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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정책 굳히기 안간힘

    퇴임이 한 달도 남지 않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바마 레거시’(자신의 재임 중 업적)를 지키고자 ‘정책 대못 박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자신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해 그간 일군 성과를 흔적도 없이 무너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CNN이 21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레임덕’(권력누수)에 빠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날 밤 12시까지 행정부에 정상 업무를 채근하는 이른바 ‘미드나이트 레귤레이션’을 오바마도 발동한 것이다. 그의 대못 박기는 공화당의 반대로 입법이 좌절돼 행정명령에 의존했던 환경 및 사법개혁, 외교 관련 조치 등에 집중돼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일 북극해와 대서양 일부에서 원유나 천연가스를 개발·시추하는 행위를 영구 금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환경 파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화석 에너지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트럼프를 견제하려는 목적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명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캐나다 정부와 공동으로 시행해 후임 대통령이 쉽게 뒤집을 수 없게 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19일에도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 남아 있던 수감자 59명 가운데 17∼18명을 해외로 이감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그는 임기 내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의회의 반대로 좌절되자 행정명령을 통해 순차적으로 이감을 진행했다. 반면 트럼프는 대선 후보 시절 자신이 집권하면 테러리스트를 관타나모에 다시 모으겠다고 주장해 왔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공화당이 오바마의 건강보험 프로그램 ‘오바마케어’ 폐지를 연기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21일 전했다. 이미 오바마케어가 미국 사회에 안착한 상황에서 공화당이 무리하게 ‘오바마 지우기’에 나서다 유권자의 반발을 살 수도 있어서다. 이날 오바마 행정부는 전반적인 보험업계 불황에도 오바마케어 가입자 수가 640만명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트럼프는 신임 보건장관에 오바마 반대론자 톰 프라이스 하원의원을 내정해 오바마케어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열린세상] 탄핵 후 새 시대를 위해 고민할 것들/이성엽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탄핵 후 새 시대를 위해 고민할 것들/이성엽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인간이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려면 외부의 적을 막고 내부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공적인 역할 수행에 필요한 권력을 행사하는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왕과 같이 일반인보다 뛰어난 지식과 능력을 가진 사람이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인치(人治)라고 함에 비해 객관적 법규범에 의한 통치를 법치(法治)라고 한다. 인치가 자의적 지배로 흐를 위험 때문에 인류는 법치를 채택했다. 여기에다 국민이 의회와 대통령에게 국민을 대신해 국민을 위해 권력을 행사하도록 위임한 것이 민주주의다.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는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인류의 오랜 고민과 투쟁의 산물이다. 그런데 작금 한국 사회에서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실종되고 오히려 선출된 권력의 주관적, 자의적 지배를 넘어 소위 비선 실세라는 비공식적이고 은밀한 권력에 의해 공적 권력이 휘둘려 왔음이 드러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역사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대통령 권한 행사의 중지, 탄핵 또는 사임에 의한 대통령의 궐위 가능성, 궐위 시 60일 이내의 대선 그리고 헌법 개정 이슈까지 한꺼번에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가는 데 필요한 가치와 철학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루어 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크게 보면 시스템에 의한 제도화된 법치의 회복과 나눔과 공유를 시대정신으로 구현하는 것이 우리의 지향점이고, 구체적으로 보면 보다 권력이 다원화된 사회,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이 없는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우리가 경험해 온 대통령제는 지나치게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제왕적 대통령제였다. 대통령제는 대통령이 국회로부터 분리돼 국정의 안정과 성장 연대의 국가 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반대로 인치로 되는 경우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를 가져온다. 5년 단임제 역시 중장기적 안목의 정책 수립과 시행을 어렵게 만들 뿐 아니라 조기 레임덕 현상을 가져오는 문제가 있다. 국무회의의 의결기관화, 감사원의 국회 이관을 통한 독립기관화 등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거나 4년 중임의 대통령제를 고려할 때가 됐다. 한편 탄핵심판 기간이 최장 180일이고 개헌은 개헌안 확정까지 110일이다. 다만, 개헌의 경우 20일 이상 공고, 60일 이내 국회의결, 30일 이내 국민투표인데, 국회 의결과 국민투표 시기를 단축하는 경우 2개월 이내로도 가능하다. 따라서 정치권과 국민적 합의만 있다면 탄핵과 개헌 논의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시간이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영화 ‘내부자’는 유력한 대통령 후보와 재벌 회장, 그들을 돕는 정치깡패 그리고 뒷거래의 판을 짜는 언론사 논설주간으로 이루어진 기득권 카르텔을 보여 준다. 정관계, 재계, 학계, 언론, 법조 등 기득권 카르텔의 내부자들은 이들 간 거래로 얻는 이익이 크기 때문에 일종의 이익 연합을 구성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해 왔던 것이다. 이에 우리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도는 심화돼 임금소득 상위 10%가 총소득의 절반을 가져가고 있다. 2007년 이후 경제성장은 24.5% 증가한 반면 임금은 4%가량만 오르는 등 경제성장과 실질임금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확대, 비정규직 및 자영업자 확대 등으로 인해 소득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제 낙수효과에만 기대고 있을 것이 아니라 실질적 의미에서 분배, 양보와 공유, 동반성장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17, 18세기 철학자인 로크와 루소는 사회계약 이론을 통해 국가는 인민의 필요에 의해 형성된 것이며, 국가권력이라는 것은 인민으로부터 나온 것이며, 인민의 권리 보호를 위해서만 그 행사가 정당화된다고 보았다. 또한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1961년 취임사에서 자유사회가 다수의 가난한 사람을 돕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소수의 부자들도 구할 수 없다고 했다. 혼돈의 시기에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가 다시 곱씹어 보아야 할 격언이다.
  • 허경영 ‘촛불 정국’ 4년 전 예언…“모든 것 꿰뚫어본 현자” 재평가

    허경영 ‘촛불 정국’ 4년 전 예언…“모든 것 꿰뚫어본 현자” 재평가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을 규탄하며 시작된 촛불집회가 10월 29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고 있다. 지난 3일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 170만명, 전국적으로 232만명의 시민이 참여해 “박근혜 즉각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 등을 외쳤다. 이 가운데 이러한 ‘촛불 정국’을 예상한 허경영 민주공화당 총재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허경영은 제18대 대선을 이틀 앞둔 2012년 12월 17일 인터넷매체 위키트리의 소셜방송에 출연했다. 이 방송에서 허경영은 대한민국의 ‘패거리 정당정치’ 구조에 대해서 지적하며 “이런 정당구조에서는 신이 내려와서 해도 못한다. 누가 되든 간에 이 정국이 5년을 가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 임기단축 개헌안과 관련해 “대통령에 당선할 사람이 그것을 양보하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3년차부터 레임덕이 생기면서 대선에 들어갈 것이다. 이런 형국이 계속될 것이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혼란한 민생, 국회에서는 다른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니까 공약한 것은 하나도 안 지켜지고, 국민들은 들고 일어나고, 촛불집회가 일어나고, 빨리 물러나려 하고, 그것을 개헌정국으로 해서 덮으려 하고, 이런 형국이 전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영상은 각종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빠른 속도로 퍼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시민들은 댓글란을 통해 “허경영 재평가”, “한국의 노스트라다무스”, “이 모든 것을 꿰뚫어본 현자” 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손성진 칼럼] 좋은 대통령

