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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위법관 인사] 법원장급 절반 물갈이… 이용훈 대법원장 레임덕 막기 포석

    [고위법관 인사] 법원장급 절반 물갈이… 이용훈 대법원장 레임덕 막기 포석

    대법원이 10일 사법연수원장에 김이수 특허법원장을 임명하는 등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 고위법관 60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17일 자로 단행했다. 전국의 법원장급 법관 28명 중 16명을 교체했고, 18명을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시켰다. 이번 인사는 임기 만료 7개월을 남긴 이용훈 대법원장이 레임덕을 막고 법원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려는 의지가 담겼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구고법원장에는 김수학 대구지법원장, 광주고법원장에는 조용호 서울남부지법원장, 특허법원장에는 최은수 대구고법원장이 각각 임명됐다. 사법부의 요직인 법원행정처 차장은 김용덕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가 맡는 등 새로 보임된 법원장은 조용구(울산지법원장)·박병대(대전지법원장)·윤인태(창원지법원장)·심상철(광주지법원장)·방극성(제주지법원장) 부장판사 등 6명이다. 조용구 부장판사만 사법연수원 11기이며, 나머지는 모두 12기다. 강일원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안철상 대법원장 비서실장, 김광태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은 서울고법으로 복귀했다. 권순일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을, 윤준 대전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대법원장 비서실장을, 임성근 대구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을 각각 맡게 됐다. 이번 인사에서 고법 부장판사로 처음 보임된 법관은 총 18명이며, 사법연수원 17기가 8명, 18기가 10명이다. 연수원 18기가 차관급 예우를 받는 고법 부장판사로 보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준(50·16기) 대전고법 부장판사가 이 대법원장의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것이 눈길을 끈다. 윤 부장판사는 현상법률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윤관 전 대법원장의 아들이다. 전 대법원장의 아들이 현 대법원장의 손발 역할을 하게 됐다. 이번 인사는 이 대법원장 임기 내에서 사실상 마지막이다. 이에 따라 이 대법원장이 임기 말기 동안 사법부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사법 행정에 밝은 김용덕 부장판사를 법원행정처로 불러들인 점이나 기수 위주로 인사를 한 점에서 이 같은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사표가 반려된 것으로 알려진 구욱서 서울고법원장과 이진성 서울중앙법원장이 그대로 유임됨에 따라 이번 인사의 폭은 컸지만 무색무취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5월 정년으로 퇴임하는 이홍훈 대법관의 후임자 경쟁도 본격화됐다. 법원 관계자는 “12기 가운데 법원장으로 나간 사람들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3개월 임기의 법원장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손용근 사법연수원장과 정갑주 광주고법원장, 김대휘 서울가정법원장, 이재홍 서울행정법원장, 정장오 서울서부지법원장은 16일 자로 퇴임한다. 이광범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과 김상철·원유석·한범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15일 자로 각각 법복을 벗는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원내대표 일방 독주 문제… 靑도 ‘통 큰 리더십’ 발휘해야”

    정치권이 정치 현안을 해결하지 못하고 좌충우돌하고 있다. 여와 야, 당과 청 모두가 폭풍 속의 조각배들처럼 중심을 잃고 서로 부딪치며 표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사될 것 같던 여야 영수회담이 예산안 강행처리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유감 표명 문제와 연계되면서 뒤엉켜 버렸다. 민주당이 7일 긴급 의총을 열고 등원 여부를 논의했지만 ‘조건부 등원’이라는 애매한 결론을 내면서 국회 표류가 장기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국 표류의 원인을 ‘리더십의 실종’에서 찾았다. 정치 세력 간, 또 세력 내부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 정리하고 대외적으로 책임 있는 결론을 내놓을 수 있는 구심점을 우리 정치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당·청 간 ‘엇박자’를 리더십 부재의 대표적 증상으로 꼽았다. 그는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청와대 간에 (영수회담 개최 여부와 시기에 대한)사전 조율이 안 됐기 때문에 문제가 커졌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영수회담 당사자인 손학규 대표를 만나 관련 문제에 대해 충분한 소통을 하지 않아 문제가 더 꼬였다.”면서 “자신감은 좋으나 원내대표들이 일방적인 독주를 하는 느낌을 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도 “여야 원내대표의 독주가 (이번 사태를)자초했다.”면서 “여권 입장에서 영수회담은 청와대의 정무적 판단이 우선돼야 하고, 야당 입장에서 국회 등원 문제는 원내대표가 양보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를 ‘여권 내 레임덕의 가시화와 야권 내 권력투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레임덕의 조기 가시화 또는 심화 문제는 권력 집중화와 연관이 있다. 청와대가 권력을 나누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한나라당 김무성·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각각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1일 이 대통령이 신년좌담회에서 영수회담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전날 이를 언급한 것일 뿐 (국회 정상화의)전제조건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국회 정상화 등을 위한 해법으로 이 대통령의 리더십 발휘를 주문했다. 김 교수는 “집권 후반기 대통령은 ‘통 큰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여권은 야당에 명분을 주고, 실리를 추구하는 게 보편적”이라고 말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도 “청와대가 어떤 방식으로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해결의 실마리”라고 내다봤다. 임성호 경희대 교수는 “야당 의원들이 싫든 좋든 장외투쟁을 오래 했다. 그렇다면 청와대와 여당은 민주당의 체면을 살려주는 현실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대통령이 정국 경색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혁재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대통령이 유감 표명을 통해 ‘여러 현안들이 많은데 여야의 상황을 이렇게까지 만든 데 대해 책임을 느낀다’는 정도의 표현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규·장세훈·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집권 4년차? 아직도 2년 남아… 마지막 날까지 일할 것”

    “집권 4년차? 아직도 2년 남아… 마지막 날까지 일할 것”

    이명박 대통령은 90분 동안 진행된 방송 좌담회에서 시종 여유 있고 자신감 있는 어조로 국정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진보 성향으로 꼽히는 정관용 한림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잇달아 직설적인 질문을 던질 때는 제스처를 섞어 가며 적극적으로 대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집권 4년차를 맞는 소회를 묻자 이 대통령은 “아직도 2년 남았나 생각한다. 남들은 벌써 4년차라고 해서 여러 이야기를 하지만 나 자신은 다른 느낌”이라면서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재직 시절에도 임기 마지막 날 오후 5시까지 근무시간을 모두 채웠던 것을 소개했다. ●“설 연휴 손자·손녀에게 서비스” 설 연휴 계획을 묻자 이 대통령은 “내일(2일) 하루는 국립박물관에 가서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을 보려고 한다.”면서 “내일 하루는 그렇게 둘러볼 데를 둘러보고 그 다음 이틀은 손자, 손녀, 가족에게 서비스하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 대통령은 “나는 정치인 출신이 아니다. 일해 오면서 살았다.”면서 레임덕에 빠졌던 역대 정부와는 다를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나라당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해 당청 관계가 악화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여당은 책임을 공유해야 하는데, 10년 야당을 해서 여당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착각했을지도 모른다.”면서 “그렇다고 상처를 입고 그런 것은 없다.”며 웃어넘겼다. ●“5년 단임제 효율적 일처리 중요” ‘회전문 인사’ 논란과 관련,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단임제로 5년 일하면 일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것인가가 중요하며, 나는 일 중심으로 사람을 판단한다.”고 털어놨다. ‘2월 개각설’과 관련해서는 “감사원장은 채워야 하는데 무사히 청문회를 통과할 사람을 찾는데 만만치 않다.”면서 “개각은 없으며 필요하면 필요할 때 그냥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월 개각 없고 필요할 때 할 것” 그러면서 인사청문회의 보완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미국은 개인의 신상이나 이런 것은 국회가 전반적으로 조사해서 결정하고 공개적인 청문회는 개인의 능력, 정책 이런 것만 한다.”면서 “우리는 정책은 다 없어지고 괜히 신상 가지고 하니까 이렇게 점점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북 강경 노선을 유지하고 있는 외교안보 라인의 인적 개편을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안 하고 있다.”고 단언한 뒤 “왜냐하면 북한이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야지 좋아하는 사람만 있으면…”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집중력 높이려 회견 대신 좌담회 이날 기자회견이 아닌 신년 좌담회로 형식이 결정된 것은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분히 앉아서 소수의 패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대담 형식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인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이 같은 형식을 선호했다. 좌담회의 여성 사회자로는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민전 경희대 정치학과 교수,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씨 등이 후보로 거론됐으나 방송 경험이 풍부한 SBS 앵커 한수진씨로 최종 결정됐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대법관 제청된 이상훈 법원행정처 차장은

