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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美, 사드 배치 깜짝 발표 하나… 후보지 대구·칠곡 유력 거론

    국방부 “군사적 효율성 등 검토” 양국 사드 조만간 공론화 시사 정부가 29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가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재확인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지난 25일 “군사적 관점에서 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데 이어 한·미 정부가 물밑에서 비공식적으로 진행해 온 사드 배치 논의를 조만간 공론화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조만간 후방인 대구와 경북 칠곡을 중심으로 레이더 탐지 거리가 600㎞로 짧은 사드 2개 포대가 배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주한 미군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우리 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 등 기술적 사항에 대해 실무 차원에서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미국 전·현직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한·미가 사드의 한국 배치 문제에 대해 협상 중이며 이르면 다음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미국 정부 내에서 주한 미군에 사드를 배치할 것인지를 놓고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로부터 사드 배치와 관련한 협의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일단 부인했다. 하지만 사드의 제작사 미국 록히드마틴 관계자들이 지난해 말 한국을 잇달아 방문한 바 있다. 이들은 방위사업청과 한국형전투기(KFX) 개발 사업 관련 기술 이전 문제를 주로 협의했지만 비공식적으로 사드 배치에 따른 가격과 조건에 대해 입장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은 이를 통해 2개 포대 배치를 검토하고 7조원가량 소요되는 비용 분담 문제를 놓고 물밑 신경전을 벌여 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드 1개 포대는 6대의 발사대와 48발의 미사일, AN/TPY 고성능 레이더, 화력 통제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군 당국은 중국의 반발을 고려해 사드의 레이더를 유효 탐지 거리가 짧은 종말단계요격용(TBR)으로 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 배치된 사드의 전진배치용(FBR)은 탐지 거리가 1200~2000㎞로 평가되나 TBR레이더는 유효 탐지 거리가 600㎞에 그친다. 경기 평택 주한 미군 기지에서 중국 베이징까지의 거리는 약 980㎞, 대구에서 베이징까지는 약 1160㎞라는 점에서 사드 배치를 미국의 중국 감시용이라고 주장하던 중국으로서는 반대할 명분이 약화되는 셈이다. 군 안팎에서는 이에 따라 사드 배치 후보 지역으로 중국과 상대적으로 멀고 주한 미군 후방 기지가 있는 대구와 칠곡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특히 칠곡에는 미군 탄약창과 물자보급소가 있어 보급에 유리하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사드의 주한 미군 배치 가능성에 대해 “유관 국가(한국)가 관련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보였다. 이날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채택을 위한 한·미 간 공조를 더욱 구체화하기로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지스함·위성 등 총동원… 北 미사일 입체 탐지

    이지스함·위성 등 총동원… 北 미사일 입체 탐지

    서해 세종대왕함 등 3척 투입… ‘피스아이·그린파인’도 가동 美선 첩고위성으로 빌착 감시 북한이 장거리미사일(로켓)을 기습적으로 발사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과 미국, 일본 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3국은 우주와 지상, 해상, 공중의 가용 탐지 전력을 모두 동원해 북한의 발사 징후 파악에 나섰다. 군 관계자는 29일 “북한이 지난 6일 4차 핵실험을 감행한 이후 우리 감시 및 대응 체계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미사일 발사를 앞두고 치밀한 은폐 작전과 기만전술을 동원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북한 동창리 발사장에서 특이 동향이 포착된 것은 없지만 예의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우선적으로 세종대왕함, 율곡이이함, 서애류성룡함 등 3척의 해군 이지스 구축함(7600t급)의 레이더를 동원해 감시망을 강화했다. 이지스함에 설치된 SPY1D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는 1000㎞ 밖의 탄도탄을 탐지할 수 있다. 이 밖에 500㎞의 먼 거리에서 접근하는 1000여 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해 추적할 수 있다. 일본도 이지스함 1척을 지난 27일 동해상으로 출항시켰다. 특히 2012년 12월 북한의 ‘은하 3호’ 로켓 발사 당시에는 변산반도 서쪽 해상에서 대기하던 세종대왕함이 미국과 일본의 이지스함보다 빠른 발사 54초 만에 이를 탐지하기도 했다. 탐지 거리 500㎞로 지상에 설치된 그린파인 레이더는 이지스함 레이더보다 탐지 거리는 짧지만 출력이 높아 탐지 범위는 휠씬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하늘의 지휘소’로 불리는 피스아이 조기경보기를 동원해 한반도 전역의 공중과 해상 표적을 실시간 추적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도 조기경보위성인 DSP와 KH11, KH12 첩보위성 등으로 북한 미사일 발사 징후를 추적하고 있다. 이 밖에 고도 3만 5700㎞의 우주에서 탄도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우주기반적외선탐지시스템 위성(SBIRS)’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도 600~700㎞에서 한반도를 감시하는 KH11, KH12 첩보위성은 15㎝ 크기의 지상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다. 이 밖에 주일 미군에서 운용 중인 신호정보항공기 RC135S(코브라볼)도 발사 동향을 수집하기 위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하늘에서 레이더로 포착한 미스터리 ‘나스카 라인’

    하늘에서 레이더로 포착한 미스터리 ‘나스카 라인’

    태평양과 안데스 산맥 사이 페루의 평원에는 하늘에서만 볼 수 있는 미스터리 그림들이 있다. 바로 450㎢가 넘는 광대한 땅에 새겨진 나스카 라인(Nazca Lines)이다. 지난 1939년 하늘 위에서 처음 발견된 나스카 라인은 약 1~6세기 고대 나스카인들이 그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나스카 라인은 원숭이, 도마뱀, 고래 등 동물을 비롯 각종 기하학적 도형까지 수백여 개가 발견됐으며 지난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록됐다. 최근 페루 언론과 미 항공우주국(NASA)은 하늘 위에서 레이더로 촬영된 나스카 라인의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속 나스카 라인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벌새로 왼쪽은 구글어스로 촬영된 위성 이미지, 오른쪽은 무인항공레이더(UAVSAR) 이미지다. 페루 당국이 굳이 미국의 도움까지 받은 것은 NASA 제트추진연구소가 개발한 UAVSAR 때문이다. 항공기에 실려 공중에서 사용되는 UAVSAR은 지구 표면에 레이더를 쏴 반사돼 돌아오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장치다. 이 장치를 통해 NASA는 지구 표면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변화를 알아낼 수 있어 다양한 곳에서 벌어지는 지진, 화산, 빙하 등의 현상 관찰에 활용하고 있다. 페루 문화부 차관 후안 파블로 푸엔테는 "NASA가 제공한 레이더 이미지는 환경변화와 개발로 훼손돼가는 나스카 라인 보호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큰 도움을 준다"면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나스카 라인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지금도 새롭게 발견되고 있는 나스카 라인을 왜 고대인들이 만들었느냐는 점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달력설, 목초지 경계선 심지어 외계인 관련설까지 다양한 추측을 내놓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다.  사진=Left: © 2015 Google, Digital Globe. Right: NASA/JPL-Caltech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열린세상] 엑스밴드 레이더를 중국은 두려워한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엑스밴드 레이더를 중국은 두려워한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엑스밴드란 말은 무엇일까? 북한이 4회에 걸쳐 핵실험을 하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 즉 1998년 8월 31일의 대포동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 지 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 어려운 낱말은 어느새 우리 일상 속에 매우 낯익게 다가와 있다. 엑스밴드는 8000에서 1만 2000㎒의 장거리 주파수 대역(帶域)을 지칭하는 말로 먼 거리의 이동 중 물체를 탐지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이지스함의 레이더도 900~1200㎞까지 탐지할 수 있지만 특정 장소의 정밀 탐지는 레이더 출력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아 200㎞ 정도에 머무르기 때문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 직후부터 탐지하려면 엑스밴드 레이더의 도움이 절실하다. 미국은 본토와 동맹국을 향하는 상대방 미사일을 탐지하기 위해 엑스밴드 레이더를 본국 이외 이스라엘·터키 등의 국가에 배치하고 있는데 2006년 9월 일본 아오모리현 샤리키(車力) 지역에 배치된 엑스밴드 레이더는 북한 미사일이 하와이와 알래스카 방향으로 발사될 때를 탐지하기 위해서다. 미국령 괌을 향해 발사되는 북한 미사일을 탐지하기 위해서는 2014년 일본 교토 부근에 엑스밴드 레이더를 배치해 하와이에 배치된 레이더와 연동, 북한 미사일 발사를 발사 직후부터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미국의 엑스밴드 레이더가 외국 영토 내 2곳에 배치된 나라는 일본뿐이다. 그만큼 북한 미사일을 경계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중국 견제가 더 큰 목표다. 하와이에 거점을 두고 태평양에 떠 있는 석유 시추선 모양새를 지닌 세계 최대의 해상 배치 엑스밴드 레이더는 약 4000㎞ 거리의 야구공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이니 미국의 미사일 방어 능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막강해지고 있다. 그 증거로 미국의 미사일 요격 성공률은 걸프전쟁 때의 10%대에서 80% 이상으로 높아지고 있다. 성공률이 높아지는 배경에는 상대방 미사일을 직격으로 맞히는 키네틱 미사일 기술의 발달과 엑스밴드 레이더 출현 덕택이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하고 지나온 길을 되짚어 보면 가까운 장래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어 한국 내의 사드(THADD), 즉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배치 논의도 재검토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국 내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중국이 가장 곤혹스러워할 부분은 사드 구성 요건의 핵심인 요격 미사일보다 엑스밴드 레이더가 한국 서해안에 배치되는 것이다. 백령도나 평택, 오산 등에 배치된다면 탐지 거리가 1000~1800㎞에 이르러 북한은 물론 중국 동해안의 상하이, 톈진, 다롄에 배치돼 있는 미사일 기지를 속속들이 들여다보게 된다. 중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결합하는 상황을 막지 못하게 되면 미국은 그 빌미로 한국 내에 엑스밴드 레이더의 설치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일본은 1998년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탄두가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으로 날아가자 10년에 걸쳐 사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미국의 엑스밴드 레이더는 일본 내 두 곳 샤리키와 교토에 배치했으나 요격 미사일은 바다에 떠다니는 기존의 콩고급 이지스함을 1척당 개조비용 3400억원을 들여 SM3 미사일을 장착했다. SM3 미사일은 상대방 미사일을 우주 공간에서 10t 무게의 트럭이 시속 966㎞ 속도로 직격하는 것과 유사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까지 속수무책으로 맞닥뜨려 있는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가장 중요한 변수는 중국이다. 경제적으로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북한의 핵 개발을 저지할 국가는 중국이기에 4회에 걸친 북한 핵 개발을 막지 못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엑스밴드 레이더의 한국 내 배치는 중국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백척간두에 서 있는 마당에 중국에 더이상 저자세로 응대할 수는 없다.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실험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 “폭설·강풍에 항공기 결항 가능성 커요” 기상청 ‘영향예보’ 올해 시범 서비스

