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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 개신교의 참회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은 당시 유럽 사회에서 거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던 가톨릭의 부패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됐다.우리나라에서는 면죄부로잘못 번역된 대사(大赦·indulgentia)의 남용에 항의해 발표한 95개 조항의성명서가 그 직접적인 발단이 됐다.대사란 자신의 잘못을 속죄하는 행위인보속(補贖)의 방법과 기간이 너무 엄격해서 신자들이 보속을 다 이행하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많아지자 10세기부터 교황이 일정한 조건을 부과하면서 죄를 사면해준 제도였다.그 조건들은 교회나 가난한 이들을 위한 희생이나 자선의 실천이었는데 교회가 부패하고 세속화하면서 대사가 남발되고 전제조건도 대성당 등을 짓기 위한 헌금으로 대체되면서 상품화되고 말았다.루터는돈으로 구원을 얻고자 하는 당시 교회의 악습에 반기를 들고 ‘오직 성서와믿음과 은총만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가톨릭은 뼈를 깎는 자기쇄신으로 거듭났다.지금도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어 지동설(地動說)을 주장해 파문(破門)했던갈릴레오 갈릴레이를 1992년 복권시켰다.지난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태인 학살에 대한 교회의 침묵을 반성하는 문헌 ‘우리는 기억한다:쇼아(Shoah·유태인 대학살)에 대한 반성’을 발표했고 중세의 종교재판과 같은 교회사의 어두운 측면에 대한 회개도 이루어졌다. 한국 개신교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개신교 교단에 구성된 15개 목회자회 연합체인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9일 일간신문에 ‘하나님과 국민 앞에 우리 자신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5단 크기 광고를냈다.같은날 10개 기독교 시민단체들도 ‘한국교회 갱신을 위한 실천연대’를 결성했다.이들은 최근 교회와 신자들이 연루된 일련의 사건들-고급옷 로비 사건,만민중앙교회 신도들의 방송사 난입,종말론 추종자들의 집단가출,신애양 사건,모 교단의 선거부정 및 비리 시비 등-이 교회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린 것에 대해 참회하며 교회 쇄신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 자기고발 광고는 ▲교회의 외형적 성장에 치중하고 왜곡된 기복신앙을 강조한 나머지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철저하게 가르치지 못한 죄 ▲돈과 권력있는 자를 가난하고 약한 자보다 우대하고 교회의 자원을 사회정의 실현과 이웃을 섬기는 일에 바로 사용하지 못한 죄 ▲IMF 고통과 북한동포들의 굶주림,세계 8억 인구가 기아상태에 있는 현실에서 나눔과 섬김의 원리로 청빈의 삶을 살지 못한 죄 ▲신사참배 등 역사적으로 교회가 권력과 맘몬(物神)의 우상 앞에 무릎 꿇었던 죄 등 7개항의 죄를 고백하고 있다.“주여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소서”로 끝나는 이 고백과 교회갱신운동이 루터의 성명서가 그랬듯 한국개신교를 거듭나게 하는 제2의 종교개혁바람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임영숙 논설위원
  • 동대문 패션상가/서비스는 백화점 가격은 재래시장

    ‘불편하긴 하지만 가격이 부담 없는 곳’‘편리하고 친절하지만 가격이 비싼 곳’ 종전까지 소비자들은 재래시장과 백화점을 선택하는데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이처럼 특성이 명확해 이용 계층이 갈렸기 때문이다.그러나 지난해 서울동대문 지역에 밀리오레를 시작으로 양쪽 장점을 고루 갖춘 복합패션상가가생기면서 사정은 달라졌다.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폭넓은 계층의 패션명소로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지난 28일로 개점 1주년을 맞은 밀리오레와 개점 반년을 넘어선 두타(두산타워의 줄인말)등에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그 이유는 무엇일까? 저렴한 가격에 최신 유행 옷들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게 단연 첫째로 꼽힌다. 이곳 옷은 우선 싸다.디자인은 첨단을 추구하면서도 원가를 낮추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가 동원된다.안감을 넣지 않은 옷이 많은 것도 이때문이다.멋을 중시하는 이들에게는 이런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이들은 올해 산 옷을 내년에 다시 입기를 기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주일 간격의 게릴라식 상품 기획도 이곳의 경쟁력을 높인다.변화무쌍한 신세대들의 심리와 취향을 재빨리 포착,일주일마다 쏟아 놓은 신제품들은 선택의 폭을 넓힐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눈요기거리를 제공한다. 종전의 도매시장과 달리 대접을 받으며 물건을 살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재래시장에서 옷을 입어보려고 하면 “여기가 백화점인줄 아느냐”며 눈총을 받기 일쑤였다.그러나 여기서는 옷을 입어보고 사는 것을 당연한 과정으로여긴다. 쾌적한 매장분위기와 영업시간도 주부들에게는 매력이다.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있어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다닐수 있으며 영업시간도 오전 10시30분∼11시에서 다음날 오전 5시로 시간제약없이 쇼핑할 수 있다.한마디로 ‘시설은 백화점,가격은 시장수준’을 유지해 백화점과 재래시장의 잇점을동시에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곳에도 문제점은 있다. 원가를 낮추다 보니 고유 기획보다는 유명브랜드 인기품목을 본뜨는데 급급하고 시장 흐름을 반영한다는 것이 디자인복제라는 결과를 낳는 점 등이 그것이다.이같은 문제점은 새 패션명소의 롱런에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이곳 상가들은 디자이너를 두거나 나름대로 차별화를 위한 방법을 모색중이다. 두타의 경우 최근 실력있는 신인 디자이너 6명을 선정,이들에게 1년동안 점포를 무료로 임대해주는 ‘벤처디자이너’제도를 도입했다.두타 홍보실 신동규과장은 “벤처디자이너 선정은 소비자들에 대한 홍보효과는 물론 시장 패션 디자인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넓은 광장과 끊임없이 열리는 패션쇼,댄스경연대회,유명가수들의 공연,모델선발대회 등등 새 패션 명소에는 볼거리가 가득하다. 매장 안이든 밖이든 항상 볼거리가 있다는 것이 바로 갈곳이 마땅치 않고호주머니가 가벼운 젊은이들,젊어지고 싶어하는 세대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일 것이다. [상가 가이드]■밀리오레 10대후반에서 20대 초반을 대상으로 한다.영업시간은 오전 10시30분에서 다음날 오전5시.주말도 같다.월요일 오전5시부터 화요일 오전 10시30분까지는 쉰다.삼성카드사와 제휴,밀레오레 삼성카드를 사용하면 5% 할인혜택을 받을수 있다.9월 3일까지 개점1주년 경품행사를 펼치고 있다. ■두산타워 유아복부터 30대까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어 가족들 옷을 준비하는 주부들이 쇼핑하기에 적당하다.영업시간은 오전 11시에서 다음날 오전5시.주말에도 같다.월요일 오전 5시부터 화요일 오전 11시까지는 문을 닫는다.LG카드사와 제휴,5%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가하게 쇼핑하거나 아이를 데려가고 싶으면 오전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강선임기자 sunnyk@kdaliy.com
  • ‘과천 세계예술제’구경오세요

