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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리코네 내한무산 아쉬웠다면…

    지난해 가을 국내 음악 팬으로서는 아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망신스러웠던 일이 있었다. 이탈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 연주회가 국내에 예정돼 있었다. 월드 투어의 하나였다. 당시 한국 나이로 77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모리코네의 처음이자 마지막 내한 공연이 될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90명에 달하는 로마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100여명 등이 동반한다고 대대적인 홍보가 펼쳐졌다. 덩달아 그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그런데 공연 이틀을 앞두고 돌연 무산됐다. 개런티가 미리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2005년에는 이외에도 ‘일단 일정을 잡고 보자는 주먹구구식’으로 추진되던 여러 연주회가 연달아 취소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국내에서는 섭섭함과 함께 세계적인 망신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해 모리코네 공연 무산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EBS가 7일 오후 6시20분부터 1시간 동안 ‘EBS 버라이어티’ 시간을 통해 모리코네의 독일 공연 실황을 내보낸다. 지난 2004년 10월20일 독일 뮌헨에서 열렸던 공연이다. 모리코네가 뮌헨 라디오 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잡았고, 스웨덴 출신 소프라노 수산나 리가시와 뮌헨 라디오 합창단이 함께 음악의 향연으로 이끌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영화음악가 1위를 독차지하고 있는 모리코네는 61년 영화음악 작곡가로 데뷔했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과 콤비를 이룬 ‘황야의 무법자’(1964) 등 마카로니웨스턴을 통해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무려 360여 편의 작품에 음악을 담으며 영화 팬의 심금을 울려왔다. 최근에도 작곡에 대한 정열이 식지 않고 있으며, 예전에 만들었던 명곡들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빌’(2003) 등 최신 영화에 다시 실리며 세대를 뛰어넘는 사랑을 받고 있다. 이날 전파를 타는 공연에서는 ‘석양의 무법자’(1965·감독 세르지오 레오네),‘완전 범죄’(1970·엘리오 페트리),‘석양의 갱들’(1971·세르지오 레오네),‘사코와 반제티’(1971·줄리아노 몬탈도),‘타타르 사막’(1976·바렐리 즈를리이니),‘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1984·세르지오 레오네),‘미션’(1986·롤랑 조페),‘언터쳐블’(1987·브라이언 드 팔마),‘시네마 천국’(1989·주세페 토르나토레),‘피아니스트의 전설’(1998·〃) 등이 연주된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위성항법 유럽·美 ‘양강 시대’

    새로운 위성항법시스템(GNSS·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인 유럽연합(EU)의 ‘갈릴레오 프로젝트’가 닻을 올렸다. 유럽우주국(ESA)은 28일 오후 2시19분(한국 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기지에서 러시아의 소유즈 로켓에 의해 첫 시험위성인 ‘지오베(GIOVE)-A’를 발사, 지구 상공 2만 3000㎞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세계 GNSS 시장은 미국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와 함께 ‘양강 구도’로 전환될 전망이다.●2008년부터 서비스 돌입 ‘지오베’는 중세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존재를 확인한 목성(Jupiter)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다. 무게 600㎏의 지오베A는 갈릴레오 프로젝트를 위해 쏘아 올려질 30개의 위성 가운데 첫번째 위성이다. ESA는 새해 1월1일 두번째 시험위성 ‘지오베-B’를 지구 궤도에 올리고,2008년 2개의 위성을 추가로 발사해 모두 4개의 실무위성으로 기본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2010년까지 총 30개의 위성을 쏘아 올려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갈릴레오 프로젝트에는 모두 35억유로(약 4조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GNSS는 지구 2만∼2만 5000㎞ 상공 중궤도를 선회하는 다수의 인공위성을 활용, 위치 및 시각 정보 등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가동되거나 준비중인 GNSS로는 GPS를 비롯해 러시아의 글로나스(GLONASS), 일본의 준천정(準天頂), 중국의 북두(北斗) 등이 있다. 하지만 GPS를 제외하면 지역적인 시스템에 불과하다. 또 당초 군사 목적으로 개발된 GPS와 달리 갈릴레오는 순수 민간 프로젝트로 추진되고 있다. 때문에 EU 외에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비유럽 국가들도 참여하고 있다.●정밀성,GPS보다 10배 이상 특히 갈릴레오는 지난 1973년 시작된 GPS에 비해 그동안의 위성기술 발달에 힘입어 정밀성이 한층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24개 위성으로 운용되는 GPS는 오차범위가 10m 안팎이다. 또 GPS는 복잡한 도심이나 건물 안, 나무 아래 등에서는 취약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갈릴레오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위치확인 서비스(무료)의 경우 오차범위가 1m 이내에 불과하다. 암호화된 ‘상업용’ 서비스는 오차범위가 ㎝ 단위까지 줄어들 수 있다. 또 갈릴레오는 침투성이 뛰어나 도심이나 건물 안의 목표물도 포착할 수 있으며, 위치 확인에 걸리는 시간도 GPS에 비해 훨씬 짧다. 따라서 갈릴레오가 상용화하면 위성항법(내비게이션)은 물론, 수색 및 구조(SAR)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SAR 서비스는 조난신호를 포착, 구조대의 접근을 조난자에게 알려주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 외에도 국가전력망 분배나 이메일·인터넷, 금융거래 보안시스템 등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ESA측은 “갈릴레오는 위치 파악에 잘못이 발견되면 이를 스스로 이용자에게 알려주는 ‘자기고백’ 프로그램까지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SA는 오는 2015년 시장규모 100억유로, 이용자 수십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EU는 갈릴레오를 통해 에어버스나 아리안로켓 등 위성항법시스템 분야에서 독자적인 행보를 걸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美 위성GPS 독점 깬다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임병선기자|유럽연합(EU)과 유럽우주국(ESA)이 34억유로(약 4조원)를 들여 위성 내비게이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갈릴레오 프로젝트’가 28일 첫 걸음을 뗀다. ESA는 이날 오후 2시19분(한국시간)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기지에서 첫 시험 위성 ‘지오베(GIOVE)A’호를 러시아 소유즈 로켓에 실어 발사한다. 영국의 SSTL사가 제작한 무게 602㎏의 이 위성은 지상 2만 3000㎞ 궤도에 진입한 뒤 모든 GPS의 요체가 되는 원자시계 작동 테스트 등을 실시하게 된다.●갈릴레오 프로젝트는 이번에 발사될 지오베A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우주에 쏘아올려질 30개의 위성 가운데 첫번째 위성이다.EU와 ESA는 미국의 전 지구 위치파악 시스템(GPS)에 맞서 미래의 민간 내비게이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30개 위성이 모두 쏘아올려지는 2010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 두번째 시험 위성 지오베B를,2008년까지는 4개의 실무 위성을 잇따라 쏘아올릴 계획이다. 네트워크가 완비되면 개인들은 m단위까지 정확성이 담보된 위치 측정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프로젝트에 투자한 기업들은 ㎝단위까지 정밀한 서비스를 유료화할 수 있다.각국 정부기관들은 테러 위기 등에 대처하기 위한 공공 통제수단과 인명 수색과 구조를 위해 네트워크를 이용하게 된다.●미국 GPS와 무엇이 다른가 애초 군사 목적으로 개발된 미국의 GPS와 달리 갈릴레오는 순전히 기업 등의 투자로 추진되는 민간 프로젝트다. 지난 1970년대 초 첫 위성이 발사된 GPS와 달리 갈릴레오는 그동안의 위성 기술 발달에 힘입어 정밀성이 한층 높아진다.GPS가 복잡한 도심이나 건물 안, 나무 아래에 취약점을 보인 것과 달리 갈릴레오는 m단위까지 위치 측정이 가능할 정도로 정밀성이 향상된다. 또 갈릴레오는 위치 파악에 잘못이 발견되면 이를 스스로 이용자에게 알려주는 ‘자기고백’ 프로그램까지 갖추게 될 것이라고 영국의 BBC는 전했다.이 프로젝트는 에어버스나 아리안로켓처럼 위성 내비게이션 분야에서 유럽의 독자적인 주권을 확보하려는 정치적 목표 아래 추진되고 있다고 BBC는 지적했다.lotus@seoul.co.kr
  • 뮤지컬 ‘프로듀서스’ 주연 송용태·김다현

