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레오
    2025-08-25
    검색기록 지우기
  • 복권
    2025-08-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232
  • 외교관 믿어줘야 외교가 산다/鄭達鎬 駐오스트리아 공사 기고

    ◎‘직업관료 텃세로 前 외통장관 경질’은 오해 본지 7일자 23면 한·러 외교관추방 사건으로 朴定洙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물러난 데 대한 ‘궁지 몰린 장관 아무도 안도왔다’는 기사와 관련,鄭達鎬 주오스트리아 공사가 기고문을 보내왔다. 다음은 ‘외교관 믿어줘야 외교에도 힘 실린다’는 제목의 기고문 내용이다. 서울신문 기사는 직업관료와 비직업관료 출신장관 사이의 허물 수 없는 벽이 전격경질 사태를 가져온 원인이라고 몇가지 사례를 왜곡하거나 부정적으로 부각시켰다. 직업외교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트려 궁극적으로는 우리 외교에 대한 국민의 지지기반을 훼손하고 있다. 지엽적인 사항을 확대해 보도하면 국민을 오도할 뿐 아니라 문제의 본질마저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러 외교관 상호추방 사태에서도 우리 언론이 우리측 내부사정을 미주알 고주알 캐내 턱없이 증폭시킨 측면이 있다. 외교가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는 이번 사태의 전과정을 단 2회 간략히 보도했을 뿐이다.외교사안에 대해 정부가 잘못한 점이 있을 경우 언론이 이를 즉시 질책하고 냉철하게 평가하는 것은 건전하고 유용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 진행중인 사안의 경우는 비록 잘못하는 점이 있더라도 정부나 관련 공무원을 지나치게 몰아세우게 되면 이는 우리의 교섭력을 악화시키고 상대방의 입지를 강화시킨다. 결국은 국가의 대외 이익 추구라는 외교목표에 역행하는 일이 될 것이다. 더욱이 이번 기사는 본질적인 사안에 대한 평가도 아니고 정부에 대한 질책도 아니다. 다만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소위 ‘공무원 불신풍조’에 편승해 직업관료와 정치인 출신 장관간에는 항상 불화가 있는 것으로 전제해 놓고,마치 직업외교관들이 정치인 장관에게 협조를 하지 않아서 장관이 물러난 것처럼 썼다. 기사가 사실과 다르다면 우리 정부 내부를 이간하고 관료사회 내지 직업외교관을 비하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써놓은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기사 부제로 ‘박정수 전 외통장관 전격경질에 텃세론 제기’라 해놓고 누가 이를 제기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있다. 이는 기자가 평소 가지고 있던 판에 박힌 스테레오 타이프로서의 텃세론을 제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인상마저 주는 것이다. 우리 직업외교관은 국가간의 관계에서 우리 국익을 지키고 신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이런 목적 아래 외교에 임하는 집단이다. 장관이 누가 됐든 일단 임명된 뒤에는 장관을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우리 외교의 사령탑으로 일사불란하게 외교를 수행하는 인격체이다. 정치인 장관과 직업관료간에는 시각이 다를 수 있고 업무수행 과정에서 이견이 있을 수도 있다. 이는 직업외교관 출신장관과 부하 관료 사이에서도 흔히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시각의 차이나 이견이 곧 갈등이나 불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지식인으로서의 상식이다. 우리 직업외교관들은 정당한 비판은 달게 받을 것이나 근거없는 보도로 직업외교관을 비하시키는 것은 우리의 집단적 인격에 대한 모독으로 보고 이에 당당하게 대응할 것이다.
  • “母國法서 금지” 이임 加 대사 훈장 거절

    ◎외통부 뒤늦게 서훈 취소 소동 외교통상부가 상대국의 관행을 파악하지 못하고 이임하는 서방국 대사에게 훈장을 주려다 정중하게 ‘거절’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31일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외통부는 지난 23일 3년6개월동안 근무하다 이임하는 미셀 페로 주한 캐나다대사에게 수교훈장을 주기로 하고 행정자치부에 서훈을 건의했다.행자부는 이에 따라 30일 차관회의를 거쳐 다음주 국무회의에 상정키로 하고 일을 추진했다. 외통부는 그러나 지난 28일 캐나다 대사관으로부터 훈장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전화로 통보받고 행자부에 긴급연락,서훈신청을 취소했다.행자부도 훈장수여안을 안건에서 빼냈다. 외통부는 3년 이상 근무한 외국 대사는 자동적으로 서훈을 추진하도록 돼 있고,전임 대사도 훈장을 받은 적이 있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서훈을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다. 레오나르드 에드워즈 전임대사는 지난 94년 외무부에 비망록을 보내 “개인적인 차원에서 훈장을 받는 것은 좋으나 공식석상에 훈장을 차고 나가지는 못한다”고 훈장을비공식적으로 받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캐나다 대사관측은 “캐나다의 어떤 대사도 공식업무와 관련해 주재국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돼 있다”고 밝혔다. 한 공무원은 “러시아 외교관 사태에 이어 훈장 취소소동은 외통부의 업무처리 미숙을 드러낸 일”이라고 지적했다.
  • 난세에는 영웅이 탄생한다/동서양 영웅 다룬책 줄줄이

    ◎역경 이겨낸 당당한 이야기/몽골 칭기즈칸·클레오파트라·중국 진시황제 어지러운 때일수록 사람들은 ‘영웅’을 필요로 한다.사회 전반의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불안심리가 카리스마에 기대게 만드는 것일까.요즘 서점가에는 동서양 역사의 영웅들을 다룬 책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칭기스칸은 살아 있다’(신현덕 지음,강),‘천년영웅 칭기즈칸’(이재운 지음,해냄),‘클레오파트라’(조지 마가렛 지음,,미래M&B),‘진시황제’(김성한 지음,조선일보사) 등이 그런 책들이다. 우선 관심을 끄는 인물은 몽골제국의 창시자인 칭기즈칸.미 워싱턴포스트는 95년 지난 1,000년동안 가장 위대한 역사적 인물로 칭기즈칸을 선정했다. 또 일본에서는 공무원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칭기즈칸을 꼽고,그의 조직관리법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조의 중화사상이 여전히 남아 있어 칭기즈칸이나 누르하치 같은 유목영웅들을 한낱 오랑캐로만 여기려는 경향이 있다. 역사·문화에세이 성격을 띤 ‘칭기스칸은…’과 대하역사소설 ‘천년영웅…’은오늘의 시각에서 칭기즈칸을 조명한다.‘칭기스칸은…’을 쓴 신현덕씨(세계일보 생활부장)는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몽골 국립사회과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몽골문제 전문가다.그런 강점을 살려 이 책에서는 칭기즈칸 이야기 못지않게 몽골인의 여러 생활풍습도 낱낱이 살핀다. 칭기즈칸은 몽골인들의 자부심의 원천이며 마음의 지주다.그것은 그가 단순히 10만 병사로 전세계를 제패했다는 사실 때문만이 아니다.칭기즈칸은 군인과 군사 요충지는 철저하게 파괴했지만 비전투적인 민간인들에게는 위해를 하지 않았다.이 책은 칭기즈칸의 지도자로서의 인간적 덕목에 주목한다. 이와 관련,지은이는 “칭기즈칸은 심지어 일반 병사들까지 ‘너’라고 불렀을 정도로 백성과 친밀함을 유지했다”고 설명한다. “몽골군이 지나간 뒤에는 먼지만 남는다”는 말이 있다.그들의 잔인함을 강조한 말이다.모두 8권 중 세 권이 출간된 ‘천년영웅…’은 13세기 몽골 초원을 달렸던 ‘인간태풍’ 칭기즈칸의 야수성을 그린다.하지만 이 소설이 정작 강조하는 것은칭기즈칸의 세계경영 지혜와 불요불굴 정신이다. 미국 여성작가 마가렛 조지의 ‘클레오파트’는 ‘이시스의 딸’‘파라오의 사랑’‘동방의 진주’‘악티움의 노을’‘하데스의 눈물’등 5부로 된 전기소설.17세에 왕위에 올라 39세의 젊은 나이로 죽기까지 로마라는 초강대국의 그늘 아래서 이집트의 옛 영화를 되찾기 위해 노력한 역정을 그렸다. “클레오파트라는 로마의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를 타고난 미모로 좌지우지한 천하의 요녀(妖女)다” 이런 세간의 평가는 과연 적절한가.이 소설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이같은 의문을 갖게 된다.작가는 우리가 클레오파트라에 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부분 클레오파트라의 적들이 쏟아낸 비난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한다.키케로,베르길리우스,호라티우스 같은 대문호들이 클레오파트라의 정적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바비도’의 작가 김성한이 엮어낸 ‘진시황제’(전3권)는 진시황의 아버지인 장양왕과 진시황,그리고 그의 아들 호해 3대에 걸친 권력쟁탈 과정을 그린 역사소설이다.이 작품 역시 폭군으로만 인식됐던 진시황제를 이상제국을 건설하고자 했던 야심만만한 통치자로 재조명하고 있다.이 책에서 영웅이란 ‘억지’를 쓰고 그 억지를 관철할 수 있는 인물이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준비하는 지금,결코 선인(善人)이라고 할 수 없는 이 영웅들의 이야기에 왜 눈길이 가는 것일까.그것은 이 시대가 역경을 뚫고 피나는 노력으로 당당히 일어선 진정한 영웅정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 투시카메라… 알몸 들여다 본다니(박갑천 칼럼)

