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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이건대통령 재임때 알츠하이머 초기였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사망한 로널드 레이건(1981~198 9년 재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미 임기 후반 때부터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을 보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레이건의 막내아들 론 레이건은 아버지의 탄생 100주년(2월 6일)을 앞두고 18일 발간될 회고록 ‘100세의 내 아버지’(My Father at 100)에서 이같이 밝히고, “1987년쯤 아버지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더라면 (잔여 임기와 관계없이) 사임했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레이건은 퇴임 5년 뒤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고 93세에 합병증으로 숨졌다. 론은 아버지가 재선에 도전한 1984년 민주당 후보 월터 먼데일과의 토론 때 할 말을 잃고 어리벙벙한 모습을 보였던 일과 1986년 로스앤젤레스 북쪽의 협곡 위로 비행할 때 예전에 알고 있던 협곡들의 이름을 기억해내지 못한 일 등을 사례로 들었다. 론은 그러나 “아버지의 건강 문제가 대통령으로서 남긴 유산을 퇴색시켜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로널드 레이건 재단은 전담 의료진이 남긴 기록을 근거로 레이건이 백악관을 떠날 때까지 알츠하이머 증세를 보인 사실이 없다며 론의 주장을 부인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연설의 달인’ 오바마 국민 심금 울린다

    ‘연설의 달인’ 오바마 국민 심금 울린다

    ‘두려움과 분노를 떨치고 일어나 희망과 단합을.’ 13일 오전(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투손의 애리조나대학에서 열리는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하는 버락 오바마(얼굴) 미국 대통령의 ‘입’에 이목이 집중돼 있다. 이번 참사의 정치적 배경으로 정치 분열과 선동정치가 꼽히면서 미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그가 이번 사건을 어떻게 규정하고,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재선 도전을 앞둔 그의 정치생명에 이날 연설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 포인트다. 이를 의식한 듯 오바마 대통령은 추모식 참석을 결정한 지난 10일 저녁부터 직접 연설문 작성에 들어가 11일 밤늦게까지 몇번을 고쳐 쓰며 심혈을 기울였다고 백악관 관계자들은 전했다. 백악관은 그러면서도 연설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하고 있다. 다만 이번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온 나라가 하나로 더욱 굳건하게 단합하는 계기로 삼자는 메시지를 담을 것이라는 정도의 얘기들만 흘러나온다. 희망의 메시지를 통해 분열된 미국을 하나로 아우르는 ‘최고의 치유자’, ‘통합자’로서의 역할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총격사건을 계기로 고조되고 있는 진보와 보수 진영 간의 독설과 증오 정치를 둘러싼 책임 공방 등 정치적인 발언은 일절 삼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역풍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익명의 한 민주당 인사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국가적인 비극을 맞아 대통령이 미국인의 정체성과 소중한 민주주의, 시민들의 영웅적 행동에 관해 큰 틀에서 말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일반 국민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지호 폭발, 1995년 오클라호마시 폭탄테러, 2001년 9·11테러 직후 당시 대통령이었던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조지 부시는 최고지도자로서 국민들에게 동정과 공감, 위로가 되는 연설을 함으로써 국정의 전환점과 연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설의 달인’인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와 같은 심금을 울리는 감동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청혼 받으려고 남친 협박’…폭행 허위신고 했다가

    남자 친구를 협박해 청혼 받으려고 경찰에 허위신고한 여성이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은 물론 애인과도 결별할 위기에 처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지역일간 시카고 선타임스는 “현지 북서부 지역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경찰에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허위 신고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애나 페레즈(40)는 새해를 맞아 남자 친구에게 청혼을 받길 기대했지만 무덤덤한 그의 반응에 화가 나 그만 경찰에 거짓으로 신고했다. 현지 경찰지구대의 로널드 펜티코어 경감은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전화를 받고 현장에 2명의 경찰관이 출동했다. 하지만 그녀의 진술로 허위 사실임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애나 페레즈의 남자친구는 전혀 결혼할 생각이 없었으며 오히려 헤어지려고 했다고. 한편 이 여성은 오는 26일 치안법원에서 경범죄인 치안 문란 행위 혐의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美 레이건함 동아시아 해역 곧 진입”

    “美 레이건함 동아시아 해역 곧 진입”

    미국의 니미츠급 핵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이 곧 동아시아 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무한만보 등 중국 언론들이 28일 보도했다. 중국 언론들은 레이건함이 이날쯤 동아시아 해역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전했으나 실제 진입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레이건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태평양에서 3주간의 최종 훈련을 마쳤고, 서태평양 배치를 앞두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으나 시기는 명시하지 않았다. 중국은 기존의 조지워싱턴함 외에 이미 괌에 도착한 칼빈슨함, 그리고 레이건함까지 미국의 3개 항모전단이 서태평양에 집결한 상황에 긴장하고 있다. 차이나데일리는 “미국이 시간을 정해 3개의 항모전단을 서태평양에 집결시킴으로써 한반도 긴장 분위기가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사평론가 쑹샤오쥔(宋曉軍)은 중국중앙방송(CCTV)과의 대담 프로에서 “3개의 항모전단이 동시에 배치되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라면서 “고정 배치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미군의 서태평양 전략에 큰 변화가 생겼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쑹샤오쥔은 그러나 미·중 정상회담이 임박했고, 양국관계가 그동안의 갈등 국면에서 화해 국면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항모전단의 전략적 재배치를 강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인도양과 남중국해, 그리고 일본으로 이어지는 전략지도를 그려 놓고 C자형으로 중국을 포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美 3개 항모전단 서태평양 집결… 中 촉각

