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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피플+] 퇴역 美여군, 장애고양이 돌보며 전쟁공포 씻다

    [월드피플+] 퇴역 美여군, 장애고양이 돌보며 전쟁공포 씻다

    캐롤린 스미스(43)는 미군 여군이었고, 기관총 사수였다. 2004~2005년 이라크 바그다드로 파견돼 그곳에서 수백 차례에 걸쳐 전투 임무를 수행했다. 스미스는 "매일매일 죽음과 생존 두 가지의 과정과 결과만 기다리고 있을 뿐 그 사이에는 다른 어떤 것도 없었다"고 그 시절을 돌아봤다. 그리고 2005년 4월 어느날 바그다드에서 연료탱크 이동 과정에서 호위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중이었다. 길가의 사제폭탄이 터져 바로 곁에 있던 그의 동료가 참혹하게 쓰러지는 일을 겪었다. 그 역시 척추 부상과 함께 뇌손상 부상을 입었다. 이것이 그가 겪었던 13번 째 공격이었고, 또한 마지막 공격이 됐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즉 트라우마에 시달린 그에게는 더 큰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스미스는 "그것은 너무도 잔인한 경험이었고, 아마도 그 희생자가 내가 됐을지도 모를 일이었다"면서 "나는 전쟁터에서 순수함과 강한 의지력을 모두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 전역한 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티의 한 은행에서 보안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일상으로 복귀해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죽음과 죽임, 폭력과 파괴가 난무하던 전쟁터에서 돌아온 스미스는 여성으로서 성정체성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스미스는 "한여름 60도가 넘는 날씨 속에서 생명을 위협받는 전쟁의 경험과 긴장감에 대해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얘기할 수 있었겠나. 그건 예쁘게 다듬은 손톱이 부러져서 아프고 보기 흉하다고 투덜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끊임없이 '투쟁 도피 반응'(flght or fight mode)을 겪어야 했다. 늘 주변에서 뭔가가 폭발할 것 같은 생각이 들며 불안과 두려움, 분노 등을 느끼는, 전형적인 트라우마 증상이었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그는 다른 퇴역군인들 속에서 위안을 얻을 수밖에 없었다. 이들 중에는 정신적 트라우마 뿐 아니라 팔, 다리가 잘린 이들이 허다했다. 2014년 어느날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 페이스북을 보다가 두 마리 유기 고양이에 느낌이 팍 꽂혔다. "그 코에 있는 반점이 너무도 멋졌어요. 저에게 하늘에서 말을 거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스미스가 느낀 또다른 동병상련이 있었다. 그 새끼 고양이는 태어날 때 탯줄에 감겨 오른쪽 뒷다리가 잘리고 말았다. 그가 원한다고 바로 입양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며칠 동안 휴메인소사이어티 페이스북 독자들의 투표를 거친 끝에 두 마리 고양이를 입양할 수 있었다. 그제서야 둘은 '소피아'와 '레오니다스'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함께 지내면서 소피아의 불편한 뒷다리가 특히 눈에 밟혔다. 인형 신발을 신겨보기도 하고, 아기 양말을 끼워보기도 했지만 영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의족을 생각해냈고, 주위의 도움을 받아 3D프린터를 이용해 소피아에게 의족을 맞춰줄 예정이다. 이달중으로 소피아에게는 멋진 새로운 다리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심리학자인 트리스텐 율 토레스는 5일 미 NBC 투데이닷컴과 가진 인터뷰에서 "고양이가 스미스에게 절망을 딛고 살아갈 의지와 목표를 갖게 했다"고 평가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W-재단, 우크라이나서 양국 합동 자선콘서트 열어

    W-재단, 우크라이나서 양국 합동 자선콘서트 열어

    지난 2일 W-재단이 우크라이나 키예프시 스테레오 종합운동장에서 한국-우크라이나 합동 자선콘서트를 개최했다. W-재단이 우크라이나 대한민국 대사관, 우크라이나 방송국 ‘M1 TV’와 공동주최 하여 진행된 이번 콘서트는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친선 문화교류 및 자연보전 후원금 모금을 목적으로 진행됐다. 콘서트에는 우크라이나 최정상급 가수 6팀(Vremya I Steklo, Potap I Nastya, MOZGI Group, MONATIK, Quest Pistols Show, Open Kids)과 한국의 가수 에디킴, 타히티, K-MUCH가 4,000명의 우크라이나 관중 앞에서 합동무대를 선보였다. 특히 에디킴, 타히티, K-MUCH의 이번 콘서트 참여는 재능기부로 이루어졌으며, 한국가수 최초로 우크라이나 무대에 선 것으로 알려져 더욱 눈길을 끌었다. W-재단 이욱 이사장은 “스타들의 재능기부 참여로 문화교류와 함께 자연보전을 목적으로 한 자선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며 “이번 행사로 양국간의 교류의 다리를 마련할 수 있게돼 기쁘다”고 전했다. 이날 진행된 콘서트는 우크라이나 M1 TV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실시간 중계됐으며 오는 8일, M1 채널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방영될 예정이다. 또한 타 유럽 지역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한편 W-재단은 국제구호기관으로 세계적인 기관 및 단체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2012년부터 기후변화, 환경오염 및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기후난민을 대상으로 긴급구호, 식량 및 에너지 연구, 개발도상국 친환경 지속 가능한 사업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연구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글’ 문화 그리고 놀이… 한국 심장부를 수놓는다

    ‘한글’ 문화 그리고 놀이… 한국 심장부를 수놓는다

    “한글은 인류의 가장 위대한 지적 성취 중 하나.”(문자학자 제프리 샘슨 영국 서식스대 교수) “세종대왕은 한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미국 소설가 펄 벅) “한글 읽기를 깨치는 데 하루면 족하다.”(프랑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르 클레지오) 제570돌 한글날을 맞아 국내외에서 한글 창제 정신을 되새기고, 한글을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8~9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한글문화큰잔치’를 연다. 올해 주제는 ‘온 세상, 한글로 비추다’. 8일 전야제 행사에선 한글날 주제 선포식, 성악 공연, 한국무용 및 태권무, 타악 공연 등을 만날 수 있다. 이날부터 한글 놀이터가 문을 열어 한글체험관, 한글 자음모음 만들기, 책 사인회 등이 진행된다. 9일 본행사에서는 광화문광장 중앙과 북측광장에서 무용 ‘하늘의 소리 땅의 몸짓’ 등 11개 공연과 한글 도깨비 두두리전 등 7개 전시 및 각종 체험행사가 열린다. 세종로공원 무대에서는 가족 뮤지컬 ‘종이 아빠’와 아동극 ‘돈 도깨비’, 퓨전 뮤지컬 ‘찰리 아저씨의 마술공장’ 등 7개 어린이 대상 공연이 종일 펼쳐지고, 오후 7시 30분에는 ‘한글날 기념 음악회’가 이어진다. 같은 날 ‘세계로 뻗어 가는 한글 붓글씨 잔치’와 ‘한글을 지키고 가꾼 28인’ 전시회 등이 예정돼 있다. 이보다 앞서 6일에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제8회 한글날 기념 집현전 학술대회가 열려 한글 고전의 역주와 우리말 구조, 학문적 통섭 등을 주제로 한글 고전의 현대 언어학적 해석을 다룬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지난 5일부터 박물관 전시장과 잔디마당에서 특별전 ‘원도, 두 글씨장이 이야기’를 전시하는 한편 훈민정음 목판인쇄체험, 책사랑 가연회, 한글책장터 행사를 진행한다. 아울러 일본 도쿄 주일한국문화원에서 국외 기획특별전 ‘훈민정음과 한글 디자인’을 7일부터 28일까지 연다. 디자인 작가 23팀이 ‘훈민정음’에 담긴 한글 원형을 현대적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영상·그래픽·입체 작품 3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아이티 ‘초속 63m’ 허리케인에 최소 10명 숨져… 美도 수십만명 대피