    11세기 영국 코번트리시 양복점주인 톰. 영어 ‘피핑톰­훔쳐보기 호색가’ 고사의 주인공이다. 영주 레오프릭백작의 중세정책에 그아내 고다이버부인이 반대하자 발가벗고 시내를 돌면 청을 들어주겠다고 한다. 그러자고 한 고다이버. 감격한 시민들은 부인이 도는날 문을 닫기로 한다. 한데 톰은 약속을 깼다. 버력이던가,그는 눈이 멀어버린다. 테니슨이 시를 써서 더 유명해지는 얘기이다. 톰은 ‘고약한사람’이다. 그러나 이승을 사는 사내들치고 톰한테 뇟보라고 부라리며 돌던질수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사내들은 발가벗은 여체 바라보기를 좋아한다. ‘신이 빚어놓은 최고의 예술’ 운운하면서. 지난해 10월 타이완 가오슝(高雄)에서 있은 나체결혼식이 외신을 탄것도 그같은 사내들 마음 자극하는 뉴스성 때문이었다고 하겠다. 역사가 ‘폭군’이라고 규정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알몸여체 보기를 즐긴다. 아그리파나 인공연못에서 명문부녀자들 알몸을 즐긴 로마의 네로만이 아니다. 동양에서도 걸주(桀주)가 그랬고 우리 조선조 연산군도 그 예외는 아니었다. 연산군은 장악원(掌樂院)으로 하여금 스무살안쪽 여인들을 그러모아 음란한 처용무(處容舞)를 가르치게 한다. 발가벗고 왁달박달 춤추는 꼴을 보다못한 내시 金處善이 말리다가 처참하게 죽지않던가. 고대로마에는 ‘플로리아 놀이잔치’라는게 있었던 모양이다.의 역사가 타키투스에 의하면 6대황제 갈바때부터 시작된것으로 창녀였던 플로라를 기리는 행사였다. 플로라는 폼페이우스황제 티베리우스황제의 애첩이었는데 죽으면서 막대한 유산을 로마시민에게 바친다. 그걸 고마워하면서 해마다 4월26일부터 한달동안 많을때는 20만에 이르는 창녀들이 아느작거리며 광란의 잔치를 벌였다. 위는 벗고 아래는 비치는 차림새로 헤근거리며 온거리를 누볐다니 오늘날의 리우 데자이네루 삼바춤잔치쯤 저리가라였을 법하다. 오늘날엔 수영복을 입고 치르지만 고대그리스의 미인콘테스트는 전라의 경염장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언젠가 현대판 ‘톰’들에 의해 ‘수영복 입은 나체콘테스트’로 탈바꿈할건지 모른다. 일본사람이 수영복 꿰뚫어볼 수 있는 투시카메라라는걸 개발해냈다지 않던가. 그게 이미 국내에 들어와 올 여름에는 수영장 해수욕장 경계령까지 나온다. 나중에는 정상복 속인들 못꿰뚫어본다 하겠는가. 허허,이거 참….
  • 98 상반기 히트상품:Ⅱ

    ◎OB맥주 ‘OB라거’/특수효모 사용 “상쾌한 맛”… 랄랄라 광고 인기 최고급 맥아와 특수효모를 사용,맥주 고유의 상쾌한 맛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제조과정에서 회오리공법을 도입,맥주를 여러잔 마시면서 발생하는 잡미(雜味)와 잡향(雜香)을 말끔이 제거해 첫 잔부터 마지막 잔까지 일관된 맛을 낸다. 1년여에 걸친 꾸준한 시장조사와 18차례 이상의 맛 테스트를 거쳤다는 게 OB맥주의 설명. 97년 7월 출시된 이래 4개월만에 1,000만 상자를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경쟁사의 하이트 맥주에 밀려 고전하던 OB맥주를 되살려낸 효자상품. 지난해 전체 맥주시장은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지만 OB맥주는 이 때문에 오히려 전년보다 매출고가 10% 늘었다. 올 상반기에는 4,99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서울 수도권에서 44%,전국에서 4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 5월에는 국내 최초로 캔의 입구 부분을 기존 캔보다 31% 가량 키운 ‘OB라거 빅 마우스 캔’을 시판,소비자들이 마시기에 편하도록 했다. 하이트의 ‘암반수’ 카스의 ‘비열처리’ 광고에 맞서 ‘랄랄라’ 광고를 내보내 선풍을 끌기도 했다. ◎축협 ‘프로포크’/비타민E 풍부한 위생육…지방 적고 냄새 없어 ‘프로포크’는 Professional(전문가)과 Pork(돼지고기)를 합성해 만든 브랜드다. 배합사료,도축 및 가공 등 전 과정에서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엄격한 프로그램에 따라 생산한 고급 냉장 돈육이다. 종돈 공급에서부터 특수배합사료와 약품 공급,가공,유통 등 축협중앙회의 양돈계열화 사업에 따라 생산되고 있다. 국내 최대의 최신식 시설을 갖춘 김제종합육가공 공장에서 생산되며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위생에 특히 역점을 두었다. 도축공정에서의 항생잔류물질 검사,가공공정에서의 완벽한 온도관리와 청소소독 설비로 미생물의 오염을 방지했다. 도축과 부분육 처리 등 모든 생산시설은 미국 농무부와 유럽연합(EU)의 규격에 일치되게 설계됐다. 토코페롤이라 불리는 비타민E의 함량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어 느끼한 맛이 없다. 암퇘지와 거세돈만 사육해 출하하므로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97년 국내 60개의 돈육수출업체 중 일본 수출 1위를 차지,농림부에서 주는 수출탑 금상을 받았다. ◎범양식품 국산콜라 ‘815’/“콜라 독립선언 외제품에 도전장” 범양식품이 지난 4월 세계 콜라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코가콜라 펩시콜라의 아성에 정면 도전을 선포하며 출시했다. 범양은 73년부터 25년동안 충청권 및 대구 경북권에서 코카콜라의 ‘보틀러(bottler)’사로 지정돼 코카콜라를 위탁 생산·판매해왔다. 이런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국내 처음으로 콜라원액 자체를 우리 기술로 만들어 제품화한 것. 세계 각지에서 콜라원액을 만드는 최상급 원재료를 들여와 범양식품이 원액을 직접 제조한 뒤 상품화했다. 톡톡 튀면서 자극적인 광고 및 판촉 전략을 사용,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제품 이름도 마찬가지. 콜라도 이젠 독립하자는 취지에서 ‘콜라독립’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제품명을 ‘815’로 정한 것. 국산품을 애용하자는 것인데 이를 두고 한때 PC통신 네티즌들이 열띤 찬반 논쟁을 하기도 했다. 맛으로 승부해도 외국 콜라에 비해 손색이 없다는 게 범양의 설명이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수차례의 맛 테스트를 거친 결과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 ◎진로 ‘순한 진로’/저알코올 소주… 아스파라긴 첨가 숙취 해소 부드럽고 순한 맛을 찾는 애주가들의 최근 취향을 받아들여 ‘소주=25도’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보통 소주보다 알코올 도수를 2도 낮춘 23도의 저알콜 소주다. 여기에다 콩나물 뿌리에 많이 들어 있는 아스파라긴을 첨가,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판촉전략을 사용,애주가들의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소주의 깨끗한 맛은 좋아하되 기존의 소주에 부담을 느끼던 소비자를 위해 마실 때와 마신 다음날에도 부담이 없다는 판촉전략을 내세운 것. 지난 3월 시판후 2개월만에 45만 상자(상자당 30병 기준)를 공급,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96년 6월 ‘참나무통 맑은소주’가 출시 첫달에 10만 상자를 채 팔지못한 점에 비춰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첨단 이중 여과공법을 사용해 부드러운 맛과 깨끗한 맛을 동시에 살린 점도 히트상품이 되는 원동력이었다. 여기에다 수출용 진로소주에쓰이는 에메랄드 그린을 병 색상으로 채택,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했다. 일반 소주에 비해 가격을 50여원 가량 낮춰 시판한 것도 제품성공에 일조했다. ◎남양유업 ‘아기사랑’/영유아 성장단계별 발육 돕는 고기능 유아익 96년 시장에 나온 ‘아기사랑’은 유제품의 성분을 영유아의 성장에 맞춰 과학적으로 세분화한 유아식 상품이다. 아기의 발육을 촉진시키는 고기능 상품을 원하는 주부들의 마음을 파고들어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히트작이다. “키는 스무살까지 크지만 두뇌는 24개월이면 다 자란다”면서 영유아기의 영양분 공급이 중요하다는데 마케팅의 초점을 맞췄다. 1·2단계와 3·4단계로 세분화해 시장을 파고 들었다. 특히 유일하게 12∼24개월 사이의 유아를 겨냥해 내놓은 ‘아기사랑4’는 아기의 빈혈을 막아주는 철분과,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D가 각각 생우유보다 20배 이상 들어있다. 두뇌발육을 돕는 DHA와 면역성분인 뉴클레오타이드 성분 등도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유당 함량을 낮추는 대신 식물성인 전분당류를 사용,유아의 전분 소화력을 촉진했다. 첫 광고때 물속에서 손발을 내저으며 헤엄치는 아기의 수영장면을 내보내 ‘영유아 수영’을 유행시키며 제품의 인지도를 크게 높이기도 했다.
  • 클래식 음반史 한눈에/DG 100주년 기념 ‘레전드’ 시리즈