    살면서 뜻대로 되지 않는 건 성공만이 아니다. 때론 쫄딱 망하는 것도 맘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적어도 뮤지컬 ‘프로듀서스(The producers)’의 사기꾼 콤비 맥스와 레오에겐 그렇다. 한때 잘나가던 흥행술사였으나 지금은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제작자 맥스와 소심한 회계사 레오. 둘은 일부러 공연을 망하게 해서 투자금을 챙겨 달아날 계획을 짜고 말도 안 되는 작품을 올리지만 뜻밖에 대박을 터트리면서 오히려 곤란을 겪는다. 브로드웨이 최신 흥행작 ‘프로듀서스’는 이처럼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속사포 같은 입담과 코믹 댄스, 예측 불허의 반전 등으로 관객의 배꼽을 쥐게 하는 하이 코미디물이다. 내년 1월1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막올리는 라이선스 공연에서 각각 맥스와 레오를 맡은 배우 송용태(53)와 김다현(25)은 “배우들끼리 웃느라 연습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재밌는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연기 경력 30년인 송용태나 이제 막 2년을 넘긴 김다현, 둘 모두에게 이 작품은 기회이자 도전이다.1977년 서울시립가무단(현 서울시뮤지컬단)에 입단해 서울예술단 예술감독을 지낸 송용태는 중후한 외모와 이미지 덕에 ‘시집가는 날’의 맹진사,‘태풍’의 알론조왕,‘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헤롯왕 등 묵직한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아 답답해하던 차에 운좋게 이 작품을 만났다.”는 그는 “완전히 망가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지만 연습하는 과정에서 내 안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기쁨 또한 아주 크다.”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베테랑 연기자이지만 처음 해보는 정통 코미디 연기가 아직 몸에 익지 않아 힘든 점도 적지 않다.“코미디는 타이밍이 생명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김다현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페임’‘사랑은 비를 타고’‘헤드윅’에 이어 이번이 다섯번째 뮤지컬 무대다. 순수한 베르테르에서 강렬한 헤드윅까지 짧은 경력에 비해 다양한 작품을 소화했다. 그는 “익숙한 것보다는 새로운 것에 끌린다. 연기자로서 가능한 여러가지 모습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어 코미디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고교때부터 뮤지컬배우가 꿈이었다는 그는 대학로에서 소문난 열정파 배우다. 작품 성패의 관건은 맥스와 레오의 콤비 연기. 누구보다 이 사실을 잘 아는 두 사람은 30년 가까운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이미 찰떡 궁합을 자랑한다. 서로에게 비친 이들의 모습은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참 사랑스러운 후배”(송용태)“청년 못지않은 열정을 지닌 닮고 싶은 선배”(김다현)다. 맥스와 레오를 ‘귀여운 사기꾼’이라고 표현한 두 사람은 “유쾌한 사기행각으로 관객들의 스트레스를 확 풀어주겠다.”고 공언했다.2월14일까지.(02)501-7888.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씨줄날줄] 모나리자/육철수 논설위원

    말투나 얼굴 표정,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의 내면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생각은 일정 부분 말로 표현되며, 기분상태는 표정이나 행동으로 나타나기 마련이어서다. 하지만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눈 하나 깜빡않고 거짓말을 태연하게 해대는 철면피들이 수두룩한 세상에서 상대의 마음을 제대로 간파하기란 그래서 어려운 일이다. 암스테르담대학 연구진이 컴퓨터를 활용해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의 감정상태를 알아봤단다. 그림 속 모나리자의 표정에서 행복, 놀라움, 분노, 혐오, 공포, 슬픔 등 6가지 감정을 수치화까지 했다니 참으로 놀랍다. 분석 결과, 모나리자는 행복한 느낌이 83%, 혐오감이 9%, 두려움 6%, 분노 2%로 나왔다는 것이다. 복잡 미묘한 개인의 마음상태와, 상대방과의 교감의 산물인 인간의 감정을 이렇게 수학문제 풀듯 간단하게 ‘답’을 내놓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우주처럼 변화무쌍해서 ‘소우주’라는 인간이 어쩌다가 컴퓨터 앞에서는 속마음을 한줌도 숨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지…. 과학이 인간을 무자비하게 재단한, 기가 막히는 사례 하나를 더 보자. 언젠가, 미국 일리노이대학의 할리 먼센이라는 해부학자는 인체를 화학성분으로 분석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사람의 몸은 칼슘 2.25㎏, 인산염 500g, 칼륨 252g, 나트륨 168g, 마그네슘 28g, 그리고 소량의 철·구리성분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또 체중의 65%는 산소,18%는 탄소,10%는 수소,3%는 질소란다. 인체구성물질을 값으로 치면 89센트(900원)라는 어처구니없는 결론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과학은 인간의 끊임없는 호기심과, 연구와, 경험의 산물이다. 예술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인간 정신세계의 소산이다. 과학이나 예술의 주인공은 단연 인간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데도 과학이 인간이나 예술을 판단 또는 분석한다는 것은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과학기술이, 컴퓨터가 아무리 인간을 원심분리기에 넣고 이리 나누고 저리 갈라도, 이성과 감성의 끝없는 조화로 이루어지는 정신세계까지 감히 들여다볼 수는 없는 일이다. 모나리자의 미소는 예술일 뿐이며, 그저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면 그만이다. 쓸데없이 감정분석에 나서는 사람들은 자신의 심리를 먼저 분석해 보는 게 순서일 듯싶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행복감 83%+혐오 9%+공포 6%…

    많은 논란을 불러온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모나리자가 짓고 있는 미묘한 얼굴 표정은 행복한 감정을 드러낸 미소라고 컴퓨터가 판정했다.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대학 연구진은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서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모나리자를 분석한 결과, 그림 속 여성이 행복한 감정에 사로잡혔던 것으로 나왔다고 AP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지중해 지역 혈통 여성 10명의 얼굴을 분석해 중립적인 표정의 기준을 정한 뒤 입술 선이 휘어진 정도와 눈가의 주름을 분석해 행복, 놀라움, 분노, 혐오, 공포, 슬픔 등 6가지 감정을 지수화해 모나리자와 비교했다. 그 결과 이 여성의 감정 요소 가운데 행복한 느낌이 83%, 혐오감이 9%, 두려움이 6%, 분노의 감정이 2%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했다. 니쿠 세베 연구원은 어떤 얼굴 표정도 한가지 감정만을 담지는 않아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마련이라며 83%의 행복감이 모나리자를 미소짓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빈치가 1503년부터 4년간 그린 모나리자는 슬픈 감정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있어왔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朴대표 “여론 차가워도 계속 투쟁”