    연극인들과 과천시의 갈등으로 집행위원장이 교체되는 등 파행을 겪은 ‘과천세계마당극큰잔치’가 ‘마당99,과천세계공연예술제’로 이름을 바꿔 오는 9월 10∼19일 제3회 행사를 개최한다. 바뀐 명칭에서 알 수 있듯,우리 고유의 전통연희 양식인 마당극과 세계 각국의 거리극을 위주로 한 이전 행사와 달리 무용·음악·퍼포먼스 등 야외에서이뤄지는 모든 장르를 수용해 복합 공연예술의 장으로 탈바꿈한다. 해외초청작으로는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7개국에서 8개 공연이 선정됐다. 관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국제 페스티벌에서 호평을 얻은 작품을 우선해서 뽑았다.일본 ‘류잔지’(流山兒)의 ‘광인교육’,한일공동제작‘거짓이라는 이름의 진실’등 2편의 정극과 미국 세컨핸드 무용단의 ‘인간파리 외’공연을 제외하곤 모두 퍼포먼스이다. 이중 가장 눈여겨볼 작품은 프랑스 ‘메자닌’의 ‘양들의 방황’.세기말을살아가는 인간들의 처절한 일상과 절망,그리고 그 끝에 매달린 희망을 육체언어로 그려낸 이미지극이다.이탈리아 ‘누클레오’의‘마스카로’,독일 ‘살푸리’의 ‘항해’등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 초청작은 경기도립극단의 ‘별 산대놀이가 다 있네’(마당극),극단 처용의 ‘로미오와 줄리엣’(연극),우리극연구소의 ‘불의 기쁨,밥의 평화’(퍼포먼스),‘신관웅과 재즈 빅밴드’의 ‘듀크 엘링턴 탄생 100주년 기념콘서트’(음악)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18편이 선보인다.이밖에 영호남연극발전협의회가 준비한 마당극 ‘화개장터’와 한국연극배우협회의 ‘춘향전’,경기도연극인연합극단의 ‘도당제’가 기획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행사기간중 이탈리아,호주,영국,프랑스 극단의 워크숍과 국제학술심포지엄,세계연극평론가협회장 이안 허버트의 특강 등이 곁들여진다.과천시민회관 안팎 9곳에서 행사가 진행되고,‘양들의 축제’‘난타99’‘대우서커스’등 3편이외에는 모든 공연이 무료이다.(02)500-1233. 한편 이번 예술제는 지난 2년간 행사를 주관해온 한국연극협회와 민족극협의회가 불참한 가운데 추진돼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운영방식에 대한 과천시의 간섭으로 빚어진 불화는과천시가 집행부를 새로 구성하는 것으로 마무리됐지만,집행위원장 교체 등 일련의 진행과정에서 쌓인 연극인들간의 앙금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순녀기자 coral@
  • [義烈 독립투쟁](1-2) 李在明 의사

    안중근(安重根)의사가 중국 하얼빈역에서 일제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처단한 지 채 두 달이 못돼 국내에서는 한 애국청년이 ‘을사오적’의 하나인 이완용(李完用)을 노상에서 습격,치명상을 입힌 의거가 일어났다. 을사조약 체결로 한국은 일제에게 외교권을 박탈당하였고 한국 땅에는 일제의 통감부가 설치되어 사실상 한국정부를 대신하였다.1907년 ‘헤이그밀사사건’으로 고종황제가 강제 폐위당한 데 이어 한국군의 해산 등 일제의 한국침략은 갈수록 강도를 더해 갔다.이에 전국에서 의병이 궐기해 일제에 대해무력항쟁을 시도했으나 병력과 물자에서 역부족이었다.여기서 돌파구로 모색된 것이 바로 개별단위의 의열투쟁이었다.이는 일제의 침략 주동자와 친일적신들을 처단함으로써 그들의 침략의지를 분쇄시키고 동시에 동포들에게 구국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함이었다.이완용처단의거도 그 연장선상에서 시도된 것이었다. 1909년 12월22일 오전 이완용은 5일 전인 12월17일 사망한 벨기에 황제 레오폴트 2세의 추도식이 열리고 있는 서울종현(鐘峴) 천주교회당(현 명동성당)내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었다.11시 30분경 식이 끝나자 이완용은 저동(苧洞) 자택으로 돌아가기 위해 인력거에 올라 교회 오른쪽 언덕길을 막 오르려던 참이었다.이때 갑자기 한 청년이 인력거 뒤에서 달려오더니 품 속에서 단도(短刀)를 꺼내 순식간에 이완용의 왼쪽 어깨(左肩)를 내리 찔렀다. 졸지에 습격당한 이완용이 인력거 아래로 고꾸라지자 청년은 따라내려가 그를 타고 앉아 이번에는 오른쪽 허리(右便腰部)를 찔렀다.이완용은 이내 의식을 잃고 길바닥에 쓰러졌다.이를 지켜보던 인력거 차부(車夫) 박원문(朴元文)이 달려들어 제지하려 하자 청년은 그의 어깨를 찔러 쓰러뜨리고는(박원문은 왼쪽 폐를 찔린 후 나중에 사망함) 다시 이완용에게 달려들어 오른쪽 신장(腎臟)부분을 난자하였다(이완용의 생질로 그의 비서관을 지낸 김명수(金明秀)가 1927년 간행한 이완용의 전기 ‘일당기사(一堂紀事)’에서 인용).길바닥은 유혈이 낭자하고 순식간에 일대는 아수라장이 돼버렸다.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판단한 청년은 그때서야 ‘대한독립 만세!’를외쳤다.때마침 인근에서 호위하던 순사들이 달려들어 체포하려 하자 청년은칼을 휘두르며 대항하였다.그러나 중과부적으로 일경의 칼에 하체에 상처를입고 붙잡히고 말았다.이 의거로 결국 이듬해 처형된 청년이 바로 이재명(李在明)의사로 검거 당시 23세였다. 이 의사는 평양 출신으로 13세때 예수교에 입교하였으며 평양 일신(日新)학교를 졸업하였다.1904년 미국 노동이민회사의 이민모집에 응모,하와이에서농부로 일하다가 1906년 3월 재미한인 독립운동단체인 공립협회(共立協會)에 가입,활동하기도 했다.1907년 공립협회에서 매국적(賣國賊) 숙청을 결의하자 자원,그 해 10월 배로 일본을 거쳐 귀국했다.귀국 후 중국과 노령(露領,러시아령) 등 각지를 돌며 동지를 규합하고 일제의 침략 원흉들과 매국노의처단을 결심한 이 의사는 1909년 1월 순종황제의 서도(西道,평안도) 순시때이토(伊藤博文)가 동행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평양역에서 이토를 처단하기 위해 동지 몇 사람과 정거장에서 대기했다.그러나 이토가 자신의 신변의 위협을 우려해 순종황제에게 붙어다니므로 이토를 향해 발포하다가 자칫 순종황제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도산 안창호의 만류로 이 계획은 미수에그치고 말았다.그러나 이토를 처단하기 위해 원산을 거쳐 해삼위(海蔘威,블라디보스토크)로 건너가 기회를 엿보던 중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역에서 그를 처단했다는 소식을 듣고 귀국하였다. 일제와의 무력항쟁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제 침략괴수보다는 매국노들을 먼저 처단하는 것이 국권수호의 첩경이라고 생각한 이 의사는 이완용 등 을사오적을 처단 대상으로 지목하였다.그들 가운데 내각 총리대신 이완용은 첫번째 대상인물이었다.거사 1개월 전인 11월 하순경 이 의사는 동지들과 숙의끝에 자신은 이동수(李東秀)·김병록(金丙祿)과 함께 이완용을,김정익(金貞益)·조창호(趙昌鎬)는 일진회 회장 이용구(李容九)를 처단하기로 결의하였다.12월7일 최종모임에서 일행은 역할분담을 확정하였다.거사 결행자 이외에 오복원(吳復元)·박태은(朴泰殷)·이응삼(李應三) 등 3인은 거사자금 조달을,조창호·전태선(全泰善)은 거사에 필요한 권총·단도를 준비하여 서울로운반하는 책임을,그리고 김용문(金龍文)은 먼저 서울로 올라가서 이완용과이용구의 동정을 탐지하기로 했다. 12월12일 상경한 이 의사는 당시 대한매일신보(大韓每日申報) 기사를 통해이완용이 벨기에 황제 추도식에 참석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거사 당일 아침 군밤장수로 변장,성당 정문 앞에서 군밤을 팔며 동태를 살폈다.오전 11시30분경 추도식을 마친 이완용이 인력거에 오르자 이 의사는 그를 응징하고는 현장에서 체포돼 이완용 저택 보호순사실로 끌려갔다. 의거현장에서는 이 의사 이외에 여인 2명도 같이 체포되었는데 그 중 한 사람은 이 의사의 부인 오인성(吳仁星)여사였다.권총을 휴대한 채 성당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동수와 조창호는 이 의사가 체포된 후 현장에서 도주하였다.이 사건으로 이 의사 등 13명이 이듬해 3월13일 정식 기소되었다. 첫 공판이 열린 5월13일 오전 9시30분경 이 의사 등 일행을 태운 3대의 호송차가 신축한 지방재판소에 도착하였다.중키에 짧게 깎은 머리,흰색 죄수복을 입은 이 의사가 동지 일행과 함께 출정하자 10시5분 개정에 이어 검사의기소장 낭독이 끝나고 재판장의 심문이 시작됐다. 문:공모자는 모두 몇 명이나 되는가?답:한 사람도 없다. 문:찬성자도 없었는가?답:2천만 동포가 모두 찬성자다. 문:거사는 언제부터 준비했나?답:을사조약 체결 후 미국에 있을 때부터 준비했다. 문:왜 이완용을 죽이려고 했나?답:죄목은 8개조(條)다.그 첫번째가 을사조약 체결이다. 거사현장에서 압수된 권총·단도 등 거사용품을 가리키며 재판장이 물었다. 문:행흉(行凶)에 사용된 무기는 이것들인가?답:행흉이라니,나는 행의(行義)를 했다.(‘일당기사’에서 인용) 18일 선고판결에서 이 의사에게는 ‘교(絞)’,즉 교살형이 선고되었고 김정익·김병록은 징역 15년,자금조달책인 이응삼에게는 최저형인 징역 5년이 선고되었다. 6월30일 경성공소원(京城控訴院)에서 열린 2심 공판에서 검사는 “1심판결은 ‘완전무결’한 것”이라며 1심대로 판결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하였다.8월 최종선고에서 사형이 확정되자 이의사는 “너희 법이 불공평하여나의 생명은 빼앗지만 나의 충혼은 빼앗지 못할 것이다.나를 교수형에 처한다만 나는 죽어 수십만 명의 이재명으로 환생해 너희 일본을 망하게 할 것이다”라며 엄숙히 경고하였다. 9월13일 사형집행에 앞서 기독교 신자인 이 의사는 “내가 보던 찬미(讚美,찬송가)책이나 갖다 달라”고 하여 207장 ‘예수가 나를 기다리심’을 1절부터 끝까지 읽고는 조용히 순국하였다. 한편 이 의사의 습격을 받은 후 다량 출혈로 사경을 헤매던 이완용은 일제당국의 각별한 치료 덕분에 이듬해 2월14일 퇴원하였다.그가 입원해 있는 동안 그의 병실이 있던 대한의원(현 서울대병원 구관)에는 통감부 소속 일본인 고관을 비롯해 고종·순종황제가 보낸 칙사,한국정부 고관,심지어 한국거류 일본인들의 병문안 발길이 끊일 날이 없었다. 퇴원 후 내각 총리대신으로 복귀한 이완용은 이 의사 순국 20여일 전인 8월22일 한국통감 데라우치(寺內正毅)와 마침내 ‘한일병합조약’을 체결,강토와 국권을 일제에 내주고 말았다.금산(錦山)군수 홍범식(洪範植)은 이 소식을 듣고 뒷산에 올라가 목을 매 자결하였고 매천 황현(黃玹)은 ‘절명시’를 남기고 음독,순국하였다.1910년대 의열투쟁은 이로써 또하나의 출발점에 서게 되었다. 정운현기자 jwh59@
  • 日영화 판권 사재기 열풍

