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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를 향한 소심한 반항 [으른들의 미술사]

    아버지를 향한 소심한 반항 [으른들의 미술사]

    ●엄한 아버지와 소심한 아들 폴 세잔(1839-1906)이 1866년에 그린 ‘예술가의 아버지’를 단순한 초상화라고 말하기 어렵다. 오히려 한 집안의 공기, 그중에서도 말로 꺼내지 못한 부자간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눌려 있는 장면에 가깝다. 화면 속에는 성공한 은행가이자 가장이었던 루이 오귀스트 세잔이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좋은 집, 안정된 삶,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선택을 믿는 사람이었다. 루이가 아들에게 기대한 삶은 명확했다. 안정적인 직업, 특히 법률가로서 가업을 잇는 길이었다. 실제로 세잔은 아버지의 기대에 따라 법학을 공부했지만, 결국 예술가의 길을 선택했다. 이는 단순한 진로 변경이 아니라, 가족 내 가치관의 충돌을 의미하는 사건이었다. 경제적으로는 아버지에게 의존하면서도, 정신적으로는 독립하고자 했던 세잔의 상황은 더욱 복잡했다. 1861년 세잔은 파리로 올라가 본격적으로 화가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아버지는 처음에는 강하게 반대했지만 지원을 완전히 끊지는 않았다. 그러나 파리에서 예술가로 성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예술가로서 잘 풀리지 않았던 세잔은 1860-70년대 내내 아버지에게 의존해야 했다. 자신도 빨리 성공해서 아버지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었다. 세잔은 조급했다. 그러나 조급해할수록 일은 더 안 풀렸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는 더욱 서먹해져 갔다. 이러한 관계는 화면 속 인물의 배치와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아버지는 깊은 안락의자에 기대어 신문을 읽고 있으며, 안정과 권위를 상징하는 존재로 그려졌다. 그러나 그 자세는 완전히 편안해 보이기보다는 어딘가 미묘하게 어긋난 균형을 드러낸다. 이는 부자 관계의 심리적 거리를 보여준다. 사랑과 존중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 바로 그 애매한 거리감이 이 작품의 분위기를 말해준다. ●신문 속에 숨겨둔 메시지 특히 주목할 부분은 아버지가 읽고 있는 신문 ‘레베르망’이다. 이 신문은 당시 새로운 예술을 응원하던 매체였고, 진보적인 신문이었다. 그러니까 엄하고 보수적인 아버지가 읽었을 법한 신문은 아니었다. 세잔은 아버지의 손에 자신이 읽는 신문을 쥐여줌으로써, 직접 말하지 못한 자신의 입장을 슬쩍 전달한다. 사실 뒤를 보면 더 귀엽다. 벽에 걸린 작은 그림은 세잔의 작품이다. 세잔은 거대한 아버지 뒤에, 자기 그림을 조용히 걸어두었다. 크게 걸어두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숨기지도 않았다. 마치 세잔은 “아버지, 저는 굶어도 예술을 할 거에요”라고 단호히 말하고 있다. 그러나 세잔은 엄한 아버지 면전에서 이 말을 할 자신이 없었다. 이 말을 하면 불호령이 날 것이 뻔했다. 아버지와의 직접적인 충돌 대신, 소심한 세잔이 선택한 방법은 그림 속에 자신의 입장을 조용히 드러내는 것이었다. 아버지가 그 소리를 들었건 안 들었건 그건 알 바 아니었다. 세잔은 선언했으니까. ●말하지 못한 또 하나의 진실 세잔은 말로 설득하지 못한 것을 그림으로 남겼고, 직접 맞서기보다 화면 속에 조용히 드러냈다. 그런데 세잔이 숨겨야 할 사실이 하나 더 늘었다. 1869년 자신의 모델이었던 오르탕스 피케와 살림을 차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몰래 연애하고 몰래 결혼해 버린 것이다. 둘 사이에 아이도 생겼다. 세잔은 결혼한 사실도, 아이가 생긴 사실도 10년간이나 말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보란 듯이 성공해서 아버지 앞에 나서고 싶었다. 이 작품은 아버지 앞에 다가가지 못했던,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지 못했던, 자신의 미래를 자신 있게 설명하지 못했던 19세기 한 취준생의 이야기였다. 세잔은 예술가로 성공하고 싶었다. 예술가로 성장한 후 아버지 앞에 떳떳하게 나서고 싶었다. 세잔은 끝내 아버지에게 크게 반항하지도, 또 완전히 순종하지도 못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이 초상화는 조금 쓸쓸하다. 그리고 조금 다정하기도 하다. 마주 앉아 있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두 사람 그리고 같은 공간에 있지만 각자의 세계에 있는 두 사람. 그러나 서로를 이해해 보려 했던 부자의 이야기다. 나와 내 아버지 사이는 어떤지 되돌아볼 일이다. 아무 말 없이 같은 신문을 들춰보는 것만으로도 그날은 충분히 괜찮은 하루가 될 것 같다.
  • 투타 밸런스의 힘… kt·LG의 이유 있는 1·2위

    투타 밸런스의 힘… kt·LG의 이유 있는 1·2위

    kt 김현수·최원준·한승택 등 활약LG 김영우·장현식 새 마무리 후보 야구는 잘 던지고 잘 치면 이기는 스포츠다. 말은 간단하지만 실천은 어려운 그 일을 올해 kt 위즈와 LG 트윈스가 해내며 뜨거운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LG와 kt는 28일 경기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올해 두 번째 맞대결 시리즈 1차전을 펼쳤다. 경기 초반 팽팽했던 투수전이 막판 타격전으로 돌변하면서 연장 접전 끝에 kt가 강민성의 끝내기 안타로 6-5 승리를 거뒀다. 경기 전 LG에 0.5경기 차로 앞선 1위였던 kt는 이날 승리로 1.5경기 앞서게 됐다. LG는 선두 탈환을 눈앞에서 놓쳤다. 두 팀의 대결은 창과 창, 방패와 방패의 싸움으로 요약된다. 평균자책점은 LG가 3.54로 1위, kt가 3.83으로 2위로 10개 구단 중 두 팀만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팀 타율은 kt가 0.282로 1위, LG가 0.270으로 2위다. 최근 10년간 프로야구에서 이렇게 순위 1, 2위 팀이 투타 지표에서 1, 2위를 양분한 적도 없다. 예상치 못한 변수의 영향을 줄이는 두터운 선수층이 두 팀의 성적 비결로 꼽힌다. LG는 지난해 우승 전력에 군 전역 선수 등이 합류하면서 올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특히 불펜 전력이 다른 팀과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다. 주요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도 이정용, 장현식, 아시아쿼터 라클란 웰스 등이 공백을 메우며 무너지지 않았다. 11세이브의 유영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접으면서 비상이 걸렸지만 염경엽 LG 감독은 “김영우와 장현식, 두 명을 중심으로 흐름을 지켜본 뒤 정하겠다”며 곧바로 대비책을 꺼냈다. 투수진이 돋보이는 성적을 내면서 LG는 2023년 우승 당시 평균자책점 1위였지만 지난해 우승 때는 3위였던 아쉬움을 털어내고 있다. kt 역시 지난해 신인왕 안현민, 베테랑 주전 내야수 허경민, 초반 좋은 활약을 펼치던 내야수 류현인 등이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적재적소에서 동료들의 공백을 지우고 있다.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FA) 시장에서 김현수, 최원준, 한승택을 잡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이 효과로 나타나는 분위기다. 통산 152승의 레전드 투수 출신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전통적으로 뛰어난 투수진과 안정적인 수비가 강점인 팀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타선의 약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전력을 극대화했고 이것이 팀 타율, OPS(출루율+장타율) 1위로 나타나면서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 됐다. 이 감독도 이날 “기대한 대로 최원준, 김현수를 영입한 효과가 있고 안현민과 허경민이 이탈해 힘들어질 수 있었는데 김민혁이 합류해서 잘해주고 있다. 타자들이 각자 자신의 역할을 잘해줘서 부상자가 발생한 것이 표시가 나지 않는다”며 두터운 선수층의 힘을 자랑했다.
  • 2030년까지 폐플라스틱 30% 줄인다… 李 “환경부담금 올려 재활용에 써야”

    중동발 석유 수급 불안 속에 정부가 ‘탈플라스틱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폐자원 순환을 통해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석유 의존도 낮추고 폐자원 순환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8일 국무회의에서 ‘탈플라스틱 순환경제 전환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2030년까지 석유 기반 나프타 플라스틱 신제품 생산을 폐플라스틱 발생 전망치 대비 30% 이상 줄여 사회·경제적 리스크를 낮추고,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유럽연합(EU)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2030년 1000만t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폐플라스틱을 700만t 수준으로 억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불필요한 사용을 100만t 줄이고 폐자원 재활용을 통해 200만t의 재생원료를 확보한다. 재생원료 사용 기업에는 폐기물 부담금을 감면해주고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은 업계와 협약을 거쳐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당근과 채찍’ 전략을 쓴다. 실행안에 따라 페트병의 재생원료 의무 사용 비율은 올해 10%에서 2030년 30%로 상향된다. 식품·화장품 용기 재생원료 사용 목표치도 국제 기준에 맞춰 올린다. 플라스틱 제품의 종이 대체와 배달 용기 경량화도 추진한다. 2012년 도입 이후 동결해온 폐기물 부담금은 제품별로 차등화해 실효성을 높인다. 다만 구체적인 부담금 인상률은 산업 경쟁력을 고려해 관계부처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재생원료 비중을 높인 페트병을 직접 들어 보이며 “권고로는 안 통할 것”이라며 “환경부담금을 부과해 재활용 재원으로 써야 한다. 부담금을 올려야 (일회용품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 쓴 종량제봉투, 자원으로 회수 단순 소각되던 종량제 봉투는 선별·세척해 자원으로 회수한다. 경찰복·군복 등 의류 폐기물은 재생 폴리에스터를 뽑아내는 용도로 활용하거나 보온재로 재활용할 방침이다. 앞으로 전기차 폐배터리와 태양광 폐패널에 대해서도 ‘원천 감량과 순환 이용’이란 접근법을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 의과 공보의 올해 37% 급감… 지자체 의료공백 ‘비상’