    “나라가 잘못 가고 있는데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이 땅은 동토의 나라로 변한다.”(박근혜 대표) “무조건 가야 한다. 두리번 거리지 말고 앞으로 가자.”(강재섭 원내대표) 사립학교법 개정안 무효투쟁에 나선 한나라당 지도부의 ‘강경 드라이브’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대목이다. 지도부는 장외투쟁 이틀 째인 15일 의원총회를 열고 전열을 가다듬었다. 일정에 따라 60여명의 의원들과 300여명의 당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전교조로부터 우리 아이 지키기 운동’ 거리집회를 개최했다. 오후에는 동대문 밀레오레 앞에서 개정 사학법의 부당함을 알리는 데 총력전을 폈다. 자주색 바지와 두터운 방한코트로 ‘무장’한 박 대표는 전날보다 더 ‘결기’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열린우리당은 교육과 헌법정신을 날치기한 것”이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들을 이념의 그릇된 볼모로 해서는 안되고 전교조로부터 아이들을 지키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날보다 시민들의 반응이 나아졌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여론이 기대한 만큼 따라오지 않아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그래서 당 일각에서는 회의론도 싹트고 있다. 그러나 지도부의 ‘전의’는 요지부동이다. 박 대표가 의총에서 “지금 여론이 어떻다 하더라도 멀리 내다보고 후손들에게 책임질 수 있는 모습으로 나가야 한다.”고 쐐기를 박은 것은 향후 ‘투쟁 수위’를 보여 준다. 강 원내대표도 “잔수 생각하지 말자. 언제까지 (장외투쟁을) 하면 좋다느니 등의 말은 필요없다.”고 독려했다. 박 대표의 측근은 “지금은 예열 기간”이라며 “지속적으로 여권이 강행 처리한 사학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 성향의 한 의원은 “일부 의원들이 사학법을 정체성으로 연결하는데 회의적인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이는 사학의 실상을 잘 모르고 여권의 ‘홍보 논리’에 마취된 것이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전투력이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도부의 독려 속에 한나라당은 3일째 국회의장실 점거 농성을 이어갔고 19일에는 부산 집회로 ‘전장(戰場)’을 넓힐 예정이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美 “한국 MS제재 지나치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전경하기자|미국 법무부는 7일(현지시간)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해 330억원의 과징금과 함께 ‘끼워팔기’ 중단 명령을 내린 것은 지나친 제재라고 주장했다. 브루스 맥도널드 미 법무부 반독점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공정위의 MS에 대한 소프트웨어 분리판매 명령은 “소비자들이 선호할 수도 있는 제품의 분리를 요구하는 것이어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거나 적절한 조치를 넘어선다.”고 논평했다. 맥도널드 부차관보는 또 “당국이 시장 대신 소비자들에게 이용가능한 제품들을 규정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3000여개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모임인 경쟁기술협회(ACT)도 성명을 통해 공정위의 조치는 “특정 스테레오 회사 제품과의 경쟁을 이유로 현대자동차에 스테레오 장착을 금지하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미 법무부의 논평에 대해 공정위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MS 조사를 맡은 공정위 김병배 경쟁국장은 “세계 여러나라의 경쟁당국은 서로 존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미 법무부가 우리의 조치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미 법무부는 유럽연합(EU)이 MS에 대한 제재조치를 냈을 때도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었다.”고 밝혔다.dawn@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국악 ■ 월하 추모공연 13일 서울 한국문화의 집 코우스,14일 국립국악원 우면당.(02)764-1778. ■ 가야금 실내악단 여울 13일 서울 이화여대 강당.(02)543-1601. ●미술 르네상스 바로크 회화전 9일~내년 2월26일 레오나르 다빈치의 드로잉을 비롯해 틴토레토, 벨로토 등 유명한 이탈리아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르네상스와 바로크 미술의 하이라이트를 만날 수 있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02)3413-6028. ■ 웰컴 투 강원랜드 석탄산업의 근거지이던 강원 영월, 사북, 태백지역에 들어선 카지노. 카지노가 있는 강원도의 풍경을 이만익, 홍승혜, 이상봉씨 등이 각자의 방식으로 회화, 설치작업 등을 해냈다.13일까지 서울 관훈동 모란갤러리.(02)737-0057. ■ 조영남전 가수 조용남의 재기넘치는 작품들이 선보인다. 화투와 소쿠리를 이용한 오브제, 유명인사들의 사진을 이용한 콜라주 등이 눈길을 끈다.30일까지 서울 정동 경향갤러리.(02)3701-1339. ●뮤지컬 매직 카펫 라이드 9~1월15일 성균관대 새천년홀자우림의 음악에 드라마를 입혔다. 독특한 음악세계를 구축해온 록밴드 자우림의 노래 30여곡으로 만든 팬터지 뮤지컬. 이해제 작·이현규 연출, 김선미 최재웅 출연.(02)747-2050. ■ 어느 말의 이야기, 홀스또메르 9∼18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한때는 촉망받는 경주마였으나 지금은 늙고 병든 말 ‘홀스또메르’를 통해 인생의 희로애락을 전달한다. 톨스토이 작·김관 연출, 유인촌 정규수 출연.(02)515-0589. ■ 오!당신이 잠든 사이 1월8일까지 연우소극장.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가슴 따뜻한 뮤지컬. 장유정 작·연출, 김혜성 작곡, 정새결 이주원 출연.(02)762-0010. ●어린이 ■ 시계 멈춘 어느날 18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전쟁의 상처를 상징적이면서 회화적으로 그려낸 창작극.(02)382-5477. ■ 우리는 친구다 1월1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 초등생 민호, 유치원생 슬기 남매의 좌충우돌 일상. 김민기 번안·연출, 이석호 김은영 출연.(02)763-8233. ●클래식 ■ 메시아 9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서울 필, 안양시립, 천안시립,3개의 프로합창단이 연합한 120명의 대규모 합창단원이 헨델 원곡을 토대로 모차르트의 편곡과 프라우트의 편곡 등 세 작곡가의 장점과 특성을 최대한 살려 공연한다. 조수미 콘서트의 전담 지휘자인 박상현이 이끄는 모스틀리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았고, 소프라노 김인혜, 알토 김자희, 테너 나승서, 베이스 전기홍이 노래한다.(02)2650-7481∼3. ■ 베를린교향악단& 칼포스터 합창단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독.(02)599-5743. ■ 피아니스트 신수정·예술의전당 사장 김용배의 특별한 만남 16일 서울 서초구민회관.(02)570-6628. ■ 줄리엣 강&멜빈 첸 두오 콘서트 9일 서울 금호아트홀.(02)6303-1919. ●연극 이 2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내 극장 용절대 권력의 중심인 연산군과 궁중 광대들의 욕망이 빚어내는 풍자와 해학.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이다. 김태웅 작·연출, 이남희 박정환 출연.1544-5955. ■ 마르고 닳도록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애국가 저작권료를 받아내려고 대한민국 정부가 바뀔 때마다 한국땅을 밟는 스페인 마피아 집단의 황당무계한 사기극. 이강백 작·이상우 연출, 문성근 최용민 강신일 출연.(02)747-1010. ■ 캔디다 18일까지 상명아트홀1관.10대 시인 유진과 40대 목사 모렐, 그의 아내 캔디다의 삼각관계. 버나드 쇼 작·정진수 연출, 박봉서 허윤정 출연.(02)766-8679. ■ 서울착한여자 13∼18일 서강대 메리홀. 브레히트의 ‘사천의 착한 사람’을 한국적으로 각색. 양정웅 연출, 김은희 전중용 출연.(02)3673-1392.
  • 추억속 ‘황야의 총잡이’를 만나다

