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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맞이/관악연주회 풍성

    ◎영 페이어·김동진 등 연주 잇따라/이달중 서울서만 12회 공연예정/“일반애호가 이해힘든 레퍼토리로 구성” 아쉬움 올가을들어 관악기연주회가 어느때보다 풍성하게 준비되고 있다. 세계적인 클라리넷의 주자 게르바소 드 페이어가 한국을 찾아오는가하면 클라리넷의 김동진과 혼의 김영률등 국내 중견연주자들의 독주회,영국여왕근위병군악대의 내한연주회와 예성심포닉밴드의 정기연주회등 서울의 주요공연장에서만 9월중 적어도 12회의 관악연주회가 예정되어 있다. 또 10월에도 세계적인 오보이스트 모리스 부르크의 내한연주회를 비롯,플루트의 김영미와 바순의 신현길 등이 독주회를 갖는다. 우리나라의 음악계는 피아노와 현악기부문에 비해 관악쪽은 정식음악교육을 받은 연주인구가 크게 적다. 이에따라 피아노나 현악부문은 그동안 상당수의 국제적인 연주자를 배출하는 등 크게 위상이 높아진 반면 관악부문은 국내교향악단연주회에서도 종종 눈총을 받을 정도로 상대적인 수준차이가 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관악인들의 연주회가 크게 잦아진 것은 그만큼 관악인구가 늘어났음을 뜻하는 것이며 해외 1급 관악연주자및 연주단체의 내한연주회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관악기의 아름다움을 인식시켜 일반인들의 관악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좋은 기회로 평가되고 있다. 오는 25일과 26일 오트마 마가가 지휘하는 KBS교향악단과 모차르트의 협주곡을 협연할 영국출신의 게르바소 드 페이어는 세계 최정상급의 클라리넷연주자.고전에서부터 현대까지 폭넓은 레퍼터리의 소유자로 그가 녹음한 음반 60여장은 클라리넷연주자들 사이에서는 교과서로 통하고 있다. 10월5일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독주회를 가질 프랑스 출신의 모리스 부르크는 하인츠 홀리거와 쌍벽을 이루는 오보에의 거장.19 66년 영국의 버밍엄에서 열린 국제목관악기콩쿠르에서 플루티스트 제임스 골웨이와 공동 1위를 차지한뒤 파리오케스트라의 수석과 파리음악원교수로 활동하며 국제 오보에계의 정상으로 군림해 왔다. 오는 9일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이경숙의 피아노반주로 독주회를 가질 서울시향의 수석 김동진은필라델피아오케스트라의 객원단원으로 리카르도 무티와 레코드를 만들기도 한 국내 1급 관악기주자이다. KBS교향악단의 부수석으로 오는 17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독주회를 가질 김영률도 혼주자로는 국내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있는 중견. 이밖에 14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연주할 서울클라리넷 앙상블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교향악단의 수석급 주자들이 모였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관악연주회가 크게 늘어났음에도 오는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할 예성심포닉밴드와 26일 같은 장소에서 공연할 영국여왕 근위병군악대연주회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관악연주회가 일반음악 애호가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레퍼터리만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관악독주나 합주를 위한 곡자체가 부족하고 그 가운데 알기쉬운 파퓰러한 레퍼터리는 더욱 적다는 것이 이해가 가면서도 대부분의 관악독주회가 너무도 학구적인 레퍼터리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많은 음악애호가들의 불만이다.의미있는 음악회라는 것을 알면서도 우선 재미가 없어 쉽게 연주회장을 찾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뜻있는 음악인들은 국내 관악주자들이 우선 좀 더 알기쉬운 음악회를 좀 더 자주 가져야 한다는 충고를 하고 있다. 갖가지 소음공해속에서도 적은 돈과 소규모 편성으로도 야외연주회를 가져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야는 관악밖에 없다는 점에서 관악인들이 자신들만의 연주회를 가질 것이 아니라 쉬운 레퍼터리를 개발해 시민앞에 좀 더 자주 나섬으로써 즐거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그렇게 되어야 관악애호가가 늘고 관악을 하려는 사람도 늘어 우리 관악수준이 향상되고 따라서 우리의 전체 음악수준이 높아져 연주자나 청중모두가 좀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지않느냐는 것이다.
  • 휴면기 국내음악계에 “신선한 바람”/정 트리오 음악축제를 보고

    ◎조수미·서울주니어 출연 등 내용 알차/협연 오케스트라 수준미흡에 아쉬움 국내음악계의 8월은 연주회가 거의 열리지 않는 이른바 비시즌이다.이런 사정은 클래식음악의 본고장인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비슷해 연주자들에게는 이때가 다음 시즌의 강행군을 대비하기 위한 소중한 휴식시간이 된다. 음악시즌이면 그곳에서 엄청난 횟수의 연주회와 그에 따른 끝없는 연주여행을 해야하는 정트리오가 해마다 이맘때쯤 고국을 찾는 것도 그때문이다. 정트리오는 그러나 이 「쉬어야 하는」기간동안 국내에서 음악페스티벌을 열고 있다.지난해 시작된 이 페스티벌이 올해는 지난 19일 시작해 21일 막을 내렸다. 정트리오의 이 음악축제는 무더위속에 풀이 죽어있는 한여름 국내음악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는데 부족함이 없을만큼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올해 축제는 이미 세계최고수준의 지휘자대열에 들어선 명훈씨가 지휘하는 서울페시티벌오케스트라가 정씨 형제와 협연한다는 큰 체계는 지난해와 다른점이 없었지만 그 내용에는 상당한 변화가 엿보였고 소프라노 조수미를 선보인 것도 음악축제를 성공시킨 요인이었다. 먼저 19일 개막연주회에서 경화씨가 부르흐의 바이올린협주곡 2번을 한국에서 초연한 것도 신선했다.청중들이 환호하는 인기있는 곡 대신 비록 아카데믹하지는 않지만 우리 청중들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레퍼토리를 알려주고 싶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선곡으로 경화씨의 국내음악애호가들에 대한 애정과 인간미의 성숙을 엿보이게 했다. 둘째는 마지막날인 21일 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을 연주한 서울주니어오케스트라가 가세했다는 점이다.이 오케스트라에 참여한 10∼15세의 어린 학생들은 명훈씨의 지휘봉아래 연주를 해봤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음악인으로 자신의 앞날에 대한 각오를 새로이 다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표면적인 성공은 앞서 말한 「휴식을 위한 연주」를 한 정트리오에게는 충분한 활력소가 되었겠지만 정작 국내음악인들에게는 당혹감을 맛보게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청중들의 박수갈채속에서 불쾌감을 느꼈다는 한 음악인은 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수준이 기대이하였다는 것이 많은 이유가운데 한가지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대부분의 유능한 국내 음악학도들은 명훈씨와 한번 연주해보는 것이 꿈이었음에도 주관하는 측의 갖가지 과한 주문으로 참가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그결과 올해는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각 파트의 수석주자를 기성연주자로 채웠음에도 지난해 연주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그 음악인은 이런 점들 때문에 정트리오는 진정으로 사랑하지만 정트리오의 음악축제는 사랑할 수 없다는 점이 정말 서글프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런 점들만 해결되면 정트리오의 음악축제는 앞으로 진정한 음악인 모두의 페스티벌로 발돋움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 화려한 무대… 화음의 대향연/「92세계합창제」 23일 개막