    美 3개 항모전단 서태평양 집결… 中 촉각

    중국이 미국 항모전단의 서태평양 집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하는 7함대 소속 조지 워싱턴함 외에 지난달 말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노스아일랜드항을 떠난 칼 빈슨함이 괌에 도착했고, 미국이 추가로 로널드 레이건함을 급파키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칼 빈슨함이 이르면 이번 주 한반도 주변 해역에 도착하게 된다고 중국청년보가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서태평양에 두 개의 항모전단이 운용되면 북한에 대한 더욱 강력한 군사적 압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면서 “한반도의 향후 정세가 어떤 방향으로 치달을지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와 홍콩 문회보 등은 로널드 레이건함의 급파 소식에 주목했다. 환구시보는 “조지 워싱턴함과 이미 괌에 도착한 칼 빈슨함에 이어 미국이 추가로 항모전단을 서태평양에 보내기로 했다.”며 “서태평양에서 3개의 미 항모전단이 작전을 하는 상황이 곧 벌어진다.”고 우려했다. 문회보도 “미국의 세번째 항모전단이 북한에 도발하기 위해 합류한다.”는 제목으로 이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과의 충돌을 우려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모항을 출발한 칼 빈슨함은 3주간의 최종 훈련을 마쳤으며 앞으로 7개월간 서태평양과 페르시아만에서 작전을 수행하게 된다. 먼저 7함대 관할인 서태평양 지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이어 페르시아만으로 이동한다. 미 해군은 칼 빈슨함의 이번 작전이 오래전에 계획됐던 것으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등 한반도 긴장 상황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내년 초 로널드 레이건함도 서태평양 등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한다고 덧붙였다. 예전부터 미 항모의 서태평양 접근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중국은 미 항모 전단의 집결이 일시적 작전 때문이 아닌 ‘추가 배치’를 상정한 상황에서 진행되는 것 아닌지 긴장 속에서 주시하고 있다. 워싱턴 김균미·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美 빈부격차 역대 최고

    지난해 미국 상위 1% 가구가 미국 전체 가구 평균의 225배에 이르는 자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2007년 당시의 181배보다도 격차가 훨씬 더 늘어났다고 CNN 방송이 경제정책연구센터(EPI) 분석보고서를 인용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가구 평균 자산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직전인 2007년보다 무려 41%나 줄어들었다. 3년여 만에 이처럼 자산이 크게 줄어든 데에는 주택 가격 폭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최고 부유층 가구도 같은 기간 27% 감소했다. 1992~95년 이후 처음으로 자산 규모가 줄긴 했지만 감소 규모는 상대적으로 적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체 가구 평균 자산은 6만 2200달러인 반면 최상위 1% 가구 평균 자산은 1400만 달러로 그 격차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가난해지는 속에서도 빈부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는 양상이다. ‘중산층 천국’으로 세계인의 부러움을 받던 1962년 당시 최상위 1% 가구와 전체 가구 평균의 자산 격차는 125배였다. 이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당선된 뒤 격차는 1983년 131배, 1989년 156배, 1992년 176배로 급증했다가 빌 클린턴 행정부 들어 1995년 173배, 1998년 168배로 꾸준히 줄었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04년에는 190배까지 늘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FP “北, 앞으로 믿을 사람 없을 것”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FP “北, 앞으로 믿을 사람 없을 것”

    “아내 앞에서 장모님 흉을 본 내용이 그대로 장모님 귀에 들어간 것과 똑같은 상황이다.” 미국의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폴리시(FP) 인터넷판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25만여건에 이르는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이 불러온 상황을 빗댄 로널드 뉴먼 전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국 대사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특정 국가나 인사를 곤란하게 만든 10가지를 선정했다. 이 가운데 하나로 거론한 것이 바로 북한이다. FP는 위키리크스 문서공개로 북한을 둘러싼 각국의 속내가 속속 드러나면서 앞으로 북한은 더욱 폐쇄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FP는 이번 외교전문 공개가 “피해망상적이고 고립된 북한 정권에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확신을 주게 될 것”이라면서 “소위 친구라는 중국은 물론 (북한) 정권교체에 열중하는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외교전문을 계기로 중국 정부가 북한 핵프로그램에 무지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은 중국의 대북 영향력에 의지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전략에 의문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FP는 이번에 공개된 북한 관련 외교전문에 대해 “그럴듯한 추측은 많았지만 사실에 입각한 소식은 적었다.”고 지적한 뉴욕타임스를 인용한 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2~3년 안에 붕괴할 것’, ‘중국의 미래 지도자들은 한국이 흡수통일하는 한반도를 편하게 여길 것’ 등 한국 외교관들의 분석을 예로 들기도 했다. FP는 이 밖에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자국 외교관들에게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에 대한 간첩 행위를 주문한 것은 미국 외교에 어려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을 포함한 일부 국가 지도자들이 이란을 얼마나 증오하는지 여과 없이 공개된 것도 대화를 통한 이란 핵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영화리뷰] ‘렛 미 인’ 세련미 입은 미국식 호러