    의정 갈등 여파로 2026년 신규 배치된 의과 공중보건의사가 대폭 감소해 지방자치단체마다 농어촌 의료 공백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취약지역에 공보의를 우선 배치하고 순회진료·비대면 진료를 활성화할 계획이지만 역부족이다. 28일 보건복지부와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4월 말 병역 대체복무가 만료되는 의과 공보의는 450명인데 비해 신규 편입 인원은 98명에 불과하다. 충원율이 21.8%에 그친다. 이에 따라 전국 의과 공보의가 2025년 945명에서 2026년 593명으로 37.2% 감소할 예정이다.최근 공보의 급감은 의정 갈등으로 2024~25년 전공의 수련과 의대생 교육 공백이 발생한 탓이 크다.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할 의대 졸업 일반의와 인턴·전문의 수가 대폭 줄었다. 이전에도 의과 공보의는 2017년 2116명, 2019년 1960명, 2023년 1432명, 2024년 1209명 등 꾸준히 감소했다. 여학생의 의대 진학이 늘고 현역병보다 복무기간이 긴 공보의를 기피하는 현상이 겹쳤다. 올해 지역별로는 충남이 86명에서 45명으로 47.7%, 충북은 57명에서 33명으로 42.1% 준다. 또 경남 40.5%, 전북 36%, 경북 36.6%, 전남 27.9%, 제주 41.2% 등 전국 모든 지역에서 의과 공보의가 급감한다. 현 보건지소 의과 공보의 상주 현황을 보면, 전북이 146곳 중 49곳, 전남이 216곳 중 90곳, 대구·경북이 226곳 중 86곳, 경남이 172곳 중 70곳에 그치고 있다. 의과 공보의 부족 현상은 2031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 농어촌 1차 의료 안전망이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각 지자체는 순회 진료, 시니어 의사 채용 지원, 의료취약지 원격 협진, 비대면 진료, 공보의 재배치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일당·계약 의사 채용에 나섰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예진과 만성질환 관리 중심인 보건소 진료는 업무 강도가 높지 않고 퇴근 후 응급 호출 부담도 크지 않지만, 위험 부담과 열악한 인프라 등으로 비수도권 근무 기피 분위기가 팽배하다. 도시 지역 보건소는 일당을 50만~60만원으로, 군 단위는 100만원까지 올렸지만 지원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전북도 관계자는 “의과 공보의가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라 농어촌 의료 안전망을 촘촘하게 구축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공의대 설치 등 지역보건의료체계 혁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단독] 공무원연금 ‘밑 빠진 독’ 커진다… 2065년엔 적자만 23조원 돌파

    [단독] 공무원연금 ‘밑 빠진 독’ 커진다… 2065년엔 적자만 23조원 돌파

    2065년에 이르면 대한민국이 1년 동안 벌어들인 부의 0.7%가 공무원연금에 생긴 ‘구멍’을 메우는 데 쓰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가 공무원의 고용주로서 부담하는 법정 보험료와는 별도로, 부족한 연금 재원을 채우기 위해 투입되는 순수 적자 보전금이 국내총생산(GDP)의 0.69%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가능인구는 줄어드는데 연금 부담은 늘면서 미래 세대의 복지 재원을 잠식하는 ‘재정 블랙홀’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신문이 28일 입수한 공무원연금공단 산하 연금연구소의 ‘공무원연금 장기 재정추계 보고서’를 보면, GDP 대비 적자 보전금 비중은 2025년 0.33%에서 2065년 0.69%로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정부가 부담해야 할 9%의 사용자 보험료와는 별개로 오직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추가로 투입되는 재정이다. 적자 규모는 이미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19년 2조 563억원이던 적자 보전금은 2024년 7조 4712억원으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8조 6798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향후 증가 속도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2030년에는 10조 7584억원으로 ‘10조원 시대’에 진입하고, 2065년에는 23조 852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2065년에는 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지출해야 할 돈(41조 7530억원)이 보험료 수입(17조 9002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기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마저도 낙관적 전망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당장 2025년 보전금만 해도 전년 대비 1조 원 넘게 늘어난 흐름을 보면 실제 재정 상황은 이보다 훨씬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 적자 보전금이 정부 재량으로 줄이기 어려운 ‘경직성 의무지출’이라는 점이다. 지출이 늘어 다른 재정 여력이 줄어들면 복지 지출 간 ‘제로섬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이미 공무원들에게 장래에 지급할 연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충당부채는 2024회계연도 기준 1052조 3000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국민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미래의 빚’이다. 이처럼 재정 압박이 커지고 있는데도 국회 연금개혁특위는 공무원·사학·군인연금 등 직역연금 개혁을 의제에 올리지조차 않았다. 윤 위원은 “반도체 사이클 덕에 세수가 늘어나는 지금이야말로 부채와 의무지출을 관리할 시기”라며 “직역연금 개혁은 외면한 채 국민연금만 손대는 것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 상황을 모면하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 박민식·한동훈 격돌… 하정우와 양강 사활

    박민식·한동훈 격돌… 하정우와 양강 사활

    “하, 국정 팽개쳐” “선거 개입” 때려李 “어려운 결정 존중” 사표 수리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28일 청와대를 나오면서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본궤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하 전 수석, 보수 야권 후보인 국민의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무소속 한동훈 전 대표의 3자 구도가 단일화 변수 없이 막판까지 유지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하 전 수석의 사직서를 받은 이재명 대통령은 “어려운 결정 존중한다.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든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역할을 하기 바란다”며 흔쾌히 수락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하 전 수석이 출마할 북구갑은 ‘낙동강 벨트’의 핵심 지역으로 북·강서갑으로 선거가 치러진 21대 총선까지는 전재수 민주당 의원과 박 전 장관이 ‘2승 2패’ 숙명의 대결을 펼쳤다. 하 전 수석과 한 전 대표 모두 북구갑에서는 신인이지만 ‘전국구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만큼 판세는 예측불허다. 박 전 장관과 한 전 대표는 ‘하 전 수석과의 양강 구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찌감치 양강 구도를 선점해야만 완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국회의원 배지 달 기회가 왔다고 국정까지 단번에 내팽개쳐 버린 희대의 ‘국버린’”이라며 하 전 수석을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하 전 수석에게 출마 지시한 것 맞느냐. 그렇다면 이 대통령의 불법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야권 후보의 팽팽한 접전 구도로 하 전 수석의 ‘어부지리 1위’ 구도가 계속되면 북구갑 단일화 압박도 거세질 수 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라디오에서 “단일화 가능성은 ‘1’도 없다”며 “한 전 대표의 측근들이 계속 ‘단일화, 단일화’하고 있지 않나. 3파전으로 되면 자신이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 총격 울리자 배낭서 꺼냈다…美경호요원 손의 ‘초소형 기관단총’ [밀리터리+]

    총격 울리자 배낭서 꺼냈다…美경호요원 손의 ‘초소형 기관단총’ [밀리터리+]

