 간직한 채서구의 현대적 조형어법을 소화해 냈다는 데 쇼나 조각의 미덕이 있다”고 말했다.(02)737-7650. 김종면기자 jmkim@
  • 인간과 흙의 만남 그 ‘원초적 즐거움’

    “흙과의 접촉은 인간의 가장 원시적인 창조행위이며 원초적즐거움이다” 도예작가 원경환(47·홍익대 도예과 교수)의 예술작업의 출발점이자 귀착점은 흙이다.보다 정확히 말하면 점토다. 점토는 암석이 풍화·분해된 것으로, 지름이 0.01㎜도 안될 만큼입자가 미세하다.그것은 물에 이기면 점성을 띠게 되고 불에구워내면 단단하게 굳어져 벽돌이나 기와, 도자기 등의 원료가 되어 왔다.이러한 점토의 물성에 누구보다 밝은 원경환은이제 굳이 점토를 가공하고 빚어내 무엇을 만들려 하지 않는다.차라리 흙의 본래적인 느낌과 표정, 즉 흙의 질감을 통해원시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미감을 창조하는데 관심이 있다. ‘흙의 작가’ 원경환이 흙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에 마련된 ‘흙의 인상’전(4월8일까지)에는흑도(黑陶) 오브제 21점과 설치 3점이 나와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은 유리창과 사각형 기둥을 이용한 설치작 ‘대지의 내부’와 ‘흙의 인상’이다. 작가는 3t가량의 점토를 10m 높이의 로댕갤러리 유리창 전면과 18개의 사각형 기둥(높이 5m) 표면에 발랐다. 그 흙은 마르면서 거북등처럼 자연스레 갈라 터진다. 그리고 그 사이로빛이 새어들면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점토를 바른 유리창이 색유리로 장식된 중세 성당의 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면,흙기둥은 고대의 토템 폴 또는 신전의 열주를 떠올리게 한다.작가가 이처럼 대규모의 흙 설치작업을 벌인 것은 89년 일본 도쿄 사가초(佐賀町)에서의 전시 이후 12년만의 일이다. 전시작의 또 한 축은 흑도다.흑도는 도예의 기본 제작과정인성형과 건조, 소성(燒成)의 과정을 거친다. 섭씨 600도의 저화도에서 완성되는 흑도소성 기법의 작품은 일반 도자기와달리 그을음을 이용해 검은색을 만들고 유약을 바르지 않아토기처럼 흙의 느낌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작가는 이번에 오행설에 바탕을 둔 ‘토생금(土生金)’‘목극토(木剋土)’등흑도작품을 여럿 냈다.흙이 쇠를 낳는다는 ‘토생금’은 상생을 뜻하고,나무가 흙을 이긴다는 ‘목극토’는 상극을 의미한다.원경환은 도예로 출발했지만 일반적인 개념의 용기보다는 ‘조형 도자’ 혹은 ‘오브제 도예’라고 불리는 탈공예적인 경향의 작품들을 주로 만든다. 도예는 흙과 불의 예술이다.작가는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 흙과 빛,공간까지 결합해 독자적인 스타일을 만들어간다.도조(陶彫)작가이기 이전에 흙을 이용하는 설치작가인 것이다.이번 전시는 80년대 초반 일본 유학시절부터 시작된 작가의 탈장르적이고 실험적인 예술세계를 온전히 들여다 볼 수 있는좋은 기회다.(02)2259-7781. 김종면기자 jmkim@
  • 정신성 깃든 인체조각의 세계

    조각가 류인(1956∼99)은 비록 43세로 요절했지만 한국 현대조각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임에 틀림없다.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조각가로 꼽히는 김복진(1901∼41) 이후 인체를 중심으로 한 구상조각의 맥을 이어오는 데 적잖은 구실을 했기 때문이다.인체를 대상으로 시대상과 사회상을 반영하는 리얼리즘 미학의 기틀을 마련한 류인.그를 기리는 대규모 추모전이 열린다.31일부터 2월25일까지 서울관훈동 인사아트센터(02-736-1020)에서 열리는 ‘그와의 약속’전이그것이다. 작고한 뒤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추모전에는 ‘싹트는 달-황토현 서곡’ 등 2m가 넘는 대작을 포함해 ‘그와의 약속’‘지각의 주(柱)’‘어둠의 공기’ 등 20여점이 전시된다.설치작품 ‘황색음-묻혔던 숲’도 선보인다. 류인의 작품 대상은 초기작 몇 점과 ‘뇌성’‘하나비(碑)’ 정도를제외하곤 거의 남성인 것이 특징. 고대 지모신상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체는 아름다움의 이상으로 간주됐지만 류인에겐 남성이야말로힘과 미의 상징이다. ‘그와의 약속’같은 작품을 보면 그리스신화의영웅상을 연상케 할만큼 솟구치는 힘이 느껴진다. 