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을 뽀송뽀송하게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지∼.’
비오는 날이면 떠오르는 옛 가요의 한 구절이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비오는 날,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을 찾는다고 한다. 장마철이 되자 유통업체들이 관련 ‘먹을거리 마케팅’을 잽싸게 시작했다.
비오는 날을 겨냥한 마케팅은 더 있다. 비올 때 냉장고·세탁기도 잘 팔린다고 한다. 한 유통업체가 지난 1∼5월 소비자 구매 성향을 분석해 본 결과에서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습도가 높아지면 각종 음식물 보관이나 의류의 살균이 중요해져 냉장고와 세탁기의 판매가 활발해진다.”고 말했다. 유통업계가 이 역시 놓칠리 없다. 이마트는 28일까지 장마철을 맞아 ‘냉장고·세탁기 대전’을 연다.
그래도 장마철에 손가는 품목은 그 중 습기제거용품이다. 유통업계는 “제습기, 제습제 등도 부쩍 판매량이 높아질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장마철 관련 용품 구매 요령과, 습기 제거 요령, 유통업체들이 마련한 다양한 행사를 살펴 봤다. 사진은 홈플러스 동대문점을 찾은 소비자가 제습제를 고르는 모습.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장마철 집안이 눅눅하면 괜히 기분까지 우울해진다. 습기가 차면 세균이 증식하기 쉬울뿐더러, 물기에 예민한 전자제품은 수명도 짧아진다. 과거엔 ‘물먹는 하마’로 대표되는 습기 제거용품을 옷 장에 넣어 두는 게 전부였지만, 최근에는 아예 제습기를 갖춰놓는 가정도 늘었다. 값비싼 디지털 TV나 홈시어터를 가진 집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업계에서는 분석한다.
아직 낯설게 느껴지는 제습기 고르는 요령과 생활 속에서 ‘뽀송뽀송한’ 집안을 가꿀 수 있는 요령을 소개한다.
■ 도움말 LG생활건강, 테크노마트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장마철 복병 악취·습기 퇴치
기계적으로 습기를 제거해주는 장치가 ‘제습기’다.22일 전자전문 유통센터 테크노마트에 따르면 6월 들어 제습기를 찾는 소비자가 2배 이상 증가했다.
테크노마트 가전매장 최봉수 사장은 “가전 제품에 습기가 많이 차면 제품 고장의 원인이 되거나 제품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면서 “거실에 사용하는 15평형의 일반 제습기 외에 작은 공간에서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초경량 미니 제습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제습기도 에어컨처럼 평수에 맞게 사야
제습기는 규모에 맞게 고르는 게 중요하다. 에어컨과 마찬가지로 집 평형을 반으로 나눈 값의 평형대를 구입하면 무난하다.
예를 들어 40평의 집에 살고 있다면 20평형 제습기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또한 제습기는 제품에 따라 소음의 정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소음 방지 기능이나 취침 모드 기능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자주 청소를 해야 하기 때문에 물통의 물때를 제거하기 좋은 디자인인지, 물통을 분리하기 쉬운지도 살펴본다. 특히 필터 교환이 가능한지, 제습한 물이 차오르면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있는지, 공기청정 기능이 있는지, 이동이 간편한지도 함께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돈 잡아먹는’ 제습기를 고르면 곤란하다.30평형대를 기준으로 제습기 한 달 사용시 전기료는 1만원 안팎이 보통. 사용 전력이 어느 정도인지 구매 전에 미리 알아본다.
제품을 쓸 때는 송풍구가 막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공기 순환을 위해 벽에서 최소한 5㎝ 이상 띄워 놓는 것이 좋다
●소음, 전력 확인 필수
테크노마트에서는 하루 10ℓ만큼 물을 잡아먹는 ‘위닉스 WDH-1200’이 베스트 셀러다. 집안의 곰팡이와 눅눅한 습기를 제거해 주고, 자동 습도조절 기능으로 사용 환경과 설정 습도에 따라 습도를 유지할 수 있어 편리하다. 먼지필터와 탈취필터로 집안 먼지와 냄새를 동시에 제거하는 기능도 지녔다. 가격은 25만원선.
‘월풀 4AD50DSL’은 자동제습기능으로 제습 전 실내 습도의 양을 감지한 뒤 습도에 맞춰 자동으로 작동해 낭비를 막는다.
손잡이가 부착된 물통이 전면에 있어 청소하기 쉽다. 가격은 30만원선.