    다음달초 일본문화 2차개방이 단행돼 일본영화 수입폭이 확대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화수입업체들의 일본영화 수입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이들이 사 들였거나 사 들이려는 일본영화는 대부분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수준 높은 작품들이지만 일부는 일본 내국용으로 일본색이 지나치게 짙어 국내상영에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영화사들은 일본영화 사재기에 앞다퉈 나섬으로써 수입가의 상승을 부채질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에 들여 오려는 영화들은 지난해 10월 1차개봉 때 수입된 ‘우나기’등에 비해 흥행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우나기’등은 대부분 오래 전 4대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들이어서 시대성 등에서 뒤떨어진 탓에관객의 흥미를 끄는 데 실패,흥행이 저조했다. 영화계에 따르면 일본영화를 가장 많이 준비하고 있는 곳은 일신창투.‘러브레터’ 등 이와이 순지의 작품 7편을 비롯해 츠카모토 신야의 ‘동경의 주먹’,미야모토 아몬의 ‘비트’,미타나 코기의 ‘라디오의 시간’,기타노 다케시의 ‘기쿠지로의 여름’ 등 20여편 정도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신 측은 일본영화 4편의 국내판권을 얻는 대신 한국영화 5편의 일본내 판권과 50여만달러를 주기로 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모노노케공주’ 등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9편도 수입키로 하고가격 협상중이다.9편 모두 합쳐 200만달러 안팎에 계약이 맺어질 전망이다. 또 율가필름은 이마무라 쇼헤이의 ‘나라야마 부시코’,오시마 나기사의 ‘열정의 제국’,구로자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 등 대작을 수입했다. 특히 시네마서비스는 최근 일본에서 쇼지쿠사의 영화를 살펴보고 4편을 계약했으며 애니메이션 ‘레오’의 극장판 수입을 추진중이다. 영화 수입업자 뿐아니라 대기업들도 일본영화 수입 대열에 뛰어들고 있다. 영화수입사 D사는 지난주 일본을 방문해 애니메이션 판권을 사려고 의사를타진했으며 다른 영화사는 도에이사의 야쿠자영화를 수입하려 하고 있다.이에 따라 일본영화계에는 “한국이 일본영화를 사들여가기 위해 줄을 잇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영화평론가인 조희문 상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는 “수입업자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과당경쟁을 벌이는 측면이 있다”면서 “어차피 업자들도 일본영화붐이 초기에 한번 지나갈 ‘반짝경기’임을 알고 있고 관객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일본영화 수입붐은 절로 정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재범기자 jaebum@
  • 美 프레스필드 역사소설 ‘불의 문’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와 스파르타.아테네인들은 흔히 영리하고 창조적이며민주적인 반면,스파르타인들은 무디고 퇴보적이며 무엇보다 호전적인 사람들로 묘사되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도식적인 구분이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 것일까.미국의 신예작가 스티븐 프레스필드의 역사소설 ‘불의 문’(전2권,이은희 옮김,들녘)은스파르타에 관한 그동안의 이미지를 철저하게 뒤엎는다.아테네를 넘어선 스파르타의 숭고함,스파르타인들의 인간적인 따뜻함을 그리는 데 소설의 초점을 맞춘다. 소설의 배경은 제2차 그리스·페르시아 전쟁 중인 기원전 480년에 벌어졌던 테르모필레 전투다.테르모필레 전투의 유일한 생존자인 어느 스파르타 중무장 보병의 종자(從者)가 구술하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소아시아를장악하고 지중해 연안의 정복마저 눈앞에 두고 있던 페르시아의 다리우스대왕은 마라톤에서 참패한 뒤 아들 크세륵세스에게 왕위를 넘겨주고 눈을 감는다. 왕위를 넘겨받은 크세륵세스는 군대를 동원,그리스를 다시 침공하고 그리스 연합군을 지휘하게 된 스파르타는 육지의 침공로인 좁은 고갯길 테르모필레(‘뜨거운 문’이라는 뜻)에 300명의 전사를 파견해 이를 저지한다. 이들 300명의 용사는 200만의 페르시아 대군을 맞아 7일동안 항거하다 결국죽음을 맞는다.하지만 시간을 번 그리스군은 세력을 모아 페르시아군을 대파한다. 작가는 이 중과부적의 전쟁을 앞두고 스파르타인들이 어떻게 스스로를 단련시켰는가를 꼼꼼히 살핀다.아울러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 등의 입을 통해 고대인들의 세계관과 국가관,이성관 등을 전해준다. 사회가 평안하면 아테네가 화두로 떠오르고 사회가 불안하면 스파르타를 떠올린다는 말이 있다.지금 우리 사회야말로 펠레폰네소스 전쟁에서 아테네를무찌른 스파르타의 본질을 제대로 알고 배울 필요가 있다. 김종면기자
  • [현상과 전망 21세기 미술](2)캘리포니아의 ‘살아있는 그림’

