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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나리자,올해 탄생 500주년 불후의 명성과 역사 그림 안팎에서 추적

    한 해 평균 550만명의 루브르 박물관 관람객이 제일 먼저 찾는 그림,6000점이 넘는 루브르 전시품 중 유일하게 두 겹의 방탄유리로 보호받는 작품.월터 페이터·예이츠·고티에·쥘 베른·미슐레·앙드레 지드·오스카 와일드·서머싯 몸 등 숱한 작가들의 몰입 대상이 됐고,냇 킹 콜·바르바라·밥 딜런 같은 가수들이 노래로 부른 모나리자.프랑스에서는 ‘라 조콩드’로 불리는 이 세기의 예술품이 올해 탄생 500년을 맞아 루브르에 자신만의 방을 갖게 됐다.16세기 피렌체에서 탄생한 한 여인의 초상화가 어떻게 이처럼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이 됐을까. 영국 런던대 퀸메리 칼리지의 비교역사학 교수인 도널드 새순이 쓴 ‘모나 리자(Mona Lisa)’(윤길순 옮김,해냄 펴냄)는 하나의 예술작품이 전세계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기까지,모나리자의 예술과 신화를 낱낱이 해부한다. 그림 속 주인공의 미소는 그동안 수많은 수수께끼와 추측,존경의 원천이 돼 왔다.그러나 이 그림은 19세기에만 해도 르네상스 회화 가운데 비교적 낮은 평가를 받았다.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중 평범한 하나에 불과했던 것이다.현대적인 감성에 따라도 모나리자는 특별히 아름답지도,섹시하지도 않다.웅장하지도,강렬함을 풍기지도 않는다.그저 조용히 웃고 있는 평범한 여자처럼 보인다.그런데도 모나리자는 신비롭다고까지 평가받는다. 예술사가와 시인,숭배자들은 모나리자 안에는 우리의 느낌과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뭔가가 있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이 책은 모나리자의 성공요인이 작품 자체에 있다는 생각에 의문을 제기한다.저자는,모나리자의 명성은 작품 내적인 것이 아니라 외적인 요소들에 의해 얻은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한 예술작품이 세계적 명성을 얻는 데는 정치적·이데올로기적·기술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모나리자의 역사뿐 아니라 ‘모나리자 신화만들기’의 이면을 추적한다.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사용한 혁신적인 화법과 초상화 주인공을 둘러싼 문제,그가 이탈리아를 떠나 프랑스의 프랑수아 1세 궁정에 들어간 뒤 생긴 일,17세기의 수많은 모작들,19세기 유럽 지식인들이 앞다퉈 모나리자를 찬양한 일 등이 그것이다.20세기 초에 발생한 모나리자 도난 사건,초현실주의자를 비롯한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이 모나리자를 이용한 일,1960∼1970년대 정치적인 동기에서 모나리자가 미국과 일본으로 건너가게 된 것,그리고 모나리자의 미소에 관해 끊임없이 제기되는 새 이론들에 대해서도 소상히 검토한다. 모나리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생전에도 그 기법의 독특함과 초상화 주인공이 취한 혁신적인 포즈,살아 있는 듯한 모습 덕에 주목받았다.몸이 4분의3만 보이게 앉아 있으면서 얼굴은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콘트라포스토’자세라든가,모나리자가 관객을 똑바로 바라보는 시선은 하나의 혁신으로 간주됐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1800년 이전에는 거의 논의되지 않았다.19세기에 그에 대한 열풍이 일어난 데는,그가 주요 화가로서뿐만 아니라 뛰어난 과학자로 여겨진 것도 한몫했다.모나리자에 처음으로 비평을 가한 이탈리아 화가이자 역사가인 조르조 바사리는 레오나르도 다비치에 관해 “많은 걸 시작했으나 하나도 끝낸 게 없다.”고 평했지만,과학자이자 예술가로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왕성한 호기심은 숭배자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모나리자를 유명하게 만든 대표적인 사례는 1911년 8월에 일어난 도난사건.충격에 빠진 루브르는 일주일 동안 문을 닫았고,1915년 1월 모나리자를 되찾을 때까지 유럽 언론은 모나리자의 얼굴로 장식됐다.모나리자의 명성을 한층 확고하게 해준 이 사건은 단순한 도난사고가 아니라 유괴 혹은 강간이나 다름없이 취급됐다.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파리 시민들은 그런 명작을 갖고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됐고,이탈리아인들은 ‘그들의’ 모나리자를 더욱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됐다.도난사건을 전후로 유럽의 신문산업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누구인지,르네상스 미술이 무엇인지 관심조차 없던 일반 대중에게 모나리자의 미소를 널리 알렸으며,수많은 문학작품이 모나리자를 소재로 삼았다.광고와 팝의 세계에까지 모나리자의 명성이 뻗어갔다. 대중적인 명성이 결국 신화의 경지에까지 이른 모나리자는,이제 찻잔과 달력·마우스패드 같은 물건에까지 치장된다.‘축구공을 든 모나리자’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의 상징이 됐으며,인터넷 속의 모나리자는 10만개가 넘는 웹사이트를 거느린다.모나리자 산업은 인터넷 발달과, 끊임없이 새로운 소재를 찾아내는 대중문화 특유의 탐욕과 맞물려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모나리자는 독보적인 명성 덕에 대중문화의 일부가 됐다.그러나 그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고급문화의 산물이다.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새영화/캐치 미 이프 유 캔

    ‘나 잡아 봐라~’.우리 말로 표현하면 더 그럼직한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24일 개봉)은 제목 그대로 희대의 사기꾼과 FBI요원의 쫓고쫓기는 상황을 코믹하게 버무린 영화다.그럼 코미디영화냐고? 글쎄,코미디라고 말하기도,아니라고 말하기도 뭣한 영화의 정체를 한꺼풀씩 벗겨보자. ●스필버그·디카프리오·톰 행크스가 만나다 흥행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뭇여성의 연인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할리우드 최고의 연기파 톰 행크스.셋 가운데 최고로 실력을 발휘한 사람은 단연 디카프리오다.‘길버트 그레이프’의 정신지체아를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그의 연기력에 새삼 놀라지는 않을터.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그는 기존 이미지를 흡수하면서도,한층 성숙한 매력을 보여준다.창가에 매달려 약혼녀에게 훗날을 기약하는 장면에서는 ‘타이타닉’의 비극적 연인이,부모의 이혼으로 충격받는 모습에서는 ‘바스킷볼 다이어리’의 상처받은 영혼이,감옥에 웅크린 그에게선 ‘아이언 마스크’의 버림받은 쌍동이 형제가,어린 나이에도 능수능란하게 사기를 치는 모습에서는 ‘토탈 이클립스’의 천재 시인이 겹쳐진다.여기에 시침 뚝 떼고 FBI요원을 농락하는 대담함을 보탰다. ‘A.I.’‘마이너리티 리포트’로 음울한 미래세계를 조명해 온 스필버그는 이번에 1960년대로 시선을 돌렸다.예전 영화보다 발랄하다는 장점은 있지만,허를 찌르는 긴박감을 기대하다가는 실망하기 십상.그보다는 가족드라마를 강조해 감동을 노렸다.행크스는 정 많은 FBI요원을 무리 없이 소화했지만 ‘로드 투 퍼디션’의 카리스마에는 못 미친다. ●조종사·의사·변호사… 이만한 사기꾼이 있을까 실화 속 주인공인 프랭크 아비그네일 주니어는 전학 첫날 교사로 위장,감쪽같이 학생들을 속인 타고난 사기꾼.부모의 이혼으로 가출한 뒤 본격적인 사기 행각에 나선다.조종사로 위장해 모든 항공 노선에 무임승차하는 것은 물론,수표를 위조해 140만달러를 가로챈다.FBI요원인 칼 핸러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의사에서 변호사로 점점 대담한 위장술을 펼친다.현장을 덮친 FBI요원에게 비밀정보국 요원인 척 선수를 치며 빠져나가고,매력적인 매너로 여성들을 홀려 정보를 빼내는 등 17세 청년이 그럴싸하게 사기를 치는 모습은 우선 웃기고 재미있다.게다가 중절모에 검은 양복을 입고 신분증을 거꾸로 보이는 어수룩한 FBI요원의 모습은 추리극임에도 코믹한 분위기를 더한다. ●역시 중심은 가족… 증발한 60년대 하지만 스필버그의 다른 영화와 마찬가지로 영화의 중심축은 가족이다.프랭크가 사기꾼이 된 건 경제적으로 무능한 아버지를 떠난 어머니에게서 받은 충격 때문이었다.그는 약혼녀의 단란한 가정을 보고 정착을 꿈꾼다.역시 이혼한 뒤 혼자가 된 칼은 아버지처럼 프랭크를 감싼다.일그러진 가족을 가진 인물이 서로를 돕는다는 설정은,이제는 식상한 느낌마저 준다. 아직은 따뜻함과 어리숙함이 살아 있는 ‘순수의 시대’로서 60년대를 바라보는 시선도 불쾌하다.최근 한국영화의 젊은 감독들이 80년대를 향수 어린 시선으로 그리는 것과 마찬가지로.60년대에 성장기를 보낸 스필버그는 “그 때가 좋았지.”라며 핑크빛 조명으로 그 시기를 비추는 것. 칼에게 프랭크의 아버지는 “아들은 베트남에서 빨갱이와 싸운다.”며 화를 내는 장면이 있다.베트남전과 반전운동으로 얼룩진 60년대는 그렇게 농담처럼 지나가는 대사로 처리될 뿐.그보다는 금발을 휘날리는 스튜어디스와 의젓하게 걸어가는 조종사의 풍경으로 스필버그는 60년대를 기억한다.그것이 시대의 사회성을 담은 영화를 결코 만들 수 없는 그의 한계다.하지만 큰 기대만 하지 않는다면 그럭저럭 재미와 감동을 느끼기에 부족하지 않다. 김소연기자 purple@
  • 아르헨티나 독재자 갈티에리 사망

