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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감 후] 연임과 단임 사이/안석 정치부 기자

    [마감 후] 연임과 단임 사이/안석 정치부 기자

    2020년 2월 취임한 서울시향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이 첫 3년 임기를 마지막으로 시향을 떠날 것 같다. 지난해 말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 출연한 강규형 서울시향 이사장이 벤스케의 임기가 한 번으로 끝날 것임을 시사한 바 있고, 벤스케도 최근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양측이 이별 수순을 밟는 모습이다. 벤스케가 3년 만에 시향을 떠난다면 다소 뜻밖으로 받아들여질 것 같다. 후임에 대한 얘기도 없는 상황에서 전례에 비춰 보면 적어도 한 번은 연임하지 않겠냐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벤스케는 ‘정명훈 사태’ 이후 표류하던 서울시향이 고심을 거듭해 찾았던 ‘구원투수’가 아니었나. 유명 음악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는 자신의 블로그 ‘슬립드 디스크’에 “거기 가지 말라지 않았느냐”는 핀잔으로 시향의 이런 상황을 꼬집는다. 다른 음악감독의 임기가 단임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보다 조직의 장기적인 비전을 위해서일 것이다. 음악감독이 악단과 함께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2~3년 시간으로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벤스케는 라티 심포니에서 20년을,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에서는 19년을 함께해 왔다. 좋은 리더를 단임으로 떠나보내지 않는 것은 악단만이 아니다. 스포츠 구단이나 기업도 충분한 실력을 갖춘 감독이나 최고경영자(CEO)가 있다면 몇 배의 보상을 해서라도 계속 ‘묶어 두려’ 한다. 그렇게 리더와 조직은 함께 오랜 시간을 공유하며 성과를 만들어 낸다. 반면 아무리 연임을 하고 싶어도 단임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바로 5년 단임제의 한국 대통령이다. 우리 대통령은 취임 초 잠깐의 허니문 기간이 끝나면 후보나 당선인 시절 무슨 약속을 했는지도 모두 잊어버린 채 금세 임기를 마치곤 한다. 같은 대통령제라도 단임 또는 연임에 따라 행동 양태는 달라진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보건당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 중에도 봉쇄령 완화를 밀어붙인 이유는 단 하나였다. 국민이 전염병으로 죽어 나가더라도 셧다운에 따른 경기침체로 연임에 실패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 대통령은 경제보다는 방역에 집중했다. 연임·재선의 동기가 없기에 당장 경제지표가 나빠지는 것에 급하게 연연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한미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은 단임이냐, 연임이냐 여부가 리더십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극명히 보여 준다. “제가 대통령을 처음 해 보는 것이기 때문에….” 배우자 활동 논란이 한창이던 이달 중순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약식 회견에서 한 발언이다. 딱딱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윤 대통령 특유의 농담조 발언으로 본다면 정색하고 비판할 건 아니겠지만, 한국 대통령에게 ‘두 번’의 기회가 없다는 점을 상기하면 그처럼 툭툭 내뱉는 듯한 발언은 다소 아쉽게도 들린다. “내가 대통령을 해 보니”라는 소감이 나올 때쯤에는 이미 레임덕의 터널 앞에 있을지도 모를 만큼 한국 대통령의 임기는 길지 않기 때문이다. 악단이든, 국가든 좋은 리더가 연임하지 못하는 상황은 그가 속한 공동체 전체의 손해다. 윤 대통령의 임기가 모두 끝날 때쯤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정도의 성과가 있기를 바라 본다.
  • [마감 후] 잠들지 마라/안석 정치부 기자

    [마감 후] 잠들지 마라/안석 정치부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후보로 선출된 지난해 11월 5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행사가 열린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최종 대선후보가 발표되기 전 한 성악가가 축하공연을 위해 무대에 나와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네순도르마’(Nessun dorma·누구도 잠들지 마라)를 열창했다. 대선후보 선출을 축하하며 이 곡을 부른 이유는 마지막 가사 ‘빈체로’(vincero·승리하리라) 때문일 것이다. 외국 성악가들처럼 니은(ㄴ) 받침을 슬쩍 흘리며 ‘비네체~로’ 하고 불렀다면 살짝 더 멋이 있었을 듯싶지만, 이 성악가는 ‘빈, 체, 로’ 한 글자 한 글자를 길게 외쳐 불렀고, 마지막 마디에선 악보에도 없는 ‘빈체로’를 다시 한번 부르며 대선 승리를 염원했다. ‘투란도트’는 2022년과 같이 범띠해로만 알려진 옛 가상의 중국을 배경으로 망국(亡國)의 왕자 칼라프가 ‘투란의 딸’ 투란도트 공주가 낸 수수께끼를 맞히고 그와 결혼한다는 이야기다. 성악가는 사랑을 쟁취한 왕자처럼 윤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하기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렀겠지만, 사실 이 오페라의 결말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투란도트는 푸치니가 3막 1장까지 작곡하고 후두암으로 타계해 미완성으로 끝난 작품이기 때문이다. 물론 푸치니는 왕자와 투란도트가 이중창을 부르는 해피엔딩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하지만, 실제 작업에서는 바뀌었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우리는 그저 알파노, 베리오 등 다른 작곡가가 푸치니 사후 완성한 몇몇 판본을 보며 이 미완성으로 남은 작품의 실제 결말을 머릿속으로나마 상상해 볼 뿐이다. 다시 대선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0.73% 포인트(24만 7077표) 차이의 역대 최소차 결과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게는 이겼지만 속시원한 승리는 아니라는 느낌을 준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졌지만, 질 만했기 때문에 진 것은 아니라는 마음이 들게 한다. 대선이 사흘만 늦게 있었다면 지금 서울 통의동에서 새 정부를 구상하고 있는 사람은 ‘기호 1번’이었을 수도 있다. 앞으로 선거에서 더도 말고 0.73% 포인트 정도만 더 노력하면 언제든 승리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마저 들게 한다. 그래서인지 이번 대선 결과는 투란도트와 왕자가 사랑을 확인하고 네순도르마의 선율에 ‘태양, 생명, 영원’(sole, vita, eternita)을 합창하며 화려하게 마무리되는 알파노 판본보다는 뭔가 수수께끼 같고 찜찜한 결말의 베리오 판본에 좀더 가깝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지난 대선 레이스는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서막에 불과하다. 인수위원회 기간 역시 하루가 시작되지도 않은 동트기 전 서야(序夜)에 해당되는 때이고, 본격적인 시작에 앞선 예열 단계일 뿐이다. 문제는 5월부터 시작할 5년의 임기, 5막의 드라마다. 역대 모든 대통령들은 사실상 ‘미완성’으로 임기를 마쳤다. 대선 레이스와 정권 이양 단계에서 야심차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던 국정 과제는 지지부진하기 일쑤였고, 나중에는 원래 새 정부가 하기로 했던 약속이 무엇이었는지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금세 찾아온 레임덕에 허덕이다 정권을 내주고는 정치보복을 걱정하는 처지가 된다. ‘대통령 윤석열’의 이야기는 이제 곧 시작된다. 그가 이 새로운 이야기에서 승리를 외쳐야 하는 순간은 임기를 마무리할 때여야 한다. 국민들은 새 대통령의 성공적인 드라마, 화려한 피날레를 보기 위해 다시 잠들지 못하기 시작했다.
  • “靑 정책기능 폐지가 첫발… 대통령 권한, 총리와 장관에 분산해야”

