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아름다움…달과 목성의 만남
우리는 매일같이 밥 먹고 출근하고 일하는 나날의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저 높은 하늘에는 아름답고 놀라운 일들이 늘 벌어지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운영하는 '오늘의 천체사진(Astronomy Picture of the Day) 사이트에 달과 목성이 만나는 아름다운 장면이 올라 우주 마니아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월령 26일쯤의 그믐달 바로 옆에 눈부시게 빛나는 저 천체는 바로 목성이다. 아, 목성 옆에 나란히 있는 저 네 개 별은 대체 뭐지? 그렇다. 바로 목성의 4대 위성이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1610년 자작 망원경으로 최초로 발견했다 해서 흔히 갈릴레이 4대 위성이라고 불리는 목성의 달들이다. 갈릴레오는 태양계의 축소판 같은 이 목성계를 발견함으로써 천동설을 완전히 잠재울 수 있었다.
저 목성은 얼마 후 달의 뒤편으로 가려졌는데, 이를 천문학에서는 엄폐라 한다. 4대 위성의 이름을 들자면, 왼쪽에서부터 칼리스토, 가니메데, 목성, 이오 그리고 유로파이고, 모성에 가까운 순으로 쓰자면, 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다. 공전주기는 2~16일 정도.
각 위성의 특기할 만한 사항을 들자면, 먼저 이오는 최초로 인류에게 '광속'을 가르쳐준 위성이다. 1675년 덴마크의 천문학자 올레 뢰머는 이오의 식을 관측하던 중 이오가 목성에 가려졌다가 예상보다 22분이나 늦게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그 순간, 그의 이름을 불멸의 존재로 만든 한 생각이 번개같이 스쳐지나갔다. “이것은 빛의 속도 때문이다!”
그것은 분명 지구에서 목성이 더 멀리 떨어져 있을 때, 그 거리만큼 빛이 달려와야 하기 때문에 생긴 시간차였다. 뢰머는 빛이 지구 궤도의 지름을 통과하는 데 22분이 걸린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이를 근거로 그가 계산해낸 빛의 속도는 초속 21만 4300km였다. 오늘날 측정치인 29만 9800km에 비해 28%의 오차를 보이지만, 당시로 보면 놀라운 정확도였다.
무엇보다 빛의 속도가 무한하다는 기존의 주장에 반해 유한하다는 사실을 최초로 증명한 것이 커다란 과학적 성과였다. 이는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기반을 이룩한 쾌거였다. 1676년 광속 이론을 논문으로 발표한 뢰머는 하루아침에 과학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유로파는 표면에 덮인 100㎞ 두께의 얼음 아래 바다를 갖고 있는 위성이다. 물의 양은 지구 바다보다도 2~3배 많다고 한다. 그래서 태양계에서 생명이 서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나사에서도 언젠가 유로파에 잠수함을 보내 바다 속을 탐사할 계획이다. 이번에 목성으로 보낸 탐사선 주노의 임무에는 유로파 탐사도 포함되어 있다.
가니메데는 비록 위성이지만 지름이 5200km가 넘어 지구의 달보다도 더 크다. 그야말로 태양계 최대 위성이다. 칼리스토 역시 두번째로 큰 목성 위성으로서 지름이 4800km로, 수성 크기와 비슷하다.
또 하나 기억해둬야 할 사항은 희미하게 보이는 달의 어두운 부분이다. 이는 지구의 빛을 받아서 빛나는 것으로 지구조(地球照)라 한다. 지구조를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은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다. 역시 화가의 눈은 날카롭다.
위의 사진은 2012년 7월 15일 새벽 이탈리아의 몬테카시아노에서 크리스티안 파티난치가 찍은 것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