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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과 할만큼 했다” 일부의원 日 두둔

    “내 이름은 이용수다. 위안부라는 더러운 이름을 내게서 떼어달라. 일본의 돈을 전부 긁어모아 준다 해도 나는 받지 않을 것이다.” 15일 열린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 ‘위안부 청문회’에서 이용수(79) 할머니는 절규했다. 청문회에는 이 할머니와 김군자(81), 네덜란드계 호주인 얀 러프 오헤른(85) 할머니 등 2차대전 당시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간 위안부 3명이 미 의회 사상 처음으로 증인으로 참석했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세 할머니는 위안부로 끌려가게 된 과정, 일본군으로부터 겪은 수모와 강간 등을 낱낱이 증언하고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역사 바로세우기, 위안부 결의안 처리 등을 요구했다. 청문회는 일본계인 민주당의 마이크 혼다(캘리포니아) 의원이 제출한 일본의 위안부 강제동원 사과 결의문을 미 하원이 채택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지원 성격도 가진 행사였다. 그러나 청문회에선 일본을 두둔하는 미 의원들의 목소리가 두드러졌다. 위안부를 포함한 일제의 잘못된 과거사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멀고 험한 길인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였다. 이날 청문회에서 공화당의 다나 로라바허(캘리포니아) 의원은 “일본이 1994년 이후 여러차례 총리 발언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사과했다.”면서 “도대체 언제까지 사과를 하라는 것이냐.”고 위안부들을 힐난했다. 그는 “현재의 일본이 앞선 세대의 잘못으로 인해 처벌받아서는 안될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일본을 두둔했다. 로라바허 의원은 혼다 의원이 제출한 결의안을 겨냥,“그들이 요구하고 있는 사과의 조건도 일본은 이미 충족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극우적 성향으로 중국을 경계해 일본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며, 한국의 반미감정에 ‘분노감’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당의 스티브 샤보트(오하이오) 의원도 이 문제를 물질적 보상 차원으로 접근했다. 샤보트 의원은 “위안부 가운데 283명이 아시아여성기금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면서 “나머지 위안부들에게 돈을 지급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청문회를 주재한 에니 팔레오마바에가 소위원장은 “일본이 역사를 되돌리려 한다.”고 비판하면서도 ‘미국이 다른 나라 정치에 얼마만큼 간섭할 수 있는가.’를 놓고 위원회 내부에 이견이 있다고 인정했다. 주미 일본대사관도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섰다. 가토 료조 주미 일본대사가 위원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일본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여러차례 책임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했던 아시아폴리시포인트의 민디 코틀러 국장은 “일본의 사과는 총리의 개인적인 것이었으며, 정부 차원에서는 사과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일본의 행태는 가부키(가면) 연극을 보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상황이 묘하게 흐르자 이용수 할머니는 청문회가 끝난 뒤 기자에게 로라바허 의원의 발언을 지목하며 “위안부들이 받지 못한 사과를 미국 의원이 대신 받았단 말이냐.”고 반문하면서 “문제를 감추려는 일본 행태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분을 삼켰다. 청문회 직후 일본 기자들은 청문회 주최에 앞장서고 직접 증인으로도 참석했던 혼다 의원에게 몰려가 “도대체 위안부 결의안을 제출한 이유가 뭐냐.”고 힐난성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혼다 의원은 “그것이 옳은 일이기 때문”이라고 응대했다. dawn@seoul.co.kr
  • “美·日정부 압력 느끼지만 결의안 채택 영향없을것”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당신의 형제나 자녀가 위안부로 끌려갔다면 분노하지 않겠는가?” 15일 ‘위안부 청문회’를 주재한 에니 팔레오마바에가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 위원장은 일본의 위안부 강제동원은 피해자들의 인권과 존엄을 중대하게 훼손한 행위라고 지적하고 마이크 혼다 의원 등이 제출한 ‘위안부 결의안’이 의결되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청문회 직후 팔레오마바에가 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오늘 결과에 만족하나.-아직 만족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 위안부 결의안이 의회를 통과해야 만족할 것이다.▶왜 청문회를 열었나.-나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했을 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일본을 미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좋은 일본 친구들이 많다. 그러나 지금 내가 소위원장이기 때문에 이 일을 맡아야 했다. 이것은 옳은 일이기 때문에 기꺼이 소임을 수행한 것이다.▶일본 정부로부터 어떤 압력을 느끼지 않나.-물론 느낀다. 일본은 나름대로의 논리와 입장이 있다. 그러나 위안부가 일본 군부에 의해 동원된 것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숫자도 20만명이나 된다.▶미국 정부로부터는 어떤 입장을 전달받고 있나.-우리 정부로부터도 압력을 느낀다. 공화당 정부니까 공화당 의원들을 통해 의견을 전해온다. 미·일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공화당 논리다.▶그런 압력들이 위안부 결의안을 채택하는 데 영향을 받을까.-그렇지 않을 것이다. 지난 의회에서 외교위원장을 맡았던 헨리 하이드 의원도 공화당 소속이지만 위안부 결의안을 지지했다. 하이든 의원도 처음에는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일본과 한국을 방문하고 실제로 두 나라에서 역사적 문제를 체험한 뒤 입장을 바꿨다. 낸시 펠로시 의장과 톰 랜토스 외교위원장 등 하원 지도부의 입장은 확고하다.dawn@seoul.co.kr
  • [씨줄날줄] 클레오파트라/우득정 논설위원

    영국 뉴캐슬 대학의 학자들이 2039년 전 클레오파트라와 연인 안토니우스의 옆얼굴이 새겨진 은화를 공개하면서 클레오파트라는 굽은 코에 이마가 좁은 추녀에 가까웠다고 결론을 내렸다. 기원전 32년의 로마시대에 주조된 이 은화는 미인의 대명사처럼 인용돼온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환상을 깨기에 충분할 정도다. 하지만 당시 제작된 대리석상이나 클레오파트라가 통치한 이집트에서 주조된 동전에 새겨진 인물은 코가 약간 굽은 것은 사실이나 이마는 훨씬 더 넓다. 눈에 띌 정도로 미인은 아니지만 추녀도 아니다. 왜 그럴까. 학자들이 충분한 고증을 거친 끝에 내린 결론이겠으나 은화 주조 당시의 시대상황이 클레오파트라를 추녀로 만든 게 아닌가 추론해본다. 기원전 32년은 로마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로 더 잘 알려진 옥타비아누스가 ‘이집트 침공 최고사령관’에 임명돼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를 상대로 전쟁 준비에 들어간 해다. 이듬해 ‘악티움 해전’에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연합군이 대패한 뒤 안토니우스는 기원전 30년 7월31일, 클레오파트라는 다음날 독사에 물려 자살한다. 이로써 303년 동안 존속한 그리스계의 프톨레마이오스 왕조가 몰락하고 이집트는 로마의 ‘황제 속주’로 편입된다. 이런 맥락으로 볼 때 당시 로마의 공적이었던 두 사람을 추녀, 추남으로 깎아내렸던 게 아니었을까.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클레오파트라의 최대 매력이자 무기를 풍부한 유머 감각으로 꼽았지만 52세의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첫눈에 혹했을 정도로 미모에서도 출중했던 것으로 추정한다. 그때가 기원전 47년, 클레오파트라가 21세 때였다. 키케로와 함께 당대 최고 지성을 다퉜던 카이사르는 이집트 정국을 평정한 뒤 로마로 개선하지 않고 두달 동안 클레오파트라와 함께 나일강을 유람하며 휴가를 즐겼다. 기원전 41년 27세가 된 클레오파트라는 새 연인 안토니우스 앞에 금빛 장막이 드리워진 옥좌에 앉은 사랑의 여신 비너스로 분장해 나타난다. 여왕의 좌우에서는 큐피드로 분장한 여자노예들이 부채춤을 췄다고 한다. 학자들의 주장처럼 클레오파트라가 추녀라면 도저히 연출될 수 없는 장면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신 냉전시대 ‘신호탄’?