    [영화리뷰] ‘렛 미 인’ 세련미 입은 미국식 호러

    2008년 전 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킨 스웨덴 발(發) 호러 영화가 있다. ‘렛 더 라이트 원 인’(Let The Right One In)이다. 욘 A 린드크비스트가 2004년 발표한 같은 제목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뱀파이어 소녀와 인간 소년이 외로움을 매개체로 나누는 애틋한 사랑을 그렸다. 로버트 패틴슨과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스타덤에 앉힌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떠올리며 단순한 러브 스토리일 것으로 지레짐작하면 곤란하다. 피를 마셔야 살 수 있는 운명에 처한 뱀파이어 소녀가 번민하는 모습과,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가정에서도 겉도는 소년의 불안정한 모습은 영화에 무게감을 부여한다. 국내에선 ‘렛 미 인’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다. 미국 할리우드판 ‘렛 미 인’이 18일 국내에 상륙한다. 스웨덴 작품을 리메이크한 게 아니라 원작 소설의 또 다른 영화 버전이라고 한다. 그런데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별반 다르지 않다.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소련 당 서기장이 퇴장하던 시기의 1980년대 스웨덴에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등장하던 1980년대 미국으로 무대를 옮기고 몇 가지 설정을 바꾼 것을 제외하곤 대사까지 거의 똑같다. 스웨덴 작을 본 관객이라면 실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가장 큰 변화라고 하면 주변 이웃들의 역할이 축소되고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경찰 캐릭터가 투입됐다는 정도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할리우드 작은 밋밋하고 건조한 스웨덴 작보다 더 자극적이고 세련되게 만들어졌다. 그러나 스웨덴 작에 범상치 않은 면모를 보탰던 심리 묘사와 상황 묘사는 상당히 희석된 편이다. 그래도 새로운 ‘렛 미 인’은 여러 지점에서 할리우드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우선 연기자다. 클로이 모레츠를 기억하는지. 올해 열세살의 이 소녀는 할리우드의 신성(新星)이다. 허락을 받아야 상대방 영역에 들어갈 수 있는 뱀파이어 소녀의 천사적이고 악마적인 양면성을 제대로 그려냈다. 모레츠가 국내 팬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은 작품은 ‘킥애스’다. 살인기계로 키워진 ‘힛걸’로 나와 잔혹 액션을 펼쳤다. 상대역 코디 스미트맥피도 어디선가 많이 본 꼬마 친구. 모레츠보다 한살 위인 이 소년은 ‘더 로드’에서 비고 모텐슨의 아들로 나왔다. 멸망한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절절한 연기로 영화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던 그는 이번에 마치 어린 트래비스(영화 ‘택시 드라이버’ 주인공)를 보는 듯 불안정한 모습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그 다음은 연출가. 맷 리브스 감독이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셀프 카메라 형식의 공상과학(SF) 스릴러 ‘클로버 필드’(2008)로 일약 할리우드의 기린아가 됐다. 한물 간 것으로 여겨졌던 페이크 다큐멘터리(가상 다큐) 형식의 영화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이 작품으로 ‘렛 미 인’을 연출하게 된 그는 현재 ‘클로버 필드 2’를 준비하고 있다. 115분. 15세 이상 관람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길섶에서]가을 vs 희망/구본영 수석논설위원

    신문 건강면에서 가을엔 우울증 환자가 늘어난다는 뉴스를 봤다. 낮이 짧아지고 기온의 일교차가 커져 심리적 불안정을 일으키는 탓이라는 분석도 그럴싸했다. 전문가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새싹 트는 봄에 비해 낙엽 떨어지는 가을에는 누구나 얼마간 쓸쓸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던 차에 지인이 보내 준 책을 뒤적이다 무릎을 쳤다. ‘내 손 안의 지식 은장도’라는 광고 카피가 붙은 그 책에서 우울함을 털어낼 수 있는 구절을 찾아냈다. “오늘은 당신의 남은 인생의 첫 번째 날입니다.” 영화 ‘아메리칸 뷰티’의 명대사다. 그렇다. 생활이 팍팍하다고 해서, 혹은 육신이 늙어간다고 해서 마냥 우울해질 이유는 없을 법하다. 3류 배우 출신 로널드 레이건도 인생의 황혼기에 대선에 나오면서 미국민들에게 “미국은 이제 다시 아침이다. 앞으로 뭔가를 보여드리겠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지 않았던가. 문득 ‘가장 좋은 일은 이제부터다(The best is yet to be).’라는 브라우닝의 시구가 떠오른다. 구본영 수석논설위원 kby7@seoul.co.kr
  • [뉴 시티노믹스 시대-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③ 세계 금융의 중심 런던