    “폭설·강풍에 항공기 결항 가능성 커요” 기상청 ‘영향예보’ 올해 시범 서비스

    “제주지역의 폭설과 강풍으로 인해 항공기와 여객선이 결항할 가능성이 큽니다.” 올해부터 기상예보에 날씨정보뿐 아니라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적 영향까지 알려 주는 ‘영향예보’가 시작된다. 기상청은 27일 이런 내용의 2016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영향예보는 대설이나 강풍, 폭우 등으로 인한 항공기와 여객선 결항 가능성, 도로의 결빙이나 안개로 인해 사고 위험이 큰 도로구간,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예상지역 등을 알려 주는 것이다. 영향예보는 올해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미비점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2020년 전면적인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영향예보 서비스를 위해 기상청은 첨단 기상장비인 이중편파레이더를 추가로 도입하는 등 관측망을 늘리고 슈퍼컴퓨터 4호기를 본격적으로 가동해 더 정밀하고 정확한 수치예측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예보관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태풍, 황사, 대설, 호우, 강풍, 폭염 및 한파, 해양 등 분야별 전문 예보관제도 도입한다. 봄 가뭄이 시작되는 3월부터는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통합 가뭄 예보 및 경보’ 시스템을 운영한다. 이 정보는 국민안전처를 통해 전국 162개 주요 시·군에 제공된다. 또 교통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기상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올 연말부터 영동고속도로를 대상으로 위험기상정보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기온과 강우량 등 기상관측자료와 눈, 비, 안개 등 기상상태, 기상상태별 교통사고 위험도 등이 제공되는 이 서비스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시기에 맞춰 본격적으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지난 25일 약속 장소로 그를 만나러 가는데 한동안 잊고 지냈던 단어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우주소년 아톰’,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 ‘달 착륙 아폴로 11호’,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그는 어딜 가든 이런 단어들이 들어간 질문을 몇개는 받는다. 어릴 적 하늘을 바라보며 한번쯤 우주 과학자를 꿈꿔봤던 사람이 어디 한둘이랴. 그들이 한꺼번에 궁금증을 쏟아놓는다. 그러면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의 조광래(57)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이전에 몇 번이고 되풀이했을 대답을 매번 진지한 표정으로 들려준다. 그가 달려온 28년의 ‘로켓 인생’을 들어봤다. -한겨울 저녁 8시를 넘어서자 사위가 캄캄해졌다. 후배 한 명을 데리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 있는 우리 기숙사 방문을 나섰다. 나로호 3차 발사를 16시간 앞둔 2013년 1월 29일 밤이었다. 저 멀리 나로호가 우뚝 서 있는 발사대가 보였다. 겨울 밤공기를 맞으며 걸어가는 우리 두 사람 손에는 차례주와 과일, 북어포 같은 것들이 들려 있었다. 발사대 앞에서 술을 올리고 큰절을 드렸다. 과학을 하는 사람이 그래도 되느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과학자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당시엔 내 안에 남아 있던 마지막 한 방울의 정성까지도 모두 쏟아붓고 싶은 절박함뿐이었다. ‘1, 2차 발사 실패가 총책임자(당시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인 나의 정성이 모자라서 그랬던 것은 아닐까.’ 오랫동안 나를 괴롭혀온 번민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다음날 오후 4시, 굉음과 함께 나로호의 거대한 흰색 몸체가 하늘로 솟구쳤다. 그 이후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발사 성공 이후 계속된 브리핑과 언론 인터뷰, 보고, 회의를 거쳐 한밤중 기숙사로 돌아오니 참을 수 없는 허기가 밀려왔다. 허겁지겁 컵라면을 먹고 침대에 누웠다. 잠이 오지 않았다. 컴컴한 창문 밖으로 발사대가 눈에 들어왔다. 어제 이 시간에 저 자리에 서 있던 나로호가 안 보인다. 1차 발사(2009년 8월), 2차 발사(2010년 6월) 직후 빈 발사대를 보던 때가 지옥이라면 지금은 어떤 상황일까. 하지만 의외로 담담했다. 갈구하던 것을 막상 성취하고 난 다음의 허탈함인가. -“조 박사, 제발 얼굴 좀 펴고 다녀.” 이 말을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들었는지 모른다. 2001년 42세에 ‘우주발사체사업단장’이란 중책을 맡고 나서 나로호 발사가 성공하기까지 12년. 표정이 변하고 인상만 바뀐 게 아니었다. 몸에 이상이 찾아왔다. 2005년 1월 어느날 갑자기 심장 박동이 빨라지면서 숨 쉬기가 힘들어졌다. ‘이러다 죽는 건 아닌가.’ 공포감이 밀려왔다. 병원에 갔더니 ‘공황장애’라고 했다. 러시아 우주로켓 개발사인 흐루니체프와 공동 개발 계약을 맺고 본격 작업을 시작한 지 석 달 만이었다. 공황장애는 지금도 달고 산다. 생활의 일부가 된 신경안정제, 그리고 머리카락이 빠지고 하얗게 세면서 나타난 노안은 나로호가 내게 준 멍에이자 훈장이다. -나는 경남 창원에서 태어났지만, 우리 식구는 광산업 기술자셨던 아버지의 업무 특성상 지방 이사를 자주 했다. 초등학교 입학은 충주에서 했는데, 아버지께서 일본으로 기술연수를 떠나시면서 가족 전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서울로 올라와 정착했다. 이른바 ‘뺑뺑이’ 1기로 혜화동에 있는 경신고에 입학했다. 어린 시절 이사가 잦아서 친구들과 친해질 기회가 많지 않았던 때문일까,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데만 정신이 팔렸다. “너 그렇게 공부 안 해서 커서 대체 뭐가 되려고 하느냐”는 얘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막상 대학 진학 때가 되니 서울대나 연·고대 같은 곳은 엄두도 못 냈다. 재수를 해서 동국대 전자공학과에 들어왔지만, 나중에 뭘 해봐야겠다는 생각 같은 건 없었다. 대학에서도 공부보다는 ‘불교학생회’ 동아리 활동을 더 열심히 했다. 조계종 9대 종정이셨던 월화 스님으로부터 수계(석가의 가르침을 받는 사람이 지켜야 할 계율에 대한 서약식)를 받았다. -2학년 때인 1979년 ‘10·26 사태’가 나면서 휴교령이 내려졌다. 학교를 가지 못하니 친구와 선후배들 만나기가 쉽지 않았는데, 집에만 있다 보니 “내가 과연 이렇게 살아도 될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됐다. 갑자기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공부를 소홀히 해 전공 기초지식이란 건 아예 없다시피 했다. 친한 선배들이라고 해봐야 같이 어울려 술 마시며 놀기만 했지, 나보다 나을 게 없었다. 일단 ‘전자공학의 기초’라는 책을 들고 도서관에 가서 무작정 외웠다. 정말 외우고 또 외웠다. 이듬해 3학년이 시작되면서 공부에 대한 눈이 조금이나마 트이기 시작했다. 집에서는 “머리 좋은 우리 아들이 드디어 마음잡고 공부 좀 하나보다”라며 반겼다. 10·26 사태로 인한 휴교령이 내 인생에 차지하는 의미는 이런 것이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미래에 대한 욕심이 커져 갔다. 하지만 동시에 ‘세칭 일류대학이 아닌데 앞으로 뭘 하겠나’라는 자괴감도 커져 갔다. 어느 날 교수님께서 “조교 자리를 줄 테니 장학금 받고 학교 기숙사에서 숙식하면서 공부를 하라”고 하셨다. 그것은 내가 학교 간판에 대한 시름을 잊고 모든 것을 공부와 연구에만 매달리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1988년 29세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첫 입사는 기상청으로 했다. 서울올림픽에 맞춰 관악산에 기상레이더가 설치되면서 기상청에서 전파 분야 전공자를 필요로 했다. 지방대에서 교수로 오라는 제안도 있었는데 현장에 가까운 곳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일하고 싶었다. 