류인이 조소예술가로 입신한 데는 가정의 배경이 큰 몫을 했다.화가류경채와 희곡작가 강성희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늘 그림을 보면서자랐다.아버지의 작업대 옆에는 으레 조그만 꼬마의 이젤이 자리잡았다.또래 아이들과 노는 것보다 홀로 환을 치는 것을 더 즐거워 했다. 하지만 철이 들면서 그는 아버지 그늘에서 벗어나겠다는 생각에서 회화가 아닌 조소를 선택했다.조각가로 활동중인 형 류훈(47)이 그의조각세계에 미친 영향도 크다. 류인은 이미 20대 때부터 자신의 작품경향을 뚜렷이 했다.그것은 바로 해부학적 기초에 바탕을 둔 인체조각의 세계다.그는 인간 존재에대한 근원적인 문제를 인체의 형상을 분절하거나 왜곡하는 등의 해체적 방식을 통해 표현했다.미술평론가 최열은 “류인은 조각가 권진규가 추구했던 인간의 소외와 고통을 분노와 탄식,희망으로 역전시키면서 가장 진지한 세계를 구축해낸 작가”라고 말한다.그의 지적대로류인은 단지 대상을 복제하는 사실주의 작가를 넘어선,정신적 세계와통합을 이룬 현대적 의미의 리얼리스트다. 류인이 즐겨 사용한 재료는 브론즈와 철,나무,그리고 흙.그는 재료의 질료적 특성을 살리고 빛의 반사를 이용해 강인한 근육질의 인체상을 만들어냈다.‘로댕적인’ 견고함으로 표출된 내적인 힘의 세계. 그것은 마치 액션 페인팅이나 표현주의 회화와 같은 생동감을 자아낸다. 형상 자체의 표현성을 강조하는 비구상 조각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에게 류인의 인체 구상조각은 반가운 것이 아닐 수 없다.일단 눈으로보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가 궁극적으로 추구한 것은 정신성이 깃든 인체조각이다.그런만큼 내면의 진실을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기이하게 뒤틀리거나 흉칙하게 절단된 인체상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현대인의 일상적인 불안과 소외,파편화된의식 같은 것이 아닐까.그의 조각은 절망의 언어인 동시에 희망의 언어다. 김종면기자 jmkim@
  • 로댕갤러리 아시아·유럽 설치작가전

    세계는 바야흐로 신유목사회다.전세계적으로 이주가 이뤄지고 인터넷문화가 기승을 부리는 오늘날,정주민적 사고보다는 유목민적 사고가 한층 빛을 발한다.신유목주의사회에서 정주는 과연 가능한 것인가.삼성미술관이 기획한 아시아 유럽 현대작가전 ‘나의 집은 너의 집,너의 집은 나의 집’(2001년 1월 28일까지)은 이같은 의문으로부터출발한다.전시장인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에 들어서면 생활터전으로서의 집의 개념 또한 변화의 한 복판에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기획과 구성 등에서 그동안의 전시와 구분된다.프랑스의 제롬 상스(2000 타이베이 비엔날레 공동큐레이터)와 중국의 후 한루(2000 상하이 비엔날레 공동큐레이터),한국의 안소연 삼성미술관책임큐레이터가 공동기획자로 나섰다.전시의 초점은 아시아와 유럽의 서로 다른 문화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맞춰졌다. 전시는 중심과 주변,서구중심주의와 민족주의,산업과 예술,현재와 미래 등 모든 경계를 가로지른다.초청받은 팀은 모두 10팀.이들은 전시주제인 ‘집’을단순히 장소적 의미로 해석하지 않는다.가정과 국가 나아가 고유문화와 자아정체성을 상징하는 넓은 의미로 본다.이렇게 확장된 ‘집’을 통해 고립된 개인의 파편화된 삶이 아닌 상호소통하는 열린 삶을 제시한다. 먼저 전시장 구성을 맡은 프랑스의 신세대 건축가그룹 페리페릭은로댕갤러리를 하나의 집으로 꾸몄다.입구에서 출구까지 반사재질의칸막이로 막아 방과 복도를 낸 것이다.관람객들은 칸막이에 비친 자신의 번쩍이는 모습을 보며 작품 속에 스스로 녹아든다.태국의 스라시 코솔웡은 소비주의에 물든 가정을 일종의 ‘상품교환장소’로 설정했다.작품은 ‘럭키 서울 2000’.냉장고나 텔레비전 등 가전제품과 태국에서 가져온 특산품을 전시하는 한편 이를 경품으로 내세워 눈길을 끈다.2001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작가로 선정된 서도호는 뉴욕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를 서울로 옮겨 왔다.본래의 장소에서이탈한 집은 국경을 넘나드는 작가의 유동적인 삶을 반영한다.