    [뉴 시티노믹스 시대-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③ 세계 금융의 중심 런던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시내 뱅크 스트리트. 숨막힐 듯이 높은 빌딩들과 고풍스러운 건축물들이 색다른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거리는 고요했다. 정오가 갓 넘은 점심시간인데도 오가는 사람은 눈에 뜨이지 않았다. 대신 샌드위치와 샐러드가 가득 실린 손수레를 끌고 각 회사로 배달을 가는 테이크아웃 음식점 종업원들만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미국에 유일하게 대항할 수 있는 유럽의 자존심. 세계 최고의 금융도시 런던에는 ‘점심시간’이 없었다.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서브웨이 배달원인 로널드 캠벨(27)은 “아침 일찍 출근 시간을 제외하면 한산한 거리”라며 “대부분의 회사에서 점심으로 먹으면서 일할 수 있는 메뉴를 단체로 주문한다.”고 말했다. 런던은 글로벌 컨설팅회사 Z/Yen그룹이 전세계 75개 도시를 대상으로 해마다 두 차례 발표하는 국제금융센터지수(GFCI)에서 2년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공동 1위였던 뉴욕은 올해 2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말 현재 런던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외국 은행은 480여개에 이른다. 흔히 세계 금융을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하는 미국은 287개, 독일 242개다. 일본은 90개가 조금 넘는다. 단순한 숫자의 차이가 아니다. 전세계 외환 거래의 3분의1은 런던에서 이뤄진다. 채권 거래 비중은 70%에 이른다. 증권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외국 증권사가 500개가 넘고, 런던 증권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량은 전세계 총거래액의 30%를 웃돈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도쿄증권거래소를 합친 것보다도 많은 수치다. 세계의 돈이 모이는 런던의 가치는 나라의 가치로 직결된다. 2008년 기준 영국의 금융 자산 규모는 794억 유로다. 유럽연합(EU) 회원국 빅4 가운데 영국을 제외한 나머지 독일(235억 유로), 프랑스(235억 유로), 이탈리아(151억 유로)를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런던이 국제금융의 중심지로 자리잡은 것은 18세기초부터다. 웰링턴이 워털루 전쟁에서 나폴레옹을 이긴 시점부터 전 세계의 돈은 런던으로 모이기 시작했고, 식민지에서 벌어들인 돈 때문에 금융사업은 나날이 번창했다. 그러나 정작 런던이 오늘날 금융도시의 입지를 굳힐 수 있었던 것은 1980년 실시한 ‘빅뱅’으로 불리는 규제개혁 때문이었다. 런던에서 코트라의 컨설팅을 맡고 있는 샘 손 사장은 “당시 영국은 제조업 경쟁력이 곤두박질치고, 석탄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었다.”면서 “이를 개혁하기 위해 전례없는 규제완화를 통해 외국기업을 끌어들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의 런던 금융가는 1980년대 이후에 만들어진 건물과 시스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18세기초부터 1980년까지 250여년간보다 1980년 이후 30년간 더 많이 성장한 것이다. 빅뱅정책의 핵심은 ‘세금’이었다. 물건을 만드는 대신 투자와 거래만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는 금융기업들에 세금은 인건비 다음으로 지출비중이 높은 항목이다.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이 지난해 유럽 금융위기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전격적인 특별세 인하를 발표한 것도 런던에 거점을 두고 영업하는 자국 금융회사들을 불러들이기 위해서였다. 런던 금융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꼽는 금융도시로서 런던의 장점은 ‘입지와 교통’이다. 유럽대륙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 섬나라라는 점을 감안하면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런던시청의 테리 보이그 과장은 “런던에는 5개의 공항이 있고 모두 런던 시내에서 지하철로 1시간 이내에 위치한다.”면서 “무엇보다 미국과 유럽 대륙을 잇는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로스타를 이용하면 브뤼셀, 파리 등과 2~3시간만에 이동해 당일 업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유럽의 관문이자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인프라도 금융도시의 역할에 들어맞는다. 런던은 고급인력이 풍부하고 평균연령이 35세를 조금 넘을 정도로 젊다. 시내의 전체 사무용 공간 중 60% 이상이 시내 중심지에 몰려있어서 업무밀집도가 높은 것도 다른 유럽도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강점이다. 미국 뉴욕과 급성장한 아시아 도시들이 런던의 위치를 탐내고 있지만 런던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런던이 포화상태인 뱅크스트리트에 이어 새로운 금융가로 꾸미고 있는 대규모 재개발지역 도클랜드는 줄을 서야 입주가 가능할 정도로 기업들이 모이고 있다. 특히 지난 10년간 집권했던 노동당 정부가 각종 규제를 강화하고, 고소득자에 대해 세금을 대폭 인상하는 와중에도 금융가가 위치한 ‘시티 오브 런던’측은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금융회사들을 붙잡아 놓는 데 성공했다. 시티오브런던 관계자는 “수많은 도시들이 금융도시를 표방하고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런던이 쌓아 놓은 노하우를 단시일내에 따라잡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런던 박건형 순회특파원 kitsch@seoul.co.kr
  • [시론]통일을 준비하는 ‘촛불’을 켜자/안영모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시론]통일을 준비하는 ‘촛불’을 켜자/안영모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아주 특별한 촛불을 켜자. 자유와 생명의 촛불, 병마와 배 곯음에서 벗어나는 촛불을 켜자. 이건 자유를 만끽하는 행복한 이들의 반정부 촛불이 아니다. ‘어린 소녀들의 죽음’을 핑계 댄 반미의 촛불시위도, 미국 쇠고기 광우병 규탄하러 유모차 끌고 광화문을 메운 그런 촛불시위도 아니다. 4대강 사업 반대 피켓 들고 나선 신부-수녀들의 정권규탄 촛불행진은 더더욱 아니다. 21세기 대명천지에서 도대체 존재할 수 없는 무자비한 속박, 헐벗음과 배 곯음의 생지옥에서 하루하루 생명을 부지하는 2500만 북한 동포를 구해내기 위한 ‘구원의 촛불’이요, ‘생명의 촛불’을 말함이다. 넉넉지는 않아도 하루 세 끼 배 곯지 않게 사는 우리 대한민국의 모든 이들이 창가에 켜 두고 북녘을 생각해야 할, 그리하여 매일매일 우리의 행복에 감사하고 형제의 불행을 기억하는 그런 촛불인 것이다. 그 촛불의 궁극 목표는 독재의 땅을 자유의 천지로 확대하는 ‘통일’이다. 통일이 되지 않고는 북녘의 동포를 온전히 해방시킬 재간이 없다. 쌀과 시멘트 몇 십만 톤을 보내 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독재냐 자유냐, 억압이냐 해방이냐 양단간에 결판을 내야 북녘의 주민들을 확실하게 살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통일세를 거두면 어떨까 제안했다. 그런데 험담이 터져 나왔다. 북 정권 쓰러뜨려 흡수통일하자는 것이냐, 남북 긴장 더해 전쟁하자는 얘기냐…. 의심이란 의심들이 몽땅 얼굴을 내민다. 북녘 동포를 생각한다면 그런 말을 해선 안 된다. 통일세 걷어들이면 결국 서민들만 쪼들릴 터이니 가슴이 철렁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좀 색다른 제안을 하고 싶다. 큰 부담 없이 통일비용을 마련하는 방안이다. 5000만 대한민국 국민의 가정마다 ‘통일 촛불’을 준비하자. 1개의 촛불 값을 1000원으로 해도 좋고, 넉넉한 이는 1만원을 내도 좋을 것이다. 2000만 가정마다 그리고 관공서, 기업, 학교, 상점, 방방곡곡에 통일 촛불을 장만하고 통일 촛대를 세운다면 제법 많은 씨돈(시드머니)을 모금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역사적 당위성과 민족 최대의 숙원인 ‘통일사업’을 언론-공익-시민단체나 훌륭한 독지가에게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나는 청와대 창가에 통일 촛불을 당장 켤 것을 제의한다. 대통령 집무실에 장식된 통일 촛불은 통일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내외에 알리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성하의 녹음 우거지고 설한에 눈 덮인 청와대 상춘재에 비친 통일 촛불의 정경을 상상해 보라. 통일을 위해선 누구보다 대한민국 최고 통치자의 의지가 중요하다. 1981년 워싱턴 특파원으로 취재할 때, 미국의 ‘새로운 출발’을 내걸고 백악관에 진주한 로널드 레이건의 대소(對蘇)외교전략을 면밀히 지켜볼 수 있었다. 소련을 ‘악의 제국’으로 규정한 뒤, 레이건은 이렇게 말했다. “자유와 민주주의는 이제 마르크스·레닌주의 또한 역사의 잿더미 위에 던져 버릴 것입니다. 우리의 이런 투쟁에 있어 궁극적인 결정 인자는 폭탄이나 로켓이 아닌 우리의 의지와 신념입니다.” 헤이그 국무장관 같은 비둘기파의 반대마저 물리치고, 마치 마법사의 주술처럼 소련의 몰락을 반복해서 외쳐댔다. 1989년 11월9일, 드디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날, 레이건의 ‘십자군 대장정’은 대단원을 맺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도 그래야 한다. 정상회담이나 열어 김정일과 포옹하고 나란히 기념사진 찍는 데만 목을 매는 몰역사적-정략적 욕망에만 사로잡혀선 안 된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총동원해 북한 공산주의를 단연코 거부하는 외교-군사-홍보전의 전사가 돼야 한다. 이 중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홍보전이다. 줄기차게 북한 체제의 몰락을 압박하는 자유의 메시지를 날려야 한다. 용기 있는 대통령만이 통일을 이룩한 위대한 지도자로 기록될 수 있다. 한 자루의 통일 촛불을 밝히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 모두가 실천해야 할 고귀한 몫이다.
  • 세계소방관대회 21일 개막