    [손성진 칼럼] 좋은 대통령

    5년간 우루과이 대통령직을 수행한 호세 무히카는 작년 2월 퇴임 직전 지지율이 65%였다. 프로야구 선수가 은퇴기에 3할대 타율을 기록하는 것과 비교할 만한 높은 지지율은 청빈 때문이다. 그는 1987년형 폭스바겐 비틀 승용차, 트랙터 2대밖에 갖고 있지 않았고 퇴임식 후 허름한 농장으로 돌아갔다. 물론 청빈, 도덕성만으로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임기를 두 달 남겨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57%나 되는데 나흘간 41억원을 골프비용으로 써도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았다. 결코 청빈하지 않은 오바마가 레임덕도 없이 인기를 유지한 이유는 경제적 업적 때문이다. ‘오마이 갓 대통령’ 미국 트럼프가 다우지수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가 망언을 쏟아내는 ‘괴물’에 대한 혐오를 능가한 것이다. 최고의 민주 선진국가에서 10대 소녀를 성폭행한 의심을 받는 파렴치한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도리어 국민의 기대를 받고 있으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모든 국사(國事)를 총괄하고 나라를 이끌어야 하는 대통령에게 필요한 덕목은 수십, 수백 가지다. 장재찬 저 ‘참 좋은 대통령감’에 거론된 대통령의 자질은 도덕심, 정의감, 건전한 가치관, 청렴성, 절제, 자신감, 성실성, 집중력, 사고의 유연성, 의지, 용기, 결단성, 열정, 애국애민, 소명의식, 희생정신, 능력 등이다. 이를 다 갖췄다면 성인군자요 팔방미인이다. 통치자의 조건을 용인술에서 찾는 고전의 가르침도 많다. 중국 위나라의 참모 유소는 ‘인물지’에서 군주의 능력을 사람을 잘 쓰고 신하의 의견을 잘 들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불교경전 ‘아함경’에는 통치자의 조건에 대해 재물에 집착하지 않으며 신하의 간언을 잘 듣고 그 말을 거스르지 말라고 돼 있다. 동서양의 금언과 사례를 종합해 보면 현대의 관점에서 대체로 통치자의 조건을 네 가지로 압축할 수 있겠다. 국정 능력, 민주성, 청렴성, 용인술이다. 한국의 대통령들은 한두 가지는 갖고 있으면서도 다른 두세 가지의 결정적인 흠결 때문에 나라를 망치다시피 했다. 보수 측이 ‘건국의 아버지’로 받드는 이승만은 독재로 발전을 지연시켰다. 박정희는 뛰어난 용인술로 경제를 도약시켰지만 역시 독재자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전두환과 노태우는 국정 능력 이전에 철권통치와 부패 대통령으로 낙인찍혔다. 최초의 문민정부를 이뤄낸 김영삼은 민주주의를 회복했지만 경제를 망친 무능한 대통령으로 남고 말았다. 역대 대통령들의 실패 경험을 두루 살피고 통치자의 자질에 관한 흔한 금언(言)들만 잘 따랐어도 이즈음 박근혜 대통령의 참혹한 상황은 없었을 것이다. 경제로 본 국정 능력은 바닥이고 청렴성과 용인술은 그보다 더 떨어지니 최악의 대통령이란 오명을 쓸지도 모르겠다. 대통령은 국민이 뽑으니 그 책임은 국민에게 있다고 할까. 박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지지자들이 일종의 자책감을 느끼고 있는 것도 그런 탓이다. 우매한 국민은 분장으로 감춘 정치인의 속 모습을 알 수 없기에 곧잘 현혹당한다. 박 대통령의 실상을 파악한 전여옥 전 의원이 모시던 박근혜 후보를 배신했을 때도 알아차린 국민이 거의 없을 만큼 국민은 우매하다. 트럼프를 뽑아놓은 미국민이 현명한 선택을 했는지는 더 있어 봐야 판가름 날 것이다. 이제 우리도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매한 국민이 되지 않고 뒤늦은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좋은 대통령감을 찾아낼 줄 알아야 한다. 성인군자, 팔방미인은 없겠지만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을 인물을 선택해야 오늘 같은 집단 우울증에 걸릴 일이 없다. 잘못 뽑아놓은 대통령 앞에서는 보수나 진보나 다 같은 피해자다. 그러니 단지 사상만을 좇아서 표를 던져서도 안 될 일이다. 그것 때문에 좋은 대통령이 되지는 않는다. 좌파의 지지를 업고 당선된 남미의 좌파 대통령의 실패도 좋은 본보기다. 중국의 노자는 “세상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제국을 맡길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을 사랑하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참 좋은 대통령을 보고 싶다.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30>TBWA코리아 박웅현 크리에이티브 대표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30>TBWA코리아 박웅현 크리에이티브 대표