    아르헨티나의 독재자 레오폴도 갈티에리(사진·76) 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췌장암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중앙군사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병원 관계자가 전했다. 갈티에리는 1976년부터 1983년까지 권력을 장악하고 포클랜드 전쟁을 일으켰던 군부독재자로 집권 당시 발생한 20여명의 납치사건과 관련,지난해 7월 체포됐었다.갈티에리가 권좌에 있던 7년간 반정부 인사 3만여명이 실종됐으며 이들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비밀무덤에 묻히거나 군용 항공기에 실려 산악지역 상공에서 산 채로 내던져진 것으로 알려졌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베네수엘라 파산 위기/총파업으로 석유수출등 급감

    총파업의 장기화로 베네수엘라가 파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 베네수엘라 은행과 석유산업 관계자들은 8일(현지시간) 정부가 석유생산을 재개하지 못할 경우 몇주 내에 국영석유회사의 만기채권 등 국내 부채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 9일 보도에 따르면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사임과 조기총선 실시를 요구하는 총파업으로 세계 5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310만배럴에서 10분의 1 수준인 30만배럴로 줄어든 상태다. 석유 수출이 급감하자 석유산업을 주요 수입원으로 하는 베네수엘라의 정부 재정도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베네수엘라 최대의 국영석유회사 페트롤레오스 데 베네수엘라(PDVSA)는 5주째 계속되는 파업으로 지금까지 최소 20억달러의 손해를 봤으며 이로 인해 국가세입도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더욱이 PDVSA는 대외 채무가 약 40억달러에 달하고 오는 2월까지 지불해야 하는 이자도 1억 5000만달러나 되지만 현금유동성이 결여돼 심각한 상황이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 관계자는 현재국가재정 상태로는 국내부채에 대한 디폴트를 피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방코 베네솔라노 드 크레디토의 오스카 가르시아 은행장은 “국내부채가 이미 한계수준에 다달했다.”면서 “정부는 이미 사실상 파산한 상태이며 디폴트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110억달러의 외환보유고가 있기 때문에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결국 외채에 대한 디폴트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파업사태는 여전히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금융노조 산하단체 페트라방카의 호세 토레스 회장은 금융권도 9,10일 이틀간 영업을 중단,파업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총파업이 시작된 이후 금융권은 이미 근무시간을 기존 6시간에서 3시간으로 단축운영해 왔지만 영업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달러 수요가 급증하는 등 벌써부터 볼리바르화의 화폐가치가 기록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만명의 반차베스 시위대는 세금납입 거부 운동을 벌이며 국가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정부도 파업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경우 원유도입선을 다른 국가로 옮길 수 있다며 베네수엘라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하루 평균 150만배럴의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소비하고 있는 미국은 얼마 전부터 공급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사전경고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이런책 어때요/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선비 외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선비정옥자 지음 현암사 펴냄 성리학을 공부한 조선시대 지식인의 대명사 선비.그들은 신분상으로는 양인이고 경제적으로는 중소지주층이다.이 책은 정암 조광조,운양 김윤식 등 조선 선비 25명의 일생을 통해 시대정신을 조명한다.또한 선비가 즐긴 오락과 낭만에 관해서도 일러준다.조선 선비들은 하루에 4시간(여름),6시간(겨울)씩 자고,일어나서는 손수 이불을 개었으며,자녀 교육과 집안 일에도 많은 관심을 쏟았다.서울대 교수인 저자는 선비야말로 우리 1000년 역사 속에서 태동하고 조선왕조 500년을 통해 구현된,한국적 고품격 리더십의 전형이라고 강조한다.2만 5000원. ***마네의 손과 모네의 눈 김광우 지음 미술문화 펴냄 마네와 모네는 같은 시기에 활동한 작가로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혼동하곤 한다.작품 성향도,마네는 인물화를 주로 그렸지만 풍경화는 모네 그림과 유사하고,모네는 풍경화를 주로 그렸지만 인물화를 보면 마네 그림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이 책은 이들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비교하며 주고받은 영향을 살핀다.마네와 모네가 활동한 19세기는 문인과 화가가 교류하며 뛰어난 미술비평을 남긴 ‘미술비평의 황금기’다.이들의 평론과 편지글들은 당대 화단을 대표하는 두 화가의 살아 있는 회화세계를 접하게 해준다.2만 8000원. ***오셀로를 닮은 남자 헤라를 닮은 여자 데이비드 버스 지음 이상원 옮김 / 청림출판 펴냄 셰익스피어는 ‘오셀로’에서 공기처럼 가벼운 사소한 일도 질투하는 이에게는 성서의 증거처럼 강력한 확증이라고 말했다.그래서 질투를 하게 되면 지옥이 따로 없는지도 모른다.여자는 왜 헤라와 같은 질투에 사로잡혀야 하고,남자는 왜 오셀로처럼 질투로 번민해야 하는가.진화심리학의 거두인 저자는,질투라는 ‘녹색 눈을 가진 괴물’을 현명하게 다스려 사랑으로 이끌도록 권유한다.저자의 관점은 “질투를 느끼지 않는다면 사랑하지도 않는 것”이라고 한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로 대변된다.그와 같은 맥락에서 오셀로신드롬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9500원. ***다빈치, 한 천재의 은밀한 취미 레오나르도 다빈치 지음 김현철 옮김 / 책이있는마을 펴냄 미술가·과학자·기술자·발명가·사상가로 활동한,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그러나 일감이 적어 수입이 형편없던 그는 ‘세 마리 달팽이’라는 술집의 주방장을 지냈고 ‘산드로와 레오나르도의 세 마리 개구리 깃발’이라는 술집을 직접 경영했다.30년 이상 이탈리아의 루도비코 스포르차 궁정에서 연회담당자로도 일했다.이 책은 1981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발견된 다빈치의 수기 ‘코덱스 로마노프’를 옮긴 것으로 요리광·식도락가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1만 2000원. ***사랑 도미니크 페르낭데즈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펴냄 ‘상상적 전기의 마술사’로 불리는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작가 페르낭데즈가 소설로 풀어낸 서양예술사.19세기 초 독일의 미술학도 7명이 결성해 19세기 후반 독일 낭만파 미술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루카스분트’(일명 나사렛파)가 자신들의 예술적 이상향인 이탈리아로 여행하는 과정을 담았다.베토벤,프리드리히 싱켈,안토니오카노바,도미니크 앵그르,스탕달 등 19세기를 풍미한 위대한 예술가들이 저자의 절묘한 상상력에 힘입어 되살아난다.나폴레옹의 유럽 정복과 예술품 절취 등 프랑스에 대한 저자의 비판적 시각이 돋보이는 작품.1만5000원.
  • SXE 잃어버린 자유, 춘화로 읽는 성의 역사