    전 세계 최강 소방관들이 대구에 모였다. 제11회 세계소방관경기대회가 21일 대구 두류공원내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열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8박 9일의 일정에 돌입한다. 51개국 5285명이 참가한다. 세계소방관경기대회는 소방관의 체력 증진과 스포츠를 통한 소방정보 교류를 위한 행사로 1990년 뉴질랜드에서 처음 열렸다. 이후 격년제로 열리고 있다. 이번 대회는 ‘평생을 두고 가까이 사귀는 친구’라는 주제 아래 세계 소방관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우정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마라톤, 수영 등 일반 운동경기를 포함해 75개 다양한 종목이 실시된다. 가장 주목을 받는 종목은 최강소방관경기다. 참가자가 소방진압복장을 갖추고 호스끌기, 장애물코스, 구조물경기, 계단오르기 등 4단계를 거치는 과정이다. 소방관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출전하고 싶어하는 종목으로 세계소방관경기대회를 상징한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대회 공동우승자인 스웨덴 다니엘 홀그렌과 오스트리아 허버트 크렌이 참가, 이들의 2연패 달성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2연패 달성자는 호주 소방관 데이비드 로널드가 유일하다. 최고령 참가자도 눈길을 끈다. 뉴질랜드 파파모아 소방대 부대장으로 퇴역한 올해 72세 데니스 워너는 이번 대회에 아내와 함께 볼링경기에 참가한다. 워너는 이번이 8번째 대회 참가로 최다 참가자이기도 하다. 이번 국제행사 개최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는 101억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수도권이 아닌 대구에서 열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美 여성대법관 ‘트로이카 시대’

    美 여성대법관 ‘트로이카 시대’