    야구선수의 타율이나 방어율과 비슷한 지표가 광고인들에게도 있다. 기업들이 어느 광고 대행사에 자사 광고를 맡길지를 정하는 경쟁입찰에서 얼마만큼의 수주를 해내느냐가 그것이다. 통상 2할5푼(4회 입찰해 1회 수주) 정도가 광고업계의 평균인데 박웅현 대표는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두는 것으로 유명하다. 10건의 입찰에 참여해서 9건을 수주한 해도 있었다. 그에게 광고를 맡기면 다른 곳보다 확실한 결과를 낸다는 것을 광고주들이 두루 인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제일기획에서 17년을 보낸 뒤 글로벌 광고회사 TBWA코리아로 옮겨 2014년부터 크리에이티브 대표(CCO)를 맡고 있다. 광고만의 틀에 갇히지 않고 자신의 콘텐츠를 책, 다큐멘터리, 공연 등 다양한 틀에 접목 해보는 실험가이기도 하다. 그의 ‘책은 도끼다’와 ‘여덟 단어’가 요즘 출판계에서 보기 드물게 각각 ‘100쇄’를 돌파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유명해졌다. ▲1961년 경기 동두천 출생 ▲돈암초, 용호중, 배재고,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뉴욕대 텔레커뮤니케이션 석사 ▲제일기획(1987년), TBWA코리아 제작 전문임원(2004년) ▲칸국제광고제 심사위원, 아시아퍼시픽광고제 심사위원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 ‘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 ‘다시, 책은 도끼다’ 등 저술 그에게 명함 뒷면은 하얀 도화지다. 줄이 쳐져 있지 않은 작은 공책이다. 그때그때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일들을 글자나 그림으로 새겨 넣는다. ‘진심이 짓는다’와 같은 광고 카피가 그곳을 채운 적도 있었고, ‘돈키호테’의 이미지가 거기를 다녀간 적도 있었다. 지금은 ‘망치’란 두 글자가 빨간색 해머와 함께 그려져 있다. 2014년부터 젊은이들의 꿈과 창의력을 키워 주기 위해 진행해 온 강연 프로젝트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에게 ‘세상을 두드리는 작은 망치질’의 의미를 소리 높여 말해 주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박웅현(55) TBWA코리아 크리에이티브 대표를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1993년 가을 어느 날. 우리는 오디션 경연장에 선 가수 지망생 같은 심정으로 앞에 앉은 사람들의 표정을 살폈다. 제일모직 의류 브랜드 ‘빈폴’의 TV CF 최종 시안 발표를 조금 전에 막 끝낸 참이었다. 우리 앞의 그들은 우리에게 CF 제작을 의뢰한 제일모직 간부들이었다. 몇 달을 고민한 결과를 쏟아낸 우리는 그들이 ‘OK’ 사인을 내주기만을 숨죽여 기다렸다. 당시 제일모직은 커져 가는 고급 캐주얼 시장에 자체 브랜드 ‘빈폴’을 내놓았지만 ‘폴로’, ‘라코스테’ 같은 외국 회사들에 밀려 고전하고 있었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라는 메인 카피를 배우 한석규의 목소리에 담아낸 영상이 끝났지만, 그들은 한참을 팔짱만 끼고 있었다. 얼마 후 한 임원이 입을 열었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에 들어와서 뭐가 어쨌다는거요?” 아, 우리가 만용을 부린 걸까. 사실 광고주들이 처음부터 일관되게 요구했던 카피가 있긴 했다. 브랜드의 슬로건이 ‘도심 속의 자연주의’이니 그 표현을 그대로 광고에도 살려 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 카피로는 소비자들에게 아무것도 전달할 수 없을 게 뻔했다. 나는 ‘라코스테’의 악어나 ‘폴로’의 말(馬)과 같은 ‘빈폴’의 자전거에 주목했다.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눈에 들어오잖아요. 사랑하는 여인의 가슴에 붙은 상징 또한 오래도록 기억에 남지 않을까요.” -차가운 반응 속에 시안 발표 자리가 파하려는데, 한 임원이 불쑥 제안을 했다. “40~50대인 우리들이 빈폴의 주요 타깃 고객층은 아니잖아요. 20, 30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번 들어봅시다.” 잠시 후 제일모직의 젊은 여직원들이 불려왔고, 상황은 그걸로 끝이었다. 빈폴은 우리가 제작한 CF를 기점으로 소비자 인지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하지만 광고를 잘 만들어서 브랜드가 떴다고 말해 주는 광고주는 없다. 자신들이 브랜드 콘셉트를 잘 잡고 제품을 잘 만들어서 그렇다고 말할 뿐이다. 반대로 제품이 뜨지 않으면 광고주들은 “광고를 못 만들었기 때문”이라 탓을 돌린다. 그것은 우리 직업의 어쩔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1975년 중2 때부터 나의 방대한 양의 책 읽기가 시작됐다. 이유는 수업 때문이었다. 당시 선생님은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같은 작품들을 읽고 감상문을 써오는 숙제를 많이 내주셨는데, 나는 독후감 낭독에 단골로 호명이 됐다. 그때 나 같은 친구들이 몇 명 더 있었는데 ‘내가 좀더 잘써야지’, ‘내가 더 많이 읽어야지’ 같은 일종의 경쟁심리 같은 게 생겼다. ‘호밀밭의 파수꾼’(샐린저), ‘개선문’(레마르크), ‘폭풍의 언덕’(브론테), ‘수레바퀴 아래서’(헤세), ‘인간의 굴레’(몸) 같은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배재고에 들어가서는 학교신문을 만드는 데 빠져 살았다. 누가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언제나 ‘칼럼니스트’였다. 결국 재수까지 해서 신문방송학과에 들어갔고, 여기에서도 꿈을 이루겠다며 14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학보사에 발을 들였다. 대학 때에는 한국문학에 심취했다. 이문열, 황석영, 이외수, 김원일, 이청준, 오정희 등을 찾아 도서관에서 살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런 책읽기는 내가 기자가 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문학과 철학, 역사를 두루 섭렵하는 것을 기자가 되기 위한 소양으로 생각하던 나에게 사법시험 준비 수준의 언론사 공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었다. ‘피터팬 신드롬’이니 ‘레임덕’이니 하는 시사용어를 모르면 기자가 될 수 없다는 건 내게 난센스였다. 상식책을 덮어버린 그날, 나는 친구들 보란 듯이 도서관에 가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펼쳐들었다. 친구들이 한심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나는 그들에게 독한 말투로 쏘아붙였다. “그게 상식이냐, 이게 상식이지.” -대학을 졸업한 1987년의 크리스마스 이브, 나는 학교 다닐때 상상도 하지 않았던 광고회사(제일기획)에 들어갔다. ‘뉴스 콘텐츠’ 대신에 ‘광고 콘텐츠’를 생업으로 택한 것이었다. 내 또래에 나만큼 책을 많이 읽은 사람도 없고 사고의 깊이가 나만 한 사람도 별로 없을 거란 막연한 자신감이 나에겐 있었다. 하지만 그건 요즘 말로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었다. 다독(多讀) 때문이었을까, 광고인으로서 나는 너무 사변적이었다. 81학번으로 군사정권 치하에 학교를 다녔고, 대학 학보사 기자로서 현실을 비판해 왔으며, 학과 선배들과 사회과학의 벽을 깨는 훈련을 받아 온 나는 논리적으로 정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쓸 수가 없었다. “야, 박웅현, 향수 파는데 무슨 논리가 그렇게 장황하냐.” 선배들은 나와 함께 일하기를 싫어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이 주는 배움과 성장의 섭리는 나에게도 아주 예외는 아니었다. 입사 4년 정도가 지난 1992년. 당시 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던 오영곤(현재 서울광고기획 부사장) 국장이 우연히 내 카피를 보게 됐다. “야, 이거 누가 썼냐. 광고의 맥을 아주 잘 짚었네. 특히 논리가 뛰어나다.” 그는 이후에도 나를 여러 번 칭찬해 주었다. ‘지나치게 사변적이고 논리적인 게 나의 발목을 잡았는데, 그래서 나는 이 바닥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외려 그것 때문에 칭찬을 받게 되다니….’ 자신감은 성과로 이어졌다. 얼마 후 나는 ‘성깔 있는 두부’라는 풀무원 제품 카피를 써서 사내 입지를 확연히 넓힐 수 있었다. 선배들이 “같은 팀이 돼서 일해 보자”며 손짓을 해 왔다. -1995년 삼성그룹 이미지 광고 카피로 나온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시리즈는 ‘빈폴’ 못지않은 성공을 거뒀다. 삼성의 ‘세계 일류’ 캠페인이었는데, 신문광고를 통해 ‘(닐 암스트롱에 이어) 달에 두 번째로 도착한 사람이 누구인지 아느냐’, ‘손기정이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일등했을 때 2등이 누구였는지 아느냐’와 같이 1등을 강조하는 광고였다. -어떤 광고에 가장 만족하느냐는 질문을 꽤 많이 받는데, 우리 사회에 담론을 던졌다는 측면에서는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차이는 인정한다 차별엔 도전한다’(KTF) 같은 것들이 의미 있었다고 본다. ‘진심이 짓는다’(대림 e편한세상)는 아파트 광고의 프레임을 바꾸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가 지은 책들이 이렇게 잘 팔릴 줄은 나는 물론이고 출판사도 상상하지 못했다. 2011년에 출간된 ‘책은 도끼다’가 5년이 흐른 지금도 인기가 있는 걸 보면 신기하다. ‘책은 도끼다’가 107쇄, ‘다시 책은 도끼다’가 26쇄를 찍었고 ‘여덟단어’는 119쇄까지 갔다. 100쇄 도서가 많지 않은 요즘 한 사람의 책 2권이 동시에 100쇄를 넘어간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들었다. 사람들에게 어떤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 책에 대해 말한 기존의 도서들이 “이 책들을 통해 내가 뭘 배웠다”고 이야기하는 식이라면, 내 책은 그냥 ‘책으로 접근하는 다리’ 정도의 역할만 해준게 외려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은 이유라고 생각한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책을 잡아도 잘 읽히지 않는다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그건 사실 나도 똑같다. 눈으로 받아들인 활자의 내용이 머리에 와닿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럴 때에는 안 읽는 게 답이다. 잘못하면 보석 같은 페이지를 다 놓칠 수 있다. 어떤 책이 눈에 안 들어오면 다른 책을 읽어 보고 그것도 안 읽히면 놓는 것이 상책이다. 사람이 물리적 시간만 확보된다고 텍스트에 빠져드는 게 아니다. 심리적인 시간이 확보돼야 한다. -책읽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 대한 존중이다. 같은 책이어도 10대 때 읽은 것과 50대에 읽은 것이 다를 수 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중국·일본 기행 ‘천상의 두 나라’가 나에겐 딱 그랬다. 40대 중반쯤에 그 책을 읽었는데 카잔차키스의 다른 책들과 달리 그다지 재미있게 읽히지 않아서 서가에 꽂아 두고 있었다. 2~3년 후 서가를 뒤적이다 우연히 책이 손에 잡혀서 펼쳐봤는데 완전히 달랐다. 물리적인 상태의 책은 전과 지금이 같겠지만, ‘나’라는 유기체와의 관계에서 본 그 책은 전과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좋은 책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책이 될 확률은 적다고 생각한다. ‘서울대 권장도서’, ‘고전 100선’ 같은 것들을 믿지 말라고 이야기 하는 이유다. 그건 바깥에서 부여한 권위일 뿐이다. 나라는 유기체와 불꽃이 튀겨야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내가 낸 책들이 잘 팔리면서 마치 ‘인문학의 전도사’ 같은 평가를 받게 됐는데 사실 부담스럽다. 나는 광고를 만들어서 먹고사는 사람이다.(인터뷰를 하는 3시간여 동안 그의 휴대전화에는 업무와 관련한 전화, 문자메시지, 이메일이 쉴새없이 들어왔다.) 그럼에도 앞으로 책으로 다뤄 보고 싶은 단어를 고르라고 하면 ‘사유’나 ‘사색’을 고르겠다. 작은 불 하나 켜 놓고 눈감고 20~30분 동안 오늘 하루를 돌아보고 내 위치도 한번 돌아보고 하면서 느끼는 것들이 중요하다. ‘인풋’도 ‘아웃풋’도 없는 ‘노풋’의 시대가 와야 한다. 우리는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강박이 있다. 그 결과 지식과 정보의 소화불량에 걸려 있는 게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임기 두달’ 오바마, 식지 않는 인기…‘우리 지도자 돼주길’ 바람도