    아이티 ‘초속 63m’ 허리케인에 최소 10명 숨져… 美도 수십만명 대피

    초강력 허리케인 매슈가 강타한 아이티 남부 레오가네에서 5일(현지시간) 도시가 침수되자 한 시민이 신발을 손에 들고 물길을 헤쳐 나가고 있다. 전날 초속 63m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매슈는 아이티 남서부에 상륙해 최소 10명의 목숨을 앗아 가는 등 큰 피해를 냈으며, 아이티 정부는 오는 9일로 예정된 대선과 총선을 연기했다. 매슈는 계속 북상해 6일 미국 플로리다주에 상륙했으며, 플로리다를 비롯한 동남부 주(州)의 주민 수십만 명은 대피 길에 올랐다. 레오가네 AFP 연합뉴스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라 보엠·카르멘… 대구의 초가을 명품 오페라로 물들인다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라 보엠·카르멘… 대구의 초가을 명품 오페라로 물들인다

    제14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6일부터 한 달 동안 대구오페라하우스 등 대구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베토벤 정신’으로 잘 알려진 ‘고난을 넘어 환희로’다. 수준 높은 오페라작품을 통해 더 나은 내일로 함께 가자는 의미가 담겼다. 대구와 오페라의 인연은 일제 강점기로 올라간다. 당시 대구에서 서양음악이 싹트고 뿌리내렸다. 박태준, 현제명, 하대응, 김진균 등 이름만으로 한국 음악의 역사가 되는 대구 출신 작곡가들이 대구에서 왕성한 창작 활동을 벌였다. 또 매년 1000여명의 음악 관련 분야 우수한 졸업생과 1000석 이상 공연장이 8개에 이르는 인프라를 바탕으로 수준 높은 공연예술도시라는 도시 브랜드 가치를 이룩했다. 2003년에는 단일공연장으로 전국 최초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개관했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과 함께 출발했다. 축제는 오페라 대중화에 기여했다. 외국의 선진 오페라를 초청, 공연함으로써 대구가 문화예술도시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페라축제는 이제 아시아 최대 규모로 성장해 한국의 대표적인 음악축제로 자리잡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2015년 대표적 공연예술 관광자원화 지원사업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이는 2006년과 2010년, 2012년에 이어 네 번째다. 지난해까지 47만여명에 이르는 누적 방문객 수와 85%의 평균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콘서트를 제외한 오페라와 인접 장르 작품이 모두 190회를 공연하는 기록도 달성했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이제 국제무대에서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는다. 2009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활약했던 이재은, 제상철 등의 성악가와 연출가들이 러브콜을 받고 독일, 이탈리아 무대로 진출했다. 2010년에는 항저우국제서호박람회 참가작으로 항저우극원에서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를 공연해 오페라 해외 수출의 첫 포문을 열었다. 2011년에는 독일 카를스루에국립극장의 제안으로 푸치니의 ‘나비 부인’을 유럽 무대에 올렸다. 당시 현지 언론으로부터 ‘가장 완벽한 오페라 나비 부인’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2012년에는 세계적인 페스티벌로 손꼽히는 터키 아스펜도스 국제오페라&발레페스티벌에 초청받았다. 2013년에는 폴란드 브로츠와프국립오페라극장에서 비제의 ‘카르멘’을 선보여 타 국가로부터 잇따라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2013년 11월에는 관 주도 운영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해 민간인 전문가 30여명으로 재단법인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출범시켰다. 이후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단순한 극장을 넘어 지역 최초의 오페라 전문 재단법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재단은 오페라의 진정한 대중화에 다가서기 위해 저렴한 가격에 관람할 수 있는 기획 공연을 연중 제작한다. 유럽 유수의 극장 및 음악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신인음악회나 오페라유니버시아드 등을 통한 실력 있는 젊은 음악가 발굴에 주력하며 한국 오페라의 미래를 향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어린이오페라교실과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오페라클래스, 발레교실을 개설하는 등 다양한 교육 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축제에는 5개의 메인작품이 공연된다.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 작품인 ‘피델리오’를 비롯해 푸치니의 ‘라 보엠’, ‘토스카’, 비제의 ‘카르멘’, 글루크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등이다. 국내에서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작품들이며 다양한 부대행사도 펼쳐진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측은 “이번 축제는 국제오페라축제에 걸맞게 외국의 수준 높은 작품의 비중을 늘리면서 예술성 높은 작품을 선보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개막작은 ‘라 보엠’이다. ‘라 보엠’은 대구오페라하우스와 광주시오페라단과 함께 제작했다. 대구와 광주 간 ‘문화 달빛동맹’의 산물이다. 소프라노 이윤경과 마혜선, 테너 정호윤과 강동명, 바리톤 이동환과 김승철, 베이스 전태현 등이 호흡을 맞춘다. 대구 공연 이후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도 공연한다. ‘피델리오’는 베토벤이 탄생한 독일 본의 최고 극장인 본국립극장이 오리지널 프로덕션한 작품이다. 본국립극장이 ‘피델리오’ 제작 및 공연에 특화된 극장이라는 점에서 기대된다. 억울하게 갇힌 남편을 구하기 위해 남장을 한 채 교도소에 잠입한 여인 레오노라의 이야기로, 프랑스혁명 당시 남편을 구해 낸 귀부인의 실화를 담은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 감동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는 ‘오페라 개혁가’ 글루크의 대표작이다. 18세기 지나치게 아리아 중심적이었던 이탈리아 오페라의 틀에서 벗어난 ‘근대 작품의 시초’로 평가받는다. 아름다운 선율에 극적인 재미를 더하고, 발레와 합창을 더해 오페라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오르페우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며 두 주인공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원작 결말과 달리 사랑의 여신이 두 사람을 행복하게 맺어 주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번 오스트리아 린츠극장의 오리지널 프로덕션은 ‘듣는 재미’뿐 아니라 ‘보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세계 정상급 실력을 가진 린츠극장의 무용수 15명이 펼치는 아름답고 역동적인 발레를 감상할 수 있다. 린츠극장에서도 오페라가 아닌 발레작품으로 분류될 만큼 발레의 비중이 큰 ‘발레오페라’만의 강렬한 매력을 만날 기회다. 축제 네 번째 주에는 국립오페라단이 ‘토스카’로 대구 관객을 찾아온다. 역동적인 음악과 밀도 높은 구성으로 관객의 눈과 귀를 한순간도 놓치지 않게 할 인기 오페라 중 하나다. 단 하룻밤 새 세 남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사랑과 오해, 배신 등 다양한 사건들을 긴박하고 밀도 높게 구성해 사실주의 오페라의 대표작으로 불린다. ‘토스카’는 서정성과 카리스마를 모두 갖춘 테너 김재형, 폭발적인 성량과 표현력을 자랑하는 바리톤 고성현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폐막작은 일반 시민들에게도 익숙한 ‘카르멘’이다.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서곡부터 ‘하바네라’, ‘꽃 노래’, ‘투우사의 노래’ 등 익숙한 선율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성남문화재단과 공동 제작했다. 유명 연출가 정갑균,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로 유명한 성시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가 기대를 높인다. 국내외 오페라 무대에서 카르멘 역으로 호평받는 메조소프라노 리나트 샤함과 양계화, 테너 한윤석과 박신해 등이 출연한다. 특별행사로 오이디푸스 신화를 다룬 스트라빈스키의 오페라 ‘오이디푸스 왕’이 살롱오페라로 공연된다. 반주는 간소하나 라틴어로 된 가사 맛을 그대로 살렸다. 공연 시작 전 간단한 해설도 준비했다. 순수 아마추어인 ‘더 힐링 아마추어 오페라단’이 현대오페라 ‘버섯피자’를 우봉아트홀에서 선보인다. 20세기 희극오페라의 대가 시모어 베래브가 작곡한 블랙 코미디 오페라로, 예술성 넘치는 음악을 바탕으로 한 생동감 넘치는 연기, 풍부한 희극적 요소가 특징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어린이 오페라교실 수료생들이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재해석한 ‘사랑의 단지우유’가 미니오페라로 무대에 오른다. 배경은 학교로 ‘묘약’을 ‘단지우유’로 바꾸어 아이들이 익숙하고도 부담 없이 연기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053)666-6020.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비즈+] 효성 터키 스판덱스 공장 확장 추진