    200년 역사의 미국 연방대법원에 사상 처음 여성 대법관 트로이카 시대가 열렸다. 미 연방 상원의회가 연방대법관 후보자로 지명된 엘리나 케이건(50) 법무부 송무담당 차관 인준안을 5일 통과시킴으로써 현역 여성 대법관이 3명으로 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9명의 대법관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처음 3분의1로 늘었다. 미국의 첫 여성 대법관은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샌드라 데이 오코너다. 이후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77) 대법관이 여성 대법관 투톱 체제를 열었다. 이후 오코너가 2006년 남편 병수발을 위해 사퇴, 다시 잠시 긴즈버그 1인 체제로 바뀌었다가 지난해 히스패닉계 여성 소니아 소토마요르(55)가 대법관에 오르면서 투톱 체제를 유지했다. 대법원 내에서 여성으로는 최고참인 긴즈버그 대법관은 자신의 건강문제를 둘러싼 갖은 억측에도 불구하고 은퇴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설령 긴즈버그가 고령 혹은 질병으로 인해 중도 사퇴하더라도 소토마요르와 케이건이 50대의 비교적 젊은 나이여서 종신제인 대법관 임기제도를 감안할 때 여성 대법관 복수체제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계를 비롯해 미국 사회 내에서는 9명의 대법관 가운데 여성이 최소한 4명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사진설명] 폴 가드너 앨런 마이클 블룸…

    폴 가드너 앨런 마이클 블룸버그 워런 버핏 배론 힐튼 조지 카이저 게리 렌페스트 로리 로키 조지 루커스 엘리 브로드 래리 엘리슨 빌 게이츠 데이비드 록펠러 테드 터너 배리 딜러 피터 피터슨 T 분 피켄스 줄리안 로버트슨 버니 마르쿠스 토머스 모나건 로널드 페럴먼
  • “우리가 받은 축복, 사회에 돌려주는 건 특권”

    “우리가 받은 축복, 사회에 돌려주는 건 특권”

    미국의 억만장자 40명이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생전 혹은 사후에 사회에 기부할 뜻을 밝혔다. 투자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지난 6월 기부운동 확산을 위해 발족시킨 재단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는 4일(현지시간) 공개한 성명을 통해 자신들을 포함한 미국내 억만장자 40명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경영인·정치인·영화감독 등 다양 기부 의사를 밝힌 면면은 경영인, 정치인, 영화감독 등 다양하다. 오라클의 공동 창업자 래리 엘리슨, 에너지 업계의 재벌 T 분 피켄스, CNN 창업자 테드 터너, 영화 ‘스타워스’의 감독 조지 루커스, 투자자 로널드 페렐먼, 연예산업의 큰손 배리 딜러,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등이 포함됐다. 또 부동산·건설업계 재벌 엘리 브로드, 벤처자본가 존 도어, 미디어 재벌 게리 렌페스트, 시스코시스템스의 존 모리지 전 회장 등은 재단 출범 때 이미 재산 기부에 서약했다. 해마다 억만장자 명단에 오르는 이들 말고도 전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평범한 재산가들도 포함됐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기부 명단에 든 40명의 재산을 평균 절반씩만 합산하더라도 최소 1500억달러(약 175조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캠페인을 주도하는 게이츠와 버핏의 기부 액수는 이미 공개됐다. 총 재산이 530억달러인 게이츠는 자신과 부인 멜린다의 명의로 설립한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280억달러 넘게 기부했다. 470억달러의 재산가인 버핏도 2006년 전 재산의 99%를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키로 했다. 재산 기부 서약자들에 대한 법적 구속력은 없다. 그러나 재단은 홈페이지(www.thegivingpledge.org)에 사진과 함께 기부 의사 및 취지를 편지형식으로 공개하게 함으로써 도덕적인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했다. ●중국·인도 등 전세계로 확대할 계획 기부운동을 주도하는 버핏은 성명을 통해 “캠페인은 이제 시작이지만 이미 엄청난 결과를 얻고 있다.”면서 “재산기부를 약속한 이들이 또 다른 억만장자들에게 이 운동에 동참할 것을 권유하면서 기부운동은 계속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과 게이츠는 앞으로 이 운동을 미국을 넘어 전세계로 확대할 계획이다. 당장 다음 달에는 중국의 갑부들을 만나고, 내년 3월에는 인도의 억만장자들과의 약속도 잡아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미국 갑부들이 무더기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선언하자 부에 대한 그들의 철학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단 홈페이지에서 부동산 재벌인 엘리 브로드 부부는 “큰 재산을 갖는 축복을 누린 사람들은 이를 지역사회나 국가, 세계로 돌려줄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는 이를 ‘기회’, 또 다른 누군가는 이를 ‘책임’이라고 말하지만 우리 부부는 이를 ‘특권’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부의 의미를 밝혔다. 비즈니스 와이어 창업자 로리 로키는 “농부들이 땅에서 수확한 것을 거름을 통해 다시 땅으로 되돌려 주듯 나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감독 조지 루커스는 “미래 교육 발전에 재산을 쓰고 싶다.”고 밝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미국이 아프간을 장악해야할까 말아야할까”

    “미국이 아프간을 장악해야할까 말아야할까”