    미국 워싱턴DC의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총격 시도 이후 현장에 있던 사복 경호요원의 손에 들린 작은 총기가 주목받고 있다. 정장 차림의 요원이 배낭에서 꺼낸 무기는 독일 헤클러앤드코흐(H&K)의 MP7로 알려졌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워존(TWZ)은 27일(현지시간) MP7을 든 사복 요원의 모습이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요원의 정확한 소속은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 비밀경호국, 연방수사국(FBI), 연방의회경찰 등이 가능성으로 거론된다. 사건은 지난 25일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도중 벌어졌다. 행사장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JD 밴스 부통령,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행정부와 의회 주요 인사가 참석해 있었다. 워존은 용의자가 만찬장으로 향하는 보안 구역 돌파를 시도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총격이 발생했고 법집행기관 요원들이 즉각 대응했다. 비밀경호국 요원 1명이 총탄에 맞았지만 방탄조끼와 휴대전화가 충격을 막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 배낭 속 MP7…정장 경호요원이 든 이유 온라인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한 사복 요원의 대응이었다. 그는 혼란 속에서 배낭을 열고 짧은 총기를 꺼내 들었다. 워존은 사진 분석 결과 해당 무기가 H&K MP7로 보인다고 전했다. MP7은 권총과 돌격소총 사이의 빈틈을 메우는 개인방어화기(PDW)다. 소형 기관단총처럼 보이지만 일반 9㎜ 기관단총과는 개발 방향이 다르다. 은밀하게 휴대할 수 있는 크기에 권총보다 강한 화력과 방탄복 대응 능력을 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핵심은 탄약이다. 기존 기관단총은 주로 9㎜ 권총탄을 사용한다. 휴대성과 연사 능력은 뛰어나지만 방탄복을 착용한 상대에게는 위력이 제한될 수 있다. MP7은 이 한계를 줄이기 위해 4.6×30㎜ 소구경 고속탄을 쓴다. 작은 탄을 빠른 속도로 쏴 반동을 낮추면서도 관통력을 확보하려 한 설계다. 크기도 경호 임무와 맞아떨어진다. MP7은 개머리판을 접으면 길이가 42㎝ 수준으로 줄어든다. 탄창과 부가 장비를 제외한 무게도 2㎏ 안팎이다. 정장 차림의 경호요원이 배낭이나 차량 안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 즉각 꺼내 쓰기 쉬운 크기다. 이번에 포착된 MP7에는 소형 조준경과 레이저·라이트 모듈 등 부가 장비도 장착된 것으로 보인다. 어두운 실내, 혼잡한 통로, 인파가 밀집한 행사장처럼 짧은 시간에 표적을 식별해야 하는 경호 환경을 고려한 구성으로 볼 수 있다. ◆ 권총도 소총도 아닌 ‘개인방어화기’ MP7이 주목받은 이유는 단순히 작기 때문만은 아니다. 개인방어화기는 후방 병력, 차량 승무원, 특수요원, 경호 인력처럼 대형 소총을 들기 어려운 인원이 가까운 거리에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고안된 무기 체계다. 대통령이나 고위 인사를 보호하는 사복 경호요원은 대형 소총을 노출한 채 움직이기 어렵다. 행사장 분위기를 해치고 일반 참석자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권총만으로는 장거리 위협이나 방탄복을 착용한 공격자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MP7은 이 두 조건 사이에서 타협점을 제공한다. 짧은 길이와 접이식 개머리판, 전방 손잡이, 대용량 탄창을 갖춘 MP7은 가까운 거리에서 빠르게 꺼내 쓰기 쉽다. 차량 경호, 실내 통로, 계단, 로비처럼 공간이 좁고 시야가 복잡한 장소에서도 다루기 수월하다. 이번 사진 속 요원이 계단 주변에서 이 무기를 들고 경계한 장면이 주목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MP7은 군 특수부대와 경찰 특수조직, 요인보호 부대에서 운용 사례가 있다. 미국에서는 연방의회경찰 요인보호부서가 2017년 공화당 의원들이 표적이 된 의회 야구 연습장 총격 사건 이후 이 장비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의회경찰은 MP7을 권총과 M4 계열 소총 사이를 메우는 무기라고 설명했다. 워존도 이번 장면을 두고 MP7이 권총과 돌격소총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장비로 쓰일 수 있다고 짚었다. 즉, 배낭에서 나온 작은 총은 단순한 ‘특이한 무기’가 아니라 최고위급 인사 경호에서 은밀성과 즉응성을 동시에 노린 선택지였던 셈이다. ◆ 1981년 레이건 피격 때 ‘우지’ 장면 소환 이번 장면은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 직후 포착된 사진도 떠올리게 했다. 당시 비밀경호국 요원은 대통령을 차량으로 대피시키는 동료들 옆에서 서류가방 속 우지 기관단총을 꺼내 주변을 경계했다. 당시 사진은 미국 대통령 경호 체계의 상징적 장면으로 남았다. 대통령을 차량으로 밀어 넣는 요원들 옆에서 다른 요원이 서류가방 속 은닉 무장을 꺼내 주변을 경계하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정장 차림 요원이 배낭에서 MP7을 꺼내는 모습이 비슷한 맥락에서 확산했다. 온라인에서는 40여 년 전 그 장면과 비교하는 반응도 나왔다. 다만 우지가 전통적인 기관단총에 가까웠다면 MP7은 더 작고 현대화된 개인방어화기라는 차이가 있다. ◆ MP7 든 요원은 누구…의회경찰 가능성 주목 요원의 정확한 소속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워존은 여러 가능성 가운데 연방의회경찰에 주목했다. 하원의장이 이번 만찬에 참석한 만큼 의회경찰 요인보호 요원이 현장에 배치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비밀경호국이나 FBI 등 다른 기관 요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대통령과 부통령, 하원의장 등 최고위급 인사가 한자리에 모인 행사였기 때문에 복수 기관이 경호와 현장 대응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 ◆ 경호 무장의 현실 보여준 한 장면 이번 총격 시도는 트럼프 대통령 경호 문제도 다시 부각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장에서 총격을 당해 부상한 바 있다. 당시 비밀경호국과 현장 법집행기관의 대응을 놓고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은 미국 정치권과 언론계 주요 인사가 모이는 행사다. 대통령과 부통령, 하원의장 등이 참석한 상황에서 무장 용의자가 보안선을 위협했다는 점에서 행사장 경호 절차와 무기 배치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 워존은 이번 대응이 대체로 계획대로 작동한 것으로 보이지만 총격 사건 이후 비밀경호국과 관련 기관의 전술·절차가 다시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결국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것은 단순한 이색 장면이 아니었다. 정장 차림 요원이 배낭에서 꺼내 든 MP7은 미국 최고위급 인사 경호가 어떤 방식으로 은밀한 무장을 운용하는지 보여준 장면이었다. 동시에 개인방어화기가 실제 경호 현장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드러냈다.
  • “돈값 하셨나요”… 임원 연봉, 성과 지표로 낱낱이 공개한다

    “돈값 하셨나요”… 임원 연봉, 성과 지표로 낱낱이 공개한다

    보수와 성과 근거 한 줄로 보여줘TSR 등 객관적 지표로 연봉 평가주식기준보상 등 사각지대도 없애책임 높이고 적정성 평가에 기대 다음 달부터 상장사들은 임원 보수와 함께 주주를 위해 얼마나 성과를 냈는지까지 공개해야 한다. 임원들이 ‘돈값’을 했는지 투자자들이 한눈에 판단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기업 공시 서식 개정안을 마련해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상장사들은 6월 말 기준 반기보고서(12월 결산 법인)부터 새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핵심은 보수와 성과를 한 줄로 묶어 보여주는 것이다. 앞으로 상장사들은 이사·감사의 보수총액과 1인당 평균 보수 옆에 영업이익, 총주주수익률(TSR) 같은 성과지표를 동시에 적어내야 한다. TSR은 배당과 주가 상승분을 포함해 주주들이 일정 기간 얻은 총수익률을 말한다. 쉽게 말해 “주주가 이만큼 벌었으니 임원도 이만큼 받았다”는 근거를 같이 내놓으라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보수총액 외의 성과지표가 별도로 제시되지 않아 투자자들이 임원에게 지급되는 보수가 적정한지 평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국은 이미 보수와 재무성과와의 상관관계를 시계열분석, 동종회사와 비교 등을 통해 상세히 공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잘 보이지 않던 주식 보상도 전면 공개된다. 최근 기업들은 ‘먹튀’(먹고 도망) 논란이 반복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대신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 보상을 확대하는 추세다. RS는 일정 기간 근무하거나 실적 목표를 달성해야만 실제로 받을 수 있는 ‘당장 못 파는 주식’이다. 현재 기준으로는 상여에 섞여 규모를 알기 어려웠다. 앞으로는 실제 지급된 금액과 아직 받지 못한 잔액을 나눠 공시하고, 몇 주를 언제 받는지 개인별로 공개해야 한다. 공시 기간도 늘어난다. 기존에는 해당 연도만 공개했지만, 앞으로는 최근 3년 치를 한 번에 보여준다. 임원 보수가 매년 어떻게 변해왔는지 흐름을 추적할 수 있게 하려는 조치다. 또한 이사·감사의 전체 보수총액을 급여·상여·주식 보상 등 소득 종류별로 쪼개 공개한다. ‘연봉은 적고 주식으로 많이 받는’ 구조도 드러날 수 있는 셈이다. 금감원은 “이번 개정이 보수 결정에 있어서 기업들의 책임성을 높이고, 보수 적정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객관적 평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초기 공시를 점검해 미흡한 부분은 정정하도록 유도하는 등 제도 안착에 나설 계획이다.
  • [기고] 수중 레저, 안전수칙부터 준수해야

    [기고] 수중 레저, 안전수칙부터 준수해야

    완연한 봄기운과 함께 바다를 찾는 국민들의 발걸음이 점차 늘고 있다. 푸른 바닷속을 탐험하는 스쿠버다이빙과 자유로운 호흡으로 해양 자연을 만나는 스킨다이빙 등 수중 레저 활동이 대중화되면서 바다를 즐기는 방식 또한 더욱 다양해졌다. 바다는 이제 단순한 휴식의 공간을 넘어 도전과 경험의 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바다는 언제나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을 동반한다. 해양경찰로서 현장에서 마주하는 바다는 즐거움의 공간이기 이전에 철저한 대비와 관리가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수중 레저 활동은 환경 특성상 작은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무엇보다 철저한 준비와 체계적인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미리 대비하면 근심이 없다.” 이 짧은 문장은 수중 레저 안전관리의 본질을 가장 잘 보여 준다. 사전에 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대비하는 것만으로도 큰 사고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수중 레저 안전·행정업무 전반을 해양경찰에 이관하는 내용을 담은 ‘수중 레저 활동의 안전 및 활성화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됐다. 이로써 해양경찰은 수상 레저에 이어 수중 레저까지 안전관리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레저 활동 전반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 관리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따라서 국민 레저 활동 전반에 대한 안전성과 효율성이 한층 높아지고 보다 촘촘한 안전망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책과 현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국민이 체감하는 안전 수준 또한 더욱 향상될 것이다. 그간 해양경찰은 수상 레저 안전관리를 통해 전문성과 현장 대응 역량을 축적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사고 발생 이후의 대응이 아닌,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예방 중심으로 안전관리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작은 틈이 큰 화를 부른다”는 교훈처럼, 사소한 안전 수칙 위반이 중대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장비 점검을 소홀히 하거나 기상 상황을 가볍게 여기는 방심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양경찰은 사업장 현장 점검과 종사자 교육, 안전문화 확산 캠페인 및 민관 협력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다양한 사고 대응 훈련을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역량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나아가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실효성 있는 안전관리 체계 구축을 위해 유관기관, 지역사회 및 관련 협회·단체 등과 긴밀히 협력해 국민이 안심하고 바다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예정이다. 수중 레저 활동은 특성상 개인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가 전체의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 활동자 스스로가 자신의 역량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무리한 도전을 자제하는 성숙한 안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제도가 정비되더라도 안전은 결국 현장에서의 실천으로 완성된다. 장비를 점검하고 안전 수칙을 지키며 무리하지 않는 활동을 하는 것. 이러한 기본이 모일 때 비로소 안전한 바다가 만들어진다. 바다는 우리에게 큰 즐거움과 자유를 주는 공간이지만, 동시에 철저한 준비와 책임 있는 행동이 요구되는 곳이다. 해양경찰은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더욱 빈틈없는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장인식 해양경찰청장 직무대행
  • 주민 곁으로 직접 찾아가는 강북 성인지 교육