    고대 수메르의 한 사람이 사막에서 발견한 돌에 상징적인 ‘째진 모양’을 새기고,빌렌도르프의 주술사가 풍만한 몸매에 다산과 섹스라는 이중적 자극성을 지닌 비너스 상을 빚어낸 이래 에로티시즘은 인류 문화에 지속적으로 등장했다.에로티시즘의 끈질긴 생명력은 오늘까지 이어진다.‘저주의 작가’로 불리는 조르주 바타이유는 이러한 에로티시즘을 ‘악마적 충동’이라고 했다.에로티시즘을,단지 그 자체만을 목적으로 한 광기 어린 욕망으로 본 것이다.관음증·동성애·페티시즘·사도마조히즘….에로티시즘의 다양한 양상을 살펴보면 그것이 생식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인간 고유의 활동임을 알 수 있다.섹슈얼리티가 생물학적 개념이라면 에로티시즘은 심리학적인 개념이다. 우리는 에로티시즘의 시대를 살아 왔고 또 살고 있다.성(性)이 온갖 화제와 감각의 중심을 차지하는 성 담론의 시대,일상을 지배하는 성의 문제를 고찰하는 것은 인간 존재의 근원을 밝히는 일과 같다. 영국의 디자인평론가 스티븐 베일리 등 20여명이 쓴 ‘SXE 잃어버린 자유,춘화로 읽는 성의 역사’(안진환 옮김,해바라기 펴냄)는 이러한 성의 해방을 인류 해방이라는 차원으로까지 끌어올린다.고대에서 현대까지 성의 역사와,문학 예술 각 장르에 나타난 다채로운 성의 모습을 200여장의 ‘춘화’와 함께 소개한다. 책은 서양의 성 풍속사에 초점을 맞췄지만 중국·인도 등 동양의 성 인식에 대해서도 언급한다.성에 대한 동양인들의 태도는 본질적으로 ‘실용주의적’이다.한 예로 중국의 필로 북(pillow book, 성애서적)은 섹스를 잘 하는 방법을 설명한 실용서로,‘소녀경’이 그 대표적인 경우다.하지만 실용주의에도 단점은 있다.고대 중국에는 ‘로맨틱한 사랑’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고,자기가 모시는 사람의 성생활을 시중든 하녀·시녀들의 질투심도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서양인들은 중국인의 성생활보다 인도인의 그것을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다.힌두 성전 ‘카마수트라’와 사원마다 새겨진 성애조각의 영향이 크다.‘카마수트라’는 중국 도교학자들이 쓴 필로 북과 마찬가지로 성에 대해 관대하고 세속적이다.‘카마수트라’는 고독한 호색한이나 매춘고객의 일방적인 만족을 위한 성행위를 언급하지 않는다.섹스를 오직 두 사람이 개인적으로 벌이는 환희의 교환행위로 이해한다.힌두교나 도교 신자들이 섹스를 정신적 교화에 이르는 방편으로 여긴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기독교에서는 전통적으로 섹스를 경계의 대상 내지 정신을 산만하게 만드는 행위 또는 그릇된 계약으로 보지만,동양의 종교 특히 힌두교·도교는 섹스와 종교를 동반자적인 관계로 파악한다.종교를 배제한 채 중국과 인도인의 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이 책의 입장이다. 성과 무엇보다 밀접한 장르가 문학과 미술이다.초서와 보카치오,마구에리트 당골레므 등은 중세의 대표적인 음담패설 신봉자.보카치오는 현명한 교사라면 학생들에게 오비디우스가 지은 로마시대의 성 교본 ‘사랑의 기술’을 읽도록 권장해야 한다고까지 했다.르네상스 시대의 에로티카는 좀더 순화한 양상을 보이지만 성적인 분위기는 여전했다.“우리 모두는 단지 포테르(fottere,성교)를 하기 위해 태어났으니…”라고 읊조린 16세기 이탈리아 시인 피에트로 아레티노의 ‘음탕한 소네트’를 읽으면,오늘날 성에 집착하는 게 교양없는 행동이라고 믿는 것이 어리석은 생각이라는 느낌마저 든다. 유럽 회화에서 가장 많이 모사된 인물화 가운데 하나가 젊은 여성의 누드 유화다.이탈리아 화가 티치아노의 ‘거울을 보는 비너스’는 르네상스의 예술과 에로티카의 진수를 보여준다.티치아노의 비너스는 매춘부였을까.놀라운 것은 그녀가 감상자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다는 점이다.눈을 감고 있거나 다른 쪽을 보고 있는 당시의 누드 인물들과는 다르다.마치 ‘나를 자극해 보라.’는 듯,이 여인은 당당하고 고혹적인 눈빛을 보낸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조각가 도나텔로의 ‘다비데’ 청동상은 유혹적인 젊은 남성상을 찬미한 당시의 사회경향을 그대로 보여준다.15세기 후반 피렌체 성인 남성의 3분의1 가량은 어떤 식으로든 비역에 가담했다고 추정하는 학자도 있다.레오나르도 다빈치도 그러한 비난을 면치 못했고,미켈란젤로도 자신을 추앙한 토마소 카발리에리에 대한연정을 시와 회화를 통해 표현해 비난을 자초했다.남성간의 성애를 막기 의해 피렌체와 베니스,밀라노 등 대도시에서는 여성 매춘을 장려하기도 했다. ‘건축은 힘의 표현이며,그 힘은 항상 에로틱하다.’라는 명제를 구체화한 ‘건축에 숨은 에로티시즘’이란 글도 눈길을 끈다.기원전 1세기에 활약한 로마 건축가 비트루비우스 이후 고전 건축 양식은 성적인 측면을 드러냈다.고고학자들 중에는 고대 로마의 바실리카(법정이나 교회 따위로 사용된 장방형의 회당)에서 유래한 좁고 긴 입구와 내부의 널찍한 공간 구조를 갖춘 기독교 교회를 여성 생식기에 대한 건축학적 상징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성에 관한 한,동물의 단계에서는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이 없었다.그러나 문명의 단계에 접어들면서 인간의 성은 소외되기 시작했다.정상이 비정상이 되고 비정상이 정상이 되어가는,문명의 변증법 속에서 에로티시즘은 발전해 왔다.“모든 성적 일탈 가운데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순결’이다.성과 문명은 동반자로서 함께 간다.”라는 프랑스 작가아나톨 프랑스의 말은 이같은 시각을 뒷받침한다.책의 저자들은 SEX라는 말이 주는 비속어적인 느낌을 지우고 창조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철자의 순서를 바꿔 SXE라는 이름을 붙였다.3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타임지 선정/올 최고의 영화 ‘그녀에게 말해봐’