    신 냉전시대 개막의 신호탄일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세계 안보문제에 대한 미국의 독주를 강도높게 비난하면서 양국간에 냉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또 에너지 수출과 코소보 분쟁을 놓고 이견을 보여온 유럽 국가들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하면서 심상치않은 갈등이 예상된다.●‘부시의 독주’ 푸틴의 반격 푸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안보회의에서 미국의 무분별한 무력 사용이 각국의 군비경쟁과 핵개발 의지를 자극해 전 세계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경제, 정치, 인권 등 전방위적으로 국경을 넘어 다른 국가에 자신의 입장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지배하는 단극체제(uni-polar)의 세계는 실제로 권력과 힘, 의사결정의 중심이 하나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에 일침을 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과 러시아, 이란의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러시아에 인접한 NATO 회원국 체코와 폴란드에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계획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NATO 확장은 유럽의 안보 확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상호 신뢰를 잠식하는 심각한 요인”이라고 주장했다.●에너지 자원으로 힘 받은 러시아, 영향력 회복 노리나 푸틴 대통령의 전례없는 독설에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다음날(11일)열린 뮌헨 회의에서 “어제 발언한 사람들중 한명이 옛 냉전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면서 “냉전은 한번으로 족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에너지 자원을 정치적 압력 수단으로 쓰려는 시도와 무기 공급 등 러시아의 일부 정책들은 국제 사회의 안정에 역행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맞받았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의 러시아 방문 초청은 수락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푸틴의 이번 발언을 에너지 자원으로 힘을 얻은 러시아가 예전의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시도로 분석하고 있다. 자국내 높은 지지도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러시아 두마(하원)의원들은 푸틴의 발언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레오니드 슬루츠키 두마 국제문제위 수석부위원장은 “미국이 ‘세계 경찰’역할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는 국제사회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푸틴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Book Review] ‘동성애 문화’ 탄압과 금기의 발자취

    성적 소수자인 동성애자는 우리 사회에서도 아주 예민한 주제다.“이런 동물 같은 것들!”이라는 극도의 혐오론에서부터 “그것도 취향 아니겠어….”라는 관념적 용인론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최근에는 본격 동성애 영화가 상영되는가 하면 동성애적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 ‘왕의 남자’가 한국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동성애 문화’가 우리 주변에 넘쳐난다. 하지만 이만큼이라도 올 때까지 얼마나 많은 탄압과 금기가 있었던 것일까. ‘동성애의 역사’(플로랑스 타마뉴 지음, 이상빈 옮김, 이마고 펴냄)는 인류 역사와 함께 해온 동성애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한 책이다. 유럽 동성애 연구로 파리정치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프랑스 릴대학 플로랑스 타마뉴 교수는 이 책에서 14세기부터 20세기말에 이르기까지 동성애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문학과 예술작품 속에 등장하는 동성애를 통해 그 탄압과 금기의 역사를 밝혀 준다. 저자에 따르면 동성애의 역사는 침묵과 비난, 금기, 왜곡의 기록들로 점철돼 왔다.‘은폐’와 ‘함구’는 동성애를 지배해온 낱말이었다. 저자는 소돔과 고모라의 공포가 횡행하던 중세부터 현대의 동성애 문화담론까지, 역사적으로 동성애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각 시대의 동성애자들의 초상과 그들의 예술적 상징물들을 통해 되짚는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커밍아웃’ 고백이나 종교적 훈시이거나 정치적 견해를 담았던 과거의 동성애 관련서적과는 다르다. 예술작품에서 동성애가 어떻게 표현돼 왔는지 통시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재현의 역사’인 셈이다. 동성애 역사 연구의 권위자인 저자는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그림과 사진, 출판물, 영화 등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감추어졌던 동성애 ‘표현’의 역사를 추적했다. 오스카 와일드, 버지니아 울프, 바이런, 마르셀 프루스트(문인), 앤디 워홀, 프랜시스 베이컨, 데이비드 호크니(화가), 파솔리니, 알모도바르, 데릭 저먼(영화감독) 등 서양예술사의 수많은 인물들이 때로는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고통스러운 고백으로, 때로운 억압에 대한 격렬한 저항으로 어떻게 자신의 작품들을 창조해 갔는지 잘 보여 주고 있다. 동성애자들을 ‘자연에 반한 범죄자’로 규정한 중세시대에도 예술의 영역에서 동성애적 욕망은 은유적으로 표현되곤 했다. 도나텔로의 ‘다비드’상은 아찔할 정도로 동성애적 관능미를 보여줬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세례자 요한’에서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허문 중성적 아름다움을 그렸다. 19세기 중반부터는 동성애에 대한 의학적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동성애자가 성도착 환자로 진단받았다. 그러나 예술분야에서 동성애는 크게 유행했다. 아방가르드, 데카당스와 상징주의 예술가들은 다른 것에 대한 이끌림, 기괴한 것에 대한 취향 등의 의도 때문에 동성애에 매혹됐다. 동성애 예술이 크게 유행했지만 제도권과 사회일반의 적대감 또한 팽배했다. 특히 나치는 홀로코스트 당시 수용소에서 동성애자를 유대인보다 낮게 분류해 모두 처형했다. 1960년대 히피문화의 등장으로 동성애자들은 사회의 소수집단으로 자신을 스스로 규정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엘튼 존, 조지 마이클, 보이 조지 등 팝스타들이 잇따라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다. 오랫동안 ‘천형’으로 인식된 동성애를 다양하고 희귀한 비주얼 자료로 읽는 맛도 만만치 않다.264쪽.1만 30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책꽂이]

    ●프리메이슨(폴 제퍼스 지음, 이상원 옮김, 황소자리 펴냄) 프리메이슨은 국내에선 주로 반그리스도와 사탄주의를 지향하는 단체로 알려져 있다. 역사상 가장 유서 깊은 비밀결사체인 프리메이슨을 모르고서는 서양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프리메이슨은 서양에선 신화적 상상력의 보고이자 역사이해의 키워드로 여겨져 왔다. 그 조직과 비밀의식에 뿌리를 둔 중세의 신화적 판타지는 게임, 영화, 소설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 프리메이슨의 기원과 역사, 여러 의혹 등을 설명한 책.1만 4900원.●알자스(신이현 지음,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프랑스와 독일 국경의 조용한 산골 마을 알자스에 관한 이야기. 알자스 지방은 프랑스에서 바다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지방이다. 하지만 해산물과 가장 잘 어울리는 포도주는 아이로니컬 하게도 알자스산이다. 알자스 백포도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흰 꽃향기는 신기할 정도로 바다 생선이나 조개와 잘 어울린다. 붓을 팽개치고 피렌체의 한 식당에서 평생 주방지기로 보내고자 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가 꿈꾸던 이상적인 부엌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것 같은 알자스 마을의 부엌 풍경이 인상적이다.1만 2000원.●저우언라이 평전(바르바라 바르누앙ㆍ위창건 지음, 유상철 옮김, 베리타스북스 펴냄) 중국 역대 지도자 중 가장 인자한 인물로 꼽히는 저우언라이 전 총리의 숨겨진 모습을 조명. 저우언라이의 지하활동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배신자 가족을 무자비하게 처벌한 일화를 소개한다. 책은 저우언라이가 공산주의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정치적 생애를 시작했지만 결국 폭군에 종사하는 것으로 생을 마감했다고 비판한다.1만 8000원.●개도 고양이도 춤추는 정열의 나라 쿠바(최미선 지음, 안그라픽스 펴냄) 거리에 음악이 흐르면 청소하던 할아버지도, 순찰을 돌던 경찰도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드는 쿠바.‘카리브해의 진주’ 쿠바는 헤밍웨이에겐 제2의 고향이다.1928년부터 1960년 미국으로 추방되기 전까지 헤밍웨이는 이곳에서 자신의 문학을 숙성시켰다. 아바나 시내에서 약 12㎞ 떨어진 ‘헤밍웨이 박물관’은 그가 살았던 집이자 ‘노인과 바다’를 집필한 곳. 여행작가인 저자는 쿠바를 한마디로 ‘로망’을 안겨 주는 곳이라고 말한다.1만 5000원.●신념과 비전의 정치가 글래드스턴(김기춘 지음, 한울아카데미 펴냄) 19세기 후반 영국 자유당의 리더로 총리를 네차례나 역임한 윌리엄 글래드스턴의 사상과 현실정치를 고찰.23세에 국회의원이 돼 85세에 정계를 은퇴한 글래드스턴은 영국의 번영기인 빅토리아시대 전 기간에 걸쳐 줄곧 영국 정치무대에서 주역으로 활동했다. 글래드스턴의 아일랜드 자치정책에 대해서도 소상히 다룬다.2만 7000원.●우리말 부사사전(백문식 지음, 박이정 펴냄) ‘엄청시리’는 ‘엄청’의 경남지역 방언이고 ‘과루룩’은 많은 양의 액체가 세차게 쏟아질 때 나는 소리인 ‘꽈르르’의 제주 방언.2만여개의 부사를 가나다 순으로 정리하고 뜻을 풀이했다. 부사는 문장의 필수성분이 아닌 부속성분이지만 말과 글을 한층 풍요롭고 맛깔스럽게 해준다.4만원.
  • 전쟁의 기술/로버트 그린 지음