    ◎국내외 12개 합창단 진수 선봬/매일밤 7시30분 「예술의 전당」서 공연/28일 「세계합창의 밤」 대미장식 「92세계합창제」가 23일부터 28일까지 매일 하오7시30분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예술의전당이 주최해 이번이 세번째가 되는 세계합창제는 지난 88년 서울올림픽문화예술축전의 하나로 열린뒤 격년제 행사로 정착된 국내합창음악분야의 대표적인 페스티벌.첫날인 23일에는 16명으로 구성된 그리스의 남성합창단 폴리포니아 아테나움이 출연한다.아테네 국제합창제의 예술감독이기도 한 트라소스 카부라스에 의해 지난 86년 창단된 이 합창단은 르네상스시대의 다성음악은 물론 고전과 낭만,현대음악에서 각국의 민속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구사한다.윤학원이 지휘하는 서울레이디스싱어스가 찬조출연. 24일은 조셉 허스티가 지휘하는 혼성합창단인 캘리포니아 쳄버싱어스가 나선다.82년 창단된 이 합창단은 아마추어들로 이루어져있지만 88년 헝가리의 벨라 바르토크합창경연대회에서 입상하는등 뛰어난 음악성을 갖추고있다.국내에서는최병철이 지휘하는 부천시립합창단이 출연한다. 25일 공연하는 독일의 칼 오르프합창단은 지난 63년 창단된 혼성합창단으로 세계 어느 합창단도 따라올 수 없는 방대한 레퍼토리를 자랑한다.아르투르 그로스가 지휘할 이번 공연에서도 낭만파와 20세기,각국 민요,뮤지컬등 다양한 곡들을 선사한다.이상필이 지휘하는 수원시립합창단이 찬조출연한다. 26일에는 미우라 노리아키가 지휘하는 일본의 기타규슈합창단의 무대로 바흐와 풀랑,코다이의 작품이 집중적으로 소개된다.이관섭이 지휘하는 쳄버코랄이 2부의 첫머리를 장식한다. 바로크이전의 이탈리아 고합창음악을 발굴연주함으로써 서양음악사에 중요한 공헌을 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는 이탈리아의 암브로지마나합창단은 27일 무대에 선다.프란체스코 파나가 지휘할 이번 연주회에는 이 단체에 소속된 옛악기 연주단체인 심포니엄 무지쿰이 함께 출연,비발디만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연주한다.국내 합창단은 최흥기 지휘의 서울시립합창단.합창제의 마지막날인 28일은 세계합창의 밤으로 합창제에 나선 국내외 10개 합창단외에 인천과 성남의 시립합창단이 임원식이 지휘하는 코리안심포니와 함께 화려한 무대를 꾸민다. 1부에서는 각국의 합창단이 각기 자기나라의 민요를 부르며 2부의 국내 연합합창단에 이어 3부에서는 베토벤의 「합창교향곡」가운데 4악장 「환희의 송가」가 전원이 참가한 가운데 연주되는 것으로 합창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 화제의 인기연극 다시 무대에/대학로연극가에 리바이벌붐

    ◎「부자유친」·「신…」이어 「찌꺼기들」·「M나비」도 공연/“초연보다 완성된 형태”… 관객들에 좋은 반응 몇몇 장기공연작품을 제외하고는 그동안 이렇다할만한 화제작이 없어 썰렁했던 대학로 연극가에 국내 유수 극단들이 잇따라 과거의 화제작들을 새롭게 무대에 올리고 있어 관심을 끈다. 극단 성좌가 폴란드 작가인 야누쉬 그와브스키의 「찌꺼기들」을 오는 5일∼23일 성좌소극장에서 다시 공연하며 민중극단도 창단 30주년기념 세번째 작품으로 중국계 미국작가인 데이빗 헨리 황의 「M 나비」를 샘터파랑새극장에서 지난달 31일부터 공연하고 있다. 이밖에 올들어서만도 목화레퍼토리컴퍼니의 「부자유친」,실험극장의 「신의 아그네스」,극단 민예의 창작뮤지컬 「꿈먹고 물마시고」등 과거의 화제작들이 초연때보다 완성된 형태로 다시 무대에 올려진 경우가 많다. 「찌꺼기들」과 「M 나비」는 각각 87년과 90년 극단 성좌와 민중극단에 의해 초연돼 화제를 모았던 작품들이어서 새 출연·제작진들이 펼쳐보일 이번 무대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더욱 크다. 극단 성좌가 성좌소극장(745­1214)에서 공연할 「찌꺼기들」은 최근 연극계의 뉴리더로 주목을 받고 있는 연출가 김아라(36·여)씨가 「장미문신」에 이어 두번째로 연출했던 작품으로 그녀를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한 화제작.갱생원생 개개인의 암울한 개인사를 중심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세계영화제에 출품해보려는 야심을 지닌 영화감독과 이를 거부하며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을 지키려는 소녀갱생원의 갈등과 처절한 파국을 그린 작품이다. 이번 무대는 「빌록시 블루스」를 연출했던 김영환씨가 연출을 맡았으며 「실비명」과 「욕탕의 여인들」에서 열연했던 이화영이 신데렐로 열연한다. 한편 오는 9월11일까지 계속될 민중극단의 「M 나비」는 프랑스 외교관과 중국의 여장 남자경극배우와의 25년에 걸친 실제의 기이한 사랑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동양에 대한 정복욕과 근거없는 우월의식에 근거한 서양의 편견을 고발하고 있는 이작품은 동서양,남녀의 오해·갈등을 다루고 있다.국제화·개방화시대라는 오늘날 외국,특히 서양에대한 무비판적인 호의와 관대함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예 연출가 김혁수씨가 연출하는 이번무대에는 박봉서·한필수씨가 출연한다. 화제작의 재공연에 대해 연극계 일부에서는 극단들의 안이한 제작태도의 반영이라며 비판의 시선을 보낸다.그러나외국처럼 「어느 극단하면 어떤 작품」이 연상되는 극단의 고정레퍼토리개발과 반복되는 공연으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기대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많다.
  • 폭염속 국제무용·연극제 개막

    ◎ADF서울/미 대표적 현대무용단 참가/해변연극제/일극단등 부산해운대서 공연 ○…현대무용의 세계적인 조류를 공연과 강습을 통해 보여주는 「아메리칸 댄스 페스티벌(ADF)서울」이 오는 8월1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과 문예회관대극장에서 열린다.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주최로 올해 세번째를 맞는 「92 ADF서울」에는 미국 현대무용의 개척자 가운데 한사람으로 꼽히는 에텔 버틀러(80)를 비롯해 베티 존스,린다 데이비스등 원로 중진 16명으로 구성된 교수진과 폴 테일러무용단및 델톤­하텔무용단등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무용단이 참가한다. 8월1일 개회식에 이어 3∼13일 세종문화회관 6개 전속단체연습실과 문예회관대극장에서 무용수업과 무용공연이 동시에 진행되며 오는 14일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레퍼토리공연·교수진공연·창작공연·아프리카춤공연등으로 짜여진 폐막행사를 가짐으로써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초청공연을 갖는 폴 테일러무용단(문예회관대극장 4∼7일 하오7시30분)은 올해로 창단 37주년을 맞는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무용단.머스 커닝햄과 함께 마사 그레이엄의 뒤를 이어 미국 현대무용계를 이끌고 있는 폴 테일러(61)가 올시즌에 새로 안무한 「B극단」과 「장미꽃」등 6개 작품을 선보인다. 한편 오스틴 하텔과 리사 델톤부부가 지난 89년 창단한 델톤­하텔무용단(10∼13일)은 서울무대에서 초연되는 「어둠을 깨고」를 포함해 「G선상의 소나타」「도주」등을 공연한다. ○…제2회 부산 국제해변연극제가 8월1∼5일 부산 해운대 송림공원에서 열린다. 한국연주협회 부산지회 주관으로 해운대 해수욕장 모래밭에서 열릴 이번 해변연극제에는 서울·부산·청주및 일본등 국내외 5개극단의 작품과 무용공연등 모두 6개 작품이 공연된다. 주최측은 특히 해변가에 흩어져 있는 관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공연 2∼3시간전부터 거리굿(1일),해군군악대 축하연주(2일),동래지신밟기(3일),좌수영어방놀이(4일)그리고 풍물놀이(5일)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놓고 있다. 공연이 끝나면 관객과 대화의 장도 마련해 연극에 대한 이해를 도울 계획이다. 이번 해변연극제에 참가하는 극단과 작품은 부산 극단 자갈치의 「내 청춘 파도에 싣고」(1일 하오7시),심우성의 1인극「남도 들노래」(2일 하오8시),부산 극단 맥의 「꼭두」(3일 하오8시),청주 놀이패 열림터의 「월급도둑」(4일 하오8시),일본 가지마야 만스케의 노우미소 구리구리」(5일 하오8시)등이다. 해변이라는 공간적인 제약때문에 대사가 비교적 적고 마임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들이 선택됐다.
  • 창작극 「부자유친」 출연 정진각씨(인터뷰)