    효성은 2700만 달러를 투자해 터키 이스탄불 스판덱스 공장 생산량을 5000t 늘리는 프로젝트에 지난달 착수했다고 4일 밝혔다.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되는 이번 프로젝트로 효성의 터키에서 스판덱스 생산량은 연간 2만 5000t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번 생산시설 확장으로 효성은 자사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의 시장 점유율이 31%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오바마와 디카프리오가 한 자리에

    오바마와 디카프리오가 한 자리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헐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왼쪽)가 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한 토론 행사에 도착하고 있다.A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프로축구] 상주, 첫 상위 스플릿 턱걸이… 전남 어부지리 진출

    [프로축구] 상주, 첫 상위 스플릿 턱걸이… 전남 어부지리 진출

    최순호, 포항 복귀 첫 경기 대승… 전북, 서울과 3점차 불안한 선두 상주가 선두 전북과 어렵사리 비기며 사상 처음 상위 스플릿에서 남은 시즌을 보내게 됐다. 조진호 감독이 이끄는 상주는 2일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으로 불러들인 선두 전북과의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를 1-1로 비겨 12승6무15패(승점 42)로 6위에 턱걸이, 상위 스플릿에서 남은 34~38라운드를 치르게 돼 강등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5위였던 전남은 제주에 0-2로 완패하며 승점을 하나도 쌓지 못했지만 7위 성남과 8위 광주가 모두 지는 바람에 5위 자리를 지켜 역시 창단 후 처음으로 상위 스플릿에 남게 됐다. 상주가 선제골을 얻었다. 전반 15분 박희성이 오른발로 찍어 찬 슛이 전북 골키퍼 권순태의 선방에 막힌 상주는 22분 김성주가 페널티박스 왼쪽 끝에서 감아 찬 공을 윤동민이 이재성 바로 뒤에서 몸을 날려 슛해 그물을 갈랐다. 전북도 가만있지 않았다. 전반 31분 레오나르도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김신욱이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이겨 내며 머리에 맞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상주는 전반 36분 조영철이 상대 후방 패스를 가로채 일대일 기회를 잡았으나 또다시 권순태의 선방에 막혀 앞서 나갈 기회를 날렸다. 전북은 후반 12분 로페즈 대신 이동국을, 7분 뒤 김신욱 대신 에두를 투입하며 총력전을 폈지만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승기의 후반 36분 프리킥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와 아쉬움을 삼켰고 후반 추가시간 2분 에두가 골망을 갈랐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졌고 곧이어 에두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쏜 통렬한 슈팅마저 상주 골키퍼 손에 막혔다. 12년 만에 최순호 감독이 사령탑에 복귀한 포항은 전반 23분 심동운의 페널티킥 득점과 후반 12분 무랄랴의 결승골, 경기 막판 문창진과 오창현의 쐐기골을 엮어 성남을 4-1로 제압, 2년 만에 상위 스플릿 진출을 노리던 성남의 꿈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한편 전북은 18승15무로 33경기 무패를 이어 갔지만 지난달 30일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로 승점 9를 삭감당해 60에 그쳤다. 이로써 2위 FC서울과의 간격이 3으로 좁혀져 선두를 위협받게 됐다. 아울러 제주가 승점 49로 인천에 2-3으로 덜미를 잡힌 울산(승점 48)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 싸움에 불을 붙였다. 10위 수원은 수원FC에 4-5로 창단 첫 ‘수원 더비 승리’를 안겨 11위 인천, 12위 수원FC와의 간격이 2와 4로 좁혀졌다. 수원 팬들은 1시간 동안 단장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소음 차단 실시간 통역…내 귓속엔 비서가 있다