    “靑 정책기능 폐지가 첫발… 대통령 권한, 총리와 장관에 분산해야”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으로 대표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실 개혁 청사진은 아직 선명하지 않다. 대선 과정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이 먼저 두드러진 정부조직 개편 방향도 마찬가지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제왕적 대통령제 개혁과 정부조직 개편을 시도하지만 임기가 끝나는 5년 뒤에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는 드물다. 서울신문은 22일 노승용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 이영범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에게 대통령실 개혁과 정부조직 개편 방향에 대한 조언을 들어 봤다. 이들은 대통령의 과도한 권한을 국무총리와 장관들에게 실질적으로 분산하고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대통령 참모의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에 휩싸인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해서는 대체로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속도 조절과 국민 공감대 확보를 제언했다.(답변 순서는 이름 가나다순). ■정부조직 개편 ‘붙였다 떼었다’ 방식은 최소화 국민 삶의 질 높이는 방향 설계 여가부 폐지 실현 의지 강할 것 -정부조직 개편을 어떤 방향으로 진행해야 하나. 노승용 교수(이하 노) “선거 과정에서 제시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도구가 정부조직 개편은 아닐 것이다. 5년마다 되풀이됐던 정부조직 개편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해 봐야 한다.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고 국민 삶을 향상하는 방식으로 정부를 설계해야 한다. 정부조직은 목적이 아니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임을 명심해야 한다.”이영범 교수(이하 이) “과거 새 정부마다 정부조직을 개편했다. 통상 기능은 외교통상부에서 산업부로 넘어갔다가 이번 인수위원회에서 외교부로 옮긴다는 말이 나온다. 과학기술부총리도 노무현 정부 때 없어졌는데 다시 이야기가 나온다. 지금 시대의 사회문제는 융복합적인데, 여전히 정부조직은 기능 중심에 머물러 있다. 이번에 정부조직을 개편하면 5년 뒤 이 정부를 평가할 때 잘했다고 할 수 있을까. 떼었다 붙이는 것보다는 조직개편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조진만 교수(이하 조)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정치개혁 공약을 거의 내놓지 않았다. 윤 당선인이 내놓은 것을 보면 여가부 폐지와 청와대 개혁이다. 제시된 것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실현하려는 의지가 강할 것이다.” 청와대 개편 선출되지 않은 참모 역할 축소 대통령 보좌조직으로 재조정 비서실장 빼고 수석 다 없애야 -제왕적 대통령제를 극복하려면 청와대를 어떻게 개편해야 하나. 노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표현은 민주주의 원리인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문제다. 선출된 대통령이 ‘국민이 나를 뽑아 줬으니 어느 정도는 내 뜻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문제는 나타난다.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역할과 기능을 국무총리, 장관에게 상당 부분 위임해야 한다.” 이 “청와대 개편과 정부조직 모두 시대정신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대선에서 최다 득표 당선과 최다 득표 낙선이 나왔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분열돼 있다는 것이다. 통합과 포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정책의 다양성을 제도화해야 한다. 대통령의 정치철학이나 이념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의 한마디가 모든 정책으로 변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 조 “문재인 대통령도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약속했다. 현재 청와대 구성, 조직, 위치 등은 효율적 국정 운영에 제약이 있다는 것이 공통적 의견이다. 청와대 개혁은 역사적 소임이 됐다. 핵심은 대통령의 권력 분산이다. 임기 초반 제왕적 대통령, 임기 후반 레임덕 대통령이라는 악순환을 끝내야 한다. 청와대 조직은 대통령 보좌와 비서 조직으로 기능을 재조정해 축소하고 내각과 중첩되는 기능은 없애야 한다. 국무총리와 장관 중심의 국정 운영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 개혁 방안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이 “청와대에 집중된 권한을 국무총리와 각 부처에 나눠야 한다. 차관급인 수석비서관의 눈치를 살피는 일이 없어야 한다. 수석, 비서관은 대통령 보좌에만 신경써야 한다.” 조 “경제수석, 사회수석 모두 필요 없다. 비서실장 빼고 다 없애야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청와대에 정책 기능이 있을 필요가 없다. 대통령 권한 분산을 모두 이야기하는데, 핵심은 정책실을 없애는 것이다. 정책은 국회, 정치권이 하고 집행은 정부에서 하는 것이다. 장관보다 청와대 수석이 더 큰 힘을 가지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가 아니라 국무회의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취지 공감하나 속도 조절 필요 소통은 공간적인 문제가 아냐 건물보다 국민 직접 대화 중요 -윤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는데. 노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는 목적이 국민 소통이라면 옮기지 않고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소통은 건물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마음, 자세, 실천 아니겠나. 물론 건물과 공간까지 소통에 최적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미국인들이 백악관 코앞까지 가고, 우리는 청와대 코앞까지 가지 못한다고 해서 미국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보다 소통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대통령은 정기적으로, 수시로 국민 앞에 나와 국민에게 직접 이야기를 한다. 한국 대통령은 대체로 제3자를 통해 국민과 소통해 왔다. 국무회의, 수보회의에서 말할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취지는 상당히 공감된다. 그런데 물리적 공간 개념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공약에 너무 얽매이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대선 기간에 광화문에 대해 경호, 보안, 비용 측면 점검을 완료했다고 했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모든 측면에서 말이 많이 나오는 용산을 졸속으로 발표했다. 왜 그런 것인지 설득력이 떨어진다. 시간을 두고 비용, 보안, 경호 문제를 철저히 점검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선인이 탈권위주의와 탈제왕적 대통령을 말했으니 그런 과정이 더욱 필요하다. 여야 모두 소모적으로 몰두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새 정부의 국정 운영 방안과 정책 기조를 논의하는 것이다.”조 “청와대를 옮기는 것은 정치적 상징성이 있어 추진해 볼 필요가 있다. 단기간에 중요한 정책을 너무 급하게 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 짓는 게 낫다고 본다. 그런데 광화문을 이야기했다가 용산으로 급선회했다. 대선 과정에서 용산을 말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결국 광화문을 이야기할 당시에 큰 고민이 없었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어디로 옮기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상징성에 걸맞은 개혁이 이뤄지느냐다. 박정희 정권 때 청와대 조직이 비대하게 커졌고 민주화 이후에도 줄어든 적이 없다. 백악관 직원이 400명인데, 청와대가 (경호실 포함) 1000명이다. 장관은 인사청문회라도 거치지만, 청와대는 없지 않나. 선출되지도, 검증되지도 않은 청와대 비서들이 장관, 국무총리보다 더 위에 있다. 구조조정하기 위해서라도 옮겨야 한다는 생각은 있다. 그러나 옮겨서까지 구중궁궐에 똑같은 조직, 예산이면 가장 큰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박 대통령 3선개헌 때 만든 것 역할·권한 과도해 폐지 바람직 인사검증 위한 특별기구 필요 -윤 당선인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는데. 노 “민정수석실 업무 영역이 지나치게 넓었다. 민정, 공직 기강, 법무, 반부패 기능에 고위공직자의 인사 검증, 직무 관찰, 대통령 친인척 관리까지 했다.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총괄했다. 5대 사정기관을 총괄한다는 점에서 과도한 권력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인사 검증과 공직 기강, 반부패 등을 수행하고 이를 철저히 감시한다면 굳이 민정수석실을 폐지할 필요가 있을까.” 이 “청와대가 정책 공론의 장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인사 검증과 사정 업무를 담당하는 민정수석실 폐지는 바람직하다. 장관부터 고위공무원단, 공공기관의 장이나 임원 등 민정수석실의 인사 검증 대상이 지나치게 넓다. 제왕적 대통령의 한 모습이다. 인사권을 다 대통령이 갖고 있으니 거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분권과 책임 기조에 따라서 가는 것이 맞다.” 조 “민정수석실은 1969년 박정희 대통령이 3선개헌을 추진하면서 만든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 때 내각과 중첩되는 비서실 기능을 줄이면서 민정수석실을 폐지했었다. 비서실 차원에서 모든 부분을 총괄하고, 기존 민정수석실에서 한 인사 검증 등은 특별기구를 마련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 -고위공직자의 인사 검증 업무는 어디서 해야 하나. 노 “미국의 ‘플럼북’(Plum Book) 제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는 대선이 끝나면 차기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게 의회가 대통령이 임명권을 갖는 행정부 리스트와 자격 요건 등을 규정한 플럼북을 발행한다. 이를 활용하는 노력을 통해 정상적으로 민정수석실을 운영할 수 있다.” 이 “분권화 기조에 맞는 책임장관제에 따라 각 부처 소속 공무원 인사는 장관이 책임지는 것이 옳다. 그러나 인사 검증까지 스스로 하긴 어렵다. 인사혁신처에서 하는 것이 맞다. 공공기관은 담당 부서인 기획재정부에서 하면 된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국무총리실 소속 위원회를 신설해 인사 검증을 맡기는 것이다. 민정수석실이 담당하는 인사 검증 업무는 대폭 축소해 장관, 대통령 직속 위원회, 대통령실 인사만 전담하는 것이 맞다. 대통령과 함께 일할 사람을 다른 곳에서 인사 검증하는 것은 이상하다.” 조 “사전 검증은 청와대가 해야 한다. 다만 민정수석실에서 불투명하게 하는 것보다는 국세청, 경찰청, 국토교통부 등 기관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정리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대통령 비서실 산하에 팀을 만들어서 하면 된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후보자인데 대통령이 꼭 임명하고 싶다면 왜 이 사람이 필요한지 얘기하고 국회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 맞다.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아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총리실은 어떻게 개편해야 하나. 노 “국무총리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조정이다. 총리실 내 주요 기구가 국무조정실 아닌가. 문제를 해결하려면 여러 부처의 노력이 필요한데, 다부처 협력 네트워크를 조정하려면 국무조정실의 역할을 강화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이 “헌법을 개정하기 전에 실질적으로 책임총리제를 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대통령이 밀어줘야 한다. 대통령이 결정한다고 하면 부처 장관들이 총리실에 안 가고 청와대에 가서 수석과 비서관을 만난다. 2018년부터 2년간 총리실에서 규제심사국장으로 일해 보니 총리실 역량 강화도 중요하다. 총리실 직원이 750명 정도인데, 파견자가 50% 이상이다. 1년 근무하고 떠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업무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하기 힘들다. 내부 정원을 확보해야 한다.” 조 “사실 대통령제에서 국무총리가 있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개헌하지 않는 이상 총리를 인정한다면 청와대의 수석 권한을 국무총리, 내각으로 옮기는 작업이 필요하다. 총리가 대통령의 최고의 파트너가 돼야 한다. 대통령이 모든 것을 일일이 다 할 수 없지 않나. 지금은 가장 아끼는 사람을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으로 불러들이는데, 국무총리를 시켜야 한다.”  노승용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 ▲1968년 전남 나주 출생 ▲광주숭일고, 연세대 행정학 학사·석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행정학 석사, 럿거스 뉴저지 주립대 행정학 박사 ▲한국조직학회 회장 이영범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1969년 서울 출생 ▲성남 성일고, 연세대 행정학 학사·석사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행정학 박사 ▲국무조정실 규제심사관리관 ▲현 한국국정관리학회 회장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1970년 인천 출생 ▲동산고, 인하대 정치외교학 학사 ▲연세대 정치외교학 석사·박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개혁위원장 ▲한국정당학회 회장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 “‘취임덕’에 빠질 것” “가짜뉴스 퍼트려” 여야 ‘靑 용산 이전’ 공방