    대법관 제청된 이상훈 법원행정처 차장은

    이용훈 대법원장은 27일 이상훈(54·사법연수원 10기) 법원행정처 차장을 대법관 후보자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했다. 이 대통령이 제청을 받아들여 국회에 임명동의를 요구하면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새 대법관으로 임명된다. 대법관 후보로 제청된 이가 중도에 낙마한 사례는 없다. 임명제청된 이 차장은 이 대법원장의 ‘복심’으로 불린다. 이 대법원장의 고교 후배여서 대법원장의 의중을 가장 잘 읽는다. 실제로 이 대법원장이 강력하게 추진했던 공판중심주의와 사법개혁에 이 후보자가 크게 측면 지원했다. 임기 만료를 8개월가량 남긴 이 대법원장은 ‘레임덕’을 막기 위해 최측근을 대법관으로 불러들인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 대법원장이 이 후보자를 제청한 것은 일단 지역 안배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대법관 5명은 충청 2명, 경기·영남·제주 각 1명으로 호남 출신이 없다. 이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4명 중에서도 호남 출신은 3명으로 모두 올해 퇴임한다. 이 후보자는 재판실무와 사법행정에 두루 능통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선이 굵고 강단이 있다는 것이 주변의 이야기다. 이 후보자는 2006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 판사 시절 검찰과 심각한 갈등을 겪기도 했다. 법원이 유회원(61)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구속 영장을 12차례나 기각하자 당시 이인규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남의 장사(수사)에 소금을 뿌리는 정도가 아니라 인분(人糞)을 들이붓는 수준”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검찰에 인분 냄새가 진동하겠네. 정말 인분 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이 후보자 가족은 ‘법조 패밀리’다. 아들 화송(29)씨는 제48회 사법시험에 합격, 해군법무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동생 이광범(52)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과 함께 ‘형제 법관’으로도 유명하다. 이들은 2005년 서울고법과 광주고법에서 각각 부장판사로 근무, 첫 ‘형제 고법부장’으로 화제가 됐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李대통령, 정병국·최중경 임명장 수여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지 못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야당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최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두 장관 모두 전문성이 있고 경험도 있기 때문에 업무 성과를 크게 내 달라.”고 당부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에게는 “한국이 선진국이 되는 데는 문화국가가 되는 게 중요하다. 이런 큰 줄기를 보고 일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 장관에게는 “해외 원자력 수주건, 해외 자원확보건 등 현안 진행이 차질 없도록 적극적으로 하라.”면서 “외교관을 했던 경험도 충분히 잘 살려서 앞서 말한 해외 원자력·자원 확보건을 잘 살려 달라.”고 말했다. 임명장을 수여한 뒤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신임 정병국·최중경 장관 부부와 30여분간 다과회를 하며 환담을 나눴다. 두 장관은 각각 지난 17일과 18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쳤으며, 정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는 19일 채택됐으나, 최 장관의 경우 민주당의 반대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최 장관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시한(24일)이 넘어가자 25일 경과보고서를 재송부해 달라는 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했으며 재송부가 이뤄지지 않자 임명권을 행사했다. 야당은 최장관의 임명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민의 70%가 반대하고 야 4당, 시민단체, 심지어 한나라당 의원들도 부적격자로 선정한 최 후보자의 임명은 이명박 대통령이 얼마나 국민의 뜻을 어기는가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영환 위원장은 “최중경 후보자의 임명 강행은 국민 여론과 인사청문회의 취지를 무시한 결정이며 유감스럽다.”면서 “지경위는 최 임명자의 세 번째 정책 실패를 막기 위해 철저하게 비판과 견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현희 대변인은 “민의를 거스르는 장관 임명 강행은 오기, 불통, 국민무시 정치”라면서 “민심을 거스른 부적격인사들의 장관임명 강행은 이명박 정권의 레임덕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며 철저한 감시와 견제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 “이명박 정부는 경제난파선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진보신당도 “수많은 투기와 불법 행위 의혹으로 청문보고서 채택까지 무산됐는데 임명을 강행한 것은 이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결’을 선포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수·강주리기자 sskim@seoul.co.kr
  • “개헌문제를 몇 명이 만나서… 분당 각오했나”

    “분당할 각오가 돼 있으면 개헌을 추진하라.”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이 단단히 화났다. 홍 최고위원은 25일 국회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나 “세종시 수정안보다 10배는 더 힘들고 폭발력을 지닌 개헌 문제를 청와대에서 몇 명이 만나 은밀하게 논의할 사안이냐.”면서 “법률 개정 사안이었던 세종시 수정안도 친박계의 반대로 통과시키지 못했는데, 친박계는 물론이고 대선주자와 야당이 반대하는 개헌이 가능한 얘기냐.”고 비판했다. 친이계인 홍 최고위원은 특히 “나는 15대 때부터 분권형 개헌을 주장했고, 지금도 여전히 개헌 찬성론자이지만 현재 여권은 개헌을 추진할 동력이 전혀 없다.”면서 “국민들이 한나라당 지도부는 청와대만 쳐다보며 정치를 하는 것으로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 대표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은 청와대에서 만찬을 한 다음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헌과 관련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면서 “이 같은 행위는 개인 정치로 비춰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헌 드라이브가 친이계 결집용이라는 지적에 대해 홍 최고위원은 “개헌 논란으로 당이 더 분열돼 오히려 레임덕(권력누수 현상)만 가속화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총선을 앞두고 각자도생(各自圖生)할 의원들이 개헌을 고리로 뭉치겠냐.”고 되물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북 울렸다, 가자” vs “갈 테면 가라”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수뇌부가 지난 23일 만찬 회동에서 개헌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진 25일 한나라당은 출렁거렸다. 청와대가 개헌에 힘을 실은 만큼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해석과 친이계의 ‘비밀 작전’이 탄로 나 당내 분란만 야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수차례 “개헌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던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대통령은 슬쩍 지나가는 말로 개헌을 말씀했다.”고 해명했다. 발설자에 대한 극한 불만도 표출했다. 하지만 만찬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세상이 많이 바뀐 만큼 (개헌을) 잘 준비하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대통령이 개헌 논의를 확실하게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친이직계와 개헌론을 주도한 이재오 특임장관의 측근 의원들은 “여기까지 온 만큼 최선을 다 하자.”는 반응이다. 이 장관은 이날 “개헌은 국운융성의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상수 대표가 갑자기 “(개헌) 당론 결정을 위해선 소속 의원 3분의2 찬성이 필요하다.”며 의원총회 연기를 주도한 것도 세력 결집용이라는 해석이 많다. 한 친이직계 의원은 “청와대가 입장을 표명한 만큼 탄력을 받을 것”이라면서 “개헌을 고민해온 당내 중진이 많고, 야권에도 찬성론자가 많아 논의가 궤도에 오르면 개헌이 불가능한 일만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권주자들이 개헌을 반대하고 있는데, 각 당과 계파의 2인자들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 등이 계속 반대하면 집권 욕심으로 정치 선진화를 가로막는 것처럼 비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이계 최대 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대표인 안경률 의원은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적극 도와 논의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이 모임 소속 의원 20여명은 26일 조찬 회동을 갖고, 개헌논의 확산을 꾀한다. 반면 친박계 의원들은 ‘무시’ 또는 ‘반발’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개헌 논의가 ‘박근혜 흔들기’라고 보는 것이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헌법은 국가 근간이기 때문에 이를 고치려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최우선”이라면서 “정략적 개헌이 통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다른 친박 의원은 “의도를 갖고 밀어붙인다면 갈등이 대폭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는 “개헌에 대한 대통령의 역사적 소명의식이 아무리 강해도 개헌특위 구성조차 어려울 것”이라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여권의 개헌 논의는 레임덕(권력누수 현상) 방지, 이슈 주도 및 분산, 친이계 결집 카드로 해석될 여지가 커진다.”고 말했다. 이창구·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정동기 사퇴요구 결의 靑에 인간적으로 미안”