    르네상스 이전 서양미술의 주제는 신이나 성인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르네상스에 이르러 인간은 다시 그 중심이 될 수 있었으며,19세기 사진의 발달과 함께 인물을 그리거나 기록을 하기 위한 기능은 더이상 화가의 역할이 아니게 되었다.사진의 발달은 화가들로 하여금 보다 심도 있는 탐색과실험이 가능하도록 하였다.그 결과 지금까지의 미술 형태와는 다른 새로운형식의 미술이 나타나게 되었다.20세기에는 이런 새로움이라는 구호아래 다양한 사조의 미술운동이 전개되어 왔다.21세기를 준비하는 지금,태평양 건너미국의 캘리포니아 해변에서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미술이 시도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라구나 비치-이 해수욕장은 해변의 부드러운 모래 외에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살아있는 미술과 조각을 전시하는 행사로,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1998년에는 140명이 참가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밀로의 ‘비너스’,미켈란젤로의 ‘피에타’,모네의 ‘정원의여인’,로댕의 ‘칼레의 시민’등 16세기에서 19세기에 이르는 대가들의 불후의 명작들을 완벽하게 연출,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었다.TABLEAUVIVANT(살아있는 그림),SCULPTURE VIVANT(살아있는 조각)으로 불리는 이 예술행위는 말 그대로 살아서 숨쉬고 움직이는 그림과 조각들을 말한다.처음에사람을 그리기 위해 사용되던 캔버스와 물감의 자리를 자연을 배경으로 사람이 자리잡게 된 것이다.사람들로 이루어진 그림의 모방인 셈이다.‘살아있는 그림’의 주제는 16세기에서 19세기의 대가들의 그림들로 이미 잘 알려진작품들이다. 이러한 점이 관객들의 이해를 돕고 흥미를 유발시켜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그림에 나타난 형상 그대로를 연극적인 요소가 가미된 무대로 혹은 퍼포먼스로 보여주는 ‘살아있는 그림’의 또다른 재미는 전통의상의 재현,인물들의 정지된 자세와 순간의 표정 등을 들 수 있다.그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인물들의 다양한 표정과 행동은 그림 속의 상황을 연극적 혹은 풍자적으로 만들고 있다.미술관이 아닌 열려진 공간,그것도 여름날의 해변가에서 사람들은기존의 미술감상법에서 벗어나 미술품과 함께 존재하고, 즐기며 또한 열광한다.이 ‘살아있는 그림’이 현장에 직접 참여한 그들에게 독특한 미적 체험과 추억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원래 ‘타블로 비방’은 완전히 새로은 형식의 예술은 아니다.19세기 유럽,상류층의 파티에서 사람들의 여흥을 돋아주던 오락의 한 종류로 극소수의 사람들끼리 재미로 즐기던 놀이였다.그냥 잊혀졌을 놀이가 사진의 기록적 기능에 의해 살아 남아 오늘날 현대작가들과 거리의 연기자들에 의해 새롭게 태어나는 행운을 안게 되었다.새로운 미술의 창조가 하나의 전통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지금,캘리포니아의 해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행동들이 새시대의 새로운 예술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해 본다. 송미령 (한솔문화재단 선임학예연구원)
  • 송채은 北어린이돕기 골프 우승

    송채은이 제1회 괌정부 공항관리청(GIAA) 초청 북한어린이돕기 국제자선골프대회에서 우승했다. 송채은은 14일 괌의 레오팰리스골프장(파 72)에서 끝난 대회에서 2라운드합계 8언더파 136타로 홍희선을 5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고 알려왔다.홍희선은 정일미와 같은 3언더파 141타를 기록했으나 백카운트방식(최종라운드 성적이 좋은 순서로 순위를 가리는 방식)에 따라 준우승을 차지했다.이 대회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반기 상금랭킹 상위 18명의 선수가 출전했으며 이들은 현지 교포 등과 프로암대회를 치러 모금한 1만3,500달러를 북한어린이 식량구호기금으로 국제적십자사에 전달했다.
  • 내가 가진 고미술품 의심나면 중앙박물관 찾아라

    뛰어난 예술품엔 가짜가 따르기 마련이다. 검찰이 국보급 고서화를 대량 위조한 일당을 적발함으로써 고미술품 위·모작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미술품 모작은 이번 사건에서 재연된 천경자화백의 미인도 뿐만 아니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도 진위(眞僞)시비에 휘말릴 정도로 뿌리깊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짜 그림이 대규모로 유통되는 까닭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기 때문이다. 오랜 역사에 비하면 사실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문화재는 별로 없는 편이다.전쟁과 마구잡이 개발의 결과다.여기에 미술품을 투기 대상으로 삼는 사회심리도 가짜 미술품을 양산하는 데 공범 구실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가짜 그림이 단원 김홍도,청전 이상범 등 조선 후기 및 근현대의 인기화가들에서 주로 나오는 것도 수요·공급의 엄청난 불균형에 따른 높은 환금성 때문이다.반면 도자기류는 지하 또는 해저에서 종종 발굴돼 상대적으로 위작·모작이 적다고 한다. 그렇다면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예술품은 어떻게 진위를 확인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국립중앙박물관 등 박물관이나 미술관,관련 분야의 학자나 연구소 등을 찾아 문의할 것을 권하고 있다.중앙박물관은 소장가의 요청이 있으면 시가감정은 해주지는 않지만 문화재적 가치나 진위여부 등에 대해서는 답해주고 있다.동양화나 현대 회화는 시공사의 한국미술연구소 등을 찾으면 된다.또 문화재청을 통해 관련 분야의 문화재위원을 소개받아 자문을 구할수있다. 제도적으로는 학자 등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공식 감정기구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현재 고미술협회를 비롯한 민간차원의 감정기구가 있지만,이번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비리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따라서 민간기구라도 학계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참여시켜 공정성을 회복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경매제도를 활성화해 미술품 거래를 공개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국립중앙박물관 정양모관장은 “겸재 정선의 그림에는 그 시대의 지질,안료등을 썼을 것”이라며 “정부 산하의 문화재연구소 등에서 고미술품의 재질을 조사,자료화하면 위조나 모조품은 발을 들여 놓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순기자 stslim@
  • [외언내언] 위조미술품

    지난 87년 캐나다의 고야 연구가 롤프 메시지는 20년간에 걸친 자신의 연구결과 루브르박물관을 위시해 유럽의 대미술관에 소장된 다빈치·루벤스·베라스케스·렘브란트 등 대가들의 작품중 일부는 가짜이며 사실은 18세기에서 19세기에 걸쳐 스페인의 유명화가 고야가 그린 것이라는 학설로 유럽화단을 떠들썩하게 했다.미술품 위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후 세잔과 반 고흐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위작 출현으로 미술관과 전문가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한국 고미술협회 전직 간부와 화랑업자,전문위조범 등이 결탁해 국보급 미술품을 위조하고 이를 유통시킨 사건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마치 대량 생산공장 체제를 이루면서 한쪽에선 베끼기와 앞뒷장 떼기,낙관 바꿔치기 등 조직적으로 진행된 데다 대규모라는 양도 놀랍지만 그들이 바로 우리 전통문화재를 보전하고 선양해야 하는 사명감을 가진 장본인이라는 점이 경악스럽다. 위조범들이 모사한 그림에 ‘진품’ 감정서를 끊어주거나 겸재 정선의 ‘조령용추’가 가짜판정을받자 1주일 만에 진품으로 둔갑시켰다는 대목은 전문사기범을 방불케 한다.오죽하면 화랑가에선 이들을 ‘골동 마피아’로 지칭하고 그들에게 연결되지 않고는 “그림 한장 팔 수 없다”고 한탄할 정도다. 서양에서의 예술 마피아는 거꾸로 걸어놓은 듯한 그림이나 어린 아이가 휘갈긴 듯한 낙서 등 기만적인 그림으로 현대미술을 농락하는 작가를 지칭하는 데 비해 대조적이다. 그림에서 언제나 문제가 되는 것은 ‘감정’이다.감정에 따라 휴지로 변하거나 보물급으로 급부상한다.지난 91년 천경자씨의 ‘미인도’ 사건도 결국‘감정’으로 인해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몰라보는 작가가 돼버렸고 작가가가짜라고 주장하는 작품에 대해 소위 전문가들이 진짜라고 판정을 내린 희대의 난센스가 연출됐다. 문화재 가짜 논란을 막기 위한 장치는 나라마다 다르다.일본의 고미술계는가짜문제에 이성적으로 접근해 단정적인 진위판정을 꺼리는 편이고 프랑스에서는 고시를 뺨칠 정도의 어렵고 경쟁이 치열한 감정인 국가 시험을 치르고있다.그러나 아무리 감정기구가 있어도 가짜 문화재를 만들어내는 수법은 컴퓨터 등 첨단 장비를 이용하거나 과학지식을 응용하는 등 갈수록 치밀해지는 점이 문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미술사가 등 학계와 박물관협회 고미술 평론가가 참가하는 국가 차원의 감정기구가 설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또 미술품을 애호하는 사람도 값으로 예술품을 점치기보다 마음으로 예술을 바라보는 심미안이 요구된다.그리고 진심으로 미술을 사랑한다면 미술관의 명화가 모두 자신의 것이라고 자부할 수 있어야 한다. [이세기 논설위원 sgr@]
  • 과세특례자 2만여명 혜택 제외