    ◎지휘자·성악가 등 연대별 수록 클래식 음반 100년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앨범이 나왔다.세계적인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DG)의 100주년을 기념해 한국폴리그램이 지휘자와 바이올리니스트,피아니스트,성악가의 연주를 연대기별로 담은 ‘레전드’(전설)시리즈를 제작 발매했다. 두장짜리 CD 5집,모두 10장으로 구성된 이 앨범은 클래식 음반의 어제와 오늘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한국판으로 특별 기획된 것. 이번 음반은 100년이란 단어 자체가 주는 각별한 의미는 물론,음반이란 매체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는 DG 100년을 기념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DG가,토마스 에디슨과 같은 시기에 음반을 발명한 에밀 베를리너가 창립한,바로 그 회사이기 때문.에디슨이 원통형의 음반을 낸 것과는 달리 베를리너는 현재의 것과 유사한 원형 음반을 발명,본격적으로 산업화한 주인공이다.따라서 DG는 음반의 기술과 예술적 성과에서 한 세기를 대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의미를 살리기 위해 음반 첫 부분에 베를리너의 1898년 육성도 담겨졌다.‘레전드’시리즈는 지휘자 부문이 1,2집 CD 4장으로 구성돼 있고 3집 피아니스트,4집 바이올리니스트,5집 성악가 순으로 짜여 있다.교향곡이나 협주곡은 하이라이트가 되는 한 악장씩만 수록했다. 전설처럼 전해 오는 지휘자 아르투르 니키시의 베토벤 교향곡 ‘운명’을 비롯,리하르트 슈트라우스,카를 뵘,카라얀,앙드레 프레빈,레너드 번스타인,정명훈에 이르기까지 명지휘자들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그륀퓔트,리히터,마르케비치 등 피아니스트와 부슈,슈탄스케,크레머 등 바이올리니스트를 만날수 있고 엘리자베스 슈만,레오 슬레차크의 감미로운 노래를 100여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음반은 IMF현실을 감안,2장을 한장값에 판매한다.시리즈지만 낱장으로도 판다.값은 각 1만4,000원.
  • 신유고 코소보·알바니아 국경 봉쇄/난민 수천명 고립

    ◎러 “나토 무력개입땐 신 냉전” 경고 【제네바 AP AFP 연합】 신유고연방의 코소보주(州)와 알바니아를 연결하는 국경통과로가 19일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은 이날 코소보에서 알바니아로 통하는 국경이 봉쇄돼 수천여 난민들이 국경지역에 고립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UNHCR는 신유고연방 당국으로부터 알바니아 국경지역 봉쇄에 관한 통고는 받지 못했지만 알바니아로 대거 넘어오던 난민들의 유입이 갑자기 끊겼다고 말했다. 지난달 이후 코소보에서 4만5,000여명의 난민이 발생했으며,1만3,000여명이 알바니아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UNHCR는 코소보주 알바니아계 주민들이 세르비아 당국의 유혈탄압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넘어갈 수 있는 통로가 계속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코소보 사태에 무력개입할 경우 새로운 형태의 냉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국방부 국제협력국의 레오니드 이바초프 장군은 나토가 유엔안보리의 결의 없이 코소보 사태에 무력개입한다면 러시아가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이타르­타스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 첼리스트 鄭明和(이세기의 인물탐구:173)