    서울 강북구는 주민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고 성평등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찾아가는 성인지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찾아가는 성인지 교육’은 시간적·장소적 제약으로 교육 참여가 어려운 소규모 사업장과 주민, 단체 등을 대상으로 전문 강사가 찾아가는 맞춤형 교육이다. 현재까지 총 6회 진행됐으며 188명이 참여했다. 이번 교육은 각 단체의 역할과 활동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으로 진행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주요 참여 단체로는 고독사 예방 활동을 수행하는 ‘강북구우리동네돌봄단’, 주민과 행정을 연결하는 ‘번2동·삼각산동 통장협의회’ 등이 있다. 참여를 희망하는 단체나 사업장은 구청 여성가족과에서 신청 및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구는 교육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소규모 사업장과 소모임, 봉사단체 등을 계속 발굴해 성평등 문화 기반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찾아가는 성인지 교육은 주민 일상에서 성평등에 대한 인식과 실천을 자연스럽게 확산시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계층과 현장을 아우르는 교육으로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성평등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구로, 빨라진 여름에 위생해충 방제 강화

    구로, 빨라진 여름에 위생해충 방제 강화

    서울 구로구가 여름철 위생해충 조기 발생에 대비해 하절기 방역체계를 강화한다. 구는 예년보다 빠른 기온 상승에 따라 하절기 방역대책을 5월 중순부터 진행한다고 27일 밝혔다. 구로구 관계자는 “모기 등 위생해충의 조기 발생이 우려된다”며 “전담 기간제 인력 2명을 투입해 차량 진입이 어려운 골목길 등에 대한 분무 소독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모기와 러브버그 대응 장비도 확대한다. 구는 모기 포충기 13대를 추가 설치해 총 16대를 운영한다. 러브버그 발생에 대비해 산책로와 공원 나무 등에 유인물질 포집기 100개도 설치한다. 구는 러브버그 발생에 대응하기 위해 유인물질 포집기를 활용한 친환경 방제를 새롭게 도입했다. 또 신도림, 항동 일대 설치류 관련 민원 발생 지역에는 포획기와 트랩 등을 활용한 스마트 방제 장비를 도입한다. 장인홍 구청장은 “기온 상승으로 위생해충 발생 시기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방역과 현장 대응이 중요하다”며 “주민 불편을 줄이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여름철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전통문화 계승 vs 동물학대 반대… 소싸움 딜레마에 빠진 지자체들

    전통문화 계승 vs 동물학대 반대… 소싸움 딜레마에 빠진 지자체들

    전통문화와 동물복지 가치가 충돌하는 소싸움(소힘겨루기) 대회를 둘러싼 논란이 일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정책 판단의 기로에 서 있다. 27일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이달 16~20일 창원시에 거주하는 만 18~6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6%(반대하는 편이다 37%·매우 반대한다 39%)는 시 예산을 투입한 소싸움 개최에 거부감을 보였다. 창원시는 1999년부터 전국민속 소힘겨루기 대회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2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마금산온천지구에서 대회를 열 예정이다. 매년 임시 경기장을 설치해 치르는 대회에는 시 예산 1억 7600만원을 투입한다. 설문 결과에서 ‘시 예산을 들인 소싸움 대회를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9%였다. 또 응답자의 71%는 소싸움 관련 예산을 복지·문화 등 다른 분야에 사용하는 데 찬성했고, 69%는 소싸움을 동물 학대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자유연대는 “시는 소싸움 폐지와 예산 전환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국회에서 ‘전통 소싸움 폐지 법률안’이 발의되는 등 찬반 논쟁이 본격화하자 지자체들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대회 폐지를 요구하는 여론 반대쪽에서는 전통문화 계승 필요성과 함께 싸움소 사육 환경이 식용소보다 낫다는 주장이 나온다. 여기에 대회 개최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자체별 대응은 엇갈린다. 경북 청도군은 2024년 취소했던 소싸움대회를 지난해 재개했고, 경남 함안군은 2022년 18회를 끝으로 대회를 중단했다. 올해 역시 일부 지자체는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반면 일부 지역은 예정대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5일간 열리는 대회에 평균 2만명이 방문해 체류형 소비로 이어지는 등 지역경제 효과가 있다”면서도 “동물복지 논란을 고려해 올해 대한민속소힘겨루기협회가 소뿔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경기 시간을 최대 40분으로 제한하는 등 관련 기준을 보완해 대회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분만 중 ‘산모 중증장애’ 최대 1억 5000만원 국가 보상