이밖에 네덜란드 작가그룹 B.a.d의 ‘오아시즘(Oasism)’,프랑스작가 자비에 물랭과 일본작가 이즈미 고하마의 ‘홈웨어’,일본작가 쓰요시 오자와의 ‘캡슐호텔과 천막’등 기발한 설치작품들이 나와 있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와 유럽의 설치작가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하지만 전시작 중에는 뚜렷한 작가정신을 읽어내기 힘든 것들이 적지 않다.일회성 아이디어에 의존한 듯한 일부 작품들은 실험성으로 포장된 ‘관념의 폭력’이란 느낌을 줘 쓴웃음을 짓게 한다. 이 전시는 서울에 이어 일본 도쿄 등 아시아 도시들을 순회한 뒤 최종목적지인 프랑스로 향하게 된다.전시행위 자체를 하나의 유목생활로 간주,대륙횡단 여행길에 오르는 것이다.(02)750-7838김종면기자 jmkim@
  • [외언내언] 동서양 미소의 만남

    ‘모나리자’ 미소의 신비는 보는 사람에 따라 웃는 것도 같고 그렇지 않은 것도 같은 데 있다.꽉 죈 입술 양 끝이 어찌 보면 심술궂게도 보이는 이 야릇한 미소 덕분에 ‘모나리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예술의 극치이자 세계적인 명작으로 꼽힌다.‘모나리자’의 실제 모델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피렌체 상류사회 한 귀족의 세번째 부인이라는 주장이 널리 알려져 있다.다빈치 예술의 위대성은 한 여인의 애매하고 묘한 미소에다 복잡다단한 인간 내면을 담은 데 있다. ‘모나리자’가 서양 미소의 상징이라면 동양 미소로는 신라시대 작품으로 추정되는 미륵반가사유상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미륵반가사유상이라면 일본 고류(廣隆)사에 있는 일본 국보 제1호가 세계적으로알려졌지만 그 재료가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 자생하는 적송(赤松, 일명 춘양목)인 것으로 밝혀져 한국 작품으로 추정한다.최근에는 고류사 ‘반가사유상’과 국립중앙박물관의 ‘금동미륵반가사유상’(국보제 83호)의 작가가 동일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물론 ‘모나리자’가 이탈리아 작가의 작품이지만 지금 프랑스 재산이듯 고류사 ‘반가사유상’이 일본 국보인 것은 틀림없다.그러나 그 미소만은우리 것이라고 해도 좋을 듯싶다. 고류사 불상의 미소가 경주 석굴암본존불, 중앙박물관의 ‘금동미륵반가사유상’ 그리고 개인이 소장한같은 연대의 반가사유상의 그것과 너무나 닮았기 때문이다. 미륵반가사유상의 미소는 한없이 너그럽고 편안하다.그리고 성스럽다.사색의 심연에 든 것 같기도 하다.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멋을 부린 듯한 인상을 주지만 우리의 미륵반가사유상에는 작가의 의도는 전혀 안보이고 오로지 사유를 초월한 사유만 있다. 그 작가가누구이든 간에 결국 이 불가사의한 미소를 빚어낸 모태는 신라시대민중의 심성이 아니겠는가. 동·서양의 미소,즉 ‘금동미륵반가사유상’과 ‘모나리자’의 만남이 이루어질 것같다는 소식이다.지난 3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프랑스 방문때 수행했던 김영호(金泳鎬) 당시 산자부장관이 ‘모나리자’의 서울 나들이를 제안했다.테제베 고속철이 개통되고 르노삼성차가 시판되는 2002년 월드컵 개막에 맞춰 ‘모나리자’를 한국에서 전시하자는 것이었다.프랑스는 “양국 문화부장관이 협의토록 하자”는반응을 보였는데 최근 학술회의차 서울에 온 크리스티앙 피에레 프랑스 산자부장관이 프랑스 문화부의 긍정적 검토 결과를 알렸다.우리정부는 ‘모나리자’가 서울에 올 경우 국립중앙박물관의 ‘금동미륵반가사유상’과 나란히 전시할 계획이라고 한다.성사만 된다면 세기의 이벤트가 될 것 같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유명전시회 인파 몰린다