    ◎사색을 길어올린 웅숭깊은 음색/선율마다 무르익은 서정성과 넉넉한 여유/테크닉보다 음의 조화 이뤄내는 경지 터득/80년대 음악 멀리하다 “삶의 목적” 깨달아/드로브자크 협주곡 백미… 제자양성에 보람 첼리스트 鄭明和의 손은 남자손보다 크다. 어깨도 남자처럼 넓다. 잘 생긴 용모에다 목소리도 밝고 건강하다. 시원시원하고 밝은 성격때문인지 음악도 스케일이 크고 넓고 심오하다. 단순히 넓고 클뿐만 아니라 톤에는 힘이 살아있고 음의 마디마다엔 유연하고 확고한 뼈대가 꿈틀거린다. 그에게선 발톱을 세운것 같은 독이나 과시감은 찾아볼수 없다. 단지 무르익은 서정성과 육화된 음악의 포도주가 내면에서 출렁거릴 뿐이다. 일상생활에서도 그는 타인에 대한 포용력과 너그러움으로 남의 잘못을 가려줄 줄 안다. 초면이라도 구면같이 굴고 좋은 환경에서 잘자란 숙녀답게 반듯한 예의와 부드러움을 잃지 않는다. 만사에 대범한 편이지만 음악에 관해서만은 치열성과 철저성이 대단하다. 승부근성이 투철하여 그가 이화여중에 다닐때는 친구 하나도 사귀지 못한채 낮과 밤은 온통 첼로연습으로만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전국남녀음악경연대회에서 첼로부문 1등상, 서울예고 재학중에 이미 두번의 개인독주회를 가졌고 고2때인 60년에는 한국학생문화사절의 일원으로 일본에 건너가 도쿄와 오사카 순회연주등 그의 이름은 ‘첼로의 천재’로서 소녀시절에 음악계의 중앙에 우뚝서는 존재였다. 오랜 연주경력탓에 그의 음악은 언제부턴가 외형보다 내면을 추구하게 되었고 테크닉보다는 음과 음의 연결로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어내는 능란한 경지를 터득하고 있다. 음악평론가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장인 이강숙씨는 ‘정명화의 음악은 팽팽한가 하면 느슨하고 여유로운가 하면 팽팽한 긴장감이 돋보이는 가운데 자신감에 찬 연주로 청중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평한다. 그는 과연 무리와 과장이 없이 음악의 ‘순리’를 존중하며 음악의 도리에 순종한다는 자세를 지킨다. 기교에 침몰하거나 장식음으로 청중을 혼도시키기보다 음과 음으로 보석타래를 꾸미듯이 장구하고도 값진 음악을 그때마다 선사해준다. 화사하게꽃가루를 뿌려대는 바이올린의 변화무쌍과는 달리 첼로만의 사색과 철학은 마치 동굴에서 길어올린 갖가지 원석처럼 장중과 비장미마저 풍긴다. 정명화를 새삼 설명할 필요는 없다. 서울 명동의 유명한 음식점이었던 고려정의 정준채씨와 이원숙씨 사이의 7남매중 딸로 둘째. 줄리아드음악원에서 첼로의 거장 피아티골스키를 사사했고 60년대 중반 뉴욕 링컨센터에서 첫연주를 가졌을때 뉴욕타임스는 ‘멋과 재능 그리고 기교의 연주가’로 평했고 워싱턴포스트는 ‘가장 보배로운 첼리스트’로 표현하여 지금까지도 이 찬사는 그를 따라다니는 대명사가 되고 있다. 그때까지 동생인 바이올린 정경화나 피아노를 치던 정명훈보다 정명화의 이름은 그들을 리드하고 있었고 그만의 음악적 매력으로 해 세계 첼로계에서도 선두그룹을 달리고 있었다. 파죽지세로 명성을 쌓던 시기인 66년, 고국에 돌아와 첫리사이틀을 열었을때 음악계의 대부이던 평론가 유한철씨는‘예의 타고난 활달함과 연주가다운 낙천성이 몸에 배어 다이내믹한 역성감(力性感)을 실감시켜주는 연주’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세계에 내놓아 자랑할수 있는 젊은이’로 정명화의 장밋빛 미래를 예고한 것도 그 무렵이다. 제네바국제음악콩쿠르에서 첼로부문 1등상을 수상하던 71년에 전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당시 AP통신 기자이던 具三悅씨와 결혼, 부군은 유엔 50주년 총괄국장으로 있다가 최근에는 유니세프총재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자녀는 꽃별과 꽃샘. 장녀 꽃별이 지난주 뉴욕에서 결혼했다. 80년대 로마에 머물던 시기에는 잠깐이지만 첼로연주를 멈춘 적이 있으며 가장 자신있게 연주하던 드보르자크 첼로협주곡마저 낯설게 느껴지자 문득 ‘좌절의 시간이 오히려 음악적으로 가장 성숙한 시기’, ‘첼로야말로 무덤까지 끌고갈 동반자이자 삶의 목적 자체임을 깨달을수 있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94년 이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교수로 재직하면서 같은해 8월 그는 실로 12년만에 고국에서의 독주회를 가졌고 작곡가 이영조가 그를 위해 작곡한 ‘첼로와 장구를 위한 도드리 1’ 연주는 또한번 음악계에 센세이셔널한 화제와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농현을 뜻하는 피치카토와 글리산도, 높은 음역에서 낮은 음으로 급격히 낙하하는 소리의 대비, 명상적인 지속음과 장식음등 우리만의 얼이 담긴 가야금과 거문고, 해금과 아쟁이 할수 있는 음악적 요소를 첼로로 펼치면서 우리의 소리를 세계음악언어의 반열에 올려놓는 계기를 만들었다. 과연 한국 첼리스트의 자존심과 실력을 마음껏 과시한 자리로 그가 연주를 끝냈을때 객석에서 길게 이어지는 박수갈채는 그칠줄을 몰랐다. 조용하게 데뷔한 연주자가 있는가하면 센세이셔널하게 등장하는 연주자도 있을 것이다. 조용한 강이라고 해서 모두가 깊은 것은 아니며 센세이셔널은 그만한 화제성과 가치성을 지닌다. 일찍이 세계의 매스컴으로부터 ‘발군의 테크닉과 명쾌한 해석, 특히나 그의 드보르자크 첼로협주곡은 보헤미아의 향수가 사무친 연주’라는 평과 함께 그의 연주는 지금도 고국의 땅을 밟는 순간의 탄성과 향수와 사랑이 간절하게 얼룩져 듣는 이의 심금을 뜨겁게 울린다. 어릴때는 피아노 성악 바이올린 사이에서 무엇을 전공할 것인가를 방황했고 20대에는 다른 사람의 연주를 들으면서 자신의 음악성과 장래에 대한 회의에 빠지기도 했으며 30대에 이르자 명성을 지키기에 급급했고 40대가 넘자 비로소 모든 치열성과 명성에서 벗어나 그는 진정한 음악인의 자유로움을 구가하고 있다. 그래선지 한국예술종합학교 객원교수가 되어 조국과의 연대를 끈끈히 하고 제자들을 가르치게된것을 어느때보다 감사하고 행복과 희열을 느낀다고 말한다. 음악을 관조하고 무르익은 예술성을 내면에 삭이는 시기에 서서 그는 물이 흐르는 듯한 유연함과 여유로움으로 그만의 서조와 광채를 여전히 잃지않고 있다 □그의 길 ▲1944년 서울출생 ▲1961년 서울예고 졸업, 도미 ▲1961부터 줄리아드음악원 및 남가주립대졸업, 거장 레오나드 로즈, 그레고르 피아티골스키 사사 ▲1969년 미 닉슨 대통령 초청 백악관연주,로스앤젤레스필하모닉 협연 ▲1971년 제네바국제음악경연대회 최우수연주상 수상 ▲1972년부터 런던 BBC교향악단을 비롯, 런던필, 베를린 R IAS, 스위스로망드, 로테르담 워싱턴교향악단등과 협연(지휘 주빈메타 루돌프 켐페 안탈 도라티 줄리니등) ▲1976년 뉴욕 링컨센터 바이올린 정경화, 피아노 정명훈과 ‘ 3남매’연주,전미순회연주, 파블로 카잘스탄생 100주년기념연주 1982년 KBS교향악단초청 협연(세종문화회관 대강당) ▲1991년부터 정트리오 음악축제 ▲1994년 국악과의 만남독주회 ‘장구와 첼로를 위한 도드리1( 이영조작곡)’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1995년 UN창설 50주년 UN마약퇴치 친선 사절로 세계순회 연주 ▲1997년 뉴욕에서 유니세프주최‘북한 어린이돕기 모금음악회’ ▲1998년 워싱턴 케네디홀 뉴욕 카네기홀서 ‘나라사랑’음악회, 미국 버몬트 국제음악제연주, 이착펄먼 서머프로그램 참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초빙교수 미국 ‘엑설런트 2000’상(92년) 청소년 차이코프스 키콩쿠르 최고지도자상(97년) 아름다운 소리 ‘한·꿈·그리움’(96년 CMI음반레이블 )출반
  • 모차르트 ‘레퀴엠 미사’ 진혼곡(명반과 함께하는 음악여행:4)