    시사주간지 타임은 19일 인터넷판을 통해 올해 ‘최고의 영화’와 ‘최악의 영화’를 발표했다. 영화 평론가 리처드 시켈과 리처드 코얼리스가 각각 선정한 ‘최고의 영화10’은 모두 첫번째로 ‘그녀에게 말해봐’(Talk To Her·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를 꼽아 눈길을 끌었다.사랑과 죽음이란 장중한 주제를 숭고하고도 인간적으로 그렸다는 평이다. 이에 견줘 ‘디 아워스’는 여성의 희생에 대해 감상적으로 접근했다는 이유로 최악의 영화로 꼽혔다.다음은 최고의 영화로 선정된 19편 중 주요 작품. ◆슈미트에 관하여- 연기파 잭 니컬슨이 퇴직한 보험회사 중역으로 열연,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 ◆로드 투 퍼디션- 마피아 중간보스인 톰 행크스가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조직과 맞서는 모습을 침묵과 절제된 연기로 그려냈다. ◆어바웃 어 보이- 휴 그랜트는 시종일관 코믹한 면을 잃지 않으면서도 따뜻함을 지닌 독신 남성을 잘 소화했다. ◆뉴욕의 갱들- 1863년 뉴욕을 배경으로 영국계 갱과 아일랜드 이민자의 사랑과 복수의 서사시를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스크린에 그대로 옮겼다. ◆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 전편 ‘반지 원정대’에 견줘 웅장하고 박진감넘치는 전투 장면이 압도적이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흥행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가 범죄를 예측해 범인을체포해야 한다는 9·11테러 이후 미국의 강박증을 해부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평범한 소녀가 펼치는 환상적인 모험담이 주된줄거리로 ‘알라딘’ 이래 최고의 전통 만화영화로 꼽힌다. ◆8마일- 백인 래퍼 에미넴의 전기를 커티스 핸슨 감독이 스크린에 옮겨 스타를 갈망하는 보통 소년의 열정과 꿈을 그렸다. ◆피아니스트-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제자를 사랑하는 여자 스승의 열정과자기파괴적인 애정을 세밀화로 그려냈다. 임병선기자 bsnim@[ ]
  • 책꽂이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나눔(박원순 지음,중앙M&B 펴냄) ‘1%나눔 운동’을 벌이는 ‘아름다운 재단’의 상임이사 박원순 변호사가 돈버는 방법이 아닌 돈쓰는 방법을 제시했다.저자는 이 책에서 ‘나눔의 바다’로 들어서기까지,그리고 이후 ‘나눔의 전도사ㆍ희망의 중개인’을 자임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잔잔하게 이야기한다.8000원. ●한나 아렌트 정치판단 이론-우리 시대의 소통과 정치윤리(김선욱 지음,푸른숲 펴냄) 여자·유태인·망명자라는 ‘3중의 주변인’으로 겪은 체험을 정치사상으로 승화시킨 한나 아렌트(1906∼1975)의 사상을 다뤘다.우리는 왜정치를 혐오하면서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가.이는 마치 우리가 먹지 않으면 생명을 어어갈 수 없듯이 정치가 인간 삶의 근본조건이기 때문이다.저자는 정치는 근본적으로 문화이고 삶임을 아렌트의 정치이론을 통해 해명한다.1만 2000원. ●한영불교사전(서광 엮음,불광출판부 펴냄) 미국 보스턴 서운사에서 수행정진하며 영성심리학을 공부하는 저자가 10여년의 자료정리 끝에 펴냈다.산스크리트어와 팔리어 등도 함께 표기했다.3만 5000원. ●개인주의의 등장(아론 구레비치 지음,이현주 옮김,새물결 펴냄) 개인주의는 민주주의와 함께 유럽 근대문화의 뿌리를 이룬다.서구의 개인주의는 이제 전세계적으로 공유하는 문화가 되어간다.개인과 인간은 중세의 어둠을 뚫고 르네상스기에 이탈리아에서 비로소 ‘발견됐다’는 것이 이제까지의 정설이다.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단선적 역사관을 단호하게 거부한다.다원주의적이고 역사주의적인 접근방법을 택하는 저자는 북유럽의 영웅신화로부터 중세기사들의 다혈질적인 기질로 이어지는 게르만족의 정서를 추적한다.1만 5000원. ●세계를 변화시킨 기업 33(하워드 로스먼 지음,고정아 옮김,명진출판 펴냄) 세계적인 기업들의 탄생과 발전의 역사.세계 최고(最古)의 국제통신사 AFP,세계 최초의 대규모 소매 유통망 ‘시어스 로벅’,여성친화적 작업환경 구현의 선구자 ‘에이본’등을 소개한다.9500원. ●인연 이야기(법정 지음,동쪽나라 펴냄) 불교설화의 줄기는 크게 ‘자타카’와 ‘아바다나’로 나뉜다.자타카는 부처님의 전생 이야기로 본생담이라하고,아바다나는 출가한 부처님 제자나 독실한 재가(在家)신자에 대한 이야기로,비유라고 한다.이런 비유나 인연설화는 물론 불교만의 독창적인 것은아니다.불타 전기 비유문학의 정수인 ‘현우경’‘잡보장경’,법구의 비유와 그것이 생겨난 인연을 다룬 ‘법구비유경’등에서 귀감이 될 만한 이야기를 골라 실었다.9000원. ●두 배로 벌면 열 배는 즐겁다(허시명 지음,오늘의책 펴냄)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조각이나 그림뿐 아니라 기계공학에도 능한 과학자였으다.미켈란젤로는 건축가이자 시인·조각가였으며,‘셜록 홈스’의 작가 아서 코난도일은 의사였다.기업체의 오너들 역시 하는 일에 경계가 없다.이들은 시쳇말로 ‘투 잡스(two jobs)족’이라 할 수 있다.투잡스 전문가로 통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성공적인 투잡스족 생활의 지혜를 들려준다.9000원. ●전통 장신구(장숙환 지음,대원사 펴냄) 시대별로 살펴본 장신구의 역사.구석기 시대의 장신구는 주술적인 의미가 강했다.그러던 것이 삼국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부와 사회적 신분을 나타내는 일종의 권력의 상징이 됐다.4800원. ●클라시커 50 성서(크리스티안 에클 지음,오화영 옮김,해냄 펴냄) ‘인식의 나무’열매를 먹고 선악을 분별하게 된 아담과 하와.동생 아벨을 미워해 결국에는 혈육을 죽이고 만 카인.아버지를 속이고 형이 가진 장자로서의 권한을 가로챈 야곱….성서 속에는 기쁨과 슬픔,분노와 고뇌,사랑과 증오,갈등과 화해 등 인간의 모든 모습이 담겨 있다.이처럼 인간의 원형이 살아 숨쉬는책임에도 비기독교인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까닭은 종교적인 분위기와 감동,그리고 특유의 언어 때문이다.이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종교 이야기라는 부담을 갖지 않고 성서를 접할 수 있도록 꾸민 것이 장점이다.1만5000원. ●마음고요(정목 지음,학고재 펴냄) ‘마음고요선방’을 이끄는 저자가 그동안 맺은 인연들을 돌아보며 쓴 편지글 모음.‘달마의 눈꺼풀’‘침묵의 향기’‘부드러움의 힘’‘눈물의 미학’등 30여편을 실었다.저자는 “진리의 길엔 승과 속이 따로 없으며,마음먹기에 따라 하루에도 수십번 승과 속을 넘나들 수 있다.”고 말한다.8500원. ●한국사진과 리얼리즘(김한용·손규문·안종칠·이형록·정범태 사진,눈빛펴냄) 한국전쟁을 전후해 활동한 사진계 원로 5명의 리얼리즘 사진작품 70여점을 골라 실었다.해방 이후 한국사진은 크게 모더니즘 계열의 사진과 리얼리즘 계열의 사진으로 양분돼 왔다.전자가 풍경과 정물을 주제로 했다면,후자는 인간과 그들의 생활상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김한용을 제외한 4명은 모두 1950년대말 결성된 리얼리즘 사진 연구단체 ‘신선회’출신이다.2만 5000원.