    ◎“사도세자 미워한 영조심리묘사에 초점” 『20년 가까이 연극을 하고 난 지금에서야 연극이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습니다.그래서 그런지 바로 지금부터 배우로서의 제 인생이 시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는 16일까지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목화레퍼토리컴퍼니의 「부자유친」(오태석작·연출)에서 희극적이면서 냉엄한 성격의 영조역을 맡아 호평받고 있는 연극배우 정진각씨(41). 『후궁의 자식이었던 영조가 후궁에게서 얻은 사도세자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옛 상처가 되살아나는 것같아 한편으로는 안쓰러우면서도 아들을 더 미워했던 것 같습니다.영조의 이와 같은 복합적인 심리적인 갈등을 압축적으로 표현하고자 애썼습니다』 지난 74년 「춘풍의 처」로 연극무대에 데뷔한 뒤 20년 가까이 「아프리카」「태」「자전거」「필부의 꿈」등 30여편의 연극에 출연하면서 오태석씨와 줄곧 함께 작업을 해온 그는 극단 목화의 없어서는 안 될 대들보. 서울 대광고를 졸업하고 해사에 지원했다 실패한 뒤 친구들의 권유로 연극을 시작한 정씨는 이제 그만의 개성있는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타고난 「광대」로 꼽힌다. 『창작극만을 고집하지는 않습니다.인간내면의 오욕칠정을 끌어내는 연극,표변하는 인간의 심리를 파헤친 연극이라면 어떤 것이든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그리고 기회가 닿는다면 체호프나 셰익스피어등 사실주의 연극작품들도 해보고 싶구요』.그는 그러나 「감자」나 「메밀꽃 필 무렵」등과 같은 작품속에서 묻어나는 우리의 한국적인 정서를 후배들과 관객들에게 전해주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말한다. 길가에서건 지하철에서건 일상생활속에서의 경험들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머리속에 기억해 놓는 연극인으로서의 몸에 밴 생활습관이 연기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그는 배우로서의 무대경험을 살려 언젠가는 작품연출을 해보고 싶다고 털어놓는다.
  • 월미도 「여름야외이벤트」 개막공연을 가다

    ◎휴일밤 해변 춤사위에 넋잃은 객석/현대무용·발레등 레퍼토리 다양/나들이 가족·연인들 즐거운 한때 한여름 무더위로 나른하던 5일 하오7시30분 인천 월미도 문화의 거리. 「춤의 해」운영위원회가 춤의 대중화를 위해 관객들을 찾아 여름내내 산으로 바다로 공연장을 옮겨다니는 「여름야외이벤트」개막공연이 열릴 이곳 간이이동무대주변에는 공연시작 30분전부터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몰려들기 시작한 「순수」관객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갖고 내려간 조명기구들과 음향시설들이 설치된 무대옆에는 멀리서도 공연을 볼 수 있도록 대형 영상화면이 세워졌다. 인천 앞바다로 붉은 해가 떨어짐과 동시에 조흥동 한국무용협회이사장의 인사말로 막이 오른 이날 개막공연은 인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경숙현대무용단의 「불새」공연으로 시작됐다. 때마침 살살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얼굴에 맞으며 무용수들의 몸놀림을 따라가는 관객들의 눈길에는 호기심에 그득하다. 휴일을 맞아 가족단위로 또는 연인들끼리,친구들끼리 월미도로 놀러와 색다른 볼거리를 접한 관객들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무용공부를 시작한 국민학교 다니는 딸과 아들을 데리고 구경왔다는 인천에 사는 30대주부,손주들과 함께 바람을 쐬러 나온 할머니,반백이 성성한 50대 부부등 관객도 각양각색이다. 「불새」에 이어 이명신무용단의 한국무용 「새벽소묘」가 공연됐고 조승미발레단의 「돈키호테」「캐츠」「영광」등 소품공연이 연달아 무대에 올려졌다.화려한 의상과 생생한 음악,남녀무용수들의 아름답고 박력있는 동작들에 관객들의 열띤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무용수들이 간간히 실수할 때도 이들을 격려하는 박수가 객석에서 터져나와 어색함을 덜어주었다. 발레에 이어 어린아이들의 순수함을 그린 육미영현대무용단의 「도난당한 아이들」공연은 소재의 다양함과 신들린 듯한 젊은 춤꾼들의 춤사위에 관객들은 넋을 놓고 구경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친구들과 월미도에 놀려왔다가 우연히 공연을 보게 된 이승희씨(24·여·회사원)는 『야외무대에서 무용공연을 구경하기는 이번이 처음인데 자연과 어우러진 자유로운 분위기에서접해서 그런지 낯설지 않고 호감이 저절로 생긴다』고 말했다.이씨는 또 『이런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면서 서울에 올라가면 무용공연장을 한번 찾아가 볼 생각이라고 했다. 2시간 만인 하오 9시30분쯤 파장한 이날 공연에는 오며가며 구경한 관객들까지 1천명은 족히 넘을 듯했다. 한여름 인천 월미도공연은 무용관람기회가 없었던 이날의 관객들에게는 다양한 공연을,지역무용단에게는 대규모 관객앞에서 공연할 기회를 준 일석이조의 자리였다. 그러나 산만할 수밖에 없었던 이날 야외공연은 관객들의 불편은 안중에도 없이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의 지나친 극성으로 공연의 맥이 끊어져 아쉬움으로 남았다.
  • 「부자유친」 무대에/혜경궁홍씨 「한중록」 극화

    ◎목화레퍼토리컴퍼니 16일까지 공연/영조·사도세자간 갈등 상징적으로 표현 자기 색채가 뚜렷한 독특한 무대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안겨주는 오태석씨의 목화레퍼토리컴퍼니가 「심청이는 왜 두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공연이후 8개월만에 「부자유친」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을 연극화한 이 작품은 영조대왕의 노여움을 사 뒤주속에서 굶어죽은 사도세자의 비극을 통해 원초적인 인간의 애증과 불신등을 풍부한 우의와 상징으로 그려낸 것이다. 특히 무대는 초현실주의 무대라 할 만큼 사실성을 철저히 배제하고 인간의 무의식의 세계를 표출하는데 역점을 둬 소재가 갖는 역사성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연출가 오씨는 이 역사적인 비극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이해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며 사람들 사이의 이해란 과연 가능한가하는 문제를 분단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던지고 있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서는 매공연마다 수정을 서슴지 않는 연출가로 유명한 오태석씨가 직접 쓰고 연출한 무대여서그의 연극무대를 즐겨 찾는 관객들을 호기심에 들뜨게 한다. 초연때에 비해 영조의 인간적인 면들과 혜경궁 홍씨와 선희궁등 여성의 역할을 부각,이들의 성격을 보다 입체화시켰다.또 부자간에 그쳤던 갈등을 조신들간의 갈등으로 그려 주제의 보편성이 살아나는등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이 작품은 지난 4월 일본 마에바시(전교)시 승격 1백주년기념행사에 초청되기도 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이번공연에는 정진각(영조역)한명구(사도세자역)정원중(선희궁)양진희(정순왕후)씨등 극단의 굵직한 연기자들이 모두 참가해 무대를 누빈다. 87년 제11회 서울연극제 대상과 서울비평가그룹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이번 무대는 87·88년에 이어 세번째 서울공연으로 오는 16일까지 문예회관 소극장(762­5231)에서 공연된다.하오7시30분(금·토·일·마지막날 하오4시30분 7시30분).
  • 가 국립발레단 내한/26∼27일 세종회관서 「백조의 호수」공연