    ◎검은 가면의 만파식적(萬波息笛) 1.울음의 그림자가 짙게 깔린다.그림자는 점점 더 짙어진다.짙음만으로 비극성(悲劇性)에 도달하려는 것처럼.그것은 음악이 시작되기 전부터 아니 태초(太初)부터,지금까지 깔리고 쌓여 오는 것 같다.그렇게 순식간에 음악의 공간이 마련된다. 레퀴엠 아에테르남 도나 에이스.안식,영원한,주소서,그들에게.언제부터 ‘레퀴엠’이라는 단어가 슬픔과 위안을 그 자체로 동일시했던가.언제부터 ‘키리에’라는,‘주님’을 뜻하는 단어가 그 자체 인간 존재 비극성의 명징한 음악적 응축으로 되었는가.라크리모사(눈물),호스티아스(봉헌),베네딕투스(찬양),아뉴스 데이(신의 어린 양)은 또 어떻게? 서양음악의 레퀴엠 전통은 그렇게,‘단어를 음악으로 만들’ 만큼 위대하다.그리고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그중 가장 인간의 체취로 온습(溫濕)하다. 모차르트,쫓겨난 천사의,인간적인 체취? 왜냐하면,이 작품은,놀랍게도 자기 자신을 위한 진혼곡이다.그리고 이 작품 이래 모든 걸작 진혼곡들은 미사곡이 아니라 비극 자체가 등장인물인 장엄한 오페라로 화한다. 2.어느 날 짙은 안개를 꿰뚫고 검은 가면을 쓴 사내가 모차르트에게 나타난다.진혼곡을 써다오… 그는 죽음의 사자(使者) 같았다. 이 곡은 혹시 나를 위해 쓰라는 것이 아닐까,그렇게 나는 사형선고를 받은게 아닐까…모차르트는 작곡을 하면서 자꾸 그런 생각이 들었다.그는 가난과 방탕으로 병들고 지쳐 있었다.그의 작곡 속도가,원래 빨랐지만,병적으로 더 빨라졌다.미처 악보에 옮겨 적기가 힘들 정도로 악상(樂想)이 유령처럼 어른댔다. ‘돈 때문에’ 오페라 ‘마적’과 ‘티토의 자비’를 마친 후 그는 다시 레퀴엠에 몰두한다.심신이 점점 더 황폐해가고,그는 음악 속으로,진혼곡 속으로 그리고 죽음 속으로 속속 빠져 들어갔다.죽음이 더 먼저 왔다.레퀴엠은 미완으로 남았다. 모차르트의 생애를 다룬 음악영화 ‘아마데우스’는 모차르트의 재능을 시기한 이탈리아 출신의 선배 음악가 안토니오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죽음의 공포’로 내몰아 살해했다,혹은 독살했다는 푸슈킨-림스키 코르사코프류 이야기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시재(詩才)를 시기하여 정지상을 죽이는 김부식의 이야기를 우리 고려사는 품고 있다.‘삼국사기’의 명문장가이자 대학자였던 김부식이 왜 시골 뜨기 시인 동창(同窓)을 선망­질투­증오했을까. 3.그러나 실제 고려사는 훨씬 더 복잡하다.정지상은 혁명적인 예술가였지만 정치적 미망(迷妄)에 사로 잡혔다.김부식은 보수적인 대학자였고,현실주의자였다.‘모차르트 독살’설은 우선 사실과 다르다. 살리에리는 베토벤,슈베르트,그리고 리스트를 가르친 훌륭한 스승이었고 존경받는 오스트리아 황제궁 음악감독이었다.1790년 황제 죠셉 2세가 죽고 새로 부임한 레오폴트 2세가 살리에리 대신 자신을 음악감독으로 써 주기를 바랐던 모차르트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그는 재능은 있었으되 말썽꾸러기였던 것.살리에리는 그런 그를 두둔하느라 진땀을 흘렸을 것이다.그가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몰랐을 리는 없다.그러나 자신의 제자들 또한,특히 베토벤이 모차르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리라는 것을 몰랐을 리도 없다. 기교만 보자면 모차르트는 놀라운 음악의 신동(神童)이다.그러나 진정한 예술가로서 그는,아니 그도,평생 동안 거대한 벽과 싸워야 했다.그 벽은 바로 이탈라이 오페라 부파 음악. 이 음악장르는 이탈리아 본토 뿐 아니라 파리와 빈 등 서유럽 음악중심지에서 그야말로 창궐했다.일반인들은 그 장르가 구사하는 기발한 악상,무엇보다 음탕한 대사를 즐겼지만 모차르트는 달랐다.테너의 고음 선율이 청아한채로 뒤틀릴 때 그는 죽음의 검은 가면을,죽음이 삶 속에 제 모습을 언뜻 언뜻 내보이면서 흘리는 웃음을,어리석은 삶을 너그럽게 포괄하는,비극을 넘어서는,수 천년 나이를 먹은 웃음의 경지를 보았다.그렇다.그는 현대성의,미래예술의 한 핵심을 보았다. 4.모차르트의 부파 풍(風)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돈 조반니’‘코지 판 투테’는 모두 이탈리아 오페라 부파를 차용하고 선망한다. 그러나 자연스러운,비비꼬는 이탈리아 청아성(淸雅聲)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독일적 서정의 극치를 구현한다.그렇게 ‘마적’은 부파적인 요소를 최대로 삭제한 채 독일 오페라 음악사의 최고절정에 달하고,최후작 ‘티토의 자비’는 오페라 세리아다. 물론 모차르트 음악은 가장 위대한 인류 유산 중 하나다.‘이탈리아 오페라 부파’라는 벽은 그가 스스로 키운,그렇게 실제보다 더 거대한 벽이고,그의 위대함을 담보해 주는 예술가의,예술의,시련의 벽이었다. 그렇게 그가 자기 자신을 위한 진혼곡을 남긴다.지상으로 쫓겨왔던 천사가 지상을 떠나며 남기는 유언은,지상적으로 뭉클하다.하나님,이제는 이 창조의 속박을 벗게 하소서.그 유언이 지상에 남은 모든 인간을 위한 만파식적이 된다.살으라,고통받으라,의미를 창조하라… ‘살리에리 이야기’는 35세에 요절한 천재 모차르트를 위한 허구다.그러나 예술가는 더 깊은 진실을 이야기 속에 은유(隱喩) 혹은 상징(象徵)으로새겨 넣는다. ‘검은 가면’이야말로 진실의 핵심을 담고 있다. 모차르트 레퀴엠은 대개 브루노 발터의 연주를 최고의 것으로 친다.그의연주는 모차르트 음악의 한 본질인 일상적 우울의 장려미(壯麗美)를 총괄적으로 보듬고 있다.다만,그것조차 풀어헤치고 절망하는 모차르트,그 절망의 진지함에 기적적으로 묻어나는 이탈리아 오페라 부파의 검은 가면이,카를 뵘의 연주와 달리 보이지 않는다. 어쨌거나,불쌍한 살리에리.그는 모차르트보다 6년 먼저 ‘이탈리아에서’태어나 34년을 더 살았다. 1971.녹음,1983 DG 413 553­2 GH 소프라노:에디트 마티스/알토:율리아 하마리/테너:비슬라브 오크만/베이스:카를 리더부쉬 빈 국립오페라 합창단/빈 필하모니커/지휘:카를 뵘 ◎레퀴엠,부파란 레퀴엠.‘죽은 자를 위한 미사’ 통상 미사에서 ‘글로리아’(영광송)와 크레도(신앙송)부분이 빠지고 ‘디지레’(진노의 날)부분이 첨가된다.팔레스트리나와 빅토리아,그리고 베를리오즈,베르디,포레가 걸작을 남겼다.브람스 이래 진혼곡은 통상 미사곡과 다른 가사를 사용하거나 기악만으로 구성되면서 더욱 일반화,현대화되었다. 오페라 부파. 일상의 삶에서 소재와 등장인물을 뽑아내는 희극(喜劇)오페라.오페라 세리아의 반대.페르골레시 ‘마님이 된 하녀’,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로시니 ‘세빌랴의 이발사’와 ‘신데렐라’를 거쳐베르디 ‘팔스타프’에서 최고의 경지에 달했다. 마티스(1938∼)는 모차르트,슈트라우스 해석에 능한 스위스 소프라노.하마리(1942∼ )는 헝가리 메조소프라노이다.레퍼토리가 다양하다.오크만(1937∼ )은 폴란드 테너.차이코프스키,모차르트와 베르디까지 소화한다.리더부쉬(1932∼ )는 바그너역으로 너무나 유명한 독일 베이스. 빈 필하모니커.1842년 창단.역대 주요 지휘자는 니콜라이,말러, 바인가르트너,푸르트뱅글러,카라얀,뵘 등. 뵘.모차르트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오페라에 정통한 오스트리아 지휘자.그가 지휘한 두 작곡가의 오페라 전곡집이 DG 레이블로 나와 있다.
  • TV드라마/복고풍도 좋지만… 가부장제 미련 너무하네

    ◎방송개발연,MBC ‘보고 또 보고’ 등 분석 IMF관리체제가 가져온 변화중 하나가 복고주의 바람이다.들불처럼 번지고있는 60∼70년대식 ‘허리띠 졸라매기’구호가 방송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이런 시점에서 일일 드라마에 나타난 가족주의 회귀현상과 그로 인해 남성중심의 보수주의 사회로 퇴행할 우려를 지적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방송개발연구원 박웅진 프로그램연구실 연구원은 KBS­2TV의‘결혼 7년’ MBC­TV의 ‘보고 또 보고’ SBS­TV의 ‘서울탱고’등 주요 방송사의 일일드라마를 분석한 글에서 “진부하다고 할 만큼의 전형적인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와 획일화된 가족 이미지를 끊임없이 주입시키는 역기능이 커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우선 주요 등장인물과 그들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가부장적 전략의 유형을 처벌 전략,보상 전략,성역화된 스테레오 타입화 전략 등으로 구분했다. 먼저 처벌전략의 경우로 ‘보고 또 보고’를 들었다.정사장(정욱)은 가족으로부터 소외되고 가장으로서의 권위를 상실한 인물로 등장하는데 그 이유가 경제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박웅진 연구원은 “이런 묘사는 남성중심의 이데올로기 위반이 불행으로 귀결됨을 암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를 정반대로 뒤집어 구사되는게 보상전략.이는 가부장적 제도에 순응하면 어떤 형태로든 보상이 주어진다는 메시지로,예로서 KBS-1TV의 ‘살다보면’과 SBS-TV의 ‘서울탱고’를 들었다.‘살다보면’의 최복만(주현분)과 ‘서울탱고’의 조평달(김무생분)은 극중에서 경제적 능력으로 가족을 부양하는데 성공한 가장으로 나온다.결과적으로 경제력 있는 가장이 존경받는 부권의 상징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성역화된 스테레오타입의 예는 MBC 드라마 ‘보고 또 보고’.검사인 기정(정보석)과 간호사인 은주(김지수)의 관계에서 남성을 선택자로여성을 피선택자로 이분화시켜 남성이 사랑의 선택권을 지닌 우월한 존재라는 그릇된 관념을 무의식적으로 주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연구원은 또 여성의 역할을 과거의 순종·인고형에서 경제능력도 갖추어야 함을 암시하는 드라마의 등장도 비판했다.그에 따르면 이는 여성의 역할을 공적영역으로 끌어내는 듯하지만 실상은 가사노동에다 가계도 책임져야한다는 점을 부각시켜 여성의 입장을 더욱 고달프게 하는 고등전술로 파악해야 한다.어려운 경제를 빌미로 우리 사회가그동안 각 분야에서 이뤄온 진보가 무너져서는 안된다는 조그마한 경고에 드라마 제작진들이 귀기울여야 할 듯하다.
  • 다 빈치와 연산군/朴星來 외국어대 교수·과학사(서울광장)