    마이클 샌델(57)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5월24일 출간 이후 12일 현재 12만부가량 팔렸다. 인문서로는 2002년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1’ 이후 8년 만에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종합1위 자리를 꿰찼다. 자기계발서가 장악한 출판계 현실에서 모처럼 진지한 주제의 책에 쏟아지는 열렬한 반응은 나쁘지 않은 현상이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하버드 샌델교수의 정치철학 강의서 김비환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3일 “완고한 공동체주의자(communitarianist)들은 개인적 자유와 권리를 부정적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현대 공동체주의자로 꼽히는 샌델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동체주의란 자유주의에 기초한 개인주의 성향 때문에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개인을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번 묶어보자는 것이다. 샌델 교수는 이 공동체주의자의 대표로 꼽힌다. 그러나 국내 학계는 공동체주의에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보인다. ‘박정희식 민주주의’라는 쓴 기억을 떨쳐내지 못해서다. 국가를 위해 개인을 희생하라던 박정희 정권의 잔재가 아직 완전히 불식되지 않은 한국적 풍토에서 공동체주의를 적극 환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학계의 얘기다. 대표적 우파 이론가로 꼽히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공동체주의에 긍정적이면서도 자신의 사상을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 대신 ‘공동체 자유주의’라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동체주의적 요소를 받아들여야 하지만, 우리의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꺼려진다는 판단인 셈이다. 공동체주의의 세계적 이론가로 꼽히는 찰스 테일러가 몇 년 전 한국에서 열린 학술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공동체주의는 한국에서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얘기를 (한국학자들로부터) 귀가 따갑게 들었다.”고 농담했을 정도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무거운 주제를 툭툭 던지는 강의처럼 재미있게 접근한’ 인기비결을 감안하더라도 ‘정의란’의 돌풍은 무척 역설적이다. 출판사(김영사)조차 “의외”라는 반응이다. 공동체주의에 대한 논란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법학자이자 현대 자유주의 이론의 대가로 꼽히는 로널드 드워킨 미국 뉴욕대 로스쿨 교수는 공동체주의를 두고 “필연적으로 보수주의로 빠지고, 심지어는 전체주의까지 옹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때문에 공동체주의라는 단어를 처음 만들어 썼던 샌델 교수마저도 최근 들어서는 공동체주의라는 표현을 피하는 실정이다. 이는 개인의 보편적 인권을 공동체에 종속된 것으로 보는 공동체주의 자체의 이론적 문제점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이라는 ‘단일 공동체’ 전제에서 출발한 것도 공동체주의의 결정적 한계다. 현실 속의 다양한 공동체 간 갈등에 대해서는 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세종시·선거·지역 갈등에도 대비 예컨대 ‘정의란’에는 아프가니스탄 파병 미군이 비무장 민간인을 살려줬더니 반군에게 미군의 위치를 알려줘 결국 미군이 희생당한 얘기가 나온다. 샌델 교수는 이 딜레마를 들어 “미군은 민간인을 죽였어야 했을까, 그래도 살려줬어야 했을까.”라고 묻는다. 하지만 좀더 궁극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미국이라는 공동체가 아프가니스탄이라는 공동체를 군사적으로 장악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우리나라로 눈을 돌리면 세종시 논란에서 나타난 서울 공동체와 충남 공동체 갈등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타난 강남3구 공동체와 그 외 공동체 간 갈등은? 등의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3차원적 권력’ 개념으로 유명한 스티븐 룩스 뉴욕대 교수는 “공동체주의는 새로운 관념이 아니며, 심지어는 오래된 관념의 새로운 변종도 아니다.”라며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 아래서 어떻게 하면 연대를 이끌어낼 것인가라는, 아주 오래되고 일반적인 자유주의 딜레마에 답하기 위한 또 한번의 노력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한다. 개인을 절대시하는 자유주의 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동체를 끌어왔지만, 갈등 단위를 개인에서 공동체로 바꿔치기한 데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는 “샌델은 애국심이나 가족 배려 등을 중시하는 우파 입장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좌파적으로 오독(誤讀)되고 있다.”는 한국 보수진영의 불평에도 일정 부분 답을 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부고] 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처’ 로널드 님 감독

    [부고] 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처’ 로널드 님 감독

    해양 재난영화의 고전으로 꼽히는 ‘포세이돈 어드벤처’의 감독 로널드 님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99세. 부인 도나는 님이 넘어지는 사고로 다친 지 6주 만에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말했다. 님은 1929년 영국 최초의 유성영화인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블랙메일’에 촬영기사로 참여하면서 60년 영화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데이비드 린 감독의 ‘밀회’(1945년작)와 ‘위대한 유산’(1946년작) 제작에 참여하면서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다. 님은 1947년 ‘테이크 마이 라이프’로 감독에 데뷔한 뒤 1972년 ‘포세이돈 어드벤처’를 발표했다. ‘포세이돈 어드벤처’는 197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특수효과상과 테마곡 ‘모닝 애프터’로 음악상을 받았다. 박건형기자 hkitsch@seoul.co.kr
  • ‘거장’ 로널드 님 별세, 향년 99세...‘사인은?’

    ‘거장’ 로널드 님 별세, 향년 99세...‘사인은?’