    “‘취임덕’에 빠질 것” “가짜뉴스 퍼트려” 여야 ‘靑 용산 이전’ 공방

    “허술한 계획짜는 인수위 큰일 났다, 대한민국”“민생에 백해무익, 국가 안보에 재앙 같은 선택””尹, 文의 휴짓조각 약속 지킨 것”“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강한 의지 표명”21일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허술한 계획이라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협치에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의 발표를)보면서 ‘도대체 이렇게 허술한 실행 계획을 짜는 인수위원회라면 큰일 났다, 대한민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어 “좋은 취지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막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모습이 된 것”이라며 “이전을 준비하고, 토론하고, 국민 여론도 듣고, 부작용이 있는지 없는지를 검토해야지,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는데 이사 비용만 계산해서 발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또한 “자기 집무실을 위해서 국방 능력을 분산시킨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대통령과 비서동이 거리가 멀다하면 비서동을 증축해서 대통령 집무실을 거기로 옮기면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풍수지리 때문에 이전을 검토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 제기에는 “참고할 수는 있는데 저렇게 밀어붙일 사안은 아니다”라며 “광화문으로 가려고 하다가 안 됐으면 다시 청와대에 들어가서 차분하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봐야지, 갑자기 국방부한테 방 빼라고 하면서 점령하듯이 들어가는 것은 대통령 당선인이 할 계획도 아니고 방법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윤호중 비대위원장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은 하루하루 불안하고 고통스러운데 당선인이라는 분이 새집을 꾸밀 궁리만 하고 있으니 참담하다”면서 “민생에 백해무익하고 국가안보에 재앙과 같은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윤 ‘위원장은 “당선 열흘 만에 불통 정권의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냈다”며 “이러니 미국에서는 ’한국에 K-트럼프가 나섰다는 말이 떠돌고, 항간에는 ‘레임덕이 아니라 취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비난했다. 또 “용산 청와대 시대는 인근 재건축·재개발의 올스톱을 의미하고, 강남 일부 지역 아파트 옥상에는 방공포대 설치도 불가피할 것”이라며 “용산 일대는 대통령 이동 행렬로 상시 교통 마비가 될 것이고, 용산공원도 경호를 핑계로 개인 공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디에 청와대가 있든 국민은 일을 열심히 하는 대통령을 원한다”며 “취임도 전에 집무실을 옮길 궁리부터 하는 건 국민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광화문 대통령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아직 출범도 하지 않은 새 정권의 발목을 잡는 데 혈안이 될 것이 아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키지 못했던 ‘광화문 대통령’ 약속을 이제라도 지킬 수 있도록 협조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문 대통령의 ‘광화문 시대’ 공약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권 출범과 함께 이 국민과의 약속은 휴짓조각이 됐다”며 “문 대통령은 퇴근길 시민들과의 소통은커녕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 광화문 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던 청와대에 문 대통령의 자녀가 거주하면서 ‘아빠 찬스’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공약 파기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 역시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5년 전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과 지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약속은 그 목적과 취지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면서 “차이가 있다면 현실의 벽의 핑계로 주저앉았는가, 아니면 그 벽을 넘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노력을 하는가 하는 점일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면서 “어떤 공약의 정책이든 반대의견이 없을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반대를 위해서 이전 비용이 1조 원 이상이 소요된다거나 헬기장을 미군이 통제한다는 등의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것은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익을 해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임기 중에 집무실을 이전하게 되면 국정 공백이나 안보 공백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며 “임기 개시와 동시에 집무실을 새로운 터전에 마련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은 취임하는 순간부터 연속적으로 치열하게 국정을 다루기 때문에 임기 중에 집무실을 이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국방위원회 등 국회 차원에서 차질없이 이전 계획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민주화 이후 많은 대통령이 청와대의 탈권위화를 이야기해왔지만, 현재 청와대가 가진 위치·공간 설계상의 한계를 극복해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용산 집무실 이전 계획은 은둔형 대통령이 아닌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말했다.
  • 전두환·노태우부터 한명숙까지 …정권마다 ‘국민 통합’ 내세워 사면

    전두환·노태우부터 한명숙까지 …정권마다 ‘국민 통합’ 내세워 사면

    역대 정부는 임기 말이면 정치인 특별사면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을 맞은 상태에서 ‘국민 통합’을 내세워 정치인 특사를 단행해 왔던 것이다. 정치 보복을 예방하기 위해 특사를 활용했다는 비판이 뒤따르기도 했다. ●김대중·전두환 서로 사면 주고받아 대표적으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특사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임기 말에 이뤄졌다. 김 전 대통령과 김대중 당선인은 1997년 12월 청와대 회동에서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혐의로 수감 중인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특사에 합의했다. 당시 청와대는 “15대 대선의 종료에 즈음해 국민대통합을 이뤄 당면한 경제난국 극복에 국가 역량을 총집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반대로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사면 혜택을 입기도 했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임기가 막바지에 이른 전 전 대통령은 당시 김대중 민주화추진협의회 공동대표를 비롯한 ‘시국사범’을 대규모로 사면했다. 10년의 시간 차를 두고 전·현직 대통령이 서로 사면을 주고받은 것이다. 탄핵으로 물러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대통령도 거의 예외 없이 임기 말에 정치인 사면을 단행했다. 그때마다 여야 인사를 섞어 발표하며 국민 통합이란 대의명분을 앞세웠다.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박 전 대통령 ‘깜짝 특사’를 발표하며 여권 인사인 한명숙 전 총리를 함께 명단에 올린 것이 가장 최근 사례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임기 말인 1992년 12월 밀입북 사건의 임수경씨, 전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 전 새마을운동 중앙본부장 등에 대한 사면을 함께 단행했다. ●정치보복 예방에 특사 활용 비판도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말에 접어든 2007년 2월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김현철씨,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 등 여야 인사를 섞어 사면했다.이명박 전 대통령도 2013년 1월 ‘친이계’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박희태 전 국회의장에다 ‘친박계’ 서청원(오른쪽) 전 친박연대 대표를 함께 사면한 바 있다.
  • 靑 임기말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정치인 특별사면’ 카드