    어디를 가나 경쟁사회다. 태어나기 위해 경쟁해야 하고, 친구들과의 경쟁 속에서 자라는가 하면 스스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때쯤이면 또 살아남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전쟁’은 이미 우리 안에 들어앉아 있는 셈이다. 피할 수 없다면, 맞서 싸울 수밖에 다른 도리는 없다. 하지만 전략이 없는 전쟁은 백전백패라는 게 인류 역사의 증명 아닌가. ‘전쟁의 기술’(로버트 그린 지음, 안진환·이수경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은 이런 고민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전략을 담고 있는, 한마디로 말해 ‘21세기판 병법서’이다. 전작 ‘유혹의 기술’에서도 익히 전략적 측면을 강조한 저자는 이번에도 전략을 최우선적 고려사항으로 삼고 있다. 삶의 모든 전쟁을 위한 ‘인생병법’은 모두 과거에서 찾아냈다. 손자, 클라우제비츠, 나폴레옹, 대처, 레이건, 록펠러, 히치콕 등 인류 역사상 위대한 승리자들만이 알던 경험과 지식을 현 시점에 맞게 정리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주역’과 ‘손자병법’ ‘오륜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전쟁론’ 등 동서양의 고전과 병법서 등을 섭렵했다. 전략(strategy)은 ‘군대를 이끄는 지도자’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strategos’에서 유래한다. 이 책은 승리한 전략가들의 지혜와 경험을 보여주지만 그들과의 경쟁에서 패한 ‘어리석은 지도자’들의 패배를 통해 ‘반면교사’의 교훈을 준다. 패배를 모르던 전략가인 히틀러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페이스를 잃고 패배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는지, 마르틴 루터의 주장을 가볍게 여긴 교황 레오10세가 어떻게 종교개혁에 직면하게 되었는지,1988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잘나가던 로버트 돌 상원의원이 어떻게 ‘그저 그런’ 후보로 낙인 찍혔는지 등을 분석했다. ‘자기준비의 기술’ ‘조직의 기술’ ‘방어의 기술’ ‘공격의 기술’ ‘모략의 기술’ 등 5부로 나눠 기술한 승리의 전략은 33가지. 중간중간 동서양 고전의 인용문 속에서 위대한 승리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인생과 비즈니스의 격전장에서 실패를 막아내고, 진정한 승리를 얻고자 하는가. 그렇다면 전략을 숙지하라.”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다.639쪽,2만 50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술을 마셔봐도…

    알코올의 기운을 빌려 하루의 시름을 턴다. 댄디즘을 앓는 아는 누이 한 분은 해운대 바닷가로 난 아파트 창가로 깊은 담배연기를 뿜으며 손 내밀면 잡힐 곳에서 단 몇 분의 여유로움으로 고단한 일상을 다독인다며 담배예찬론을 늘어놓고, 정갈한 발라드를 노래하는 가수 친구는 클럽의 일렉트로닉한 선율에 몸을 맡긴 채 신바람 춤사위로 스스로의 이미지에 갇힌 자아를 발산한다. 술이 달고 쓰고는 그날의 기분에 따른다. 담배 연기가 자욱한 공간에서의 토론은 매캐하되 진짜 ‘일’하는 기분이 들고, 음악의 기운에 몸을 싣는 건 행복하거나 무언가를 잊기 위함이다. 저마다의 이유와 기준이 다른 만큼, 저마다의 이유와 기준이 있는 음주가무에 관한 영화이야기.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Leaving Las Vegas,1995년)’에서의 ‘벤’은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이며 얼마 남지 않은 생을 보내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로 온다. 그는 거리의 여자 ‘세라’를 만나게 되고 연민의 정을 느낀 두 사람은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동거를 시작한다. 두 사람은 라스베이거스에 온 후 처음으로 행복을 느끼지만 서로를 사랑하게 되면서 처음의 약속을 어기게 된다. 귀걸이를 선물하면서도 모욕을 주고 집안에 창녀를 불러들이는 벤의 모습에 세라는 깊은 절망에 빠진다. 결국 벤은 집을 나가고 세라는 대학생들에게 심한 폭행을 당한다. 상처가 아물기 전에 벤의 연락을 받은 세라는 그와 마지막 사랑을 나눈다. 짙은 담배 연기와 눅눅한 감정의 상태로 기억되는 영화지만, 그들이 나눈 진짜사랑과 술기운을 빌려 토해낸 현학적 인생론에 대해 간과해서는 안 된다. ‘스텝 업(Step Up,2006년)’은 현재 가장 핫이슈가 되고 있는 ‘비보잉’과 ‘힙합’을 영화에 차용하고 있지만 기존 로맨스 영화에서 느낄 수 있었던 변주 이상의 의미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지는 못하다.‘폭발할 듯 열정적인 젊은이들의 사랑을 에너지 넘치는 춤과 음악으로 담아내고 싶었다.’는 제작진의 의도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는 기존의 틀을 과감히 떨쳐낸 색다른 방식으로 사랑과 청춘을 담아보려 애쓰지만 비약이 심한 스토리와 스테레오타입의 캐릭터는 애써 집중하려는 춤과 음악적 재미마저 반감시켜버리고 만다. 하지만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만나는 음악과 춤만으로도 태생적 제몫은 하고 있다. 술도, 담배도, 춤도 아프고 힘들고 괴롭고 외로운 마음과 상황을 잠시나마 덜어내고 잊게 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수단과 구실이 되거나 방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즐겁고 행복해서 마시는 술은 약이 되고, 고단함에 털어 넣는 술 한 잔은 독으로 쌓인다. 시름이나 고민이든 아니면 습관적이든 피워 무는 담배 역시 넘치면 병이 된다. 춤도 좋지만 클럽에 ‘습관성출입중독증’도 넘치면 곤란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담배를 태우는 행위가 범죄로 몰리고, 대한민국의 음주문화는 노상 국내외 언론에 된서리를 맞는다. 클럽은 집중단속대상이며 누구는 언론에서의 유난한 흡연결사반대를 음모론이라고도 했다. 소주 당기는 말이군. 오늘은 한 잔 술이다. 세상을 안주삼고 한숨을 대신해 담배연기. 그리고 춤을 추며 다시 웃을 여유를 찾겠다. 이것을 막는 자들은 이것이 주는 여유와 필요를 모른다. 시나리오 작가
  • KTFT, 다각도서 시청 DMB폰