    ‘임기 두달’ 오바마, 식지 않는 인기…‘우리 지도자 돼주길’ 바람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임기를 불과 두 달 남겨놓은 지금도 레임덕은커녕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전문지 더힐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7~13일 미국 성인 3561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57%로 나타났다. 대선 전이었던 지난달 첫 번째 주의 지지율 53%보다 4%포인트 오른 수치다. 오바마 대통령이 2013년 2기 임기를 시작한 이래 최고 지지율이다. 첫 번째 임기 초반인 2009년에는 67%였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고마워요 오바마’(ThankYouObama)란 해시태그(#)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에게 감사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prasannaj8’은 “우리에겐 지난 8년간 말 그대로 최고로 멋진 대통령이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그리울 것”이라고 썼다. 다른 트위터 이용자 ‘mmpadellan’은 “똑똑함. 위엄 있음. 균형감 갖춤. 경제를 구함. 빈 라덴을 잡음. 안정감이 있음”이라며 오바마를 칭찬했다. 영국에서도 오바마의 인기는 상당했다. 영국 네티즌들은 ‘오바마를 총리로’(ObamaForPM)란 해시태그를 사용했다. 아이디 ‘harveym112’는 트위터에 “오바마가 앞으로 4년간 바쁘지 않다면 (영국의) 총리를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지”라고 썼다.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인기는 오바마 대통령을 능가하고 있다. 미셸 여사의 지지율은 64%로 오바마 대통령을 훌쩍 뛰어넘는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미셸 여사는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열광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 때문에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에게 패배한 뒤 인터넷에서는 2020년 대선에서 미셸 여사의 출마를 요구하는 ‘미셸2020’ 해시태그가 확산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선·해운 구조조정 방안] “대우조선 생존시키는 건 ‘불공정 게임’” “정상화시켜 세금 한 푼이라도 더 환수”

    31일 정부가 발표한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핵심은 나랏돈을 투입해 수요를 늘리고 국책은행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경쟁력을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조선 3사가 회사별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경쟁력 있는 분야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고 유망신산업을 발굴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기존 구조조정안에서 달라진 것이 없어 문제를 일단 덮어놓고 보자는 데 불과하다는 지적이 전문가와 업계에서 나왔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3사 체제를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결과적으로 구조조정을 안 하겠다는 것으로, 내년에는 대선이 있어서 인력 구조조정이 더욱 어려울 것”이라면서 “경쟁력 있는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는 방향은 바람직하지만, 대통령의 레임덕이 온 상황에서 실제로 가능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를 유지하기로 한 것은 대우조선을 정상화시킨 다음 제값을 받고 매각해 그동안 투입된 국민세금을 한 푼이라도 더 환수하겠다는 것”이라며 “다음 정부로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을 살린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대우조선은 “기존에 실행 중인 자구계획과 일치한다”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다른 조선사들은 ‘불공정 게임’이라는 입장이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대우조선 때문에 우리마저 인력을 줄여야 될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어차피 수주가 줄면 인력과 설비를 감축해야 하는데, 수주난 속에 경쟁이 심화되면 구조조정이 더 빠르고 깊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맥킨지 컨설팅은 왜 받은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메스를 댈 곳에 약 처방만 하고 넘어가면 제대로 된 치료를 못해 장기적으로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해운업계는 ‘한국선박회사’(가칭)라는 새로운 형태의 회사 설립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최대 90%까지 정부 출자로 만들 한국선박회사는 불황 속 선박 가치가 떨어지면 민간 선사의 배를 장부가보다 낮은 시장가에 사들여 다시 선사에 빌려주고, 장부가와 시장가의 차이와 선사의 재무 상황을 고려해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정부는 경쟁력이 취약한 원양선사 컨테이너선의 우선 인수를 추진하기로 했다. 양홍근 한국선주협회 상무는 “선사가 어려울 때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안으로 업계에서 오래전부터 건의했던 내용”이라며 “실질적으로 해운업을 돕는 방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해운업계는 정부가 6조 5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하겠다고 하자 한껏 고무됐다. 현대상선 측은 “선박펀드 규모가 24억 달러(약 2조 6000억원)로 늘어나면서 선대(船隊) 확충에 탄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서울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지지통신 “한·일 관계 답보 이어질 수도”… 환구시보 “클린턴 이메일보다 심각”