    靑 임기말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정치인 특별사면’ 카드

    역대 정부는 임기 말이면 정치인 특별사면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을 맞은 상태에서 ‘국민 통합’을 내세워 정치인 특사를 단행해 왔던 것이다. 정치 보복을 예방하기 위해 특사를 활용했다는 비판이 뒤따르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특사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임기 말에 이뤄졌다. 김 전 대통령과 김대중 당선인은 1997년 12월 청와대 회동에서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혐의로 수감 중인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특사에 합의했다. 당시 청와대는 “15대 대선의 종료에 즈음해 국민대통합을 이뤄 당면한 경제난국 극복에 국가 역량을 총집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김대중 전 대통령은 반대로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사면 혜택을 입기도 했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임기가 막바지에 이른 전 전 대통령은 당시 김대중 민주화추진협의회 공동대표를 비롯한 ‘시국사범’을 대규모로 사면했다. 10년의 시간 차를 두고 전·현직 대통령이 서로 사면을 주고받은 것이다. 탄핵으로 물러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대통령도 거의 예외 없이 임기 말에 정치인 사면을 단행했다. 그때마다 여야 인사를 섞어 발표하며 국민 통합이란 대의명분을 앞세웠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박 전 대통령 ‘깜짝 특사’를 발표하며 여권 인사인 한명숙 전 총리를 함께 명단에 올린 것이 가장 최근 사례다.노태우 전 대통령도 임기 말인 1992년 12월 밀입북 사건의 임수경씨, 전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 전 새마을운동 중앙본부장 등에 대한 사면을 함께 단행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말에 접어든 2007년 2월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김현철씨,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 등 여야 인사를 섞어 사면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13년 1월 ‘친이계’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박희태 전 국회의장에다 ‘친박계’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를 함께 사면한 바 있다.
  • “이재명이나 윤석열이나…” 日 넷우익이 시큰둥한 이유

    “이재명이나 윤석열이나…” 日 넷우익이 시큰둥한 이유

    제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된 것을 두고 일본의 ‘넷우익’(국수주의 성향 우익 누리꾼)이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내놨다. 일본 언론이 대체로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내비친 것과 달리, 넷우익 의견은 ‘별 차이 없을 것’이라는 쪽으로 좁혀졌다. 10일 새벽, 윤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혐한·혐중 댓글이 많이 달리는 ‘넷우익의 소굴’인 야후재팬에는 관련 속보가 쏟아졌다. 민영방송 TBS 계열 JNN도 한국이 정권교체에 성공했다며 윤 후보 당선 소식을 긴급하게 다뤘다. JNN은 보도를 통해 ‘윤 당선인이 문재인 집권 후 최악으로 치달은 한일관계 개선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해당 기사에는 넷우익의 시큰둥한 댓글이 줄을 이었다. 특히 윤 당선인의 짧은 정치경력에 대한 우려와 ‘크게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란 비관론이 우세했다. 반일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거란 체념도 엿보였다.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누리꾼의 댓글 역시 내용은 비슷했다. “이재명이나 윤석열이나…”해당 누리꾼은 댓글을 통해 “누가 당선됐느냐와 관계 없이 일본은 당분간 지금과 같은 거리를 둬야 하지 않겠느냐. 정권교체 후 관계개선 촉진을 도모해봤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곧바로 여론무마용 대일 강경책을 내세울 것이 뻔하다.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도 단교는 비현실적이니, 최소한의 협력 차원에서 레이더 조사(照射) 사건 재조사와 재발 방지책을 요구하자”고 말했다. 그는 “여러 현안에 묻혀 버렸지만, 레이더 조사 사건은 외교안보 면에서 매우 큰 문제다. ‘전수방위’를 국시로 하는 우리나라(일본)에 선제공격의 자세를 보인 중대사건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사죄에 가까운 얘기가 나오지 않으면 관계개선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해당 누리꾼이 언급한 ‘레이더 조사 사건’은 2018년 12월 20일 우리 해군이 동해 중간수역에서 북한 조난 선박을 구조하다 발생한 ‘레이더 가동’ 문제를 의미한다. 당시 우리 해군 소속 광개토대왕함은 독도 북동방 100㎞ 지점 공해에서 표류 중이던 북한 선박을 10시간 가까이 수색하고 있었다. 파도가 높고 기상조건이 좋지 않아 우리 해군은 구축함의 모든 레이더를 총동원했다. 그 과정에서 사격통제레이더에 붙은 탐색 레이더가 360도 회전, 일본 해상자위대 P1초계기에 탐지됐다. 이를 두고 일본은 우리 해군이 자위대 초계기를 직접 겨냥했다며 거세게 항의하고, 사죄를 요구한 바 있다. “지지율 떨어지면 반일감정 자극할 것”윤 당선인의 짧은 정치경력을 들며 푸념하는 이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이재명이 당선돼도 문제, 윤석열이 당선돼도 문제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은 문재인 정권을 답습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에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윤석열도 정치경력이 짧고 정권 기반이 약해 우려스러웠다. 그런데 윤석열이 근소한 차이로 당선됐다. 정권 초반부터 스캔들 싸움으로 레임덕에 가까운 상황이 연출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보수당의 압도적 승리가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윤석열 당선은 일본에게 정권교체 정도의 의미밖에 없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약한 지지 기반을 우려하는 누리꾼은 또 있었다. 다른 누리꾼은 “반일로 소문난 여당 후보에 비하면 좀 낫겠다. 미국도 한일관계 개선을 기대하며 윤 당선인을 압박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초접전 끝에 당선이라니, 윤 당선인의 집권기반이 상당히 약하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지지 기반을 굳히고자 한국 대통령이 반일감정을 또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당선인은 반일 감정 해소를 위한 모험적 외교정책을 쓸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일본은 큰 기대 말고 지금까지와 같이 일정한 거리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일본 입장에서는 ‘성가신 대통령’이 나왔다는 푸념도 있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일본에는 성가신 대통령이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한일관계가 완전한 파국에 이르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은 어쨌든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할 텐데, 결론적으로 일본은 또 배신당할 것이다. 지지율이 떨어지면 또다시 반일감정 카드를 꺼낼 것이다. 안이 아니라 밖에 적을 만들어 국민 불만을 잠재울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이는 TBS와 NHK,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 보도와는 조금 다른 흐름이다. 10일 TBS는 윤 당선인이 한일 정상이 정기적으로 상대국을 방문하는 ‘셔틀 외교’를 재개하고,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으로 평가되는 한일 관계에 대한 개선 의지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NHK도 윤 당선인이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 등에 대해 한미일 3국 협력에 의욕을 보여왔기 때문에 당선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일본 내 분위기를 전했다. 교도통신 역시 ‘한일현안 일괄타결 윤석열, 관계 개선의 기대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일 관계 개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하는 견해가 있다”고 보도했다. 독도·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는 관망 의견 우세넷우익 의견이 일본 언론과 유일하게 일치한 부분은 독도와 과거사 문제였다. 넷우익은 “한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독도와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한국인의 강경한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NHK는 “일본 정부가 한국의 정권 교체를 계기로 관계 개선을 추진하겠지만, 징용 문제 등으로 양국의 거리를 좁히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며 “한국 새 정부의 대응을 신중히 지켜볼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교도통신도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역사 문제는 한국이 다뤄야 한다. 누가 새 대통령이 돼도 극적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새 대통령이 취임해도 양국 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일본은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노역 문제가 2015년 위안부 합의와 1965년의 한일기본조약으로 해결됐다며 ‘우리가 수용할 해결책을 한국이 가져오라’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한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환영의 뜻을 보이며 한일 관계 개선을 향해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 당선인 선출을 환영하며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국제 사회가 시대를 구분 짓는 듯한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건전한 한일 관계는 규범에 따른 국제 질서를 실현하고 지역이나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해 필수적이며 한미일 연계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쌓아온 한일 우호 협력 관계의 기반을 토대로 한일 관계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며 "윤 차기 대통령의 리더십을 기대하며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 [데스크 시각] 무책임하지도, 비겁하지도 마라/최여경 사회정책부장