    KTFT는 23일 여러 각도에서 이동방송(DMB)을 볼 수 있는 신제품 ‘EVER 360’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동작인식센서가 단말기의 움직임을 감지해 가로 세로로 기울이면 액정 화면이 정상적인 화면으로 자동 변환된다.MP3 재생 중 버튼을 누르지 않고 단말기를 2,3차례 흔들면 다음 곡이 연주된다.28폴리(Poly)의 원음을 지원하는 스테레오 스피커에 우퍼 스피커를 장착,2.1채널의 사운드 환경도 장점이다. 색상은 블랙이며 가격은 50만원선.
  • ‘모나리자’ 수녀원에 묻혔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명화 ‘모나리자’의 모델이 됐던 인물은 1542년 7월15일에 사망했으며 그녀가 말년을 보냈던 피렌체 시내의 한 수녀원에 매장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30년 가까이 피렌체 지역에 흩어져 있는 고문서 기록들을 추적해 온 주세페 팔란티는 한 교회 문서에서 모나리자의 모델로 알려져 온 “프란체스코 델 지오콘도의 부인,1542년 7월15일 사망, 산트 오솔라에 매장”이라는 기록을 발견했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19일 보도했다.모나리자에서 모나(Mona)는 이탈리아어로 유부녀에 대한 경칭이며, 리자(Lisa)는 엘리자베타(Elisabetta)의 약칭이다. 모나리자는 1479년 태어나 리자 게라르디지라는 이름을 가졌으며 부유한 비단상인이었던 델 지오콘도의 두 번째 아내로 시집간 뒤 5명의 자녀를 두었던 것으로 알려졌다.63세로 사망한 모나리자가 매장됐다는 산트 오솔라 수도원은 사용하지 않아 황폐화된 상태에 있는데 위치상으로는 산 로렌조 바실리카 인근에 있다.로마 AFP 연합뉴스
  •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21) 구 천주교 포천성당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21) 구 천주교 포천성당

    문화유산의 멋과 의미는 후대에 가공되지 않은 본래의 모습에서 외려 오롯하게 살아나는 경우를 흔히 본다. 심하게 훼손된 채, 혹은 아주 작은 부분만 옛 모습대로 남아 있지만 보는 이들로 하여금 화려했던 옛날을 들쳐보게 만드는 그리스 곳곳의 폐허화된 유적이며 유물들은 그래서 더 빛이 난다. 옛 것을 지금의 기준으로 다듬어 되살려내는 복원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남겨진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들여다 보면서 곱씹는 역사의 교훈과 재미가 쏠쏠한 것이다. 경기도 북부지역의 유일한 등록문화재인 구(舊)천주교 포천성당(경기도 포천시 신읍동·등록문화재 제271호).1950년대 중반 군부대에 의해 지어져 역사는 그다지 오래지 않지만 훼손된 뒤 복원의 손길을 타지 않은 채 남아 있는 희귀한 문화유산이다. ●붉은 성가정 성당 옆 회색빛 벽체 만나다 포천시내의 신읍동에서 서편 왕방산 쪽으로 방향을 잡아 좁은 길을 오르다보면 산 중턱의 예쁘장한 성가정 성당을 만나게 된다. 현대식 건물의 성당 경내에 들어서면 사제관 앞 언덕을 둔중하게 두른 거대한 축대 위의 흉물스러운(?) 또 다른 건물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쏠린다.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지붕은 온데간데 없고 벽체만 을씨년스럽게 서있어 그야말로 폐허를 연상케 한다. 바로 이곳이 구 천주교 포천성당이다. 동쪽 종탑 아래에 ‘성가브리엘성당’이라 새겨진 아치형 출입문에서 휑뎅그렁하게 매달린 종을 올려다보며 안으로 들어서면, 안인지 바깥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하늘이 그대로 눈에 들어온다. 군데군데 부서져 떨어져나간 틈새를 시멘트로 메운 화강암 벽체가 서있기조차도 버거워 보인다. 그럼에도 서쪽 정면의 감실이며 감실 앞에 두켜로 만들어진 제단은 이곳이 한때 간단치 않은 신앙의 중심 공간이었음을 말없이 보여준다. ●대지 기증 받아 공병대대가 5개월간 공사 한국의 성당들은 대부분 신자와 신자들의 신앙공간인 공소를 중심으로 해서 세워지곤 했다. 그런데 이 성당은 거꾸로 성당이 먼저 세워진 뒤 신자들이 모여들고 본당이 설정된 특이한 역사를 갖고 있다.6·25전란의 험한 세상에서도 살아 남은 교회들은 당시 천주교 신자들에게 ‘하느님이 보호하는 굳건한 성’이란 인식을 심기에 충분했다. 그런 때문인지 1950년대엔 유난히 석조건물이 많이 들어섰는데 의정부 제2성당(1953년), 돈암동성당(1955년), 횡성성당(1956년), 홍천성당(1957년), 제기동성당(1957년)이 모두 그런 성당들이다. 특히 군부대의 지원을 받아 세워진 석조건물이 적지 않았는데 이 포천성당은 군부대가 직접 세운것 가운데 남아 있는 유일한 성당이다. 6·25전쟁의 포화가 멈춘 1955년 당시 육군 6군단 군단장이었던 이한림 장군이 성당을 지은 주인공. 할머니의 인도로 독실한 신자가 되었던 이 장군은 당시 신앙처가 없던 포천에 성당터를 물색하던 중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이곳을 낙점했다고 한다. 폐허의 성당 앞에 서면 지금도 포천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포천의 유지로부터 기증받은 1000여평의 대지 위에 5개월간의 공사 끝에 55평짜리 석조성당과 20평의 사제관으로 지었는데 공사는 모두 이 장군의 지시를 받아 공병대대가 맡았다. 종탑 아래 아치형 벽체에 새겨진 ‘성가브리엘성당’의 이름은 이 장군의 세례명을 땄다고 한다. ●사업실패자가 촛불 켜고 잠들어 지붕 소실 1955년 11월말 완공되었을 때의 모습은 나무 마루바닥에, 인근 덕정리에서 날라온 화강암 벽체와 종탑을 세우고 함석지붕을 인 준고딕식 조적조 성당이었다. 나중에 나무바닥을 걷어내고 시멘트와 모래를 섞은 돌 바닥으로 바꾸었으며 지붕도 동판 기와로 교체했다.1990년 사업에 실패한 전직 경찰 출신이 성당안 제의실에서 촛불을 켜놓고 잠을 자다가 불을 내는 바람에 벽체만 남긴 채 지붕이며 제대, 성물이 모두 소실되어 지금의 모습으로 남게 됐다. 불이 난 뒤 지역 신자들이 건물 붕괴를 우려해 성당을 헐어 새로 짓자고 했지만 문화재의 가치가 크다고 판단한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와 포천성당 신부, 학자들이 고집을 부려 마침내 지난해 등록문화재 목록에 올랐다. 비록 성당안 구조물은 모두 소실됐지만 서쪽 벽에 뚜렷하게 남은 감실과 제의 때 신부들이 감실을 오르내리던 계단은 신자들을 숙연하게 만든다. 제대가 놓여 있던 제단이 두개의 층으로 구분된 것도 흥미롭다. 성당이 처음 지어졌을 때 신부들이 신자들에게 등을 돌린 채 미사를 집전하던 제단에 더해 나중에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신자들을 바라보고 집전하기 위해 새로 만든 제단이 붙어 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지난해 등록문화재 올라 본당이 설정된 것은 성당이 지어진 이듬해인 1956년. 이후 지난 2004년 의정부교구가 서울대교구에서 분리될 때까지 의정부 지역을 비롯해 송우리성당, 일동성당, 운천성당, 가산성당 등 경기 북부지역의 5개 본당을 관할하는 중심본당으로 성장했다. 구 성당 아래의 본당인 성가정 성당은 지난 1992년 별도의 건물로 새로 지은 것이다. 춘천교구와 성당측은 구 성당의 외벽 등 지금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채 보수공사를 거쳐 주민들과 미사며 문화행사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고 있다. 구 성당을 문화재에 등재하는데 앞장섰던 단국대 김정신 교수(건축학)는 “군의 원조를 받거나 군이 직접 지은 종교건물 중 유일하게 남은 희귀유산인데다 도시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근대사의 흔적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보존가치가 크다.”며 “외관을 그대로 보존한 채 전시회나 야외미사, 휴식처 등 소규모의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kimus@seoul.co.kr ■ 홍인, 신유박해때 고향 포천서 순교… 지역 천주교 ‘뿌리’ 구 천주교 포천성당이 지어질 때만 해도 이렇다 할 신앙공간이 없었지만 포천 지역은 원래 믿음의 뿌리가 깊은 곳이다. 이 포천 지역에 천주교 신앙의 씨앗을 뿌린 인물이 바로 1801년 신유박해 때 순교한 홍인(레오·1758∼1802)으로, 지금도 천주교사에 굵은 선으로 남아 있다. 한양에서 포천으로 이주해 온 명망있는 집안 출신인 홍인은 권일신으로부터 교리를 배운 부친에게서 천주교의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포천에서 자라난 홍인은 1794년말 중국에서 조선에 입국한 주문모 신부를 찾아가 세례를 받아 입교했다. 이후 당숙인 홍익만, 황사영 등과 교류하던 중 1801년 신유박해 때 정약종의 책 뭉치가 든 상자를 집안에 숨겨 두었다가 발각돼 44세의 나이에 고향 포천에서 참수형으로 순교했다. 함께 체포된 부친은 한양으로 압송된 뒤 참수됐다. 그 즈음 홍인과 부친의 순교 소식은 전국에 퍼졌으며 다른 지방의 신자들이 이곳으로 옮겨와 신앙공동체를 일구기 시작해 1900년대초 포천읍 선단리 해룡마을에 공소가 세워졌다. 이후 1930년대 개성본당,1931∼1935년 행주본당의 관할에 들었으며 1935년부터 덕정리 본당(현 의정부2동 본당) 관할지역에 속했다. 이한림 장군이 포천성당을 세운 이듬해인 1956년 본당이 설정되면서 경기북부와 강원도 일부지역을 관할하는 중심성당으로 우뚝 선 것이다. 신앙심이 유별났던 이한림 장군이 포천지역에 성당을 건립할 뜻을 세운 것도 이같은 포천지역의 신앙 내력을 잘 알았던 때문일 것이다. 성당 건립부지를 선뜻 내놓은 지역 유지도 물론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다.
  • [무슨 영화 볼까]