    소음 차단 실시간 통역…내 귓속엔 비서가 있다

    이어폰의 진화 속도가 놀랍다. 이어폰을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스마트폰의 음성 인식 기능이 작동돼 전화를 걸 수 있다. 알아서 주변 소음도 차단해 준다. 조만간 인공지능과 결합된 이어폰도 나올 전망이다. 상대방의 얘기를 알아듣고 실시간 통역을 해주거나 문자로 변환해주는 ‘똑똑한’ 기능이 현실화하는 셈이다. 강단에 서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제스처만으로 페이지를 넘겨주는 개인 비서 역할도 한다. 2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IBM, 애플, 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이 IT 액세서리에 불과했던 이어폰에서 자존심 경쟁을 펼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대세로 떠오른 ‘선 없는’(코드 프리) 이어폰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손목’(스마트 워치)에서 시작된 웨어러블 전쟁이 ‘귀’(이어폰)에서 다시 한번 불붙는 형국이다. IBM의 왓슨 사물인터넷(IoT) 글로벌 총괄임원인 헤리엇 그린은 지난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인공지능 컴퓨터인 왓슨을 무선 헤드셋 업체인 브레이그의 ‘대시’(무선 이어폰) 제품과 연동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무선 이어폰에 내장한 마이크로 센서 27개를 통해 얻은 정보를 왓슨이 처리하는 구조다. 이렇게 되면 왓슨의 (자연어) 음성 인식 능력을 통해 음성 신호를 문자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IBM 관계자는 “실시간 통역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IBM이 대시를 주목한 것은 이 제품이 ‘스마트 이어폰’으로 각광을 받고 있어서다. 방수 기능이 탑재돼 있어 이어폰을 끼고 수영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운동하면서 심장 박동수, 산소 섭취량, 칼로리 소모량 등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애플과 소니도 차례로 이어폰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먼저 애플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공개했다. 에어팟의 충전 케이스를 열고 손으로 툭 치면 즉각 사용자의 아이폰 또는 애플워치와 연동된다. 번거롭게 스마트기기와 연결하는 작업 자체가 사라지는 셈이다. 에어팟을 두 번 건드리면 애플의 음성 인식 기능인 ‘시리’가 작동한다. 음악 선택, 음량 조절 등을 음성으로 명령할 수 있다. 사용자가 음악을 들을 때와 듣지 않을 때를 감지하는 것도 에어팟의 장점이다. 양쪽 귀에서 이어폰을 빼거나 대화를 위해 한쪽만 내려놓아도 음악 재생이 중지되고 다시 귀에 꽂으면 재생된다. 소니는 소음 차단 기술에 역점을 둔다. 지난 21일 국내에 선보인 무선 스테레오 헤드폰 ‘MDR-1000X’는 주변 소음을 제거(노이즈 캔슬링)하는 데서 더 나아가 원하는 소음만 차단하거나 들을 수 있는 ‘노이즈 컨트롤’ 기술이 탑재됐다. 헤드폰의 오른쪽 헤드 부분에 손을 대면 음악 볼륨이 줄면서 외부 목소리가 전달된다. 택시를 타거나 매장에서 계산을 할 때 헤드폰을 벗지 않고도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해진다. 주변음 모드를 설정하면 사람 목소리는 들리지만 주변 소음은 차단해준다. 일례로 지하철에서 음악을 들을 때 시끄러운 기계 소리는 차단해주고 안내 방송 멘트 등에는 귀를 기울일 수 있게 해주는 식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7월부터 판매하는 ‘기어 아이콘X’는 자체 내장 메모리(3.5GB)를 탑재해 스마트폰 없이도 저장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최대 1000곡까지 재생된다. 운동 시간, 거리, 칼로리 소모량 등을 축정해 음성으로 안내하는 기능도 적용했다. LG전자가 이번 IFA에서 선보인 블루투스 헤드셋 ‘톤플러스 액티브’는 2개의 외장 스피커를 구비하고 있다. 이어폰을 귀에 꽂지 않아도 스피커로 통화와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다. 운동 중 땀을 흘려도 생활 방수 기능이 있어 제품을 보호해준다. 운동량 측정은 물론 24비트 하이파이 음원을 손실 없이 재생하는 것도 장점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AFC 챔피언스리그] 닥공은 강했다

    [AFC 챔피언스리그] 닥공은 강했다

    레오나르도 2골… 4-1 대승 원정서 2골차로 져도 결승행 전주월드컵경기장에 울려 퍼진 “최강 전북” 응원 구호가 아깝지 않은 한판이었다. 전북이 28일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서울을 4-1로 제압했다. 전북은 다음달 19일 열리는 2차전 서울 원정경기에서 2골 차이로 지더라도 결승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섰다. 이날 전북이 보여준 전력이 워낙 막강해 서울이 만회골을 넣은 게 오히려 대단해 보일 정도였다. 최강희 전북 감독과 황선홍 서울 감독 모두 1차전 승리를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했다. 전북은 김신욱을 선봉에 내세우고 공격 2선에 레오나르도와 김보경, 이재성, 로페즈를 배치한 4-1-4-1로 나섰다. 서울은 데얀과 아드리아노를 최전방에 배치한 3-5-2로 맞섰다. 서울은 경기 시작 직후에는 활발한 모습을 보이는 듯싶었지만 전북의 최종 수비진을 뚫지는 못했다. 오히려 전북이 서울을 압박하기 시작하더니 결국 전반 20분 페널티킥에 이어 전반 26분과 40분 연달아 득점을 올리며 서울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서울은 전반 유효슈팅을 단 한 차례도 날리지 못할 정도로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서울은 후반 1분 만에 만회골을 터트리며 전북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후반 39분 김신욱이 쐐기골까지 넣으며 서울의 추격의지를 꺾어 버렸다. 김신욱은 페널티킥을 유도한 데 이어 2대1 패스를 통해 로페즈의 두 번째 골 기회를 만들어 줬고 네 번째 골까지 넣었다. 브라질 콤비 레오나르도와 로페즈 역시 각각 두 골과 한 골을 넣으며 ‘닥공’(닥치고 공격)의 진수를 보여줬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WHO “세계 인구 10명 가운데 9명은 공기오염에 노출”