    ○과대평가된 그림·발명품 다 빈치 전시회(예술의전당)를 보다가 연산군이 떠 올랐다.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와 같은 시대를 살다간 연산군(1476­1506)이 생각난 것이다.둘이 살던 시간만이 꽤 겹칠 뿐이지,이 두 사람의 평가에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이탈리아의 다 빈치는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같은 명화를 남겨 유명할 뿐 아니라,비행기와 헬리콥터에서 탱크에 이르기까지 온갖 발명을 생각했던 발명가,기술자,과학자로도 손꼽히는 르네상스의 최고 천재다.조선 왕조의 열번째 임금 연산군은 폭군으로 악명이 높을 뿐이지,인류 역사에 조금도 기여한 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생각해 보면 이 두 사람이 그리 먼 거리에 있지는 않다.다 빈치의 명성이높이 치켜 올려진 까닭은 19세기 유럽 역사가들이 르네상스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인류 역사 발전을 중세 암흑기를 벗어나면서 시작한 것으로 해석한 역사가들은 그 시작을 15세기 전후의 이탈리아 르네상스에서 찾았고,그 대표적 인물들로 페트라르카,다 빈치 등을 예로 들었다.하지만 그후의 역사가들은 중세를 암흑기라 부르지도 않고,르네상스를 그리 높이 평가하지도 않는다. 과학기술자 다 빈치의 수많은 ‘발명품’은 그가 처음 생각했던 것이 아니고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말하던 것들에 지나지 않으며,또 그 발명을 실제로 만들어 본 일도 없다.그의 비행기,헬리콥터,탱크등은 전혀 작동할 수 없는 허황스런 상상력에서 나온 것들에 불과할 따름이다.그가 이런 것들을 열심히 그려서 남기게 된 것은 이런 교묘한 전쟁 수단들을 선전함으로써 당시 봉건 영주들의 돈을 얻기 위한 노력이었다. 다 빈치는 서양 역사상 위대한 천재의 한 사람이기는 하지만,잘 따져 보자면 여러가지 그 시대의 제약을 안고 살 수 밖에 없었던 인물임을 알 수 있다.게다가 그의 작품을 보인다는 이번 서울 전시를 보면 다 빈치의 손에서 직접 나온 귀한 작품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예를 들면 그는 5천 장 이상의 스케치와 원고를 남이 알아보기 어렵게 거울 글씨체로 거꾸로 써 놓은 것으로 유명한데,그런 작품 100여점이 모두 복사판으로만 전시되어 있다.또 비행기,헬리콥터,탱크,기관총 등의 많은 실물은 모두 요즘 사람이 다 빈치의 글을근거로 제작한 요즘 작품일 뿐이다. ○폭군 아닌 훌륭한 시인 한편 연산군은 온갖 못된 짓으로만 널리 알려져 있다.하지만 내가 그의 기록을 읽으며 25년 전에 느낀 생각은 훌륭한 시인이며 정치가였을 거라는 결론이었다.연산군은 정적(政敵)이던 신하들에 밀려나 죽음까지 당한 것으로 보이지만,그만큼 용감하게 미신에 맞서 싸운 과학적 정신의 소유자도 드물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오늘은 과학자 연산군은 접어 두고 시인 연산군만을 간단히 생각해 보자. 연산군은 평생에 아주 많은 시를 짓고,또 신하들에게 시를 쓰게 했으며,자신의 시집을 내기도 했다.걸핏하면 그는 신하들에게 꽃을 내리며 시를 짓게도 했다.사계화 한 분,연꽃 세 송이,철쭉 한 가지,작약 몇 송이 등 그런 기록은 얼마든지 남아 있다.물론 임금으로서의 고뇌를 노래한 시들도 많다.1504(연산군 10)년 3월 24일에 지은 시에는 이런 구절도 있다. 갑자사화(甲子士禍)로 수많은 선비들을 도륙하기 직전의 시다. 그에게는 도대체 시가 되지 않는 것이 없었다.‘봄기운에 취한 복숭아 꽃이 빗속에 붉다[醉春桃花雨中紅]’라는 시제(詩題)가 없나,사냥에서 백낙천(白樂天)이라는 군인을 보고는“이 백낙천도 ‘장한가’(長恨歌)를 지을 수 있는가?”라며,그 군인을 주제로 시를 짓게도 했다.‘음악은 능히 더러운 것을 씻는다[樂能滌穢]’‘사정을 끼고 공무를 빙자한다[挾私憑公]’는 시제도 보인다. ○역사 가치는 가꾸기 나름 생각해 보면 연산군에 대한 온갖 비방은 그를 죽인 사람들이 조작한 것이었다.이런 시심(詩心)을 가진 인간이 그리도 잔인한 인간일 수도 있을까? 다 빈치에게는 그런 시를 사랑하는 마음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물론 연산에게는 다 빈치 같은 미술을 사랑하는 정서가 없었다.우리는 왜 다 빈치는 실제 이상으로 높이고,연산은 사실보다 훨씬 과장하여 악인을 만들고 있는가?그 대답을나는 세상의 한국과 이탈리아에 대한 금전적 평가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다 빈치 전시물에 대한 보험금은 1,400억원,그런데 곧 미국 나들이를 가는 한국의 진짜 국보 여럿이 들어 있는 전시물들에는 겨우 1,500억원의 보험금이 붙는다. 연산군과 다 빈치는 꼭 올바른 비교가 아닐지 모른다.중요한 사실은 역사란 가꾸기에 따라 값진(돈도 벌리는) 유산으로 둔갑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우리는 역사의 효용을 너무도 모르는 것이나 아닐까?
  • 재미 환경운동가 대니 서 ‘아름다운 50명’ 뽑혀

    【뉴욕 연합】 재미한인 환경운동가인 대니 서씨(20)가 미국의 유명 주간 연예지 ‘피플(People)’이 선정한 올해(98년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명’에 뽑혔다. 이 잡지(11일자)는 서씨가 현재 전국의 고등학교를 순회하며 환경보호의 중요성과 청소년 참여의 필요성을 강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보호 단체인 ‘지구 2000’을 창립한 활동때문에 뽑혔다고 설명했다. 서씨는 12세때 ‘지구 2000’을 창립해 현재 회원 2만5천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단체로 성장시켰으며 지난해 9월에는 효과적인 환경보호운동을 위한 지침서 ‘제너레이션 리액트(generation react)’를 출판했다고 피플지는 소개했다. 피플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50명에는 영화 타이타닉에 출연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23)와 올해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받은 헬렌 헌트(34) 등이 포함됐다.
  • 빗장 풀린 루브르박물관

    ◎대낮 도둑 들어 19세기 油畵 1점 ‘증발’/관람객 몸수색 소동… 당분간 문 닫을듯 【파리=金柄憲 특파원】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서 3일 낮 19세기 유화 1점이 도난당했다. 박물관측은 이날 점심 때가 끝날 무렵 19세기 프랑스의 대표적 풍경화가 가운데 한사람인 카미유 코로의 작품 ‘세브르의 길’이 없어진 사실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코로의 작품은 도난방지용 강화유리판과 액자는 그대로인 채 34×49㎝ 크기의 유화 캔버스만 칼로 감쪽같이 오려져 없어졌다.유화의 정확한 가치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프랑스 경찰은 하오 3시쯤 현장에 도착,박물관 출입문을 차단하고 현장 감식과 함께 당시 박물관 내에 남아 있던 관람객들의 몸 수색을 실시했으나 범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경찰은 루브르박물관 내 소장품을 가지고 간 범인은 명화 수집가이거나 그림 밀매루트를 가진 국제전문조직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물관측은 하오 5시30분쯤 모든 관람객들을 내보냈으며 내부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이에 따라 루브르박물관은 4일부터당분간 개관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루브르박물관 소장품 도난 가운데 가장 유명한 사건은 1911년 발생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도난사건으로 한 이탈리아 화가가 모국으로 가져가기 위해 모나리자를 훔쳤다가 2년 만에 회수된 바 있다.
  • 남산이 북산을 보고 웃네/동서양 역사인물들 삶과 죽음