    지지통신 “한·일 관계 답보 이어질 수도”… 환구시보 “클린턴 이메일보다 심각”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30일 전격 귀국하자 AFP 등 주요 외신은 귀국 사실을 속보로 전하면서 지난 29일 열린 대규모 집회 등도 자세하게 소개했다. 다음달 말에서 12월 초 사이에 열릴 예정인 한국, 중국, 일본 정상회담 관련국인 일본과 중국 언론이 특히 이번 사안을 관심 있게 보도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박 대통령이 구심력을 잃고 있어 대일관계에서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기가 어렵게 될 것”이라며 “개선 기미가 보이던 한·일 관계가 답보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식통들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통화스와프 협정 협상은 물론 한·중·일 정상회의 일정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박근혜 정권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한·일 간 위안부 합의 이행,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협력도 진전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양국이 연내 체결을 목표로 하는 군사정보보호협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인민일보 해외판은 29일자 기사에서 이번 사태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미래도 짐작하기 어렵게 됐다며 “한국 민중들이 사드 배치가 박 대통령 자신의 생각에서 나온 것인지도 확인할 길이 없게 됐다. 사드 배치는 확실히 일정한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자국 학자가 ‘박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최근 2년간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경향을 보이는 것에 최씨의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지적한 내용을 전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보다 더 심각한 사건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서방 외신들은 무속과 관계된 부분을 집중 부각했다. AFP는 “한국의 여자 라스푸틴이 전격적으로 귀국했다”고 보도하면서 “박 대통령을 향한 분노와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공영방송 NPR은 ‘샤머니즘적 숭배가 연관된 스캔들 소용돌이가 한국 대통령을 위협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수천만 달러의 돈과 국정개입 혐의뿐만 아니라 ‘샤머니즘 예언자’, 승마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 첫 여성 대통령의 레임덕이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청계광장 촛불집회, 외신들 “‘박근혜 하야’ 팻말…최대 규모 반정부 집회”

    청계광장 촛불집회, 외신들 “‘박근혜 하야’ 팻말…최대 규모 반정부 집회”

    주요 외신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29일 열린 청계광장 대규모 촛불집회를 주목해 보도했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AP통신은 촛불을 든 시민들이 ‘누가 진짜 대통령이냐’, ‘박근혜 퇴진’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며 “경찰 추산 1만2000명이 모여 최근 몇 개월 사이 서울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전했다. AFP통신은 “교복 입은 10대와 대학생, 어린아이를 데려온 중년 부부 등 다양한 시민이 집회를 함께했다”면서 박 대통령을 둘러싼 압박과 국민적 분노가 커진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박 대통령이 국민의 신뢰를 배신했고 국정 운영을 잘못했다고 화난 시민들이 말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고(故) 최태민 씨가 ‘한국의 라스푸틴’으로 불린다는 과거 주한 미국대사관의 본국 보고 사실을 언급한 뒤 “비선 실세 루머와 족벌주의, 부정 이득 등이 포함된 드라마틱한 전개의 스캔들이 박 대통령을 집어삼키고 있다”고 썼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순실 씨와 박 대통령의 신령스러운 관계를 짚은 보도를 보고 많은 한국 국민은 대통령이 ‘돌팔이’(quack)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믿는다”며 “한국 첫 여성 대통령의 레임덕이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공영방송 NPR는 ‘샤머니즘적 숭배가 연관된 스캔들 소용돌이가 한국 대통령을 위협한다’는 제목의 기사로 이번 스캔들이 “수천만 달러의 돈과 국정개입 혐의뿐만 아니라 ‘샤머니즘 예언자’, 승마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가하면 일본과 중국 언론 역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기사를 1면과 국제면 주요기사로 소개했다. NHK는 30일 “검찰이 청와대 고위 간부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서는 사태가 될 수 있다”며 “29일 밤 서울 도심 집회에는 주최측 발표로 2만명이 참가했다”며 집회 영상을 중계했다. 교도통신도 “청와대도 수사 대상이 되는 이례적 사태로, 박근혜 정권은 중대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했고, 지지통신은 “박 대통령이 구심력을 잃고 있어 대일관계에서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기가 어렵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이같이 보도했다. 특히 위안부 합의 이행과 관련해서 마이니치신문은 “박 정권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한일간 위안부 합의 이행,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협력도 진전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신화통신,환구망,인민망 등도 앞다투어 보도에 나섰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9일 8면 전체를 할애해 ‘한국이 전역에서 박근혜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전날 이 신문의 기사에서는 자국 학자가 의견을 인용해 ‘박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최근 2년간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경향을 보이는 것에 최씨의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지적하면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의 이메일 스캔들보다 더 심각한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29일자 기사에서 이번 사태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미래도 짐작하기 어렵게 됐다며 “한국 민중들이 사드 배치가 박 대통령 자신의 생각에서 나온 것인지도 확인할 길이 없게 됐다. 사드 배치는 확실히 일정한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靑 수석비서관들 일괄 사표제출…朴대통령 인적쇄신 가능할까

    靑 수석비서관들 일괄 사표제출…朴대통령 인적쇄신 가능할까

    최순실 씨 국정개입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이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한다. 안종범 정책조정ㆍ김재원 정무ㆍ우병우 민정ㆍ정진철 인사ㆍ김규현 외교안보ㆍ김성우 홍보ㆍ강석훈 경제ㆍ현대원 미래전략ㆍ김용승 교육문화ㆍ김현숙 고용복지 수석이 그 대상이며,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6일 먼저 사표를 냈다. 수석비서관은 아니지만 최 씨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보도되는 정호성 부속비서관, 이재만 총무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등 이른바 측근 ‘3인방’도 별도로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밤 수석비서관 10명 전원에게 사표 제출을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주말 동안 심사숙고해 구체적인 교체범위와 대상자를 선별한 뒤 주초에 1차 인적쇄신 결과를 내놓을 전망이라고 복수의 참모들이 전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국민이 볼 때 납득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수준에서 쇄신 폭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의혹과 관련이 있는 몇 명만 바꾸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바뀌는 참모들의 후임자 인선은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레임덕이 가속화하는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적절한 인사를 찾기 어려운 데다, 각종 의혹으로 논란이 된 우병우 수석이 검증한 인선이라는 야권의 비판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 교체 작업을 마무리하고 황교안 국무총리를 포함한 내각을 상대로 2차 인적쇄신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의 거국중립내각 요구는 현실적으로 구성이 어렵다는 점에서 ‘책임총리’를 임명하고 새 총리와 상의해 경제팀을 포함한 일부 장관들을 바꾸는 형태로 개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동욱 “‘박 대통령, 최태민 언급하면 천벌받는다’며 박근령과 멀어져”

    신동욱 “‘박 대통령, 최태민 언급하면 천벌받는다’며 박근령과 멀어져”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의 유착관계가 드러나면서 박 대통령 탄핵과 하야, 레임덕 등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아내 박근령이 해야할 일을 최순실이 했다”며 목소리를 높여 눈길을 끈다. 신동욱 총재는 27일 MBN ‘8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40년 전부터 그들(최태민 최순실)이 의도적으로 접근했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그는 “박지만 회장과 박근령 이사장을 언니로부터 밀어냈고, 박지만 회장이 마약사건에 연루된 것도 강한 의심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3인방의 실제적인 보스는 최순실”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도 최태민 최순실 부녀의 피해자라고 두둔했다. 또 그는 TV조선 인터뷰에선 1984년 어린이재단 분규와 1987년 육영재단 분쟁을 거치면서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이 재단 업무에 지나치게 개입했기 때문에 자매의 사이가 멀어졌다고 설명했다. 당시 박근령이 최태민을 내보내야 한다고 했지만, 박 대통령은 “최태민을 언급하면 천벌 받는다”며 그를 감쌌다는 것. 박근령은 1990년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진정코 저희 언니는 최태민씨에게 철저히 속은 죄 밖에 없습니다. 속고 있는 언니가 너무도 불쌍합니다”라는 내용의 자필 탄원서를 보냈다. 탄원서에서 “최씨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언니의 청원을 단호히 거절해 주시는 방법 외에는 묘안이 없습니다. 그렇게 해 주셔야 최씨도 다스릴 수 있고, 우리 언니도 최씨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환상에서 깨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탄원서 제출 이후 박대통령의 자매 관계는 급격히 소원해졌고 대통령의 곁엔 줄곧 최순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거국내각 구성 촉구…야당 잠룡 이어 새누리 비박계 의원들도 가세