  • 루브르는 프랑스 박물관인가/””문화선진국은 약탈선진국””문화재 약탈과 반환史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은 한 해 500만명의 사람들이 찾는 관광명소다.1981년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주도한 ‘그랑 루브르(위대한 루브르)’ 공사 이후에는 더욱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박물관 1층 쉴리관 고대 이집트실에는 이집트 문명이 싹튼 기원전 4000년부터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마지막 여왕 클레오파트라에 이르기까지 이집트의 역사와 유물이 연대별로 전시돼 있다.또 2층 드농관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가 걸려 있고,3층 리슐리에관에는 네덜란드와 플랑드르의 걸작 회화들이 가득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인류문화의 보고가 과연 프랑스 박물관이라고 할 수있느냐는 것이다.수많은 소장품들이 자국의 식민지나 패전국들로부터 약탈해간 것이기 때문이다.그렇기에 ‘거대한 약탈 전시관’이니 ‘문화제국주의의 신전’이니 하는 소리도 듣는다. ‘루브르는 프랑스 박물관인가’(이보아 지음,민연 펴냄)는 루브르박물관등으로 표상되는 과거 제국주의 국가들의 문화재 약탈과 반환의 역사를 살핀 책이다.국내의 몇 안 되는박물관경영학 전문학자로 주목받는 저자(추계예술대 교수)는 이 나라들이 박물관을 채우기 위해 어떻게 약소국 문화를 짓밟았는지 그 숨겨진 치부를 낱낱이 들춰낸다.저자가 특별히 대상으로 삼는 것은 수많은 약탈 문화재를 자랑하는 루브르박물관과 대영박물관이다. 대표적인 ‘문화국제주의 국가’인 프랑스의 문화재 약탈사는 화려하다.세기의 문화재 약탈자 나폴레옹은 1798년 이집트 원정길에 올랐다.그는 당시 5만여명의 군인과 함께 고고학자,천문학자,사서,인쇄공,토목기사,화가 등 175명의 민간인을 데려 갔다.이들은 닥치는 대로 이집트 유물을 긁어 모았다.나폴레옹은 특히 테베,룩소르,카르나크 등 이집트의 고고학적 가치가 있는 유적지를 탐사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루브르박물관은 그 부(負)의 유산을 정(正)의 자산으로 바꾸기 위해 오늘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약탈’이란 단어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는 곳이 또한 대영박물관이다.한해 600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이곳의 대표적 소장품은 이집트의 로제타 스톤과 스핑크스 수염,그리스의 엘긴 마블스 등.나폴레옹 원정군이 약탈한 로제타 스톤을 영국이 다시 빼앗은 행태를 보면 서구 열강의 먹이사슬이 얼마나추악한 것이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스핑크스에는 원래 수염이 있었다.그러나 오늘날 수염 달린 스핑크스를 본 사람은 없다.이곳을 점령한 나폴레옹이거만하다며 대포로 쏘아 수염을 파괴해버렸기 때문이다.문화선진국이란 가면 뒤에 가려진 동물적인 만행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화재의 약탈과 반환,그 역사의 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국가간 힘의 논리라는 거대한 뿌리에 닿게 된다.프랑스나 영국 같은 문화국제주의 혹은 문화제국주의 국가들은 그들끼리 뭉쳐 문화재 반환문제에 쐐기를 박으려 하고 있다.이들은 국제법을 유리하게 바꾸면서까지 자국의 빼앗긴 문화재를 되찾으려애쓴다.그러나 정작 자신들이 강탈해간 문화재는 돌려주지 않으려고 온갖 구실을 댄다.약탈해간 것이 분명한 한국의 외규장각 고문서를 돌려주지 않으면서 자기 나라의 강탈당한 문화재는 독일이나 러시아로부터 돌려받고 있는 나라가 바로 프랑스다.이런 모순된 태도는 물론 박물관이 공동화(空洞化)되면문화재 관광수익이 떨어질 것이라는 현실적인 계산과 맞물려 있다. 문화재 반환운동의 첫 신호탄이 된 것은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을 장식한 대리석 예술작품 엘긴 마블스다.그리스 정부는 수십년 동안 자기 나라의 예술품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영국 정부는 막무가내다.엘긴 마블스를되찾으려는 그리스 정부와 국민의 노력은 문화재 반환운동의 본보기로 널리알려져 있다.특히 정치인보다 영화배우로 유명한 멜리나 메르쿠리는 엘긴 마블스를 되찾는 데 일생을 보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 책은 미국 내 외국 정부의 첫 문화재 소송인 홀린셰드 사건을 통해 돌기둥(스텔라 2)을 돌려받은 과테말라 정부와 아이슬란드의 필사본 반환 이야기 등 약소국들의 문화재 반환 ‘성공사례’도 소개한다.이 가운데 특히 아이슬란드 필사본 반환 사례는 우리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일제 강점기를 경험한 우리처럼 300년이상 덴마크 지배를 받은 아이슬란드는 지난 97년까지 1800여점에 이르는 자기 나라의 필사본을 돌려받았다.아이슬란드는 19세기 독립운동과 함께 필사본 반환운동을 추진했고,독립 이후엔 정부를 주축으로 온 국민이 집요하게 요구해 필사본을 되찾았다.한 재불학자가 외규장각 고문서 연구서를 발간할 때까지 그 존재조차 까맣게 몰랐던 우리 정부의 모습과는사뭇 대조적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지난 93년부터 추진해온 우리의 외규장각 고문서 반환협상을 되짚어보는 한편 대안을 찾기 위해 고민한다.고문서 반환협상은 비록‘실패한 거래’였지만 저자는 아직 희망의 끈을 놓아선 안된다고 말한다.알아서 한 수 물린 우리의 외교정책을 더이상 되풀이하지 말고,여생을 엘긴 마블스 반환투쟁에 바친 메르쿠리의 삶을 생각하며 냉소적 패배주의를 걷어내자는 것이다.외규장각 고문서 반환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실사 결과에따라선 재협상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외규장각 고문서 반환문제와 관련,전문가를 제쳐놓고 정치논리로 풀려 했던 점이 가장 큰 실책이었다고 지적하는 저자는 문화재 반환협상은 무엇보다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테니스 스타 킴 클리스터스 세금 덜내려고 국적변경 검토