    전 세계 인구의 92%가 공기 오염 기준치를 초과하는 대기 환경 속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세계보건기구는 새로운 연구모델로 대기오염과 사망률의 관계를 추적해 펴낸 보고서에서 2012년 한해에만 650만명이 실내외 대기오염으로 숨졌으며 이는 전체 사망자 수의 11.6%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WHO의 대기오염 기준치는 미세먼지(PM-10·지름 10㎜ 이하 먼지)가 일평균 50㎍/㎥, 연평균 20㎍/㎥ 이하이고 초미세먼지(PM-2.5)가 일평균 25㎍/㎥, 연평균 10㎍/㎥이하 이다.  실외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300만명 정도로 추산됐지만 실내 공기 오염으로 숨진 사망자 수는 더 많아 실내 공기 관리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대기오염과 관련된 사망자의 90%는 남동 아시아, 서태평양 지역의 소득 수준이 낮은 국가에 살았고 49%가 심혈관계 질환과 뇌졸중, 만성폐쇄성 폐 질환, 폐암 등 질병을 앓았다.  공기오염의 주원인은 비효율적인 교통수단과 가정용 연료, 폐기물 소각, 화력발전, 산업 활동 등이었지만 사막 지역에서는 모래 폭풍 등도 공기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의 도시·교외 지역 연간 농도는 국가별 소득 수준에 따라 확연히 갈라졌다. 지름 2.5㎛ 이하로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인 초미세먼지는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침투하기 때문에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WHO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다.  호주(6㎍/㎥), 캐나다(7㎍/㎥), 핀란드(7㎍/㎥), 덴마크(10㎍/㎥), 프랑스(12㎍/㎥), 독일(14㎍/㎥), 벨기에(15㎍/㎥) 등 부자 나라들은 연간 초미세먼지 중간값이 WHO 기준치를 밑돌았다. 한국은 26㎍/㎥로 페루(26㎍/㎥), 폴란드(24㎍/㎥), 니카라과(24㎍/㎥), 앙골라(27㎍/㎥) 등과 비슷했다.  일본(13㎍/㎥)은 벨기에보다 나은 공기 수준을 보였고 중국은 54㎍/㎥로 기준치를 훨씬 초과했다. 조사 대상국 중에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108㎍/㎥로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는 지중해 동부(104㎍/㎥), 남동아시아(59㎍/㎥), 서태평양 저소득지역(54㎍/㎥), 아프리카(37㎍/㎥) 등으로 나타났다.전 세계 평균은 43㎍/㎥였다.  한국은 대기오염으로 인한 질병 때문에 사망하는 수(남녀 합산)가 인구 10만명당 23명이었고 연령을 보정했을 때 16명이었다. 중국은 각각 76명, 70명이었고 일본은 24명, 9명이었다. 이번 조사는 103개국 2972개의 도시를 대상으로 위성과 지상 관측장비를 이용해 이뤄졌다.  한편 2008∼2013년 초미세먼지 농도는 매년 8% 가량 나빠졌다. 유럽과 서태평양고소득 지역은 공기질이 개선됐지만 다른 지역은 악화하는 등 경제력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플라비아 부스트레오 WHO 사무차장은 “공기 오염은 여성, 어린이와 노약자 등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인류의 건강을 위해서는 태어날 때부터 마지막까지 깨끗한 공기로 숨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상욱의 암 연구 속으로] 암세포를 죽이는 바이러스

    [이상욱의 암 연구 속으로] 암세포를 죽이는 바이러스

    시한부 말기 암 환자 중에 기적적으로 병세가 호전돼 암이 몸에서 사라지거나 의학적 예측보다 훨씬 오래 생존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긴 하지만 실제로 있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있는데, 대부분은 항암제를 투약했거나 방사선 치료를 받고 효과를 보는 경우다. 하지만 이런 치료를 받지 않고도 병세가 호전되기도 한다.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단식원에서 기도를 열심히 했다거나 안수기도를 받은 사람 가운데 정말 병세가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우리 몸에 암세포를 제거하는 면역 기능 말고도 암을 치료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암세포만을 주로 공격하는 ‘종양살해 바이러스’라는 것이 이런 기적을 일으키는 유력한 원인 중 하나로 생각된다. 종양살해 바이러스란 인간의 정상 세포에는 별다른 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감염을 통해 암세포를 죽이는 바이러스를 말한다. 이런 신비로운 기능을 할 수 있는 바이러스로는 아데노바이러스, 레오바이러스, 홍역 바이러스, 헤르페스바이러스, 뉴캐슬병 바이러스, 종두증 바이러스 등이 있다. 일반 사람의 장내에 존재하는 레오바이러스는 특별한 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래서 학자들은 바이러스의 역할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의미로 ‘고아 바이러스’란 이름을 붙였다. 이후 이 바이러스가 특이하게도 암세포에만 침입해 죽게 한다는 사실을 알아내 이를 활용한 암 치료 연구를 진행했다. 현재 레오바이러스를 활용해 실제 암 환자의 항암 효과를 검증하는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종양살해 바이러스가 종양세포에만 치명적인 이유에 대해 과학적 상상력을 발휘해 보자. 아주 오래전 인간은 이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큰 병을 앓거나 죽었다. 그런데 바이러스는 스스로 숙주가 되는 인간과 인간 사이를 넘어가지는 못했다. 인간이 바이러스에 의해 죽게 되면 바이러스도 죽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인간을 치명적으로 공격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인체에 적당히 증식하면서 공존하는 법을 터득하게 된 것이다. 인간과 바이러스가 일종의 협정을 맺은 셈이다. 그런데 암세포는 이러한 협정에서 배제돼 있다. 공존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바이러스가 암세포에는 마구 침투해 증식하게 되고, 그 결과로 암세포는 죽게 되는 것이다. 또 헤르페스바이러스를 보자. 과로로 밤을 새운 뒤 입술 근처에 수포가 생기면서 통증이 오는 원인이 바로 이 바이러스다. 물론 다양한 변종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정상 세포 중에서도 특정 위치의 특정 세포에만 과도하게 증식할 뿐 전신적인 병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안수기도를 하는 환자는 면역력이 약해져 있을 확률이 높고 다른 사람들의 손이 닿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경로를 통해 헤르페스바이러스가 환자에게 감염되고 다시 암세포에 감염을 일으켜 치료 효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렇듯 바이러스는 암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역으로 암을 치료하는 기능도 있다. 이런 면이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데 있어 철학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이유라고 생각된다. 단순한 화학약품이나 나노기술로 변형된 약에 비하면 바이러스는 지능이 있다고 해도 무방할 만큼 똑똑하다. 아직까지 보편적인 항암 치료법이 되지 못한 것은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러스를 고농도로 정제하는 기술이 있어야 약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생명과학 분야의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으므로 이런 문제들은 이른 시간 안에 해결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게 되면 많은 암 환자가 바이러스의 도움으로 생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천경자 ‘미인도’ 위작 여부 이르면 다음주 밝혀진다

    고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이 프랑스 감정팀의 손으로 넘어갔다. 이들은 이르면 다음주쯤 진위 여부에 대한 의견을 내놓을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배용원)는 미인도를 포함한 천 화백의 작품 14점을 감정하기 위해 프랑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연구팀 3~4명이 최근 입국, 분석에 착수했다고 22일 밝혔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는 세계적인 미술 감정기관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의 숨겨진 그림을 찾아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검찰은 사건 당사자의 요청에 따라 연구팀에 협조를 구했고 국내 감정기관들도 이번 분석 작업에 함께 참여하게 됐다. 연구팀에는 연구소 CEO인 장 페니코와 광학엔지니어 파스칼 코트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에서 작품 감정을 진행하게 된다. 연구팀은 전날 감정작업 준비를 위한 프레젠테이션 회의를 가졌다. 미인도와 천 화백의 진품들을 놓고 비교 분석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 감정 기술과 기법을 발전시키는 데에도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팀은 오는 28일까지 검찰에 분석 결과를 제출할 계획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천경자 ‘미인도’ 위작 감정 이달 안에 끝난다