비싼 습기 제거용품을 사지 않고 간단하게 습기를 제거하는 요령도 있다. 벽지가 들뜨고 그 사이에 곰팡이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들뜬 곳을 바늘로 구멍을 뚫어 공기를 빼내고 마른 헝겊으로 만진다.
이때 곰팡이 제거제가 있으면 뿌리는 게 좋고, 벽지전용 접착제를 주걱이나 솔에 묻혀 떨어진 부분에 바르면 벽이 깨끗해진다.
●생활속 작은 지혜로 집안 뽀송뽀송하게
녹차 찌꺼기도 습기 제거에 유용하게 쓰인다. 녹차 찌꺼기를 말려 장롱 귀퉁이 등에 걸어두면 냄새까지 빨아 들인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로 습기를 없앨 수도 있다. 너무 덥지 않은 날 살짝 난방을 하고 선풍기를 바깥쪽을 향해 틀면 집안이 한결 상쾌해진다. 에어컨에는 제습 작용이 있기 때문에 에어컨을 켤 때 옷장과 이불장의 문을 같이 열어 놓도록 한다.
부엌의 도마와 행주에 생기기 쉬운 세균과 싱크대 배수구의 악취는 위생상으로도 안 좋다. 설거지할 때마다 도마나 칼은 뜨거운 물을 끼얹어 소독한다. 행주는 용도별로 여러 개를 마련해 사용후 매일 삶아 소독한 다음 잘 헹궈 짜서 햇볕에 바짝 말리는 게 중요하다.
부엌의 싱크대 배수구엔 식초가 약방이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주방용 클리너를 이용해 솔이나 칫솔로 닦아내고 식초와 물을 희석해 흘려 부으면 악취가 사라진다. 배수구 세정제를 사용하면 냄새 제거와 곰팡이, 물이끼 제거에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찌든 때 냄새엔 밀가루 식초 등 다양하게 사용
기름때가 묻은 조리 기구에는 밀가루를 뿌리고 키친 타월이나 마른 행주로 닦는다. 눌어붙은 음식물은 중성 세제를 이용해 닦아내고 마른 행주에 식용유를 묻혀 마무리해 준다.
욕실은 장마철에 조금만 관리를 소홀히 하면 악취가 심해진다. 바닥과 벽은 자주 마른 걸레로 닦아주고, 에탄올이나 락스를 탄 물로 희석해 스프레이로 뿌린다. 세면대는 스펀지에 주방용 세제를 묻혀 닦아 내고 수도 꼭지는 치약을 묻힌 칫솔로 닦아주면 곰팡이 발생을 방지할 수 있다.
곰팡이가 발생한 경우 헌 칫솔에 표백제를 묻혀 곰팡이가 생긴 타일이나 욕조의 틈새를 문질러주며 다 닦아낸 뒤에는 샤워기로 표백제 성분을 씻어 낸다.
■ 비오는 날은 장보는 날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자 유통업체들은 ‘장마 마케팅’에 들어섰다. 비가 오면 특정 아이템을 싸게 팔거나, 신발 건조 서비스를 펼치는 등 비오는 날 쇼핑객을 잡기 위해 아이디어를 동원했다.
롯데백화점 분당점은 다음달 16일까지 비가 오는 날에는 삼겹살, 젓갈, 김치류를 35∼50% 할인해 판다.
‘브랜드삼겹살’ 600g 9000원(35% 할인),‘한성젓갈’ 창난젓 100g 2700원(40% 할인),‘순창성가정’ 부추김치는 100g 750원(50% 할인). 본점을 찾은 소비자들은 구두매장, 쉼터공간에서 신발 소독기를 통해 구두 건조, 살균, 탈취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22일부터 습기제거제를 중심으로 ‘1+1’ 또는 일정 금액을 에누리해 주는 행사를 열 계획이다. 비오는 날에는 추가로 더 깎아주는 레인보우 마케팅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장마철에 가정에서 전을 부쳐 먹는 가정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부침가루와 식용유 일부 제품을 절반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비가 오면 매출이 5∼10%는 오르는 TV홈쇼핑은 ‘장마 특수’ 마케팅에 나섰다.
GS홈쇼핑은 장마 기간동안 식품, 조리용품 등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 종가집 포기김치 7㎏(3만 7900원), 신토불이 30곡 삼쌀(9만 9000원), 베니건스 바비큐 폭립(6만 9900원), 반건조 오징어 50마리(3만 9900원) 등 먹을거리 편성을 대폭 확대한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