    “정동기 사퇴요구 결의 靑에 인간적으로 미안”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최근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당 최고위원회의 사퇴 요구 결의와 관련, “결과적으로 청와대가 충격을 받게 된 데에는 인간적인 미안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난 21일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그러나 정동기 후보자에 관한 일은 당과 대통령 모두를 위하는 길이었으며, 일부의 주장처럼 이 일이 레임덕을 초래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레임덕을 막아 대통령의 탈당이라는 전철을 밟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대통령과의 면담 요청을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정국 주요 현안에 대한 당의 의사를 전달, 개진해 나가겠다.”면서 당의 주도권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안 대표는 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리더십 교체를 위한 조기 전당대회와 관련, “오는 4월 재·보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면 저에 대한 당원들의 판단이 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거취를 포함한) 모든 것은 당원들의 뜻에 달려 있는 것이지만, 그간 2차례의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거치며 당을 이끌어온 것에 당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될 것이며 그런 만큼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이번 재·보선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미래한국헌법연구회 공동대표인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이 이재오 특임장관이 개헌 논의에서 비켜나 줄 것을 요구한 데 대해서는 “청와대도 분명 개헌을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갖고 있지만 직접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정치권이 논의를 해야 하는 것이며, 이재오 장관도 정부에 몸 담고 있는 만큼 논의의 중심에 설 위치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운·장세훈기자 jj@seoul.co.kr
  • 안상수 한나라 원내대표 “死卽生 각오로 4월 재보선… 리더십 평가 받겠다”