    거국내각 구성 촉구…야당 잠룡 이어 새누리 비박계 의원들도 가세

    대한민국이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박근혜 정부가 국정운영에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정치권에서는 수습을 위해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거국내각이란 특정 정당이나 정파를 기반으로 하지 않고 여야가 각각 추천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내각을 꾸리는 것을 말한다.그동안 대통령의 힘이 빠지는 임기 말이나 권력형 게이트로 국정운영이 흔들릴 때 거론돼온 해법이지만 실제로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최순실 의혹이 점점 커지자 야권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됐고, 여기에 여당 의원들 일부도 가세하면서 앞으로 사태의 전개방향과 맞물려 논의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야권 대선주자들은 이번 사태로 대통령이 국정을 추진할 동력이 약화되면서 야당의 협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보고 거국중립내각론을 그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6일 오후 발표한 긴급성명에서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당적을 버리고 국회와 협의해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강직한 분을 국무총리로 임명해 국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라”며 “거국중립내각의 법무부 장관으로 하여금 검찰 수사를 지휘하게 하라. 대통령이 그 길을 선택한다면 야당도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은) 비서진 전면교체와 거국중립내각을 신속하게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도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최씨 의혹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며 “새로운 내각은 대통령 마음대로 짜지 말고 위기에 처한 나라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각 분야 대가들을 불러 거국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권에선 비박계 중진인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이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야당에서 내각 총사퇴 후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질문에 “그것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에 “최순실 사건과 함께 정부와 당까지 패닉 상태가 되면서 사실상 무정부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며 “국회와 국민의 지지를 받는 거국내각 구성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총리, 부총리 수준의 거국총리단 구성은 민심 수습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국중립내각이 정치권에서 해법으로 제시되는 이유는 최순실 파문으로 박 대통령이 사실상 레임덕 상황에 빠져들고 권위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만큼 1년 이상 남은 임기동안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초당적인 국정운영을 해야 한다는 것에서 비롯된다. 특히 여소야대 국회상황에서 야당과의 실질적인 협치만이 국정을 굴러갈 수 있게 한다는 설명이다. 거국중립내각이 구성될 경우 새누리당 탈당도 불가피할 수 있다. 그러나 거국중립내각 주장이 확산되자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 국가를 시험에 맡길 수 없으므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다. 황총리는 또 “국민이 힘을 모아서 이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방법이 무엇이 되겠는지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거국내각은 실험되지 않은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정치권 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거국내각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박승희 교수 등 성균관대학교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하고 거국내각 구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순실 파문’에 대선잠룡 테마주 들썩

    유승민株 대신정보 21% 뛰어 야권 문재인·안철수株 상한가 반기문 관련주는 줄줄이 하락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 파문으로 차기 대선 잠룡들의 테마주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26일 코스닥 시장에서 새누리당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유승민 의원의 테마주 대신정보통신 주가는 21.35%나 급등했다. 장 초반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 의원의 또 다른 테마주인 삼일기업공사도 9.31% 올랐다. 대신정보통신과 삼일기업공사는 대표이사가 유 의원의 위스콘신대 박사 학위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꼽힌다. 유 의원은 지난해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박 대통령과 대립한 뒤 탈당과 복당을 오간 비박계 잠룡이다. 박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 의원의 역할이 커질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야권 유력 대선 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테마주 고려산업 주가는 상한가를 쳤고, 우리들휴브레인(13.17%)과 우리들제약(7.22%) 등도 일제히 올랐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창업하고 최대주주인 안랩 주가 역시 6.18% 상승했다. 차기 대선이 야권에 유리해졌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여권 유력 대선 후보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테마주 지엔코는 17.14%나 떨어졌으며 씨씨에스(-12.18%), 성문전자(-11.89%), 광림(-9.69%), 휘닉스소재(-6.2%) 등도 줄줄이 내림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국제유가 급락과 어수선한 정국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겹쳐 23.28포인트(1.14%) 하락한 2013.89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4.66포인트(0.73%) 떨어진 635.51에 문을 닫았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朴 대통령 “與 요구안 심사숙고 중”…참모진 정리할까

    朴 대통령 “與 요구안 심사숙고 중”…참모진 정리할까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최순실씨 국정개입 의혹으로 인한 정국 혼란을 수습할 후속 조치 마련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대대적인 인적 개편은 물론 박 대통령의 탈당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청와대 비서진 전면교체를 정식으로 촉구했고, 집권여당인 새누리당도 김재원 정무수석을 통해 청와대 수석 참모진과 내각의 ‘대폭적인 인적쇄신’을 박 대통령에게 공식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새누리당 요구를 전달받은 뒤 이정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당의 최고위 입장을 들었다”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당의 제안에 대해서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대표가 전했다. 후속 조치와 관련해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 전날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회의를 열었지만 여러 견해가 팽팽히 맞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수석 이상 참모들이 일괄 사표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다른 참모는 “난파선에서 배를 버리고 떠나자는 무책임한 주장”이라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아울러 대안 없이 참모진이 일괄 사퇴하면 ‘최순실 사태로’ 레임덕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국정 공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임기를 1년 4개월 남기고 최악의 스캔들에 휩싸인 ‘박근혜호’에 올라탈 인재들을 구하기 쉽지 않은 데다 후임 인선을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더라도 교체 폭이 크다면 안정적인 국정 마무리를 기대할 수 없다는 논리에서다. 또한, 박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본인의 책임이라고 판단해 참모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어렵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해법 마련에 더욱 고심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모는 “박 대통령은 ‘나의 잘못 때문에 참모들을 자른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인식”이라며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의 고민이 더욱 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대폭적인 인적 쇄신을 공식 요청하고 야당과 일반 여론의 압박도 거센 만큼 박 대통령이 심사숙고의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따라서 이 비서실장을 비롯해 각종 의혹으로 야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우병우 민정수석, 정호성 부속비서관 등 3∼4명 정도를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절충론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더라도 해당 참모들에 대한 박 대통령 의존도가 높아 결단을 내리기까지는 시일이 다소 걸릴 것이 유력하다. 대체자를 물색하는 데 걸리는 기간까지 고려하면 빨라도 주말 이전에는 인적쇄신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공식 요구사항은 아니지만 여당 내에서 점차 표면화하는 박 대통령의 탈당카드도 주목된다. 다만 지금 곧바로 탈당하면 현 정권이 1년 이상 ‘식물정부’로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 내에서는 탈당은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장의 탈당카드는 받아들일 수 없다. 탈당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 의혹’ 예언 화제…2년여 전 정확한 예측, 네티즌 ‘성지순례’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 의혹’ 예언 화제…2년여 전 정확한 예측, 네티즌 ‘성지순례’