    15년 가까이 위작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던 고(故)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에 대한 프랑스 유명 감정팀의 결과가 이달 안에 나올 전망이다. 현재 위작 여부를 수사 중인 검찰은 이 결과를 최종 판단에 반영할 예정이다. 검찰은 22일 프랑스의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감정팀이 최근 국내에 들어와 지난 20일부터 감정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배용원 부장)는 올해 4월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씨가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6명을 고소·고발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미인도가 천 화백의 작품이 아님에도 진품처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족 측을 대리한 변호사들은 이 그림을 소장한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천 화백의 작품이라고 판정했던 화랑협회와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외국 기관이 작품을 감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줄곧 밝혀왔다. 검찰 측은 감정 절차에 필요한 천 화백의 다른 작품의 제공 등에 협조했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감정팀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속에 숨겨진 그림을 찾아냈다고 주장해 화제가 됐던 팀이다. 자체 개발한 특수 카메라로 미세한 단층 촬영을 통해 붓질이나 물감, 작업 순서 등 특성을 분석한다. 문제가 되는 미인도 역시 천 화백의 다른 진품과 함께 촬영해 비교·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위작 여부가 판정될 전망이다. 검찰은 이달 말쯤 절차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프로축구] 전북 30경기 연속 무패

    [프로축구] 전북 30경기 연속 무패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전북이 수원과의 난타전 끝에 무승부를 거두며 무패 행진을 30경기로 늘렸다. 전북은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28분 레오나르도가 프리킥 동점골을 터뜨려 1-1로 비겼다. 이로써 전북은 이번 시즌 개막 후 무패 행진을 30경기(17승13무)로 늘렸다. 선제골은 수원이 터뜨렸다. 수원은 전반 44분 미드필드 왼쪽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홍철이 골대 깊숙하게 차 넣었다. 볼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수원 조나탄의 발끝에 떨어졌고, 조나탄은 강력한 슈팅으로 전북의 골문을 흔들었다. 하지만 전북은 후반 28분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으로 레오나르도가 수원 골문 오른쪽 구석 골망을 흔들었디. 실점한 수원은 후반 32분쯤 이종성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해 실점에 이어 ‘수적 우위’마저 잃고 말았다. 울산은 홈에서 포항을 상대로 4경기(3무1패) 만에 승점 3을 챙겼다. 후반 33분 맨디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승을 거뒀다. 특히 하프타임 때는 지난 24년 동안 K리그 골문을 지켜 온 김병지(46)가 이날을 마지막으로 그라운드에 아듀를 고했다. 1992년 울산에서 데뷔한 김병지는 9년을 뛰었고, 이후 2005년까지는 포항에서 활약했다. 지난해 말까지 전남에서 K리그 현역 생활을 마친 그는 “팬들의 환호와 응원에 큰 보람을 느꼈다”며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은 홈에서 상주와 0-0으로 비겼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금속공기전지 특허출원 10년새 21배 급증

    전기자동차와 드론,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대용량인 금속공기전지에 대한 기술개발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속공기전지는 리튬·아연·알루미늄 등의 금속을 공기 중 산소와 결합시켜 전기를 발생시키는 배터리로 리튬이온전지 용량의 5~10배에 이르는 차세대 기술이다. 18일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금속공기전지 관련 특허출원은 370건으로, 2006년 4건에서 2015년 86건으로 21.5배 증가했다. 출원 건수는 삼성전자가 64건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자동차(26건), LG화학(22건), 레오모터스(19건), EMW에너지(16건) 등의 순이다. 외국인 출원은 전체 출원의 16.5%인 61건으로 도요타자동차(8건), 엘렉트리시테 드 프랑스(7건), 스미토모전기공업(4건) 등이 다출원기업으로 나타났다. 소재별로는 대용량에 장점이 있는 리튬공기전지가 167건으로 가장 많았고 안전성과 경제성에 장점이 있는 아연공기전지 93건, 알루미늄공기전지 10건, 마그네슘공기전지 8건 등이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전지 시스템 관련 기술(119건)과 양극의 구조를 개선해 산소가 연속 공급되도록 하는 기술(108건)이 많았다. 유준 자동차융합심사과장은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해 상용화하기에는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많지만 전기자동차, 드론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대용량 2차 전지 수요가 큰 만큼 리튬공기전지에 대한 투자와 기술개발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아하! 우주] 인류의 오랜 호기심, 우주는 얼마나 클까?

    [아하! 우주] 인류의 오랜 호기심, 우주는 얼마나 클까?