    ■ 블러드 다이아몬드 감독 에드워드 즈윅 주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 영화는 전쟁이 한창인 시에라리온, 광산근로자 솔로몬은 우연히 희귀한 다이아몬드를 발견한다. ■ 묵공 감독 장지량 주연 류더화·안성기·최시원 이 영화는 춘추전국시대,10만 대군을 이끄는 조나라 장군 항엄중은 양성 함락을 목전에 두고 있다. 묵가에서 온 지원군 혁리는 평화를 위한 전쟁을 시작한다. ■ 허니와 클로버 감독 다카다 마사히로 주연 아오이 유우·사쿠라이 쇼 이 영화는 일본의 인기 만화책이 원작.‘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왜 항상 다른 사람을 쳐다볼까.’5명의 가난한 미대생의 엇갈리는 사랑이 눈부시다. ■ 데스노트-라스트네임 감독 가네코 슈스케 주연 마쓰야마 겐이치·후지와라 타쓰야 이 영화는 지난해 개봉했던 데스노트의 속편. 범죄없는 세상을 건설하려는 라이토와 키라사건을 담당하게 된 천재소년 L이 드디어 대면한다. ■ 허브 감독 허인무 주연 강혜정·배종옥·정경호 이 영화는 정신지체장애인인 상은은 20살이지만 7살 지능을 가진 ‘어른아이’. 엄마는 뜻하지 않게 암 선고를 받고 딸과의 눈물겨운 이별을 준비한다. ■ 헤라곤 감독 스티펜 펭메이어 주연 에드워드 스펠리어스·제레미 아이언스 이 영화는 소년 에라곤은 숲 속에서 파란색 드래곤 알을 발견한다. 에라곤은 오래된 전설 속으로 빠져들고 악의 제국에서 드래곤과 힘을 합쳐 싸운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현대판 우륵’ 천익창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현대판 우륵’ 천익창씨