    분만 중 ‘산모 중증장애’ 최대 1억 5000만원 국가 보상

    앞으로 아이를 낳다 불가항력적인 의료 사고로 중증 장애를 입은 산모는 국가로부터 최대 1억 5000만원의 보상금을 받는다. 보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산모의 장애까지 국가가 책임지기로 하면서 환자 권익 보호는 물론, 붕괴 위기에 처한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현장을 떠받칠 안전망도 한층 두터워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분만 의료사고의 국가 보상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관련 고시 개정안을 28일부터 6월 8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보상 대상에 ‘산모의 중증 장애’를 포함한 점이다. 불가항력 분만 보상은 보건의료인이 주의 의무를 다했는데도 피할 수 없었던 의료 사고에 대해 국가가 보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그동안 보상 대상은 신생아 뇌성마비와 산모·신생아 사망에 한정돼 있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재태주수 20주 이상인 산모가 분만 과정이나 직후 예상치 못한 사고로 중증 장애를 입었을 때 보상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대 1억 5000만원이 지급된다. 기존 산모 사망 보상금(1억원)보다 5000만원 많다. 신현두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사망과 달리 중증 장애가 남으면 평생에 걸쳐 치료와 돌봄을 받아야 한다”며 “이런 현실을 반영해 보상액과 범위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보상 기준은 신생아 중증 뇌성마비가 최대 3억원으로 가장 높고 경증 뇌성마비 1억 5000만원, 산모 사망 1억원, 신생아 사망 3000만원, 태아 사망 2000만원이다. 이번 조치는 분만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해 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의료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운 사고를 국가 재원으로 보상함으로써 환자를 신속히 구제하고 의료현장에는 분만 의료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사실상 고사 위기에 처한 산부인과 인프라를 지키기 위한 사회적 합의의 결과다.
  • [단독] “맛집 가자” 그놈 메시지… 소녀를 그날에 가두었다[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단독] “맛집 가자” 그놈 메시지… 소녀를 그날에 가두었다[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여섯 소녀들의 기억 150㎝ 조금 넘는 키, 인터뷰 내내 만지작거리던 키링, 앳된 얼굴. 여느 학생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 뒤로 자해 흔적이 유독 많았다. 자해 흉터 위에 타투(문신)가 덧대어져 있었다. 상처를 가리려고 새긴 갑옷이었다. 서울신문이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마주한 청소년 6명은 모두 온라인에서 만난 성인 남성에게 성착취를 당했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첫 피해 시기는 달랐지만, 그 뒤로 일상이 무너진 점은 같았다. #산부인과 A(17)양은 3년 전 그날 오후를 잊지 못한다. 산부인과 로비. 배가 불룩한 산모들 사이에서 교복 차림으로 혼자 앉아 있었다. 그날 이후 A양은 수차례 삶의 끈을 놓으려 했다. “우리 엄마, 아빠가 너무 불쌍해 보였어요. 저 자신도 불쌍했고. (성착취 피해 사실이) 학교에 소문나서 학폭도 당했거든요. 유서도 몇 번 지웠다 썼어요.” “그때 죽지 않은 게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담담하게 말하던 A양은 부모 이야기가 나오자 눈시울을 붉혔다.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건데… 잘 버티고 살아 냈구나 싶기도 해요.” A양은 아직도 가해자가 나타나는 악몽을 꾼다고 한다. 6명 모두 악몽은 스마트폰에서 시작됐다고 했다. #스마트폰 B(17)양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X(옛 트위터)를 보고 있었다. 무료하던 차에 자신의 계정에 “심심하다”라고 딱 한 줄을 올렸다. 곧바로 쪽지가 왔다. 동네에서 40분 떨어진 곳으로 맛있는 걸 먹으러 가자는 내용이었다. 상대는 30대 남성이었다. 연락은 계속됐다. “제가 심심할 때마다 옆에 있어 줬으니까 처음에는 좋았어요. 그렇게 연락을 하다가 그냥 밥 먹는 줄 알고 만나러 나갔어요.” 지난해 겨울, 학교가 끝나고 그를 만난 순간을 B양은 또렷하게 기억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서 맛집을 찾아본 B양은 리스트까지 공유했다. 식당으로 가던 차는 너무 멀다는 핑계로 사람 없는 골목으로 향했다. 질문은 형식일 뿐이었다. 그는 멋대로 행위를 벌이고 5만원을 쥐여 줬다.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만난 상대라고 해서 특별히 경계하지 않았다. 스마트폰 하나로 수업을 듣고, 정보를 얻고, 여가를 때운다. 소통도 온라인이 기본이다. C(16)양은 “중학교 여름방학 때 프로아나(극단적 거식증)가 유행처럼 퍼졌는데, 다이어트를 하던 차에 관련 오픈채팅방에 들어갔다가 거기서 알게 된 아이들끼리 직접 만나 놀았다”고 했다. “요즘 애들은 일상계(일상 공유용 계정)도 많이 파고, 취미가 맞으면 오프라인 모임도 자주 가진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악몽의 시작SNS에 무심코 올린 “심심하다”30대男 “맛있는 거 사 줄게” 유인일상적인 대화 중 영상통화 요구신체 사이즈 묻고 실제 만남 유도 #친절한 아저씨 D(13)양도 중학생이 되자 익명 채팅앱을 설치했다. “학교에서 친구 사귀기가 힘들어서 외롭기도 해서 깔았어요. 한 번 접속할 때마다 기본 20개에서 많게는 40개까지 주르륵 메시지가 와요. 소개 글에 있는 제 나이만 보고 ‘진짜냐, 친구하자’면서 만나자고 연락해 온 사람도 많았고요.” 프로필에 13세라고 적어 둔 D양에게 한 남성은 영상통화를 요구했다. 처음엔 학교는 재미있었는지, 취미는 무엇인지 같은 일상 대화뿐이었다. 남성은 얼마 안 가 돌변했다. D양은 “얼굴은 보여 줄 필요 없으니 10분 정도만 영상통화를 하자고 했다”며 “키나 몸무게, 가슴 사이즈를 물어보는 사람도 많았다”고 전했다. E(14)양은 가해자를 ‘그분’이라 불렀다. 어린 나이에 성착취를 당한 E양은 인터뷰 내내 반말을 섞지 않았다. ‘친절한 아저씨’라는 인식이 남아 있었다. 반복된 가해에도 아이에게 ‘어른’의 벽은 높았다. “저에게 부드럽게 얘기했고, 밥도 사 주겠다고 늘 말했고, 걱정도 엄청 많이 해 줬어요. 그냥 엄청 착해서 경계심이 풀렸어요. 차로 태우러 와서 만나러 나가 보니 외진 곳으로 가더라고요. 성관계를 하자고 했고, 담배를 권유해서 피웠어요. 그분이 관계가 끝나고 저한테 말했어요. ‘내가 말하기엔 좀 그렇긴 하지만, 이렇게 어른 만나면 안 된다’고요.” E양은 아직도 가족에게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입막음 가해자들은 유무형의 대가로 입을 막았다. 5만~30만원의 현금, 담배, 술, 저녁 식사, 드라이브. 요구는 두 가지였다. ‘내가 하라는 대로 할 것’, ‘아무에게도 우리 사이를 말하지 말 것’. “만나기 전부터나 만난 뒤에도 ‘그냥 다 비밀로 하고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자’고 여러 번 강조했어요.”(D양) 평소 ‘좋다, 싫다’를 분명히 말할 수 있다는 F(16)양도 가해자 앞에서는 달랐다. “아저씨와의 관계에선 늘 스스로 ‘을’처럼 느껴졌어요. 그 아저씨(가해자)한테는 싫어도 그 말은 못 하고 어떻게든 돌려서 얘기했어요. 생리가 터져서 관계하기 싫다고 했는데도 다른 플레이를 하자는 둥 자기 욕구 푸는 데 급급했어요.” 착취는 성관계에 그치지 않았다. A양은 고민을 나누며 가까워진 40대 남성에게 불법 촬영 피해를 입었다. 처음엔 허락을 구하며 찍었고, 이후에는 몰래 촬영했다. 가해자는 편집한 영상을 SNS에 올렸다. A양이 따져 묻자 돌아온 것은 사과 한마디였다. “얼굴이 안 나오는 영상이면 유포돼도 나인지 모를 거라고 그냥 넘겼던 것 같아요. 또 나중에 제 허락 없이 영상을 찍고 올렸을 때 ‘지웠다, 미안하다’고만 하고 넘겼는데, 진짜 지웠는지는 모르겠어요.” #박제 E양은 자신의 일상 사진을 음란하게 합성당한 채 협박을 받았다. 가슴 사진을 보내지 않으면 합성물을 SNS에 퍼뜨려 ‘더러운 사람’으로 소문내겠다는 것이었다. B양도 온라인으로 가해자의 신체 사진을 여러 차례 받았고 성희롱도 잇따랐다. 여기에 적은 것은 피해의 일부다. 나머지는 옮기지 않는다. 가해자는 사라지고, 피해자는 박제됐다. SNS와 메신저 앱의 익명성을 이용해 가해자들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대화창을 지우고 계정을 차단하거나 없애 버렸다. 부모에게 알려질까 봐 피해자는 신고조차 못 했다. 반대로 피해자의 신상은 박제됐다. 지인 초대로만 들어갈 수 있는 ‘사적 대화방’에 E양의 사진과 신상, 친한 사람들의 정보가 꾸준히 올라왔다. 친구에게 이를 전해 들은 E양은 초대 링크를 받아 직접 들어가 봤다. 참여자는 1만명이 넘었다. #아기 사진 “차가 멈춰 선 곳은 인적 없는 골목이었어요. 평범한 모습의 아저씨였고, 룸미러에는 갓난아기 사진이 걸려 있었어요.”(B양) 아이들이 만난 가해자는 모두 성인이었다. 뒷좌석에 아기 카시트가 있는 차도 있었다. 학교·학원 교사라거나 경찰이라며 아이들을 안심시킨 경우도 여럿이었다. 성착취를 마치고 학원 일정을 조율하는 전화를 거는가 하면, 여자친구에게 “어디로 가면 돼”라고 묻는 이도 있었다. SNS… 가해자 없고 피해자만 ‘박제’고민 나누면서 가까워진 그놈들일상 사진 편집해 올려 협박까지가해 계정 삭제… 사진만 떠돌아 성착취 영상 찍어서 유포하기도2020년 개정된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은 대가성이나 자발성과 관계없이 성인과의 성적 관계에서 청소년을 무조건 피해자로 규정한다. 그런데도 피해 이후 아이들에게는 “왜 그랬니” “왜 만났니” 같은 질문이 쏟아진다. 피해자들은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았다. “그냥 제가 잘못한 것 같았어요. 그때 그 아저씨와 대화하지 말고 만나지도 말 걸. 지금은 30~40대 남성이 길에 다니면 피해 다니게 돼요. 그냥 조금 그렇게 돼요.”(F양) A양은 여전히 그날 오후의 산부인과 로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누구도 가해자의 범죄에 대해서는 ‘왜’를 묻지 않았다. ■편집자주-피해를 경험한 아이들을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이들은 각 지역의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와 청소년 쉼터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상담사를 통해 취재 의사를 전하고, 아이들이 인터뷰에 응하기까지 기다렸다. 길게는 4개월을 설득한 끝에 진행한 인터뷰는 센터 상담실에서 이뤄졌다.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등을 감안해 담당 상담사가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다. 인터뷰는 2~3시간 정도 진행됐으며, 기사에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게 모두 익명으로 표기했다. 나이는 피해 당시 기준이다. 글로 옮기기 어려운 잔혹한 행위는 제외했고, 자해나 성적 행위 묘사는 언론 보도 준칙에 따라 수위를 조정했다.
  • [단독]룸미러에 걸린 갓난아기 사진…6명이 만난 어른들 [소녀에게]

    [단독]룸미러에 걸린 갓난아기 사진…6명이 만난 어른들 [소녀에게]