    캐나다 국립발레단이 오는 26∼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721­7722,하오7시30분)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예술감독 레이드 앤더슨과 함께 내한하는 캐나다 국립발레단은 발레작품의 대명사로 불리는 「백조의 호수」를 공연하며 발레 공연으로는 드물게 26일 하오 2시 낮공연도 갖는다. 이번 내한공연에는 지난해부터 주역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는 마거릿 일만과 제레미 랜섬이 오데트공주와 지크프리트왕자역을 맡아 국내 발레팬들과 첫 만남을 갖는다. 지난 51년 창단된 캐나다 국립발레단은 현재 60여명의 무용수와 전속 교향악단을 갖춘 캐나다의 대표적인 발레단으로 세계 정상급 발레단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난 70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엑스포 행사에 초청돼 절찬을 받은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미국등에서 공연을 가져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이 발레단은 매년 봄 가을 두차례 정기공연과 장기간 해외순회공연을 갖고있다. 고전발레곡에서부터 현대작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자랑하는 이 발레단의 내한공연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협연으로 이뤄진다.
  • 4월춤판 다양한 무대 열린다/젊은 춤꾼들 「춤의해」 기념공연

    ◎국립국악원 전통무용발표회도 9일부터 시작되는 「젊은 춤꾼들의 봄잔치」로 막이 오르는 「춤의해」 봄맞이제전이 오는 6월4일까지 문예회관대극장과 소극장에서 국내외 단체들의 알찬 공연으로 꾸며진다. 30대 젊은 춤꾼들 6개팀이 참가하는 「젊은 춤꾼의 봄잔치」는 9일부터 문예회관소극장무대에 올려지며 같은날하오7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는 「무용한국」창간 25주년 기념공연으로 한국무용 발레 현대무용과 전통무용등 각 장르의 대표적인 작품들이 선보여 한바탕 잔치무대를 벌인다. 국립발레단 창단 30주년 기념으로 공연돼 고정레퍼토리로 정착한 「돈키호테」(안무 마리나 콘트라체바)가 오는 9∼12일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전막 앙코르공연을 가지며 김학자교수(한성대)의 창작발레공연과 중견무용가 민준기씨의 창작무대 「돌이 되어」가 각각 오는 14일과 17∼18일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전통무용발표회도 잇따라 열린다.17일 박소림씨의 살풀이 승무등의 공연에 이어 국립국악원 전통무용발표회가 22∼23일 국립국악원 소극장무대에 오른다. 또 지난 1일부터 청파아트홀에서 공연되고 있는 현대무용가 최데레사의 「그 인연에 울다」가 1∼2회에 그쳤던 지금까지의 무용공연과는 달리 오는 12일까지 모두 18회라는 장기공연을 이색적으로 시도,춤의 대중화 방법을 모색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 “연주수준 향상… 곡 중복은 피해야”/92교향곡 축제를 듣고

    「고향의 소리」라는 주제 아래 네번째를 맞은 92 교향악 축제(2월15일부터 3월17일까지·예술의 전당 콘서트홀)는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 악단이 늘어나고(1회 11개,2회 15개,3회 16개) 악단들의 수준이 높아져 예술의 전당이 주최하는 이 행사가 국내 교향악 발전사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금년에는 전국의 18개 악단이 불꽃튀는 열전을 벌였는데 양적 팽창에 비해 내용(연주곡)은 빈약한 편이었다. 그러나 지휘자들의 음악만듦은 구태의연했으나 악단들은 질적으로 발전된 면모를 보여주었다. 식상한 것은 그야말로 지휘자들의 레퍼토리 빈곤과 매너리즘을 느끼게 한 음악메뉴로 연주곡들은 작년보다 오히려 고전과 낭만음악에 치우쳐 있었다. 심지어 재현예술의 의미파악도 제대로 안된 지휘자도 있었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다. 대체로 지방악단의 문제는 금관악기군(호른,트럼펫,트롬본)의 퇴화로 인한 협조적 방해기능이었다. 그러나 현과 목관악기군은 비교적 음이 정리가 잘되어 있었다. 교향악단의 음악이 되느냐 안되느냐의 문제는지휘자의 능력과 함께 각 악기의 정확한 음의 융합과 승화된 표현에 달려있기에 이의 해결이 시급하다. 특이한 것은 같은 악단이라도 외국객원지휘자가 음악을 만들면 음악이 되고 국내지휘자가 만들며 설익음이 느껴지는 것으로 지휘자의 능력문제도 있지만 단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자신들만의 지휘철학이나 연주철학이 결여되어있기 때문이다. 이번 교향악축제에서는 기대했던 악단(수원·부천시향,KBS향)이 기대치 이하였던 반면 상상외로 지방악단(전주·부산·마산·광주시향)들이 설득력있는 좋은 연주를 해주었다. 세부적으로는 레퍼토리선정에 있어 「서곡­협주곡­교향곡」하는 식의 고정관념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연주메뉴가 되어야 할 것이고 악단간의 연주곡중복(스트라빈스키 「불새」)도 피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18개 악단이 연주한 55곡중 국내창작곡이 1곡뿐인 것은 교향악축제의 자존심 상실이다. 27명이나 되는 협연자들은 그 얼굴이 그얼굴이라 신선감은 없었으나 비중있는 연주자들이 대거 참가해 좋은 음악만듦은 되었다. 끝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전국의 모든 악단들이 개성상실로 인해 획일화되지말고 각 지역특성에 맞는 고유샐깔을 만들어가 「자기고장의 음악」을 들려줄 수 있어야만 교향악축제의 뜻이 있다고 본다. 이제 악단들은 감각적인 연주행위보다 지적인 해석미학이 깔린 음악을 보여줄 때가 됐다. 음악은 고도의 기술없이 의욕이나 배짱만으로 되는 예술이 결코 아님을 알아야 한다.
  • 근로청소년들,흥에 겨워 “앙코르”(공연)