    (브뤼셀(벨기에) AFP 연합) 벨기에의 테니스 스타인 킴 클리스터스(19)가세금을 덜내기 위해 호주로 국적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클리스터스의 아버지이자 매니저인 레오 클리스터스는 6일 벨기에 신문들과 인터뷰에서 “가능한 모든 절세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호주 시민권 신청도 그중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세계랭킹 4위인 클리스터스는 남자 세계1위인 레이튼 휴이트(호주)의 애인으로 이달 대부분을 호주에서 보낼 예정이다. 이에 대해 벨기에 디디에 레인더스 재무장관은 “프로 테니스 선수라는 직업은 오래 일할 수 없고 수입도 불규칙한 업종인 만큼 세금을 줄여주는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고 신문들은 전했다. 클리스터스는 수입의 60% 가량을 세금으로 낼 것이나 수입 규모가 얼마나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 명화와 의학의 만남

    “살아 있는 사람의 신체를 이해하기 위해 시체를 해부하듯이 아름다운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림 속의 질병,기형,기능장애 등 건강의 궤도를 벗어나 추하게 보이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야 합니다.” 법의학계의 원로 문국진 박사(77·학술원회원)가 명화를 의학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한‘명화와 의학의 만남’(예담 펴냄)을 내놓았다.저자는 명화를 의학 특히 법의학과 연관지어 해석,우리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명화의 진실을 섬뜩하게 밝힌다. 명화를 법의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어떤 해석들이 가능할까.저자는 먼저 이탈리아 화가 조토가 그린 ‘십자가의 예수’에 주목한다.이 그림을 보면 예수의 오른쪽 가슴에서 피가 마치 분수처럼 솟구쳐 나온다. 일반인의 경우 오른쪽 가슴에는 폐만 있기 때문에 상처를 입어도 출혈은 그다지 심하지 않다.그림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예수의 심장 또는 큰 혈관이 찔려 피를 흘린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여기서 저자는 예수의 심장은 오른쪽에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일종의 기형인 셈이다. 우흉심은 유전된다.그런 만큼 저자의 관심은 자연히 예수와 성모 마리아를그린 성모자상으로 이어진다.분석 대상은 이탈리아 화가 야코포 벨리니의 ‘성모자상’.어머니는 본능적으로 아기를 왼쪽 가슴에 안지만 이 그림에서 마리아는 아기 예수를 오른쪽 가슴에 안고 있다.“이는 필시 우흉심 기형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견해다. 저자는 독사의 독으로 자살했다는 클레오파트라를 그린 그림들을 법의학적으로 분석,실제 사인(死因)은 일산화탄소 중독임을 밝혀낸다.클레오파트라는 두명의 시녀와 함께 죽었다.그런데 독사는 한 번 물면 그 독액이 거의 소진돼 세 사람이 동시에 목숨을 잃을 수는 없다는 것.또 그들이 쓰러져 있는 자세나 클레오파트라가 ‘탄(炭)’에서 발생하는 유독가스의 효능에 대해 잘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클레오파트라는 일산화탄소를 이용해 자살한 것이 틀림없다는 얘기다. 네덜란드 화가 렘브란트의 ‘욕실에서 나온 밧세바’에 숨겨진 법의학적 코드도 읽어낸다.그림 속 여인이 그 몸매로 보아 유방암이나 유선암을 앓고 있는것으로 진단하는 저자는 이 작품의 누드모델이었던 렘브란트의 두번째 부인이 그런 질병을 앓았을 것으로 추정한다.이밖에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드 뭉크의 사춘기 소녀 그림에서 인체의 신비한 변화를 살피며,해부학적 지식을 토대로 그린 사형 그림이나 의사의 왕진 그림에서 해부학의 발전과정과의료의 변천과정을 짚어낸다. 책에 등장하는 명화 속 삶과 죽음의 이야기는모두 40편.명화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저자의 그림읽기는 충분히 매력적이다.1만 6500원. 김종면기자
  • 미술

    ● 김영진 개인전 1월19일까지 아트선재센터(02)733-8945.이스탄불,리옹 비엔날레 등에 초대됐던 영상·설치작가의 신작 영상작업 4점과 초기 설치작품 1점. ● 7에코스-氣·技·器 15일까지 갤러리현대(02)764-6111.영국 노먼 체리,미국 린다 트레길·레오나르도 우소,재미교포 김홍자,홍익대 변건호,숙명여대김재영,서울대 유리지 교수 등 국내외 작가 7인 초대전. ● 신체풍경-보디스케이프 6일∼2월23일 로댕갤러리(02)3706-7496.한국현대작가 기획전.인체를 소재로 한 회화 조각 설치 영상.공성훈 김명숙 김아타김일용 박성태 박영숙 윤애영 정복수 정현 등 참여. ● 윤애근전 10일까지 인사갤러리(02)735-2665.장지를 10∼30장씩 덧붙인 접장지에 부조기법으로 형태를 만들어 채색한 ‘공(空)’과 나비들. ● 이창분 10일까지 이목화랑(02)514-8888.부제 ‘내 안의 검은 식물’.흙을 두껍게 바른 캔버스에 나무,덩굴,풀잎 등의 실루엣을 검게 표현한 작품. ● 이명복-SAC2002 젊은 작가전 12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02)580-1515.권력의 오만과 인간의 탐욕에 대한 조소.리얼리즘 계열 회화와 영상 20여점. ● 오승아 개인전 10일까지 가나아트스페이스(02)734-1333.염색작가의 첫 개인전.실크 스크린,메탈 분해,태우기 등 다양한 방식의 작품들. ● 김점선전 15일까지 가모갤러리(02)732-4665.컴퓨터로 작업한 서양화 10점과 독특한 조형성의 유화작품.
  • 휴대전화·헤드셋 무선 연결 ‘블루투스AOD’ 내년 서비스

    KTF는 휴대폰과 헤드셋을 무선으로 연결해 전화통화와 음악감상을 할 수 있는 ‘블루투스 AOD(주문형오디오) 서비스’를 업계 처음 개발,내년 1월부터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근거리 무선통신 국제규격인 ‘블루투스’ 기술을 통해 휴대폰과 헤드셋을무선으로 연결,10개 채널의 스테레오 디지털오디오 방송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최대 10m 거리에서도 헤드셋만으로 휴대폰 통화를 할 수 있다. 회사측은 카오디오 전문업체와 제휴,내년중 블루투스 모듈을 내장한 ‘디지털 카오디오’를 개발,자동차에서도 블루투스 AOD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F는 이 서비스를 홍콩에서 열리고 있는 ‘텔레콤아시아 2002’ 행사에서처음 선보였다. 박홍환기자
  • 기고 / 영재·비영재 구분 신중해야

    영재란 현재 뛰어난 성취를 하고 있거나 뛰어난 성취를 할 잠재능력이 있어서 보통의 교육과는 별도의 교육을 필요로 하는 학생을 일컫는다. 인간의 능력을 나타내는 분야는 수학,과학,언어,미술,음악,스포츠,지도성등 다양하지만 보통은 1∼2가지 영역에서 영재성을 나타낸다.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사람은 수학,과학,미술,언어 등 여러 영역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였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다. 나라에서 영재교육을 하는 이유는 개인의 능력과 소질에 적합한 교육을 제공해서 능력을 최대한 계발하고 뛰어난 성취를 하게 해서 개인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게 하기 위해서다.국가 사회의 발전과도 직결된다. 현대는 지식정보화 사회이다.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사회인 셈이다.스필버그가 만든 쥐라기공원 한편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우리나라 자동차 100만대를 수출해 번 수익과 같다.새로운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병을 치료하는 백신이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창조적인 예술 작품은 인간의 정신과 문화를 한층 고양시키고 풍요하게 한다. 특히영재성과 영재교육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는가는 영재교육의 성공 여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무엇보다도 영재성에 대해서 유연하고 융통성있는 생각을 해야 한다.많은 사람들이 영재로 판별된아이는 계속 영재이고 후에 뛰어난 성취를 할 것으로 믿는다.그렇지 않은 아이는 계속 평범한 아이로서 뛰어난 성취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여긴다. 이는 영재성에 대해 고정적이고 왜곡된 생각을 가진 탓이다.영재성은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한다.또 뒤늦게 나타나기도 한다.영재성은 지적 능력,창의성,과제집착력이 상호 작용해 나타나기 때문이다.지적 능력은 비교적 잘 변하지 않지만 창의성과 과제집착력은 시간·상황·장소에 따라서 잘 변한다. 머리는 좋아도 창의성이 약하거나 문제를 끈질기게 파고드는 끈기가 없으면뛰어난,창의적인 성취를 할 수 없다.또 머리는 좋아도 자신감과 적극성,도전의식이 없으면 창의적인 업적을 이룰 수가 없다.누가 영재다,아니다는 쉽게판단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이 어렸을 때 한두가지 검사를 통해 자녀가 영재인가아닌가를 알고 싶어한다.또 이 결과를 가지고 자녀의 영재성을 단정해 버리기도 한다.대단히 잘못되고 위험한 발상이다. 영재성은 복잡한 현상이며 변화하는 것이다.강조컨대 자녀를 쉽게 영재,비영재로 구분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자녀에게 쓸데없는 고통을 가져다 준다.흥미도 없는데 학원으로 내모는 짓은 오히려 학습에 대한 흥미·창의성·스스로 탐구하려는 마음과 태도를 죽여버린다. 부모들은 자녀의 영재성을 발굴하고 키워주기 위해 자녀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줘야 한다.자녀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중요하다.영재성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끈기있게 그리고 깊게 파고 들어가는 데서 자연스럽게 생겨나기 때문이다. 인류역사상 가장 뛰어난 과학자인 아인슈타인,발명왕 에디슨이 어릴 때에는 학습 부진아였으나 가족들이 주었던 신뢰와 기대가 밑거름이 돼 나중에 뛰어난 업적을 이뤘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김홍원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 하늘에 새긴 우리 역사-별자리 기록에 담긴 한국고대사 비밀