    287명.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온라인 그루밍을 통해 성착취를 당한 아동·청소년의 수다. 교묘하게 꾀어내는 방식의 ‘그루밍’은 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들을 노린다. 서울신문은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성착취 실태를 담은 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온라인 성착취 피해 청소년 6인 인터뷰무심코 쓴 “심심하다” 한줄이 악몽으로가해자 모두 성인…“룸미러엔 아기 사진”범행 후 가해자는 ‘증발’ 피해자는 ‘박제’150㎝ 조금 넘는 키. 인터뷰 내내 만지작거리던 키링. 앳된 얼굴. 여느 학생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 뒤로 자해 흔적이 유독 많았다. 자해 흉터 위에 타투(문신)가 덧대어져 있었다. 상처를 가리려고 새긴 갑옷이었다. 서울신문이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마주한 청소년 6명은 모두 온라인에서 만난 성인 남성에게 성착취를 당했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첫 피해 시기는 달랐지만, 그 뒤로 일상이 무너진 점은 같았다. ■산부인과 A(17)양은 3년 전 그날 오후를 잊지 못한다. 산부인과 로비. 배가 불룩한 산모들 사이에서 교복 차림으로 혼자 앉아 있었다. 설레고 행복한 얼굴들 속에 홀로 다른 이유로 앉아 있던 그날 이후, A양은 여러 차례 삶의 끈을 놓으려 했다. “우리 엄마, 아빠가 너무 불쌍해 보였어요. 저 자신도 불쌍했고. (성착취 피해 사실이) 학교에 소문나서 학폭도 당했거든요. 유서도 몇 번 지웠다 썼어요.” “그때 죽지 않은 게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담담하게 말하던 A양은 부모 이야기가 나오자 눈시울을 붉혔다. A양에게 병원을 나선 뒤의 시간은 피해자의 시간이자 ‘죄인’의 시간이었다.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건데… 잘 버티고 살아냈구나 싶기도 해요.” 인터뷰를 마친 A양은 아직도 가해자가 눈앞에 나타나는 악몽을 꾼다고 했다. 아이들은 어쩌다 온라인에서 낯선 이들을 만나, 심하게는 강간에 이르는 피해를 당하게 됐을까. 6명 모두 악몽은 스마트폰에서 시작됐다고 했다. ■스마트폰 B(17)양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X(옛 트위터)를 보고 있었다. 무료하던 차에 자신의 계정에 “심심하다”라고 딱 한 줄을 올렸다. 곧바로 쪽지가 왔다. 동네에서 40분 떨어진 곳으로 맛있는 걸 먹으러 가자는 내용이었다. 상대는 30대 남성이었다. 연락은 계속됐다. “제가 심심할 때마다 옆에 있어 줬으니까 처음에는 좋았어요. 그렇게 연락을 하다가 그냥 밥 먹는 줄 알고 만나러 나갔어요.” 지난해 겨울, 학교가 끝나고 그를 만난 순간을 B양은 또렷하게 기억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서 맛집을 찾아본 B양은 리스트까지 공유했다. 식당으로 가던 차는 너무 멀다는 핑계로 사람 없는 골목으로 향했다. 질문은 형식뿐이었다. 그는 멋대로 행위를 벌이고, 5만원을 쥐여줬다.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만난 상대라고 해서 특별히 경계하지 않았다. 스마트폰 하나로 수업을 듣고, 정보를 얻고, 여가를 때운다. 소통도 온라인이 기본이다. C(16)양은 “중학교 여름방학 때 프로아나(극단적 거식증)가 유행처럼 퍼졌는데, 다이어트를 하던 차에 관련 오픈채팅방에 들어갔다가 거기서 알게 된 아이들끼리 직접 만나 놀았다”고 했다. “요즘 애들은 일상계(일상 공유용 계정)도 많이 파고, 좋아하는 아이돌이 같거나 취미가 맞으면 오프라인 모임도 자주 가진다”고 덧붙였다. ■친절한 아저씨 D(13)양도 중학생이 되자 익명 채팅앱을 설치했다. “학교에서 친구 사귀기가 힘들어서 외롭기도 해서 깔았어요. 한 번 접속할 때마다 기본 20개에서 많게는 40개까지 주르륵 메시지가 와요. 소개 글에 있는 제 나이만 보고 ‘진짜냐, 친구하자’면서 만나자고 연락해 온 사람도 많았고요.” 프로필에 13살이라고 적어둔 D양에게 한 남성은 영상통화를 요구했다. 처음엔 학교는 재미있었는지, 취미는 무엇인지 같은 일상 대화뿐이었다. 남성은 얼마 안 가 돌변했다. D양은 “얼굴은 보여줄 필요 없으니 10분 정도만 영상통화를 하자고 했다”며 “키나 몸무게, 가슴 사이즈를 물어보는 사람도 많았다”고 전했다. E(14)양은 가해자를 ‘그분’이라 불렀다. 어린 나이에 성착취를 당한 E양은 인터뷰 내내 반말을 섞지 않았다. ‘친절한 아저씨’라는 인식이 남아 있었다. 반복된 가해에도 아이에게 ‘어른’의 벽은 높았다. “저에게 부드럽게 얘기했고, 밥도 사 주겠다고 늘 말했고, 걱정도 엄청 많이 해줬어요. 그냥 엄청 착해서 경계심이 풀렸어요. 차로 태우러 와서 만나러 나가보니 외진 곳으로 가더라고요. 성관계를 하자고 했고, 담배를 권유해서 피웠어요. 그분이 관계가 끝나고 저한테 말했어요. ‘내가 말하기엔 좀 그렇긴 하지만, 이렇게 어른 만나면 안 된다’고요.” E양은 아직도 가족에게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라고 했다. ■입막음 가해자들은 유·무형의 대가로 입을 막았다. 5만~30만원의 현금, 담배, 술, 저녁 식사, 드라이브. 요구는 두 가지였다. ‘내가 하라는 대로 할 것’, ‘아무에게도 우리 사이를 말하지 말 것’. “만나기 전부터 만난 뒤에도 ‘그냥 다 비밀로 하고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자’고 여러 번 강조했어요.”(D양) 평소 ‘좋다, 싫다’를 분명히 말할 수 있다는 F(16)양도 가해자 앞에서는 달랐다. “아저씨와의 관계에선 늘 스스로 ‘을’처럼 느껴졌어요. 그 아저씨(가해자)한테는 싫어도 그 말은 못하고 어떻게든 돌려서 얘기했어요. 생리가 터져서 관계하기 싫다고 했는데도 다른 플레이를 하자는 둥 자기 욕구 푸는 데 급급했어요.” 착취는 성관계에 그치지 않았다. A양은 고민을 나누며 가까워진 40대 남성에게 불법촬영 피해를 입었다. 처음엔 허락을 구하며 찍었고, 이후에는 몰래 촬영했다. 가해자는 편집한 영상을 SNS에 올렸다. A양이 따져 묻자 돌아온 것은 사과 한마디였다. “얼굴이 안 나오는 영상이면 유포돼도 나인지 모를 거라고 그냥 넘겼던 것 같아요. 또 나중에 제 허락 없이 영상을 찍고 올렸을 때 ‘지웠다, 미안하다’고만 하고 넘겼는데, 진짜 지웠는지는 모르겠어요.” ■박제 협박은 다른 피해자들도 마찬가지였다. E양은 자신의 일상 사진이 음란하게 합성된 채 협박을 받았다. 가슴 사진을 보내지 않으면 합성물을 SNS에 퍼뜨려 ‘더러운 사람’으로 소문내겠다는 것이었다. B양은 온라인으로 가해자의 신체 부위 사진을 여러 차례 받았고, 성희롱도 잇따랐다. 여기에 적은 것은 피해의 일부다. 나머지는 옮기지 않는다. 가해자는 사라지고, 피해자는 박제됐다. SNS와 메신저 앱의 익명성을 이용해 가해자들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대화창을 지우고 계정을 차단하거나 없애버렸다. 부모에게 알려질까 봐 피해자는 신고조차 못 했다. 반대로 피해자의 신상은 박제됐다. 지인 초대로만 들어갈 수 있는 ‘사적 대화방’에 E양의 사진과 신상, 친한 사람들의 정보가 꾸준히 올라왔다. 친구에게 이를 전해 들은 E양은 초대 링크를 받아 직접 들어가 봤다. 참여자는 1만 명이 넘었다. ■아기 사진 “차가 멈춰 선 곳은 인적 없는 골목이었어요. 평범한 모습의 아저씨였고, 룸미러에는 갓난아기 사진이 걸려 있었어요.”(B양) 아이들이 만난 가해자는 모두 성인이었다. 뒷좌석에 아기 카시트가 있는 차도 있었다. 학교·학원 교사라거나 경찰이라며 아이들을 안심시킨 경우도 여럿이었다. 성착취를 마치고 학원 일정을 조율하는 전화를 거는가 하면, 여자친구에게 “어디로 가면 돼”라고 묻는 이도 있었다. 2020년 개정된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은 대가성이나 자발성과 관계없이, 성인과의 성적 관계에서 청소년을 무조건 피해자로 규정한다. 그런데도 피해 이후 아이들에게는 “왜 그랬니” “왜 만났니” 같은 질문이 쏟아진다. 피해자들은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았다. “그냥 제가 잘못한 것 같았어요. 그때 그 아저씨와 대화하지 말고 만나지도 말걸. 지금은 30~40대 남성이 길에 다니면 피해 다니게 돼요. 그냥 조금 그렇게 돼요.”(F양) A양은 여전히 그날 오후의 산부인과 로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누구도, 가해자의 범죄에 대해서는 ‘왜’를 묻지 않았다. ■아이들을 어떻게 만나 인터뷰했나 피해를 경험한 아이들을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이들은 각 지역의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와 청소년 쉼터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상담사를 통해 취재 의사를 전하고, 아이들이 인터뷰에 응하기까지 기다렸다. 길게는 4개월을 설득한 끝에 진행한 인터뷰는 센터 상담실에서 이뤄졌다.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등을 감안해 담당 상담사가 인터뷰에 배석했다. 인터뷰는 2~3시간 정도 진행됐으며, 기사에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게 모두 익명으로 표기했다. 나이는 피해 당시 기준이다. 피해 사실 중 글로 옮기기 어려운 잔혹한 행위는 제외했고, 자해나 성적 행위 묘사는 언론 보도 준칙에 따라 수위를 조정했다. 우리 아이를 지키세요서울신문은 시리즈와 함께 온라인 성착취 징후와 대응법을 담은 인터랙티브 웹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아래 링크 및 QR코드를 통해 각각 10대 자녀를 둔 부모용, 청소년 당사자용 가이드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용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 청소년용 https://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teen/
  • “F-35급 아니라더니”…KF-21, 미·중·러 전투기판에 오른 이유 [밀리터리+]

    “F-35급 아니라더니”…KF-21, 미·중·러 전투기판에 오른 이유 [밀리터리+]