    ◎문화부주최 순회음악회 서울직업훈련원을 찾다/서울팝스,고전서 팝까지 다양한 연주/“점잔빼지 말라”주문에 박수·환호터져 첫곡인 비제의 「카르멘」이 연주되기 전에 한 학생은 『이건 대한뉴스 같은 것』이라고 했다. 이날 프로그램의 맨 뒤쪽에 가수 변진섭이 나오는 것을 두고 앞쪽의 오케스트라연주는 마치 본영화가 상영되기까지의 기다리는 시간에 불과하다는 뜻인 것 같았다.그래서 그런지 지휘자가 지휘대에 올라 단원들에게 첫곡의 준비를 시킬 때까지도 웅성거림은 멎지 않았다. 그러나 「카르멘」이 끝날 때 쯤에는 벌써 아무도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두번째 곡인 「마이 웨이」가 연주될 때는 드디어 콧노래가 나왔고 세번째 곡인 「데킬라」에서부터는 연주회 내내 박수장단이 이어졌다. 16일 하오 「청소년을 위한 신춘순회연주회」가 열린 서울 강동구 고덕동 서울직업훈련원강당은 환호하는 청소년 청중보다 오히려 이 행사를 준비한 어른들의 감개가 더 커 보였다. 문화부가 서울팝스오케스트라와 함께 연 이 행사는 중·고생보다는 근로청소년을 위해 그것도 드물게 오케스트라가 출연하는 연주회로 관심을 모았다. 그런 만큼 주최측은 과연 원생들이 고상해 보이는 이 연주회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지휘자인 하성호씨도 청소년들이 음악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레퍼토리를 선정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던 것은 물론 강당무대가 너무 좁아 70여명의 단원 가운데 불과 40여명이 올라설 수 있을 정도인 것도 걱정이었다. 실제로 오프셋인쇄과 김지열군(18)은 연주가 시작되기전 『프로그램중에 팝송이나 가요도 들어있지만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것이 재미있을지는 모르겠다.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교향악단이 연주하는 것을 한번 본 적이 있지만 솔직히 재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군은 그러나 서울팝스오케스트라가 한국심포니오케스트라라는 이름을 내걸 때는 고전음악만을 연주하며 「고상한 척 하는」하씨가 「데킬라」를 지휘하면서는 춤추는 듯한 모습으로 가끔 『데킬라!』를 마이크에 대고 외치자 웃음기가 감돌기 시작했고 곧 박수대열에 합류했다.이날 연주회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사이에 10분정도 쉬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가요 「내마음 갈 곳을 잃어」와 「라밤바」「영광의 탈출」이 연주되는 동안 환호가 계속되자 하씨는 열기에 밀려 휴식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 그것은 그러나 지휘자 하씨 자신의 「탓」이기도 했다.하씨는 첫곡 둘째곡이 끝난뒤 여느 음악회장에서와 같이 점잖게 박수를 치는 청소년청중들에게 『이성을 유지하며 즐거움을 발산하는 것은 얼마든지 좋다』면서 『흥겨우면 환호성도 지르고 휘파람도 불고 나와서 춤을 추어도 좋다』고 했었다. 휴식없는 2부에 접어들어 「훅트 온 클래식」과 가요 「잊지 말아요」,베사메무초가 연주된뒤 마침내 청중들이 기다리던 가수 변진섭이 무대에 나섰다. 물론 환호성이 따랐고 그는 「너무 늦었잖아요」등 자신의 히트곡 3곡을 불렀다.그러나 이 노래가 모두 끝났을 때의 환호성은 조금전 「훅트 온 클래식」이 끝날 때의 그것보다 결코 크지 않았다. 연주회는 「아프리칸심포니」로 끝을 맺었고 지휘자 하씨는 『박수속에 여러번 문밖으로 들락날락한 것으로 치고』 앙코르곡으로 요즘 한참 유행하는 「내사랑 내곁에」를 연주했다.물론 곧이어 엄청난 규모의 합창이 이어졌다.청중의 얼굴은 모두 조금씩 상기되어 있었다. 오케스트라가 모두 퇴장한뒤 이 훈련원의 훈련부장은 행사를 주최한 문화부 담당자들을 청중들에게 소개했고 이어 이날 공연의 가장 큰 환호성이 울렸다. 이 행사의 실무를 맡은 이돈종 문화부 생활문화과장은 박수를 받은뒤 자리에 앉아 『공무원생활 26년에 행사에 나가 박수를 받은 적도 여러번이지만 오늘같이 진심으로 박수를 받은 일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고백하면서 감격스러워 했다.
  • 「춤의 해」/29일 화려한 개막공연

    ◎국립극장서 15개단체 400명 출연/「울림소리」·「꿈의 왈츠」 등 4부로 진행/안숙선의 창등 타예술과의 만남도 시도 「92 춤의 해」 개막식이 29일 하오7시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성대하게 펼쳐진다. 「시간을 건너 공간을 넘어­우리의 춤 영원한 춤」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이번 행사에는 국립무용단,국립국악원 무용단,유니버설발레단,서울예술단등 한국을 대표하는 15개단체와 4백여명의 무용인들이 총출동,신무용사 70년에 가장 크고 화려한 무대를 꾸미게 된다. 1시간30분동안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한국무용가 국수호씨(중앙대교수)가 총연출을 맡았고 황두진·조수동·김양근(현대무용),이노연(한국무용),이득효씨(발레)가 조연출을 맡았으며 그밖의 모든 출연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 「춤의 해」의 성공적인 진행을 기원하게 된다. 최초의 언어이며 의식인 「춤」의 역사성과 제의성을 강조하게 되는 이번 무대에는 공연과 의식이 번갈아 진행돼 축제성을 고조시키게 된다. 「첫불­태초의 빛」을 상징하는 1부에는 툇마루무용단이 태고의 울림을 담은 「울림소리」를 선보이며 밀양백중놀이의 전수자 하보경옹이 옛날 민초들의 흥과 해학을 담은 「양반춤」을 보여준다. 「빛은 춤으로」의 2부에서는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화평지무」와 제주도민속 예술단의 「해녀춤」,서울예술단의 「훈령무」가 국토 곳곳에 새겨진 춤의 다양한 형태들을 제각기 보여준다. 또 2부에서는 세계각국의 유명 무용인들이 보낸 메시지들이 전달되는데 내한중인 영국 컨템포러리무용단의 로버트 코헨단장이 직접 출연,축하의 말을 전하며 미국 「아메리컨 댄스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인 라인할트와 「폴 테일러 무용단」의 폴 테일러,불란서의 모리스 베자르,독일의 피나 바우쉬,소련 볼쇼이 예술감독인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메시지가 비디오로 제작돼 화면과 함께 전달된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에 해당되는 3부 「온누리를 춤의 꽃밭으로」에서는 한국무용 발레 현대무용 재즈의 각장르에서 대표적인 작품들이 소개된다. 국립무용단의 부채춤,김백봉무용단의 화관무,국립발레단의 「꽃의 왈츠」,유니버설발레단·조광·한익평재즈발레단의 다양한 레퍼토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한편 3부에서는 테너 박인수의 노래와 춤의 만남,김영동작곡의 국악과 홍승엽의 현대춤의 만남「멀리 있는 무덤중에서」,국악인 안숙선의 창과 조지훈의 시「승무」에 맞춘 춤등이 소개되는데 이는 춤과 타예술과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시도한 경우이다. 이어 조흥동,이순렬 공동위원장의 낭독으로 전해지는 「북한무용인에게 보내는 메시지」에 이어 북청사자놀이,황해도 봉산탈춤이 펼쳐진다. 이와 함께 달에서 본 한국의 영상이 슬라이드에 투사되는데 이는 통일의 염원을 담은 것. 1부의 과거의 춤,2부의 춤의 공간성,3부 현재의 춤에 이어 4부의 주제는 「미래의 춤으로」로 정해졌다. 김현옥의 비디오댄스와 대구시립무용단의 춤 「어울림」이 소개된다. 마지막으로 온무대가 꽃밭으로 변한 가운데 발레하우스의 학생 80명과 리틀엔젤스단원 50명,김천흥 송범 등 원로무용인들과 전출연자들이 무대에 모여 안익태의 「한국환상곡」에 맞추어 화합의 춤판을 벌이게 된다.
  • 「정치판놀이 맥베드」로 첫 인사/부산연극연기자협,창립기념무대