    -1920년 4월 26일 섀플리 - 커티스 논쟁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우리은하가 우주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1920년대 후반 미국의 한 천문학자에 의해 우리은하 뒤로도 무수한 은하들이 늘어서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우리은하는 우주 속의 조약돌 한 개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 발견 하나로 일약 천문학계의 영웅으로 떠오른 사람은 미국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었다. 그는 얼마 뒤 다시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놀라운 발견을 하여 인류를 경악케 했다. 그러니까 우주란 상당히 오래 쓰여진 말 같지만, 그 진정한 뜻은 20세기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밝혀지게 된 셈이다. 허블의 발견이 있기 전에도 사람들은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미리내(은하수)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이미 300년도 더 전에 갈릴레오가 자신이 만든 망원경으로 들여다보고는, 어마어마한 별무리들이 뭉쳐 있는 게 은하수라고 인류에게 고한 바가 있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백년 뒤 칸트라는 18세기 독일의 철학자는 은하수에 대한 놀라운 추론을 내놓았다. 회전하는 거대한 성운이 수축하면서 원반 모양이 되고, 원반에서 별들이 탄생했으며, 은하수가 길게 한 줄로 보이는 것은 우리가 원반 위에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들어 보아도 입이 딱 벌어지는 해석 아닌가. 칸트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우리 은하 바깥으로도 무수한 은하들이 섬처럼 흩어져 있으며, 우리 은하는 그 수많은 은하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섬우주론'을 내놓았던 것이다. 이 섬우주론이 끈질기게 살아남아 200년 뒤 미국에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차대전의 연기가 채 가시기도 전인 1920년, 우주를 사색하는 일단의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여 세기의 대논쟁을 벌였다. 장소는 워싱턴의 미국과학 아카데미, 주제는 '우주의 크기'였다. 그리고 그 크기를 결정하는 시금석은 안드로메다 성운이었는데, 그 성운이 우리은하 안에 있는가 바깥에 있는가 하는 문제였다. 논쟁은 두 논적을 축으로 하여 불꽃을 튀었는데, 하버드 대학의 할로 섀플리와 릭 천문대의 히버 커티스로, 둘 다 우주에 대해서는 내로라하는 일급 천문학자였다. 두 사람의 이력서를 잠시 살펴보면, 먼저 섀플리는 1919년 최초로 우리 은하계의 구조와 크기를 밝히고, 우리 태양계가 은하계 속에서 자리하는 위치를 찾아냄으로써 태양계가 은하 중심에 있을 거라는 종전의 생각을 뒤집어놓았다. 그리고 안드로메다 성운은 우리 은하 안에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선언했다. 태양계가 우리 은하의 중심에 있지 않다는 섀플리의 우리 은하 모형은 학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고 우주관에 큰 변혁을 가져왔다. 이는 지구 중심설을 몰아낸 코페르니쿠스의 업적에 버금가는 업적이라 할 수 있다. 가난한 농가 출신인 섀플리는 특이한 내력을 지닌 사람이었는데, 그가 천문학을 공부하게 된 것도 꽤나 터무니없는 이유 때문이었다. 언론학을 전공하려고 대학에 갔는데, 그 학과 개설이 1년 지연되는 바람에 다른 과를 찾기 위해 전공분야 안내 책자를 뒤적였다. 처음에 'archaeology(고고학)'가 나왔지만 읽을 수가 없었다. 책장을 넘기니 'astronomy'가 나왔다. 그건 읽을 수 있었다. 이게 섀플리가 천문학을 공부하게 된 이유의 전부다. 그는 나중에 천문대장이 되어 관측을 하지 않는 낮에는 천문대 밖에 나와앉아 개미를 관찰하는 일에 열중하여 개미에 관한 논문을 쓰기도 한 괴짜였다. 이러한 섀플리의 반대편에 선 커티스는 허셜-캅테인 모형을 받아들여 칸트의 섬우주론을 지지하는 쪽이었다. 허셜-캅테인 모형이란 우리 은하 구조를 최초로 연구한 허셜의 이론과 캅테인의 이론에서 나온 우리은하 모형으로, 우리은하의 모양은 지름 4만 광년의 타원체이며, 태양은 그 중심에 가까운 곳에 위치한다. 이 모형을 받아들인 커티스는 안드로메다 성운까지의 거리를 50만 광년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섀플리 모형에서 주장하는 우리은하 크기를 훌쩍 넘어서는 거리였다. 즉, 커티스는 안드로메다 성운은 우리 은하 안에 있는 성운이 아니라, 우리 은하 밖의 외부 은하임이 틀림없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대논쟁은 승부가 나지 않았다. 판정을 내려줄 만한 잣대가 없었던 것이다. 해결의 핵심은 별까지의 거리를 결정하는 문제로, 예나 지금이나 천문학에서 가장 골머리를 앓던 난제였다. 그러나 판정은 엉뚱한 곳에서 내려졌다. 3년 뒤 혜성처럼 나타난 신출내기 천문학자 허블에 의해 승패가 가려졌던 것이다. 안드로메다 성운은 우리 은하 밖에 있는 또 다른 은하였다. 이로써 칸트의 섬우주론은 200년 만에 다시 화려하게 등장하게 되었다. 논쟁의 진정한 승자는 칸트였던 셈이다. 허블로부터 안드로메다 성운까지의 거리를 결정한 편지를 받았을 때 섀플리는 "이것이 내 우주를 파괴한 편지다"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다. 그러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나는 판 마넌의 관측 결과를 믿었지. 어쨌든 그는 내 친구니까." 섀플리는 당시 윌슨산 천문대에 있던 동료이자 친구인 판 마넌의 관측값에 근거해 논문을 썼던 것이다. 여담이지만, 섀플리는 학문적으로 반대편에 섰던 허블에게 여러 차례 거친 말로 모욕당한 적이 있었지만 끝까지 허블에게 관대하게 대했다. 뿐더러 "허블은 뛰어난 관측자다. 나보다도 몇 배는 더 훌륭하다" 고 상찬했다니, 섀플리는 대인배였던 모양이다. 평생을 은하 연구에 바쳤던 새플리는 1972년 콜로라도주의 한 노인 요양원에서 영면했다. 향년 87세. 그는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우리는 뒹구는 돌들의 형제요, 떠도는 구름의 사촌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이광식의 천문학+] 세기의 대논쟁-’우주는 얼마나 큰가?’

    ​​[이광식의 천문학+] 세기의 대논쟁-’우주는 얼마나 큰가?’