    삶과 죽음을 사시(四時)의 운행으로 담담하게 풀이한 동양 철학자,‘죽음보다는 철저한 삶을!’이라며 생을 강조한 서양철학자.어느 것이 옳고 어느것이 그른가.중견수필가인 맹란자씨(58)는 “남산이 북산을 보고 그저 방긋이 웃는 것만 같다”고 말한다. 그가 최근 펴낸 ‘남산이 북산을 보고 웃네’(세훈출판사)는 동서양 역사인물들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들을 다룬 인문교양서다. 세네카와 네로,광해군과 부의,사약을 독촉한 소크라테스와 송시열,소강절과 서화담,카미유 클로델과 나혜석,두보와 김삿갓,이상과 카프카,클레오 파트라와 명성황후 민비,우미인과 양귀비,사도세자와 소현세자,공초 오상순과 양관선사…. 이책의 특징은 이처럼 동서고금을 망라해 유사한 인물들을 묶어 그들의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그러면 어떻게 죽을 것인가.이 지점에서 지은이는 가슴 한 켠에 고이 간직하고 있는 독일시인 릴케의 시구를 한자락 인용한다.“저마다 자신의 죽음을 죽게 하소서”‘빈배에 가득한 달빛’이란 수필집을 내기도 한 그는 현재 강남에서 ‘동양서숙’이라는 글방을 운영하고 있다.
  • 미국에 역사소설 바람

    ◎“소설가들이 부쩍 과거에 열을 올리는 것은 컴퓨터가 할수 없는 일.즉,사람들을 과거로 데려가는 일을 하고픈 까닭일까” 【워싱턴=金在暎 특파원】 최근 미국에 역사소설 붐이 일고 있다. 어느 나라나 현재가 아닌 지나간 과거를 무대로 삼거나 잘 알려진 과거사를 소재로 하는 소설이 독자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누린다.미국의 대히트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나 ’뿌리’도 역사소설이지만 미국도 역시 딴 나라들에서 처럼 대개의 역사소설은 익히 알려진 과거사를 재탕삼탕 ‘쥐어짜는’ 데 그쳐 역사인식이나 소설적 격식이 그다지 높지 않다. 대신 미국에서는 플리쳐 상이 증명해주듯 역사 넌픽션과 전기 문학이 고도로 발달해서 뛰어난 작품들이 많다.그런데 최근 소재가 쓰기 쉬워 고른 역사소설이 아니라 소설적 형상화의 방편으로 역사를 택한 격조있는 역사소설이 동시에 많이 나오고 있다고 뉴스위크 지는 주목하고 있다. 뉴스위크가 거명한 소설가들은 워낙 예전부터 소설적 자존심이 ‘센’ 작가들이라 최근의 동시출간을 아류가 범람하는 유행현상으로 볼 수는 없다.보다 심층적인 이유가 있다고 뉴스위크는 말한다.그렇더라도 지난해 하드커버로 1백60만부가 팔린 찰스 프레이져의 ‘추운 산’을 이런 붐의 엔진으로 꼽는 데는 아무도 이의가 없다.무명작가의 첫 소설인 이 작품은 남북전쟁을 소재로 했다.지난해에는 이 작품 말고도 헤비급 역사소설이 여럿 있다.플리쳐 수상작가인 돈 드릴로의 ‘지하세계’는 미국의 냉전시대를 조람한 것인데 마지막까지 ‘추운 산’과 내셔널 북 상을 다투가 밀려났었다.미국에서 가장 현대적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을 발표하고도 밖에 얼굴을 내밀지 않아말 그대로 가장 신비한 작가인 토머스 핀천은 독립전쟁 무렵이 시간대인 ‘메이슨과 딕슨’을 발표했었다. 올 봄엔 중량급 작가들의 역사소설이 ‘억수처럼’ 쏟아지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말한다.엘모어 레오나드의 ‘자유 쿠바’는 19세기 후반의 미·스페인 전쟁을 다루고 있고 T.C. 보일의 ‘쪼개진 바위’는 금세기 초 캘리포니아의 유명한 백만장자 아들 이야기로 그의 정신병적인 성적 행태와 환상을 통해 당시의 사회상을 조명하고 있다. 놀라운 박람강기에다 현학적 문체로 유명한 고어 바이들은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전시된 역대 미 대통령 납인형들이 밤만 되면 되살아나 13살짜리 소년에겐 역사적 사건들을 다른 식으로 전개해 보여주는 환상적인 ‘스미소니언 협회’를 냈다.러셀 뱅크스는 남북전쟁 1년전에 흑인 노예의 반란을 기도하다 처형당한 열렬한 노예폐지론자 존 브라운을 주인공으로 7백매가 넘는‘구름을 가르는 사람’을 썼다. 이밖에도 올 봄에 선보인 역사소설도 많는데 “소설가들이 과거에 부쩍 열을 올리는 것은 컴퓨터의 사이버 혁명과 상관이 있다.작가는 컴퓨터가 할 수 없는 일,즉 사람들을 과거로 데려가는 일을 하고 싶은 것이다”고 토머스말론이란 작가 겸 비평가가 말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한다.
  • 레오나르도 다 빈치展 1만5천원/미술전시 고액 관람료 논란

    ◎‘실정 무시한 파격’ ‘내용 충실하면 차별화’ 팽팽히 맞서 봄 미술계에 미술 전시 관람료를 놓고 때아닌 논쟁이 일고 있다.이는 지난 21일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개막된 ‘레오나르도 다 빈치’전시 관람료 1만5천원이 비싸다는 비난과 전시문화 정착을 위한 불가피한 관람료 인상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 것.현재 화랑가에서 시비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작품가 인하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첨예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관람료 1만5천원은 현행 국내 미술관의 해외 기획전 관람료에 비해 3배정도 비싼 수준.국내 미술 전시회중 유례가 없는 최고의 관람료로 기록되게 됐다. 특히 이번 전시 관람료 문제는 어려운 국내 미술시장을 감안할 때 지나치다는 측과 바람직한 전시문화의 정착 측면에서 내용만 충실하다면 관람료 인상도 고려할 수 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어 주목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전은 독일의 국제문화교류위원회(IKA)가 세계순회전시로 기획한 것을 제일기획이 한국에 유치한 것.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진품 유화 3점과 소묘 1점·조각 1점이 들어있다는 점이 관심의 대상이 돼온 전시다.제일기획측이 주장하는 총 예산만도 14억원이며 실제로는 20억원 정도라는 관측도 있다. 제일기획은 “환율인상으로 입장료가 비싸지게 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종합적인 사고가 국내의 어려운 상황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전시를 강행했다“고 설명했다.이에대해 미술인들은 “관람료만 놓고 볼 때 외국 미술관 관람료에 비해 비싸지 않은 편”이라는 반응과 “흥행을 노린 1회성 이벤트로 국내 전시문화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견해를 엇갈리게 보이고 있다. 긍정적인 시각을 보내는 측은 “전시도 공연처럼 유료관람객이 더욱 진지한 관람자세를 보인다는 측면에서 우리 전시문화도 충실한 내용을 전제로 관람료 등을 차별화할 필요성을 느낀다”는 입장.이에대해 반대측은 현 실정을 감안할 때 형평성을 크게 벗어난 파격으로 재조정돼야 한다는 주장이다.반대론자들은 그동안 떠들썩했던 해외 유명작가전이 실속없는 전시에 그친 적이 많다면서 이번전시내용도 관람료에 비해 큰 기대를 할 수 없다는 견해다. 실제로 최근 2∼3년간 관심을 끌며 열린 해외작가전인 ‘피카소전’(예술의전당)과 ‘호앙 미로전’(금호미술관)‘다빈치에서 문명으로전’(성곡미술관) 입장료가 모두 4천∼6천원선임을 볼 때 이번 관람료는 관람자들에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국립현대미술관측이 내년부터 기획전 관람료를 유료로 한다는 계획아래 책정한 관람료 수준도 3천∼5천원선이다. 권상릉 한국화랑협회회장은 “해외작가 전시유치를 규제할 수 없는 사정상 관람료 자체보다는 전시내용을 문제삼아야 한다”면서 “그동안 국내에 유치된 전시회들이 관람객들을 만족시킬 만한 수준에 미흡했던 만큼 미술관과 기획주체들이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비싼 관람료/李世基 社賓 논설위원(外言內言)