그런데 입사한 그날 기상대 대장이 날 부르더니 “기술직들은 이직이 많은데, 앞으로 5년은 무조건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한다. 각서에 도장을 찍으라”고 했다. 뜻하지 않은 강요를 받으니 답답할 것 같기도 하고 재미도 없을 것 같아 며칠 후 사표를 던졌다. -전공인 통신·전파 분야 관련 직장을 찾던 중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전신이었던 천문우주과학연구소가 당시 ETRI 부설기관으로 있었는데, 당시 소장인 김두환 박사는 로켓 연구에 관심이 많았다. 그가 ETRI 원장에게 “로켓을 연구해야겠는데 전자공학을 전공한 연구원을 보내달라”고 했고, 내가 낙점됐다. 서울올림픽 개막 때인 1988년 9월이었다. 이듬해 10월 한국기계연구소 부설로 항공우주연구소가 만들어지면서 나는 자동으로 소속이 바뀌었다. -항공공학자와 기계공학자가 주를 이룬 신설 항공우주연구소의 연구 인력은 45명 정도였다. 전기·전자공학 전공자들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나는 곧바로 ‘로켓 전자파트’의 팀장이 됐다. 1단형 고체연료 과학로켓인 KSR-1(1993년)과 2단형 고체연료 과학로켓인 KSR-2(1997년) 개발 때는 전자파트 책임자를 맡았고, 우리나라 최초의 액체연료 로켓인 2002년의 KSR-3 때는 개발 총책임을 담당했다.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친 나로호 발사 실패로 인한 스트레스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상상도 하지 못한다. 실패를 하면 매번 조사위원들이 나타났다. “실패자들이 무슨 말이 많으냐. 앞으로는 그냥 시키는 대로 하라”는 엄포를 한두 번 들은 게 아니었다. 그것도 로켓 관련 논문 한 편 없는 사람들로부터. 내가 그런 사람들을 ‘입 전문가’라고 부르는 이유다. 밥을 지을 때는 뚜껑을 덮어놓고 뜸을 들여야 한다. 중간에 자꾸 뚜껑을 열어보고, 불이 약하다고 불을 키우면 밥이 제대로 될 리가 없지 않겠나. -1차 발사는 위성 덮개인 ‘페어링’ 2개 중 하나가 열리지 않아 실패했다. 100kg짜리 위성만 남아야 하는데 330kg의 무거운 페어링이 떨어지지 않고 남아 있다 보니 궤도에 진입하는 데 필요한 초속 8㎞의 추력이 나오지 못했던 것이다. 전기로 화약을 폭발시켜 페어링 고정장치를 깨뜨려야 하는데 그 전기 장치가 방전된 게 문제였다. 전체 부품 15만개인 나로호의 모든 곳을 수백, 수천번씩 확인하고 또 확인했지만, 지상시험에서 문제가 없었다고 그 부분을 그냥 넘어간 게 화근이었다. 나라도 한 번 더 살펴보았더라면 어땠을까, 자책에 자책을 거듭하며 그날 밤 몸이 상하도록 술을 들이부었다. 하지만 마음의 고통은 이듬해 2차 발사 실패 때가 훨씬 컸다. ‘첫 시도’에 대한 아량과 관용이 완전히 사라지고 싸늘한 비난만이 비수처럼 날아와 꽂혔다. -나로호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러시아제 로켓’이라는 것이다. 부인할 수 없는 것은 전체 3단 중 1단 엔진은 러시아제가 맞다는 것이다. 다른 2단, 3단 로켓에 비해 1단이 가장 크고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나로호 자체가 아니라 나로호의 시스템이다. 남들보다 50년 이상 로켓 연구를 늦게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모든 것을 우리의 기술로 다 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지만, 그만한 비효율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러시아로부터 공동개발을 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배우지 못했을 기술과 노하우를 얻었다. 나로호 다음 단계인 한국형 발사체(KSLV-2)의 개발 계획서가 현재 4000페이지 이상 완성돼 있다. 엔진 제작까지 포함해 우리 자력으로 만든 것이다. 러시아와 1차적인 공동개발이 없었다면 가능했겠는가. 기술은 어느 아침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아나는 것이 아니다. -기술 약소국의 비애는 겪어보지 않으면 실감을 못한다. ‘소유스’ ‘제니트’ 등으로 유명한 러시아 최고의 로켓엔진 회사 에네르고마시에 2000년 “엔진을 사고 싶다”는 제안을 넣었다. 에네르고마시가 앞서 1997년 미국과 엔진 101개 수출 계약을 체결한 전례를 앞세워 우리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가 이를 막았다. 이유는 “미국은 엔진 기술이 있지만, 한국은 없다”는 것이었다. 이 대목에서 우리가 러시아 흐루니체프와 공동개발을 하면서 눈동냥, 귀동냥했던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러시아 기술진은 그들의 1단 로켓에 대해 우리가 물어보면 이것저것 알려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들이 무슨 말을 할라치면 함께 들어온 자국 보안요원이 다가와 옆에 쓱 달라붙었다. 그러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그래도 보안요원들이 식당까지는 오지 않았다. 밥을 먹으면서, 술을 같이하면서, 족구를 하면서 들은 얘기들이 많고 그것이 기술과 노하우로 상당부분 이어졌다. -2017년 10월 원장 임기가 끝나면 다시 일반 연구원 자격으로 돌아간다. 우리나라의 달 탐사 목표가 2020년인데 그때가 정년이다. 그때 후배들과 함께 박수를 칠 기회를 얻게 돼 너무나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로켓 연구를 평생의 업처럼 생각하고 전념하다보니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던 것이 항상 마음에 걸린다. 처음 입사한 1988년부터 지금까지 28년 동안 가족 휴가를 간 것은 외아들이 네 살 때 안면도로 2박 3일, 그 아이가 고 2때 제주도로 2박 3일 단 두 번뿐이었다. 아들은 아직도 불만이 많다. 자기가 클 때 자기 옆에 아빠가 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단다. 자기는 아빠처럼 안 살겠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하는데, 그 아들이 나처럼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있다. 대견하면서도 미안하다. -많은 사람들이 “왜 로켓을 개발하지, 왜 우주개발을 해야 하지, 왜 달 탐사를 해야 하지”라고 묻는다. 우주개발의 목적은 인류의 복지와 삶의 질 향상에 있다. 지금 우리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쓰고 있는 우주개발 파생 기술들은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또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미래 거주공간 개발이라는 의미도 있다. 그렇지만 우주나 로켓 개발은 국가안보기술과 직결돼 있다. 그런 것들을 뛰어 넘어 과학기술 연구자들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본능적인 관심을 갖는다. 나는 그 연구자의 본능을 충실히 따르고 있을 뿐이다. 김태균 사회부장 windsea@seoul.co.kr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조광래 원장은 조광래(57)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이 걸어온 길은 척박했던 우리나라 로켓 개발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2013년 1월 30일 세 번째 시도 만에 성공한 우리나라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그의 필생의 업적이다. 1988년 항우연의 전신인 천문우주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출발해 1993년 한국 최초의 과학로켓 KSR-I 프로젝트에 팀장으로 참여하면서 23년 ‘로켓 인생’이 시작됐다. 이후 KSR-II, KSR-III를 거쳐 나로호에 이르기까지 모든 로켓 개발 현장에 그가 있었다. 고비고비마다 성공에 대한 찬사도 많았지만, 실패에 따른 비난도 감수해야 했다. 2014년 10월 항우연 원장으로 취임해 2020년 달 탐사를 위한 KSLV-II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동국대 전자공학과 학사, 동국대 마이크로파공학 석사·박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체계그룹장(1993년)-우주발사체사업단장(2001년)-나로호발사추진단장(2011년)
  • 임대걱정 없는 더블 역세권 오피스텔 ‘KTX천안아산역 신성 미소지움’

    임대걱정 없는 더블 역세권 오피스텔 ‘KTX천안아산역 신성 미소지움’