    최근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되는 최순실(60)씨와 관련된 의혹들이 잇따라 언론에 보도되면서 지난 25일 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까지 한 가운데 1년 9개월 전 일반인 네티즌이 현 상황을 정확히 예언해 화제가 되고 있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MLB PARK’의 한 게시물에 네티즌들이 몰려들고 있다. 2015년 1월 23일 ‘올레**’이라는 네티즌이 올린 ‘박근혜 대통령의 남자관계 의심하는 분들 왜 이리 많죠?’라는 제목의 글이다. 이 네티즌은 박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에 지지율이 떨어지고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면 최순실과 딸 정유라 관련 의혹들이 언론에 봇물터지 듯 보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년 9개월 전에 지금의 상황을 정확히 예상한 것이다. ‘올레**’은 이 글을 통해 “당장은 아니라도, 박대통령 지지율이 계속 20~30% 를 왔다갔다 하며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되거나,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패배하는 결과가 나오는 등 박대통령의 지지기반 전체가 허물어지기 시작한다면 언론에서 최순실의 재산형성과정이나 자기 딸의 승마국가대표 발탁 의혹 등의 여러 가지가 봇물터지듯 나올꺼라 봅니다”라고 밝혔다. 또 이 네티즌은 “박 대통령과 정윤회와의 관계는 두 사람관계로만 한정지어선 안된다고 봐요. 박대통령에게 정윤회를 소개해준 사람이 바로 박대통령의 이른바 정신적 멘토였던 최태민 목사의 딸인 최순실이었고, 그 후 박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하면서부터 보좌해온게 정윤회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순실은 박정희 대통령 서거 이후, 당시 20대였던 박근혜 옆에서 말동무가 되어주며 함께 해왔던 사이였고 지난 대통령 취임식때 입었던 한복을 직접 청와대로 가지고 갔을 정도로 지금까지도 박대통령과의 사이가 아주 돈독합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박관천 전 경정의 ‘우리나라 권력 서열이 최순실 씨가 1위, 정윤회 씨가 2위,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는 발언에 대해 “피의자의 일방적 주장으로만 비쳐줘서 그다지 주목을 못 받았지만, 전 박관천의 말이 상당부분 실체적 진실에 가깝다고 봅니다”라는 글도 올렸다. 이 글이 화제가 되면서 게시물을 확인하고 댓글을 올리는 네티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날만 1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아이디 ‘모노**’는 “성지 왔습니다. 무려 2015년1월에 이런 언급을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도선**’는 “아이구...이분이 도사님이시네. 얼른 청와대로 입성하셔야 할듯~!”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MLB PARK’의 최순실 의혹 관련 게시물 바로가기.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대통령 “임기 내 개헌”] 정치·헌법학자들 “국민 공감대 형성 우선” “선거제 논의도 함께” “개헌 주체는 국회”

    정치학자와 헌법학자들은 24일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내 개헌 완수’라는 깜짝 제안에 대해 그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내년 대선 전까지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4년 중임제” “연정 전제 내각제” 전문가들은 1987년 만들어져 30년 가까이 시행해 온 대통령 ‘5년 단임제’는 문제가 많다며 정치권 등에서 말하는 대통령 연임이 가능한 ‘4년 중임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4년 중임제가 정권 안정도를 유지하는 데 무엇보다 장점이 있지 않겠냐는 게 정치학계를 비롯한 다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학자들과 많은 정치인들도 4년 중임제가 가장 알맞다고 꼽고 있다”면서도 “다만 한국인 정서에서 5년 임기 대통령도 3년만 지나면 레임덕이 찾아오는데 4년 임기에서는 레임덕이 더욱 빨리 찾아오고 정국이 더욱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가 아닌 청와대에서, 현재 최순실씨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개헌론을 꺼낸 데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면서도 “개헌이 모든 사안의 블랙홀이 되는 것을 막으려면 대다수가 동의하는 4년 중임제를 논의하는 등 한정된 범위의 개헌으로 논란을 최소화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의원내각제의 장점을 지적하는 교수들도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5년 단임제가 아닌 4년 중임제라 하더라도 정책 수행의 추진력이 4년 단위로 떨어질 수 있고 외치와 내치의 분리인 이원집정부제는 대통령제와 내각제의 단점만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회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서는 상당수의 국가가 시행하고 있는 내각제가 바람직하지만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서 가능할지는 논의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명호 한국정당학회장도 “견제와 균형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가면 연정을 전제로 한 내각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민 기본권 강화 등 먼저 이뤄져야” 전문가들은 권력 견제를 위한 진정한 의미의 개헌을 위해서라면 선거제도 논의도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윤철 교수는 “대통령 결선투표제, 비례대표제 확대 등을 먼저 논의하는 게 본래 정치개혁적 의미로서의 권력구조 개편 논의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5년 단임제의 문제가 자꾸 지적되는 것은 국가 권력의 절대량이 크기 때문”이라면서 “국민 기본권 강화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권력분립, 선거법 개정 등이 먼저 이뤄진 다음에 대통령제인지 내각제인지 분권형인지 그 이후에 논의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효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개헌 제안은 대통령이 했지만 5년 단임제가 제왕적 대통령 중심제라는 문제 때문에 바꾸려고 하는 것인 만큼 개헌의 주체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미르 K스포츠 재단 의혹 檢 수사…野 “검찰이 시험대에 오른 것”

    미르 K스포츠 재단 의혹 檢 수사…野 “검찰이 시험대에 오른 것”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 시작된 데 가운데 22일 야권은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혀 이 사건을 지켜보는 국민에 화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은 대통령의 사적인 측근실세의 국정농단 사건”이라면서 “대통령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국정모토로 내걸었지만, 이 상황이야말로 지극히 비정상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은 털것은 털어내고, 자를 것은 자르고, 정상화를 시키면서 새로운 국정운영 동력으로 삼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의혹을 부인하고 부정하면서 끊임없이 늪에 빠져들고 있다고 본다. 이것이 바로 레임덕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은 청와대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는 수사를 하고, 현 권력에 복무하는 검찰로 남을 것인지 시험대에 올랐다”면서 “‘가이드라인’ 이상의 수사로 국민이 품고 있는 의혹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대통령은 마치 강 건너 불구경을 하듯, 미르·K스포츠재단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이야기를 했다”면서 “사실상 검찰 수사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보다는 오히려 은폐하고 덮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시각이 많다”면서 “검찰은 한치의 의구심도 남기지 않는 명명백백한 수사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감 현장] 노회찬 “朴대통령, 죄의식 없는 확신범” 與 “국가원수 모독” 국감 두 시간 파행

    “미르 前사무총장, 안종범과 수차례 통화” 安 “통화했지만… 개인적 용무 얘기 안 해” 새누리 김도읍 “최순실 모녀 호가호위” 與는 ‘宋 회고록’ 관련 문재인 정조준 2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는 일명 ‘최순실 게이트’로 불리는 비선 실세 의혹 공방과 ‘우병우 민정수석’의 불출석 문제 ‘투트랙’으로 진행됐다. 국감이 시작되자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의혹 등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이성한 미르재단 전 사무총장과 의원실 관계자의 면담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이 전 총장은 “4월 4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전화가 왔다. 당시 재단에서 (나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있어서 알려 주려 연락이 온 것”이라면서 “청와대 관련 행사를 많이 제안을 받았다. 해임 후에도 최순실, 안종범과 수차례 통화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은 “전화를 한 것은 맞다”면서도 “개인적 용무로 전화를 한 적이 없다. 인사 관련된 얘기는 한마디도 안 했다”고 반박했다. 백 의원은 또 “미르재단이 안 수석 등 청와대의 지원을 받아 통일 관련 사업에도 손을 댔다”는 이 전 총장의 발언도 공개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레임덕은 세월이다. 아무리 막으려고 해도 가는 세월을 막을 수 없다”면서 “순간은 막을 수 있지만 영원히 막을 수는 없다”고 압박했다.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최씨 딸인 정유라씨의 국제승마연맹 프로필을 지적하며 “최씨 딸이 프로필에 자신의 아버지인 정윤회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씨가 호가호위하고 다니니까 저렇게 젊은 친구가 거짓으로 프로필을 올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은 “정씨는 현재 보좌관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박 대통령을 향해 “죄의식 없는 확신범”이라고 발언하면서 국가원수 모독 논란이 빚어졌다. 새누리당 원내대표이기도 한 정진석 운영위원장은 노 의원의 발언 철회와 사과를 요구하며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 원수인데 행정부 업무를 감시하는 국감 중이라도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을 연결고리로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정조준하고 역공을 펼쳤다. 김정재 의원은 회고록 논란의 쟁점인 2007년 11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기권 결정 시점과 관련해 “16일에 기권을 결정했다면 북쪽이 감사를 하면서 고맙다는 쪽지가 와야 하는데 협박성 쪽지가 온다”면서 “기권 내지 반대하라는 쪽지를 받았기 때문에 참여정부에서 기권표를 던지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2+2)를 마치고 이날 귀국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문제와 관련, 당시 청와대 수석비서관 신분으로 “적극적 찬성 입장을 표명했다”면서 “(기권으로 결정한 시기 등) 여타 문제에 대해서는 추후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靑 비서실장 전현직의 공방…박지원 “숨기려고만 한다” vs 이원종 “사실 아냐”