    영국의 내셔널 갤러리에는 지오토와 렘브란트 피카소 작품 등 19C에서 20C 초반에 걸친 주옥같은 명편들이 2천여점 이상 소장되어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라파엘로 미켈란젤로의 작품도 전시되어있으나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의 입장료는 35프랑(약 8천원). 밀레의 만종에서 르누아르 드가 모네 세잔과 로댕 마이욜의 조각품이 전시되어있다. 루브르박물관의 입장료도 40프랑, 18세미만은 무료고 일요일에는 20프랑을 받는다. 아침에 들어가서 저녁에 휘청거리며 나오면서도 정신의 보고(寶庫)에 보석을 쌓았다는 기쁨때문에 만족하게 미술관 문을 나서게 된다. 지난해 갤러리 현대의 미국 천재화가 바스티야전의 입장료는 일반 1인 3천원 단체는 1인 2천원.‘월 투 월(Wall To Wall)’을 위한 출발에서 도착까지의 기획과 작품임대 해외운송 보험 포장 국내운송 건물임대 인건비등 경비는 약 1억원이상이 들었다. 유료 1만명이 관람했다해도 7천만원 손해를 본 셈이다. 이는 흥행때문이 아니라 미술애호가 저변확대를 위한 서비스라고 할수 있다. 지난 3월말까지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 열렸던 ‘중국문화대전’의 입장료는 8천원, 전시기간 85일간에 유료관람객은 24만여명으로 괜찮은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나 같은 입장료 8천원에 같은 24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했으면서도 이집트전을 기획한 주관사는 망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제일기획이 들여온 레오나르도 다빈치전은 국내전시사상 입장료가 가장 비싼 1만5천원이다. 독일의 IKA(국제문화교류위원회)가 기획한 이 전시회의 전시품목은 총 254점, 경비도 14억원이나 든 대규모의 세계적 전시다. 한데 오리지널은 유화 10점중 3점에다 소묘 1점,조각 3점뿐이라는 것이 문제다. 그외엔 오리지널과 똑같은 팩시밀리와 모형들로 다빈치의 천재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그림 한점이라도 만족과 기쁨에 찬 감상을 할수 있다면 비싼 관람료가 아깝지 않을수도 있다.문제는 내용이 과연 알차냐는 것이다.어쨌든 지금은 IMF시대라선지 유난히 비싼 관람료가 우리를 놀라게 한다.
  • 佛 장 폴 레오 대사(ASEM 對韓투자 관심국 대사에 듣는다)

    ◎“대규모 투자조사단 구성중”/한국 경제·금융부문 등 투자여건 개선/김 대통령의 위기극복노력 높게 평가 【朴政賢 기자】 장 폴 레오 주한 프랑스대사는 17일 “한국에 대한 투자조사단 구성이 진행중에 있으나 벌써부터 프랑스의 많은 기업들은 한국 투자에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히고 “프랑스는 한국과의 경제협력 및 투자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투자조사단은 언제 어떤 규모로 방한할 것인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국가들의 대한(對韓)투자단 파견은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한국이 처한 위기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한국을 잘 모르고 있던 기업들의 투자 유발효과를 가져올 것이다.한불간투자협상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를 바란다.하지만 즉각적인 결과를 기대해서는 안될 것이다. ­외환위기를 극복중인 한국 경제에 대한 평가는 어떤지. ▲프랑스 정부·업계는 한국경제를 낙관적으로 보고있다.한국 경제위기는 극복되고 있는 중이라는 평가이다.한국정부가 취한 외환위기극복 조치들은 금융면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하지만 금융부분과 경제부분의 효과는 차이가 많다.경제부분에서 많은 투자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시간이 걸릴것이다.한국에 대한 투자여건이 개선돼야 한다. ­한국의 외국인 투자유치 조치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한국의 투자여건은 많이 개선됐다.법과 제도를 바꾸는 등의 한국정부의 투자여건 변화노력은 유럽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하지만 이런 조치들이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오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예를 들면 한국인의 의식과 기업,지방자치단체는 많은 변화를 해야 한다.한국인,정부,경제주체등이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과 프랑스는 5년전 산업협력위원회를 만들었으나 구체적 성과는 미미한 실정인데 양국간 교류협력을 촉진하는 방안은. ▲산업협력위원회는 지난해 한국에서 열렸고 올해에는 프랑스에서 개최될 차례이지만 한국의 경제위기를 고려해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다.산업협력위원회에 많은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중요한 것은 인적교류를 통해 상호 이해를 증대해야 한다는 점이다.한국국민들이 수출만으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것은 개방적인 태도가 아니다.IMF로 한국관광객 숫자 감소는 외화절약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한국이 외부와 단절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한국 지도자들이 외국에 가서 한국의 상황을 이해시키는 장기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金大中 대통령의 외환위기 대처방안에 대한 평가는. ▲프랑스에서 金대통령은 인권과 자유를 수호한 정치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金대통령은 외환위기가 터지자 취임까지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인 수습에 나서 신인도 회복에 노력했다.선출뒤의 노력은 흠잡을데 없다.국제사회는 金대통령의 조치를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한 나라를 바꾼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다.변화를 위한 노력에는 저항세력이 있기 마련이다.한국정부는 개혁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 ­한국이 고속전철건설을 재검토하고 있는데 대한 입장은. ▲한국 일각에서는 수익성을 우려하고 있으나 사회적 측면도 봐야 한다.교통수단의 대혁명은 노선 주변에 새로운 기업 창업효과를 가져오고,재화와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전파될 수 있다.TGV는 전체적인 측면에서 봐야한다.계약기간이 만료되면 한국은 고속전철 자체제작도 가능할 것이다.합의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 높은 자리의 언행은 파장이 크다(박갑천 칼럼)

    세상일이란 반드시 바르게만 전해지는건 아니다.선의나 악의가 끼어들면서 사실과는 다르게 알려지는 일들이 적지않다.그래서 ‘콜럼버스와 달걀’ 얘기는 날조라든지 클레오파트라는 절세의 미인이 아니었다는 말들이 ‘증거’를 내세우면서 나오기도 하는 터이다. 옛얘기는 젖혀두자.당장 엊그제 일어난일의 보도에도 오보라는게 있잖던가.어떤건 그말을 했다는 본인이 살아있는데도 사실 여부가 가려지지 않기도 한다.가령 얼마전 보도된 인도네시아 사회복지부장관의 경우는 어떤것일까.그는 무료급식 식당에 들렀을때 식당주인들이 치솟은 수입사료값 따라 닭고기값도 올라서 급식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소연하자 이렇게 대답했다는 것.“그렇다면 수입사료 안먹고 풀을 먹는 토끼고기를 쓰면 되지않겠는가”.보도는 정확하다해도 본인의 뜻에서는 빗나간건지 모른다. 별뜻없이 더뻑 내뱉은 말이 듣는마음을 아프게 찌를수 있는법.어쨌거나 그는 수하르토 대통령의 맏딸로서 다음 대권주자로 떠오르고도 있는 처지이니 말을 삼갔어야 하는건데.세론은 그의 말에대해 마리 앙투아네트가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을 일이지”했다는 18세기 망언의 20세기판이라면서 선거워하는 모양이다.그말은 프랑스혁명때 백성들이 굶주린다는 말을 들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반응인 것으로 알려져오는 터.하지만 이말은 마리 앙투아네트와는 상관이 없다. 그말은 루소의[참회록](제6권)에 나온다.그가 1740년 리옹에서 가정교사를 하고 있을 때다.그집에 있는 와인을 몽태쳐 마시려했는데 빵이 없으면 못마시는 버릇이었다.그때 루소는 ‘어떤 고귀한 왕비’가 “농민에게 빵이 없다”는 보고를 받고 “그러면 브리오슈(brioche:최고급 과자빵)를 먹으면 되잖아”라고 대답한 일을 떠올리고 그걸 사다가 와인을 마셨다.거기쓰인 ‘고귀한 왕비’를 후세인들이 미운마음 곁들여 마리 앙투아네트로 안쫑잡았다는 해석들이다.1740년이면 그가 태어나기 15년전이다.우리 초대대통령에게 따라다니는“…그렇다면 사과를 먹을일이지”도 그에 유래한‘악의섞인 뒷말’아니었을까. “언행은 군자의 추기(樞機)”라는말이 [역경](易經:계사상)에 나온다.군자의 중요한 밑바탕은 바르고 기구있는 언행에 있다는 뜻이다.여기서의‘군자’는‘지도자’로 갈음될수도 있다.그리고 높은 자리의 사람일때 이말이 남의나라 얘기일수만은 없다.
  • 옛소련 KGB 81년 교황 암살 기도/伊 정보보고서

    【로마 AFP 연합】 소련 KGB(국가보안위원회)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암살을 기도했었던 것으로 7일 배포된 이탈리아 정보기구 문서들에 의해 밝혀졌다. KGB는 또 소련과의 최고 협상자였던 카사롤리 추기경에 대해서는 마이크로폰을 이용,첩보를 수집하는 활동을 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81년5월 성(聖)베드로광장에서 일어난 바오로 2세 암살기도 사건을 수사해온 이탈리아 정보연락기구(Cesis)가 이날 배포한 보고서에 따르면 KGB는 역정보와 도발을 통해 가톨릭 교회와 바오로 2세의 신용을 손상시키려 했으며 필요한 경우 교황을 육체적으로 제거하려 했었다. 보고서는 또 KGB가 교황청 국무장관이며 레오니드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서기장 시절 교황청 ‘동방정책’의 주요 추진자였던 카사롤리 추기경에 대해 추기경의 조카를 이용,첩보활동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