    아득히 깊은 전설의 밤, 말라 죽은 오동나무가 불쑥 일어나 명주실에 단단히 꼬여 ‘가얏고’로 변신한다. 기러기발에 의지하더니 중모리 자진모리 애끊는 장단을 뱉어낸다. 옆에서 자태 고운 여인네가 얇은 모시적삼 사이로 뽀얀 속살을 드러내며 버선발로 사뿐사뿐 춤을 춘다. 마음 또한 새벽녘 옹달샘처럼 청아해 열두줄의 심현(心絃)이 지나는 나그네의 발길을 칭칭 휘어 감는다. 문득 생각나는 대사가 있다.‘황진이’의 스승 백무가 읊조렸다.“단전에 네 슬픔을 두어라. 그리고 천천히 풀어내라. 억지로 잊으려 할 것 없다. 깊이 숨을 들이켜 단전에 두듯 네 사랑도 그저 거기에 두면 돼.”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원종동의 16평 작은 아파트 안. 아버지와 아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가야금 앞에 앉았다. 아버지가 흥얼흥얼 장단을 넣자 열아홉살 아들은 열손가락으로 학의 날갯짓처럼 48현(25현+23현) 가야금줄을 날렵하게 넘나든다. 빠르고 늘어짐이 절묘해 청산을 휘젓는 바람 같았다. 팔과 다리, 어깨가 저절로 들썩인다. 아버지가 직접 창작한 ‘오솔길’이다. 이윽고 아버지가 입식 가야금 앞에 선다. 기존의 좌식 가야금과는 사뭇 다른 개량 가야금이다. 왼손으로 현을 타고 오른 손으로 활을 켠다. 영화 ‘타이타닉’의 배경음악이 나온다. 뱃머리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즐릿의 멋진 사랑 장면이 새삼 그려진다. 이어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뮤직’을 연주하더니 간드러진 ‘오돌똘기’‘새타령’으로 넘어간다. ●설 전날 아들과 함께 ‘뼈피리´ 등 연주회 이쯤해서 아들의 아버지와 마주 앉았다. 이른바 ‘현대판 우륵’으로 불리는 천익창(55)씨. 아들 새빛군과 1994년부터 매년 이맘 때면 어김없이 특별한 무대를 갖는다. 설날을 앞두고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개량 국악기 연주회를 가져왔던 것. 올해에도 설날 전날인 2월17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특히 올해는 인류의 원초적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 ‘뼈피리’를 비롯, 그가 직접 복원한 신석기 현악기, 철기시대 현악기, 신라시대의 신라금 등 이른바 가야금으로 한반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이색무대까지 마련했다. 아울러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손가락으로 가야금을 연주하는 새빛군의 솜씨를 접할 수 있다. 천씨는 1973년부터 전통 가야금에 전자장치를 부착하면서 국악 개량화의 길을 걸어왔다.‘천익창 연구소’라고 부르는 그의 아파트에는 23현,25현 가야금을 비롯,1200년 전의 신라금(新羅琴), 신석기·철기 시대의 현악기,10현 아쟁 등 개량 국악기만 20여점이 전시돼 있다. 그가 ‘제2의 우륵’이라는 찬사를 듣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악계선 이단시… 박동진 명창에 욕먹어 하지만 전통 국악계에서는 ‘이단시’한다.1993년 KBS-TV ‘국악춘추’ 프로그램에 초청을 받았을 때 개량 가야금을 들고 나와 팝밴드와 협연을 가졌다. 그런데 녹화가 끝나자 명창 박동진 선생이 달려오더니 다짜고짜 천씨의 귀를 아프게 잡아당기며 “야, 씨부랄 놈아, 니가 왜 국악계 욕먹이고 지랄이야.”를 시작으로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육두문자를 퍼부어댔다. 천씨는 지금도 그때 일만 생각하면 아직도 귀가 얼얼하다며 웃는다. 2002년 단국대 멀티미디어실에서 열린 ‘남북한 개량 국악기’ 세미나에 참석, 혼자서 개발해온 전자가야금,23현 가야금,10현 아쟁 등의 개량 국악기를 직접 연주하며 선보여 토론의 불을 붙이기도 했다. “전통 국악계에서는 저를 여전히 인정하려 들지 않아요. 변종으로 여기지요. 어릴 때부터 저와 함께 개량 국악을 연주해온 아들놈이 창작무대에서는 수십 차례 상을 받았지만 정작 대학입학에는 아무 소용이 없더라고요.” 아들은 최근 모 대학 국악과에 응시했다. 아들 새빛군은 1999년 ‘국악 한마당’에서 가야금 연주로 데뷔했으며 2003년 남북한 개량 국악기 비교 연주를 했던 ‘제1회 서울 가야금 경연대회’에서 아버지의 23현 가야금을 들고 나와 창작곡 ‘오솔길’로 대상을 수상했다. 천씨가 잠시 생각하더니 아들을 다시 불러 2005년에 복원한 신석기 시대 현악기를 연주하란다. 아들은 원시인 의상을 그럴듯하게 차려 입더니 6현의 줄을 튕긴다. 아버지는 “원시 음악은 악보없이 음정과 박자가 즉흥적이었을 것”이라는 설명을 곁들인다. 천씨는 “경주박물관에 가면 신석기인들이 악기를 가슴에 안고 연주했던 모습이 전시돼 있다.”면서 “여러 연구자료를 뒤진 끝에 당시의 악기를 복원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일부 역사서에 가야금이 당나라의 쟁을 보고 만든 것처럼 나오지만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일본 정창원(왕실 유물창고)에 가면 신라금이 보관돼 있는데 아직도 공개를 안 하고 있다.”면서 “조선시대 이전까지 가야금 연주는 남성 전용이었다.”고 덧붙인다. ●‘삼선보´ 등 음계 조율법도 창안 천씨는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안동에서 소년 시절을 보냈다. 중학때 음악시간에 접한 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에 매료돼 음악 선생에게 몰래 교습을 받는다.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년간 영남대 음대 교수에게 작곡 레슨을 받고는 서울대 음대에 원서를 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차녀 근영씨도 같이 응시했다. 텃세에다 운이 따르지 않아서인지 낙방했다. 서울 시내를 무작정 쏘다니던 그는 종로2가 YMCA 옆에 있는 세기음악학원에 들어가 홧김에 피아노를 마구 쳐댔다. 때마침 거기에 와 있던 미8군 클럽매니저가 이를 보고 즉석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했다. 이후 천씨는 미8군 클럽에서 피아노 연주자로 전국 순회공연에 나선다. 몇 달 뒤에는 세운상가 극장식 레스토랑 ‘아마존’에서 20인조 악단의 전자오르간 연주자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는 한편 평소 관심 있었던 가야금과 아쟁을 배우기 시작했다. 결국 전자오르간과 가야금을 동시에 연주하게 되면서 천씨는 가야금의 현을 금속선으로 바꾸고 전자장치를 넣은 입식 가야금을 개발해내기에 이르렀다. 양악밴드에서 최초의 가야금 연주자가 된 셈이다. 이때가 1973년 8월 무렵. 이후 고음·명주·저음 등 3개의 창금(昌琴·천익창이 만든 가야금)을 개량발전시킨다. 고음창금의 경우 현이 금속이고 전통가야금의 밧줄 모양 부들을 제거하고 악기 뒤판 머리부분에 조율기를 장착, 음양증폭 장치를 내장했다. 연주방법 또한 튕겨서 내는 전통적 방법과 활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음계의 조율법도 창안해 냈다.1980년 초 서양 오선악보와 한자악보인 정감보’의 장점을 살린 ‘삼선보’를 발표했다.3옥타브 36개의 기본음과 미분음을 표현하며, 활 연주시 바이올린 음력을 능가하도록 했다. 이같은 개량작업은 철저히 현장성과 국악사랑 일념에서 이루어졌다. “개량 가야금은 모차르트, 슈베르트, 슈만 모든 클래식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국악기를 복원하고 개량하는 일이 외로웠지요. 다소나마 국악계에 활력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3년 경북 예천 출생 ▲1972년 안동 경안고 졸업 ▲1973년 서울대 작곡과 응시 낙방후 미8군에서 음악활동, 전자오르간 및 가야금 연주.1987년까지 일반무대 협연 및 독주 300회 ▲1986년 천익창 3선보이론 발표 ▲1987년 KBS 송년 대음악회 KBS 팝스오케스트라와 협연(세종문화회관 대강당) ▲1989년 MBC-TV ‘음악이 있는곳에’ MBC 관현악단과 협연 ▲1994년 우리민속 한마당 초청연주 ‘제13회 천익창과 창금’(국립민속박물관) ▲1996년 충무공 탄신451주년. 광복 51주년 기념음악회(탑골공원) ▲2000년 국립중앙박물관 초청연주 ▲2002년 천익창, 천새빛 개량가야금 해설 겸한 연주회(국립민속박물관) ▲2004년 고대악기 신라금 복원 ▲2005년 신석기 한반도 현악기 복원 ▲2006년 철기시대 한반도 현악기 복원, 원시인류 뼈피리 복원 발표
  • 바티칸 ‘동성애 작가’에 면죄부

    |파리 이종수특파원|바티칸이 ‘동성애 작가’로 유명한 오스카 와일드에 면죄부를 줬다. 교황 측근인 레오나르도 사피엔자 신부는 최근 출간한 ‘크리스천을 위한 잠언과 위트’ 총서에서 이례적으로 영국의 탐미주의 작가인 와일드의 잠언을 대거 인용하면서 그를 극찬했다. 가톨릭계는 그동안 1895년 알프레드 더글러스경(卿)과의 동성애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와일드를 ‘방탕하고 불명예스러운 작가’로 여겨왔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금도 동성애 결혼을 반대하고 동성애가 무질서하다는 교리를 강조하고 있어 이번 출간은 파격적이다. 총서에 인용된 와일드의 잠언 가운데는 “유혹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에 저항할 수 있다.”“유혹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에 굴복하는 것이다.” 등이 포함돼 있다. 교황청 의전 책임자인 사피엔자 신부는 “그가 비록 위태롭고 염문을 뿌리며 살았지만 우리에게 도덕적으로 날카로운 잠언을 많이 남겼다.”고 호평했다. 그는 이번 총서 발간 배경에 대해 “일부 가톨릭 집단의 재각성을 자극하고 싶었다.”며 “기독교는 단조로운 처방보다는 계획적이고 극단적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종교의 가장 큰 적인 무관심과 싸우고 사람들의 의식을 감동시키려면 우리는 ‘육체속의 가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일간 ‘라 레퓌블리카’는 “바티칸이 동성애의 상징 작가를 받아들이다니 놀랍다.”고 보도했다. 바티칸 전문가인 오라지오 라 로카는 이 총서를 ‘폭탄’에 비유했다.vielee@seoul.co.kr
  • 혁신 상품 ‘베스트15’