    최근에는 단일 역세권이 아닌, 두 개 이상의 노선 또는 KTX역 환승역을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역세권이 투자자나 임차인에게 사랑 받고 있다. 지하철역과의 도보거리가 짧아지고, 여러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공실률은 낮아지는 한편 월 임대료는 상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 알리지에 따르면(2016년 1월 15일 기준) 독산역 인근에 위치한 삼양솔리브의 전용 28.93㎡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0~54만원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 반면, 바로 한정거장 차이로 환승역인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에 위치한 삼부르네상스 오피스텔은 전용 23.25㎡임에도 불구하고 보증금 1000에 월 50~60만원으로 그보다 약간 높은 임대료를 받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같은 역세권이라도 도보로 소요되는 시간이 적다거나 여러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월 임대료 책정이 달라진다”며 “이 일대 투자를 원하는 수요자들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KTX천안아산역 신성 미소지움’ 더블 역세권 프리미엄 갖춰 ‘눈길’이런 가운데 ‘KTX천안아산역 신성 미소지움’이 더블역세권과 투룸으로 주목 받고 있다. 한국자산신탁(주)는 아산신도시 배방지구 상업 12-2블록 일대에서 지하 5층~지상 24층, 전용면적 41~49㎡ 총 436실 규모의 ‘KTX천안아산역 신성 미소지움’ 오피스텔을 성황리에 분양 중이다. ‘KTX천안아산역 신성 미소지움’은 도보 5분 거리 내 KTX천안아산역과 1호선 아산역이 위치해 희소성 높은 더블 역세권은 물론 편리한 교통 여건을 자랑한다. 또한 천안아산지역에 2인 이상의 가구가 거주할 투룸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세대 투룸으로 설계되어 차별화를 갖췄다. ‘KTX천안아산역 신성 미소지움’은 KTX천안아산역과 1호선 아산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역세권에 위치하여, 서울 및 수도권 교외지역으로의 이동이 편리한 교통여건을 갖추고 있다. KTX천안아산역 주변은 14개 대학, 삼성 LCD 클러스터 단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등 첨단산업체가 밀집돼있는 비즈니스 중심지역으로 올해 ‘아산 제2테크노밸리’가 완공되면 배후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KTX천안아산역 신성 미소지움’은 직장인, 대학생, 신혼부부 등 2~3인 가구의 주거편의를 위해 전세대 2-room으로 설계돼 희소성을 높였다. 이 일대에 2-room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차별성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임차인이 입주하여 사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고급 빌트인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또 인근에 백화점, 대형마트, 문화 및 식당가 등이 밀집돼있는 등 편리한 생활환경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롯데마트, 갤러리아 백화점, 모다 아울렛 등이 단지에서 약 700m 떨어져 있어 도보로 이용이 가능하다. ‘KTX천안아산역 신성 미소지움’은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경품이벤트도 준비했다. 모델하우스 방문고객 중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경품증정 및 추첨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품으로는 TV, 세탁기, 공기청정기, 밥솥 등이며 소진 시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모델하우스는 아산시 배방읍 장재리 1763번지(1호선 아산역 맞은편)에 조성되어 있다. 분양문의: 1566-0373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현 정부 ‘전략적 모호성’ 탈피… 中 대북제재 태도 변화 유도

    현 정부 ‘전략적 모호성’ 탈피… 中 대북제재 태도 변화 유도

    25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미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군사적으로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건 종전 그의 발언 수위와 비교하면 매우 전향적인 것이다. 그동안 한 장관은 사드 배치 여부에 관해 “전략적 모호성이 필요한 상황”(2015년 2월 1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이라고 답변하는 등 직답을 피해 왔다. 특히 이날 한 장관의 발언은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 문제는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이후 나온 것이어서 예사롭지 않다. ●北 4차 핵실험 후 사드 배치 수순 돌입? 이에 우리 정부가 지난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사드의 한반도 배치 수순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발언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을 계기로 정부가 그동안 견지해 온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고 미국 조야에서 연일 강조해 온 사드 배치에 동조하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것이다. 군 당국은 그간 표면적으로는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사드가 유사시 북한 미사일 요격 능력을 높여 준다는 점에서 내심 배치에 찬성해 왔다. 현재 우리 군은 2020년대 중반까지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KAMD는 40㎞ 이하의 낮은 고도에서 요격하는 체계로, 고도 40~150㎞에서 요격하는 사드가 배치되면 북한 미사일을 2번 공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특히 사드체계에 사용되는 AN/TPY2 레이더의 탐지거리도 우리 군이 사용하는 그린파인 레이더(탐지거리 600㎞)보다 앞선 1000~2000㎞가량 된다. 이에 그간 중국은 사드 탐지 레이더가 중국의 군사 활동을 감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강력 반발해 왔다. 국내 일각에서도 이와 더불어 사드의 불완전성, 고비용 문제를 들어 중국 측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북한 4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지역의 안보 위협이 고조되면서 최근 미국 의회와 싱크탱크를 중심으로 다시 한반도 사드 배치론이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는 “북한 핵실험으로 사드 도입에 대한 한·미 공조가 이뤄지고 중국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변수가 생긴 것”이라며 “적어도 정부 전체에 공감대가 퍼졌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 “박 대통령이 안보 측면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반대해도 사드는 그냥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핵 해결 위한 5자회담 필요성 강조 한편으로는 사드 배치 발언에 대북 제재에 대한 중국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압박 성격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한국과 미국 조야에서는 현재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전방위로 나오고 있다. 이날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핵실험으로 상황이 엄중하게 바뀌었기 때문에 5자 협의를 할 필요성이 더 강해졌다”고 주장했다. 역시 지난 22일 박 대통령이 ‘5자 회담론’을 제기한 이후 중국을 겨냥, 5자 회담 개최 필요성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미·중은 지난 20일 서울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부 부장관 면담 시, 한·중은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만났을 당시 5자 회담 얘기를 했다. ●케리 장관 방중 전 보낸 제재 동참 신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 중인 추가 대북 제재안은 중국 측의 ‘시간 끌기 전략’으로 지지부진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외교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미국 주도로 제재 내용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제시했지만 중국 측은 과거와 같은 패턴으로 논의를 진행하면서도 속도가 굉장히 늦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 안팎에서는 중국 측의 시간 끌기가 27~28일 예정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케리 장관은 이번 방중에서 안보리 제재뿐 아니라 중국의 별도 양자 제재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24일(현지시간) “케리 장관의 이번 방문에서 중국이 (북한에 대해) 할 수 있는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조치들을 찾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韓·美 ‘우주탐지위성’ 자료 공유…北 미사일 적극 대응

    韓·美 ‘우주탐지위성’ 자료 공유…北 미사일 적극 대응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의 핵심 전력인 ‘우주기반적외선 탐지시스템 위성’(SBIRS)이 수집한 자료를 공유하게 된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한·미 양국이 이를 동시에 지켜보고 더 빨리 요격하게 될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한다. 사실상 한·미·일 3국이 북한 핵과 미사일 정보를 실시간 공유할 채널이 구축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방부는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연두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대북 정보수집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 양국은 경기 오산에 구축된 한국군 연동통제소(KICC)와 주한미군 연동통제소(JICC)를 올해 안에 데이터 공유체계인 ‘링크16’시스템으로 상호 연결할 계획”이라며 “기존의 미국 조기경보위성(DSP) 정보뿐 아니라 신형 조기경보위성 SBIRS가 수집한 자료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SBIRS는 적외선 센서를 통해 미사일이 발사될 때 나오는 열을 우주에서 감지하고 미사일 탄두를 추적할 수 있다. 고도 3만 5700㎞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이 위성은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뿐 아니라 중·단거리 전술 탄도미사일도 탐지할 수 있다. 우리 군과 주한미군의 연동통제소는 각각 요격명령을 하달하는 자국의 탄도탄작전통제소와 연계돼 있다. 한·미 군 당국이 연동통제소를 연결함으로써 각각의 정보 자산을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발사되는 순간부터의 정보를 실시간 공유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한국군은 탄도탄 조기 경보레이더인 ‘그린파인’(탐지거리 500~700㎞)과 이지스구축함의 SPY1D 레이더(탐지거리 1000㎞)로 정보를 수집한다. 군 당국은 이를 보강하기 위해 2020년대 초반까지 독자적인 정찰위성 5기를 확보하는 사업을 올해 착수한다. 하지만 SBIRS가 탐지한 탄도미사일 발사 정보를 즉각 공유하면 기존보다 수십초 전에 발사 사실을 인지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군이 2018년부터 도입할 패트리엇(PAC)3 미사일 부대에 요격 명령을 더 빨리 전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주한미군 연동통제소는 주일미군과 연결돼 있고 주일미군은 일본 자위대와 정보공유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미·일 3국이 2014년 말 체결한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에 이어 사실상 대북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체계를 갖추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군 관계자는 “한·미 간 상호운용성을 강화한다는 것으로 미국 MD 체계에 한국이 편입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날개 펴는 KFX 개발사업… 2032년까지 120대 생산