    서울 덕수궁미술관과 호암·로댕갤러리에서 각각 열리고 있는 ‘러시아,천년의 삶과 예술’전과 ‘백남준의 세계’전에 연일 인파가 몰리고 있다. 주최측에 따르면 지난 7월초 시작된 러시아미술전에는 평일 3,000명,주말 3,500여명의 관람객이 찾고 있다는 것.전시 33일째를 맞은 지난 광복절에는 4,200여명의 유료관람객이 다녀가 최고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주최측은 21일 현재 8만여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다며 서울전이 끝나는 9월 말까지는 목표치인 20만명을 무난히 돌파할것으로 내다봤다.한·러 수교 1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에는 그람스코이의 ‘미지의 여인’등 19세기 회화와 칸딘스키의 ‘구성’,샤갈의 ‘작은 역에서’,말레비치의 ‘검은 공간’등 20세기 초 러시아 아방가르드 회화,이콘화,러시아 로마노프 황실이 보관해온 세계 최대의 루비,대형 다이아몬드가 박힌 ‘성 알렉산드르 넵스키 훈장’등 550여점이 전시돼 있다.9월 30일까지 계속될 서울전에 이어 광주(10월16일∼11월 29일 국립광주박물관),대구(12월 15일∼내년 1월 28일국립대구박물관),부산(내년 2월 13일∼3월 31일 부산시립미술관)을차례로 순회한다.(02)759-7550. 지난달 20일 막을 연 ‘백남준의 세계’전에도 평일 2,000여명,주말 3,000여명의 관람객이 몰리며 성황을 이루고 있다.전시작은 레이저작품인 ‘야곱의 사다리’‘동시변조’를 비롯해 비엔나 현대미술관소장의 ‘조정된 피아노’와 비디오아트 시기의 최후의 걸작인 ‘20세기를 위한 32대 자동차’등.행사를 주최한 삼성문화재단은 “주중및 토요일에는 학생과 직장인들이,공휴일에는 자녀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이 많이 찾아와 21일 6만여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주최측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미술실기프로그램 ‘TV속의 나의모습’(오후 2시부터 5시까지)도 개설해 운영중이다.전시는 10월 29일까지.(02)750-7838김종면기자
  • 거장작품 통해 본 20세기 미술 흐름

    20세기 미술의 흐름을 구상과 비구상 작품을 중심으로 짚어보는 기획전이열리고 있다.가나아트센터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8월6일까지)와 관훈동 인사아트센터(8월13일까지)에 동시에 마련한 ‘구상-비구상’전.한국과미국,유럽화가 34명의 구상·비구상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는 이응로 ‘군상’,이우환 ‘조응’,박서보 ‘묘법’,하인두 ‘혼불’,유영국 ‘산’,박생광 ‘무당’,이대원 ‘농원’ 등한국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인사아트센터에는 오귀스트 로댕,앙트완 부르델,헨리 무어 등의 조각작품이 전시돼 있다.또 이탈리아 출신의 표현주의작가 발레리오 아다미의 ‘산책’,만화적 이미지를 응용한 미국의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잠자는 뮤즈’,스페인의 안토니 타피에스,미국의 프랭크 스텔라·짐 다인·케네스 놀랜드·줄리언 슈나벨,이탈리아의 엔조 쿠치,네덜란드의 카렐 아펠 등의 평면작품도 나와 있다. 미술에서 구상,비구상,추상이란말은 그 쓰이는 맥락에 따라 여러가지 의미로 사용된다.특히 비구상과 추상의 구분은 매우 애매하다.미술평론가 이경성은 추상을 좁은 의미의 추상과넓은 의미의 추상으로 나누고,넓은 의미의 추상을 비구상으로 분류한다.프랭크 스텔라의 ‘새크러멘토 몰 제안 #1’(78년)과 이우환의 ‘조응’(92년)이좁은 의미의 추상작품이라면, 유영국의 ‘산’(64년)은 넓은 의미의 추상에속하는 작품이다.소인 1,000원,대인 2,000원의 입장료로 두 전시관의 작품을모두 관람할 수 있다.(02)720-1020. 김종면기자
  • 영혼의 깊이 더해가는 ‘백남준 예술’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68)의 예술세계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대규모기획전이 21일부터 10월29일까지 서울 호암갤러리와 로댕갤러리에서 열린다.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열린 ‘백남준의 세계’전의 서울판이다.지난해 미국 ‘아트뉴스’지에 의해 20세기 가장 영향력있는 예술가 25명에 선정된 백남준은 아시아작가로선 처음으로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전관 초대전을 개최,구겐하임 개관이래 최대인 25만여명의 관람객을동원하며 화제를 뿌렸다. 삼성미술관과 구겐하임미술관이 공동주최하는 서울전에는 레이저·비디오작품 40점과 자료 60점 등 모두 100점이 출품된다.주최측은 그의 작품을 비디오 전사(前史)와 비디오 시기,후기 비디오 시기(레이저 작품)로 나눠 전시하되 레이저 작품은 로댕갤러리에서,비디오 작품은 호암갤러리에서 전시키로했다. 