    안상수 한나라 원내대표 “死卽生 각오로 4월 재보선… 리더십 평가 받겠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의 인터뷰는 ‘혹시 작년에 삼재(三災)가 아니었느냐’는 짓궂은 질문으로 시작했다. 보온병, 자연산…. 안 대표가 지난해 어떤 고생을 치렀는지는 세상이 다 아는 터. 그랬더니 “사주를 보지 않아 삼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너무나, 너무나 힘든 한 해를 보냈다.”고 토로했다. 그래서인지 안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 내내 말을 극도로 조심하려 애썼다. 과하다 싶은 부분은 스스로 되짚으며 말을 고쳤다. 어떤 부분에는 “아예 질문을 하지 말아주기 바란다. 너무 민감하다.”며 먼저 말을 막고 나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곳곳에서 안 대표는 강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조기전대 요구에 대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주도권’에 대한 강한 열망을 내비친 인터뷰였다고 요약할 만했다. →한나라당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 요구에 대한 일처리를 꼭 그렇게 해야 했느냐는 지적이 있다. -사실 당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후보자의 거취 문제를 결정하려 했던 건 아니었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했고 다른 최고위원들도 모두 정 후보자가 부적격하다고 답변을 했는데, 결정을 해놓고 바로 (청와대에) 통보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용이 금방 외부로 알려질 수밖에 없고, 청와대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청와대에 연락한 뒤 바로 브리핑을 한 것이다. →대통령이나 청와대 입장보다는 당을 더 생각한 결단이었나. -글쎄, 전달 과정에서 좀 매끄럽지 못했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 그런데 너무 지체하면 당이 결정해 놓고 대표가 머뭇거린다는 게 모양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상적인 당청 관계의 힘의 균형은 ‘몇대몇’ 정도라 보나. -숫자로 계량화하기는 힘들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지난 3년 동안 당이 많이 도와줬다고 생각한다. 집권 4년차 시점에서 당은 내년 총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민감한 문제나 정책에 대해 정부 입장 그대로 협조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민심과 직접 접하고 있는 당은 그 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과연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당이 정치의 중심에 서야 되지 않겠나. 당이 총선에서 승리를 해야만 이명박 정부나 한나라당 정권이 성공하는 것이다. →정 후보자 낙마로 청와대와 대통령이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개인적으로 미안한 마음은 없나. -그동안 원내대표 두 번 하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정권을 탈환하는 데 힘을 모았고, 여당이 된 뒤에는 집권당으로서 미디어법이나 4대강 사업 등 정부 정책에 큰 도움을 줬다. 청와대에 큰 충격을 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나중에 충격이 컸다고 들으니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간접적으로라도 사과의 뜻을 전달했나. -원희목 대표비서실장과 청와대 정무수석이 끊임없이 대화를 한다. 경위를 원 실장이 잘 설명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일로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지적도 있다. -전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우리는 (부적격 결정이) 당과 대통령을 모두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대통령의 뜻을 거슬러 공격하겠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내년 7월까지인 안 대표의 임기가 정권이 끝나는 시점과 비슷하게 간다. 레임덕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지 않고는 한나라당도 성공할 수 없다. 정권 재창출도 어렵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당·청이 항상 소통을 원할하게 하고, 협력해야 한다. 다만 우리가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민심을 항상 가까이에서 느끼고 있고, 그 민심을 따라야 하는 점에서 정부와 입장이 조금 다르다. 입장이 다를 때는 우리가 청와대를 견제할 수밖에 없다. 견제가 당과 대통령을 위하는 길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것이 레임덕을 초래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민심에 부합하지 않는 일을 대통령이 하도록 방치하는 것이 오히려 더 레임덕을 부추긴다. →당·청 관계의 핵심은 소통인데, 당이 수렴한 민심을 어떻게 전달할 생각인가. -대통령과 정례회동이 있지만,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는 직접 면담을 신청해 대화를 하겠다. →역대 대통령이 모두 임기 말에 탈당했다. 이 정권에서는 어떻게 될까. -절대 그런 불행한 일 있어서는 안 된다. →만약 탈당 요구의 목소리가 커진다면. -민심이 그렇게 되지 않도록 사전에 당과 청와대가 잘해야 한다. 민심이 이반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당의 의무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 보수세력이 총단결해야 정권 재창출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어차피 진보와 보수가 한판 크게 혈전을 치를 수밖에 없다. 중도·보수 세력 간의 대연합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것만이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 →적극 나서겠다는 뜻인가. -물론이다. 그것이 바로 승리의 길이고,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중도·보수 대통합이든 연합이든 힘을 합치는 데 기여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이해관계를 나눠야 하지 않나. 안 대표가 이회창 대표에게 개헌 협조를 위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충청권에 양보할 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과학벨트 문제를 가지고 선진당과 얘기를 나눈 것은 없다. 개헌 논의를 한 것은 사실이다. 저는 앞으로 선진당과 우리가 정책연대를 하든 통합을 하든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학벨트 입지선정 문제는 어떻게 보나. -관련 법이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했다. 그 법이 정한 선정위원회에서 입지를 선정하면 된다. 선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지리라고 본다. →개헌의 성사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개헌을 주도하는 주체들의 진정성에도 의구심이 제기된다. -국회가 항상 싸우는 것에 회의해 왔고, 제왕적 대통령제가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선거에서 이기면 모든 권력을 다 갖고, 지면 다 잃기 때문에 국회는 다음 정권을 가져오는 전쟁터가 돼 버렸다. 여건이 되지 않아서 논의가 미뤄졌지만, 이제는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다. 개헌이 18대에서 성사되든 19대에서 되든 논의는 18대 국회에서 해야 한다. →의무감인가, 아니면 정말로 절박한 시대적 요구인가. -1987년 헌법체제는 이 시대에 맞지 않다. 개헌이 꼭 필요하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청와대도 여전히 개헌을 원하고 있다고 보는가. -대통령도 몇차례 언급했다. 청와대는 지금도 개헌을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가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해야 한다. 치열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정치권의 의무다. 시기가 늦었다거나 과연 가능하겠냐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여하튼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일이 아니다. →국회 미래한국헌법연구회 공동대표인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이 ‘이재오 장관이 나서니까 일이 더 어렵게 된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각자 소신이 있을 텐데, 이 장관은 지금 정부에 몸담고 있다. 개헌의 중심에 설 위치는 아니다. 개인적인 의견은 많겠지만, 당에서 논의해야 한다. →결국 친이계와 친박계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지 않나. -크게 걱정할 수준의 갈등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이전에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도 격렬하게 토론했지만 평화적으로 해결했다. 개헌 논의도 마찬가지다. →야당과 물밑 대화 오가고 있나. -지금은 우선 우리당의 입장을 정하는 게 순서다. →개헌 성사 가능성은. -가능성이나 시기 문제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고 옳은 일이다. 그래서 치열하게 논의해야 한다. 방향을 정해 놓고 논의하자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선입견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이 시대에 맞는 헌법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토론하고 결론을 내자는 의미다.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이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같은 수도권 의원으로 동의하는가. -선거는 다 어렵다. 특히 집권당이 수도권에서 이기는 것은 더욱 어렵다. 그런 점에서 의원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나 역시 수도권에서 네 번 당선됐는데 한 번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를 패배로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다. 나는 한나라당이 패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선거가 쉽다고 판단할 때 오히려 패배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민은 무책임한 민주당보다는 그래도 조국의 현대화를 이끈 한나라당에 대한 믿음이 더 크다. →‘안상수 리더십’이 내년 총선을 이끌 최선인가? -재·보선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당이 나에 대한 판단을 할 것이다. 두 번의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거치면서 쌓은 경험과 경력으로 당을 원만하게 이끌어 온 것에 대해 당원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재·보선을 승리로 이끈 다음에는 총선까지 당을 이끌 것이라는 의지를 표출한 것인가. -물론 모든 것은 당원들의 뜻에 달려 있다. 그러나 전당대회에서 2년의 임기를 부여 받았다. 재·보선에서 대승을 거둔다면 당원들이 저를 계속 지지하지 않겠나. 사즉생의 각오로 이번 재·보선에 임할 것이다. 다만 걱정하는 것은 재·보선의 규모다. 현재 분당과 김해가 확정됐는데, 김해는 민주당이 의석을 차지했던 곳이다. 여기에 강원도지사 선거까지 하게 되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 선거를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의원들의 최대 고민과 관심은 역시 공천이다. 나경원 최고위원이 국민참여경선이라는 공천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당 대표가 개인적인 견해를 밝힐 수는 없다.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할 것이다. →현역의원 물갈이는 얼마쯤으로 예상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박근혜 대세론’이 거세다. 친이계가 힘을 모아 박근혜 전 대표와 맞설 후보를 내세워 치열한 경선을 치르는 게 중요한가, 아니면 대세론을 인정하고 협력해 정권재창출에 힘을 모으는 게 바람직한가. -당 대표로 계파의 입장에서 일하지 않는다. 반드시 정권 재창출을 이루는 게 내 사명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경선이 좀더 치열해져야 한다. 2002년 대선 당시 대세론을 누렸던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게 막판에 뒤집어진 아픈 경험이 생생하다. 그때 우리는 다 이긴 것으로 생각했는데, 저쪽은 치열한 경선과 단일화로 세를 불렸다. 치열한 경선을 거치는 게 국민에게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다. →야권에서 가장 두려운 대권 경쟁자는 누구인가. -잘 모르겠다. →차기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남북관계와 복지가 아닐까. →무상급식 반대가 당론인데, 서울시당 위원장을 지냈던 권영세 의원과 사무총장인 원희룡 의원 등이 찬성하고 있는데. -당론에 반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개인의 사상의 자유를 강제로 억압할 수도 없다. →대표의 지역구인 과천에서 무상급식이 가장 활발하다. -과천은 인구가 겨우 7만명이다. 정부청사가 있다보니 재정자립도도 높다. 초등학교도 몇개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무상급식이 가능했다. 그러나 전국 모든 학생을 상대로 무상급식을 하면 재원이 엄청나게 많이 필요하다. 작은 도시인 과천을 예로 드는 것은 적절치 않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려고 하는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당 차원에서 지원할 것인가. -주민투표는 서울시의 문제다. 당론으로 무상급식을 반대하지만 주민투표는 지자체 문제이기 때문에 지자체가 알아서 결정해야 한다. 당이 지원할지 여부도 서울시당이 판단할 문제이지, 중앙당이 개입할 일은 아니다. →스스로 대권주자의 반열에 오를 생각은 없나. -나는 정권재창출에 앞장서는 임무를 맡고 있다. →정치인 안상수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원칙을 지키고 정도의 정치를 한다는 게 장점이겠다. 단점은 대중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중성 부족한 것 잘 알고 있다. →수첩에 ‘말조심’이라고 써 놓은 게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전에도 설화 때문에 곤란을 겪은 적이 있나. -정치인은 특히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 기자들과 격의 없이 편하게 얘기한 것도 엄청나게 크게 문제가 되는 게 현실이다. →아들 로스쿨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이석현 의원을 상대로 낸 고소를 취하할 생각은 없나. -허위 폭로를 하는 나쁜 풍조는 사라져야 한다. 그분들이 진실로 자신의 행위에 대해 반성을 한다면 그때 판단할 문제다. 지금까지는 전혀 반성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담 이지운 정치부 차장 정리 이창구·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美의회 “초당협력” 오바마 “중도실용”

    오는 25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 때 사상 최초로 민주·공화당 의원들이 자리를 섞어서 앉는 모습을 보게 될 것 같다. 애리조나 총격 사건을 계기로 극단적인 정치적 대립을 지양하고 협력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초당적 좌석배치” 제안에 대한 호응이 확산되고 있다고 AP등 미 언론들이 17일 전했다. 상·하원 의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는 대통령의 연초 의회 국정연설 때 자리배치는 하원 본회의장에 당별로 나누어 앉는 게 관행이었지만, 여·야 화합을 위해 이 전통을 깨 보자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 8일 민주당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이 피습을 당한 애리조나 투손의 총격사건에서 비롯됐다. 사건이 극단적인 정치적 대립에서 비롯됐다는 자성의 목소리 속에 중도파 성향의 워싱턴 싱크탱크 ‘서드웨이(Third way)’가 “대통령 국정연설 때 민주, 공화당이 따로따로 앉아서 한쪽은 환호성을 지르고, 다른 한쪽은 시큰둥해하는 대립 모습은 피하자.”고 제안한 것이 출발이었다. 이 제안에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12일 사설에서 “국정연설은 당파성을 초월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찬성 입장을 폈고, 민주당 마크 우달 상원의원 등이 동료의원들에게 실행을 제안하면서 구체적 움직임으로 번져 갔다. 공화당 톰 코번·민주당 척 슈머 상원의원 등은 지난 16일 NBC의 ‘언론과 만남’ 프로그램에 출연, 국정연설 때 나란히 옆자리에 앉겠다고 밝혔다. 공화당 리사 머코스키, 민주당 애미 클로부차 의원 등 19명의 상원의원들이 동참 의사를 밝혔고, 민주당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도 이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거들고 나섰다. 하원의 공화당 케빈 매카시 원내총무도 지지 입장을 밝히며 “대통령 연설 때 민주당 스테니 호이어 원내총무 옆자리에 앉겠다.”고 밝혔다. 공화당 대통령후보로 나섰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같은 날 WP기고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나라를 위로하고 영감을 줬다.”며 “미국 이익을 적극 옹호하는 애국자”라고 높이 평가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의회의 화합 분위기속에 오는 20일로 취임 2주년을 맞는 오바마 대통령은 남은 임기를 개혁에서 중도실용으로 정책노선을 바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우선순위를 두고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도 성향의 무당파층을 끌어안으려는 노력으로도 해석된다. 지난해 중간선거 직후 열린 레임덕 회기에서 공화당과 감세연장에 합의하면서 오바마의 이 같은 전향의 의사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2기 백악관 참모진으로 친기업적 성향을 가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을 대거 기용한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다. 신임 비서실장에 임명된 윌리엄 데일리 전 상무장관은 월가의 대형 은행 CEO 출신으로 재계 인맥이 막강하다. 지난 2년간 금융규제개혁으로 월가를 압박했던 폴 볼커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장이 사퇴하고, 하버드대로 돌아간 래리 서머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후임에 월가와 관련이 있는 인물을 임명하는 등 재계와의 관계개선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여전히 9%대에 머물고 있는 실업률을 잡고 투자 확대와 수출 증대를 이루기 위해 기업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려는 시도다. 워싱턴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정동기 사퇴 후폭풍] 당·청, 총선승리· 정권 재창출 내세워 봉합… 레임덕 막을까