    추억속 ‘황야의 총잡이’를 만나다

    말 등에 훌쩍 올라타 석양을 향해 떠나는 총잡이의 뒷모습에 열광하던 시절이 있었다. 액션 영화에 나오는 일 대 다수의 대결은 사실 서부영화가 원조.‘콜트 싱글 액션 아미(콜트 리볼버)’로 순식간에 적들을 쓰러뜨리는 건맨들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미국 서부 개척사가 인디언 수난사와 동전의 양면이라는 사실을 알고부터 매력이 반감되기 시작했지만, 장르 자체가 흥미진진하다는 것만은 틀림없다. 이젠 미국에서도 간간이 만들어지는 아련한 향수가 되고 있다. 서부영화의 고전들이 안방을 찾아온다. 케이블 액션채널 수퍼액션이 4일부터 4주 동안 매주 일요일 오전 8시에 서부영화 클래식 시리즈를 마련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나 프랑코 네로, 테렌스 힐의 영화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첫 날에는 마카로니 웨스턴의 대명사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이 만든 ‘옛날옛적 서부에’(1968)가 방송된다. 찰스 브론슨, 헨리 폰다,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등 호화 캐스팅이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 각본에 참여한 점도 눈에 띈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과 앙상블을 이루는 엔니오 모리코네가 역시 음악을 맡았다. 찰스 브론슨이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장면은 서부영화 팬들이 꼽는 명장면. 고독한 하모니카맨(찰스 브론슨)이 악당 프랭크(헨리 폰다)를 응징한 뒤 사랑하는 연인 질(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을 두고 떠난다는 게 주요 이야기. 11일은 ‘하이눈’(1952)의 차례. 게리 쿠퍼와 그레이스 켈리를 본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최근 인기가 있는 미국 TV시리즈 ‘24’를 떠오르게 하는데, 극중 흐르는 시간이 실제 러닝 타임과 똑같기 때문이다. 에이미(그레이스 켈리)와 결혼해 임기를 마치고 떠나려 하는 한 마을의 보안관 케인(게리 쿠퍼)에게 5년 전 은원이 얽혔던 악당들이 찾아와 외로이 결투를 벌이게 된다. 18일 ‘수색자’(1956)는 서부극의 거장 존 포드 감독과 ‘미국의 연인’ 존 웨인의 영화. 존 포드 감독은 스스로가 서부영화의 병폐로 고착화 시켰던 ‘백인=선, 인디언=악’이라는 대립 구도를 이 영화에서 해체시킨다. 전직 보안관 에단(존 웨인)이 가족을 살해하고 조카 데비(나탈리 우드)를 납치한 인디언들을 끈질기게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크리스마스 아침에는 ‘내일을 향해 쏴라’(1969)가 찾아온다. 주인공들은 사실 악당이다.1890년대 유명한 은행털이였던 선댄스 키드(로버트 레드포드)와 부치 캐시디(폴 뉴먼)를 낭만적이고 따스한 시선으로 그렸다. 폴 뉴먼이 캐더린 로스를 자전거 앞에 태우고 달리는 장면과, 여기에 흐르는 버크 바카라크의 노래는 시대를 초월해 사랑을 받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디카 리뷰] 사이버샷 DSC-M2

    [디카 리뷰] 사이버샷 DSC-M2

    소니에서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 기능을 섞어 놓은 새로운 개념의 ‘하이브리드 디카’ 사이버샷 DSC-M2를 지난달 시장에 선보였다. 지난해 선보인 ‘DSC-M1’의 후속 모델로 사진과 비디오(MPEG4)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복합적인 기능을 가진 미디어 플레이어로 싸이나 블로그를 운영하는 젊은이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가격은 옵션에 따라 44만원에서 87만원까지 다양하다. ●디카야, 캠코더야 사이버샷 DSC-M2는 500만 화소급에 광학 3배줌, 이너줌 시스템, 회전 액정 모니터를 탑재한 모델로 슬라이딩 휴대전화처럼 생긴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고있다. 하지만 디카 기능만으로 보면 동급 모델보다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F3.5∼F4.4인 렌즈를 장착해 실내나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꼭 플래시를 터뜨려야 하고 고감도로 올라가면 생기는 노이즈 등이 눈에 거슬린다.2.5인치 TFT 하이브리드 LCD, 렌즈 등이 M1과 같아 1년 전에 출시한 모델의 겉모양만 바꾸었다는 생각을 지워버릴 수 없게 한다. 매뉴얼 모드, 커스텀 화이트 밸런스 지원불가, 플래스틱 소재를 사용해 내구성 문제 등 일반 디카로서는 가격에 비해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M2가 젊은이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점은 세련된 디자인과 캠코더 기능 때문이다. 동영상은 640×480의 크기로 초당 30프레임으로 기록할 수 있다.512MB의 메모리스틱 듀오를 사용할 경우 약 22분의 동영상 파일을 저장할 수 있으며 스테레오 사운드로 녹음된다는 점은 다른 동영상 위주의 디지털 카메라와 뚜렷이 구분된다. 슬라이딩 휴대전화인지 구분이 안되는 예쁜 디자인과 크기도 젊은이들의 입맛에 딱 맞추었다. 사이버샷 DSC-M2는 세계 캠코더 시장을 석권한 소니가 아니면 만들기 힘든 제품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리크게이트 정보 숨긴 건 실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보도해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사임을 초래했던 워싱턴포스트(WP)의 밥 우드워드 기자가 ‘리크게이트’와 관련한 자신의 처신이 잘못됐다는 회사의 비판에 대해 잘못을 시인했다. 우드워드 WP 편집부국장은 21일 저녁(현지시간) CNN의 래리 킹 라이브쇼에 나와 “레오나르도 다우니 편집국장에게 리크게이트와 관련해 들은 정보를 말했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그는 “(특별검사의) 소환을 피하기 위해 말하지 않았으며, 그것은 실수였다.”고 말했다.우드워드는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을 리크게이트의 다른 관련자들보다 먼저인 2003년 6월쯤 정부 고위관리로부터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를 지난달에 와서야 밝혔다. WP의 옴부즈맨(내부 감시 책임자)인 데보라 하우얼은 일요판에서 우드워드가 회사에 사전에 알리지 않은 것은 ‘중대 과실’이라고 지적했다.그는 또 회사에 보고하지 않은 채 CNN과 공영 라디오(NPR)에 출연, 진상을 공개한 것은 또다른 실수라고 비판했다. 하우얼은 “우드워드가 비록 유명하고 돈많은 언론인이라 해도 모든 사원들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사규를 따라야 한다.”며 “그는 자기 편한 대로 회사를 들락날락하면서 권력 막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다룬 자신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하는 데만 몰두했다.”고 혹평했다.dawn@seoul.co.kr
  • “발레유학 벨로루시로 오세요”