    혁신 상품 ‘베스트15’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2.0 인터넷판은 2일(현지시간) 2007년에 예정된 가장 혁신적인 상품과 행사 등 ‘베스트 15’를 선정했다. 첫번째 혁신은 오는 9월 인도가 자체 개발한 로켓으로 발사하게 되는 달 탐사선 ‘찬드라얀-1’호. 중국도 4월 쓰촨성에서 달 선회탐사 위성인 ‘창어 1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이 잡지는 “달 탐사를 계획하는 곳이 오직 미 항공우주국(NASA)뿐이라고 생각하는 건 틀렸다.”고 지적했다. 기획·개발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은 ‘100달러 노트북’은 오는 7월쯤 처음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미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교수가 개발한 이 노트북은 올해부터 브라질,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등 제3세계 국가의 빈곤 어린이들에게 1000만대가 보급될 예정이다. 기적의 다이어트 음료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엔비가(Enviga)’도 화제에 올랐다. 일명 ‘다이어트의 성배(聖杯)’로 평가받는 이 음료는 자체 함유된 칼로리보다 더 많은 체내 칼로리를 소비하는 신제품이다. 시청자가 광고주 대신 돈을 내고 보는 ‘무(無)광고 24시간 뉴스채널’ 등장, 비아그라 기능이 포함된 콘돔인 자니필, 아이팟(i-pod)의 뒤를 이어 컴퓨터와 연동된 애플사 신제품인 아이티브이(iTV),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새 PC 운영체제인 윈도 비스타,38개의 감각 센서가 달린 250달러짜리 공룡 로봇인 ‘플레오(Pleo)’ 등도 혁신 제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깔깔깔]

    ●직장인과 야근 1. 이승복형-죽어도 야근은 싫어요. 2. 이순신형-나의 퇴근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 3. 갈릴레오형-그래도 야근은 싫다.4. 나폴레옹형-내 사전에 야근 없다. 5. 맥아더형-나는 퇴근하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힘들었습니다 밀도살 혐의로 기소된 돌팔이 장로가 변호사에게 가벼운 벌금형에 그치도록 해달라고 부탁하면서 200만원을 건넸다. 그래서인지 감옥행이 아닌 벌금형 판결이 나왔다. 재판이 끝난 뒤 땀을 닦으며 변호사가 찾아왔다. “벌금형이 되도록 하는데 어찌나 힘이 들었는지 모릅니다.” “고생했습니다. 역시 판사들은 감옥행을 주장했나 보군요.” “아니요. 모두들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주장하기에 이걸 제가 벌금형으로 만드느라….”
  • 감동도 배우도 그대로 스크린으로 간 뮤지컬

    감동도 배우도 그대로 스크린으로 간 뮤지컬

    뮤지컬의 본고장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의 감동을 고스란히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 두편이 새해 나란히 관객을 찾는다. ‘렌트’와 ‘프로듀서스’. 두 작품 모두 국내에서도 공연된 바 있어 비교하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현장감과 생동감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단점. 그럼에도 두 작품 모두 브로드웨이 공연 당시 출연했던 배우들이 영화에도 그대로 캐스팅되어 오리지널 무대의 감동을 조금은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새달 11일 개봉하는 ‘렌트’는 뉴욕 이스트 빌리지를 무대로 가난한 예술가·동성애자·에이즈 환자 등 8명의 소외된 영혼들의 삶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1996년 초연된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현대적 감각에 맞춰 각색한 작품으로 전세계 25개국에서 공연된 히트작이다. 국내 ‘렌트’에 조승우가 있다면 영화에는 애덤 파스칼이 있다. 영화에서도 로저로 분한 그는 출연 작품마다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몰고 다니는 브로드웨이의 ‘흥행 보증수표’다. 그와 더불어 앤서니 랩, 이디나 맨젤 등도 함께 호흡을 맞춰 열정의 무대를 다시 한번 재현했다. 200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프로듀서스’는 토니상 12개 부문을 휩쓸고 새로운 흥행기록을 세워 브로드웨이의 역사를 새로 쓴 작품이다. 지난해 우리 배우들에 의해 국내에서도 공연돼 큰 사랑을 받았다. 한때 잘나갔지만 지금은 만드는 작품마다 줄줄이 실패하는 뮤지컬 프로듀서 맥스와 소심한 회계사 레오가 공연이 망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일부러 최악의 공연을 만들기 위해 애쓴다는 내용. 실력 없는 작가, 연출가, 배우를 섭외하기 위해 벌이는 좌충우돌 에피소드와 춤·노래가 관객을 무장해제시킨다. 무대 연출과 안무를 맡았던 수전 스트로맨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뮤지컬을 성공으로 이끈 ‘황금 콤비’ 매튜 브로데릭, 나단 레인이 맥스와 레오를 맡아 열연을 펼친다. 여기에 ‘킬빌’의 헤로인 우마 서먼,‘아내는 요술쟁이’로 낯익은 코믹배우 윌 페럴이 가세했다. 새달 26일 개봉.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지성이면 감천 99일만에 컴백

    ‘신형 엔진’이 99일 만에 가동됐다. 발목 부상에서 완쾌된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18일 영국 런던 업튼파크에서 벌어진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 후반 42분, 가브리엘 에인세 대신 교체 출장해 6분 남짓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 9월10일 토트넘전에서 왼쪽 발목 인대가 찢어져 수술을 받고 재활훈련에 몰두해온 지 99일 만이다. 박지성은 당초 오는 23일 밤 12시 애스턴 빌라전 복귀가 점쳐졌지만 이날 일주일 앞당겨 투입됐다. 박지성은 지난 7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2군 경기에 선발로 나서 전반 45분을 뛰고 교체된 바 있다. 애초에 박지성의 활약 여부를 평가할 만한 출전시간도,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영국의 축구전문 케이블TV ‘스카이 스포츠’도 ‘뭘 보여 주기에는 시간이 없었다.’며 평점 5를 매겼다. 맨유는 후반 20분 웨스트햄의 미드필더 나이젤 레오 코커에게 내준 결승골을 만회하지 못해 0-1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9월24일 레딩FC전 무승부 이후 12경기 연속 무패에 마침표. 또 이날 첼시가 에버턴에 3-2 역전승을 거둬 맨유는 2위 첼시에 승점 2점, 한 경기 차로 바짝 쫓기게 됐다. 이날 맨유는 지난 4시즌 동안 한번도 웨스트햄에 진 적이 없다는 데 자만, 불필요한 개인기와 느슨한 압박으로 답답한 경기를 연출했다. 전문가들은 “답답한 공격에 흐름을 바꿔줄 조커가 절실한 상황이었다.”며 “박지성을 왜 좀 더 일찍 투입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아쉬워했다. 박지성은 23일 애스턴전은 물론,26일 위건 애슬레틱,30일 설기현의 레딩과 일전을 앞둬 세밑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끼리의 충돌이란 선물을 안기게 된다. 한편 ‘초롱이’ 이영표(29·토트넘)는 이날 맨체스터시티와 원정경기에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90분간 활발한 오버래핑 등을 선보이며 팀의 2-1 승리를 도왔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부시맨’ 고향 되찾다