    [데스크 시각] 무책임하지도, 비겁하지도 마라/최여경 사회정책부장

    “무책임한 데다 비겁한 겁니다, 그건.” 얼마 전 만난 공직자의 말이다. 친여권 인사인 그는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1년 이상 공직 사회를 들여다본 경험을 이렇게 압축했다. 정부 부처 간 조율이 필요한 정책은 청와대 판단만 기다리고, 일 좀 하려면 기획재정부가 예산을 이유로 번번이 막아선다는 것이다. 요즘 모임에선 얘깃거리가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넘나든다. 집값 문제로 시작해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주제가 넘어가고, 코로나19 얘기를 하다 보면 주변 확진자 소식에 백신 접종 이야기까지 버무려진다. 주제는 다양해도 항상 결론은 책임을 회피하고 민감한 결정은 미루며 수세적 입장을 고수하는 관료주의로 가닿는다. 지난달 23일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가 난 지 12일 만에 고용노동부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소방청 등이 모여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했다. 그간 이용섭 광주시장은 “긴밀한 협력 관계에 어려움이 있다”며 현장 본부 구성을 요청했고, 피해자 가족들은 “우리는 애가 타 죽겠는데 시공사는 비협조적이고 답답하다”면서 정부 관여를 하소연했다. 뒤늦게 중수본이 꾸려진 것에 중동 3개국을 순방한 문재인 대통령이 귀국하길 기다린 것이냐는 말이 나왔다. 코로나19 관련 방역 대책도 한발씩 늦었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적용된 지 얼마 안 돼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이 확산되면서 하루 확진자가 수천 명으로 뛰었다. 방역 강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주저하다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서야 일상회복에서 후퇴했다. 그사이 중증 확진자는 병상을 며칠씩 기다려야 했고, 의료 현장은 패닉 상태가 됐다. 지난해 12월 둘째주부터 전국 주간 위험도가 모두 최고 단계에 다다르고, 수도권 중증병상 가동률이 90%에 육박하는데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할 때도, 오미크론 대응체계로 전환할 때도 미적거리던 방역당국을 보면서 의료계에선 ‘청와대 하명만 기다리는 듯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교육부는 더하다. 전면등교와 정상등교, 청소년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과 주 2회 자가검사 등을 놓고 적용한다고 했다가 반발에 밀려 말 바꾸기 일쑤였다. 지난 2년간 정부와 호흡을 맞춰 코로나19 대응 전면에 섰던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돌연 일상회복지원위윈회 위원직을 사퇴한 것도 정부의 무책임과 비겁한 양태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방안을 결정한 정부에 반발하면서 지난 16일 “거리두기에 대해서는 더이상 말씀드리지 않으려 한다. 정부에서 들을 것 같지도 않다”며 위원직을 내려놨다.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장은 이미 지옥인데 정부가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방역 레임덕’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이 반대했던 거리두기 조정안이 나오고, 이조차도 이전과 다르게 3·9 대선 이후까지 3주간 시행한다고 하면서 ‘정치 방역’, ‘방역 포퓰리즘’이란 말까지 돈다. 나라 안팎 상황은 살얼음판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주 두 배씩 뛰면서 급기야 20만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재택치료자도 23일 0시 기준 52만 1294명으로, 일주일 사이 20만명이 늘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가시화하면서 세계 증시가 요동치고 국제 유가는 고공행진이다. 그야말로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이 오고 있다. 정부는 청와대만 바라보고 대선판에 호흡을 맞추며 낙관론을 펼 때가 아니다. 무책임해서도, 비겁해서도 안 된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에서라면 더더욱.
  • [마감 후] 대통령의 사과/임일영 정치부 차장

    [마감 후] 대통령의 사과/임일영 정치부 차장

    사과는 늘 어렵다. 조건반사처럼 나오면 진정성을 의심받고, 늦으면 등 떠밀려 했다는 소리를 듣기 쉽다. 제때 하더라도 뭘 잘못했는지, 또 사후조치를 분명히 밝히지 않으면 효과는 반감한다. ‘만약 ~했다면’, ‘미안해, 하지만~’ 식으로 할 바에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 부부나 연인, 친구의 사과도 이럴진대 대통령의 사과는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정치적 무게는 물론 우리 현실에선 정쟁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사과할 사안인지 아닌지는 또 다른 영역이다. 개인이었다면 반대했을지 모르지만, 대통령이기에 불가피한 선택이 있다. 상황이 바뀌어 지킬 수 없게 된 약속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겐 이라크 파병이 그랬다. “옳지 않은 선택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당시에도,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옳다고 믿어서가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서 한 것이다.”(자서전 ‘운명이다’ 중)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은 어떤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신년기자회견에서 제시한 전제조건인 진솔한 사죄와 국민 공감대, 어느 것도 충족되지 않았다. 5대 중대부패범죄는 사면권을 제한하겠다던 공약과도 어긋난다. 광장을 채웠던 ‘촛불’들이 배신감을 느낀 까닭이다. 대선을 앞둔 정치적 셈법이 개입됐는지는 접어두자.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달 24일 브리핑에서 “반대하는 분들의 넓은 이해와 혜량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고독한 결정’을 강조하려 했다면, 대통령이 직접 사면 결정에 이른 고뇌와 배경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어야 했다. 만약 옳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더라도 말이다. 사면 발표 후 60%를 웃도는 긍정 여론에도 달라질 건 없다. 최저임금 공약 무산(2018년 7월)과 조국 사태(19년 10·11월), 서해 공무원 피격(20년 9월), 추미애·윤석열 갈등(20년 12월), 부동산 정책(21년 1·5월), LH 투기(21년 3월), 코로나 방역(20년 3·8·12월, 21년 7·12월) 등 타이밍이 아쉬울지언정 사과를 외면했던 건 아니다. 그런데 매번 신년사·기자회견, 각종 회의 등을 계기로 하거나 대변인을 통했다. 찬반이 들끓어 국론 분열을 빚는 현안에 대통령이 먼저 나선 적은 없다. 야권의 ‘사과에 인색한 대통령’ 프레임도 이와 맞물려 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대국민담화·특별기자회견은 30번이 채 안 된다. 절반쯤은 친인척·측근 비리 때문이다. 그다음은 △IMF 구제금융(1997년) △옷로비 사건(1999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파동(2008년) 등 국정운영 사안이다. 하나같이 대통령이 고개를 숙여 국면 전환을 해야 할 만큼 절박한 정권의 위기였다. 그런 점에서 레임덕은커녕 40%대 지지율이 든든한 지금 청와대는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하지만 ‘촛불’로 집권한 대통령이다. 그들을 설득할 책임이 있다. 게다가 국민에게 진심을 전하고 울림을 만들 수 있는 ‘스피커’란 점에서 더 아쉽다. 임기 말 사과는 어렵기 마련이다. 가장 많은 10번가량의 대국민사과를 했던 노 전 대통령 정도가 예외다. 대선을 두 달여 앞둔 2007년 10월, 진보가 반대했던 이라크 파병 시한을 연장하면서 마지막 사과를 했다. 문 대통령도 취임식 땐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다음’이 있다면 이번 사면처럼은 아니길 바란다.
  • [박순애의 순애보] 누가 진정으로 국민을 사랑하는가/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박순애의 순애보] 누가 진정으로 국민을 사랑하는가/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지난 6일은 한국행정학회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후보를 초청해 토론회가 개최된 날이었다. 지난해 12월 후보자를 모아 토론회를 열려고 했으나 불발되면서 각 당 후보자의 소견을 순차적으로 듣는 토론회로 대체됐다. 30분 정도 일정이 지연됐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차분한 태도와 국정 운영에 관한 비전은 대체로 행정학자의 기대 수준에 부합하는 모범 답안이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평가지만 시장과 정부 관계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는 시장의 강점을 이해하고 적극 활용하려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유사해 보였다. 차기 대통령이 지켜야 할 헌법적 가치에 대해 ‘주권재민’(主權在民)을 언급한 것은 예측된 답변이었으나 자치단체장의 경험을 살린 실천 방법은 인상적이었다. 공무원 조직을 ‘관당’(官黨)으로 표현하면서 더 많은 민원이 청취되고 해결될 수 있도록 ‘신상필벌’(信賞必罰)로 공직 개혁과 주권재민의 성과를 동시에 달성했다고 자부했다. 경부고속도로와 정보화 강국의 치적으로 박정희, 김대중 두 전 대통령을 함께 치켜세운 점은 정치인으로서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정책 전반의 디테일에 강하고, 대중 호소력을 갖춘 달변은 국민의 호감을 얻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성공한 민간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서울시장 경험이 오히려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떠오른 것은 후보의 확신에 찬 경험담 때문이었을까. 과도한 확신은 부족한 경험보다 더 위험할 수 있음을 우리는 전직 대통령으로부터 체험했다. 청계천 복원 성공은 4대강 사업의 신념으로 이어졌고, ‘내가 해봤는데’로 대변되는 민간 경험의 소신은 해외 자원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에너지 공기업의 무분별한 투자로 변질됐다. 정책 실패가 가져온 상흔에 대해 후보라면 곱씹어 보아야 할 부분이다. 기초자치단체와 광역자치단체는 중앙정부와 다르다. 이해관계의 범위와 강도가 다르고, 부분의 합이 전체가 되지 않는다는 큰 차이가 있다. 한 지역의 시혜 정책은 이웃 지역에 빨대효과나 풍선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정책의 기획·집행에 필요한 수많은 조정, 정책효과와의 시차도 제약 요인이다. 대통령의 시간은 5년이지만 정책이 집행될 즈음이면 벌써 레임덕의 벨이 울린다. 그래서 더욱더 준비된 대통령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단임제 이후 중앙행정을 경험한 몇 안 되는 대통령이다. 그러나 퇴임 4개월을 앞두고 정권교체 여론이 높아진 것은 국민이 기대한 공약들이 제대로 달성되지 못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2년간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공정에 대한 체감온도의 차이, 부동산 정책 실패 등은 현 정부의 뼈아픈 실책이다. 전현직 대통령의 취임사와 연설문을 읽어 보면 그 어떤 대통령도 국민을 사랑하지 않은 대통령이 없다. ‘친애하는’, ‘존경하는’, ‘사랑하는’ 등 국민 앞에 붙은 형용사는 모두 국민에 대한 극진한 사랑의 표현이다. 그러나 퇴임하는 시점에 오면 대부분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표한다. 이재명 후보는 ‘나쁜 사람과는 같이 살 수 있지만 미운 사람과는 같이 살 수 없다’는 지인의 말을 빌려 민주당의 실정을 에둘러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은 더이상 ‘사랑한다’거나 ‘주권재민’이라는 말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래서 필자는 실패를 경험했던 전직 대통령들을 만나 보고 반면교사로 삼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성공한 정책은 잘 드러나지 않지만 실패한 정책은 두고두고 국민에게 상처가 된다. 곧이어 야당 후보자들의 토론회가 개최된다. 후보자의 장단점을 판단하기 쉽지 않은 평이한 질문들이 행정학자로서 못내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행정·정책 전문가들 앞에서 야당 후보들이 어떤 국정 철학과 비전을 제시할지 기대된다.
  • [뉴스분석] 연중최고치 찍은 文 국정지지율 ‘47%’, 왜?