    날개 펴는 KFX 개발사업… 2032년까지 120대 생산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1일 경남 사천 KAI 공장에서 한국형전투기(KFX) 체계개발 착수회의를 열고 2032년까지 120대를 생산하는 KFX 개발을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2001년 3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개발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15년간 사업 타당성 논란을 거듭했던 KFX 사업이 10년 6개월의 대장정을 시작하게 됐다. 장명진 방위사업청장 주관으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하성용 KAI사장,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의 에디완 쁘라보워 국방 사무차관 등 국내외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장 청장은 “KFX 사업이 우리 항공산업 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사청과 KAI는 우선 오는 3월부터 2019년 9월까지 항공기 기본설계와 상세설계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AI는 2018년 7월부터 시제 항공기 제작에 착수해 2021년부터 시제기 6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2022년부터는 시제기를 통한 비행 시험을 실시하고 시험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 2026년 6월까지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2026년 6월 이후 2032년까지 시제기가 아닌 KFX 전투기 120대를 양산해 공군에 배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KFX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체계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을 제때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방사청은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거부당한 AESA 레이더 등 4대 핵심기술을 국내 개발할 예정이다. KAI 관계자는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이외에도 임무컴퓨터(MC), 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EO TGP) 등 90여개 품목을 국산화해 국산화율 65%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사청은 미국으로부터 21개 기술을 큰 틀에서 이전받기로 합의하고 미국과 세부 항목을 놓고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이를 위해 앞으로 2~3년간 밀고 당기는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하지만 KFX 요구 성능이 현재 공군이 운용 중인 KF16급 전투기를 상회하는 쌍발엔진과 ‘세미 스텔스’ 능력 등을 갖췄다는 점에서 계획대로 개발에 성공한다면 세계 시장에서 미국과 경쟁할 여지가 있다. 이에 따라 미국으로부터의 기술 이전이 원하는 대로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KFX 기체가 가진 높은 목표치를 고려할 때 향후 일정에 맞춰 개발을 하더라도 록히드마틴 등 미국 측의 간섭으로 처음 우리가 설계했던 형상과 다른 완성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새 영화] 빅쇼트

    [새 영화] 빅쇼트

    21일 개봉한 영화 ‘빅쇼트’는 2007년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다룬다. 덕택에 까다로운 금융 관련 전문 용어들이 춤춘다. 제목도 가치가 하락하는 쪽에 투자하는 것을 일컫는 주식 용어다. 관련 지식이 있다면 더 많은 즐거움을 느끼는 작품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 않더라도 즐기는 데는 무리가 없으니 미리 겁먹지 않아도 된다. 서브프라임모기지는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에게 주택 자금을 빌려주는 주택담보대출을 말한다. 대형 투자은행들은 이를 활용해 매우 복잡한 금융 상품들을 만들어 불로소득을 올려 왔다. 그런데 천년만년 갈 것 같았던 욕망의 바벨탑은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꺼지자 한꺼번에 무너졌다. 파산 행렬이 이어졌다.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까지 휘청거렸다. 보다 정확하게 이 영화는 이 사태를 예측하고 비웃음을 사면서도 시류와는 정반대로 서브프라임모기지의 가치 하락에 집중 투자해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둔 네 부류의 금융인들을 쫓아간다. 영화는 흥미롭고 현란하게 펼쳐진다. 주인공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다가 화면 바깥의 관객들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뭇 남성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미녀 배우 마고 로비와 인기 팝가수 셀레나 고메즈, 행동 경제학자 리처드 탈러, 세계적인 셰프이자 유명 방송인 앤서니 부르댕이 카메오로 출연해 전문용어를 일상에 빗대 쉽게 설명해 준다. 배우들의 연기는 진수성찬에 다름 아니다. 크리스천 베일에 스티브 커렐, 라이언 고슬링을 중심축으로, 영화 제작을 맡은 브래드 피트까지 얼굴을 비친다.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루이스가 원작자다. 그의 작품 중 ‘머니볼’ ‘블라인드 사이드’에 이어 세 번째로 영화화됐다. 영화는 괴짜들이 월스트리트를 통쾌하게 물 먹였다는 식의 무용담으로 흐르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는다. 윤리와 양심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고, 시장경제 원리도 별무소용인 미 금융 시스템의 민낯과 거품으로 가득 찬 주택 시장의 현실을 들이대며 관객들을 끊임없이 환기시킨다. 피트가 연기한 은퇴한 트레이더 벤 리커트가 일생일대의 큰돈을 벌게 됐다며 환호하는 새내기 자산관리사 찰리와 제이미를 꾸짖는 장면도 그중 하나다. “방금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미국 경제가 무너진다에 돈을 걸었어. 그 말인즉슨, 우리가 옳으면 사람들은 집을 잃고 직장도 잃고 은퇴 자금도 잃어. 연금도 잃는다고. 난 은행권이 비인간적이라서 싫어. 실업률이 1% 증가하면 4만명이 죽는다는 거 알아?” 웃음 포인트가 상당히 많은 영화인데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웃음을 터뜨리다 보면 무엇인가 뒷머리를 잡아채는 느낌이 든다. ‘우리는 괜찮은 건가?’ 130분. 청소년 관람 불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왕초보 명기자의 우왕자왕 운전기] 벤츠 첫 콤팩트 SUV ‘GLA 200CDI’

    [왕초보 명기자의 우왕자왕 운전기] 벤츠 첫 콤팩트 SUV ‘GLA 200CDI’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표방하고 있지만 A클래스의 차체를 키운 듯한 크로스 오버에 가깝다. 지난 15일부터 4일간 메르세데스벤츠의 첫 콤팩트 SUV인 ‘GLA 200CDI 4매틱’을 몰아 서울 근교를 오갔다. SUV 특유의 육중한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작지만 알차고 똑 부러지는 느낌이다. 큰 차가 부담스러운 여성 운전자에겐 딱이겠다. GLA 200CDI는 A클래스보다 14㎝ 남짓 길고 약 3㎝, 7㎝씩 넓고 높다. 기어봉(시프트레버)이 없어 살짝 당황했다. 이 차는 핸들 뒤 와이퍼레버 자리에 기어봉이 있다. 하지만 적응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연비가 좋다. 연비 주행과는 거리가 먼 초보 운전자인 기자도 공인 복합 연비인 리터당 14.8㎞를 달성하는 데 별 무리가 없었다. 서울 용산에서 서울외곽순환도로를 타고 경기 양평 남한강까지 90여㎞. 꽉 막힌 도심에서는 리터당 평균 11~12㎞, 고속도로에선 14~15㎞라는 숫자가 찍혔다. 소형차임에도 시동이 꺼지고 켜질 때 차체 흔들림이 거의 없는 점이 인상 깊었다. 4륜 구동의 힘일까. 코너 길에서도 쏠림이 확실히 덜했다. 급제동 시 반짝이는 계기판은 든든했다. 이 차는 레이더 센서를 통해 앞 차량과의 거리가 너무 가깝다고 판단하면 불빛을 쏜다. 어시스트 플러스 기능이다. 이 기능은 브레이크 어시스트 시스템과 연동돼 앞차와의 충돌을 최소화한다. 출발 시 더딘 반응속도는 아쉬웠다. 엔진음이 상당히 거칠었다. 잘빠진 외양만큼 주행 시 날렵한 느낌이 덜했다. 실내는 단정하다. 7인치 모니터 아래 항공기 모양의 에어벤트(통기구) 밑에 각종 편의 버튼이 가지런히 박혀 있다. 기존의 까다로운 조작을 덜어 낸 한국형 3D(3차원) 내비게이션이 반가웠다. 덩치 큰 남성 운전자에겐 실내가 작게 느껴질 수 있지만 파노라마 선루프를 적용해 탁 트인 시야를 확보했다. 2030 취향이나 가격은 다소 부담스럽다. 5000만원대 초반.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샤오미 모셔오기’의 역습

    국내에 정식 진출을 하지 않은 중국의 정보기술(IT)기업 샤오미가 국내 시장에서 저변을 넓혀 가고 있다. 주요 자회사가 국내에 정식 진출하는가 하면 통신업계와 오픈마켓 등이 ‘샤오미 모셔 오기’에 나서고 있다. SK플래닛의 오픈마켓 11번가는 샤오미의 자회사인 즈미와 온라인 판매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11번가가 샤오미와 위조품 유통 근절 및 자회사·계열사의 한국 진출에 협조한다는 내용의 MOU를 체결한 데 이은 후속 계약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이번 MOU는 즈미의 신제품 및 국내 미출시 제품을 11번가에서 우선 판매한다는 내용이 골자”라면서 “11번가는 즈미의 공식 온라인 판매처로, 즈미의 한국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즈미는 샤오미의 보조배터리와 LED라이트, 선풍기 등을 생산하는 주요 자회사다. 즈미의 ‘PB810’ 보조배터리는 1만mAh 용량에 무게 198g, 두께 10.5㎜에 불과한 가볍고 얇은 제품으로 국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즈미는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새해맞이 행사를 열기도 했다. 국내에서 즈미의 행보는 샤오미와는 무관하나 업계에서는 샤오미가 자회사를 통해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국내 통신사와 오픈마켓, 대형마트 등은 샤오미의 제품을 속속 들여오고 있다. 알뜰폰 업계 1위인 헬로모바일은 모바일 유통사 바이블코리아와 제휴해 샤오미의 스마트폰 ‘홍미노트3’를 자사의 요금제로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4일 인터파크는 KT 자회사와 제휴해 홍미노트3를 판매하려다 중단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지난해 10월에는 이마트의 창고형 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샤오미의 제품들로 로드쇼를 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 스마트폰이 국내에 정식 출시되기에는 AS 체계의 미비와 특허 문제 등이 여전히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명기자의 우왕좌왕 운전기] 벤츠 콤팩트 SUV ‘GLA 200 CDI’ 타보니 ´여심 쏙´