    다음달부터 과세특례 배제기준이 보다 확대되고,적용이 엄격해진다.이에 따라 기존 사업자 가운데 2만여명이 과세특례 적용을 받을 수 없게 된다.국세청은 24일 공평과세를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과세특례 배제기준을 제정,다음달부터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과세특례는 85년 12월 도입 당시 적용사업자가 전체 사업자의 72.1%에 달했으나 지난해말 현재 전체사업자(285만명)의 39.7%(113만명)로 줄었다.연간매출액이 4,800만원 미만인 사업자가 해당된다. 새 기준에 따라 동대문시장의 밀레오레,두산타워,용산구 숙대입구 대로변,효제동 대로변,도곡동 우성케릭터1999 등 13개 지역이 과특에서 제외됐고 호텔 132개,백화점 139개,건물상가 222개,대형건물 199개,동단위의 323개 지역도 과특 대상에서 배제됐다.해당 건물에 입주해 있는 사업자는 외형이 4,800만원 미만이라도 모두 과특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업종별로는 전자오락실(PC게임방),산후조리원 등 2개 업종이 추가되고 영세미용실,슈퍼마켓 등 영세업종을 중심으로 100개 업종은 제외됐다. 서울지역에서 임대사업을 하는 부동산임대업자의 경우 임대건물평수가 20평을 넘으면 무조건 과특에서 배제된다.룸살롱,나이트클럽,요정 등 과세유흥장소는 시 단위 이상지역에서 이번에 읍·면과 기타 군지역으로까지 확대,과특적용을 배제했다. 노주석기자 joo@
  • [이어령의 새 천년읽기]밀레니엄 게이트(上)

    비둘기는 평화를 상징하는 새이다.하지만 생태학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로렌츠의 보고서를 보면 비둘기의 싸움처럼 잔인하고 치열한 것도 없다.상대방이 죽어 쓰러질 때까지 계속 쪼아대기 때문이다.평화라는 말도 마찬가지이다.영어의 경우 peace에 감탄부호를 붙여 동사형으로 사용하면 “비 사이렌트! ”( 입닥쳐,조용히 해 )와 같은 뜻이 된다. 평화의 어원인 라틴어 팍스가 전쟁과 정복의 지배언어로 쓰여왔다는 것은일리치의 지적이 아니라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팍스 로마노나,팍스 브리타니카는 어느 강대한 제국(帝國)이 무력으로 세계를 제패하여 천하를 통치한 시대를 뜻한다.말하자면 로마인이,영국인이 입닥쳐라고 소리치면 온 천하가 숨을 죽이고 조용해지는 것을 평화라고 불렀던 시대이다.그래서 조지 오웰이 그린 1984년의 가상적인 나라에서는 아예 “전쟁”을 “평화”라고 부른다. 20세기초 자유 무역제도가 처음 생겨나게 되었을 때 신문들은 이제 이 지구상에서 전쟁은 영원히 사라지게 되었다고 했다.그리고 소련이 해체되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에도 역시 신문들은 전쟁없는 영구한 평화가 도래했다고 보도했다.하지만 그 말이 끝나자 마자 1차대전이 일어났고 걸프전이 벌어졌다.결과적으로 20세기의 역사는 전쟁으로 막을 열고 전쟁으로 막을 내린 시대가 되었다.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부터 1990년까지 총 2천 340주 가운데 이 지구에서 진정 전쟁으로부터 해방된 주는 겨우 3주간밖에 되지 않는다고 앨빈 토플러는 적고 있다.전쟁을 장마철에 비유하고 평화를 그 먹구름사이로 잠시 내비친 햇빛이라고 정의한 사람은 역시 천재였다. 동양인들도 예외가 아니다.투표 계산을 할 때에도 곧잘 애용되는 한자의 정(正)은 올바르다는 뜻을 지니고 있지만 그 자원(字源)을 분석해보면 군사들이 남의 나라 성을 쳐들어가는 모양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갑골문자의 정자는 오늘의 발 足자처럼 썼는데 위의 口는 나라를 에워싼 성벽을 나타낸 것이고 아래의 止자는 발 모양을 그린 것으로 행진을 의미한 것이기 때문이다. 正자는 征服의 征자나 무력의 武자와 뿌리가 같은 것으로 전쟁이 곧 정의라는사상을 담은 글자이다. 그러고 보면 아버지의 父자도 두 손에 도끼를 들고 서있는 전사의 모양이아닌가.그래야만 살았고 그래야만 가정과 나라를 지켰던 것이 ‘삶의 문법’이요 ‘생존의 규칙’이었다.그러나 같은 전쟁의 패러다임이라고 해도 파워폴리틱스의 서구 문명과 문치교화(文治敎化)의 모럴 폴리틱스로 대비되는 유교문명은 서로 다른점을 지니고 있다.볼테르가 부러워한 것처럼 서양에는 글짓기를 하여 관리가 되는 과거(科擧)제 같은 것은 없었다.그 대신 서양에서는 등자(橙子)가 발명되어 말을 타고도 싸움을 할 수 있게 되면 곧 기사(騎士)와 기사도(騎士道)가 생겨나게 되고 그 힘을 밑받침으로하여 봉건제가 생겨난다.그러다가 대포가 발명되면 이번에는 그 견고했던 성채가 무력해지면서 봉건제도도 함께 붕괴하고 만다.이렇게 모든 기술과 사회제도가 전쟁 패러다임에 의해서 부침해온 것이 파워 폴리틱스를 내세운 서구문명의 전쟁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다. 서구의 근대문명도 모두가 전쟁패러다임에서 파생된 것들이다.베니치아의귀족들이갈릴레오의 망원경에 거금의 지원금을 내준 것은 결코 지구가 도는지 해가 도는지의 지적 호기심 때문이 아니었다.그것은 오로지 먼 바다에 떠있는 배가 적의 군함인지 아닌지를 식별해 내는 군사장비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을 뿐이다. 남태평양 섬의 어민들은 이상하게도 자기네들이 잡은 싱싱한 물고기를 놓아둔 채 서양에서 들여온 통조림고기를 사 먹는다.그들은 선진 문명의 상징물로 부러워하고 있는 그 통조림이 바로 나폴레옹이 개발한 전쟁 산물이라는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는 것이다.병사들이 전쟁터에서 먹을 수 있는 보존식을 개발하기 위해서 나폴레옹은 현상금을 걸었고 1804년 아페르가 통조림의 원리를 발명하게 되었다.오늘날 평화로운 도시의 슈퍼마켓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통조림문화에 귀를 기울이면 유럽대륙을 향해 끝없이 쏘아대던나폴레옹의 포성이 울려오고 있는 것이다. 산업문명의 꿈을 실현시킨 공산품의 표준화도 나폴레옹의 전술에서 비롯된것이다.대포의 바퀴를 끼우고 빼낼 때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보나파르트의권력은 모든 나트의 홈과 그 크기를 똑같이 만들어내게 한 것이다.서구 근대문명이 만들어낸 온갖 기술과 그 발명품들은 크든 작든 나폴레옹의 발상처럼 전쟁터에서 발명된 것들이다.라이트 형제가 발명한 비행기가 급속도로 개발되고 실용화된 것은 그것이 적진에 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는 전쟁무기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펜실배니어 대학에서 최초로 개발된 아니액 컴퓨터 역시정확하고 빠른 탄도계산을 위해 미 국방성이 발주한 전쟁장비였다. 술집에까지 불황을 가져왔다는 인터네트의 새 문명은 어떤가.그것 역시 “부루터스 너마저”이다.펜타곤의 컴퓨터가 적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을 때를대비하기 위해 미 군부가 그 자료들을 여러 곳에 분산시키고 네트워크화한것이 바로 인터네트의 기원이다.원격 화상회의의 기술개발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대통령을 비롯한 군 수뇌부들이 적의 핵 공격을 피해 각지로 흩어져있어도 한자리에 앉아 있는 것처럼 군사 참모회의를 할 수 있도록 고안된 군사기술이다.더 이상 장황한 설명이 더 필요하겠는가.군수용 반도체의 수요가없었더라면 어떻게 한가롭던 플람 과수원의 “산타클라라의 골짜기”가 연일 다우 지수의 신기록을 갱신하는 “실리콘 밸리”로 변할 수 있었겠는가. 이렇게 전쟁 패러다임속에서 나온 서구문명의 특성을 세인트 조지 콤플렉스라고 부르기도 한다.그것은 악령을 퇴치하고 공주와 결혼을 하는 서구 영웅전설의 원형에서 비롯된 개념으로 사랑과 평화의 선행사는 언제나 악령 죽이기라는 그 전쟁으로 되어 있다.그러므로 악령이 없을 때에는 악령을 스스로만들어내야만 한다.그것이 이따금 서양사회를 휩쓸고 지나가는 마녀 사냥이며 나치에 있어서의 유태인이다. 소련의 퇴장으로 악령이 사라지게 되었을 때 재빨리 이슬람-유교 커넥션이라는 새로운 악령을 만들어낸 것이 한때 지식계에 선풍을 몰고온 헌팅턴의“문명의 충돌”이다.20세기의 전쟁 책임을 서양 문명에 몰아세우자는 것이아니다.그렇게 하면 우리 자신이 바로 악령만들기의 또 하나의 세인트 조오지 컴플렉스의 감염자가 되는 것이다. 문명은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융합 상생한다는 것을 그들에게 다시 보여줌으로써 서구 문명자체를 탈구축하려는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에 참여할수 있는 것이다.부국강병으로 상징되어온 20세기 전쟁 패러다임을 땅에묻으려고 하는 것은 양차 대전에 수백만의 사상자를 내고 진저리를 친 서구문화권의 당사자들이다.오히려 그 낡은 패러다임을 뒤늦게 좇으려고 하는 것이 근대화의 무지개를 뒤^^는 그 주변 국가들이다.그 증거로 2차 대전후 계속된 국지전쟁은 모두가 비 서구지역에서 일어난 일이었다.동아시아도 그런지역 가운데 하나이다. 홉스 바움의 말대로 서구중심의 20세기 문명은 끝나가고 있다.“인구면에서만 보아도 20세기의 전성시대에는 인류의 3분의 1을 차지했던 유럽 백인들이 이제는 6분의 1로 줄어들었고 그나마 구 식민지에서 유입된 이민들에 둘러싸여 바리케이트 안에서 살고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오늘의 사회 조직 하나를 두고 보더라도 그렇다.20세기의 기업은 군대조직을 그대로 빼다 옮겨놓은 것임을 알 수 있다.군대의 총 사령관이 기업에 오면 재벌 총수가 되고 작전 참모실은 기획실이나 비서실이 된다.국 과장의 조직체계는 사단 연대 대대의 피라미트 구조이고 사병은 바로 사원이다.보초대신 수위가 서있는 것까지 똑같다. 그러나 드라카의 지적대로 21세기의 기업은 군대 조직이 아니라 교향학단조직을 모델로 하게 된다고 말한다.서구문명의 파워 폴리틱스 자체가 모럴폴리틱스로 변해가면서 상극의 갈등원리가 상생(相生)의 융합원리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관리체제는 참여체제로, 독점은 분유(쉐어)로, 일방통행은쌍방향으로 탈구축되어 간다.기능을 위주로하는 공장이 이제는 감동을 나누는 예술 무대의 원리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전쟁의 패러다임이 평화의 패러다임으로 변한다는 것은 ‘생산’이 ‘창조’ 개념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지금까지는 현실주의자들이 한 기업이나 사회를 이끌어갔다면 앞으로 오는 새 천년은 꿈꾸는 자의비저너리에 의해서,그리고 강자(强者)가 아니라 적자(適者)에 의해서 그 자리가 바뀌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 전쟁의 시대에 평화를 꿈꾸는 덕치주의를 펴다가민족의 존립마저 상실할 뻔했다.그런데 이제는 거꾸로 덕치주의가 새 패러다임으로 부상하려는 이 때에 서구의 낡은 파워 폴리틱스,리얼 폴리틱스의 유산을 상속한입양아처럼 되어 있다.그래서 우리는 아직도 지구 최후의 분단국에서 살고있으며 북한은 굶주리면서도 핵과 미사일의 무한 강병(强兵)정책을 만방에고하고 있다.그를 빌미로 일본의 극우론자들은 평화헌법에 다시 색칠을 하자고 하고 전쟁의 진저리였던 “기미가요”가 다시 울려퍼지게 되었다. 대체 이런 상황에서 평화의 열두 대문을 세우자는 것이 어리석고 무의미하게 보일는지 모른다.그러나 몽고병의 전화속에서 우리는 그냥 항쟁만 한 것이 아니라 수십년동안 역사상 유례가 없는 팔만대장경을 만들어 냈다.그런평화에의 의지가 이 나라를 오늘에 이르게 한 것이며 21세기 새벽에 온 세계를 향해 평화선언을 하고 평화의 밀레니엄 게이트를 기공할 수 있는 자격을갖게 한 것이다.지금 새 천년을 향해서 떳떳하게 평화를 말할 수 있는 나라가 대체 몇이나 될 것인가.남의 나라 영토를 뺏지 아니하고도,폭력으로 노예를 부리지 아니하고도 이 정도의 부와 문화를 누리며 사는 나라가 한국 말고 대체 또 어느 나라가 있을 것인가. 임진왜란을 겪은 한국이었지만 일본인에 주자학을 가르쳐 병마(兵馬)를 충효로 바꾸는 문승지효(文勝之效)로 3백년간 왜적의 침략을 막을 수 있었던그 힘의 원천은 대체 무엇이었는가. 이제야말로 그 문화의 힘이 새로운 천년을 지배하는 원동력이 되는 세상이다.100만의 한국인이 그 서원(誓願)의 글을 담아 자신의 서명을 평화의 대문 벽위에 새겨갈 수만 있다면 팔만대장경과도 같은 원력은 온 세계 사람들에게 퍼지며 미사일보다 강한 방벽을 만들어 낼 것이다.평화가 한 나라만의 것이 되었을 때에는 한 마리의 양처럼 약하지만 그것이 열 나라 백나라의 것이 되었을 때에는 사자무리보다도 강하게 된다. 낙원을 의미하는 영어의 파라다이스는 원래 아랍말로 나무도 꽃도 없는 황무지를 뜻한 것이라고 한다.전쟁과 환경오염의 20세기 문명의 뒤안길에 버려진 난지도에 이 평화의 대문을 세운다면 우리는 악취속에서 난초의 향내를맡고 쓰레기 더미에서 푸른 잔디의 생명력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힘으로 20세기의 황무지를 21세기의 낙원의 땅으로약속하는 평화의 열두 대문 하나가 이곳에 세워지는날 2002년 월드컵 손님으로 찾아온 온 세계의 젊은이들은 이곳에 모여 새 천년의 평화와 행복을 다짐하고 함께 나누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인류를 지배해온 세인트 조지 컴플렉스를 푸는 거대한 상생의 사당이 될 것이며 십년마다 평화의 역사를 정리하는 현대사의 타임 터널이 되어줄 것이다.팍스 로마노의 개선문을 뒤집어라,그러면 한국의 평화와 행복의 그 열두 대문 밀레니엄 게이트가 될 것이다.
  • 코소보 곳곳서 총격전… 해방군 보복공격