    [정동기 사퇴 후폭풍] 당·청, 총선승리· 정권 재창출 내세워 봉합… 레임덕 막을까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12일 청문회 문턱도 밟지 못하고 자진 사퇴한 ‘사건’은 한나라당과 청와대의 향후 관계를 결정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양측은 “정 후보자의 사퇴로 사태가 수습될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미래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2008년 정권 출범 당시의 남주홍·박은경·이춘호 장관 후보자 낙마와 2009년 7월의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낙마, 2010년 8월의 김태호 총리 후보자 및 신재민·이재훈 장관 후보자 낙마 등 잇따른 인사 실패가 정권의 발목을 잡아 왔지만, 임기 4년 차에 믿었던 여당으로부터의 일격은 대통령이 그토록 싫어하는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을 가시권으로 들어오게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레임덕은 대통령의 의지와 무관하게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현재로서는 청와대와 당 모두 이를 관리할 능력이 없어 보이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금 한나라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역대 최약체여서 당이 청와대와 정부를 확실하게 리드할 수도 없고, 청와대가 정국 주도권을 당에 믿고 맡길 가능성도 별로 없어 보인다는 설명이다. ●당·청 당분간 눈치작전 결국 향후 당청 관계는 상대의 눈치를 보며 당분간 ‘미완의 봉합’을 유지하다가 여론에 민감한 이슈가 터지면 간헐적으로 충돌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미래의 권력’에 힘이 쏠리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는 “여권이 사는 길은 한나라당을 제대로 세워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에 매진하는 것인데, 이번 사태를 겪고도 양측은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당과 청와대는 최대한 말을 자제하며 사태를 일단 봉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은 정 후보자의 사퇴에 대해 안타까움만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지도부도 전날에 이어 ‘확전’ 방지에 심혈을 기울였다. 옛 친박계 좌장으로 이번에 청와대의 입장을 앞장서서 옹호한 김무성 원내대표는 “당청 갈등은 없다. 정진석 정무수석과 모든 오해를 풀었다. 안상수 대표의 (자진 사퇴 촉구 결의) 발언도 우발적이었다.”고 밝혔다. 안형환 대변인도 “정 후보자 입장에서 할 말이 많겠지만 대통령과 정부를 위해 고심 어린 결단을 내렸다.”면서 “한나라당은 앞으로 더욱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당 지도부의 이 같은 행보가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많아 갈등은 여전히 잠복 상태다. 한 소장파 의원은 “당 최고지도부인 최고위원들의 집단결의가 우발적인 ‘실수’라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느냐.”면서 “국민들이 지난 이틀간의 모습을 보고 한편의 ‘코미디’로 생각하지 않을지 염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소장파 “최고위 결의가 실수?” 당 안팎에서 청와대 참모진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도 ‘불안정한’ 당청 관계를 예고한다. 친박계 중진의원은 “정 후보자 사퇴를 둘러싸고 권력 투쟁이라는 불순한 의도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정 후보자가 낙마한 것은 악화된 민심 때문이었다.”면서 “이 본질은 외면한 채 한마디 사과도 없는 청와대와 언제까지 당이 함께 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정태근 의원도 “청와대 참모가 당에 유감을 표현하기 전에 정말 참모로서 제대로 하는지, 자리를 걸고 직언을 하는지 자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정동기 후유증’ 여권 소통으로 치유하라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결국은 자진 사퇴했다. 최고위원회 결정으로 그의 사퇴를 촉구한 한나라당은 “용단을 긍정 평가한다.”고 환영했다. 이로써 청와대와 한나라당 간에 노출된 갈등은 봉합 국면을 맞았지만 또 다른 시험대가 기다리고 있다. 양측 간에 쌓인 앙금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며, 이는 겉포장에 불과한 정치적인 수사나 땜질식 처방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자중지란에 빠진 당·청 관계를 소통으로 재정립하고 새 출발해야 집권 4년차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이번 파문은 청와대와 한나라당 모두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려면 정 후보자 인선과 당·청 충돌 과정을 되짚어 보면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먼저 한나라당 지도부는 청와대를 공격 대상인 것처럼 내몰았다. 청와대가 정면으로 반발하자, 그 파장이 걱정되는 듯 이제는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형국이다. 뒤늦게 안상수 대표가 주도했다는 등 나머지 최고위원들은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뒤로 빠지는 태도는 당당하지 못하다. 당·청 관계를 재정립하려면 말을 앞세우지 말고 앞과 뒤가 일치하는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 청와대 측은 한나라당의 반기에 힘으로 맞섰다. 이명박 대통령의 영향력이 급격히 줄어들어 조기 권력누수 현상, 즉 레임덕으로 이어질까 걱정한 탓도 있을 것이다. 청와대 측이 유감스럽다고 했듯이 한나라당의 ‘절차와 방식’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당·청 간 정면 충돌을 공식화한 것은 현명한 자세가 아니다. 힘의 균형이 흔들리는 여권 내부의 허약한 실체만 드러낸 꼴이 됐다. 한나라당 최고위원 전원이 부적격 의견을 낸 것은 민심에 따른 선택임을 청와대도 인정해야 한다. 당·청이 공동 운명체임을 외면하고 정국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오월동주식 행태로는 소통을 이끌어 낼 수 없다. 청와대 인사의 한계가 또 드러났다. 이제는 청와대가 아닌 국민의 잣대로 고위 공직자를 골라야 한다. 이는 대통령의 몫이지만 참모들도 눈치를 보지 않는 결기를 가져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협의 창구를 한나라당에 열어줘도 인사권이 침해되는 게 아니다. 인사는 물론이고, 국정 과제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려면 여권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당·청이 조만간 공개 회동을 갖고 화합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
  • [정동기 사퇴 후폭풍] 문책론 창끝에선 靑