    |민스크(벨로루시) 박상숙특파원| “우리나라는 세계 수준의 음악대학원과 국립발레학교가 있습니다. 이곳에 많은 한국 학생들을 유치하고 싶습니다.”체르노빌 원전참사의 최대 피해지로 알려진 벨로루시는 이제 과거의 악몽에서 벗어나 한국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정립하고자 노력 중이다. 최근 벨로루시 수도 민스크 중심에 위치한 집무실에서 만난 레오니트 굴리아카 문화부 장관은 예술·교육분야에서 한국과 교류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라며 이같이 운을 뗐다. 1992년 정식 외교관계를 맺은 뒤 양국의 교역은 날로 증가해왔지만 국가적 인지도는 여전히 낮다. 인지도 제고를 위해서 문화 교류가 가장 주효하다. 몇년 전부터 벨로루시 국립발레단의 내한공연이 지방을 중심으로 열리고 있는 것도 이러한 움직임을 반영한다. 벨로루시 국립발레단은 러시아 볼쇼이, 키로프 발레단과 더불어 구 소련 3대 발레단으로 통한다.얼마 전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김수진씨가 이 발레단에 정식 오디션을 거쳐 최초로 입단, 화제가 되기도 했다.또한 올해 7월 한국의 포천시와 벨로루시의 모길로프시가 자매결연을 맺어 양국 사이의 거리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 벨로루시 국립발레단은 올 연말 처음으로 서울 공연을 연다. 그는 발레단의 인지도가 낮은 데 대해 “그동안 홍보에 소극적이었다.”면서 “이번 서울 공연 때는 많은 정보를 담은 책자와 팸플릿을 싸가지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벨로루시 국립발레대학 졸업생의 80∼90%가 발레단에 입단하며,15년 동안 40개국에서 순회공연을 펼쳐 호평을 받은 베테랑팀”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숱한 외침의 대상이 되었던 역사적 경험과 전쟁을 딛고 발전을 이룬 것, 온화한 성품의 민족성을 두 나라의 공통점으로 들면서 문화교류 사업에 대해 낙관했다.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벨로루시 정부의 지원을 묻는 질문에 가장 반색했는데 “헌법으로 이 분야에 대한 지원이 명시돼 있다.”며 “민스크시 안에 있는 정규 극장 9개를 모두 국가에서 운영한다. 입장료의 75%를 국가에서 지원하므로 양질의 공연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국영 정규 극장은 전국에 28개가 산재해 있으며, 개인 소유의 극장이라도 해외예술제에 나가 상을 받으면 국가가 반드시 지원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0년 전 체조협회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한국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방문했다는 그는 “한국의 전통 석탑, 도자기, 불상 등을 보고 느꼈던 감동을 여전히 지니고 있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alex@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사랑의 추억(KBS1 밤 12시) 프랑스 영화계의 새 물결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떠오른 프랑수아 오종은 요절한 독일 감독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의 부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기, 특히 근친상간이나, 성 정체성, 관음증 등 성(性)과 관련된 터부 소재를 과감하게 영상으로 옮기고, 사랑을 권력 관계로 풀이하며, 인간의 도착적인 욕망과 파괴적인 충동을 다루는 점에서 영화계의 이단아 파스빈더의 작품 성향과 비교된다. 오종은 파스빈더의 연극을 각색,‘워터 드랍스 온 버닝 락’(1999)을 만들기도 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오종이 드라마적인 요소를 도입해 변신을 시도했던 첫 영화로 여겨지고 있다.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여성의 혼란을 그리고 있는 이 영화는 도입부 20여분 동안 대사가 거의 없는 점이 독특하다. 파리 대학 교수인 마리아(샬롯 램플링)는 남편 장(브루노 크레메)과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어느 날 이들 부부는 해변으로 휴가를 떠나는데, 바닷가에서 수영을 즐기던 장이 돌아오지 않는다. 마리아는 혼자 휴가에서 돌아오지만, 집에서 장을 만나 다시 일상적인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주위의 반응이 이상하다. 장의 신용카드는 정지됐고, 친구들은 남자를 소개해 주겠다고 나선다. 마리아에게는 장이 보이는데, 주변 사람들은 장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 와중에 장의 시체가 발견됐다는 경찰의 전화가 걸려오는데….2000년작.87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오케스트라의 소녀(EBS 오후 1시50분) 대공황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던 1930년대 후반의 미국을 배경으로, 아버지와 딸이 희망을 잃지 않고 아름답게 삶을 꾸려가는 모습을 담은 음악 영화다. 리처드 버튼이 열연했던 종교영화 ‘성의’(1953)로 유명한 헨리 코스터가 연출했다. 당시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휘자였던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가 실명으로 직접 출연해 필라델피아 관현악단을 지휘한다. 실직한 트롬본 연주자 존(아돌프 멘주)은 딸 패트리샤(디에나 더빈)와 가난하게 살고 있다. 저명한 지휘자 스토코프스키를 찾아가지만, 문전박대당한다. 집으로 돌아온 존이 집주인에게 밀린 방세를 건네자, 주변 사람들은 그가 스토코프스키 악단에 들어간 것으로 오해, 축하 인사를 한다. 사랑스러운 딸마저 기뻐하자 취직했다고 거짓말을 하게 된 존. 하지만 아버지를 쫓아 리허설을 보러간 패트리샤는 취직했다는 것이 사실이 아니고, 방세도 극장에서 지갑을 주워 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패트리샤는 아버지 취직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데….1937년작.84분.
  • 미의 역사/움베르토 에코 지음

    미의 역사/움베르토 에코 지음

    미(美)의 역사를 다룬 책들은 대부분 현학적이거나 페이지마다 빽빽이 담긴 미술작품 사진에 압도돼 제대로 읽지도 못하고 덮어버리기 일쑤다. 오랜 역사를 지닌 미의 세계를, 우리가 잘 아는 명작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 찾는다면 훨씬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소설가이자 영향력있는 사상가로 손꼽히는 움베르토 에코의 ‘미의 역사’(이현경 옮김, 열린책들 펴냄)는 이같은 고민에서 출발한 책인 것 같다. 미술(또는 문학이나 음악)의 역사가 아니라, 수천년 동안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으로 지각했던 것들을 찬찬히 살펴본다. 이것은 예술작품일 수 있지만 우리 삶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에 해당된다. 초상화와 조각, 항아리뿐 아니라 건축과 가구, 기계, 만화 등도 미의 대상이다. 저자는 미의 관념이 고대의 입상에서부터 기계시대의 미학에 이르는 동안 어떻게 변화했는지 추적한다. 이를 위해 회화·조각·건축뿐 아니라 영화·뉴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넉넉하고 화려한 삽화들이 등장한다. 또 문학과 철학, 예술가들의 자전적 증언을 담은 텍스트가 곁들여져 미에 대한 시각과 사고의 변화를 압축해 보여준다. 밀로의 ‘비너스’에서부터 앤디 워홀의 ‘메릴린’까지, 플라톤의 ‘국가’에서부터 바르트의 ‘현대의 신화들’에 이르기까지, 아름다움을 탐구한 예술가·사상가들이 총동원된다. 플라톤과 토머스 아퀴나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마누엘 칸트, 존 키츠, 아르튀르 랭보, 롤랑 바르트 등이 에코의 충실한 조언자로 등장한다. 그 결과, 아름다움이란 결코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의 세계는 감동적이고 매혹적인 여행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러나 저자는 자신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는다. 모든 것들에 공통적으로 들어있는 미의 본질도 보여주지 않는다. 공통적인 규칙이나 속성의 발견은 독자에게 맡기는 셈이다. 대신 고대부터 현대까지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한 것에 대한 광대한 파노라마를 모두 보여주려고 한다. 미의 통일성이 아니라 차이에 집중하면서, 역사적인 시기와 장소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기원전부터 오늘날까지 ‘옷을 벗은 비너스와 아도니스’,‘옷을 입은 비너스와 아도니스’가 각각 존재하며, 마리아와 예수, 왕, 여왕 등의 시대별 비교는 흥미롭다. 저자는 단지 미적인 것을 역사적 흐름에 따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문화사적 관점에서 하나의 미적 관념이 지배하던 시대에서도 다른 미적인 이상들이 공존했으며, 그 이념들은 사회 변동과 계급간 갈등, 새로운 사실과 가치의 발견에 따라 성장하고 쇠락하는 경쟁관계에 있었음을 보여준다. 에코 특유의 해석이 가미된 것. 이를 통해 시대적 맥락 속 예술을 재발견한다. 중세 ‘암흑의 시대’를 오히려 빛에 대한 동경이 충만한 시대로, 기원전부터 존재해온 괴물을 필수적인 미의 요소로 해석한 것이나, 귀부인의 세속적인 사랑과 관능미, 현대 미디어·소비의 미에 대한 생생한 해석도 놓칠 수 없는 이 책의 묘미다.3만 9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2005독일오픈 남자복식] “올 3관왕이오”