    미국 F-35, 중국 J-20, 러시아 Su-57. 세계 제공권 경쟁을 상징하는 전투기 명단에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군사 전문 매체 아미 레커그니션은 26일(현지시간) 미국·중국·러시아와 동맹국들이 제공권 장악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을 분석하면서 KF-21을 주요 전투기 사례 중 하나로 다뤘다. 다만 매체는 KF-21을 F-35나 F-22 같은 완전한 스텔스기로 보지는 않았다. 4세대와 5세대 전투기 사이에 놓인 ‘실용적 접근’으로 평가했다. 해당 분석에는 미국의 F-35 라이트닝Ⅱ와 F-22 랩터, 중국의 J-20 ‘웨이룽’, 러시아의 Su-57(나토 코드명 펠론)이 대표적인 현용 스텔스 전투기로 포함됐다. 튀르키예의 칸(KAAN), 한국의 KF-21 보라매, 미국의 차세대 공중우세 전투기(NGAD), 유럽 주도의 미래항공전투체제(FCAS)와 영국 주도의 템페스트처럼 개발 중이거나 미래형으로 분류되는 기체들도 함께 제시됐다. KF-21이 이 명단에 포함된 이유는 ‘지금 당장 F-35급이냐’가 아니다. 아미 레커그니션은 KF-21이 완전 스텔스기는 아니지만 저피탐 설계와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 현대적 데이터링크를 갖췄다는 점에 주목했다. 향후 내부 무장과 스텔스 성능 강화까지 이뤄질 경우 더 높은 단계로 진화할 수 있다고 봤다. ◆ “완전 스텔스는 아니다”…그래도 명단에 오른 이유 KF-21은 현재 기준으로 F-35A처럼 무장을 기체 내부에 숨기지 않는다. 미사일과 폭탄을 외부 무장 장착대에 다는 방식이어서 탑재량을 늘릴수록 레이더 노출 가능성도 커진다. 이 때문에 군사 전문가들은 KF-21을 5세대기보다는 4.5세대 또는 4.5세대 플러스급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외신은 KF-21을 글로벌 전투기 경쟁 구도 안에 넣었다. 판단 기준을 단순히 ‘완전 스텔스 여부’에만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 공중전은 저피탐 성능뿐 아니라 센서 융합, 장거리 탐지, 실시간 데이터 공유, 네트워크전 능력을 함께 요구한다. KF-21은 이 가운데 일부를 이미 반영했고, 나머지는 단계적 개량으로 보강할 여지를 남겼다. 특히 KF-21은 처음부터 한국 공군의 노후 F-4·F-5 전력 대체에 그치지 않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한국은 개발 단계부터 수출 가능성과 성능 향상 여지를 함께 고려했다. 아미 레커그니션도 KF-21이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현대적 전투 능력을 제공하면서 업그레이드 잠재력을 유지한다고 평가했다. ◆ F-35보다 싸고 4세대기보다 앞선 틈새 KF-21의 강점은 이 ‘중간 지대’에 있다. F-35 같은 완전 스텔스기는 성능이 뛰어나지만 가격과 운용비 부담이 크다. 반대로 기존 4세대 전투기는 도입 장벽은 낮지만 스텔스기와 네트워크전 중심 전장에서는 생존성 한계를 드러낸다. KF-21은 이 틈을 파고든다. 완전 스텔스기를 대량 도입하기 어려운 국가에는 F-35보다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동시에 기존 4세대기보다 탐지·교전·정보 공유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한국 공군 입장에서도 KF-21은 단순한 국산 전투기가 아니라 대량 운용 가능한 고성능 플랫폼이다. 이 점은 수출 전략과도 맞물린다. FA-50 수출로 한국 항공산업은 이미 일부 국가에서 신뢰를 쌓았다. KF-21은 그보다 높은 급의 전투기 시장을 겨냥한다. 가격, 성능, 정비성, 개량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할 수 있다면 중동과 동남아, 동유럽 등에서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 진짜 승부는 KF-21EX부터 KF-21의 현재형은 시작점에 가깝다. 블록 1은 공대공 임무 중심으로 전력화되고, 이후 블록 2에서 공대지 능력을 강화한다. 정밀유도무장과 장거리 미사일 통합이 이뤄지면 임무 범위도 넓어진다. 더 큰 관심은 향후 개량형인 KF-21EX에 쏠린다. 내부 무장창을 적용하고 스텔스 성능을 끌어올리면 KF-21은 지금보다 훨씬 더 5세대기에 가까워진다. 여기에 센서 융합, 인공지능 기반 전투 지원,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MUM-T)까지 결합하면 한국형 차세대 공중전 플랫폼으로 성격이 바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KF-21과 함께 작전할 협동 전투 무인기(로열 윙맨) 개념도 제시하고 있다. 유인 전투기가 앞에서 모든 위험을 감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무인기가 정찰·교란·공격 임무를 나눠 맡는 구조다. KF-21이 이런 무인 전력과 연결되면 단독 기체 성능 이상의 전투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변화는 전투기 세대 구분 자체와도 맞닿아 있다. 앞으로 공중전은 기체 한 대의 스텔스 성능만으로 결판나지 않는다. 누가 더 빨리 보고, 더 멀리서 쏘고, 더 많은 전력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KF-21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한국형 전투기, ‘추격자’에서 ‘선택지’로 KF-21이 이번 분석에 포함된 것은 상징성이 작지 않다. 한국이 이미 F-35나 F-22급 완전 스텔스 전투기를 독자 개발했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형 전투기가 세계 제공권 경쟁을 설명하는 주요 사례 안에 들어갈 만큼 존재감을 키웠다는 의미는 분명하다. 한국은 오랫동안 고성능 전투기를 수입에 의존했다. 이제는 자체 개발 전투기를 양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스텔스 강화형과 무인기 연동형까지 준비하는 단계로 올라섰다. KF-21은 이 전환을 보여주는 대표 사업이다. 실제로 KF-21은 올해 양산 체계 진입을 본격화했다. KAI는 지난달 25일 경남 사천 본사에서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을 열었고, 정부는 올해 안에 공군 인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양산 1호기는 출고 22일 만에 첫 생산시험비행에 성공하며 전력화 일정에 속도를 냈다. 결국 KF-21의 경쟁력은 F-35와 같은 전투기가 되는 데 있지 않다. 고가의 완전 스텔스기와 기존 4세대기 사이에서 현실적인 가격, 빠른 전력화, 단계적 개량, 수출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하는 데 있다. 아미 레커그니션이 KF-21을 글로벌 전투기 경쟁 구도에 넣은 이유도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지금은 완전 스텔스기와 거리가 있지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설계 여지를 갖춘 전투기. KF-21 보라매가 ‘한국형 중간 해법’을 넘어 차세대 전투기 시장의 선택지로 평가받기 시작한 셈이다.
  • 트럼프, 총격범 ‘덕분에’ 살았다?…이란전쟁에 미칠 나비효과, 섬뜩한 이유 [핫이슈]

    트럼프, 총격범 ‘덕분에’ 살았다?…이란전쟁에 미칠 나비효과, 섬뜩한 이유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출입 기자 만찬장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을 노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사건이 이란전쟁에 미칠 영향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총격 사건 발생 직후 “이란과는 연관이 없어 보인다”고 밝힌 만큼, 실제로 이번 사건과 이란전쟁을 연결할 만한 고리는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역대 암살 미수 사건들을 되돌아봤을 때, 이번 사건이 이란전쟁에 부정적인 여론을 일시적으로나마 되돌려 오는 11월 중간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나비효과’를 만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 2월 28일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침공하며 시작된 전쟁과 관련해 미국 내 여론은 꾸준히 악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쟁에 대해 찬성보다 반대 여론이 우세한 상황을 뒤집어 보려 애썼지만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지자 여론은 싸늘하게 식어갔다. 실제로 이란전쟁 개전 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인 33%까지 떨어졌고,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 내에서는 벌써 패배감이 맴돌았다. 그러나 이번 총격 사건은 이란전쟁에 집중됐던 여론의 관심을 돌렸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란전쟁으로 돌아섰던 강성 지지층 ‘마가’를 포함해 보수층의 지지 결집을 촉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시간은 우리 편’ 이라던 이란, 입장 바뀔까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목숨을 노린 총격 사건을, 지지율 발목을 잡아 온 이란전쟁을 통해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 가능성이 있다. 조기 종전에 대한 압박이 덜해진 상태에서 이란과의 협상에 나선다면 이란에 끌려가기보다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어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에 덜 쫓기며 이란전을 치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시간과의 싸움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해 온 이란도 미국 내 이러한 여론 동향을 예의주시한 채 대미 협상에 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의 대이란 압박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의 준관영 타스님 통신은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 26일 “이번 사건은 트럼프의 갱스터 쇼”라면서 “트럼프가 벌인 쇼처럼 보이게 하는 몇 가지 징후가 있다”며 자작극 의혹을 제기했다. 난감해진 민주당, 중간선거 전 총공세에 차질이란전쟁으로 악화한 여론을 중간선거까지 이어가려던 민주당의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란전쟁 개전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향해 거친 공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 이후 민주당은 이전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몰아붙이기 어렵게 됐다. 이미 미국의 대통령이 표적이 된 상황에서 민주당이 공격 강도를 조절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 기간이던 2024년 7월 버틀러에서 연설하던 중 총상을 당했다. 용의자는 토머스 매슈 크룩스로, 현장에서 비밀경호국에 의해 사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알이 귀를 스쳐 피가 흐르는 와중에도 주먹을 치켜들고 “싸우자!”(Fight)를 외쳤고 이는 사실상 그해 대선 승리의 쐐기를 박는 결정적 상징이 됐다. 결집하기 시작한 강성 지지층트럼프 대통령의 목숨을 노린 총격 사건이 그를 또다시 위기에서 구할 것이라는 전망의 일부는 이미 현실이 됐다. 그의 강성 지지층은 이번 사건을 또다시 ‘신의 개입’으로 묘사하며 결집하는 모양새다. SNS에는 집무실에 앉아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뒤에 선 예수가 두 손을 어깨에 올리고 있는 합성 이미지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지자들은 “악한 세력이 그를 매일 공격하고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라며 맹목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버틀러 유세 암살 미수 사건 당시 “신이 미국을 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내 목숨을 살려줬다”면서 자신의 생존을 대통령이 되기 위한 신의 섭리로 규정한 바 있다. 이와 유사한 논리가 대규모로 확산한다면 그를 둘러싼 ‘전쟁 침략자’ 이미지도 쇠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칠레에서 굴착기 훔쳐 국경 넘으려던 외국인들…왜 하필 중장비를 절도했을까 [여기는 남미]