    영화감독 로널드 님이 별세했다. 향년 99세. 19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님은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병원에서 마지막 숨을 거뒀으며 6주 전 넘어져 사고를 당한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었으나 결국 사망했다. 부인 도나 씨는 “부상을 입은 후 많이 고통스러워했다. 꾸준한 치료한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처’로 유명세를 탄 님은 일생을 영화와 함께 했다. 60년이라는 세월을 영화 제작을 위해 혼신을 다했던 님은 1929년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블랙메일’에 촬영 기사부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다수의 예술 영화를 배출해냈으며 1970년대 대표적인 재난 영화로 꼽힌 ‘포세이돈 어드벤처’로 이름을 알렸다. 사진 = 방송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영화리뷰] ‘축구의 신- 마라도나’

    [영화리뷰] ‘축구의 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가 맞붙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전. 후반 6분 디에고 마라도나는 호르헤 발다노와 2대1 패스를 하며 영국 진영을 공략했다. 잉글랜드 스티브 호지가 공을 걷어낸다는 게 그만 잉글랜드 골대 앞으로 보내고 말았다. 키가 181㎝인 잉글랜드 수문장 피터 실튼을 앞에 두고 키가 165㎝에 불과한 마라도나가 뛰어올랐다. 공은 그대로 잉글랜드 골문으로 흘러 들어갔다. 사실 마라도나는 왼손으로 공을 건드렸다. 그러나 주심은 그대로 득점으로 인정하고 말았다. 3분 뒤 마라도나는 하프라인 인근에서 60여m에 이르는 귀신 같은 드리블을 선보이며 실튼마저 제치고 쐐기골을 터뜨려 잉글랜드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월드컵 역사에 길이 남은 ‘신의 손’ 사건이다. 마라도나는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1982년 포클랜드 전쟁을 언급하며 당시 경기를 “죽은 동포를 대신해 축구장에서 싸운 것”이라고 말했다. ‘신의 손’ 사건에 대한 그의 언급이 재미있다. “영국 놈의 지갑을 훔치고 튄 것 같았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3일 개봉한 ‘축구의 신-마라도나’(원제 마라도나 바이 쿠스트리차)는 스포츠 다큐멘터리라기보다 정치 다큐멘터리 인상이 짙다. 가난한 동네에서 태어나 세계 축구팬들의 우상이 됐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마라도나를 좇아가며 그의 정치적 색깔을 부각시킨 것. 하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나 안았던 세르비아 출신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이 수도 없이 다큐멘터리 대상이 됐던 ‘악동’ 마라도나를 다루고자 했던 까닭이 그의 정치 신념이 돋보였기 때문이라지 않는가. 이 작품으로 칸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던 쿠스트리차는 ‘신의 손’ 사건을 놓고 “이 경기 이후 개인적인 축구의 역사는 끝났으며 정치 사회적인 의미를 띠게 됐다.”고 선언했다. 마라도나는 작품에서 반미주의자이자 남미 민중의 영웅으로 등장한다. 쿠바를 찾아 피델 카스트로와 농담을 나누기도 한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함께 “부시를 몰아내자.”는 연설을 하기도 한다. 쿠스트리차는 여기에 로널드 레이건·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을 우스꽝스럽게 등장시킨다. 마라도나는 쓰라린 내리막길을 걷기도 한다. 약에 취해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못 봤다며 가슴을 치는 인간적인 모습도 접할 수 있다. 50세가 된 마라도나는 현재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 감독이다. 멕시코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맞붙었던 마라도나는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도 한국과 승부를 겨룬다. 멕시코 때 현역으로 마라도나에 맞서 그라운드를 내달렸던 허정무 감독이 한국 팀을 지휘하고 있다. 묘한 인연이다. 마라도나에 대한 찬사 일색이라 다소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축구의 신-마라도나’는 관객들의 흥미를 충분히 자극할 만한 작품이다. 96분. 15세 이상 관람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뉴욕서 악명 높은 ‘귀신들린 집’ 가격은?

    일명 ‘귀신들린 집’으로 악명 높은 뉴욕의 저택이 매물로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아미티빌 저택’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가격은 115만 달러(약 14억 5000만원)에 달한다. ‘아미티빌 저택’이 유명한 이유는 1979년 개봉해 공전의 히트를 친 공포영화 ‘아미티빌’의 실제 장소이기 때문. 당시 영화는 1974년 이 집에 살던 로널드 드피어 주니어가 일가족 6명을 엽총으로 살해한 뒤 새롭게 이사 온 러츠 일가족에게 일어난 초자연적인 사건들에 대해 담았다. ’아미티빌’에서 일어난 미스터리 사건은 추리소설로도 발간돼 인기를 끌었으며 2005년에는 ‘아미티빌 호러’란 제목의 공포영화로 리메이크됐다. 매년 할로윈데이에 관광객 수백 명이 찾을 정도로 이 저택은 공포 마니아들의 명소가 됐다. 그러나 AP통신에 따르면 방 5개 딸린 네덜란드풍 이 저택은 영화 속 음산한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영화 속에 나오는 ‘아미타빌’의 주소도 이후 집주인들의 원성에 교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츠 일가족이 이 집을 떠난 뒤 크로마티 부부가 10년 이상 이 집에 살았으며 1987년부터 10년 동안 오넬 부부가 이 집의 주인이 됐다. 그들은 모두 “이 집에 사는 동안 한번도 귀신을 본 적이 없으며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는 사실 빼고는 평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미티빌’의 현 주인인 브라이언 윌슨이 1997년 31만달러(약 4억원)에 사들인 뒤 13년 만에 매물로 나왔다고 해당 부동산 업체는 설명했다. 한편 ‘아미티빌’과 함께 매춘부 17명을 살해한 희대의 살인마 조엘 리프킨의 뉴욕 저택도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웃들은 “집 주변에서 가끔 희생자들로 보이는 환영이 보인다.”고 증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42만 달러(5억 36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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