    한국 남자탁구의 새로운 ‘찰떡콤비’ 오상은(28·KT&G·세계랭킹 6위)-이정우(21·농심삼다수·22위)조가 올 오픈대회 3관왕에 우뚝 섰다. 오상은-이정우조는 14일 새벽 독일의 마그데부르크에서 열린 2005독일오픈 남자복식 결승에서 홍콩의 렁추안(34위)-청육(39위)조에 4-1(3-11 11-5 11-4 11-5 11-9) 역전승을 거두며 짜릿한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오상은-이정우조는 6월 칠레오픈과 7월 US오픈에 이어 오픈대회 3관왕에 올라서며 ‘환상의 복식조’임을 한껏 뽐냈다. 오-이 조는 오른손 펜홀더(렁추안)-왼손 셰이크핸드(청육) 조합의 홍콩을 맞아 고전 끝에 첫 세트를 내줬다. 렁추안의 짧은 리턴에 이은 청육의 마무리 공격에 속절없이 당한 것. 하지만 오른손 셰이크핸드 오상은과 왼손 펜홀더 이정우의 ‘시너지’가 발휘되면서 2세트를 잡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오상은이 테이블에 바짝 붙어 빠르게 처리해 주고, 이정우가 드라이브로 마무리하면서 주도권을 빼앗아 온 것. 이후 오-이조는 3∼5세트를 내리 따내 역전드라마를 마무리지었다. ‘유남규의 분신’ 이정우는 그동안 유승민과 콤비를 이뤘고,‘국내최강’ 오상은은 김택수와 주로 호흡을 맞췄지만 올 여름부터 둘은 새로운 짝꿍으로 ‘한 배’를 탔다. 이후 이들은 출전한 5개대회 가운데 3개대회를 석권했고, 재팬오픈과 아시아선수권 3위에 입상해 내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의 금빛 전망을 밝게 했다. 한편 여자복식 결승에 올랐던 수비 콤비 김경아(대한항공·세계6위)-김복래(KRA·37위)조는 홍콩의 티에야나(10위)-장루이(18위)조에 1-4로 발목 잡혀 준우승에 그쳤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책꽂이]

    |실용경제|●지학(止學)(마수추안 편저, 김호림 옮김, 김영사 펴냄)현명한 처세와 지혜로운 인생경영을 위한 입신서. 나아갈 때와 멈출 때를 아는 자만이 뜻을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1만 4900원.●스마일데이즈(스즈키 도모코 지음, 서현아 옮김, 명진출판 펴냄)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담은 입신서. 하루에 3번 웃을 수 있다는 행복한 인생 얘기.8900원.●경영의 최전선을 가다(경제경영저자들의 모임 엮음, 리더스북 펴냄)비즈니스 분야의 최신 이슈와 트렌드를 담은 경영서. 국내 전문가 37명이 유비쿼터스, 나노기술 등 문화적인 최신 트렌드들이 경영의 세계에 어떻게 접목되는지 보여줌.3만원.●최고의 협상(로이 J·레워키지음, 김성형 옮김, 스마트비즈니스 펴냄)상대방과의 협상에서 이길 수 있는 협상전략서. 정부, 기업 등이 협상테이블에서 승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제시한다.2만 1000원.|유아·아동|●좋아좋아 이솝(동화사랑연구소 글·구연, 동화사랑 펴냄) 전문 동화구연가들의 음성으로 듣는 이솝이야기.‘여우와 두루미’‘서울쥐와 시골쥐’‘토끼와 거북이’ 등 이솝우화 22편이 이야기책 1권과 구연CD에 함께 담겼다.7세까지.1만 5000원.●어디 갔다 왔니?(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 레오 딜런·다이앤 딜런 그림, 우순교 옮김, 논장 펴냄) “○○야, 어디 갔다 왔니?”로 시작되는 물음이 반복되는 그림책 여러 동물들이 번갈아 주인공으로 등장해 다양한 동물세 계를 이야기한다.5세까지.9500원.|초등·청소년|●장다리 1학년 땅꼬마 2학년(후루타 다루히 글, 나카야마 마사미 그림, 신미원 옮김, 산하 펴냄) 또래보다 키가 작은 아이와, 키 큰 아이가 참된 우정을 키워가는 이야기. 성장기의 터널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이 동화는 1970년 일본에서 발간된 이후 200쇄까지 찍혀나온 베스트셀러. 초등3년 이상.9000원.●지구둘레를 잰 도서관 사서(캐스린 래스키 글, 케빈 호크스 그림, 임후성 옮김, 미래M&B 펴냄) 고대 그리스의 과학자, 수학자이자 지리학자인 에라토스테네스 일대기를 보여주는 ‘인문 그림책’. 지구둘레를 재는 기본과정, 용어해설 등이 어우러져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인문학에 친해질 수 있을 듯. 초등생.1만원.
  • [주말탐방] 모기와의 전쟁