    부산연극의 발전을 위해 이 지역 연극인들이 발벗고 나섰다. 최근 결성된 부산연극연기자협회(가칭)는 창립공연으로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드」를 재구성한 「정치극 혹은 정치판놀이 맥베드」를 15일부터 시민회관 소극장 무대에 올렸다. 20일까지 공연되는 이번 무대는 셰익스피어 작품을 우리식으로 해석한 것으로 하향추세를 치닫고 있는 부산지역연극의 회생을 위해 부산연극인들이 모여 마련한 공연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부산연극연기자협회는 인적자원에 비해 공연횟수는 많고 관객은 눈에 띄게 줄어들어 좋은 연극을 기대하기가 점차 어려워지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소속극단이라는 테두리를 뛰어넘어 연기자들이 모여 부산연극의 발전을 위해 결성한 것이다.협회측은 공연의 질을 높이고 지역연극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매년 한번씩 배우들의 합동공연을 가질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창립공연작품인 「정치극…」은 서울무대에도 진출,호평을 받고 있는 이 지역 대표적인 연출가 이윤택씨가 재구성했다. 부산레퍼토리시스템단원인 이상복 박미형이 맥베드와 맥베드부인으로,극단우리의 박찬영이 덩컨왕으로,극단부두극장의 박지일이 뱅코우로 나오는 것을 비롯 이 지역 중견·신인 연기자들이 합동공연 형식으로 꾸미고 있다.
  • 서울심포니 음악감독 이진권씨/불가리아 3개 교향악단을 지휘

    서울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이진권씨(41)가 불가리아의 교향악단을 지휘하기위해 29일 출국했다. 이씨는 오는 2월5일 초청자인 소피아방송교향악단을 지휘한뒤 15일과 25일에도 소피아아카데미오케스트라와 톨부인쳄버오케스트라의 연주회에 잇따라 지휘자로 나선다. 이씨는 특히 이번 지휘여행에서 베토벤과 모차르트 멘델스존등 고전·낭만 레퍼토리외에 한국작곡가의 창작곡을 연주하게 된다. 한국 작곡가의 곡은 박인호의 「관현악을 위한 남한강」과 최동선의 「클라리넷과 9개의 현악기를 위한 효과」,박정선의 「관현악을 위한 회상88」및 「현을 위한 비바리」,임평용의 「관현악을 위한 얼」,이영철의 「풍류90」등 6곡이다. 이씨의 이번 불가리아진출은 지난해 9월 서울심포니를 객원지휘한 소피아필하모닉의 지휘자 조르단 다포프의 주선으로 이루어졌다. 한편 서울심포니는 올시즌 불가리아의 연주자 3명을 정식 단원으로 초빙한다.
  • 「스티밍…」「엄마는…」/인기여성극 지방나들이

    ◎스티밍…/가부장제 모순고발,부산등 순회/엄마는…/울산·대전서 끈끈한 모녀애 공연 지난 해 「여성연극바람」을 일으키며 장기공연에 들어갔던 「스티밍­욕탕의 여인들」과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가 잇따라 지방공연을 떠나 올해는 여성연극 붐이 지방에서 계속될 전망이다. 다섯 달 가까이 공연되면서 2만여 명의 관객이 관람한 실험극장의 「스티밍­…」은 오는 29일 부산 공연을 시작으로 울산·광주·마산의 연극무대에 오른다.또 지난 8개월여 동안 2백74회 공연되면서 4만명이라는 놀라운 수자의 관객을 동원한 극단 산울림의 「엄마는…」역시 다음 달 9일 서울공연이 끝나면 15일부터 울산·부산·대전 등 지방 공연에 나선다. 여성의 관점에서 여성의 문제를 다룬 연극,여기에 여성의 삶을 다루거나 여성 극작가가 쓴 작품들까지 포함되는 여성 연극이 관객을 끄는 것은 결코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그러나 작년부터 여성 연극이 무대에 오르는 횟수가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났고 관객 동원에도 성공을 거두고 있어 관객들의 성향과현주소를 가름할 수 있게 해준다. 이와 같은 여성 연극의 성황은 한 마디로 연극을 관람하러 오는 여성관객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과 일맥 상통한다.교육수준이 높아지고 경제적·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긴 여성들이 여가 시간을 이용,문화활동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나서면서 이와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40대에 들어서 학창시절 종종 찾던 극장에 대한 짙은 향수를 갖고 있는 중년의 여성 잠재연극인구들이 극장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12일 서울 공연을 마친 연극 「스티밍…」은 영국의 낡고 허름한 터키식 공중목욕탕에 각각의 사연을 갖고 있는 다양한 계층의 여인 6명이 반라로 등장해 여성을 억압하는 가부장제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성 폭행,성의 상품화,구타,남편의 외도 등 가부장제 사회속에서 여성이 당면한 문제들을 집약적으로 그리고 있는 이 연극은 특히 극이 전개되면서 허약해 보이기만 하던 등장 인물들이 서로 자신들의 문제를 공유하면서 정신적 성숙과 자각을 이뤄내고 나아가 자매애가 싹터 함께 「공동목욕탕 사수」를 다짐하면서 막이 내리는 투철한 여성주의 의식을 보여준다. 영국의 여성 극작가 넬 던이 81년에 쓴 이 작품의 연출은 김철리씨가 맡았고 극중 인물 가운데 정신적 성숙정도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클럽 여급과 창녀인 조시역에는 김성녀 이화영 한수미 등이 거쳐갔다. 한편 여성들의 이야기를 해마다 거의 빠짐없이 무대에 올려온 극단 산울림의 고정레퍼토리에 새로 포함될 「엄마는…」(드니즈 샬렘작,임영웅 연출)은 사건중심이 아니라 엄마의 죽음을 눈앞에 둔 딸이 그동안 순탄치만은 않았던 엄마와의 미묘했던 관계를 잔잔하게 끌고나가는 연극.특히 외국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을 거의 못 느낄 정도로 우리 정서와 맞아떨어져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려놓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86년 극단 산울림의 「위기의 여자」(시몬느 보봐르작,임영웅 연출)를 시발로 여성 연극은 「덫에 걸린집」 「여자의 역할」 「혀」 「웬일이세요 당신」 「그대 아직도 꿈 꾸고 있는가」 등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품들이 번역극이라 우리정서와 실정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고 남성 극작가가 쓰고 연출한 작품들이 허다해 진정 여성의 시각에서 여성의 문제를 다루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스티밍…」과 「엄마는…」의 지방 공연 일정은 다음과 같다. □「스티밍…」=▲부산(1월29∼2월13일) ▲울산(20∼23일) ▲광주(28∼3월1일) ▲마산(3월6∼8일) ▲구미(10∼14일) □「엄마는…」=울산공연일정은 2월15∼16일로 잠정적으로 정해졌으나 부산·대전 등지의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첼로와 함께 50년 전봉초씨(온고지신의 탐방)