    [뉴스분석] 연중최고치 찍은 文 국정지지율 ‘47%’, 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47%로 지난 2월 이후 연중최고치를 찍었다는 조사결과가 30일 발표됐다. 전날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서울신문 의뢰)에서도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40%에 달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대통령의 임기 5년차 3분기 지지율이 10~20%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례없는 고공행진인 셈이다. 우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과 함께 코로나19 재확산세가 한풀 꺾인 듯한 상황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한편으로는 공약과 비젼대결은 실종된 채 ‘가족리스크’를 둘러싼 네거티브 공방으로 점철된 양강(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대선레이스에 대한 반작용에 기인한 것이란 시각도 공존한다. 역대 대통령 중 유일하게 친인척, 측근비리가 단 한 차례도 없었던 데 대한 상대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4개 여론조사업체(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30일 발표한 12월 5주차 전국지표조사(NBS·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 비율은 47%로 전주 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동일 조사에서 올해 2월 4주차에 발표한 국정지지율 최고치(47%)와 같다. 당시에는 부정평가가 44%였고 이번 조사에선 49%로 지난주와 같은 수치이다. 눈에 띄게 긍정평가가 올라간 곳은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TK)이다. 지난주 긍정평가는 25%였지만 이번에는 38%로 13%p나 올랐다. 이번 조사에서 지난 24일 발표된 ‘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도 ‘잘한 결정이다’가 59%로 ‘잘못한 결정이다’(34%)보다 25%p 높았다.새해를 앞두고 서울신문 의뢰로 한국갤럽이 지난 17~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도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40.2%로 조사됐다. 특히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기반인 40대와 광주·전라에서 긍정평가가 각각 56.9%와 66.5%로 다른 연령대·지역을 압도했다. TK에서도 27.2%로 선전했다. 정치성향별로는 진보층의 64.1%는 물론, 중도층에서도 39.0%가 긍정평가를 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들의 5년차 3분기 직무긍정률은 노태우 전 대통령 12%, 김영삼 전 대통령 8%, 김대중 전 대통령 28%, 노무현 전 대통령 27%, 이명박 전 대통령 23%였다(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소추안 가결로 조사 중단). 역대 대통령들이 예외없이 친인척, 측근 비리나 핵심지지층이 등을 돌리면서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에 직면했던 것과는 달리 문 대통령은 호남과 40대의 공공한 지지에 더해 일부 중도층의 긍정평가까지 겹치면서 ‘국정지지율 40%’ 선을 버텨내는 셈이다. 임기 내내 부동산정책 혼선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했지만, 전국적 이슈가 아닌 서울과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된 측면도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과 오미크론에 대한 적극 대응 등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된다”면서 “부동산정책 실패나 인사 논란 등은 있었지만, 적어도 친인척, 측근비리가 없었다는 점에서 도덕성에 대한 평가는 분명한 것 같다. 특히 거대양당 후보가 ‘가족 리스크’나 ‘설화’로 하루가 멀다 하고 논란에 휩싸이면서 좀처럼 민심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문 대통령, 2년 만에 국민과의 소통…각본 없는 100분 대화

    문 대통령, 2년 만에 국민과의 소통…각본 없는 100분 대화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7시 10분부터 100분 동안 국민과의 임기 말 대국민 소통에 나선다. 문 대통령이 생방송에 나와 국민들로부터 직접 질의를 받고 응답하는 것은 지난 2019년 11월 19일 ‘국민과의 대화’ 이후 2년 만이다. 이번 행사는 KBS를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KBS가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 연령, 성별, 지역 등을 고려해 선정한 국민 30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 중 200여명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국민으로 구성해 현장에서 참여하고, 나머지 100여명는 화상으로 참여한다. 특히 이번 대화는 대선 국면에서 열리는 만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등 차기 대권주자들에 대해 문 대통령이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9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 관련 얘기는 대통령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대신 코로나 방역이나 민생경제 회복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를 비롯해 야당에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는 에너지 전환 정책 및 탈원전 문제,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추진하는 종전 선언 등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관련된 사안이 주로 다뤄질 전망이다. 청와대는 이번 행사를 두고 성공적인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위한 국민 의견을 구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특히 임기 말 레임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여론을 환기하고 다시 한번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기대감도 담겼다.
  • 후보·당·대통령 ‘트리플 하락’ 여권 대선 가도 ‘빨간불’