채광 유리 건축물로 잘 알려진 로댕갤러리의 글래스 파빌리온(원형전시장)을 암실로 만들어 레이저 설치작업을 보여줄 예정이다. 서울전의 하이라이트는 새천년 신작으로 호평을받은 ‘야곱의 사다리’.물과 거울을 이용해 8m 높이의 지그재그형으로 꾸민 레이저 설치작품이다.빛의반사를 이용해 힘겹게 사다리를 오르는 듯한 모습이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지상의 인간을 구하기 위해 하느님이 마련한 구원의 상징물을 연상하게 한다.50대의 TV모니터와 함께 천장 스크린에 레이저 그래픽이 전시되는 ‘감미로움과 숭고함’도 주목할 만하다.끊임없이 변화하는 소용돌이 패턴 사이에 괘를 그려 넣은 이 작품은 세계가 우주의 움직임의 원리에 따라 운영되고 있음을 암시한다.‘야곱의 사다리’,TV모니터,‘감미로움과 숭고함’ 이 세가지가 한데 어울려 ‘동시변조’라는 환상적인 전체 작품을 이룬다. 이번 전시에서는 백남준이 1963년 독일 부퍼탈 파르나스 갤러리에서 열린첫 개인전 ‘음악전람회-전자 텔레비전’에 출품한 ‘조정된 피아노’도 소개된다.가시철사와 인형,사진,장난감,브래지어,깨진 달걀 등 각종 잡동사니를 피아노에 부착한 것으로,백남준의 초기 행위예술이 오브제 형태로 드러난작품이다. ‘20세기를 위한 32대의 자동차:모차르트의 진혼곡을 조용히 연주하며’도 공개된다.20세기 테크놀로지의 대표적 성과물인 자동차에 폐기처분된 TV모니터를 싣고 모차르트의 진혼곡을 연주하도록 한 작품.20세기 기계문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담겼다.이밖에 테크놀로지와 자연이 결합된 ‘TV정원’,인터액티브 아트인 ‘참여TV’,자전적 성격의 ‘보이스 프로젝션’,‘몽고의 텐트’‘임의적 접근’‘비디오 물고기’‘TV시계’‘촛불 TV’‘TV왕관’‘달은 가장 오래된 TV’‘로봇 가족’ 등 걸작들이 줄줄이 전시장에나온다. 백남준의 예술세계는 1980년대 초반 국내에 소개된 이후 환경조형물과 비디오 조각을 중심으로 편중돼 소개돼왔다.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실물감상의기회가 없었던 초기 플럭서스(전통을 파기하고 예술과 삶의 접목을 시도한급진적 미술운동)시대의 귀중한 자료들을 전시,백남준 예술 사상의 근원을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백남준은 1996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왼쪽몸이 마비된 데 이어 왼쪽눈 백내장수술까지 받아 고통을 겪고 있다.병마와 싸우면서도 그는 ‘비디오이후의프로젝트’라 불리는 레이저아트에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초인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그러나 이번 서울전에는 건강상 참석하지 못한다. 입장료는 일반 8,000원, 초·중·고생 5,000원.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오디오 가이드가 제공되며,매일 40명의 도슨트(docent,안내원)가 교대로 갤러리에서 전시설명을 곁들인다.(02)771-2381. 김종면기자 jmkim@
  • 재미작가 임충섭씨 회고전

    동서양이 결합된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온 재미작가 임충섭(59)이 국내 회고전을 마련했다.지난 19일 개막해 6월 18일까지 서울 로댕갤러리에서 계속될 '임충섭:빛의 건축'전.지난 73년 미국으로 건너간 임씨는 퀸즈미술관 전시(80년)를 시작으로 뉴욕 샌드라 게링화랑 초대전,뉴욕주립대 뉴버거미술관 설치작업 등 80년대 이후 뉴욕에서 주로 활동해온 중진작가다. 그의 작품은 70년대 이후 80년대 후반까지 미국을 풍미한 미니멀리즘의 세례를 받은 흔적이 짙다. 그는 이번에 '빛몰이''물매' 등 설치작품 2점과 드로잉 20여점을 내놓았다. '빛몰이(Light Hunting)'는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작품.빛과 실을 이용해 물질적 표상과 내면의 정신작용이 조화를 이룬 세계를 보여준다.'물매(Slant)'는 그동안 발표된 '물매 1,2…' 시리즈를 종합한 것으로 실과 베틀, 흙을 소재로 해 친근감을 자아낸다.이번 회고전에선 별도의 자료방을 마련해 작가의 30년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했다.'작가와의대화'(26일 오후 2시)시간도 마련했다.(02)2259-7781.