    [명기자의 우왕좌왕 운전기] 벤츠 콤팩트 SUV ‘GLA 200 CDI’ 타보니 ´여심 쏙´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표방하고 있지만 A클래스의 차체를 키운 듯한 크로스 오버에 가깝다. 지난 15일부터 4일간 메르세데스벤츠의 첫 콤팩트 SUV인 ‘GLA 200CDI 4매틱’(?사진?)을 몰아 서울 근교를 오갔다. SUV 특유의 육중한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작지만 알차고 똑 부러지는 느낌이다. 큰 차가 부담스러운 여성 운전자에겐 딱이겠다. GLA 200CDI는 A클래스보다 14㎝ 남짓 길고 약 3㎝, 7㎝씩 넓고 높다.  기어봉(시프트레버)이 없어 살짝 당황했다. 이 차는 핸들 뒤 와이퍼레버 자리에 기어봉이 있다. 하지만 적응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연비가 좋다. 연비 주행과는 거리가 먼 초보 운전자인 기자도 공인 복합 연비인 리터당 14.8㎞를 달성하는 데 별 무리가 없었다. 서울 용산에서 서울외곽순환도로를 타고 경기 양평 남한강까지 90여㎞. 꽉 막힌 도심에서는 리터당 평균 11~12㎞, 고속도로에선 14~15㎞라는 숫자가 찍혔다.  소형차임에도 시동이 꺼지고 켜질 때 차체 흔들림이 거의 없는 점이 인상 깊었다. 4륜 구동의 힘일까. 코너 길에서도 쏠림이 확실히 덜했다. 급제동 시 반짝이는 계기판은 든든했다. 이 차는 레이더 센서를 통해 앞 차량과의 거리가 너무 가깝다고 판단하면 불빛을 쏜다. 어시스트 플러스 기능이다. 이 기능은 브레이크 어시스트 시스템과 연동돼 앞차와의 충돌을 최소화한다. 출발 시 더딘 반응속도는 아쉬웠다. 엔진음이 상당히 거칠었다. 잘빠진 외양만큼 주행 시 날렵한 느낌이 덜했다.  실내는 단정하다. 7인치 모니터 아래 항공기 모양의 에어벤트(통기구) 밑에 각종 편의 버튼이 가지런히 박혀 있다. 기존의 까다로운 조작을 덜어 낸 한국형 3D(3차원) 내비게이션이 반가웠다. 덩치 큰 남성 운전자에겐 실내가 작게 느껴질 수 있지만 파노라마 선루프를 적용해 탁 트인 시야를 확보했다. 2030 취향이나 가격은 다소 부담스럽다. 5000만원대 초반.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탕! 탕! 탕! 쫓고 쫓기는 새들과의 전쟁

    탕! 탕! 탕! 쫓고 쫓기는 새들과의 전쟁

    ‘탕! 탕! 탕!’ 지난 13일 오후 3시쯤 인천국제공항에는 긴박감이 흘렀다. 20마리의 기러기떼가 공항에 출몰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소속 조류퇴치팀(BAT) 요원들은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엽총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3시간째 함박눈이 내리고 있어 시야 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기러기떼는 공항에서 멀리 벗어나기는 커녕 점점 더 가까워졌다. 지난 9일 김포공항에서 진에어 여객기 엔진에 쇠오리(추정)가 빨려들어가는 ‘조류충돌’(버드스트라이크)이 발생했던 터라 요원들은 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조류 63호 응답하라! 기러기떼가 북측으로 횡단 중이다.” 인천공항 1활주로 남측에 있던 조류 62호 요원이 무선으로 기러기떼 이동경로를 알렸다. 조류 63호 요원은 즉시 “분산하겠다”고 답했다. 분산이란 새를 공항 밖으로 내쫓는 것을 의미한다. 관제탑도 숨죽이며 진행 상황을 지켜봤다. 다행히 기러기떼는 활주로에 내려앉지 않고 그대로 공항을 통과했다. 공항에서 기러기는 조류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새로 분류된다. 덩치가 크고 경로가 일정치 않은 탓에 비행기와 충돌할 확률이 높다. 2009년 미국 항공사 US에어웨이 여객기가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뉴욕 허드슨강에 비상착륙한 것도 기러기떼와 부딪치면서다. 김진현 인천공항 야생동물통제관리소장은 “2분에 한 대꼴로 비행기가 뜨고 내리기 때문에 공항 안으로 새 한 마리만 들어와도 신경이 곤두선다”면서 “겨울철 오리떼, 기러기떼와 한바탕 추격전을 벌이고 나면 진이 빠지기 일쑤”라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국내 대표 공항답게 조류퇴치팀 요원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30명이다. 김포·제주공항 인력의 두 배가 넘는다. 이들은 모두 총기 면허를 가지고 있다. 각자 한 대씩 총기도 소지하고 있다. 공항에 출근하면 사무실에서 15분가량 떨어진 공항지구대에 가서 맡겨 놓은 총기를 찾는 게 가장 먼저 하는 일이다. 14일 오전 8시 30분쯤. 공항 야생동물통제관리소에 주간조 요원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이들은 직전 근무조인 야간조로부터 밤사이 상황을 보고받았다. 전날 눈이 많이 내려 활주로 주변 곳곳이 빙판이니 조심하라는 당부가 이어졌다. 이후 총을 찾아온 요원들은 간이 무기고인 탄약고에 들러 60~70발가량의 탄약을 충전한 뒤 2인 1조로 팀을 이뤄 활주로로 향했다. ‘새들과의 전쟁’을 치르러 전장에 나가는 것이다. 탄약은 총 세 종류다. 새들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경기용탄부터 살상이 가능한 실탄과 공포탄 등이다. 1년에 9만~10만발가량을 쏜다. 김진현 소장은 “새가 활주로에서 꿈쩍도 안 해 비행기와 충돌이 확실시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공포탄을 주로 쏜다”면서 “우리의 임무는 ‘살상’이 아닌 ‘퇴치’”라고 강조했다. 공항 밖으로 내몰면 그만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새들에게 공항은 매력적인 서식지라는 것이다. 사방이 탁 트여 먹이를 찾기가 쉽고, 상위 포식자인 천적의 출현도 쉽게 알아챌 수 있다는 점에서다. 총알이 멀리 날아오지 않는다는 ‘학습효과’도 있다고 한다. “총소리는 우렁차지만 30~40m 밖에 있으면 안전하다는 걸 새들도 안다”면서 요원들은 혀를 내두른다. 조류퇴치 전문가인 남재우 인천공항 에어사이드계획팀 과장은 “공항 환경에 적응한 새는 아무리 총을 쏴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주변을 맴도는 경향이 있다”며 “새들이 조류퇴치 차량과 다른 차량을 직감적으로 구분하는 것도 신기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항 주변에 논밭이 있고, 강이 흐른다면 새들에게는 최적의 장소가 될 수밖에 없다. 김포공항이 딱 그렇다. 김포평야 옆으로 한강이 흐르다보니 파리목, 메뚜기목, 노린재목 곤충 등 새들이 좋아하는 먹잇감이 지천에 널려 있다. 기러기들이 자주 드나들고, 황로, 백로, 흰뺨검둥오리도 ‘단골손님’이다. 홍미진 경희대 한국조류연구소 연구원은 “조류 퇴치 못지않게 공항 주변 서식지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배수로에 새들이 서식하지 못하도록 살충제를 뿌리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포공항에는 인천공항에서 볼 수 없었던 폭음기도 곳곳에 설치돼 있다. 폭음기는 폭발음을 내는 장치로 새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막는 효과가 있다. 천적 소리를 녹음해 놓은 경보기도 10대가량 확보해 놨다. 그런데도 완벽한 조류 퇴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공항 관계자의 설명이다. 자연과의 싸움이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동안 발생한 조류 충돌 건수는 연평균 148건이다. 전문가들은 비행기 이착륙 시에 충돌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설명한다. 항공기 엔진이 최대로 가동된 상태에서 새가 가까이 접근하면 진공청소기처럼 빨려들어간다. 다만 조류 충돌 위험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새가 항공기 엔진에 들어가면 엔진을 파손시켜 항공기를 추락시킬 수 있을 정도로 위험성이 크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항공기 설계 초기 단계부터 조류 충돌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제작했기 때문에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반론도 있다. 정창목 한국공항공사 항무계획팀장은 “우리나라 새는 외국 새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라며 “비행기 1000대에 1번꼴로 충돌이 발생하지만 타격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조류 충돌이 사고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이로 인한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은 이견이 없어 보인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새가 엔진에 부딪쳐 엔진 앞쪽에서 공기를 빨아들이는 역할을 하는 회전 날개가 파손된 경우 교체 비용만 약 3만 달러다. 고속활주 중 이륙 중단으로 브레이크나 타이어가 닳거나 손상되면 수리 비용은 10만 달러 선까지 치솟는다. 운항 지연에 따른 연료비, 지상 조업비 등도 추가로 들어간다. 일부에서는 “우리나라의 조류 퇴치가 원시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을 한다. 선진국은 레이더망을 도입해 과학적인 방법으로 조류 경로를 파악하는 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육안에 의존한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일부 공항은 반경 10㎞ 내에 들어오는 새의 움직임을 파악해 관제탑에 보고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한 대당 20억원이 넘는 장비다. 이에 인천공항 측은 “도입하지 않는 이유가 비용 상의 문제는 아니다”면서 “관제탑에 보고가 되더라도 기존 (이착륙) 정보와 접목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조류 퇴치 로봇을 개발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방위산업 전문업체 LIG넥스원이 음향 송출기와 레이저 방사장치를 탑재한 반자동 로봇을 만들었다. 공군 비행장에서 1년 동안 시범 테스트도 거쳤다. 조류 퇴치 성공률은 90% 이상이다. 다만 무인기라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도입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활주로에서 기기 오류 등으로 만에 하나 문제가 생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대당 가격이 20억~30억원에 달하는 점도 해결해야 될 숙제다. 남재우 에어사이드계획팀 과장은 “조류 퇴치에 첨단 기술과 장비를 도입한다고 해도 새를 완벽히 쫓아낼 수 있는 건 결국 사람”이라며 “기계는 사람을 보조할 수는 있어도 대체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전국 공항에 조류 퇴치 요원이 70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다 체계적인 훈련과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北무인기, 도라산 군사분계선 침범

