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텔리 쇠락의 길로
◎뉴욕 화랑가 장악했던 화상/85세 맞아 초라한 기념행사
지난 30여년간 뉴욕 화랑가를 주름잡았던 세계적인 미술상 레오 카스텔리.천부적인 재질과 뛰어난 상술로 한때 연간수의 2천만달러까지 올리며 현대미술의 거장들을 배출시켰던 그가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올해로 화랑설립 35주년과 85세 생일을 맞는 그의 위상은 「겨울사자」처럼 볼품없는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전한다.불황과 건강악화,라이벌 및 신설화랑의 추격으로 이제 카스텔리는 그의 옛 명성을 아놀드 글림셔,래리 가고시안같은 미술상들에게 넘겨주며 그의 시대를 끝내가고 있다.지난 몇년간 뉴욕 화랑가엔 급격한 재편이 일어 글림셔,가고시안같은 미술상을 중심으로 새롭게 판도가 짜여지고 있는 실정.글림셔,가고시안 등의 미술상들은 과거 카스텔리에 전속됐던 화가들을 끌어들여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카스텔리의 옛 영광을 반추시키고 있다.
레오 카스텔리는 유태계 이탈리아인으로 미국에 피난와서 50세때인 1957년 세계적인 조각가 쟈코메티와 추상표현주의의 대가 잭슨 폴록의 작품들을 중개하면서부터 미술상을 시작했다.이듬해에 세계적인 팝아트작가로 탄생케 되는 재스퍼 존스의 작품거래로 기반을 다진 그는 그후 로버트 라우센버그,프랭크 스텔라,사이 톰블리등 세계적인 팝과 미니멀계열 그리고 개념미술 작가들의 전시회를 유치하면서 현대미술의 산파와 뉴욕 화랑가의 대부로 공고히 자리잡았다.그의 이같은 성공은 호혜적인 사업운영,느슨한 작가 전속제 유지,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너그러운 성품 덕분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미덕들도 이제 카스텔리로부터 작가들이 떠나는 것을 막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있다.지난 10년간 10명의 작가들이 카스텔리로부터 다른 화랑으로 이적했다.거기에는 올덴버그,줄리앙 슈나벨,데이비드 살르 등 세계적인 대가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로버트 라우센버그,프랭크 스텔라와 카스텔리간의 전속관계도 실상은 명목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 펼쳐지고 있는 카스텔리화랑 개관 35주년 행사를 카스텔리 몰락의 전조로 불안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카스텔리는여전히 새로운 작가들을 찾고 있다며 낙천적인 자세를 잃지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