  • 백남준회고전 7-10월 서울서

    최근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선보여 호평 받았던 백남준 회고전 작품이 7월 중순부터 10월까지 석달동안 서울에서 전시된다. 삼성문화재단은 최근 “구겐하임 전시의 핵심인 레이저 설치작 ‘야곱의 사다리’등 전 작품이 이 기간에 호암갤러리와 로댕갤러리에서 분산 전시된다”면서 구체적인 전시대상작과 전시방법은 현재 구겐하임측과 협의중이라고밝혔다.‘20세기 최고의 한국예술가’‘전자예술의 미켈란젤로’라는 별명을얻은 백씨는 지난 96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왼쪽몸이 마비된 데 이어 왼쪽눈백내장수술까지 받았지만 불굴의 예술혼으로 역경을 이기고 구겐하임전을 마련해 찬사를 받았다.그는 지난해 12월 31일 임진각에서 ‘호랑이는 살아있다’라는 제목의 비디오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 책소개

    ◆ 인류의 변화·발전과정 궁금증. ‘인류의 조상은 바다원숭이였다?’ ‘클릭 @ 인류역사의 수수께ㄲ;’(예담 펴냄)는 인류의 변화와 발전과정에서 나타난 이런 궁금증을 알아보는 책이다. 저자는 ‘언제,어디서,누가,어떻게,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또한 우리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자세히 설명해준다. 책은 ‘인류조상이 바다원숭이인가’란 가설 속에 인류기원의 궁금증을 풀어내고,고대 이집트 문명의 창조자는 누구인지,최초의 아메리카인은 어디서왔는지,아틀란티스는 실제 존재했는지 등을 짚어 간다.값 8,000원. ◆ 신지적재산권 제도 집대성. 지식정보사회를 맞아 지적재산권의 보호가 한층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최근 나온 ‘지적재산권법 개론’(경문사 펴냄)은 전통적인 특허이론과관련법규는 물론,컴퓨터와 생명공학을 비롯한 첨단기술을 둘러싼 신지적재산권제도를 집대성함으로써 지적재산권의 새로운 이론을 알려준다. 특허,실용신안,의장,상표,저작권,부정경쟁방지,컴퓨터프로그램보호,반도체집적회로 배치설계보호제도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다룬다. 저자는 30여년간 지적재산권을 연구한 김관형 명지대 겸임교수이다.값 3만원. ◆ 중국 기서 '수호지' 현대식 문장으로. 중국의 4대 기서 중 하나로 손꼽히는 ‘수호지’(해누리 펴냄)가 인터넷시대를 맞아 새로 평역돼 나왔다. 평역자는 ‘불새’,‘서울무지개’등의 작가인 유홍종씨.유씨는 지금까지 나온 수호지의 문장이 너무 고졸스러워 읽기에 불편했던 점을 감안,현대식 문장으로 다듬었다. 아울러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 부분은 과감히 잘라내 독자의 편의를 높였다. 값 1만5,000원. ◆ 문명에 관한 강력한 통찰력 소개.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미술비평가인 존 버거의 ‘본다는 것의 의미’(동문선펴냄)는 문명에 관한 강력한 통찰력을 보여준다. 저자는 책에서 피상적으로 보이는 것 속에 담겨 있는 의미를 새롭게 찾아낸다. 20여권의 문화비평서를 펴낸 저자는 책에서 동물,사진에 찍힌 신사복,밀레로댕 등 다양한 소재로 18편의 글을 펼친다. ‘왜 동물을 보는가’라는 글에서는 인간과짐승 간의 관계설정에 관해 논의하며 ‘로댕과 성의 지배’에서는 로댕의 작품은 19세기 후반 부르조아계급의 성에 관한 도덕성의 본질을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한다.값 1만원.