    [정동기 사퇴 후폭풍] 문책론 창끝에선 靑

    이명박(얼굴)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식사 후 이 대통령은 본관에 잠시 올라갔다가 오후 1시 넘어서 임 실장의 방으로 다시 가 수석들과 얘기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주로 구제역 확산과 관련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상표 홍보수석은 “함께 있던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정동기 후보자의 사퇴 기자 회견문을 죽 읽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면서 “정 후보자 사퇴에 관해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오후 3시에 구제역 확산 관련 긴급대책회의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동선(動線)은 정 후보자의 ‘낙마’에 동요하지 않고 ‘일하는 대통령’으로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이런 의도와는 관계없이 당장 정 후보자의 낙마로 청와대 참모에 대한 문책론이 더 힘을 받고 있다. 창끝은 임태희 대통령 실장을 향해 있다. 임 실장이 감사원장 인선을 총괄적으로 주도한 데다, 고교(경동고) 3년 선배인 정 후보자를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8·8 개각 이후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줄줄이 낙마한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당시 인사 역시 대통령 실장이 최종 책임을 맡았다. ‘인사 파동’ 이후 청와대는 200개의 인사 검증 항목을 만드는 등 검증 절차를 강화했지만, ‘국민들의 달라진 눈높이’는 읽어내지 못했다. 물론 인사 파동의 근본적인 원인은 이 대통령이 ‘돌려 쓰기 인사’를 반복하는 것이지만, 이 문제에 대해 “직언을 하는 청와대 참모진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청와대 실무라인들에 대한 문책론도 거론된다. 인사 추천을 맡고 있는 김명식 인사비서관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실의 장석명 공직기강 비서관이 해당된다. 임 실장이 책임을 지고 사의 표명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한때 나왔지만, 이 대통령이 임 실장의 방에 들러 신임을 표시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책임을 지는 참모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참모들에 대한 문책론과는 별개로 정 후보자의 사퇴는 이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상처를 남겼다. 이 대통령은 집권 4년 차를 맞았지만 주요 선거가 없는 올 한해를 본격적으로 ‘일하는 해’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새해 벽두부터 ‘인사 파동’에 휘말리면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더구나 지난해 연말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남북관계가 불안한 가운데 새해 들어서도 구제역 확산, 물가 상승, 전셋값 상승, ‘함바식당 비리’까지 각종 악재가 잇따르면서 바닥 민심은 극도로 흉흉하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기왕의 악재들이 이번 인사 파동에 대한 불만으로 점화가 된다면 민심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국민들이 인정할 수 있는 인사를 하지 않으면 급격한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을 피해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측근·보은인사가 문제… 인재풀 늘려야”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사퇴로 이어진 인사파동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꼽았다. 측근 중심의 기용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해 8월 말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등 공직 후보자들이 줄줄이 낙마하면서 청와대에서 인사검증 기준을 강화하는 등 제도적 해결에 노력했지만, 결국 인재 풀이 확대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앙대 이상돈 교수는 “감사원장이나 장관 등 고위 공직자의 경우 객관적으로 자격이 있다고 납득이 가는 사람들을 앉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그런데 이 정부에서는 인사의 기준이 아예 붕괴됐고, 사적 관계에 의해 이뤄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중도성향 인사도 임용해야” 세종대 이남영 교수도 “이 정부는 우선 인력풀이 좁은 데다 그 안에서도 다소 흠집 있는 사람을 쓰는 관행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하는 안일한 인식이 만연해 있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 보은인사가 아닌 능력을 바탕으로 한 인사를 해야 한다.”면서 “빚을 갚겠다는 생각으로 한 자리씩 주면 결국 내부 갈등만 증폭된다.”고 강조했다. 폭넓은 인재 풀을 갖춰 중도 성향의 인사까지 임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명지대 신율 교수는 “어떤 정권이든 후반기로 갈수록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을 막기 위해 측근을 기용하려고 한다.”면서 “그렇게 한다고 레임덕이 막아지지 않는다는 사실 역시 역대 정권을 통해 알 수 있는데도 똑같은 잘못을 반복한다.”고 비판했다. ●“당·청관계 더이상 대안 없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특히 당·청관계에 대해서는 “더이상 대안이 없다.”며 갈등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상돈 교수는 “한나라당 내 비주류 집단인 친박계나 소장파가 아닌 주류에서 먼저 부적격 판정을 내린 것은 자멸의 징조를 보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 교수도 “수습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인사파동’ 없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사퇴가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이명박정부 출범 당시 ‘고소영 내각’ 파문과 1년 5개월 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지난해 8·8 개각 당시 국무총리와 지식경제부·문화관광부장관 후보자 줄낙마에 이어 인사 실패가 다시 되풀이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더구나 정 후보자가 사퇴로 몰리는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빚은 파열음과 ‘네탓 공방’은 여권으로선 보여서는 안 될 모습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만 의식하는 듯해 실망스럽다. 우리는 정 후보자 자격시비 과정에서 “청와대 비서 출신의 감사원장 기용에 여론이 그렇게 부정적일줄 몰랐다.”는 여권 고위관계자의 토로에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한나라당은 참여정부 시절 정권인수위원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감사원장 후보자를 낙마시키지 않았던가. 상대에겐 엄격하고 자신에겐 관대한 전형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럼에도 여권은 사태를 봉합하기에만 급급한 듯이 비치고 있다. 한마디로 책임론을 제기하지 말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 정부의 거듭된 ‘인사파동’은 잘못된 인사에 대한 문책이 뒤따르지 않아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천성관 파동’ 때 정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 책임을 졌을 뿐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국민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어떤 경로로, 누가 천거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이번에도 정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는 선에서 적당히 얼버무리고 넘어가려 한다면 더 큰 역풍이 몰아칠 수 있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자세로 제 살을 도려내야만 멀어진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 그것이 임기말 권력누수(레임덕)를 줄이는 길이다. 이명박 정부는 그동안 ‘실용’이라는 명분으로 인사검증 잣대가 오락가락했다. ‘고소영 파동’ 이후에는 재산이, ‘8·8 파동’ 이후에는 공정사회가,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피격 이후에는 ‘군필’이 으뜸 가치인 양 비쳤다. 따라서 이번 인사 실패를 계기로 검증 잣대를 다시 점검해 보기를 거듭 당부한다. 익숙한 얼굴만 찾을 게 아니라 자리에 걸맞은 최상의 인물을 폭넓게 구해 보라는 얘기다. 충성심 위주의 인사는 항상 실패로 끝났다는 게 과거정권이 남긴 교훈이다. 그리고 인사 실패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는다.
  • 김총리 “공무원 기강, 지켜보고 있다”

    김총리 “공무원 기강, 지켜보고 있다”

    “총리실이 지속적으로 공직기강을 점검할 것입니다.” 김황식 국무총리가 공직사회 ‘군기잡기’에 나섰다. 김 총리는 11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구제역 피해 등으로 국민의 상심이 매우 큰 시기”라며 “어느 때보다 공무원이 솔선수범하고 맡은 바 소임에 충실히 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연말 카지노 출입 공무원에 이어 올해 초 금품 수수, 인사 청탁 등 공무원의 부적절한 처신이 많이 확인되고 있다.”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감이 실추될까 염려된다.”고 우려했다. 김 총리는 “집권 후반기에는 공무원의 업무자세와 기강이 흐트러지는 사례가 종종 있었는데, 올해는 그런 모습을 보여선 안 될 것”이라면서 “현 정부에선 그런 일이 없도록 마음가짐을 새로이 해야 하고, 국무위원들은 소속 공무원들과 산하기관 직원들에게도 근무자세와 기강에 관해 분명하게 의지를 전달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총리실 역시 지속적으로 공직기강 점검과 관리에 만전을 기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는 최근 잇따라 공무원 비리가 적발된 데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사퇴 여부 등을 둘러싼 조기 레임덕(권력누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더욱 주목된다. 김 총리의 발언을 전한 박선규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브리핑을 통해 “총리가 이례적이라고 할 정도로 공무원 기강에 대해 강도 높게 말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김 총리는 또 회의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부처 간 이견이 있을 때 총리실을 중심으로 신속히 조율하고 대처해서 국회 및 당정 간에 소통을 강화해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고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공고히 해야 한다.”면서 현장성과 창의성, 적시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양육수당 지급 대상을 현행 차상위계층 24개월 미만 아동에서 36개월 미만 아동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개정령안 등 법률안 2건과 대통령령안 9건을 심의, 의결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李·安 vs 李·任 대립? 靑 신·구 참모갈등?… 靑 선택은