    후보·당·대통령 ‘트리플 하락’ 여권 대선 가도 ‘빨간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이 지지율 ‘트리플 하락‘을 겪으면서 여권 대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민주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두 자릿수 격차에 긴장하면서도 국민의힘 컨벤션 효과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선을 긋고 나섰다.  8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2525명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4% 포인트 떨어진 25.9%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민주당의 이전 최저치는 4·7 재보선 참패 이후인 4월 넷째주의 27.8%였다. 세대와 지역별로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에서 7.2% 포인트, 40대에서 5.2% 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창당 이래 최고치를 경신해 46.0%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긍정평가)도 전주보다 4.5% 포인트 하락한 34.2%를 나타냈다. 4월 넷째주에 기록한 최저치(33.0%)에 근접한 수치다. 부정평가는 전주보다 5.3% 포인트 상승한 62.9%로 4월 넷째주 최고치(63.0%)와 가까웠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 포인트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후보, 당, 대통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면서 민주당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지난달 10일 후보를 선출한 후 한 달간 허송세월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민주당이 가장 손쉽다고 판단한 후보인데 1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결과를 보고 놀랐다”며 “동반 하락은 물론 호남에서 빠진 게 아프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집권 여당의 장점을 살린 정책 성과를 보여 주지 못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가 불쑥 들고 나온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당정 갈등만 부각시켰고, 요소수 대란 사태에서도 당정청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한 재선 의원은 “우리 당이 국민들에게 만족할 만한 메시지를 드리지 못했다는 뜻”이라며 “정책을 아직 못 건드린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집권 여당은 정책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재난지원금 문제로 불신을 자초했다”며 “당정청 원팀을 보여 주지 않으면 문 대통령의 레임덕과 후보 지지율 하락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장동 의혹이 해소되지 못한 채 지지율에 반영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고발 사주는 유권자에게 크게 와닿는 주제는 아니지만, 대장동 사건은 ‘공정하지 않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새누리당의 정권 재창출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근혜 당시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20%에 불과한 국정 수행 지지율과 60%가 넘는 정권교체 요구 등 이중고를 뚫고 당선됐다. 한 수도권 의원은 “본선 레이스 초반에서 일희일비할 것 없고 이제부터 국민에게 제대로 어필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민영·신형철 기자 min@seoul.co.kr
  • “야당에 기대 없어” 우클릭에 탄력받는 기시다

    “야당에 기대 없어” 우클릭에 탄력받는 기시다

    ‘극우’ 일본유신회 41석 확보 제3당 올라연립 여당 공명당과 개헌 발의까지 가능한일 양국 관계 개선 더욱 요원해질 듯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4년 만에 치러진 중의원 총선거에서 기대 이상의 단독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하면서 자민당 장기 집권 체제가 유지됐다. 여기에 극우 성향의 일본유신회가 제3당으로 약진하는 등 일본 정치권이 한층 더 오른쪽으로 쏠려 한일 관계 개선은 더욱 요원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의원 총선이 치러진 다음날인 1일 개표 완료 결과 자민당은 전체 465석 가운데 자력으로 과반(233석)을 훌쩍 넘는 261석을 차지했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32석)과 합하면 293석으로 자민당이 국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의석수를 확보했다.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은 다른 야당과 연합하는 전략을 썼지만 오히려 4년 전 선거 때인 2017년의 109석보다 적은 96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단순 숫자로만 보면 여당이 305석에서 293석으로 줄어들고 자민당은 276석에서 261석으로 15석을 잃었다. 하지만 일본 주요 언론들이 선거 직전까지 최악의 경우 자민당이 70석 가까이 잃을 수 있고 이에 기시다 총리가 취임 한 달 만에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선전했다는 평가다. 일본 전문가들은 자민당의 승리와 관련, “코로나19 사태를 빠르게 수습했고 야당(입헌민주당)에 대한 일본 국민의 기대가 크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앞서 입헌민주당이 정권 교체에 성공했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상황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며 자민당에 정권을 뺏겼고 이후 무능한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이번 총선으로 일본 정치권의 우향우 현상이 심화한 것은 한국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아베 신조 전 총리,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 다카이치 사나에 당 정무조사회장 등 자민당 내 강경파가 대거 당선됐고 이들은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방위비 국내총생산(GDP) 2% 증액,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 등 우경화된 안보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극우 성향인 일본유신회가 41석이나 확보하며 연립 여당인 공명당을 제치고 주요 파트너로 떠오르면서 한국에 적대적인 외교·안보 정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일본유신회와의 연계에 대해 “같은 보수 세력임을 토대로 정책별 시시비비를 논의하겠다”고 힘을 실었다. 특히 여당 의석과 일본유신회의 의석수를 합치면 334석으로 개헌안 발의에 필요한 재적 의원 3분의2 이상(310석)을 뛰어넘는다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다만 자위대 명기와 방위비 증액 등의 내용에 대해서는 여당 내에서도 의견 차이가 있어 실제 개헌이 이뤄지는 건 쉽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기시다 총리는 개헌에 대해 “아직 긍정적인 방향으로 국민의 이해를 넓힐 여지가 많다고 느끼고 있어 국회와 국민의 이해를 병행해 진행하는 등 요건을 충족한 뒤 결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또 방위비 증액에 대해 “여당으로서 확실히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명당도 이해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집권 후 첫 대형 선거를 승리로 이끈 기시다 총리는 2일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으로 출국한다. 첫 국제 외교무대에 본격 데뷔하는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뉴스분석]文대통령은 왜 마지막 시정연설 나섰을까

    [뉴스분석]文대통령은 왜 마지막 시정연설 나섰을까

    “위대한 국민 여러분께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604조 4000억원 규모의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우리 국민은 위기 때마다 놀라운 역량을 보여주었고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내고 더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단결하고 협력했고, 방역 주체로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으며 모든 경제주체들이 경제회복과 도약의 주인공이 됐다”며 국민에 대한 깊은 고마움을 거듭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은 과거의 대한민국이 아니다. 명실공히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이 된 것”라며 방역·경제회복의 모범이자 세계 10위 경제 대국, 수출 6위 무역 강국, 주요 7개국(G7)을 추월한 1인당 국민소득, 세계 6위 국방력, G7 정상회의 2년연속 초대, 한류를 비롯한 소프트파워 강국 도약 등 달라진 국격을 열거한 뒤 “우리 국민이 만들어 낸 대단한 국가적 성취로, 위기 속에서 만들어낸 성취이기에 더 대단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정연설은 2017년 6월 추가경정 예산안을 포함해 문 대통령의 6번째 예산안 시정연설이다. 문 대통령의 임기 중 국회 방문은 취임식과 21대 국회 개원식을 포함해 9번째다. 역대 대통령 중 해마다 예산안 시정연설을 한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특히 임기 말에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시정연설을 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친인척 및 측근 비리가 있거나 레임덕 상황에 휩싸였던 것과 달리 직선제 개헌 이후 가장 높은 40% 안팎의 국정운영 지지율에서 비롯된 자신감의 표명으로도 해석된다.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코로나 국면에서 정부를 믿고 힘을 실어준 국민에 다한 예의라는 판단도 자리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마지막까지 위기극복에 전념해 완전한 일상회복과 경제회복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항상 정부를 믿고 힘을 모아주신 국민 여러분께 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라며 “위기극복 정부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소명 또한 마지막까지 잊지 않겠다”면서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사명을 다하겠다”고 했다.임기내내 야권은 ‘협치 부재’, ‘불통 대통령’ 프레임을 앞세워 공격했지만, 문 대통령은 국회에도 각별한 감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데 국회가 많은 힘을 모아주셨다”면서 “매년 예산안을 원만히 처리하고 여섯 번의 추경을 신속히 통과시켜 주셨고,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민생법안들도 적잖이 통과됐다.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입법 성과에 대해 국회의원 여러분 모두에게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년 예산은 우리 정부의 마지막 예산이면서 다음 정부가 사용해야 할 첫 예산이다. 여야를 넘어 초당적으로 논의하고 협력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여야 어느 쪽이 내년 3월 대선에서 승리할지 알수 없으니 야권도 예산안 처리에 협조해달라는 의미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해마다 시정연설을 직접 한 것은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에 대한 존중과 감사의 의미를 담은 것으로, 특히 이번에는 손실보상법 등 역사적 법안을 통과시켜 준 모두에게 각별한 감사의 뜻을 전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설에서 대장동 특혜 의혹 등 대선국면에서 여야가 첨예하게 맞선 사안에 대한 언급은 등장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전력투구를 하는 종전선언도 직접 언급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아직 대화는 미완성”이라며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만 했다.
  • 이재명·文대통령 면담, 국감 이후 될 듯