    ◎문화계 원로에게 어제·오늘을 듣는다/“예술가는 예술에 대한 욕심으로 살죠”/11월 독주회 준비로 바쁜 나날/아시아청소년오케스트라 한국지부장도 맡아/국내 첼리스트의 80%가 제자 18년째 산다는 구반포의 아파트 초인종을 누르자 전봉초선생(74)이 직접 문을 열어 주었다. 따라 들어간 서재에는 연습을 하고 있었던 듯 보면대를 마주한 의자에 첼로가 비스듬히 누워 있었다. 이수교의 분주한 차량행렬이 바라보이는 창밖의 하늘은 잔뜩치푸려 있는데 펼쳐져 있는 악보는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기쁨」이었다. 『잠깐만 기다리라』고 해놓고 부엌으로 건너간 그는 불과 2∼3분만에 쟁반에 받쳐든 커피를 내왔다.문득 그가 서울음대 교수로 있던 시절 연구실 캐비닛에 여러 종류의 차를 넣어두고는 레슨을 끝내면 학생들에게 한 잔씩 끓여주었다는 한 제자의 추억담이 떠올랐다. 이날 그는 부인 이복련여사(62)가 붓글씨를 쓰는 모임에 나가 혼자 집을 지키고 있었다. 『예총회장을 그만둔 뒤에는 줄곧 집에만 있었어요.예술원에 가끔 갈 뿐이지요.그런데올해는 무척 바쁜 해가 될 것 같군요』 그가 올해 바쁘게 될 첫번째 이유는 자신의 표현대로 「악단생활 50주년」을 맞았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는 오는 11월로 예정된 기념독주회를 준비하고 있다.이 연주회의 피아노는 서울대에 함께 재직했던 피아니스트 김순렬선생(73)이 맡게 되는데 그 또한 올해가 연주생활 50년째 되는 해여서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되리라는 것이다. 기념독주회의 프로그램은 이미 결정이 되었는데 「사랑의 기쁨」은 그 가운데 하나다.그외에 비교적 현대쪽에 속하는 바르토크와 난곡인 바흐의 「무반주첼로를 위한 조곡」이 포함돼 있다.바르토크의 경우 지난 61년 생소하기만 하던 현대곡들로 독주회를 가지는등 새로운 레퍼토리를 개발하려고 애써온 그의 노력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그런데 바흐에 대해서는 『이 나이에는 무리인 줄을 잘 알고 있다』는 말로 설명을 시작했다.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전성기가 있는 법이므로 70이 지나서 이 곡을 연주하는 것은 욕심이지요.그래도 음악인생을 총결산하는 심정으로 큰 산과 같은 이 곡을 넣었습니다.예술가가 예술에 대한 욕심이 믿으면 밥숟가락을 놓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제 신조이기도 하고요』 그가 올해를 바쁜 해가 될 것으로 보는 두번째 이유이자 진짜이유는 최근 아시아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한국지부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당장 3월부터 이 오케스트라에 참가하고자 하는 국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실시하고 8월에는 음악캠프에 보내 지도를 받게한 뒤 아시아 지역 순회연주에 내보내야 한다.올해는 이 오케스트라가 우리나라에서도 연주회를 갖는다. 『음악회를 가지려면 필요한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순서겠지요.그런데 이번에는 거꾸로 됐어요』 그는 8월17일과 19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을 미리 대관받아 놓았다.그리고는 요즘 후원자를 물색하기 위해 방송국으로 대기업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음악협회장과 예총회장으로 휘둘리며 지낸 5년 세월을 남들은 허술히 보아주지 않는 탓인지 다행히도 곧 후원자가 나설 전망이라고 했다. 지난 해 여름 그는 사위인 첼리스트 이동우씨(KBS교향악단수석)가 동양인으로는 유일하게 이 교향악단의 지도교수로 참가한데다 아시아 8개국에서 모인 1백2명 가운데 우리나라가 가장 많은 22명이나 선발돼 매우 기뻤다고 한다. 그러나 기쁨은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동양 음악가의 자질을 일찍부터 개발해 보자는 취지로 90년 홍콩에서 창설된 이 교향악단은 지난 해에는 중국 순회연주까지 했어요.그런데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하고 음악수준도 높다는 한국에는 스폰서가 없어 오지 못했어요.올해도 성사되지 않으면 국제적인 망신이지요』 그래서 한국 지부장을 맡았다는 설명이다.교향악단을 운영하는 재단이 있으니 우리측에서는 협연자에게 돌아갈 얼마간의 개런티를 마련하고 연주장 대관,교통편,숙소마련 등 「몸으로 때우는」일이 그의 몫이다. 그런데 그런 곤고한 일들이 오히려 재미있고 의미있다는 표정이었다. 그는 서울대 음대학장 시절인 지난 79년 당시 교육부가 음대교수의 개인레슨에 제동을 거는 발표에 대한 반대의견을 한 음악잡지에 기고한 뒤 언론의 집중 포화를 얻어맞기도 했다. 당시 그는 예능의 조기교육을 옹호하며 『음악실기를 일반과외공부와 동일시하는 것부터가 잘못』이라면서 『대학교수라는 작자들이 얼마나 옹졸하기에 불로소득도 아니고 기술전수에 대한 대가로 몇 사람의 동료가 좀 잘 산다기로서니 배아플 것은 무어냐』고 썼었다. 그로 인해 「레슨으로 돈 번 대표적 교수」로 치부되는 부작용을 겪기도 했으나 그 일은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드러내는 또 하나의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피아니스트인 장녀 미영씨(37·교원대 교수)는 대신 그가 89년 펴낸 고희기념문집 「농현 오십년 낙수」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은 편지를 실었다. 『사정이 어려워 그냥 레슨을 받았던 창우언니(이창우)·재미첼리스트가 동아콩쿠르에서 대상을 받던 날 밤,캄캄한 어둠속에서 소리내어 감격의 눈물을 흘리던 아버지의 그 모습… 저는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그가 지금 갖고 있는 악기는 의외에도 정순화씨가 만든 국산 악기로 10수년전 손에 넣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82년 가진 「악단생활 40주년기념독주회」에서도 이 악기와 이정우씨가 만든 국산악기를 번갈아 사용했고 지난 87년 일본초청공연에서도 국산악기를 써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는 악기수리를 맡겼던 두 사람이 일을 꼼꼼히 잘하는데다 자신들이 만든 악기를 한번 써줄 것을 부탁해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그가 따로 국산이라고 말하지 않는 한 아무도 그 악기를 국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그만큼 수준급의 악기들이라는 것이다. 사실 「비교적 괜찮은」외국산 악기를 가지고 있었으나 같은 첼로주자로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 함께 살고 있는 막내딸 소영(30·서울 신포니에타단원)에게 물려주었다고 한다. 그는 지난 74년 정년퇴직할 때 받은 4천여만원의 퇴직금가운데 1천여만원을 쪼개 마련한 스텔라승용차를 8년째 타고 다닌다. 이웃들이 같은 아파트단지에 사는 다른 젊은 음악가들은 크고 좋은 새 차를 타고 다니는데 왜 그런 고물차를 타고 다니냐고 한다는 것이다.처음엔 그 말이 주변머리없는 자신에 대한 핀잔인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젊은 음악가를 바라보는 「의혹의 눈초리」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그래서 제자들은 만나면 『노동하는 사람은 하루종일 일해서 3∼4만원』이라면서 상식선의 강사료를 받을 것을 암시해주고는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 첼리스트의 80%는 제자」라는 그는 제자들이 초대하는 음악회만 찾아도 봄·가을에는 쉬는 날이 없을 지경이라고 한다.전문 연주가가 아닌 다음에야 1년에 한번 이상의 연주회를 갖는 사람에게는 경의를 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의 소망은 모든 음악인이 예술에 대한 욕심은 키우되 다른 욕심은 버리도록 하는 것이다. 「주당당수」직을 버리고 자전거 타기등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도 『좀도 오래 첼로를 연주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 30여 정상급 외국악단 몰려온다/올 음악무대 “풍성”