    李·安 vs 李·任 대립? 靑 신·구 참모갈등?… 靑 선택은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거취 문제가 여권 내부의 해묵은 권력투쟁설을 다시 들춰내고 있다. 지난 10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동기 후보자의 사퇴 요구가 불거진 뒤 여권에는 특정세력 간의 갈등설과 특정정치인 간의 알력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당·청 간의 갈등은 이미 숨길 수 없을 만큼 노출됐고, 당은 당대로 사분오열의 기미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재오·안상수 대 이상득·임태희’ 11일 여의도를 뒤덮은 권력투쟁설은 ‘이재오·안상수 대 이상득·임태희’의 갈등 구조였다. 친이계를 양분한 이상득 의원 측과 이재오 특임장관 측의 오래된 경쟁 관계라는 구도 속에서 안상수 대표와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전면에 나서 맞서게 됐다는 관측이다. 이 같은 관측은 감사원장 후보 추천을 고리로 하고 있다. 임태희 실장은 정동기 후보자를 추천하고 지원한 반면, 이재오 장관 측은 호남 출신의 제3의 인물을 천거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은 정동기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평소 이재오 장관과 관계가 좋은 안상수 대표가 정동기 불가론에 동조하면서 당 지도부를 움직여 청와대를 겨냥한 사퇴요구를 하게 됐다는 얘기다. 친 이상득 측과 친 이재오 측 갈등의 핵심은 박근혜 전 대표가 대선 주자로서 당내에 확실한 입지를 구축해 가는 상황에서 누가 친이계를 주도해 박 전 대표에 맞서거나, 또는 협력하느냐의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이는 2012년 국회의원 총선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누가 한나라당의 당권을 잡느냐의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 이재오 장관 측은 “이번 사태를 개인 간의 갈등 구도로 만드는 것은 잘못”이라며 이 같은 해석을 일축한다. 이 장관의 한 측근은 “청와대 참모들의 일방 통행에 대한 지적이 당에서 많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면서 “누적된 불만이 이번 인사를 통해 터져나온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측근은 “이 장관도 정동기 후보자에 대한 언론의 문제 제기에 불안해하고 걱정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이 장관이 안 대표를 통해 ‘거사’를 했다느니 하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다.’ 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내부의 갈등도 일정한 책임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 임 실장 체제와 지난달 말 청와대로 돌아온 옛 참모진인 이동관 언론특보·박형준 사회특보가 갈등구도를 빚으면서,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정 후보자의 문제점이 필요 이상으로 언론 등을 통해 확대재생산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안상수 책임론 후폭풍’ 당·청 충돌은, 청와대에 상당한 내상을 입혔지만, 당내에도 상당한 충격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거사’를 주도한 안상수 대표에게 만만찮은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일을 극단적으로 끌고 갔다는 책임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안 대표와 함께 청와대와의 조율에 참여한 원희룡 사무총장은 소속 의원들로부터 항의전화를 받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일부 의원들은 “정동기 불가론에 광범위한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도 강력한 의사를 전달할 수 있었는데, 꼭 그런 방식을 동원했어야 했느냐.”고 따졌다. 일각에서는 안상수 의원 개인의 사심(私心)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친이명박 직계의 한 초선의원은 “이번 인사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가 정동기 후보자를 임명하겠다고 안상수 대표에게 자문을 구하고, 이를 안상수 대표가 수긍한 뒤 이제 와서 이런 방식으로 일을 처리했다면 안 대표가 (청와대의) 뒤통수를 치는 꼴”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 인책론’ 이번 사태의 화살은 결국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인책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를 임명한 것은 인사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이지만, 임태희 실장 등 참모들이 적절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이 시작되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8·8개각 때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신재민 문화부장관 후보자, 이재훈 지경부 장관 후보자가 줄줄이 낙마한 것도 결국은 청와대 참모들이 책임졌어야 할 부분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다시 커지고 있다. 친이 소장파의 한 의원도 “이번 일을 놓고 당·청 간 권력투쟁이라고 말하는데, 권력투쟁은 청와대가 자신들의 잘못을 회피하려는 전략”이라고 꼬집었다. 인사검증의 실패와 관련해서는 특히 인사비서관실과 민정수석실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 8·8 개각 후유증이 불거진 후 청와대는 인사검증을 강화한다고 했지만 정 후보자가 7개월간 7억원 급여를 받은 부분과 관련,“불법사실은 없지 않으냐.”면서 국민 정서와는 동떨어진 판단을 해왔고,결국 이 같은 판단이 정 후보자의 낙마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최종 인사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이 주변 인물 중에서 ‘썼던 인사를 다시 쓰는’ 인사방식을 고집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잘못됐다고 조언을 할 만한 참모가 없다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책론과는 별도로 청와대가 국민 여론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는 비난이 가장 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靑 대응에 따라 결과 달라져’ 사태 추이와 관련,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청와대 대응에 따라 향후 결과가 달라진다.”고 내다봤다. “청와대가 당의 지적을 수용하고, 당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으면 윈윈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청와대 권력과 민심을 등에 업은 당이 충돌한 것인데, 일단 당이 이길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보다 훨씬 제왕적이었던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도 결국은 당에 졌다.”면서 “청와대 수석들이야 임기가 끝나면 끝이지만 당은 생존이 걸린 문제인 만큼 청와대가 당의 주도를 존중해야 레임덕을 조절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성수·이지운·이창구 홍성규기자 sskim@seoul.co.kr
  • 黨 일방요구에 ‘직설 경고’ vs 대통령 인사권 ‘공개 반기’

    黨 일방요구에 ‘직설 경고’ vs 대통령 인사권 ‘공개 반기’