    이재명·文대통령 면담, 국감 이후 될 듯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 처음으로 14일 문재인 대통령과 공식 석상에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이 후보에게 후보 선출을 축하하는 덕담을 건넸다. 이 후보는 문 대통령이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주재한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회’에 16명의 시도지사(대행·대참 포함)와 함께 경기지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문 대통령의 축하 인사는 행사가 끝난 후 사진촬영 때 짧게 이뤄졌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문재인 정부 국가균형발전 전략을 제시하는 행사 취지가 퇴색하는 것을 막고, 정치적 해석이 나오지 않도록 청와대가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행사에서 “문 대통령께서 역점을 두고 다극체제를 만들어 가는 정책이, 국가 전체의 지속발전과 수도권 폭발이라는 과밀정책 해소에 중요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며 “경기도도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 측과 청와대 정무라인은 면담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 후보가 오는 18일 국회 행정안전위, 20일 국토교통위의 경기도 국정감사에 직접 나서는 만큼 그 후가 유력해 보인다. 애초 이 후보 측에서는 경선 직후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 정리를 위해 일정을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으나 ‘대장동 국감’의 중대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그 편이 정치적 부담이 덜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임기를 7개월가량 남겨 둔 문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도 이 후보의 과제다. 문 대통령은 지난 5~8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전국 2015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국정수행 지지율 40%를 기록했다. 미래 권력인 대선 후보가 레임덕에 처한 현직 대통령을 비판하며 차별화를 꾀했던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 경선 과정에서 폭발한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의 반(反)이재명 정서로 문 대통령과의 차별화가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도 확장을 위해선 현 정부와 다른 점을 부각시켜야 하지만 동시에 ‘문파’도 껴안아야 하는 딜레마다. 이 후보가 지난 10일 최종 후보 선출 후에야 ‘이재명 정부’를 꺼낸 것도 이런 고민과 맞닿아 있다.
  • 스가 불출마 폭탄에 분위기 반전 꾀하는 자민당…“남은 건 당의 발전”

    스가 불출마 폭탄에 분위기 반전 꾀하는 자민당…“남은 건 당의 발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3일 이달 말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 불출마 선언을 하며 스가 정권이 1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되자 일본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 다수당 총재가 총리가 되는 만큼 주요 정치 인사들은 저마다 계산기를 두들기며 정치적 실익을 따져보는 상황이다. 유력 총재 후보인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조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총재 선거에 대한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며 스가 총리의 불출마 여부와 관계없이 총재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스가 총리가) 결단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력 총재 후보인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은 “먼저 스가 총리 본인에게 (불출마를) 확인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스가 정권 탄생의 일등 공신이자 스가 총리의 정치적 후원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은 “대단히 유감이지만 숙고해 결단한 것이니 받아들이고 우리에게 남은 일은 당을 원만히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자민당이 최저 지지율의 스가 총리의 불출마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속도를 내려는 것과 달리 일본 야당은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다.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코로나19 감염 폭발과 의료 붕괴 상황에서 정치권의 빠른 대응이 필요한데 스가 총리의 레임덕 상태가 되었다”며 “스가 총리는 무책임하고 이러한 상황을 만든 자민당은 이제 정권을 운영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입헌민주당 후쿠야마 데쓰로 간사장은 NHK에 “코로나19 감염 확대 중 총재 선거, 지도부 인사만 떠든 스가 총리는 무책임하다”며 “자민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文대통령 지지율 3주째 하락에도 41.5%

    文대통령 지지율 3주째 하락에도 41.5%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3주 연속 하락했지만 여전히 40%대를 기록했다. 임기 5년차에 이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내년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리얼미터가 지난 2~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30명을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1.5%, 부정 평가는 54.9%로 나타났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9%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긍정 평가는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7월 둘째주(45.5%)에서 3주 연속 하락한 수치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말 30% 중반을 기록하다가 올해 들어 40%대를 회복했으나 LH 사태 등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4월 넷째주에 33.0%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4월 다섯째주에 29.0%를 기록했으나, 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30%를 넘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야 대선주자나 정당 지지율을 모두 웃도는 수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1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 모두 40%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문 대통령의 ‘적수’가 없는 셈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아들 문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내곡동 사저 의혹 등 모두 가족이나 측근의 비리가 임기 말 지지율에 결정적 타격을 미쳤으나 문 대통령은 그럴 만한 사안이 없어 청렴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방역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백신 접종 속도가 늦다는 비판이 있지만 외국보다는 상황이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치사율과 감염률 모두 웬만한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여서 K방역이 대통령과 민주당에 모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없는 문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일부 조사에서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지지율이 연동되는 경향도 보인다. 배 연구소장은 “문 대통령 지지율이 정권심판론 확산을 차단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내다봤다.
  • 3주 연속 하락했는데도 41.5%…여야 누구도 못 이기는 문재인 지지율

    3주 연속 하락했는데도 41.5%…여야 누구도 못 이기는 문재인 지지율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3주 연속 하락했지만, 여전히 41.5%를 기록했다. 임기 5년차에 이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내년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리얼미터가 지난달 26~30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30명을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1.5%, 부정 평가는 54.9%를 나타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9%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긍정 평가는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7월 2주(45.5%)에서 3주 연속 하락한 수치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말 30% 중반을 기록하다가 올해 들어 40%를 회복했으나 LH 사태 등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4월 4주에 33.0%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4월 5주에 29.0%를 기록했으나, 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30%를 넘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야 대선 주자나 정당 지지율을 모두 웃도는 수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각각 1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 모두 40%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문 대통령의 ‘적수’가 없는 셈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은 아들 문제, 이명박 대통령은 내곡동 사저 의혹 등 모두 가족이나 측근의 비리가 임기 말 지지율에 결정적 타격을 미쳤으나 문 대통령은 그럴 만한 사안이 없어 청렴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방역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백신 접종 속도가 늦다는 비판이 있지만 외국보다는 상황이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치사율과 감염률 모두 웬만한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여서 K방역이 대통령과 민주당에 모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없는 문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일부 조사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와 지지율이 연동되는 경향도 보인다. 배 연구소장은 “문 대통령 지지율이 정권심판론 확산을 차단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내다봤다.
  • [사설] 민주당 대선주자들 부동산 공약, 현실성 있나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부동산 공급 대책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이낙연 전 당대표는 “성남 서울공항을 이전해 공공주택 3만호를 공급하고, 고도제한이 풀리면 인근 지역에 4만호를 추가 공급할 수 있다”고 그제 밝혔다. 정세균 전 총리도 “공급폭탄을 통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주택 280만호 건설 약속을 재차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최근 “전국적으로 100만호의 공공주택을 포함해 임기 중 25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대선이 코앞이니 경선에 나선 후보자들이 부동산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특히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서울의 아파트 매매값과 전셋값 문제는 현 정부 최대의 현안이다. 따라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지난 4·7 재보궐선거의 참패 원인으로 부동산 정책이 손꼽힌다. 여당 경선 후보로서 파격적인 공급 방안은 예상할 만한 정책이다. 하지만 경선 후보들의 부동산 정책은 대부분 엄청난 공급을 강조하지만 재원 조달과 부지 확보 방안 등은 아예 거론조차 않는다. 제 아무리 파격적인 공급 방안이라도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면 국민과 수요자들을 기만하는 말장난에 불과하다. 설사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필요한 때에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그 또한 부동산 시장에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 전 대표가 제시한 서울공항 부지 활용 방안은 화끈한 만큼 문제도 없지 않다. 군의 전략자산을 운용하는 곳이기도 하고 유사시 핵심적인 지원 거점이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해외 방문하거나 귀국할 때나 사용하는 한가한 공항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에 주택 7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내놓았던 8·4 부동산 공급 대책이 거의 실행되지 못했다. 2ㆍ4 부동산 공급 대책 실행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니 부지 확보 계획 등이 빠진 여당 경선 후보들의 공약이 공허할 수밖에 없다. 수요 억제를 목표로 한 부동산 정책은 현 정부의 대표적인 실정이다. 2030세대가 영끌로 집을 사고, 서울과 수도권에 직장을 두고도 거주지를 지역으로 옮기는 직장인도 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집값 고점론을 제기하며 추격 매수 자제를 당부했지만, 서울 부동산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 레임덕의 현실화”라는 지적들이 나오는 이유다. 여당 대선 후보라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반을 되돌아보고 실패의 원인을 제대로 진단해야 성공할 정책을 내놓지 않겠나. 무엇보다 국민을 투기 세력으로 몰아가는 부동산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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