  • 프랑스 알랭 본네프와 누드전

    프랑스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루이 아라공은 마티스의 1931년 누드작품에 ‘아라베스크’라는 간단한 부제를 단 적이 있다.또한 1910년경,오귀스트 로댕은 어린 소녀의 모습을 섬세하게 묘사한 작품에 간단하게 ‘박진감’이라는한 마디를 붙였다.그렇다면 여체의 아름다움을 붓끝으로 찬미해온 프랑스 누드화가 알랭 본네프와(63)의 그림에는 어떤 수사가 어울릴까.‘시적인 운율을 지닌 유연한 미의 세계’ 정도의 표현이 적당하지 않을까.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알랭 본네프와 누드작품전(20일까지)에는 여체의 향기가 가득하다.이번 서울 전시는 작가가 지난해부터 벌여온세계순회전 중 하나.연초에 타히티에서 작품을 선보인 그가 2월 일본에 이어 이번에 서울로 작품을 가지고 온 것이다.본네프와가 한국에서 전시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그는 지난 97년 광주 신세계 갤러리에서 서양화가 오승윤과 2인전을 가졌다. 파리에서 태어난 본네프와는 파리 응용미술전문학교인 에콜 데 자르 아플리케와 순수미술전문학교인 에콜 데 보 자르에서수학한 데 이어 브뤼셀에서도 미술을 공부했다.회화는 물론 조각 등 여러 장르에 관심을 보이던 그가 여성의 누드화에 몰두하기 시작한 것은 1967년부터.이번 개인전은 20년이 넘는그의 화폭 위 여성편력을 생생하게 더듬어 볼 수 있는 자리다. 여성의 육체는 상상력의 보물창고다.본네프와는 어떤 전형화된 여체의 미를 추구하지 않는다.르느와르의 나부 같은 풍만함,차가운 지성과 자기절제의정숙함,타히티섬의 여인 같은 원시적 건강미….본네프와의 누드표현은 매인데가 없다.그의 누드화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것은 75년부터 시작한 먹작업의 영향으로 동양적 감성이 배어 있다는 점.작가는 일본의 한 스님에게서 동양의 선묘를 배워 작품에 원용한 것이라고 설명한다.그러나 이번에 전시된 35점 가운데 먹 작품은 없다.먹이야말로 색의 극치라고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아쉬운 대목이다. 본네프와는 그림을 그릴 때 모델로 하여금 스스로 포즈를 취하도록 한다.그런 만큼 모델들의 자세는 한층 자연스럽고 솔직하고 우아하다.작가는 이를바탕으로 석고가 마르기 전에 재빨리 그림을 그려야 하는 프레스코처럼 신속하고 단순명료하게 여체를 그려나간다.본네프와는 모델은 아무래도 서양인이 대부분이지만 한국이나 베트남 등 아시아인도 있다고 귀띔한다.(02)734-0458. 김종면기자 jmkim@
  • 사랑과 기도의 시인 ‘릴케’ 內面여행

    독일의 현대문학을 세계문학의 한 가운데로 올려 놓은 서정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전집(전 13권 예정)이 도서출판 책세상에서 출간됐다. 이번에 나온 책은 ‘기도시집’ ‘단편소설’ ‘희곡’ ‘말테의 수기’ 등 4권.조만간 발간될 ‘보르프스베데,로댕론’을 비롯해 올해중 13권이 나오게 된다.전집은 릴케의 대표작 뿐만아니라 헌시,시작노트,유고시,단편소설,산문,중·후반기 예술론 등을 모두 담고 있다. ‘기도시집’은 사랑과 기도의 시인으로 불리는 릴케의 사랑에 대한 희구와 종교적 감수성을 잘 드러내 보인다.릴케의 초기 시와 희곡 ‘백의의 후작부인’,산문 ‘기수 크리스토프 릴케의 사랑과 죽음의 노래’를 싣고 있다.또29편의 소설이 담긴 ‘단편소설’에는 인간과 자연,예술과 신이 조화를 이루는 근원으로 회귀하는 릴케의 진면목이 잘 표현돼 있다. ‘희곡’은 전집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책이다.릴케가 18∼22세때인 1894∼1901년에 집필한 ‘첫서리’ ‘몰락의 시간’ ‘전야제’ 등 9개 작품이 실려 있다.