    우리나라는 중국과 함께 세계에서 유일하게 2000년 이상 꾸준히 천문현상을 체계적으로 관측,방대한 기록을 남긴 ‘천문왕국’이다.서구의 천문관측 역사가 고작 300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의 천문관측 역사는 놀랄 만하다.이미 서기전 5000년경부터 북두칠성,카시오페이아 등을 새긴 고인돌이 북한지역에서 발견되며,태양흑점에 관한 기록은 서양의 갈릴레오보다 100여년 앞선다. 이러한 천문현상은 정연한 물리법칙에 따라 일어나는 만큼 천문역학적인 계산을 통해 그 사실성을 검증할 수 있다.그런 점에서 천문유산은 고대사 연구에 매우 유용하다. ‘하늘에 새긴 우리 역사’(박창범 지음,김영사 펴냄)는 ‘천문과 역사의 만남’을 본격적으로 시도한 책이다.지난 93년부터 천문학과 역사학을 결합,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온 저자(서울대 천문학과 교수)는 고대 사서에 수록된 천문기록을 사료로 끌어들여 한국 고대사학계의 쟁점인 단군조선의 실존 여부,삼국의 강역,‘삼국사기’ 진위 문제 등을 파헤친다. 저자는 먼저 단군조선의 역사가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는 ‘단기고사’와 ‘한단고기’에 기록된 오행성(五行星) 결집과 썰물 기록을 분석,그것이 실제로 일어난 현상임을 밝힌다. ‘삼국사기’의 천문기록도 대부분 실제 있었던 현상으로 ‘삼국사기’의 초기 기록이 사실임을 입증해준다는 것.또 삼국이 일식을 관측한 지점을 찾아보면 삼국의 강역은 한반도가 아닌 중국 대륙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청동기 시대 고인돌에 새겨진 별자리는 무엇을 의미할까.저자는 그것을 삼국시대 중국에서 천문학이 들어오기 전에 이미 우리나라에 독자적 천문학이 자리잡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든다.고구려 천문도를 조선 초 다시 그린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가 중국의 자료를 베낀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론을 편다.천문도의 별그림이 나타내는 시점을 측정한 결과 고구려 초로 그 시기가 밝혀진 만큼 그것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하늘의 모습임이 틀림없다는 것이다. 한편 ‘종대부(宗大夫)’라는 조선 고유의 별자리가 후대 일본의 천문도에도 그대로 나타나는 사실은 우리 천문과학이일본에 전파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저자는 말한다.1만 3900원. 김종면기자 jmkim@
  • 부산국제영화제/ 22일 개봉 개막작 ‘해안선’ 분단이 낳은 광기

    ■22일 개봉 개막작 '해안선' 지난 14일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기대 속에서 뚜껑을 연 ‘해안선’(22일 개봉·제작 LJ필름).김기덕 감독 특유의 감성은 살아있지만,충격은 덜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해안선 경비를 서는 강상병(장동건)은 간첩 잡는 데 혈안이 된 인물.하지만 실수로 민간인을 사살하면서 점점 미쳐간다.의가사 제대를 하지만 부대 주변을 맴돌면서 다른 부대원들을 끊임없이 괴롭힌다. 강상병은 분단국가라는 이유로 적과 동지를 구분해 온 우리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온몸으로 드러낸다.영화는 그 이데올로기가 낳는 폭력성을 정확히 포착하고 있다.강상병 하나로 시작된 광기는 점점 부대원 전체에게 전염되고,나중에는 죽음의 유희로까지 발전한다.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는 가운데 하나 둘 총소리에 희생되어 가지만,모두 강상병의 탓으로 돌릴 뿐이다. 모든 부대원을 조종하고 조롱하는 듯 웃는 강상병의 모습은 섬뜩하다.얼굴이 클로즈업되면서 화면이 일그러지는 장면에서는 왜곡된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려는 감독의 의지가읽힌다. 지금까지 분단국이라는 이유로 많은 폭력을 묵인해 왔던 시대를 반추하기에 ‘해안선’은 더없이 적절해 보인다. 하지만 군대라는 극한 상황에 대한 과도한 강조는 자칫 엉뚱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분단국이 낳은 우리 사회의 광기,더 나아가 보편적인 인간관계의 폭력성을 성찰할 수 있는 주제임에도,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해외게스트들은 “정말 한국군대가 이런 식이냐.”라는 질문만 던져왔다. 전체적으로 편집은 세련돼졌지만 여전히 사족 같은 대사도 눈에 거슬린다.“강상병은 이제 우리의 적이다.슬프지만 이게 현실이다.”라는 설명조의 말이나 “평화통일을 기원합니다.”라는 마지막 자막은 넣지 말았어야 했다. 그래도 김기덕 감독의 영화 가운데 가장 대중적이다.여성에 대한 가학적인 장면이나 평범한 관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엽기성이 많이 누그러졌다. 강상병이 던진 수류탄에 산산조각 난 남자친구를 잡고 우는 미영(박지아)의 모습 정도가 가장 충격적인 장면.간간이 유머도 섞었다. 장동건도 비교적 멋지게 나온다.얼굴에 흙칠을 해도,미쳐서 눈알이 뒤집혀도 장동건의 또렷한 이목구비는 가리지 못했다.장동건의 여성팬들,안심하고 영화를 보러 가도 되겠다. purple@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사람들 ***‘8명의 여인들' 프랑수아 오종감독 “여자들끼리 다툼을 그린 작품이라 프랑스의 유명 여배우들을 한꺼번에 출연시키면 재미있을 것 같았지요.” ‘발칙한 악동’이라는 별명 답게 관객을 놀래키는 걸 “재미있다.”라고 표현하는 프랑수아 오종(35)감독.곧 일반극장 개봉을 앞둔 ‘8명의 여인들’을 갖고 부산영화제를 찾은 그를,파라다이스 호텔에서 만났다. 성적 도발,중산층에 대한 삐딱한 시선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표현해 요즘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는 오종 감독. ‘8명의…’는 스릴러·코미디·뮤지컬을 아기자기하게 뒤섞어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최신작.대중성을 겨냥했냐는 질문에 “형제들과 자라면서 느낀 걸 담았는데 다행히 관객이 호응을 한 것”이라면서 “꼭꼭 숨겨져 있던 비밀이 하루에 확 터져버리면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며 의도를설명했다. 영화는 온가족이 모인 크리스마스 이브에 갑자기 아버지가 시체로 발견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범인을 추적하면서 가족 구성원들의 비밀이 한꺼풀씩 벗겨지는 내용.카트린 드뇌브,파니 아르당 등 일급 배우부터 ‘비치’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열연한 비르지니 르도와까지,세대를 아우르는 프랑스의여성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문제가 많은 가족에만 관심을 갖는 이유를 묻자 “영화는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과장이 들어간다.”면서 “그리스신화나 오이디푸스의 가족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반문했다. 얼마전 하이퍼텍 나다에서 영화제가 열린 것을 알고 있다는 그는,자신의 영화가 한국에 소개돼 기쁘단다.“스타들의 연기 경쟁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겁니다.할리우드 여배우와 비교해도 재밌을 거고요.” ***‘질투는 나의 힘' 박찬옥 감독 ‘질투는 나의 힘’은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주목받는 영화다.15일 대영시네마에서 가진 첫 시사 직후 극장 옆 한 카페에서 만난 박찬옥(34)감독은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상기돼 있었다. 영화는 잡지사에 다니는 한 청년이 여자친구를 편집장에게 빼앗기고,맘에둔 선배까지 다시 편집장이 가로채지만,그 청년 역시 편집장을 닮아가려고 노력하는 기이한 인간관계를 담았다. 순간적으로 허를 찌르는 대사와 세심한 심리변화의 묘사가 놀랍지만,주제는 잘 모르겠다고 말하자 박감독은 “인물을 통해 가치를 찾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관객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흥미로운 인물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제목은 왜 그렇게 지었을까.“시나리오를 쓴 뒤 기형도의 시를 우연히 읽었습니다.영화의 내용과 딱 맞는다고 느껴서 제목으로 가져왔어요.시를 잘 아는 분이 ‘그 시는 그런 시가 아니다.’라고 얘기할까 걱정입니다.” 폭발할 듯하면서도 결코 폭발하지 않는 주인공에 대해서는 “원래 질투란 그런 것”이라면서 “환갑을 넘은 아버지가 제목을 물어 말씀드렸더니 ‘맞아,질투는 나의 힘이지.’라고 하시더라.”며 나이가 들면 자연히 알게 되는 감정이라고 말했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말을 아끼는 박감독은 ‘오!수정’의 조감독을 거쳐이번 영화로 데뷔했다.‘질투…’는 미개봉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올랐다.일반극장에서는 내년 초 개봉할 예정이다. 부산=김소연기자
  • 서울대 심층면접 까다로웠다