    [주말탐방] 모기와의 전쟁

    길이 0.5㎜에 체중 3㎎의 가녀린 몸매. 하지만 1억년전 중생대부터 지금까지 세찬 변화를 이겨낸 생태계의 강자다. 주인공은 바로 모기다. 모기를 가리키는 한자어인 ‘문(蚊)’에 ‘글월 문(文)’자가 들어간 까닭은, 모기가 웽웽거리는 소리로 사람을 물기 전 경고를 하는 최소한의 예의를 갖췄다는 뜻이라고 한다. 어느덧 한겨울에도 일상의 동반자로 다가오는 모기. 싫지만 집과 사무실, 지하철에서 마주쳐야 하는 모기를 들여다보면 그리 멀리할 일도 아니다. 그녀의 삶에 관해 살펴 본다. “웅∼엥∼엥.” 서울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선수촌에 사는 회사원 이성현씨는 지난 1일 모기 한 마리 때문에 밤새 뒤척였다. 이씨는 “성내천이 가까운 곳에 있어서인지 유독 모기가 많다.”면서 “8층인데도 모기가 어떻게 올라왔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한국존슨 김대훈 연구원은 10월말 제주도에 출장갔다가 바깥에서 모기에 물렸다. 명색이 모기 전문가인데 가을에 실내에서 물리기는 했으나 바깥에서는 처음이다. 김 연구원은 “날씨가 추워지면 모기는 활동하지 않는데 워낙 남쪽이라 온도가 따뜻해 모기가 활개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모기가 찬바람이 불면 알아서 물러난다는 속설과는 달리 철모르고 버티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고 건물 난방시설이 잘 갖춰지면서 모기들이 실내로 몰리고 있는 탓이다. 급기야 지방자치단체들마저 ‘모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박멸작전에 들어갈 정도다. ●체감 숫자는 확 늘어 서울의 경우 밖에서 채집된 모기의 개체수는 뚝 떨어진 반면 ‘집모기’는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른바 일상에서 만나는 모기는 ‘빨간 집모기’와 그 변종인 ‘지하 집모기’이다. 서울시가 시내 10곳의 보건소 바깥에 모기유인장치(유문)를 설치한 뒤 채집한 모기수는 1999년 1만 4700마리에서 2005년 1170마리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10월 한달 동안 25개 구청에 접수된 모기관련 민원건수는 459건으로 지난해(465건)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박민수 보건정책과장은 “전체적으로는 줄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바깥에서 측정한 모기일뿐 실내 모기에 대한 민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웬만해서는 모기관련 민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미뤄 보면 상당히 많은 수치”라고 말했다. 최근 진해의 매립지에서 극성을 부리는 깔따구떼(모기의 일종)를 보면 시도때도 없는 모기의 왕성한 번식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모기약 판매량을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신세계 이마트 전국 100여개 매장의 모기약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9월 14.1%,10월 14.3%나 늘었다. 인터넷 쇼핑몰인 옥션 역시 지난달 모기약 판매량이 두배나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11월에는 모기용품을 매장에서 대부분 철수시키는데 올해에는 꾸준히 팔리고 있어 모기관련 용품을 계속 진열하고 있다.”고 말했다. ●18℃ 넘으면 흡혈활동 겨울이 다가오는 데도 이처럼 모기가 잦아들지 않는 이유는 이렇다. 도심 의 열섬현상과 지구 온난화, 건물 난방시설의 구비 등으로 인해 서식환경이 따뜻해진 것이 꼽힌다. 모기는 변온동물이기 때문에 체온이 외부온도에 영향을 받는다. 기온이 높을수록 체온이 올라가면 대사활동이 활발해지고 성장·번식도 빨라지는 셈이다. 원칙적으로 모기가 활동하는 ‘마지노선’격의 온도는 14도. 모기의 흡혈활동은 18도 이상부터 시작된다. 겨울철 실내온도가 20도 안팎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것을 모기만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바깥이 추워지면서 실내에 모여드는 모기도 많아져 그로 인한 불쾌지수도 높아지게 된다. 한국위생곤충연구회 이동규 회장(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는 “아파트에서 보이는 모기는 중앙난방식인 경우 지하 보일러실, 중앙난방이 아니면 지하 정화조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겨울철 월동모기는 에너지가 없어 대사하지 않고 견디다 죽는 게 정상이지만 요즘에는 그 공식이 깨졌다.”고 말했다. ●유충 박멸이 더 효과적 이런 가운데 바빠진 곳은 모기 방역을 하고 있는 일선 구청. 그동안 흰 연기를 내뿜어 모기를 죽이는 연막소독을 했지만, 최근에는 연막소독이 주민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권고에 따라 장구벌레(유충) 제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모기의 활동반경이 대개 1㎞로 어차피 태어난 곳에서 맴도는 것이라면, 성충이 되기 전에 화근을 모두 없애자는 것이다. 모기 경계령 1순위로 꼽히는 곳은 바로 지하 정화조이다. 지하공간이 원래 따뜻한데다 정화조 물질이 부패하면서 추가로 열이 발생케 된다. 습기가 많고 따뜻한 곳에 사는 장구벌레에게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국립보건원 이원자 팀장은 “모기 성충은 장구벌레 발생장소의 수천배 이상의 면적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모기 유충을 없애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면서 “장구벌레는 물에서만 살기 때문에 발견하기 쉬운데다 많이 모여 있어 박멸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모기를 잡거나 약을 뿌릴라치면 날아가지만 장구벌레는 가만히 있는 특성상 70배나 높은 박멸효과를 거두게 된다. ●겨울 소독 늘리기로 서울시는 올해 겨울 방역소독 비율을 15%에서 20%로 늘려잡고, 장구벌레의 제거도 50%까지 늘리는 고육책을 짜내고 있다. 광진구는 내년 3월까지를 모기 박멸기간으로 선포했을 정도다. 양천구는 전염병관리법상 3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에 대해서 방역을 하게 되어있지만, 모기가 자주 출현하는 300가구 미만의 공동주택 140단지(1만 5352가구)에 대해서도 방역을 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도 이같은 현상으로 지금까지 10월까지만 하던 모기 밀도조사를 이번에 처음 11월 중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 신이현 연구관은 “높은 온도가 지속된다면 한겨울에도 순간적이나마 모기가 들끓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모기 서식환경이 좋아지는 만큼 조만간 모니터링 결과를 분석해 모기의 생태를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영 서재희기자 carilips@seoul.co.kr ■ 모기 퇴치법 모기 때문에 잠을 설쳤다면 모기를 보고 칼을 빼어든다는 ‘견문발검(見蚊拔劍)’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가정집에서 모기를 줄이려면 모기가 좋아할 만한 환경을 없애는 게 급선무이다. 새끼모기인 장구벌레가 물이 있는 곳에서 살기 때문에 주택가 주변의 웅덩이, 플라스틱 생수병이나 빈 깡통의 고인물, 드럼통, 폐타이어, 꽃병, 빈 항아리 등에 물이 고여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비 온 뒤 웅덩이의 고인 물을 없애는 것도 방법이다. 모기는 2㎜의 구멍일지라도 자기 몸을 최대한 움츠려 비집고 들어오기 때문에 창문에 설치한 방충망에 구멍이 없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또 방충망과 벽이 만나는 곳의 틈도 모기가 애용하는 출입구다. 이 경우 실리콘을 이용해 틈새를 단단히 막고 주변에 모기약을 뿌려둔다. 모기는 출입문에 붙어서 쉬다가 문을 열 때 들어오므로 출입문에 모기약을 뿌려도 좋다. 보일러실이 있다면 폐수탱크 안에 있는 물은 모기의 산란장소가 된다. 따라서 폐수탱크의 물을 주기적으로 배수시키거나 모기의 천적인 미꾸라지 한두마리를 약간의 먹이와 함게 넣어두면 해결된다. 등산하면서 몰려드는 모기를 쫓기 위해 팔을 휘저으면 냄새를 더욱 증가시켜 모기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기피제를 바르는 게 낫다. 모기는 땀냄새, 발냄새, 스킨 등 화장품 냄새, 술 냄새를 좋아하기 때문에 집에 돌아와서는 씻고 자는 것이 필수다. 창문을 활짝 열고 모기향을 피우면 별반 소용이 없다. 바람 따라 모기향도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잠자기 두시간 전 창을 닫고 미리 모기향을 피운 다음 잠잘 때는 덥더라도 창을 닫아놓는 게 효과적이다. 특히 24시간 전자모기향을 켜놓는 집이 많은데 낮은 농도라도 장시간 노출되면 두통, 현기증 등의 증세를 일으킬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더구나 날씨가 추워지면 여름보다 환기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모기에 대한 진실과 오해 ●모든 모기가 흡혈귀? 아니다. 암컷만 피를 빤다. 암컷은 수컷과 교미한 뒤 알을 성숙시키기 위해서 단백질을 필요로 한다. 보통 자기 몸무게의 2∼3배에 해당되는 3∼10㎎의 피를 뱃속에 채운다. 모기의 배 안에는 안쪽에 여분의 주름이 있어 한번에 많은 피를 저장할 수 있다. 피를 배불리 먹을수록 낳는 알의 숫자도 많아진다. 수컷은 과일이나 나뭇잎의 진액을 먹고사는 ‘초식 곤충’이다. 더군다나 수컷은 더듬이에 털이 많아서 사람의 피부를 뚫을 만큼 주둥이가 발달되지 못했다. ●물기 전 피부에 마취? 아니다. 보통 모기에 물리는 순간 아픔을 느끼지 못하다 나중에 가려워지는 건 모기가 마취성분을 피부에 미리 바르기 때문이라는 건 속설일 뿐이다. 모기가 피를 빨아들일 때에는 6개의 침돌기를 사용한다. 직경이 20∼60㎛에 불과하다. 이 정도 굵기는 피부를 뚫을 때 여간해서 신경을 건드리지 않아 침돌기가 들어오는 것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또 모기의 침은 피를 빨기 전 사람 몸 안으로 들어간다. 이때 말라리아·뇌염·황열병 등 모기 매개 전염병이 옮겨질 수 있다. 모기에 물린후 가려워지는 것은 이같은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때문이다. ●내성이 생겼다? 아니다. 물론 살충제를 뿌리고 뿌려도 모기가 죽지 않는 경우가 있다. 살충제를 오랫동안 써왔기 때문에 모기가 내성이 생겨 강해진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살충제의 주성분이 되는 피레스로이드계가 쓰인 것은 1950년대부터. 한국존슨 김대훈 연구원은 “모기가 내성이 생기려면 최소한 100년이 지나 유전자 자체가 변형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살충제에 대해 내성이 생겼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인체에 해롭지 않도록 약효를 약화시킨 탓이라고나 할까. ●웅∼소리의 정체는? 성충인 모기는 성충이 된 지 1∼2일 내에 교미를 시작한다. 수컷이 밤에 수백마리씩 떼를 지어 3m 내외의 공중에서 정지비행을 하면서 암컷을 유혹한다. 그러면 암컷은 무리속에 들어와 교미를 위해 자신이 선택되길 기다린다.1초당 250∼500번의 날갯짓에서 나오는 비행음은 종(種)에 따라 파장이 다르기 때문에 이들은 비행음을 듣고 같은 종인지 감지한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모기의 힘 “모기가 파나마 운하 건설을 중단시켰다니.” 모기는 제국주의 시대 서양 사람들에게 무서운 존재였다. 미국의 경우 17세기 아프리카에서 2000만명의 노예가 들어오면서 숲모기도 함께 들어왔다. 모기로 인한 대표적 피해사례는 1881년 시작된 프랑스의 파나마운하 건설 중단사태다. 당시 건설 노동자들은 대부분 오두막에 거주했는데, 이들은 모기가 전염병의 매개라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방충망을 설치하지 않았다. 그 결과 모기들은 오두막에서 노동자의 피를 마음껏 빨아먹기 시작했다. 결국 말라리아로 1200여명이 죽은 뒤 공사는 1884년 중단됐다. 이 사업에 돈을 댔던 수만명의 투자자들은 30억달러 상당을 날렸다. 이후 미국은 1904년 이 공사를 인수한 뒤 가까스로 공사를 끝냈다. 기원전 4세기 유럽·아시아·아프리카에 걸친 대제국을 건설한 알렉산더(얼굴) 대왕은 자신이 정복한 영토에 이름을 딴 알렉산드리아 등 70여개의 도시를 세웠다. 하지만 이처럼 천하에 두려울 것이 없던 알렉산더 대왕은 어이없게도 33세의 나이에 모기에 물려 죽으면서 원대한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알렉산더 대왕의 사망 후 대제국은 분열됐다. 칭기즈칸이 서유럽 점령을 포기하고, 나폴레옹의 군대가 이탈리아에서 패한 원인도 말라리아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콜럼버스는 모기만 있는 곳을 발견했다고 해서 ‘모기 제독’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클레오파트라가 눈화장을 짙게 한 이유는 남성을 유혹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기를 내쫓기 위해서라는 속설도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식도락 여행/한스 페터 폰 페슈케·베르너 펠트만 지음