    ‘부시맨’ 고향 되찾다

    영화 ‘부시맨’으로 널리 알려진 남부 아프리카의 산(San)부족이 보츠와나 정부에 의해 강제 이주당한 지 4년 만에 고향 칼라하리 사막으로 되돌아가게 됐다. 보츠와나 로체베 고등법원은 13일(현지시간) 산족이 정부를 상대로 2002년 제기한 소송에 대해 원고가 조상 대대로 살던 곳으로 돌아갈 권리가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2만년 전부터 칼라하리 사막에 정착해온 산족은 최근까지도 수렵과 채집 등 조상 대대로 내려온 전통 생활방식을 고수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보츠와나 정부는 칼라하리 자연보호구역내 동물보호를 이유로 1997년부터 산족을 이주시키는 정책을 펼쳤다. 사막 외곽에 학교와 병원시설 등을 갖춘 정착촌을 만들어 산족을 회유하는 한편 사막에 식수 제공을 끊고, 사냥 허가를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이주를 강요했다. 정부의 이주 정책에 떠밀려 새 정착촌으로 옮긴 산족은 1000여명. 벨기에 면적에 해당하는 드넓은 사막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던 이들은 현대문명의 혜택을 누리는 대신 지독한 향수병에 시달려야 했다.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알코올 중독과 에이즈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도 심각했다. 견디다 못한 산족은 결국 소송을 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칼라하리 사막에 매장된 다이아몬드 때문에 산족을 강제 이주시켰다는 주장이 영국의 소수부족 보호단체인 ‘서바이벌 인터내셔널’ 등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산족은 최근 아프리카의 다이아몬드 전쟁을 다룬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주연배우 레오나르도 디캐프리오에게 지원을 요청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날 판결에서 정부와 다이아몬드 업체 드비어스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어떤 근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구 행동주의자들이 오래전에 사라진 부시맨의 생활양식을 낭만적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비난해온 정부는 항소 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프렌치리포트] (8) 흔들리는 포도주 종주국

    [함혜리 기자의 프렌치리포트] (8) 흔들리는 포도주 종주국

    프랑스에선 “포도주없는 식탁은 태양이 없는 하루와 같다.”고 한다. 그만큼 포도주를 마시는 것이 생활화됐다는 얘기다. 포도주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포도주에 대한 예찬을 늘어놓는 프랑스인의 눈빛을 한번 들여다 보라. 꿈을 꾸는 듯하다. 포도주를 마시지 않았는데도 얼굴은 홍조를 띤다.“감미로운 포도주는 삶을 부드럽고 풍요롭게 한다. 인간의 품성을 부드럽게 하며 창의력과 지적 기능을 일깨워 준다. 프랑스인의 뛰어난 예술적 감각과 무관치 않다. 건강에도 좋다.” 프랑스 하면 포도주가 연상될 정도로 프랑스 와인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유는 프랑스가 토질과 일조량, 기후 등 자연환경이 포도주 생산을 위한 포도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품종이 제대로 자라기 위한 토양조건을 전문용어로 테루아(terroir)라고 한다. 자연 조건과 더불어 수세기에 걸쳐 개발된 전통적 주조 기법으로 최고의 포도주를 생산하려는 농민들의 노력과 국가의 제도적 뒷받침이 어우러진 것이 프랑스 와인이다. 그런데 최근 와인 종주국 프랑스의 아성이 안팎으로 위협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포도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드는데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 국가뿐 아니라 미국 캘리포니아, 호주, 칠레,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이른바 신세계 와인의 공격적인 마케팅 탓에 수출이 어려움을 겪는 탓이다. ●치열해지는 품질경쟁 구미 언론은 지난 5월24일을 ‘프랑스 포도주의 국치일’이라고 명했다.‘파리의 심판’이라고 불린 세기의 와인 시음대결 30주년을 기념해 영국 런던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내파밸리에서 동시에 열린 재대결에서 보르도산 레드와인이 캘리포니아산에 패했기 때문이다. 30년 전 파리에서 열렸던 와인대결 당시와 똑같은 생산자, 똑같은 수확연도의 와인을 대상으로 상표를 가리고 실시한 이번 대결 결과는 캘리포니아산 리지몬테벨로(수확연도 1971년)의 우승.2∼5위도 모두 캘리포니아 와인이었다. 보르도와인 샤토 무통로칠드 1970년산은 6위였다. 프랑스 와인이 자존심을 구긴 사건은 얼마 전에도 있었다. 권위있는 포도주 전문잡지 와인 스펙테이터가 뽑은 올해의 최고 포도주에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 주의 몬탈치노에서 생산된 레드와인 2001년산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가 뽑힌 것. 미국의 2003년산 킬세다 크릭 카베르네 소비뇽과 보르도 지방의 생쥘리앙에서 2003년 생산된 샤토 레오빌이 뒤를 이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와인 스펙테이터는 매년 포도주 순위를 발표할 때마다 세계 포도주 시장이 술렁거릴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프랑스 와인은 품질면에서 최고라고 자부했지만 이처럼 다른 와인들과의 품질경쟁에서 번번이 뒤지고 있다. 품질경쟁이 격화되면서 미국·호주·뉴질랜드산 와인이 상당한 수준에 와 있으며 몇년전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칠레 등 새로운 경쟁자까지 나타나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경작 면적 상대적으로 줄고, 가격경쟁도 떨어져 프랑스에 포도경작법을 전파한 것은 로마인들이었다. 그리스인을 통해 포도 경작법을 알게된 로마인들은 1세기경 론 계곡에 살고 있던 갈리아인에게 포도재배법을 전해 주었다. 포도재배 지역은 부르고뉴에서 보르도, 루아르 등지로 확산됐다. 수세기에 걸쳐 개발하고 완성한 재배기술과 양조기법을 통해 생산된 ‘자연의 선물’인 프랑스 와인은 품질면에서 다른 나라 와인을 크게 앞질렀으며 세계 각국 미식가들에게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시절도 과거 얘기가 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의 포도재배지 면적은 800만㏊. 포도주 수요 증가와 함께 계속 확장되는 추세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4.5%씩 늘어났다. 오늘날 세계 45개국이 포도주를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20년전 20여개국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프랑스 와인의 입지는 그만큼 좁아진 셈이다. 재배 면적면에서 프랑스는 총 90만㏊로 스페인(120만㏊) 다음으로 많다. 생산량은 4800만 헥토리터로 이탈리아(4950만 헥토리터)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 가격 경쟁력에서 스페인, 이탈리아, 칠레, 호주 등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수출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2005년 프랑스의 와인 수출은 전년보다 3% 줄었다. 과잉생산도 문제다. 세계와인협회(OIV) 통계에 따르면 2005년 전 세계에서 2800억 헥토리터의 와인이 생산됐으며 이 중 2350억 헥토리터만 소비됐다.20%가 과잉생산이라는 의미다. 세대가 바뀌면서 국내 소비량도 줄고 있다. 지난 달 필립아르망 마르텔 의원 등이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년전과 비교해 포도주를 마시지 않는 사람은 19%에서 38%로 늘어났다. 반면 정기적으로 마신다는 사람은 51%에서 21%로 줄었다. 요즘 젊은 층에서는 포도주는 덜 마시고 맥주나 코냑, 위스키 등 독주와 칵테일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최근 조사결과 25세 미만의 프랑스 젊은이들 중 프랑스산 와인을 좋아한다는 응답은 37%에 불과한 반면 92%는 다른 종류의 알코올을 좋아한다고 답했다. 농업부는 지난 봄 포도주 수출감소로 어려움에 봉착한 포도재배업자들과 포도주 제조업자들을 위해 7000만유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의회에서도 포도재배 농가와 포도주 제조업자들을 위한 지원책을 연구 중이다. 프랑스 정부가 안고 있는 딜레마는 와인산업 진흥이 국민건강 증진과 배치된다는 점이다. 프랑스인의 1인당 와인 소비량은 2003년 기준 55.4ℓ로 여전히 세계 최고다. 독주 소비량은 연간 13.1ℓ로 하루 3잔씩 마시는 셈이다. 술을 많이 마시는 만큼 알코올 중독자도 많고 알코올로 인한 사망률은 아주 높다. 자비에 베르트랑 보건장관은 지난 주 알코올 소비로 인해 연간 4만 5000명이 사망한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늦어도 2007년 10월부터 모든 알코올성 음료 용기에 ‘임신기간 중 알코올을 마시는 것이 임산부와 태아에게 위험하다.’는 경고 문구를 넣도록 할 계획이다.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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