    -1920년 4월 26일 섀플리 - 커티스 논쟁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우리은하가 우주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1920년대 후반 미국의 한 천문학자에 의해 우리은하 뒤로도 무수한 은하들이 늘어서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우리은하는 우주 속의 조약돌 한 개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 발견 하나로 일약 천문학계의 영웅으로 떠오른 사람은 미국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었다. 그는 얼마 뒤 다시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놀라운 발견을 하여 인류를 경악케 했다. 그러니까 우주란 상당히 오래 쓰여진 말 같지만, 그 진정한 뜻은 20세기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밝혀지게 된 셈이다. 허블의 발견이 있기 전에도 사람들은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미리내(은하수)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이미 300년도 더 전에 갈릴레오가 자신이 만든 망원경으로 들여다보고는, 어마어마한 별무리들이 뭉쳐 있는 게 은하수라고 인류에게 고한 바가 있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백년 뒤 칸트라는 18세기 독일의 철학자는 은하수에 대한 놀라운 추론을 내놓았다. 회전하는 거대한 성운이 수축하면서 원반 모양이 되고, 원반에서 별들이 탄생했으며, 은하수가 길게 한 줄로 보이는 것은 우리가 원반 위에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들어 보아도 입이 딱 벌어지는 해석 아닌가. 칸트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우리 은하 바깥으로도 무수한 은하들이 섬처럼 흩어져 있으며, 우리 은하는 그 수많은 은하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섬우주론'을 내놓았던 것이다. 이 섬우주론이 끈질기게 살아남아 200년 뒤 미국에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차대전의 연기가 채 가시기도 전인 1920년, 우주를 사색하는 일단의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여 세기의 대논쟁을 벌였다. 장소는 워싱턴의 미국과학 아카데미, 주제는 '우주의 크기'였다. 그리고 그 크기를 결정하는 시금석은 안드로메다 성운이었는데, 그 성운이 우리은하 안에 있는가 바깥에 있는가 하는 문제였다. 논쟁은 두 논적을 축으로 하여 불꽃을 튀었는데, 하버드 대학의 할로 섀플리와 릭 천문대의 히버 커티스로, 둘 다 우주에 대해서는 내로라하는 일급 천문학자였다. 두 사람의 이력서를 잠시 살펴보면, 먼저 섀플리는 1919년 최초로 우리 은하계의 구조와 크기를 밝히고, 우리 태양계가 은하계 속에서 자리하는 위치를 찾아냄으로써 태양계가 은하 중심에 있을 거라는 종전의 생각을 뒤집어놓았다. 그리고 안드로메다 성운은 우리 은하 안에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선언했다. 태양계가 우리 은하의 중심에 있지 않다는 섀플리의 우리 은하 모형은 학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고 우주관에 큰 변혁을 가져왔다. 이는 지구 중심설을 몰아낸 코페르니쿠스의 업적에 버금가는 업적이라 할 수 있다. 가난한 농가 출신인 섀플리는 특이한 내력을 지닌 사람이었는데, 그가 천문학을 공부하게 된 것도 꽤나 터무니없는 이유 때문이었다. 언론학을 전공하려고 대학에 갔는데, 그 학과 개설이 1년 지연되는 바람에 다른 과를 찾기 위해 전공분야 안내 책자를 뒤적였다. 처음에 'archaeology(고고학)'가 나왔지만 읽을 수가 없었다. 책장을 넘기니 'astronomy'가 나왔다. 그건 읽을 수 있었다. 이게 섀플리가 천문학을 공부하게 된 이유의 전부다. 그는 나중에 천문대장이 되어 관측을 하지 않는 낮에는 천문대 밖에 나와앉아 개미를 관찰하는 일에 열중하여 개미에 관한 논문을 쓰기도 한 괴짜였다. 이러한 섀플리의 반대편에 선 커티스는 허셜-캅테인 모형을 받아들여 칸트의 섬우주론을 지지하는 쪽이었다. 허셜-캅테인 모형이란 우리 은하 구조를 최초로 연구한 허셜의 이론과 캅테인의 이론에서 나온 우리은하 모형으로, 우리은하의 모양은 지름 4만 광년의 타원체이며, 태양은 그 중심에 가까운 곳에 위치한다. 이 모형을 받아들인 커티스는 안드로메다 성운까지의 거리를 50만 광년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섀플리 모형에서 주장하는 우리은하 크기를 훌쩍 넘어서는 거리였다. 즉, 커티스는 안드로메다 성운은 우리 은하 안에 있는 성운이 아니라, 우리 은하 밖의 외부 은하임이 틀림없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대논쟁은 승부가 나지 않았다. 판정을 내려줄 만한 잣대가 없었던 것이다. 해결의 핵심은 별까지의 거리를 결정하는 문제로, 예나 지금이나 천문학에서 가장 골머리를 앓던 난제였다. 그러나 판정은 엉뚱한 곳에서 내려졌다. 3년 뒤 혜성처럼 나타난 신출내기 천문학자 허블에 의해 승패가 가려졌던 것이다. 안드로메다 성운은 우리 은하 밖에 있는 또 다른 은하였다. 이로써 칸트의 섬우주론은 200년 만에 다시 화려하게 등장하게 되었다. 논쟁의 진정한 승자는 칸트였던 셈이다. 허블로부터 안드로메다 성운까지의 거리를 결정한 편지를 받았을 때 섀플리는 "이것이 내 우주를 파괴한 편지다"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다. 그러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나는 판 마넌의 관측 결과를 믿었지. 어쨌든 그는 내 친구니까." 섀플리는 당시 윌슨산 천문대에 있던 동료이자 친구인 판 마넌의 관측값에 근거해 논문을 썼던 것이다. 여담이지만, 섀플리는 학문적으로 반대편에 섰던 허블에게 여러 차례 거친 말로 모욕당한 적이 있었지만 끝까지 허블에게 관대하게 대했다. 뿐더러 "허블은 뛰어난 관측자다. 나보다도 몇 배는 더 훌륭하다" 고 상찬했다니, 섀플리는 대인배였던 모양이다. 평생을 은하 연구에 바쳤던 새플리는 1972년 콜로라도주의 한 노인 요양원에서 영면했다. 향년 87세. 그는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우리는 뒹구는 돌들의 형제요, 떠도는 구름의 사촌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AFC 챔피언스리그] 닥공이 그린 한가위 4강

    프로축구 K리그 전북이 상하이 상강을 5-0으로 대파하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다. 전북은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8강 2차전에서 후반에만 레오나르도와 이동국이 2골씩을 터뜨리고 상대의 자책골까지 묶어 상하이를 5-0으로 대파했다. 1차전 원정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한 전북은 이로써 2011년(준우승) 이후 5년 만에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전북은 14일 FC서울-산둥 루넝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전북은 전반 초반부터 상하이를 거칠게 몰아붙이며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원톱으로 나선 김신욱과 김보경, 레오나르도가 여러 차례 슈팅을 날렸으나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골 잔치는 후반 7분부터 시작됐다. 이재성이 상대 우측 페널티박스 안까지 들어와 오른발로 밀어 줬고, 김신욱이 이를 논스톱으로 살짝 뒤로 빼줬다. 이를 레오나르도가 기다렸다는 듯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5분 뒤 이재성이 드리블하며 페널티박스 안까지 치고 들어가 로페즈와 공을 주고받던 도중 패스한 공이 상하이 수비수 쉬커의 몸에 맞고 골문으로 들어갔다. 상하이 루웬준의 퇴장으로 10명과 싸운 전북은 후반 37분 이종호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레오나르도가 자신의 두 번째 골로 연결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2분 뒤에는 로페즈를 대신해 투입된 이동국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동국은 후반 43분 다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한 골을 더 추가하면서 팀의 4강 진출을 자축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전북 현대, 상하이 상강 5-0 완파…‘대박이 아빠’ 이동국 2골

    전북 현대, 상하이 상강 5-0 완파…‘대박이 아빠’ 이동국 2골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가 레오나르도와 이동국의 활약에 힘입어 5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다. 전북은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 축구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후반에만 5골을 터뜨리며 상하이 상강(중국)을 5-0으로 완파했다. 1차전 원정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한 전북은 이날 승리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2011년(준우승) 이후 5년 만이다. 전북은 이날 ‘꺽다리’ 김신욱을 원톱, 좌우 날개에 레오나르도와 로페즈를 배치했다. 2선에는 이재성과 김보경을 세워 상하이 밀집 수비에 대비했다. 전북은 전반 초반부터 상하이를 거칠게 몰아붙이며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전북의 골 잔치는 후반 7분부터 시작됐다. 이재성이 상대 우측 페널티박스 안까지 들어와 오른발로 밀어줬고, 김신욱이 이를 논스톱으로 살짝 뒤로 빼줬다. 레오나르도가 이를 기다렸다는 듯 왼발 슈팅으로 골을 터트렸다. 기세가 오른 전북은 5분 뒤 추가골을 뽑아냈다. 이재성이 드리블하며 페널티박스 안까지 치고 들어가 로페즈와 공을 주고받았다. 이어 골대 중앙으로 패스한 공이 상하이 수비수 쉬커에 몸에 맞고 골문으로 들어갔다. 전북은 후반 29분 위기를 맞았다. 상대의 헤딩슛이 골문으로 들어가는 것을 수비수 김형일이 몸을 던져 막아냈다. 그러나 이는 전북에 새로운 기회였다. 이 과정에서 상하이 루웬준이 발로 김형일의 머리를 가격하면서 퇴장당했다. 전북은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이어 후반 37분 이종호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레오나르도가 침착하게 성공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어 2분 뒤에는 후반 18분 로페즈를 대신해 투입된 이동국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동국은 후반 43분에는 다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한 골을 더 추가하면서 전북의 4강 진출을 자축했다. 전북은 FC서울-산둥 루넝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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