    北무인기, 도라산 군사분계선 침범

    북한 무인 정찰기 1대가 13일 서부전선 최전방 경기 파주 도라산 관측소(OP) 인근 군사분계선(MDL) 상공을 침범해 우리 군의 경고 사격을 받고 되돌아갔다. 북한이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맞서 남측을 비방하는 전단을 살포한 데 이어 무인기를 동원해 정찰을 시도함에 따라 추가 도발을 위한 탐색전을 벌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의 항체가 오후 2시 10분쯤 도라산 OP 인근 비무장지대(DMZ) 안쪽 MDL을 수십m 침범해 수 초간 비행했다”면서 “우리 군 경계초소(GP)에서 경고 방송을 한 데 이어 K3 기관총 20여발의 경고사격을 가하자 미상 항체는 즉각 북상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물체는 3000m 고도를 비행한 것으로 판단되나 크기와 제원, 발진 지점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군은 레이더에 이 무인기가 포착되자 초계비행 중이던 전투기에 추적 임무를 부여했고 지상에서 무인기를 조종하는 북한군이 듣도록 경고 방송을 했다. 북한군 무인기가 MDL 이남 상공에서 식별된 것은 북한의 지뢰 도발 및 포격 도발로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이 진행되던 지난해 8월 22~24일 이후 처음이다. 한편 이날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나 북핵 대응책을 협의했다. 협의 직후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3국이 과거와는 차별화된 압박외교를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 제재 채택에 집중키로 했다”며 “중·러와도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본부장은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난다. 또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오후 25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북한의 핵실험이 안보리 결의의 ‘노골적 위반’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2016 경제 새 길을 가자 - 지역에서 꽃피는 미래먹거리] 세종 스마트시티 조성

    [2016 경제 새 길을 가자 - 지역에서 꽃피는 미래먹거리] 세종 스마트시티 조성

    #세종시 도담초등학교 4학년 정예진(10)양은 스마트스쿨로 공부에 재미를 붙였다. 선생님은 전자패널과 펜으로 가르쳤고, 정양은 태블릿PC로 공부했다. 정양은 “분필 가루가 꺼림칙했는데 태블릿PC로 수업을 하니 필기도 필요 없고 자료도 얼른 찾을 수 있어 공부하기 쉽다”고 말했다. 정양의 부모는 딸의 등하교를 실시간으로 통보받는다. 교문에서 자동 체크돼 문자로 보내 준다. 지난해에는 수업 중인 교실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받기도 했다. #“이젠 이거(스마트폰) 없으면 답답해요.” 세종시 연동면 명학리 주민 박정규(54)씨는 웃음을 터뜨렸다. 박씨의 비닐하우스는 스마트팜이다. 딸기를 한창 수확 중이지만 옛날처럼 바쁘지 않다. 박씨는 “스마트폰으로 비닐하우스를 관리하니 여행을 가도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옆집에 하우스 관리를 부탁하지 않아도 된다. 박씨는 방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하우스의 환풍기를 열고 닫을 수 있다. 수막시설도 가동시킨다. 하우스 안에 설치된 센서와 통신하며 작동시키는 것이다. ‘행복도시’인 행정타운 세종특별자치시의 ‘스마트시티’(Smart City)는 이렇게 첫걸음을 하고 있다. ‘똑똑한 도시’라는 의미의 스마트시티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사물인터넷(IoT)을 신경망처럼 연결해 도시를 제어·관리하는 첨단도시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도시와 도시가 이어져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며 작동한다. 도시는 효율적으로 작동되며, 시민들의 삶은 편리하고 안전해진다. 세종시는 교통, 주거, 환경 등 모든 시설이 최첨단으로 건설되고 있다. 일테면 자율주행자동차에는 자율주행도로가 필요하고 시민은 이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도시가 한국에선 세종시다. 세종시 스마트스쿨은 2012년 3월에 시작됐다. 세종시 70개 전 초·중·고교가 스마트스쿨로, 도시 전체 학교가 이런 것은 전국에서 유일하다. 야외수업할 때 태블릿PC만 있으면 처음 보는 풀이나 나무를 인터넷으로 금세 찾을 수 있고, 공동 과제도 태블릿으로 자료를 주고받고 정보를 공유해 분담하기 쉽다. 서태성 세종시교육청 장학사는 “수업 때도 풍부한 자료를 찾아볼 수 있어 교육 내용이 다양해진다”며 “학생이 입원 등으로 학교에 가지 못해도 자기 교실의 수업을 어디서든지 태블릿PC 등으로 들을 수 있도록 스마트스쿨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의 첫 스마트팜은 2014년 말 완성됐다. SK와 손잡고 연동면 100 농가에 적용했다. 스마트폰이 마을 폐쇄회로(CC)TV와 연결돼 방범도 살필 수 있다. 신도시 로컬푸드 직매장의 자기 농산물이 얼마나 팔리는지도 알 수 있다. 시농업기술센터는 지난해 6월 연서·금남면 다섯 농가를 스마트팜으로 만드는 등 이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이것 말고도 스마트시티 사업은 무궁무진하다. 교통신호부터 다르다. 교통체증 정도를 자동 인식해 신호가 켜지고 꺼진다.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 하나로 가스, 전기, 수도를 작동하고 조절한다. 주차 정보도 자동으로 전달된다. 예컨대 A씨가 빌딩에 있는 음식점에 밥을 먹으러 갈 때 현 주차 상황을 알려 주고 대안까지 제시해 준다. 최종준 시 대외협력담당은 13일 “스마트시티는 정보통신 인프라가 완벽해야 하는데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미국 뉴욕 등 명성 있는 대도시도 지하철 하나만 바꾸려고 해도 오래전에 건설돼 수십조원의 돈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세종시는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기술로 신설한 도시라 사물인터넷 인프라를 맘껏 갖출 수 있다. 이런 도시는 전 세계를 통틀어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 자체를 산업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상호 시장 비서실장은 이날 “행정도시로는 세종시가 성장할 수 없다. 전무후무한 스마트시티 모델로 산업화하겠다”면서 “lot 기업이 입주한 스마트밸리까지 조성해 세종시를 스마트시티 쇼룸으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플 때도 병원에 가지 않고 의사와 상담하고 진료까지 받을 수 있다. 건물의 전기와 수도도 관리한다. 이처럼 도시 전체를 모니터링해 제어하는 센터가 지어지고 통신과 전기 등을 일괄 조절하는 터널도 건설 중이다. 올해 말 착공하는 서울~세종고속도로도 ‘스마트하이웨이’로 만들어진다. 차량 번호판을 인식해 통행료를 자동 결제하는 스마트톨링, 차량과 도로·차량과 차량 간 돌발 상황 등을 실시간 알려 주는 지능형 교통체계에, 통신기지국과 레이더로 도로 상황을 감지해 차량과 통신하며 자율주행하게 하는 등 첨단교통시스템이 적용된다. 세종시는 스마트시티 건설과 관련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스마트자동차 충전 인프라, 사물인터넷과 결합된 영상·출판기업을 유치할 예정이다. 스마트시티를 움직이는 핵심인 친환경에너지 분야에도 관심이 각별하다. 시는 이를 아우르는 신재생에너지밸리 조성 등 지역 에너지 5개년(2016~2020)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안승대 시 경제산업국장은 “입주 예정인 KAIST 융합의과학대학원 등 지식산업 기반도 튼튼하다”며 “도시 경쟁력에 새바람을 몰고 올 스마트시티가 완성되면 국내외 도시에 미칠 파급력이 매우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삼성·LG 혁신제품 CES 휩쓸어