    ■ 불쾌감 드러낸 靑 청와대는 10일 오전 한나라당 최고위원들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자 회의를 거듭하며 장고에 들어갔다. 청와대의 대응이 미칠 파장을 우려해서인지 극도로 말을 아꼈다. 회의가 이어지면서 주요 참모들은 연락이 되지 않았고, 공식적인 반응도 오후 늦게까지 일절 내놓지 않았다. “관련 수석비서관들이 회의를 진행 중이며, 아직 드릴 말씀은 없다.”(김희정 대변인)는 정도가 반응의 전부였다. 다만 오전에 이명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가 끝난 뒤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 참모들로부터 당 최고위원 회의결과에 대한 보고를 받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 전했다. 이른바 ‘침묵모드’로 일관하는 듯했다. 그러다 오후 5시가 거의 다 돼서야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춘추관(청와대 기자실)에 내려와 청와대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홍 수석은 “오늘 당에서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서 입장 발표가 있었다. 대통령은 관련 보고를 받고 특별한 말씀이 없었다.”면서 “그 후에 대통령실장과 관계 수석비서관들이 여러 의견을 많이 나눴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런 사안에 관해 당도 얼마든지 의견을 표시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이번에 보여준 절차와 방식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의견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의견 조율을 채 끝내지 않은 상황에서 당이 일방적으로 정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한 불쾌한 심정을 직설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홍 수석은 이어 “당의 얘기(요구)를 수용하고 말고 얘기할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외견상으로는 정 후보자에 대한 당의 사퇴요구를 논할 필요가 없으며, 또 그럴 시점도 아니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당이 정 후보자에 대해 이미 돌아선 상황에서 이대로는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없다. 때문에 청와대의 이 같은 입장 발표는 예상을 깬 당의 ‘강수’에 대한 유감과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정 후보자의 사퇴는 불가피하다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집권 4년차를 맞아 당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 가고 있고 앞으로도 당 쪽으로 무게 중심이 더욱 쏠릴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당에 끌려가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의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당·청 간의 본격적인 힘 대결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우군’인 당이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 후보자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것은 누구보다 청와대 쪽에서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향후 국정운영의 장악력을 놓고 밀리지 않기 위해 청와대가 자기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반발하는 한나라 여당 최고위원단이 촉발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사퇴 요구 파문이 정국을 한껏 긴장시키고 있다. 여당 지도부가 대통령의 인사권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모양새 자체로,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친이 주류 인사들조차 10일 “일정 정도의 레임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부 의원들은 “심각한 레임덕을 막아내기 위한 고뇌에 찬, 최소한의 결정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친이 주류의 한 의원은 “본회의에서의 표결로 부결됐다면 바로 급속한 레임덕으로 갔을 것”이라면서 “당 지도부의 뜻을 받아 청와대가 조기 수습에 나선다면 충분히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당의 한 주요인사는 “정동기 인사건을 무리하게 밀어붙인다면 당이 분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밀어붙일 명분도 동력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표결에 긍정적으로 임해 달라고 부탁을 하느냐.”고 반문했다. 일부 의원들은 청와대가 ‘절차와 방식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한 데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친이계 핵심 의원은 홍상표 홍보수석의 청와대 입장발표 내용을 몇번이나 확인한 뒤 “당은 국민의 여론과 바람을 옳게 반영했고, 아직도 청와대는 국민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들이 말하는 공정이라는 게 무엇인지, 올바른 당·청 관계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재선의원은 “청문회는 국회의 고유권한이고 민심을 반영한 지도부는 굉장히 용기 있는 결정을 했다.”면서 “만약 청문회까지 간다면 그 부담은 어디로 가겠는가.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정치적 분야까지 예측해야 하는 청와대가 이런 부분까지 당과 대척 관계를 가져가려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반응이 당·청 간 의사교환을 분명하게 나눈 뒤 나온 결정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당·청 관계가 한동안 대결 구도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지난 주말 “정동기 후보자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뜻을 분명하고도 강력하게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은 이날 “주말에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과 여러 가지를 협의하기 위해 만났으며, 당은 이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충분하게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는 ‘내부 심사과정에서 최적격자가 따로 있었으나 결국 정동기 후보자로 낙착했다.’는 인사 뒷얘기도 소개됐다. 일부 인사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청 관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서병수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의 이번 결정에는 당이 주도적으로 국정운영을 해야 한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고 진단했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아무래도 당·청관계 변화의 계기가 되지 않겠나 생각된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보았다. 이지운·홍성규·허백윤기자 sskim@seoul.co.kr
  • 작년 8월의 악몽이… 긴장하는 靑

    청와대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때문이다. 인사청문회(19~20일) 통과를 쉽게 자신하기 어려워졌다. 당초 “불법 사실은 없다.”면서 자신감을 보이던 것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당장 ‘전관예우’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여론의 동요도 심상치 않다. 로펌에서 한달에 1억원씩 7개월간 받았다는 사실은 ‘아킬레스건’이다. 일반 서민들의 삶과는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이런 분위기에서 청문회 때 또 다른 ‘한 건’이 터지면, 정 후보자에게는 치명타가 된다. 정 후보자가 주저앉으면 지난해 8·8개각 때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나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것과는 의미가 또 다르다. 임기 말인 집권 4년차를 맞아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청와대가 청문회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7일 “(월급으로 받은) 액수나 그런 것이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서 봤을 때 좀 과한 측면이 있지만 (정 후보자가) 잘 설명해서 국민들을 납득시키고, 청문위원들을 이해시켜 오해가 풀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정 후보자의 로펌행이 전관예우에 해당되는지에 대해서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것이며, 논평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끝을 흐렸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적절한 인사가 아니었다는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굳이 고액의 급여를 챙기며 ‘전관예우’ 논란이 생길 수 있는 인물을 청렴성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사정기관의 수장(首長)에 임명했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문제의 핵심은 관련 세금을 다 내서 불법이 아니라는 게 아니고, 그런 논란을 일으킬 인물을 왜 감사원장에 임명했느냐는 것”이라면서 “여론이 시끄러운 것만 봐도 잘못된 인사라는 걸 방증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여당의 적극적인 ‘지원사격’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곤혹스러운 대목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 의원들이 정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변호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면서 “결국 쉽지 않은 청문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공세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유선호 의원은 정 후보자가 대통령직 인수위 간사가 되자마자 월급이 두배로 뛰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정 후보자는 2007년 12월 대통령 인수위 법무·행정 분과 간사로 취임할 당시 이미 법무법인 ‘바른’의 대표 변호사로 있었다.”면서 “인수위 간사로 취임한 직후인 2008년 1월부터 월급은 4600만원에서 평균 1억 1000만원으로 전보다 무려 두배 이상 뛰었는데, 이는 공직자의 자세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 측은 “2007년 12월에는 급여만 있었으나, 2008년 1월부터 급여와 상여금을 함께 받으면서 월급이 인상됐다.”고 해명했다. 유 의원 측은 또 정 후보자가 로펌에서 활동하며 받은 7억원 중 3억원을 세금으로 냈다는 해명에 대해 “세금을 부풀린 엉터리 수치”라고 반박했다. 그는 “정 후보자가 제출한 근로소득원천징수 영수증에 찍힌 해당 기간 세금은 2억 2940만원”이라면서 “내지도 않은 7000만원을 냈다고 하는 등 돈에 대한 개념이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정 후보자가 검사 시절 부산에서 근무하며 1년간 9학점을 취득하는 등 박사 취득과정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정 후보자 측은 “바쁜 일과를 쪼개 가며 학업을 이어 가는 공무원과 직장인은 지금도 많다.”고 말했다. 이동구·김성수·강주리기자 sskim@seoul.co.kr
  • 오바마 ‘여소야대’ 시험대에

    “국민은 종전처럼 일하는 것을 끝내라고 공화당에 표를 줬고, 우리는 오늘부터 국민의 뜻에 따를 것이다.” 5일(현지시간)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의원으로부터 4년 만에 다시 의사봉을 넘겨받은 존 베이너(60) 신임 하원의장은 취임 일성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민주당과의 ‘격돌’을 예고했다. 공화당이 4년 만에 하원 다수당 자리를 탈환한 제112대 의회가 이날 개원함으로써 임기 3년차를 맞은 오바마 대통령이 새로운 정치적 도전을 맞게 됐다. 베이너 신임 의장은 취임 연설에서 “힘든 일과 어려운 결정들이 112대 의회에서 요구될 것”이라고 천명해 미국 정국의 상당한 변화를 예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한다는 목표 아래 공화당은 당장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최대 정치적 승리로 꼽히는 건강보험개혁법을 폐지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 벌써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함에 따라 하원은 공화당이 242석, 민주당이 193석을 차지하고 있다. 상원도 민주당 의석이 60석에서 53석으로 줄어든 반면 공화당은 과반수에 근접한 47석을 확보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상원의 다수당을 여전히 차지하고 있고, 공화당이 오바마 대통령의 법안 거부권을 무력화할 재적의원 3분의2선의 의석은 하원에서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상생의 타협 정치도 예상된다. 지난해 말 레임덕 회기 때 감세연장 법안과 러시아와의 새 START 비준안 처리 등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협력 정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예산 삭감의 경우 공화당은 당초 2011 회계연도에 1000억달러를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공언해 왔지만, 최근 그 목표를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한편 취임 전부터 선심성 예산 폐지와 의회 경비 5% 감축, 호화로운 취임 축하 파티 취소 등 상징적 조치들을 취한 베이너 의장은 온갖 역경을 헤치고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미국 권력 서열 3위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1985년 오하이오주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1990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11차례 재선에 성공한 베이너 의장이 4년 만에 탈환한 하원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주목된다. 한편 하원 공화당은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대표한다는 뜻에서 6일 헌법 전문을 본회의장에서 릴레이 낭독하는 행사도 갖는다. 상원은 의장직을 겸임하고 있는 조 바이든 부통령 주재로 첫 회의를 열고 초선 의원들의 취임선서를 시작으로 의정 활동에 들어갔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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