릴케의 희곡 작품은 국내는 물론 독일에서조차도 다소 생소한 분야이지만 릴케의 희곡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또 도시에 자리하고 있는 죽음의 그림자를 감지하는 말테의 의식흐름을 따라 쓴 ‘말테의 수기’는 단편적이고 불연속적인 71개의 길고 짧은 일기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이 작품은 몽타주 방식이라든가 다양한 글쓰기 형식을혼합했다는 점에서 1920년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모더니즘 소설의 시작을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달 초에 출간되는 ‘보르프스베데,로댕론’은 독일 브레멘 근교의 화가촌 보르프스베데의 풍경을 그린 ‘보르프스베데’와 릴케에게 영향을 준 로댕에 관한 책 ‘로댕론’을 묶은 것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번역되는 것이다. 정기홍기자 hong@
  • ‘보따리작가’ 김수자 개인전

    보따리가 스스로 이야기를 들려준다.굳이 별다르게 작업을 하지 않아도 거기그 자리에 놓여 있는 것 자체가 이야기요 예술이다.무림고수에겐 나무젓가락 하나도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듯,눈밝은 예술가에겐 그 어떤 잡물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것일까. 일찍이 보따리의 의미에 눈뜬 예술가가 있으니 그가 바로 설치작가 김수자(43)다.김씨는 기상천외한 보따리와 이불보 설치작품으로 국내외 미술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그가 6년만에 국내 전시를 마련했다. 4월 30일까지 서울 로댕갤러리에서 열리는 ‘김수자-세상을 엮는 바늘’전. 이 전시에는 ‘떠도는 도시들-보따리트럭’‘보따리’‘빨래하는 여인’‘바늘여인’‘바느질하여 걷기’등 보따리와 이불보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나와있다.지난해 5월 문을 연 이래 로댕갤러리에서 개인전이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씨가 보따리에 처음 관심 갖기 시작한 것은 1983년 무렵.어머니와 함께 이불보를 꿰매던 중 그전에는 무심코 지나치던 천과 바늘을 새롭게 인식하게된 것이다.“이불을 꿰매는 가운데 나의사고와 감수성과 행위가 하나되는은밀하고 놀라운 일체감을 느꼈습니다.묻어뒀던 숱한 기억과 아픔,삶에 대한애정까지도 그 안에 담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지요.”일종의 예술적 신비체험을 한 김씨는 그 뒤 이불보 같은 천을 소재로 작품활동을 하기 시작했다.가장 한국적인 오브제를 매개로 작가는 펴고 싸고 풀고묶는 것의 의미를 찾았고,그 경이로운 아름다움에 도취했다.그에게 보따리는하나의 조각이자 회화다. 바늘은 잘못하면 ‘상처의 도구’가 되지만 갈라진 것을 봉합하는 매개체로서 ‘치유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작가는 자신을 바늘과 동일시한다.이번에선보인 신작 비디오 ‘빨래하는 여인’과 ‘바늘여인’은 그런 맥락의 작품이다.‘빨래하는 여인’을 보면 작가는 화장터로도 쓰이는 인도 델리의 야무나 강가에 서 있다.삶과 자연의 부스러기인 가트(ghat)의 부유물들이 떠내려가는 강물을 말없이 바라본다.그리고 세속의 때를 씻어주는 치유의 도구로서의 바늘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한다.김수자의 작품은 이같은 날 이미지의 향연이다.그는 비디오 작품을 ‘이미지 보따리’라고 부른다. 김씨는 전시장 안은 물론 밖에까지 보따리와 그 트럭을 설치함으로써 공간의 확산과 재해석을 꾀했다.2.5t 트럭에 색색의 보따리가 가득 실린 ‘떠도는도시들-보따리 트럭’이 전시장 입구에 덩그러니 서 있어 호기심을 자아낸다.상파울로비엔날레와 베니스비엔날레에 출품된 ‘떠도는 도시들-보따리트럭’은 이번에 퍼포먼스 형식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02)2259-7781. 김종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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