    삼성·LG 혁신제품 CES 휩쓸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16에서 압도적 화질의 TV 등 혁신적인 제품으로 각각 수십 가지 상을 휩쓸었다. 삼성전자는 2016년형 스마트TV를 포함해 TV(9개), AV(오디오비디오·3개), 생활가전(7개), 모바일(12개), 반도체(5개) 등 모두 38개의 CES 혁신상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미국 최대 일간지 USA투데이의 가전제품 평가매체 리뷰드닷컴 등 유력 언론의 호평도 이어졌다. 리뷰드닷컴은 삼성의 초고해상도(UHD) TV인 SUHD TV의 신제품 KS9500 시리즈를 ‘에디터스 초이스’로 선정하고 “더욱 눈부신 밝기와 퀀텀도트 컬러, 새로운 스마트허브로 지난해 SUHD TV의 성공을 발전시켰다”고 평가했다. 다른 매체인 테크레이더는 “SUHD TV는 차세대 TV에 대한 개념을 가장 잘 압축한 TV로 현재 다른 어떤 모델보다 우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며 ‘베스트 오브 TV’로 선정했다.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가 선보인 사운드바(HW-K950)는 소리가 나는 방향을 상하좌우에서 천장까지 확대한 3차원 입체 사운드를 구현해 전시 현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적용한 삼성 ‘패밀리 허브’ 냉장고는 리뷰드닷컴의 에디터스 초이스와 매셔블의 ‘베스트 테크 오브 CES’ 등 8개 이상의 어워드를 수상했다. LG전자는 CES 2016에서 선보인 초프리미엄 가전인 ‘LG 시그니처’가 50여개의 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V(G6)는 CES의 공식 어워드 파트너인 엔가젯으로부터 TV 부문 최고 제품상을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2연패다. 엔가젯은 뛰어난 HDR 화질과 세련된 디자인을 높이 평가했다. 리뷰드닷컴은 LG 시그니처 올레드 TV를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했고, 와이어드는 “불가능할 정도로 제품 두께가 얇고 화질이 뛰어나다”며 최고 제품상을 수여했다. LG 시그니처 냉장고는 리뷰드닷컴의 에디터스 초이스와 테크레이더,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주는 최고 제품상을 각각 받았다. 이 제품은 냉장고 문을 두드리면 속 내용물을 볼 수 있고 가까이 다가가면 자동으로 문이 열려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안승권 LG전자 사장은 “LG 시그니처의 혁신적인 기술과 디자인이 인정받았다”면서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 초프리미엄 제품으로 글로벌 가전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커버스토리] 북한군 GP 2㎞ 코앞서 심리전… 北포격 대비 미사일 등 배치

    [커버스토리] 북한군 GP 2㎞ 코앞서 심리전… 北포격 대비 미사일 등 배치

    “오 그대! 그대가 뿜어내는 연기. 멋있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왜 그런지 나는 싫어. 그대의 담배 연기 후후후후 싫어~.” (건아들의 노래 ‘금연’) “겨울에도 난 춥지 않아. 오빠가 늘 곁에 있어 주잖아. 오빠는 날 지켜 주는 슈퍼맨, 그러니 밤에도 두렵지 않아~.” (리미와 감자의 노래 ‘오빠 나 추워’) 8일 낮 12시 중부전선의 한 최전방 일반전초(GOP)에 설치된 대형 스피커에서 귀청이 찢어질 듯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기온은 영하 10도지만 바람이 워낙 세게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18도에 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정오를 기해 군 당국이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해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날 중부전선에서의 방송은 우선 FM 라디오 ‘자유의 소리’ 대북방송 DJ의 새해 금연 결심으로 시작했다. 이어 40~50대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할 그룹 ‘건아들’의 노래 ‘금연’과 힙합 혼성 듀오 ‘리미와 감자’의 ‘오빠 나 추워’가 확성기를 통해 북녘으로 뻗어 나갔다. 바로 앞에서 본 대북 확성기 스피커는 거대했다. 가로로 4개, 세로로 6개, 모두 24개의 확성기가 붙어 있었다. 폭은 3m, 높이는 6m에 달했다. 확성기는 GOP 철책선 바로 앞에 설치돼 있고, 스피커 뒤에는 방음벽이 설치돼 있어 방음벽 뒤에선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방송이 송출되는 거리는 야간에는 전방 20㎞ 이상, 주간에는 10㎞ 이상이다. 철책 너머의 비무장지대(DMZ) 안에 있는 북한군 경계초소(GP)뿐 아니라 DMZ 북쪽 부대, 민간인 거주지까지 음향이 도달하고도 남는다는 말이다. 군은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북한군 GP는 불과 2㎞ 거리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야말로 최전방 전선에서 고된 나날을 보내는 북한군 장병들의 동요를 일으킬 수 있는 대북 심리전의 첨병인 셈이다. 특히 군은 북한군의 조준 포격에 대비해 스피커 앞에 1m 높이의 둔턱을 구축해 놓았다. 둔턱 앞에는 전방의 북한군 동향을 실시간 감시하는 무인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군 관계자는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이후 확성기 스피커를 다시 설치하고 감시 설비를 늘렸다”며 “대북 확성기 방송은 24시간 계속되는 것은 아니고 예측이 어렵도록 하루 2~6시간 불규칙적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북방송의 일종인 FM 자유의 소리 방송을 주로 송출하며 한국 가요 CD 등을 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대북 확성기 스피커에서 약 30m 떨어진 벙커 안에는 방송실이 있었다. 스피커가 내보내는 방송을 이곳에서 조절한다고 한다. 방송실 문 앞에는 “진실을 알리자”는 팻말이 붙어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어디까지나 사실에 입각해 북한을 비판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면서 “방송 운영 장비 점검은 평시 상황에서는 하루 2번씩 실시한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확성기를 방호하기 위해 인근에 폐쇄회로(CC)TV와 적외선 감시장비가 장착된 무인정찰기, 토 대전차미사일, 대공방어무기 비호, 대포병탐지레이더(AN/TPQ36) 등을 배치했다. 또한 K4 고속유탄기관총, K3 기관총, 90㎜ 무반동총, K9 자주포 등도 즉각 응징 태세를 갖추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전방 부대 초소의 북한군 군인 2~3명이 나와 확성기 방송 내용을 청취하며 받아 적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한다”면서 “현재 북한군이 동계훈련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포격 도발 징후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신세대 장병들에게 일단 신기해 보이는 가요를 틀어 문화적 충격을 맛보게 한 다음 김정은 체제에 대한 다양한 비판이 실린 내용도 내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북한의 DMZ 지뢰 도발 사건으로 한 차례 긴장감을 겪었던 GOP 장병들의 표정은 결연했다. 경계병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적이 이를 빌미로 추가 도발할 시 단호하고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부전선 국방부 공동취재단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 4차 핵실험 이후] 美 “전략자산 추가 배치… 사드는 논의 안 해”

    [北 4차 핵실험 이후] 美 “전략자산 추가 배치… 사드는 논의 안 해”

    미국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 논의가 공식화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는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한반도에 추가로 전략무기를 배치하는 방안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한반도에 배치된 미국의 군사자산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며 “이것은 한국에 대한 안보공약의 증거”라고 밝혔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어 “(전략무기 배치는) 우리가 상당 기간 신경 써 온 것”이라며 “우리는 유사시에 대비해 수년간 여러 가지의 조치를 취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따라 우리 동맹과 지역에 추가 자산을 배치하는 신중한 결정들을 내려 왔다”며 “우리는 이 같은 투자의 필요성을 계속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그러나 “현시점에서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한국 측과 어떤 논의나 협의도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수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늘려 왔다”며 “여기에는 알래스카에 대한 추가적 전략자산 배치와 태평양에 대한 이지스함 등 추가적 해군자산 배치, 일본에 배치된 두 개의 레이더 시스템이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알래스카와 태평양 지역에 이지스함 등 탄도미사일 방어 시스템 등의 관련 전략자산이 추가로 배치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피터 쿡 국방부 대변인도 추가 전략자산 배치 가능성에 대해 “미국은 한국과 함께 현시점에서 고려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을 비롯한 역내 동맹들과 북한의 최근 행동에 대응할 수 있는 추가적 조치가 필요한지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도 ‘한국에 전략자산의 배치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항상 준비돼 있으며, 억지가 의미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면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국제적인 공감대를 높여 김정은 정권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더 큰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의회의 대북 추가 제재 추진도 빨라지고 있다. 폴 라이언(공화) 하원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만간 대북 제재 강화법안을 표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대북 제재 강화법안에 대해 초당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미 언론은 이르면 다음주 법안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미 의회 상·하원 의원들이 발의, 계류 중인 대북 제재 강화법안에는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정부와 기업, 은행, 개인 등으로 제재 범위를 확대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이 포함돼 있어 강력한 제재 법안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등 북한과 거래하는 국가들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면서 미 의회의 관련법도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이날 한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에 돈을 투입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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