    [프리슈티나 브뤼셀 워싱턴 외신종합]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주도의 코소보 평화유지군(KFOR)은 14일 후속부대의 순조로운 진주와 함께 조직적인코소보 장악에 나섰다. KFOR는 이날 1,200명의 미 해병대가 미 주둔군 본진으로 코소보에 진입함에 따라 선발대 영국군 5,000여명을 비롯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병력 등 예정인원 5만명 가운데 1만5,000여명의 코소보 배치를 완료했다.초기 배치과정에서 세르비아 잔류병력과의 충돌사고로 4명이 죽고 4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다.일부 세르비아 군경이 철수 직전 KFOR 병사 및 서방 언론인을 저격하거나 알바니아계 주민의 가옥을 불지르는 등의 파괴활동을 벌이자 이에 KFOR이단호히 대응했다. 독일 외무부는 13일 프리슈티나 남쪽 스티믈례 부근에서 독일 기자 2명이괴한들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대변인이 말했다.이들은 알바니아계 주민을 집단매장한 공동묘지 취재를 가던 중이었다. KFOR 소속의 독일군과 영국군도 남부 프리즈렌 등에서 세르비아계 무장병력과 총격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습진입으로 주도 프리슈티나의 슬라티나 군사공항 등을 점거했던러시아군은 선점 장소를 독점할 태세를 보이면서 지위 및 역할을 놓고 미국과 협상을 계속 했다.세르비아계 밀집지역인 북쪽지역의 관할 및 KFOR과 별도의 독자 통제권을 주장해온 러시아는 레오니드 이바쇼프 국방부 대외군사협력국장을 통해 미국이 15일까지 입장표명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코소보지역의 알바니아계 무장조직인 코소보해방군(KLA)은 철수하는 세르비아계를 공격하고 있어 “새로운 피의 보복”등도 우려되고 있다.
  • 한·러 청소년 오케스트라 첫 서울공연