    ◎「동구권 편중」 탈피 다양한 음악세계 펼쳐/세종회관·예술의 전당 대관일정 “만원” 92년은 그 어느 해보다도 해외의 뛰어난 음악가와 단체의 내한연주를 즐길 수 있는 해가 될 것같다.20개에 육박하는 국제수준의 교향악단과 10개를 넘는 1류급 실내악단,그리고 전성기에 있는 솔리스트들이 대거 한국을 찾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또 동구권 연주단체의 편중현상도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내한예정인 동구권 연주단체의 수가 지난 해보다 늘어났음에도 다른 지역 연주단체의 초청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기 때문에 아직 성사가 불투명한 공연도 있지만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 전당의 대관일정을 중심으로 올해 예정된 해외 음악가의 초청현황을 알아본다. ▷1월◁ 빈 국민가극장 관현악단이 19,20일 신년음악회를 갖는다.이 관현악단은 60여명의 단원이 오페레타를 중심으로 빈 특유의 정서를 표출하는 악단으로 알려져 있다. ▷2월◁ 파리오페라관현악단의 수석주자로 구성된 라주모프스키 현악4중주단이 내한한다. ▷3월◁ 르네상스다성음악에 뛰어난데다 폴 사이먼의 유행음악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사하는 킹스 싱어즈를 비롯,피아니스트로 더욱 유명한 필립 망트르몽이 지휘하는 빈 쳄버오케스트라와 자그레브 솔리스티,필하모니아 현악4중주단 등 실내악단이 줄을 잇는다. ▷4월◁ 몬트리올·이무지치 실내악단과 미국의 포틀랜드 청소년교향악단이 연주회를 갖는다. ▷5월◁ 브룸스테트가 지휘하고 바이올린의 린초량이 협연하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와 블라디미르 스피바코프가 지휘하는 몬테칼로필하모닉,밤베르크심포니 등 교향악단과 부다페스트실내악단,콘센루스 헝가리쿠스,빈필하모닉솔리스트라,노르웨이 국립음악원 실내악단이 잇따른다.또 부친 다비드의 대를 이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미고르 오너스트라흐 독주회와 카를로스 보넬의 기타독주회도 예정되어 있다. ▷6월◁ 소련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게나리 로체스트벤스키가 지휘하는 스톡홀름필하모닉과 체코심포니,헝가리 국립교향악단이 내한하며 함부르크 모차르트오케스트라와 키예프 쳄버오케스트라 등 실내악단,그리고 뛰어난 피아니스트들인 앙드레 와츠의 독주회와 크리스티나 오르티즈의 서울시향 협연이 예정되어 있다. ▷7월◁ 레닌그라드 필하모닉에서 이름을 바꾼 성페테르부르크필하모닉의 내한이 추진중에 있고 뉴욕 팝스오케스트라와 롱아일랜드 유스오케스트라의 연주가 확정됐다. ▷8월◁ 우리 청소년 연주자가 대거 참여할 아시안 유스오케스트라와 1백5명의 남성으로만 구성된 소련 적군합창단도 내한한다. ▷9월◁ 런던 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호주 실내악단에 이어 피아니스트 라자 베르만이 아들 파벨과 듀오콘서트를 가지며 세계적인 클라리넷주자인 제르바스 드 페이에도 KBS교향악단과 협연한다. ▷10월◁ 「환상의 지휘자」로 불리는 세르주 첼리비다케의 뮌헨필하모닉과 예프게니 스베틀라노프가 지휘하는 러시아 국립교향악단이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이란 어떤 수준인가를 유감없이 보여줄 것이다.또 바르샤바심포니와 로열필하모닉 팝스오케스트라,폴란드 국립오페라단,빈 소년합창단,산도르 베그가 리드하는 카메라타 잘츠부르크가 내한하며 테너 페터슈라이어도 리트의 정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1월◁ 「4계」로 유명한 클라우디아 시묘네가 지휘하는 이 솔리스티 베네티 외에 헝가리 라디오심포니와 바덴바덴심포니 등 교향악단,파리 나무십자가와 스윙글 싱어즈 등 합창단이 공연한다.이밖에 체코의 대표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요셉 수크도 독주회를 갖는다. ▷12월◁ 「4계」에 있어 이 솔리스티 베네티와 또 하나의 쌍벽인 이 무지치와 클리블랜드 현악4중주단이 내한공연을 갖는다.
  • 북한 여성의 「서울나들이」(사설)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열린 서울토론회의 공식 일정은 끝났다.46년만에 「여성대표」자격으로 참석한 북한여성대표들의,「평화모색」과는 관계없는 행동만 남겼을 뿐인 이 회의의 흔적을 이쯤에서 한번쯤 곰곰 톺아보는 일도 중요할 것이다. 우선 북한여성 대표들은 그들이 목적하고 온 것을 십이분 달성한 것같다.첫째 그들은 토론주제 바꾸기를 관철했다.원주제와 직접 관계없는 「통일문제」를 토론 내용으로 「쟁취」한것이다.그것으로 그들은 배제된 「정치」를 다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두번째로 그들은 송이수까지 계산된 김일성화와 김정일화로 엮어 만든 김일성꽃다발을 「남한인민들」앞에서 당당하게 떠받들고 소리내어 그것을 예찬하는 일에 성공했다.그것도 민족 지도자의 한사람이었던 몽양의 묘소를 교묘히 이용하여. 세번째로 그들은 서울 한복판에서 확성기를 대놓고 이렇게 외치는데 성공했다.『북은 남침을 한 적도 없고 현재 할 의사도 없으며 앞으로 할 계획도 없다』.그리고 『있다면 북침이 있을 뿐이다』라고 거침없이 소리치는데 성공한 것이다.이 대목에서 토론장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다」고 한다.어처구니 없어서 나온 실소였겠는데 북한대표의 귀환 「보고」용으로는 이 웃음조차도 소득이 될 것이다. 이밖에도 「이대방문」이라는 카드도 효과적으로 써먹었다.이슈가 없어서 골몰중인 운동권학생들에게 근사한 빌미를 줄 수 있었으므로 성공하든 안하든 손해볼게 없는 카드였다.주최측의 사려없는 준비과정과 결정이 그런 결과를 불렀다.이 카드를 거꾸로 이용하여 시장이나 거리구경까지도 그들은 배척할 수 있었다.문목사와 임수경이라는 「약점」을 슬쩍슬쩍 건드려가며 장난성 자극을 충분히 즐겼던 그들은 북쪽 체제가 파견한 여성 척후병 역할을 잘 해냈다. 이 모든 것은 처음부터 예견되었던 일이므로 우리에게는 충격도 아니고 실망도 느끼지 않는다.그들이 벌이는 이 가장행열의 레퍼토리에는 우리도 충분히 적응되었으므로 실소나 한번 하고 나면 그뿐이다.그러나 그들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키높이가 비슷한 동반자로 성숙시켜 통일을 도모하려는우리의 뜻에는,이런 일의 반복은 도움이 안된다.그들이 「적의 심장에 비수 한개를 꽂고 돌아 왔다」고 의기양양해하며 더욱더욱 문단속에 골몰한다면 우리의 뜻은 뒷걸음질치는 결과 밖에 안될 것이다. 그렇게라도 「만난 것이 소득」이라고 대견해하는 주최측의 자긍에 찬물을 끼얹을 생각은 없지만,그들에게 반성할 일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북이 기회있을 때마다 드러내는,그 변함없는 「막무가내」를 그렇게 허랑허랑하게 받아주는 것에 대해서 이제는 반성을 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수십년동안 「생떼쓰기」를 조금도 멈추지 않아온 그들은 「여성」을 「파견」하면서도 여전히 같은 방법을 썼다.그런 그들에게 말끝마다 박수를 쳐주고 통일가장행열에 같이 늘어서서 「댕기매기」니 통일노래부르기 따위를 호들갑스럽게 함께하는 일은 그들의 환상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담담하고 어른스럽게,적어도 진실이 스며들 수 있는 분위기를 위해서 만이라도 사려깊은 대응을 했다면 좀더 성과가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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