    靑 비서실장 전현직의 공방…박지원 “숨기려고만 한다” vs 이원종 “사실 아냐”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들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이원종 현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2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 비서실 국정감사에서 박 원내대표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원종 비서실장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논란 등 청와대 관련 의혹을 “숨기고 덮으려고만 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지난 2002∼2003년에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박 원내대표는 자신의 질의시간 7분 중 대부분을 이 문제를 비판하는 데 할애했고, 자신이 김대중 정부가 끝난 후 감옥에 다녀온사실을 염두에 두고 “정권이 끝나면 저처럼 불행한 사람이 나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순간은 막을 수 있지만 영원은 막을 수 없다”며 의혹에 대해서는 지금 사실대로 밝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 작성에 개입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믿지 않는다. 그런데 이 모든 걸 박근혜 대통령이 숨기려고 하니까 루머가 도는 것”이라며 “또 ‘정유라가 어떠하다’라는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식 경축사에서 안중근 의사가 옥사한 장소를 하얼빈 감옥으로 잘못 언급한 점을 두고도 최씨 영향때문 아니냐는 취지로 발언을 이어가며 “대통령 연설문을 청와대 비서관과 수석, 장관들이 검증했다면 (이런 틀린 연설문이) 나오냐”면서 “이걸 반성하고 이야기해야지, 밝힐 건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또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국제승마연맹 홈페이지 상 개인정보에 자신의 소속팀을 ‘한국 삼성팀’으로 기재하고 자신의 아버지를 박 대통령의 보좌관이라 소개한 것 등도 지적하며 “이런 의혹도 민정수석이 나와서 해명해야 루머가 없다”고 말했다. 또 “(모 재벌에서) 20억원을 주고 말을 사주고 또 다른 재벌에서도 돈 주고 말을 사주고, 이게 밝혀질까봐 마사회에서 5억원짜리를 사줬는데 독살시켰다는 루머가 나온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우병우 수석을 보호한다고 잘 될 것 같으냐”면서 “오늘은 넘기지만 레임덕은 세월이다. 아무리 막으려고 해도 가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경험에 의하면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가시화되면 그날부터 (현직 대통령의 영향력은) 간다.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이 대단히 위험한 위치에 있다”면서 “순간은 막을 수 있지만 영원히 막을 수는 없다”고 거듭 압박했다. 박 위원장의 발언이 끝나자 이번에는 이 비서실장이 “두 가지만 말씀드리겠다”며 마이크를 켰다. 이 비서실장은 “연설문을 밖에 있는 누군가가 와서 고쳤다? 그것은 있어서도 안 될 일이고 있지도 않다”고 최씨의 대통령 연설문 개입 의혹을 일축했다. 이 실장은 광복절 경축사의 ‘하얼빈 역’ 언급 해프닝에 대해서는 “당시 연설비서관을 불러서 어찌 된거냐고 물었더니 자기도 ‘좀 더 잘하려고 급하게 넣다 보니까 눈에 뭔가 씌운 것 같다’고 해서 ‘너의 실수가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얼마나 대단한 것이냐’고 꾸짖고 반성문을 쓰게 했다”며 단순 실수라고 강조했다. 또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의혹에 대해서도 “재단이 형성된 것은 전경련을 중심으로 뜻을 같이한 사람들이 기업의 이익을 위해 한 것이지 강제 모금, 갈취를 했다는 건 동의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에 박 위원장이 거듭해서 국민들이 청와대의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따지자 이 비서실장은 목소리를 한 톤 높이며 “대한민국 지도자라면 그런 것을 잠재워줘야지, 오히려 증폭하면 누구의 소리가 되겠느냐. 국민의 소리가 되지 않겠느냐”고 정치권의 의혹 재생산을 힐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순실 수사 본격화] 최순실 의혹 눈덩이·민심 악화에… 朴대통령 정면돌파 승부수

    [최순실 수사 본격화] 최순실 의혹 눈덩이·민심 악화에… 朴대통령 정면돌파 승부수

    지지율 역대 최저·이대 총장 사퇴 결정타 野 “권력형 게이트” 친박도 “털고 가자” 국정 운영 ‘발목’ 우려… 결단 내린 듯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최순실씨 비선 실세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최순실’이라는 이름은 직접 입에 올리지 않았지만, 현재 의혹을 받고 있는 두 재단(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언급함으로써 최씨 의혹에 대해 정면으로 입장을 밝힌 셈이다. 그동안 박 대통령은 물론 청와대 관계자들도 최씨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일절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랬던 기류가 바뀐 것은 최씨 문제를 마냥 외면하기에는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고 그 영향으로 박 대통령 지지도가 하락하는 등 민심이 악화일로라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의 10월 3주차 주중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전주보다 4.2% 포인트 급락한 27.2%로 이 기관 조사로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최씨가 독일에 페이퍼컴퍼니로 의심되는 회사를 만들어 K스포츠재단의 돈을 지원받은 정황이 제기되고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입학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해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사퇴한 것이 입장 변화에 결정적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이 최씨 의혹을 ‘권력형 게이트’로 규정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고 새누리당 내 비박(비박근혜)계는 물론 친박계 의원들까지 검찰 수사로 털고 가야 한다는 인식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박 대통령으로서는 이 문제에 발목이 잡혀 질질 끌려갈 경우 1년 4개월가량 남은 임기 동안 아무것도 못 하고 레임덕(조기 권력누수)에 빠질 것을 우려해 차라리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최씨 의혹과 관련해 내놓은 입장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누구라도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중히 처벌받아야 한다는 것, 또 하나는 박 대통령 본인은 재단 설립과 관련해 추호도 의심 살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첫 번째 메시지는 최씨 의혹에 대해 ‘누구든 봐주지 말고’ 철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두 번째 메시지는 박 대통령 본인이 국익(문화융성과 창조경제)을 위한 순수한 동기로 기업인들의 투자를 희망했고, 따라서 재단 설립의 목적이 박 대통령 퇴임 후를 보장하기 위한 것은 결코 아니라는 해명이다. 박 대통령의 이런 메시지가 진실이라면, 그리고 만일 최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최씨가 박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워 사적 이익을 챙긴 개인 비리이거나 박 대통령이 모르는 채로 일부 청와대 참모가 연루된 비리가 된다. 결국 시선은 검찰로 쏠리게 됐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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