    기원전 44년 쇠락하고 있던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로마군대의 카이사르 장군을 몰래 초청해 향연을 베푼다. 이때 카이사르는 여러 음식중 속을 넣은 구운 꿩고기 요리를 먹으며 “달콤한 속이 전혀 다른 맛을 내는 군요.”라고 찬사를 보낸다. 이때 클레오파트라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카이사르에게 도움을 청한다.“기막힌 배합(꿩고기와 속) 아닙니까?서양의 힘이 동방의 정교함과 조화되어 있지요. 로마군대와 이집트의 부가 힘을 모은다면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세운 제국보다 더 큰, 헤라클레스의 기둥에서 인도까지 이르는 제국을 세울 수 있습니다.” 요리도 이처럼 특별한 역사적 의미를 담은 게 적지 않다.‘식도락 여행’(한스 페터 폰 페슈케·베르너 펠트만 지음, 이기숙 옮김, 이마고 펴냄)은 역사속 인물들의 요리를 통해 읽는 식탁 위의 서양문화사다. 트로이영웅들의 야전 만찬,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을 위한 간편식, 메디치가의 결혼 피로연 등 세계사의 주요 장면과 인물들을 엄선하여 실제 그 당시 먹었던 150가지 요리들을 현대적 방법으로 되살려 냈다. 각 요리법 앞에 당대의 정신과 사회, 문화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이야기로 꾸며놓아 시대에 따른 음식의 변천과 인간 미각의 변화 과정도 한 눈에 볼 수 있다.1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선생님이 쓰는 신나는 과학] 수사에 숨은 과학적 원리

    [선생님이 쓰는 신나는 과학] 수사에 숨은 과학적 원리

    형사 개인의 직감에 의한 주먹구구식 탐문수사가 아니라, 첨단 과학기법을 이용해 사건을 해결하는 과학수사의 현장을 보여 주는 TV 프로그램이 최근 등장했다. 지난달 26일 처음으로 방영된 MBC ‘현장기록 형사’가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과거에 벌어졌던 사건을 재연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이다. 첫회 ‘길 위의 죽음’에서는 지난해 태풍 ‘메기’가 강타했을 당시 새벽 기도를 가던 70대 할머니가 당한 뺑소니 사건을 되짚어 봤다. 당시 현장에는 아무런 단서도 남아 있지 않았고, 목격자의 진술로 범행 차량이 흰색 승용차라는 정도만 드러난 상태였다. 그러나 형사들은 뺑소니범들이 반드시 차량 수리를 통해 증거를 없애려 한다는 심리를 고려해 끈질긴 수사 끝에 범인을 검거하게 된다. 이 사건 수사에 숨은 과학적 원리를 살펴 보자. ●과학을 알면 범죄가 보인다 교통사고가 나면 운전자는 조건반사적으로 브레이크를 밟게 된다. 이 과정에서 타이어와 도로면의 마찰에 의해 ‘스키드마크’라고 불리는 흔적이 남는다. 스키드마크를 분석하면 사고 차량의 종류와 급제동하기 직전의 속도, 충돌지점, 주행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처럼 태풍으로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는 스키드마크가 생기지 않는다. 비로 인해 도로에 수막이 생겨 마찰력이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잔유물이나 흔적도 비에 씻겨나가 현장에는 아무런 단서가 남지 않았던 것이다. 이 때문에 용의자의 진술과 차 유리창의 파손 상태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카센터 주인이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했다. 자동차와 충돌한 사람의 움직임은 자동차의 종류와 속도, 사람의 신장 등에 따라 달라진다.(그림1)예컨대 사람의 무게 중심이 충돌 지점보다 높으면 충돌 후 자동차 쪽으로 쓰러지게 된다. 이때 사람이 앞 유리창에 부딪힐 경우 유리창이 파손되면서 자체 탄성에 의해 벌어진 틈 사이로 머리카락이나 살점 등이 낄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승용차 앞부분이 할머니의 다리 부위를 쳤다. 이에 할머니는 자동차 쪽으로 쓰러져 머리를 유리창에 부딪힌 것이다. 카센터 주인은 사고 당시의 유리창을 그대로 보관했으며, 경찰은 틈 사이에 낀 할머니의 머리카락을 발견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다. 이처럼 머리카락이나 혈흔, 타액, 정액, 땀, 모발, 살점 등 신체조직의 일부가 발견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 범인이나 피해자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숨길 수 없는 증거,DNA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물의 유전정보를 지닌 DNA는 당, 인산, 염기가 하나로 결합한 ‘뉴클레오타이드´가 새끼줄 같이 이중나선 구조로 이어진 것이다.DNA를 이루는 염기에는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시토신(C) 등 4가지가 있다.(그림2) DNA에는 개인차를 나타내는 부위가 있는데, 이 부위를 구성하는 유전자를 ‘유전자마커’라고 부른다. 유전자마커의 특성을 분석한 뒤 이를 나타낸 각각의 DNA형을 ‘DNA 프로필’이라 하며, 이것이 바로 개인을 식별하는 표지가 된다. DNA형 검사를 하려면 먼저 증거물에서 DNA를 분리, 정제해야 한다. 이어 DNA에서 필요한 부분만 선택해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기법’에 의해 증폭시킨 뒤 표준대립 유전자마커와 비교해 유전자형을 확인하게 된다. 예컨대 살인사건이 발생, 피해자 상의에 다른 사람의 혈흔이 묻어 있고 용의자가 2명이라고 치자. 이 경우 용의자들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통해 혈흔과 일치하는 DNA형을 가진 사람이 범인임을 알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사건에서는 차량에서 발견된 머리카락과 할머니가 사고 당시 끼고 있던 귀고리에 묻은 혈흔이 동일한 DNA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국연방수사국(FBI)의 경우 13종의 유전자마커를 선정, 유전자 자료은행에서 식별프로그램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유전자 자료은행이 설치되지는 않았으나 다양한 DNA형 검사를 수사에 활용하고 있다. 대한민국 형사들의 수사는 발로 이뤄지지만, 범죄를 입증하는 과정에는 각종 과학적인 원리들이 활용되고 있으니 TV 프로그램을 통해 재미와 지식을 함께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한문정 서울 숙명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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