    한국과 러시아 두나라 학생들로 구성된 ‘한·러 청소년 오케스트라’ 첫서울 연주회가 오는 7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한·러 청소년 오케스트라’는 두나라의 문화교류를 위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과 러시아 국립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음악원 학생 각 25명씩 모두 50명으로 최근 창단한 교향악단.지난달 27일 김대중 대통령 러시아 방문때 차이코프스키 음악원 대강당에서 연주회를 가져 호평을 받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이강숙 총장과 차이코프스키 음악원 오브치니코프 원장이 단장을,정치용 교수와 레오니드 니콜라예프 교수가 지휘자 겸 예술감독을각각 맡고 있다. 이번 서울 연주회에선 정치용과 니콜라예프가 차례로 지휘봉을 잡아 이건용 ‘결’ 이영조 ‘피리협주곡’ 차이코프스키 ‘로코코 변주곡’ 등 두 나라 작곡가의 곡을 중심으로 들려준다. 강선임기자
  • ‘서울 APEC’에 거물 투자자 몰린다

    6월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투자박람회에 외국의 거물급 투자가들이 대거 몰려온다.이에 따라 이번 박람회가 우리나라 외국인투자 유치의 일대 전기가 될 전망이다. 30일 산업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에는 미국 일본 호주 등 APEC 21개 회원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등 세계 각국에서 2,000여명의 투자자들이 찾을 예정이다.이들 가운데는 미국의 투자기관인로스차일드펀드의 로스 회장과 에너지회사인 엔론사의 캐리 슬론 회장,금융기관인 터커 앤 어소시에이트의 윌리엄 터커 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또 영국 브리티시 항공의 짐 맥도웰 아·태담당 사장과 독일의 인수·합병(M&A) 전문기업인 앙게만 사의 토르스텐 앙게만 사장,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도요타 회장,후지무라 마사야 일·한경제협회 회장 등이 한국을 찾는다. 세계 최대의 개인투자기관인 로스차일드펀드의 로스 회장은 한라그룹에 10억달러 규모를 투자하는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엔론사의 슬론 회장은 SK와3억달러 규모의 합작투자 외에 국내 가스·전기 분야에 추가로 투자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미국 골든게이트은행의 레오 럼 회장은 충남보령∼안면 간 연륙교 건설사업에 3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다.또 일본 부동산개발업체인 K웨스트사의 노리타다 마쓰나가 회장은 동아건설 및 광주시 등과 호텔,빌딩 등을 건설하는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이밖에아랍에미리트의 최대기업인 오메이르 요셉 그룹의 오하메드 오메이르 회장과 압둘라 살렘 쿠웨이트 아시아투자담당관도 방한해 ‘오일달러’를 한국에투자할 방안을 찾을 예정이다. KOTRA 관계자는 “박람회에 참가할 외국인투자가들의 절반 가량인 991명이한국의 투자설명회 참가를 신청했다”며 “어느 APEC 회원국들보다도 많은투자유치가 기대된다”고 밝혔다.5일까지 계속될 이번 박람회에는 이미 인터넷에 오른 1,400여건을 비롯해 수천건의 국내외 투자매물이 투자협상 테이블에 오른다.
  • [외언내언] ‘최후의 만찬’ 복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같은 주제의 그림들 가운데 표현의 최고봉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다빈치는 이 그림에서 르네상스의 고전적양식을 처음 사용했다.그리스도 최후의 만찬을 그린 그림들은 흔히 교회 식당벽에 걸렸는데 이 그림 역시 밀라노의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의식당 벽면에 그려진 벽화다. 다빈치는 당시 벽화제작에 사용됐던 프레스코 기법 대신 특수 물감을 사용해 벽에 직접 그리는 기법을 만들어 냈으나 습기가 많은 밀라노 특유의 날씨 때문에 16세기 초부터 그림이 훼손되기 시작했다.그때부터 수많은 덧칠작업이 이루어졌고 지난 77년에는 본격적인 복구작업이 시작됐다.부자가 예술활동을 후원한 르네상스 시대 전통에 따라 복구비용은 이탈리아 사무기기 업체인 올리베티사가 부담했다. 특수 화학물질과 현미경 등 현대 과학기술을 동원한 22년간에 걸친 ㎜단위작업 끝에 복원된 ‘최후의 만찬’이 28일 일반에 공개됐다.복원 책임자 피닌 브람빌라는 “우리는 오로지 원래 작품의 빛과 색상을 되살렸을 뿐이며아무 것도 더하거나 빼지 않았다”다고 말했다.이탈리아의 관계자들은 원작의 90% 정도가 되살려졌고 새 생명과 빛을 얻었다고 자평하고 있다.그러나미국과 유럽의 평론가들을 중심으로 복원작업이 원작의 예술성을 오히려 손상시켰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복원팀이 덧칠을 제거하고 여백을 채우는 과정에서 원작이 상당부분 사라졌으며 그 결과 최후의 만찬의 극적 분위기와영혼을 잃어버린 작품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미국 컬럼비아대학의 제임스백 교수는 “다빈치는 18∼20%만 남고 80%가 복원자들의 것”이라면서 “이제 르네상스 시대 그림이 아니라 포스트 모던 그림이 돼버렸다”고 혹평했다.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벽화 ‘최후의 심판’이 13년간의 복원작업 끝에 지난 94년 공개됐을 때도 복원의 타당성과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소리가 높았다.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다빈치의 ‘모나리자’도같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인류의 문화유산인 걸작 미술품 복원작업을 둘러싼 이러한 논란은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딜레마인 셈이다.국내 최고의 목조건물인 봉정사 극락전의 벽화가 비바람 들이치는 처마 밑에 방치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는 그 딜레마조차도 행복한 고민으로 보인다.복원된 ‘최후의 만찬’을 보려면 공기압력실에서 먼지를 털어내야 하고 항(抗)박테리아 카펫을 따라 걸어가 제한된 시간 동안만 관람할 수 있다니 우리 문화재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애당초 무리인지도 모르겠다. 임영숙논설위원
  • APEC 투자박람회 새달2일 개막

    다음달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투자박람회가 열린다. 이번 박람회는 각 나라가 한자리에 모여 서로 투자유치에 나서는 형태로,국제적으로 처음 시도되는 투자행사다. 5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는 미국 일본 중국 호주 등 APEC 21개 회원국 외에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세계 38개국 2,000여명의 투자자와 기업대표들이 참여한다고 산업자원부는 21일 밝혔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을 중심으로 세계 주요 투자자들과 기업인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어서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상황을 직접 해외에 알리고 보다 많은 외국인투자를 유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행사에서 주목을 끌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으로 미국은 604명,일본은 339명의 투자자와 기업인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미국에선 에너지회사인 엔론사의 캐리 슬론 회장과 투자사인 터커사의 윌리엄 터커 회장,골든게이트 은행의 레오 럼 회장 등이 참석한다.엔론사는 SK(주)와 가스공급사업에 3억달러의 합작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터커사는 금호생명에 1억달러를 비롯,모두 10억달러를 국내 금융사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도요타자동차의 쇼이치로 회장과 부동산개발업체인 K-WEST사의노리타다 마쯔나가 회장 등이 참석한다. 마쯔나가 회장은 부동산 개발과 관련해 동아건설 및 광주시에 투자하는 방안을 협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캐나다(106명) 호주(93명) 독일(81명) 등에서도 대규모 투자유치사절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영국에서도 항공사인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의 짐 맥도웰 아·태담당 사장이 참여,국내 항공산업에 투자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우리나라에서는 5대 그룹을 비롯한 1,000여개 기업이 참여,투자유치와 해외투자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진경호기자 kyoungho@
  • 청중속으로 찾아가는 음악회 활기