    칠레에서 굴착기 훔쳐 국경 넘으려던 외국인들…왜 하필 중장비를 절도했을까 [여기는 남미]

    국경 방어에는 해자가 최고라는 평가가 칠레에서 나오고 있다. 칠레는 불법 이민과 밀수를 막겠다며 지난달부터 북부 볼리비아 및 페루와의 국경지대에 해자를 파고 있다. 해자는 성곽이나 고분의 둘레를 감싸는 도랑으로 과거 널리 사용된 방어 시설이다. 현지 언론은 26일(현지시간) 북부 지방 국경지대 해자 프로젝트의 공정률이 이제 20%를 넘어섰지만 벌써부터 해자를 메우고 밀입국 통로를 열려던 외국인들이 붙잡히면서 해자의 효과가 검증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자를 무력화하려던 시도가 불발한 곳은 볼리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칠레 북부 타라파카 지방의 콜차네 지역이다. 볼리비아 국적의 용의자 2명은 훔친 굴착기를 몰고 해자 공사가 완료된 곳으로 이동해 해자를 메우다가 순찰을 돌던 군에 체포됐다. 군에 따르면 범죄경력 조회 결과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용의자들은 순찰대가 도는지 망을 보던 공범들과 스마트폰으로 연락을 취하면서 몰래 해자를 메우고 있었지만 갑자기 등장한 순찰대에 덜미를 잡혔다. 군은 굴착기로 해자를 메워 밀입국 통로를 여는 게 범죄의 목적이었다며 굴착기 절도로 발생한 피해액 1400만 페소, 완공된 해자의 훼손으로 인한 피해액 600만 페소 등 총 2000만 페소(약 4230만원) 상당의 경제적 피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비록 피해가 발생했지만 칠레에선 해자의 기능이 검증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치안 전문가들은 “해자를 파면 각종 범죄를 목적으로 차량을 타고 몰래 국경을 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며 한목소리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칠레는 지난 3월부터 일명 ‘국경의 방패’ 프로젝트에 착수해 볼리비아 및 페루와의 국경에 해자를 파고 있다. 군이 공사 중인 해자는 폭 3m, 깊이 3m 규모로 길이는 총 60km에 이른다. 칠레가 두르고 있는 국경의 방패는 해자에 그치지 않는다. 해자를 파기 어려운 곳에는 장벽이나 보안 울타리 또는 전기 울타리를 세우고 움직임 감지 센서와 열 감지 레이더 등도 설치할 예정이다. 남미에서 국경에 이처럼 삼엄한 장애물을 설치하는 국가는 칠레가 처음이다. 군은 관측 타워를 세우고 드론을 이용한 감시 시스템까지 운영하면 철통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칠레가 국경 방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페루도 해자 설치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페루는 칠레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국경 지방 타크나에서 해자를 파기 시작했다. 자존심이 상한 페루가 맞대응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자 타크나 지방정부는 “국경 봉쇄의 목적이 아니라 차량의 교통 흐름을 정리하기 위해 해자를 설치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 블랙홀의 춤추는 제트…백조자리 X-1 블랙홀의 미스터리를 밝히다 [우주를 보다]

    블랙홀의 춤추는 제트…백조자리 X-1 블랙홀의 미스터리를 밝히다 [우주를 보다]

    1964년 천문학자들은 백조자리 방향으로 7000광년 떨어진 신비한 X선 천체를 발견했다. 백조자리 X-1이라고 명명된 이 천체의 정체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미스터리였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 천체가 당시까진 이론적 천체였던 블랙홀이라고 생각했다. 몇 년 전 작고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그중 하나였는데, 오히려 동료 물리학자인 킵 손과의 내기에서는 블랙홀이 아니라는 쪽에 걸었다. 블랙홀 연구에 인생의 많은 것을 이미 걸은 상태였기 때문에 만약 아니더라도 내기에서는 이길 수 있다는 게 그의 이유였다. 하지만 결국 호킹 박사는 내기에서 졌다. 백조자리 X-1은 결국 가장 먼저 증명된 블랙홀로 지난 반세기 이상 많은 관측과 연구가 이뤄졌다. 백조자리 X-1 블랙홀은 태양의 21.20배 정도의 질량을 지니고 있으며 무거운 동반성인 HDE 226868와 지구-태양 거리의 5분의1 정도 거리에서 공전하고 있다. 블랙홀의 강한 중력으로 동반성에서 물질을 흡수하는데, 덕분에 강력한 X선을 뿜어낼 수 있다. 최근 커틴 전파천문학 연구소(CIRA)와 옥스퍼드 대학교를 비롯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지구 전역에 퍼져 있는 전파 망원경을 하나의 거대한 눈처럼 연결해, 백조자리 X-1 블랙홀에서 방출되는 ‘제트(Jet)’의 속도와 질량 같은 물리적 특성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종종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검은 구멍으로 오해받곤 하지만, 실제로 블랙홀은 주변으로 많은 물질과 에너지를 뿜어낸다. 그 원동력은 블랙홀의 중력과 주변의 강력한 자기장이다. 흡수된 물질은 주변을 공전하면서 강한 중력으로 인해 뜨거워지고 강력한 자기장이 형성된다. 블랙홀로 흡수되지 못한 일부 물질들은 강력한 자기장 때문에 글자 그대로 ‘제트’ 형태로 우주 공간으로 뿜어져 나온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직접 관측하기 어려운 블랙홀 제트의 속도와 에너지를 정밀하게 측정한 데 있다. 연구팀은 블랙홀이 공전 궤도를 따라 움직일 때, 동반성에서 불어오는 강력한 항성풍(Stellar wind)이 이 제트를 흔드는 모습에 주목했다. 이는 마치 강한 바람이 부는 날 분수대에서 솟구치는 물줄기가 바람에 의해 한쪽으로 휘어지는 것과 유사한 원리다. 연구팀은 이처럼 블랙홀의 공전과 항성풍에 의해 제트의 방향이 계속해서 바뀌며 일렁이는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것 같다고 하여 이를 ‘춤추는 제트(Dancing jet)’라고 표현했다. 항성풍의 세기와 제트가 휘어지는 정도를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제트의 속도가 빛의 속도의 절반인 초속 15만km에 달한다는 사실과 그 에너지가 1만 개의 태양이 방출하는 에너지에 맞먹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물질이 블랙홀로 떨어지면서 방출되는 에너지의 약 10%가 제트에 의해 운반된다는 것을 확인한 것도 중요한 성과다. 연구팀은 블랙홀의 질량이 태양의 10배이든 1000만 배이든 간에 주변의 물리적 현상은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더 큰 블랙홀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백조자리 X-1을 넘어 은하 중심 블랙홀 같은 크고 중요한 블랙홀의 내부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에 확보한 정밀한 측정값이 향후 건설 중인 차세대 초대형 전파 망원경 프로젝트인 SKA(Square Kilometer Array) 등을 통해 수백만 개의 먼 은하 속 블랙홀 제트를 분석하고, 우주의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기준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호반건설, 면목역6의5구역 수주…모아타운 연계 개발 속도 낸다

    호반건설, 면목역6의5구역 수주…모아타운 연계 개발 속도 낸다

    호반건설은 서울 중랑구 면목동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전날 수주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수주한 사업은 서울 중랑구 면목동 113-1번지 일원 ‘면목역6의5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이다. 지하 3층~지상 29층, 6개 동, 아파트 449가구와 부대 복리시설을 조성하며, 공사비는 약 1500억원이다. 호반건설은 브랜드 경쟁력과 사업 추진 안정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업지는 지하철 7호선 면목역과 사가정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어 서울 강남 접근성이 원활하다. 또 동부간선도로와 용마터널 등 주요 간선도로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주거 선호도가 높다. 면목역 일대는 노후 주거지가 밀집해 있어 정비사업 추진에 따른 주거 환경 개선과 지역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단지 인근에는 홈플러스와 동원전통시장, 상봉동 먹자거리 등이 있다. 용마산, 사가정공원, 까치어린이공원 등 녹지공간도 가깝다. 반경 1㎞ 안에 면동초, 중화중, 면목중·고 등이 있어 교육 여건도 좋다. 호반건설은 이번에 수주한 면목역6의5구역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을 연계해 모아타운을 추진할 계획이다. 모아타운은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 주거지를 여러 구역으로 묶어 개발하는 방식이다. 단일 사업지 수주에 그치지 않고 일대를 ‘호반써밋’ 브랜드 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호반건설은 서울 및 수도권의 도심 정비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 서울사업소를 열었고, 지난 1월에는 경기 안산 고잔연립6구역 재건축사업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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