    서울대(총장 鄭雲燦)는 19일 수시 2학기모집 1단계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이틀간 일정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했다. 기본소양과 학업적성평가로 나눠 진행된 심층면접에서 수험생들은 미리 주어진 질문지를 받고 20여분 정도의 준비시간을 거쳐 1인당 20∼30분씩 면접을 치렀다.올해 심층면접은 지난해와 달리 인문대와 사회대,법대에서 영어지문이 출제됐고 지문의 길이가 두배 정도 늘어났다. 인문계 기본소양 평가에서는 “진리의 권위는 절대적이지 않고 비판과 토론을 통해 변화한다.”라는 존 밀턴의 ‘아레오파지티카’를 지문으로 준 뒤 여론조사 절차를 설명한 영어지문과 인터넷 문화의 폐해에 관한 지문을 다시 제시해 처음 지문 내용을 바탕으로 나머지 두 지문의 차이점을 분석하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이날 수험생들은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기 힘들고 문제를 풀 시간도 모자라는 등 대체로 까다로웠다는 반응을 보였다.법대에 응시한 안희성(19·대구덕원고)군은 “시사문제가 많이 출제됐던 지난해와 달리 비판과 토론을 중심으로 수험생의 관점을 묻는고차원적인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지난해까지 ‘학교장 추천제’로 치렀던 논술과 비슷한 성향을 보였으며,단순 암기와 반복 위주의 학습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서울대 유영제 입학관리본부장은 “ 인문계는 사회현상과 문화현상을 종합,관점과 주장을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능력을 측정하고,자연계는 심층적인 과학학습 능력을 평가하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구혜영기자 koohy@
  • 안드레오티 伊 전총리 살인교사 혐의 24년형

    [페루자(이탈리아) AP AFP 연합] 이탈리아 총리를 7차례나 지내면서 전후 이탈리아 정계를 장악했던 줄리오 안드레오티(사진·83) 종신 상원의원이 17일 지난 1979년 일어난 언론인 피살사건 교사 혐의로 페루자 고등법원으로부터 징역 24년을 선고받았다. 안드레오티 전 총리와 함께 마피아 단원 가에타노 바달라멘티도 같은 혐의로 24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궐석재판으로 형을 선고받은 바달라멘티는 20년 전 미국에서 30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이 두 사람은 99년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지 3년 만에 원심을 뒤집는 선고를 받은 것이다. 검찰은 79년 3월20일에 일어난 언론인 미노 페코렐리 살해사건이 그가 폭로하려던 사건과 관련된 안드레오티 전 총리의 교사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법원은 이같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이번 선고에 대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판사들이 보수파에 대해 정치적 편견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난하고 상급법원에서 고법 판결이 뒤집힐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영화단신/ 15~21일 추억의 흑백영화 상영전 外

    ***15~21일 추억의 흑백영화 상영전 영화사 백두대간은 15∼21일 서울 씨네큐브에서 ‘첫눈을 기다리며…B&W Imagination’이란 이름으로 흑백영화 상영전을 개최한다.‘카사블랑카’‘줄과 짐’등의 고전과 함께 레오 카락스의 ‘소년,소녀를 만나다’,짐 자무시의 ‘천국보다 낯선’,비탈리 카네브스키의 ‘얼지마,죽지마,부활할 거야’,마티유 카소비츠의 ‘증오’등 80년대 이후의 흑백영화도 만날 수 있다.오전 11시20분부터 하루 5차례 상영한다.(02)747-7782. ***디지털 장편영화 작품계획서 공모 한국독립영화협회는 25∼29일 ‘CJ-CGV 영화기금 운영위원회’가 지원할 디지털 장편영화의 작품 계획서를 모집한다.독립적으로 제작되는 60분 이상의 디지털 장편영화를 대상으로 하며,선정되면 편당 1000만∼500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완성작품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한다.(02)334-3166.
  • ‘꿈의 자동차’ 한자리에

    국내 최대 규모의 모터쇼인 ‘2002 서울모터쇼’가 오는 21일 서울 삼성동COEX에서 막을 올린다. ‘자동차! 또 하나의 꿈’을 주제로 9일동안 펼쳐지는 모터쇼에는 10개국 180개 자동차업체들이 참가,다양한 컨셉트 카와 양산차를 선보인다.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는 “역대 서울모터쇼와 달리 다양한 볼거리와 부대행사를 제공,수요자들에게 미래 자동차에 대한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모터쇼로는 사상 최대 규모 ‘2002 서울모터쇼’는 현대·기아·GM대우·도요타 등 완성차업체와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부품업체 등 180개사가 참여,국내 모터쇼로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번 모터쇼는 수입자동차업체들이 전시장 배치와 수익금 배분에 대한 이견으로 불참하긴 했지만 일본 도요타를 비롯한 9개국 자동차 관련업체들이 참가,국제 모터쇼로도 나름의 구색을 갖추게 됐다. 우선 현대·GM대우·기아·쌍용·르노삼성·도요타자동차 등 7개 업체는 현재 양산중인 승용차와 미래형 컨셉트 카를 선보이고,현대상용·기아상용·대양중공업·동해기계항공·국제특장 등 5개업체는 상용차를 내놓는다. 자동차부품업체로는 국내 최대 모듈업체인 현대모비스를 비롯,한일이화·평화발레오·두원공조 등 국내업체와 로버트보쉬·지멘스VDO·덴소·ZF삭스·듀폰 등 해외 유명업체들이 참가한다. ◆다양한 컨셉트 카 출품 모터쇼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자동차 기술력의 총아’로 불리는 컨셉트 카.이번 모터쇼에서는 대다수 자동차업체들이 컨셉트 카를 출품할 계획이어서 역대 어느 모터쇼보다 많은 작품이 전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기아·GM대우·르노삼성·쌍용차 등 대다수 업체들은 이번 모터쇼에 내놓을 컨셉트 카를 통해 기술력을 평가받겠다는 각오다.특히 기아차는 국내외 자동차연구소와 손잡고 4개 이상의 컨셉트 카를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모터쇼에 처음 참가하는 도요타도 본사 차원에서 환경친화적인 미래형자동차를,JST는 6인승 600마력의 최첨단 전기자동차를 각각 내놓을 예정이다.이밖에 프로토자동차는 국내 최초의 본격 스포츠카인 PS-2를,전기자동차 전문 연구개발업체인 ATT R&D는 해외에서 인정받은 전기차인 ‘인비타’를 각각 출품한다. ◆다양하고 화려한 부대행사 조직위원회는 세계 주요 모터쇼가 조용하고 차분하게 개최되는 것과 달리 이번 모터쇼는 ‘화려하면서도 특색있는 자동차 축제’로 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9월 춘천 모터파크에서 ‘전국 대학생 자작차 경주대회’를 가진데 이어 지난달 3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미취학 어린이 5000여명을 대상으로 ‘어린이 자동차 그림그리기 대회’를 개최했다. 또 지난 9월16일부터 한달동안 열린 ‘자동차 디자인 공모전’의 수상작들을 모터쇼에 전시키로 했다. 이밖에 출품작 중 가장 매혹적인 차를 뽑는 ‘모터쇼를 빛낸 베스트 카’시상식과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자동차 경품 추첨행사’도 마련한다. 전광삼기자 hi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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