    “청중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갑니다” 지난 97년 IMF체체에 들어서면서 전문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이 줄자 콘서트홀을 벗어난 다양한 공간의 연주회가 부쩍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예정됐던 공연까지 줄줄이 취소돼 클래식 음악계가 움츠러들었다.문화향유의 기회가 적어진 셈이다.이처럼 공연장을 찾는 발길이 뜸해지자각 기획사들과 연주자들은 기획공연을 준비,청중을 찾아가는 연주회로 눈을돌렸다. 음악계의 이런 노력에 성당·교회·미술관·학교 등이 화답하고 나섰다.평소에 활용도가 낮았던 공간들을 연주장소로 선뜻 개방한 것이다.가나아트센터·아트선재선터·토탈미술관등은 갤러리음악회를 상설화,단순한 전시장이아닌 종합문화공간으로서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학교 음악회는 교육적 효과는 물론 잠재 문화고객 개발 효과도 높다.교회는 선진외국에서는 종교음악은 물론 교회 건물의 잔향을 이용한 특별한 음악 연주 장소로사랑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명동성당 지난 17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12시 20분부터 30분 동안 ‘한낮의 음악회’를 열고 있다.첫 음악회에는 200여명이 참석했다.연주자들은명동성당 소속 18명의 오르가니스트들이 매주 번갈아 연주한다.파이프 오르간 연주는 악기의 특성상 아무곳에서나 들을 수 없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반주단 단장인 오세화씨는 “기대보다 많이 참석했다”며 “주변 직장인 등 비신자들에게도 가벼운 마음으로 성당을 찾도록 하기 위해 연주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성당음악회여서 성가곡 내지 종교음악만을 생각할수 있지만 친근감을 느낄수 있도록 쉬운 곡으로 정했다”며 반응을 보면서 본당 뒤 성모동산에서야외연주회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횃불선교회에서도 간간이 파이프오르간 연주회가 열리며 안동교회는 지난 16일 교회 창립 90주년기념 음악회를 교회에서 가졌다. ■학교방문음악회 공연기획사인 크레디아가 주최한 것으로 지난 4월 22일 서울 보성여중에서 처음 시작됐다.연주장을 찾기 힘든 학생들에게는 소중한 기회이며 연주자에게는 미래의 관객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6월 9일에는동부이촌동 용강중에서 문익주(피아노)양성원(첼로),21일에는인천 상인천중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의 연주회가 각각 열릴 예정이다. ■가나아트센터 지난 4월부터 센터내 야외무대에서 기획공연을 가졌고 5월에는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어린이를 위한 마임과 인형극을 하고 있다.아직정례화된 프로그램은 없다. 지난 14일에는 이종상의 ‘원형상을 위한 테마’라는 작품전시회에 맞춰 무대배경을 그의 작품으로 꾸미고 이유나의 가야금 독주회를 가졌다.6월에는포크음악 30주년을 기념하는 연주회를 준비중이다.300석. ■아트선재센터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매월 셋째 일요일 오후 3시에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를 연다.그리고 5∼7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공연 ‘스토리텔링 99’도 7∼10월 매월 네째주 토요일 오후 2시에 열 계획이다.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는 매 공연마다 주제를 달리해서 연주 중간중간에 해설을 덧붙이거나 시낭송을 겸하게 된다.주말 오후여서 편안한 마음으로가족과 함께 즐길수 있다.250석. ■금호미술관 3년전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갤러리 음악회’를 열고있다.전시장에 간이의자를 설치하고 흡음 커튼을 설치,음향시설도 그런대로 좋다는평을 듣고있다.200석. ■토탈미술관 연주회를 정례화한 것은 지난해부터.한달에 한번꼴로 매월 첫째 목요일에 ‘아르스 크레오’(창조적 예술이라는 뜻)라는 이름의 무대를마련하고 있다.그동안 국악,현대음악,작곡가 초청대화,마임,현대무용 등으로 특색있게 진행해왔다.특히 지난 4월1일 열린 해금연주자 김영재 공연때는비가 내려 설치작품이 놓인 전시장 마루바닥에 멍석을 깔고 앉아 연주가 계속돼 운치를 더해주었다.200석. 강선임기자 sunnyk@
  • 스페인 ‘내 어머니의 모든것’ 최고상 물망에

    ?맣? 박재범특파원?? ‘제52회 황금종려상은 어디로 갈것인가’ 칸 국제영화제가 중반으로 접어 들면서 최우수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의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모두 12일간 계속되는 공식 경쟁부문 초청작의 상영이 속속 진행되면서 점차 ‘우열’이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 상영된 경쟁부문 작품은 대략 전체의 절반정도.전체 22편이 하루1∼2편 꼴로 관객에게 선을 보인다.16일 현재(현지시각) 가장 호평을 받은작품은 스페인 페드로 알모바도르감독의 ‘내 어머니의 모든것’.미국 영화전문지 ‘스크린’이 자체적으로 11명의 심사위원단을 구성,상영된 영화에대한 평가를 내린 결과 9명이 이 영화를 ‘최우수’‘우수’로 분류했고 ‘보통’‘나쁨’은 2명에 그쳤다.물론 이 평가는 영화 전문지의 자체평가이지만 대부분의 관객·영화 전문가들이 비슷한 의견을 보여 황금종려상의 주인을 상당히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여성을 주제로 삼는 알모바도르감독의 첫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인 이 영화는 약간은 복잡하다는 생각이드는 사람들의 관계,거기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만키빅 감독의 ‘이브의 모든것’에서 제목을 땄다. 또 이스라엘 아모스 기타이감독의 ‘카도쉬’도 4개의 ‘최우수’‘우수’를 얻었다.예루살렘 유태인 거주지역에 사는 랍비 부부의 가족이야기를 다뤘다.반면 기대를 모았던 프랑스 레오 카락스감독의 ‘폴라X’와 중국 첸 카이거감독의 ‘황제와 암살자’는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와함께 캐나다 아톰 에고이안감독의 ‘펠리치아의 여행’ 등도 주목하고 있다.에고이안감독은 올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와 상당히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같은 캐나다의 크로넨버그감독이지난해 출품한 ‘크래쉬’가 국제심사위원장상을 받을 당시 에고이안감독이심사위원이었다.또 ‘펠리치아의 여행’ 역시 칸영화제측이 수 년 전부터 촉각을 곤두세웠던 작품이다. 한 관계자는 “황금종려상은 대부분 초청에 애를 먹었거나 영화제측이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감독에게 주어지는 경향이 많다”면서 “이번 공식부문 초청작은 대부분 기량이 뛰어난감독의 작품들이라 뚜껑을 열어 봐야 알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jaebum@
  • [외언내언] 안티 미스코리아

    만약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눈과 클레오파트라의 코,소피아 로렌의 입술을합성하면 어떤 미인이 탄생될까.지난 97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앞두고 이 행사를 중계하는 방송사가 역대 미스코리아 중 가장 아름다운 눈·코·입을 조사하여 화면에 합성한 결과 너무나 흉물스러운 나머지 방영을 포기한 일이 있다.그 얼굴에 그 눈이 조화됐을 때 최상의 생명감을 연출한다는 것은미(美)의 기본이다.그러나 현대의 미인은 성형외과와 미용실,차밍스쿨에서조합되어 양산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인공적인 미에 대한 관심이 반감되면서 지난해엔 노인들이 ‘실버미인대회’를 열더니 이번엔 페미니스트저널인 ‘이프(if)’가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기존 미인대회의 문제점을제기하는 안티 미스코리아대회를 열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대회에 참가한 사람은 89살 할머니에서 10살 어린이들로 그들은 여자들끼리 나와서 서로가 예쁘다고 경쟁하는 행태를 강력하게 거부하고 있다. 여기에 참가한 유일한 남성인 한 대학생은 미인을 뽑는 미스코리아대회를 ‘우량 소’대회에 비유하면서 사람을 소 취급한다고 꼬집기도 한다.이런 정도라면 미스코리아대회의 의미가 뭔지, 그동안 어떤 공적을 세웠는지 따져볼 만하다.오히려 청소년들에게 미스코리아가 되는 일이 신데렐라처럼 하루아침에 쉽게 성공할 수 있는 방법임을 주입시키지나 않았는지도 묻고 싶다. 우리 사회에는 너무 많은 미인대회가 열리고 있다.해마다 100여개 대회에서 줄잡아 2,000명의 공인 미인을 탄생시킨다면 미인공해 수준이 아닐 수 없다.명칭도 지방의 특산물을 내세워 감귤이니 단감,옥수수,감자에서 머드아가씨니 고추·고추장,호박·새우젓아가씨 등등 각양각색이다.물론 내 고장의 특산품을 선전하고 발전시키자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그러나 왜 하필 미인대회냐 하는 것과 그래서 얼마나 성과를 거두었느냐를 돌아봐야 할 때다. 미인의 기준은 각자의 눈높이에 따라 다르지만 “가슴이 좀 크다거나 허리가 가늘다는 이유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일은 부끄럽다”고 한 한 시인의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더구나 이런 일을 깨우치고선도해야 할 TV가 앞장서 이를 중계하는 일도 문제다.수치로 계량된 획일적 아름다움으로 여성의 성(性)을 상품화하려는 미인대회는 여성비하이자 개성을다양화하는 시대에서 뒤떨어지는 일일 수밖에 없다.미모는 물론 눈을 즐겁게 한다.그러나 볼테르는 ‘고운 심성은 혼(魂)을 즐겁게 한다’고 충고한다. 고추장아가씨니 새우젓아가씨 등 말도 안되는 소모적이고 낭비적인 행사가앞으로는 좀더 자제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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